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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사람들 국립공원관리공단] 생물자원·문화유산 보존·관리… 국가 생태계 건강 지킴이

    [공기업 사람들 국립공원관리공단] 생물자원·문화유산 보존·관리… 국가 생태계 건강 지킴이

    최운규 경영기획이사 정무 능력 뛰어나 김종천 자원보전이사 국제교섭 역량 발군 정정국 탐방관리이사 안전관리 전문가 황명규 기획재정처장 기획·분석력 탁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987년 설립된 공원 관리 전문 기관이다. 이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국립공원 관리를 맡았으나 부실 문제가 불거져 정부가 직접 관리하게 됐다. 건설부 산하기관으로 출발해 내무부를 거쳐 1998년 환경부로 이관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공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이 보존된 국립공원 20곳(한라산 제외)을 관리한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생물 자원의 50% 정도가 서식하고 멸종 위기종의 60% 이상이 분포하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꼽힌다. 공단은 자체 수집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이용 편의와 만족도를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올 한 해는 공단에 특별한 해다. 서울 시대를 마감하고 연말 원주혁신도시 이전을 앞둔 데다 2017년 공단 설립 30년, 국립공원 제도 도입 50년을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 그리고 미래의 약속’(가칭)을 담은 선언문을 준비 중이다. 30년간 쌓아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단의 미래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적응과 해양·문화 자원 보전을 위한 조직 개편도 추진한다. 공단 살림을 총괄하는 최운규(58) 경영기획이사는 설악산사무소장과 탐방지원처장, 자원보전처장, 기획재정처장 등 주요 보직과 현장을 거쳤다. 면암 최익현 선생의 후손이다. 소탈하고 정무적 감각과 대외 협력·업무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종천(60) 자원보전이사는 환경부 국제협력관과 국립환경인력개발원장, 국립생물자원관장, 2012세계자연보전총회 조직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의 국제기구 및 각국 공원관리청과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제적 감각과 교섭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정정국(56) 탐방관리이사는 산불과 안전 등 국립공원 탐방을 총괄하는 안전관리 행정 전문가다. 사리가 밝고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명규(57) 기획재정처장은 상생협력실장과 월악산·북한산도봉사무소장 등을 거쳤다. 기획력과 분석력이 뛰어나고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공단 예산 시스템의 기초를 마련했다. 취미가 성악으로, 학창 시절 강변가요제에 참가해 입상하기도 했다. 정장훈(58) 홍보실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시문과 서예에도 조예가 깊다. 현장 근무 당시 국립공원 난공사로 꼽히는 전남 여수 거문도 삼호교와 고흥의 내발~남성 도로공사 등을 국토부로부터 인수받아 무난히 마무리했다. 공단의 홍보 역량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종관(52) 자원보전처장은 환경 지식과 업무 열정이 뛰어나다. 2007년 태안해안국립공원 유류 오염 사고 때 현장에서 초기 대응으로 오염 확산을 차단하는 등 뚝심과 추진력을 보였다. 안수철(60) 탐방복지처장은 음악과 미술에 해박한 ‘감성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야영장 힐링콘서트 개최 등 문화가 있는 국립공원 조성과 미래 세대 환경 교육, 건강 나누리 캠프 등 대국민 생태복지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용석원(58) 행정처장은 공단의 인사·기획 전문가로 임직원 사이에 신망이 두텁다. 노조와의 협상과 협력을 통해 노사가 상생하는 직장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용상(52) 상생협력실장은 차분한 성격과 논리적이며 긍정적인 마인드가 장점이다. 지리산북부소장 시절 야영장 푸드뱅크 운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바 있다. 나공주(56) 공원환경처장은 공원 관리 전문가로 탐방문화 개선을 주도했다. 아마추어 야구심판 자격을 보유할 정도로 야구광이다. 지난 1월 임명된 이진화(57) 감사는 춘천여고와 강원대(생물학과)를 졸업했다. 공단의 첫 여성 임원으로 공단의 청렴도를 높일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구본영 칼럼] ‘말뫼의 눈물’이 ‘통영의 눈물’ 안 되려면

    [구본영 칼럼] ‘말뫼의 눈물’이 ‘통영의 눈물’ 안 되려면

    설 연휴 중 몇 년째 얼굴을 못 본 친구의 근황을 들었다. 고향을 떠나 통영에서 하던 배 수리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는 소식이었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늘 밥 잘 사는, 인심 좋은 그였는데…. 잘나가던 조선업이 불황의 늪에 빠졌음을 실감했다. 오죽했으면 선박 인테리어 전문 중소기업 운영에 반평생을 바친 친구가 공장 문을 닫았을까. 울산에서도, 통영에서도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친 업계의 한숨 소리만 깊다. 대형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이 멈춰 서면서다. ‘말뫼의 눈물’은 현대중공업에 자리 잡고 있는 대형 크레인이다. 스웨덴 말뫼의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을 때 막대한 해체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단돈 1달러를 주고 사들인 것이다. 2002년 이 크레인이 배에 실려 사라질 때 스웨덴 국영방송은 “말뫼가 울었다”며 장송곡을 틀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조선·대우조선 등 세계 3대 조선소가 두 해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른 수주난과 해양플랜트 사업의 부실이 겹치면서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자칫 ‘말뫼의 눈물’처럼 통한의 눈물을 흘릴 판이다. 울산이나 거제, 혹은 통영에서…. 더 심각한 건 조선업뿐 아니라 우리의 주력 산업 전체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자리를 못 구한 청년들이 태어날 때 물고 나온 숟가락을 원망하는 세태에서 그런 징후는 포착된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창조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제출된 지 210일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조선업 등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한 법안이다. 하지만 국내 로펌의 경제법 분야 권위자로 통하는 한 인사는 원샷법이 하등 새로울 게 없는 법안이라고 귀띔했다. 기존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에 이미 관련 조항이 다 있다는 것이다. 여권이 이를 통해 경제를 살린다고 하니 우습지만, “삼성특혜법”이라는 등 야권의 엉뚱한 반대 논리도 가관이라는 얘기였다. 그럼에도 총선을 앞둔 정치권 풍경을 보라. 현 여권의 보육 공약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재원 분담 문제로 충돌하면서 보육 대란을 빚고 있다. 이런 판국에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10만명에게 월 60만원씩 6개월간 취업활동비를 지원하는 총선 공약을 내놓았단다. 청년 실업자가 40만명에 이른다는 현실에 비춰 볼 때 솔깃해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금수저와 흙수저를 골라 지급 대상자를 선정해 내고, 일자리가 무더기로 사라지고 있는 마당에 이들을 ‘어디에’ 취업시킬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이 없다면 말뿐인 인기영합 공약(空約)이거나, 청년들에게 달콤한 당의정을 입힌 빚더미를 떠넘기는 꼴이다. 더군다나 지금이 어느 때인가. 지구촌엔 4차 산업혁명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융합을 통해 바야흐로 신천지가 도래할 참이다. 이런 4차 혁명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인 제조업 일자리들은 상당수 떠내려가기 마련이다. 조선·철강·자동차 등 우리의 주력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게 그 전조가 아닐까. 이런 ‘고용 없는 성장’이란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지식정보 부문 등 서비스 산업에서 새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별 알맹이도 없어 보이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3년 반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인 사실은 뭘 말하나. 이 법이 통과되면 69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정부의 설명이 미심쩍긴 하다. 하지만 의료산업 영리화로 이어진다는, 더민주 측의 주장은 더 황당하다. 대한병원협회 등도 문제가 없다는데 그나마 국제 경쟁력이 있는 보건 분야의 일자리를 포기하겠다고 몽니를 부리는 격이니…. 이는 어찌 보면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를 골간으로 개헌해 이룬 ‘1987년 체제’가 한계를 드러낸 형국이다. 여야 모두 장기적 국가 역량을 키울 엄두도 못 내고 오로지 정권 획득을 위한 근시안적 정쟁에 골몰하면서다. 성장의 바퀴는 멈추려 하는데 운전대를 서로 잡으려다 온 국민이 탄 수레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게 해서야 될 말인가. 결국 초미의 과제는 후진적인 한국 정치의 일대 개혁이다. 논설고문
  • 양철 깡통으로 시공한 건물 와르르… 대만 강진 화 키웠다

    양철 깡통으로 시공한 건물 와르르… 대만 강진 화 키웠다

    규모 6.4 지진… 건물 9채 붕괴 “골든타임 놓칠라” 구조에 총력 시진핑 “양안은 한가족” 지원 시사 지난 6일 대만 남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140여명이 사망, 실종됐다. 국가적 재난을 당한 대만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위로문을 보내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는 한 가족”이라면서 “모든 지원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재해대책센터는 9일 오후 5시(현지시간) 현재 타이난(台南)시에서 주민 4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03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남성 17명, 여성 22명 등 39명이 타이난시 융캉(永康)구에서 옆으로 무너져 내린 16∼17층짜리 웨이관진룽(維冠金龍) 빌딩에 있다가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매체가 “두부가 무너지듯 붕괴했다”고 표현한 웨이관진룽 빌딩 기둥에서는 양철 식용유통과 스티로폼이 발견돼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타이난 검찰은 전날 빌딩 건설업자 등 3명을 체포해 조사한 뒤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법원에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고 대만중앙통신(CNA) 등이 전했다. 라이칭더(賴淸德) 타이난 시장은 “구조대원들이 건물 거주민들의 정보 제공으로 많은 실종자를 찾을 수 있었지만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이 발견되고 있어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지진 생존자의 구조 ‘골든타임’으로 알려진 72시간 내에 생존자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춘제(설날) 휴일도 잊은 채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조대는 웨이관진룽 빌딩에서 8세 소녀 린모양과 천모씨를 차례로 구조하는 등 현재까지 모두 214명을 구조했다. 6일 새벽 3시 57분쯤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시 메이눙(美濃)구를 진앙으로 한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으로 타이난시에서만 모두 9개 건물이 붕괴되고 5개 건물이 기울어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우리은행 사실 분” 직접 나선 이광구 행장

    “우리은행 사실 분” 직접 나선 이광구 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오는 16일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은행을 인수할 투자자들을 물색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중동에 공을 들였지만 여의치 않자 유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싱가포르에서 이틀 머문 뒤 18일 곧바로 유럽으로 이동해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돌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김승규 우리은행 부사장이 유럽에서 투자설명회(IR)를 했지만 이번에는 행장이 직접 나섰다. 우리은행 측은 “여러 투자자를 상대로 설명하는 형식(그룹 미팅)이 아니라 주요 기관을 1대1로 방문해 (우리은행의 투자 매력을) 설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조 59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부실채권 비율(2014년 2.10%→2015년 1.47%)도 크게 떨어졌다. 이 행장은 이런 내실에 견줘 주가가 매우 저평가됐다는 점 등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적극 환기시킬 작정이다. 2014년 11월만 하더라도 1만 5400원이던 우리은행 주가는 1년여 사이에 8000원대(5일 기준 8980원)로 주저앉았다. 그동안 정부는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중동 지역 국부펀드를 상대로 우리은행 매각 협상을 벌여 왔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중동 펀드들이 발을 빼는 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납기일 맞추면 수천억 인센티브”… 도크마다 불꽃이 튀다

    “납기일 맞추면 수천억 인센티브”… 도크마다 불꽃이 튀다

    지난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3도크(선박 건조 시설) 현장. 축구장 6배 크기에 달하는 이곳에선 5척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과 1척의 유조선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었다. 이 중 수문에 가까이 위치한 84K급 LPG 운반선 2척은 5일 진수(바다에 띄우는 작업)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자들의 통행로로 쓰인 엔진룸 측면만 덮으면 끝이었다. LPG 탱크를 싣는 배이다 보니 미세한 틈도 용납되지 않는다. 선체에 결함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엑스레이 필름으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작업도 거쳤다. 김태협 현대중공업 건조2부 팀장은 “지난 10주간 작업의 끝이 보인다”면서도 “외국 선주로부터 ‘오케이’ 사인을 받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인근. 세계 최초로 건조 중인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야말 1호’가 위용을 드러냈다. 지난달 15일 진수식을 마친 이 배는 북극해 시범 운항을 앞두고 의장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길이 299m에 너비 50m 규모로 배 한 척을 둘러보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선박 앞모습(선수)은 돌고래 모양처럼 생긴 일반 LNG선과 달리 스케이트 날처럼 날카로웠다. 얼음을 직접 깨면서 항해하기에 최적화된 구조였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러시아 시베리아 북단 야말반도에서 생산되는 LNG를 운반하려면 두꺼운 얼음에도 끄떡없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14척의 쇄빙 LNG선을 추가로 건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의 원인으로 꼽히는 해양플랜트 사업장도 분주하긴 마찬가지였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인도 예정인 모호노르드 부유식 원유·가스 생산설비(FPU), 버가딩 프로젝트(고정식) 완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전남 목포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1만t급 해상 크레인을 도입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 해양 크레인으로 1만t에 달하는 중량물도 들어 올릴 수 있다. ●해양플랜트 내부에 ‘워룸’ 설치 대우조선도 올 상반기 인도가 집중된 해양플랜트 공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매일 저녁 7시부터 일일정산회의를 통해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일부 플랜트 내부에는 자체 ‘워룸’을 설치했다. 해양플랜트는 납기 안에 인도하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넘기면 페널티를 문다. 오는 9월 인도 예정인 인펙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의 경우 납기일을 맞추면 3500억원의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다. 부실 요인을 제거하면서 추가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장은 자전거를 타고 바쁘게 어딘가로 이동하는 작업자들과 트럭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여기저기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고 ‘위험 신호’를 알리는 깃발이 나부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올해 9건의 해양플랜트가 예정대로 인도된다면 회사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국내 빅 3가 1개월 내내 수주를 못 한 것은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2001년 10월, 2009년 9월 이렇게 두 차례다. 그래도 두 번 다 곧바로 원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는 과연 어떨까. 예년처럼 다시 정상적인 수주를 이어 나갈 수 있을까. 지난달부터 강화된 환경규제(Tier3), 저유가로 인한 발주 지연, 최대 해운선사 머스크발 구조조정 여파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수주 환경이 어느 때보다 열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상선, 해양 동반 침체로 2009년 이후 최악의 시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수주 ‘제로’ 실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공격적인 수주 형태도 걸림돌이다. 지난달 전 세계에서 16척이 발주됐는데 이 중 10척을 중국이 싹쓸이했다. ●1980년대 日 실책 반면교사 삼아야 전문가들은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국내 조선업계가 전열을 정비하고 내실을 다지면 2년 뒤 올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벌크선 등 일부 선종에서 우리나라 기술력을 따라잡았다고 하지만 그 외 LPG·LNG 운반선, 탱커, 초대형 컨테이너선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클라크슨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LNG선 점유율은 68.9%(지난해 말 기준)로 압도적이다. 그러면서 1980년대 일본의 실책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당시 조선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을 때 일본은 대형 조선소를 폐쇄하고 인력 양성을 사실상 중단하다시피 했다. 표준선형 정책을 도입한 까닭에 설계 인력을 키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전국 대학의 조선해양공학과가 모두 다른 과로 통합되거나 폐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엔저 효과에 힘입어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해외에 ‘SOS’를 청하는 실정이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불황이라고 절망감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1990년대 국내 조선사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대형 도크를 더 지은 것처럼 다시 찾아올 호황기에 대비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력 구조조정을 한다 해도 설계 등의 핵심 인재를 계속 키워 ‘인력 단절’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발주가 없는 게 다행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내 업체들이 기존 해양플랜트 물량을 처리하면서 해양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새롭게 그려 나갈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이렇게까지 어려워진 배경에는 해양플랜트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상태에서 설계·구매·시공(EPC) 일괄 도급 계약을 무리하게 맺은 데 있다. 설계 책임마저도 선주가 아닌 조선사가 지는 구조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시공 부문만 수주해 위험을 최소화했던 것처럼 국내 조선사들이 욕심을 내지 않고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양 플랜트 사업에서의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그래도 믿을 구석은 마진이 높은 해양 쪽”이라면서 “유가가 배럴당 50~70달러 선을 넘어가게 되면 발주처에서도 본격적인 물량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유가 전망을 80달러 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주 물량이 그 전에라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수주 목표 초과 달성할 수도 올해 조선 3사의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20%가량 줄었지만 모두 1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이 167억 달러로 가장 많고 삼성중공업 125억 달러, 대우조선해양 100억 달러(추정) 순이다. 보수적으로 접근한 목표치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변하면 초과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다만 이제는 수주 과정에서 국내 3사 간 과당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고부가가치 선박 등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배 건조 기술은 우리나라를 대체할 수 있는 곳이 없는데도 국내 조선사들이 자기네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통에 저가 수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양종서 연구원은 “국내 조선업의 가장 큰 ‘적’은 외부(중국)가 아닌 내부(빅 3)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올해와 내년을 잘 버티면 국내 조선업의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산은회장에 이동걸 교수 내정…금융위 “은행·IB 경험 강점”

    산은회장에 이동걸 교수 내정…금융위 “은행·IB 경험 강점”

    KDB산업은행 회장에 이동걸(68)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특임석좌교수가 사실상 내정됐다. 금융위원회는 4일 이 교수를 산은 회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사 대표 재직 시절 손실을 낸 전력 탓에 자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위는 제청 배경에 대해 “시중은행(CB) 업무와 투자은행(IB) 업무를 모두 경험한 강점을 가진 데다 대형 조직을 이끈 리더십과 업무 추진 열정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 구조조정 등 산은의 과제가 산적한 만큼 경험 면에서 최적임자”라고 덧붙였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내정자는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 부행장,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투) 사장, 신한금투 부회장 등을 지냈다. 신한은행에서 일한 15년을 포함해 30여년을 은행에서 보냈다. 문제는 이 내정자가 구조조정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 몸담으면서 IB 업무를 경험하긴 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대표 재직 당시 공격적인 경영으로 해외 부실채권(NPL),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냈다. 신한금융지주는 굿모닝신한증권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증자로 확충하기도 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도 일고 있다. 이 내정자는 2012년 대선 당시 금융인들의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신한금융·KB금융지주 회장 인선 때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2만명 명의도용’ 알뜰폰 사업자 8억 과징금

    알뜰폰 사업자들이 내·외국인 약 2만명의 명의를 도용해 이동전화를 불법 개통하다가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제8차 전체회의를 열고 CJ헬로비전, 아이즈비전, 에넥스텔레콤, 유니컴즈 등 19개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8억 3000만원의 과장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이들 알뜰폰 업체의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내국인 3149명을 포함해 총 1만 9566명의 명의를 도용해 이동전화 가입, 명의 변경, 번호 변경, 번호 이동 등 2만 5000건의 불법을 저질렀다. 또 임의로 명의를 바꿔 번호를 이동한 회선이 9000건, 이용약관에서 정한 회선을 초과해 대량 개통한 회선이 10만 9000건, 존재하지 않는 외국인 명의로 개통한 회선이 1000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알뜰폰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개통 수수료를 노리고 허위로 또는 부실하게 가입신청서를 작성해 알뜰폰 본사에 보낸 경우가 많았다”며 “본사에서 충분히 걸러낼 수 있었는데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한화, 핀테크 시장 출사표… 김승연 회장 차남이 주도

    한화, 핀테크 시장 출사표… 김승연 회장 차남이 주도

    한화그룹이 글로벌 핀테크(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금융서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화는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중국 3대 핀테크 기업 중 하나인 뎬룽과 합작 벤처 설립을 위한 주주계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의 뒤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의 역할이 있었다. 김동원 부실장은 지난해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개인간(P2P) 대출산업 행사 ‘렌딧 콘퍼런스’에서 솔 타이트 뎬룽 대표를 처음 만나 사업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50대50으로 지분을 투자, 이달 중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3월 중 자회사를 세우고 오는 8∼9월 대출 마켓 플레이스 사업을 할 계획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예금보험공사] 한국의 예금보호제도 우수성 알리는 ‘청년 예보’

    10월 국제예금보험기구 총회 개최…‘부실 금융기관’ 선제적 대응 강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예금보험공사의 각오는 남다르다. 사람에 비유하면 유년의 모습을 벗고 성년이 된 ‘약관’(弱冠)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부실 금융회사 정리’의 주역이었다면 앞으로는 능동적·선제적으로 부실을 예방하는 ‘청년예보’로 도약해 ‘선진화된 예금보험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예보의 가장 큰 관심사는 오는 10월 말 예보가 주관하는 국제예금보험기구(IADI) 연차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예금보험제도와 금융시스템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자리다. IADI 연차총회는 전체 회원이 참석하는 IADI 내 최고의사결정 기구로 주요 사업을 협의하고 안건을 의결하는 자리다. IADI 정회원 80개 기구, 77개국 등이 참여한다. 예보제도 관련 국제 논의를 주도하며 세계적으로 한국 예보의 위상을 알리고 예보제도 도입 추진 국가에 제도의 필요성도 소개할 계획이다. 두 번째 추진 과제는 ‘선제적 부실대응 기능 강화’다. 외환위기와 저축은행 사태 등 금융위기 때마다 금융회사의 부실로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이는 금융권뿐 아니라 국민의 부담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실제 예보가 2011년 이후 31개 부실 저축은행에 쏟아부은 돈만 27조 1701억원이다. 이런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해 예보는 우선 부보금융회사(예금보험가입 금융기관)들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기 전에 경영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상시 감시 시스템을 강화했다. 시장분석, 모형평가 등을 통해 금융시장과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모니터링도 재점검 중이다. 또 금융 당국과 공동검사, 조사로 현장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경영 개선을 유도하고 필요하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시정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공동 감독관도 파견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관리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예금보험공사] 3대 금융위기 때 ‘소방수’ 역할… 금융 부실 미리 막는 ‘감시자’

    [공기업 사람들 예금보험공사] 3대 금융위기 때 ‘소방수’ 역할… 금융 부실 미리 막는 ‘감시자’

    정욱호 부사장 저축銀 사태 확대 막아 김광남 이사 구조조정 업무 진두지휘 임성열 이사 철두철미한 기획의 달인 김준기 이사 임금피크제 합의 이끌어 문종복 이사 리스크관리에 새로운 힘 예금보험공사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기금을 만들어 뒀다가 금융기관이 파산해 고객들의 예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되면 예금을 대신 지급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역사는 20년에 불과하지만 이곳을 빼놓고 외환위기 이후의 대한민국 금융사를 말하기는 어렵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의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위기 때마다 예보는 ‘금융시스템 소방수’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20년 전 당시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에서 예보 탄생의 산파 역할을 했던 곽범국 사장이 취임하며 기존의 부실금융기관 정리 중심의 업무에서 벗어나 본연의 선제적인 부실 대응기구로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예보는 지난해 12월 ‘13부 5실 2국 6부서내실’에서 총괄부서 중심의 ‘14부 5실 2국 5부서내실’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리스크관리기획실’을 ‘리스크총괄부’로 확대 개편한 것이 핵심이다. 금융 부실이 생기기 전에 미리 위험 대비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예보의 경영이념을 구체화하는 총괄 업무는 정욱호 부사장이 맡고 있다. 정 부사장은 제일은행(현 SC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동화은행을 거쳐 외환위기 때 예보로 자리를 옮겼다. 정리 회수와 위험(리스크)관리 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춘 예보의 산증인이다. 그간 예보가 추진했던 굵직굵직한 자산매각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특히 2009~2010년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잠재부실을 누구보다 먼저 인지하고 부실이 확대되기 이전에 감내할 만한 수준에서 정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금도 직원들 사이에 회자된다. 예보에서 18년간 근무한 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조직과 조직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지금은 예보의 선제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 개발과 신사업 발굴을 맡고 있다. 김광남 이사는 경기 성남 낙생고와 고려대(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외환위기 당시 은행권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했고 2013~2014년 8개 가교저축은행 매각을 모두 성공시킨 ‘정리의 달인’이다. 폭넓은 학식과 논리정연한 업무수행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공인재무분석가(CFA) 자격증도 있다. 과거 산업은행 근무 시절부터 유명한 학구파이자 노력파다. 최근까지 리스크관리 업무를 담당하다 전문 분야로 돌아와 우리은행 및 서울보증보험 민영화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임성열 이사는 그간 예보의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 부문에서 주로 업무를 맡았다. 공사 내에서 ‘기획통’으로 통한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과 친밀감을 유지하면서도 업무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한 성격의 소유자다.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파산재단 3조 2000억원 회수 목표를 지난해 초과 달성한 것도 특유의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주년인 올해는 파산재단 채무자의 경제적 회생을 돕기 위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준기 이사는 서울 숭실고와 고려대(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에 입사해 총무, 인사, 홍보, 리스크관리, 정리 등을 두루 섭렵한 다방면의 전문가다. 직원들은 곧잘 김 이사를 ‘칭기즈칸’에 비유한다. 목표를 향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원들을 이끌어 가는 열정 덕이다. 예보가 2014~2015년에 공공기관 중 최우선으로 복리후생제도를 개편하고 선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며 잡음 없이 노사 간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적잖다.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친화력도 김 이사의 장점이다. 문종복 이사는 대구상고와 계명대(경영학과)를 나왔다. 조흥은행을 거쳐 신한은행 부행장에 오른 금융맨이다. 지난 1월 예보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에서 리스크관리 그룹 부행장을 지낸 문 이사는 38년 동안 금융시장에서 직접 체험한 지식으로 예보의 리스크관리 업무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곽 사장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예보의 선제적 대응 능력 강화에 최적임자로도 꼽힌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제뉴스 in]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네 가지 허들’ 넘어라

    [경제뉴스 in]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네 가지 허들’ 넘어라

    금융위, 권고보다 ‘수위’ 높여… 개인평가제 부실 등 반발 소지 평가 공유·이의 제기 가능해야… “실적 연동 임금체계 도입 필요” 금융위원회는 최근 기획재정부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더 강력한 성과주의를 금융 공공기관에 도입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에서 일단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민간 금융사도 따라오게 하겠다는 게 금융 당국의 의지다. 특별승진 등의 우회 수단으로 당국 압박을 피해 가려던 시중은행들은 꼼짝없이 임금체계에 손을 대야 할 처지다. 일각에서는 반기는 기류도 있다. A은행 부행장은 2일 “개별 은행들이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전면에 나서 준 만큼 경영진도 노조를 설득할 명분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B은행장은 “아침에 출근해 하루 종일 책상에 우두커니 앉아 있어도 은행원들의 연봉은 해마다 오른다”며 호봉제의 폐단을 성토했다. 무임승차자를 양산하는 비생산적인 임금체계라는 것이다. 하지만 성과연봉제가 확산되려면 ‘네 가지 허들(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큰 장벽이 ‘개인평가’에 대한 은행원들의 불신과 불만이다. 나기수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 업무는 대출 한 건을 일으키려고 해도 창구 직원과 점포 관리직, 본점심사부 등 여러 직원이 협업하는 구조인데 개인별 기여도를 어떻게 따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실시간으로 실적이 집계되는 기업금융(IB), 트레이딩 업무 등과 달리 후선 업무(대출 실행, 정보 제공, 어음교환 등)나 본점 업무는 평가가 어렵다는 한계도 감안해야 한다.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 등 지역별·영업점별 근본적인 격차도 있다. 이재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행원이 개별 성향에 따라 영업이나 지원 업무를 선택하도록 하고 영업직은 성과급 비중을 높게, 지원 업무는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방식의 임금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현행 시스템에 성과급 임금체계만 갖다 붙이면 부작용이 더 크다”면서 “채용, 인사, 임금, 평가 등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시 채용이 보편화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특유의 대규모 공채 문화에서는 연봉제 정착이 쉽지 않은 만큼 전체 틀을 모두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전직 은행장은 “미국이나 선진국처럼 평가 과정에서 관리자와 직원이 일대일 면담 방식으로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이의제기 역시 가능토록 해야 한다”며 조직원들의 ‘공감 끌어내기’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적 경쟁 심화에 따른 협업 약화와 불완전판매에 따른 보상비용 증가 등도 문제다. 성과주의를 일찌감치 도입한 미국, 유럽 등의 경우 이런 역효과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과주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만 은행권 수익이 감소하는데도 따박따박 오르는 경비(인건비)가 실적 발목을 잡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실적에 연동한 임금체계 도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업적(실적) 평가에 따른 보상에만 치우치면 임금 격차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역량 평가 역시 인사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과연봉제의 과도기 단계로 ‘승진 제한제’를 활용하라는 의견도 있다. 승진을 못 하면 다음 승진 때까지 호봉이 오르지 않는 승진 제한제는 BNK금융지주가 2000년대 초반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 뻥 뚫린 軍… 불륜남녀 ‘독신 숙소’ 들락날락

    사이버사, 함구령… 징계위서 정직 처분 軍숙소 출입관리·보안 총체적 부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야 할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남녀 간부들이 버젓이 동거하며 8개월 이상 불륜을 저지르다 적발된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특히 불륜 과정에서 남자가 여자의 해군 독신자 숙소를 제 집처럼 무단출입한 것으로 확인돼 총체적인 군기 문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 소속 육군 A(37)상사와 해군 B(29·여)대위는 지난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이미 결혼해 부인과 자녀가 있는 A상사와 미혼인 B대위는 지난해 4월부터 8개월 이상 수차례 휴가와 당직 근무, 출장 일정을 똑같이 맞춰가며 불륜을 일삼았다. 특히 A상사는 B대위가 거주하던 서울 대방동 해군 독신자 숙소에 수시로 출입하며 사실상 동거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변 동료 등의 증언을 토대로 뒤늦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 사이버사령부 측은 직원들에게 이에 대해 함구할 것을 당부하고 두 사람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각각 정직 2개월,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현재 B대위는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로 전출된 상태다. 해군은 원칙적으로 출입이 허가되지 않은 A상사가 숙소를 무단출입했지만 아무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숙소 측은 뒤늦게 제보를 받고 지난달 3개월 동안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나서야 B대위와 A상사가 수십 차례 이상 건물로 함께 들어오는 장면을 포착했다. 남녀 독신 간부 200여명이 거주하는 이 숙소는 내규상 입주 대상자가 아닌 사람은 거주할 수 없고, 풍기문란과 관련된 활동이 적발되면 즉각 퇴거 조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입주자의 출입카드와 CCTV 이외에는 사실상 출입 관리 시스템이 없다. 특히 A상사는 숙소에 자신의 승용차를 입주자 B대위 명의로 등록해 수시로 드나들 수 있었다. 숙소 측은 차량등록증이나 가족관계증명서 등 기본적 서류 확인도 없이 등록을 허용해 성 군기 위반을 묵인한 꼴이 됐다. 해군은 지난달 8일 B대위를 규정 위반으로 숙소에서 퇴거 조치했다. 해군 관계자는 “편제상 숙소를 관리하는 인원이 병사 2명뿐이고 이들이 24시간 일일이 모든 것을 확인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해킹 등 사이버 위협에 대비해야 할 인력까지 거주하는 군 숙소 출입 관리 자체가 허술해 유사시 이들에 대한 테러 가능성 등 군의 보안 체계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분양 위축에 ‘중도금 무이자 단지’ 속속 등장

    분양 위축에 ‘중도금 무이자 단지’ 속속 등장

    무이자만큼 분양가 상승 가능성건설 불황 때 시행정책 염두 둬야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와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직선거리로 1㎞ 정도 떨어져 있다. 가격도 비슷해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의 84㎡ 최저가는 12억 4600만원, 같은 평형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12억 7700만원이었다. 청약 결과는 달랐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의 일반 분양 110가구에는 1순위자 6191명이 몰려 평균 56.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3㎡당 3851만원이던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의 완판 실적은 근처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의 계기가 됐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가 완판된 것과 다르게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1.13대1이었고, 분양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잔여 물량이 남았다. 두 단지의 분양 실적 차이를 가른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큰 차이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에 있었다고 분석된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의 경우 지난해 서울 서초구 분양 단지 중 유일하게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적용됐다. 중도금 무이자를 적용하지 않은 단지와 비교하면, 약 2500만원 정도의 가격 격차가 생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발표하며, 지난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집단대출 금리가 2.86%로 전달(2.77%)보다 0.09% 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전 석 달(8~10월) 동안 각각 -0.18% 포인트, -0.03% 포인트, -0.07% 포인트씩 전달보다 하락하던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한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아파트 집단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을 검사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31일 “최근 금융권에서 집단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며, 대출이자가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3%대 금리도 관측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중도금 대출이 주로 일시상환 방식에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약자들이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을 직격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집단대출 금리 전망에 불확실성이 더해질수록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적용받는 아파트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계산해 보면 수백만~수천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건설이 파주 운정신도시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운정’은 지난해 운정신도시 분양 단지 중 유일하게 전용면적 70㎡대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적용했다. 이 아파트의 72㎡(20층 이상) 분양가는 3억 2500만원, 중도금은 60%(3220만원)를 6차례에 나눠서 내는 조건이다. 첫 중도금을 납부해야 하는 2016년 5월부터 입주시기인 2018년 7월까지 약 27개월 동안 연금리 3.00%로 대출을 받는다고 계산하면, 중도금 무이자 혜택에 따라 약 8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주택 분양 경기가 올해 초 급격하게 위축되며 자취를 감췄던 중도금 무이자 혜택 아파트들이 재등장하고 있다. 소형 평수까지 일괄적으로 무이자 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 교통, 주변 상업지구 조성 여부 등과 함게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또 주변에 입지 조건이 비슷한 단지와 분양가를 비교해야 하는데, 중도금 무이자로 인한 계약자의 이익분을 웃돌 만큼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분양권을 매매하는 경우가 아닌 실거주 가구일 경우에 혜택이 고스란히 실현되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란 게 건설 경기가 호황일 때보다 불황일 때 시행되는 정책이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대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세교지구 2-1블록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평택 2차’는 전용 64~101㎡, 총 1443세대 전체 가구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6층, 16개동으로 주변에 지하철 1호선 지제역, 평택역이 있다. 내년에 평택~수서 간 KTX 평택지제역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 수서역까지 20분 걸린다. 현대산업개발은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Ab3블록에 분양 중인 ‘김포 한강 아이파크’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걸었다. 전용 75~84㎡, 총 1230가구 전부를 대상으로 한다. 지하 1층~지상 29층, 14개동으로 한강신도시 안에 조성 중인 구래동 중심상업지구와 가깝다. 대방건설이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 분양 중인 ‘송산 신도시 대방노블랜드 1차’는 송산신도시 안에서 최초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되는 단지다. 전용 84㎡, 총 731가구 규모다. 지하 1층~지상 25층, 12개동으로 2017년 완공 예정인 송산교를 통해 안산시와 연결된다. GS건설도 29일 모델하우스를 연 ‘천안시티자이’ 69~84㎡, 총 1646가구 중 일반분양에 해당하는 1624가구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이 아파트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성동 성성지구 A1블록에 들어선다. 미분양이 나면 계약조건을 중도금 무이자로 바꿔 사실상 분양가 인하 효과를 내기도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오늘의 눈] 보험다모아, 고객 다 모으려면/백민경 금융부 기자

    [오늘의 눈] 보험다모아, 고객 다 모으려면/백민경 금융부 기자

    “일단 관망 중입니다. 섣불리 제 살을 깎아 싼 보험상품을 개발해 줄줄이 내놨다가 손실로 이어지면 우리 같은 작은 보험사는 다 죽을 수도 있어요.”(중소형 보험사 최고경영자) “보험 상품이 이렇게 많다는 것과 내가 알던 그 가격, 그 상품 외에도 여러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비교의 장’을 처음 열었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손해보험협회 관계자) 다양한 보험상품을 온라인으로 직접 비교·검색하고 가입까지 연결시켜 주는 ‘보험다모아’를 둘러싼 각기 다른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차 보험 하나만 놓고 봐도 개인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사고 이력, 차량 연식 등에 따라 실제 보험료와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다. 출범 당일 6만여명이었던 방문자 수는 하루 평균 7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온라인보험슈퍼마켓이라는 취지와 달리 ‘나열식 비교’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설계사들은 “설 자리가 없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상품 비교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계속 잇따르자 당국도 보완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협회 등은 이르면 4월 말 일부 보험에 한해 ‘개인별 실제 보험료’가 산출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노라고 업무계획을 통해 대안을 내놨다. 보장이 거의 비슷한 실손의료보험, 연금보험은 손질하기가 그나마 쉽다. 하지만 보장성보험은 다르다. 연령, 질병 등 개인별 조건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다. 특히 암보험 같은 경우 예컨대 ‘췌장암’을 특약으로 포함하느냐 마느냐 등 본인 ‘희망’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당국은 암보험의 경우 진단자금 같은 간단한 내용만 소개하고 통원비나 담보 같은 복잡한 설명은 설계사를 통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개인별 편차가 너무 큰 탓에 온라인 사이트인 다모아가 ‘갈 수 없고 가서는 안 되는’ 영역이란 것이다. 방향은 맞다. 보험은 수익률과 투자 부문 등만 따지는 펀드가 아니다. 보장 범위, 개인별 조건, 담보 등 따져야 할 게 너무 많다. 용어도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격이 모든 것을 지배하면 창조가 없다는 점이다. 담보가 줄고 가격 하향 평준화가 될 우려도 있다. 할 수 있는 영역에서라도 ‘최저가 상품’이 아닌 가격 대비 ‘최적의 상품’을 소비자 특성에 맞게 추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가격 나열만으론 흥행이 어렵다. 보험다모아는 금융 당국이 보험 부문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정책 아닌가. 물론 시간이 필요하다. 그간 당국이 총선을 의식해 금융개혁 성과를 빨리 가시화하려고 성급하게 밀어붙여 부실한 상태로 출발했다는 불만이 업계 안팎에서 적잖았다. 다모아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자동차 보험, 여행자 보험 등은 쉽고 간단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춘 상품 추천이 돼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다. 소비자도 ‘만능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버려야 한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담보 특성에 대한 설명도 더 강화해야 한다. 정부도 시간을 주고 간섭을 줄여야 한다. 다모아가 이름처럼 고객을 다 모으려면 말이다. white@seoul.co.kr
  • [사설] 세계 최고 인천공항 왜 밀입국 통로 됐나

    인천국제공항이 베트남인에 의해 또 뚫렸다. 중국인 부부의 밀입국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 지 불과 8일 만이다. 인천공항은 최고 보안 등급의 국가시설이기에 철통같은 경계와 보안이 필요한 곳이다. 그런데 민간인들에게 연달아 무방비로 뚫렸다면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다뤄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이번 사태는 안이한 보안 의식과 허술한 경비 등 총체적인 공항 관리 부실이 빚은 인재다. 구멍 난 공항 보안관리 시스템의 대대적인 재정비가 시급하다. 지난 29일 베트남 남성이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통해 입국하는 데 불과 20여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 21일 중국인 부부가 출입국장의 문에 채워진 자물쇠를 부수고 입국하는 데 걸린 시간은 14분이라고 해 국민을 놀라게 했는데 베트남인은 이번에 그 기록마저 가볍게 깼다. 하지만 당시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자리에 없었다고 한다. 정부가 내놓은 경비요원 근무 강화 등의 재발 방지 대책도 소귀에 경 읽기였던 셈이다. 자동출입국 심사대는 출입국 심사 때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심사관의 얼굴을 보고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그렇다 보니 조금만 힘을 주면 열리는 유리문의 무인 심사대는 밀입국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쉽게 국경을 통과할 수 있는 ‘환상의 문’일 수 있다. 인천공항의 이러한 취약한 보안관리와 허술한 보안 시간대 등을 밀입국을 노리는 자들이 모를 리 없다. 보안관리를 엄격히 하지 못한다면 이용객들의 불편이 다소 있더라도 국가의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무인 심사대 운용은 재고해야 한다.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때다. 그런데도 법무부가 베트남인의 잠적 사실을 통보받고 그의 밀입국을 확인하는 데 무려 8시간이나 걸렸다. 지난 중국인들의 사건 때 한 번 혼나고도 정신을 못 차린 법무부의 늑장 대응은 보통 심각한 기강해이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인천공항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은 낙하산 사장들의 무책임한 경영과 민간 보안업체의 안이한 근무태도 탓이다. 황교안 총리는 어제 긴급 관계장관 회의에서 “이중·삼중의 보안 및 테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하면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 줄 것을 국회에 주문했다. 인천공항공사, 법무부 등은 인천공항의 보안을 총점검하고 문제를 찾아내 고쳐야 한다.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는 인천공항이 밀입국 통로라는 오명을 써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 “아빠라고 불러” 여고생 엉덩이 만진 담임교사, 해명이 더 가관

    “아빠라고 불러” 여고생 엉덩이 만진 담임교사, 해명이 더 가관

    여고생을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담임교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신상렬)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울의 한 여고 담임교사 A(55)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또 A씨에게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8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4∼8월 서울의 한 여고 진학지도부실과 교무실 등지에서 자신이 담임을 맡은 학급의 여고생 B(15)양을 7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A씨는 상담하던 중 갑자기 B양의 허벅지를 쓸어 만지거나 학교 건물 계단에서 교복 치마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은 담임교사의 반복된 강제추행을 견디다 못해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담임교사로서 지도하는 과정에서 친근함을 표시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A씨는 또 “학생들에게 ‘아빠’라고 부르게 한 적도 있고 내 배를 만지게 하거나 장난삼아 (여)학생들의 배를 만진 사실도 있다”면서 “어깨를 두드리고 학생들과 서로 손에 로션을 발라준 적도 있는데 모두 친근함의 표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 정황을 비교적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일부러 피고인을 곤경에 빠트리거나 무고하려는 의도로 과장된 진술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이어 “피고인은 학생들을 보호·감독해야 할 교사임에도 본분을 망각한 채 피해자를 수차례 추행했고 용서를 받지도 못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추행의 정도가 실형을 선고할 만큼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요즘 연예인들, 군대 덕 제대로 본다는데…

    요즘 연예인들, 군대 덕 제대로 본다는데…

    착한 남자 - 윤시윤·현빈·오종혁 등 해병대서 ‘성실 군복무’로 대중 환호 나쁜 남자 - ‘꼼수기피’ 유승준 14년간 입국 금지… 송승헌·장혁 병역비리로 곤혹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해 걱정했지만 전우들의 도움으로 군 생활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팬들 덕분에 2년이란 시간을 견뎠고 연기로 보답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지난 27일 21개월의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전역한 탤런트 윤시윤(30)은 인천 서구 금곡동 해병대 2사단 정문에 모인 500여명의 팬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윤시윤은 “전우들을 남겨놓고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했다. 국방의 의무가 있는 대한민국 20대 남성 연예인들에게 군 입대는 큰 고민거리다. 인기가 절정일 때 입대 시기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3년 7월 국방부 홍보지원대(일명 연예병사) 제도가 폐지된 이후로는 연예인에게 군 입대는 경력 단절을 의미한다. ‘사랑일 뿐이야’로 유명했던 발라드 가수 김민우(46)의 경우 1991년 입대해 1993년 제대했으나 결국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조용히 은퇴했다. ●사회 물의 일으킨 ‘병역기피’ 오빠들 하지만 최근 군대를 바라보는 연예계의 시각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전과 같은 병역비리는 물론이고 현역병 입대를 회피하다 추후 적발되면 연예계 활동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가수 유승준(40·미국명 스티브 유)과 배우 송승헌(40)의 사례는 반면교사가 됐다. 병무청 관계자는 29일 “이 두 명의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들도 병역을 회피하고자 하는 풍조가 확연히 줄었고 소위 스타급 연예인들의 경우 군 복무를 통해 오히려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려는 추세”라고 했다. 1990년대 말 재미교포 출신으로 인기 절정의 스타였으나 2002년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국이 금지됐던 유승준은 지난해 5월 인터넷 방송을 통해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지금이라도 군대에 갈 수 있다면 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유승준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현행법상 입영이 불가능한 39세가 되고 나서야 입대하겠다고 나선 그의 진정성이 의심됐기 때문이다. 송승헌과 장혁(40)의 경우 2004년 소변 검사 결과를 조작해 사구체신염 판정으로 면제 판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결국 군에 입대하게 된 사례다. 특히 전방 15사단에서 포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송승헌은 2006년 11월 전역할 당시 부대를 나서면서도 팬들에게 “죄송하다. 용서를 빈다”고 말해야 했을 정도로 비리 연예인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11세 때 영국 유학을 떠나 현지에서 시민권을 획득한 피아니스트 이루마(38)는 영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2006년 7월 해군에 입대해 성실히 군복무를 마쳤다. 당시 이루마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입대 이유를 설명했다. ●말 많고 탈 많던 ‘연예병사’ 역사 뒤안길로 국방부는 특히 1997년부터 2013년 7월까지 ‘연예병사’로 불리는 국방홍보지원대를 운영했다. 홍보지원대 소속 연예병사는 영화배우, 탤런트, 개그맨, 가수, MC 등으로 활동한 현역병 중에서 선발됐고 통상 경쟁률은 3대1이 넘었다. 연예병사 제도는 많은 연예인이 전역 후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연예병사들은 출연료를 받지 않는 대신 장병 위문 프로그램인 ‘위문열차’ 등을 통해 전국의 각 부대를 돌며 연기나 노래를 계속하며 기량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한류 스타 싸이(39·본명 박재상)를 들 수 있다. 싸이는 2003부터 2005년까지 병역특례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지만 부실 근무가 적발되면서 2007년 12월 현역으로 재입대해 한때 비리 연예인으로 낙인 찍혔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로 바뀌었다. 52사단 통신대를 거쳐 연예병사로 선발된 싸이는 장병 위문공연에서 장병들의 인기를 끌었고 결국 육군참모총장 표창을 받기에 이른다. 그는 평소 “군 위문 공연을 다니면서 무대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이돌 그룹 에이치오티(H.O.T)의 멤버였던 가수 문희준(38)도 도발적인 언행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고 ‘100만 안티설’이 돌 정도로 네티즌들의 악플에 시달렸다. 하지만 2005년 11월 입대해 2007년 11월까지 연예병사로 위문 열차 프로그램을 맡는 동안 모범적 군 생활로 이미지를 개선했다. 인기 절정이었던 1994년 12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면서 입대한 차인표(49)는 이들에 앞서 원조 연예병사로 성실한 이미지를 구축한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일반 병사는 물론 여군 간부들까지 연예병사들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군 당국이 관리하기가 어려웠고, 간부들이 연예병사들을 행사에 동원한 뒤 포상 차원에서 휴가와 외박을 남발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가수 비(34·본명 정지훈)는 군 복무 중이던 2013년 1월 배우 김태희와 버젓이 열애했다는 사실과 함께 365일 중 71일의 휴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2013년 7월 연예병사 제도는 폐지됐다. ●땀내 나는 군생활은 또 하나의 홍보수단 최근에는 오히려 일부 연예인이 ‘위기는 기회’라고 시위하듯 해병대 같은 힘든 군 생활을 자원해 ‘개념 연예인’이라는 홍보 효과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배우 생활의 절정기를 맞았던 배우 현빈(34·본명 김태평)은 연평도 포격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2011년 3월 해병대에 입대해 대중의 찬사를 받았다. 현빈에 이어 가수이자 탤런트 오종혁(33)의 해병대 복무도 화제가 됐다. 2011년 4월 군악대로 입대한 그는 사령관에게 직접 탄원서를 제출하며 해병대 수색대원을 자원했고 2013년 1월 전역할 예정이었으나 설한기 훈련에 참가하겠다고 전역을 한 달 이상 연기해 성실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오종혁은 2013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손에 담배를 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해병대 복무를 통해 쌓은 이미지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그를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해병대 출신인 가수 김흥국(57)이 후배 가수 이정(35)에게 해병대 입대를 권유한 사실도 연예계에 널리 회자됐다. 특히 이정이 2009년 1월 첫 휴가를 나왔을 때 분당 지하철에서 마중 나온 어머니를 앞에 두고 해병대 노래인 ‘위로휴가가’를 부르며 눈물짓던 동영상이 한때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연기·노래실력만큼 중요해진 ‘자원 입대’ 이 밖에 2009년 2월 전역한 그룹 지오디(GOD) 멤버 김태우(35)는 육군 27사단 수색대대, 지난해 5월 전역한 송중기(31)도 22사단 수색대대를 나왔다 병무청은 2000년 이후 연예인들의 병역이 민감한 문제가 된 것은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군의 미필률(면제율) 변화가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1960년대생의 군 면제율은 30.5%로 이들이 군에 입대할 당시인 1980년대에는 3명 중 1명이 면제될 정도로 면제가 흔했다. 하지만 1970년대생의 면제율은 18.3%, 1980년대생은 9.8%, 1990년대생은 4.8%로 점차 낮아지면서 유명인사의 군 면제는 대중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는 촉매가 됐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연예인들까지 굳이 자원해서 군대를 가려 하는 것은 대중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연기 실력이나 노래 실력보다 휠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양천구 ‘부실 시공 감시단’ 떴다

    양천구 신정동 빌라에 사는 김모(37)씨는 겨울이면 자다가 새벽에 잠을 깬다. 벽을 통해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일이 허다하다. 외풍을 참을 수 없던 김씨는 지난해 가을 리모델링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외벽에 들어가 있어야 할 단열재가 빠져 있는 것이다. 김씨는 “아무리 난방을 해도 집이 냉골이라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양천구는 이런 엉터리 건물이 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승인 사전 점검 감리자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고 28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건물은 건축사협회가 지정한 건축사의 현장 확인만으로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사 감리자와 건축사의 담합 및 부조리는 물론 담당 공무원과 짜고 비리를 저지르는 일도 종종 있었다”면서 “체크리스트가 적용되면 공사 감리자의 공사 완료 확인과 사용승인 신청 시 현장 사진과 함께 점검 체크리스트를 제출하도록 해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소규모 신축 건물 62곳을 대상으로 건축물과 대지, 조경, 주차장 등 건축 전반을 조사한 결과 위반 사항 33건을 적발해 공사 감리자와 건축사 등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건축물 사용승인 신청 전 현장 실사를 한 것은 양천구가 처음이다. 구가 사용승인 점검을 깐깐하게 한다는 소문이 나자 단열재를 빼먹거나, 설치하겠다고 한 주차장을 짓지 않는 사례가 점차 줄고 있다. 단속 초기 한달에 10건이 넘던 적발 건수가 연말에는 2~3건으로 줄었다. 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건축 현장에 대한 확인 절차를 진행할수록 적발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앞으로 건축 분야뿐만 아니라 구정 전반에 투명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첫 적자 포스코, 부채율은 최저

    첫 적자 포스코, 부채율은 최저

    포스코 단독 부채비율 19.3% 철강 판매량 최대 경쟁력 강화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사상 처음 적자를 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최저수준의 부채 비율과 최대 철강 판매를 기록해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투자자 포럼에서 지난해 그룹 전체 연결 기준 매출은 58조 1920억원, 영업이익은 2조 4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윤리경영, 혁신프로그램 등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황 등으로 창사 이래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960억원을 기록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업황 부진에 따른 자회사 실적 하락, 해외 투자광산 자산 가치 감소,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부채 평가손실 등이 적자 원인이다. 매해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인도네시아 일괄 제철소(크라카타우포스코) 등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도 문제를 가중시켰다. 그러나 그는 “혁신 노력으로 창사 이래 재무건전성은 어느 때보다 양호해져 희망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실제 포스코는 순차입금을 5조 7000억원 줄임으로써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2010년 이래 최저수준인 78.4%로 낮췄다. 포스코 단독 부채비율은 19.3%로 포항제철소 가동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포스코 별도로 볼 때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다소 줄었지만 판매량은 3534만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권 회장은 철강 경쟁력 강화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우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인다. 이를 위해 연결기준 전년보다 3000억원 많은 2조 8000억원을 투자한다. 동시에 지난해 34개 계열사를 정리한 데 이어 올해도 35개사를 구조조정하는 등 2017년까지 95개 부실 회사를 털어낼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 연간 1조원 이상의 비용절감도 추진한다. 포스코그룹 측은 “중국 철강 구조조정 가시화에 따른 철강가격 반등과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5~7%의 견조한 수요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철강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우리銀 부실대출 막은 직원 실시간 포상

    우리銀 부실대출 막은 직원 실시간 포상

    신한銀, 40대 발탁 특별승진 일각선 “일회성 이벤트 그칠 우려” 저성과자 안전망 구축 병행해야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성과주의 도입을 위한 인사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은행장 특별포상’을 두 배(1474명→2942명) 늘린 것이다. ‘일 잘하는 직원에게 수시로 상을 주고 승진 기한도 앞당기겠다’는 의도다. 수시 시상은 2014년 212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512명으로 7배 뛰었다. 매월 개인별 영업실적을 평가해 그다음달에 포상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실시간 포상제’다. 우리은행 고위 임원은 28일 “예전엔 승진을 앞두고 있는 고참 선배에게 실적을 몰아주는 게 관례였다”면서 “백날 열심히 해도 성과는 선배들이 가져가니 동기 부여가 될 리 만무하고 그러다 보니 적당히 일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시간 포상제가 도입되면서 이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모뉴엘 부실대출을 미리 발견해 은행 손실을 줄인 직원이나 우량기업 대출을 한 번에 수백억원씩 유치해 온 직원은 다음달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곧바로 포상했다”고 전했다. 특별포상을 받은 직원은 인사고과가 1점(100점 만점) 올라간다. 동점자가 최소 100명, 많게는 200명이나 되는 은행권 현실에서 ‘1점’은 승진을 6개월에서 1년까지 앞당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점수다. 시중은행들이 성과주의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친 개혁’을 하겠다며 성과주의 확산을 압박하고 있는 금융 당국의 요구에 응답하고 있는 셈이다. 응답 방식은 은행마다 제각각이다. 가장 많은 게 정기인사 때 성과우수자를 발탁하는 특별승진제다. 신한·KEB하나·농협은행 등이 도입했다. 이런 방식의 성과주의는 ‘개인이나 직무에 따라 연봉을 달리 적용하라’는 금융 당국의 본디 ‘주문’과 다소 차이가 있다. 금융당국의 ‘등쌀’과 노조의 ‘반발’을 동시에 의식한 은행들이 타협책으로 내놓은 ‘임시방편’ 성격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반짝 이벤트’라는 냉소도 은행권에 팽배하다. 하지만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자극제가 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반론을 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쟁은행 증가율이 4~5%대인 점과 비교하면 깜짝 놀랄 만한 증가세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어떤 형태로든 성과주의를 시도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근본적인 처방은 인사평가와 보상체계를 뜯어고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의 성과주의는 연봉제뿐 아니라 우리사주를 통해 배당을 차등 지급하는 등 여러 방식이 가능하다”면서 “은행에서 퇴출되는 저성과자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뼈 있는 주문을 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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