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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국제금융허브로 가는 길

    10년 전 필자가 싱가포르에서 근무할 때 김영삼씨가 대통령이 되면서 국제화 내지 세계화가 핫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그러자 여러 기관과 언론이 앞다투어 싱가포르를 배우자며 줄지어 조사팀과 취재팀을 현지에 보냈다. 몇 달이 지나자 싱가포르의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이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왜 당신 나라에서는 몇번 설명해 주면 그것을 서로 공유하지 않고 계속 사람을 보내 우리들을 피곤하게 하느냐.”는 것이었다.그렇게 핫이슈로 국제화,세계화를 추진했는데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평가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오히려 몇 년 뒤 외환위기를 맞아 온 국민이 한동안 힘든 세월을 견뎌야 했다. 이유는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만 국제화,세계화를 마치 외국에 지점이나 현지법인을 많이 내보내는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은행은 물론 종합금융,리스,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이 해외에 마구 나가 매우 위험한 거래를 했다.그런가 하면 대우그룹은 ‘세계경영’ 기치아래 해외에 650개의 지점 및 현지법인을 거느리면서이를 곧 1000개로 늘린다고 자랑스럽게 홍보하고 다녔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부실을 키웠고 그러한 사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져 오히려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고 국제 투기꾼들의 투기대상이 되어 고통스러운 환란을 맞게 되었다. 우리 나라가 세계화를 추진할 당시 싱가포르 주변국들도 국제금융센터를 만든다고 나섰다.태국 정부는 방콕을 미국의 국제금융센터(IFC)와 같은 무역 뱅킹센터로,말레이시아 정부는 칼리만탄섬의 사라와크주에 있는 라부안이라는 조그만 어촌 도시를 국제금융센터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개혁을 추진했다.이즈음 우리나라로 치면 중앙은행과 금융감독원 업무를 같이 담당하는 싱가포르의 통화당국(MAS)에 국제금융국을 담당하는 ‘푸’란 여성국장이 있었다.“이웃 나라에서 국제금융센터를 만들면 싱가포르가 경쟁자들에게 업무를 빼앗길 것이 걱정되지 않는가?”라고 물었더니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우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국제금융센터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오늘날과 같은 금융중심지를 만드는 데 약 30년이 걸렸습니다.” 푸 국장이 말한 대로 그 후 10년이 되었지만 방콕이나 라부안이 국제금융센터로 크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그렇다.국제금융센터나 지역의 금융허브를 만들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또 많은 비용을 들여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계획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할 인재들과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그리고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으로 안정되어야 하며 시장 참가자들에게 세금혜택 등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외국인들이 살기 편한 각종 인프라(통신·학교·의료시설 포함)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금융중개회사들도 많이 들어서야 한다.또 그들이 장사할 만한 주변의 터전을 마련해서 각종 장·단기 금융시장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법과 질서를 지키고 정직해야 하며 상대방에게 친절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국제어인 영어도 어느 정도 알아듣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외국금융기관들이 안심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장사를 할 것이다.국제금융허브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멀고도 험하다.그러나 참고 또 견디면서 일단 이룩해 내면 우리 후손들이 그 열매를 따먹을 수 있을 것이다.한마디로 국제금융허브로 가는 길이 바로 선진국이 되는 길이다. 김 종 욱
  • 윤선도 ‘어부사시사’ 무대 ‘보 길 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이어지는 뱃길.선창을 넘어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보길도에선 벌써 ‘봄의 반란’이라도 시작되었나? 한겨울을 나며 맵디매운 북풍에 길들여졌던 서울 나들이객의 코에,남녘 봄바람은 갓 추수한 햇벼를 찧어 지어낸 밥 맛처럼 달콤하기만 하다. 땅끝 선착장을 출발,넙도에 잠시 들른 배가 1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보길도 청별항.보길도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섬의 아름다움에 취하기에 앞서 고산 윤선도에 대한 부러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출사와 유배를 거듭했던 고산에게 보길도는 ‘은둔의 섬’이었다.그러나 그는 초가삼간에서 짚신을 삼기보다는 연못과 정자를 멋스럽게 꾸며놓고 사시사철 시를 읊던 풍류객이었다. 그는 스스로 ‘은인’(隱人)라고 하면서도,숨어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풍류적 삶을 즐겼다.보길도는 한국 시조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산의 ‘어부사시사’(魚夫四時詞)의 무대다. 고산의 체취는 보길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는데,그중 대표적인 곳이 ‘세연정’(洗然亭)이다. 연못에 비친정자의 선명함만큼이나 세연정엔 벌써 봄빛이 완연하다.정자를 세우며 심었다는 동백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연못가에선 파란 생명들이 담수를 자양분 삼아 고개를 내밀어 방문객을 반긴다. 세연정은 주인의 풍류를 그대로 드러낸다.고산은 계류(溪流)에 보를 막아 계담(溪潭)인 세연지(洗然池)를 만들고,그 옆에 인공연못인 ‘회수담’을 조성해 물이 흘러 들게 한 다음 세연지와 회수담 사이에 정자를 세웠다.그 정자가 바로 세연정이다. 고산이 ‘수석경’(水石景)이라고 이름붙였던 일곱 바위들과 고즈넉이 자리잡은 정자,동백나무 숲이 어우러진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하다. 고산은 이곳에서 어부사시사를 지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춤을 추게 하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지금의 정자는 나중에 새로 복원한 것이지만,계류를 막은 보와 물가에 쌓은 석축은 상당 부분 당시의 것이 그대로 남아 있다.정자 옆의 노송도 그 굵기와 크기로 미루어 고산이 아끼던 친구였음이 분명하다. 고산의 ‘끼’는 부용리 뒷산인 안산 중턱에 지은 한 칸 정자 ‘동천석실’(洞天石室)에서도 드러난다.솔향 그윽한 산길을 15분 쯤 오르면 바위와 소나무숲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게 있는데,바로 동천석실이다. 고산은 여름철이면 이곳에 올라 마을을 굽어보며 글을 읽고 시를 읊었다.재미있는 것은 그가 마을의 집 마당에서 동천석실까지 밧줄을 매 필요한 것들을 올려보내게 했다는 사실.산 위에서 색깔이 있는 수기를 들어 색깔별로 미리 정해진 물건이나 주안상 등을 줄을 통해 올리게 했다고 한다. 발길을 돌려 보길도에서 가장 높은 격자봉(格紫峯·430m)에 올랐다.고산이 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섬의 형국과 혈맥을 파악하기 위해 올랐다는 산이다. 아침해가 떠오를 때 산의 전면이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 적자봉(赤紫峯)이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산엔 동백과 소사,회양목,황칠,야생란,가시나무 등 난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기암괴석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정상에 서면 바로 앞에 점처럼 떠 있는 복생도와 임금왕(王) 자 모양의 자지리섬이 한눈에 들어온다.복생도는 풍란향(風蘭香)으로 유명하다.자지리섬은 바로 그 옆의 복생도 때문에 구슬옥(玉)이 되어 대대로 큰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보길도에선 꼭 여름이 아니라도 예송리 해수욕장에 한번 들러볼 만하다.길이 1㎞,폭 150m의 해변은 가무잡잡하면서도 동글동글한 자갈,이곳 주민들이 ‘깻돌’로 부르는 청와석(靑瓦石)으로 뒤덮여 있다. ‘차르르 차르르’,파도에 밀려 오르내리며 내는 소리에 누구든지 홀딱 빠져들기 마련인데,이 매혹적인 소리 때문에 ‘흑명석’(黑鳴石)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해안엔 소나무,동백나무,후박나무,잣밤나무,생달나무,광나무 등 수백년 전 섬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심은 상록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 상록수림은 한여름이면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선사해 준다. 보길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가이드 ●가는길 해남 땅끝 선착장이나 완도 화흥포항에서 보길도행 배를 타야 한다.1시간 정도 소요.출항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땅끝(061-533-4269)이나 완도(061-555-1010) 선착장에 미리 확인해야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또 출발할 때는 멀쩡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 배가 묶이기 십상이므로 완도 기상대(061-552-0131)에 날씨 상황을 미리 알아보아야 낭패가 없다.배삯은 6700원.1만 5000원을 내면 승용차를 싣고 갈 수 있는데,운전자는 배삯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를 빠져나와 2번 국도와 13번 국도를 차례로 갈아타면 해남에 당도한다.해남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완도,813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땅끝마을로 갈 수 있다.섬에선 총 3대가 운영중인 버스(061-553-7077)나 택시(061-553-6353)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먹거리 보길도엔 대부분의 집들이 민박을 겸한다.요즘같은 비수기엔 예약 없이도 2만원에 방을 구할 수 있다.그러나 피서철엔 예약이 필요한데,세연정 인근에서 찻집을 겸해 운영중인 ‘동천다려’(061-554-0868)가 추천할 만하다. 먹거리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게 없다.대부분의 식당이 민박과 겸하면서 음식을 내는데,5000∼7000원 정도면 생선구이와 찌개,몇 가지 반찬을 올려준다. ●가볼 만한 곳 고산의 유적과 예송리 해수욕장 이외에도 목섬과 남은사,솔섬 등이 가 볼 만하다.안산 7부 능선쯤에 자리잡은 남은사는 100여년 된 작은 암자.암자 자체보다는 그곳까지 가는 길의 갈대밭과 나무터널이 아름답다. 통리 해수욕장에 가면 하루 두차례 썰물 때마다 목섬까지 바닷길이 갈라진다.길을 따라 섬에 들어가면 부안의 채석강을 닮은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정동리 앞에 있는 솔섬은 수백년 수령의 노송 수십그루가 심어져 있는 미니섬.이곳에서 보는 일몰은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느낌을 준다.
  • 검찰개혁 머리맞대는 검사들

    서울지검 24개 부서의 수석검사들이 검찰개혁안에 대한 소장검사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이례적인 모임을 갖는다. 이들은 12일 낮 서울지검 청사 2층 전문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검찰제도와 인사개혁 전반에 대한 평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등 수뇌부에 전달할 예정이다.수석검사들은 유창종 서울지검장의 허락하에 지난달 말 1차 모임을 가졌으며,12일 모임에서 내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들은 1차 모임에서 내부통신망에 검찰개혁 전반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올리도록 독려하고 동료 평검사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최종 조율된 의견을 수뇌부에 건의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평검사들은 최근 내부통신망에 특검제와 정치중립화 등 검찰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올리고 있다. 한 수석검사는 “정치권에서 논의중인 검찰개혁 방안에 검찰 자체 의견은 빠져 있다.”면서 “젊은 검사들의 다양한 방안을 상부에 전달하는 것이 이번 모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DDA농업협상 정부안 담긴뜻/수출국 파상공세 ‘수위 낮추기’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부문의 협상초안 발표가 임박했다. 각국 통상당국은 이번 주에 발표될 초안에 자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모든 외교력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본부로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 정부가 10일 WTO에 한국의 입장을 담은 제안서를 보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핵심은 관세와 농업보조금 DDA 협상의 기본정신은 국제무역의 자유화 확대다.국가간 경제장벽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관세는 최우선적인 감축 대상일 수밖에 없다. 자국 농민에게 보조금을 지급,농산물 값을 낮추고 농업경쟁력을 높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농산물 수입국들은 농업협상에 임하면서 관세 등의 감축을 최소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출국들은 반대로 관세 등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우리나라는 이번 제안서에서 관세의 경우 개발도상국은 10년간 24%,선진국은 6년간 36%를 감축하자는 내용을 제시했다. 총량 평균 개념으로 24%나 36% 한도에서 보리·마늘 등 중요 품목에는 높은 관세를,그렇지않은 품목에는 낮은 관세를 각국이 알아서 적용하는 식이다. ●유럽·일본과 미국견제 공조 우리 정부의 제안서는 지난달 나온 유럽연합(EU) 및 일본의 입장과 비슷하다.국내 농업 현실을 감안할 때,감축률 제안의 수준이 높은 감도 있지만,EU 등과 공조하지 않았다가는 최소한의 이익도 못 챙길 것이라는 현실론이 작용했다. 특히 협상 양대축의 하나인 미국은 모든 농산물의 수입관세가 25%를 넘지 않도록 관세 상한선을 정하고,보조금도 5년 동안 지난 96∼98년 평균 농업 총생산액의 5% 수준으로 낮추자는 충격적 방안을 제시하며 강도높은 공세를 펴고 있다.다만 우리나라는 EU 등과 달리 개도국에 대한 부담완화 조항을 넣었다.농림부 이명수(李銘洙) 국제농업국장은 “제안서에는 급진적인 관세 및 보조금 감축을 요구하는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주장대로 DDA 농업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견제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우리 주장 관철은 불가능할 듯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의 첨예한 대립 속에 우리의 제안서가 협상 초안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양측 진영이 제시한 수치의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노르웨이 등과 더불어 시장개방에 가장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따라서 이 제안서가 급격한 시장개방을 주장하는 협상 당사국들에 얼마나 먹혀 들어갈지 의문이다. 이런 정서는 앞으로도 우리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이번 초안에서 정해질 사안은 아니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데다,개도국들이 “한국은 선진국에 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이슈 따라잡기/사법개혁 방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사법개혁 방향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아직은 인수위 차원의 방안에 머물러 있지만 일부 현안은 지난달 법무부가 제출했던 사법개혁안과 궤를 달리해 결정단계에서 논란이 예상된다.사안별 방안을 살펴본다. ●특검제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방안 가운데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특검제 법안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다른 개혁방안들도 가닥이 잡히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한시적 특검제 방안을,법무부는 특별수사검찰청 신설안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 있다.그러나 현대상선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유보한 뒤 국회에서 특검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어 ‘특검 상설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인수위 관계자는 “특검제는 현재 상설화냐 아니면 국가 중대사건에 대해서만 한시적으로 도입하느냐는 문제만 남겨 놓았다.”면서 “특검제 도입이 대세를 이룬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특검제에 대한 인수위 안이 최종안이 될 수 없으며 앞으로 국회 논의과정을 거쳐 특검제 법안이최종 확정될 때까지 여러 변수들이 남아 있다.”며 인수위안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수사권 독립 검찰과 경찰의 갈등 양상으로까지 치달았던 수사권 독립은 노무현(盧武鉉) 당선자가 수사권 독립의 전제조건으로 자치경찰제 도입을 천명함에 따라 논의가 잠복된 상태다. 그러나 인수위 관계자는 “일부 민생사범에 대해서는 경찰의 독립된 수사권을 인정해야 검찰권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검찰은 그러나 “인수위는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낼 뿐”이라고 전제한 뒤 “노 당선자께서 취임 이후 신임 법무부장관과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비리조사처 신설 인수위는 비리조사처 처장과 차장에 외부인사를 임명한다는 등 큰 틀의 논의는 마친 상태다.법무부안에도 1급 이상 고위공직자나 대통령 친인척 등의 비리를 담당할 공직비리조사처를 신설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인수위와의 이견이 거의 없는 상태다.인수위 관계자는 “비리조사처의 인사와 예산을 검찰로부터 독립시키더라도 어차피 수사는 검사가 해야 된다.”면서 “법무부 안이 상당히 타당성이 있는데 더 세고 확고한 것을 원하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부정부패 근절방안 인수위와 검찰은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임직원 등이 직무와 관련,금품을 받는 등의 부패범죄에 대한 법정형량을 높인다는 기본 원칙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반인륜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없애 언제든 처벌을 가능하게 하자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검찰인사위원회에 4명의 외부인사를 임명하고 심의기구로 격상키로 방향을 잡고 있다. 그러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검사동일체원칙,법무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권 폐지,사면위원회 신설,공안조직 개편 등은 서로 이견만 노출한 채 답보상태여서 입법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체세포 복제 원칙 금지/생명윤리법안 정부안 확정 난치병 치료목적 선별 허용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정부안이 체세포 복제를 금지하는 보건복지부의 입법예고안을 거의 수용하는 내용으로 확정됐다.다만 희귀·난치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선별적으로 허용한다는 내용이 새로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6일 부처간 이견으로 2년여를 끌어온 생명윤리법 정부안에 대해 과학기술부와 합의,최종안을 확정했으며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달 중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복지부와 과기부는 그동안 체세포 복제 연구 허용 범위 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왔으나 체세포 복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하는 등 대부분 내용이 복지부의 주장대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다만 과학계의 요구를 일부 수용,수정안에는 희귀·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목적 이외에 체세포 핵이식 행위를 금지하고 개별 연구의 허용 범위는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정하기로 한다는 항목이 포함됐다. 기존 복지부 안은 난치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체세포 복제의 경우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를 통해 선별허용할수 있게 했으나 이렇게 하는 것은 위원회에 법 해석의 권한을 지나치게 많이 주게 된다는 법제처 등의 의견을 수용,선별허용의 대상을 법안에 명시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새 법안에는 ‘난치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누구라도 체세포 복제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삽입됐다. 복지부 김태섭 보건정책국장은 “지난해 말 클로네이드사의 복제인간 탄생 사건이 터졌고 아직도 일부 의사들이 인간을 복제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생명윤리법 제정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체세포 복제 연구를 무조건 금지하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과기부도 수용했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인수위, 현정부 정책 줄줄이 뒤집기 애꿎은 국민만 골탕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각종 정책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줄줄이 백지화,재검토,사업축소,속도조절 등 ‘브레이크’를 걸면서 애꿎은 국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정책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이를 지키지 못한 책임은 인수위나 정부 모두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특히 정책수정에 따른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을 단순한 집단·개인의 이기주의로만 몰고 갈 게 아니라 국민들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혼선을 준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5일 발표된 ‘내국인의 외국인학교 입학자격 완화’(5년 이상 해외거주→3년 이상 거주)의 유보.교육인적자원부·재정경제부 등 관련부처와 전교조·교총 등 교원단체,시민단체 등이 1년 이상 머리를 맞대 어렵게 만든 안이지만 인수위가 사실상 백지화했다. 미국에서 3년간 살다가 지난해 귀국,새롭게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K(정부산하기관 직원)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해외유학 등 다른 조치를 취했을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특별지시와 재경부·기획예산처·과학기술부의 공동작업을 거쳐 지난해 9월 발표됐던 이공계(理工系) 유학생 국비지원 방침도 인수위의 반대로 사실상 큰 폭의 축소가 불가피해졌다.이 때문에 관련부처에는 난감해진 국비유학 희망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인수위가 경제자유구역 예정지인 인천 송도신도시를 정보기술(IT)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대덕밸리벤처기업들과 대덕연구단지 과학기술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이들은 “인수위의 계획은 황무지에 처음부터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발상”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 부문에서도 기업들의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인수위에 의해 정부안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당장 남동발전 매각에 비상등이 켜졌다.지난달 실시된 입찰에는 포스코,SK㈜,한국종합화학 컨소시엄,해외업체 1곳 등 4개 업체만 참여했다.당초에는 국내외 14곳이 관심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민영화 틀이 어그러지면서 나머지 기업들이 발길을 돌렸다.이로 인해 매각무산은 물론,헐값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 경우 축나는 것은 국민세금이다. 경인운하건설사업도 마찬가지다.인수위의 사업 백지화 언급 해프닝 이후 ‘건설 찬성파’(건설교통부와 한국개발연구원,관련 지방자치단체 등)와 ‘건설 반대파’(인수위와 환경단체 등)의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관련지역 주민과 건설업계는 개발비·보상비 등 복잡한 문제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인수위의 발표 가운데 상당수가 인수위 전체가 아닌 개별 자문위원 차원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한 뒤 국민에게 중요한 ‘정책의 예측가능성’이 손상되는 상황을 우려했다.서울대 박효종(朴孝鍾·국민윤리교육과) 교수는 “인수위가 정책의 최종 결정기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학교 입학자격 완화 등 이미 입법예고까지 된 정책을 백지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국민들이 느낄 정책 혼선을 최소화하는 데 좀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인천 경제특구’ 대폭 확대 - IT 첨단산업 ‘벨트화’

    경제자유구역의 내용과 틀이 당초 정부안에서 크게 변경된 상태로 추진된다.외국기업 및 금융·서비스업 중심으로 추진되려던 당초 계획에 IT(정보기술) 등 첨단산업이 추가됐다.그러면서 지역범위도 수도권 서부에서 남부·북부 등으로 넓어지게 됐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가 어렵사리 의견절충을 한 결과다. ●경기도 남·북부로 확대 정부의 수도권 경제자유구역 건설계획 원안에는 영종도·송도신도시·김포매립지 등 서부축 3곳만 포함돼 있었다.영종도(3000만평)는 항공물류 및 관광·레저단지,송도신도시(530만평)는 국제업무 및 지식기반산업 중심지,김포매립지(487만평)는 위락·주거 및 국제금융 중심지로 키운다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인수위와 정부는 기존지역에 더해 ▲시흥∼안산∼평택 등 수도권 남부와 ▲고양∼파주 등 수도권 북부를 후보지로 선정했다.논의를 거쳐 두 곳 중 한 곳을 추가로 지정,기존지역과 연결시키겠다는 것이다. 후보지역들은 이미 첨단산업과 관광·숙박 및 국제전시단지 등의 개발계획을 갖고 있는 곳이다.또 IT(정보기술)산업이 집중돼 있는 수원 권역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인수위와 정부안의 절충형 정부안을 주도한 재정경제부는 이미 제조업은 중국 등지에 밀리고 있는 만큼 경제자유구역을 금융·서비스의 중심지로 육성,이곳에 외국인들이 비즈니스 거점을 마련토록 유도할 계획이었다.이에 따라 외국기업에 법인세와 지방세를 3년간 면제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었다. 그러나 인수위가 IT 등 국내 첨단기업 육성과 “국내기업이 먼저 자유구역에 들어가야만 외국기업들이 들어올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 경기 남·북부 일부와 수원 등이 거론되는 것은 이미 제조업 및 R&D(연구개발) 인프라가 갖춰진 곳을 자유구역에 포함시켜 자연스럽게 이런 부분을 충족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또한 이번 지역범위 확대는 많은 전문가들이 그동안 수도권 서부축만 집중 개발하면 수도권 과밀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해 온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임시봉합의 부작용 예상 그러나 이번 수정안은 일의 앞뒤가 바뀌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경제자유구역의 형태와 성격이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범위가 먼저 선정됐기 때문이다.경제자유구역의 개념을 별도의 치외법권 지역처럼 운영되는 홍콩 등의 특구모델로 할 것인지,아니면 관세 혜택 등만 주는 단순한 자유무역지역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 어렵게 영종도 등 3곳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이를 확대키로 함으로써 지자체들의 민원과 반발 소지를 만들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정부 관계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머리를 맞대고 결정한 사안들이 너무 쉽사리 변경됐다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추곡수매가 사상 첫 인하/지난해보다 2%내려… 농민단체 강력반발

    정부는 올해 추곡수매가를 지난해보다 2% 인하하기로 결정했다.수매가를 내린 것은 1948년 수매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수매가 정부안을 확정했다. 정부안에 따른 수매가는 벼 40㎏ 1등급 기준 5만 9230원이며,수매량은 532만 6000섬이다.수매가를 인하한 것은 2004년 쌀 재협상을 앞두고 약 5배에 달하는 국내외 쌀 가격차를 줄이고 쌀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그러나 수매가 3% 인상을 주장해온 농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민주당과 한나라당도 인하를 반대하는 분위기여서 정부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정부는 수매가 인하로 인한 농가소득 감소를 보전해주기 위해 논농업직불금(친환경농업을 한 쌀 재배농가에 현금 보조)을 4000억원에서 4800억원으로 800억원 늘리기로 했다. 농림부 안종운(安鍾云) 차관은 “수매가 인하는 쌀산업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현재 1㏊당 40만∼50만원인 지급단가를 올리기보다는 2㏊까지로 묶여 있는 지급상한을 5㏊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논농업직불금 지급상한이 5㏊까지 확대되면 현재 쌀재배면적 105만㏊ 중 약 102만㏊가 혜택을 받는다 김성수기자 sskim@
  • [우리고장이 원조] 홍길동/강원 강릉시,전남 장성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 같은 사람’‘동사무소·면사무소의 서류작성 견본과 이름표 샘플에 가장 빈번하게 인용되고 있는 인물 홍길동…’ 아마도 이땅에서 태어난 남자라면 걸음마 시절부터 평생 귀가 따갑도록 듣게 되는 이름이 홍길동일 것이다.그만큼 우리네 삶 속에 홍길동은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그 주인공의 출신지는 그의 화려한 명성만큼이나 지방자치단체들간에 논란이 뜨겁다.강원도 강릉시측은 소설 홍길동의 작가 허균이 자기네 고장 출신이라 당연히 강릉이 홍길동의 ‘정신적 고향’이라는 입장이다.반면 전남 장성군은 실존 인물이 자기네 지역에 살았다고 강하게 주장한다.신출귀몰하는 홍길동의 원조 논쟁을 들여다본다. ◈강원 강릉시 홍길동이 등장하는 소설 ‘홍길동전’이 강릉에서 태동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더욱이 홍길동전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로 조선중기의 혼란했던 사회상과 계급제도를 적나라하게 꼬집었던 개혁소설이라는 것도 아는 이가 드물다. 이같이 홍길동이 소설 속에서 태어난 강릉시 초당동 울창한 소나무숲에는 작가 허균(許筠,1569∼1618)의 생가가 잘 보존돼 있다.허균이 태어난 외갓집 애일당 터도 강릉시 사천면에 남아 지금은 시비가 세워져 있다.강릉시가 홍길동의 원조를 주장하는 대목이다. 홍길동은 홍길동전에서 태어났고 작가 허균이 자신의 강릉 집에서 집필했으니 당연히 강릉시가 홍길동의 ‘정신적 고향’이라는 논리다.홍길동전은 집필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개혁적인 성품도 소설 속에 고스란히 배어 있어 관심을 더한다. 쇠락의 징조를 보이던 선조와 광해군 시대 조선중기의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침울한 계급의 속박 속에 백성들의 불만이 어떠했는지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이러한 어지러운 사회를 홍길동이라는 신출귀몰한 주인공을 내세워 통쾌하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으로 소설이 구성돼 있다. 허균의 성향도 개혁적이다.불과 아홉살에 시를 짓고 문학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며,26세에 벼슬길에 올랐으나 역모를 꾀한 죄인으로 몰려 50세에 처형당하는 비운의 생을 마쳤다. 사회제도의 모순과 정치적부패상을 질타하고,개혁을 주창하는 등 실천적 삶을 살다 정치적인 음해로 인하여 목숨을 잃게 된다.개혁적인 정치사상가,국방 이론가,진보적 종교가,문학가 등 허균의 이름에 붙는 수식어는 그만큼 다양하다. 강릉시는 해마다 9월이면 허균과 누이동생 허난설헌을 기리는 ‘허균·허난설헌 문화제’를 열고 있다. 백일장과 그림그리기 대회,시 낭송회 등 다채롭고 전통적인 문학 축제로 열리고 있다. 강릉에서 태어난 허균과 홍길동을 널리 알려 시민들에게는 전통문학의 고향이라는 긍지를 심어주고,외지인에게는 전통의 도시를 알리겠다는 복안이기도 하다.소설 속의 홍길동이 문화제를 통해 강릉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는 이유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kdaily.com 정호돈 강릉문화원장 ★정호돈 강릉문화원장 교산(蛟山) 허균 선생은 혼란한 선조∼광해군 때의 조선시대 중기에 활동했던 정치가이자 작가다. 나라 안에는 임진왜란을 치른 뒤 봉건체제가 뿌리부터 흔들려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났고,당쟁은 더욱 굳어져 파당을 이루던 시절을 살던 사람이다.명문 집안에서 태어난 선생은 유교와 문장을 숭상하던 사회에 반기를 들고 당시 언문으로 천대받던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쓴 인물로 한국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선생은 또 성리학의 이론뿐 아니라 불교와 도교에 심취하며,학문의 깊이와 폭을 넓히는 등 획일화된 당시 사회에서 여러 사상을 포용하는 넓은 안목을 지니기도 했다. 이같은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강릉시는 4년전부터 지역문화의 계승,지역인물의 선양,지역정신의 창조라는 목표 아래 ‘허균·허난설헌 문화제’를 열고 있다.해마다 9월 중순쯤 여는 문화제는 허균선생 추모제를 비롯해 홍길동 만화그리기,홍길동 창작 탈 만들기,(관노)탈춤추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강릉시를 대표하는 문학인과 작품 홍길동전을 위해 강릉시는 캐릭터를 만들어 활용하고 학자 중심으로 허균·허난설헌 선양회를 구성해 지역문화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 ◈전남 장성군 소설 속의 주인공 홍길동이 지난 97년부터 뭇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성군은 그 해 강릉에서 소설 ‘홍길동전’의 작가인 허균의 고향임을 내세워 연고권을 선언하자 즉각 반격했다.마침 서울방송에서도 드라마 ‘홍길동’을 방영하면서 홍길동 캐릭터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장성주민들이 방송국으로 몰려가 항의했다. 2000년에는 연극인 윤모씨가 ‘돌아온 영웅 홍길동’이라는 만화영화를 극장용으로 상영하면서 ‘홍길동’을 상표(15개)로 등록하자 취소 소송을 내는 등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치달았다.이제는 장성군이 홍길동 캐릭터에 대한 소유권자로 인정받고 있다. 내친김에 장성군은 97년 연세대 국학원에 용역조사를 맡겨 홍길동에 대한 체계적인 고증작업을 마쳤다. 이 조사에서 홍길동은 1446년(세종)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아치실 마을에서 이곳으로 낙향한 벼슬아치 홍상직과 노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길동은 세조 때 서자의 관리등용을 금지한 경국대전 반포를 기화로 집을 뛰쳐 나온다.이후 월출산(영암)을 근거지로 해 토호와 탐관오리의 재산을 빼앗아 나눠주는 의적으로 통했다. 이후 연산군 때까지 영광 다경포(법성포)와 충남 공주무성산 등지에서 활동하다 1500년(연산 6년)에 의금부에 체포되고 이듬해 일본으로 탈출한 것으로 조사됐다.이를 뒷받침하는 문헌이 적잖다.조선 중기에 요즘의 잡지책으로 보이는 ‘증보 해동이적(황윤석)’에는 ‘조선 중엽 이전에 홍길동이 홍일동의 배다른 동생이다.홍일동은 장성 아차곡 사람이다.’고 적혀 있다. 장성군은 그동안 홍길동 캐릭터 160여종을 개발,지역 특산품 등에 사용하고 있다.기업체에 캐릭터 사용권을 팔아 1억 2600만원을 벌었다.해마다 5월5일에는 홍길동 축제를 열고 있고 올해가 다섯번째다. 또 390억원을 들여 99년부터 홍길동 생가터에다 홍길동 주제공원을 만들고 있다. 군 문화관광과 문화개발팀 박상균(50)씨는 “지난해 발굴 고증을 거쳐 홍길동 생가를 복원해 조선 초기 서민들의 생활도구를 진열하면서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장성 남기창기자 kcnam@kdaily.com ★이병직 前장성문화원장 이병직 前장성문화원장 장성에는 예로부터 ‘홍길동이 장성 사람’이라는 전설이 서너개 있었다.내용인즉 황룡면 아치실에 가면 홍길동 생가터가 있고,그 아래쪽에 길동샘이 있다거나 장성에 사는 양반이 용꿈을 꾼 뒤 노비와 관계해 길동을 낳았다는 것 등이다. 86년 장성군 문화원이 펴낸 ‘문화원보’에 홍길동이 장성사람임을 체계적으로 입증하는 글을 처음으로 기고해 관심을 모았다. 실존인물 홍길동이 연산군 때 화적이라는 대목이 조선왕조실록에서 다섯 차례나 나온다. 소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이 이 인물을 내세워 소설을 썼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왜냐하면 소설속의 홍길동과 실존 인물의 행적이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는 허균의 행적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는 연산군 때 전북 부안에서 세미 징수관을 했고,전북 함열에서 귀양살이를 하다가 장성과 이웃하는 전남 담양 창평에서 살았다는 기록들이 있다. 개혁 사상가로 반골기질이던 허균이 홍길동의 전설을 소재로 해서 자신의 사상을 대변하지 않았을까.
  • 전자금융사고 피해보상규정 미흡 고객권익 뒷전

    신용카드 및 폰뱅킹 비밀번호 누출 등 각종 전자금융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책임 주체와 피해보상 규정 등이 미흡해 고객의 권익보호는 뒷전이다.그나마 관련규정을 얼기설기 담은 ‘전자금융거래 기본법’이 입법예고된 상태지만 부처간 이해관계와 정부의 무관심에 밀려 석달째 표류중이다. ●폰뱅킹 사고 ‘동결예금 1억원’의 주인은 누구? 국민은행은 폰뱅킹 사고신고가 접수된 직후 피해고객 진모씨의 계좌에서 서울 명동 환전상과 상품권판매상의 계좌로 이체된 1억 2800만원중 불법 인출되고 남은 1억 100만원에 대해 동결조치를 내렸다. 환전상과 상품권판매상이 범인과 공모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이 돈은 1차적으로 이들의 소유다. 그렇다면 진씨는? 경찰 수사결과 은행 잘못도,진씨 잘못도 아닌 해킹이나 도청에 의한 범죄로 판명나면 어떻게 될까. ●은행은 발뺌,당국은 뒷짐 국민은행측은 경찰 수사결과에서 은행의 과실이 드러나지 않으면 피해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은행의 고의 또는 과실이 드러나지 않으면 책임지지 않는다.’는전자금융 거래약관을 들어서다.하지만 약관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만도 않다. 약관 23조 2항(손실부담의 원칙)을 보면 ‘은행은 거래지시에 포함된 계좌번호·비밀번호·이용자번호 등이 은행에 신고된 것과 같음을 확인하고,거래지시의 내용대로 전자금융 거래를 처리한 경우에는 은행의 과실이 아닌 접근수단의 위조·변조·기타의 사고로 거래처에 손해가 생기더라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거래지시 전송과정에서 거래처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돼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국회통과 시급 문제는 지난해 10월 입법예고된 전자금융거래법이 부처간 이견 등으로 아직도 법제처 심사실에서 잠자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상정은 커녕 정부안 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입법예고안에는 과실을 입증할 책임주체가 명기돼 있지 않다. ●과거 사례는 1998년 하나은행의 폰뱅킹 사고도 해킹과 도청에 의한 전문범죄였다.당시 하나은행은 고객 피해를 일단 전액 보상해준 뒤 붙잡힌 범인에게 피해금액을 재청구해 보상받았다. 그러나 또다른 은행에서 발생했던 1억원대의 폰뱅킹 사고는 범인이 잡히지 않아 피해고객은 끝내 보상받지 못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심각성 더해가는 ‘비정규직’ “저임금·권리침해에 시달린다”

    경실련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비정규직에게 노동법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토론회에서는 비정규노동자의 권리보호 방안으로 정부차원의 근로감독 인력 확대,악덕사업자 블랙리스트 공개제도 도입,비정규노동 권리구제 위원회 신설 등이 제기됐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와 노동연구원 강명세 연구위원이 ‘비정규직 권리침해와 정책대안’을 공동 발제했다.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종수 노무사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법위반 사례’를 발표했다.주요 발제와 토론 내용을 요약한다. ●비정규노동자 권리침해와 정책대안 비정규 노동자는 노동시장에서 ‘이등시민’으로 전락했다.임금은 정규직의 52%에 불과하다.사회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은 전체의 10∼20% 수준이다. 비정규노동센터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수집한 697건의 비정규직 노동권 침해 사례를 분석하면 고용계약 침해가 44.8%로 가장 많았다. 임금 침해는 40.6%였다.침해 사례 가운데 여성이 64.5%를 차지했다.주요 유형은 고용계약해지·전환,근로계약서 미작성,임금체불,시간외 근로수당 미지급,퇴직금 미지급,휴무 일방지정,근로시간 임의편성,노조 불인정,산재 불인정,불법파견 등이다. 비정규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근로감독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또 각 지역의 노사단체와 공익전문가가 참여하는 ‘명예감독관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권리침해가 빈발하는 공공·민간서비스부문과 학원·학습지판매업,아르바이트 인력을 활용하는 중소사업장에 대해서는 특별 근로감독을 시행해야 한다.그동안 비정규직 보호방안에서 배제됐던 아르바이트 학생과 재택 여성노동자를 위한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사용자의 노동권 침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청소년 성범죄자의 공개와 유사한 방식의 ‘악덕사업자 블랙리스트 공개제’를 시행하고,‘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 비정규 노동자가 손쉽게 구제신청을 할 수 있도록 ‘비정규 노동권리구제 위원회’를 현재 인수위가 구상중인 ‘차별시정위원회’와 ‘노동위원회’ 산하에 설치해야 한다.독일이 실시하고있는 ‘고용계약 서면요건주의’를 도입,고용계약을 서면으로 명시토록 하는 조항을 근로기준법에 추가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비정규노동자 권리침해 지자체에 종사하는 비정규 노동자는 상용직과 일시적인 업무에 3개월 미만 종사하는 일시 사역인부가 있다. 대다수 지자체는 상용직·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노무관리를 일종의 행정처리 개념으로 파악한다.따라서 노사 관계가 아닌 공무원 특유의 특별권력관계로 악용,자의적인 법집행을 하고 있다. 일시 사역인부에 대해서는 예산을 짤 때부터 주휴수당과 연월차휴가수당,퇴직금을 책정하지 않는다. 지자체의 일용직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규정의 적용을 받지만 많은 지자체는 이를 무시한 채 정부지시라는 이유로 집단해고에 나선다. 학교의 과학실험 보조원과 일용직 사서,우체국 집배원 등도 권리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감사원 등 예산통제기간은 인건비 절감을 명분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예산 편성에서 저임금을 강요하는 실정이다. ●토론 한나라당 전재희의원은 해결책으로 비정규직에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적용할 것을 강조했다.노동법에 규정된 ‘균등처우의 원칙’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노동법에 규정된 균등처우의 원칙에 따라 사업주가 채용이 결정된 근로자와 직무·임금 및 계약기간,임금인상 조건,사회보험 등과 같은 사항을 모두 문서로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이상학 정책국장은 “근로기준법을 상습적으로 위반하면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고,노조탈퇴종용·근로계약해지·도급계약해지 등을 일삼는 사례도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kdaily.com ◆레미콘 운전자 박대규씨 인터뷰 “연말 계약 때마다 노비문서를 쓰는 기분입니다.” 경기 파주에서 13년 동안 레미콘 운전을 해 온 박대규(42)씨는 “20대 후반에 몇 만원 더 받으려고 레미콘 운전자가 된 것이 생애 최대 실수였다.”고 말했다. 군제대 후 고압가스 트럭운전을 하던 그는 90년 여름 파주에 있는 한 레미콘 회사 정규직원으로 입사했다.입사 초기에는 수입도 괜찮았지만 ‘좋은 시절’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1994년 건설업계의 불황이 이어지자 회사 사장은 차량구입을 개인에게 전가했다.박씨는 “차량 불하를 거부하면 해고하겠다는 위협에 동료들과 차량을 불하받았지만 그 결과가 이토록 참혹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차량소유로 인해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대부분의 레미콘 운전사들은 이 당시를 전후해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했다.박씨와 같은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의료·산재 등 4대 보험과 각종 수당은 물론 퇴직금도 없다. 비정규직의 꼬리표가 붙은 이후 회사측은 걸핏하면 휴일작업·새벽출근·심야작업을 강요했다.회사에 출근해 배당받은 일을 하지만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보호받을 수 있는 노동법도 없다. 박씨는 “보름에 한 번 쉬고,하루 평균 14∼16시간을 일하지만 이번달 집에 가져다 준 돈은 고작 70만원”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개인사정이나,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거부해도 계약해지의 빌미가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회사 지시대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고도 잦다.피로누적으로 차량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레미콘 차량은 보험업계의 기피대상 1호다. 박씨는 “젊었을 땐 건설역군이라는 자부심이라도 있었지만,이젠 학원비조차 대지 못하는 무능하고 늙은 아비의 모습뿐”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돈은 조금 벌어도 좋으니 ‘계약 때 보자’는 회사측의 협박을 더이상 듣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kdaily.com ◆정부선 비정규직 확산 막기로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다.비정규직의 고용이 남용되고 있으며,부당한 차별과 인권무시 등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비정규직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보호방안을 마련했다.노동계는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비정규직 차별의 즉각적인 철폐를 주장하고 있으며,재계는 재계대로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노동부와 인수위의 보호방안 노동계가 주장하고 있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비정규직은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없애는 것은 어렵고 수요를 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보호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22일 인수위와 노동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보호방안은 크게 ▲비정규직 확산방지 ▲부당한 차별금지 ▲특수고용관계 종사자 단결권 인정 ▲사회보장 확대 등이다. 비정규직 규모를 인위적으로 줄여나갈 경우 사내하청·위장도급 등 더욱 열악한 근로형태가 양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따라서 합법적 비정규직 사용은 노동시장에 맡기되 부당하거나 탈법적인 사용은 강력하게 단속키로 했다. 특히 기간제 근로의 경우 단기계약의 반복갱신으로 인한 고용불안이 크기 때문에 3년을 초과하는 경우 해고를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노동부는 상반기중 정부안을 마련,정기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노동계 요구 노동계는 즉각적인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52.6%에 지나지 않는다며 임금차별을 없애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는 입장이다.또 임금뿐만 아니라 사회보험 등 각종 사회적 임금에서도 큰 차별을 받고 있다며 즉각적인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특수고용직의 경우 기존법률로 판단할 수 없는 새로운 고용형태이기 때문에 마땅히 노동법을 개정,이들을 노동자로 인정,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견근로자를 없애기 위해 파견법을 폐지하고,기간제 노동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근로기준법 제5조를 개정,차별금지 조항에 고용형태를 명시하고,동일사업장내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지급원칙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입장 재계는 노동계와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우선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정확한 직무분석이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도입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 노동부가 마련한 기간제 근로자의 반복갱신 제한 방안에 대해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특히 노동시장 경직화를 초래,결국 고용기피의 부작용이 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대신 기간제 근로기간 상한선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고용안정을 도모하고 기간만료시 최소한의 구직활동시간을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수고용직의 경우도 근로자개념을 확대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김용수기자 dragon@kdaily.com ◆비정규직 4가지 유형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은 고용계약기간과 근로형태에 따라 크게 네가지로 나뉜다. ●기간제 근로직 대개 계약기간이 1년으로 정해진다.그러나 단기계약의 반복 갱신으로 인한 고용불안이 크다.3년을 초과할 경우 해고를 제한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보호방안이 마련돼 있다. ●단시간 근로직 일용직·시간제 등이 해당된다.단시간 근로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통상근로자처럼 근로시키는 등 탈법적으로 운영되기도 한다.근로시간이 통상근로자의 8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파견 근로직 비서·운전사 등 26개 직종에 한해 파견직으로 근무하고 있다.그러나 저임금에 시달려 적정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방안이 검토중에 있다.불법파견근로 사업주는 처벌이 강화된다. ●특수고용직 캐디·레미콘기사·보험모집인·학습지교사 등이 해당된다.사용종속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개개 사안별로 근로자임을 인정하는 방안이 마련됐다.그러나 특수고용직의 경우 근로자임을 인정하는 판례가 제각각이다. 김용수기자
  • 휴대폰 번호이동성제 순차도입

    이동전화 가입자들이 가입 회사를 바꾸더라도 기존 전화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도가 내년 1월 SK텔레콤(011,017)을 시작으로 KTF(016,018),LG텔레콤(019) 순으로 차례로 도입된다. 통신위원회는 27일 정보통신부가 심의요청한 이동전화의 식별번호 010 통합과 번호이동성 시차도입 등 번호정책 방안을 원안대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011 및 017 가입자들은 내년 1월1일부터 KTF나 LG텔레콤으로 가입회사를 바꾸더라도 기존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KTF와 LG텔레콤의 번호이동성도 당초 계획대로 내년 7월1일,2005년 1월1일부터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동전화 식별번호의 010 통합방안도 정통부안대로 이날 통신위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새로 가입하는 이동전화 가입자들은 이동전화 가입회사에 관계없이 식별번호를 ‘010'번으로 부여받을 수 있게 됐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이 제도에 반발했던 SK텔레콤은 “이용자 혼선과 가입자 차별에 대한 각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종합적 검토없이 서둘러 결정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재검토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기홍기자 hong@
  • 인수위, 인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않기로... 투기조짐땐 세무조사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해 인천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다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부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 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을 방침이다.대신 투기조짐이 나타나면 세무조사 등 투기억제방안을 동원할 것을 검토중이다. 동북아 경제특구의 핵심산업을 정보기술(IT)·제조업으로 하는 방안과 금융·서비스산업으로 정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을 벌여 왔으나 두가지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는 쪽으로 매듭지어졌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26일 “인천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면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기 때문에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편입하기보다는 필요할 경우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을 펴는 등 내실있는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인천지역 관계자들과 28일 협의를 갖고 최종결론을 낼 예정”이라며 “그러나 정부의 정책대응으로 투기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인천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전문가들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인천지역은 지난 99년 토지거래 허가구역에서 해제했으며,김포매립지 매각을 활성화하기 위한 측면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위는 동북아 경제특구를 제조업과 IT산업 위주로 육성하자는 산업자원부의 주장과 금융·서비스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재정경제부의 주장을 놓고 조정작업을 벌인 끝에 거론된 산업을 동시에 육성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관계자는 “동시에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여건이 맞는 산업을 먼저 육성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지난 25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학계·연구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 경제중심국 건설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동북아 중심국 추진을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가와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간사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정현기자jhpark@
  • “추곡가 내릴까 말까”농림부 국회제출 앞두고 고민 동결·1~2%인하안 ‘저울질’

    ‘내리긴 내려야 되는데….’ 농림부가 올해 추곡수매가 결정을 앞두고 최근 고심,자체 안의 제출을 늦추고 있다.지금껏 국회동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번도 인하된 적이 없지만,쌀값의 국내외 가격차이와 쌀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감안하면 마냥 올려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 양곡유통위원회는 ‘3% 인상’ 또는 ‘2% 인하’라는 정반대의 어정쩡한 복수안을 건의한 상태여서 참고하기도 난감하다. 지난 1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올해 추곡수매가 결정은 현 정부에서 끝내야할 문제로 인수위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점도 부담스럽다.농림부는 ‘△동결 △1% 인하 △2% 인하’라는 세 가지 안을 갖고 관계부처 협의중이다.확정된 안은 다음달 임시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하지만 2% 인하안을 채택할 경우,농가소득보전을 위해 800억원 정도를 지원해야 하는 게 고민이다. 현재 농업진흥지역의 경우 ㏊당 50만원인 논농업직불제(친환경농사를 짓는 논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 단가를 60만원으로 올리면 계산상으로는 해결된다. 하지만 올해부터 본격화될 WTO(세계무역기구)협상을 앞두고 직불제가 속하는 허용보조금을 감축대상보조로 분류하고 범위도 감축하자는 농산물수출국들의 목소리가 높은 점을 감안할 때 단가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도 직불제 단가를 70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하지만 이는 한계농·고령농을 점차 퇴출시키면서 규모화를 통해 쌀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농업구조조정의 큰 방향에 역행한다.농가에 대한 정책자금 금리인하,학자금,연금지급 등의 대안을 찾고 있지만 이것 또한 여의치 않다. 더구나 이번에 정부안이 동결 내지 인하 쪽으로 결정돼도 국회를 통과하면서 최종안이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다.1997년 대선 직후 결정한 98년산 추곡수매가도 당초 정부안은 동결이었지만 국회에서 5.5% 인상으로 최종 통과됐었다.문민정부 때 추곡수매가는 연평균 1.8% 인상된 반면,국민의 정부에서는 4%의 인상률을 기록했다는 점도 부담되는 대목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새해 시정] 강현욱 전북지사

    “‘강한 경제’만이 ‘풍요로운 전북’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해 최우선 시책은 ‘지역경제 활성화’이다.강현욱(姜賢旭) 전북지사는 16일 “어느 고장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공해가 적고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가 큰 기업을 유치해 지역발전의 기틀을 튼튼히 하겠다.”고 말했다. 새해부터는 ‘고비용 저효율’의 전시적인 사업은 지양하고 민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이다.1차산업 위주의 산업구조도 부가가치가 높은 2,3차 산업으로 전환하고 지역발전계획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분야를 특색있게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군산자유무역지역∼새만금지구∼김제 신공항을 연계하는 경제특구를 만들고 첨단 육종산업과 전통생명공학산업 육성에 주력키로 했다.새만금사업에는 1700억원을 투입,방조제 축조와 수질개선사업을 친환경적으로 추진하고 군산자유무역지역에는 541억원을 들여 표준공장 설립이 가능한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수도권 소재 기업의 도내 공단 유치에도 총력전을 펼친다.우선 LG전선 군포공장의 전주 이전을 추진,1만여명의 고용 창출과 연간 30여억원의 지방세수 증대 효과를 거둘 방침이다.인구 13억의 거대 시장인 중국과 교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하이(上海)에 통상사무소를 설치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인력,기술,정보 종합지원체제도 강화키로 했다. 김제공항건설사업도 올해 착공하고 2011년까지 공항주변 마을 정비,공항도시 조성,백산첨단산업단지 건설,지방도 확·포장 등 11개 사업을 추진해 공항건설에 따른 지역개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강 지사는 “전주권 인근에 테마형 촬영이 가능한 10만여평의 영상종합촬영장을 조성하고 연차적으로 전주∼남원간 국도변에 영화촬영 세트장과 스튜디오 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전국 최대규모인 부안 영상테마파크와 전주권 종합촬영장을 중심으로 전북을 21세기 고부가가치산업인 영상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펼쳐보였다. 강 지사는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할 것에 대비해 인접 시·군,충남도와 함께 지역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계획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일선 시·군,인접 시·도와도 공동발전을 모색하는 정책협의를 개최,자치제의 폐단인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12년 만에 전북에서 열리는 제84회 전국체육대회(10월)도 ‘화합체전’‘알뜰체전’이 되도록 경기장 시설 등에 도의 역량을 결집시키기로 했다. 강 지사는 “올해는 ‘강한 전북 일등 도민 운동’이 시작되는 원년”이라며 모든 도민들이 ‘지킴,나눔,돋움’ 3대 덕목을 적극 실천하고,적극적인 사고와 진취적인 기상으로 하나로 뭉쳐 그 힘을 전북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자고 당부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주민소환·투표제 도입/행자부, 인수위 오늘 보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를 도입하는 등 일부 국세의 지방 이양과 교부세율 인상이 추진된다.또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 등의 도입이 적극 검토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분권화 촉진방안을 비롯해 전자정부사업,재해재난 대응책 등 7개 중점 추진과제와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행사 등 현안과제를 1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행자부에 따르면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현재 연간 32조원에 달하는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10%인 3조 2000억원을 지방소비세로 넘기고,소득세와 법인세 일부를 지방소득세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재 17개인 지방세 세목이 19개로 늘어나게 된다.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대2 정도이지만 이 방안이 실현되면 지방세 비율이 상당히 높아져 자치단체의 재정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내국세 총액의 15%인 지방교부세 비율을 2∼3%포인트 정도 올리고,지방세인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과표를 점진적으로 현실화하는 한편,지방양여금과 국고보조금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자치단체들의 예산 규모는 커졌으나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크게 늘지 않아 지방자립도는 지난해 7월 현재 평균 54.6%로 전년보다 3%포인트 떨어지는 등 98년 63.4%에서 계속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방재정 확충방안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세제개편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관계부처간 협의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행자부는 이와 함께 부정부패에 연루되거나 지역주민에게 큰 손실을 입힌 단체장이나 지방의원,공무원 등을 임기 전에 물러나도록 하는 ‘주민소환제’와 자치단체의 각종 입법안에 대해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제’의 도입도 적극 검토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지방공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우수 공기업 인센티브 부여,자치단체 신용평가제 도입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공무원 단결권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입법이 무산된 정부안대로 공무원조합법 입법을 추진하되 노조명칭 사용문제나 단체행동권 인정 등의 쟁점사항은 국회 논의를 통해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새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토지거래허가지역 지정키로

    충청지역의 새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가 사전 토지거래허가 지역으로 지정된다. 환경단체와 불교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북한산 관통 여부는 오는 3월말 결론을 내기로 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1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 보고에서 행정수도 이전후보지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땅값 동향을 면밀히 파악,토지거래허가 지역으로 먼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수도권 신도시 건설과 관련,행정수도 이전에 10여년이 걸리고 수도권의 주택수요도 계속 생기는 만큼 신도시 건설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행정수도 이전과 연계해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인수위와 건교부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북한산 구간은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정부안에 타당성이 있지만,불교계와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 말로 끝난 노선 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3개월 연장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또 경인운하 건설사업은 다음주 나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적 타당성 재검토 결과를 토대로 건교부·환경부·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2월 말까지 추진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EU·美 무역 전면전 조짐/“GM농산물 개방못해” “WTO제소”

    |워싱턴 AFP 연합|유전자변형(GM) 식품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분규가 ‘전면전’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 EU가 GM 식품에 대해 사실상의 ‘모라토리엄(금지)’ 조치를 내렸다며 WTO에 제소할 방침임을 시사했다.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의 파스칼 라미 무역담당 위원은 미국의 GM 농산물 시장개방 압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의 BBC는 보도했다. BBC는 이 때문에 부시 미 행정부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농업보조금 문제로 불편해진 양측 무역관계가 더욱 긴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죌릭 대표는 기자 브리핑을 통해 사견임을 전제,이제 WTO에 “이 문제를 상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공학의 위험성에 관한 날조된 이야기 때문에 아프리카 주민들의 생존에 필요한 식품이 공급될 수 없다는 것은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하면서,GM 식품에 대한 EU의 입장을 ‘러다이트’(산업혁명에 반대한 기계파괴운동)에 비유했다. 그는 그러나미 행정부나 부시 대통령 자신이 정부안의 의견을 수렴해 GM 식품 문제의 WTO 제소 여부를 최종결정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부시 행정부는 이 문제를 논의,결정키 위한 국무회의를 이르면 이달 중 소집할 것으로 예상된다.죌릭 대표는 상무부나 국무부 등 다른 유관부처의 분위기에 대해 “꽤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 [뉴스인사이드]투기과열지구 아파트 재산세 인상 사실상 유명무실화

    행자부 ‘유지·인상' 택일 요구 모호한 지침 시달 강남·서초·송파구 인상거부… 타지역 파급 예상 정부가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으로 마련한 투기과열지구내 아파트 재산세 가산율 인상안이 행정자치부의 우유부단한 지침 시달로 인해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 행자부가 지난달 20일쯤 재산세 가산율 인상안을 각 자치단체에 내려보내면서 현행 기준(2∼10%)과 5단계 인상안(4∼30%) 가운데 자치단체가 지역 사정에 따라 선택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3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는 지난달 31일 지방세과표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재산세 가산율을 인상하지 않고 현행 2∼10% 가산율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이로써 지난 4개월 동안 추진해온 정부의 재산세 가산율 인상안은 큰 의미없는 탁상공론(卓上空論)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행자부의 우유부단한 지침 행자부가 자치단체들에 현행안과 인상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위임함으로써 자치단체들이 재산세를 인상하지 않아도 되도록 사실상 묵인한 셈이 됐다. 주민투표로 선출되는 자치단체장들이 민심을 잃으면서 재산세 인상을 무리하게 추진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행자부는 이에 대해 “과세권자인 구청장들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지침을 시달하다 보니 현행안과 인상안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하게 됐다.”면서 “가산율 인상안은 구청장이 투기과열지구 여부를 판단해 서울시장의 승인을 받아 결정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행자부는 또 “자치단체의 선택 여부에 대해 행자부가 관여할 수 없다.”면서 “인상안을 채택하지 않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에 대해서는 여건 변화를 주시하며 서울시에 대한 수정권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손발 안맞는 재산세 인상 행자부의 어정쩡한 태도는 지난해 9월4일 ‘부동산시장 안정화대책’ 발표때부터 이미 시작됐다. 당시 행자부는 보유과세인 재산세의 대폭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특히 인상률을 둘러싸고 투기억제를 위해 가산율을 현행 2∼10%에서 30∼50%로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정경제부와 갈등을 빚었다. 게다가지방세인 재산세 과세자인 자치단체들은 보유세인 재산세를 인상할 경우 ‘조세저항’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행자부는 같은 달 12일 3단계로 나눠 9∼25%로 올리는 절충안을 만들어 자치단체 의견수렴에 들어갔고,두달 뒤인 11월12일 서울시 등 자치단체들이 행자부안보다 낮은 ‘5단계 4∼30% 가산율’을 적용할 것을 제의하자 이를 100% 수용해 지난 31일 최종 인상안을 발표했다. ●자치단체 반응 대표적인 투기과열지역인 서울 강남·서초·송파구가 현행안을 고수함으로써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된 나머지 경기 남양주와 경기 고양·화성시 일부 등 다른 지역들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현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17만 9369만가구의 아파트 가운데 90%가량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에 몰려 있다. 3개 자치구는 “부동산시장 과열이 지난해 9월을 정점으로 점차 누그러졌고,최근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오히려 아파트값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다수의 주민들이 현행기준 유지를 원하고 있어 인상안 채택시 조세저항마저 우려된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들은 강남구가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대상자 1096명 중 49%가 현행 유지를 주장한 반면,인상안에 찬성한다는 이는 36%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설문조사에 앞서 주민들에게 같은 가격의 강남북 아파트 재산세가 5배 이상 차이나 비난 여론이 많고 나중에 큰 폭으로 한꺼번에 올리는 것보다 지금부터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좋다고까지 설명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바꾸지는 못했다.”면서 “중앙정부의 정책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것이 아니라 주민의견을 들어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이후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불거지면서 투기심리도 잦아들어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해 재산세를 올린다는 정책 목표가 무의미해졌다.”고 덧붙였다. 서초구 관계자는 “최근 신축건물 기준가액이 ㎡당 16만 5000원에서 17만원으로 오른 것으로 재산세 인상 효과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현석 류길상기자 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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