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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56km 걸어서 출근하는 61세 노인의 감동사연

    매일 56km 걸어서 출근하는 61세 노인의 감동사연

    최근 국내에도 보도돼 감동을 준 매일 34km를 걸어서 출근한 남자보다 더 힘든 노인의 사연이 소개됐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언론은 2일(현지시간) 매일 56km의 거리를 걸어서 출근하는 올해 61세의 노인 스티브 시모프의 사연을 소개했다. 은퇴해 손자 볼 나이인 그는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6일을 아이오와주에 위치한 한 카지노에서 오후 11시부터 문지기로 밤샘 근무한다. 그러나 출근하기 위해 그가 집을 나서는 시간은 오후 3시 30분. 무려 7시간 전부터 출근을 서두르는 이유는 56km 떨어진 직장까지 두발로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그는 시간당 9.07달러(약 1만원)를 벌기위해 오랜시간을 이렇게 걸어다녔다. 13년 된 자동차가 있지만 타지 못하는 것은 기름값 때문. 이렇게 어렵게 번 돈을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부인의 치료비와 직장을 구하지 못해 놀고 있는 입양한 손자(22)의 생활비로 쓴다. 길고 긴 고속도로를 따라 걷는 그의 출근길은 말 그대로 고행길이지만 마음씨 좋은 운전자나 직장 동료를 만나면 히치하이킹하는 행운을 얻기도 있다. 시모프는 "길을 걷다보면 가끔 지인들이 자동차를 태워주기도 한다" 면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는 있지만 그래도 하루 평균 4시간은 걸어 다니며 일요일은 꼬박 걸어 출근하기 일쑤"라고 밝혔다. 다행히 퇴근할 때는 동료의 차를 얻어타 잠시나마 근무로 지친 몸을 쉴 수 있다. 그러나 동료의 목적지 역시 그의 집에서 13km나 떨어져 있어 또다시 걸어서 집으로 가야한다. 환갑의 나이에 매일 고행길을 떠나지만 그의 가족에 대한 책임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시모프는 "당신에게 가족이 생기면 가장 먼저 직업을 얻어 부양해야 하고 그 직업을 지켜야 한다" 면서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역시 얼마전 매일 34km를 걸어서 출근하는 공장 근로자 제임스 로버트슨(56)의 사연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시간당 10.55달러를 벌기 위해 매일 34km를 걸어다닌 그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이 십시일반 힘을 합쳐 무려 31만 달러(약 3억 3000만원) 이상의 성금을 모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 자동차 판매회사가 그에게 새 차 한대를 기부해 현재 그는 편안하게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 참에 내 집 마련, 이왕이면 명품 아파트!”…‘당산역롯데캐슬’ 주목

    “이 참에 내 집 마련, 이왕이면 명품 아파트!”…‘당산역롯데캐슬’ 주목

    전셋값 고공행진에 저금리 기조, 정부의 부양책이 맞물리면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수 천 만원씩 가격 부담에 세입자들이 분주하게 전셋집을 보러 다니지만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황. 대출 이자 부담이 완화되고 정부의 정책 여파로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이 참에 집을 사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편리한 교통과 우수한 입지에 미래가치 품은 이른바 알짜 단지마다 수요자들이 몰려들며 성황을 이루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도 같은 조건이라면 조금이라도 낫고 좋은 것을 택하는 ‘동가홍상(同價紅裳)’식 소비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서울지역에서는 재개발 물량들이 분양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수혜효과가 예상되면서 향후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실수요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분양 중 현장들의 분위기도 한층 달아올랐다. 영등포구 당산동 일대에 들어선 ‘당산역롯데캐슬프레스티지’의 경우도 최근 부쩍 늘어난 관심에 힘입어 막바지 분양이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건설이 당산4구역을 재개발해 선보인 당산역롯데캐슬프레스티지는 지리적 이점과 탁월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노후화된 아파트 문제가 지적됐던 영등포구에서 15년만에 등장한 신규 브랜드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다. 이 아파트는 실제 청약 당시 지역 내 수요자들은 물론 주변 목동, 여의도 거주자들이 몰리면서 4개의 주택형이 모두 1순위 당해 지역 마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단지 구성은 지하 2층, 지상 22~26층, 2개 동, 전용 84㎡ 총 198가구로 현재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 분양 106가구 중 일부 잔여세대를 분양 중이다. 지하철 2, 9호선 환승역인 당산역과 2, 5호선 환승역 영등포구청역이 도보 거리에 위치한 트리플 역세권 프리미엄이 강점으로 꼽힌다. 당산동 부동산 관계자는 “당산역롯데캐슬프레스티지의 경우 소규모 단지 구성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아파트로 평가 받으며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입지적으로 이미 주변 1만여 세대에 이르는 주거타운과 함께 풍부한 생활기반시설을 공유할 수 있는 데다 브랜드 품격을 높인 특화설계가 경쟁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사 측은 지역 내 오랜만에 들어서는 브랜드 아파트에 걸맞게 품격의 차별화에 주안점을 뒀다. 각 가구의 거실에는 10인치 터치 월패드를 도입했으며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방문자 확인과 현관문 개폐, 세대침입 감지 및 알림 등의 보안기능을 강화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에너지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집 안에서 콜 버튼 하나로 편리하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브랜드 특화 커뮤니티시설도 눈에 띈다. 약 330평 규모로 조성된 피트니스클럽, 실내 골프클럽, 남녀샤워실, 관리사무소, 경로당 등 입주민을 위한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특히 지하에는 영등포구 최초로 세대별 전용창고도 제공돼 이목을 끈다. 주차장은 모두 지하로 배치해 단지 전체를 안전하고 쾌적한 힐링 아파트로 꾸몄으며, 주차대수도 가구당 1.46대로 넉넉하게 설계해 지역 내 고질적인 문제였던 주차문제도 해결했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수준인 3.3㎡당 약 1800만원 대부터다. 여기에 현재 잔여세대에 한해 발코니 확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계약금 10%도 우선 1000만원을 낸 후 1개월 이내 나머지 차액을 납부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입주는 오는 2017년 8월 입주 예정이며 모델하우스는 신용산역 2번 출구 방향에 마련돼 있다.분양문의: 1899-4222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0 ~ 30대 사망 원인 1위 ‘자살’

    10 ~ 30대 사망 원인 1위 ‘자살’

    최근 10~30대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에서도 자살 비중은 높게 나타났다. 2012년 3월 정부가 ‘자살예방법’을 시행한 지 2년이 됐지만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상당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2014 생명보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10대, 20대, 30대 사망 원인 1순위가 모두 자살이었다. 보험개발원이 2011~2013년 생명보험 계약자와 피보험자 가운데 사망으로 계약이 해지된 16만 9000여건의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다. 10년 전인 2002년에는 사망 원인 1위가 모두 교통사고였다. 10년 사이 흐름이 크게 바뀐 것이다. 10대 사망 원인을 살펴보면 10~19세 사망 2226건 가운데 투신자살이 135건으로 1위, 질식으로 인한 자살이 101건으로 뒤를 이었다. 20~29세(6815건)에서도 질식에 의한 자살이 1위(711건), 투신 3위(228건), 가스 중독 8위(86건)로 나타났다. 30~39세(1만 9474건)에서도 역시 질식에 의한 자살이 1위(1326건), 투신 6위(319건), 가스 중독 9위(194건)를 차지했다. 성인병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40~50대에서는 간암이 각각 사망 원인 1순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40대 사망 원인 2위는 역시 자살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망 원인이 나타나는 원인을 전 연령대에 걸쳐 사회적 스트레스가 그만큼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극화와 경쟁은 10년 전보다 훨씬 심해졌지만 경제적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받아줄 사회안전망이 탄탄하지 못해 사람들이 재기할 희망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가난이나 우울증 등을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보는 것은 단순하고 위험한 판단”이라며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지속적인 저성장 속에서 미래에 대한 안정감을 찾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 사회안전망의 부재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의 노인 부양이 힘겨워지면서 빈곤과 병으로 인한 노인 자살 문제가 최근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지만 제대로 된 예방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젊은 층에서는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인한 정신적 압박, 왕따 문제, 자존감 형성 부족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신적으로 어려워졌을 때 정신과나 상담소 방문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큰 것도 문제를 키운다”고 지적하며 “적절한 조치를 통해 스트레스 대응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험업계에서도 자살 증가가 보험의 손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자살 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2011년부터 자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한강 교량에 ‘생명의 전화’를 설치해 상담과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도심에서는 투신이 많고, 농촌에서는 노인들의 음독 자살 기도가 많다는 분석에 따라 농약안전보관함 등을 정기적으로 실태 조사하고, 자살 충동을 막기 위한 특성화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진핑 집권 3년차 청사진 밝힐 양회 3일 개막… 관전 포인트는

    시진핑 집권 3년차 청사진 밝힐 양회 3일 개막… 관전 포인트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과 더불어 펼쳐진다. 10일 남짓 이어지는 양회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년차 청사진이 발표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오는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발표될 중국의 국방 예산 증가폭이다. 시 주석의 ‘강한 중국노선’을 가늠할 잣대이기 때문이다. 국방 예산은 2011년 12.7%, 2012년 11.2%, 2013년 10.7% 등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2.2% 증액됐다. 특히 일본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 예산을 편성해 중국도 이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도 이날 발표된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어 고속 성장을 사실상 포기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의 진입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회를 통해 정부가 올해 GDP 증가율 목표를 7% 안팎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24년 만에 최저치인 7.4%였다. 이에 따라 8%대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바오바’(保八)에서 물러선 데 이어 이제는 7%대를 지키는 ‘바오치’(保七)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석달 만에 또 금리 0.25%P 인하 다만 중국 정부가 성장률 하락을 무작정 방치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경고음이 곳곳에서 켜지면서 경기부양책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부터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지난달에는 33개월 만에 지급준비율(지준율)도 0.5% 포인트 내렸다. 돈을 풀어 경기를 떠받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시 주석의 새로운 경제 구상이자 ‘힘의 외교’를 뜻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방향도 양회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국방비 증액은 이미 지난해 말 경제공작회의에서 결론이 난 만큼 일대일로에 얼마나 많은 자금과 정치력을 투하할지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대(一帶)는 ‘신실크로드 경제벨트’로 중국 서북 지역에서 중앙아시아, 동유럽,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육로 무역통로를 말하고, 일로(一路)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로 중국 동남 연해지대에서 동남아시아, 인도양,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경제 무역 통로를 뜻한다. ●시 주석의 ‘4개 전면’ 당 지도 이념 될 듯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버금갈 정도의 권력을 구축한 시 주석이 주창한 ‘4개 전면’(4個 全面)은 양회를 거쳐 당의 지도 이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4개 전면은 전면적 소강(小康)사회 건설, 전면적 개혁 심화, 전면적 의법치국,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을 뜻한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필두로 대다수 관영매체는 양회를 앞두고 4개 전면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2017년 공산당 19차 당 대회에서 당장(黨章·당 헌법)에 포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용어 클릭]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로 국회와 비슷한 기구다. 공산당이 결정한 주요 정책과 인사를 승인하고 의결한다. 지역 대표와 직능 대표 등 2900여명으로 구성되며, 국정 계획과 예산안을 심의·의결한다. 상설기관인 상무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매년 3월 초에 상징적으로 한 번만 열린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정책자문회의로 전국위원회와 상무위원회로 구성된다. 국정 계획을 토의하고 제안·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전인대와 동시에 열려 이를 묶어 양회(兩會)라고 한다.
  • 공중부양 스케이트보드가 현실로? 수중부양해 타는 ‘하이드로포일’

    공중부양 스케이트보드가 현실로? 수중부양해 타는 ‘하이드로포일’

    미래의 서프보드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최근 윈드서핑의 고향 뉴질랜드 라글란 해변에서 미국 서퍼 겸 스포츠모델 레어드 해밀턴(Laird Hamilton·52)이 수면 위에서 공중부양해 보드를 타는 모습을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높은 파도를 헤치며 서핑을 즐기는 해밀턴이 올라탄 보드는 하이드로포일(hydrofoil) 서프보드. 하이드로포일은 보드 아래 날개가 달려서 고속으로 달리면 보드 자체가 물 위로 떠오르는 보드다. 이는 수중익선(배의 밑에 평면 또는 곡면의 수중 날개를 단 배)과 같은 원리다. 영상에는 라글란 해변에서 제트스키에 이끌려 보드를 타는 해밀턴의 모습이 보인다. 하이드로포일에 속력이 붙자 보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마치 영화 ‘백 투더 퓨처2’에서의 공중부양 스케이트보드를 연상케 한다. 수면부양(?)한 해밀턴이 보드에 몸을 맡긴 채 큰 파도를 가르며 멋진 서핑을 선보인다. 한편 지난달 18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현재 26만 64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The Ultimate Waterman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파도 위 공중부양 보드 ‘하이드로포일’ 화제

    파도 위 공중부양 보드 ‘하이드로포일’ 화제

    미래의 서프보드는 어떤 모습일까? 26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최근 윈드서핑의 고향 뉴질랜드 라글란 해변에서 미국 서퍼 겸 스포츠모델 레어드 해밀턴(Laird Hamilton·52)이 수면 위에서 공중부양해 보드를 타는 모습을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높은 파도를 헤치며 서핑을 즐기는 해밀턴이 올라탄 보드는 하이드로포일(hydrofoil) 서프보드. 하이드로포일은 보드 아래 날개가 달려서 고속으로 달리면 보드 자체가 물 위로 떠오르는 보드다. 이는 수중익선(배의 밑에 평면 또는 곡면의 수중 날개를 단 배)과 같은 원리다. 영상에는 라글란 해변에서 제트스키에 이끌려 보드를 타는 해밀턴의 모습이 보인다. 하이드로포일에 속력이 붙자 보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마치 영화 ‘백 투더 퓨처2’에서의 공중부양 스케이트보드를 연상케 한다. 수면부양(?)한 해밀턴이 보드에 몸을 맡긴 채 큰 파도를 가르며 멋진 서핑을 선보인다. 한편 지난 18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현재 19만 87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The Ultimate Waterman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기업이 다시 뛴다] 미래 먹거리 찾아 ‘동분서주’ 우리 경제 든든한 ‘삼시세끼’

    [기업이 다시 뛴다] 미래 먹거리 찾아 ‘동분서주’ 우리 경제 든든한 ‘삼시세끼’

    기업들이 신발 끈을 다시 고쳐 매고 있다. 정부가 연일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기 부양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고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저유가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우호적인 경제 여건들이 형성되면서 기업들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주요 57개국 경제성장률 조사 발표에서 상위 2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16위에 올렸다. 이웃 나라 중국(7%)이 1위에 올랐고 우리나라는 3%대로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경쟁국인 싱가포르, 멕시코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해 11월 한·중 FTA를 비롯해 잇단 FTA 체결로 경제 영토를 넓힌 우리나라에 대한 대내외적 경제성장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저유가와 미국의 경기회복이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3% 포인트 높은 3.7%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경제전망이 정부가 발표한 3.8%와 비슷한 셈이다. 한국은행은 3.4%,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지만 각각 3.7%, 3.9%로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이 “불쌍한 경제”라고 지칭할 만큼 정부는 물심양면으로 기업을 지원해 줄 태세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은 해외 시장 판로 확보와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고 전면적인 기업 조직개편 등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미 훈련에 美 연안전투함 첫 참가

    한국과 미국은 다음달 2일부터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연습’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올 독수리 연습에는 미국의 최신형 연안전투함(LCS) ‘포트워스호’(3000t급)가 처음으로 참여하기로 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한미연합군 사령부 관계자는 “올 키리졸브 연습은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다”며 “미국 본토와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서 파견되는 해외 미군 6750명을 포함해 미군 8600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월 24일까지 진행되는 독수리 연습에는 미군 3700명과 한국군은 사단급 부대 20여만명이 참여한다. 미군 참가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1만 2000여명 수준이지만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 참여 병력은 늘었고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 참가 규모는 대폭 축소됐다.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 항공모함이 참여하지는 않는다. 다만 미군은 이번에 북한의 공기부양정과 고속정, 잠수정 등을 이용한 해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으로 연안전투함인 포트워스호를 투입하기로 했다. 포트워스호는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배치한 두 번째 연안전투함으로 길이 119m에 최고속력 44노트(시속 81㎞)의 기동성을 자랑한다. 얕은 연안지역에서 숨은 적과 싸울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되며 MQ8 수직 이착륙 무인정찰기(UAV), 구경 57㎜ 자동화기, 21기의 지대지 미사일, MH60 헬기 등으로 다양한 작전 수행이 가능해 해군이 열세인 북한으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하)경제·교육·문화 분야] ‘불황형 흑자’ 더 심화… 지표와 따로 노는 체감경기 회복 급선무

    [박근혜정부 3년차 (하)경제·교육·문화 분야] ‘불황형 흑자’ 더 심화… 지표와 따로 노는 체감경기 회복 급선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성과가 미진한 분야로 경제를 꼽는 이가 적지 않다.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내수 침체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 재정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자랑할 만한 거시경제지표들이 꽤 있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바닥 수준이다. 정부조차 올해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할 정도이니 지난 2년은 성과보다 과제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일 “2년간 성장은 쪼그라들고 물가는 기어가고, 그래서 ‘불황형 흑자’ 규모만 더 커지고 있다”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낙제점을 겨우 면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지표와 따로 노는 체감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국회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에서도 경기 활성화가 단연 첫 번째였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시장의 거의 모든 점포들은 한결같이 ‘지난해 설보다 더 못하다’며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의 ‘바로미터’인 자영업자 수는 내수 침체로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의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539만명으로 줄었다. 1999년 570만명이었던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1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이다. 가계도 지갑을 닫았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비 성향은 72.9%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떨어졌다. 2003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윳돈 100만원 가운데 72만 9000원만 썼다는 얘기다. 씀씀이를 이렇게 줄이니 체감 경기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또 일자리가 늘었다고 하지만 대졸자 실업률도 심각하다.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0%였다.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계소득 증대와 소득 불균형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지출을 늘리는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경제) 활성화를 시킬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국민 주머니 사정을 획기적으로 나아지게 하는 극약 처방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면서 “재정정책은 약발이 다 떨어졌고, 결국 통화정책을 완화하면서 고소득층 소득이 저소득층으로 옮겨 갈 수 있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고 소득세에 좀 더 누진적인 성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세제 정책을 통해 가계의 가처분소득 불균형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도 전면 재점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여당에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증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여전히 증세에 부정적이어서 임기 말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성 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는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세수 펑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필요한 복지가 있다면 거기에 맞춰 세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고용률(15∼64세)은 65%대에 진입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자리의 질을 따지면 아쉬운 점도 적지 않지만 지난해 53만개 신규 일자리가 생긴 데는 정부 정책의 힘이 컸다고 분석된다. 이 실장은 “양적으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면서 “다만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2중 구조와 비정규직 차별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경제 영토를 확장한 것도 성과로 꼽을 만하다. 지난해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했다. 2002년 칠레를 시작으로 체결된 FTA 대상 국가는 53개국으로 늘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중) 공직개혁] 기초연금 공약 후퇴… 보육·육아 예산 갈등

    복지 담론의 주도권을 현 야당에서 가져오며 박근혜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끈 복지 정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복지 수요는 늘어나는데 재원은 한계가 있어 상당수는 대폭 축소됐고 아예 논의조차 못하는 공약도 많다. 대표적인 게 기초연금 제도다. 박 대통령은 당초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노인에게 ‘현재 기초노령연금의 약 2배(약 2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물가에 연동하고 정작 형편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 노인은 기초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없게 해 상당 부분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4대 중증질환(암·심혈관·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 계획은 3년차 들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개별 질병에만 집중한 탓에 4대 질환 이외의 병을 앓는 대다수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0~5세 보육과 육아는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공약도 당초 취지에서 엇나가고 있다. 지자체에 무상보육 예산을 떠넘기다 보니 재정 파탄 우려로 곳곳에서 반발이 일어 지난해 말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전국 시·도교육감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일부를 편성하기로 한 덕에 갈등은 봉합됐지만 해결된 것은 아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역시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해 여야가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높여 기초수급 탈락자 13만 6000명을 구제하기로 합의했지만, 2012년 기준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은 117만명이나 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富] “빈부 기사 읽기 싫을 만큼 분노 치밀었다” “두 개의 나라로 느껴질 만큼 격차 커졌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富] “빈부 기사 읽기 싫을 만큼 분노 치밀었다” “두 개의 나라로 느껴질 만큼 격차 커졌다”

    서울신문은 지난 16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와 관련해 독자권익위원들이 독자 입장에서 취재팀에 궁금증을 질의하는 청문회 형식의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청수 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권성자 ‘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박준하 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이 질의에 나섰고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의 김상연 팀장, 이두걸·유대근·송수연 기자가 답변했다. 권 위원 이번에 빈부 리포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김 팀장 지난해 화제가 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나라의 빈부 격차 실상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책에 나오는 수치가 아니라 실생활을 취재해 독자들에게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부자나 빈자의 생활상을 따로따로 단편적으로 다룬 기사는 있었지만 두 계층을 정식으로 낱낱이 비교해 심도 있게 드러낸 기사는 없었다. 이 위원 부유층과 빈곤층의 삶을 대조해 생중계하듯 보여 줬는데 기자들의 목소리와 전문가 해석이 매회 곁들여지지 않아 아쉬웠다. 김 팀장 기존 기획기사들과 차별화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기자가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몰아가는 관습적 방식을 버리고 겸손하게 팩트를 있는 그대로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판단 기회를 주자는 의도였다. 그래서 분석과 해법 소개를 시리즈 말미로 미룬 것이다. 박 위원 기사에 등장한 빈곤층과 부유층의 사례가 너무 극단적인 것은 아닌가. 김 팀장 극과 극을 알아야 우리가 처한 위치를 정확히 분석하고 해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 기자 내가 직접 구걸에 나섰던 ‘걸인 체험’ 기사에 달린 댓글 중 가장 공감을 많이 산 내용이 무엇이었을까. ‘하루 종일 구걸로 1만 3110원 벌었다는데 폐지 줍는 분들보다 많이 버셨네요’라는 댓글이었다. 우리는 극단적 상황을 보여 주려고 했는데 현실은 더 극단적이고 절박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권 위원 독자들로부터 직접적으로 받은 반응이 많았나. 송 기자 많았다. 돈이 없어 화장품을 안 쓰는 주부의 사연을 보도했는데, 그 기사를 보고 한 독자가 회사로 전화를 걸어와 “화장품을 보내 주고 싶다”고 해 빈곤층 주부에게 전달해 줬다. 한국외국어대 영어교육과 교수와 학생들이 기사에 소개된 빈곤층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권 위원 빈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가치중립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매회 보도 직후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는 식의 후속 기사는 왜 썼나. 취재진의 의도가 드러난 것 아닌가. 김 팀장 독자들이 표시하는 온정적 반응도 뉴스라고 판단해 보도했다. 그런 후속 보도가 의도를 드러내지 않겠다고 한 취지에 어긋난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다. 박 위원 나는 오히려 시리즈 중간에 독자의 의견을 전달하는 후속 기사를 보면서 기자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가닥이 잡혀 좋았다. 후속 보도 중 지방의 한 고등학교 교사 인터뷰가 있었는데 “최저임금을 올리면 사교육에 목매는 구조가 바뀔 것”이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이 위원 기사에서는 상위 1% 부유층의 기준을 금융자산 10억원을 포함해 개인 순자산 40억원 이상, 연소득 1억 5000만원 이상으로 잡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땅값이 비싸 순자산 40억원을 가진 ‘부동산 거지’들도 많다. 이 기자 우리가 자의적으로 만든 기준은 아니다. 누구를 부유층으로 볼 것이냐를 판단할 때 순자산과 금융자산이 핵심이다. 기준을 10억원으로 정한 건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부유층 여부를 가릴 때 금융자산 100만 달러(약 10억원)를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 10억원을 가졌다면 실제로는 상위 0.6~0.7% 안에 들겠지만 부유층 기준을 최대한 엄격히 하자는 취지로 10억원을 상위 1% 기준으로 삼았다. 이번에 상류층 취재를 하면서 느낀 건 우리 주변에 이 기준을 충족하는 상류층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박 위원 부유층은 상위 1%로 잡았는데 절대빈곤층은 왜 하위 9.1%를 대상으로 삼았나. 유 기자 원래는 상위 1%와 하위 1%를 비교하려고 했다. 하지만 하위 1%를 뽑는 건 통계적으로 어려웠다. 한 가구의 소득 수준은 세금을 낸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데 벌이가 거의 없는 극빈층은 세금은 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최저생계비(4인 가족 월소득 166만 8329원) 이하의 절대빈곤층을 대상으로 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뿐 아니라 ‘송파 세 모녀’처럼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수급권이 없는 매우 가난한 사람들까지 절대빈곤층으로 본 것이다. 이 기자 빈곤층을 직접 만나 보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보다 차상위계층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50만원이라도 수급비를 받으면 어떻게든 먹고사는데 차상위계층은 소득이 한 달에 10만원 이하인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은 노령연금이 안 나와서 한 달 동안 라면만 먹었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차상위계층의 빈곤이 심각했다. 그래서 기초생활수급권자뿐 아니라 그분들도 절대빈곤층에 넣어야 합리적일 것으로 봤다. 권 위원 내 주위의 50대들이 빈부 리포트 기사를 보면서 “분노라는 감정이 먼저 들었다”고 얘기하더라. 일찌감치 강남에 집을 샀으면 기사에 나오는 부유층과 비슷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심정에 “분노가 솟구쳐 기사를 읽다가 보기 싫어지더라”는 반응이 있었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은 상위 1%에 대해 어떤 감정이 들었나. 송 기자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지금 우리 사회를 ‘분노사회’라고 규정했다. 취재를 하면서 생활 하나하나를 뜯어 보니 ‘대한민국에 두 개의 나라가 존재한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예상보다 빈부 격차가 심했다. 개인적으로는 분노보다는 박탈감을 느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부자 체험을 하면서 ‘여기에 오는 사람들은 정말 나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내 몸짓이 그 공간에서 이질적으로 보일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유 기자 이 기획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화려한 부유층 생활상만 관심을 끌고 빈곤층 기사는 안 읽히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막상 보도가 시작되자 부유층 기사보다 빈곤층 기사가 훨씬 많이 읽혔다. 현장에서 만난 극빈층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분노’보다는 ‘무력감’이었다. 삶이 워낙 고달파서 ‘왜 나는 아등바등 사는데 가난할까. 구조적 원인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자체를 안 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 팀장 부유층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는 ‘왜 이런 기사를 써서 화나게 하느냐’는 의견이 많았고 빈곤층 기사에는 ‘우울하게 왜 이런 기사를 쓰느냐’는 댓글이 많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는 어쩌면 빈부 격차의 현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태도일 수도 있다. 알지 못하면 해결할 수 없다. 프랑스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배고픔을 호소하는 백성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말했다는 것도 빈곤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 아닐까. 이 기자 빈부 리포트 이후 한국 언론이 추가로 짚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 위원 빈부 격차에 대한 사회적 분노를 완화할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권 위원 상·하위 1% 간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게 중요할 듯하다. 우리 국민 중 다수가 중산층이라고 본다면 이 중산층이 양 극단의 1% 사이에서 소통의 이음새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국민끼리 소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으면 한다. 박 위원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부각시켜 정책적 대안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 줬으면 좋겠다. 정리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서금회 멈춰” 연금회가 간다

    “서금회 멈춰” 연금회가 간다

    연세대 출신이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수장 자리를 모두 꿰찼다. 그동안 서강대 출신의 서금회(서강금융인회)가 대표적인 경제 라인으로 꼽혔지만 연세대 인맥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연금회(연세금융인회)의 재역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17일 정부와 경제계에 따르면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신임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 이어 연세대 출신이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게 됐다. 최 부총리는 경제 정책을 총괄하고 있고, 이 총재가 통화 정책을 맡고 있는 가운데 금융 정책마저 임 후보자가 담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임 후보자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임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연세대 상대는 경제정책 라인을 장악하게 된다. 최 부총리는 연세대 경제학과, 이 총재는 경영학과를 나왔다. 나이는 이 총재가 1952년생으로 가장 많고 최 부총리가 1955년생, 임 후보자가 1959년생으로 막내다. 연세대 상대는 ‘고법연상’(고려대 법대, 연세대 상대)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연세대를 대표하는 인맥이다. 거시경제, 통화, 금융 정책 당국의 수장을 연세대 상대 출신이 맡으면서 기재부-한은-금융위 3각 편대의 경제정책 공조가 더 원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상황에 대해 다소 시각 차이가 있지만 재정·통화 정책에서 상당한 공조를 취하고 있다. 이날도 한은은 단기 경기 부양책에서 4대 구조개혁으로 방향을 돌린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기준금리를 4개월 연속 동결하기도 했다. 가계 부채에 대해서는 이 총재가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가까이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하며 경고등을 켜고 있는 데 비해 최 부총리는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 부채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권선주 기업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연세대 출신이다. 권 행장은 영어영문학과, 김 행장은 불어불문학과 출신으로 상대는 아니다. 금융 공기업 수장 중에서는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과 홍영만 자산관리공사 사장도 대표적인 연세대 라인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50년만에 동창회를 하였습니다. 소년 소녀들이었던 친구들이 머리는 희끗 희끗해지고 얼굴에는 주름살이 깊이 패여 있습니다. 허리마저 구부정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가슴에 달려 있는 이름표가 없었다면 잘 기억해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름표와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학교 다닐 때의 모습들을 희미하게나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살아온 이야기, 초등학교 시절에 싸우고 다투며 함께 놀던 이야기와 우리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의 소식을 전하면서 밤을 새웠습니다. -왜 변하지 않을까요?-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그 후 자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생각을 나누고, 함께 놀았습니다. 모임에서 나누는 대화와 행동들을 보면서 느끼고 깨닫게 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초등 학교 다닐 때부터 다른 친구들을 잘 도와주고 심성이 착 했던 친구는 50여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친구들을 배려해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경쟁심이 심하고 무엇이든 남에게 지기 싫어했던 친구는 여전히 욕심이 많았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노인이 될 때까지 학교도 수십년을 다니고, 가정과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였을 턴데도 초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습니다. 50여년의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되었지만, 코를 훌적 거리던 초등학교 시절과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생각과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의 성격과 됨됨이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일까요?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의 기본적인 성격은 일반적으로 지능과 마찬가지로 5세 이전에 대부분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5세 이후에도 변하기는 하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와 매우 다른 사람이 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잘못을 고쳐야 한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사람은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가족, 친구, 친척 그리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잘못된 습관, 생각, 태도, 가치관, 삶의 방식 등을 고치려고 합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우리와 별 상관이 없는 사람들은 그냥 내 버려두지만, 우리와 가까운 가족과 친척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가족과 친구들은 그렇게 살아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친척 가운데 한 사람은 가족이나 친척들의 잘못된 생각과 생활방식을 하나 하나 지적하면서 고치라고 충고합니다. “네가 남이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는데, 가족이기 때문에 다 너를 생각해서 말하는 것이다”고 말합니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항상 이 때문에 가족간에 불화가 생깁니다. 지적을 받은 사람은 처음에는 수긍을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계속되면 짜증을 내고 화를 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 친척에게 몇 차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도 “나도 이런 말을 하면 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은 알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그런 말을 해줄 수 있겠느냐? 말 해주지 않으면 그 사람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평생 그렇게 살아갈턴데”라고 반문합니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어머니 혹은 아버지는 아들이 보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들의 잘못된 생각, 습관, 가치관 등을 지적해주고 고치라고 충고합니다. 그러나 대개 아들의 잘못은 잘 안 고쳐지고 부모와 자식간에 거리만 멀어지고 때로는 갈등과 대립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성경에 보면 세례 요한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요한은 요단강에서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면서 이제 곧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이니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심판의 날에 불속에 던져질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그 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요한에게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요한이 대답하였습니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고 말했습니다. 세리들도 “스승님,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고 묻자 요한은 법으로 정해진 세금만 징수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착복하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군사들에게 요한은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고 타일렀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 새 삶을 살았을까요? 성경에는 단지 그들이 근심하며 떠나갔다고만 기록되어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심판의 날에 지옥불에 던져질턴데 어떻게 해야만 될까? 요한의 말처럼 내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할까, 그렇게 하지 않고 이대로 살아갈까?”라고 고민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서 새로운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용서와 사랑- 성경에는 또한 이제까지의 삶의 방식을 철저히 반성하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요한이 회개시키지 못한 세리와 군인들은 예수님께 이제까지의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 새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을까요? 예수님께서 예리코의 거리를 지나갈 때 맣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세리인 자캐오는 예수님을 보려고 했지만 키가 작아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시고 “내가 오늘밤 너희집에 거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자캐오는 예수님께 “자신의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세관장이자 부자 자캐오에게 그의 잘못을 지적해주고 회개하지 않으면 불속에 던져질 것이라고 외치지도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죄인인 세리의 집에 들어가 묵는다고 수군댔지만, 예수님은 개의지 않고 “이 사람도 아부라함의 자손이고, (나는)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려 왔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으로 올라갈 때 군인들은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리고서는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하며 조롱하였습니다. 또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머리를 때렸습니다. 골코다 언덕에 이르러서는 못을 박아 십자가에 매달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저들을 용서해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고 기도한 후 숨을 거두셨습니다. 그것을 본 로마 군인 백인대장은 “이 사람은 의로운 사람”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로마법에 따라 십자가에 못을 박아 죽이는 죄인은 가장 흉악한 범죄자였습니다. 사형을 집행한 우두머리 로마 군인이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이러한 흉악범(?)을 “의로운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고백이었고, 아마도 이 때문에 많은 고난을 겪었을 것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은 날품팔이 노동자로 누이동생과 조카 일곱을 부양하고 살면서 배고픔 끝에 빵을 훔치다가 체포되어 5년형의 선고를 받게 됩니다. 남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여 틈만 있으면 탈옥을 시도하고, 죄가 가중되어 19년간의 감옥살이를 마치고 출옥합니다. 그동안 가족은 모두 흩어지고, 장발장은 불공정하고 평등하지 못한 사회에 대한 깊은 증오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감옥에서 출소한 그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 문전박대를 당한 그를 성당의 신부님께서 재워주고 먹을 것을 주었습니다. 그는 하룻밤의 숙식을 제공해 준 신부의 집에서 은 접시를 훔칩니다. 그의 뒤를 쫓고 있던 경찰에게 곧장 잡히게 되고, 신부앞에 끌려오게 되었습니다. 신부는 그에게 “이것도 선물도 주었는데, 왜 가져가지 않았느냐”고 말하면서 은 촛대를 내어줍니다.  “대지보다 넓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다이다.  바다보다 넓은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하늘이다.  하늘보다 넓은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이 시는 장발장이 미리엘 주교의 용서를 받고 읊은 시입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습니다. 많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얼마지나지 않아 옛 날의 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형성된 사람의 성격, 사고방식, 의식과 태도 등은 세월이 흘러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드물기는 하지만, “이 사람이 과연 옛날의 그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완전히 달라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질책과 책망보다는 끝없는 용서와 인내 그리고 사랑에 감명을 받아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요한처럼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고 고치라고는 잘 하는데 예수님이나 미리엘 신부님처럼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사랑할 줄은 모릅니다. 후회하면서도 항상 똑같은 잘못을 저지릅니다. 사람들이 잘 변화되지 않는 것은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주 어렸을 때에 사람의 성격이 형성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들 자신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주고 사람을 깊이 있게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전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 tiger@hanyang.ac.kr
  • 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 4개월 연속 年 2.0%

    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 4개월 연속 年 2.0%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0%로 4개월 연속 동결했다. 추가로 금리를 내리면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한 판단이다. 한은은 1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은행 예금이나 대출 등 금융상품에 적용되는 금리의 잣대가 된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렸던 만큼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기 경기 부양에서 4대 구조개혁으로 방향타를 튼 정부의 경제 정책과 한 배를 탄 모양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미치려면 2~3분기 시차가 있다”면서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실물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여러 나라가 침체된 경기 회복세를 높이고 디플레이션 압력을 방지하기 위해 통화 완화 정책을 편 결과 환율이 영향을 받고 있지만 각국 통화정책을 환율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 동결에는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한은의 우려가 담겨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1~7월에는 월평균 3조 4000억원가량 증가했다.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를 겪은 뒤 8~11월에는 월평균 6조 8000억원씩 늘어나며 증가 속도가 두 배로 됐다. 그렇더라도 금리 인하 압력은 여전하다. 금통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는 중장기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고 지금은 경제 활성화가 더 큰 문제”라면서 “세계 각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하고 있고 하반기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0.5% 포인트 정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호주 등이 통화 완화를 이어가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심화되거나 경제지표가 부진하면 3∼4월 중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작년 건보 흑자 ‘사상 최대’

    작년 건보 흑자 ‘사상 최대’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4조 5869억원의 사상 최대 당기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 흑자가 4조원을 넘어선 것은 1977년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재정 흑자로 인한 누적적립금 규모는 12조 8072억원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 6008억원에 이어 2012년 3조 157억원, 2013년 3조 6446억원, 2014년 4조 5869억원의 당기 흑자를 내는 등 4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16일 발표한 ‘2014년 건강보험 재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총수입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48조 5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을 통틀어 규모가 가장 크다. 이처럼 건강보험 곳간은 넉넉한 반면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는 ‘보장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남아도는 재정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흑자 행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총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험급여비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은 느는 반면 보험급여비 증가율이 예전만큼 높지 않아 건강보험 재정이 남아도는 것이다. 과거(2005~2011년) 보험급여비를 포함한 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2.0%였으나 최근 3년(2012~2014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5.5%밖에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보험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된 이유로 경기 침체, 건강 행태 변화, 의료기술 발전, 환경요인 개선, 건강하게 늙어 가는 ‘건강한 고령화’ 등을 꼽았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김종명 건강보험하나로 팀장은 “건강보험 보장률은 62%에 불과한데 불경기가 계속되다 보니 서민들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않아 의료 이용량이 많이 줄면서 흑자가 난 것”이라며 “이 돈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 국민에게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건강보험 보장률은 약 80.0%인 반면 우리나라의 보장률은 2009년 65.0%에서 2010년 63.6%, 2011년 63.0%, 2012년 62.5%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정 수준의 준비금을 적립하는 한편 누적적립금의 잉여금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등에 사용해 보장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관리를 잘해 이처럼 건강한 고령화가 계속될 경우 고령화에 따른 재정 적자를 피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적자 폭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피부양률이 감소한다는 가정에서 재정수지를 살펴본 결과 순수 고령화를 고려한 경우 2030년 28조원, 2050년 90조원, 2060년 108조원의 적자가 예상됐다. 반면 건강한 고령화를 고려해 재정수지를 추계하자 2030년 16조 2000억원, 2050년 59조 3000억원, 2060년 70조 4000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어르신 기억을 잡아드립니다

    어르신 기억을 잡아드립니다

    “오늘은 하트 종이 액자를 만들거예요.” 16일 성동구 치매지원센터 2층에 자리 잡은 ‘등급 외 치매노인 기억키움학교’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최세나 작업치료사가 인지치료 수업을 진행하자, 노인들은 열심히 색종이를 접으며 수업에 집중했다. 자원봉사자들도 “어르신도 할 수 있으세요”라며 노인들의 작업을 독려했다. 경증 치매환자인 조정재(74·여)씨는 “여기에 다닌 지 한 1년 됐는데 재밌고 즐겁다. 앞으로도 계속 나오고 싶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이재숙(70·여)씨도 “치료를 받아서 병이 좀 나아진 것 같다”고 거들었다. 총 18명이 모인 교실에서는 작업 내내 노인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학교는 2013년부터 1년여 동안 시범운영을 거친 뒤 올 1월부터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등급 외 경증 치매노인에게 돌봄서비스, 회상·작업·음악·미술 등 비약물치료프로그램, 영화관람·산책 등 정서지원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또 치매노인들을 부양하는 가족들의 부담을 덜고 가족들의 모임도 지원한다. 경증 치매노인들이 데이케어센터나 병원으로 넘어가기 전의 완충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 작업치료사는 “치매라는 같은 상황을 공유하는 어르신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결속력을 가지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 정서적으로 더욱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는 경증 환자들과 어울리기 어려운 중증 치매환자에게 특별과외도 진행한다. 3~4명이 중증 환자로 분류돼 한쪽에 마련된 방에서 과외 중이었다. 주부 조모(63·성동구 옥수동)씨는 중증 치매환자인 남편 이모(65)씨를 간호하며 힘들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조씨는 “국제변호사로 로펌에 근무하던 남편이 8년 전부터 치매에 걸려서 청천벽력 같았다”면서 “말을 잃는 증세가 있었지만 지난해 3월부터 기억키움학교에 다니면서 치료사분들이 신경을 써줘서 많이 나아졌다”며 미소 지었다. 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인원은 총 28명으로 매일 21~22명이 출퇴근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족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현재 상황이 호전돼 혼자 다니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자원봉사자들이 똘똘 뭉쳐 노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자원봉사자인 김규리(22·여)씨는 “친할머니가 중증 치매환자셔서 더욱 이런 복지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처음에 펜 잡는 법부터 모든 것을 도와드려야 했던 분들이 조금씩 스스로 하시는 걸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김영인 대학생 인턴기자
  • [세계의 창] “나 홀로 간병에 일은 꿈도 못 꿔 가난·피로에 쌓이는 건 술병뿐”

    [세계의 창] “나 홀로 간병에 일은 꿈도 못 꿔 가난·피로에 쌓이는 건 술병뿐”

    “두 사람의 목숨을 혼자서 보살피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정말 힘들다.” “간병은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치매 간병은 강도가 훨씬 세다. 앞으로 몇 년이나 계속될지, 이러다 함께 쓰러지는 건 아닌지….” 2011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이어 치매와 만성 신장병을 앓는 어머니를 혼자 간호하고 있는 40대 여성 아야(가명). 그녀는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아야처럼 결혼하지 않은 채 고령의 부모를 간병하는 ‘싱글 개호’(介護·고령자 등의 일상생활을 옆에서 돕는다는 일본식 표현)가 일본에서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와 비혼(非婚)화라는 두 가지 트렌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나타난 사회적 현상이다. 부모를 간병하다 보면 일을 아예 못하거나 임금이 낮은 계약직을 전전하게 돼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싱글 개호족들이 일본 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정부로부터 개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받은 대상자는 613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인구가 1억 2702만명(1월 1일 현재)이니, 전체 인구의 약 5%가 개호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6.1%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돼 온 탓이다. 그런 일본에서도 간병은 전통적으로 배우자의 몫이었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바뀌고 있다. 개호자들을 돕는 일본 시민단체 ‘알라딘’의 나카지마 유리코 사무국장은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요즘에는 개호를 자녀들이 담당하는, 그중에서도 독신의 자녀가 담당하는 케이스가 많다. 특히 원래 부모와 동거하고 있었던 경우가 압도적”이라고 최근의 경향을 전했다. 실제로 연로한 부모와 독신 자녀의 동거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중 배우자가 없는 자녀와 동거하는 사람의 비율은 2012년 현재 26.4%에 달한다. 2006년만 해도 21.6%에 그쳤지만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버블이 붕괴한 1990년대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패러사이트 싱글족’, 즉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젊은이들이 나이를 먹은 결과 20년 뒤인 지금 거꾸로 노쇠한 부모를 부양하는 싱글 개호족으로 처지가 바뀐 것이다. 일본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현재 개호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15세 이상 인구는 557만 3800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싱글 개호족이 경제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과 개호를 양립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호에 전념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정기적인 수입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 사는 55세의 한 독신 남성이 그런 경우다. 10일 니시니혼신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9년 전부터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다니고 있던 보석판매회사를 그만뒀다. 어머니가 데이케어 서비스(주 2회)를 이용하거나 그룹홈에서 며칠간 묵고 오는 ‘쇼트 스테이’(월 1회)를 갈 때를 제외하면 자신의 시간은 하나도 없다. 주 2~3회 전화로 보험을 권유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치매 환자를 돌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 달 생활비는 부모님의 연금 15만엔(약 140만원)으로 충당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싱글 개호족들은 자신의 퇴직금이나 저금, 부모의 연금으로 생활하다가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되는 경우도 있다. 또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알코올중독 등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는 사람도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한다. 총무성의 취업구조 기본 조사에 따르면 개호를 하기 위해 일을 그만둔 사람은 2007~2012년 48만 6900명에 달한다. 그중 여성은 80%에 달하는 38만 9000명이다. 물론 개호자를 지원하는 제도는 있다. 일본 육아·개호휴업법상 가족이 개호가 필요한 경우 가족 1명에 대해 최대 93일간 쉴 수 있는 휴직제도를 비롯해 단축근무나 개호휴가(가족 1명당 최대 5일 사용 가능) 등도 있다. 그러나 주변에 이 같은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또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경우엔 93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용률이 현저히 낮다. 총무성 조사 결과 개호자 중 83.3%에 달하는 199만 8000명이 ‘관련 제도를 이용하고 있지 않다’(2012년 기준)고 응답했다. 아직 일본 정부 차원의 대책 역시 부족한 실정인 것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싱글 개호족들의 어려움을 일본 사회가 어떻게 해결할지는 고령화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예산 문제로 후손들 지원 확대 곤란”

    헌법재판소는 2013년 10월 선순위자 1명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고 같은 순위의 유족 중 고령자를우선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같은 독립유공자 후손임에도 정부의 지원에서 차별이 발생해 유족의 평등권과 사회보장수급권이 침해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법은 올 12월 말까지만 효력이 인정되고 올해가 지나가면 더 이상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현행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은 독립유공자의 선순위 유족 1명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고 같은 순위 유족이 2명 이상인 경우 독립유공자를 주로 부양한 사람을 우선하되 해당자가 없을 경우 고령자를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의 경우 유족보상금은 모두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대상을 구분하기도 한다. 특히 미성년 자녀의 보상금 지급과 관련해 미국은 자녀 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할 지급한다. 예를 들어 1명의 경우 513달러를 지급하지만 2명은 738달러로 1인당 369달러씩만 지급하는 식이다. 반면 영국이나 캐나다는 모두 나이순에 따른 차등을 두고 호주의 경우 균등 분할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선순위자를 확대할 경우 재정 여건으로 인해 1인당 수령액이 줄어들어 유족의 생활 안정이라는 당초 목적과 달라질 수 있어 무작정 지급 대상자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해방 이후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유족보상금 지급 대상자는 501명이다. 국회 관계자는 12일 “선순위자 보상 지급을 확대할 경우 예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도 다른 방식을 통해 지원 대상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관련 법률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연명치료 의무와 연명치료 거부권

    판례의 재구성 23회에서는 연명치료를 두고 발생한 이른바 보라매병원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2002도995)과 신촌 세브란스 김 할머니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2009다17417)을 소개한다. 2004년 대법원이 선고한 보라매병원 사건과 5년 뒤인 2009년 세브란스 김 할머니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단과 이에 대한 해설을 형법 분야의 권위자인 심희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뇌종양 말기 여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존엄사를 예고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미국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는 이 여성의 선택을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존엄사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 또는 소극적 안락사를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회생불능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을 담은 자연사법이 모든 주에서 합법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는 존엄사는 물론 안락사까지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3년 7월 국가생명윤리위원회가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환자의 의사를 알 수 없을 경우 가족 2명 이상의 동의와 의사 2명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건과 함께 연명의료 중단 도입에 합의했다. 생명윤리위원회는 당시 정부에 법제화를 권고했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제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존엄사 논쟁의 시작은 1997년 이른바 ‘보라매병원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그해 12월 50대 남성 A씨가 경막외 출혈상을 입고 서울 보라매병원으로 후송됐다. 의사들은 경막외 혈종 제거 수술을 했지만 A씨는 자가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로 계속 치료를 받게 됐다. 부인은 병원비 부담을 이유로 병원 측에 퇴원을 요구했다. 의사는 “인공호흡기를 떼면 사망한다”고 경고했지만 거듭된 퇴원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퇴원 후 인공호흡기를 뗀 A씨는 곧 사망했다. 이들은 제3자의 고발로 인해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부인을 살인죄의 공범(교사범)으로, 의사들은 살인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부인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의 정범으로, 의사들은 살인죄의 공범(방조범)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2004년 6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던 환자를 보호자 요구로 퇴원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들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의 지시로 환자를 집으로 옮긴 뒤 인공호흡기를 뗀 수련의에 대해서는 “의료행위 보조자로서 전문의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남편을 퇴원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부인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해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담당 의사로서 퇴원을 허용하는 행위는 피해자의 생사를 민법상 부양의무자 지위에 있는 부인의 의무이행 여부에 맡긴 데 불과하다”며 “이후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나 그에 이르는 사태의 핵심적 경과를 계획적으로 조종하거나 저지 혹은 촉진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수련의에게 피해자를 집으로 후송하고 호흡보조장치를 제거할 것을 지시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부인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행위를 용이하게 했다”며 “살인을 방조했을 뿐이라고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형사처분을 두려워하는 병원들이 회복 불가능한 환자에게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것을 두고 논쟁이 거듭됐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5년이 지난 2009년 신촌 세브란스 김 할머니 사건이 발생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9년 5월 회복 불가능한 상태의 김모(당시 77세) 할머니의 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낸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 제거소송 상고심에서 대법관 9대4 의견으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를 제거해 달라는 가족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대법원은 “인간의 생명은 헌법에 규정된 모든 기본권의 전제로,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이러한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행위 중단 여부는 제한적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르렀다면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신체침해 행위에 해당하는 연명치료를 환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려는 환자의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것은 헌법정신이나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복 불가능한 사망 단계에 이른 후에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명치료의 중단이 허용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일 경제포럼-토론·질의응답]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 시작되지 않았다”

    [한·일 경제포럼-토론·질의응답]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 시작되지 않았다”

    “최근 10년간의 한국 동향을 살펴보면 1980년대 일본이 떠오른다.” 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명예이사는 6일 한·일 경제 국제포럼 2부에서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고 있느냐”는 안미현 서울신문 경제부장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도 “한국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니와 명예이사는 “일본은 당시 엔화 강세에 힘입어 미국 자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가 대부분 실패했다”면서 “요즘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바탕으로 일본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 같은 전략은 30년 전 일본처럼 대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화 강세인 한국은 아직 드러내놓고 일본 자산을 사들이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그럴 경우 역시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은 20년 전 일본의 상황과 달리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에 진입했다고 본다”면서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수요를 개척하는 방식이야말로 한국이 다음 시대를 생각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99.9%에 이르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살리느냐, 핵심 계층인 노동자의 급여를 어떻게 늘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고소득 근로자의 임금은 깎아도 문제없지만 서민·중산층 근로자의 임금이 줄어드는 일이 생겨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니와 명예이사는 조언했다. 니시무라 기요히코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이제부터 (위기가) 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박성빈 아주대 행정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약 4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은 8명의 패널이 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특히 일본 측은 한국의 성장 그래프가 일본과 거의 유사한 패턴으로 가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 속에 전반적으로 수요는 작아지고 전통적 거시경제 부양책에 대한 반응 속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가토 다카토시 국제금융정보센터 이사장은 “아베노믹스의 제1화살인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은 주가 급등을 이끌어 일본 경제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면서 “일본 여성의 취업률 향상과 해외인재 고용을 위한 조건 개선을 목표로 한 제3화살도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일본에 구체적인 기여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니와 명예이사는 아베노믹스 제3의 화살인 성장전략에 대해 “법인세 개혁, 벤처 산업 가속화, 여성·외국인 등 고용 방식의 변화 등은 과거에도 여러 번 거론된 분야”라면서 “드릴로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3의 화살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미타 히카루 도쿄신문 경제부장은 “아베노믹스의 악영향으로 경제 격차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계층 간 불평등은 일본보다 더 심하다고 알고 있는데 해결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보편적 복지가 아닌 소득 하위계층을 위한 집중적 복지가 답”이라면서 “교육을 확대하고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해서 소득 하위계층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계층 간 불평등과 복지비 지출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당 복지 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0%로 가장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착시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하 원장은 “국민연금이 대표적인데 우리는 다른 OECD 국가보다 국민연금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다”면서 “우리도 20년 정도 지나면 현재 복지 지출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GDP의 2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는 대학생, 주부, 연구원, 직장인 등 500여명이 몰려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일본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의 니시노 노리히코 대표 등 국내외 정·재계 인사들의 참석도 눈에 띄었다. 국내 방송사와 일간지는 물론이고 행사를 공동 주최한 도쿄신문·주니치신문과 후지TV,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 등도 취재에 나서 강연장에 열기를 더했다. 최단아(22·여·건국대 일어교육3)씨는 “강연을 통해 한·일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일본 친구와 만나서 토론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참석했다”고 말했다. 일본대사관 연수생 아사이 아키히로(26)는 “아베노믹스가 한국과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진단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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