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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석포제련소 조업정지 2개월 처분…물환경보전법 위반

    영풍석포제련소 조업정지 2개월 처분…물환경보전법 위반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이 조업정지 4개월에서 2개월로 줄었다. 경북도는 정부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심의 결과를 반영해 영풍석포제련소에 내년 4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조업정지 처분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업 정지에 따른 준비 기간을 3개월 부여했다. 따라서 1년 6개월 넘게 끌어온 석포제련소 행정처분 절차가 끝났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정부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영풍석포제련소 행정처분 안건을 심의해 조업정지 4개월을 2개월로 감경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환경부는 석포제련소 물환경보전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조업정지 4개월 행정처분을 도에 의뢰했다. 그러나 도는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4월 행정협의조정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4월 석포제련소가 폐수를 오염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배출한 사실과 최종 방류구를 통하지 않고 내보낸 것을 적발해 각각 3개월과 30일 조업정지 처분을 도에 요구했다. 두 가지 위반사항이 모두 조업정지 10일에 해당하지만 2018년 1차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해 가중 처분키로 했다. 이에 도는 폐수가 공공수역으로 배출되지 않고 생산 공정에 전량 재이용해 법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처분을 미루다 행정협의조정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이와 별도로 석포제련소는 2018년 폐수 유출 등으로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받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전통주 덕후’, 한국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 웨사

    ‘전통주 덕후’, 한국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 웨사

    “오늘은 40여 가지나 되는 술을 뽑아내야 돼서 밤을 새워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11일 종로구 효자동 한옥집에서 만난 미국인 더스틴 웨사(38)씨가 취재진을 보자 준비하고 있던 술 증류 장비를 점검하며 내뱉었다. 그는 위스키나 와인보다 막걸리를 더 사랑하는 한국 전통주 소믈리에로 전통주를 연구하고 홍보하는 일에 오랜 시간을 바쳤다. 여러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지난 9월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신기루 식당’에서 홀팀을 맞아 전통주 추천은 물론 다양한 술과 음식의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그는 또한 전국의 산과 들, 바다로 직접 나가 토종 식재료를 채집하고 즉석에서 요리하는 팝업 레스토랑 ‘야생 식탁’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미식가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전 입맛이 조금은 까다로운 편이에요. 몇몇 분들이 직접 만든 술을 맛봐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만든 술이 어떤 음식과 어울리겠느냐”라고 물어보기도 해요. 물론 기본적으로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음식과 어울릴 수 있겠다’라고는 얘기는 해드리지만 제 입맛에 맞지 않는 술은 다른 분들께 절대로 추천하지 않아요.” 그가 말하는 한국 전통주의 매력은 무엇일까. 전국 양조장을 찾아다니면서 고된 발품을 팔면서까지 찾고자 하는, 그가 추구하고 찾고자 하는 전통주는 어떤 맛일까. 다음은 더스틴 웨사씨와의 일문일답(Q) 한국에서 생활한 지는한국에 온 지 15년 정도 됐다. 내 인생에서 한 곳에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곳이 서울이다. 그만큼 한국을 빼놓고 나의 인생을 생각할 수 없다. 지금은 한국 전통주 역사와 술 만드는 과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주를 맛보고 연구하면서 전통주 소믈리에란 직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삼겹살엔 소주, 파전엔 막걸리처럼 우리가 기본적으로 잘 알고 있는 전통적인 페어링보다 좀 더 다양한 음식에 맞는 술을 매칭해 주는 일도 하고 있다. 올 한 해 코로나가 심각했지만 지방에 계신 유명 양조 명인 밑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개인적으론 운이 좋았던 거 같다. (Q) 전통주 소믈리에를 유명 레스토랑에서 VIP 대접하는 이유많은 음식이 와인과 페어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어떤 요리가 어떤 와인과 잘 어울리는지, 제공된 음식의 격을 높여줄 수 있는 와인은 어떤 건지. 한국음식뿐만 아니라, 북유럽, 중국, 프랑스 음식과 어떤 술이 잘 어울리는지 찾아내고 추천하고 있다. 그런 일이 너무 재밌다. 물론 무료로 맛있는 거 먹을 수 있는 건 덤이다. (Q) 한국 전통주에 빠지게 된 계기이렇게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원래는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공부하러 왔는데 한국말이 너무 어려웠고 한국어 시험 볼 때마다 매번 떨어졌다. 그래서 포기했다. 미국에서 생활할 때 음식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한국 발효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게 재미있었다. 그냥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보단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게 더 좋았다. 결국 한국 발효음식과 전통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공부하게 됐다.(Q) 여러 종류의 전통주 자격증 보유자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 증류주 마스터 자격증 등 여러 가지를 가지고 있다. 전통주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전통주에 대해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자격증을 따놓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한국에서 전통주 자격증 따는 게 크게 어렵진 않은 거 같다. 내 스스로 전통주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잘났다’,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건 아니지만 전통주에 대해 나 스스로 ‘시작했다’란 표시다. 이걸 가지고 ‘과연 내가 어디까지 갈 건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Q) 외국인이 만든 전통주를 맛 본 주변 분들의 반응오랫동안 이태원 경리단에 살고 있다. 이곳에 계신 토박이 분들께선 저를 이십 대 초반에 봤기 때문에 외국 사람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 전통주를 만든다는 건 신기해하고, 과연 어떤 맛일까, 외국인의 손맛은 어떤 걸까 하는 궁금증은 있다. 반응은 좋은 편이다. 전통주 맛은 달고, 새콤달콤, 신맛, 톡 쏘는 맛, 드라이한 맛 등 다양하다. 저희 동네 사시는 분들은 단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제가 만든 술은 원주에 가까워 18도 이상 나오니깐 독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주변에 직접 술을 만든 경험이 많은 바텐더 하는 친구들은 맛보고 한 단어로 ‘크리미’라고 얘기한다. 걸쭉하면서 향은 좀 달고 부드러운 느낌이라고 할까. (Q) 대부분의 단맛이 나는 전통주와 달리 본인이 지향하는 맛은전통주의 맛을 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맛을 제일 많이 표현한다. 제가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문헌 속 ‘가마’, ‘동’ 등 전통적인 계량법에 의한 전통주 제조법을 당시 쓰였던 재료들을 리터, 킬로로 똑같은 비율로 환산해서 40여 가지의 술을 담궜다. 옛날 사람들은 어떤 입맛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술이 인기가 많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단맛보다 신맛, 드라이한 맛을 내는 술이 굉장히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이 얘기는 옛날 사람들도 쌀, 누룩, 물, 온도 등의 다양한 비율을 통해서 단맛을 내는 술도, 톡 쏘는 맛을 내는 술도, 드라이한 술도 원하는 맛은 다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의 입맛이 모두 제 각각이지만, 전 단 것보다는 드라이한 맛을 더 좋아한다. 단 거는 많이 마시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잘 땡기는 술은 수제맥주처럼 쌉싸름하고 시원하면서 드라이한 맛이 아닐까.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입맛도 많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맛의 술이 음식과 함께 할 때 더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Q) ‘걸쭉한’, ‘아릿아릿한’ 등 놀라운 한국어 능력가끔씩 술맛을 설명할 때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쓸 때도 있다.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아 우회적으로 돌리면서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인들과의 대화에서 그분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표현들이 머릿속에 흡수돼 자동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꽐라’, ‘진상’ 같은 단어들도 주위 젊은 한국 친구들을 통해 쉽게 익히게 된 거 같다. 물론 저는 술이 약해 아직까지 ‘진상’ 된 적은 없다. 수업 시간에 레시피를 적을 때도 한국말로 적는다. 영어로 적으면 한국말을 머릿속에서 번역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문법이나 철자가 틀려도 일단 적어놓는다. 내가 적은 거 나만 알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서다. (Q) 고추장도 직접 만들어 본다는 데한두 번 정도 만들었는데 잘 나올 때는 꽤 맛있다. 실패했다고 생각했을 때는 사서 먹는데, 솔직히 말해 사서 먹는 게 두말할 나위 없이 훨씬 맛있다. 전통주 소믈리에로 발효에 대해서 공부를 계속하다보니깐 김치, 간장, 된장과 같은 발효음식에도 관심이 생겨 고추장을 만들기 시작한 거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이것저것 다 해보는 중이다. (Q) 한국 음식(반찬)의 매력이라면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은 한국 음식을 말할 때 삼겹살, 무침, 브라운 수프, 레드 수프 등으로 크게 구분해서 이해하고 있는 거 같다. 아마도 탕이 갈색과 빨간색으로 나눠져서 그런 말을 하는 거 같고 삼겹살은 워낙 외국인에게 유명한 음식이고. 하지만 한국 음식은 정말 다양하다. 해산물만 보더라도 다른 나라에서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개불도 참기름에 찍어 먹는다. 또한 바다 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식감도 좋은 굉장히 특별한 재료들이 많다. 한국 사람들은 바닷속 바닥에 있는 ‘청각’으로 어떻게 동치미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해봤다. 요리는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고 이것저것 만들어 보는 거를 좋아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김치나 여러 반찬 만드는 법을 알고 싶어서 요리책 몇 권 사서 뭔지도 모르는 ‘명란젓찜’ 같은 것도 시도해봤다.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 음식이 완성되어 가는 느낌이 좋았다.(Q) 전통주 관련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유튜브 콘텐츠들 대부분은 한국 전통주와 문화에 대한 거다. 기관과 일할 때도 있고, 일반 기업이랑 일할 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전통주의 맛과 매력을 알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했으면 한다. 저보다 경험도 많고 대단한 술을 만드는 전국의 전통주 명인들의 양조장을 소개하고 그분들의 제작 노하우를 홍보하기도 한다. 혹자는 ‘더스틴 양조장’ 하나 만들어 보는 게 어때라고 말을 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나만의 양조장을 지금으로서는 만들 생각 없다. 가끔 친한 명인들께서 함께 콜라보레이션 해보자는 말씀은 하신다. (Q) 채널에 소개하는 양조장 선택 기준이 있다면맛은 어떤지, 어떤 음식이랑 잘 어울리는지 봐달라고 술을 보내주는 곳도 있다. 고마운 마음으로 맛보고 나의 느낌을 전달해 드린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입맛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라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술은 어떤 음식이랑 어울릴 거 같다는 정도의 조언은 해드리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추천은 하지 않는다. 어떤 전통주를 맛보고 관심이 생기면 만드신 명인을 직접 찾아가 자세히 물어보고 작업의 비밀을 조금이라도 얻어 집에서 만들어 보기도 한다. 입이 무거운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명인들께선 노하우를 알려주신다. (Q) 유튜브 찍을 때 술맛을 설명하는 게 어렵지 않은지술맛 보면서 단도, 산미, 도수, 찹쌀을 썼는지 멥쌀을 썼는지, 단양주인지 이양주인지 혹은 삼양주인지, 밀누룩인지, 쌀누룩인지, 전통누룩인지 아닌지 등에 대한 베이스를 깔고 질문을 돌린다. 그리고 이후에 뿌리야채를 넣었는지 등도 물어보고 풀 향기가 나면 어떤 풀인지도 물어본다. 사과 맛이 난다든가 하면 덜 익은 아오리인지, 부사인지 등도 물어보기도 한다. 때론 시인이 표현하는 것처럼 맛과 풍미를 느끼면서 자동적으로 말이 나온다. (Q) 전통주 매력을 젊은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안한국 젊은 분들이 전통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유는 전통주를 많이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전통주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단지 전통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여러 방법으로 관심을 갖도록 해준다면 문제될 게 없다. 나도 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아는 거다. ‘이 술은 유기농 쌀로 만들었고, 몇 백 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술’, ‘우리 고유의 역사가 농축된 술 맛’ 등의 접근 방법은 나이 드신 분들께는 어필될 수 있겠지만 젊은 분들에겐 호기심이 전혀 안 생길 거다. 병 디자인도 예쁘게 만들고 젊은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접근해야만 가능하다. (Q) 전통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쌀, 누룩, 물 이 세 가지다. 깊이 공부하기 전에는 레시피가 몇 개 없었다. 찹쌀 80%, 멥쌀 20% 아니면 반대로 찹쌀 20%, 멥쌀 80%로 만든 거 외엔 없었다. 거기에 단호박을 넣으면 단호박 막걸리, 야생 영지버섯을 넣으면 쓴맛의 막걸리 이런 식이었다. 하지만 이젠 관심이 바뀌었다. 향을 넣어서 술을 만드는 것보다는 쌀, 누룩, 물 세 가지만 가지고 술을 뽑아내는 거다. 이 세 가지의 기본 재료를 조금씩 건들면서 비율과 숙성시간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나오게 하는 거다. 또한 이들의 다양한 배합을 통해 내 입맛에 맞는, 내가 원하는 술을 만들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Q) 계획과 소망한국 전통주가 충분히 알려질 때까지 방송 등을 이용해서 계속 홍보하고 싶다. 한국에서 기반을 잘 다지고 나서 뉴욕, 싱가포르, 파리 등 해외로 많이 소개하는 중심에 서고 싶다. 그런 마음 자제로 한국 전통주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할 계획이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 [열린세상] 개인데이터 이동권과 소비자 권리, 인권/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인데이터 이동권과 소비자 권리, 인권/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금융위원회에 대해 ‘주문내역 정보’를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자들의 수집·제공 범위에서 빼도록 권고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마이데이터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말하는데 올 초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고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개인의 동의를 받아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의 정보관리를 돕는 한편 금융상품 추천이나 자문을 한다. 사실 인권위의 방침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주문내역 정보’를 두고 사생활 침해 문제가 논란이 된 바 있다. 마이데이터 산업에는 주로 금융회사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자상거래 주문 내역이 공유되는 경우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요즘에는 단순한 물품 구매뿐 아니라 콘텐츠, 여행, 숙박, 선물 등 온갖 것들이 전자상거래의 대상이다. 어떤 책을 읽고, 어느 곳을 여행하고, 옷 사이즈는 얼마인지 등이 모이면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자 금융위원회는 관련 업계 등과의 논의를 거쳐 주문내역 정보를 범주화한 형태로 공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70㎝ 사이즈의 A브랜드 운동화’ 같은 구체적인 정보 대신 ‘신발’로 범주화해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범주화한 정보도 여전히 사생활 노출 우려가 있으니 아예 통째로 삭제하라는 게 인권위 의견이라고 한다. 반면 금융위는 이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데이터 이동권이라는 권리가 더 크게 보장된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한다는 방침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다. 이러한 국가기관 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의 ‘주인’인 소비자 의견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 어떤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의문이다. 주문내역 정보를 제공하느냐 마느냐 여부나, 어느 수준으로 범주화하느냐에 대해서도 각 개인이 결정하도록 맡기는 게 옳다고 본다. 이제라도 개인정보의 ‘주인’인 소비자 개인을 중심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원래 마이데이터는 자신의 정보를 기꺼이 제공할 의사가 있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혹시 사생활이 노출될 우려가 있지만 정보 제공에 대해 지불되는 금전적 또는 비금전적 대가를 더 원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한 개인에 대한 정보는 전자상거래 업체나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 온갖 곳에 저장돼 있는데 이들을 통합 관리해 주는 것이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여러 정보를 결합하면 가치가 커지는 것이 상식이다. 여러 사람의 통합된 데이터를 모아 산업적으로 활용하면 부가가치는 훨씬 더 커지게 된다. 그 일부를 정보 주체에게 제공하는 한편 데이터 관련 산업도 활성화하는 것이 마이데이터업 도입의 취지다. 물론 정보를 수집할 때 동의를 받는다고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요즘 정보 제공 동의를 해 달라는 곳이 너무 많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동의해 주는 일이 흔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인권위에서 동의제도를 보다 실질적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권고하는 게 맞다. 특정 정보를 마이데이터 수집범위에서 빼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더욱이 유럽 등 마이데이터 산업이 먼저 도입된 해외 사례를 보면 정보 수집·제공 범위가 매우 넓다. 유럽연합(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ㆍ개인정보보호규정)에서는 개인정보 전반에 걸쳐 데이터 이동권을 부여하고 있다. 인권위의 판단대로라면 GDPR의 데이터 이동권 가운데 일부는 옳고 일부는 틀리다는 것이다.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보이동권이나 마이데이터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신용정보법에서 먼저 도입했다. 그 바람에 신용정보냐, 아니냐 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개인정보 전반에 걸쳐 마이데이터업이 도입되면 이 문제는 바로 해소될 수 있다. 마침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다시 개정해 개인정보이동권을 신설하고 금융부문을 넘어 전 산업 분야로 마이데이터업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의 개정은 개인의 정보 통제권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것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보도자료에 나와 있는 결론이다.
  • [최만진의 도시탐구] 다시 뜨는 역세권

    [최만진의 도시탐구] 다시 뜨는 역세권

    포틀랜드는 미국 서북부 오리건주에 있는 인구 60만의 대도시로, 25개의 광역권에 200만여명이 살고 있다. 이러한 광역권 형성은 자동차가 있기에 가능했지만 곧 문제를 야기했다. 출퇴근이나 도시 지역 내의 이동이 활성화되면서 승용차 수요와 교통량이 급증한 것이다. 교통체증이 한계에 달했고, 해결책으로 1970년대 중반에 8차선의 넓은 고속도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머지않아 여러 가지 문제점에 재봉착했다. 우선 1500개 이상의 멀쩡한 주택을 철거했고, 협상 및 보상 비용 등이 만만치 않았다. 더 우려스런 점은 이 전용도로로 도심에 자동차 유입이 늘면 교통지옥이 될 것이 뻔했다. 또한 값싸고 쾌적한 교외지역이 무분별하게 확산해 도심의 공동화가 심화될 것이었다.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 이 정책은 고심 끝에 백지화됐다. 대안으로 ‘맥스’라는 이름의 경전철이 건설됐다. 핵심은 도시를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 중심으로 변환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사업 결과가 가시화해 다양한 노선과 수많은 정차역이 설치됐다. 그러고는 효율적 이용을 위해 역 주변 개발에 착수했다. 즉 역세권의 토지를 취득해서 공공이 전체 사업을 운영하는 식의 물리적 환경개선이 시작됐다. 그 결과 역에서 도보로 접근이 가능한 3000채 이상의 주택을 건설했는데 이 중 3분의1이 저소득층용이었다. 또한 상업 및 업무 용도의 개발도 동시에 이루어졌고 고품격 공공 공간을 조성해 쾌적한 복합도시를 창출했다. 즉 웬만한 활동은 도보로 가능한 자족도시를 만들어 교통수요 감소, 사람 중심의 공간 조성, 지역 특징 및 공동체 생성을 용이하게 했다. 활력이 넘쳐난 곳은 새로 개발한 역세권뿐만 아니라 쇠퇴하던 구도심도 마찬가지였다. 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이 일어나 대중교통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가로 상가 등이 형성됐다. 이로써 자동차가 득실대던 도심은 다시 사람으로 넘쳐났고 경기는 활성화했다. 그 결과 포틀랜드는 교통체증, 매연, 공해, 소음,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는 도시로 변모했고, 통행거리 단축으로 엄청난 사회적 편익도 생겨났다. 무분별한 도시 확산도 멈췄고 많은 토지가 절감됐다. 구도심은 다시 사람이 사는 곳이 되고, 역 주변이 고밀화로 개발되면서 가까운 곳에 녹지 등의 휴게 가용공간이 조성되기도 했다. 도시는 그야말로 매력적이고 지속가능한 곳이 됐고 많은 젊은이가 모여서 성공신화를 써내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신도시 개발을 통한 주택공급에 한계점을 발견하고 고밀화한 역세권 개발에 다시 눈을 돌렸다. 이는 주거지와 일터가 근접한 형태를 띠는 효과적인 주거정책이 될 수 있다. 특히 청년, 신혼, 서민 등의 계층에게는 직접적인 혜택을 부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이다. 하지만 포틀랜드의 사례에서 보듯이 교통체계의 근본적인 개선, 합리적인 토지이용, 고밀화에 따른 인근 녹지 공간 생성, 보행자 위주의 매력적인 공공 공간 조성 등의 다양한 종합세트로 구성돼야만 성공할 수 있다.
  • [인사]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 이재란 ■고용노동부 ◇3급 승진△지역산업고용정책과장 오기환 ■국세청 ◇부이사관 전보△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 양동구△성동세무서장 김성환△중부지방국세청 감사관 이응봉△중부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 강성팔△인천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박광수△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정용대△광주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최영준△부산지방국세청 감사관 유병철△국세청 양철호 유재준 김오영 윤종건 이판식 ■방송통신심의위원회 ◇1급 승진△방송심의국 수석전문위원 김양하◇2급 승진△홍보실장 최은희△방송심의국장 성호선△운영지원팀장 김철환△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 전문위원 이원모◇3급 승진(실·국장급)△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장 김영선 ■동아일보 ◇논설위원실<부국장급>△논설위원 정용관<부장급>△논설위원 양종구 김선미 허진석 장택동◇편집국<부국장>△고기정 이승헌 신석호<부장>△편집 김남준△정치 길진균△산업1 김용석△산업2 홍수용△경제 박용△국제 이종석△문화 김희균△사진 변영욱<팀장 부장급>△오피니언팀 김영식△심의연구팀 김준석<팀장 부국장급>△디지털뉴스팀 김광현<전문기자 부장급>△오피니언팀 이진구<부장급>△편집부 김영준△디지털뉴스팀 이태훈 박철우 이훈구 황재성 ■한국무역협회 ◇신규 보임△남북협력실장 최창열△물류서비스실장 이준봉△MICE추진실장 직무대리 박정우△스타트업글로벌지원실장 직무대리 박필재◇전보△인사총무실장 홍사교△유라시아실장 김기현△중국실장 심윤섭△신성장연구실장 이상헌△전략시장연구실장 박경진△취업연수실장 조상현△FTA활용정책실장 박연우△FTA기업지원실장 천진우△대구경북지역본부장 윤신영△충북지역본부장 김경용△브뤼셀지부장 조빛나△UAE지부장 한창회 ■코트라 ◇1직급 승진△통상지원팀장 양은영△울란바토르무역관장 정원준△호찌민무역관장 김관묵△바쿠무역관장 이금하△투자전략팀장 이석호△다레살람무역관장 이홍균△상파울루무역관장 한연희 ■한국관광공사 ◇보직 부여△부사장 겸 관광디지털본부장 신상용△관광산업본부장 이학주◇승진<1급>△기획조정실장 신재구△베이징지사장 유진호△디지털혁신실장 조희진<2급>△MICE기획팀장 이상우△국제협력팀장 장유현△안내교통팀장 김형준△관광일자리팀장 김종훈△관광컨설팅팀장 정석인△광저우지사장 윤석구 ■ KB금융지주 ◇전무 승진△감사담당 맹진규◇상무 승진△IR부장 권봉중△준법감시인 서혜자 ■ KB국민은행 ◇부행장 승진△중소기업고객그룹 김운태(지주 겸직)△CIB고객그룹 우상현(지주·증권 겸직)△테크그룹 윤진수(지주 겸직)△자본시장그룹 하정(지주 겸직)◇전무 승진△경영기획그룹 정문철◇상무 승진△브랜드ESG그룹 김진영(지주 겸직)△기획조정실 박찬용(지주 겸직)△준법감시인 조정호 ■ KB손해보험 ◇부사장 승진△경영관리부문장 김대현△법인영업부문장 강성훈◇전무 승진△자동차보험부문장 김민기△개인영업부문장 박청△CPC전략부문장 오영택△GA영업부문장 이공재△방카슈랑스본부장 허봉열◇상무 승진△소비자보호본부장 문승철 ■ KB국민카드 ◇부사장 승진△마케팅본부 박성수△경영지원본부 변성수◇전무 승진△브랜드전략본부 김기엽△IT서비스본부 김명원△정보보호본부 이동욱△디지털본부 이해정◇상무 승진△소비자보호본부 박진욱△영업지원본부 정연규△데이터전략본부 육창화(지주·은행 겸직) ■DB손해보험 ◇부사장 승진△전략사업부문 박성록△보상서비스실 이범욱△전략혁신실 고영주◇실장 승진△경영지원실 남승형◇상무 승진△장기보상본부 여태훈△호남사업본부 임덕은△자동차업무팀 김학출△인사팀 심재철△강북사업본부 최규호△법인마케팅팀 류석△영업교육팀 김형훈 ■건국대 △대외협력처 홍보실장 정가연△출판부 출판과장 김호섭△브릿지플러스(BRIDGE+)사업팀장 공종국
  • [단독] 정부, 주한日대사 아그레망 부여… 日 ‘화답’ 가능성

    우리 정부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내정자에게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사전동의)을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동의’를 앞두고 일본 측 요청을 먼저 받아들인 셈이다. 2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전날 오후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일본 외무성에도 보고됐다. 주미 대사로 발령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의 후임으로 아이보시 주이스라엘 대사가 내정됐다는 소식은 앞서 지난 7일 일본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아이보시 내정자는 주한 일본대사관에 두 차례 부임해 참사관, 공사를 지냈다. 우리 정부가 신속하게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한 것은 악화된 한일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양국의 대사 교체 시기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아그레망을 둘러싸고 잡음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강 내정자의 과거 행보로 일본 내 부정적 여론이 팽배해 아그레망 부여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우리 정부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껴왔다. 외교부는 이날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 부여에 대해서도 “확인해 드릴 게 없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에 상대국인 우리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외교가에서는 강 내정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 요청이 더 앞섰던 만큼 일본 정부도 더는 시간을 끌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신정(1월 1일) 연휴가 변수이긴 하지만 연내 아그레망 부여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 요청은 지난달 25일 이뤄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주한 일본대사 ‘아그레망’ 부여...한일관계 개선 의지

    [단독]주한 일본대사 ‘아그레망’ 부여...한일관계 개선 의지

    日, 아이보시 주한 일본대사 내정강창일 주일대사 아그레망 임박‘강제동원’ 미쓰비시 “즉시항고”우리 정부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내정자에게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사전동의)을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동의’를 앞두고 일본 측 요청을 먼저 받아들인 셈이다.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우리 정부에 일본 정부가 화답할 지 주목된다. 2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전날 오후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일본 외무성에도 보고됐다. 주미 대사로 발령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의 후임으로 아이보시 주이스라엘 대사가 내정됐다는 소식은 앞서 지난 7일 일본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아이보시 내정자는 주한 일본대사관에 두 차례 부임해 참사관, 공사를 지냈다. 우리 정부가 신속하게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한 것은 악화된 한일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양국의 대사 교체 시기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아그레망을 둘러싸고 잡음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강 내정자의 과거 행보로 일본 내 부정적 여론이 팽배해 아그레망 부여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우리 정부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껴왔다. 외교부는 이날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 부여에 대해서도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했다.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에 상대국인 우리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외교가에서는 강 내정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 요청이 더 앞섰던 만큼 일본 정부도 더는 시간을 끌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신정(1월 1일) 연휴가 변수이긴 하지만 연내 아그레망 부여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 요청은 지난달 25일쯤 이뤄졌다. 다만 양국 정부의 물밑 작업인 아그레망 절차가 완료된다 해도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복원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미쓰비시중공업은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명령에 대해 즉시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9일 0시부터 한국 내 자산에 대한 압류명령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2018년 11월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근거로 현금화가 진행되는 것이어서 미쓰비시 측 즉시항고가 인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하원 트럼프 거부한 국방수권법 재의결, 주한미군 감축 제동

    美 하원 트럼프 거부한 국방수권법 재의결, 주한미군 감축 제동

    미국 하원은 28일(이하 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주한미군을 줄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재의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하원이 일차적으로 무효로 만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이 하원에서 재의결되며 거부권 행사가 무효로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임기를 3주 남짓 남겨둔 시점에 체면을 크게 구긴 셈이 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찬성 322명, 반대 87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국방수권법을 재의결했다. 다음날 상원 본회의에서도 재의결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없던 일’이 된다. 상원에서도 대통령의 특정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무효로 하려면 하원에서처럼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이 법안은 7400억 달러 규모의 국방·안보 관련 예산을 함께 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요구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지난 23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헌법 2조 2항은 대통령은 육군과 해군의 ‘최고사령관(Commander in Chief)’으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군대를 배치하고 아프간과 독일, 한국을 포함해 어디에 배치할지에 관한 결정은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의회가 권한을 침해해선 안 된다”라고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독일과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 감축 계획을 명확히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병력의 감축을 어렵게 만든 것이 거부권을 행사한 핵심 명분이라고 강조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이따금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입에 올린 적은 거의 없다. 다만 국방수권법안에는 주한미군을 현재 규모(2만 8500명) 아래로 줄이는 데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는 △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되고 △ 역내 미국 동맹들의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하지 않으며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들과 적절히 논의했다는 것을 입증하면 주한미군 감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가 법안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거부권 행사 사유로 들었다. ‘가짜뉴스’ 논란으로 트위터 등 소셜플랫폼 운영업체들과 갈등을 빚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업체들을 면책시키는 해당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이것이 반영되지 않자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 과거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미군기지 및 군사시설 명칭을 바꾸는 내용△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전용할 수 있는 군사건설자금 규모를 제한한 내용도 문제 삼아 거부권을 행사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수수료 인상 우려” 배달 공룡 제동… ‘몸값 2조’ 요기요 매물로

    “수수료 인상 우려” 배달 공룡 제동… ‘몸값 2조’ 요기요 매물로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려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요기요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시장점유율 99%가 넘는 독점적 지위로 소비자와 음식점이 입을 손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사실상 불허”라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훼손했다고 반발하지만, DH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공정위 조건을 따르기로 했다. 공정위는 DH와 우아한형제들이 조건 없이 합쳐지면 지난해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99.2%인 압도적 1위의 위치에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2위인 ‘카카오 주문하기’와는 격차가 98.8% 포인트나 발생한다. 또 이러한 시장점유율이 최근 5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점도 조건부 승인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쿠팡이츠가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7월 기준으로 전국 점유율이 2%대에 그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공정위는 두 기업이 합병하면 소비자와 음식점의 손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봤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배민과 요기요 상호 간에 소비자 유인을 위한 쿠폰 할인 경쟁, 음식점 유치를 위한 수수료 할인 경쟁 등이 사라지게 되면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 감소와 음식점에 대한 수수료 인상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위가 점유율과 쿠폰 할인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배민과 요기요가 다른 배달앱보다 점유율이 높은 지역에선 주문 건당 쿠폰 할인을 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정위는 수수료율 인상 때 음식점의 배달앱 이탈률이 1% 미만에 불과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제시했다. 두 배달앱이 합쳐진 뒤 수수료율을 올리더라도 음식점이 반강제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배달음식 주문과 관련한 압도적인 정보자산이 쌓이는 데 따른 정보독점 우려도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배달앱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를 집중 타깃으로 한 저비용·고효율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와 음식점은 DH에 점점 고착화되고, 다른 배달앱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이 외에 공정위는 배달대행과 공유주방 같은 배달앱에서 파생된 시장에서도 경쟁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벤처업계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사실상 ‘인수 불허’라고 보고 있다. 스타트업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가 산업계와 많은 전문가의 반대 의견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가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음식 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DH는 이날 “한국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으로 전략적 파트너십 최종 결정을 내렸다”며 “DH는 내년 1분기 내 서면으로 최종 결정문을 부여받고, 기업결합도 최종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을 수락한 것으로, 조만간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요기요 몸값은 2조원대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DH가 처음엔 반발했으나,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꿔 매각을 준비해 왔다”며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던 DH 입장에서도 배민 인수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콘서트장 청중 다닥다닥인데… 中 “우한 6개월째 코로나 0명”

    콘서트장 청중 다닥다닥인데… 中 “우한 6개월째 코로나 0명”

    전 세계를 ‘전염병과의 전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지 1년이 됐다.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원인불명 폐렴’이 처음 보고된 후베이성 우한은 지난 1월 23일부터 4월 7일까지 76일간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극단적 조치로 확산세에 제동을 걸고 일상을 회복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4000명 가까이 숨지며 ‘세계 첫 집단 발병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주민들의 정서적 고통 역시 치유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우한을 직접 둘러보고 실태를 확인했다. ●70일간 봉쇄… 5~6월 시민 1000만명 전수검사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우한 도심 쇼핑몰 ‘위위예리’에 수천명의 인파가 넘실거렸다. 주민들을 위한 무료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이들은 더이상 코로나19가 걱정되지 않는 듯 다닥다닥 붙어 앉아 행사를 즐겼다. 서울의 명동과 같은 번화가인 한제에도 25일 수만명이 운집했다. 대형 백화점 ‘완다플라자’에도 코로나19 발생 전과 다름없이 많은 고객이 찾아왔다. 왕훙(인플루언서)이 소개한 맛집마다 수십m씩 장사진을 이뤘다. 거리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감염병 걱정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는 우한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시민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잘 착용했지만 일부는 답답한 듯 얼굴 밑으로 마스크를 내려 코나 입을 드러냈다. 한커우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위안위예진(61)은 “코로나19 통제가 잘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마스크를 쓰지 않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눈에 띄어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바이러스가 유행 중인 다른 나라에서 볼 때는 놀라운 모습이지만 우한 시민들은 대체로 중국 정부의 성과를 신뢰하고 방역 지침을 순조롭게 따르는 듯했다. 앞서 우한시는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1일까지 시민 1000만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300여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낸 뒤로 더이상 확진환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기자가 만난 우한 시민들은 “손씻기 등 정부의 방역 지침만 잘 따르면 감염병이 다시 퍼져도 큰 문제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낙관했다. 김윤희 코트라 우한무역관장은 “우한에서는 6개월가량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동향만 본다면 지금 이곳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당국의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의사 리원량(1986∼2020)이 일하던 우한중심병원을 찾아갔다. 그는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공안에 끌려가 반성문 격인 ‘훈계서’에 서명했다. 감염병 발생 초기에 이를 은폐·축소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안과 의사인 리원량은 화난수산물시장 도매시장에서 온 환자를 돌보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병원 1층 복도에 병원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 코너가 있었지만 리원량에 관한 전시물은 붙어 있지 않았다. 그가 사망한 뒤 중국 정부가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잃은 인물에게 부여되는 최고 등급 명예인 ‘열사’ 칭호를 부여했지만, 병원 어디에도 그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우한중심병원 바로 옆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왕시핑(45)은 ‘전 세계가 리원량을 기억하고 있다’는 말에 놀라며 “그는 분명 훌륭한 일을 한 영웅이다. 다만 나는 그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코로나 알린 시민기자 장잔에 징역 4년형 선고 익명을 요구한 우한 교민은 “리원량은 의도치 않게 국가 시스템의 치부를 드러냈다. 정부와 병원 측에서 그를 기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국이 그를 억지로 지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를 부각시키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지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사태 당시 중국 당국에 ‘호루라기’를 분 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상하이 인민법원은 전직 변호사 겸 시민기자인 장잔(37)에게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올해 2월 우한을 찾은 그는 유튜브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의 심각성을 외부에 알리다가 체포됐다. 기자는 리원량의 아내 푸쉐제와 우한 여성활동가 궈징, ‘우한일기’ 저자 팡팡 등에게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고 시민들 안 믿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전염병 확산 상황을 외부에 숨기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이례적으로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글이 넘쳐 났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우한에서 모두 3869명이 숨졌다. 중국 전체 사망자(4634명)의 83%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코로나 환자가 속출하자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세계에서 방역 성과가 가장 좋은 국가’가 됐다. 이제는 바이러스가 중국 밖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올해 3월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해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국 군인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도시 봉쇄 당시 우한의 실태를 고발한 작가 팡팡에 대한 평가도 크게 바뀌었다. 사태 초기만 해도 찬반양론이 대립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비판 일색이다. 작가가 그렇게 비난하던 중국 정부가 세계 최고의 방역 성과를 거뒀는데 여기에는 왜 침묵하느냐는 이유다. 실제로 그의 웨이보에는 “미국에서 하루에 코로나19 사망자가 3000명이 넘는다. ‘우한일기’는 쓰면서 ‘뉴욕일기’, ‘런던일기’는 왜 안 쓰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인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우한 시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 새겨진 공포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바이러스의 최초 발견지로 알려진 화난시장은 지금도 출입금지 구역으로 남아 있다. 상점들은 가림막과 외벽으로 격리돼 대부분 폐쇄됐다. 안내판과 간판마저 모두 사라져 21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될 코로나19가 처음 퍼진 곳이라는 사실을 알기 힘들었다.감염병의 숙주로 알려진 박쥐나 천산갑 등을 팔던 곳들도 모두 사라졌다. 당시 이런 동물을 조리해 먹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중국에서도 큰 충격이었다. ‘우리가 왜 저런 음식까지 먹어야 하느냐’는 자성론이 거셌다. 우한에서 활동하는 한국 교민은 “남자들이 ‘이런 (희한한) 음식도 먹어 봤다’는 사실을 과시하고자 야생동물을 맛본 뒤 이를 자랑하곤 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원시적 식습관에 대한 질타가 상당했다. 최소한 우한에서 그런 음식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한커우 짱한취의 국제광장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6개월 넘게 우한에서 단 한 사람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뉴스에 대해 “정부 발표로는 그렇지만…”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우한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중국 공산당의 주장을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라는 속내다. 한 교민은 “봉쇄 해제 뒤로 상당수 주민이 폐소공포증을 호소한다. 70일 넘게 집안에 갇혀 지내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는 지나가는 앰뷸런스나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만 봐도 ‘감염병이 또 퍼지는 것 아니냐’며 극도의 공포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중국 언론에 일절 보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우한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콘서트장 청중 다닥다닥인데… 中 “우한 6개월째 코로나 0명”

    콘서트장 청중 다닥다닥인데… 中 “우한 6개월째 코로나 0명”

    전 세계를 ‘전염병과의 전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지 1년이 됐다. 감염자를 처음 보고한 후베이성 우한은 극단적인 통제로 확산세에 제동을 걸고 빠르게 일상을 회복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4000명 가까이 숨지며 ‘세계 첫 집단 발병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70일이 넘는 도시 봉쇄로 인한 주민들의 정서적 고통 역시 치유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우한을 둘러보고 실태를 직접 확인했다. ●70일간 봉쇄… 5~6월 시민 1000만명 전수검사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우한 도심 쇼핑몰 ‘위위예리’에 수천명의 인파가 넘실거렸다. 주민들을 위한 무료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이들은 더이상 코로나19가 걱정되지 않는 듯 다닥다닥 붙어 앉아 행사를 즐겼다. 서울의 명동과 같은 번화가인 한제에도 25일 수만명이 운집했다. 대형 백화점 ‘완다플라자’에도 코로나19 발생 전과 다름없이 많은 고객이 찾아왔다. 왕훙(인플루언서)이 소개한 맛집마다 수십m씩 장사진을 이뤘다. 거리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감염병 걱정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는 우한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민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잘 쓰고 있었지만 일부는 답답한 듯 얼굴 밑으로 마스크를 내려 코나 입을 드러냈다. 택시기사 위안위예진(61)은 “코로나19 통제가 잘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마스크를 쓰지 않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눈에 띄어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바이러스가 유행 중인 다른 나라에서 볼 때는 놀라운 모습이지만 우한 시민들은 대체로 중국 정부를 믿고 있는 듯했다. 앞서 우한시는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1일까지 시민 1000만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300여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낸 뒤로 더이상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 어느 대도시에서도 우한과 같은 전수 검사가 이뤄진 적이 없기에 대부분 우한 시민들은 이곳이 다른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기자가 만난 우한 시민들은 “손씻기 등 정부의 방역 지침만 잘 따르면 감염병이 다시 퍼져도 큰 문제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윤희 코트라 우한무역관장은 “우한에서는 6개월가량 감염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로만 본다면 지금 이곳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주장은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코로나 알린 리원량 열사 칭호에도 흔적 없어 의사 리원량(1986∼2020)이 일하던 우한중심병원을 찾아갔다. 그는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공안에 끌려가 반성문인 ‘훈계서’에 서명한 인물이다. 감염병 발생 초기에 이를 은폐·축소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안과 의사인 리원량은 화난수산물시장 도매시장에서 온 환자를 돌보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병원 1층 복도에 병원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 코너가 있었지만 리원량에 관한 전시물은 붙어 있지 않았다. 사후 그에게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잃은 인물에게 부여되는 최고 등급 명예인 ‘열사’ 칭호가 부여됐음에도 우한중심병원 어디에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우한 교민은 “중국 정부가 리원량을 열사로 지정했지만 국가 시스템의 치부를 드러낸 인물이기에 기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국이 그를 억지로 지우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한중심병원 바로 옆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왕시핑(45)은 ‘전 세계가 리원량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그는 분명 훌륭한 일을 한 영웅이다. 다만 나는 그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기자는 리원량의 아내 푸쉐제, 도시 봉쇄 당시 우한의 실상을 폭로한 ‘우한일기’의 저자 팡팡 등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 감염병 사태 당시 정부 대응에 ‘호루라기’를 분 이들이기에 공식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고 시민들 안 믿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전염병 확산 상황을 숨기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글이 넘쳐 났다. 갑작스러운 봉쇄 선포로 우한에서는 많은 환자가 병원 문턱을 가 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우한에서 모두 3869명이 숨졌다. 이는 중국 전체 사망자(4634명)의 83%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중국은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에서 방역 성과가 가장 좋은 국가’라는 점을 내세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바이러스가 중국 밖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중국 기원설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3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국 군인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작가 팡팡에 대한 내부 평가도 크게 바뀌었다. 과거에는 찬반양론이 대립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비난 일색이다. 작가가 그렇게 비난하던 중국 정부가 세계 최고의 방역 성과를 냈음에도 여기에는 왜 침묵하느냐는 이유다. 실제로 그의 웨이보에는 “미국에서 하루에 코로나19 사망자가 3000명이 넘는다. ‘우한일기’는 쓰면서 ‘뉴욕일기’, ‘런던일기’는 왜 안 쓰냐”는 비아냥이 쏟아진다. 완다플라자에서 만난 30대 시민은 “지금도 수입 냉동식품 포장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다고 들었다”면서 “(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는 주장은)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외국에서 퍼트린 거짓 소문을 무조건 믿지 말라”고 했다. 코로나19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우한 시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 새겨진 트라우마는 지워지지 않았다. 바이러스의 최초 발견지로 알려진 화난수산시장은 지금도 출입금지 구역으로 남아 있다. 상점들은 가림막과 외벽으로 격리돼 대부분 폐쇄됐다. 안내판과 간판마저 모두 사라져 21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될 코로나19가 시작된 곳이라는 것을 알기 힘들었다. 박쥐나 천산갑 등 야생동물을 팔던 가게도 모두 사라졌다. 당시 이런 동물을 조리해 먹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중국에서도 큰 충격이었다. ‘우리가 왜 저런 음식까지 먹어야 하느냐’는 자성론이 일었다. 우한에서 활동 중인 한승훈 둥하이연구소 연구원은 “이곳 남자들이 ‘이런 (희한한) 음식도 먹어 봤다’는 사실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맛보곤 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이곳 주민들도 충격이 컸다. 최소한 우한에서는 그런 음식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우한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6개월 넘게 이곳에서 단 한 사람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정부 발표로는 그렇지만…”이라며 말을 아꼈다. 우한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공산당의 주장을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한 교민은 “상당수 중국인이 봉쇄 해제 뒤로 폐소공포증을 호소한다. 70일 넘게 집안에 갇혀 지내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는 앰뷸런스만 봐도 ‘감염병이 또 퍼지는 것 아니냐’며 극도의 공포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중국 언론에 일절 보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우한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노원 자전거길 위치 이제 금방 알겠네

    노원 자전거길 위치 이제 금방 알겠네

    서울 노원구가 지역 내 당현천 자전거길(3.3㎞)에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표시를 하고 지주형 번호판을 설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노면 표시는 당현천 자전거길 구간에 도로명을 부여하고 노면에 현재 위치를 표시한 것으로 가로 1m 세로 1m 크기로 5곳의 바닥에 표시했다. 지주형 번호판은 자전거길 양쪽에 가로 30㎝, 세로 42㎝ 크기로 총 7곳에 설치했다. 구가 이런 시설을 설치한 이유는 최근 고유가와 웰빙문화 확산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버스나 지하철 같은 밀폐된 대중교통보다 안전하면서 친환경적인 자전거로 출퇴근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사고에 대한 빠른 응급처치 효과도 있다. 도로안전교통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는 2018년 4471건에서 지난해 5633건으로 약 18.1% 증가했다. 하천변 자전거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정확한 위치정보를 알 수 없어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자전거 도로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소방서, 경찰서, 병원 등에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 빠른 사고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당현천에서 각종 행사가 자주 열리는 만큼 정확한 위치 표현이 가능해 주민들이 집결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구는 앞으로 개선점 등을 더욱 보완해 우이천, 중랑천 등에도 도로명 주소 안내시설물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긴급 상황 발생 시 경찰서, 소방서, 병원 등에 신속하게 신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위치 표시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의 위치 표시 방안으로 주민들이 쉽게 원하는 장소를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전문] 김두관 “윤석열 탄핵은 국민에 대한 의무”…정의 “文에 반해”(종합)

    [전문] 김두관 “윤석열 탄핵은 국민에 대한 의무”…정의 “文에 반해”(종합)

    김, 여권 성향 의원들에 ‘尹탄핵 동참’ 친전“압도적 지지 보내준 국민에 응답할 의무”“尹 두고 선거치르면 교도소 담장 위 걷는 것”김 측 “탄핵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원들 있다”김 25일엔 “국회서 尹 탄핵안 준비하겠다”정의 “무리한 주장, 文 의사에도 반해” 비판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탄핵에 동참해달라며 친전을 보내 “윤 총장을 그대로 두고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은 교도소 담장 위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윤 총장을 탄핵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난 크리스마스 때 주장했다. 친전을 받은 정의당은 “문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는데 윤 총장에 대한 탄핵 주장은 문 대통령의 의사에 분명히 반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윤석열 ‘반여친야’ 정치 행위일일이 열거조차 어려워” 김 의원은 이날 민주당·정의당·열린민주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 소속 의원과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과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에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친전을 보냈다. 김 의원은 친전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신중하게 내린 결단”이라면서 “검찰이 수사권과 검언유착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살해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역사의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려지는 것을 보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반발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과 인사청문회 종료 후 기습적인 기소는 그 정점이었다”면서 “윤 총장의 중립의무 위반과 ‘반여친야’(反與親野) 정치 행위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런 대담한 행보에는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라는 뒷배가 있다”며 언론과 야당을 탓했다. 김 의원은 “검찰총장 탄핵에 힘을 모아 달라. 단결된 소수와 싸울 때는 우선 그 정점에 타격을 가해야 한다”면서 “뜻을 함께하는 의원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법률검토와 더불어 충분히 논의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의원들에게 공식적으로 탄핵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기 위해 친전을 보냈다”면서 “탄핵 취지에 공감한다며 호응해 오는 의원들이 몇몇 있다”고 말했다.“尹 탄핵, 검찰개혁 안하면 文대통령 안전 보장 못해” “추미애, 다시 절차 밟아 尹 해임해야” 김 의원은 지난 25일 법원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복귀 결정과 관련, “윤 총장을 탄핵해야 한다. 국회에서 탄핵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법원이 황당한 결정을 했다. 정치검찰 총수, 법관사찰 주범, 윤 총장이 복귀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력을 정지시킨 사법 쿠데타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언론-보수 야당으로 이어진 강고한 기득권 동맹의 선봉장”이라면서 “검찰을 개혁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미래도, 민주주의 발전도, 대통령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통령을 지키는 탄핵의 대열에 동료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한다”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짓밟는 일을 반드시 막겠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검찰과 법관에 의해 난도질당하는 일을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에서 책임지고 징계위원회를 다시 소집해야 한다”면서 “정직 2개월 결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절차가 문제라고 하니 절차를 다시 밟아 해임이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정의 “윤석열 탄핵? 文 입장에도 반해”“여당 내서도 尹 탄핵에 호응 미약해” “연일 탄핵 주장, 혹 다른 생각 있나 의구심” 정의당은 이날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의 윤 총장에 대한 탄핵 촉구 관련해 “무리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논평을 내고 “민주당 김두관 의원 탄핵 주장은 분명 대통령 입장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집권여당 내에서도 윤 총장 탄핵에 대한 호응도 미약하다”고 밝혔다. 정 수석대변인은 “이미 대통령이 법원 판단을 존중하며 혼란을 끼친 점에 대해 국민께 사과한 상황”이라면서 “상황을 모르지 않을 중진 의원이 연일 탄핵을 주장하고 있으니 혹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복된 무리한 주장이 악수(惡手)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민생개혁과 권력기관 개혁의 쌍두마차로 나아갈 때”라고 제안했다.다음은 김 의원이 의원들에 보낸 전문 안녕하십니까. 김두관 의원입니다. 제가 ‘윤석열 탄핵’을 주장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실 것 같습니다. 공감한다는 격려도 있었고 우려스럽다며 염려하신 분도 계십니다. 우선 저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신중하게 내린 결단이었다는 점을 먼저 말씀 올립니다. 제3기 민주정부가 들어서기까지 우리는 거친 산을 오르고 깊은 강을 건넜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산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었습니다. 검찰이 수사권과 검언유착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살해한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역사의 시계 바늘이 거꾸로 돌려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국 촛불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숙명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총선에서 우리 민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했을 때 ‘이제 검찰개혁이 가능하겠구나’하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반발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습니다. 검언유착과 특권의식의 뿌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조국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과 인사청문회 종료 후 기습적인 기소는 그 정점이었고 이때부터 검찰개혁에 대한 노골적인 반발과 대통령에 대한 지속적인 항명이 계속되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중립의무 위반과 ‘반여친야’ 정치행위는 일일히 열거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살아있는 권력만 수사’하는 것으로 화답했습니다. 그런 행보의 정점이 대전지검을 통한 ‘원전수사’입니다. ‘국가정책’을 수사하는 검찰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가 어떤 각오로 대통령에 대항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입니다. 이런 대담한 행보에는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라는 뒷배가 있습니다.제가 윤석열 총장 탄핵을 주장하는 다른 이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에 관한 것입니다. 행정부가 결정한 징계를 사법부가 정지시킨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입니다. 그렇다면 입법부는 어찌해야 합니까? 사법부의 결정을 불가역의 최종결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까? 저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사법부와 행정부를 통제하고 견제하는 것이 입법부의 역할이자 책무이며 탄핵소추권은 입법부의 가장 전통적인 무기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인사권자로서 국민앞에 고개를 숙이셨는데 정작 당사자인 윤총장은 국민앞에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임명직 공직자의 기본 자세를 포기한 것입니다. 이런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마지막 보루가 국민이 선출한 입법기관인 바로 여러분, 국회의원입니다. 이것이 원칙입니다. 이번 사안을 대하는 의원님의 무거운 마음과 신중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과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제 윤석렬 검찰은 정권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으로 개혁을 무력화시킬 것입니다. 그 공격의 정점을 무너뜨리지 않고 개혁은 불가능합니다. 보궐선거에 불리하다는 의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윤석렬을 검찰총장에 그대로 두고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은 교도소 담장 위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과 같다 생각합니다.대통령과 민주주의를 지켜야 합니다. 권력기관 개혁은 우리 민주당에게 부여한 국민의 명령이며 역사의 책무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탄핵과 제도개혁을 함께 해야 합니다. 어느 하나는 옳고 어느 하나는 틀린게 아닙니다. 170석이 넘는 민주당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탄핵은 제도개혁의 필요조건이며 제도개혁은 국민의 명령을 달성하는 충분조건입니다. 검찰총장 탄핵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 단결된 소수와 싸울때는 우선 그 정점에 타격을 가해야 합니다. 검언단결의 전선을 흐트려 놓지 않고 개혁에 나서는 것은 지난 3년 6개월의 반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뜻을 함께하는 의원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법률검토와 더불어 충분히 논의했으면 합니다. 의원님의 뜻있는 회답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두관 올림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찰,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봐주기? “당시 변호사일뿐”

    경찰,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봐주기? “당시 변호사일뿐”

    경찰이 28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멱살잡이’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8일 기자 간담회에서 “해당 사건은 11월 6일 발생해 서초서가 11월 12일 내사 종결했다”면서 사건 발생 당시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에 보고되지 않았으며 청와대에도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내사 종결 과정에서 규정이나 지침상 잘못한 부분은 없다”며 “서초서 판단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서초서는 현장 상황과 피해자 진술, 관련 판례 등을 토대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대신 폭행죄를 적용해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특가법과 달리 폭행죄는 반의사 불벌죄다. 일각에서는 2015년 6월 개정된 특가법상 이 차관도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정 특가법이 승·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한 상황을 포함해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협박할 경우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문헌적으로만 보면 특가법을 적용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그 여부를 판단하려면 운전 중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운전 중’ 의미의 기준은 2008년 대법원 판례로, 2015년 특가법 개정 이후에도 유효하다”고 해명했다. 2008년 대법원 판례는 ‘공중의 교통안전 등을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 운행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한 상태는 운행 중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서초서에서 일반 도로라는 부분도 고려했다”며 “사건 발생 장소는 아파트 경비실 입구로, 단지와 단지 사이 이면도로다. 당시 통행량·통행인 등을 고려해 교통질서 안전에 지장을 줄 시간대와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12에 신고됐다고 기계적으로 입건하면 국민한테 큰 피해”라며 “그렇게 하는 것이 무책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초서는 사건 다음 날인 지난달 7일 이 차관에게 9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그는 출석이 어렵다고 연락해왔다. 택시 기사도 지난달 9일 담당 형사에게 ‘승객과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뒤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서초서는 통상 절차에 따라 지난달 16일 문자메시지로 이 차관에게 ‘내사 종결됐다’고 알렸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 기사의 진술 번복에 대해 “형사가 1차 보강 조사를 할 때 질문했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 멱살을 잡혔다’고 답했다”며 “처음엔 화난 상태에서 ‘주행 중 내 목을 잡았다’고 진술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상황까지는 아니었다는 내용이 조서에 있다”고 설명했다. 판사 출신으로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낸 이 변호사가 차관에 내정된 것은 이달 2일이다. 내사 종결 후 약 20일 뒤다. 경찰 관계자는 “서초서에서는 그가 변호사라는 사실만 알았지, 구체적인 경력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이 차관 사건으로 제기된 경찰의 수사종결권 우려에 대해 “개정 형사소송법은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대신 이의신청, 재수사 요청 등 사건관계인과 검사가 경찰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경찰은 수사권 개혁 입법 및 내외부 통제장치 마련을 통해 앞으로 경찰 종결사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재기 발판으로”… 요즘 오디션은 ‘리부팅’이 대세

    “재기 발판으로”… 요즘 오디션은 ‘리부팅’이 대세

    수천대1의 경쟁을 뚫은 오디션 우승자, 누구나 아는 사운드 트랙(OST)의 주인공, 앨범 여러 장을 낸 가수. 요즘 뜨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경력이다. ‘숨은 보석’을 찾는 게 오디션의 기본 목적이지만 최근에는 중고 신인이나 추억의 가수가 화제몰이를 하면서 ‘리부팅’(재도약)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무명 가수 경연을 내세운 JTBC ‘싱어게인’은 최근 시청률이 7.5%(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김학민 PD 등 ‘슈가맨’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이 예능에는 ‘슈가맨’은 물론 SBS ‘K팝 스타’에 출연했던 이미셸, 최예근 등 오디션 최강자와 소정, 초아 등 아이돌 출신, ‘재야의 고수’ 등이 무대를 꾸몄다. 특히 가수들을 이름 대신 숫자로 부르는 설정은 방송 후 검색량과 관심을 증가시키고 있다. “스스로 무명이라고 생각하는 출연자가 많고,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 번호제를 도입한 게 맞아떨어졌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포크 음악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엠넷 ‘포커스’ 역시 출연자의 면면이 화려하다. ‘슈퍼스타K’ 시즌3 우승팀인 울라라세션 출신 박광선을 비롯해 시즌4 출연 후 앨범 여러 장을 낸 유승우,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우승자 최유리, 포크 뮤지션 권나무 등이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다.검증된 실력과 스토리를 가진 이들이 경연에 나선 것은 가요계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2009년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10년 이상 여러 오디션을 통해 수많은 가수들이 나왔지만 무대는 많지 않았고, 코로나19가 겹치며 설 곳은 더 줄었다. 경연 프로그램을 다수 연출해 온 ‘포커스’의 오광석 PD는 “인디 쪽에서 포크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방송 기회가 거의 없었고 그나마 공연도 못 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 돌파구를 찾으려는 출연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출연자들도 “다시 노래할 이유를 찾고 싶다”, “초심을 확인하고 싶다”는 계기를 밝히는 등 오디션을 동기 부여와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다. 재도약을 모색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방송의 역할도 커졌다. ‘슈가맨’과 ‘싱어게인’을 기획한 윤현준 CP는 “오디션 최강자들이 이번 오디션을 통해 지난번보다 더 이름을 알리도록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톱10 공연도 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PD는 “최근 트로트, 힙합 등 특정 장르나 콘셉트로 좁혀서 만든 경연이 많아진다”며 “오디션을 통해 비주류 장르가 주류로 올라오고 더 많은 뮤지션을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주방 어디에도 딱 맞네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주방 어디에도 딱 맞네

    라이프케어기업 코웨이가 올 하반기 전략 제품으로 선보인 ‘아이콘 정수기’가 주방 어디에나 놓을 수 있는 초소형 사이즈로 주목받고 있다. 가로 18㎝, 측면 34㎝의 초미니 사이즈로 주방 공간의 여유를 선사했다는 설명이다. 소음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정수기 소음의 원인인 컴프레서를 혁신적인 냉각 기술로 대체하면서 소음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 정수기로는 처음 영국 소음저감협회에서 부여하는 국제 인증 마크인 ‘콰이어트’ 인증도 받았다. 깨끗한 물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4개월마다 모든 필터를 교체해 주고 물을 추출할 때나 6시간마다 15분씩 자외선(UV) 살균을 해 준다. 아이콘 정수기에 탑재된 나노트랩 필터 시스템은 91종의 유해물질을 제거해 준다는 설명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들어는 봤나요 ‘홍어 썰기 학교’

    들어는 봤나요 ‘홍어 썰기 학교’

    ●홍어 칼잡이, 명절엔 일당 100만원도 흑산도 홍어는 설과 추석 명절 전후 2개월에 가장 많이 유통된다. 이때는 홍어를 써는 사람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일손이 달린다. 흑산도에는 마리당 2만~3만원을 받고 홍어를 썰어 주는 전문 ‘칼잡이’가 있다. 전문 칼잡이는 명절 시즌에 일당 100만원을 벌기도 한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성수기에는 신안과 목포 홍어 전문점에서 홍어만 썰어도 월 5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썰기~포장까지 6개월… 첫 수료생 배출 고령화에 따라 주문량이 많은 시기에 홍어 써는 인력 부족으로 제때 공급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흑산 주민자치위원회는 6개월 과정의 ‘흑산홍어 썰기 학교’를 열었고 지난 10월 첫 수료생을 배출했다. 수료생들은 전문가로부터 까다로운 홍어 썰기부터 진열과 포장법까지 익혔다. 20대부터 60대까지 15명이 등록했지만 11명만 수료할 정도로 과정은 까다로웠다. ●기술 계승… 민간 차원 자격증도 추진 최서진 학교장은 27일 “홍어의 손질 및 썰기 방법의 계승 보존과 명절, 관광철 적기 공급에 많은 도움이 되도록 흑산홍어 썰기 학교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며 “민간 차원의 자격증을 부여해 주도록 신안군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송파 입체 주소체계’ 전국 확대 눈앞에

    ‘송파 입체 주소체계’ 전국 확대 눈앞에

    서울 송파구가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지하공간에 처음으로 시범 도입한 ‘입체주소’ 체계가 전국 확대 시행을 눈앞에 뒀다. 구는 실내 주소체계를 활용한 다양한 관련 사업 구상에도 착수한다. 송파구는 최근 공포된 도로명주소법 전부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자전거도로, 농로, 건물 내부 통행로, 고가·지하 차로 등에도 별도의 도로명을 부여할 수 있게 됐다고 27일 밝혔다. 입체주소는 복잡한 대규모 실내 복합공간을 특정할 수 있는 고도화된 주소체계다. 잠실역의 경우 지하 환승로를 따라 여러 점포가 있지만, 2호선 공간을 올림픽로 지하 265, 8호선 공간을 지하 305로 뭉뚱그려 분류할 뿐 법정주소 기준이 명확히 없어 상가 관리번호를 주소로 사용해 왔다. 자연히 우편물 수령이나 고객 방문, 홍보 등에 제약이 많았다. 이에 구는 잠실역 지하공간을 대상으로 도로명주소 체계를 실내로 확대하는 계획을 행정안전부에 제안해 국비 2억 2300만원을 확보하고 지난 6월부터 6개월 동안 ‘잠실역 입체주소 도입 및 활용·활성화’ 사업을 시범 실시했다. 통로에 도로명을 붙이고, 통로 중심선을 따라 20m 간격으로 지정된 기초번호를 이용해 실내 점포들에 주소를 부여했다. 잠실역 및 지하상가와 시설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일대 약 44.761㎡가 대상이었다. 이 밖에도 구는 지난 17일 내년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 고도화 시범사업에 지정돼 국비 2억 4000만원을 확보했다. 올해 구축한 잠실역 입체주소 데이터를 활용해 실내 내비게이션 활용 모델을 개발하는 등 2차 연계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역 상황에 맞게 주민들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고 소상공인의 경제활동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수천대1’ 뚫었던 스타들, 오디션으로 재도약 꿈꾸다

    ‘수천대1’ 뚫었던 스타들, 오디션으로 재도약 꿈꾸다

    수천대1의 경쟁을 뚫은 오디션 우승자, 누구나 아는 사운드 트랙(OST)의 주인공, 앨범 여러 장을 낸 가수. 요즘 뜨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경력이다. ‘숨은 보석’을 찾는 게 오디션의 기본 목적이지만 최근에는 중고 신인이나 추억의 가수가 화제몰이를 하면서 ‘리부팅’(재도약)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무명 가수 경연을 내세운 JTBC ‘싱어게인’은 최근 시청률이 7.5%(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김학민 PD 등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이 예능에는 ‘슈가맨’은 물론 SBS ‘K팝 스타’에 출연했던 이미셸, 최예근 등 오디션 최강자와 소정, 초아 등 아이돌 출신, ‘재야의 고수’ 등이 무대를 꾸민다. 특히 가수들을 이름 대신 숫자로 부르는 설정은 방송 후 검색량과 관심을 증가시키고 있다. “스스로 무명이라고 생각하는 출연자가 많고,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 번호제를 도입한 게 맞아떨어졌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오디션 최강자·재야의 고수, 실력·스토리로 화제몰이포크 음악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엠넷 ‘포커스’ 역시 출연자의 면면이 화려하다. ‘슈퍼스타K’ 시즌3 우승팀인 울라라세션 출신 박광선을 비롯해 시즌4 출연 후 앨범 여러 장을 낸 유승우,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우승자 최유리, 포크 뮤지션 권나무 등이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10대들이 출연하는 엠넷 ‘캡틴’에서도 ‘K팝스타’ 시즌6 출신 한별과 유지니가 출연하기도 했다. 검증된 실력과 스토리를 가진 이들이 경연에 나선 것은 가요계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2009년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10년 이상 여러 오디션을 통해 수많은 가수들이 나왔지만 무대는 많지 않았고, 코로나19가 겹치며 설 곳은 더 줄었다. 쏟아진 오디션·좁아진 무대에 방송으로 돌파구 모색경연 프로그램을 다수 연출해 온 ‘포커스’의 오광석 PD는 “인디 쪽에서 포크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방송 기회가 거의 없었고 그나마 공연도 못 하고 있다”며 “음악시장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출연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수들도 “다시 노래할 이유를 찾고 싶다”, “초심을 확인하고 싶다”는 계기를 밝히는 등 오디션을 동기 부여와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다. 재도약을 모색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방송의 역할도 커졌다. ‘슈가맨’과 ‘싱어게인’을 기획한 윤현준 CP는 “오디션 최강자들이 이번 오디션을 통해 지난번보다 더 이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톱10 공연도 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PD는 “최근에는 트로트, 힙합, 포크 등 특정 장르나 콘셉트로 좁혀서 만든 경연 프로그램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트로트 오디션이 비주류 장르를 주류로 끌어 올렸듯, 포크 음악이 다시 사랑받고 많은 뮤지션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기는 중국] 못 믿을 입소문 ‘고수익보장’, 실상은 짜고 치는 사기?

    [여기는 중국] 못 믿을 입소문 ‘고수익보장’, 실상은 짜고 치는 사기?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버블티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의 홍보가 실상은 조작된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하루 아침에 ‘가짜’ 홍보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업체는 일평균 1만 5천~2만 위안(약 254~340만 원)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알려진 유명 버블티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다. 이들은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월평균 5~6곳의 추가 지점을 개점할 정도로 최근 이목이 집중된 곳. 특히 각 지점의 점주는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지점 운영권을 구매하는 즉시 약 5만 위안(약 850만 원) 상당의 프리미엄 수익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알려진 상태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다수의 지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 더욱이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 측은 SNS 등을 통해 꾸준히 홍보 영상을 게재, 영상 속에는 버블티 구매를 위해 매장 입구 밖으로 길게 줄을 선 고객들의 행렬을 담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본사 측은 해당 사업에 대해 “우선 개점만 하면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저녁 19시까지 버블티를 사려고 줄을 선 고객의 수가 매장 밖으로 100명이 넘게 서 있다”고 홍보해왔다. 이들이 판매하는 메뉴는 버블티와 생과일주스 등이 주요하다. 하지만 입소문을 위해 업체 측이 일명 ‘왕홍’(网红)으로 불리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업체가 판매하는 음료에는 일명 ‘왕홍차’(网红茶)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이목이 집중됐던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홍보 영상이 모두 조작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현지 유력언론 원저우도시바오(温州都市報)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시 런민광장 인근 대형쇼핑몰에 개점한 해당 업체가 사실과 다른 조작된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에 의해 집중 보도된 부분은 가게 앞에 긴 줄을 선 고객들의 행렬이 거짓으로 조작된 영상이라는 내용이었다. 고객을 가장 한 약 50명의 인파는 사실상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에서 파견한 직원이 직접 고용했던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실제로 업체 측은 홍보 영상을 촬영하기 하루 전, 온라인 인력 모집 공고를 통해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긴급 모집했다. 채용된 아르바이트생들은 10~20대의 청년 50여명으로 구성, 본사 직원이 안내한 쇼핑몰로 집합했다. 이들에게 부여된 당일 업무는 본사 직원의 안내에 따라 가게 앞에 줄을 서는 단순 업무였다.줄을 선 채 마치 가게가 붐비는 인상을 연출하려 했던 것. 완전한 눈속임을 위해 본사 직원은 50여명의 인원을 총 세 팀으로 구분해 줄을 서도록 지시했다. 단 하루 총 4시간동안 가짜 줄서기 아르바이트를 한 이들에게는 1인당 40위안(약 6800원)의 비용을 지급했다. 또, 조작한 홍보 영상 속에 동일 인물들이 수차례 등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매번 새롭게 모집하는 등의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입소문 조작 행위는 인근 상점주들의 신고로 외부에 알려졌다. 조작 영상을 촬영해 추가 점주를 모집했던 업체 행각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특히 해당 상점을 실제로 찾았지만 줄을 선 고객을 목격하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은 누리꾼들의 추가 목격담이 온라인 상에 이어졌다. 누리꾼 A씨는 “왕훙차 맛이 궁금해서 찾은 가게는 붐비는 고객들의 모습은 커녕 매우 한산했다”면서 “가장 놀라운 것은 이미 개점했다는 온라인 영상 속 분위기와 완전 다르게 가게 안의 직원들은 아직 교육을 다 완료하지 않은 탓에 만들지 못하는 메뉴도 있었다. 교육을 다 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짜 영상을 만들어 홍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입소문 마케팅을 노리고 가짜 맛집으로 홍보하는 행위는 엄밀히 말해 사기에 가깝다”고 힐난했다.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웃 상점주들도 “하루 평균 1만 위안(약 170만 원) 이상의 수입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면서 “해당 홍보 영상이 한창 촬영 중일 당시 버블티 가게는 오픈도 하기 전이었다. 가짜로 조작된 영상인 것은 물론이고, 고수익 업종이라는 것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해당 쇼핑몰에 입점한 또 다른 의류 상점주 역시 “이 쇼핑몰은 사실상 월~금요일 평일에는 인파가 별로 없는 편”이라면서 “물론 주말에는 쇼핑몰을 찾는 방문자의 수가 늘어나기는 한다. 하지만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의 주장처럼 큰 수익을 매일 올린다는 것은 믿기 힘든 거짓 주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논란이 계속되자 해당 업체 홍보실 담당자 나 모 씨는 “영상 속 두 곳의 지점은 사실 오픈 준비 부분에서 조금 부진한 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탓에 아직 제대로 된 개점을 했다고 볼 수 없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으로는 고수익 여부에 대해서 답변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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