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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4차 지원금’서 누락된 코로나 피해자 찾아야 할 야당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이 19조 5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15조원과 기존 예산 중 4조 5000억원을 3월 중 지급하는 방안을 그제 발표했다. 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 당시의 14조원을 훨씬 뛰어넘는 액수다. 추경으로 편성하는 15조원 가운데 9조 9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충당해야 한다. 평상시라면 기획재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국가부채 급증을 우려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1년 넘게 고통받는 국민은 당정이 그동안 공언한 ‘더 넓게, 더 두텁게, 더 신속하게’라는 지원 원칙이 제대로 구현된 것이냐고 꼼꼼하게 따져 보고 있다. 4차 재난지원금의 특징은 2·3차 지원에서 제외돼 ‘사각지대’에 놓였던 200만명 남짓한 피해자가 추가돼 600만명에게 지원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을 폭넓게 지원해 사실상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크게 다르지 않은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4차 재난지원금이다. 당정이 5인 이상 사업장과 연매출 기준을 지난해 4억원에서 10억원 이하인 사업장을 포함시킨 것도 의미 있다. 자영업자에게 활로를 마련해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라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다. 노점상과 임시일용직, 부모가 실직한 생계 위기인 대학생을 새롭게 지원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보궐선거 9일 전”이라면서 “그저 돈 뿌리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것은 유감스럽다. 3차 재난지원금 편성을 선도했던 국민의힘 아니었던가. 그러니 벼랑끝에 내몰려 지원금만 기다리는 자영업자, 실직자, 구직자 사이에 “야당은 훼방이나 놓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나마 국민의힘이 4차 재난지원금을 비판하면서도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기본 인식이 다르지 않음을 내비친 것은 다행스럽다. 4차 재난지원금은 지원폭을 최대한 넓힌다는 원칙에도 막상 정부·여당이 발표한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아 소외감까지 더해진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여당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좀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힘이 “추경 심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환영한다. 이번 추경은 감액에 맞춘 마이너스식 심사가 되지 말아야 한다. 야당도 정부안을 꼼꼼히 살펴 소외된 피해자를 구제할 때 국민의 박수를 받지 않겠는가. 더불어 행정기관들은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지역별로 불공정 시비가 일지 않도록 기준 적용에서 일관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 가덕도신공항....‘제2의 4대강사업’ 부메랑 걱정하는 국토부

    가덕도신공항....‘제2의 4대강사업’ 부메랑 걱정하는 국토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 이후 국토교통부가 고민에 빠졌다. 정치권이 특별법 제정으로 밀어붙인 가덕도신공항건설을 추진해야 할 주무 부처로서 정치적 비판은 물론 행정적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공항은 경제성·안전성·기술성·지역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입지를 선정한다. 그래서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러 후보지를 놓고 객관적인 타당성을 검토하고서 후보지를 선정하는 게 원칙이다. 동남권 신공항건설 정책도 이런 과정을 거쳐 2016년 김해신공항으로 최종 결정됐다. 김해신공항건설은 국내외 전문기관의 객관적인 검토를 거쳤고, 오랫동안 갈등을 겪던 해당 지역 지자체와 주민, 정치권이 모두 수용했던 사업이다. 국토부는 그래서 설령 새로운 후보지를 선정하더라도 김해신공항건설 정책을 폐기하는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정치적 비난의 대상이 됐다. 여당으로부터는 특별법 추진 초기부터 가덕도신공항건설을 반대하는 집단으로 인식돼 연일 압박과 비판을 받는 미운 오리 새끼가 됐다. 지난 25일에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는 직접 ‘옐로카드’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가덕도신공항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국토부가 의지를 갖지 못하면 원활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질책한 한 것이다. 국토부는 논란이 됐던 보고서도 가덕도신공항 건설 정책결정 절차의 문제를 강조하고자 내밀었던 것인데, 정치권에 반기를 든 것처럼 비쳐 곤혹스럽다고 했다. 여야가 특별법을 제정해 추진하는 사업을 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최소한 ‘정치적 보험’을 드는 차원으로 보고서를 냈다는 것이다. 국토부 한 고위 공무원은 “국토부 공무원으로서는 정치적 결정을 거부하거나 반대할 힘도 없다. 문제의 소지를 없애고자 주무부처로서 법 제정 절차를 강조한 것인데 정치논란에 부처를 끌어들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에게 가덕도 신공항 추진 반대 입장이 담긴 보고서를 돌렸다는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는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 행정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정치적으로 이미 결정된 정책을 추진하려고 당위성·타당성을 만들어가면서 사업을 벌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정상적인 정책 추진과정과는 앞뒤가 바뀐 것이다. 영혼 없는 공무원 집단이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4대강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미 국토부 공무원의 영혼은 강물에 떠내려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던 터라 더욱 그렇다. 특별법 제정 이전에 기존 정책 폐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던 국토부는 바짝 엎드렸다. 변창흠 장관을 비롯해 직원들은 “정치권이 특별법을 만들면 따라가야 하고, 차질 없이 정책 뒷받침을 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천문학적인 재원확보, 안전성 확보, 환경단체 반대 등도 극복해야 한다. 김해신공항 건설 정책을 어떻게 무효화 할지도 숙제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특별법으로 추진되는 만큼 기존 정책은 자동 폐기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정책을 버리는 명분과 근거는 만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 TV프로 대담에서 “특별법 제정 이전까지는 김해신공항이 정부안이었지만, 특별법 제정 이후엔 기존 정부안은 의미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김해신공항이 가덕도신공항과 기능이 중첩되기 때문애 기존 정책을 폐기하는 내용을 담은 6차 공항종합계획을 수립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기재부 “1·3·5 줘야” 與 “2·4·6 돼야”… ‘재난지원금’ 진통

    기재부 “1·3·5 줘야” 與 “2·4·6 돼야”… ‘재난지원금’ 진통

    4차 재난지원금 중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금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 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재정 상황 등을 감안해 피해 업종별로 100만원, 300만원, 500만원 지급이 적절하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00만원, 400만원, 600만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해 논의 막바지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22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금액,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규모 등에 대한 정부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1인당 지급액의 경우 집합금지업종 500만원, 집합제한업종 300만원, 일반업종 100만원이 적절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3차 재난지원금과 비교하면 집합금지는 200만원(300만원→500만원), 집합제한은 100만원(200만원→300만원)이 각각 늘어난 것이다. 일반업종은 기존과 같다. 기재부는 4차 재난지원금에 일자리 대책과 방역 보강 비용 등을 합쳐 15조원 안팎의 추경 편성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1인당 지급액으로 집합금지의 경우 600만원, 집합제한 400만원, 일반업종 200만원을 요구해 정부안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추경 규모도 20조원은 돼야 한다며 기재부를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가급적 3월 중에는 집행이 시작되도록 속도를 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사의 접고 민정수석 복귀한 신현수 “최선 다하겠다”

    사의 접고 민정수석 복귀한 신현수 “최선 다하겠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신현수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 수석은 이달 초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검찰측 의견을 중재하던 중 박 장관이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보고 및 재가를 거쳐 지난 7일 법무부안대로 인사를 발표하자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신 수석은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연차를 내고 주말까지 더해 나흘간 휴식을 취했으며, 이날 청와대로 출근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 없이 인사안을 발표했다는 보도에 대해 “대통령 재가 없이 인사안을 발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신 수석이 박 장관에 대해 감찰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신 수석의 입으로 감찰을 건의드린 적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했으니 대통령이 결정할 시간이 남았다”며 “신 수석은 정상적으로 집무하고 있고, 대통령이 무슨 결정을 할지는 제가 드릴 말씀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詩 떠메고 봄 햇살 둘러메고 천생 시인, 천상에 들다

    詩 떠메고 봄 햇살 둘러메고 천생 시인, 천상에 들다

    지난 15일 시인 김형영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났다. 선생은 194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966년 문학춘추로 등단한 이래 55년 동안의 시력(詩歷)을 쌓아 온 우리 시단의 대표 중진이다. 오랜 세월 ‘시’와 ‘신앙’이라는 두 바퀴로 조용조용 달려온 그의 정결한 생애를 두고 빈소에 모인 지인들은 깊은 추념과 안타까움을 나누었다. 시선집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문학과지성사)는 선생이 지상을 떠나던 그날 지상에 내려앉았다. 투병하던 당시 시인 스스로 그동안의 시집 10권에서 213편을 선정해 최종적으로 정본 작업을 완료한 시적 에센스가 영정 앞에 놓인 것이다. 비록 고인은 만져 보지 못했지만 그 책은 그 순간 선생의 몸이 되어 그가 천생 시인이었음을 증언하고 있었다.●저항의 세계에서 통회의 심연으로 선집 체재는 네 개의 시기별 분류를 택했다. 시인 스스로 ‘저항’→‘신앙’→‘자유’→‘교감’을 키워드로 해 자신의 삶의 궤적을 조감하도록 배려한 결과로 읽힌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초기시는 폭력이 미만한 세계에 대한 항의와 저항으로 점철된 것이었다. 물론 그의 시는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조용하게 솟구쳐 오르는 나지막한 것이었다. 그 은유적 상관물로 시인은 ‘모기’를 택했는데 가령 시인이 간절하게 속으로 외친 소리는 “모기들은 죽으면서도 소리를 친다/죽음은 곧 사는 길인 듯이”(‘모기’)처럼 작고 소소한 이들의 마음으로 현상했다. 2015년 박두진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저는 지금도 왜 시를 쓰느냐고 자신에게 가끔 묻는다. 쓰면 쓸수록 어렵기만 하고, 때로는 숨이 막히게도 하는 시”라고 말씀한 그 ‘시’를 평생 떠메고 모기 소리처럼 작은 저항의 세계를 온축했던 선생은, 원치 않은 병고로 말미암아 스스로 깊은 신앙의 세계로 들어간다. 지금도 나는 김형영의 ‘통회(痛悔)시편’ 연작을 선연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나도 신앙의 문전에서 어정거리고 있을 때였기 때문일 것이다. “주님, 저를 죽이지 마소서./화가 나시더라도/ 흐느끼는 이 소리 들으소서.// 뼈 마디마디 경련이 일고/ 내 마음 이토록 떨리는데/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이 목숨 살리소서.”(‘통회시편 1’) 1980년대에 쓴 이 기도는 하늘에 상달되어 그로 하여금 ‘영성의 시인’으로 우리 곁에 머무르게끔 해 주었다. 무릇 모든 존재자는 현상계에서 물질적 존재 방식을 한시적으로 취하다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사라져 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소멸이란 온통 비극적인 것이 아닌가. 하지만 선생은 그것을 평생 통회의 심정으로 탐구하고 형상화하면서 스스로의 존재 증명을 해 갔다. 선생의 말처럼, 모든 것이 은총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김형영은 이때부터 평범한 일상에서 근원적 사유와 형이상학적 전율의 세계를 길어올린다.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희원하는 시인의 품과 격을 보여 준 것이다. 깊은 영성을 시로 담아 냄으로써 남루한 존재자들이 신성한 존재와 연루되고 있음을 고백하고 증언하고 탐구하는 지향을 일관되게 개척해 간 것이다. 그만큼 시인에게 가톨릭에 기반을 둔 사유와 감각은 신성한 존재를 희구하고 물어가는 실존적 사건이었으며 그러한 시선이 마침내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회귀성을 가지게 해 주었다. 세례명이 ‘스테파노’인 그는 수많은 이들의 대부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대자 가운데 한 사람인 전동균 시인은 “가톨릭 영성을 심층적으로 서정성과 결합해 탐색해 낸 정말 보기 드문 시인”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신성의 자유로운 현장으로서의 자연 후기로 갈수록 김형영 시의 주된 요소는 자연과 시인이 상응하는 장면에서 일어나게 된다. 말하자면 자연 사물의 구체성과 시인이 지향하는 삶의 지표가 서정적 순간성 속에서 견고하게 결속한 것이다. 그 빛나는 순간을 통해 우리는 김형영 브랜드인 형이상학적 빛을 한껏 쬐게 되고 이때 우리도 스스럼없이 환한 서정과 영성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후기 대표작 가운데 한 편을 읽어 보자. “봄비 오시자/ 땅을 여는/ 저 꽃들 좀 봐요.// 노란 꽃/ 붉은 꽃/ 희고 파란 꽃,/ 향기 머금은 작은 입들/ 옹알거리는 소리,/ 하늘과/ 바람과/ 햇볕의 숨소리를/ 들려주시네.// 눈도 귀도 입도 닫고/ 온전히/ 그 꽃들 만나고 싶거든/ 마음도 닫아걸어야겠지.// 봄비 오시자/ 봄비 오시자/ 땅을 여는 꽃들아/ 어디 너 한번 안아보자.”(‘땅을 여는 꽃들’) 물론 자연은 신성의 거소(居所)이자 고유의 향기와 소리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신성 자체이기도 하다. 작은 입으로 하늘과 바람과 햇볕의 숨소리를 들려주는 봄날의 꽃을 온전하게 만나기 위해 시인은 눈도 귀도 입도 마음까지 닫은 채 크나큰 품으로 온전하게 봄날의 꽃들을 안아 들인다. 그러한 신성과의 소통 과정을 일러 시인은 ‘교감’이라고 규정했을 것이다. “영혼이 오가는 순간을/ 어찌 귀와 입으로 붙잡겠는가./ 눈도 아니다./ 생각도 아니다./ 나 없는 내가 되어/ 가슴으로 듣는 말,/ 사랑의 숨결이다.”(‘교감’) 이처럼 시인이 들려주는 사랑과 영혼의 소리에 우리도 가장 행복한 마음의 상태를 경험한다. 김병익 선생도 시선집 해설에서 “육신의 회복과 정신의 부활을 치르면서 김형영의 시는 이 세계와의 교감과 공감을 싱싱하게 드러낸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처럼 그에게 ‘시’는 생명의 리듬이 만져지고 보이는 음악이요, 숨결의 형식이 선연하게 들려오는 보이지 않는 그림이었을 것이다. 시선집 ‘시인의 말’에서도 선생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 태어나고 사라지는 생명들과의 교감 그리고 가끔 거기서 얻은 감동을 시로 꽃피우는 즐거움, 그 은총이야 말해 무엇하리”라고 적었다. 이러한 김형영 시의 지향은 결국 실존적 형이상학의 세계로 귀납될 것이고, 그때 그의 언어는 우리의 마음을 깊이 울리는 음악으로 남을 것이다.●샘터, 아버지, 그리고 봄 햇살을 따라 선생은 ‘샘터’에서 30여년간 편집자로 일했다. 이 오랜 전통의 월간지가 정점을 구가할 때였을 것이다. 법정, 이해인, 최인호, 정채봉 등 이 책을 그득하게 채웠던 언어들은 지금도 한국문학의 보석이 되어 빛을 뿌린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소설가 한강이 대학을 졸업하고 샘터에 들어갔는데, 입사 직후의 그를 만나러 대학로의 붉은 벽돌 건물 앞에서 얼떨결에 선생을 뵈온 일이 있었다. 나중에 선생의 시집 해설도 쓰고 같은 잡지의 자문편집위원도 하면서 선생의 말년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마지막 투병 중 전화로 들었던 선생의 떨리는 목소리의 힘으로 선생의 시에 대한 기록을 더 깊이 수행해 갈 다짐을 해본다. 빈소에서 인사를 나눈 둘째아들 김상조씨와 장례를 마치고 전화 통화를 했다. “저나 형한테는 늘 친구 같은 아버지셨어요. 같이 식사하고 탁구나 배드민턴도 같이 치고, 힘들 때 서로 전화해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던 분이셨습니다.” 상을 치르면서는 지인과 후배들이 휴대폰에 남긴 내용이나 빈소에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새삼 ‘큰 분’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유품을 정리하다가 지난해 12월 20일에 온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을 발견했어요. 자신이 한없이 방황할 때 신앙으로 인도해 주신 마음에 고마움을 표하는 감사 카드였습니다.” 선생의 묘역은 따로 없다. 가톨릭대학에 시신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상조씨는 아버지가 ‘유언시’라고 하시면서 1월 중에 보내 주신 작품 한 편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었다. 처음 공개되는 선생의 마지막 작품 전문이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내가 죽거든/ 무덤일랑 만들지 마라/ 납골당에도 가두지 마라// 나를 먼지로 만들어/ 관악산 중턱 후미진 곳에서 뿌려다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구름이 흘러가면 구름 따라/ 새들 지저귀면 새소리로/ 꽃들 향기 뿜으면 그 향기에 취해/ 천지사방 허공을 떠돌며/보이지 않는 자연이 되어 날아다니고 싶다”(‘화살시편115-내가 죽거든’) 지금쯤 선생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훨훨 흘러가고 계실 것이다. 이제 선생은 스스로 언어의 화살이 되어 하늘나라로 들어갔다. 나는 새삼 그의 세례명을 생각했다. 신약성서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스테파노는 돌에 맞아 순교하면서도 햇살보다 더 밝은 얼굴로 신에게 영혼을 의탁하는 모습이 기록된 분이다. ‘김형영 스테파노’의 얼굴에도 그 햇살이 환하게 비추었을 것이다. 그리고 하늘로 돌아간 그날 출간된 시선집 제목처럼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따뜻한 봄 햇살로 우리에게 남을 것이다. 스스로를 염두에 두고 쓴 것 같은 작품 한 편을 선집에서 꺼내어 봄 햇살에 비추며 읽어 본다. “별이 하나 떨어졌다./ 눈에 없던 별이다.// 캄캄한 하늘에 비질을 하듯/ 한 여운이 잠시/ 하늘에 머물다 사라진다./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보다 작게/ 보다 낮게/ 한 점 남김없이 살다 간 사람.// 그를 기억하소서./ 그의 여운이 아직 사라지기 전에/ 한때 우리들의 이웃이었던 그를.”(‘무명씨’)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말뿐인 저상버스·지하철 승강기…언제까지 ‘희망 고문’ 할 겁니까

    말뿐인 저상버스·지하철 승강기…언제까지 ‘희망 고문’ 할 겁니까

    설 연휴 하루 전날인 지난 10일. 중증장애인인 최영은(30)씨는 지하철 4호선 종점인 당고개역에서 서울역까지 지하철을 탔다. ‘가짜 정당’인 탈시설장애인당에서 이동권을 맡은 서울시장 후보로서 장애인 65명과 함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서울시에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휠체어로 승하차를 반복하는 시위에 열차 운행이 지연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시민단체에는 욕설 섞인 항의가 빗발쳤다.이들은 왜 지하철 시위에 나섰을까. 김명학(63)씨는 “4호선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노부부가 사망한 사건이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우리가 이동권을 외쳐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면서 “시위를 하고 이동권을 외치지 않으면 장애인들은 무시받고 방치된다. 돈도 없고 가진 건 몸 뿐이니 시위에 나선다”고 말했다. 최씨도 “정부와 사회가 장애인들이 원하는 정책에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전장연은 “서울시에 지하철 역사마다 1동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 200억원이 삭감됐다”고 비판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지상에서 지하철역 승강장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2001년 1월 22일 설을 맞아 역귀성한 노부부가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를 이용하던 중 철심이 끊어져 7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애인 단체들이 지하철 선로를 점거하거나 역사에서 시위를 이어 간 끝에 2015년 서울시는 2022년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다.●서울 22개 지하철역 승강기 설치 지지부진 그러나 서울 지하철 1~8호선 280개역 가운데 22개역은 교통약자를 위한 1동선이 아니다. 충무로, 교대, 명동, 청량리 등 5개역은 공사 중이지만, 설계 중인 고속터미널, 종로3가 등 13개역에 대한 공사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상일동, 신설동, 까치산, 대흥 등 4개역은 승강장 구조 등의 이유로 엘리베이터 설치를 검토하는 단계다. 이 때문에 리프트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역에서는 장애인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최씨는 “리프트를 탔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작동이 되지 않으면 약속 시간에 늦게 된다. 번거롭더라도 전 역에서 내리거나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린다”면서 “무엇보다 다치거나 죽을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장애인들의 요구로 설치된 지하철역 엘리베이터는 휠체어를 타지 않는 이들에게도 편리한 이동수단이 됐다. 그러나 정작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왜 장애인이 밖에 나왔냐”고 폭언을 듣곤 한다. ‘휠체어 때문에 3~4명이 타지 못한다’고 여기는 시민들은 휠체어가 다가오면 모른 체 발길을 서둘러 먼저 타버리거나 “너는 우리가 타고 난 뒤 타라”고 말하기도 한다. 저상버스 도입이 저조한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하기는 더 쉽지 않다. 2019년 말 기준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은 26.5%에 불과하다. 보급률이 가장 높은 서울시도 절반을 겨우 넘는 53.9%에 그친다. 대구는 2018년 34.6%이던 저상버스 보급률이 2019년 34.1%로 하락했다. 반면 영국은 저상버스나 장애인이 이용가능한 버스가 2004년에는 전체의 52%였지만, 2018년에는 99%까지 확대됐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시내버스 75%를 저상버스를 바꾸기로 했지만, 서울시가 저상버스 580대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 220억원은 책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은 서울에서 저상버스를 타려고 해도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한다. 김명학(63)씨는 “정비를 잘 하지 않는 탓인지 리프트가 고장난 저상버스가 오면 한 시간 훌쩍 넘게 기다려야 한다”면서 “저상버스가 적어 장애인들이 타고 싶어도 쉽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인권위가 발표한 ‘장애인 이동권 강화를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응답자의 48.0%가 ‘저상버스 이용거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승차거부 이유는 ‘승객이 많거나 만차’(38.2%)일 때도 있었지만 ‘버스 경사판 작동법을 기사가 모르거나 작동 불량’(69.1%)이거나 ‘다른 승객의 불만’(14.5%), ‘무정차 통과’(34.5%) 때문인 경우도 있었다. 결국 승차거부를 당한 뒤 외출을 포기(13.6%)한 이들도 있었다. 2019년부터 서울시는 전화로 시내 저상버스를 타기 전에 전화로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최씨는 지난해 여름 저상버스를 예약하지 않고 타려다 도리어 ‘승차거부’를 경험했다. 활동지원사가 “휠체어를 이용하려는 장애인이 타려고 한다. 리프트를 내려 달라”고 하니 버스 기사가 “콜센터에 전화해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해 한동안 실랑이를 벌어야 했다.●장애인 이동권 운동 노인·임산부도 혜택 오욱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저상버스 보급이 미진한 상태에서 예약시스템 같은 보완책은 한계가 있다”면서 “지방으로 갈수록 저상버스 보급 확대가 매우 더디다. 저상버스로 교체할 때 지원금을 주는 정책 외에 저상버스 확대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 지자체가 저상버스 확대를 위한 세부적인 이행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장애인도 세상 속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보이지 않는다. 김씨는 “장애인을 많이 보지 못했다고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고칠 것은 장애가 아니라 장애인을 집 밖으로 나올 수 없게 하는 환경”이라면서 “장애인 이동권 운동 덕분에 노인과 임산부, 아동과 같은 교통약자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7일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1차 면담을 가졌다. 오는 26일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방안과 관련해 추가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전국 모든 지역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로 바뀐다면 이들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최씨는 “남편과 함께 부산 해운대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고향인 전북 부안을 가려면 특수차량을 빌려야 하는데, 대중교통인 고속버스를 타고 가 보고 싶다”면서 “지방으로 여행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이낙연 “역사 전진 위해 서울시장 보선 승리해야…4차 지원금 본격 협의”(종합)

    이낙연 “역사 전진 위해 서울시장 보선 승리해야…4차 지원금 본격 협의”(종합)

    이낙연 “민주당 승리 믿는다” 국민에 호소李 “추경안 이번 주 협의해 다음주 국회 제출”당정 의견차 지적하자 “말에 어폐가 좀 있다”李 “경제주체들 사회연대기금 상부상조해야”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역사의 전진을 위해, 서울시의 흔들림 없는 발전을 위해 민주당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면서 “저는 민주당의 승리를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도 다음주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주체들은 사회연대기금으로 상부상조해야 한다”며 이익공유제를 재차 강조했다. 李 “역사 절대로 뒤로 가선 안 돼”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자 경선대회에서 “역사는 절대로 뒤로 가선 안 된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역사는 앞으로 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서울은 대한민국의 성취와 영광을 품고 있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고민과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고민과 과제를 해결하면서 성취와 영광을 이어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 국난의 와중에 그 어려운 일을 앞장서서 지휘할 사람이 서울시장”이라면서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박영선 우상호 후보는 오랜 기간 서울을 위한 준비를 가꿔온 사람들”이라고 후보들을 추켜세웠다. 이 대표는 “서울시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동행해달라”고 당원과 국민들을 향해 호소했다.李 “이번 주 내 추경 얼개 만들어질 것”오늘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 이 대표는 4차 지원금 추경안 협의도 이번주부터 본격화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안에 추경 얼개가 만들어질 것이고, 다음주에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면서 “내일쯤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홍익표 당 정책위의장 세 분이 만나 본격 협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리는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한다. 그는 “대원칙과 방향은 며칠 전 청와대 간담회에서 이미 나왔다. 그것을 재확인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안과 정부안이 차이가 크다는 지적에는 “그건 아니다. 기재부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당도 복수안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두 안에 차이가 있다는 말에 어폐가 좀 있다”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언론은) 액수가 얼마인지에만 관심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책 규모가 어디까지, 누구까지 가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행정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문제가 어려운 숙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사각지대 최소화가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민주 “20조 이상” vs 정부 “최대 13조” 고위 당정에는 이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부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청와대에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최재성 정무수석 등 6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고위당정청 논의와 조만간 발표될 기재부안을 토대로 4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이번 주 속도가 날 방침이다. 추경안은 다음달 2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가능성이 크다. 당정은 4차 재난지원금이 ‘더 넓고, 더 두텁게’ 지급돼야 한다는 큰 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앞선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안에 방점을 찍었다. 추경안 규모는 당정 간 이견이 크다. 당은 3차 지원금보다 크게 늘어난 20조원 이상을, 정부는 최대 13조원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李 “사회연대기금 조성 확산 위해인센티브·세액공제 강화”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상생연대 3법의 하나인 사회연대기금에 대해 “확산을 돕기 위해 인센티브 강화, 세액공제 확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산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사회연대기금 논의를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취약계층 지원과 관련해 “정부가 재정으로 돕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민주당은 손실보상제와 함께 이익공유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공동체 유지 조건으로 ‘민간의 고통 분담’과 ‘상부상조’를 꼽으며 “밸류체인(가치사슬) 안에 있는 경제주체들은 협력 이익공유제로, 가치사슬 밖에 있는 경제주체들은 사회연대기금으로 상부상조하도록 하자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이재진 민주노총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등 금융권 인사가 두루 참여해 사회연대기금 조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위기로 사람과 기업이 자기 살길만 찾는다면 공동체는 위태로워질 것”이라면서 “오히려 코로나19 위기를 겪지만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이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홍남기 “연매출 10억 이하 소상공인도 재난지원금 검토”

    홍남기 “연매출 10억 이하 소상공인도 재난지원금 검토”

    “30조 추경?… 언론 추측 보도 너무 심해”손실보상 제도화 묻자 “정부안은 4월쯤”김태흠, 추경 규모 등 답변 태도 지적하자洪 “지금 훈계하나” 金 “여기서 분풀이”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연매출 1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까지 4차 재난지원금 대상 확대<서울신문 2월 15일자 2면>를 공식화했다. 여당의 요구에 따라 기존의 연매출 4억원에서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다만 홍 부총리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재확인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매출 10억원 이하 소상공인까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또 당정청이 합의한 ‘3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3월 말 지급’에 대해 “이번에 집중적으로 피해가 발생한 계층을 대상으로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3월 초순 국회에 1차 추경안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최대 30조원까지 거론되는 재난지원금과 추경 규모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추경이 30조원을 넘을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언론의 추측 보도가 심한 것 같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4일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 재난지원금 규모로 12조원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이 원하는 지원 규모에는 턱없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청은 추가 협의를 통해 전체 지원 규모와 이에 필요한 추경 규모를 협의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민주당이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면 지급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전 국민 보편적 위로금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은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드리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방역 조치에 따른 손실보상 제도화에 대해선 “정부의 큰 그림이 4월쯤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고했다. 여당에서는 증세 제안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 윤후덕 기재위원장은 홍 부총리가 부채 증가 등에 우려를 표하자 “증세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고 재원을 다 마련한다는 것은 지금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야당과 설전도 벌였다. 홍 부총리가 재차 구체적 재정 규모에 대해 답변을 피하자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이 이를 문제 삼았다. 이에 홍 부총리가 “지금 훈계하는 겁니까”라고 발끈했고, 김 의원은 “여당에서 여기에 얻어터지고 저기서 터진 것을 분풀이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4차 지원금이 선별 지급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부총리가 뚝심을 발휘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하자 홍 부총리는 “그런 것 갖고 희화화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홍 부총리는 당정의 4차 지원금 지급 시기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린 데 대해선 “정부로서는 (선거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황희 “비격리 여행권역 도입… 격리 기간 조정 검토”

    황희 “비격리 여행권역 도입… 격리 기간 조정 검토”

    정부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의 회복을 위해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권역)을 도입한다. 보건 당국과 협의해 격리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6일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관광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등 관광업 종사자들과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트래블 버블’ 도입 건이다. ‘트래블 버블’은 두 국가 이상의 방역 우수 지역이 서로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트래블 버블’에 대한 정부안은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호주와 뉴질랜드, 베트남 등을 유력 대상국으로 상정하고 다음주부터 실행 방안을 본격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장관은 아울러 현재 14일인 격리 기간을 줄이고 여행객에게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권역), 격리 기간 조정 등 검토할 것”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권역), 격리 기간 조정 등 검토할 것”

    정부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의 회복을 위해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권역)을 도입한다. 보건 당국과 협의해 격리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6일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관광업계 관계자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등 관광업 종사자들과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문체부가 제시한 핵심 정책 중 하나는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권역) 도입이다. ‘트래블 버블’은 두 국가 이상의 방역 우수 지역이 서로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버블’ 국가 내에서는 일정한 격리 기간을 거친 뒤 자유롭게 움직이되 외부와의 왕래는 엄격히 차단한다. 홍콩과 싱가포르, 마카오 등의 국가들이 이 제도를 운영한 바 있다. ‘트래블 버블’에 대한 개략적인 정부안은 이미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호주와 뉴질랜드, 베트남 등을 유력 대상국으로 상정하고 다음주부터 실행방안 등에 대해 본격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 장관은 아울러 현재 14일인 격리 기간을 줄이는 방안과 여행객에게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난지원금 등 관광업계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황 장관은 “관광업종은 집합제한업종은 아니지만, 여행자제 권고와 자가격리 등으로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했던 업종”이라며 “4차 재난지원금과 재해보상법 논의 과정에서 관광업계의 요구사항이 반영되도록 당정과 협의를 강화하고, 관광업계가 코로나19 이후까지 버틸 수 있도록 추가적인 금융·재정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화살시편’ 김형영 시인 별세… 시신 기증

    ‘화살시편’ 김형영 시인 별세… 시신 기증

    시집 ‘화살시편’(2019)을 펴낸 김형영 시인이 1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77세. 194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66년 ‘문학춘추’ 신인 작품 모집과 1967년 문화공보부 신인예술상에 각각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다. 고인은 소박한 일상에서 곡진한 서정과 깊은 영성의 파동을 포착해 낸 시인으로 평가된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7일이다. 고인의 시신 기증으로 별도 장지는 없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화살시편’ 김형영 시인 별세… 시신 기증

    ‘화살시편’ 김형영 시인 별세… 시신 기증

    시집 ‘화살시편’(2019)을 펴낸 김형영 시인이 1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77세. 194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66년 ‘문학춘추’ 신인 작품 모집과 1967년 문화공보부 신인예술상에 각각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다. 고인은 소박한 일상에서 곡진한 서정과 깊은 영성의 파동을 포착해 낸 시인으로 평가된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7일이다. 고인의 시신 기증으로 별도 장지는 없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화살시편’ 김형영 시인 별세…시신은 기증

    ‘화살시편’ 김형영 시인 별세…시신은 기증

    시집 ‘화살시편’(2019)을 펴낸 김형영 시인이 1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77세. 194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66년 ‘문학춘추’ 신인과 1967년 문화공보부 신인예술상에 각각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다. 고인은 소박한 일상에서 곡진한 서장과 깊은 영성의 파동을 포착해 낸 시인으로 평가된다. 대상을 오랫동안 관찰한 뒤 상황과 언어에 대해 고도의 직관적 인식과 묵직한 성찰을 담은 작품세계로 유명하다. 시집으로는 ‘침묵의 소리’, ‘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 ‘다른 하늘이 열릴 때’,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새벽달처럼’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육사시문학상, 구상문학상, 박두진문학상, 신석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장순옥씨와 김상명, 상조씨 등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17일이다. 고인의 시신은 가톨릭대학교에 기증돼 별도의 장지는 없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어부들의 개밥그릇·재떨이로 ‘천덕꾸러기’… 700년 만에 보물로 깨어난 침몰선 도자기

    어부들의 개밥그릇·재떨이로 ‘천덕꾸러기’… 700년 만에 보물로 깨어난 침몰선 도자기

    1970년대 어부 그물에 도자기 자주 걸려당시 중요성 몰라 다시 바다에 던져 버려1976년 도굴꾼 유물 팔려다 존재 알려져 수중발굴 경험 없어 해군 등과 합동조사세계 수중고고학 사상 대규모 유물 나와금속품·도자기 등 2만 4000여점 찾아내 목간 글씨 연구 결과 원나라 국적 밝혀져당시 항로·유물 추정… 고려 거쳐 日향한 듯신안보물선 14세기 해양 실크로드의 실증1970년대 중반 보물선 신드롬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당시 발굴된 신안보물선에서 값진 고려청자와 송·원대 도자기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수중 발굴은 물의 흐름, 기상조건, 기압차이 등에 따라 매우 한정된 시간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까다롭기 짝이 없고, 고가의 발굴 장비와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수중고고학은 신안보물선 발굴 전까지 국내에서 매우 생소한 학문이었지만, 이 일을 기점으로 급속히 발전했다.●어부 그물에 걸린 도자기 6점의 가치 신안보물선은 1975년 8월 처음 확인됐다. 어부 최모씨 그물에 도자기 6점이 걸려 올라온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다른 어부들은 도자기가 올라오면 바다에 다시 던져 버리거나 집으로 가져가 개밥그릇이나 재떨이로 썼다. 최씨도 도자기의 중요성을 몰랐지만,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그의 동생은 달랐다. 동생의 관심으로 신안군청에 신고해 나온 감정 결과, 중국 송·원대의 도자기였다. 그 이듬해 침몰선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무려 700년 동안 깊은 바닷속에 잠들었던 보물선이 비로소 물 위로 떠올랐다. 이듬해 9월 도굴꾼이 잠수부를 고용해 유물을 건져내 팔려다 검거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에도 도굴이 잇달아 일어났고, 발굴 해역 주민들도 도굴에 가담했다.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했다. 관계 당국은 조사를 서둘렀지만 수중발굴 경험이 없던 탓에 유물을 건져 올릴 수 있는 도구나 장비도 딱히 갖추지 못했다. 문화재청의 전신인 문화재관리국, 국립중앙박물관과 해군해난구조대 등이 합동조사단을 꾸렸다.신안보물선의 발굴 위치는 전남 신안군 증도 해역이다. 증도는 전남 목포에서 서북 방향으로 약 40㎞ 떨어진 섬이다. 발굴 현장은 증도와 임자도에서 각각 4㎞ 떨어진 해역이었다. 여기서 1976년 10월 26일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발굴이 시작됐다. 이후 약 10년 동안 조사가 이어진다.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서 물의 흐름이 바뀌는 정조 시간에만 발굴할 수 있었다. 수심은 평균 20m 정도였는데, 수중 시야가 좋지 않고 조류가 빨라 조사에 어려움이 상당했다. 1977년 제3차부터 바둑판 모양의 철재로 된 ‘그리드’를 설치해 육상 발굴처럼 조사 결과를 기록했다. 해군이 발굴하고, 학자들은 유물과 도면을 정리했다. 이렇게 해 선박과 송·원대 도자기 등 무려 2만 4000여점이 최종 출수됐다.신안보물선의 국적은 뜨거운 관심사였다. 고려냐, 중국이냐, 아니면 일본이냐로 의견이 속출했다. 연구 결과 중국 선박으로 최종 밝혀졌다. 신안보물선에서 나온 ‘지치삼년’(至治參年)이라고 새겨진 목간의 글씨가 중국 원 영종 3년(1323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가와 연대가 확인된 것이다. 선박의 구조는 어땠을까. 당시는 고려시대로, 우리나라에서 수중발굴된 선박은 모두 바닥이 평평한 평저선이었지만 신안선은 중국 선박으로 배 밑이 ‘V’자 모양인 첨저선이었다. 신안보물선은 중국 푸젠 지역 첨저선으로, 수심이 깊은 해역에서의 운항과 파도를 가르기에 적합하고, 배를 만들 때 무사 항해와 안녕을 기원하는 보수공이 있어 중국 선박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보수공은 선수·선미 용골재 연결부에 위치한다. 선수 수직접합면 원형 구멍에는 청동거울을 넣었고 선미에는 송대 화폐인 태평통보를 북두칠성 모양으로 배치했다. 선체는 모두 720여편(조각)으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20여년 동안 보존처리 후 복원했다. 추정 실물 크기는 길이 34m, 폭 11m, 깊이 3.7m이다. ●신안보물선에 고려인들도 승선한 듯 신안보물선의 유물은 도자기 2만여점, 금속품 1000여점, 자단목 1000여점, 향신료, 약제품, 석제품, 목제품, 유리·골각제품, 동전 28t(약 800만개) 등이다. 도자기는 길이 50~70㎝, 너비 40~60㎝, 높이 40~60㎝ 정도 나무상자에 10~20개씩 포개서 끈으로 묶어 적재했다. 배의 균형을 잡고자 자단목을 배 밑에 골고루 깔고 그 위에 28t이나 되는 동전을 쌓았다. 동전 상단에는 도자기와 칠기·금속제품 등을 수납했다.우리나라 유물은 청자 매병과 청자 베개, 선원들이 배 위에서 사용하던 청동숟가락 등이 있다. 고려청자는 12~13세기 강진 사당리요와 부안 유천리요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중국에서 수집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려인이 쓰던 것으로 보이는 숟가락이 나온 것으로 보아 고려인들도 승선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당시 신안보물선의 항로나 유물로 봐서는 고려를 거쳤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고려 왕실과 귀족들에게는 중국의 영향으로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우고, 꽃을 감상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 취향은 실용성과 예술성을 갖춘 공예의 발전을 이끌어 고품질 상감청자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본 유물로는 세토매병과 나막신, 칼코 등이 있다. 일본 가마쿠라시대는 중국과 외교 관계가 중단된 상태였지만,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교류는 활발했다. 차 마시고, 향 피우고, 꽃을 감상하는 문화가 선종사찰, 가마쿠라 막부의 주요 인사와 상급 무사들 사이에서 더 인기가 있었고 이런 문화를 즐기고자 관련 기물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이와 관련한 유물들이 향로, 향합, 꽃병, 잔, 주전자 등이다. 신안선에서 나온 유물 중 가장 많은 것은 도자기·토기류로, 2만 660여점에 이른다. 도자기는 청자와 청백자가 다수였는데 대부분 중국 용천요와 경덕진요계였다. 도자기 분류로 편년과 생산지 등도 밝혀냈는데, 이렇게 대량으로 출수된 도자기는 지금까지도 세계 수중고고학 사상 유례가 드물다. 금속 유물은 1000여점으로 분향구, 불교의식구, 주방용구, 생활용구, 금속정 등 다양했다. 금속덩어리인 금속정은 녹여서 불상이나 기타 기물 제작에 사용하고자 했을 터다. 주석정과 철정이 340여점으로 가장 많고 ‘왕구랑’(王九郞)이라는 장인의 이름이 새겨졌다. 특히 ‘경원로’(慶元路)가 새겨진 청동추 덕분에 선박 출항지가 중국 경원로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목제유물로는 목간, 목기발, 목제반, 칠기완, 자단목 등이 나왔다. 목간 360여점은 화물표이니만큼 화물주·적재품 단위 등을 밝히는 데 요긴하게 쓰였고 침몰연대를 분석하는 데에도 사용됐다. 이 중 목간에서 언급한 ‘도후쿠지’(東福寺)는 일본 교토시 도잔구에 있는 임제종 사찰을 가리킨다. 1319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1325년 가마쿠라 막부의 도움으로 재건됐다. ‘도후쿠지’ 목간은 1323년 도후쿠지 사찰 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신안보물선을 일본 가마쿠라 막부의 묵인 아래 파견된 무역선으로 보는 근거이기도 하다. 식물류는 후추, 은행, 빈낭(기호식품), 여지(과일) 씨 등이 나왔다. 이러한 식물은 한약재와 향료 등이 거래되거나 구급약, 혹은 식용이었을 가능성을 보여 주며 당시 해상운송의 규모와 교류 정도를 가늠케 한다.●출항한 신안보물선, 최종 목적지는 신안보물선의 항로는 두 갈래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추정은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항에서 연안 항로를 따라 온저우 등을 거쳐 칭위안으로 북상해 무역품을 싣고 고려, 일본으로 향하는 항로다. 중국 저장성 칭위안항을 출발한 배는 고려 개경을 중간 기착지로 삼았을 것이다. 배의 발굴 지점은 한중 항로인 서남해사단항으로, 기상재해 등 돌발 상황으로 인해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다른 추정은 중일 무역이 활발했던 일본 후쿠오카 하카다항이 목적지인 항로다. 중국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직항하던 무역선이 남송·원대의 중국과 일본 간 주요 무역품이던 도자기와 동전들을 싣고 표류하다 침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주는 일본인과 기관의 대리인 등이 많았으며 목간에 새겨진 ‘조자쿠암’(釣寂巖), ‘하코자키’(筥崎) 등은 규슈의 사찰로, 하카다항과 관련이 있다. 출항지는 청동추에 새겨진 대로 ‘경원로’이다. 칭위안은 현재 중국 저장성 닝보 지역으로 남송대에 광저우, 취안저우와 더불어 국제항으로 성장한 곳이다. ‘지치삼년육월삼일’(至治參年六月二日) 목간은 신안선이 6월 남풍 시기에 출항했음을 알려준다. 신안보물선과 유물은 14세기 전후 해양 실크로드 무역의 실증이며 고려·일본 유물도 출수돼 한중일 관련성도 증명한다. 당시 중국 범선의 무대는 고려·일본과 동남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였다. 신안보물선이 고려를 경유해 일본으로 갔는지, 아니면 바로 일본으로 갔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출수가 우리나라 해역인 것은 분명한 만큼 우리나라가 해양 실크로드의 일원이었음을 대변한다. 신안보물선 수중발굴은 우리나라를 아시아 수중고고학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복원된 신안보물선의 선체와 다양한 도자기, 자단목, 목간, 금속제품 등 유물은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전시하고 있다. 연구소를 방문하면 영상과 전시를 통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신안 증도 발굴해역은 현재 사적 제274호로 지정돼 안내판과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생생한 해양 실크로드를 보고 싶다면 직접 방문해 볼 만하다. 김병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 [사설]재정은 선거용 화수분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4차 재난지원금의 보편·선별 병행 지원에 반대 의견을 밝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다시 압박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과거 방식과 기준대로는 코로나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 발상의 전환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홍 부총리가 민주당 방침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대했다”며 “표현을 절제했다고 했지만, 더 중요한 건 기재부의 실무 판단만이 옳다는 자기 확신을 절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여당과 정부는 3차 지원까지는 효과와 재정 능력을 전제로 집중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었다. 정세균 총리는 그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어려운 분들에게 지급하는 경우에는 차등 지급하는 게 옳고 경기 부양용일 때는 전 국민에 지급할 수도 있다. 보편과 선별을 섞어 상황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으로 큰 손실을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지 않은 상위 계층에게까지 지원금을 줄 까닭도, 여력도 없다. 지난해 4월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뒤 거대 여당이 된 효과를 또 누리려 한다는 의심만 살 뿐이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45조 7000억원 늘어난 558조원이다. 지난해 말 국회 심의 과정에서 코로나 재확산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정부안보다 2조 2000억원이 증액됐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서 늘어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예산의 목적 예비비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코로나 백신 구입 등으로 쓰였기 때문에 4차 재난지원금은 적자 국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올해 94조원의 적자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는데 더 발행해야 한다. 병행 지원을 위한 추경 규모는 25조원으로 알려졌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여당 당직자의 성폭력 의혹으로 치루는 선거다. 선거 비용 838억원 들어가는데 이에 대해 여당은 아무 언급이 없다. 2017년 부정부패 등으로 재·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하면 선거비용 보전 등 책임을 묻는 방안을 법제화하려던 정당이었나 싶을 정도다. 당정 간의 갈등은 4차 재난지원금을 기대하는 소상공인들에는 희망고문이다. 이견 조정과 추경 편성 등에 걸리는 시간을 피해계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방안을 빨리 마련하는데에 써야 한다. 재정은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화수분이 아니다.
  • 읍사무소에 쌓인 쌀 100포대…익명 기부자 “어려운 분들께”

    읍사무소에 쌓인 쌀 100포대…익명 기부자 “어려운 분들께”

    익명의 기부자가 전북 부안군 읍사무소에 300만원어치의 쌀을 기부했다. 2일 부안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쯤 부안읍사무소에 낯선 1t 트럭이 들어왔다. 트럭에서 내린 정미소 직원은 짐칸에서 백미 10㎏ 100포대(시가 300여만원 상당)를 읍사무소 현관에 내려놨다. 정미소 직원은 “누군가가 읍사무소로 쌀을 배달시켰다”면서 쌀을 두고 갔다. 이 기부자는 앞서 읍장에게 미리 연락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로당이 문을 닫는 등 어르신들과 장애인, 다문화가정이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분들께 쌀을 나눠달라”고 전했다. 읍사무소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쌀을 홀몸노인과 저소득 소외계층에 골고루 전달할 예정이다. 채종남 부안읍장은 “아름다운 나눔의 손길에 감사하며 앞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약값·손주 용돈 될 30만원… 어르신들 웃음 드려 기뻐”

    “약값·손주 용돈 될 30만원… 어르신들 웃음 드려 기뻐”

    “예산안 마련 힘들었지만 확정돼 뿌듯우리 사회서 가장 든든한 안전망 될 것”“기초연금 30만원, 큰돈은 아니지만 어떤 분에게는 꼭 필요한 본인의 약값이 될 수 있고, 손주에게 마음 놓고 줄 수 있는 용돈이 될 수도 있는 소중한 돈입니다. 기초연금을 보다 많은 분들에게 더 많이 지급할 수 있도록 해 어르신들이 웃는 날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보건복지부 기초연금과 강명진 주무관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직에 입직한 지 올해로 15년이 된 강 주무관은 기초연금 예산의 편성과 집행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어르신의 생활 안정을 위해 기초연금 월 최대 30만원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40% 이하에서 기초연금 수급자 전체로 확대했다. 강 주무관은 기초연금제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든든한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화두 가운데 하나가 노인 빈곤 문제로 어르신들이 젊으셨을 때는 부모님이나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본인 노후를 챙기지 못한 분들이 많다”면서 “이런 어르신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젊은 사람들도 기초연금을 보면서 노후 준비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주무관은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으로 2021년 기초연금 예산안을 마련한 일을 꼽았다. 그는 “복지부의 기초연금을 담당하는 모든 부서원들은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초연금을 더 지급하기 위해서 예산안을 마련하고 재정 당국과 협의해 정부안을 확정했을 때 고되기도 했지만 참 뿌듯했다”고 했다. 이어 “기초연금을 받는 어르신들이 월 500만명이 넘는데 국가 예산만 연 15조원 가까이 소요된다”며 “올해 복지부 예산이 90조원인 걸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소득이 높아 탈락한 경우 소득 변동이 생기면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는데 어떤 수급자분이 전화하셔서 덕분에 못 받을 뻔했던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하시고 칭찬해 주실 때 참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기초연금을 모르거나 지자체나 연금공단 지사 방문이 어려워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직접 찾아뵙고 대신 신청을 해 드리기도 하고,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는 나이인 65세가 되면 사전 안내하는 일도 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글 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관할권 분쟁’ 새만금에 임시 주소 부여한다

    ‘관할권 분쟁’ 새만금에 임시 주소 부여한다

    전북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이 행정구역 관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새만금지구에 임시 주소가 부여된다. 행정안전부는 28일 분쟁에 휘말린 새만금지구 등에 임시 주소를 부여하는 내용의 ‘도로명주소법 시행령과 도로명주소법 시행규칙 등 관계 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개정안은 법적 분쟁으로 행정구역이 결정되지 않은 지역은 시·군·구 이름을 제외한 채 임시로 사업지구명과 도로명주소를 병기하도록 했다. 또 행정구역이 결정되면 사업지구명을 시·군·구명으로 바꿔 사용토록 했다. 이는 주소가 없으면 각종 인허가를 해줄 수 없을뿐 아니라 방범, 세무, 소방, 청소 등 행정행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오는 3월 9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시행일은 6월 9일이다. 한편, 새만금지구는 3개 시·군간 관할권 다툼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새만금권 지자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이 공론화 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종천 시장, 과천청사 일원 주택공급 ‘정부안 거부’… “과천과천지구가 최선”

    김종천 시장, 과천청사 일원 주택공급 ‘정부안 거부’… “과천과천지구가 최선”

    경기 과천 주민들에 의해 주민소환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김종천 시장이 정부의 과천청사 일원에 대한 주택공급 수정안을 거부했다. 8.4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 이후 6개월만에 정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협상안이다. 28일 과천시에 따르면 김 시장은 지난 27일 시청에서 김규철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과 만나 과천청사 일원 주택공급 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단장은 과천청사 5동 일대와 청사 앞 중앙동 5, 6번지에 3500가구를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애초 정부가 발표했던 4000가구 계획보다 500가구 정도 공급량은 축소되고 청사 앞 유휴지 3필지 중 중앙동 4번지가 제외된 안이다. 최초 정부 계획보다는 다소 축소됐지만 과천시로서는 받아 들이기 어려운 계획으로 여겨진다. 과천시는 청사 앞 유휴지 3필지에 시민광장, 디지털 의료·바이오 복합시설 조성을 희망하고 있어 대체부지까지 발표한 상태다. 앞서 김 시장은 청사 앞 유휴지를 지키기 위해 대체부지로 과천과천지구 자족·유보용지 일부를 정부에 제안했다. 주택용지 변경과 주거용지 용적률을 상향하면 청사 앞 유휴지에 공급하려던 2000가구 대체공급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시장은 “과천과천지구는 정부의 공공주택 확대정책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추가로 교통 여건이 양호한 외곽 지역에 2000가구 공급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대안까지 마련해 발표했는데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초 계획에서 다소 변경된 안을 제시했을 뿐이다. 과천청사 앞 유휴지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과천 주민들이 김 시장에 대해 주민소환 절차에 들어간 마당에 과천시로서는 국토부 계획안은 성에 차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김 시장은 앞서 과천시가 발표한 대안을 국토부가 수용해주길 바라고 있다. 김 시장은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회, 당, 정부 주요부처를 설득해 나가겠다”라며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과천청사 일대 주택공급계획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홍남기 “자영업 손실보상, 오늘 방안·내일 입법·모레 지급 아냐”

    홍남기 “자영업 손실보상, 오늘 방안·내일 입법·모레 지급 아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논의되고 있는 자영업 손실보상 제도화 방안에 대해 차분히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일부 언론이 추측 보도한 정부안을 일축했다. 홍 부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손실보상 문제는 제도화 방법과 대상, 기준, 소요, 재원, 외국 사례 등을 짚어봐야 해서 차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오늘 방안을 마련하고 내일 입법한 후 모레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26일 총리·부총리 협의 때에도 짚어봐야 할 쟁점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하나하나 말씀드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어떠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국민께 과도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추측 보도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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