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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기울어진 남녀고용평등법… 10년간 97명 기소, 정식재판 고작 38건

    [단독] 기울어진 남녀고용평등법… 10년간 97명 기소, 정식재판 고작 38건

    ‘7세 자녀를 돌보기 위해 잠시 쉬겠다’는 직원의 육아휴직 신청을 거부한 사업주 A씨에 대해 창원지법 정동혁 판사는 2018년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마저도 A씨가 해당 직원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 390만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해 합쳐진 형량이다. 일터에서의 남녀 차별을 막기 위해 30년 가까이 성차별 관련 법 조항을 두고 있지만 기소가 드물고 실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크다. ‘법 앞에만 서면 고용 평등이 되레 기울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기업 자율성을 인정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성격의 법률이라면서도 고용 성차별이 심각한 현실을 고려해 재논의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10년 넘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인원은 총 97명이었다. 하지만 법원 판결문 시스템을 검색한 결과 같은 기간 전국 법원에서 이 혐의로 실제 선고까지 이어진 것은 38건(상소 사건 포함)뿐이었다. ‘구약식’(검찰이 범죄 사실이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한 경우 재판에 가지 않고 법원에 약식명령을 내려 달라고 하는 청구) 기소와 한 사건의 복수 피고인 사례 등을 제외하면 정식 재판에 넘겨진 실제 사건은 기소 인원 대비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이 38건 중 벌금형이 대다수이고 실형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지법 오영표 판사는 2016년 같은 회사 직원과 결혼한다는 이유로 여성 직원(당시 28세)에 대해 별다른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전공과 관련 없는 연구부서로 발령 내는 등 집요하게 퇴직을 종용한 대표이사 B씨에게 2020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이들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네 마누라를 계속 저렇게 놓아둘 거냐’고 배우자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판사는 “전공과 관련 없는 부서로 배치해 퇴사할 수밖에 없도록 했고, 결국 두 직원 모두 퇴사하기에 이르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 사례는 그나마 이례적으로 높은 처벌에 속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1부(부장 김양섭)는 2018년 여성 근로자의 임신 사실을 듣고 ‘3일 안에 나가라’고 말한 사업주 C씨에 대해 “임신을 이유로 차별 대우하고 일부 범행에 대해 직원을 탓하며 합리화했다”면서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거나 여성 근로자의 혼인 및 임신 등을 퇴직 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을 맺을 경우 등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채용 과정에서의 성별 차별은 벌금형만 가능한데, 1995년 최대 500만원으로 올린 뒤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채용의 출발선부터 고용 전반에 이르기까지 성차별이 발생해도 기소와 처벌이 약한 배경으로는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혐의 입증 자체가 어렵다는 한계가 꼽힌다. 이은의 변호사는 “법원은 기업의 인사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있고 업무 특성 등을 볼 때 명백한 차별이라 입증되지 않으면 회사 재량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녀고용평등법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문화 개선을 유도하는 성격이 강한 법”이라면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채용 공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커진 만큼 벌칙 규정을 더 촘촘하게 다듬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국민 정서와 기업 자율성 사이에서 적절한 형량을 다시 조율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 북한 매체, 항저우AG 남측 ‘남조선’ 아닌 ‘괴뢰’ 표기 왜?

    북한 매체, 항저우AG 남측 ‘남조선’ 아닌 ‘괴뢰’ 표기 왜?

    북한이 지난달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보도하면서 우리나라를 ‘괴뢰’로 지칭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남북 여자축구 대결 이튿날인 지난 1일 경기 결과를 전하면서 그동안 사용하던 ‘남조선’ 대신 ‘괴뢰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는 지난 2일 “경기는 우리나라(북한) 팀이 괴뢰팀을 4대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보도했다. 북한팀 득점 장면 위주로 편집한 영상 하단의 스코어 자막에서도 ‘조선 대 괴뢰’라는 국가명을 고수했다. 북한 사전상 ‘괴뢰’는 “제국주의를 비롯한 외래 침략자들에게 예속돼 그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국과 인민을 팔아먹는 민족 반역자 또는 그런 자들의 정치적 집단”이라는 뜻이다. 주로 북한이 한국을 비난하는 선전전에서 관찰되던 표현이다. 북한이 공식적인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을 ‘괴뢰팀’이라고 지칭한 과거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때도 사용된 ‘남조선’이라는 표기가 일반적이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스포츠 경기에서까지 ‘괴뢰팀’ 표현을 쓴 것은 최근 남북 관계가 악화한 실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 매체에서 ‘괴뢰’라는 표현의 빈도는 현 정부 들어 높아졌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는 ‘정확한’ 국가명을 불러야 한다며 우리의 ‘북측’이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북한의 태도를 고려하면 모순적인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리유일 감독은 지난달 30일 한국전에서 승리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북한을 “북측”이라고 부르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북한이 우리를 어떻게 부르든 하나하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 [단독] 기울어진 남녀고용평등법… 10년간 97명 기소, 정식재판 고작 38건

    [단독] 기울어진 남녀고용평등법… 10년간 97명 기소, 정식재판 고작 38건

    ‘7세 자녀를 돌보기 위해 잠시 쉬겠다’는 직원의 육아휴직 신청을 거부한 사업주 A씨에 대해 창원지법 정동혁 판사는 2018년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마저도 A씨가 해당 직원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 390만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해 합쳐진 형량이다. 일터에서 남녀 차별을 막기 위해 30년 가까이 성차별 관련 법 조항을 두고 있지만 기소가 드물고 실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크다. ‘법 앞에만 서면 고용 평등이 되레 기울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기업 자율성을 인정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성격의 법률이라면서도 고용 성차별이 심각한 현실을 고려해 재논의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10년 넘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인원은 총 97명이었다. 하지만 법원 판결문 시스템을 검색한 결과, 같은 기간 전국 법원에서 이 혐의로 실제 선고까지 이어진 것은 38건(상소 사건 포함)뿐이었다. ‘구약식’(검찰이 범죄사실이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한 경우 재판에 가지 않고 법원에 약식명령을 내려달라는 청구) 기소와 한 사건의 복수 피고인 경우 등을 제외하면, 정식 재판에 넘겨진 실제 사건은 기소 인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이 38건 중 벌금형이 대다수이고 실형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지법 오영표 판사는 2016년 같은 회사 직원과 결혼한다는 이유로 여성 직원(당시 28세)에 대해 별다른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전공과 관련 없는 연구부서로 발령내는 등 집요하게 퇴직을 종용한 대표이사 B씨에게 2020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이들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니 마누라를 계속 저렇게 놓아둘 거냐’라고 배우자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판사는 “전공과 관련 없는 부서로 배치해 퇴사할 수밖에 없도록 했고, 결국 두 직원 모두 퇴사하기에 이르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 사례는 그나마 ‘이례적으로 높은’ 처벌에 속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1부(부장 김양섭)는 2018년 여성 근로자의 임신 사실을 듣고 ‘3일 안에 나가라’고 말한 사업주 C씨에 대해 “임신을 이유로 차별 대우하고 일부 범행에 대해 직원을 탓하며 합리화했다”면서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거나 여성 근로자의 혼인 및 임신 등을 퇴직 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을 맺을 경우 등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채용 과정에서의 성별 차별은 벌금형만 가능한데, 1995년 최대 500만원으로 올린 뒤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채용의 첫 출발선부터 고용 전반에 성차별이 발생해도 기소와 처벌이 약한 배경에는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혐의 입증 자체가 어렵다는 한계가 꼽힌다. 이은의 변호사는 “법원은 기업의 인사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있고, 업무 특성 등을 볼 때 명백한 차별이라 입증되지 않으면 ‘회사 재량’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녀고용평등법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문화 개선을 유도하는 성격이 강한 법”이라면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채용 공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커진 만큼 벌칙 규정을 더 촘촘하게 다듬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국민 정서와 기업 자율성 사이에서 적절한 형량을 다시 조율해 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제주가 들썩인다, 제주가 신명난다… 탐라문화제 6일 화려한 팡파르

    제주가 들썩인다, 제주가 신명난다… 탐라문화제 6일 화려한 팡파르

    과거, 현재, 미래의 제주 할망(할머니 제주어)이 제주를 품는다 2일 한국예총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회장 김선영, 이하 제주예총)에 따르면 제62회 탐라문화제가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제주시 산지천, 칠성로 원도심, 탐라문화광장 등 제주도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제주의 할망’으로, 제주신화에 등장하는 설문대할망 등을 비롯해 현재의 할망(해녀, 우리네 할머니), 미래의 할망까지 포괄한다. 올해 탐라문화제의 메시지는 ‘할마님 잘 쿰어줍써(할머니 제주를 잘 품어주세요)’로 과거에서 현재까지 탐라문화 전승으로 제주의 무사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다. 행사는 ▲기원문화축제 ▲민속문화축제 ▲예술문화축제 ▲참여문화축제로 구성됐으며, 18개 세부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57개팀 2200여명이 참여한다. 상설공연 주제 공연은 ‘제주의 할망으로, 개막식과 폐막식을 축소하는 대신 산지천 하류 김만덕 기념관 앞 수상무대에서 7~9일 사흘간 수상 퍼포먼스와 토크쇼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7일 관덕정~중앙로사거리~신한은행사거리~산짓물공원(1.2㎞)에서 펼쳐지는 ‘탐라퍼레이드’도 좀 더 풍성해진다. 50년만에 올해 처음으로 ‘비경연’이 신설됐고, 전국공모로 하는 것도, 탐라문화제 주제를 표현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도 처음이다. 4m 30㎝에 달하는 거대 설문대 인형이 탐라퍼레이드 시작을 알리며, 행사장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참여팀별 주제 표현 내용에 따라 퍼레이드 위치를 조정하는 등 재미 요소도 추가할 계획이다.탐라난장은 올해 첫 선을 보인다. 전시, 버스킹, 플리마켓, 포토존 등 산지천과 동문로~북성교 구간을 차없는 거리(예술공간)로 조성한다. 장소별로 살펴보면, 민속마당(북수구광장)에서 탐라예술무대, 문화교류축제, 민속예술축제 등이 진행된다. 민속예술축제는 민속예술경연(제주시 2팀·서귀포시 1팀)과 걸궁(제주시 2팀·서귀포시 1팀)으로 나뉘며, 민속예술경연 우승팀은 제주 대표로 한국민속예술축제 본선에 출전하는 기회를 얻는다. 올해는 공연 시간과 경연장 규격도 한국민속예술축전에 맞췄고, 응원점수가 상향되면서, 각 마을별 열띤 응원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탐라마당(탐라문화광장)에서는 청소년예능페스티벌, 무형문화재축제 등이 준비되며 예술마당(산지천변 무대)에서는 제주어축제, 굿보러가세 등이 마련된다. 국가지정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제주큰굿과 칠머리당영등굿을 ‘굿보러가세’라는 프로그램으로 만나보는 것으로, 쉽게 보기 힘든 국가지정무형문화재를 탐라문화제 무대에서 재현한다.올해 제주특별자치도 국내외 자매·우호·교류도시와 동아시아 문화도시 공연단의 공연도 확정됐다. 해외의 경우 베트남 호치민, 일본 아오모리, 몽골 투브아이막, 중국 낙양, 브라질이다. 한국은 광주시, 청주시, 대구시, 공주시, 거창군이다. 김선영 회장은 “제주의 할망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으며, 각종 공모전에서는 각자의 시선으로 주제를 풀어낼 예정”이라며 “여느 해보다 짜임새있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도민과 관광객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 우크라 저격부대 지휘관 “우리 부대, 적군 558명 사살…이 중 113명은 내가 직접”

    우크라 저격부대 지휘관 “우리 부대, 적군 558명 사살…이 중 113명은 내가 직접”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인 바흐무트 외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한 저격부대는 표적인 러시아 군인을 없애기 위해 숲과 들판을 은밀하게 이동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인사이더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저격부대 ‘바흐무트의 유령들’(프리비디 바흐무타)의 지휘관 유령(프리비트·호출부호명)은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우리 임무는 저격수를 낭만적이고 매우 화려하게 묘사하는 미국 영화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자신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유령은 “우리는 24시간 일하고 낮과 밤을 구분하지 않는다. 주말도 없다”며 “임무를 완수하고 나면 완전히 지치고 모든 기운이 빠져 엉망인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부대가 지난 9개월간 러시아 군인 558명을 사살했으며, 이 중 113명은 자신이 직접 제거했다고 주장한다. 이 부대가 없앤 러시아 군인 수는 1개 대대 규모와 맞먹는다. 현재 전쟁 역사를 통틀어, 레이저 같은 정확도로 많은 표적을 제거한 저격수들의 이야기는 이전부터 전해졌다.바흐무트의 유령들 역시 무시무시한 평판을 만들고 있다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이 부대는 지난 7월 말에도 한 차례 언론에 소개됐다. 당시 영국 BBC 방송은 해당 부대의 주둔지를 직접 방문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인사이더가 우크라이나 상급 부대인 대통령 직속 여단의 소개로 접촉한 인물인 유령은 “우리는 가장 치열한 전장에 던져졌다. 공세나 반격 계획이 있을 때 우리 임무는 가장 먼저 들어가서 지역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임무는 보통 몇 명이 한 팀이 돼 경잡갑 험비 장갑차를 타고 이동한 뒤 다시 걸어서 표적에 저격총 사용이 가능한 거리까지 은밀하게 접근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저격은 총의 조준경을 통해 전자적으로 기록되는 데, 팀은 전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고위 장교부터 저격하고 주변 병사들을 차례로 제거한다. 그리고 표적들이 쓰러진 뒤 최소 3시간에서 최대 5시간까지도 해당 지역을 계속 관찰해 사살 여부를 확인한다. 유령은 자신의 부대가 부여받은 모든 임무가 기억에 남을 만큼 위험하지만, 가장 어려운 표적은 적의 저격수일 때라고 밝혔다. 그는 “그야말로 사냥꾼을 사냥하는 것이 임무”라며 “보통 70m 떨어진 표적을 공격하는 데 마지막으로 사살한 저격수는 2.5㎞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거리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 높이(828m)의 3배가 넘는 것인데, 역사상 가장 먼거리에서 저격수를 사살한 기록으로 꼽힐 것이다.이 부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무기는 미국제 바렛 M107A1 대물 저격소총이고, 그다음이 바렛 MRAD 다목적형 저격소총이다. 이밖에도 우크라이나제 UAR-10 반자동 저격소총과 스나이펙스 앨리게이터 대물 저격소총이 작전 상황에 따라 사용된다. 유령은 자신의 부대에 몇 명이 있다고 밝히지 않았지만, 약 20명의 저격수로 이뤄져 있다고 BBC 방송은 전한 바 있다. 이 부대는 지난 2월 바흐무트 전선에 투입되기 전까지 10개월간 집중 훈련을 거쳤고 그후 지금까지 그곳에 머물고 있다. 이 부대에서 저격술은 필수적인 기술이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고 유령은 말한다. 그는 훈련의 10%는 저격 법을 배우는 데 중점을 두고 나머지 90%는 생존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잘 쏠 수 있지만 만일 살아남지 못한다면 가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대는 이밖에도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믿음을 확고히 갖는 것을 가장 중요한 자질로 본다고 그는 말했다. 유령은 자신의 부대가 지금까지 치열한 전장에서 힘든 작전을 수행해왔는데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부대원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와 다른 저격수 한 명 만이 전투 중 부상을 입었는데 임무 중 근처에서 지뢰가 폭발해 부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얼마 동안 병원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들의 생존 비결은 팀이 자급자족하고 끈끈하게 결속돼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는 또 “우리에게는 자체 운전병과 정비병도 있다. 모든 임무는 우리 스스로 해내고 있다”며 “외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여전히 생존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길고 피비린내 나는 전장으로 꼽히는 바흐무트 주변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바흐무트는 지난 5월 러시아 측에 점령당했는데 당시 전투 승리를 이끌고 철수한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최근 전장에 돌아왔다는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 용병 기업은 얼마 전 수장이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잃었다.
  • 조광희·장상원 2위… 한국 카누 첫 메달 수확

    조광희·장상원 2위… 한국 카누 첫 메달 수확

    한국 카누의 간판 조광희(울산광역시청)가 장상원(인천광역시청)과 함께 값진 은메달을 합작했다. 조광희-장상원 조는 2일 중국 항저우 푸양수상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2인승 500m에서 1분37초690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1위 중국 부팅카이-왕충캉 조와는 1초042 차이다. 두 사람은 250m 지점을 1위로 통과했지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 은메달로 한국 카누는 대회 첫 메달을 획득했다. 조광희는 “정말 많이 준비했는데 아쉽다. 이쪽 지역에서 적응 훈련을 더 많이 진행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늦게 도착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카약 1인승 200m에서 연이어 우승했던 조광희는 이번에 해당 종목이 사라진 데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조광희는 “이번 아시안게임까지는 카약 1인승 200m 종목이 포함됐는데 중국 측에서 변경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어차피 올림픽에서도 적응해야 해서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면서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카누 2인승 500m에서 김이열-황선홍(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조는 1분53초412로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이열은 앞서 남자 카누 1인승 1000m 결승에도 출전했지만 9팀 중 9위(5분12초471)에 랭크됐다. 박주현(충북도청)이 같은 종목 최종 8위(4분2초955)에 올랐고 여자 카약 2인승 500m에서는 최란-이하린(이상 부여군청) 조가 최종 6위를 차지했다. 조광희와 장상원은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남자 카약 4인승 500m 결승에도 출전한다. 조현희(울산광역시청), 정주환(국민체육진흥공단)과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노린다. 카누는 크게 스프린트와 슬라럼으로 나뉜다. 스프린트는 잔잔한 물에서, 슬라럼은 유속 2m/s 이상의 급류에서 바위 등 장애물이 있는 코스에서 하는 게 다르다. 스프린트는 배의 종류에 따라 카약과 카누로 나뉜다. 덮개가 있는 배에서 양날 노를 사용하는 것이 카약, 덮개가 없고 외날 노를 사용하는 게 카누다.
  • 출퇴근길 스마트폰 사용·독서 가치는...“대중 교통 여건 개선 해야”

    출퇴근길 스마트폰 사용·독서 가치는...“대중 교통 여건 개선 해야”

    가정에서 일터를 오가는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을 읽는 활동에 가격을 매긴다면 얼마일까. 지불의사 설문조사를 통해 출퇴근길 대중교통이나 승용차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의 가격을 물은 결과 오락거리를 즐기거나 생산적인 활동에 대해 한 달 기준 약 4000원에서 9000원까지도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정책에서 ‘통행의 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연구원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서울시민 통행 시간 사용 리포트-‘통행 중 활동’ 금전적 가치 추정’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한 달 간 하루 1시간씩 버스로 출퇴근하는 경우 통행 중 활동에 대해 약 5475원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의 경우엔 7963원,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엔 9278원으로 조사됐다. 1시간씩 왕복 출퇴근으로 따지면 버스, 지하철, 승용차에 각각 1만 1000원, 1만 6000원, 1만 8000원이다. 설문조사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지불 의사를 묻는 ‘조건부 가치 측정법’을 활용했다.연구는 출퇴근 통행 시간이 이동을 위한 시간 낭비라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가 갖춰진 현재엔 통행 중 활동이 가치가 있다는 데에서 출발했다. 보고서는 “서울시민에게는 통행 중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적이어도 쾌적하게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승용차에서의 활동 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되는 경향”이라며 “또 버스보다는 집중하고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지하철에서 통행 중 활동의 가치가 높게 추정된다”고 했다. 활동 유형별로는 승용차에서는 강의 보기에 대한 지불 가능 금액이 1만 1573원으로 가장 높았고 지하철에선 지도·내비게이션 보기가 2만 5147원으로 조사됐다. 버스에선 강의 보기가 8804원으로 가장 지불 의사가 높은 항목으로 꼽혔다. 다만 평균적으로는 오락 활동의 가치가 생산 활동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승용차를 선호하는 추세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지만 대중교통 정책에서 승용차와 비견되는 활동의 질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통행 중 활동 가치의 측면에서 승용차의 경쟁력은 분명하고 서울 시민들의 승용차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지하철을 장려할 때 통행 중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지하철이 친환경적 교통수단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통행 중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해 서울시가 인터넷 와이파이 환경 개선 등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서울시 대중교통 정책은)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지하철의 우위를 살려, 통행 중 활동 가치가 승용차 운전자가 부여하는 통행 중 활동의 가치보다 크거나 같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 지난해 ‘원인불명’으로 4만 4000명 죽었다… 25년 만에 최다

    지난해 ‘원인불명’으로 4만 4000명 죽었다… 25년 만에 최다

    원인불명 사망자 전년 대비 16% 증가2020년 이후 3년 연속 10% 이상 급증급사 986명, 11%↑… “고령화 영향” 코로나 여파… 재난심리상담 67% 껑충 지난해 숨진 원인을 알 수 없는 ‘원인불명’ 사망자 수가 4만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5년 만에 최다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망자보다도 훨씬 많았다. 200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했던 원인불명 사망자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지만 고령화 외엔 명확한 결론이 아직 없는 상태다. ●원인불명 사망, 코로나死 3.1만명 넘어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원인불명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6205명(16.4%) 늘어난 4만 4038명으로 집계됐다. 1997년 4만 4100명을 기록한 뒤로 2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원인불명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사망자 수(3만 1280명), 수년째 사망원인 2위인 심장질환 사망자 수(3만 3715명)보다도 많았다. 원인불명 사망은 세계보건기구(WTO) 사인분류 지침에 따라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 징후와 임상 및 검사의 이상 소견’ 항목으로 분류된다. 이 항목은 식별분류 코드로 알파벳 ‘R’이 부여되는데 이런 이유로 흔히 ‘R코드’ 사망으로도 불린다.1990년대 4만명을 웃돌던 원인불명 사망은 200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4년 2만 3800명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20년부터는 3년 연속 10%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다시 4만명을 넘어섰다. 대표적인 원인불명 사망 유형으로는 고령화에 따른 ‘노쇠’가 꼽힌다. 지난해 노쇠에 따른 사망자는 2만 1485명으로 전체 원인불명 사망의 절반에 달했다. 전년보다 3832명(21.7%) 늘어난 결과다. ●‘원인 미상 급사’ 986명…영아 39명 ‘원인 미상의 급사’는 전년보다 96명(10.8%) 늘어난 986명이었다. 급사 증후군으로 사망한 영아는 39명이었다. 나머지 2만 1528명은 R코드 사망 중 급사·노쇠에도 해당하지 않아 원인을 추정할 수 없는 ‘나머지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징후’ 사망으로 집계됐다. 노쇠·급사 외 원인불명 사망은 1992년(2만 8162명) 이후 30년 만에 다시 2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원인불명 사망은 사망자가 늘어나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최근 증가세는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코로나 등 감염병 상담 급증에 작년 재난심리상담건수 70% 증가 한편 지난해 코로나19 등 감염병 관련 상담이 급증하면서 재난심리상담 건수가 전년보다 7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이날 2022년 상담이 1만 7268건으로 2021년(1만 313건)보다 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재난심리상담은 2007년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이래 꾸준히 늘었다. 특히 최근 10년간 상담 건수는 연 수천건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1만 1314건)부터 1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담 내용을 분야별로 보면 코로나19 등 감염병 관련 상담이 1만 710건으로 전체 상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감염병 관련 상담은 2021년 전체 상담 건수보다 많았다. 코로나 상황이 3년째에 접어드는 등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이 많이 지치고, 이 때문에 심리회복지원센터 상담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행안부의 분석이다. 이어 풍수해 상담이 1084건, 화재가 1018건, 산불 918건, 혹서·혹한기 874건, 교통사고 398건, 기타 사회재난 2236건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일어난 이태원 사고 관련 상담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고 ‘기타 사회재난’으로 분류됐다. 지난해는 19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상담 건수가 6052건으로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상담은 3331건이었다.
  • 기립박수 훈카만 아냐…캐나다에 나치 부역자 조형물, 왜 이럴까

    기립박수 훈카만 아냐…캐나다에 나치 부역자 조형물, 왜 이럴까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사람들이 묻히는 묘지가 있다. 이곳에는 갈리시아 사단의 문장이 눈길을 붙든다. 얼마 전 캐나다 하원에 초청돼 전쟁영웅이란 칭송을 들었지만 나치 부역자란 사실이 드러나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킨 야로슬라프 훈카(98)가 속한 부대였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묘지가 조성돼 있다. 이 도시에는 로만 슈케비치의 흉상이 들어서 있는데 그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지도자였으며 나치 부역자였다. 그는 갈리시아 사단 소속이 아니었지만 그의 부하들은 유대인과 폴란드인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있다. 이들 조형물들은 1970년대와 80년대 조성됐지만 최근 몇년 사이 이들의 과거가 알려지면서 많이 훼손됐다. 붉은 글씨로 “나치”라고 낙서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국 BBC는 28일(현지시간) 이런 분란이 불거질 만큼 캐나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우크라이나 공동체의 실체를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이 모든 일의 배경에 제정 러시아와 그 뒤를 이은 소련의 핍박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슬픈 역사가 자리하고 있음을 살펴봤다. 캐나다는 유럽을 제외하면 우크라이나계 이민이 가장 많이 정착해 사는 나라다. 트뤼도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오타와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하고 하원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사당 연설을 주선한 것도 캐나다에서 무시하지 못할 정치 세력으로 부상한 우크라이나계 공동체를 의식한 결과란 해석이다. 갈리시아 사단은 독일의 패망과 2차대전 종전 이후 전범 조직으로 단정됐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유죄가 확정돼 처벌을 받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되레 이들은 연합국에 항복하고 무장해제 절차를 밟은 후 캐나다로 이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캐나다 내 유대인 단체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조치는 강행됐다. 오늘날 캐나다에 거대한 우크라이나계 공동체가 생겨난 출발점이었다.이렇게 캐나다에 정착한 우크라이나계 이민들은 2차대전 당시 갈리시아 사단의 역할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나치 부역자가 아니고 우크라이나를 소련에서 독립시키기 위해 싸운 투사였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앤서니 로타 캐나다 하원의장이 훈카를 전쟁 영웅이라고 부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그는 “훈카가 나치와 관련된 인물인 것은 몰랐다”고 사과한 뒤 사임했으나, 갈리시아 사단 관련자들을 대하는 캐나다의 태도가 어떤 나라보다 관대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2차 대전 중인 1941년 6월 나치가 소련을 전격 침공했다. 당시만 해도 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 땅에 독일군이 나타나자 상당수 주민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독일군이 소련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제정 러시아의 통치를 받았다. 1917년 공산주의 혁명으로 제정이 무너지고 소련이 등장하자 우크라이나는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곧 소련군에 제압됐다. 1932년 우크라이나에 대기근이 발생해 우크라이나인 500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의지는 더 강렬해질 수 밖에 없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해방자로 온 것이 아니었다. 철저한 인종주의자인 히틀러가 보기에 우크라이나인을 비롯한 슬라브족은 유대인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열등한 민족이었다.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독일군은 가혹하게 억압하며 소련과의 전쟁을 계속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상당수는 소련군 지휘 아래 독일과 싸웠다. 그들은 어쨌든 ‘파시즘의 침략에 맞서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와 함께했다. 반면 일부 우크라이나인은 ‘소련이 독일에 져야 독립의 기회가 온다’는 믿음을 가졌다. 독일군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자원 입대한 우크라이나인들로 나치 친위대(SS) 소속 와펜 제14사단을 편성했다. 갈리시아 사단이란 별칭으로 널리 알려진 이 부대는 우크라이나 내 유대인은 물론 폴란드인도 학살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캐나다 앨버타 대학의 데이비드 마플스 교수(동유럽사)는 BBC에 “나치 독일과 손잡고 싸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독일이 소련의 통치로부터 자유로운 독립국가 지위를 우크라이나에 부여할 것이라고 믿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들이 나치와 일정 부분 통하는 점이 있었다고도 했다. 마플스 교수는 “1930년대만 해도 영국을 포함한 대다수 유럽 국가에서 극우 이념이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러시아가 이를 전쟁과 침략을 정당화하는 선전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캐나다 내 우크라이나 공동체는 훈카 소동도 뒤에서 러시아가 획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러시아는 ‘나치가 지배하는 우크라이나의 탈(脫)나치화’를 명분으로 들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나치와 연관짓는 러시아의 주장은 크게 잘못된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플스 교수는 “우크라이나에 극우 극단주의자들이 존재하는 건 분명하지만 적어도 선출직 공무원들은 극우 세력과 무관하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나치’라는 식으로 선전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과장이자 지나친 단순화”라고 지적했다. 아무튼 이번 소동은 캐나다 내 우크라이나 공동체의 실체를 어떻게 규정할지, 그들을 어떻게 대우할지재정립할 필요를 낳고 있다. 우크라이나 이주민들의 의견도 많이 엇갈린다고 했다. 사유지에 이런 조형물 세우는데 무슨 문제냐는 시각도 있고, 그런 짓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캐나다 유대인 단체들은 우크라이나 공동체의 새로운 좌표를 정립하고 그들의 역사를 제대로 연구해 실체를 파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생숙 갈등 1년 봉합…근본 해결 없어 내년 대란 우려

    생숙 갈등 1년 봉합…근본 해결 없어 내년 대란 우려

    주거용으로 전환하지 않은 생활형숙박시설(생숙)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가 내년 말까지 유예되면서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그러나 생숙 소유자들은 실거주를 생각하고 마련한 내 집이 어느새 숙박업소로 전락했다며 불만이 여전하다. 정부는 생숙의 주거용 변경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면서 자연스럽게 숙박업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생숙에 대한 근본 해결은 이번 대책에 없어 결국 ‘생숙 대란(大亂)’이 내년으로 미뤄졌을 뿐 여전히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숙박업 신고 계도기간을 내년 말까지 부여하고 이행강제금 처분을 유예해 생숙의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애초 유예기간은 다음 달 14일까지였지만 1년 정도 시행이 늦춰졌다. 생숙은 주방시설 등 취사가 가능한 호텔형 숙박시설로 외국관광객 등 장기체류숙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매년 2000~4000실 규모로 사용승인이 이뤄지던 생숙은 2017년 부동산가격 상승기에 맞춰 공급이 늘었고, 집값이 급등하던 2021년 1만 8799실로 정점을 찍었다. 그 이유는 생숙이 주택에 비해 규제가 적어 대체제로 인기를 끌어서다. 생숙은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세 등 부동산 세금이 적용되지 않고, 청약통장 없이 분양이 가능하며 당첨 즉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또 주차·안전기준이 미비하고 학교용지분담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이에 당시 시행사·분양업자들은 생숙을 ‘무풍지대’로 홍보했다.생숙이 편법으로 활용되자 정부는 2021년 주거로 사용하려면 오피스텔과 주택 등으로 용도 전환을 강제하고, 이를 어기면 공시가의 10%를 매년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건축법상 주택 용도와 숙박시설 용도는 구분돼 있고, 생숙을 숙박업 외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안 된다는 게 이행강제금 부과의 근거였다. 현재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아 매년 과징금 폭탄이 예고된 생숙은 4만 9000호다. 정부가 숙박업 신고 의무를 명시한 2021년 12월 이전에 사용승인을 받은 기존 생숙 9만 6000호 중에 4만 7000호는 숙박업 신고가 끝났다. 2021년 12월 이후 사용승인된 신규 생숙 9만호는 숙박업 신고 동의서를 의무로 받아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아니다. 국토부는 숙박업 신고에 걸리는 시간, 실거주 임차인의 잔여 임대 기간 등을 고려해 이행강제금 부과를 일단 내년 말까지로 미뤘다. 단 ‘생숙은 숙박시설’이란 원칙을 고수하며 주거용 인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생숙 소유자들이 요구하던 준주택 인정, 용도변경 기준 완화, 소급 적용 배제 등의 대안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생숙 소유자들은 “껍데기뿐인 대책”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특히 이들 주장의 핵심은 생숙을 허가할 때는 주거시설로 인정해놓고 뒤늦게 숙박시설로 전환하라고 강제한다며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에 내 집 마련의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2015~2016년 국토부 정책자료를 제시한다. 당시 국토부는 생숙의 모태인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청소·식사 등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거시설이라고 표현했다. 또 청년층이 선호하는 주거시설로 오피스텔과 레지던스 등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엔 생숙을 주거시설이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처음부터 숙박시설이었다고 말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배성환 여수웅천 골드클래스더마리나 생활형숙박시설협의회 대표는 “이번 대책은 이행강제금 유예 외에는 아무런 내용도 없다”면서 “모든 책임을 계약자에게만 떠넘기는 모순”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 생숙 중에 프런트데스크, 로비 등 숙박업 운영에 필요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는데도 허가해줬으면서 갑자기 숙박시설에 맞춰 숙박업 신고를 하라고 강제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준공된 생숙을 오피스텔로 전환하려면 주차장 면수를 늘리거나 복도 폭을 넓혀야 하는 등 용도 변경 기준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와 달리 국토부는 생숙이 2013년 건축법에 편입될 때부터 숙박시설이었으며, 거주자의 안전, 숙박업으로 정상 사용 중인 준법소유자와의 형평성, 주거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준주택 편입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 문제상 기준의 추가 완화는 불가하며 기존에 지어진 생숙에만 주거용 특혜를 부여할 수 없어 소급 적용이 불가피하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결국 생숙 소유자들의 남은 선택지는 숙박업 신고를 하거나 이행강제금을 내는 두 갈래길 밖에 없다.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시 건축기준 완화를 적용하던 특례마저 다음 달 14일 사라지며 오피스텔 전환은 더 어려워졌고, 매각하는 경우의 수도 있지만 이행강제금 부과를 앞두고 불법으로 낙인찍혀 매수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일각에선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은 생숙 소유자들이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는 내년 말에 다시 반발에 나서며 생숙 대란이 터질 것으로 전망한다. 유예기간 종료와 함께 예고됐던 생숙 대란이 정부의 연장 조치와 함께 잠시 봉합됐을 뿐 1년 후에 다시 불거질 것이란 우려다. 반면 국토부는 아직 숙박업을 신고하지 않은 기존 생숙의 30% 이상은 투자목적인 것으로 추정하며, 이들이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 말 안에 숙박업 신고를 할 것으로 관측한다. 현재는 주거용 전환에 기대를 갖고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고 있지만, 주거용 전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만큼 숙박업 신고를 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생숙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숙이란 건축물의 유형을 도입한 애초 정책목표가 실현됐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면서 “생숙 제도가 잘못됐다면 고치든지, 폐지하든지 하는 근본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우산 혁명’ 9주년… 다시 보는 2019 홍콩 민주화 운동 [포토多이슈]

    ‘우산 혁명’ 9주년… 다시 보는 2019 홍콩 민주화 운동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우산 혁명’이 어제로 9주년을 맞이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을 알기 위해서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중국은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돌려받을 당시 ‘일국양제(한 국가 두체체)’ 원칙을 약속했다. 홍콩은 이미 오랫동안 영국 통치 하에 집회의 자유, 언론의 자유, 민주적 선거 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반환 협정에는 향후 50년간 고도의 자치권과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홍콩과 중국 본토는 2001년 거주권 부여 논란(홍콩에서 태어난 중국 본토인의 자녀에게 홍콩 거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 2005년 본토의 ‘반분열국가법’ 제정 시도 등으로 갈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14년 8월 중국 정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관여하기 시작했고, 홍콩 시민들은 ‘홍콩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시위 도중 홍콩 경찰의 최루탄 진압에 맞서 우산을 방패 도구로 삼으면서 우산이 저항의 상징이 되었고, 여기서 ‘우산 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17세 조슈아 웡은 타임지에 ‘2014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홍콩 내에선 반중 정서가 더욱 짙어졌다. 2019년 6월 홍콩인들은 홍콩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인도하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며 다시 거리에 나왔다.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중국 공산당의 강압적인 통제 정책의 일환으로 받아들였다. 점점 격화된 시위는 화염병, 최루탄, 물 대포 등으로 점철됐다. 2019년 11월 8일 시위 현장 부근 주차장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쳤던 대학생이 숨을 거두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경찰과 시위대의 대립 속에 추락했다. 11일에는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총에 가슴을 맞고 중태에 빠졌다. 몇달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시위는 차츰 동력을 잃어버렸고 중국 정부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며 모든 시위 행위를 금지했다. 이후 홍콩 경찰은 민주활동가 및 주요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시작했고, 몇몇 인사는 해외 망명을 선택했다. 경찰은 올해 7월 해외체류 민주활동가 8명에 거액 현상금을 걸며 대대적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아래는 지난 2019년 9월 28일 홍콩 현지에서 직접 취재한 사진들이다.
  • 포도로만 알았는데 ‘블랙사파이어’, ‘바이올렛킹’···낯선 과일 이름, 누가 어떻게 지었을까

    포도로만 알았는데 ‘블랙사파이어’, ‘바이올렛킹’···낯선 과일 이름, 누가 어떻게 지었을까

    ‘샤인머스켓’, ‘블랙사파이어포도’, ‘바이올렛킹’…. 탕후루를 즐겨먹는 대학생 김모(24)씨는 문득 처음 들어보는 품종명에 궁금증이 생겼다고 했다. 김씨는 28일 “포도면 포도, 청포도면 청포도라고만 알고 있을뿐 ‘블랙사파이어’라는 이름이 생소해 처음엔 알아듣지 못했다”며 “같은 딸기라도 ‘킹스베리’, ‘설향’ 등 이름에 따라 가격이 1.5배는 뛰는데 어떤 기준으로 이름을 붙이는지 몰라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근 탕후루 열풍에 낯선 이름의 프리미엄 과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추석 과일선물 세트에도 ‘홍로’나 ‘시나노 골드’ 등의 이름이 붙는 등 같은 과일 안에서 차별화된 품종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처음 들어보는 과일 품종에 고개를 갸웃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누가,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과일에 이름을 붙이는 건지 관련 법부터 들여다보자. 1998년 27개 품종으로 시작된 ‘품종보호권’ 과일 등 식물의 품종명을 정하도록 한 현행 품종보호제도는 식물신품종 보호법(식물신품종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식물신품종법은 새로운 품종의 식물을 육성하는 사람의 지식재산권을 법적으로 보장해주는 제도로, 신품종을 등록한 육성자는 해당 품종을 사고 팔 때의 독점권인 ‘품종보호권’을 가지게 된다. 품종보호권을 가진 육성자는 보호품종의 종자를 재배하는 것뿐 아니라 양도, 대여, 수출을 할 때의 권리 역시 독점할 수 있다. 품종보호권은 신품종으로 등록된 날로부터 20년, 과수는 25년까지 유지되고, 이 기간이 지나면 누구라도 해당 품종을 자유롭게 사고 파는 행위가 가능해진다. 국내에서는 1998년 당시 종자산업법을 근거로 27개의 식물에 대한 품종보호권을 보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에 가입하며 신품종에 대한 인식을 넓혀 2012년부턴 모든 식물 품종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의 국립종자원에서 품종보호 출원과 등록 절차를 맡아 심사를 통해 품종보호권을 부여한다. 신품종으로 인정으로 받아 품종보호권을 얻기 위해서는 크게 5가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해당 품종이 국내에서 1년, 외국에서 4년(과수의 경우 6년) 이상 유통된 적 없이 새로워야 하는 ‘신규성’, 일반인에게 알려져 있던 다른 품종과 한 가지 이상의 특성이 명확하게 구별돼야 하는 ‘구별성’, 번식 과정에서 예상되는 변이가 발생해도 특성이 충분히 균일해야 하는 ‘균일성’, 반복적으로 증식시켜도 본질적인 특성은 변하지 않아야 하는 ‘안정성’ 등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품종과 구분할 수 있도록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고유한 이름을 가져야 하는 ‘품종 명칭’이 그 기준이다. 즉 새로운 품종에 대한 품종보호권을 등록하려는 사람이 직접 ‘1품종 1명칭’ 원칙에 따라 새로운 품종명을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명칭 심사 통과하려면 사회규범도 고려해야 품종 명칭을 정할 때에는 일정한 기준을 맞춰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명칭이 숫자로만 구성돼있거나 기호가 포함되면 안 되고, 다른 품종의 명칭과 같거나 유사해 오인하거나 혼동할 우려가 있어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 딸기 품종에 ‘사과딸기’, ‘포도딸기’ 등 다른 품종과 관련된 명칭을 붙이면 안 된다는 뜻이다. 품종의 원산지를 헷갈리게 할 수 있는 명칭이나 지리적 표시를 포함한 명칭도 금지된다. 도청이나 시청 등 지자체에서 품종등록권을 등록하는 경우에도 지역 명칭이 들어가지 않는 이유다. ‘나주 배’와 같은 경우도 품종이 명칭이 아니라 생산지로 유명한 특정 지역이 같이 불리는 것뿐이다. 명칭을 지을 땐 사회적인 규범도 지켜야 한다. 품종의 명칭이나 그 의미가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이나 풍속, 공공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면 심사에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국가나 인종, 민족, 성별, 장애인, 공공단체, 종교 또는 사망한 고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할 수 있는 명칭도 금지된다. 고인의 경우에는 가족이나 친척, 동료 등 고인과의 관계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명칭도 불가능하다. 생존해있는 사람이라도 유명인의 이름이나 약칭이 포함되어서는 안되지만 해당 유명인이 승낙을 한 경우에는 허용된다. 명칭 심사를 포함해 서류 심사와 재배 심사, 종합 심사까지 무사히 통과했다면 국립종자원은 ‘품종보호 등록 결정’을 내리고, 육성자는 품종보호권을 가지게 된다. 국립종자원은 홈페이지에서 이 절차를 무사히 통과한 국내 보호품종의 명칭과 특징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 7월 품종보호가 결정된 ‘달님’(감), 맵고 성숙기가 늦은 ‘매운짱’(고추), 노란색의 ‘황금알’(사과) 등도 포함돼있다.
  • “엄마, 저 암이라는데…살아계세요?” 생모 찾는 입양한인

    “엄마, 저 암이라는데…살아계세요?” 생모 찾는 입양한인

    “엄마를 만나면 꽉 안아주고 싶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알고 싶은데. 이것조차 욕심이라면 살아 계시는지 그것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노르웨이 입양 한인 김 토마스 리셍(46·한국명 김민수)3년째 위암 투병 중인 노르웨이 입양 한인 김 토마스 리셍(46·한국명 김민수)씨가 생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김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화상통화에서 “삶이 곧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평생 모르고 살았던 내 삶의 시작점이 그렇게 간절해지더라”고 밝혔다. 1981년 4월 24일 오후 5시쯤 대전역 대합실서 발견“항암 치료하며 더욱 절절해진 그리움…가족 찾고 싶어” 1981년 4월 24일 오후 5시쯤. 대전역 대합실 안에서 울고 있는 김씨를 누군가 대전 피얼스영아원(현재 늘사랑아동센터)에 맡겼다. 발견 당시 그의 옷가지 등에서 정확한 인적 사항이 적힌 쪽지나 편지는 따로 없었다. 아동신상카드 기록상 그의 생년월일은 1977년 4월 25일이지만, 확실치는 않다. 영아원 관계자 등이 4∼5살로 보이는 남자아이라 입소 날짜에 맞춰 생년월일을 정하고 김민수라는 이름을 붙였을 가능성이 크다. 얼마 후 노르웨이로 입양, 남부 도시 퇸스베르그와 플레케피오르에서 성장한 그는 트롬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금융기관 취업을 거쳐 현재는 회계사로 일하고 있다. 2011년 페루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 후 오슬로에 정착했고 8살 아들이 있다. 행복한 가정을 꾸렸지만 그는 학창 시절이 녹록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금발과 푸른 눈의 백인들 틈바구니에서 차별과 괴롭힘의 대상이었던 그에게 ‘아시아 입양인’이라는 꼬리표는 언제나 숨기기 급급한 흉터였다.김씨는 “두살 아래 남동생도 한인 입양인인데 우린 항상 학교에서 ‘황인’(Yellow), ‘원숭이’, ‘중국인’이라는 놀림을 받았다. 나는 축구에 소질을 보이면서 처음으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고 그때부턴 내가 누군지 고민하기보다는 계속 축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에만 몰두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양부모도 김씨 출생의 비밀과 한국을 살갑게 설명한 적이 없다. 그저 ‘네 친부모는 널 버렸어’라고 했다. 그렇게 묻어뒀던 입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성인이 되고부터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일으켰다. 특히 본인과 똑 닮은 아들이 커나가는 모습을 보며 가족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것 또한 가슴 한쪽에 멍에로 남았다. 더 늦기 전에 친부모를 찾아야 한다고 마음 먹었지만, 2021년 6월 불현듯 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뿌리 찾기’를 포기하지 않았다.그는 항암치료와 동시에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모으는 중이다. 노르웨이 현지에서 유전자 검사를 앞둔 그는 오슬로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통해 DNA 샘플을 경찰청 실종아동 데이터에 등록하고 내년에는 직접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친부모를 찾고 나서야 부모가 본인을 버린 게 아니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다른 입양인들의 사연은 그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양부모님은 내가 ‘1979년생이고 서울역에서 버려졌다’고 말했지만, 직접 조사해보니 나는 1977년생에 대전역에서 발견됐다”며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어쩌면 친부모님이 날 버린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부모님이 절 버린 게 사실이라고 해도 원망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부모님은 어떻게 살았는지, 저는 어떤 아이였는지, 형제자매는 있는지, 궁금한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고 항암치료와 가족 찾기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한 그는 작은 단서도 소중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씨는 “제가 대전역에서 발견될 당시 제 옆에 보따리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보따리도 저와 함께 노르웨이로 왔다는 기록은 찾을 수가 없었다”며 “42년 전 보따리의 행방을 쫓는 게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 가서 찾아보려고 한다. 암 치료도 가족 찾기도 모두 기적이 벌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 [법안톺아보기] 구하라법, 국회 문턱 못 넘는 이유는?

    [법안톺아보기] 구하라법, 국회 문턱 못 넘는 이유는?

    법안 톺아보기]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이 발생하면 관련 입법도 탄력을 받는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교권보호법’이 통과되고, 영유아 살해 사건이 이슈로 떠오르자 ‘출생통보제’가 도입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음에도 아직 통과가 요원한 법안이 있다. 바로 2020년 발의된 이후 3년째 제자리걸음인 ‘구하라법’이다. 구하라법은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가 세상을 떠난 자식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한 법이다. 2019년 가수 구하라씨 친모 사건이 알려지면서 법안이 만들어졌다. 현행 민법 1004조에 따르면 살인, 살인미수, 유언 방해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직계존속 등 법정상속인의 상속이 가능하다. 이 법은 2005년 개정된 이후 20년 가까이 현행 그대로 유지돼왔다. 법이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2010년 천안함 군인 친모 사건, 2014년 세월호 희생자의 친부 사건 등 유사한 사례들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의원 중 한 명이다. 서 의원은 ▲구하라법(민법) ▲공무원 구하라법(공무원연금법, 공무원재해보상법) ▲군인 구하라법(군인연금법, 군인재해보상법) ▲선원 구하라법(선원법, 어선재해보험법) 등 총 4종류의 구하라법을 발의했다. 이 중 공무원 구하라법은 지난 2020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 중이다. 이는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유족에게 공무원 사망자의 급여(연금, 유족위로금) 지급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법 개정에 따라 실제 급여 제한이 적용된 사례도 2건 있었다. 서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양육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순직 공무원 유족에게는 급여가 전혀 지급되지 않거나 15%만 지급됐다. 2020년 발의된 군인 구하라법도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방위원회와 법사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만 앞두고 있다. 2023년 발의된 선원 구하라법은 소관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민법을 개정하는 원조 구하라법 두 건은 각각 2020년, 2021년 발의됐음에도 지난달 법사위 소위 논의만 한 차례 있었다.구하라법의 논의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는 ‘상속인 결격사유 추가’ 방식과 ‘상속권 상실선고 도입’ 방식이 맞붙고 있기 때문이다. 상속인 결격사유 추가 방식은 쉽게 말해서 상속인이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는 등 ‘결격사유’가 있다면 상속 자격이 자연스럽게 박탈되는 것이다. 상속권 상실선고 방식은 상속권 박탈 여부를 가정법원에서 다투는 것이다. 법원이 상속 자격이 없는 이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상속이 법률상 ‘당연무효’가 되는 결격제도 방식과 차이가 있다. 서 의원을 비롯해 윤재갑·민홍철(민주당), 이태규·이명수(국민의힘) 의원의 법안은 전자의 방식을 주장한다. 법무부를 비롯해 정점식(국민의힘), 박재호·신영대(민주당), 양정숙(무소속) 의원 안은 후자를 다룬다. 서 의원은 “법무부안의 요지는 죽기 전 나를 양육하지 않은 부모를 상대로 미리 소송을 걸어서 상속권 상실 재판을 청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만 서 의원은 상속 결격 여부를 법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가로 발의해 기존 논리를 보완했다. 반면 법무부는 “불분명한 부양의무 위반은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당연무효로 하는 것보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명확하다”는 입장이다.상속 결격사유를 어디까지로 볼 건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서 의원의 안은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 한 자’로 범위를 넓게 잡았다. 그러나 이태규 의원안은 ‘피상속인에 대한 아동학대범죄로 3년 이상 실형을 받은 자’, ‘친권 상실 선고를 받아 실권이 회복되지 않은 자’로 대상을 한정했다. 이명수 의원안은 ‘중대한 범죄, 학대,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자’로 규정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상속 결격제도를 운영 중이다. 법무부가 참고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은 법원의 판단을 기초로 하는 ‘상속인 폐제(廢除)’를 시행 중이다. 다만 프랑스에서는 법원 청구에 의한 상속 배제도 가능하다.
  • 담배 피운 정황 있으면 소지품 검사 가능…반성문 대신 ‘성찰문’으로 훈계

    담배 피운 정황 있으면 소지품 검사 가능…반성문 대신 ‘성찰문’으로 훈계

    이달부터 학교에서는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 기준을 담은 ‘학생생활지도 고시’가 시행 중이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을 계기로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교육부가 현장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 고시로는 정당한 생활지도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해설서도 제작됐다. 해설서에는 교사의 지시·제지·분리·훈계의 구체적인 생활지도 방법이 담겼다. 해설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기준과 지도 방법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고시에 근거한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처벌받지 않는다. Q. 수업 중 녹음은 불가능한가 A. 학부모를 포함한 제3자가 교사 동의 없이 녹음기나 스마트폰 앱으로 수업 내용을 녹음하거나 실시간으로 듣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교육활동 침해로 고발될 수 있다. 학생이 복습 같은 교육적 목적으로 녹음하는 경우는 당사자 간 녹음으로 위법이 아니다. 다만 녹음하려면 수업 전 교사에게 신청하고 허락받아야 한다. Q. 교사의 물리적 제지는 언제 가능한가 A. 학생이 법령과 학칙에 따른 금지된 행동을 할 때,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 가능하다. 자해, 학교폭력, 안전사고, 교육활동 침해, 특수교육대상자의 문제행동 등 긴급한 상황에서 인명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에게 길을 가로막는 소극적 수준의 행위와 학생의 신체 일부를 붙잡는 적극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 Q. 소지품 검사·분리보관이 가능한 경우는 A. 기본적으로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물품을 갖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로 규정한다.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수업에 부적합한 물품을 사용하는 학생에게 2회 이상 주의를 줬음에도 계속 사용하면 분리 보관할 수 있다.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나온 뒤 흡연 정황이 신고됐다면 물품 조사가 가능하다. 학교폭력, 도박·오토바이 같은 비행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을 소지했다는 신고가 들어와도 검사할 수 있다.Q. 벌청소나 반성문 쓰기는 훈계에 포함되나 A. 징벌 목적의 벌청소는 정당한 훈계가 아니다. 다만 친구의 음료수를 바닥에 엎지르거나 벽에 낙서해 청소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훈계 조치로 청소 같은 과제를 부여할 수 있다. 훈계 사유와 관련된 성찰하는 글을 쓰도록 할 수도 있다. 강제로 잘못을 시인하게 하는 반성문과 달리 성찰하는 글쓰기는 자기 행동과 타인의 기분을 돌아보기 위한 시간과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 경기도, 청년 120명 우즈베크·베트남·캄보디아 교육봉사 추진

    경기도, 청년 120명 우즈베크·베트남·캄보디아 교육봉사 추진

    경기도는 도내 청년(19~34세)을 대상으로 해외 교육봉사를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대상 국가와 지역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베트남 호치민·응에안·하노이,캄보디아 캄폿·씨엡립 등이다. 외국대학 무료 연수, 해외기업 일자리 체험에 이어 3번째 청년 대상 해외 경험 프로그램이다. 오는 11월 청년 120명을 모집해 내년 1월 3개국에 해외봉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봉사단 명칭은 ‘기회 오다(ODA:공적개발원조)’다. 자기개발계획서 등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하며,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고졸 이하·자립준비청년 등을 우선 배려한다. 3개 국가의 주 정부 관내 초·중·고교 또는 교육시설에 파견돼 교육봉사를 실시하며 초등은 영어·한국문화,중등은 영어·예술·미술·보건,고등은 한국어·한국문화 등을 가르치게 된다. 도 관계자는 “해외봉사단은 청년들에게 더 많은 해외경험 기회를 부여할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봉사활동으로 자기 계발·계층 이동 등의 도전 의지와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는 지난 7~8월 미국 미시간대 등 5개 외국 대학에 청년 193명을 3~4주간 보내 어학수업과 진로 탐색을 하는 무료 연수 프로그램 ‘청년 사다리’를 진행했다.
  • “한미, 안보동맹서 경제동맹으로 확장되면서 평등해져”[한미동맹 70주년]

    “한미, 안보동맹서 경제동맹으로 확장되면서 평등해져”[한미동맹 70주년]

    한반도 전문가는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안보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 더욱 확장되고 평등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스콧 슈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과 미국 주도 아시아동맹 체제의 굳건함은 동북아에 평화와 안정의 시대가 도래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8월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이 한미동맹에 미친 영향에 대해 “미국 주도의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미국과 동맹국 간 견해 일치와 조율을 강조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런 (3국 간) 관계는 더욱 평등해지고 제도화되고 있으며, 이는 각 당사자가 더 긴밀하게 협력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기존 한미동맹이 군사 분야 위주의 이른바 ‘형·동생’ 같은 불균형적 관계에서 경제, 문화, 우주 등 다방면으로 확장되며 수평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한층 긴밀해진 가운데 3국 합동훈련 등도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슈나이더 연구원은 “한일 군사동맹의 발전을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캠프 데이비드 시대 이후 협력 발전 추이를 우선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북중러의 밀착 상황에서 한미가 이들을 압박할 방편에 대해서는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서방과) 제한된 공동 이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동맹의 경제·안보동맹 측면에서의 과제에 대해 슈나이더 연구원은 “한미 양국이 기본적으로 세계관을 같이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경제 및 안보 긴장을 풀어 나가야 한다”며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다른 많은 지역보다 한국 기업에 훨씬 더 친절한 곳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내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의 재집권 시 한미동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 전망을 했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일부 긴장이 다시 고조될 위험은 있지만, 한국이 긴밀한 동맹국으로 대중에 인식되고 의회 지도부가 동맹을 기꺼이 지지하는 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선다 해도 이 지역에서 불안정한 활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트럼프 대통령 퇴임 이후 우크라이나전 발발, 북한 도발 등 지정학적 동향이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강화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철수론과 이를 앞세운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공화당 재집권 시 한반도의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본 셈이다. 앞으로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해서는 “한국전쟁 당시 ‘피로 맺어진 동맹’이라고 말했지만 점점 더 반도체, 배터리, 청정 기술 등으로 범위를 넓혀 발전하고 있다”며 번영에 대한 약속이 동맹 협력의 활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법안톺아보기] 흥국생명 감독 경질로 불거진 ‘프런트 개입’ 문제…해법은?

    [법안톺아보기] 흥국생명 감독 경질로 불거진 ‘프런트 개입’ 문제…해법은?

    [법안 톺아보기]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기용하라고 구단이 선수 운영에 개입했다.” 지난 1월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배구단의 권순찬 전 감독이 부임 8개월 만에 시즌 도중 경질되는 과정에서 폭로한 내용이다. 이처럼 프로스포츠 구단의 ‘프런트’가 개입해 감독 대신 선수단을 관리하거나 경기 운영 지침까지 내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감독은 주로 구단의 성적 부진이나 팀내 선수단과의 불화를 근거로 계약을 해지하지만, 프런트와의 갈등으로 인해 쫓겨나기도 한다. 감독과 코치의 권익을 신장하고 프런트 개입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이용, ‘스포츠산업 진흥법 개정안’ 발의선수 이외 감독과 코치 보호 대상 추가프런트와 감독 간 명확한 관계 설정 필요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감독과 코치의 권익 보호를 위해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도록 규정하는 ‘스포츠산업 진흥법 개정안’을 지난 2월 7일 발의했다. 현행법상 스포츠 선수의 권익 보호를 위한 표준계약서는 갖춰져 있지만, 감독이나 코치의 권익 보호에는 무신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나온 법안이다. 기존 선수들의 권한을 보호하는 규정에 감독과 코치 등을 추가해 보호 대상을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다만 일선 감독들은 지도자 표준계약서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총 15명의 감독을 대상으로 지도자 표준계약서 지정과 관련한 조사를 한 결과, 오직 1명만이 표준계약서 도입에 찬성했다. 1명은 표준계약서 도입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고, 13명의 감독은 표준계약서가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지도자 표준계약서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 감독들은 금액과 옵션 등 계약 조건이 개인별로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표준계약서 도입에 유보적인 감독은 구단이 아닌 감독에게 유리한 조건이 들어간 계약도 많아 무조건 감독이 불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구단과 감독간의 계약서에 포함되는 구체적 내용을 표준계약서 형식으로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구단과 팀의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의 경우 현재 종목 특성을 반영한 감독 및 코치의 표준계약서를 자율적으로 제정해 사용하고 있으므로 법률에서 규정할 필요성이 적다는 입장이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현장의 반응을 종합한 뒤 문체위는 감독·코치의 표준계약서 도입 내용을 삭제하고 권익을 보호해야 하는 대상을 감독과 코치, 의료진 등으로 확대한 조항만 포함하도록 대안을 제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친 이 법안은 빠르면 오는 6일에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분야 전문가인 장달영 법률사무소 해온 변호사는 감독과 코치의 권익 신장을 위해서는 표준계약서 도입보다 프런트와 감독 간에 명확한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선수 영입, 선발 기용, 선수단 관리를 감독에게 일임하고 행정적 부분만 프런트가 담당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4일부터 시행되는 납품단가 연동제… 어떻게 적용받나

    4일부터 시행되는 납품단가 연동제… 어떻게 적용받나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하도급업체가 납품 대금을 올려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오는 4일부터 시행된다. 계약에 따라 사전에 정해진 납품단가를 조정하지 못해 계약 이후 원자재 가격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던 하도급업체의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 조항을 담은 하도급법은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가 10% 이내 범위에서 정한 비율 이상 변동하는 경우 그에 연동해 하도급대금을 조정하도록 규정했다.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이 연동되는 주요 원재료, 조정 요건 등 연동에 관한 사항을 기재한 서면을 발급해야 한다. 납품단가 연동제의 구체적 내용을 Q&A 형식으로 풀어봤다. Q. 납품단가 연동은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A.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발급한 서면의 연동 관련 사항에 따라 연동 절차가 진행된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는 서면에 정한 하도급대금 조정일마다 연동 대상 원재료의 기준 가격이 기준 시점 대비 비교 시점에 얼마큼 변동했는지 산정한다. 가격 변동률이 원·수급사업자가 사전에 정한 비율, 즉 조정 요건을 넘을 경우 연동 산식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조정한다. 원사업자는 조정 대금 반영일에 조정된 하도급대금을 적용, 지급한다. Q. 연동 대상 원재료 가격의 변동분 전체를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 있나. A. 변동분을 100%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것이 하도급대금 연동 취지에 부합하지만, 개별 기업의 여건을 고려해 원·수급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반영 비율을 정할 수 있다. 다만 하도급법 시행령은 반영 비율을 50% 이상이 되도록 체결한 연동 계약의 경우에만 벌점 경감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Q.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발급하는 서면에는 연동 관련 어떤 사항이 담겨야 하나. A. 연동 대상 목적물 및 주요 원재료의 명칭, 조정 요건, 주요 원재료 가격의 기준 지표, 연동 산식, 주요 원재료 가격의 변동률 산정을 위한 기준 시점 및 비교 시점, 조정일, 조정 주기, 조정 대금 반영일 등을 기재해야 한다. 연동 관련 사항을 기재하지 않으면 경고, 시정명령 등 시정조치 유형에 따라 0.25점에서 2.0점 사이의 벌점과 과태료 1000만원이 부과된다. Q. 납품단가 연동 대상이 되는 주요 원재료의 범위는. A. 수급사업자가 납품할 목적물 등의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 수행에 사용할 원재료로서 그 비용이 하도급대금의 10% 이상인 원재료다. 천연재료, 화합물, 가공물, 중간재 등이 포함된다. Q. 납품단가 연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A. 1억원 이하의 소액 계약, 90일 이내의 단기 계약, 원사업자가 소기업인 경우 연동하지 않을 수 있다. 원·수급사업자가 연동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그 취지와 사유를 서면에 분명히 적시한 경우에도 연동하지 않아도 된다. Q.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를 압박해 납품단가 연동을 안 할 수 있지 않나. A. 원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거나 거짓 또는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연동제 적용을 회피할 경우 벌점 3.1점이 부여된다. 위반횟수에 따라 과태료 3000만원에서 5000만원도 부과된다. 특히 수급사업자에게 연동하지 않을 것을 강요하면 벌점 5.1점이 부과된다. 벌점 5점 이상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달청, 지방자치단체 등에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요청할 수 있고 벌점 10점 이상이면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 따라서 미연동 합의 강요를 한 번만 적발 당해도 입찰 참가 자격을 잃게 된다.
  • BTS RM “법의학 발전에 보탬 되길”…대한법의학회에 1억 기부

    BTS RM “법의학 발전에 보탬 되길”…대한법의학회에 1억 기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법의학 전문가를 길러내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대한법의학회에 1억원을 최근 기부했다. 대한법의학회는 RM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고 대한법의학회 명예회원 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다. 27일 대한법의학회에 따르면 RM은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 - 알쓸인잡’을 통해 만난 법의학자 이호 전북대 교수와의 인연을 통해 기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RM은 “법의학자가 되는 과정이 무척 어렵다고 들었다”며 “법의학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사명감으로 법의학자의 길을 걷고 계시는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법의학자의 양성과 지원, 법의학회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법의학자의 수는 6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사 출신 법의학 지원자 수는 연간 2∼3명에 그치는 수준이다. RM이 쾌척한 기부금은 대한법의학회의 인재 양성, 학술 연구, 법의학 제도 개선 사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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