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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정환 신부 전북대서 명예박사

    “이 학위는 제가 아니라 모든 농민들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최초로 전북 임실에 치즈 공장을 세워 기술을 전수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 지정환(池正煥·71) 신부가 17일 전북대에서 명예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벨기에 출신인 지 신부는 40여년간 농민과 장애인들을 위해 국적과 종교를 초월한 사랑을 실천해온 벽안의 신부다. 지 신부는 “치즈 공장으로 성공하기까지 주민들의 고난과 역경이 남달랐다.”며 “박사 학위로 공로를 인정해 준 전북대에 깊이 감사한다.”고 겸손을 잃지 않았다. 지 신부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58년 천주교 신부로 서품을 받았다.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에서 활동하기로 결심하고,영국으로 건너가 1년간 한국어를 배운 뒤 59년 한국에 들어왔다.본명인 디디에 세르스테반스를 버리고 지정환으로 개명,전북지역 농촌을 돌며 계몽운동을 벌여왔다.부안성당 주임신부로 재직하던 60년대 초기에는 간척사업을 통해 가난한 농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었고,임실성당 지도신부를 하던 64년부터 81년까지는 국내 최초로 치즈 공장을 세워 지역 농민들의 자활기반을 닦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복지부“안풀리네”/포괄수가제·담뱃값 인상 등 관련부처 이견…정책 표류

    “결국은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는가.” 참여정부 들어 보건복지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각종 정책들이 표류하고 있다.복지부는 관련부처나 이해집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안마다 분위기를 주도해 왔지만,정작 아무런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실속없이 말만 앞선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포괄수가제(DRG)이다.당초 11월 1일부터 모든 병원에 대해 전면적으로 강제실시한다고 밝혔지만,강제적용은 물론 연내 실시도 불가능해졌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최종적으로 바뀐 정부안이 확정되는데 지금처럼 포괄수가제를 선택적으로 적용하고,현재 7개인 대상 질병을 다소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결국 이전과 달라지는 게 없는 셈이다.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 공공의료 확충문제도 시행 첫해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다.복지부는 현재 15%대인 공공의료분야를 대통령 임기말까지 30%대로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내년도 예산에 3311억원을 요구했지만,불과 547억원을 따내는데 그쳤다.때문에 보건소 신축,지방암센터 건립,지역거점병원 건립,국립보건원 확대 등을 통한 공공보건 확충 공약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더구나 시립병원이나 지방공사의료원 등 공공병원 관계자들조차 질을 무시하고 양만 늘리려는 복지부의 공공의료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가 올 봄부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담뱃값인상 계획도 국민건강증진법 등 관련법의 연내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재정경제부와 인상시기,인상폭은 물론 수익금을 어디에 써야 할지 등에 대해 아직 합의가 안됐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담뱃값인상으로 예상되는 수익금 3조∼3조 8000억원을 모두 폐암검진사업 등 흡연과 관련된 건강증진사업에 쓰겠다는 입장이지만,재경부는 ‘일반재원’에 넣자고 맞서고 있어 공방전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뉴스 플러스 / 통합신당, 내년예산 3조 증액 추진

    통합신당은 14일 내년도 예산을 정부안보다 3조원 정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측에 전달했다.통합신당은 오전 국회에서 김근태 원내대표,변양균 기획예산처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정책정례협의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정세균 정책위의장은 “당초 내년 예산은 균형예산을 유지하기 위해 전년 대비 2.1% 증액한 117조 5000억원으로 편성했으나 지난 2차 추경 및 3분기 경기회복 불투명 등 상황변화를 고려,3년 이상 장기국채 발행을 통해 3조원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盧 재신임 정국/‘국정행보’ 주목받는 高총리

    고건 국무총리가 ‘재신임 정국’에서 이틀새 세 차례의 회의를 주재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 총리는 지난 11일과 12일 오전 국무위원 간담회를 연달아 소집한데 이어 점심도 거른 채 낮 12시부터 곧바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며 국정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재신임 사태로 인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 총리의 긴급 대응으로 볼 수 있지만,책임총리제의 현실화와 연관짓는 해석이 적지 않다.이는 곧 총리의 역할 강화와 총리를 중심으로 한 국정운영 시스템의 변화를 내포한다. ●6대분야 당면과제 논의 국무위원 간담회는 11일 국무위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열린 두번째 간담회.고 총리와 김진표 경제부총리를 비롯,각 부처 장관 등 모두 26명이 참석했다.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한 뒤에 열린 간담회여서인지 분위기는 여느 회의 때보다 무거웠지만,개혁·민생법안 처리와 한반도 안보문제,표류하는 국책사업 등 6대 분야의 당면과제를 폭넓게 논의했다.특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 구간 건설의 연내 착공과대화를 통한 부안 원전수거물 처리시설 추진 등 대형 국책사업과 함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특히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실질적 권한 크게 강화될듯 대통령이 스스로의 재신임 발언을 번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총리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이에 따라 고 총리가 매주 두차례 주재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는 그 역할과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사실상 정부내 최종 정책결정기구란 얘기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재신임에 대한 국민투표 등이 끝날 때까지 총리가 내각을 이끌며 각종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면서 “재신임 투표가 끝난 뒤에도 책임총리로서 국무위원 임명제청권 행사와 국무회의 주재 등 실질적인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조현석기자 hyun68@
  • 개신교신자 삼보일배 참여 논란/전북 기독교 교회협 첫 반대 성명

    ‘기독교의 근본 정신을 벗어난 이단행위’‘종교의 생명존중사상을 실천하는 보편적인 행동’ 최근 집회나 환경운동 등에서 불교의 삼보일배(三步一拜) 의식을 하는 개신교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개신교계의 찬반양론이 뜨겁다. 원래 불교에서 삼보일배는 수행법인 ‘절’의 한 형태로,자기를 낮추어 부처님과 자연을 공경하고 예배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세걸음을 걸을 때마다 한 번씩 절을 해 탐욕과 성냄,어리석음 등 인간의 삼독(三毒)을 상징적으로 끊겠다는 자기 서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삼보일배의 자연·생명존중 의미에 공감한 다른 종교계의 참여가 늘면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부안에서 서울까지 진행됐던 새만금갯벌살리기 삼보일배단에 이희운 목사가 시종일관 함께 했고 그 이후 크고 작은 행사에 개신교 인사들의 삼보일배 참여가 크게 늘고 있다.최근 핵폐기장 백지화를 요구하는 부안군민들의 삼보일배에도 개신교 신자들이 가세했다.이처럼 개신교 신자들의 삼보일배 참여가 늘자 마침내 지난 6일 전북지역 14개 시·군 기독교회로 구성된 전북기독교교회협의회가 개신교 단체로는 처음으로 “개신교 신자들의 삼보일배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한 신자들의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협의회가 밝힌 입장은 “불교 의식인 삼보일배는 기독교 교리와 성서에 위배되는 행위이며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기독교인이 아니며 기독교인일 수 없다.”는 게 요지. 이에 대해 뉴스앤조이 등 개신교계 인터넷 신문에는 협의회의 입장을 옹호하는 글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글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삼보일배의 정신,즉 내용이 중요하면 그런 불교식 태도가 무엇이 중요한가”(청결)/“불교의 구도전통은 얼마든지 기독교에서 그 형태를 취할 수 있다.구도행위를 빌려온다고 해서 진리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평화). 김성호기자 kimus@
  • 서해 페리호참사 10년 위도/ 통곡 멎었지만 ‘또다른 아픔’이…

    “그대는 아는가,저 바다 우는 소리를!”슬픔과 절망의 통곡소리는 아직도 전율과 회한의 눈물을 마르지 않게 하고 있다. 1993년 10월10일 오전 10시10분.전북 부안군 위도면 임수도 앞바다에서 서해 페리호가 침몰,292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통곡의 섬’위도에도 세월이 흘러 많은 변화가 왔다.대형 참사 이후 400여억원이 투자돼 순환도로,선착장,여객터미널,방파제가 건설됐고 해수욕장도 개발됐다.주민들이 그토록 원하던 상수도공사도 완공돼 연중 맑고 깨끗한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관광객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46명이 떼죽음을 당한 위도 희생자의 유족들은 아직도 ‘피멍 울음’으로 가슴 아린 삶을 이어오고 있다.유족들 상당수가 뭍으로 나갔지만 14명은 아직도 위도를 지키고 있다.어머니와 딸·손자 등 4명의 가족을 한꺼번에 잃은 식도리 신판선씨는 하늘을 원망하다 5년 전에 세상을 등졌다.26살 아들을 앞세웠던 이여순(74·치도리) 할머니는 오늘도 가슴에 묻은 아들 생각에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지난 7월부터는 ‘눈물의 섬’위도가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 문제로 ‘격동의 섬’으로 다시 한번 전국적인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특유의 단합으로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 원전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위도 사람들은 참사 10주년을 맞아 더욱 마음이 편하지 않다. “현금보상을 받기 위해 고향을 팔았다.”고 비난하는 뭍 사람들이 보내는 따가운 시선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서해 페리호 참사 위령제를 준비하고 있는 신명(48) 제전위원장은 “참사 10주년을 맞아 진혼행사를 준비중이지만 사고 직후 80여명이던 유족회도 최근에는 40여명만 연락이 가능하다.”며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위도 파장금항에서 격포항까지 15㎞를 헤엄쳐 건너는 추모 도영(渡泳)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도 임송학기자 shlim@
  • 군산 청자보물선 발견 의미/고려 선박史 연구 큰 역할 기대

    군산 십이동파도 앞바다에서 청자 운반선을 찾아냈다는 소식은 1983년 완도유물선 발견 이후 꼭 20년 만의 낭보이다. 10t급 외돛배인 완도유물선은 11세기 중·후반 해남 진산리에서 3만여점의 청자를 싣고 항해하다가 침몰한 고려시대 장삿배다.당시 일반적인 화물선이 이런 정도의 크기였다면,십이동파도 유물선에도 비슷한 숫자의 청자가 실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침몰선박 추가발견 가능성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그동안에도 도자기 운반선을 찾아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탐사작업을 벌여왔다.십이동파도에서 멀지 않은 비안도에서 지난해 이후 3000여점이 넘는 고려청자를 인양한 데다,청자의 종류도 가지가지여서 침몰한 배가 2척 이상일 가능성도 진작부터 제기됐다.지난달까지도 비안도 앞바다에서 침몰선을 찾는 작업을 벌였고,실제로 선체의 잔해일 것으로 보이는 나무조각을 건지기도 했지만,본체를 찾는데는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십이동파도 앞바다에서 대접 147점과 접시 397점 등 무려 622점이 인양됐다는 신고가 들어옴에 따라 긴급 탐사조사에 들어갔고,결국 선체를 발견해냈다. 이렇듯 군산 앞바다에서 최근 고려시대 유물이 발견되고 있는 것은 새만금 방조제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방조제 공사가 진척됨에 따라 해류의 흐름이 바뀌었고,물살이 빨라진 지역에서 개펄에 묻혀 있던 유물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따라서 침몰선과 유물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부안 유천리 가마서 생산 추정 십이동파도 유물선의 청자는 비안도 것과 비슷한 12∼13세기 것으로 추정한다.부안 유천리 가마에서 만든 청자를 개성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 학계는 십이동파도 유물선이 고려시대 해저유물에 대한 역사적인 성격과 도자기 유통과정·해상항로·선박구조를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발굴작업을 주시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뉴스 플러스 / 정부·부안대책위 다음주 가동

    정부와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는 양측이 합의한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기구’를 이르면 다음주부터 가동키로 했다. 9일 총리실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8일 첫 준비회의를 열어 대화기구 구성 등을 논의했다.
  • 43일만에 학교 돌아온 부안학생들/ 시위로 검게 그을린 학생들 “이젠 마음놓고 공부하고 싶어”

    “학교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싶었습니다.선생님과 친구들 얼굴이 눈에 아른거렸어요.” 부안지역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왔다.지난 8월25일 핵폐기장 유치 백지화를 요구하며 등교거부를 시작한 지 43일 만이다. 6일 아침 부안지역 46개 학교는 굳게 닫혔던 교문을 활짝 열었다. 방학을 포함해 80여일 만에 문을 연 학교 운동장과 교실에는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지난주 30% 선이었던 출석률은 이날 97.6%를 기록했다. 부모들과 함께 촛불시위를 벌였던 학생들과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 졸였던 선생들은 오랜만에 만나 모처럼 함박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일찍 학교에 온 부안초교 6학년 김혜미(13)양은 친구들과 그동안 못다한 얘기를 나누느라 쉴새 없이 조잘거렸다. 같은 학교 2학년 3반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꽃다발을 받은 전소정(24) 교사와 학생들은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운동장은 공을 차는 남학생들로 뿌연 먼지가 피어올랐다.선생님들은 “모처럼 운동장이 주인을 만났다.”면서 정문 밖에까지 나와등교하는 제자들의 등을 다독거렸다. 6학년 김도운(13)군은 “다정한 친구였던 3명이 도시 학교로 전학을 가버렸지만 오랫동안 못봤던 선생님과 친구들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부안지역에서 가장 결석률이 높았던 격포초등학교도 전교생 193명 가운데 189명이 출석했다. 격포초등학교 교사들은 일요일인 5일 전원 출근해 학생맞이 준비를 했다.교사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교실청소를 하고 오랫동안 운영되지 않았던 급식실도 청소했다.이를 지켜본 학부모 겸 핵대책위 관계자들은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를 표시했다. 이 학교 김봉모(54) 교감은 “교사들이 아침에 40분,오후에 40분씩 하루 80분 보충수업을 실시해 그동안 부족했던 교과를 따라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격포초교 2학년 담임 김춘길(48) 교사는 “시위에 참여해 얼굴이 검게 그을린 학생들의 출석을 부를 때 반가운 마음에 가슴속에 가벼운 전율을 느꼈다.”면서 “오랜만에 수업을 하는 교사들의 마음은 급한데 학생들은 수업태도가 많이 흐트러져 있어 이를 바로잡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회장 서성민(13)양도 “친구도 만나고 공부도 하게 돼 다행이다.”면서 “이제는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안 변산서중 2학년 송유미(15)양은 “낮에는 영어학원에 다녔고 밤에는 촛불시위에 참가했다.”면서 “촛불시위 현장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학교에서 보니 더 반갑고 좋다.”며 삼삼오오 팔짱을 끼고 총총히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부안여고 3학년 박미정(18)양은 “도시 학교 아이들은 수능시험을 앞두고 차분히 공부하는데 우리들은 원전센터 유치 문제로 마음 고생이 심했고 불안했다.”면서 “이제 마음 놓고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핵폐기장 사업이 계속 추진되면 2차 등교거부를 예고한 데다 그동안의 결석 처리 문제와 수업 결손 등 학사일정도 걸림돌이다. 부안교육청 조영옥 학무과장은 “겨울방학과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수업 일수와 진도를 차질없이 맞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주택 구입비 70%까지 20년 장기대출/내년 ‘모기지제도’ 활용해보세요

    주택금융제도가 급변하고 있다. 지금은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비율이 줄어 대출 받아 집 사기가 어렵지만 내년부터는 장기저리로 집을 장만할 수 있는 모기지(Mortgage)제도가 도입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집을 사려면 바뀌는 주택금융제도를 꼼꼼히 살펴본 뒤 시기나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모기지제도 도입 정부는 내년부터 집값의 30%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도록 자금을 대출해주는 모기지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아래 한국주택금융공사법(안)의 제정을 추진 중이다.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모기지를 활용하면 집값의 70%까지 20년 장기대출받을 수 있다.금리는 6.8%선이 될 전망이다.여기에 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받으면 금리는 6%(고정금리) 안팎으로 떨어진다. 예를 들어 2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려면 자기 돈이 6000만원만 있으면 된다.나머지는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빌리면 된다.대신 매월 이자(6%기준) 70만원과 원금을 포함해 월 100만원을 상환해야 한다. 서민들로서는 법의 제정 추이 등을 잘 살펴본뒤 집 마련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대출 하늘의 별따기 지난해부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인정 비율이 축소되기 시작했다.지난해 9월 시세의 60%선으로 축소되더니 올들어서는 50%로 줄었다.최근에는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40%로 축소됐다.여기에서 전세금을 빼고 나면 실제로 대출받을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강남은 사정이 좀 다르다.담보비율이 축소됐지만 집값이 올라 절대적인 대출 금액에는 큰 변화가 없다.이를테면 9억짜리 집의 담보비율이 60%에서 50%로 떨어지면 대출한도는 5억 4000만원에서 4억 5000만원으로 줄지만 그동안 집값이 10억원 이상으로 올랐다면 대략 5억원(10억원×0.5) 이상을 대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강북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올라 대출을 받아 집을 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기지와 은행대출 비교해봐야 모기지가 좋은 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변수가 많다.집값의 70%를 대출받을 경우 서민 입장에서는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250만원짜리 봉급생활자가 2억원짜리 집을 사서 매월 원리금으로 100만원을 낸다면 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이자도 6% 안팎이면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대출금액이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도 6% 안팎에 불과하다.요즘에는 6%에 못미치는 곳도 많다. 어차피 정부안대로 20년 만기 상환조건에 금리가 6% 안팎이면 집값의 70%까지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50% 안팎의 대출을 받으려면 시중은행과 모기지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건설산업연원 백성준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모기지를 이용한 집 매입자의 상환부담액이 월 소득의 30%선에서 결정된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하면 모기지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모기지 제도가 금리는 시중 은행 수준이지만 고정인데다 대출한도가 커 실수요자들이 활용 가능한 제도”라며 “모기지든 시중은행의 대출을 활용하든 반드시 정확한 집값 전망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부안 등교거부 42일만에 철회

    원전센터 유치에 반대하며 지난 8월 25일부터 등교를 거부해온 부안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이 42일째인 6일부터 등교한다. 부안지역 초·중·고교 운영위원장과 학부모 등 31명은 지난 4일 오후 2시부터 부안성당에서 논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등교거부를 철회키로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들은 “하지만 정부와 대화가 중단되거나 정부가 핵폐기장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2차 등교거부를 벌일 것이며 더욱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며 “온 군민이 합심하여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등교거부를 철회한 배경에 대해 “정부와의 대화 분위기 모색,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부안지역 선생님들의 ‘핵 반대’ 투쟁 동참의사 표명 및 학생들의 희생을 막자는 간곡한 호소 등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안 임송학기자 shlim@
  • 부안 핵폐기장 재검토 가능성/정부·주민 대화기구 합의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추진이 지연돼 온 원전수거물 관리센터(원전센터)의 전북 부안유치 문제가 정부와 부안주민간 대화기구를 통해 재검토될 전망이다. 고건 국무총리는 3일 낮 삼청동 공관으로 ‘핵 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반대대책위) 대표단을 초청,오찬간담회를 갖고 정부와 반대대책위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대화기구’를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총리실이 발표했다. 총리실은 “대화는 조건없이,모든 사안에 대해,진지하게 해 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지난달 29일 고 총리가 부안측 대표단을 공관으로 초청,‘기탄없는 대화’를 제의한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간담회에는 문규현 신부,수경 스님,김인경 원불교 교무,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고영조 반대대책위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양측은 이에 따라 ‘대화기구’ 구성을 위한 실무기구를 정부대표 2명,반대대책위 2명,중재인 1명 등 5명으로 구성해 이르면 내주 첫 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노주석기자 joo@
  • [열린세상] 지방분권 자치의식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지방자치는 우리 사회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그러나 그 운영의 시행착오로 인한 낭비와 부작용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직은 심각하다.여러 문제들 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들의 무관심,그리고 권리의식만 팽배한 채 책임의식이 결여된 주민들의 자치의식이다. 최근까지 실시된 전국의 지방선거 재·보궐선거에서 평균 20%대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 바로 무관심을 입증해주고 있다.지역 전체 유권자의 5% 지지만 받으면 당선되는 비민주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이같이 지역주민이 외면하는 지방자치는 뿌리내릴 수 없다.특히,남성보다는 여성들이,그리고 젊은 층들의 무관심 정도가 더 심하다는 사실에 보다 큰 문제가 있다. 지방자치는 물론 현 정부가 추진하는 분권화도 그를 통해 지역주민의 일상적 삶에 미치는 변화를 주민들이 인식하고 지지할 때 비로소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그러나 아직도 그 의미와 변화를 주민들이 체감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곧 국회에 제출할 지방분권특별법(안)에도 이 법이 지향하는 목적과 이념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역할과 책무를 중심으로 한 권력분배에 치중하고 있을 뿐이지 지역주민들이 이 법을 통해 얻게되는 실익과 달라지는 삶의 변화에 대하여는 전혀 언급이 없다.지방자치에 이어서 지방분권조차 주민들이 외면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금 우리사회는 핵폐기장 선정에 따른 부안군민의 투쟁이 진행중이며 앞으로도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둘러싼 보·혁간의 이념대립,농업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농민집회 등 갈등요인이 산적해 있다.그리고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여태까지 그랬듯이 고속도로 점거,집단폭행,심지어 자녀등교거부투쟁 등의 극단적 집단행동들을 되풀이할 것이다. 이와 같은 갈등현상은 민주화와 자율화의 정착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동요로 볼 수도 있지만 이대로 우리사회에 확산·심화되면 사회발전은 물론 지역발전에 커다란 혼란과 피해를 준다.특히 지역·집단간의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때 지역·집단이기주의 행동으로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사회구성원 모두가 직접 피해당사자가 되고 만다.따라서 점점 첨예화하고 있는 지역·집단간 갈등과 분규가 이기주의화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갈등을 사회발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이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사회는 아직 갈등을 해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와 전략을 구비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제도를 운용할 수 있는 자세와 능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분권과 자치의 활성화와 함께 동시에 심화될 지역·집단간의 갈등은 그 근본원인이 민주주의의 과다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결핍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견고한 민주주의 공동체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물론 민주주의는 그 제도가 형태를 갖추었다고 해서 저절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관심과 의식이 그 제도를 뒷받침해야 한다.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그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민주시민의식 곧 자치의식은 필수적이며,분권과 자치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할 요소다.따라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수준은 바로 지역주민의 의식수준이며 좋은 시민만이 좋은 정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좋은 시인과 물리학자는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좋은 시민을 만나기는 정말 어렵다는 프랑스 계몽사상가 루소의 탄식을 되새기면서 주민들은 비판의식과 참여의식,권리의식과 책임의식이 조화를 이루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정부도 자치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교육의 기회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지방분권특별법에도 시민교육에 대한 의지와 계획 특히 주민의 책임의식을 높이는 방안이 반드시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육 동 일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장
  • 부안학생 서울서 ‘反核 운동회’

    “빨리 핵폐기장 문제가 해결돼 학교에서 ‘진짜’ 가을운동회를 열고 싶어요.대통령 아저씨,부안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핵폐기장 건설에 반대해 한달 넘게 등교거부 투쟁을 벌여온 전북 부안군민 학생 1100여명이 29일 상경,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핵없는 세상을 위한 행진’이라는 주제로 가을운동회를 가졌다.이날 대형버스 26대에 나눠타고 상경한 초·중·고교생은 오전에는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노란 종이배 100여개를 접어 한강에 띄웠다.핵폐기장 관련 옥외집회 등에 참석한 탓인지 이들은 햇볕에 까맣게 탄 모습이었다. 이날 운동회는 부안군 반핵대책위·반핵국민행동 등 ‘어른’들의 시민단체가 기본 골격을 기획했지만,세부 행사 내용은 학생들이 직접 준비했다.무대에 올린 콩트와 각종 공연을 기획,제작했고 행사장에 배포한 홍보물도 직접 만들었다.사회를 맡은 이맹연(18·부안여고2)양과 이은노(17·부안고1)군은 초등학생들에게 “떨지 말고 서울 사람들에게 우리의 주장을 보여주자.”고 말했다.전·의경으로 분장한 학생들은 촛불 시위를 벌이는 부안 군민을 진압하는 장면을 콩트로 재현해 다른 학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내걸린 플래카드도 학생들이 제작했다.군홧발을 그려 ‘정부’라고 쓴 뒤 ‘여론’을 짓밟는 내용을 만화로 그렸다.길이만 200m 가까이 되는 대형 플래카드에는 ‘농사짓던 손,고기잡던 손,젓갈담던 손…생김새는 제각각이지만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을 켜는 소박한 ‘손’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넣었다. 심상훈(12·하서초등교5)군은 “하루빨리 등교해 학교 운동장에서 줄다리기도 하고,뜀박질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종묘공원에서는 전북에서 함께 상경한 학부모와 시민단체 관계자,학생 등 70여명이 운동회를 지켜봤다.행사 직후 학생들은 손을 붙잡고 종로 2가 탑골공원까지 행진한 뒤 버스편으로 귀갓길에 올랐다. 박지연기자 anne02@
  • 퇴직연금제 내년 시행/勞 “영세사업장 불리” 使 “기업부담 더 가중”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기업연금제에 대해 정부는 노사 양쪽에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는 노사정 논의단계에서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노력해온 만큼 이번 정부안에 대해 서로 불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계는 적용대상 확대 등으로 기업의 부담이 커졌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한국경영자총협회는 “4인 이하 사업장까지 확대적용하는 것은 기업부담과 규제를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경총 이호성 사회복지팀장은 “기업은 근로자 노후생계를 위해 국민연금과 더불어 이중으로 부담해야 한다.”면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자금 운용에 상당한 압박을 받게 돼 결국 근로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 또한 4인 이하 사업장 시행 유예에 대해 불만이 많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4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시행시기가 2년6개월이나 늦어져 영세사업장 근로자의 상대적 박탈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도 “확정기여형은 근로자들이 운용의 책임을 지기때문에 잘못된 주식투자 등으로 손실을 볼 우려가 커 확정급여형만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 양측은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의 문제점 등을 집중 부각시켜 서로의 입장을 최대한 관철시킬 방침이어서 입법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용수기자
  • 퇴직연금제 내년7월 도입

    내년 7월부터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830만명을 대상으로 퇴직연금제가 실시된다.또 오는 2007년 1월부터는 4인 이하 사업장까지 확대된다.이에 따라 현재 법적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닌 1년 미만 근속자와 4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도 퇴직금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관련기사 4면 노동부는 논란을 빚었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의 세부내용을 이같이 확정,다음달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정기국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퇴직연금제는 일시금으로 받는 기존의 퇴직금제를 보완한 것으로 일시금 및 연금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지급이 가능하다. 안에 따르면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 둘다 허용된다.노사는 이에 따라 기존의 퇴직금제에다 새로 도입될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 등 3가지 중에서 합의를 통해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확정급여형은 사업주가 사외 금융기관에 계좌를 만들어 운용,근로자 퇴직시 사전에 정한 액수를 주는 것이고 확정기여형은 사업주가 매달 일정액을 근로자 개인 계좌에 입금하면 근로자가 스스로의 책임 아래 운용토록 한 것이다. 노동부는 확정급여형의 근로자 급여 수준을 일시금 기준으로 기존의 퇴직금과 동일 수준이 되도록 했으며,확정기여형은 근로자가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원금보전 등 안전장치를 두기로 했다. 또 직장을 옮긴 근로자도 퇴직 후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퇴직적립금이 누적되는 통합계산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노사정위원회 논의과정에서 재계는 확정기여형 도입만을 주장했고,4인 이하 사업장 실시는 반대해 왔으며 노동계 또한 확정급여형 실시와 4인 이하 사업장도 전면실시를 주장해 왔기 때문에 입법 과정에서 정부안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김용수기자 dragon@
  • [대한포럼] ‘위도’에 답해야 할 것들

    ‘위도’ 문제가 꼬일 대로 꼬여 버렸다.지난 7월14일 부안 군수가 산업자원부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은 17년을 끌어온 국가적 난제 해결에 커다란 기대를 갖게 했다.그러나 김 군수가 받았다는 ‘주민동의’가 기껏 위도 주민 90%의 찬성이었을 뿐 7만명의 군민 의사를 대의하는 군 의회의 동의 부결을 무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위도 주민들의 동의도 ‘현금보상’이란 유혹의 결과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기대는 곧 불안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위도를 처분장 최종후보지로 확정한 지 2개월,그동안 사태는 어떻게 되었는가.부안 군민들은 생업을 잊은 채 연일 시위에 나서 구속자 12명을 포함해 사법처리된 사람만 180명에 이르고 있다.군민 대책위가 밝히고 있듯,이장 68%가 사퇴하고 군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일체의 홍보활동을 거부하는 등 유치반대에는 민·관 구분이 없어 보인다.무엇보다 문제는 지난 8월25일 학생·학부모들이 등교거부를 선포한 지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중3 및 고3을 제외한 초·중·고교생들의 출석률이 29%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대책위는 어른들이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난하기에 앞서 왜 등교거부가 이같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는 상황이다.대통령의 군수 격려 전화,시위의 강력 진압 지시,‘대화가 안 될 경우 정부 방침 강행’ 언급 등으로 사태에 너무 깊이 개입해 버린 데다,위도 처분장이 안 될 경우 향후 어떤 국책 사업도 뜻대로 펼치기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팽팽한 대립 속에 해결책은 무엇인가.그것은 인내심을 동반한 대화와 설득이지만 지금까지의 상황 전개를 보면 기대하기 어렵게 돼 있다.필수 요건인 상호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주민측은 정부가 대화를 제의하는 한편에서도 주민 회유와 밀어붙이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한다.한쪽에서는 환경운동단체 등의 선전으로 주민들 사이에 핵 위험성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 공포감이 퍼져가고 있다고 비판하고,또 다른 쪽에서는 낙후 지역에서지원금이나 더 받아내자는 의도라고 주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려서야 더 이상 대화가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부안은 어느새 반핵운동의 요람이 되어 버렸고 이제 처분장문제는 종합처리시설의 필요성 여부와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정책 전반에 대한 의문 제기로까지 확대됐다. 정부는 이미 부지 확정이 된 만큼 주민들도 시간이 지나면 흥분을 가라앉히고 대화에 나서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도 갖고 있는 모양이다.그러나 이런기대를 갖기에는 정부의 대응은 너무 어설펐고 주민들의 마음은 너무 돌아서 버렸다.정부는 이제 위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문제에 답해야 한다. 첫째,안면도 사태 이래로 원자력위원회 등 정부가 천명한 투명성의 원칙,주민참여의 원칙은 유효한가.위도의 경우 이 원칙에 부합하는가.둘째,방사성폐기물 종합처리시설은 과연 시급한가.2008년까지 포화된다는 것은 사실인가.중저준위 폐기물과 고준위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위도에 함께 관리하는 것이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바람직한가.셋째,원자력발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구조는 불가피한 것인가.대안에너지는 과연 현실성이 없나. 원자력 문제는 장기간이 소요되더라도 주민과 정부가 합심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사안이다.정부는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위도는 시작부터 이제 겨우 두 달이다.이런 질문에 명쾌히 답할 수 없을 때 그것은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옳다. 신 연 숙 논설위원 yshin@
  • “북한산관통로 기존안이 최선” 노선재검토위 총리실에 보고

    정부가 공론조사를 통해 노선을 결정하기로 한 북한산 관통도로에 대해 ‘노선재검토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안제 서울대 교수가 정부안인 기존 노선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26일 국무총리실에 제출한 ‘노선재검토위원회 검토보고서’를 통해 “공사의 진행상황과 순환고속도로의 기본 목적에의 부합성,그리고 환경훼손 측면 등 여러 면에서 기존 노선과 2개의 대안노선을 검토한 결과 기존 노선이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노선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노선재검토위원회는 지난 4월22일 구성돼 6월5일까지 3가지 노선에 대해 6차례 회의 등을 가졌으나 찬반양론이 맞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광주보다 심한 민란 부안서 일어날수도”정균환총무, 盧정부 비난

    민주당 정균환 원내총무가 25일 국회 산업자원위의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국감에서 부안군 위도 핵폐기장 논란과 관련,“대통령 퇴진운동”“민란 가능성” 등의 자극적 발언을 불사하며 정부를 가차없이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전북 고창·부안이 지역구인 정 총무는 “부안 주민 몇천명이 몇달째 촛불시위를 하자 정부가 전국에 있는 전경들을 부안에 퍼붓고 있다.”고 주장한 뒤 “지금 부안은 광주사태보다 더 심각하고,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민심이 흉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무소속 군수가 하룻밤 사이에 핵 폐기장 유치 도장을 찍어준 뒤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영웅처럼 군림하는데 그런 군수에게 대통령이 잘했다고 전화를 하니 그날부터 부안군민이 대통령 퇴진운동을 하게 됐다.”면서 “대선때 (전북도민이) 90% 이상 지지해 줬는데,6개월도 안돼 퇴진운동을 하게 만든 셈”이라고 비난했다.사필귀정이라는 얘기다. 이어 “노 대통령이 6개월도 안돼 보통 대통령의 지지도보다 낮은 지지도를 갖고 있는 것은심각하다.이렇게 가면 국정운영이 대단히 어렵게 된다.”고 경고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기고/‘집단항의’ 한국병 빨리 고쳐야

    우리사회에서 최근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 과격한 집단항의(mass protest)이다.집단항의 때문에 많은 국책사업이 취소되거나 중단되었다.예를 들면 얼마전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건설 문제로 부안군수가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오랫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새만금사업도 2006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중단된 상태이다.이 시점에서 우리의 과격한 행동양식과 사고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한국병’(Korean-pathology)이란 말은 국민에게 오래 공유되어온 병적 행동과 의식구조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병에 관한 ‘논의’는 1920년대에 이미 있어왔다.춘원 이광수는 l922년 ‘민족개조론’에서 조선인의 고질적 병폐를 8가지 제시했다.▲거짓말하기 ▲공리공론 일삼기 ▲표리부동한 성격 ▲공사(公私)의 불분명 ▲전문성 부족 ▲낭비하는 습관 ▲위생관념 부족,그리고 ▲용기와 결단력의 부족이다. 외솔 최현배가 1926년 ‘조선민족 갱생의 길’에서 제시된 유형도 비슷하다.그 내용은 ▲의지 박약 ▲용기부족 ▲활동력 부족 ▲의뢰심 많음 ▲저축심 부족 ▲성질의 음울함 ▲신념 부족 ▲자존심 부족 ▲도덕심 타락 ▲정치·경제적 파멸이다.이 주장은 당시한 일간지에 실려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당시의 한국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요소를 과감히 지적했다고 할수 있다. 그러면 최근 불거진 한국병은 무엇일까.아마 ▲한탕주의 ▲퇴폐주의 ▲왜곡된 교육열 ▲파벌주의 ▲무질서와 대중적 폭거(항의를 포함) ▲과소비 ▲조급증 ▲‘대충’주의 ▲특권의식 ▲흑백논리 ▲불신 풍조 ▲지역이기주의 ▲냄비근성 등일 것이다.이를 극복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먼저 앞에서 제시한 한국병 중 치유 가능한 것,또는 가장 손쉬운 것부터 하나씩 고쳐가자.예를 들어 민주적 인간관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약속 지키는 일을 고칠 수 있다.둘째는 ‘할 수 있다 주의’(candoism)의 재강조이다.‘할 수 있다 주의’는 성숙된 ‘헝그리 정신’으로 표현되며 이에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행동이 따라야 한다.즉 ▲적극적 사고와 일에 대한 헌신 ▲기로에서의 현명한 선택 ▲변화하는 환경에의 적절한 대응 ▲실패에서 배우는 자세 등이다.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뒤에야 전구의 필라멘트를 발명할 수 있었다. 셋째는 직업윤리의 강조이다.우선 경기규칙을 준수해야 한다.언제나 바르고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또 만사에 최선을 다해야 함은 당연하다.소명의식과 장인정신을 갖추어야 하고 주인의식과 봉사정신도 가져야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를 유지할 수 있다. 넷째,위에서 열거한 여러 유형의 한국병을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보다 근본적인 가치 즉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주의 관행,희생봉사,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정직 등을 우리사회에 정착시키는 일이다.사물을 흑백으로 나누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다자선택(multiple choice)방식도 뿌리내려야 한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주장하듯이 우리는 제3의 물결 속에서 커다란 환경변화에 직면해 있다.하루속히 한국병을 고쳐서 스스로 대변혁을 하지 않으면 이같은 큰 소용돌이에서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다.예컨대 사이버 혁명에 적극적으로 대비해 정보혁명을 이루는 것과 같은 일이다.이러한 노력들을 하는 것과 함께 과격한 집단적 폭거 등을 고처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세계에 모범이 되는 ‘성숙한 한국인’‘건강한 한국사회’를 이루어 결국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유종해 명지대 객원교수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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