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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 올려놓고 4% 내려”···‘내려도 내린 게 아닌’ 라면 가격

    “10% 올려놓고 4% 내려”···‘내려도 내린 게 아닌’ 라면 가격

    서민 먹거리인 라면 가격 상승률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정부가 라면을 콕 짚어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섰지만 올릴 땐 많이, 낮출 땐 조금 인하해 ‘내려도 내린 게 아닌 셈’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라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13.4%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했던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4개월만에 최고치다. 올해 2월 12.6% 상승한 라면의 물가상승률은 3월 12.3%로 소폭 주춤하는가 싶더니 지난 5월 13.1%로 다시 훌쩍 뛰었다. 전체 물가 상승률이 꾸준히 하락하다 6월 2.7%를 달성하는 등 완연한 둔화세에 접어든 것과는 정반대의 가격 상승률을 보이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밀 가격이 내렸으니 라면 업계도 적정하게 가격을 내려줬으면 한다”며 라면 업계를 공개 압박하기도 했다. 국민들이 물가 안정을 체감해야 하반기에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는 정부로선 서민 먹거리의 대표격인 라면 가격의 역대급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이에 농심은 신라면 출고가를 4.5%, 삼양식품은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하는 등 제조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그러나 실제로 다음달 집계되는 7월 물가상승률에 라면 가격 인하가 제대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당초 라면 가격 인상에 비해 인하율은 미미하고, 각 제조사의 주력 제품들은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물가 감시 활동을 하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협의회)는 지난 28일 “지난해 9월 농심은 신라면을 10.9%, 너구리를 9.9% 등 26개 품목을 인상한 데 반해 이번 인하는 신라면만 4.5% 인하했다”며 “지난 인상분의 절반 수준에 너구리, 짜파게티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면업계는 국제 밀 가격이 내려도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 인건비 등의 인상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지만 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협의회는 “정부와 사회적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하는 ‘생색내기식’ 가격 인하가 아니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가격 인하를 결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서울 영등포구, 체조와 스마트폰 게임으로 치매 예방한다

    서울 영등포구, 체조와 스마트폰 게임으로 치매 예방한다

    서울 영등포구가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어르신의 치매 안전망 강화에 나선다. 구는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100명 당 10명이 치매로 추정된다. 이에 구는 운동을 통해 어르신의 활동력과 인지 능력, 사회성을 높여 치매를 예방하는 ‘기억튼튼 교실’을 운영한다. 당산근린공원과 여의도복지관에서는 매주 한 번씩 어르신의 체력을 향상시키고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신체 활동 프로그램이 열린다. 어르신들은 운동처방사의 지도에 따라 주변 친구들과 체조를 하거나 기구나 밴드를 활용해 근력을 키운다. 한 어르신은 “선생님 지도에 따라 운동을 해보니 집중도 할 수 있고, 몸과 마음이 깨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산근린공원과 여의도복지관에서 진행하는 기억튼튼 교실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며, 9월부터는 신길5동과 양평1동의 주민센터, 경로당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한편 구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인지 저하를 지연시키고 치매를 예방하는 뇌운동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낱말 맞추기, 숨은 그림 찾기, 도형 찾기 등 두뇌 게임을 한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게임은 어르신들 사이에서 호응이 뜨겁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대중교통 이용하기, 장보기, 계산하기를 통해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 아울러 구는 정상, 경도, 경증 등 치매 정도에 따른 인지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치매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인지선별검사와 진단검사 ▲음악치료와 운동치료 ▲치매치료비, 치매감별검사비, 기저귀나 위생매트 등 조호물품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치매 가족을 위한 ▲치매 어르신 돌봄 가족 봉사단 ▲수공예와 라인댄스 교실 ▲자조모임 등을 통해 치매 환자 가족들의 부양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사회적 고립을 방지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치매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극복해야 할 문제”라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치매 걱정 없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차별화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해 치매안심도시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단독] ‘수급 퇴짜’ 75만 가구… 가난마저 부정당했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영상포함

    [단독] ‘수급 퇴짜’ 75만 가구… 가난마저 부정당했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영상포함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맞춤형 급여 도입 이후 201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7년여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10가구 중 4가구는 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신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단독 확보한 ‘기초생활보장 선정·탈락 현황’에 따르면 지난 7년여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총 193만 5499가구 가운데 75만 4453가구(39.0%)가 ‘부적합’으로 분류됐다. 이 기간 수급 신청 가구 탈락 비율은 매년 40%를 오르내렸다. 올해만 놓고 보면 10만 1307가구 중 4만 934가구(40.4%)가 제도권 편입에 실패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을 위한 최후의 복지망에 편입되는 과정은 여전히 어렵다는 얘기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가구는 2016년 15만 707가구에서 지난해 29만 9495가구로 매년 증가세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2021년에는 수급 신청 가구가 44만 2890가구로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부적합으로 분류돼 단 하나의 급여도 받지 못한 가구는 2016년 7만 2415가구에서 지난해 10만 9784가구로 늘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에서 탈락하는 이유는 다 쓰러져 가는 집을 소유하거나 생계용으로 끌고 다닌 자동차가 수급 기준을 넘어서, 연락이 끊긴 서류상 가족이 부양의무자로 남아 있어서다. 주로 소득인정액이나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는 재산, 차량가액 등이 기준을 넘는 사례가 많았다.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집이나 차가 있으면 그걸 팔아 생활비로 쓰고 난 뒤에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해야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기초생활보장 신청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상담을 거쳐 이뤄진다. 신청 이후에는 신청자를 포함해 가족 구성원의 재산을 월소득으로 환산하고 근로소득과 합해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보장 정책의 취지에 맞게 재산에 대한 소득 환산 기준이라도 크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손녀 안혜영(13·가명)양과 44세 아들을 부양하는 최윤자(64·가명)씨도 20년 전 물려받은 낡은 빌라가 재산으로 잡힌 탓에 수급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수년 전 빚을 내 아들에게 개인택시를 구해 줬지만, 아들은 알코올중독 증세가 심해지면서 일을 못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목 디스크로 최씨마저 일자리를 잃었다. 가족 구성원 누구도 일을 하지 못하면서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1억원 넘게 대출을 끼고 있는 시세 2억 5000만원짜리 낡은 빌라와 방치된 택시가 월소득 약 290만원으로 환산돼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3인 가구가 생계급여를 받는 기준인 월 소득인정액(133만 445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허물어져 가는 낡은 집에서 숨진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기초생활수급 보장을 받지 못한 이유도 바로 ‘그 낡은 집 한 채’였다. 수급 신청 가구의 40%가량이 떨어지다 보니 긴급복지 지원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 서울신문이 확보한 ‘보건복지부의 보건복지상담센터 상담 현황’을 보면 2018년 5만 9344건이었던 긴급복지 지원, 복지 사각지대 관련 상담이 지난해 9만 4760건으로 4년 새 60%가량 급증했다. 전체 복지상담 건수 내 비중(긴급복지와 복지 사각지대 상담)도 같은 기간 3.6%에서 9.1%로 늘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한은 “물가 2%대로 떨어졌지만 연말까지 3% 안팎 등락”

    한은 “물가 2%대로 떨어졌지만 연말까지 3% 안팎 등락”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갔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총 0.2% 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지난달 0.4% 포인트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렸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연간 3%대 중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11.12(2020년=100)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4일 밝혔다. 2%대 상승률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으로, 정부는 물가 둔화 흐름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하반기부터는 경기 부양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해 정점을 찍은 뒤 5%로 내려오며 차츰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월 4.8%, 4월 3.7%를 기록한 이후 2%대로 내려온 것이다. 국제 유가 안정과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로 6월 석유류 물가가 1년 전에 비해 25.4% 감소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의 둔화를 이끌었다. 1985년 석유류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농축수산물 상승률 역시 0.2%로 안정세를 유지했다.물가 집계 품목 중 가격 변동에 민감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는 1년 전보다 2.3% 상승하며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작성하는 근원물가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이 되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1% 각각 상승해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다만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의 물가상승률이 25.9%를 기록해 실제 국민들이 물가 안정을 체감하기까지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은 물가 2%대 진입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 이날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달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 가겠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면서 “근원물가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지난 전망경로(연간 3.3%)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딸 시집가 기뻤는데 사위도 부양의무자에… 중도 탈락 ‘날벼락’[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딸 시집가 기뻤는데 사위도 부양의무자에… 중도 탈락 ‘날벼락’[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허덕이다 스스로 삶을 마감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에도 엄격한 부양의무자와 소득인정액 기준 등은 ‘비수급 빈곤층’의 제도권 복지망 진입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현실과 동떨어진 복잡한 소득인정액 기준은 기초생활보장 탈락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4일 서울신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단독 확보한 ‘기초생활보장 신청 및 탈락 현황’을 보면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7년여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75만 4453가구 중 51만 4979가구(68.3%)는 소득인정액 기준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집계됐다. 탈락 10가구 중 7가구는 소득인정액 기준 탓에 복지망에 편입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소득인정액은 한 가구의 전체 생활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다. 근로소득 중 월소득 평가액(실제 소득)에다 땅이나 집, 자동차와 같은 재산을 일정한 계산식에 따라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매긴 값이다. 즉 실제 소득이 전혀 없다고 해도 부동산이나 차량 등의 자산이 있으면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기준에서 단 100원만 초과돼도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해 현장에서는 많은 불만이 제기된다. 생계·의료 급여에 적용되는 부양의무자 기준도 문제로 지적된다. 빈곤층에 일정한 소득과 재산을 가진 부모나 자녀, 배우자 등이 있으면 국가보다 그 가족이 먼저 부양 책임을 진다. 하지만 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일률적 기준으로만 따진다는 점은 비판 요소다. 고공행진 중인 집값과 고물가 같은 경제 상황뿐 아니라 부양의무자 가구의 자녀 여부, 가구원 숫자, 수급권자 이외의 다른 가족 부양 여부, 부채 정도 등 부양의무자 가구의 전반적인 처지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만난 탈북민 박운병(74)씨도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다가 함께 살던 딸이 결혼해 맞벌이가 되면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위가 부양의무자에 포함돼서다. 이는 부양의무자 가구의 연소득이 1억원을 넘거나 재산이 9억원을 넘으면 수급자 본인의 소득·재산에 상관없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제도 탓이다. 박씨처럼 딸의 소득과 자산에 그 배우자인 사위의 몫까지 합산하면 일부 지역의 경우 연소득 1억원을 넘기는 가구가 적잖아 수급 중도 탈락의 원인이 된다. 실제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7년여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가구 중 7111가구(전체의 0.9%)가 이러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탈락 사유가 복합적인 경우가 많은 만큼 소득인정액 기준 초과나 기타 사유(전체의 30.8%)로 탈락했다고 집계된 경우에도 부양의무자의 재산·소득 증가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어 실제로 관련 사례가 더 많을 것이란 게 현장 공무원의 설명이다. 이들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으려면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가족관계가 해체돼 부양받을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가족관계 해체 여부를 단순히 ‘가족 간 단절 기간’으로 판단하려는 관행이 비수급 빈곤층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급자가 부양의무자와 몇 년 만에 한 번 전화 통화를 하거나 만났다는 이유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수급 중지·탈락 등을 결정하는 것은 1차적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수급자가 부양의무자의 부양 기피를 주장할 경우에는 지방생활보장위원회로 안건이 넘어가 심의를 받는 구조다. 지방생활보장위원회로 안건을 보낼지 말지도 지자체가 결정한다. 시군구별로 운영되는 지방생활보장위원회는 현장 사회복지사 의견과 수급자의 생활 실태, 통장 입금 내역 등을 감안해 수급 선정 또는 중도 탈락 등을 판단한다. 하지만 이때도 공무원 재량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적잖다. 전가영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소득 1억원, 재산 9억원 등의 수치에서 요건이 맞지 않아 탈락된 경우엔 지자체가 위원회로 안건을 대부분 보내지 않는다”며 “공무원이 탈락의 심증을 갖고 있는 경우 서류 역시 그렇게 꾸려질 수밖에 없어서 번복될 여지도 적다”고 했다. ‘신청주의 방식’도 복지 사각지대를 키우는 대표 요인으로 꼽힌다. 예컨대 소득 관련 확인 서류를 받기 위해선 은행에, 임대차계약서를 받기 위해선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의사 소견서를 떼기 위해선 병원 등에 일일이 방문해야 한다. 의료급여 심사 땐 부양의무자 소득도 중요하기 때문에 연락이 끊긴 자녀를 찾아내야 하는 수고까지 더해진다. 기초연금이 소득인정액에 100% 포함되는 것을 두고도 불만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초연금을 4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한 것을 두고 비수급 빈곤층에선 기초연금 인상분 때문에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어설까 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다시 일제조사를 반복하는 사후약방문 처방에 대한 지적도 있다. 전가영 변호사는 “지자체에서 아무리 사례를 더 발굴해도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그들은 또다시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21개월 만에 물가 상승률 ‘최저’라는데···“공공요금 25.6% 상승” 물가 안정 체감될까

    21개월 만에 물가 상승률 ‘최저’라는데···“공공요금 25.6% 상승” 물가 안정 체감될까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에 비해 2.7%로 낮아졌다고 4일 밝혔다. 2%대 물가상승률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으로, 정부는 물가 둔화 흐름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하반기부터는 경기 부양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5월과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가 5%로 내려오며 차츰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월 4.8%, 4월 3.7%를 기록한 이후 2%대로 내려온 것이다. 국제 유가의 안정과 유류세 인하 연장조치로 인해 6월 석유류 물가가 1년 전에 비해 25.4% 감소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의 둔화를 이끌었다. 휘발유는 23.8%, 경유 32.5%,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15.3%씩 감소해 1985년 1월 석유류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 상승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2%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농축수산물 중 닭고기가 13.7%, 공업제품 중 라면이 13.4% 오르며 상승세를 부추겼지만 7월 수입 닭고기에 대한 0% 관세가 적용되고 라면 가격 인하가 반영될 경우 각 품목의 물가 상승률은 더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감소 등으로 교통 물가 역시 11.0% 감소하면서 전체 물가지수를 1.33%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 집계 품목 중 가격변동에 민감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3% 상승해 27개월만에 최저치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작성하는 근원물가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이 되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역시 4.1% 각각 상승해 13개월만에 상승폭이 가장 낮았다. 다만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의 물가상승률이 25.9%를 기록해 실제 국민들이 물가 안정을 체감하기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전기요금은 28.8%, 도시가스는 29.0%, 지역난방비는 36.6%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향후에도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과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 기조를 안착시키기 위해 기상 여건의 영향과 품목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단독]7년간 기초생활수급 신청 가구 40%가 퇴짜[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영상포함

    [단독]7년간 기초생활수급 신청 가구 40%가 퇴짜[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영상포함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맞춤형 급여 도입 이후 201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7년여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10가구 중 4가구는 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신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단독 확보한 ‘기초생활보장 선정·탈락 현황’에 따르면 지난 7년여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총 193만 5499가구 가운데 75만 4453가구(39.0%)가 ‘부적합’으로 분류됐다. 이 기간 수급 신청 가구 탈락 비율은 매년 40%를 오르내렸다. 올해만 놓고 보면 10만 1307가구 중 4만 934가구(40.4%)가 제도권 편입에 실패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을 위한 최후의 복지망에 편입되는 과정은 여전히 어렵다는 얘기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가구는 2016년 15만 707가구에서 지난해 29만 9495가구로 매년 증가세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2021년에는 수급 신청 가구가 44만 2890가구로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부적합으로 분류돼 단 하나의 급여도 받지 못한 가구는 2016년 7만 2415가구에서 지난해 10만 9784가구로 늘었다.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에서 탈락하는 이유는 다 쓰러져 가는 집을 소유하거나 생계용으로 끌고 다닌 자동차가 수급 기준을 넘어서, 연락이 끊긴 서류상 가족이 부양의무자로 남아 있어서다. 주로 소득인정액이나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는 재산, 차량가액 등이 기준을 넘는 사례가 많았다.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집이나 차가 있으면 그걸 팔아 생활비로 쓰고 난 뒤에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해야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기초생활보장 신청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상담을 거쳐 이뤄진다. 신청 이후에는 신청자를 포함해 가족 구성원의 재산을 월 소득으로 환산하고 근로소득과 합해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보장 정책의 취지에 맞게 재산에 대한 소득 환산 기준이라도 크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손녀 안혜영(13·가명)양과 44세 아들을 부양하는 최윤자(64·가명)씨도 20년 전 물려받은 낡은 빌라가 재산으로 잡힌 탓에 수급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수년 전 빚을 내 아들에게 개인택시를 구해 줬지만, 아들은 알코올중독 증세가 심해지면서 일을 못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목 디스크로 최씨마저 일자리를 잃었다. 가족 구성원 누구도 일을 하지 못하면서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1억원 넘게 대출을 끼고 있는 시세 2억 5000만원짜리 낡은 빌라와 방치된 택시가 월 소득 약 290만원으로 환산돼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3인 가구가 생계급여를 받는 기준인 월 소득인정액(133만 445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허물어져 가는 낡은 집에서 숨진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기초생활수급 보장을 받지 못한 이유도 바로 ‘그 낡은 집 한 채’였다. 수급 신청 가구의 40%가량이 떨어지다 보니 긴급복지 지원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 서울신문이 확보한 ‘보건복지부의 보건복지상담센터 상담 현황’을 보면 2018년 5만 9344건이었던 긴급복지 지원, 복지 사각지대 관련 상담이 지난해 9만 4760건으로 4년 새 60%가량 급증했다. 전체 복지상담 건수 내 비중(긴급복지와 복지 사각지대 상담)도 같은 기간 3.6%에서 9.1%로 늘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딸 시집 보내고 기초생활 수급도 끊겨”…현실성 없는 기준에 발목잡힌 빈곤층[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딸 시집 보내고 기초생활 수급도 끊겨”…현실성 없는 기준에 발목잡힌 빈곤층[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허덕이다 스스로 삶을 마감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에도 엄격한 부양의무자·소득인정액 기준 등은 ‘비수급 빈곤층’이 제도적 안전망 안으로 진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현실과 동떨어진 복잡한 소득인정액 기준은 기초생활보장 탈락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신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확보한 ‘기초생활보장 신청 및 탈락 현황’을 보면,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7여년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75만 4453가구 중 68.3%인 51만 4979가구는 소득인정액 기준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7명가량은 소득인정액 탓에 복지망에 편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득인정액은 한 가구의 전체적인 생활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다. 근로소득 중 월소득평가액(실제 소득)에다 땅이나 집, 자동차와 같은 재산을 일정한 계산식에 따라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매긴 값이다. 이 때문에 실제 소득이 전혀 없다고 해도 부동산이나 차량 등 일정 자산이 있으면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준에서 단 100원만 초과돼도 복지혜택을 받지 못해 현장에서는 많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기초연금이 소득인정액에 100% 산입되는 것을 두고도 불만이 크다. 비수급 빈곤층들 사이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기초연금을 4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한 것을 두고도 기초연금 인상분 때문에 소득인정액 기준이 넘어설까봐 오히려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 남아 있는 부양의무자 기준도 문제로 지적된다. 빈곤층에게 일정한 소득과 재산을 가진 부모나 자녀, 배우자 등이 있으면 국가보다 그 가족이 먼저 부양책임을 진다. 특히 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일률적 기준으로만 따진다는 점도 비판 요소로 꼽힌다. 고공행진 중인 집값과 고물가 같은 경제 상황은 물론이고 부양의무자 가구의 자녀 여부, 가구원 수, 수급권자 이외의 다른 가족 부양 여부, 부채 정도 등 부양의무자 가구의 전반적인 처지가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만난 탈북민 박운병(74)씨도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다가 함께 살던 딸이 결혼해 맞벌이가 되면서 수급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위가 부양의무자에 포함돼서다. 박씨는 “딸이라도 시집 잘 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웬 날벼락이냐”고 하소연했다. 생계급여가 끊긴 박씨는 기초연금 30만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는 부양의무자 가구의 연 소득이 1억원을 넘거나 재산이 9억원을 넘으면, 수급자 본인의 소득·재산에 상관없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제도 탓이다. 박씨처럼 1촌 직계혈족인 딸의 소득과 자산에 그 배우자인 사위의 몫까지 합산하면 일부 지역의 경우 연 소득 1억을 넘기는 가구가 적잖아 탈락 원인이 되는 것이다. 실제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7여년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이들 중 7111가구(전체의 0.9%)가 이러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탈락 사유가 복합적인 경우가 많은 만큼 소득인정액 기준 초과나 기타 사유(전체의 30.8%)로 탈락한 경우에도 부양의무자의 재산·소득 증가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어 실제로 관련 사례가 더 많을 것이란 게 현장 복지 담당 공무원의 설명이다. 이들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으려면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가족관계가 해체돼 부양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도 가족관계 해체 여부를 단순히 ‘가족 간 단절 기간’으로 판단하려는 관행이 비수급 빈곤층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급자가 부양의무자가 몇년 만에 한번 전화 통화를 하거나 만났다는 이유로 수급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수급 중지·탈락 등을 결정하는 것은 1차적으로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수급자가 부양의무자의 부양 기피를 주장할 경우에는 지방생활보장위원회로 안건이 넘어가 심의를 받는 구조다. 지방생활보장위원회로 안건을 보낼지 말지도 지자체가 결정한다. 시·군·구별로 운영되는 위원회는 일선에서 넘긴 안건을 심의하면서 현장 사회복지사 의견과 수급자의 생활 실태, 통장 입금 내역 등을 감안해 수급 선정 또는 중도 탈락 등을 판단한다. 하지만 이 때도 결국은 공무원의 재량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적잖다. 전가영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소득 1억원, 재산 9억원 등의 수치에서 요건이 맞지 않아 탈락된 경우는 지자체에서 위원회로 안건을 대부분 보내지 않는다”며 “공무원이 탈락의 심증을 갖고 있는 경우 서류 역시 그렇게 꾸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번복이 될 여지도 적다”고 했다. ‘신청주의 방식’도 복지 사각지대를 키우는 대표 요인으로 꼽힌다. 수급자들이 수급 대상이 되기 위해선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고 준비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잘 몰라서’ 혹은 ‘알아도 안 될까봐’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예컨대 소득 관련 확인 서류를 받기 위해선 은행에, 임대차 계약서를 받기 위해선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의사 소견서를 떼기 위해선 병원 등을 일일이 방문해야 한다. 의료급여 심사시에는 특히 부양의무자 소득도 중요한 탓에 연락이 끊긴 자녀를 찾아내야 하는 수고까지 더해진다. 수년간 채무가 쌓이고, 건강보험료 및 각종 세금이 체납된 이들도 직접 구청 등을 찾아가지 않으면 복지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청주의에 기반하다보니 공적부조제도가 기본적으로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된다”며 “신청하려 해도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으니 한두번 해보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빈곤층의 죽음처럼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제조사를 반복하는 사후약방문식 처방에 대한 지적도 있다. 전 변호사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가 사망한 이들이 생기면, 지자체에서 ‘사례를 더 발굴하겠다’며 조사를 시작하지만 발굴돼도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그들은 또다시 탈락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사설] 위기가구 2.1%만 기초보장, 복지 사각 더 살펴야

    [사설] 위기가구 2.1%만 기초보장, 복지 사각 더 살펴야

    정부가 지난해 발굴한 위기가구 대상자 120만여명 중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혜택을 받는 이들은 2만 5000여명에 불과했다. 본지가 취재한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는 2015년 11만여명에서 매년 급증해 지난해엔 10배가 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2015년 1.7%에서 2018년 5%로 늘었다가 지난해 2.1%로 줄었다. 위기가구는 늘었는데 기초수급자 비율이 감소했다는 것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의 확대를 의미하기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14년 생활고를 겪다 극단적 선택을 한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각종 체납 정보 등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정책을 펴 왔다. 지난 4월엔 의료비, 공공요금, 고용보험 등 위기가구 파악 정보를 기존 39종에서 44종으로 늘리고,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달라도 위기가구로 발굴될 수 있도록 관련법 시행령도 개정했다. 위기가구를 하나라도 더 찾아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건 시의적절한 맞춤형 지원이다. 올해 5월 기준 기초생활수급자는 250만여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4.9%다. 기초수급자가 되려면 소득인정액과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 본인이 신청해야 지원받을 수 있어 사각지대가 생길 여지가 있다. 다만 한정된 자원을 도움이 더 절실한 이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복지행정 측면에서 보면 기초수급 기준을 일률적으로 완화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 공무원, 사회복지사, 지역공동체 등이 위기가구 실태를 면밀히 살펴 긴급지원 등을 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길 바란다.
  • 단체장은 기업유치, 일선 공무원은 엇박자 행정

    단체장은 기업유치, 일선 공무원은 엇박자 행정

    단체장들은 기업유치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으나 일선 공무원들은 민원 처리를 제때 하지 않는 등 엇박자 행정을 하다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규제 개선, 자금 지원, 부담금 면제 등 기업을 지원해야 할 행정이 반대로 기업 활동을 위축시켰다는 지적이다.3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도 본청과 7개 출연기관,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기업활동 지원 및 민원 처리 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수백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중점 감사 대상은 ▲규제개선 ▲민원 처리 ▲자금지원 등 3개 분야다. 규제개선 분야의 경우 도 건축위원회는 통합된 심의 기준이 없어 개관성 및 투명성이 저해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4개 시·군은 상위법령과 달리 건축위 심의대상을 축소·지정하지 않고 전체 지역으로 운영했다. 5개 시·군은 도시계획심의가 제외되는 단독주택 등 11개 시설을 조례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가 노후 산단 재생에 민간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분양수익 및 개발이익의 재투자 비율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했으나 6개 시·군은 미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관련 민원 처리 지연 사례도 적발됐다. A군은 2개 기업의 공장 건축 허가 요건이 적합함에도 불구하고 민원제기를 이유로 불허 결정한 사실이 적발됐다. 13개 시군은 민원 209건을 법정처리기한 보다 최대 95일까지 지연처리했다. 7개 시군은 입주계약 신청 및 공장 임대 신고 시 인감증명서 등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했다. 11개 시군은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을 활용하여 민원 처리에 필요한 서류를 확인할 수 있으나 기업인에게 별도의 서류를 제출받았다. 정부양곡 가공물량을 형평성에 맞지 않게 배정해 신뢰성을 실추시키기도 했다. 기업의 부담금 면제 조항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6개 시·군은 창업중소기업이 감면받아야 되는 취득세 등 3500만원을 납부받아 재정적 부담을 초래했다. 3개 시·군은 건축부서와 창업담당부서간 협의가 안돼 5개 기업에 1억 3000만원의 부담금을 우선 징수한 뒤 사업계획 승인 후 환급했다. 최대 294일간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을 안겨주었다. 11개 시·군은 창업기업에 부담금 면제규정을 안내하지 않아 3400만원을 부과했고 6개 시·군은 소기업이 면제받는 농지보전부담금 1100만원을 부과했다. 도 산하 3개 출연기관은 청년 일자리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보조금을 선지급 하도록 한 지침과 다르게 528개 보조사업자에게 최대 11개월까지 늦게 내줬다. 전북도는 이번 감사 결과 적발된 사례 115건에 대해서는 행정상 처분을 하고 창업기업 등에게 1억 7900만원을 환급하기로 했다. 기업민원 부적정 처리 등 관련 공무원 6명은 훈계 조치 했다. 김진철 전북도 감사관은 “기업 하기 좋은 전북 실현을 위해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행정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입대 9년 미뤄놓고…“母 부양으로 군대 못간다”는 남성

    입대 9년 미뤄놓고…“母 부양으로 군대 못간다”는 남성

    여러 이유로 9년 동안 입대를 연기한 20대 남성이 “어머니를 부양해야 한다”며 현역병 입영을 취소해달라고 했으나 패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행정1-3부(부장 고승일)는 A(29)씨가 인천병무지청장을 상대로 낸 현역병 입영 처분 취소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음악가로 활동하는 A씨는 2013년 병역 검사에서 신체 등급 2급으로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대학교 재학을 이유로 4년 동안 입대를 연기했다. 2018년 다시 병역 검사를 받은 A씨는 같은 판정을 받았다. 다만 “다른 대학교로 편입한다”라거나 “자격시험에 응시해야 한다”며 또다시 입대를 3년 넘게 미뤘다. A씨는 지난해 4월 “병역법에 규정된 생계유지 불가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현역병이 아닌) 전시근로역으로 편입해 달라”며 인천병무지청에 병역 감면을 신청했다. 전시근로역은 신체 등급 5급으로 판정받으면 편입되는 병역 처분이다. 평시에는 병역 의무가 없고 전시 상황에서만 군사 업무를 지원하기 때문에 현역병으로 입대하지 않아도 된다. 병역법 62조에 따르면 현역병 입영대상자가 자신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될 수 있다. 병무청은 입영대상자 가족의 재산과 월수입 등을 따져 이 조항의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5개월 뒤 인천병무지청은 A씨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2022년 10월 25일 오후 2시까지 육군 모 사단에 입대하라”고 통지했다.이에 A씨는 현역병 입영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송에서 “어머니가 암 수술을 받아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면서 “수술 후 어머니는 내가 (계속) 부양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버지가 다른 형제 한명이 있지만 1년 넘게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고 부양 의사나 능력도 없다”면서 “(내가 없으면 어머니가) 사실상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데도 현역병으로 입대하라는 처분은 위법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현역병으로 입대하더라도 다른 형제의 부양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인천병무지청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 가족으로는 6개월 넘게 질병 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머니와 이부형제가 있다”면서 “원고의 재산은 병역 감면 기준에 충족하지만, 월수입은 기준을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현역병 대상자 처분을 받은 이후 9년 동안 여러 차례 입영을 연기하다가 더는 불가능하게 되자 생계유지 곤란을 이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했다”면서 “그동안 음악가로 상당한 수입을 얻어 어머니 생계를 대비할 기회가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의 이부형제 B씨도 친아들이어서 민법상 부양 의무자”라며 “그의 월수입을 고려하면 부양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 최대 2년간 숙소 주고 상담… 추가 범죄 막는 초석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출소자들의 건전한 사회복귀, 효율적 범죄예방 등을 위해 보호관찰법과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해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설립됐다. 보호 복지사업은 1910년 인천구호원이 시작한 면수(출옥인) 보호 사업에서 최초로 시행됐다. 이후 1953년 중앙사법보호협회가 세워지면서 본격화됐고 1961년 갱생보호법이 제정돼 중앙갱생보호지도회와 8개 지방갱생보호회, 17개 지방갱생보호소가 설립됐다. 이어 1995년 한국갱생보호공단이 설립돼 갱생보호회의 업무를 이어 왔다. 2009년 한국보호복지공단으로 이름을 바꾼 뒤 현재 공단은 전국 19개 지부와 7개 지소를 운영하며 출소자 등이 사회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법무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단은 주로 보호 대상자의 생활과 취업 지원, 가족 지원, 상담 등을 통해 이들의 사회복귀를 돕고 재범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사업을 운영 중이다. 생활 지원은 대표적으로 각 지역 생활관에서 최대 2년간 숙소, 음식, 의복 등을 무료 제공하는 사업이 있다. 또 질병과 실직 등 어려움을 겪는 생계 곤란자에 대한 긴급 지원, 사회복지시설 의탁 알선 등 업무도 한다. 부양가족이 있는 생계 곤란 무주택 대상자에게는 임차 주택을 저렴하게 지원하고 무료 결혼식, 미성년 자녀를 위한 학업 지원, 가족 캠프 등 가족 친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취업을 위해서는 기술 훈련과 자격취득 교육을 실시하고 출소자 고용 협력기업 등에 취업을 알선한다. 아울러 단계별 프로그램을 통해 종합적 취업을 지원하는 허그일자리 프로그램, 창업에 필요한 사업장 임차보증금 대출 지원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공단은 기술교육과 전문자격증 취득을 돕기 위해 전국 7곳에 기술교육원도 운영한다. 출소 후 우울·불안, 대인관계 문제 등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보호 대상자에게는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지원한다. 출소예정자를 대상으로는 출소 후 지원 사업을 안내하고 자립 대책 마련을 위한 사전상담을 실시해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돕는다.
  • 여름 열기에 ‘지갑 열기’ 쉽게… 수입 닭고기에 ‘할당관세 0%’

    여름 열기에 ‘지갑 열기’ 쉽게… 수입 닭고기에 ‘할당관세 0%’

    정부가 식품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소주, 라면, 밀가루값 등 외식업계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초복 닭고기 가격 안정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수입 닭고기에 대한 할당관세 조치를 취하는 등 여름철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의 물가 안정을 위한 고삐를 죄고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 수입 닭고기 3만t의 관세율을 0%로 철폐한다고 2일 밝혔다. 11일인 올해 초복을 열흘 앞두고 닭고기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반면 닭고기 가격은 연일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격이 6271원으로 1년 전 같은 날에 비해 10.9% 올랐다고 집계했다. 할당관세 조치가 없을 경우 수입 닭고기의 기본세율은 20~30% 수준이다. 지난달부터 식품·외식 물가 안정에 총력전을 펼치는 정부의 행보는 올해 경기흐름을 ‘상저하고’로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이 물가 안정에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상반기 경기둔화 흐름에서 벗어나 최근의 내수회복, 고용 안정세, 수출입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경기부양 정책을 펴야 하는데 국민 체감률이 높은 먹거리 물가가 안정되지 않는 게 소비 회복을 지연시킬 변수로 꼽혀서다. 할당관세 정책 외에도 식품업계와의 소통을 통한 가격인하 품목수는 늘고 있다. 지난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값’ 인하요인을 지적하고, 농식품부가 제분업계 간담회를 연 여파로 이날부터 농심과 삼양 등이 라면 주요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이어 편의점들도 아이스크림·우유·커피 등의 가격 인상을 자제키로 했다. 롯데웰푸드가 편의점 아이스크림 공급가를 25% 인상키로 했음에도 편의점 4사가 이익률을 줄이는 대신 소비자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가격 동결이 가능해졌다.
  • [단독]매년 22만명, 단칼에 끊긴 동아줄… 절차 복잡해 이의 신청 77건뿐[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영상포함

    [단독]매년 22만명, 단칼에 끊긴 동아줄… 절차 복잡해 이의 신청 77건뿐[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영상포함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빈곤층 가운데 해마다 평균 22만명은 소득이 약간 늘었다는 이유 등으로 지원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 없는 부양의무자나 가족 구성원의 재산이나 소득이 증가해 수급이 중단되는 등 억울한 사례가 적지 않은데도 복잡한 절차 탓에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는 지난 11년간 77건에 그쳤다. 2일 서울신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확보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이의신청 현황을 보면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거쳐 복지부까지 이의신청이 접수된 경우는 1년에 10건이 채 되지 않았다. 2018년 6건이었던 이의신청은 2019년 9건, 2020년 4건, 2021년 3건, 지난해 4건이었다. 올해 4월까지는 1건에 그쳤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이의신청은 한 해 평균 7.6건에 그친다.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수급자나 급여를 신청한 사람이 수급 중단이나 신청 이후 급여 선정이 되지 않으면 지자체장 처분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지자체장 조치에도 이의가 있으면 복지부(의료·생계급여)·교육부(교육급여)·국토교통부(주거급여)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두 단계를 거쳐야 복지부까지 이의신청이 접수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1년간 이의신청이 한 자릿수라는 것은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문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중도에 지원이 끊기면 생존과 직결되는 위기를 겪게 되지만 수급 중단이 잘못됐다고 호소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던 빈곤층 10명 중 2명은 사망으로, 또 다른 2명은 소득 증가로 자격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3년 16만 9655명이던 수급 중도 탈락자는 2015년 하반기 맞춤형 급여로 개편된 이후인 2016년부터 20만명 안팎을 오가다 지난해 24만 7866명이 됐다. 7년 기준으로 연평균 22만명꼴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까지 8만 3163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다 중단된 215만 3972명의 사유를 보면 입대, 해외 체류, 연령 도래 같은 기타 사유가 92만 2109명(42.8%)으로 가장 많았다. 기타 사유를 제외하면 수급자의 사망(20.4%), 소득 증가(19.2%)로 소득인정액을 초과하면서 받던 수급이 중단된 경우가 다수였다. 이 밖에도 신규 취업 및 창업(8.4%), 신규 재산취득(3.9%), 재산가액 증가(2.9%) 등으로 수급이 중단됐다. 실제 소득이 늘어 수급이 중단된 경우는 자립을 도와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문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을 정도로 어려웠던 형편이 더이상 수급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개선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이다. 생활은 변변찮음에도 수급이 중단돼 고통을 겪는 빈곤층이 많다는 얘기다. 김윤민 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 구성원, 부양의무자의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 수급이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상황으로 수급이 끊기면 이후의 삶을 계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급이 중단되면 모든 지원이 끝나는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방식도 빈곤층을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 넣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이 일부 높아져도 경제적 상황이 확 나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일부 지원을 단계적으로 이어가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단독]나라에서 집 준다며 인감 가져간 그놈…수급 중도탈락 ‘사형선고’가 내려졌다[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단독]나라에서 집 준다며 인감 가져간 그놈…수급 중도탈락 ‘사형선고’가 내려졌다[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84세 김상철(가명) 할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도움받을 가족도, 일을 나갈 만큼 건강도 좋지 않은 그에게 생계, 주거급여는 동아줄과도 같았다. 그러던 2021년 9월 40대 남성 A씨가 상철 할아버지를 찾아왔다. A씨는 “국가 복지정책 일환으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택을 무상 제공한다”며 인감도장과 서류 7가지를 달라고 했다. 뇌질환으로 쓰러진 이후 인지능력이 크게 감퇴한 할아버지는 의심 없이 내줬다. 그 후 할아버지는 경기 부천의 한 법무사 사무소에서 우편물을 받았다. 김상철 이름으로 된 경기 안산의 2층 주택 등기권리증과 주택매매계약서였다. 매수인인 할아버지가 이 주택의 원래 소유자에게 2억 800만원을 주고 집을 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계약서에는 할아버지의 인감도장이 아닌 막도장이 찍혀 있었다. 기존 소유자와 임차인 사이에는 매매금액과 동일한 금액의 전세 임대차 계약까지 체결돼 있었다. 결국 새 집주인인 할아버지는 임차인에게 집값과 같은 2억 8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반환채무를 떠안았다. 할아버지가 보증금을 내 줄 형편조차 되지 않기에 전세 임대차 계약을 맺은 세입자 역시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A씨는 할아버지에게 건네받은 서류로 법인을 세운 뒤 이 주택에 법인 명의로 근저당권까지 설정해 1억 7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결국 전세보증금반환채무와 근저당채무까지 총 3억 7800만원의 채무가 할아버지 부담이 됐다. 이 일로 할아버지는 주택 소유자가 돼 기초생활수급 등 받고 있던 각종 복지혜택에서 제외됐다. 고령에, 기댈 일가친척 하나 없는 수급자들에게 기초생활수급 중도 탈락은 ‘사형 선고’와도 같다는 게 복지사들의 설명이다. 전가영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A씨가 인지능력이 부족한 김씨 할아버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전세사기 중간 고리인 ‘바지 임대인’으로 만들었고, 그로 인해 세입자까지도 피해를 본 만큼 수사기관이 철저히 조사해 두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며 최근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상미(가명)씨는 시각장애 2급, 지적장애 2급으로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선정돼 근근이 생활해 왔다. 그러던 중 기초수급자 확인 조사에서 부양의무자의 임차보증금이 확인돼 더이상 생계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됐다. 보증금이 부양의무자의 재산으로 산정돼서다. 하지만 상미씨는 “실제 모친이 거주하려고 계약한 게 아니라 모친이 재혼 후 낳은 자녀가 해외에 체류 중이라 그를 대신해 계약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모친 역시 “임대차계약서상 특약사항에 ‘임차인의 명의는 변경할 수 있다’고 기재했고, 실제 그 자녀가 현재 그 계약서상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는 게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의신청을 거부했다. 부양의무자가 임대차계약을 맺을 당시 본인 재산이 아닐 경우 대리인으로 계약을 할 수 있는데도 본인 명의로 해 의심스럽다는 취지에서다. 오상진(가명)씨도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생계·의료급여를 받아 왔지만 최근 확인 조사에서 신청인의 금융재산(보험금 등)이 확인되며 수급대상에서 중도탈락했다. 배우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을 수령하면서 소득인정액이 3인가구 생계·의료급여 선정 기준을 초과하게 돼서다. 상진씨는 개인 사채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을 갚는 데 모두 사용하고 없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개인 간 빌린 돈을 갚는다고 쓴 부채는 소득인정액을 계산할 때 차감해 주진 않는다고 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3개월간 117개 기관과 협력… 절벽 끝 24가구 붙잡았다[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3개월간 117개 기관과 협력… 절벽 끝 24가구 붙잡았다[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이주현(38·가명)씨는 남보다 못한, 서류상에만 있는 가족의 존재 때문에 부양의무자 기준에 발목이 잡혀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용직을 전전하며 월세 15만원, 생활비 15만원으로 살아온 최민국(67·가명)씨와 그의 아들은 입증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에서 배제됐다. 이들은 사회복지사의 도움이 있기 전까지 다시 신청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남은 힘을 쥐어짜 내며 삶을 버티고 있었다. 서울신문은 지난 4월부터 약 3개월간 비(非)수급 빈곤층을 직접 발로 뛰어 찾았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가족·지인을 통한 소개와 각종 제보를 받았다. 또 서울시·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 39곳을 포함해 한국사회복지사협의회·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시민사회단체·기관 117곳의 도움을 받았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비수급 빈곤층을 만나는 과정은 예상보다 어려웠다. 빚, 수치심, 개인 사정으로 숨거나 꺼리는 이들이 많았다. 취재팀이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과 동행하며 보건복지부의 위기가구 발굴 명단에 오른 대상자를 찾아 나섰지만 주소지가 달라 ‘조사 불가’ 결론이 나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휴대전화 번호나 상세 주소 없이 이름, 지번 주소, 각종 체납 정보만으로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위기 의심가구를 찾는 건 어려웠다. 수십 가구가 사는 다가구주택의 현관문을 일일이 두드려 대상자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어렵게 찾아낸 집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인력사무소,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통해 대상자를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은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취재팀이 이웃들을 탐문하고 탐정협회에도 의뢰했지만 연락처 없이 사라진 사람들을 찾기엔 역부족이었다. 긴 취재 과정에서 간신히 만난 비수급 빈곤층 24가구는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을 여실히 드러냈다. 가장 가난한 사람을 위한 제도인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외면받은 이들은 사회적 고립과 빈곤에 짓눌려 있었다. 사회에서 철저하게 배제될 뻔한 이들을 붙잡은 것은 사회복지사와 활동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었다. 과거 수급을 받지 못하다가 취재 도중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 사회복지사 등의 협조로 기초생활보장제도에 편입된 경우가 16가구였다. 이 중 취재팀 안내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해 수급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남은 8가구는 여전히 복지망 밖으로 비켜서 있다. 취재팀이 만난 24가구 가운데 인터뷰에 응한 가구는 12가구였다. 네 남매를 홀로 키우는 최수연(31·가명)씨는 아이들이 노출될까 봐 인터뷰를 망설여 네 차례나 집 앞에서 발길을 돌렸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 가는 윤주원(52·가명)씨는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최저생활 보장 ‘월 62만 3368원’…고물가에 식비마저 빠듯[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최저생활 보장 ‘월 62만 3368원’…고물가에 식비마저 빠듯[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정부는 국민 누구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만들었다. 빈곤층과 취약계층에 필요한 급여를 지급해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돕기 위한 대표적인 공공부조이자 최후의 사회안전망이다. 1962년 시행된 ‘생활보호법’과 같은 유사한 국가사회보장정책이 이미 존재했으나 보호 대상자 선정 기준이 제대로 입법화되지 않아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997년 외환위기로 대량의 실직자가 양산되고 빈곤 문제가 심화되면서 기존의 생활보호법을 대체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2000년 10월 시행됐다. 하지만 엄격한 소득·재산 기준과 부양의무자 기준 탓에 수혜자가 극히 적어 논란이 계속됐다. 그러다 2014년 서울 송파구에서 세 모녀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반지하에 세 들어 살던 이들은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집세와 공과금 70만원을 남기고 떠났다. 세 모녀처럼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에서 빠져 있는 위기가구를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를 계기로 2015년 7월 개정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됐다. ‘송파 세 모녀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은 그간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에 모든 급여를 통합해 지원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주거, 교육, 생계, 의료 등 급여별 선정 기준이 다층화된 ‘맞춤형 개별 급여’를 지급하는 게 핵심이었다. 이후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1·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통해 제도의 보장 수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하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으로 제도권 지원을 받는 대상은 여전히 적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01년 기준 142만명으로 인구 대비 3.2%였다가 2019년까지 2%대 후반~3%대 초반의 수급률을 유지해 왔다. 올해 5월 기준으로는 4.9%다. 수급자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위기가구가 발굴되더라도 엄격한 수급 선정 기준 탓에 극소수만 기초생활보장제도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또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직접 복잡한 절차를 다 밟아 본인이 신청해야만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려면 ‘소득인정액’과 ‘부양의무자’ 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우선 소득인정액(소득평가액+재산의 소득환산액)이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을 뜻하는 ‘기준 중위소득’의 일정 비율 이하여야 한다. 올해 생계급여를 받으려면 이 기준의 30%, 의료급여는 40%, 주거급여는 47%, 교육급여는 50% 이하여야 한다. 소득인정액은 실제 소득과 기본 재산(금융, 부동산, 자동차 등)을 따져 계산된다. 소득 기준을 맞춰도 부양의무자 중 한 명이라도 연소득이 1억원을 넘거나 9억원을 초과하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생계급여 수급자 선정에서 배제된다. 의료급여 선정의 경우 기준이 가장 엄격해 부양의무자의 재산·소득이 어느 정도만 돼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가보다 가족이 먼저 부양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부양의무자는 수급권자의 부모와 자녀, 그 배우자(며느리와 사위)까지 포함된다. 가구 인원수와 소득인정액에 따라 받는 수급액도 다르다. 1인 가구이면서 소득인정액이 20만원인 경우, 1인 가구 생계급여 금액은 1인 가구 중위소득 30% 기준인 62만 3368원에서 20만원을 차감한 42만 3368원이 된다. 급등한 물가를 고려하면 식비를 충당하기도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잖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단독]넉넉지 않은 아들이 부양의무자… “사는 게 지옥, 죽은 남편 따라갈 것”[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단독]넉넉지 않은 아들이 부양의무자… “사는 게 지옥, 죽은 남편 따라갈 것”[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난 정정숙(75) 할머니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선다. 90도 가까이 굽은 등으로 걷기도 힘들지만 먹고살려면 폐지라도 주워야 한다. 10여년간 정 할머니의 일터였던 서울 양천구 신정4동은 산 중턱을 깎아 만들어서 그냥 걸어 다니기도 힘든 고갯길이 많아 숨이 찬다. 2013년 남편이 작고한 이후 할머니는 혼자가 됐다. 정 많던 남편은 돈 버는 대로 지인을 도왔고, 여러 차례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죽은 남편을 애도할 시간도 없이 정 할머니는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평생 자식들과 손녀만 돌보다 60대 중반 들어 첫 직장을 구하려던 할머니에게 세상은 가혹했다. 평소 위장이 좋지 않아 쓰러지기 일쑤인 데다 허리를 다쳐 땅만 보고 걷는 할머니에게 일을 주는 곳은 없었다. 최근 간신히 인근 학교 급식실에서 배식 돕는 일을 얻었다. “등이 저렇게 굽어서 어떻게 일을 하겠냐”는 수군거림도 삼켜 넘겼다. 하지만 할머니가 병원에 다녀오기 위해 일터를 비운 하루 사이 다른 사람이 채워진 것을 보고 일을 그만뒀다. 정 할머니는 신정4동의 한 단독주택 2층 월세방에서 생활한다. 아들 둘이 부양 의무자로 올라가 있어 기초수급 대상도 안 됐다. 큰아들은 소득이 불안정하고 작은아들은 고등학생 딸을 셋이나 키우느라 금전적 도움을 기대할 수 없었다. 매월 나오는 노인기초연금 32만원과 폐지를 줍거나 청소업체에 나가 번 38만원을 합친 70만원이 할머니의 목숨줄이다. 그마저도 월세 40만원과 약값 10만원을 뺀 20만원으로 식비와 교통비, 병원비, 휴대전화비까지 내야 한다. 둘째 아들 소득이 감소한 뒤 지난해 7월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행정복지센터에 가까스로 서류를 냈지만 이번엔 청소업체에서 번 돈이 발목을 잡았다. 기초연금액이 더해져 1인 가구 생계급여 기준(58만 3000원)을 조금 넘어선 것이 탈락 이유였다. 그러다 올해 청소일을 그만둔 후 서울신문 취재 도중 정 할머니는 최근 기초수급 대상자로 선정됐다. 5월부터 생계와 주거급여로 50여만원을 받지만 생활이 팍팍하긴 매한가지다. 의료급여 대상이기도 하지만, 정작 아픈 허리와 하지정맥류 수술은 비급여 항목이라 받을 수 없어서다. 정 할머니는 한탄했다. “90도로 굽은 허리와 하지정맥류 때문에 자주 쓰러지는데 수술비가 400만원이나 들어간대서 그냥 돌아왔어요. 외롭고 아프고 사는 게 지옥이라 먼저 간 남편 따라 고통 없이 죽는 게 소원이에요.”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단독]공과금 꼬박꼬박 낸 싱글맘, 150만원짜리 차 있는 아픈 아빠[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단독]공과금 꼬박꼬박 낸 싱글맘, 150만원짜리 차 있는 아픈 아빠[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대한민국 기초생활수급자는 지난 5월 기준 250만 9099명(시설 포함)이다. 총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을 뜻하는 수급률은 4%대다. 문제는 극심한 빈곤 속에서도 기초생활보장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非)수급 빈곤층’이 73만명(2018년 기준)에 이른다는 점이다. 비수급 빈곤층 규모는 3년마다 실시하는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및 평가 연구’를 통해 추산하는데, 2021년 통계는 이르면 다음달에 나온다. 정부는 2017년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통해 비수급 빈곤층이 2020년 33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올 3월 경기복지재단이 발표한 경기도민의 비수급 빈곤층 규모를 보면 기초생활수급자가 28만 4100가구이며, 그와 별개로 비수급 빈곤층은 10만 4600가구라 수급자 규모의 약 37%나 된다. 위기가구 발굴, 긴급복지 확대 등으로 복지망이 촘촘해지고 예산도 빠르게 늘어났지만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신문이 제보와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사회복지재단 등 117곳의 도움을 통해 직접 발로 뛰며 찾은 전국의 비수급 빈곤층의 삶은 암담하고 처참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기초생활수급제 자격 조건 탓에 제도권 지원을 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전국의 ‘또 다른 세 모녀’를 확인했다. 이들의 사연과 함께 발목을 잡은 수급 배제 이유를 정리했다.“기초생활수급 대상도 안 되는데 굶어서라도 꼬박꼬박 낸 공과금 때문에 위기가구도 못 된다고요?” 지난 4월 4일 오후 1시. 갓 돌이 지난 쌍둥이 딸을 안고 경기도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이다현(38·가명)씨가 울먹였다. 마이너스 통장에 찍힌 금액이 1000만원일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는데 기초생활수급도, 위기가구 지원 대상도 될 수 없다는 말 때문이었다. 수급 신청조차 어려운 건 다현씨에게 부양의무자인 배우자가 법적으로 아직 존재해서다. 남편과는 지난해 6월부터 따로 살며 홀로 아이들을 키운다. 이혼 소송까지 준비해야 하는 탓에 머리가 아프지만 이보다 더 다현씨를 아프게 하는 건 모니터를 보던 복지센터 직원의 무심한 말이었다. “부모님에게 도와 달라고 해보세요.” 학대 가정에서 자라 부모와 연락을 거의 끊다시피 한 다현씨는 도움을 요청할 가족이 없다. 이러한 사실을 직원에게 설명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어쩔 수 없다’였다. 위기가구로 다른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도 물었지만 답은 같았다. 공과금을 체납할 정도가 아니라서 위기가구에 해당하는 징후가 없단 이유에서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위기가구 발굴은 단전·단수·전기료 체납·가구주 사망·실업급여 수급 등 39가지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뤄진다. 그동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주변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상하수도와 전기 요금 등을 내왔던 게 되레 독이 됐다. 다현씨는 한숨을 쉬었다.“아이를 키우는 집인데 전기가 끊기면 어떻게 하라고요….” 전세 대출로 한 달에 나가는 돈(이자)만 40만원. 쌍둥이 딸 주안이와 주은이를 위한 분유와 기저귀값을 더하면 60만원이 훌쩍 넘는다. 배가 고프다며 칭얼대는 아이들이 눈에 밟힌 다현씨가 눈물만 삼켰다. 터벅터벅 복지센터를 나와 어린이집 교사 면접 장소로 향했다. 2021년을 끝으로 일을 그만둔 다현씨가 어렵게 구한 자리다. 휴대전화를 들고 아이를 잠시 돌봐 주기로 한 친구에게 연락했다. “미안해…2시간만 더 부탁해.” 다현씨는 오랜만에 정장을 꺼내 입고 오후 5시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도착했다. 혼자 쌍둥이 딸을 키우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다 보니 체중이 10㎏가량 빠져 옷이 헐렁하다 못해 나풀거린다. 2년 전 피트니스센터를 차린 남편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에 실패한 후 집을 나갔다. 이후 양육권을 둘러싼 길고 긴 이혼 소송이 시작됐다. 그나마 이혼하면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가능성이 조금은 커진다. 실제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노인, 장애인 가구뿐 아니라 모자 가구도 해마다 증가세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기초생활수급자 중 모자 가구는 42만 9977명으로, 전체의 17.0%다. 하지만 이혼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다현씨 집 우편함엔 남편 이름이 적힌 제3금융권의 독촉장만 쌓이고 있다. “사정은 알지만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게 어린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거 잘 아시잖아요.” ‘불합격’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다현씨를 보고 쌍둥이 딸이 배가 고픈 듯 울기 시작했다. 바닥이 보이는 분유통을 박박 긁었다. 다현씨는 바로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단순 보조’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 전화번호를 눌렀다. “야근이 있을 수도 있어서 아이들이 그렇게 어리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거절만 당한 다현씨는 체념한 듯 토로했다. “기초생활수급자도 안 되고, 위기가구 지원도 못 받고, 일자리도 못 구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요. 제가 나간 사이 애들이 어떻게 될까 무서운 생각만 들어요.”■ 특별기획취재팀 (사회부)백민경·강병철·김헌주·홍인기·김지예·강윤혁·김주연·김소희·김중래·박상연·곽진웅 (전국부)임태환·명종원 기자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단독]매년 22만명이 기초생활보장 수급 중단…이의신청은 한 해 평균 7.6건[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단독]매년 22만명이 기초생활보장 수급 중단…이의신청은 한 해 평균 7.6건[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빈곤층 가운데 해마다 평균 22만명은 소득이 약간 늘었다는 이유 등으로 지원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 없는 부양의무자나 가족 구성원의 재산이나 소득이 증가해 수급이 중단되는 등 억울한 사례가 적지 않은데도, 복잡한 절차 탓에 이의신청하는 경우는 지난 11년간 77건에 그쳤다. 2일 서울신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확보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이의신청 현황을 보면,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거쳐 복지부까지 이의신청이 접수된 경우는 1년에 10건이 채 되지 않았다. 2018년 6건이었던 이의신청은 2019년 9건, 2020년 4건, 2021년 3건, 지난해 4건이었다. 올해 4월까지는 1건에 그쳤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이의신청은 한 해 평균 7.6건에 그친다.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수급자나 급여를 신청한 사람이 수급 중단이나 신청 이후 급여 선정이 되지 않으면 지자체장 처분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지자체장 조치에도 이의가 있으면 복지부(의료·생계급여)·교육부(교육급여)·국토교통부(주거급여)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두 단계를 거쳐야 복지부까지 이의신청이 접수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1년간 이의신청이 한 자릿수라는 것은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문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수급을 받던 저소득층은 중도에 지원이 끊기면 생존과 직결되는 위기를 겪게 되지만 수급 중단이 잘못됐다고 호소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던 빈곤층 10명 중 2명은 사망으로, 또 다른 2명은 소득 증가로 자격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3년 16만 9655명이었던 수급 중도 탈락자는 2015년 하반기 맞춤형 급여로 개편된 이후인 2016년부터 20만명 안팎을 오가다 지난해 24만 7866명이 됐다. 7년 기준으로 연평균 22만명꼴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까지 8만 3163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다 중단된 215만 3972명의 사유를 보면 입대, 해외 체류, 연령 도래 같은 기타 사유가 92만 2109명(42.8%)으로 가장 많았다. 기타 사유를 제외하면 수급자의 사망(20.4%), 소득 증가(19.2%)로 소득인정액을 초과하면서 받던 수급이 중단된 경우가 다수였다. 이 밖에도 신규 취업 및 창업(8.4%), 신규 재산취득(3.9%), 재산가액 증가(2.9%)로 수급이 중단됐다. 실제 소득이 늘어 수급이 중단된 경우는 자립을 도와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문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을 정도로 어려웠던 형편이 더 이상 수급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개선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이다. 생활은 변변치 않음에도 수급이 중단돼 고통을 겪는 빈곤층이 많다는 얘기다. 김윤민 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 구성원, 부양의무자의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 수급이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상황으로 수급이 끊기면 이후의 삶을 계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급이 중단되면 모든 지원이 끝나는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방식도 빈곤층을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 넣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이 일부 높아져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었다고 해도 경제적 상황이 확 나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일부 지원을 단계적으로 이어가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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