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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지진 석달 전 새 주입법 실험…논문 실컷 써도 주민엔 숨겼다

    포항지진 석달 전 새 주입법 실험…논문 실컷 써도 주민엔 숨겼다

    2017년 8월 일주일간 전 세계 최초 도입 지진 발생 뒤에도 국내엔 알려지지 않아해외 학술지에만 관련 논문 잇따라 발표포항지열발전소가 지진 발생 상황을 해외 학술지에 상세히 발표하고도 정작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자는 지열발전으로 지진이 생길 수 있다는 위험을 간과했고, 정부는 이에 대한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다.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에 따르면 포항지열발전소는 포항 지진 발생 3개월 전인 2017년 8월 7~14일 ‘부드러운 순환 자극’이라는 물 주입(수리자극)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지열발전에 적용한 첫 사례로, 당시 활동은 지난 1월 30일 국제지구물리학저널에 논문으로 소개됐다. 물 주입 작업이 지진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지열발전소 측은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주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지열발전소 주관사인 넥스지오는 물론 연구에 참여한 지질자원연구원과 서울대 관계자들 역시 그동안 해외 학술지에 지열발전과 유발 지진에 대한 논문을 잇따라 제출하는 ‘실적 쌓기’에만 치중했다. 지열발전과 맞물려 지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침이나 규정도 없었다. 지열발전사업 컨소시엄은 스위스 바젤 등 다른 국가 사례를 참고해 만든 신호등 체계를 활용했다. 이는 지진 규모별로 물 주입 감소·중단, 배수, 정부 보고 등의 조치를 정한 위험 관리 방안이다. 지진 2.0 이상이면 에너지기술평가원에, 2.5 이상이면 정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컨소시엄이 지열정 시추를 시작한 2015년 11월부터 2017년 11월 15일 포항 지진이 발생할 때까지 지열발전소와 연관성이 있는 크고 작은 지진 98건이 발생했음에도 정부에 보고한 것은 2017년 4월 15일 일어난 규모 3.1 지진뿐이다. 산업부는 2017년 4월 17일 컨소시엄이 신호등 체계에 따라 물 주입 중단과 배수 조치 등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넥스지오는 서울대, 지질자원연구원 등과 논의해 물 주입을 다시 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때 제대로 조사했다면 7개월 후 일어난 규모 5.4의 지진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본다. 이강근 정부조사연구단장은 “우리가 분석한 자료들은 새로운 게 아니라 이미 포항지진 전에 있었던 것”이라며 “2017년 4월 15일 지진 이후 바로 조사했다면 좀더 많이 알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0년 묵은 인천 ‘월미궤도차량’ 6월 개통…요금 8000원

    10년 묵은 인천 ‘월미궤도차량’ 6월 개통…요금 8000원

    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부실시공으로 개통조차 못 하고 폐기됐다가 가까스로 부활한 인천의 ‘월미궤도차량’이 오는 6월 개통된다. 24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은 97%로, 1월부터 기술시운전을 시작했고 4월부터는 실제 영업상태를 가정해 열차 운행체계를 점검하는 영업시운전에 착수할 예정이다. 교통공사는 6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교통안전공단 안전 검사와 중구청 준공 승인 절차에 따라 개통 시기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월미궤도차량은 월미도를 한 바퀴 도는 6.1㎞ 구간을 운행하게 된다. 2량 1편성으로 운행하며, 1량 승객 정원은 23명이다. 연간 수송능력은 95만명이다. 공사는 차량 10량을 구매해 평소에는 8량 4편성을 운행하고 2량 1편성은 예비차량으로 대기시킬 계획이다. 평균 차량 속도는 시속 14.4㎞로 전 구간을 일주하는 데 33.4분이 걸린다. 열차 운행 간격은 8분이다. 이용요금은 성인 8000원, 청소년·어린이 6000원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교통공사는 그러나 승객 부담을 낮추기 위해 요금을 약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공사는 개통에 앞서 온라인 설문조사를 거쳐 월미궤도차량의 새 이름도 확정할 방침이다. 새 이름으로는 월미바다열차, 인천낭만열차, 월미드림열차, 월미관광열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월미궤도차량은 부실시공 때문에 개통도 못 하고 폐기된 월미은하레일의 대체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월미은하레일은 인천도시축전 개막을 앞두고 2009년 7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시운전 기간 각종 결함에 따른 사고가 발생해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고 결국 2016년 역사와 교각만 남기고 차량과 선로는 폐기됐다. 인천시와 교통공사는 대체사업으로 민간업체와 손잡고 레일바이크, 8인승 소형 모노레일 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모두 여의치 않자 2017년 4월 공사 재정사업으로 전환했다. 월미은하레일에 투입된 비용은 건설비 853억원을 포함해 금융비용까지 1000억원에 이르고, 월미궤도차량 열차 도입과 시스템 구축에 180억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백’ 유재명, 명불허전 존재감 “이게 정의야?”

    ‘자백’ 유재명, 명불허전 존재감 “이게 정의야?”

    유재명이 첫 방송부터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자백’의 몰입도를 높였다. 23일 밤 첫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자백’(연출 김철규 윤현기, 극본 임희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팩토리)에서 유재명이 강렬한 등장과 함께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극 중 유재명은 5년 전 판결에 불복하고 홀로 진실을 쫓는 전직 형사반장 ‘기춘호’ 역을 맡았다. 기춘호는 ‘악어’라고 불릴 만큼, 한번 사건을 물면 끝까지 해결하려는 집념과 뚝심을 가진 인물이다. 열혈 베테랑 형사로 완벽히 변신한 유재명은 예리한 눈빛과 카리스마로 시선을 붙잡았다. 수사 현장을 누비는 유재명의 모습은 영화 같은 느낌을 자아내며 시작부터 화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날 5년의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 두 개의 살인사건 변호를 맡은 최도현(이준호)과 진범을 쫓는 기춘호(유재명)는 첫 만남부터 팽팽한 대립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기춘호는 첫 사건에서 한종구(류경수)를 살인범으로 체포, 법정에서 가감 없이 증언했지만 도현의 반증으로 무죄 판결이 났다. 결국 부실 수사의 책임을 떠안고 경찰 옷을 벗게 된 기춘호. 하지만, 기춘호는 5년이 지난 후에도 사건의 주변에 머무르며 범인을 추적하고 있었다. 이날 유재명은 “함부로 미제라고 단정 짓지 마” “악어가 돼야지. 형사는 한번 물면 끝까지 가봐야 하는 거야”라며 강력계 팀장의 포스를 뿜어내는가 하면, “억울하게 희생 당한 사람은 생각해봤나?” “이런 게 정의라는 거야?” “말 몇마디로 사람 죽인 놈을 그렇게 쉽게 풀어주면 안 되는거야” 등 거침없는 대사로 무게감을 실었다. 이처럼 범인을 향한 기춘호의 뜨거운 면모는 유재명의 섬세한 표현력을 거쳐 깊이감을 얻고,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캐릭터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상대방에게 틈을 주지 않는 화법과 감정 절제 그리고 기춘호가 늘 갖고 다니는 낡은 수첩, 무언가를 고민할 때 수첩을 반복적으로 툭툭 치는 행동 등 역할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아직 캐릭터의 전사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등장만으로도 화면을 장악하는 힘을 보여준 유재명. 그의 묵직한 존재감과 연기력이 곧 시청자들의 몰입도로 이어졌고, 다음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자백’은 한번 판결이 확정된 사건은 다시 다룰 수 없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그 법의 테두리에 가려진 진실을 쫓는 자들을 그린 법정수사물이다.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추적60분’ 아파트 부실 시공 실태 폭로 “부실 잠금장치+곰팡이까지”

    ‘추적60분’ 아파트 부실 시공 실태 폭로 “부실 잠금장치+곰팡이까지”

    ‘추적 60분’에서 부실하게 시공된 신축 아파트의 적나라한 실태를 파헤쳤다. 22일 KBS 2TV ‘추적 60분’에선 100 : 1의 경쟁률을 뚫고 A건설사로부터 신축 아파트를 분양 받았음에도 불구, 미완공된 아파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의 사례가 보도돼 충격을 안겼다. 이날 ‘추적 60분’에서 한 분양자는 A건설사로부터 시공을 받은 분양 아파트의 거실 베란다에 설치된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호소, “잠금장치가 된 상태에서도 이렇게 창문이 열렸다 닫혔다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분양자가 잠금장치의 걸쇠를 건 창문을 옆으로 밀자 그대로 문이 오픈됐고 이에 그녀는 “방범이 전혀 안된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해당 아파트엔 테라스 난간 역시 벽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채 나사못 부분이 비어있었고 이에 해당 분양자는 “손자들이라도 와서 (난간에 매달려) 놀다 보면 이게 (고정장치가) 빠질까 싶어서 무서울 것 같아요. 공중에 떠 있잖아요”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또한 해당 분양자 외에도 A건설사로부터 피해를 주장하는 다수의 입주자들이 등장했으며 이들은 결로 및 곰팡이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A건설사 측은 “생활 하자는 인정할 수 없다”라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에 선분양 문제가 지적됐다. ‘추적60분’은 수도권에 위치한 분양 장소를 찾아 견본 주택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 곳엔 ‘실제 아파트의 가구 내부, 샤시 등이 다를 수 있다’는 문구가 있었다. 완공 아파트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입주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견본 주택밖에 없다. 이렇게 되니 완공된 아파트를 보고 실망하게 된다. 이에 아파트 하자를 대신 봐주는 전문 업체도 생겼다. 해당 업체는 창업 초기와 비교했을 때 소비자가 20~30배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 외에도 각종 기계를 통해서 일반인이 발견할 수 없는 것들도 발견해준다. 많은 이들은 최소한 아파트를 80% 이상 지은 후에 분양을 하는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인재‘ 포항 지진, 정치공방 대신 주민고통 해소와 재발 방지 나서라

    포항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 영향을 받은 인재(人災)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정부는 며칠째 무대응이다. 전례없는 국가적 재난을 수습하는데 소매를 걷어붙여도 모자랄 판에 국회는 서로 ‘네 탓’ 공방이나 하고 있다. 여당은 지열발전 사업이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된 데다 지진 위험성을 박근혜 정부가 알았다며 ‘전 정권 탓’을 하고, 야당은 야당대로 부실을 방치해 재해로 키웠으니 ‘현 정권 탓’이라며 삿대질을 한다. 여야가 나서 국민를 위로해야 할 판에 서로 갈등만 유발하니 어느 나라 국회인지 한심하기조차 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열발전소가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며칠 뒤 주변에서는 미세한 지진 현상이 수십 차례나 반복됐다. 그럼에도 발전소 측은 별 대책없이 대량의 물을 계속 투입했다. 결정적인 책임은 정부에도 있다. 일대가 지진 다발 지역에다 원전이 밀집해 있는데도 지하단층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성급하게 지열발전소를 추진했다. 그뿐인가. 지열발전 과정에서 지진이 빈발할 수 있다는 용역결과를 보고받고서도 무시했다. 에너지 정책의 성과에 급급해 안전대책에는 눈을 감았다는 비판과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지금 포항은 쑤셔진 벌집 모양이다.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던 포항 지역민의 심정이 어떻겠나. 정부를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진 이후 꾸려진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해 10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이미 냈다. 1인당 하루 위자료 5000원에서 1만원인 소송에는 1300여명이 참여했으나, 최근의 정부 발표에 포항 시민들 전체가 보상을 요구하려는 분위기라고 한다. 51만여 시민이 전부 소송한다면 배상 금액만 5조원에 이를 정도다. 정부는 당시 사업이 민간 사업단 주도의 연구개발(R&D) 과정이어서 직접적인 관리 책임은 없다지만, 이번 인재에 정부가 발을 뺄 상황이 아니다. 중차대한 국가 에너지 사업이었다면 시험단계에서는 몇 배 더 면밀한 감독과 관리가 절실했다. 정부와 국회는 어떤 핑계나 이유로도 더는 팔짱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51만 명의 국민이 안전과 재산에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재난이다. 이럴 때 국무총리실이 범정부 종합대책기구를 구성해 실타래 같은 상황을 수습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 피해 보상안 마련은 물론이고 인근 지층의 지진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부실한 사업 진행과 배경을 추적하고 조사하는 작업이야 필수지만, 무엇보다 지금은 주민 피해와 상처를 해소하는 방책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 [사설] 집권 3년차 공직기강 해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돌아가는 분위기가 지지율 하락과 함께 영 심상치 않다. 3년차 개각 인사들에 대한 청와대의 부실 검증과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된 윤모 총경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근무 이력이 논란이 되는 데다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개입한 단서를 검찰이 확보해 곧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한다. 그제는 ‘대통령 외교 결례’ 논란으로 청와대와 외교부가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어제 춘천에서 발생한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天弓) 오발 사고도 정비 요원들의 과실이라지만, 아찔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은 적기 격추용 유도탄으로, 한 발당 가격은 15억원이다. 청와대를 비롯해 외교부·환경부·국방부 등 전 부처에서 기강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역대 정권은 예외 없이 집권 3년차 징크스로 국정 운영의 어려움을 겪었다. 집권 3년차가 되면 권력에 취한다는 속설이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3년차인 1995년 대구 지하철 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지지율이 폭락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옷로비 사건’으로 타격을 입은 뒤 2000년 총선 패배와 ‘진승현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로 권력 누수 현상이 심화됐다. 노무현 정부는 2005년 ‘오일 게이트’ ‘김재록 게이트’ ‘행담도 의혹’이 잇달아 터져 치명상을 입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미국 소고기 파동’으로 집권 첫해부터 큰 곤혹을 치른 뒤 2010년 민간인 사찰, 세종시 수정안 부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말 ‘정윤회 문건’ 파동을 시작으로,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최순실 사태 등이 이어지며 몰락했다. 보통 집권 3년차 징크스는 공직 기강 해이에서 시작된다. 문재인 정부도 연초부터 공직 기강 해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3년차인 올해 청와대 특감반 김태우 수사관이 내부고발자로 나섰을 때 청와대는 사실 바짝 긴장했어야 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일련의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외교 결례는 심각한 사안인데, ‘말레이시아 정부 항의 없음’이라며 ‘내부 징계’ 등을 했다는 소리조차 안 들리니 안타깝다. 기본이 무너지면 모든 게 위태롭다. 청와대는 이제라도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내부와 정부의 공직 기강 점검에 나서야 한다. 최근의 논란을 집권 중반기로 넘어가는 길목의 ‘뼈아픈 교훈’으로 새겨야 한다. 청와대 비서동 여민관에 걸린 ‘춘풍추상’(春風秋霜·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해야 한다)의 의미를 곱씹어야 할 때다.
  • 여고생 짝사랑 쟁취기 오글거리지만 설렌다

    여고생 짝사랑 쟁취기 오글거리지만 설렌다

    뻔하지만 설렌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대부분 그렇듯. 청춘 남녀의 마음을 한껏 간질이는 봄에 찾아온 영화 ‘장난스런 키스’(27일 개봉)는 일본 순정만화의 대표 작가 다다 가오루가 자신의 연애담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한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만화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태국 등에서 드라마, 영화, 연극 등으로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2005년 제작된 대만 드라마 버전 ‘악작극지문’은 한국 등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일본 원작 만화 한국서도 인기 이번엔 영화 ‘나의 소녀시대’(20 16)에서 고등학생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그린 프랭키 첸 감독이 소녀 감성을 녹여 영화로 재해석했다. 대만의 ‘국민 첫사랑’이자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배우 왕다루(28)가 ‘나의 소녀시대’에 이어 프랭키 첸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평범한 여고생 위안샹친(린윈)이 새 학기 첫날 준수한 외모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공부 실력으로 전교생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학교 최고의 ‘남신’ 장즈수(왕다루)와 우연히 입맞춤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장즈수에게 첫눈에 반한 위안샹친은 자신의 마음을 용감하게 고백하지만 단칼에 거절당하고 설상가상 전교생의 놀림거리가 된다. 장즈수에 대한 위안샹친의 마음이 쉬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부실공사로 집이 무너진 위안샹친이 장즈수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 포기를 모르는 ‘직진녀’의 거침없는 사랑 표현에 ‘철벽남’의 마음도 서서히 열린다. ●대만 청춘 로맨스 특유의 감성 그간 드라마와 영화에서 수없이 봐 온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대만의 청춘 로맨스 영화 특유의 감성과 유쾌함이 돋보인다.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을 붙잡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소녀의 순수한 모습과 자신에게 돌진하는 소녀의 진심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소년의 모습은 새삼 연애 세포를 일깨운다. ‘대륙의 전지현’이라 불리는 배우 린윈(23)의 해맑고 사랑스러운 모습과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 왕다루의 ‘케미’ 역시 한몫한다. 다만 만화가 원작인 만큼 우연이 반복되고 과장된 설정과 오글거리는 대사도 다수 등장한다. 개봉을 앞두고 프랭키 첸 감독과 배우 왕다루가 21~24일 내한해 팬들과 만나는 가운데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장난스런 키스’는 전체 예매율 5위를 기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도화된 금융서비스 못 따라오는 서민층… 컨트롤타워 통해 국민 금융교육 나서야

    은행 편의성에 치우쳐 담보에 너무 의존 핀테크 활용해 금융서비스 손쉽게 해야 국내 금융교육 선진국 비해 크게 부실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고소득층과 서민들이 받는 서비스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정책금융을 전국 곳곳에 있는 단위조합 등 2금융권을 활용해 집중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건전성 규제를 완화해 시중은행에서도 서민 대출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1일 “서민금융도 결국 서비스를 해줄 통로가 문제인데 은행들은 지방에서 지점을 철수하는 상황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을 중심으로 통로부터 확보해야 한다”면서 “특히 서민금융은 대출 중심인데 전국 농협 단위조합 등에 정책자금을 줘서 서민들에게 저금리로 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신용조합마저 대출할 때 담보와 보증에 너무 의존하고 은행의 효율성과 편리함만 강조하다 보니 담보가 없는 사람들은 대출을 못 받는다”면서 “금융당국이 담보를 잡지 않은 대출을 문제삼기보다는 미국처럼 대출을 심사한 측의 의견도 참고하도록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서비스를 ‘핀테크’(금융+정보기술)와 결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고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확대하는 금융권 변화에 발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전 교육부 차관)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모바일뱅킹은 젊은층에는 보편화됐지만 고령층과 저소득층은 쓰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취약계층에게 모바일뱅킹 사용법을 가르치고 스마트폰을 잘 쓰지 않거나 인터넷망이 없는 오지에는 마을센터 등에 인터넷을 깔아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핀테크와 결합한 서민금융서비스는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롤모델로는 아프리카 케냐의 ‘엠페사’(M-PESA)를 꼽는다. 커피와 야생동물로 유명한 케냐는 금융 인프라가 열악했지만 2007년 통신회사 보다폰이 이동통신사업자 사파리콤과 제휴해 모바일 송금서비스 엠페사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뒀다. 엠페사는 전화번호를 계좌번호로 쓴다. 신분증과 돈만 있으면 2세대(G) 휴대전화로도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다. 현재 케냐 성인의 80%가량이 엠페사를 쓴다. 비대면 거래에 대한 불신도 개선해야 한다. 최 교수는 “모바일뱅킹 이용법을 정말로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러 이용하지 않는 고학력자도 많다”면서 “직접 사람을 보고 거래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가 우려돼서인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면 거래만 하려는 고객의 인식을 바꾸려면 자극이 있어야 한다. 금융사들이 모바일뱅킹 교육을 듣는 고령층 등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출 업무는 상담을 통해 상환 가능성을 따져보고 본인에게 유리한 상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서비스도 계속해야 한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고령화가 진행되는데 은행들이 무작정 점포만 줄이면 안 된다”면서 “군 단위 지역에 직원 10명을 두는 지점은 못 둬도 2명가량 일하는 여신 전문 출장소라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민들이 금융 관련 지식과 정보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감독원이 ‘1사 1교’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도 생겼지만 국내 금융교육은 선진국과 비교해 상당히 부실하다는 평가다. 백은영 경희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과 교수는 “금융교육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많았지만 일회성 프로그램이 반복됐고 교육 자재도 비슷했다”면서 “컨트롤타워가 없어 체계적인 준비도 못 했고 피드백이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금융사기 예방 교육도 중요하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고령층이나 취약계층은 평생 모은 돈을 보이스피싱으로 한 번에 다 잃을 수도 있다”면서 “이러면 피해자를 사회보장제도로 지원해줘야 해서 추가 예산이 들어간다. 정부가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대폭 확대하고 서민 대상 금융사기는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민주 “포항 지진, 보수 정권 무능이 부른 참사” 한국당 압박

    홍영표 “지열발전에 수백억 쓴 배경 캐야” 한국당 “탈원전만 목맨 文정부 안이함 탓”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경북 포항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이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에 의한 ‘인재’(人災)라는 결론이 나오자 ‘보수 정권 무능이 부른 참사’라며 자유한국당을 집중 공격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문제가 된 지열발전 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말 시작됐고 사업 초기부터 지열발전의 경제성이 없다는 문제제기가 많았는데도 이 사업에는 정부예산 185억원, 민간자본 206억원 등 총 391억원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경제성과 지진 가능성에 대한 사전검토 없이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결정 과정과 배경을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며 “사업성도 불투명한 사업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포스코, 한국수력원자력 등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이 동원된 점도 파헤쳐야 한다”고 밝혔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작성된 안전 매뉴얼 역시 날림과 부실 그 자체였다”며 “이번 사건은 지난 보수 정권의 무능과 부실이 부른 참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국당은 “하다 하다 못해 이젠 포항지진마저 전 정권 탓인가”라고 반박하며 포항지진의 원인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돌렸다. 민경욱 대변인은 “인재를 재해로 촉발시켜 재앙을 일으킨 원인은 문 정권의 안이함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독주에 목매느라 에너지 정책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도 방치했으며 에너지시설 안전 대책 마련에 소홀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신병원 갈 정도로 압박” 전명규, 피해자 합의 종용

    “정신병원 갈 정도로 압박” 전명규, 피해자 합의 종용

    중징계 요구… “횡령·배임” 고발‘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체육계 비리의 핵심인물로 꼽혀 온 전명규 한국체육대(한체대) 교수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에게 폭행당한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 교수는 피해 학생은 물론 학생의 가족까지 만나 합의를 강요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에도 응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교육부는 21일 한체대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명규 등 한체대 교수들의 비리와 학사 관리 부실 등 총 82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조 전 코치에게 폭행당한 피해자들에게서 합의를 받아내기 위해 조 전 코치의 지인에게 “피해 학생을 정신병원에 갈 정도로 압박하라”고 지시했다. 전 교수는 또 피해자의 동생도 쇼트트랙 선수인 점을 악용해 어머니에게 합의를 종용했다. 전 교수는 특히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가 터지고 교육부 감사가 진행되던 지난 1∼2월까지도 피해자들을 만나 압박했다. ‘졸업 후 실업팀 입단’ 등 진로·거취 문제가 주요 압박 수단이었다. 전 교수는 이 외에도 학교 시설인 한체대 빙상장과 수영장을 사용신청서만 받고 영리 목적의 사설 강습팀에 대관하는 등 규정을 어기고 사유재산처럼 사용했다. 교육부는 “전 교수의 비위가 중하다”며 한체대에 중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 교수 등이 빙상장 사용료 등으로 부당하게 취득한 5억 2000만원은 회수했다. 한체대의 다른 종목 교수들의 비리도 대거 적발됐다. 체육학과 사이클부 A교수는 학부모 대표에게 120만원을 수수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 체육학과 볼링부 B교수는 국내외 대회 및 훈련 참가비 명목으로 학생들로부터 총 6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받아 이 중 1억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생활무용학과 C교수는 배우자와 조카 2명을 사전신고도 받지 않고 실기특강 강사로 출강시키고 강사료 1800여만원을 지급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대검 진상조사단 ‘김학의 별장 성접대’ 윤중천 조사

    대검 진상조사단 ‘김학의 별장 성접대’ 윤중천 조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접대를 한 인물로 논란이 됐던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21일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 출석했다. 조사단이 윤씨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 18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조사단의 활동 기한을 2개월 연장하면서 조사단은 이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특수강간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씨를 이날 불러 조사했다. 조사단은 윤씨를 상대로 김 전 차관과 함께 정·관계 고위급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했다. 윤씨가 피해 여성들을 특정 장소에 감금한 채 성폭행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이 사건은 김 전 차관이 윤씨가 소유한 강원 원주 별장 등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사건으로, 2013년 3월 공개된 동영상을 통해 세상에 알려져 논란이 됐다. 앞서 경찰은 김 전 차관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윤씨에게는 특수강간 및 성폭력처벌법·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2013년 7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2006년 4~5월과 2008년 3~4월 각각 제주도와 윤씨의 별장에서 피해 여성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같은 해 11월 김 전 차관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반면 윤씨는 특수강간, 성폭력처벌법·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가 아닌 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같은 해 8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2014년 7월 한 피해 여성이 자신이 동영상 속 여성이라며 김 전 차관 등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또다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지난해 검찰 과거사위의 본조가 결정으로 조사단은 검찰의 이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은 없었는지, 고의로 부실 수사를 한 정황은 없었는지 등 조사에 착수했다.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가 존재하고 명단에 등장하는 정부 고위공무원과 유력 정치인, 기업 대표, 유명 병원장, 대학교수 등이 향응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명규, 조재범 폭행 피해자들에게 합의 종용…수사의뢰

    전명규, 조재범 폭행 피해자들에게 합의 종용…수사의뢰

    한때 한국 빙상계의 ‘대부’라고 불렸던 전명규 한국체육대(한체대) 교수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폭행 당한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했다고 교육부가 21일 밝혔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한체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 교수는 폭행 피해 학생들은 물론 피해자 가족들까지 만나 합의를 종용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 응하지 않을 것 등을 강요했다고 한다. 전 교수는 피해 학생들의 진로·거취 문제를 압박 수단으로 이용했으며,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가 터지고 교육부 감사가 진행된 지난 1~2월까지도 피해자들을 압박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이번 감사를 통해 한체대 교수들의 비리와 학사 관리 부실 등 총 82건의 비리가 적발되기도 했다. 전 교수는 빙상부 학생이 협찬 받은 훈련용 사이클 2대를 가로채고, 법에 따라 입찰 절차를 거쳐야 쓸 수 있는 한체대 빙상장·수영장을 제자들이 운영하는 사설강습팀에 수년 간 ‘특혜 대관’ 해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 교수는 주민등록 세대가 다른 가족을 신고하지 않고 2003∼2018년 가족수당 1000여만원을 수령하고, 대한항공 빙상팀 감독에게 대한항공 승무원 면접 지원자 정보를 보내면서 ‘가능한지 알아봐 달라’고 청탁한 사실도 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교육부는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한체대에 요구하고 전 교수를 고발 및 수사의뢰했다. 다른 종목 교수들의 비리도 대거 적발됐다. 볼링부 A교수는 국내외 대회·훈련을 69차례 하는 동안 학생들로부터 소요경비 명목으로 1인당 25만∼150만원을 걷었다. 그는 총 5억 9000여만원을 현금으로 챙기면서 증빙자료를 만들거나 정산하지 않았다. 이 중 약 1억원은 훈련지에서 지인과 식사하는 등 사적 용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무용학과 B교수 역시 학생 1인당 6만∼12만원씩 ‘실기특강비’를 걷어 증빙서류 없이 썼다. 사이클부 C교수는 학부모 대표에게 현금 120만원을 받았다. 한체대 대학원에서는 교수들이 원래 업무인 석·박사과정 학생들 논문 및 연구계획서를 지도하거나 시험 출제·채점을 하면서 수당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또 최고경영자 과정에서는 출결 여부 확인 없이 282명에게 수료증을 주기도 했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전 교수 등 교직원 35명 징계를 한체대에 요구하고 12명은 고발 및 수사 의뢰했다. 빙상장 사용료 등 5억 2000만원은 회수했다. 교육부는 또 연세대 수시모집에서 아이스하키 특기생 합격자가 미리 결정돼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도 발표했다. 감사 결과 체육특기생 평가위원 3명이 1단계 서류평가에서 평가 기준에 없는 ‘포지션’을 고려해 점수를 매긴 것으로 확인됐다. 포지션을 고려한 탓에 다른 학생보다 경기 실적이 떨어지는 학생이 서류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평가위원 1명은 체육특기자 지원 학생 126명 평가를 70여분 만에 마치기도 했다. 지원자 한 명을 평가하는 데 단 30초가 걸린 셈이다. 한 평가위원은 평가시스템에서 특정 종목 지원자 31명 중 6명의 점수를 수정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최종합격했다. 교육부는 평가위원 3명 등 교직원 9명에 대한 경징계 및 경고를 연세대에 요구했다. 다만 교육부는 ‘사전 스카우트’ 및 금품수수 의혹이나 전·현직 감독의 영향력 행사 등은 증거 확보가 어려웠다면서 이 부분은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김학의·장자연, 특검해서라도 진실 규명하라

    국민 10명 중 7명 “특검 도입돼야”공정성 의심 검경 재수사 한계 명확 대표적인 권력형 성폭력 사건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과 고 장자연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은 김학의·장자연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검경 수사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은 17%였다. 모든 이념 성향과 정당 지지층, 연령, 지역에서 특검 찬성 여론이 다수였다.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국민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에게 두 사건 처리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이튿날 두 사건의 대검 진상조사단 조사 기간을 두 달 연장하고 범죄사실이 드러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권력형 비리와 여성에 대한 성폭력, 검경의 부실수사 등 온갖 사회적 부조리가 압축돼 있는 두 사건의 실체가 뒤늦게나마 파헤쳐질 계기가 마련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검경이 재수사의 주체가 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차관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검찰은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성폭행 정황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김 전 차관에 대해 두 차례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최근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에서 “문제의 동영상에서 김 전 차관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장씨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은 통화기록 확보와 분석 등 기초 수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검경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신뢰를 얻기 어려운 데다 사건 은폐 책임이 있는 수사기관들에 자칫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상설특검제를 대안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행 상설특검법은 수사 대상으로 “법무부 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검경이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김학의·장자연 사건이 이 법 제정 취지에 들어맞는다. 법무부는 진상 규명을 바라는 국민 여론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제 시행을 추진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차관 사건 당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점을 이유로 특검제를 반대하고 있지만 국회의 특별검사 선정 과정에서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를 추천하면 정치적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다. 소모적 논란 와중에도 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나고 있다는 점을 정부와 국회는 유념해야 한다.
  • 지자체 직영하는 복지시설 운영 ‘낙제점’… 비전문 공무원 잦은 인사로 업무 부실 탓

    지자체 직영하는 복지시설 운영 ‘낙제점’… 비전문 공무원 잦은 인사로 업무 부실 탓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이 정부의 운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반면 민간 복지시설은 최고 수준의 점수를 받아 대조를 이뤘다. 주민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설을 더 믿고 이용하는데, 정작 관리는 엉망으로 이뤄져 온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0일 노인복지관·사회복지관·양로시설·한부모가족복지시설 등 803개 사회복지시설의 3년간(2015∼2017년) 운영 실적을 평가한 결과, 공공기관 위탁시설(16개)은 90.7점(평균), 민간위탁시설(731개)은 90.6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지자체 직영시설(56개)은 48.5점으로 매우 부실했다. 특히 지자체 직영시설 34곳은 2회 연속 ‘F등급’을 받아 운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경남 소재 사회복지시설 14곳이 연속 낙제점을 받아 낙제 그룹의 40%를 차지했다. ‘낙제 시설’의 특징은 외양만 번드르르하다는 것이다. 재정조직 운영, 인적자원 관리, 프로그램 서비스, 이용자 권리, 지역사회 관계 등 5개 평가 영역에서 F등급이나 D등급을 받았지만 시설·환경에선 A등급이나 B등급을 받은 시설이 많았다. 보여 주기식 행정을 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자체 직영 복지시설의 평가 점수가 낙제 수준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복지부의 ‘2015년도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서도 지자체 직영시설은 평균 57.8점으로 ‘F등급’을 받았다. 복지부는 직원들의 인사 이동이 잦아 업무 연속성이 낮고 단순 시설관리에만 치중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사회복지시설 업무를 잘 이해하는 전문가가 시설 운영을 맡아야 하지만 대다수 지자체는 비전문가인 공무원을 1~3명 파견해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업무에 익숙해질 때쯤 또다시 인사 이동이 이뤄져 운영 경험이 단절되다 보니 이는 그대로 시설 부실 운영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지자체의 일회성 행사를 복지시설에서 열고, 복지서비스 업무에 집중해야 할 시설 종사자들이 행사 준비에 동원되는 일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시설의 예산권을 지자체가 쥐고 있는 데다 평가 점수가 낮아도 실질적인 페널티가 없어 시설장들이 지자체장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설평가위원장인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자체마다 현금·현물을 단순 지급하는 복지서비스는 경쟁적으로 하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서비스 영역을 주목하지 않고 있다”며 “서비스에 대한 안정적인 예산 지원과 인력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해 자칫 보여 주기식 행정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지열발전소 땅밑 부실 단층조사…정부 안일함이 포항지진 불렀다

    지열발전소 땅밑 부실 단층조사…정부 안일함이 포항지진 불렀다

    “지열발전 위한 고압의 물이 암석 침투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대 자극해 촉발” 해당지역 정밀 지질조사 한번도 안 해 정부·발전소 측에 배상 소송 이어질 듯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은 인근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이 원인인 ‘인재’(人災)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진으로 피해를 본 포항시민들이 정부와 지열발전소 운영사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포항지진은 2016년 9월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지진보다 강도는 약했지만 피해 규모는 더 컸다. 포항지진의 원인에 대해 그동안 학계에서는 자연 발생이라는 주장과 지열발전소가 원인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나와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을 꾸려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연구단에 따르면 물을 주입하기 위한 지열정(井, 땅 구멍)을 뚫을 때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넣는 일종의 흙탕물인 ‘이수’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채 누출됐고 이후 지열정에 주입된 고압의 물이 암석 틈새로 들어가 압력(공극압)을 높이면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을 자극한 것이 포항지진의 원인이다. 이강근(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정부조사단장은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물이 미지의 단층을 자극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지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외조사위원회 역시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포항지진 발생 직후부터 지열발전소 원인설을 제기했던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제대로 된 단층조사 없이 지열발전소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의 지적처럼 지열발전소 허가 당시 해당 지역에 대한 단층 정밀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서 밝혀진 만큼 포항시민들의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포항 지열발전소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말 ‘지열발전 상용화 연구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시작돼 2017년 말 시범운영 예정이었던 국내 최초의 지열발전소다. 한편 정부는 지열발전 개발을 영구 중단하기로 했다. 정승일 산자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포항시와 협조해 현재 중지된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영구 중단하고, 해당 부지는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식으로 조속히 원상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정 차관은 정부의 배상책임에 대해 “현재 국가를 피고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원 판결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130년 만에 살인범 밝힌 ‘DNA 탐정’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130년 만에 살인범 밝힌 ‘DNA 탐정’

    뮤지컬 ‘잭 더 리퍼’는 19세기 말 영국 런던의 얼굴 없는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가 벌인 살인 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2006년 체코에서 초연된 뒤 한국에서는 2009년 공연을 시작해 올해까지 10년 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입니다. 낭만적인 음악과 멋진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잭 더 리퍼 사건은 낭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잭 더 리퍼가 런던을 활보할 당시는 영국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을 정도로 살벌한 분위기였다는 점입니다. ●빅토리아 여왕 때 런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대제국을 이루고 있었던 빅토리아 여왕 재위 시절이었던 1888년, 유난히 무덥고 비까지 내린 직후라서 습도까지 높았던 8월 7일 저녁 이스트런던의 화이트채플에서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범행이 너무 잔혹해 어느 정신병자의 소행으로 생각했는데,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만 해도 11월 10일까지 3개월 동안 20~40대 거리의 여성 5명이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됐습니다. 이 연쇄살인은 잔혹한 범행 수법과 살인 예고에 옐로페이퍼들의 자극적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이전에 벌어졌던 살인 사건들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습니다. 용의자로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이자 왕위 계승 2순위인 클래런스 애번데일 공작인 앨버트 빅터가 지목되자 빅토리아 여왕이 분노에 휩싸여 영국 경시청을 강하게 질타하며 검거 방법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과학수사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이다보니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로 범죄 현장이 훼손되고 지문 확보조차 되지 않다보니 아직까지 ‘콜드케이스’(미제사건)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 리버풀 존무어대 약학·생물분자과학연구실, 리드대 유전자·보건·치료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새로운 유전자 분석법을 활용한 결과 130여년 전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의 정체를 확실히 밝혀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법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포렌식 사이언스’ 3월호(3월 13일자)에 실렸습니다. ●희생자 숄 묻은 피로 유전자 분석… 학술지 등재 연구팀은 1888년 9월 30일 살해된 네 번째 희생자인 46세의 캐서린 애드도스의 숄에 묻은 피와 정액에서 추출한 DNA를 증폭시키고 미토콘드리아DNA를 분석한 결과 당시 유력한 용의자 중 하나였던 23세의 폴란드계 유대인 아론 코민스키가 범인이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코민스키가 범인이라는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과학적 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공식적으로 실린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목격자들의 증언과 마찬가지로 범인이 당시 흔치 않았던 갈색 머리칼과 갈색 눈을 가졌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2014년 사설탐정 러셀 에드워즈가 ‘네이밍 잭 더 리퍼’라는 책에서 코민스키를 살인범이라고 지목했지만 법의학자들은 살인범으로 그를 지목하게 된 분석 과정이 자세하지 않아 신빙성이 낮다고 비판했습니다. CSI 같은 미국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범죄 현장의 보존과 그를 통한 증거 확보가 범인 검거에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증거물이 오래되고 오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도 신뢰할 수 없다는 반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완전범죄는 추리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음원 수입 주먹구구 분배”…음산협 보상금 수령 못한다

    “음원 수입 주먹구구 분배”…음산협 보상금 수령 못한다

    단체지정 취소…공모 후 신규 지정방송사나 스트리밍 업체 등에서 음반 이용 보상금을 징수하는 한국음반산업협회(음산협)가 방만한 운영을 해 오다 결국 업무에서 배제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6월 30일자로 음산협의 보상금 수령단체 지정을 취소한다고 20일 밝혔다. 2008년 첫 지정 이후 취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동안 보상금 수령단체 적격 여부 심사를 진행한 결과 저작권법령 및 규정을 위반한 임의적·자의적 보상금 분배, 보상금 관리 능력과 전문성 부족, 부실한 보상금 정산 및 회계 시스템 등으로 음산협이 더는 업무수행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음산협은 특정인에게 저작권료를 2배 이상 주거나 어떤 곳은 아예 누락시키기도 했다. 보고 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사례가 다수 드러났으며, 업무 일부에 대해 외부 용역을 주는 과정에서 자료를 유실하기도 했다. 또 분배 업무에 홍보팀장이 나서는 식으로 일을 처리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고 문체부는 덧붙였다. 보상금 수령은 공익 목적이 강한 교육과 방송 등이 저작재산권자 이용 허락 없이 저작물을 우선 사용하고 사후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음산협은 이를 받아 저작권자에게 분배하는 업무를 해 왔다. 보상금은 모두 7종으로, 보상금 수령단체는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음산협 등 3곳뿐이다. 음산협의 보상금 수령액은 연간 115억원 규모다. 보상금 수령단체 지위는 취소됐지만, 신탁 단체로서 업무는 계속할 수 있다. 문체부는 3개월 동안 공모를 거쳐 상반기 중 새로운 단체를 보상금 수령단체로 지정할 예정이다. 보상금 수령단체는 보상권리자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여야 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영희 진상조사단 팀장 “법무부와 과거사위, 검찰 눈치 보는 듯”

    김영희 진상조사단 팀장 “법무부와 과거사위, 검찰 눈치 보는 듯”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특수강간 혐의) 사건, 장자연 리스트 사건, 용산참사 등에 대한 검찰의 고의 부실 수사(검찰권 남용)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의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의 활동 기한 연장 요청을 묵살하려 했다. 하지만 피해자와 피해자 주변인이 직접 언론을 통해 피해를 호소했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청와대 국민청원)에 문재인 대통령이 관계부처에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지시하는 식으로 답하면서 결국 과거사위는 조사단 활동 기한을 2개월 연장했다. 이에 조사단의 총괄팀장인 김영희 변호사는 “더 많은 기한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결과적으로 짧은 기간이 연장됐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김 변호사는 20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법무부나 과거사위는 조사단에 대해 굉장히 소극적이었다고 할까요. 저희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지원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아니라 오히려 기한 연장에 소극적이라든지, 아니면 조사한 내용에 대해서 조금 문제를 삼는다기보다···. 하여튼 도움이 되는 쪽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용산참사 같은 경우에는 팀이 너무 뒤늦게 합류를 했기 때문에 6개월 정도 (활동 기한 연장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는데, 결과적으로 짧은 기간이 연장됐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는 ‘과거사위와 법무부가 왜 그렇게 조사단 일을 안 도와줬는지’를 물었다. 김 변호사는 “검찰개혁이라는 큰 과제에 대해서, 원래 (과거사위와 조사단) 출발 취지와 다르게 검찰의 ‘압력’이 있었다기보다는 ‘눈치보기’가 있지 않았나라는 게 저의 개인적인 추측”이라면서 “그렇지 않고선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서 (과거사위가) 그렇게 기한 연장을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이번에도 사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있기 전에는 지난 주에는 연장이 안 된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지금 단지 (활동) 기한만 연장됐는데, 사실 지금 조사단 내부에서는 지금 일을 마친 검사들은 복귀했다고 한다. 남은 분들이 많지 않은데, 추가로 검사들이 (조사단에) 파견됐으면 좋겠다 라는 의견이 (조사단 내부에) 있다.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인적인 지원을 포함해서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김 변호사는 또 “저는 법무부 장관(박상기)도 (조사단 활동에) 관심이 많았는지 의문”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이어 “오히려 문 대통령은 가장 누구보다 검찰개혁 의지가 높다고 저는 평가하고, 과거사위도 현 정권 들어 처음, 역대 정부에서 처음 하는 것”이라면서 “과거사위가 (조사단 활동) 기한 연장을 거부한 상태에서 대통령이 나서서 ‘수사를 해야 된다’라고 말하는 그런 굉장히 희한한 사태가 연출이 됐는데, 그건 정부조직 전체로 봤을 때는 법무부와 과거사위가 굉장히 잘못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과거사위 ‘檢 김학의 봐주기’ 결론 땐 큰 파장…윤중천發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확대 촉각

    檢, 김 2차 수사 땐 소환도 안해 부실 의혹 경찰, 장자연 사건 ‘57분 수색’으로 눈총 김·장 사건 시효 거의 끝나 처벌 쉽지않아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조사 기간을 연장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조사가 수사로, 수사가 처벌로 이어질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엄정한 사법처리를 지시한 데 이어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면서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동영상에서 촉발된 사건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접대 리스트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19일 공동 브리핑에서 두 사건을 특권층 사건으로 규정했다. 두 사건 모두 권력을 가진 인물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학의 전 차관은 두 차례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은 윤중천씨가 접대한 인물을 확인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윤씨가 접대한 인물이 정계, 재계, 법조계, 의료계, 군장성, 연예계 등 각 분야의 사회 고위층을 총망라했고, 이는 결국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김학의 처벌도 중요하지만 이 사건은 ‘김학의 성접대 동영상’ 사건이 아니라 ‘윤중천 접대 리스트´ 사건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향응을 받은 인물이 많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사위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 김근태 고문은폐 등 1980~1990년대 위주였지만 두 사건은 비교적 최근 사건이다. 다른 사건과 달리 수사 검사들이 현직에 남아 있어 조사가 순탄치 않았다. 만약 당시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거나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파장이 크다. 조사단은 각 사건의 공소시효를 고려해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부분은 조사 결과 발표 이전이라도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할 방침이다. 그러나 실제로 형사처벌까지는 쉽지 않다. 공소시효 문제가 가장 크다. 2007년 12월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공소시효가 늘었지만 김학의 전 차관 사건(2007~2008년 추정)은 가장 혐의가 무거운 특수강간만 공소시효 15년으로 아직 처벌이 가능하다. 장자연 사건도 공소시효가 10년인 강제추행이나 성매매 알선 등을 적용해도 범행시기(2008년)를 고려하면 처벌이 어렵다. 조사단은 설사 시효가 만료돼 형사처벌이 어렵다면 진상규명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맞는지, 성매매인지 강간인지, 김학의 전 차관 외 접대받은 인물은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강제 수사권이 없는 조사단으로서는 진상규명마저 쉽지 않다. 앞서 조사단은 지난 15일 김 전 차관을 공개 소환했지만 김 전 차관은 불응했다. 조사단 본연의 업무인 부실 수사 의혹도 밝혀야 할 과제다.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 1차 수사 당시 김학의 자택을 압수수색하지 않았고, 2차 수사에서는 소환조차 하지 않았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도 경찰 수사 당시 장씨의 자택을 57분 만에 압수수색을 끝내 부실 수사 의혹이 일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상기 “장자연·김학의 사건 국민적 공분… 재수사 권고할 것”

    박상기 “장자연·김학의 사건 국민적 공분… 재수사 권고할 것”

    朴 법무 “과거사위 기간 2개월 연장” 김부겸 장관 “주 1회 수사상황 브리핑” 버닝썬 등 ‘특권층 반사회적 사건’ 규정 철저한 진실규명 의지…사건들 새국면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을 ‘특권층 사건’이라 규정짓고 철저히 조사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장자연·김학의 사건에 있어서는 수사 전환 가능성도 열어뒀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이날 검·경을 총괄하는 두 정부부처 수장까지 강력한 진실규명 의지를 밝히면서 해당 사건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행안부 장관과 공동 브리핑을 열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사건은 우리 사회의 특권층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들이 부실수사를 하거나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은폐한 정황들이 보인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며 “이들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과거사위가 건의한 대로 활동 기간을 (오는 5월까지) 2개월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장관은 “(대검) 진상조사단이 조사를 진행하되 한편으로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조사단 활동을 종결지은 뒤 재수사를 권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상조사단이 수사권이 없어 여러 제약이 있는 만큼 과거사 조사 마무리 이후 필요할 경우 수사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용산 참사에 대해 “지난 1월에 재배당된 용산 사건에 대해서도 연장된 기간 동안 필요한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부겸 장관 역시 버닝썬 사건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특권층 사건’으로 규정했다. 김 장관은 “불법행위를 근절해야 할 일부 경찰관의 유착 의혹까지 불거진 데 대해 행안부 장관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범죄와 불법 자체를 즐기고 이것을 자랑삼아 조장하는 특권층의 반사회적 퇴폐 문화를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형 클럽 주변 불법행위에 대해선 전국의 지방경찰청을 일제히 투입, 단속 수사해 관련 범죄를 발본색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경찰 유착 의혹을 둘러싼 세간의 우려에 대해선 “국민적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주 1회 수사 상황을 반드시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찰은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대, 사이버수사대 등에 152명의 인력을 투입해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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