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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Best 시티] 종로 ‘비운 자리’ 사람들이 채웠다

    [The Best 시티] 종로 ‘비운 자리’ 사람들이 채웠다

    “화려하고 웅장한 개발도 좋지만 ‘사람 살기 좋네’라고 느껴지는 도시가 진짜 ‘베스트 시티’ 아닐까요?”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은 12일 과거 사진을 보여주며 달라진 종로의 거리를 설명했다. 어지럽게 시야를 가리고 있던 전깃줄 대신 탁 트인 하늘이 한눈에 들어왔다. 곳곳에 불쑥불쑥 얼굴을 내밀고 있던 간판들은 깔끔하고 선명하게 변신했다. 인도는 더 넓어졌으며 움푹 팬 곳 없이 매끈했다. 물론 이전의 거리가 어땠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겐 숨은 그림 찾기가 따로 없다. 그러나 주민들은 ‘달라진 우리 동네’를 잘 알고 있었다. 부암동 주민 이정순(58)씨는 “손자를 유모차에 태워 산책하러 가는 길이 훨씬 편해졌다”면서 “안전하고 쾌적하고, 편리해졌다는 생각이 들고 전체적인 마을의 품격도 좀더 높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디테일의 힘’을 강조하는 김 구청장의 도시 철학이 녹아 있다. 주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것도, 불편하게 하는 것도 일상 속의 작은 부분에서 시작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김 구청장은 “건물이나 차량이 아닌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도시 비우기’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작은 변화들이 모여 점차 주민들이 체감하는 큰 변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도시 비우기 사업은 김 구청장이 자부하는 역점 사업 중 하나다. 통일성 없이 마구잡이로 설치된 각종 시설물을 정비·정돈해 말 그대로 도시를 비우는 작업이다. 종로는 600년 역사를 품은 도시다.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곳곳에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긴 시간만큼 낡고 불필요해진 것도 많았다. 뭐가 있는지도 모른 채 잡동사니를 밀어 넣었던 책상 서랍처럼 한 번쯤 치우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도시의 원형은 보존하면서도 좀더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구는 2013년 ‘시민 안전, 보행 편의, 시설물 간 조화’를 목표로 ‘도시비우기팀’을 신설했다. 불필요한 시설물은 없애고 중복되는 것은 통합했다.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불편을 가져오는 것들은 새롭게 정비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하니 손댈 것이 많았다. 도로 안내표지판과 전신주, 가로등, 담장, 간판, 소화전, 우체통, 공중전화 부스까지. 그러나 문제는 대상이 포괄적인 만큼 구의 힘만으론 진행할 수 없었다. 서울시와 경찰청,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의 도움이 필요했다. 구는 수차례 협의와 조정, 설득 끝에 각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하나씩 사업을 진행했다. 3년간 1만 3370건의 시설물을 정비했다. 아름다운 도시의 민낯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도시 비우기의 하나로 ‘미리 비우기’ 사업도 추진했다. 각 부서의 사업을 도시비우기팀과 사전에 공유해 설치 및 설계 단계부터 도시 미관을 고려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절감한 예산만 2억 2000여만원이다. 시설물을 설치했다가 다시 철거하거나 정비하는 비용을 아낀 것이다. 구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서울특별시 종로구 도시비우기 사업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근거도 마련했다. 도시 시설물의 통합과 지중화 우선 원칙, 외부기관 시설물 설치의 사전 협의 등이 골자다. 올해는 추진 4년째를 맞아 ‘도시비우기협의회’ 운영을 제도화하고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 2월 구성한 이 협의회는 구와 종로경찰서, 혜화경찰서, 북부도로사업소, 종로소방서 등 시설물을 관리하는 7개 기관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다. 사전 협의로 시설물 통합을 유도하고 반드시 필요한 시설물만 설치하도록 하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도시 비우기 사업은 그동안 성과를 인정받아 수상과 벤치마킹이 잇따랐다. 2014년 9월에는 국토교통부 주최의 ‘2014 대한민국 도시대상’ 종합평가 장관상을, 지난해엔 ‘2015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공약이행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 20년 평가’에선 도시 비우기 사업이 우수사례로 채택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소개됐다. 또 이클레이(ICLEI) 한국 사무소의 ‘2016 회원 지방정부 정기회의’에서는 지속가능 발전 정책으로 꼽혀 주목을 받았다. 잘 정돈된 거리만으로 주민 만족과 대외적 성과를 동시에 거둔 것이다. 구는 올해 도시 비우기 사업을 확대 추진해 종로의 낡고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를 완성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복잡함과 불편함에 익숙해 있던 주민들에게 달라진 마을을 통해 좀더 나은 일상을 선사하고 싶었다”면서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것들을 먼저 찾고 개선하며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힘줘 말했다. 글 사진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돈 없어도 차 없어도 OK 서울 명소를 소개합니다

    돈 없어도 차 없어도 OK 서울 명소를 소개합니다

    맞벌이 박모씨 부부는 어린이날 아이와 놀아 주느라 체력도 지갑도 ‘탈탈’ 털렸다. 하지만 날도 따뜻한 5월에 아이들은 “오늘은 어디가?”라며 박씨를 조른다. 박씨 부부는 “교외로 차를 몰고 나가기는 너무 힘들고 그렇다고 가족의 달인 5월에 텔레비전만 보기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돈 없어도, 차 없어도 갈 수 있는 서울의 동네 명소를 찾아봤다. ■전철옆 생태숲 도시락 들고 안산 자락길… 아차산 나무·꽃향기 절정 자녀와 자연의 기운을 느끼고 싶은데, 정색하고 텐트를 들고 캠핑을 가기 어렵다면 동네 주변 공원을 가 보자. 준비물은 돗자리 하나면 충분하다. 서울 서북권에 사는 주민이라면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로 가 보자. 무장애 길이 설치돼 유아와 임신부 등 보행 약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락길을 한 바퀴 도는 데는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길을 걷다 보면 메타세쿼이아, 아까시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도 만날 수 있다. 또 인왕산과 북한산 등 서울의 명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간중간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어 더 좋다. 가는 길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로 나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바로 위 골목으로 올라가면 된다. 금천구 ‘베짱이 유아숲 체험장’도 좋은 선택이다. 독산동 산 199-1에 1만 2000㎡ 규모의 유아 숲 체험장에는 숲속놀이터와 나무 오르기, 모험놀이대, 세족장, 모래놀이터, 숲속야외교실, 생태연못 등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 있다. 특히 원두막은 도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체험장 바로 옆엔 감로천생태공원이 있어 다양한 나무와 꽃, 풀, 곤충 등을 관찰할 수 있다. 1호선 독산역 1번 출구에서 8번 마을버스를 타고 독산도서관에서 내리면 된다. 광진구 아차산 생태공원은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동상 앞에서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면 ‘엄지 척’을 받을 수도 있다. 생태공원에는 산초나무 등 나무 40여 종 4000여 그루와 70여종 5만여 포기의 꽃과 풀이 심어져 향기를 내뿜는다. 내친김에 아차산 중턱까지 오르면 ‘고구려정’을 만날 수 있다. 금강송을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지은 고구려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고구려와 신라, 백제가 이곳을 두고 벌인 전쟁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부모를 존경하는 시선으로 다시 볼 것이다. 5호선 아차산역 2번 출구로 나와 영화사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도 재밌는 장소다. 특히 이곳을 걷다 보면 항공기 소리에 따라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색다른 장면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하늘로 비행기가 지나가는지 유심히 살핀다. 공원 안의 몬드리안 정원으로 발길을 돌리면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기법을 바탕으로 만든 계단과 난간, 정수시설 등을 만날 수 있다. 5호선 화곡역 7번 출구로 나와 652번, 6627번 버스를 타면 공원 앞에 내려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표없이 명공연 어린이 모터쇼 상상력 자극… 어르신 위한 산사 음악회도 ‘가족의 달’ 덕분에 각종 문화공연과 전시·행사가 매달 줄을 잇는다. 하지만 막상 가려면 비싼 돈만 들이고, 아이도 어른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된다. 이럴 때 챙기면 좋은 곳이 서울시청이나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이다.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에선 체험형 전래동화 뮤지컬 ‘뚝딱하니 어흥!’이 무대에 오른다.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을 마당극 형식으로 엮었다. 오는 27일까지 소극장 ‘드림’에서 한다. 어린이들은 직접 도깨비 방망이를 만들어 도깨비 대장 ‘뚝딱하니’와 주문을 외우며 신나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입장 순서대로 착석하니 일찍 가야 앞자리에 앉을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모터쇼도 눈길을 끈다. 이달 내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4층 디자인놀이터에선 무료로 ‘키즈 모터쇼’를 연다. ‘꽃향기가 나는 차’, ‘눈이 내리는 차’ 등 공모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이 듬뿍 묻어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월요일은 휴관. 부모님을 모시고 갈 고즈넉한 공간을 찾는다면 서울 종로구 부암동 ‘무계원’도 생각해 보자.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에서는 오는 22일까지 ‘한국의 미(美), 한국의 탈’을 주제로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가산오광대, 하회별신굿 탈놀이 등 전국의 탈춤에 쓰인 전통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여기서 ‘팁’ 하나. 무계원은 종로구 익선동에 있던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인 오진암의 건물 자재를 사용해 지어졌다. 오진암은 1970~80년대 한국 요정 정치의 중심이었다. 1972년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북한의 박성철 제2부수상이 만나 7·4 남북공동성명을 논의해서 더 유명하지만 ‘기생관광’의 메카라는 오명도 가지고 있던 곳이다. 서울 구로구 궁동 원각사에서는 오는 10일 오후 6시 30분부터 ‘산사 음악회’가 열린다. 음악회는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리는 국악과 성악, 대중가요 등으로 구성됐다. 국악인 김영임과 성악가 하만택, 가수 남진·김혜연, 걸그룹 바바 등을 초대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강남권이라면 ‘찾아가는 거리음악회’에서 신나게 놀아 보자. ‘제2회 서리풀 페스티벌’의 사전 행사인 거리음악회는 강남역을 비롯한 야외광장 등에서 다음달 말까지 팝페라, 어쿠스틱 밴드 등 다양한 팀의 공연으로 진행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城따라 역사길 한양·몽촌토성 무료 해설… 29일까지 방정환 특별전 서울은 세련된 고층 빌딩이 가득한 ‘메가시티’지만 1392년 조선 건국 이후 600년 넘게 우리의 수도 역할을 해 온 역사 도시이기도 하다. 덕분에 지역마다 역사적 볼거리가 가득하다. 지갑이 홀쭉해도 별 걱정 없이 아이들과 한나절 역사여행 하며 웃고 떠들 수 있는 코스가 널려 있다. 날이 화창하다면 야외를 걷는 역사 탐방을 떠나 보자. 북악산부터 낙산, 남산, 인왕산 등 서울 도심부를 감싼 한양도성(18.6㎞)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옛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심 속 녹음과 역사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도성길 주변으로는 숭례문, 흥인지문, 경교장 등 주요 문화재가 많다. 특히 매주 일요일 오후 열리는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면 전문 해설사에게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 4주간 ‘개근’하면 한양도성 18.6㎞를 완주하고 ‘완주 배지’도 받게 된다. 한강 남쪽에 산다면 가까운 토성산성어울길을 권할 만하다. 이 길은 몽촌토성역부터 올림픽공원, 성내천, 마천전통시장을 거쳐 남한산을 오르는 19.6㎞ 코스다. 2000여년 전 한성(서울)을 도읍 삼았던 백제가 흙으로 쌓은 몽촌토성은 돌로 지은 한양도성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토성산성어울길에 있는 한성백제박물관과 몽촌역사관은 아이들이 삼국시대 역사를 배워 볼 수 있는 여러 유적을 보유했다. 역사적 상흔이 있는 시설을 둘러보는 도심 속 ‘다크투어’도 아이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김구, 유관순 등 많은 독립운동가가 옥고를 치른 서대문형무소는 역사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했던 이들에게 악명 높은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은 경찰인권센터로 바뀌었다. 고 김근태 전 국회의원과 서울대생이었던 고 박종철군 등이 고문을 당한 곳이다. 인권센터에는 경찰이 박군을 물고문했던 욕조 등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궂은 날씨에는 실내 박물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오는 29일까지 ‘방정환과 어린이날을 만나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전시회에서는 방정환 선생이 쓴 창작동화는 물론 시대별 어린이날 행사 사진, 포스터 등이 선보이고 있다. 아이들이 방 선생이 즐겨 썼던 중절모를 쓰고 다양한 배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글박물관 등도 모두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랑해효, 실천해효… 종로의 함께해효

    사랑해효, 실천해효… 종로의 함께해효

    10년 전쯤 종로구 부암동에서 노모를 부양하며 살던 윤동선(62)씨는 가스배달 일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불의의 사고는 팔다리를 으스러뜨리고 그를 장애인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치매가 있어 의지할 곳은 자신밖에 없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불편한 몸에도 윤씨는 야간 환경미화원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많지 않은 수입의 대부분을 부양비로 지출하지만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이웃들의 추천으로 윤씨는 올해 효행상을 받게 됐다. 그는 “몸이 불편해 어머니를 편히 모시지 못하고 있어 오히려 죄송한데 칭찬과 상까지 받으니 부끄러울 뿐”이라고 겸손히 답하며 웃었다. 종로구는 효행본부 주관, 한국마사회 종로지사 후원으로 오는 10일 ‘제5회 효행상 시상식 및 어르신 위안잔치’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윤씨처럼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묵묵히 효도를 실천하는 주민들과 노인 복지에 힘쓴 유공자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올해엔 김씨를 포함해 17명이 효행상을 받는다. 지역의 100세 이상 장수 어르신도 초청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효도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 구는 이 밖에도 가정의 달을 맞아 다양한 관련 행사를 준비했다. 11일에는 ‘제13회 훌륭한 어버이상’ 표창식을 연다. 남편과 사별한 뒤 90세가 넘은 시어머니와 4남매를 홀로 보살펴 온 교남동의 정모(69)씨 등 17명이 이번 상을 받게 됐다. 앞서 4일 가회동 주민센터에선 지역 노인들에게 제철 반찬으로 만든 점심 도시락을 제공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예술을 남긴 그… 예술혼을 빛낸 그녀

    예술을 남긴 그… 예술혼을 빛낸 그녀

    부인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기념 김환기 대표작 400여점 대거 선보여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는 한국의 토속적인 모티브와 정서를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한국 현대미술작가 중 최고의 그림값을 자랑하는 거장이다. 그가 창작열정을 불태우고, 현재에도 하늘의 별처럼 빛날 수 있는 것은 부인이자 예술적 동반자인 김향안(1916~2004)의 헌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술가의 아내로 천재 예술가의 탄생에 절대적 지지와 조력을 아끼지 않았던 김향안은 작가의 사후에 환기재단과 환기미술관을 설립해 그의 예술이 갖는 가치와 거장의 예술혼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고군분투했다. 김향안 여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환기미술관의 설립 의미를 되돌아보고, 그가 평생을 바쳐 몰두한 김환기 예술세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건축가 우규승이 설계한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는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라는 제목으로 1950년대 초기에서 1970년대 말까지 김환기의 유화, 드로잉, 과슈, 신문지·한지 유채, 종이 콜라주 등 대표작 400여점을 대거 선보인다. 김환기가 노래한 자연과 인간애와 시정신의 감흥을 만날 수 있는 전시의 제목은 1989년 발간된 그의 전기 제목에서 따왔다. 본관 1층은 한국-파리 시대(1950~60년대)의 구상적 드로잉을 소개한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 피난시기에 그린 작은 스케치 작품부터 서울 성북동시절, 3년간의 파리 시대 작품들로 구성됐다. 한국전 당시 정박해 있는 군함을 그린 ‘진해풍경’, 부산 피난지에서의 ‘판자집’과 ‘피난열차’, 좌판을 펼치고 바닥에 앉아 있는 여인상 등은 김환기 특유의 서정성으로 시대상과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해 준다. ‘학’, ‘산과 달’, ‘도자기와 여인’ 등 소재를 구상하면서 그린 밑그림들에서 단순하면서도 강한 선으로 세련미 있고 밀도 있게 대상을 파악해 내는 힘을 볼 수 있다. 프랑스 체류 중 그린 풍경과 인상을 기록해 놓은 드로잉도 소개된다. 2층에는 한국의 자연을 담은 1960년대 과슈 작품들을 모았다. 광택이 없는 불투명 수채물감인 과슈는 유화의 질감을 지니면서도 흡수성이 빠른 특성을 보인다. 김환기는 과슈를 이용해 한국의 자연을 담은 산월(山月)과 순수한 추상으로 이어지는 점, 선, 면을 즉흥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작품으로 완성했다. 반추상으로 그린 산, 달, 매화, 구름 등 자연의 정서와 민족적 감흥을 일깨우는 화면 구성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뉴욕진출 초기인 1963~64년 부인에게 보냈던 과슈로 그린 편지그림일기가 공개된다. 김환기는 1963년 50세의 나이로 뉴욕에 건너가 1974년 작고할 때까지 치열한 창작열정으로 다양한 화면구성의 변주와 재료의 변화를 실험했다. 색면과 색띠를 이용한 구도, 타원이 중심을 향해 밀집되는 십자구도, 원의 모양이 세로로 쌓이거나, 네모 안에 문자형상을 추상화시킨 불규칙한 점적 요소 등 1970년대의 전면 점화 시대를 예고하는 실험적인 작품들이 2층에 전시됐다. 캔버스 화면을 공간을 탐구하는 장으로 삼았던 김환기는 섬세한 점과 선, 면을 그리며 개성적인 방법으로 조형공간을 다양하게 해석했다. 1963~74년 뉴욕에서 시도한 실험적 작업 중에서 드로잉은 양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전시에는 당시 그려진 점, 선, 면의 드로잉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시작품들은 모두 환기미술관 소장품들이다. 특히 작가의 창조적 에너지의 집약체이며 완성된 여정의 기록이라 일컬어지는 대형 점화(點畵)들이 1층부터 3층까지 적절하게 분산 배치됐다. 먹색에 가까운 짙은 푸른색 작은 점들을 화면 전체에 찍은 것을 비롯해 노란색, 오렌지색, 짙은 녹색의 대형 점화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열어 주며 아득한 우주적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전시는 8월 14일까지. (02)391-7701.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소박한 공간 따라 ‘자연인’ 이중섭 찾기

    소박한 공간 따라 ‘자연인’ 이중섭 찾기

    탄생 100주년 맞아 전시 경쟁 치열 2년간 준비… “소장품 잘 나누고 싶어” 수많은 걸작을 남긴 화가 이중섭(1916~1956)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전 경쟁이 후끈 달아올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는 6월 대규모 기획전을 예고한 가운데 부암동의 개인 미술관인 서울미술관은 ‘이중섭은 죽었다’전을 지난 16일 오픈했다. 서울미술관은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1953년쯤)를 비롯해 개인 소장자로는 가장 많은 17점의 작품을 소장한 곳이다. ‘황소’는 이 미술관의 설립자인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이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 6000만원에 낙찰받아 소장하게 된 작품이다. 2012년 서울미술관 개관전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전과 지난해 ‘거장’(巨匠) 전에 이어 이번 전시에도 간판 작품으로 내걸렸다. 서울미술관은 이번 전시 제목으로 ‘이중섭은 죽었다’를 단 이유에 대해 “이중섭의 일생에서 거품을 걷어내고 가족을 너무나 아꼈고, 부인(야마모토 마사코)을 지극히 사랑했던 자연인으로서 인생을 조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이중섭은 수많은 걸작을 남긴 한국의 대표 화가이지만 사람들은 그를 신화로 만들기도 하고, 위작 파문으로 때로는 나락으로 떨어지게도 했다”면서 “소장품을 건강하게 잘 나누자는 미술관 설립 취지에 맞게 이번 전시가 이중섭을 부활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망우리의 소박한 묘지에서 출발해 그가 창작에 몰두했던 통영시절, 쓸쓸하게 개인전을 준비했던 마포구 신수동, 대구 개인전을 준비하던 경복여관과 서울 명동의 미도파화랑 등 공간 특성을 기반으로 인생을 되짚어 간다. ‘피묻은 소’, ‘싸우는 소’ 등 황소 시리즈와 ‘자화상’ 외에 담뱃갑에 송곳으로 그어 그린 은지화, 도쿄 문화학원에서 만난 마사코 여사에게 보낸 엽서화 등이 소개된다. ‘과수원의 가족과 아이들’은 안 회장이 소장하고 있다가 K옥션 측의 부탁을 받고 경매에 내놓아 주인이 바뀐 까닭에 복사본이 걸렸다. ‘통영 앞바다’는 역시 안 회장이 소장했지만 지금은 주인이 바뀐 작품으로 이번 전시의 유일한 대여 작품이다. 총 10개의 구역을 구성하고 재현해 놓은 전시의 작품 총액가는 약 200억원에 달한다고 미술관 측은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목탄화를 포함한 원화 외에 사진, 신문기사 복사, 재현한 소품 등으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안 회장은 “뜻깊은 전시라서 원래 50~70점 정도를 모으기로 하고 2년에 걸쳐 준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전시 준비를 하면서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털어 놓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같은 기획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섭 작품의 소장자라면 서울미술관보다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대여해 작품의 전시 이력을 화려하게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더구나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전은 국내 유력지와의 공동 사업이다. 서울미술관은 지난 연말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이중섭의 ‘황소’의 대여 요청 공문을 받았지만 아직 답변을 주지 않은 상태다. 전시는 5월 29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4·13 총선 격전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4·13 총선 격전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쌍끌이 머슴 【정세균】지역의 아들 【박 진】시정 노하우 【오세훈】교육 지킴이 【정인봉】 서울 종로는 4·13총선에서 ‘국회의원 한 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명박, 노무현 등 여야를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을 배출해 왔다. 다양한 계층과 삶의 현장이 뒤섞여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라는 평가도 받는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배경이자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한 이유이기도 하다. ●與 성향 서쪽… 野 성향 동쪽 종로에는 상업지역, 주거지역, 소규모 산업현장 등이 혼재돼 있다. 중·노년층 못지않게 대학생 등 젊은 유권자도 많다. 이 때문에 종로의 민심을 무 자르듯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종로 서쪽에 위치한 가회동, 부암동, 평창동 등은 여당 성향이 강하다. 반면 동쪽에 자리잡은 숭인동, 창신동 등은 야당 성향의 지역이다. 종로5·6가와 이화동, 혜화동 등이 여야 후보의 성패를 가를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꼽힌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손학규 후보를 꺾은 한나라당 박진 후보,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상대로 승리한 민주당 정세균 후보 모두 이 지역에서 승기를 잡았다. 혜화동에서 살며 명륜동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58세 여성 유권자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중·노년층이 많이 사는 혜화동은 여당 세가, 젊은층이 많이 사는 명륜동은 야당 세가 강하다”면서 “수십년 돼 온 것이라 하루아침에 뒤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대 총선에서 종로를 차지하겠다고 나선 여야 예비후보들 역시 하나같이 쟁쟁하다.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포함해 주요 후보 4명 중 3명이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냈다. 새누리당 정인봉 후보는 16대, 같은 당 박진 후보는 16대 재·보선부터 17, 18대까지 10년 동안 지역을 대표했다. 여기에 전 서울시장이자 차기 대선후보군에 포함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경선, 본선 가릴 것 없이 치열하다. ●박진 “속속들이 아는 토박이 강조” 지난 7일 오후 2시쯤 정장 차림의 정 의원과 붉은색 점퍼 차림의 박진 후보가 종로구 조계사 극락전 앞마당에서 마주쳤다. 방금 전 이 지역 불교 신자들의 공부 모임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나온 박 후보와 인사를 할 참인 정 의원은 잠시 손을 맞잡고 서로를 응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인사동 상점가를 돌며 지지를 부탁했다. 약국, 필방, 노점 등의 상인들이 그를 알아보고 반겼다. 노점에서 강정을 파는 상인은 “내가 종로에서 나고 자란 박진을 잘 알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와서 물을 흐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최근 들어 대형 자본이 유입되며 인사동에도 강남 명품가와 다름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종로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나는 발전을 도모하며 전통문화가 사라지는 현상은 막을 수 있는 명품 도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같은 곳 자주 가 많이 만나 ” 오세훈 후보는 지역을 막론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반복적으로 찾아가는 전략을 택했다. 8일 오전에도 평소 하던 대로 이화동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그는 “구민 스포츠센터, 노인 복지관 등은 시간대별로 계시는 분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방문 시간을 달리해 자주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관 문을 열자마자 점심식사를 기다리던 노인들이 오 후보를 알아봤다. 한 자원봉사자는 스마트폰을 가져와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 후보는 “의외로 야당세가 강한 창신동, 숭인동 일대에서 명함을 받는 주민들의 반응이 더 좋다”고 말했다. ●정인봉 “사교육 철폐 내가 적임자” 정인봉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매일 아침 출근길 인사를 하는 시간에 ‘등굣길 인사’를 한다. 그는 첫 번째 공약인 ‘사교육 철폐’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8일 창신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1학년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을 공략했다. 몇몇 학부모들은 “정말 없앨 수 있느냐”고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2002년에 중학교 무상 의무교육을 실현한 경험이 있다”면서 “사회 모든 병폐의 근본 원인인 사교육 추방을 끝끝내 관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십년 무료 법률상담으로 인연을 맺어 온 분들이 거리에서 먼저 알아본다”면서 “이 지역에서는 내가 제일 세지 않나 싶다”고 했다. ●정세균 “골목 상점 하나도 안 놓쳐” 종로 수성을 목표로 뛰고 있는 정 의원은 골목 상점들을 한 곳도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 인사를 하고, 건물 제일 위층까지 올라가서 모든 상점을 들러 내려오는 ‘쌍끌이식’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상인들은 “장사가 너무 안 돼요” “장사 잘되게 좀 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그의 선거 키워드는 ‘소통과 성과’다. 19대 때 도전자였다가 20대에서 수성자가 된 그는 “머슴을 다시 쓰고 싶게 하고, 머슴을 바꾸지 않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거물급 후보 4명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지난 7일 가회동에서 아내와 산책을 하던 박범래(72)씨는 “서울시를 다스렸던 후보가 구 하나쯤 제대로 관리 못 하겠느냐. 서울시 행정 경험을 후하게 쳐서 오 전 시장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동 골목 부동산의 공인중개사는 “대통령 하겠다고 2년 뒤에 다시 선거하게 만들 사람보다 종로에 남을 종로의 아들 박진이 새누리당의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28년간 창신동에서 살고 있는 곽명영(72)씨는 “지난번에도 홍사덕 안 뽑고 정세균을 뽑았다. 정세균이가 우리 전북 사람이고 이 동네에도 몇 번이나 왔는데 소통을 잘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토닥토닥 힘내” 낯선 이의 위로, 읽는 이의 힐링

    “토닥토닥 힘내” 낯선 이의 위로, 읽는 이의 힐링

    위로를 해 주기도, 위로를 받기도 힘든 세상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경쟁 상대요, 지친 사람들이다. 학업 성적을 놓고 예민해져 있는 친구들, 승진으로 경쟁하는 직장 동료들, 팍팍한 살림살이에 아이 키우느라 힘든 아내와 남편들. 하지만 이럴수록 짧은 위로 한마디가 절실해진다. 다행히 사람들이 낯선 누군가를 위로하고 또 위로받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음이 담긴 위로를 전하는데,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친 삶을 보듬어 줄, 바로 그 ‘위로 한마디’를 들려주는 힐링의 공간들로 떠나 봤다. 지난 3일 저녁 지하철 4호선 이수역 부근의 작은 공간에서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왔다. 언뜻 포장마차처럼 보이는 한 평(3.3㎡) 정도의 공간에는 테이블 하나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다. 퇴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 사이로 여대생 이모(21)씨가 쭈뼛쭈뼛 들어와 앉더니 펜을 들었다. 이씨는 ‘오늘도 두렵고 힘든 하루를 버텨 낸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하루를 의미 없이 흘려보낸 것만 같아도 당신이 주인공인 이야기의 내용은 정말 멋졌어요’라고 적었다. 그는 금방 적은 이 엽서를 놓아 두고 앞서 다른 사람이 먼저 써 둔 엽서를 들고 자리를 떴다. 5분쯤 지나자 30대 남성이 들어와 엽서에 글을 적은 뒤 앞서 이씨가 남겨 둔 엽서를 들고 갔다. ‘쌈드림’으로 불리는 이곳의 주인 최현우(31)씨는 “4년째 응원 엽서 릴레이를 하고 있는데, 그동안 낯선 사람에게 위로를 하고 위로를 받은 사람들이 5000여명 정도 된다”며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각박한 세상에 다른 사람과 나누는 위로 한 줄에서 삶의 의미를 얻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했다. “2013년에 우리 쌈드림을 찾은 30대 트랜스젠더 여성은 ‘당신은 존재만으로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누군가의 엽서를 마주하고 30분간 눈물을 쏟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더군요. 부모도 모른 채 고아원에서 자라면서 보육교사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더군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위로해 준 게 처음이라고 했어요.” 7년째 고시공부를 하던 남학생은 ‘할 수 있다’는 네 글자가 적힌 엽서를 들고 힘을 얻었다. 대학생 딸과 산책을 하던 엄마는 ‘당신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부드럽고 넓은 존재’라는 글귀로 누군가에게 힘을 주었다. 최씨의 당초 구상은 대입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에 지친 노량진 수험생을 위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20~30대만 참여할 것이라는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70대 남성도 “노인정에서 자식 문제로 힘들어하는 다른 노인이 생각난다”며 글을 남겼고, 초등학생도 이곳을 찾아 “잘될 거야”라는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1200여장의 엽서를 복사해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당역, 이수역, 여의도 한강공원 등을 순회하고 오는 4월에는 청계천에도 쌈드림을 설치할 생각이다. 최씨는 자신이 수집한 위로 문구 중 가장 감동적인 것들은 빔프로젝터로 건물 외벽에 비춰 준다. 그는 ‘응원의 벽’이라고 이름 붙였다. ‘당신으로 인해 행복이 시작되었고 감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내’ 등 그다지 특별한 문구들은 아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동작구와 함께 지난해 11월 동작구의회 건물 외벽에 문구들을 띄웠고, 지난 3일에는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안에도 선을 보였다. 경복궁역에서 위로 문구들을 봤다는 직장인 김모(44)씨는 “20년 넘게 서울 생활을 하고 있는데 길거리에서 따뜻한 위로의 글을 보기는 처음”이라며 “거창한 문장이 아니어서 더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낯선 사람이 써 놓은 글귀를 통해 위로를 받는 공간은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음이 울적해지면 마포대교를 찾는다는 이모(40)씨는 “자살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가드레일에 적어 놓은 것인데 고민이 있을 때 읽으며 건너면 마음이 편해진다”며 “‘조금 늦는다고 속상해하지 마’, ‘‘인생의 정답이란… 없습니다’ 같은 문장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위로 문구를 담아 시청 건물 정면에 내거는 대형 간판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관광 가이드에게 의미를 물어보며 사진을 찍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토닥토닥’이라는 문구에 이어 현재는 ‘올해는 당신입니다’라는 글귀가 내걸려 있다. 직장인 최모(47)씨는 “대학 시절 도서관이나 화장실에 적혀 있던 위로의 낙서 문구들이 떠오른다”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관악구도 2011년부터 지금까지 25편의 위로 문구를 게시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시인 도종환), ‘태양에 임자 있나요. 가슴에 품은 사람이 임자지요’(소설가 이외수),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시인 최영미) 등이다. 올해에는 시인 이상의 ‘날개’에 나오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를 붙였다. 벽화마을에서도 좋은 문구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벽화에는 ‘천천히 가도 괜찮아. 길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이라는 문구가 예쁜 꽃과 함께 적혀 있다. 직장인 김모(29·여)씨는 “지난해 갔던 전주 한옥마을의 한 카페 앞에서 ‘당신이 날리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옥상에서’라는 문구를 보았다”며 “옆에 있는 종이비행기 그림과 함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젊은이들이 주로 가입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 ‘어라운드’의 진화는 온라인의 ‘위로 열풍’이 오프라인으로 확산된 경우다. 100만명 이상이 가입했고, 익명으로 짧은 글을 공유하되 악플이 아닌 선한 내용으로 소통하는 게 이 앱의 핵심이다. 여기에는 ‘달콤쪽지’라는 코너가 있다. 짧은 응원글을 적은 메모지를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전동차 내부,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공공장소에 붙여 놓는 식이다. 메모지에 달콤쪽지라는 문구와 함께 붙인 날짜와 시간, 내용을 넣는다. 지난 3일 오전 5시 20분 한 버스 안에 붙은 달콤쪽지에는 ‘널 위한 하루야 힘내! 그리고 오늘도 수고했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수도권에서 출발해 전국으로 퍼졌다. 위로를 받고 싶은 누군가를 위해 지하철역 및 대학교 사물함을 빌려 위로 문구와 함께 과자나 초콜릿 등을 놓아 둔 뒤 비밀번호를 앱에서 공유하는 ‘달콤창고’도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달콤쪽지를 붙인다는 김민정(24·여)씨는 “쪽지를 붙인 후 다음날 쪽지가 없어진 것을 보면 나 자신이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위로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익명성을 전제로 한 단순한 글귀라도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 데 큰 효과를 낸다”며 “‘너 얼마나 힘들었니’ 같은 말은 언뜻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실제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울림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김석호 교수는 “위로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설명하기에 앞서 내가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며 “키워드 중심의 핵심적이고 쉬운 내용들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는 것은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위로마저 가장 가까운 가족에 의해서가 아니라 익명의 누군가에게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위키드’ 박보영 “어린시절 동요대회에서 예산 탈락“ 무슨 일?

    ‘위키드’ 박보영 “어린시절 동요대회에서 예산 탈락“ 무슨 일?

    ‘위키드’ 박보영 “어린시절 동요대회에서 예산 탈락“ 무슨 일? 위키드 박보영 ‘위키드’ 박보영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밝혀 화제다. 17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위키드’ 제작발표회에서 박보영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아무래도 아이들이랑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고 음악이 주다 보니까 OST에 참여하긴 했지만 전문가처럼 조언을 하기에는 제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그러면서 “제가 하는 역할은 음악적인 부분에 전문적인 조언을 하는 것보다는 함께 팀을 이뤄서 할 때 방송에 적응을 잘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이라 그런 부분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저도 어렸을 때 동요대회에 도전해 본 경험이 있다. 당시 예선에서 떨어졌다”면서 “동요에 대한 추억도 많고 동요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이 동요도 잘 모르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자라는 아이들도 동심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PD님을 믿고 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키드’는 ‘우리 모두 아이처럼 노래하라(WE sing like a KID)’의 약자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사랑하는 노래로 2016년판 ‘마법의 성’을 만드는 전국민 동심저격 뮤직쇼다. 유연석, 박보영, 타이거JK 등 최고의 스타들이 꿈 많은 어린이들의 인생 멘토가 되어 뛰어난 음악 재능을 갖춘 어린이들을 영입해 창작동요대전을 펼친다. 서바이벌과 같은 탈락은 없으며, 최종 우승팀에게는 교육부 장관상과 장학금이 수여된다. 오는 18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키드’ 박보영 “어렸을 때 동요대회 예선 탈락“ 무슨 일인가 보니?

    ‘위키드’ 박보영 “어렸을 때 동요대회 예선 탈락“ 무슨 일인가 보니?

    ‘위키드’ 박보영 “어렸을 때 동요대회 예선 탈락“ 무슨 일인가 보니? 위키드 박보영 ‘위키드’ 박보영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밝혀 화제다. 17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위키드’ 제작발표회에서 박보영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아무래도 아이들이랑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고 음악이 주다 보니까 OST에 참여하긴 했지만 전문가처럼 조언을 하기에는 제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그러면서 “제가 하는 역할은 음악적인 부분에 전문적인 조언을 하는 것보다는 함께 팀을 이뤄서 할 때 방송에 적응을 잘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이라 그런 부분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저도 어렸을 때 동요대회에 도전해 본 경험이 있다. 당시 예선에서 떨어졌다”면서 “동요에 대한 추억도 많고 동요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이 동요도 잘 모르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자라는 아이들도 동심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PD님을 믿고 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키드’는 ‘우리 모두 아이처럼 노래하라(WE sing like a KID)’의 약자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사랑하는 노래로 2016년판 ‘마법의 성’을 만드는 전국민 동심저격 뮤직쇼다. 유연석, 박보영, 타이거JK 등 최고의 스타들이 꿈 많은 어린이들의 인생 멘토가 되어 뛰어난 음악 재능을 갖춘 어린이들을 영입해 창작동요대전을 펼친다. 서바이벌과 같은 탈락은 없으며, 최종 우승팀에게는 교육부 장관상과 장학금이 수여된다. 오는 18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키드’ 박보영 “요즘 아이들 동요도 잘 몰라” 무슨 말?

    ‘위키드’ 박보영 “요즘 아이들 동요도 잘 몰라” 무슨 말?

    ‘위키드’ 박보영 “요즘 아이들 동요도 잘 몰라” 무슨 말?위키드 박보영 ‘위키드’ 박보영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밝혀 화제다. 17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위키드’ 제작발표회에서 박보영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아무래도 아이들이랑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고 음악이 주다 보니까 OST에 참여하긴 했지만 전문가처럼 조언을 하기에는 제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그러면서 “제가 하는 역할은 음악적인 부분에 전문적인 조언을 하는 것보다는 함께 팀을 이뤄서 할 때 방송에 적응을 잘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이라 그런 부분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저도 어렸을 때 동요대회에 도전해 본 경험이 있다. 당시 예선에서 떨어졌다”면서 “동요에 대한 추억도 많고 동요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이 동요도 잘 모르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자라는 아이들도 동심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PD님을 믿고 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키드’는 ‘우리 모두 아이처럼 노래하라(WE sing like a KID)’의 약자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사랑하는 노래로 2016년판 ‘마법의 성’을 만드는 전국민 동심저격 뮤직쇼다. 유연석, 박보영, 타이거JK 등 최고의 스타들이 꿈 많은 어린이들의 인생 멘토가 되어 뛰어난 음악 재능을 갖춘 어린이들을 영입해 창작동요대전을 펼친다. 서바이벌과 같은 탈락은 없으며, 최종 우승팀에게는 교육부 장관상과 장학금이 수여된다. 오는 18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키드’ 박보영 “아이들 동심 찾아주길 바라” 출연 결심 계기는?

    ‘위키드’ 박보영 “아이들 동심 찾아주길 바라” 출연 결심 계기는?

    ‘위키드’ 박보영 “아이들 동심 찾아주길 바라” 출연 결심 계기는?위키드 박보영 ‘위키드’ 박보영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밝혀 화제다. 17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위키드’ 제작발표회에서 박보영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아무래도 아이들이랑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고 음악이 주다 보니까 OST에 참여하긴 했지만 전문가처럼 조언을 하기에는 제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그러면서 “제가 하는 역할은 음악적인 부분에 전문적인 조언을 하는 것보다는 함께 팀을 이뤄서 할 때 방송에 적응을 잘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이라 그런 부분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저도 어렸을 때 동요대회에 도전해 본 경험이 있다. 당시 예선에서 떨어졌다”면서 “동요에 대한 추억도 많고 동요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이 동요도 잘 모르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자라는 아이들도 동심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PD님을 믿고 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키드’는 ‘우리 모두 아이처럼 노래하라(WE sing like a KID)’의 약자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사랑하는 노래로 2016년판 ‘마법의 성’을 만드는 전국민 동심저격 뮤직쇼다. 유연석, 박보영, 타이거JK 등 최고의 스타들이 꿈 많은 어린이들의 인생 멘토가 되어 뛰어난 음악 재능을 갖춘 어린이들을 영입해 창작동요대전을 펼친다. 서바이벌과 같은 탈락은 없으며, 최종 우승팀에게는 교육부 장관상과 장학금이 수여된다. 오는 18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몽유도원도, 왕의 심기를 건드리다

    몽유도원도, 왕의 심기를 건드리다

    옛 그림에서 정치를 걷다/허균 지음/깊은나무/256쪽/1만 6000원 왕과 사대부가 남긴 그림은 일반 풍속화와 다르다. 조선의 정치적 신념과 개인의 이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화에 비해 딱딱하고 정적인 느낌을 주는 조선시대 왕들의 초상화인 어진부터 풍경화에 담긴 사대부 그림에는 퍼즐처럼 정치적 시대상이 숨겨져 있다. 이 책은 그 흔적들을 찾아 그림을 새롭게 읽는다. 15세기 조선화가 안견의 대표적 명작인 ‘몽유도원도’. 안평대군(1418~1453)이 꿈에서 본 도화원경의 이상향을 재현한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 작품은 안평대군과 수양대군 간 권력 쟁투의 비극적인 산물로 한때 금기시됐다. 안평대군이 도원을 거니는 꿈을 꾼 것은 1447년 4월 20일 밤. 안견이 몽유도원도를 완성한 건 사흘 후인 4월 23일이다. 지금의 시대에는 명작이지만 조선 시대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안평대군이 꿈을 꾼 시점은 세종의 맏아들 문종이 대리청정을 하던 권력 공백기였다. 1450년 문종이 왕위에 오르자 안평대군은 자신이 추천하는 인물들을 대거 조정에 등용시키며 실력자로 부상한다. 안평대군 세력은 세종을 보필했던 문인과 학자들이 중심이었고, 수양대군을 지지하는 무인 등 일파들과의 권력 투쟁은 필연적이었다. 안평대군은 그림 속 도원과 비슷한 풍경을 지닌 창의문 밖 현 부암동 인근의 무계정사에서 측근들과 회합을 하다 결국 수양대군에 의해 대역죄인이 되고, 강화도에서 사사(賜死)된다. 그 후로 몽유도원도 등 안평대군과 연관된 서화를 품평하거나 감상하는 것 자체가 세조 등 집권 세력의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 됐다.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인 저자는 조선시대 집권층의 그림에는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테면 몽유도원도는 단순히 꿈을 기록한 게 아니라 안평대군의 정치적 야망이 반영된 그림이라는 식이다. 그림에 덧붙여진 사대부들의 찬시들은 미래의 왕위를 꿈꾼 안평대군에 대한 충성 맹세였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이런 관점에서 어진부터 사대부 그림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시대상을 세세하게 보여 준다. 조선시대의 어진은 정교한 세밀화였다. 어진은 실제 왕의 얼굴과 터럭만큼의 차이도 없이 그려졌다. 영조 어진의 경우 수염 한 올조차 틀리지 않고 최대한 정확하게 그리는 원칙을 따랐다. 사진 기술이 없던 시절 조선시대 임금의 얼굴을 유추할 수 있는 것도 어진 덕분이다. 오죽하면 산 사람 사이에 행해지는 예절인 작헌례(술을 가져가 권하는 행위)를 왕의 초상 앞에서 행했을까. 저자는 어진 역시 현 집권세력의 정통성과 권위를 확보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제작됐다고 분석한다. 1, 2차 난을 통해 권력을 잡은 태종이나 왕권 강화에 힘쓴 숙종, 개혁 정치로 문예 부흥을 이룬 영조 등이 역대 선왕의 어진 제작에 정성을 쏟은 이유이기도 하다. 풍경화나 정물화를 그렸던 문인화는 어떨까. 제주도에 유배된 추사 김정희가 그린 대표작이 바로 국보 제180호 ‘세한도’(歲寒圖)다. 헌종 집권기에 안동김씨 세력의 탄압을 받은 추사는 혹독한 고문을 당한 후 제주도에서 장장 9년간 외롭고 고통스러운 유배 생활을 하게 된다. 저자가 소나무와 잣나무를 주제로 그린 세한도는 제자인 역관 이상적의 지조와 의리를 상징하는 동시에 당쟁으로 희생된 자신을 향한 복잡한 심경을 표현한 ‘시’(詩)이자 ‘서’(書), 화(畵)라고 지적한다. 역적의 자손으로 전락한 김시의 ‘목우도’나 몰락한 세도가의 자손인 심사정의 ‘탁목조’ 모두 정치적으로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스스로의 탈출구인 동시에 가슴 속에 맺힌 울분을 삭이게 하는 정신적인 안식처였다. 저자는 말한다. 옛 그림을 감상하면서 화법이나 양식만 봐서는 실체적 진실에 다가설 수 없다는 사실을. 그림을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개인의 역사를 퍼즐 맞추듯 해야 비로소 그림에 대한 해석이 분명해진다는 가르침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종로의 이야기꾼 ‘전기수’ 부활... 명사가 들려주는 종로 길 이야기

    종로의 이야기꾼 ‘전기수’ 부활... 명사가 들려주는 종로 길 이야기

     조선시대 후기, 종로의 거리를 오가던 서민들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던 ‘전기수’가 부활한다.  서울 종로구는 오는 20일과 다음달 4일 명사와 함께 종로의 길을 걸으며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종로의 이야기꾼, 전기수’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 명사가 전기수가 되어 종로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관광체험 프로그램이다. 전기수는 조선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통했다. 종로에서 동대문 사이를 오가며 서민들에게 고전소설을 읽어주고 돈을 벌었던 전문 직업인이었다.  오는 20일에는 첫번째 이야기꾼으로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의 저자 이장희 일러스트 작가가 나선다. 이 작가는 ‘서울 문묘와 성균관’에 대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옛 길의 정취를 따라 학문의 길을 탐방하며 풍경사진을 찍고 골목길을 그려보는 작업을 진행한다. 현장 탐방 전, 실내에서 작가가 직접 소묘 방법 등을 소개하는 스케치 강좌와 실습을 진행한다.  다음달 4일에는 ‘골목길 근대사’의 공저자인 최석호 교수와 함께 ‘나 그리고 한국인을 찾아 떠나는 세종마을 산책’이 진행된다. 부암동 백사실 계곡과 세종마을의 ?윤동주문학관 ?박노수미술관 ?이상범 가옥(청전화옥) ?통인시장 등을 돌아본다. 특히 행사 중간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문학 특화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저자의 강의도 열린다. ‘조선을 걸어서 진경시대를 열다’ 라는 주제다.  프로그램 참여는 주민과 종로에서 활동 중인 누구나 가능하며 구 홈페이지를 통해 회당 선착순 20명 접수를 받는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구는 내년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전기수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매년 행사 종료 후에는 데이터베이스(data base) 구축용 전자책도 제작한다. 아울러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의 시선으로 종로의 길에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다양한 관광코스 및 상품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종로구 관광체육과(2148-1856)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구는 지난해부터 종로의 길에 대한 철저한 고증 및 자료 수집을 통해 역사적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9월까지 약 1년 간 유지돼 온 길(59개), 변형된 길(71개), 없어진 길(24개), 사라진 길(277개)을 발굴했다. 동시에 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야기 자원을 가공하는 작업도 추진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종로의 길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함으로써 급변하는 현대에 점점 희박해지는 역사 인식을 일깨우고자 한다”면서 “앞으로도 역사·문화유산이 집중된 종로의 다양한 관광자원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천경자 화백의 최고가 작품 ‘초원Ⅱ’ 보러갈까

    천경자 화백의 최고가 작품 ‘초원Ⅱ’ 보러갈까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하반기 기획전 ‘미인(美人): 아름다운 사람’이 열리고 있다. 특히 이 전시에는 지난 8월 세상을 떠난 것이 뒤늦게 밝혀진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작품 가운데 경매에서 12억원의 최고가 낙찰액을 기록했던 ‘초원Ⅱ’(1978) 등 작품 7점이 포함돼 관심을 모은다. 서울미술관 측은 “미인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던 중 공교롭게도 천 화백의 별세 소식을 듣게 됐다”며 “여성작가가 그린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한국의 대표 여성작가인 천 화백의 작품도 전시작에 포함시켰는데 묘하게 그 시기가 맞닿았다”고 말했다. 전시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미인’을 표현한 동서양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그 의미를 돌아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피카소, 샤갈, 르누아르, 마리 로랑생 등 서양 거장이 각각 그린 여인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국내 작가들로는 유화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많이 그려진 장르 중 하나인 인물화와 누드화 등이 소개된다. 권옥연, 김기창, 김덕용, 김명희, 김원숙, 김흥수, 문학진, 박항률, 박영선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여기에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천 화백의 작품도 관람객을 만난다. 작가의 강렬하고 대담한 색상의 인물화 등이 특별 추모공간에서 소개된다. 1974년작 ‘고(孤)’는 외로움과 고독에 쌓인 한 여인의 침묵을 담아내고 있다. 머리에 화려한 꽃 장식을 한 여인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보이는데 자신의 고독함을 잊고자 애써 웃음 짓는 작가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작가가 자신의 초상화처럼 생각했다는 1989년작 ‘청혼’에는 아름답게 치장했지만 내면에는 고독과 슬픔을 간직한 것처럼 보이는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천 화백이 뉴욕의 아파트에 걸어놓고 매일 바라봤던 작품이라고 미술관 측은 설명했다. 1967년 월간 ‘주부생활’ 4월호에 기고됐던 드로잉 ‘여인’도 공개된다. 수묵화 작업인 그의 드로잉은 강한 화풍이 돋보이는 작품들과는 달리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붓 터치가 이색적이고 우수에 젖은 눈매가 두드러진다고 미술관은 부연했다. 한 여인의 주변을 꽃으로 장식한 ‘청춘’(1973), 정면을 응시한 ‘테레사 수녀’(1977)도 함께 전시된다. 한편 천 화백 작품 중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 ‘초원Ⅱ’는 현재 추정가가 22억원이라는 게 서울미술관의 설명이다. 전시는 내년 3월 2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부산시 중구에 ‘영화 메모리얼 거리’ 만든다

     부산시가 2016년 국토교통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 중구 ‘영화메모리얼 스트리트’ 등 6개 사업과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자원개발사업’에 ‘참사랑 힐링투어사업’ 등 총 7개의 사업이 선정돼 도시재생사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은 지자체 스스로 마을이 살고 싶은 활력 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지역특화사업으로 시는 내년 신규사업으로 총 6개 사업이 선정돼 2018년까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특화사업으로는 △근대역사가 살아 숨 쉬는 지역 재생을 위한 중구 ‘영화 메모리얼 스트리트(미화로) 조성사업(60억원)’ △동구 ‘가마뫼 역사 재생사업(60억원)’ △서면의 다양한 메디컬센터의 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부산진구 부암동 ‘철길마을 메디컬 빌리지 조성사업(39억 5000만원)’ 등이다.  지역주민의 역점사업으로는 △금정구 ‘부산대 일원 주거지재생사업(60억원)’ △남구 ‘문현터널 상부공간 공원화사업(60억원)’ △사상구의 ‘엄궁동 통(通)통길조성사업(36억원)’이 선정됐다.  또 참사랑 힐링투어 사업은 마리아수녀회 알로이시오 복화문화센터조성 사업비 17억원과 마리아수녀회의 모금 등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해 지역주민·방문객에게 다양한 문화·체육 프로그램 제공 등 나눔과 소통의 열린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강신윤 부산시 도시재생과장은 “민선 6기 기술과 문화가 융성하는 도시재생은 지역의 어려운 문제점 해결을 위해 주민과 상호 협력하여 도출하고, 다양한 공모사업 등을 통해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문화 축제장 모이는 금난새·이어령·유홍준

    문화 축제장 모이는 금난새·이어령·유홍준

    금난새(왼쪽) 지휘자, 이어령(가운데) 전 문화부 장관, 유홍준(오른쪽) 명지대 석좌교수. 이들이 한자리에 뭉친다. 오는 23~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부암동 일대에서 개최되는 ‘2015 자문밖 문화축제-문화가 힘이다’에서다. 자문밖은 ‘자하문의 바깥’이라는 뜻으로 평창·부암·구기·신영·홍지동 일대를 일컫는 옛 지명이다. 이곳은 다양한 갤러리와 박물관이 모여 있고 미술·음악·문학 분야의 문화예술인 200여명이 거주하는 자생적 문화예술마을이다. 종로구는 이 특징을 살려 문화예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2013년부터 문화·예술인들의 재능 기부로 이 행사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사단법인 평창문화포럼이 주최한다. 23일 오후 오프닝 행사에서는 이어령 전 장관이 ‘정말 아시아의 시대가 오는가’를 주제로 특별 초청 강연을 연다. 다음날 오후 2시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교수의 ‘자하문 밖 이야기’ 등의 강연이 진행돼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지식과 경험을 나눈다. 가을밤을 수놓을 공연으로는 남성 오케스트라 ‘이 마에스트리’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24일 오후에는 금난새 지휘자와 현악 11인조 오케스트라 ‘카메라타S’의 공연이 펼쳐진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포토] 서당교실 참가한 어린이들…‘예절교육 어렵지만 의젓하게’

    [포토] 서당교실 참가한 어린이들…‘예절교육 어렵지만 의젓하게’

    2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무계원에서 열린 서당교실에 참가한 어린이가 훈장님에게 예절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서당교실에서는 예절교육과 국궁 만들기, 붓글씨 쓰기를 체험할 수 있으며, 기수별 25명이 선착순으로 교육받을 수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신한銀 지점장급 여성 리더들 간담회

    신한銀 지점장급 여성 리더들 간담회

    조용병(앞줄 가운데) 신한은행장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지점장급 여성 리더 51명과 ‘아름다운 동행’ 간담회를 가진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 사진·영상 작품이 외치는 “삶은 헛되도다”

    사진·영상 작품이 외치는 “삶은 헛되도다”

    흑사병이 창궐하고, 엄격한 금욕주의 종교가 득세하던 16~17세기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지역에서는 ‘삶의 허무’, ‘현세의 덧없음’을 다룬 바니타스(Vanitas) 정물이 크게 유행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삶 속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떠올렸고 화가들은 해골, 책, 꺼진 촛불, 보석 등의 상징물을 통해 생명의 유한함과 세상 지식의 허무함, 시간의 유한함, 재물의 헛됨을 강조했다. 삶의 본질은 변함이 없기에 바니타스 회화는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도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는 ‘All Vanity: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타이틀 아래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전시를 기획했다. 미디어 아트,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작가들이 ‘바니타스 양식’을 모티브로 현대에 새롭게 재현한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한승구 작가의 비디오설치 ‘미러 마스크’를 만나게 된다. 바니타스 회화의 해골이 삶의 헛됨과 죽음을 얘기한다면 이 작품은 매 순간 다른 얼굴로 타인을 마주하는 현대인을 표현한다. 인체의 머리카락부터 피부 속 혈관까지 실제 인체를 집요하게 재현한 호주 출신 작가 샘 싱크의 연작은 모든 인간이 마주하게 될 순간들을 보여준다. 실제와 똑같이 재현된 탄생과 죽음의 순간, 삶과 죽음의 공존이 담고 있는 생의 보편성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사진작가 정현목은 바니타스 정물화 형식을 차용한 스틸 사진연작으로 현대인의 소비문화와 명품에 대한 헛된 욕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붉은 LED 화면에 얼핏 보면 정상적인 움직임 같지만 실제로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움직임을 담은 짐 캠벨의 영상작품은 절대적 신뢰를 받는 미디어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양정욱의 작품 ‘노인이 많은 병원 302호’ 연작에서는 노년까지 계속되는 육체의 쇠락과 고통을 통해 나이듦에 대한 사유를 촉발한다. 서울미술관이 올해의 신예작가로 선정한 사일로 랩(SILO LAB)의 작품 ‘묘화’를 통해 잊혀져 가는 추억에 대해 회고하며 김태은의 작품 ‘메시지’에서는 반복되는 업무를 통해 하루하루를 복제하듯 살아가는 현대인을 만나게 된다. 전시는 8월 9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할머니, 세상 밖으로 나오세요”… 딸 같은 종로

    종로구가 여성 어르신의 사회참여를 돕기 위해 맞춤형 심리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잠재적 위기 대상을 발굴해 개인적 자존감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구는 저소득 여성 어르신 10명에게 오는 8월까지 통합사례관리 프로그램인 ‘마음꽃이 피었다’를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프로그램은 개별화(꽃을 심다), 집단화(꽃에 물 주다), 사회화(꽃 피어나다) 과정으로 이뤄진다. 2일 오후 2시 무계원에서 집단화 프로그램인 ‘석고마스크 만들기’를 한다. 석고마스크 제작 과정을 통해 나의 내면과 외면을 바라보고 참여자 간 위로하는 시간이다. 우선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가면의 개념과 의미 소개, 나의 얼굴에 담긴 세월 생각, 다른 사람과 짝을 지어 석고마스크를 제작하기를 한다. 석고마스크가 완성되는 1시간 동안 종로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부암동 투어’를 한다. 이후 완성된 석고마스크를 다양한 재료로 꾸민다. 가면 바깥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안쪽은 다른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내면의 감정 등을 표현한다. 나의 내면과 바깥을 나타내는 가면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을 갖는다. 구는 또 이달까지 매주 화요일 구청 다목적실에서 포스트잇을 활용해 얼굴 풀어주기, 폴라로이드로 짝꿍 사진 찍어주기, 마음꽃 나무에 만다라 꽃 피우기 등 집단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물질적 복지 못지않게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정신적 복지의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소득 여성 어르신은 만성질환, 무기력함, 우울증 등으로 은둔형 특성을 보이거나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웃의 어두운 마음을 살피고 돌보면서 다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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