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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크리트 납품업체 10곳 압수수색… 현장소장, 과실치사 혐의 추가

    콘크리트 납품업체 10곳 압수수색… 현장소장, 과실치사 혐의 추가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레미콘 업체 여러 곳을 압수수색했다. 현장에서 시공된 콘크리트 품질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붕괴 원인 수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직원 등 관련자 9명도 추가 입건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광주·전남 지역 콘크리트 납품 업체 10곳에 수사관을 보내 납품 내역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또 현대산업개발 공사부장 등 책임자급 5명과 하도급업체 현장소장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감리 3명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이번 사고의 최초 입건자인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에 대해서도 건축법 위반 혐의에 더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와는 별도로 광주고용노동청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는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붕괴 현장에서 사용된 ‘무지보 공법’이 사고 원인과 관련 있는지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무지보 공법은 거푸집 지지대를 세울 수 없는 곳에 강판을 요철가공 또는 성형한 ‘데크 플레이트’를 거푸집으로 활용하는 콘크리트 공사 방법이다. 즉 무지보 공법이 지침대로 시공됐는지, 실제로 현장에서는 어떻게 시공됐는지를 비교해 과실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철골공사 무지보 거푸집동바리(데크 플레이트 공법) 안전보건작업 지침’은 작업하중을 고려한 단면설계 및 바닥 중앙의 휨 보강 등 구조적 강성을 확보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지보 공법을 썼더라도 하중을 고려해 하층 동바리 설치 등 보강 작업을 철저히 해야 했다는 의미다. 공사 현장 감리업체는 최근 3년간 두 차례 부실 감리로 적발된 사실도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A감리업체는 부실 감리를 이유로 2019년 원주 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두 차례 벌점을 부과받았다. 시공사의 건설안전관리에 대한 확인을 소홀히 했거나 설계도 내용대로 시공됐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벌점 부과 사유였다. 소방 당국은 지상 22층과 26~28층에 구조견 2개조 8마리를 투입, 수색에 나섰지만 추가로 실종자를 찾지는 못했다. 상층부 수색 방법을 찾기 위한 전문가 회의도 열렸지만 옹벽 상태와 관련해 의견이 나뉘면서 결론을 도출하진 못했다.
  • 광주 붕괴 아파트 예비입주자들 “철거 후 다시 공사하라”

    광주 붕괴 아파트 예비입주자들 “철거 후 다시 공사하라”

    “저런 아파트에서 어떻게 사느냐”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예비 입주자들은 “화정아이파크 1단지와 2단지 전체를 철거한 뒤 다시 공사하라”고 촉구했다.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대표회의는 17일 사고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의 어처구니없는 부실시공으로 지난해 학동 참사에 이어 믿을 수 없는 대참사가 발생했다”며 “설계,시공,감리 등 모든 단계에서 안전관리 준수계획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종자와 유가족,입주예정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합당한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퇴 발표를 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대해서도 책임 회피라며 비판했다. 예비입주자대표회의는 “사고 이후 현대산업개발이 한 것이라고는 공사 기한을 독촉하지 않았다는 책임 회피성 해명과 대형 로펌 선임,재개발·재건축 단지에 사죄 의사를 담은 현수막을 거는 일이었다”며 “모든 책임을 진 뒤 사퇴를 하는 게 합당한 조치”라고 꼬집었다. 예비입주자대표회의는 기자회견 후 실종자 대표를 만나 “실종자들이 속히 수습될 수 있도록 도울 일이 있다면 돕겠다”며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측도 이날 사고 아파트에 대해 완전히 철거후 재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중대재해법 시행, 철도 공사 안전 기준 적용 강화

    중대재해법 시행, 철도 공사 안전 기준 적용 강화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철도 사업에서도 안전에 대한 기준이 강화된다.국가철도공단은 17일 철도 공사에서 안전관리 능력이 우수한 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계약기준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입찰자격 사전심사 시 업계 평균보다 낮은 업체에 가점(2점)을 줬던 산업재해발생(사망사고만인율)과 관련해 감점(2점) 조항을 신설해 안전관리가 부실한 업체는 입찰참가자격을 사전에 제한키로 했다. 종합심사낙찰제의 건설안전 부문 가점을 최대 0.3점 확대해 현장 안전관리 중요성을 제고했다. 100억~300억원은 현행 0.6점에서 0.8점, 300억원 이상 공사는 0.7점에서 1.0점으로 상향됐다. 또 저가입찰 개선을 위해 100억~300억원인 간이형 공사의 동점자 처리기준을 입찰금액이 낮은 자에서 균형가격(상하위 20% 제외한 평균가격)에 근접한 자로 변경해 적정 공사비용을 보장함으로써 현장 안전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개선했다. 한편 공단은 지난해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계약제도 혁신 TF’를 발족해 계약제도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한 88개 제도를 개선해 계약의 신뢰성과 혁신성을 높였다. 올해는 TF를 확대해 협력사와 국민이 공감하는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 국토부, 광주 아파트 붕괴 콘크리트 품질 검사…사고 원인 규명

    국토부, 광주 아파트 붕괴 콘크리트 품질 검사…사고 원인 규명

    국토교통부가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품질(강도)을 분석하기 위한 시료채취에 나선다. 이를 정밀 분석해 사고원인을 규명한다. 동절기 양생이 덜된 상태에서 무리한 타설을 했던 정황이 드러난 만큼 압축 강도와 품질 저하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는 붕괴 사고 수습통합대책본부와 조율을 거쳐 콘크리트 압축 강도 시험을 벌일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조사위는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구조 작업이 최우선인 점, 건축자재 낙하 위험성이 상존하는 점, 추가 붕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시료 채취 장소와 시점을 수습본부와 충분히 조율해 결정키로 했다. 조사위는 안전성이 확보될 경우 붕괴 현장 각 층에 콘크리트 벽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원형 시험체(지름 10㎝·길이 20㎝)를 채취한다. 이후 압축 강도와 파괴 하중 등을 측정한다. 사고 이전에 신축 현장에서 채취해놓은 시료(표준 시험체)와 비교·분석해 콘크리트 강도 발현 여부를 밝힐 방침이다. 겨울철 콘크리트 구조물 품질 관리 지침은 콘크리트가 얼지 않도록 보온·급열 조치로 일정 수치의 압축 강도를 확보한 뒤 시공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에 물을 많이 섞어 작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존 시료와 새로 채취한 시료의 강도를 면밀히 분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 46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외벽, 거푸집 등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면서 하청 노동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건설·건축 분야 전문가들은 하층 콘크리트가 제대로 굳지 않아 필요한 강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타설로 건물이 연쇄 붕괴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 해당 신축 현장 타설 작업 일지를 보면, 5~7일 만에 붕괴된 여러 층의 타설을 마친 것으로 드러나 ‘강도 불량에 따른 부실시공’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굳힘) 기준은 최소 14일이다. 사고 당일 광주 지역 평균기온은 영하 1.6도였고, 사고 3~4일 전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양생이 덜된 최상층부 슬라브 등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편 조사위는 건축시공 4명, 건축구조 4명, 법률 1명 등 관련 분야 전문가 10명으로 꾸려졌다. 오는 3월 12일까지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해 공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 [씨줄날줄] 대우조선해양 흑역사/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우조선해양 흑역사/전경하 논설위원

    자금담당 임원이 회삿돈 2000여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기사에 종종 대우조선해양이 언급된다. 2016년 이 회사 직원 한 명이 7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려 아파트와 명품을 게걸스럽게 사들였던 일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해엔 대우조선의 5조원대 분식회계가 폭로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이 당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5년을 이어 가다 지난해에야 1심 판결이 났다. 그런가 하면 지난 13일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끝 모를 대우조선해양의 흑역사가 아닐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의 모태는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다. 대우그룹이 1979년 인수해 대우조선중공업이 됐고, 1994년 당시 세계 선박 수주량 1위인 대우중공업에 합병됐다.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해양으로 나눠졌고, 2001년 산업은행의 자회사가 됐다.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가 되면서 방만하게 경영됐다. 퇴직 임원은 물론 산업은행 출신들이 자문역, 고문 등 비상근 임원으로 위촉돼 연봉 수억원을 받았다. 남상태 전 사장은 7년(2006~2012년) 재직하면서 연임 로비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으니 59억원을 물어 주라는 판결을 지난해 받았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은 우리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빅딜이었다. 삼성중공업까지 더한 ‘빅3’ 체제를 ‘빅2’로 개편하려는 정부의 의도대로 두 회사가 합쳐지면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시장점유율은 61%가 된다. 세계 3위 LNG 수입국인 EU로선 운반선 가격 인상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자국 이기주의라 하겠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목표치를 40% 넘어선 수주 물량을 따냈다. 그러나 누적된 부실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2015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받은 공적자금은 7조원. 조선업 시황이 앞으로도 좋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2019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계획이 발표된 뒤로 3년, 정부가 외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궁금하다. 인수 불허에 대한 대비는 했을까. ‘낙하산’이 줄었다는 사실에만 만족하지 않았나 싶다.
  • [사설] 임기 말까지 낙하산 인사를 봐야 하나

    [사설] 임기 말까지 낙하산 인사를 봐야 하나

    문재인 정부의 공기업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었다. 과거 어느 정권이든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은 예가 없으나 그래도 임기 말엔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차기 정부에 미칠 영향을 감안했던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런 관행조차 무시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임기가 불과 4개월 남았는데 한 사람이라도 더 자기 사람을 요직에 앉히기 위해 ‘알박기 인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여야 어느 쪽이 대선에서 승리하든 차기 정부의 인사권이나 국정운용 권한을 제약하는 몰염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문 정부의 임기 말 알박기는 금융 공기업의 최근 인사에서 두드러진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20년 넘게 방위사업청에서 근무한 군수산업전문가를 기업부실채권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에 임명했다.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30일 신임 비상임이사(사외이사)에 두 번이나 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던 김모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미 임명된 박모 상임이사와 선모 사외이사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했고, 감사도 민주당에서 정책위 정책실장을 지낸 인사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 이사회는 여권 정치인 출신만 4명이 자리를 꿰차는 진풍경을 보여주게 됐다. 그런가 하면 금융 쪽 경험이 전혀 없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의 선임행정관도 지난해 9월 연봉 2억 4000만원인 금융결제원 감사로 임명됐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고는 가당치 않은 인사다.  금융 공기업뿐 아니라 외교부나 검찰 등 정부 기관 내부의 보은 인사도 줄을 잇는다. 외교부는 지난 4일 안일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대사로 임명하는 등 춘계 공관장 인사를 발표했다. 법무부 역시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르면 이달 말 검사장 인사를 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친정부 성향 검사들이 대거 승진하는 보은 인사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경우 3년여 전 자신의 지역구(서울 양천갑) 행사에서 노래한 성악가를 산하기관인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대표이사로 임명해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두 달 뒤인 2017년 7월 “낙하산·보은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다짐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내 사람이라고 비전문가를 등용하는 정실인사가 반복되면 피해는 오롯이 국민 몫이다. 더이상의 낙하산 인사는 없어야 한다.
  • 대우조선해양 흑역사

    자금담당 임원이 회삿돈 2000여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기사에 종종 대우조선해양이 언급된다. 2016년 이 회사 직원 한 명이 7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려 아파트와 명품을 게걸스럽게 사들였던 일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해엔 대우조선의 5조원대 분식회계가 폭로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이 당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5년을 이어 가다 지난해에야 1심 판결이 났다. 그런가 하면 지난 13일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끝 모를 대우조선해양의 흑역사가 아닐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의 모태는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다. 대우그룹이 1979년 인수해 대우조선중공업이 됐고, 1994년 당시 세계 선박 수주량 1위인 대우중공업에 합병됐다.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해양으로 나눠졌고, 2001년 산업은행의 자회사가 됐다.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가 되면서 방만하게 경영됐다. 퇴직 임원은 물론 산업은행 출신들이 자문역, 고문 등 비상근 임원으로 위촉돼 연봉 수억원을 받았다. 남상태 전 사장은 7년(2006~2012년) 재직하면서 연임 로비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으니 59억원을 물어 주라는 판결을 지난해 받았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은 우리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빅딜이었다. 삼성중공업까지 더한 ‘빅3’ 체제를 ‘빅2’로 개편하려는 정부의 의도대로 두 회사가 합쳐지면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시장점유율은 61%가 된다. 세계 3위 LNG 수입국인 EU로선 운반선 가격 인상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자국 이기주의라 하겠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목표치를 40% 넘어선 수주 물량을 따냈다. 그러나 누적된 부실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2015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받은 공적자금은 7조원. 조선업 시황이 앞으로도 좋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2019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계획이 발표된 뒤로 3년, 정부가 외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궁금하다. 인수 불허에 대한 대비는 했을까. ‘낙하산’이 줄었다는 사실에만 만족하지 않았나 싶다.
  • 임기 말까지 낙하산 인사를 봐야 하나

    문재인 정부의 공기업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었다. 과거 어느 정권이든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은 예가 없으나 그래도 임기 말엔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차기 정부에 미칠 영향을 감안했던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런 관행조차 무시하고 있다. 임기가 불과 4개월 남았는데 한 사람이라도 더 자기 사람을 요직에 앉히기 위해 ‘알박기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 여야 어느 쪽이 대선에서 승리하든 차기 정부의 인사권이나 국정 운용 권한을 제약하는 몰염치한 행위다. 안팎에서 비난이 거세지만 개의치 않고 낙하산 인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엔 내부 반발을 무시하고 비전문가를 금융 공기업의 요직에 꽂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20년 넘게 방위사업청에서 근무한 군수산업 전문가를 기업부실채권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에 임명했다.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30일 신임 비상임이사(사외이사)에 두 번이나 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던 김모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미 임명된 박모 상임이사와 선모 사외이사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했고, 감사도 민주당에서 정책위 정책실장을 지낸 인사라 예보는 여권 정치인 출신만 4명이 이사회 자리를 꿰차는 진기록을 세웠다. 금융 경험이 전혀 없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의 선임행정관도 지난해 9월 연봉 2억 4000만원인 금융결제원 감사로 임명됐다. ‘윗선’ 없이는 가당치도 않은 인사다. 외교부나 검찰에서의 보은인사도 줄을 잇는다. 문 대통령은 취임 두 달 뒤인 2017년 7월 “낙하산·보은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다짐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내 사람이라고 비전문가를 등용하는 정실 인사가 반복되면 피해는 오롯이 국민 몫이다. 더이상의 낙하산 인사는 없어야 한다.
  • 대우조선해양 흑역사

    자금담당 임원이 회삿돈 2000여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기사에 종종 대우조선해양이 언급된다. 2016년 이 회사 직원 한 명이 7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려 아파트와 명품을 게걸스럽게 사들였던 일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해엔 대우조선의 5조원대 분식회계가 폭로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이 당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5년을 이어 가다 지난해에야 1심 판결이 났다. 그런가 하면 지난 13일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끝 모를 대우조선해양의 흑역사가 아닐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의 모태는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다. 대우그룹이 1979년 인수해 대우조선중공업이 됐고, 1994년 당시 세계 선박 수주량 1위인 대우중공업에 합병됐다.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해양으로 나눠졌고, 2001년 산업은행의 자회사가 됐다.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가 되면서 방만하게 경영됐다. 퇴직 임원은 물론 산업은행 출신들이 자문역, 고문 등 비상근 임원으로 위촉돼 연봉 수억원을 받았다. 남상태 전 사장은 7년(2006~2012년) 재직하면서 연임 로비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으니 59억원을 물어 주라는 판결을 지난해 받았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은 우리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빅딜이었다. 삼성중공업까지 더한 ‘빅3’ 체제를 ‘빅2’로 개편하려는 정부의 의도대로 두 회사가 합쳐지면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시장점유율은 61%가 된다. 세계 3위 LNG 수입국인 EU로선 운반선 가격 인상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자국 이기주의라 하겠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목표치를 40% 넘어선 수주 물량을 따냈다. 그러나 누적된 부실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2015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받은 공적자금은 7조원. 조선업 시황이 앞으로도 좋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2019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계획이 발표된 뒤로 3년, 정부가 외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궁금하다. 인수 불허에 대한 대비는 했을까. ‘낙하산’이 줄었다는 사실에만 만족하지 않았나 싶다.
  • “음악보다 돈벌이 집중” 하이브에 뿔난 BTS 팬들

    “음악보다 돈벌이 집중” 하이브에 뿔난 BTS 팬들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최근 사업 확장 과정에서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BTS 관련 상품인 굿즈(MD)가 고가 논란에 휩싸였고, 아티스트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수익 창출에 몰두해 지나치게 상업화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이브는 BTS의 IP를 활용해 자체 기획·개발한 웹툰 ‘세븐 페이츠: 착호’를 지난 15일 네이버 웹툰에서 처음 공개했다. BTS를 활용한 첫 웹툰으로 하이브가 스토리를 만들었으며 IP도 소유한다. 웹툰은 멤버 7명을 범 사냥꾼으로 설정해 이들이 혼란스러운 세계를 헤쳐 나가는 내용을 담는다. BTS의 첫 오리지널 스토리지만 첫 주 화제성은 기대만큼 높지 않다. 웹툰 스튜디오인 레드아이스 스튜디오가 참여해 작화 퀄리티를 끌어올렸으나 내용이 BTS의 세계관이나 멤버들과 관련성이 없다는 반응이 많다. 토요 웹툰 대부분이 평점 9.5 이상인 데 반해, 평점도 7점대(16일 기준)로 낮은 편이다. ‘세븐 페이츠’는 본편 공개 전부터 잡음이 많았다. 지난해 12월 사전 이벤트로 선보인 ‘슈퍼캐스팅: BTS’가 부실한 내용으로 혹평을 받았고, 유튜브 방탄TV에서 공개한 홍보 영상은 폐쇄회로(CC)TV로 멤버들을 훔쳐보는 듯한 콘셉트로 반감을 샀다. 대체불가능토큰(NFT) 판매를 두고도 반발이 나왔다. 하이브가 BTS의 사진 등을 NFT로 만든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히자, 일부 팬들은 “NFT 생성 과정에 전력 소모가 많아 탄소 배출로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BTS가 유엔 총회 등에 참석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려 왔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보이콧 움직임도 일었다. 이 같은 사업에 반발하는 팬들은 “회사가 음악 활동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부가 사업에만 몰두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MD 상품 역시 논란을 빚었다. 멤버 진이 기획에 참여해 17일 배송을 시작하는 잠옷은 한 벌당 11만 9000원, 베개는 6만 9000원으로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도 직접 “잠옷 좋은 소재 써 달라 했지만 무슨 가격이…나도 놀랐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출시된 BTS 마스크도 7장들이 한 세트가 3만 5000원에 책정돼 “한정판 굿즈이니 괜찮다”는 의견과 “황당한 가격”이라는 반응이 맞섰다.지난해 11월에는 히트곡 ‘버터’의 카세트테이프가 퀄리티 문제 때문에 100% 환불 조치되기도 했다. 한 케이팝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굿즈는 일부 아이템을 제외하면 가수가 적극 참여하거나 피드백을 주고받는 경우가 드물다”며 “하지만 논란이 생기면 아티스트 이미지에 타격이 생기기 때문에 팬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해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올해 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IP를 활용한 부가 사업이 실적 상승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최대 매출액(3410억원) 및 영업이익(656억원)을 달성했다. 이 중 MD·라이선싱 부문이 전 분기보다 53% 증가해 효자 노릇을 했다. 향후 두나무와 협업해 연예인 이미지를 NFT로 만들어 판매하고, 게임·웹툰·웹소설과 패션·뷰티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음악 등 예술 영역은 럭셔리 브랜드처럼 상품의 실용성보다 그 자체의 아우라가 욕망을 자극한다”며 “하지만 품질과 가격에 대한 불만이 계속된다면 팬들이 보이콧할 수도 있는데 결국 시장의 선택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 檢, 지난주 ‘대장동 핵심’ 정진상 비공개 조사

    檢, 지난주 ‘대장동 핵심’ 정진상 비공개 조사

    ‘대장동 윗선 수사’의 핵심 인물이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이 지난주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난 13일 오후 정 부실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정 부실장이 심야조사에 동의하면서 조사는 자정을 넘겨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윗선’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자 지난달 초부터 정 부실장 측과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해 왔다. 하지만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검찰이 주춤하면서 정 부실장 소환도 연기됐다. 이후에는 정 부실장 측에서 선거운동 등을 이유로 출석을 미뤄 왔다. 그러다 지난 13일 전격적으로 비공개 조사를 받은 것이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맡으며 대장동과 관련한 성남시 공문에 최소 9번 이상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설계에 이 후보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밝혀 줄 핵심인물로 언급됐다. 그는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는 과정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직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 부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황 전 사장의 사퇴 압박 의혹과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배임 혐의에 대해 따져 볼 계획이다. 다만 일종의 ‘면피성 조사’란 비판이 나온 이번 소환을 계기로 사건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콘크리트 타설 작업 불법 재하도급 정황

    콘크리트 타설 작업 불법 재하도급 정황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재하도급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경찰청은 16일 붕괴 당시 타설 작업을 하던 8명의 작업자는 펌프카 회사인 A사 소속인 것으로 파악하고 불법 재하도급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A사는 레미콘으로 반입된 콘크리트를 고층으로 올려 주는 장비를 갖춘 회사다. 이 회사가 콘크리트를 옮겨 주면 타설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맺은 전문건설업체 B사가 해야 한다. 다만 경찰은 ‘대리 시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계약이 있었는지, 정식 직영 형태로 진행된 것인지 등 계약관계를 추가로 검토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또 최단 5일, 최장 19일에 한 층꼴로 콘크리트 타설을 했다고 기록한 타설일지를 확보해 부실시공 진위 여부를 규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사고가 난 건물 근처에 짓던 203동에서도 한 달 전쯤 콘크리트 타설 도중 슬래브가 주저앉는 사고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는데, 정의당은 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203동 사고 이후 동일한 구조인 붕괴 건물에 대해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밝히라”고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소방당국은 이날 지하 4층부터 옥외부분 지상 2층까지 적재물을 제거하며 수색을 했으나 남은 5명의 실종자는 찾아내지 못했다. 지난 14일에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 1명의 사망 원인은 ‘다발성 손상’이라는 1차 부검 소견이 나왔다. 시신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17일부터는 고층부에 대한 수색·구조 작업에도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타워크레인이 언제 추락할지 모르고 건축물 추가 붕괴와 잔해 추락 우려도 큰 상황이다. 한편 이번 붕괴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콘크리트 타설 하중에 대한 하층부 슬래브의 지지력 부족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한 대형 건설사가 분석한 ‘붕괴원인 추정 자료’를 보면 이 아파트 꼭대기층(39층) 바로 아래 PIT층(배관 등 설비 공간) 바닥의 설계 하중은 13.1㎪(킬로 파스칼)로 자체 무게를 제외한 여유 하중은 7.1㎪로 설계됐다. 그러나 PIT층 바닥이 지탱해야 하는 39층 바닥층의 콘크리트 하중은 8.4㎪에 이르고 여기에 작업하중 2.5㎪이 보태지면서 모두 10.9㎪에 이른다. 상부 무게를 하부 바닥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 檢, 지난주 ‘대장동 핵심’ 정진상 비공개 조사

    ‘대장동 윗선 수사’의 핵심 인물이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이 지난주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난 13일 오후 정 부실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정 부실장이 심야조사에 동의하면서 조사는 자정을 넘겨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윗선’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자 지난달 초부터 정 부실장 측과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해 왔다. 하지만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검찰이 주춤하면서 정 부실장 소환도 연기됐다. 이후에는 정 부실장 측에서 선거운동 등을 이유로 출석을 미뤄 왔다. 그러다 지난 13일 전격적으로 비공개 조사를 받은 것이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맡으며 대장동과 관련한 성남시 공문에 최소 9번 이상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설계에 이 후보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밝혀 줄 핵심인물로 언급됐다. 그는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는 과정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직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 부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황 전 사장의 사퇴 압박 의혹과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배임 혐의에 대해 따져 볼 계획이다. 다만 일종의 ‘면피성 조사’란 비판이 나온 이번 소환을 계기로 사건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재희 기자
  • ‘이재명 후보 측근’ 정진상, 13일 비공개로 ‘조용히’ 檢 소환조사

    ‘이재명 후보 측근’ 정진상, 13일 비공개로 ‘조용히’ 檢 소환조사

    ‘대장동 윗선 수사’의 핵심 인물이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이 지난주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난 13일 오후 정 부실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정 부실장이 심야조사에 동의하면서 조사는 자정을 넘겨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윗선’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자 지난달 초부터 정 부실장 측과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해 왔다. 하지만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검찰이 주춤하면서 정 부실장 소환도 연기됐다. 이후에는 정 부실장 측에서 선거운동 등을 이유로 출석을 미뤄 왔다. 그러다 지난 13일 전격적으로 비공개 조사를 받은 것이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맡으며 대장동과 관련한 성남시 공문에 최소 9번 이상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설계에 이 후보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밝혀 줄 핵심인물로 언급됐다. 그는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는 과정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직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 부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황 전 사장의 사퇴 압박 의혹과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배임 혐의에 대해 따져 볼 계획이다. 다만 일종의 ‘면피성 조사’란 비판이 나온 이번 소환을 계기로 사건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인명피해 발생 물류창고·건설현장 긴급 안전점검

    인명피해 발생 물류창고·건설현장 긴급 안전점검

    정부가 인명 피해 발생한 경기 평택 물류창고 화재 및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와 같은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의 공사현장에 대해 안전 점검을 실시한다.국토교통부는 17일부터 전국의 80개 물류창고 공사현장과 물류창고 517개 등 총 597개에 대해 합동 점검에 나선다. 점검에는 국토부와 고용노동부·소방청·산업안전보건공단·국토안전관리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공사현장에서는 화재 위험물 보관·관리 상태와 화재 감시자 배치 여부, 용접·강관 절단 작업 시 안전관리 및 밀폐공간 유해가스 환기 시설 설치·관리 상태 등을 집중 점검한다. 창고 점검은 소방안전관리대상물 1급 이상 571곳이 대상이다. 소방시설물 안전관리 실태와 소방교육·훈련 실시 여부, 비상 대응체계 등을 점검해 안전관리·부실시공 등의 위법행위 적발시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소방·건설안전 관련법에 따르면 안전관리 부실 현장에 대는 관리 주체에 벌점과 과태료 처분과 함께 영업정지할 수 있다. 앞서 국토부는 11일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전국 건설현장 약 3만곳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특히 광주와 유사한 공정을 진행 중일 것으로 추정되는 공공·민간 고층 건축현장 1105곳은 발주청 및 인허가 기관과 협력해 국토부가 점검실적을 확인한 후 24일부터 지방국토청이 직접 점검할 방침이다.
  •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아파트 부실시공 정황 속속 드러나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아파트 부실시공 정황 속속 드러나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는 부실 공사로 인해 빚어진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우선 콘크리트의 충분한 양생기간 부족이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15일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확보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 콘크리트 타설 일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3일 35층 바닥면 콘크리트를 타설한 뒤 10일 뒤 다음 층인 36층 바닥을 타설했다. 이후 37층, 38층 바닥은 각각 7일과 6일 만에 타설됐고, 38층 천장(PIT층 바닥) 역시 8일 만에 타설됐다. 일주일 뒤엔 PIT층(설비 등 배관이 지나가는 층) 벽체가 타설됐고, 11일 뒤 39층 바닥을 타설하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35층부터 PIT 층까지 5개 층이 각각 6~10일 만에 타설된 것으로 “12~18일 동안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는 HDC 현대산업개발 측의 해명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겨울철에는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아 시간을 충분히 두고 열풍 작업 등을 통해 강하게 굳히는 양생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양생 불량으로 인해 하층부가 갱폼(대형 철재 거푸집)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아래층들도 잇따라 무너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업체 관계자 A씨는 “콘크리트가 굳을 때는 수하열(물과 석회 작용으로 발생하는 자체 열)로 자체 수증기를 내뿜으면서 강도가 커지지만 기온이 영하권 일때는 표면만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완전히 수분이 증발되기는 어렵다”며 “이런 이유로 겨울철 공사때는 2주 이상 양생 기간을 거치거나 하부에 잭서포트를 보강하는 방식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고 당일을 전후해 3~4일간 광주지역 기온은 섭씨 0도 안팎이었고, 붕괴가 시작된 39층은 140여m에 이르는 고층이라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렀다. 이런 이유 등으로 양생이 덜된 39층 바로 아래 PIT 층은 당시 콘크리트 하중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했고, 지지력이 가장 약한 부분이 가라앉으면서 도미노 붕괴를 야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PIT 층에 충분한 잭서포트(동바리)가 설치돼 수직 압력을 버텼더라면 콘크리트 더미가 한꺼번에 밑으로 흘러내리 지 않고 적어도 상층 1~2개 층에 쌓이면서 전면 붕괴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아파트처럼 벽식라멘 구조는 모든 하중을 가장 외부에 설치된 벽체가 지탱하는데, 바로 아래층 바닥면의 어떤 지점에서 과하게 부하가 걸리면서 슬라브 하중을 지탱하지 못하고 연쇄 붕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명기 교수(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단)는 “설계나 시공이 다소 잘못됐더라도 콘크리트 강도만 충분하다면 무너질리 없다”며 “동절기에 충분한 양생을 거치지 않고 공사를 서둘렀거나, 콘크리트 품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대 건축학부 송창영 교수는 “하층 잔존 부의 사진 등을 봤을 때는 서포트 설치가 부실했거나, 아래층은 이미 철거한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실종자를 찾는 수색이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권’ 발동으로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는 15일 5일차 브리핑을 통해 “작업중지권 발동과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타워크레인 해체 착수 예정 시점이 오는 일요일(16일)에서 내주 금요일(21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해체크레인 조립과 타워크레인 보강을 동시에 진행하려고 했는데 조립 후 보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며 “작업중지권이 발생하면 시공사는 근로자에게 작업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작업중지권이란 산업재해 발생이나 그 위험이 있을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다. 대책본부는 붕괴 이후 기울어진 타워크레인 일부를 해체해 건물 상층부에서 실종자 찾기를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다. 전날 작업자인 60대 남성 1명이 숨진채 수습됐고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구조견 등을 동원에 수색 중이다. 이날도 수색 도중 잔해물 덩이가 떨어지면서 한때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경찰은 12~15일 철근 콘크리트업체 등 협력업체 3곳과 현대산업건설 현장사무소, 감리사무실 모두 5곳을 압수 수색하고 15명을 불러 조사했다.
  • “겨울엔 2주 걸리는데”…6일만에 1개층 콘크리트 양생 광주 아파트

    “겨울엔 2주 걸리는데”…6일만에 1개층 콘크리트 양생 광주 아파트

    광주 아파트 건설 현장 붕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졸속 공사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작업일지가 공개됐다. 15일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확보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201동 콘크리트 타설 일지에 따르면 공사 현장은 지난해 11월 23일 35층 바닥면 콘크리트를 타설한 뒤 10일 뒤인 다음 층인 36층 바닥을 타설했다. 이후 37층, 38층 바닥은 각각 7일과 6일 만에 타설이 이뤄졌고, 38층 천장(PIT층 바닥) 역시 8일 만에 타설됐다. 일주일 뒤엔 PIT층(설비 등 배관이 지나가는 층) 벽체가 타설됐고, 11일 뒤 39층 바닥을 타설하던 중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35층부터 PIT층까지 5개 층이 각각 6~10일 만에 타설된 것이다. 이는 “12~18일 동안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다.특히 겨울철에는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아 시간을 충분히 두고 열풍 작업 등을 통해 콘크리트를 강하게 굳히는 양생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양생 불량으로 인해 하층부가 갱폼(Gangform·거푸집)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아래층들도 무너졌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겨울철에는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아 2주가량 양생을 거쳐야 한다”며 “일주일여마다 1개 층씩 올렸다는 것은 결국 양생이 불량하게 진행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광주대 건축학부 송창영 교수 역시 “(붕괴 당일 타설한) 콘크리트 무게가 쌓여 붕괴에 영향을 미치고, 부실한 콘크리트 양생이 겹쳐 지지층이 견디지 못한 정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정부, 국토부 산하기관장 해임소송 잇따라 패소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장에 대한 정부의 해임소송에서 정부가 잇따라 패소했다. 14일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이원형)는 최창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최 전 사장은 지난 2018년 7월 LX사장으로 취임했으나,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2020년 4월 해임됐다. 최 전 사장의 해임 사유는 갑질 논란 등이었다. 국토교통부 감사관실은 최 전 사장 감사를 실시한 결과, 헬스장 새벽운동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운전기사를 관사에 대기시킨 점이 공직자 청렴의무와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드론교육센터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부적절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문제라고 봤다. 국토부는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청와대에 해임을 건의했고, 청와대는 2020년 4월3일 최 전 사장을 해임했다. 그러자 최 전 사장은 의견진술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고, 해임 이유도 듣지 못해 징계 절차가 위법하다며 2020년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청렴의무 등을 위반했다는 해임 사유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최 전 사장을 해임한 조치는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2심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최 전 사장은 “당사자에게 해임사유를 사전에 제시하거나 단 한 번의 소명기회 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며 “정부가 공공기관장의 인격을 무자비하게 짓밟아 버리고, 소송에서 명백한 사유로 패소했음에도 끝까지 국가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의 기관장 해임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일어났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 7일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 사장이 신청한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구 사장은 지난해 9월 인천공항공사 사장직에서 해임됐다. 해임 사유는 국정감사 당시 태풍 위기 부실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 기관 인사운영의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이었다. 구 사장은 그러나 자신의 해임 절차가 위법했다며 대통령을 상대로 지난해 10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은 한 기관에 두 명의 대표가 존재하는 ‘각자 대표’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구 전 사장의 해임 집행정지 소송 1심 판결 이후 항소했다.
  • 수사당국, 광주 붕괴사고 현장사무소 합동 압수수색…작업일지 등 확보

    수사당국, 광주 붕괴사고 현장사무소 합동 압수수색…작업일지 등 확보

    수사당국이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 붕괴사고의 현장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해 작업일지 등을 확보했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14일 오후 광주 서구 현산아이파크 현장사무소와 감리사무실 등에서 합동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해당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39층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23~38층 일부 구조물이 붕괴해 무너지는 사고가 나 작업자 1명이 경상을 입었고, 작업자 6명이 실종된 상태다. 사고 직후 수사본부를 구성한 경찰은 건축법 위반 혐의로 현산 현장소장 A(49)씨를 입건하고, 현장사무소 등과 하청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현장 책임자와 콘크리트 골조업체 현장소장 등 2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후 압수수색을 함께했다. 경찰은 하청업체 3곳에 대해 지난 12일 압수 수색을 했지만 사고 현장 내부에 있는 현장사무소와 감리사무실 등은 추가 붕괴 우려 등 안전상 이유로 출입이 통제돼 집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은 제한적이나마 안전이 확보돼 현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 소방본부의 협조 아래 이날 현장사무소 등에 진입해 압수수색을 완료했다. 경찰은 작업일지 등 공사 관련 서류와 감리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향후 자료를 정밀 분석해 사고원인과 부실 공사 여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현장소장 A씨와 직원, 감리 2명, 하청업체 대표 등 참고인들은 현재까지 경찰 조사에서 모두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했고, 감리·감독도 철저히 했다”고 사고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 수색을 한 자료를 분석하고 추가 진술을 확보, 구체적인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입건자를 늘려가고 혐의도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혹시 모를 도피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관련자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한 상태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야 의미 있는 내용이 있는지 알 수 있다”며 “현장 감식 일정은 수색이 진행 중이라 미정인 상태다”고 밝혔다.
  • 아파트 울타리에 남았을까… ‘호랑이 등’에 올랐던 태종·세종의 꿈

    아파트 울타리에 남았을까… ‘호랑이 등’에 올랐던 태종·세종의 꿈

    ■조선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머물렀던 이궁(離宮) ■서울 광진구 뚝섬로 58길 101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앞 울타리의 펜스형 표석(복원한 낙천정은 인근 현대강변아파트 102동 옆)“천명을 알아 즐기노니 근심하지 않는다.” 학창 시절 교과서로 배운 동아시아 겨울 날씨의 특징은 ‘삼한사온’이었다.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한 날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한데 이제 한반도의 겨울에는 두 가지 선택지만이 남은 듯하다. 춥고 맑은 날, 그게 아니면 따뜻하고 미세먼지 심한 날. 망설이다 결국 전자를 택했다. 영하의 기온에 고추바람이 불어 길을 나서기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눈이 따갑고 목이 칼칼한 날보다는 낫다.오랜만에 나가려니 채비가 많다. 모자와 장갑, 마실 물 따위의 기본 준비물 외에도 무릎과 발목 보호대를 챙겼다. 졸저 ‘도시를 걷는 시간’(2018, 해냄출판사)을 쓰기 위해 길을 나섰던 왕일과 달리 관절이 부실해지고 눈은 어두워졌다. 모두가 시간에 스친 흔적일지니 조금은 느리게 걷고 차근히 어루더듬어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시 여행자가 되기 위해 신발 끈을 단단히 조인다. 무뎌졌던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2018년 3월 기준으로 316개 설치된 것으로 확인했던 서울시내 표석의 수는 2020년 2월 기준 320개로 조정됐다. 주변 경관에 맞게 디자인을 변경하고 역사적 사실 확인을 통해 위치까지 변경하는 정비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전에 찾았던 20여개를 제외하고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천명을 알아 즐기노니 근심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 ‘낙천정 터’(樂天亭址)다. 때마침 공영방송에서 부활한 대하사극의 주인공 이방원과 관련된 장소이기도 하고, 그가 아들 세종을 통해 실현코자 했던 ‘조선의 꿈’이 얼비친 의미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다. 변화와 변동의 해로 일컬어지는 임인년에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나라와 지역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누가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탈 것인가? 누가 하늘로 호랑이를 잡을 것인가? 권력을 호랑이(범)에 비유하는 옛말은 하고많다. 겁 없는 사람들이야 호랑이를 잡을 욕심에 들뜰 테지만 평범한 민인들에게는 ‘예기’에 나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이 더 생생하다. “18년 동안 호랑이(虎)를 탔으니, 또한 이미 족하다!”(‘태종실록’ 태종 18년 8월 8일 기사) 태종이 세자(세종)에게 국보를 주며 했던 말이다. 그는 호랑이를 잡아탄 사람이다. 그리고 호랑이의 등에서 스스로 내려온 사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호랑이를 잡아탄 자는 뭇별처럼 많으나 스스로 내려온 사람은 드물다. 세자와 대언들이 울며불며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양녕을 폐하고 충녕을 왕세자로 삼은 날이 같은 해 6월 3일이니 딱 두 달 닷새 만에 모든 일이 종료됐다. 해묵은 소재의 재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태조와 태종의 조선 건국 서사가 끊임없이 변주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태종 이방원, 그는 분명 특별한 욕망과 의지를 지닌 ‘문제적 인간’이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4번 출구를 빠져나와 자양대로 큰길에서 좌회전한 뒤 눈앞에 바라보이는 롯데타워를 향해 1㎞쯤 직진한다. 스마트폰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은 도시 여행자의 알뜰한 벗이지만 손바닥에 지도를 펼치고 걸어도 길눈이 어두운지라 번번이 헤맨다. 골목과 갈림길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근방까지 자동차로 접근하면 편할 것을, 한겨울에 뚜벅이로 낯선 동네를 헤매 다닐 것을 걱정하며 친구들은 혀를 찼다. 하지만 다정한 그들이 모르는 것도 있다. 천천히 걷지 않으면 놓치는 사람살이의 풍경들.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 길가 교회 벽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느닷없는 역병의 창궐로 멈춰버린 듯한 세상. 그래도 사람들은 살기 위해 발버둥질하고 시나브로 세월은 흘렀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은, 두창과 온역과 이질 등의 전염병이 연이었던 18세기의 조선 사람들은 어떻게 그 시절을 견뎠을까? 훗날의 역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까? ‘코로나19’라는 병명과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만으로 입김으로 축축해진 마스크 안에서 숨을 내뱉고 들이마시며 하는 생각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이어지는 일상과 희로애락까지를 이해할 수 없을 테다. “내가 역사를 읽고, 이해하는 방법은 그러하다. 수천수백 년 전 바로 이곳에서 살았던, 이 땅을 밟고 지났던 사람들과 삶을 상상하며 그려내는 것.” 어쩌면 차가운 돌에 불과한 표석(標石), 역사문화유적지를 표시하는 푯돌들을 찾아다니며 되뇌던 말이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은 박제된 기록이 아니라 인문학적 상상 속에서 만난다. 거대 역사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역사가 있다. 오늘도 우리는 역사의 현장에서 역사를 살고 있다. 그러니 선인들이 그러했듯 우리도 견딜 것이며, 이 순간 또한 지나서 마침내 역사가 될지니. 종교는 없지만 간절히 기도해 본다. 부디, 병고와 생활고와 마음의 상처까지 고통을 앓고 있는 모든 이들이 회복되기를!광양중학교를 지나 일방통행로인 자양강변길을 걷다가 광양고등학교를 오른편에 두고 이면도로를 곧장 따라간다.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이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앞 교차로 울타리에 낯설고도 익숙한 그것이 눈에 띈다. ‘낙천정 터: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지은 이궁(離宮) 낙천정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세종은 태종과 의논하여 대마도 정벌군을 파병하였고, 이기고 돌아온 정벌군의 환영식을 베풀었다.’ 표석으로서는 보기 드문 펜스형 표석, 혹은 표식이다. 광화문광장의 기로소 터 표석처럼 바닥에 표기하거나 유명 인물의 집터인 경우 벽에 부착한 것은 보았는데 울타리에 걸린 건 처음이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풍수지리를 강의하는 문화답사 길잡이 야초 김석중 선생의 티스토리를 참고하니, 전에는 모퉁이에 화강암 표석 형태로 자리했다가 정비 작업을 통해 현재의 형태가 된 듯하다.사실 낙천정은 이름 그대로 정자(亭)이고,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거처했다는 이궁은 서울 동쪽 풍양궁과 서쪽 연희궁과 달리 별다른 이름이 없었나 보다. 벽 없이 기둥과 지붕만 지어 좋은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정자의 기능이니 ‘낙천정 터’ 표석 자리에 정자가 있었을 리는 없다. 표석은 강변북로 저편의 한강을 등진 모양새로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자리에 낙천정이 있고, 표석을 포함한 주차장 인근에 이궁이 있어야 이치에 대략 맞을 듯하다. 하긴 자양현대3차아파트가 1996년에 사용승인을 받았으니 2009년에 표석을 세울 때는 별다른 수가 없었을 테다. 막강한 현재에 가로막혀 과거는 추측과 상상의 영역으로 멀찍이 밀려난다. (하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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