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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 자문역 60여명 고액연봉 논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부실관리 책임을 놓고 난타전이 벌어졌다. 산은의 자회사인 대우조선은 지난 2분기에만 해양플랜트 부문 대규모 손실로 3조원 넘게 적자를 냈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해양플랜트로 인해 대형 조선 3사 중 다른 2개사가 손실이 났다면 패턴이 비슷한 대우조선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하는데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홍기택 산은 회장이 “복잡한 조선산업의 생산 문제를 재무책임자(CFO) 한 사람이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답변하자 여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복잡한 프로젝트이기에 몰랐다면 파악할 능력이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신동우 의원), “일반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CFO가 복잡해서 보지 못했다는 답은 회장이 하실 말씀이 아니다”(이재영 의원)라며 홍 회장을 몰아붙였다. 야당 의원 중에서는 대우조선 자문역의 고액 연봉을 문제 삼기도 했다. 2004년부터 대우조선 자문역 60여명이 특별한 실적도 없이 평균 8800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은 도덕적 해이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특히 남상태 전 사장은 2012년 퇴임 이후 2년간 2억 5700만원을 받았다. 별도의 사무실 임대료와 고급차량 운용비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런 감독 의무 태만과 유착이 대우조선의 부실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 회장이 취임하면서 했던 ‘낙하산’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홍 회장이) ‘나는 낙하산 맞다.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부임 첫해 1조 4000억원대 손실이 나는 등 경영 성과도 좋지 않고 관리도 제대로 못했다”며 “능력이 부족하든지 경영직무 태만이든지 물러나야 할 사항”이라고 추궁했다. 홍 회장은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말은 한 적 없다”고 부인한 뒤 “1조 4000억원대 손실은 그전에 누적된 게 터진 것이며 제가 부임해서 만든 게 아니다”고 맞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국감 현장] “경기도, 환풍구 하중 부실관리 책임”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전날 안전행정위원회에 이어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가 도마에 올랐다. 또 그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일련의 추락사고를 비롯 다중이용시설, 싱크홀에서의 각종 사고 등 안전문제도 거론됐다. 환풍구 사고 질타는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 새누리당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경기도가 주최자가 아니면서 행사 팸플릿에 들어가 있는 것을 왜 수정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느냐”며 “사적단체가 기관명칭을 도용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분명한 책임은 있지만 주최는 아니다. 관행적으로 주최자를 임의 사용한 사실이 있다”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답변에 “그렇다면 명칭 도용을 도가 묵인하고 방조했다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미경(서울 은평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주최가 아니라면) 법적 책임은 없고 도의적인 책임만 지겠다는 것이냐”라고 공세를 폈다. 이 의원은 이어 “도는 구급차량 대기요청과 주변 행사장 안전점검 요청 공문이 도가 관할하는 분당소방서로 전달돼 점검했는데 문제없다고 했다”면서 “환풍구 관련 법도 없다고도 했는데 국토교통부 고시에는 1㎡ 당 100㎏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는 기준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도의 관리 책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같은 당 이언주(광명 을) 의원은 “올 3월 개정된 ‘지역 축제장 안전매뉴얼’에 따라 이번 축제의 안전대책을 수립했느냐”고 남 지사에게 물었고 남 지사가 “정확히 모른다”고 하자 “환풍기 설계기준을 아느냐”며 남 지사를 몰아붙였다. 역시 같은 당 이찬열(수원갑) 의원도 사전에 전달된 안전점검 요청 공문을 남 지사가 인지했는지를 놓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황영철(강원 홍청·횡성)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5년간 경기도내에서 발생한 추락사고로 20만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추락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시설물 안전규정과 안전점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도 내 다중이용시설과 싱크홀에서의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문제도 거론됐다. 강동원(전북 남원·순창) 새정치민주연합의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 8월까지 학교, 백화점과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1076건, 9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반침하현상인 ‘싱크홀’도 2011년 이후 도내에서만 19건, 특히 안성에서만 11건이 발생해 차량운전자와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강 의원은 “학교와 병원 등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도 불안한 상황이다. 도 차원에서 이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괘씸죄 중징계’ 고집하던 금감원 망신

    ‘괘씸죄 중징계’ 고집하던 금감원 망신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21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로 감형되면서 금융감독원의 무리한 제재 추진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6월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뒤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중징계 방침을 굽히지 않았던 금감원으로서는 망신살이 제대로 뻗친 셈이다. 또 ‘부실관리 책임을 묻겠다’는 금감원의 칼질이 사실상 허공을 가르면서 지난 두 달간 KB금융의 경영 공백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1일 금감원은 KB금융에 대한 6번째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통상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8시에 끝나는 제재심의위원회를 이날은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진행했다.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소명을 위해 이날로 5번째 제재심의위에 참석한 이 행장은 저녁 8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소명을 이어갔다. 제재심의위 참석 직후 기자와 만난 이 행장은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문제제기를 한 것은 소신 있는 판단이었고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철야 제재심의가 진행되며 심의위원들은 밤 10시쯤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운 뒤 다음날 0시 50분까지 KB 수뇌부에 대한 양형을 논의했다. 일부 제재심의위원들 간에 이견이 있었지만 이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중징계에서 ‘주의적경고(경징계)’로 양형 수위가 감형됐다. 앞서 최수현 금감원장은 KB금융 제재와 관련해 수시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해관계를 떠난 제재심의위원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중징계가 아닌 경징계를 결정한 셈이다. 이는 금감원의 중징계 사전 통보가 KB금융 수뇌부에 대한 ‘괘씸죄’를 반영했거나 금융당국 특유의 ‘권위주의’에 집착했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고됐다. 감사원은 앞서 임 회장의 징계 사유 중 하나인 지주사의 계열사 고객정보 제공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이 잘못됐다는 점을 통보했다. 사실상 임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처벌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곤혹스러우면서도 KB금융 수뇌부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거두지 않았고, 되레 금융당국의 제재 과정에 감사원이 부당하게 개입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제재심의위원들은 금융당국의 주장보다 감사원 지적에 손을 들어줬다. 경징계 결정에 따른 후폭풍도 거세질 전망이다. 우선 강한 ‘제재 드라이브’를 펼쳤던 최 원장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최 원장은 사석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KB금융 경영진이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거꾸로 경징계 대상자를 놓고 두 달 이상 ‘제재 리스크’를 만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금융당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KB 금융을 망가뜨린 사람은 낙하산으로 내려온 경영진도 있지만 금융당국의 원칙없는 제재도 한몫했다”면서 “누군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제재 절차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재심의위원회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로서 법적 지위가 모호한 데다 제재 기준에 대한 원칙도 없기 때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옛날 원님이 재판하던 식으로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제재심의위원회가 법적 근거가 미흡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은 제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6월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200여명의 금융권 인사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KB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통보가 과하다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다른 제재 대상자들도 경감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 회장을 비롯해 KB금융 계열사 사장단과 국민은행 부행장급 이상 임원 40여명은 22일 경기도에 위치한 백련사에서 1박 2일 동안 템플스테이(사찰 체험)를 진행한다. 지난 두 달여간 징계 국면을 딛고 일어나 재도약을 다짐하겠다는 포부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임영록·이건호 일괄 제재 안 한다

    임영록·이건호 일괄 제재 안 한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제재 심의를 사실상 분리하기로 했다. 당초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일괄 제재라는 강경 방침에서 한발 물러난 셈이다. 감사원이 금융당국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계열사 고객 정보 제공에 대한 임 회장의 제재 심의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뒤인 다음달 21일 ‘제16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등 임 회장의 제재 안건이 추가로 있는 만큼 징계 결정을 내려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감사원의 심기를 거스리면서 강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계열사 고객 정보 제공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잘못을 지적한다면 임 회장에 대한 제재 명분을 상실한다. 임 회장의 사전 중징계에는 계열사 정보 제공에 대한 부실관리 책임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덤터기를 씌웠다’는 도덕적 비난도 거셀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제재 리스크’ 이슈가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경영에 차질이 생긴다’며 볼멘소리를 터뜨리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일 “3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다뤄지는 안건은 주로 국민은행의 도쿄지점 불법 대출과 국민주택채권 횡령에 관한 것”이라면서 “이 사건에 연관이 있는 이 행장의 제재 심의가 먼저 이뤄지고, (고객 정보 제공에 대한) 임 회장의 제재 심의는 감사원 감사가 끝나고 나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의 징계가 먼저 확정될 전망이다.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불법 대출로 이미 중징계가 사전 통보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쟁점 사항은 총 4건인데, 지난달 26일에는 주전산기 교체 문제와 카드 분사 때 은행의 고객 정보 제공과 관련된 진술을 주로 들었다”면서 “3일에도 국민은행 임직원이 많이 나오는 만큼 해명 진술을 듣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7일 제재심의위원회에는 대규모 고객 정보를 유출한 카드 3사 대표의 중징계 안건이 다뤄진다. 또 리처드 힐 전 한국SC은행장과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제재 심의도 진행된다.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을 일으킨 ING생명 제재 내용도 이날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7일에는 하나은행의 KT ENS 직원 연루 사기 대출에 대한 제재 심의가 이뤄진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징계가 확정될 전망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세월호 질타

    세월호 질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1일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기관보고에서 해운관련 업무에 대한 총체적인 부실 관리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침몰 당시 설치된 구명뗏목 44개 중 43개가 모두 작동불능 상태였고, 이로 인해 검사를 담당했던 한국해양안전설비의 부실검사가 드러났다”면서 “해수부 또한 지난해 11월 구명뗏목 우수사업장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하고도 부실검사 문제를 적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소속 윤재옥 의원은 “정부조직개편으로 여객선 안전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번 사고에서는 애초 불가능했던 세월호 증선인가가 청해진해운과 담당공무원의 유착으로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세월호 사고의 주된 책임자는 해수부와 유관기관”이라며 “아직 11명의 실종자에 대한 수색을 완료하지 못해 가족들의 마음을 애끓게 하고 있는데, 이들을 찾지 못한 원인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야당 의원들은 한층 강한 질타를 쏟아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해수부가 지난 4월 29일 발표한 자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조치사항 및 계획’을 보면 19회에 걸쳐 수정됐다”면서 “이미 발표한 자료를 수정하는 것은 중대한 사실 은폐 및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김현미 의원도 “지난 4월15일부터 (사고 당시인) 16일까지 세월호는 운항관리규정에 따른 위치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세월호는 사고지점까지 모두 10회의 위치보고를 해야 하지만, 실제 2회만 보고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 초반 여야 의원들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보고’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이 “앞으로 재발방지 대책은 꼭 들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서면으로 대체해달라”고 요청하자,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야당의원이 그리 잘났느냐.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우원식 의원은 심재철 위원장에게 경고를 요청했고, 김현미 의원은 “말 같은 말이라니 그게 여당의 자세냐”며 조 의원을 겨냥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세월호 참사 범국가조사위원회 구성하라

    세월호 참사가 보름을 넘기면서 사고 원인과 이를 낳은 갖가지 요인들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검경 수사에 따르면 참사는 적재용량을 크게 넘어선 화물 탑재와 부실관리, 선박 안전규정을 무시한 선사와 승무원들의 직무 방기가 직접적 요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부실 운영의 이면에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가 자리해 있고, 이를 중심으로 관계 기관과 업체 간 방대한 비리 커넥션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그러나 좀 더 범위를 넓힌다면 세월호 참사는 그동안 누누이 지적된 우리 사회의 누적된 폐해가 곳곳에 쌓인 결과임을 알 수 있다. 해경과 해군을 중심으로 한 구조활동만 해도 희생자 가족은 물론 일반 국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을 만큼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3000개가 넘는다는 재난 대응 매뉴얼은 무엇 하나 올바로 이행된 것이 없다. 과거 서해훼리호 침몰과 삼풍백화점 붕괴 같은 대형 참사를 겪을 때마다 만들었던 재난백서 또한 무용지물임도 확인했다. 그런가 하면 퇴직한 고위 관료가 줄줄이 산하 기관장과 협회장 등을 꿰차고 앉아 관련 업체의 뒤를 봐주며 촘촘한 비리 그물망을 형성해 온 ‘관료 마피아’ 실태도 일각이나마 드러났다. 세월호 참극 앞에서 모든 이들이 참사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302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나라를 국가 개조 차원에서 혁신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이번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부터 이전과는 달라야 하며, 그런 점에서 지금의 정부 대응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참사 이후 검경이 합동 수사에 착수하고 감사원이 그제부터 안전행정부 등 4개 부처에 대해 특정감사에 나섰다지만 이것만으로 참사의 실체를 온전히 가려낼 수는 없다고 본다. 당국의 엄정한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유언비어와 의혹이 제기되는 현실을 볼 때 향후 사건 수습 과정에서 근거 없는 의혹이 확산되고 소모적 갈등이 불거지면서 자칫 국론이 양분되는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검경 수사나 정부 주도의 인사시스템 개혁만으로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적폐를 도려내는데 턱없이 역부족인 게 현실이기도 하다. 야당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추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넘어 정파를 초월한 범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여기엔 여야 정당과 군·경을 포함한 정부 및 산업 현장의 재난 전문가, 학계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의 근인과 원인, 그리고 이를 낳은 사회구조의 문제점까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책임자 처벌과 별개로 관료체제의 개혁과 정부 정책 방향의 전환을 포함한 국가 개조 차원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각 정파와 국민들도 이를 위해 당장 정부에 대책을 내놓으라 재촉함으로써 다시 졸속 대처와 참사 재발의 악순환 속으로 나라를 몰아넣는 일이 없도록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과거 천안함 폭침 때 사건 진상을 둘러싼 사회 각 진영의 소모적 갈등으로 국론이 갈리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세월호 참사 앞에서 이런 분열이 재연된다면 이는 희생자들에게 또 한번 죄를 짓는 일이다. 정파를 넘어 함께 이 비극을 이겨내야 한다.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옴부즈맨 칼럼] 문화재 관리부실, 더 이상은 안된다/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옴부즈맨 칼럼] 문화재 관리부실, 더 이상은 안된다/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역대 왕의 행적을 알려주는 인장이자 상징물인 조선왕실의 ‘어보’에 낙서 흔적이 발견되었다. 조선 제8대 예종의 어보에서 한글로 ‘예종’이라고 쓴 글씨 이외에 썼다가 지운 흔적도 확인됐다. 이 문화재가 우리나라가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유물인 것을 감안하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신문은 지난 16일 자(8면)에서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의 대표인 혜문 스님이 문화재청이 발간한 도록의 사진에서 예종의 어보에 낙서 흔적을 발견하고 문화재청에 훼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와 민주당 안민석 의원실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립박물관에 소장된 문정왕후 어보의 반환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미군이 불법 반출한 문정왕후 어보의 반환을 요구하는 입장에서 이미 국내 국립고궁박물관에 관리 중인 예종 어보에 낙서 흔적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이로니컬하지 않은가? 예종 어보 낙서사건을 계기로 서울신문이 낙서가 발견된 단편적인 상황 뿐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상황까지 짚었다면 더 생산적인 비판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문화재 당국은 언론 보도 이후 시민단체의 질의와 유물 훼손 여부에 관한 정보요청에 대응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어보에 한글로 ‘예종’이라는 글씨가 쓰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낙서라기보다 이전에 유물의 관리를 위해 표기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글씨를 새긴 것이 아니고 필기구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보존처리 기술로 쉽게 지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러나 유물의 관리를 위해 사인펜 등으로 유물에 직접 표기를 한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이는 현재 문화재 부실관리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2012년 국정감사에 제출된 서울시 문화재 관리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 소재 보물급 문화재 7건을 포함한 총 40건의 문화재가 훼손돼 26억원이 보수 예산으로 책정되었지만 유물 및 문화재의 상태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법률소비자연맹 등 각종단체에서 저조한 목조문화재의 화재보험 가입률, 자연재해 위기대응 예방시스템과 실무 매뉴얼 부재, 문화재 안전관리 예산 감소, 잦은 도난과 7.2%에 불과한 회수율 등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불과 5년 전인 2008년 국보 제1호 숭례문이 화재로 전소되다시피 했는데 문화재 관리의식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증거다. 우리나라 내 비종교적 전통 문화재의 90% 이상은 이미 소실된 상태라고 한다. 지난 6월 서울신문을 통해 보도된 경복궁의 엉성한 문화재 훼손기준을 지적하는 기사와 같이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문화재 관리 부실을 비판하는 글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새로운 문화재의 발굴과 지정 못지않게 문화재의 관리·보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다뤘으면 한다. ‘문화재 기사는 따분하다’는 선입견은 진화하는 문화재 발굴과 보존·복원방법, 문화재와 지킴이들의 숨은 이야기 등을 통해 얼마든지 바꿔놓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문화재청은 어보 낙서 사례를 거울삼아 문화재·유물 보존·관리에 더욱더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
  • [지자체는 소송중] 부당이득·공공물 부실관리 손배 많아… 소송비 수십억

    [지자체는 소송중] 부당이득·공공물 부실관리 손배 많아… 소송비 수십억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유형이다. 먼저 전국적인 공통현상으로 부당이득금을 둘러싼 갈등이나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설치한 도로 등 영조물과 관련된 보험회사 등의 손해배상 소송이 여기에 속한다. 산악지역이 많은 강원도는 열악한 도로와 관련된 민사소송이 전체 민사소송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도로의 시설물이나 장마철 도로에 흘러내린 토사로 인한 차량 손상과 관련, 보험료를 물어준 손해보험사가 지자체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민사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사도가 심하거나 굽은 길, 낙석, 빗물에 흘러 내린 토사, 규정보다 낮게 설치된 가드레일 등으로 인한 차량 손상 등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피해에 따른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경남도 법무담당관실 관계자는 “지자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는 보험회사에서 영조물관리 하자를 이유로 제기하는 구상권 청구 소송이 50%에 달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밝혔다. 보험회사는 지자체의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되면 소를 제기한다. <보험회사 구상권 청구 사례> #사례 1. 2010년 2월 23일 오전 11시 경남 창원시 동읍 지방도 35호 도로를 걸어가던 초등학생 2명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보험회사는 피해자 2명에게 6억원을 보상한 뒤 경남도를 상대로 30%의 책임이 있다며 2011년 2월 22일 구상권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7월 6일 1심 재판에서 경남도가 승소했고 보험회사는 항소했다. 2012년 5월 3일 항소기각으로 경남도가 최종 승소했다. #사례 2. LIG손해보험회사는 지난 6월 19일 울산지법에 경남 양산시를 상대로 양산시 어곡동 지방도 1051호 도로에서 난 대형 교통사고와 관련해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도로에서는 2008년 11월 16일 양산 배내골에서 야유회를 마친 쌍용자동차 엔진공장 노동자 35명을 태우고 창원으로 가던 관광버스가 15m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져 4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보험회사 측은 보상비 등으로 12억원을 지급한 뒤 도로 관리권자인 양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번째는 각종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수도권에서 인·허가와 보상금을 둘러싼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발사업 관련 소송 사례> #사례 1. 경기 성남시는 골프연습장 인·허가와 취소를 반복했다가 17년간의 소송 끝에 결국 150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1995년 1월 분당구 이매동 서현근린공원 내에 골프연습장을 짓기로 했던 사업자 장모(73)씨는 당시 성남시로부터 조건부 인가를 받았지만 이후 시가 인근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인가를 취소하면서 지루한 다툼이 벌어졌다. 행정심판위원회 재결과 재인가 신청 등을 반복하면서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장씨는 2007년 3월 투자금과 예상수익, 이자 등 169억 2000만원을 시에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대법원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사례 2. 2005년 경기 과천시 과천·주암·갈현동 일대 개발제한구역 65만여㎡를 해제하면서 이 가운데 21만여㎡를 주차장과 공원 등의 용지로 지정했지만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보상을 실시, 토지주들이 과천시가 토지보상비를 적게 주기 위해 용도지구 변경 전 가격으로 토지보상을 했다며 2009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민사소송이 증가하면서 소송기간에 따른 공무원들의 업무 공백과 패소에 따른 예산낭비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소송이 평균 6개월 이상 소요돼 담당 공무원이 이 일에만 매달려 있어야 하는 데다 해마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소송 비용과 패소할 경우 물어야 하는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남시의 경우 지난해 소송비용으로 14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민사소송이 급증하면서 모두 22억원을 사용했다. 부족한 예산 탓에 예비비까지 사용한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연초 8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현재 추경을 통해 7억원의 소송비용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창원 강원식·성남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국방부 부당·부실업무 딱 걸렸네!

    국방부와 공군본부가 군 비행장, 사격장 주변의 소음피해 소송을 처리하면서 확인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배상금이 중복 지급된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이 10일 발표한 ‘국방부 기관운영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군본부는 대구 비행장 등 44건의 소음소송 사건에서 주민들의 소송 중복 제기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아 75명에게 1억 4000여만원의 배상금을 이중으로 지급했다. ●소음 소송 44건 1억여원 이중지급 업무 부실로 배상금을 엉뚱하게 지급한 사례는 국방부에서도 드러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소음피해 손해배상금을 소송대리인에게 지급할 경우 원고와 대리인의 신분증과 예금통장 사본, 위임장 등을 제출받아 확인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런데도 국방부는 집단소송이라는 이유로 소송 대리인에게 위임장 사본 등만 받고 배상금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78억원 규모의 배상금이 지급됐던 수원비행장 소송건의 경우 중복소송 제기자 6명, 거주 불명자 37명, 사망자 161명 등에 대한 손해배상금 3억 8000여만원이 소송대리인에게 넘어갔다. 감사원은 “민법상 시효취득 기간인 10년이 지나면 현실적으로 배상금을 수령할 수 없는 원고의 몫까지 대리인이 부당 취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공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중복 지급된 배상금 1억 4000만원을 회수하고, 소송대리인이 원고에게 지급하지 못한 배상금을 공탁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각각 통보했다. 국방부 산하기관인 전쟁기념사업회에서는 지난해 예식사업과 임대 및 매점운영 등으로 벌어들인 4억원을 국방부 승인 없이 임직원 성과금과 격려금으로 돌려 쓰다 덜미를 잡혔다. 2008년에는 8억원, 2009년에는 2억원의 자체 수입금을 부당집행해온 사실도 함께 적발됐다. ●예식 수입금 등 14억 부당 집행 가짜 연구보조원을 내세워 인건비를 타낸 뒤 이를 개인용도로 써온 ‘간 큰’ 국방대 교수도 있었다.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 A 부교수는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은 공군대위 등 13명을 연구보조원으로 허위 등록, 대위들에게 자신의 계좌로 인건비를 이체하도록 지시했다. 이런 수법으로 2007년부터 올 1월까지 그가 챙긴 부당 인건비는 5000만원이 넘었다. 같은 대학원 B교수도 가짜 연구원을 만들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500여만원의 인건비를 타냈다. 감사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관련자들의 중징계와 함께 부당지급된 인건비를 회수하라고 통보했다. 또 국방부가 장병들에게 저렴한 통신요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KT와 나라사랑카드 통화서비스 제휴 계약을 맺어 KT에 사실상 회원모집 특혜를 주고도 부실관리로 오히려 장병들에게 손해를 끼친 사실도 드러났다. ●KT ‘바가지 이통요금’ 방치 KT는 지난해 7월 장병들이 통화할인 서비스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동전화요금(후불제)을 종전 분당 92원에서 104원으로 인상했는데도 국방부는 이를 방치했다. 감사원은 “다른 통신사 요금 수준으로 분당 5원 인하할 경우 장병들은 연간 최소 8억원이 넘는 통화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국방부에 나라사랑카드 후불요금 인하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 이라크-아프간 전쟁비용 600억 달러 샜다

    미국이 지난 10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출한 전쟁 비용의 약 30%인 600억 달러(약 64조원)가 용역업체 부실 관리, 졸속 계획, 부정부패 등으로 낭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AP통신은 31일 미 의회 산하 ‘이라크·아프간 전쟁수행사업 조사위원회’의 최종 발표를 앞두고 240쪽 분량의 보고서를 미리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위원회는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 퍼부은 미국의 전쟁 비용이 올해 말까지 206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위원회는 “낭비와 부정부패의 대부분은 철저한 사전 계획과 감시망이 작동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전쟁 지역에서 용역업체와의 계약과 관리에 보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의회 산하에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20여 차례의 청문회와 이라크·아프간 현지 방문 등을 통해 군사지원 용역업체, 재건 프로그램, 사설경호회사 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보고서는 2009년 실시된 아프간 농업개발계획 프로그램을 대표적인 부실 계획으로 꼽았다. 당초 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총사업비 6000만 달러 규모로 계획됐으나 남부와 동부로 확대되면서 사업비가 3억 6000만 달러로 6배 급증했다. 위원회는 “마을 사람들은 무료로 나눠준 밀 종자를 파키스탄에 돈을 받고 팔았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셰이스와 마이클 티볼트 공동위원장은 보고서 발표에 앞서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부실한 전비 집행은 미국 정부와 용역업체 모두의 책임”이라며 “세금 낭비와 함께 해당국의 부패를 유발하고 해외에서 미국의 입지와 영향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연봉 1억 넘는 고소득자에 국민주택기금 226억 지원

    국토해양부가 성과급과 상여금 등을 제외한 연소득을 기준으로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을 정해 서민에게 지원돼야 할 기금이 오히려 상여금 비중이 높은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세자금 대출자의 상당수가 실제 거주자가 아닌 것으로 조사돼 감사원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감사원이 23일 공개한 서민주택금융 지원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모 증권사 직원 A씨는 2008년 총소득이 1억 7000만원(성과급 1억 4200만원)이지만 급여소득은 3000만원에 못 미쳐 2009년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 4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이는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과 전세자금 대출이 성과급과 상여금을 제외한 연간 급여소득과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과급 비중이 높은 연봉 1억원 이상 증권회사 직원이나 부부 합산소득이 1억원을 넘는 고소득 가구에 226억원(438건)의 기금이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총 6만 5346건(대출금 2조 5444억원)이 당초 저소득·서민계층을 지원하려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자 소득기준을 가구 총소득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주택구입 시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은 증권사들의 담합으로 헐값에 거래되는 것으로 판단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2008년 1월부터 2010년 6월 말까지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을 통해 대출받은 30만 6179명의 주민등록상 전출·입 전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348명이 전세자금 대출(85억여원)을 받은 후 전세주택에 전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기간 전세자금 대출자 가운데 1486명(대출금 430억원)은 전세주택에 전입했다가 3개월 이내에 종전의 주소지 등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194명(대출 55억여원)은 연체 중이었다. 하지만 대출 취급은행들은 이 자금을 회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 있다. 이는 전세자금 취급은행이 신용정보회사 등에 위탁하는 임대차 사실확인 작업이 임대인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는 등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세자금에 대해서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해 주고 있어 취급은행에서는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은 분석했다. 감사원은 또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는 20개 소액채권 매입전담 증권사들이 채권의 시장가격을 담합해 연간 65억원 상당의 추가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조사와 함께 제재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우리금융 민영화… 인사 태풍… PF폭탄…

    우리금융 민영화… 인사 태풍… PF폭탄…

    새해를 맞이한 금융권은 지난해의 악재를 수습하고 밀린 과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거물급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잇따라 끝나면서 인사 태풍이 닥친다. 은행세, 국제회계기준 등 새롭게 적용되는 ‘룰’이 성공적으로 정착할지도 관심거리다. 최우선 당면과제는 줄줄이 대기 중인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채권단의 졸속 심사와 범(汎) 현대가의 힘겨루기로 얼룩진 현대건설 인수는 1월 초 판가름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늦어도 오는 4일까지 현대그룹이 낸 현대건설 인수 양해각서(MOU) 효력 인정 가처분신청의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채권단은 신청이 기각되면 현대자동차그룹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현대그룹과 지루한 법정 공방에 들어간다. 하나금융지주는 2월 론스타에 4조 6888억원을 지급하고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한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해 12월 민영화 중단을 선언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른 시일 안에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매각방식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장기간 M&A 시장에 방치된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등과 대한통운, 쌍용건설 등 덩치 큰 기업들도 매각을 재개하고 새주인 찾기에 나선다.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의 연임 여부는 이사회 및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에 결정된다.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각각 민영화와 M&A 성공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CEO 리스크로 흔들렸던 신한금융은 ‘포스트 라응찬’으로 관료 출신 인사가 올지 주목된다. 은행세와 국제회계기준(IFRS)도 전격 도입된다. 거시건전성부담금으로 명명된 은행세는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상반기 국회에서 입법 절차를 거쳐 이르면 7월 1일부터 실시된다. 은행권은 단기 외채뿐 아니라 장기 외채에도 은행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어서 정부당국과의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IFRS를 적용한 첫 재무제표는 1분기 경영보고서가 공시되는 5월에 첫선을 보인다.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은 올해 금융권의 최대 뇌관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저축은행의 PF 부실여신 규모가 당초 예상액인 1조 9000억원보다 2배가량 높은 3조 8688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PF대출 부실관리에 비상이 걸린 정부는 예금보험공사의 공동계정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은행과 보험 등 타 금융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대형건물 미술작품 설치 사전심의

    서울시 광진구는 대형건축물 미술장식품에 대한 설치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구 디자인 심의위원회’를 가동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 심의에 상정하기 전 심의를 통해 재심 사유를 미리 보완하고 미술 장식품의 공공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 문화예술진흥법 9조에 따르면 연면적 1만㎡ 이상인 건축물은 건축비의 100분의1 범위 내에서 회화와 조각 등 조형예술물이나 벽화·분수대 등 환경조형물과 같은 미술장식품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법기준만 충족시키면 설치 가능하고 위치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해 건물 뒷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다경쟁 탓에 작가 소신보다는 발주자인 건물주의 요구가 반영돼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현재 규정에는 미술장식품 설치 때 건축주로부터 심의 신청이 접수되면, 구는 별도의 절차 없이 서울시에 심의를 상정해 설치하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구 심의위에서는 미술장식품 계획 단계에서부터 적극 개입해 작품 종류와 설치 위치, 사후관리의 용이성 등을 검증한다.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보완을 요구한 뒤 시에 상정하도록 한다. 설치 뒤에도 연 1회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부실관리 땐 각종 인허가에 불이익을 주는 등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김기동 구청장은 “한번 설치하면 방치하다시피 하는 문화예술품을 접근 용이한 도로변 공간으로 이끌어 내 주민들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미술장식품을 배경으로 소공연을 하거나 작품 전시, 포토존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오늘의 눈] 복지부 정말 할 일 다했나/백민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복지부 정말 할 일 다했나/백민경 사회부 기자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붙잡히면서 성범죄자 부실관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만 아동·청소년 보호업무를 관장하는 보건복지가족부는 묵묵부답이다. 대책은 물론 일각에서 제기한 ‘성범죄자 알림e서비스’의 보완책에 대해서도 “할 일은 다 했다.”며 ‘뒷짐’이다. 현재 복지부 홈페이지 성범죄자 알림e에서는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단 한 건도 열람할 수 없다. 2010년 1월 이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법원에서 공개명령을 받은 자에 한정된다는 조항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성범죄자 인터넷 공개 소급 적용은 위헌이라 개선책이 없다.”고 강변한다. 심지어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제도를 바꾸냐.”며 “국회에 법안이 가 있으니 나머지는 거기서 알아서 할 것”이란다. 오불관언의 형국이다. 물론 아동 성폭력 관련 법안들이 대부분 상임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쟁에 파묻혀 국민의 안전을 등한시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아동청소년정책에 관한 전반적인 계획수립과 보호 책임은 복지부에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의원 발의로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는 상태라며 뒷짐만 지고 있을 게 아니라 또 다른 보완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공복의 본분이자 복지의 요체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콧구멍 파며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마치 국민 정서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인터넷 열람을 하려면 성인인증에 공인인증까지 거쳐야 하는 점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개선계획이 없다. 범죄자 신상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성범죄자의 신상공개가 결정됐고, 경찰이 이례적으로 ‘알권리’를 내세워 김길태의 얼굴을 공개했는데도 복지부는 보완책조차 논의하지 않고 있다. 정말 더는 할일이 없는지, 또 책임은 오로지 정치권에만 있는 것인지,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white@seoul.co.kr
  • 하토야마 “진정한 국민주권 국가로”

    하토야마 “진정한 국민주권 국가로”

    │도쿄 박홍기특파원│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이 16일 공식 출범, 일본 정치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오후 특별국회 총리지명선거에서 중의원 480명 가운데 327표를 얻어 제93대 총리로 선출됐다. 60명째 총리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저녁 7시30분쯤 일왕궁에서 임명식과 함께 각료 인증식을 가졌다. 정권 발족의 절차를 마친 뒤 첫 각료회의도 열었다. 하토야마 총리는 임명식에 앞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총리로 선출되는 순간 일본의 역사가 바뀐다는 전율과 같은 감격과 함께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면서 “진정한 국민 주권의 국가로 변화시켜 나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정권교체의 승리자인 국민을 위해 정치가가 국정의 주도권을 쥔 탈관료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과 관련, “중장기적인 구상이지만 미국을 제외할 생각이 없다. 미국을 제외한 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의식한 듯 당초 제시했던 ‘한국·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의 방향을 틀었다. 미국에서는 이 구상을 ‘반미적인’ 구상이라고 비판했었다. 하토야마 총리는 ‘대등한 미·일 관계’의 추진을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신뢰를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오는 23일쯤 미국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역시 “신뢰 구축에 가장 주안점을 두겠다.”며 미국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또 연립정권의 한 축인 사민당·국민신당과 공약한 미·일 지위협정의 개정에 대해 “기본 방침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 “해결을 위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납치문제를 잘 전개시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하토야마 총리는 국정의 우선순위에 대해 “공약으로 제시한 내용을 확실히 추진해 나가되 국민 가계에 도움이 되는 시책부터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내수의 활성화를 위해 복지 정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아동 수당은 물론 가솔린의 잠정세율 폐지 등을 맨 먼저 시행, 국민이 정권교체를 피부로 느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오전 민주당 참의원 총회에서 “오늘은 역사의 전환점으로 정치와 행정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스타트(시작)의 날”이라면서 “오늘부터 우리는 미지의 세계와 조우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행동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부총리 겸 국가전략담당상에 간 나오토 대표대행, 외무상에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후생노동상에 나가쓰마 아키라 정조회장 대리 등 17명의 각료를 임명했다. ‘미스터 연금’으로 불리는 나가쓰마 후생상은 자민당 정권의 추락에 결정적인 쐐기를 박은 연금기록 부실관리를 파헤친 공을 인정받아 발탁됐다. hkpark@seoul.co.kr
  • 부실 사립대 30여곳 퇴출 대상에

    학생을 모집하지 못해 경영난에 봉착한 대학과 외국인 유학생 관리를 부실하게 한 30여개 대학이 다른 대학과의 합병이나 해산 등 퇴출 대상에 올랐다. 30여개에는 전문대학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7월부터 11월까지 실태조사를 거쳐 12월에 경영부실대학이 최종적으로 정해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4일 이같은 내용의 사립대 경영실태조사 계획을 대학선진화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검토한 뒤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사립대학 구조조정 방안을 심의해 교과부장관에게 건의하기 위해 지난달 구성된 기구다. 변호사, 교수, 회계사 등 12명의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원회는 전국 293개 대학과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경영부실 여부를 진단했다. 경영부실 진단기준은 대학의 재정상태와 교육여건을 나타내는 재무지표 및 교육지표로 구성했다. 재무지표는 재학생 충원율, 등록금 의존율, 운영수익의 3년 연속 증가 여부 등 5개 세부 지표로 되어 있다. 교육지표는 신입생 충원율, 중도 탈락률, 전임교원 확보율, 학생 취업률 등 6개 항목이다.진단 결과, 40여곳이 학생을 모집하지 못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입생 충원율 70% 미만인 대학들이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대학 10개, 전문대 10개 등 모두 27개교로 이 가운데 5곳은 충원율이 50% 미만이다. 교과부 대학선진화과의 최보영 서기관은 이와 관련, “재학생 충원율이 낮고 등록금 의존율이 높아도 일부 종교계 대학처럼 재무지표에 문제가 없는 곳이 있는 등 일률적으로 판단하긴 어렵다.”면서 ”세부 지표별 기준은 비공개”라고 말했다.교과부는 이 가운데 특히 경영난이 심하고 외국인 유학생 부실관리 등 학사운영 상태도 좋지 않은 30여곳을 선별해 다음달부터 11월까지 집중적인 경영 실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전문대학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실태조사 결과, 독자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대학에 대해서는 12월까지 ‘경영부실 대학’ 판정을 내리고 다른 대학과의 합병이나 해산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경영부실 판정 이전에 대학들이 자체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등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기로 했다. 2021학년도에는 대학정원이 고교졸업생보다 12만명 이상 많을 것으로 예상돼 부실대학 구조조정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이천화재’ 이후] ‘대충대충’ 만든 물류창고는 시한폭탄

    [‘이천화재’ 이후] ‘대충대충’ 만든 물류창고는 시한폭탄

    지난 5일 7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이천물류센터 화재 사고는 정부·소방당국·지방자치단체의 부실관리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들 기관의 안전불감증으로 이천 지역에 산재한 100여개 물류창고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로 전락해 동시다발적 대형화재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7일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서이천물류센터는 발화지점인 지하층과 지상 1~2층에 모두 3950개의 스프링클러 헤드가 설치돼 있었지만 화재 당시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또 사망자가 발생한 냉동창고 내에는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이 아예 갖춰져 있지도 않았다.화재 건물은 소방법에 따라 비상벨과 비상방송 스피커도 구비돼 있었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아 무용지물이었다. 통상 비상벨 소리와 방송은 1m 떨어진 거리에서 소음이 심한 공장 소리 정도인 90㏈ 이상 들려야 한다.냉동창고의 경우 밀폐공간이어서 더욱 필수적이다.경찰·소방서 등 관계자들은 “현행 소방법상 냉동창고 내에는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러나 화재 당시 냉동창고 밖에 설치돼 있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물이 분사되지 않았고,물류창고 관계자와 생존자들은 비상벨과 방송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값싼 단열재 사용 묵인 사정이 이런데도 화재 건물은 올 1월22일 소방당국 일제 소방검사와 지난 10월18일 소방점검 대행사의 종합정밀점검을 모두 통과했다.이에 대해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7조에 ‘소방검사를 하라.’는 내용은 나와 있지만 1년에 몇 번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 내용은 없다.”면서 “보통 1년에 1회 정도 소방전,스프링클러 설치 유무를 점검하는데 화재 건물은 모두 양호했다.”고 해명했다.이에 따라 대형 창고 등 화재 위험이 큰 건물에 대해서는 소방시설 설치 기준을 강화하고,소방점검 의무사항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지난 1월 40명이 숨진 인근 코리아2000 냉동창고 참사에 이어 이번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드러난 용접 작업도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다.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노동부가 사업주의 안전교육 유무를 감독하도록 돼 있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노동부 등 관계자는 “법은 법일 뿐 현실과 다르다.”면서 “법으로 정해져 있다지만 서류로 할 수도 없고 직접 갈 수도 없어 정기적인 감독·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점검 없이 서류만 보고 창고 허가 국토해양부는 스티로폼 단열재가 들어간 샌드위치 패널 사용을 묵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물류창고를 지을 때 콘크리트가 아닌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려면 철강판 양면에 스티로폼이나 글라스울(유리섬유) 같은 단열재를 붙여 쓸 수 있다.하지만 통상 글라스울이 너무 비싸 값이 싼 스티로폼을 많이 쓴다.이는 불이 나면 순식간에 불길이 주위로 번지고,유독가스마저 대량 분출돼 대형참사를 막을 수 없다.관계기관들은 지난 1월 참사 이후 이런 문제점을 제기하며 사용을 금지토록 해달라고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국토부는 번번이 묵살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글라스울은 화재 때 화염 전파가 없고,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지만 가격이 3배나 비싸다.”면서 “보통 물류창고를 짓는 데 500억원이 소요되는데,이런 재료를 사용하면 1500억원으로 불어난다.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려 하겠느냐.”고 항변했다.업계에 따르면 1m당 스티로폼 가격은 1만 3000원이고,글라스울은 3만 500원이다. 이천시청은 인원부족 등의 이유로 현장 점검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물류창고 신청만 하면 인허가를 내줘왔다.이천시청 관계자는 “현행 건축법상 건축허가를 내줄 때 공무원이 현장에 나갈 필요가 없도록 돼 있어 현장 점검 등 복합적인 판단은 하지 않는다.”면서 “건설업계에서 대리로 내세운 건축사가 제출한 서류만 보고 인허가를 내준다.”고 말했다.12월 현재 이천시에는 연면적 500㎡ 이상의 물류창고만 95개나 된다.특히 올 들어 대형 화재가 난 마장면 장암리와 유산리는 중부·영동 두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호법분기점에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해 수십 개의 물류창고가 몰려 있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이천 지역의 물류창고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면서 “소방법,건축법 등 관련법을 재정비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후생성 전직차관을 보호하라”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에서 후생노동성 차관을 지낸 퇴직 공무원과 가족이 잇따라 살해되거나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 비상이 걸렸다. 18일 오후 6시30분쯤 도쿄 나카노구에 사는 전 후생성 사무차관 요시하라 겐지(76)의 자택 현관 앞에서 부인 야스코(72)가 택배 배달부를 가장한 남성에게 흉기로 가슴 등을 찔려 중상을 입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사이타마현 미나미구에서는 전 후생성 사무차관을 지낸 야마구치 겐히코(66) 부부가 자택의 현관 안쪽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현재 연금기록의 부실관리로 최대 난제로 부각된 연금개혁을 담당한 사무차관이었던 점에 미뤄 후생성 전직 관료를 겨냥한 ‘연쇄 테러’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했다.경찰은 또 ‘제3의 범행’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전·현직 후생성의 사무차관·사회보험국장 등 고위 간부 60명에 대한 신변 보호에 나섰다. 후생성은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간부 350명의 이름을 삭제하기도 했다.hkpark@seoul.co.kr
  • 환경운동을 팔아먹었다

    ■환경련 간부 공금횡령 백태 지난 1일 사기,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환경운동연합 전 기획사업부장 김모(33)씨가 ‘태안 살리기’에 낸 개인 후원금까지 직원 급여, 애인의 생활비 등으로 유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4년간 3억 횡령… 검찰, 내부공모 수사 3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4년 어린이 산림교육 뮤지컬 공연을 한다고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산림조합중앙회에서 지원금 1억 8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 뮤지컬은 이미 다른 극장에서 막을 내린 지 오래였다. 김씨는 이렇게 산림조합중앙회를 속여 타낸 지원금 가운데 7800만원을 연극기획자 유모씨에게 주고, 나머지는 환경련 직원들의 급여, 퇴직금, 보험료, 공과금 등으로 썼다. 유씨는 이 돈으로 개인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조합중앙회 쪽이 2005년 실적보고서를 요구하자 김씨는 다른 직원들과 짜고 7900원짜리 책 1000권을 790만원에 샀다는 내용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제출했다. 김씨는 또 어린이 음악극에 쓰겠다며 산림조합중앙회에서 산림환경기능증진자금 명목으로 6200만원을 받아 냈다. 김씨는 이를 모두 공연담당자에게 지급했다가 곧바로 일부인 1870여만원을 돌려 받아 직원 급여와 자신의 채무 변제에 썼다. 김씨는 공금으로 애인 이모씨에게 생활비를 주고 대출금도 갚아 줬다.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는 기업체에서 받은 사업비 가운데 일부인 590만원을 11차례에 걸쳐 이씨에게 용돈 등으로 주기도 했다. 또 차량 구입 대금으로도 수백만원을 지출했다. 김씨가 4년 여 동안 이렇게 물쓰듯이 쓴 환경련 기업 후원금 및 사업비 등은 자그마치 3억 1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에는 태안 기름유출 사고 등에 쓰라고 정성을 보탠 개인 후원자들의 성금도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횡령액 을 상당 부분 변제했지만 아직도 수천만원이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직원 급여 등으로 광범위하게 공금이 지출됐기 때문에 총무팀 등 환경련 내부에서도 김씨의 횡령 사실을 아는 직원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환경련 “공금 유용·회계 부실관리 사과” 한편 환경련은 이날 ‘국민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A4 두장짜리 보도자료를 내 “최근 부실한 회계관리와 전 기획운영국 부장 김씨의 공금 유용사건 등으로 국민들께 큰 실망을 끼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사죄했다. 또 “회계 투명성 강화를 포함한 전면적 변화를 위해 특별대책회의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미래에셋 부실관리… 투자자 뿔났다

    미래에셋 부실관리… 투자자 뿔났다

    우리나라 펀드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래에셋의 투자가이드가 수시로 바뀌는 등 원칙이 없어 투자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금융시장의 지배자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위험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회사원 A씨는 29일 미래에셋의 신문광고를 본 후 분노를 터뜨렸다. 신문광고에서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은 적립식 펀드를 권장한다.’고 했다.A씨는 “지난해 10월 중국 펀드를 가입하기 위해 미래에셋 플라자를 방문해 목돈을 몇 차례 나눠서 펀드에 가입하는 적립식으로 하고 싶다고 했더니, 창구 직원이 ‘적립식은 목돈이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거치식을 권유했다.”고 말했다.A씨는 “그때 중국 펀드를 2∼3개월씩 나눠서 적립식으로 가입했더라면 현재처럼 펀드수익률이 -50%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고객을 잘못된 길로 인도해 놓고 뒤늦게 적립식 펀드를 권장한다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같은 미래에셋 중국펀드에 가입한 B씨는 8월 초 펀드수익률이 -37%까지 하락해 원금손실이 심해지자 판매사인 미래에셋에 환매를 요청했다. 당시 창구 직원은 “이미 중국증시가 충분히 떨어졌고,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만류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국제신용경색이 심해지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200선을, 홍콩H지수도 1만선을 뚫고 내려갔다.B씨는 미래에셋의 말도 더이상 믿기 어렵고, 추가로 13%포인트의 원금손실을 나타내 환매를 결심했다. 2005년에 미래에셋 적립식 펀드를 가입한 C씨. 지난해 10월 말쯤 수익률이 100%를 넘어서 환매를 하려고 했다. 당시 미래에셋에서는 “장기투자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만류했다. 현재 C씨의 수익률은 -10%를 넘어섰다.C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환매를 뒤로 미루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미래에셋에 설정된 총 펀드규모는 60조 5994억원으로 전체 347조 3119억원의 17.42%를 차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가 80개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점유율이다.2위인 삼성투신운용의 수탁액 31조 5018억원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문제는 업계 1위로서 적절하게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가이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특정 국가에 투자를 집중해 리스크 관리에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미래에셋의 중국관련 펀드는 미래에셋 전체 펀드설정 규모의 11%인 6조 6242억원이나 된다. 여기에 중국 주식비중이 70%를 육박하는 미래에셋 간판 펀드인 ‘인사이트’펀드의 4조 6776억원을 합치면 11조 3000억원에 이른다. 중국 관련 투자 비중은 18.6%로 급증한다. 그런데 미래에셋의 대표적인 중국펀드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의 경우 1년 누적 수익률 -41%, 인사이트 펀드 수익률은 -35.20%다. 전체 펀드 평균 수익률 -27.78%에 비해 수익률 하락이 가파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전문가 집단이라면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야겠지만, 하락장에서는 위험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정 국가의 주식시장이 악화되는 등으로 ‘펀드런’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곧바로 미래에셋에 큰 타격이 될 것이고, 국내 금융시스템을 불안케 하는 요인이 된다.”고 걱정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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