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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자객시대와 공인의 길/구본영 정치부장

    ‘넌 눈부시지만, 난 눈물겹다.´ 이정하 시인의 시집을 새삼스럽게 들먹이려는 것은 아니다. 시인이 떠올렸을 본래 시심과는 관계없이 이 시구를 인용하려는 까닭이 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기득권에 대한 원망어린 수사로서 이보다 더 ‘필이 꽂히는´ 표현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공직자를 비롯해 시쳇말로 ‘잘 나가는 사람’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갈수록 엄격해지는 분위기다. 정견을 달리하는 상대에 대한, 건설적 비판을 넘어 무차별적 비방 공세가 압도하는 것도 또한 현실이다. 온·오프라인에서 난무하는, 시퍼렇게 날이 선 비방과 폭로전을 보라. 그 연장선상에서 바야흐로 ‘자객들의 전성시대’가 온 듯하다. 자객이라고 해서 옛날처럼 검은 복면에 검을 든 닌자류를 상상할 필요는 없다. 정보화 시대의 자객들은 보다 세련된 방식을 사용한다. 언론을 통해 비리를 폭로하거나, 익명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만 해도 된다. 그 정도로도 정국의 물꼬를 확 바꾸거나, 정치적 경쟁자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청와대 전 정태인 국민경제비서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말 역점사업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제동을 거는 내부 폭로자로 등장했다. 지난 4월 “한·미 FTA 추진은 임기 안에 업적을 남기려는 노 대통령의 조급증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부터다. 이는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FTA에 대한 여론을 반전시키는 데는 일조했다.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낙마 사태를 보자. 청와대가 여당 일각에서조차 반대하는 인사를 강행, 정치판에서 갑론을박이벌어질 때만 해도 ‘통과 의례’려니 했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누군가 언론에 그의 논문 표절 의혹과 중복 게재 사실을 제보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했다.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면서 결국 그의 중도하차로 이어졌다. 수해 지역인 정선에서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이 벌인 ‘배짱 골프’ 사건도 마찬가지다. 언론의 취재망에 걸려들지만 않았으면 아무 일없이 넘어갔을지도 모를 사안이었지만,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으면서 정국의 큰 변수가 됐다.7·26재보선에서 한나라당 싹쓸이 승리가 무산되고, 성북을에서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승리에도 기여했다. 공인들의 입장에서 굳이 역지사지하자면 우리 사회 도처에 함정과 복병이 널려 있다. 자신이 이미 기득권자가 된 사실을 망각하는 순간 예기치 않게 저격수로부터 직격탄을 맞거나, 유탄을 맞을 개연성은 언제나 있다. 김 교육부총리는 “이런 식으로 (논문의 각주까지)검증하면 교수 출신은 아무도 장관 못한다.”고 푸념을 했다고 한다. 수해 골프로 한나라당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당사자들도 당내 비주류의 음모가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그들은 주류인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었다. 하지만 공인들이 자신의 치부를 제보하는 자객을 원망한거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본말을 전도하는 일이다. 공개적 비판을 받았든, 익명 폭로에 당했든 원인을 제공한 자신부터 돌아보는 것이 온당하다는 뜻이다. 공직자는 매사에 옷깃을 여미고 도덕성으로 무장하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세상이 됐다. 그런 엄격한 자기 관리가 싫으면 공인이 될 욕심을 버려야 된다. 물론 한·미 FTA 추진과정서 불거진 논란은 이와는 다른 문제일 것이다. 정책 추진자의 도덕성과는 연관성이 없는 까닭이다. 더욱이 대외 의존도가 70%가 넘는 우리가 언제까지 개방 대신 쇄국을 고집할 순 없다는 논리도 일정부분 설득력이 있다.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청와대 전직 참모가 등을 돌려 ‘친정’의 정책목표에 비수를 꽂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준다. 국가의 명운을 건 정책을 성급히 추진한 방증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미 FTA가 진정한 추진력을 확보하려면 정부는 협상시한에 쫓겨 밀어붙이기보다는 활발한 자체 토론으로 이론 재무장과 함께 내부 폭로자의 출현부터 막아야 될 듯싶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중계석] ‘대학 학문 정책 개선’ 긴급토론회

    논문 중복게재 등 파문으로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전국교수노조가 3일 ‘최근 교육부총리 사태를 계기로 본 대학 및 학문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린 토론회의 박거용·강남훈교수 발제문을 요약정리한다. ■ “학자 양심 더럽히지않을 대학풍토 조성” 박거용 상명대 영어교육 교수 현 정권의 다섯번째 교육부총리가 취임한 지 보름을 못 넘기고 사퇴하고 말았다. 부총리의 자진 사퇴를 불러온 논문 파문은 대학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 정량(定量) 중심의 평가 지상주의에 기초한 교수업적 평가와 업적 부풀리기를 부추기는 ‘대학 종합평가인정제’가 불러온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학과, 단과대학, 대학 종합평가는 개인간 경쟁뿐 아니라 대학간 경쟁도 불러 일으켰다. 업적 부풀리기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학자의 양심을 더 이상 더럽히지 않는 대학의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김영삼 정권의 5·31 교육개혁안 이후 대학 관련 주요 정책들은 대학설립 준칙주의, 국립대학 특별회계 도입, 교수계약제 시행, 대학정원 감축, 학과간·대학간 통폐합 등 거의 모두 대학의 ‘운영’에 관련된 것이었다. 대학의 ‘교육’에 관한 정책은 극소수였고,‘학문’에 관한 것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다. 대학이 학문적 비전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학문적 종속 상태를 벗어나 자생적 학문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 전제가 되는 첫번째 조건은 ‘사학비리의 척결’이다. 우리 대학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립대학이 아직도 전근대적인 세습과 족벌경영 체제에 의해 운영될 때 그 미래는 없다. 둘째,‘고등교육 재정’이 선진국 수준으로 확보돼야 한다. 선진국에 버금가는 교육환경을 마련하지도 않고서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결과만을 요구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셋째로 대학의 자율과 자치가 보장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부의 위상 재조정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학문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교육부는 조삼모사식 정책 수립과 수정, 그리고 시행에 급급하게 된다. 대학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 학문의 미래를 구상하는 국가차원의 조직이 필요한 이유다. ■ “학술윤리강령부터 만들어야”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 교수 이번 김병준 교육부총리 논문파문을 계기로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우선 지난해 말 ‘황우석 사태’ 이후 서울대가 했던 것처럼 대학별로 학술윤리강령을 만들어 선포하고 대학별 혹은 국가 차원에서 표절을 감시하고 신고받아 판정하는 기구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중복게재가 많았다고 알려진 BK21 사업에 대해서는 특별조사가 필요하다. 중복게재된 논문은 교수 업적에서 삭제해야 한다. 중복게재된 논문을 업적평가, 승진, 채용, 연구결과 신청서, 연구결과 보고서 등에서 의도적으로 활용한 것이 드러나면 적절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중복게재로 연구비를 받았거나 대학평가 등에서 중대한 혜택을 입었다면 이로인한 이득을 환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학술진흥재단의 학술지 평가정책으로 표절이 상당부분 근절됐고 논문의 질도 높아졌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재단에 의해 관리되지 않는 학술지, 특히 교내 학술지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학술지에 중복게재 금지 규정을 명시하고 외부심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등재지가 될 가능성이 없는 교내 학술지는 폐간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학부시절부터 표절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으로 인해 학생들의 리포트 표절이 심각하다. 대학별로 신입생 글쓰기 시간 등을 활용해 표절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한글 표절감시 프로그램을 개발, 배포해 학생들의 리포트를 체크하는 데 활용하도록 한다. 불리한 권력관계에 놓여 있는 연구자들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며 연구비 배정에서 과도한 ‘선택과 집중’ 원칙을 지양하고 관료주의적 연구비 지원을 근절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초연구에 소홀한 현실을 바꿀 수 있다.
  • “부시, 당신이 가장 흉악한 테러리스트”

    “우리가 보기엔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부시 당신이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흉악한 테러리스트요.” 살림 알 후스 전 레바논 총리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이다.2일 현지 언론에 공개된 편지에는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고통받는 레바논인들의 분노가 담겨 있다. 후스 전 총리는 1976∼80년,1987∼90년,1998∼2000년까지 모두 3차례나 총리를 지낼 정도로 신망받는 인물이다. 레바논 헌법에는 총리는 수니 무슬림, 대통령은 기독교도, 의회 의장은 시아 무슬림이 맡게 돼 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이스라엘이야말로 레바논에서 가장 끔찍한 형태의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스라엘군이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을 가리지 않고 무고한 민간인들을 마구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택과 도로, 공항, 전력시설 등 사회기반 시설을 무차별 파괴하는 행위도 제네바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스 전 총리는 “이것이 테러가 아니면 무엇이 테러냐.”고 부시 대통령에게 반문했다. 그는 이어 “(부시) 당신은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이라 부르지만 우리는 합법적 저항조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인식차를 드러냈다. “당신이 준 가공할 만한 최첨단 무기로 이스라엘이 추악한 테러리즘에 탐닉하고 있다.”후스 전 총리가 꿰뚫고 있는 미국 군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자위권 행사로 두둔하는 입장에 대해서도 “빼앗은 남의 땅에서 행사하는 자위권은 침공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후스 전 총리는 “한 나라 전부를 파괴하는 방법으로 하나의 정체세력을 없앨 수 없다.”며 부시 대통령이 평화적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시니오라 현 레바논 총리도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이스라엘인의 눈물 한방울이 레바논인의 피 한방울보다 값진 것인가.”라고 항변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올해 들어 중동 지도자로부터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 또 다른 한통은 핵(核)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편지다. 교수 출신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 5월 A4 용지 8쪽 분량의 장문 편지를 보냈다. 그는 “대통령 각하, 현재의 세계 정세에 행복하십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한다는 이유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전에 작성된 편지이지만 그의 글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과 의문이 담겨있다.“이스라엘의 건국 과정에서 수천명이 죽었고 그 땅에 살던 수백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새로운 권력은 팔레스타인의 집을 부수고 감금하고 있다. 이런 비극이 수십년동안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 나라를 지지해야 하는가.” 그는 부시 대통령에게 “신을 믿는다면 다른 나라를 침략해 목숨을 빼앗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과연 부시 대통령은 두 중동지도자에게 어떤 답장을 보낼까.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NPB] 와~ 또 터졌다…이승엽 34호 결승 투런

    [NPB] 와~ 또 터졌다…이승엽 34호 결승 투런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런포가 이틀 연속 대폭발했다. 전날 역사적인 개인통산 400호 및 401호 홈런을 터뜨렸던 이승엽은 2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 1-1로 맞선 6회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후쿠하라 시노부의 5구째 커브를 통타해 중월 2점 홈런을 뽑아냈다. 비거리 140m의 대형홈런으로 전광판 아래 백스크린을 맞혔다. 시즌 34호이자 개인통산 402호 홈런. 앞서 2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유격수 직선타로 잡혔고,4회 2사 1루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8회 마지막 타선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결승 2점 홈런으로 3-2로 승리,2연승을 달렸다. 특히 전날 9회 말 역전 2점 홈런을 날린 데 이어 이날도 박빙에서 한방을 터뜨려 이틀 연속 결승 홈런을 때렸다. 올 시즌 연속경기 홈런은 이번이 세번째이고, 두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친 것은 두번째이다. 경기 뒤 이승엽은 “지난번에는 후쿠하라의 변화구에 말려 안타 하나 못 쳤기 때문에 이번엔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면서 “중요한 한신과의 3연전을 3연승으로 마치겠다.”고 말했다. 그칠 줄 모르는 홈런포 행진으로 역대 요미우리 외국인 선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겠다는 이승엽의 다음 목표에 탄력이 붙었다. 요미우리에서 뛴 외국인 타자 가운데 돋보인 선수는 45홈런에 99타점을 남긴 터피 로즈(2004년)와 34홈런,81타점을 올린 로베르토 페타지니(2003년)다. 특히 로즈는 2001년 긴테쓰에서 55홈런을 날려 오사다하루(왕정치)와 일본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를 이룬 인물로 유명하다. 물론 요미우리 역대 최고 타자는 워렌 크로마티다. 이승엽보다 19년 앞선 1987년 요미우리 개막전 4번 타자를 맡은 외국인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84년 35홈런,93타점으로 요미우리 주포로 우뚝 섰고, 이듬해에는 112타점으로 팀내 최다,86년에는 37홈런,98타점으로 눈부시게 활약했다. 이승엽은 크로마티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 4번타자로 중용되면서 이미 요미우리의 ‘용병계보’에 굵은 족적을 남겼다. 이후 붙박이 4번타자로 나서며 2일 현재 타율 .331(2위)에 34홈런(1위),72타점(4위),76득점(1위),121안타(1위)의 화려한 성적을 거둬 요미우리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남은 경기수는 49경기. 산술적으로 51홈런,108타점은 무난하다. 로즈의 45홈런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크로마티의 112타점도 사정권에 있다. 최근 400호,401호,402호 등 3연속 홈런이 모두 2점짜리여서 더욱 고무적이다. 박준석 임일영기자 pjs@seoul.co.kr
  • 기증받은 서울대 미술관 운영비 부족 ‘개점 휴업’

    지난 6월 화려하게 문을 연 서울대 미술관이 출발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는 학교 본부측이 미술관 예산을 최소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대 미술관은 삼성문화재단에서 건물을 기증받아 6월7일 개관했다. 옆으로 쓰러질 것 같은 비틀린 사다리꼴에 건물의 절반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의 미술관은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가 설계했고 총 200억원이 들었다. 학교측은 국고와 기성회비 등으로 4억원 정도를 지원했다. 학교측은 내년에도 4억원 가량만 예산을 배정할 생각이다. 하지만 미술관측은 최소 연간 10억원,4회 이상 수준 높은 전시회를 열 경우엔 20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가장 작은 규모의 전시회도 7000만∼9000만원, 해외 작품들을 들여오는 경우 2억∼3억원이 든다는 것이다. 미술관은 아직 내부시설도 완비하지 못했다. 삼성문화재단은 건물을 세우는 것까지만 맡았고 내부시설은 미술관이 알아서 하기로 했다. 미술관에는 작품 보관을 위해 온도·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수장고 등 첨단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장무 총장은 “학교 예산만으로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월드이슈] 중동은 지금 지각변동중 ‘시아 초승달’이 커진다

    [월드이슈] 중동은 지금 지각변동중 ‘시아 초승달’이 커진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레바논 유혈사태에 가슴 한쪽이 저리면서도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머리가 지끈거리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갈팡질팡하는 미국, 말잔치만 무성한 유럽과 유엔, 한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 달려드는 이스라엘과 그에 맞선 헤즈볼라, 뒤에서 부추기는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 정세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말대로 “고통스럽지만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회”로 작동할 것인가? 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중동 정세를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해 본다. ●9·11 사태가 미국의 중동정책을 획기적으로 가른 게 맞나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영국과 프랑스가 중동지역의 국경을 멋대로 획정했던 사례를 좇아 미국은 공산세력의 팽창을 막는다는 냉전 논리를 앞세워 석유 채굴권을 확보하는 한편,1967년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했어요. 아랍 전제 정권들을 비호한다는 욕을 여러 미국 대통령이 들었지만 ‘평화의 지속’, 다시 말해 현상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지요. 미국의 이런 접근 방식은 2000년까지 그런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어요. 그러나 이듬해 9·11 사태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어요. 부시 행정부는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실로 거창한 목표를 내세워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제거했어요. 덩달아 후세인을 통해 이웃 이란을 간접 견제하던 외교 역량에 큰 구멍이 생겼지요. 또 민주주의 확산 전략은 아랍 전제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 독자적인 정치세력의 등장이라는 원치 않은 결과까지 가져왔어요. 이란은 이 틈을 파고드는 한편, 이들 독자세력을 지원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 요르단 같은 친미 정권과 맞설 수 있는 역내 영향력을 갖게 됐지요. 이같은 변화는 레바논 사태를 분석하는 데도 결정적인 열쇠가 되고 있어요.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란 해석도 그래서 나오고요. 부시 1기 행정부 때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리처드 하스는 “중동 지역은 20세기와 달리 열강의 몫은 줄어들고 역내 세력이 더 큰 역할을 하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중동 정세는 왜 이렇게 복잡해졌지요? 국가적 야망, 이데올로기, 종교와 석유 이권 등을 둘러싸고 합종연횡이 거듭됐고, 그 빈 틈을 열강들이 파고들거나 이용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이집트와 시리아, 이란의 이슬람 혁명운동을 지원함으로써 세속 민족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힘을 합치게 했어요. 그 뒤 그네들의 공동의 적이 사라지자 권력 쟁취를 위해 드잡이하게끔 부추긴 것도 물론이고요. 그러나 오늘날 세속적인 민족주의는 중도로 물러앉고 이슬람 혁명운동이 창궐하고 있어요. 이런 연유로 한때 미국의 동맹으로 인식되던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은 이제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됐어요. 시아파와 수니파 국가는 지중해 연안에선 기독교 세력에 맞서기 위해 협력하지만, 이라크에선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어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남부에서 각자 이스라엘과 교전하는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기실 각각 수니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무장집단이에요. 같은 수니파 국가로 미국과 가까운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스라엘에 적대하고 있지만, 무바라크 정권을 위협할 정도로 갑작스레 성장한 무슬림 형제단-알카에다의 뿌리라는 시각도 있어요-을 사우디 정부가 막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서로 눈을 부라리고 있어요. ●‘시아 초승달’이란 무엇이며 그 위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앞서 말한 중동의 역내 세력 가운데 가장 크고 강력한 것이 ‘시아 초승달’이에요. 멀리 페르시아 문화권의 이란부터 미국이 옹립한 이라크 새 정부, 시리아, 레바논내 헤즈볼라까지 선을 긋게 되면 초승달 모양이 그려지지요. 전세계 무슬림으로 보면 수니파보다 수적으로 밀리는 시아파가 미국과 친미 아랍정부에 맞서는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지요.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수니파 국가들이 가장 겁내는 것이 바로 시아 초승달 동맹이에요. 미국이 줄곧 레바논 사태와 관련, 두 나라를 겨냥하는 것도 사우디 등이 그 연결고리를 끊어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지요. 중동 전문가인 라첼 브론슨은 “사우디인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이란인”이라며 “그들은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메시아적인 호메이니즘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어요. 이란의 위력은 미국과 유럽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재정을 죄었을 때 하마스에 재빨리 5000만달러를 지원한 것에서도 알 수 있어요. 이런 연유로 “아마디네자드의 인기는 테헤란보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더하다.”는 농담이 퍼지고 있다고 이란 출신의 발리 나스르 미 해군대학 교수는 전했지요. 이란의 발언권은 미국의 조종을 받는 시아파 이라크 새 정부에까지 먹히고 있어요. 누리 카말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미국을 의식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맹렬히 비난했거든요. 한 걸음 나아가 이 나라의 가장 강력한 영적 지도자 모크타다 알 사드르는 헤즈볼라에 대한 시아파의 지원을 더 공고히 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어요. 시리아 역시 아랍권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로 들어가게끔 국경을 열어주고 이란제 무기를 반입할 수 있도록 해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돕고 있어요.26년간 군대를 보내 점령할 정도로 레바논에 군침을 흘리고 있어 결코 만만히 볼 대상이 아니지요.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중동 안정의 열쇠는? “중동을 안정시키려면 이란과 시리아의 전략적 중요성부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플린트 레버렛 ‘뉴 아메리카 재단’ 선임연구원은 레바논의 유혈을 멈추기 위해서는 이 두 나라와 대화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 정부는 테러 지원국과는 결코 대화하거나 타협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버텨왔다. 오히려 ‘지속 가능한 휴전’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이스라엘이 마음껏 레바논을 유린하도록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그러나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면서 워싱턴의 자세에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즉각 휴전’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스스로 물러설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리아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옵션으로 보인다. 시리아는 이란보다 작고 더 취약하며 바사르 알 아사드 대통령조차 주류에서 벗어난 수니파 출신으로 정치적 입지 또한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레버렛 연구원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시리아를 빼주면 미국이나 아랍권과 경제협력을 할 수 있게 돼 이란과의 유착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대한 유엔의 조사 고삐를 느슨히 해주는 좀 더 비용이 안 드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란 역시 레바논에서의 전면전 위기를 부채질함으로써 핵개발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에서 숨을 돌리는 선에서 만족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면 헤즈볼라에 무기를 대는 행동을 그만둘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라울정권 기반약해 군사개입 가능성도

    라울정권 기반약해 군사개입 가능성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국방장관인 동생 라울에게 권력을 일시 이양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자 미국은 쿠바의 ‘정권 교체’를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일단 쿠바에 ‘민주 정권’ 수립을 촉구하며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카스트로 이후 쿠바의 장래는 미국과 중남미간의 역학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이 군사적 개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라울이 쿠바 국민에게 해온 행동은 그의 형이 해온 것과 거의 흡사했다.”면서 “그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접촉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라울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스노 대변인은 또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일관되게 쿠바 국민들이 궁극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희망을 피력해 왔다.”면서 “미국은 쿠바의 민주적 전환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쿠바인들이 지난 47년간의 장기 통치에 염증을 내고 있고 민주주의를 갈구하고 있음을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쿠바 국민들이 지도자를 스스로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마이애미를 방문중인 부시 대통령은 전날 카스트로의 권력 이양 소식이 전해지기 전 스페인어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카스트로가 건강상 문제로 권좌에서 물러나게 되면 쿠바인들이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체제보다 훨씬 좋은 체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플랜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카스트로가 80세의 고령에 이른 데다가 장 출혈로 수술까지 받았기 때문에 설사 권좌에 복귀한다 해도 과거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라울이 권력을 승계한다고 해도 카스트로만큼 지지기반이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에 쿠바의 통치체제에는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이미 2003년 카스트로 정권의 붕괴에 대비해 ‘자유 쿠바 지원을 위한 미국위원회’를 발족했다. 이 기구의 공동의장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쿠바 출신인 카를로스 쿠티에레즈 상무장관이다. 위원회는 쿠바 정부가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정부로 전환하도록 돕기 위해 2007∼2008년 1억 5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은 ‘뒷마당’격인 중남미에서 ‘반미 투쟁’을 선도해온 카스트로가 권좌에서 물러날 경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 중남미의 반미·좌파 세력도 약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카스트로 이후의 쿠바 정세와 관련해 ▲미국의 군사 개입과▲쿠바 국민의 방향성을 주요 변수로 보고 집중 분석했다. 가디언은 미국의 군사행동은 ‘잠재적’으로 가능하지만 이라크전쟁 때문에 여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미 해안경비대는 1980년과 1995년에 있었던 것과 같은 대규모 해상 난민 탈출 사태에 대비, 경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dawn@seoul.co.kr
  • 뉴욕시 폭염 비상사태 선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전역이 불볕 같은 ‘살인 더위’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재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과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대도시의 낮 기온은 모두 화씨 100도(섭씨 37.8도)를 넘어섰다. 미 국립기상청은 지금과 같은 폭염이 계속될 경우 지난 1933년의 최고 기록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뉴욕시는 사상 처음으로 폭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냉방 전력 과부하에 따른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기 위해 에너지 절약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욕시는 53개 시청사 건물의 온도를 화씨 78도(섭씨 25.6도)로 올리고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 끄기, 엘리베이터 10∼20% 사용 중단, 주요 교각의 조명등 소등 등의 에너지 절약 지침을 시달했다. 시카고에서는 정전으로 19개 고층 아파트의 주민 120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관들은 대피령이 내려진 건물을 집집마다 확인하며 주민들을 건물 밖으로 나오도록 했다.평소 서늘한 여름 기온 때문에 냉방시설이 없는 가정이 많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품귀현상이 빚어졌다.CBS 방송은 130여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불볕 더위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도 여름의 폭염이 ▲기온은 더 오르고 ▲기간도 길어지고 ▲지역도 확대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상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했다.CBS는 또 지난해부터 강력해진 허리케인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는 것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면서 이산화탄소 가스 배출 감소 방안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일 캘리포니아를 방문해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공동 노력에 합의했다. 영국이 미국의 개별 주와 이같은 합의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미국의 일부 언론은 블레어 총리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만나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하자 슈워제네거 지사를 찾은 것으로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기업의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해왔다.dawn@seoul.co.kr
  • 美 조세피난 年700억弗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프로 미식축구팀 ‘뉴욕 제츠’ 소유자로 가정용품업체 ‘존슨 앤드 존슨’ 상속자인 로버트 우드 존슨 4세,2000년 대선을 앞둔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9번째로 많은 정치자금을 헌금해온 텍사스의 형제 기업인 샘과 찰스 와일리, 어린이 TV쇼 ‘파워 레인저스’ 제작자로서 민주당 정치자금 조달자인 하임 사반 등등.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이들 부호가 조세 피난처를 활용해 세금을 내지 않는 바람에 미 정부의 조세 수입 손실이 한해 700억달러(약 66조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칼 레빈 상원의원(민주·미시간)이 케이먼 제도 등 유명 조세 피난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유력 인사 명단과 금액, 수법을 망라한 40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이를 입수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레빈 의원은 “이들의 세금 회피가 너무 일상화돼 있고 정부의 단속이 무용지물인 상황에 놀라는 한편, 깊은 분노를 느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또 조세피난처가 그토록 방대하게 전세계에 펼쳐져 있는지 이번에야 알았다고 털어 놓았다. 성실한 납세자가 낸 1달러당 7센트 가량은 부정한 방법으로 납부되지 않은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존슨과 사반은 주식 매각 차익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해 아일랜드해의 맨 섬에 있는 가짜 회사를 통해 서류로만 주식을 거래한 것처럼 위장,20억달러의 자본 손실을 거짓 계상해 미 재무부는 결과적으로 3억달러의 세금을 걷지 못했다. 이들은 조세회피 수법을 알려준 브로커에게 소정의 사례금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레빈 의원은 두 회사의 거래가 “허위”였다는 사실은 96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거래하면서 정작 지불금액은 2파운드였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존슨은 성명에서 2000년에 당시 거래가 세법과 일치한다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른 것뿐이라고 해명하고 국세청(IRS)이 지난 2003년에 문제를 제기한 뒤 세금과 이자를 전액 납부했다고 밝혔다. 사반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가 상원 소위원회의 조사에 협력할 것이며 “오랜 기간 세금 조언자의 충고에 의존해 왔다.”며 직접적인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브로커인 켈로스 그룹은 성명에서 “당시 거래는 세금 집행을 연기시키는 전략으로서 적절했으며 미국내 유명 법률회사에서 주의깊게 검토되고 승인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레빈 의원 보고서가 일방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예술품 공급으로 돈을 번 와일리 형제 역시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10년간 7억 2000만달러의 이득을 챙겼고,1992년에는 국외 신탁자에게 1억 9000만달러의 스톡옵션을 보내면서도 그와 관련된 세금을 일절 납부하지 않았다. 그의 변호사 역시 상원에 e메일을 보내 와일리 형제는 “그들의 행동이 적법했으며 관련 세금을 모두 지불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 전북도 행정부지사 전희재씨

    정부는 31일 전라북도 행정부지사에 전희재(全熙宰·56) 행정자치부 자치경찰제 실무추진단장을 임명했다. 전 부지사는 전북 진안 출신으로 전북대 철학과를 거쳐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관선 장수·진안군수, 전북도 경제통상국장, 전주시 부시장 등을 지냈다.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5) 아랍에미리트 무역허브 두바이

    [이슬람 문명과 도시] (15) 아랍에미리트 무역허브 두바이

    아랍에미리트의 무역도시 두바이는 사막을 낙원으로 바꾼 21세기 오아시스의 신기루다. 진주 조개잡이를 하던 자그만 어촌이 이제는 세계 최고라는 무수한 브랜드를 가진 지구촌 무역·금융 허브로 급성장하고 있다.180층 세계 최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사막에 잔디를 심어 2시간마다 물을 주는 세계최고의 골프장도 건설했다. 그뿐이랴. 바다에 떠 있는 초호화 세븐 스타 호텔을 짓고, 바다를 매립하여 세계지도를 본뜬 인공섬을 만들어 분양하고 있다. 그 자존심 강하다는 아랍 지역에서, 유일하게 모국어인 아랍어가 통용되지 않을 정도로 국제화된 도시가 두바이다. 석유가 고갈되면 아랍은 끝장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아마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적인 밀 수출국이고, 국제적인 관광·쇼핑·스포츠·금융 허브로서 발돋움하고 있는 두바이의 모습을 보고는 생각을 고쳐먹게 될 것이다. 두바이는 원래 걸프해의 고대 무역항이었다. 인도양과 아라비아해가 만나는 걸프해의 입구에는 해마다 4월이면 계절풍인 몬순이 불기 시작한다. 이미 7세기부터 이 몬순을 타고 상인들은 인도나 중국으로 배를 저어갔다. 배에는 진주조개에서 채취한 영롱한 진주알과 금 세공품, 이웃 오만과 예멘 등에서 구입한 값비싼 향료와 약초를 잔뜩 실었다. 그러고는 가족과 고향을 등지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아니면 풍랑을 만나 영영 못 돌아올지도 모르는 긴 항해를 떠났다. 그래서인지 두바이에서 선원들을 만나면 웃음 속에서도 알 수 없는 슬픔이 묻어난다. 걸프해의 옛 항구 두바이에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상인들과 물건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렇지만 두바이 선원들은 더 이상 목숨 걸고 뱃길로 나가지 않는다.1940년대 양식 진주의 개발로 선원들의 생계가 한때 어려워졌지만,1966년에 엄청난 양의 석유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두바이에는 넘쳐나는 물건과 밤낮 구분 없는 흥청거림, 길거리를 메운 자동차만 가득하다. 지평선을 삼켜버린 고층 첨단빌딩으로 그 옛날 사막은 아예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40도를 웃도는 날씨에 실내 스키를 즐기는 아이들의 표정에 어안이 벙벙하다. # 인도인과 세븐 스타 호텔의 절묘한 공존 10년만에 다시 찾은 새벽 도시에는 인도 사람들만 가득하다. 지나가는 택시를 세우고 흥정을 한다. 그도 역시 인도 서부도시 케랄라에서 왔다고 한다. 박물관 수위, 기념품 가게 주인, 주유소 직원, 환전하는 은행 창구원도 대부분 인도인들이다. 심지어 커피 한잔 마시러 잠깐 들른 카페테리아에서는 젊은 아랍인들이 영어로 인도인 점원에게 음식주문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40만 두바이 인구 중에서 시민권을 가진 아랍 토착인은 20%에 불과하다고 하니 이 도시를 먹여살리는 것은 온통 인도 중심의 외국인인 셈이다. 지금 두바이에는 옛날 아랍 도시의 분위기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옛 모습이 궁금하여 시내에 있는 두바이 박물관부터 찾았다. 1787년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해 놓은 알 파히디 성채에 꾸며진 박물관은 작은 규모였지만, 두바이의 모든 것을 압축해서 잘 전시해 놓았다. 역사·민속·자연사 박물관 기능을 모두 갖춰 두바이의 참 모습을 떠올리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성채 안으로 들어가니 정원에는 두바이의 전통 목조 가옥과 진주잡이를 하던 목선을 그대로 복원해서 전시해 놓았다. 진흙으로 벽을 바르고 대추야자 잎으로 지붕을 엮었다. 고급주택이 늘어선 해변가 거주지 주메이라로 가보았다. 은은한 푸른 색이 감도는 배 모양을 한 건물 한 채가 바다 위에 떠 있다. 소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초호화 호텔로 잘 알려진 별 일곱개 부르즈 알 아랍 호텔이다. 구경하는 입장료만 50달러를 받는다. 엘리베이터도 천장도 벽도 온통 금으로 치장해 놓았다. 아래층에서 2층 로비로 가는 높은 벽면 전체를 수족관으로 만들어 놓아 호텔로 오르면서 바다 밑에서 수면으로 나가는 감동을 연출해 놓았다. 하룻밤에 수천달러씩 하는 방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지배인은 끝까지 나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 43도 날씨의 실내 스키장 시내 중심가의 쇼핑 센터는 고급스러운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가 있는 문화공간으로 없는 것이 없는 작은 지구였다. 다른 쪽 실내 스키장에서는 리프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영하의 온도에서 입김을 호호 불며 아랍의 젊은이들이 신나게 스키를 즐기고 있다. 아랍커피의 본산에 왔으니 쓰디쓴 모카 커피 오리지널 한 잔 마시고 싶었으나, 스타벅스 커피와 인스턴트 커피에 밀려 어느 커피숍에서도 전통 아랍커피는 찾을 수 없었다. 다시 무더운 바깥으로 나왔다. 오후 1시, 시계탑의 온도는 43도를 가리킨다. 때묻지 않은 두바이의 냄새를 맡고 싶어 옛 항구로 발길을 돌렸다. 대추야자가 늘어선 작은 공원을 지나 건너편 전통시장 수크로 가는 통통배에 올라탔다. 더위에 한참을 짜증을 내며 기다리는데 20명을 채워야 떠난단다. 뱃삯으로 우리돈 300원 정도하는 2분의1 디르함을 받는다. 두바이 옛 항구에는 아직도 거대한 목선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었다. 전통시장 수크에는 진정한 삶이 있었다. 인도인과 하얀 터번을 둘러 쓴 두바이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흥정하고 차 마시는 시장에서 나는 진정한 두바이를 보았다. 그 옆 금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랍 지역 최대의 금시장이라 한다. 가게마다 금이 넘쳐난다. 가느다란 금 목걸이나 금반지가 아니라 금 옷이나 금 머플러를 연상케 하는 굵고 화려한 세공의 금 덩어리들이 눈을 부시게 한다. 나는 황금색이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보고 머리에 새겼다. 구름 한 점 없는 강한 햇살에 빛나는 그 황금색을 어떤 화가나 카메라도 도저히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 석양이 몰려오면서 두바이를 떠날 채비를 한다. 사막 모래가 식으면 이곳 사람들은 텐트를 치고 밤의 문화를 시작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 텐트를 칠 공간마저 부동산 개발로 빼앗긴 두바이 사람들은 모래 대신 아파트의 화려한 카펫 위에서 전혀 새로운 밤의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다만 잠 속에서 신드바드의 꿈을 꾸면서 옛날을 희미하게 기억하게 될까? 이희수 한양대 교수·이슬람문화연구소장
  • 김정일 “DJ답방 안한 건 부시 때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2000년 6월 평양 방문에 답방하지 않은 것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국제정세가 바뀌어 답방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뜻을 2001년 9월 북한을 방문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에게 밝혔다고 지난 30일 발간된 장 전 주석의 외교 실록이 소개했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란 제목의 이 실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그해 9월 임기 중 두번째로 북한을 찾은 장 전 주석에게 “남한에 가게 되면 세계를 향해 ‘조선 문제는 조선 인민 스스로 충분히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밝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대선 이후 국제정세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어 실제로 방문 효과가 어떨지를 고민한 결과,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답방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록은 또 김 위원장이 1994년 7월 사망한 김일성 전 주석 삼년상이 끝나고 조선노동당 총비서와 국방위원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1992년 8월24일 이뤄진 한·중 수교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대사에게 한·중 수교는 중국 공산당이 결정한 사안으로서 “조선측은 0.001%도 이견이 없으며 나 역시 아무런 이견이 없다. 다만 조·중(朝中) 친선만 변하지 않으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앞서 장 전 주석은 1990년 3월에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으로 북한을 방문, 한·중수교에 미리 양해를 구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이때 김일성 전 주석에게 상호 무역대표부 설치 문제는 더 이상 지연시키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고 실록은 전했다. 실록에는 한·중수교 후 3년이 지난 1995년 11월 장 전 주석의 한국 방문때 김영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관계와 한반도 정세, 일본의 군국주의 움직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jj@seoul.co.kr
  • 김정일 DJ 답방 안한건 부시대통령 때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2000년 6월 평양 방문에 답방하지 않은 것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국제정세가 바뀌어 답방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뜻을 2001년 9월 북한을 방문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에게 밝혔다고 지난달 30일 발간된 장 전 주석의 외교 실록(*사진*)이 소개했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란 제목의 이 실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그해 9월 임기 중 두번째로 북한을 찾은 장 전 주석에게 “남한에 가게 되면 세계를 향해 ‘조선 문제는 조선 인민 스스로 충분히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밝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대선 이후 국제정세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어 실제로 방문 효과가 어떨지를 고민한 결과,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답방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록은 또 김 위원장이 1994년 7월 사망한 김일성 전 주석 삼년상이 끝나고 조선노동당 총비서와 국방위원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1992년 8월 24일 이뤄진 한·중 수교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대사에게 한·중 수교는 중국 공산당이 결정한 사안으로서 “조선측은 0.001%도 의견이 없으며 나 역시 아무런 의견이 없다.다만 조·중(朝中) 친선만 변하지 않으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앞서 장 전 주석은 1990년 3월에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으로 북한을 방문,한·중수교에 미리 양해를 구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이때 김일성 전 주석에게 상호 무역대표부 설치 문제는 더 이상 지연시키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고 실록은 전했다. 또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은 북한의 자주·평화통일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바꾸거나 북한 인민들에게 미안한 일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끝에 6개월 뒤 중국을 찾은 김 주석은 “만약 중국이 정말로 남조선과 무역대표부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이해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실록에는 한·중수교 후 3년이 지난 1995년 11월 장 전 주석의 한국 방문때 김영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관계와 한반도 정세,일본의 군국주의 움직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jj@seoul.co.kr
  • [토요영화]

    ●풍요의 땅(EBS 오후11시) 전후 독일의 대표감독으로 꼽히는 빔 벤더스의 2004년작. 국내에서는 지난해 개봉됐다. 영화는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미국 내 테러리스트 색출에 집착하는 과대망상환자인 삼촌 폴과 어릴 적부터 세계 방방곡곡에서 해왔던 봉사활동 때문에 자유와 인권의 실현이라는 이상을 품고 사는 조카 라나, 이 두 사람의 만남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짐작할 수 있듯 이런 설정 자체는 9·11을 계기로 미국이 일종의 정신분열증에 걸려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갈등의 순간, 머리 양쪽에서 ‘뿅’하고 나타나는 악마와 천사의 이미지처럼, 폴과 라나는 네오콘과 미국의 건국이상에 대응한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이 현실을 깨달아가면서 공감을 나누고 화해하는 장면들은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망스럽기도 하다. 유럽에서 성공해 미국으로 활동무대의 넓힌 빔 벤더스도 이제는 완전히 미국시민이 되버린 것인가라는 한탄이 나올법도 하다. 화해의 장소도 하필이면 9·11의 잔해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라운드 제로다. 다큐 형식으로 부시정부를 처절할 정도로 조롱한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과 대비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낮게 천천히 가는 감독만의 템포는 여전히 살아 있다. 또 로드무비의 대가답게 영화의 주된 동선은 LA에서 사막 가운데의 조그만 도시 트로나로, 트로나에서 다시 뉴욕으로 이동하는 여정이다. 물론 그 와중에 담긴 그다지 풍요롭지 못한 풍경과, 이 풍경들과 찰떡궁합인 레오나르도 코헨의 음울한 음악도 깔끔하다. 무엇보다 디지털 장비로 한달도 채 안 걸려 찍었다는게 실감 안 날 정도로 깔끔한 화면과 배우들의 호연이 볼 만하다.123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리버 와일드(채널CGV 오후3시40분)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숨은 명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 영화. 단순한 가족용 오락영화라기보다 멋진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라는 평이 그것이다. 바쁜 남편 톰을 떼어내고 게일은 아이들과 래프팅을 떠난다. 여기서 의문의 래프팅 가이드 웨이드를 만나게 되는데, 아이들과 곧장 어울리던 웨이드가 서서히 마각을 드러낸다. 게일은 뒤늦게 가족여행을 뒤쫓아온 톰과 함께 웨이드에게 맞서는데…. 웨이드와 게일역을 맡은 케빈 베이컨과 메릴 스트립의 호연이 빛나는 1994년 영화. 악당에 맞서 싸우는 강인한 엄마 역할인 ‘게일’ 캐릭터가 1995년 국내개봉 당시 여성주의자들 사이에서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108분.
  • 美-유럽 ‘레바논 해법’ 갈등 증폭

    ‘레바논 사태’를 놓고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간의 틈이 벌어지고 있다. 해법에 대한 이견이 외교적 충돌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불거졌다가 지난해 겨우 봉합됐던 미국과 독·프랑스 사이의 외교적 갈등이 다시 재연될 상황이다.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연합(EU)국가들은 이스라엘군의 철수 등 조기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EU 순번제 의장국 핀란드의 에르키 투오미오야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 미국에 압력을 가했다. 반면 미국은 이스라엘 편을 들면서 헤즈볼라의 무장해제에 더 관심을 쏟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헤즈볼라에 비판적이던 사우디와 이집트 등 온건한 아랍국에서조차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헤즈볼라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럽국가들의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오른팔로 알려진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이날 이스라엘과의 성전(聖戰)을 위해 레바논에 참전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발표하는 등 레바논사태가 국지전에서 세계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8일 프랑스가 유엔의 조기 휴전 결의안 채택 등을 압박했지만 미국은 시리아와 이란의 개입을 경고하는데 여념이 없다고 꼬집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27일 의회위원회 보고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로마회의에서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이스라엘에 잘못된 신호를 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도 이스라엘의 유엔초소 공격을 계기로 미국 태도를 비난하며 안보리 역할에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하는 등 미국과 맞서고 있다. 국제사회의 여론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레바논 사태의 조기휴전을 요구하자 다급해진 미국 편의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는 28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해 워싱턴으로 날아갔다. 블레어 총리는 이스라엘의 조기철수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히라는 국내외적 압력에 시달려 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미국 외교 흐름 꿰기

    미국과 미국인의 성향은 카우보이를 통해 잘 드러난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친분이 두터운 주요 인사들을 자신의 텍사스 목장으로 초대해 우정을 과시하기도 한다. 부시의 ‘카우보이 외교’는 황량한 서부에서 홀로 소를 모는 카우보이처럼 외롭고 일방적이다. 미국외교 전문가인 김봉중 전남대 교수가 쓴 ‘카우보이들의 외교사’(푸른역사 펴냄)는 먼로주의에서 부시 독트린까지 미국 대통령들의 외교전략을 분석, 미국 외교의 흐름을 통찰한다. 조지 워싱턴에서부터 제임스 먼로, 시어도어 루스벨트, 해리스 트루먼, 존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에 이르기까지 미 대통령들은 외교에 울고 웃어왔다. 케네디는 강경파에 밀려 베트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암살되는 비운을 겪었고, 부시는 예상을 깨고 클린턴과 비슷한 외교를 펼치다가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강력한 카우보이 외교로 급반전한다. 냉전시대의 진정한 카우보이였던 레이건을 비롯, 아이젠하워·케네디·존슨·닉슨 등도 서부극 ‘하이눈’을 즐겨보며 카우보이에 가까운 외교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역대 미 대통령들이 모두 카우보이형은 아니다. 워싱턴과 애덤스·제퍼슨·매디슨 등 초기 대통령들은 신중한 고립·중립주의자들이었다. 윌슨은 제국주의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이상주의 외교를 펼쳤으며, 카터는 이상주의를 도덕주의로 한 단계 올린 인권·도덕외교의 창시자였다. 카터는 실리와 현실을 무시했다는 비판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고통받은 사람들을 관심의 대상으로 올려놨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았다. 저자는 미국 외교, 나아가 세계 외교의 열쇠를 쥔 미 대통령들의 전략을 파악하더라도 변화무쌍하고 모호한 미 외교의 실체를 규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미 외교의 곡선이 대통령들의 선택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그 대통령을 선택한 미 국민의 여론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들여다봄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미 외교를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외교의 방향을 주도하는 존재는 대통령이지만 그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하기에, 미 국민의 정서와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것도 미 외교를 전망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1만 8000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Zoom in서울] 건교부-서울시, 용산 美기지개발 ‘충돌’

    [Zoom in서울] 건교부-서울시, 용산 美기지개발 ‘충돌’

    민선 4기 오세훈 시장 출범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던 서울시와 건설교통부가 용산 미군기지 개발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건설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용산 민족·역사공원 조성 및 주변지역 정비에 관한 특별법’(이하 용산특별법)에 대해 서울시가 28일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덕수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이날 “특별법이 공원 계획 구역까지 정부가 임의로 용도지역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등 민족공원 본래의 취지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면서 “주변지역 도시관리계획을 새로 수립토록 하는 것은 지방자치제도의 근본 취지를 위협하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원 vs 개발’ 예견된 충돌 환경을 중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러차례 용산 미군기지 전체의 공원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5조∼6조원으로 추정되는 미군기지 이전 비용 마련이 절실한 정부로서는 개발을 통해 이 비용을 뽑아야 하는 입장이다. 특별법이 이전부지를 ‘공원 조성지구’‘복합개발지구’‘주변지역’으로 나누고, 복합개발지구를 아파트, 주상복합 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복합개발지구는 용산 미군기지 주변의 캠프킴(1만 4000평), 정보대(2000평), 수송부(2만 3000평),8군 휴양소(6000평), 을지로 극동공병단(1만 4000평) 등 주변 시설이 될 전망이다. ●특별법 쟁점은? 지난 20일 총리실에서는 특별법 입법예고를 앞두고 서울시 김흥권 행정1부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용산공원건립추진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시는 ▲공원구역의 용도지역 변경 허용 ▲주변지역의 정비구역 지정 ▲도시관리계획 수립시 건교부 장관 사전승인 등의 규정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 가운데 공원구역의 용도지역 변경에 대해서는 정부가 미군기지 이전 비용이 부족하면 복합개발구역 외에도 공원구역까지도 개발할 수 있는 여지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서울시의 불신이 깔려 있다. 서울시 반발의 또 다른 이유는 시 관할인 공원 주변지역을 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새로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하라는 조항 때문이다.20일 협의에서는 없었던 조항이 삽입됐다. 내용을 개악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이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이 일대의 토지이용계획을 수립 중인데 이 경우 백지화가 불가피하다. 또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한남뉴타운 사업의 차질로 주민들의 민원도 우려된다. 하지만 건교부는 “국토계획법에도 국가 계획 개발사업은 건교부 장관이 계획 수립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주변지역의 난개발 등을 막기 위해 관련 규정을 둔 것뿐인데 서울시가 오해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5) 독일 아헨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15) 독일 아헨공대

    |아헨(독일) 함혜리특파원|‘실행 하면서 배운다(learning by doing).’ 유럽최대의 공과대학 아헨공대(RWTH)의 교육 방식은 ‘학문은 이론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독일의 실용주의 교육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아헨공대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긴밀한 산학협력 시스템을 통해 독일 산업발전을 이끌어 왔다. 대학과 산업체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져 있는 가운데 대학은 산업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재를 양성하고, 기초부터 응용 연구까지를 망라하는 260개의 부속 연구소들은 원천기술 개발은 물론 실제 산업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술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학이 위치한 독일 중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속한 아헨시는 칼 대제가 신성로마제국의 수도로 정했던 유서깊은 곳. 낮 기온이 38도를 넘나들던 지난주 아헨시에 골고루 퍼져 있는 대학 건물에는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이 가득했다. 기말 시험이 끝나면 산업체 실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딱히 여름 방학이라고 할 것도 없다. 들어가기는 쉽지만 디플롬(독일의 대학 학위)을 받아 나오기는 힘들다는 독일 대학에서 특히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 아헨공대의 공학계열이다. 아헨공대 기계공학과의 경우 입학생이 시험과 연구소 실습, 산업현장 실습 등의 과정을 마치고 엔지니어 디플롬을 받는 비율은 8%에 불과하다. 엔지니어 디플롬을 받기까지는 평균 15.3학기(7∼8년)가 걸린다. 현재 9개 단과대학에 총 80개의 학과가 개설돼 있지만 가장 중시되는 분야는 역시 공학분야다. 전체 3만명의 학생 중 공학분야가 42%를 차지한다. 아헨공대의 엔지니어 디플롬은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아헨공대의 교육과 학술·연구활동 모두가 긴밀한 산학협동을 통해 현장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바로 현장투입이 가능한 엔지니어 양성 독일에서는 13년의 초·중등 교육과정을 거친 뒤 수학능력 평가시험인 아비투어를 통과해야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아헨공대의 공과 분야에 입학하려면 여기에 2개월의 현장실습 증명서와 리포트를 첨부해야 한다. 입학 이전에 현장실습을 하도록 하는 것은 산업체에서 기계가 어떻게 설치돼 사용되는지를 배우고 연장 다루는 법도 배운다. 전공할 분야가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를 판단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학업기간 중에도 6개월의 실습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산업체의 근무 경력을 지닌 교수진이 포진하고 있으며 강의와 세미나, 시험 등도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문제들을 이론과 같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기계공학과에서 디플롬과정을 마친 정회건씨는 “수업이나 연구를 위해 쓰이는 기계들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사용되는 것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결과가 실제 현장으로 직결될 수 있고 졸업후에도 산업현장에 곧 바로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개발 아헨공대 부속 공작기계 및 생산공학연구소(WZL).1906년 설립된 WZL은 260개 대학 부속연구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오랜 역사답게 20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과 250여명의 박사과정연구원을 포함해 총 600여명의 연구·행정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8000㎡ 규모의 공작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 예산 중 43%가 기업(17%), 독일연구협회(DFG·11%), 유럽연합(11%), 산업기술진흥협회(3%)가 지원한다. WZL의 마케팅 담당 쿠르트 뤼텐 국장은 “원천기술과 산업응용기술을 고르게 개발하기 위해 기초 과학기술연구와 더불어 산업계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며 “연구소들은 기술의 산업계 이전은 물론 산업계의 기술요구를 반영해 학교의 연구방향을 조정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들이나 학생들의 아이디어도 산업 현장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한 뒤 실제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아이디어가 산업에서 응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기업체나 과학재단에 연구비 지원을 요청하는 프로젝트를 제출한다. 섬유생산기계연구소(ITA)의 부소장 디어터 바이트 교수는 “모든 프로젝트는 산업 현장에서 적용되는 기술이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 기술은 이곳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바이트 교수는 “궁극적으로 산업체에 이익이 되는 경우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헨공대에서 응용 분야 연구가 90%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체와의 긴밀한 네트워크 아헨공대에는 대학내 연구소와는 별도로 산업체에서 직접 요구되는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대학부속 연구소 외에 실용연구 중심의 생산공학 및 레이저 기술 연구를 위한 프라운호퍼 연구소, 섬유연구를 위한 독일 모직연구소 등 13개 특수연구소가 설립돼 있다. 연구소들은 대부분 아헨시 외곽의 멜라텐에 있는 아헨 연구단지에 자리잡고 있다. 통합생산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독일내 57개 회사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아헨 연구단지는 산업계, 과학계 그리고 학생들에게 중요한 연구기반을 제공한다. 산업체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헨공대 졸업생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아헨공대 출신들은 현재 1만 3000명 정도가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중 4000명은 외국에서 활동 중이다. 아헨공대의 동창회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디트리히 후놀드 국장은 “동창생들은 대부분 기업체나 산업체의 중요한 포스트를 맡고 있기 때문에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취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otus@seoul.co.kr ■ “박사과정 경우 여러분야 교수가 함께 지도” |아헨 함혜리특파원|유럽최대의 공과대학 아헨공대는 유럽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기술과 과학의 연구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부르크하르트 라우후트 총장은 “산학협력 체제를 통해 대학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사회의 요구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교육과 연구의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헨공대가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설립목표 자체가 산업발전의 주역을 양성하는 것이다. 지난 136년 동안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가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고 산학협력 시스템을 갖춰 왔으며 중요한 연구 풀(pool)을 형성하고 있다.260개의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모두 산업체와 공동으로 진행된다. 시장의 기술수요는 대학 및 연구소의 학술·연구에 반영이 되고, 대학과 연구소에서 나온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는 현장에 즉각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교육과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학협력의 성공적 운영 비결은. -오늘의 아이디어가 내일의 생산으로 연결되도록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산업체와 대학의 상호교류가 활발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수들은 모두 산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산업체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수시로 파악, 산업체와 공동으로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졸업 후 산업계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쪽으로 지도하고 연구방향을 잡아준다. ▶각 분야의 과학과 기술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분야가 형성되는 추세다. 이에 대한 대비는. -각 분야의 연구소간, 연구원들간의 협동연구와 상호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로 이뤄진 포럼을 제도화했다.IT, 재료과학, 환경과학, 이동 및 교통, 생명과학, 기술과 사회 포럼이 구성돼 있다. 각 포럼에는 기계공학, 수학, 토목, 경제, 의학 분야의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참여해 새로운 분야를 놓고 연구방향을 논의한다. 박사학위 과정의 경우 서로 다른 전문분야의 교수들이 함께 전체적인 시각에서 지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헨공대가 ‘엘리트 대학’ 육성계획에 포함될 전망은. -독일에는 80여개의 대학이 있으며 평균적으로 높은 교육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MIT나 하버드, 영국의 케임브리지나 옥스퍼드처럼 대표성을 지닌 대학은 없다. 엘리트대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월성을 지닌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으로서 명성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lotus@seoul.co.kr ■ 獨 엘리트대학 육성 프로젝트 |아헨 함혜리특파원|독일이 미국의 아이비리그,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 못지 않는 엘리트대학 육성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엑설런트 이니셔티브(Exzellenzinitiative)’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독일의 대학은 18,19세기 학문의 메카로 이상적인 대학 모델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모두가 국립으로 평준화된데다, 무상교육을 실시하다보니 교육의 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고급 두뇌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기업계의 목소리도 높았다. 슈뢰더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 정부시절 국가개혁프로그램인 ‘아겐다 2010’에 엘리트 대학 육성계획을 포함시킨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해 6월 연방정부와 16개 주정부가 협약을 맺음으로써 본격화된 이 계획에 따르면 과학·기술분야의 연구 및 교육에서 수월성을 지니는 대학을 5∼10개 선정해 앞으로 5년 동안 총 19억유로(25억 달러)를 지원하게 된다. 현재 1,2차 예비 심사를 마쳤으며 오는 10월13일 최종 선정을 남기고 있는 상태다. 독일의 대학교육 정책은 전적으로 16개 주정부 소관이지만 연방정부의 재정이 지원되는 엑설런트 이니셔티브는 선정작업 및 세부 프로그램 추진을 독일연구재단과 독일과학위원회가 맡고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정부 과학·교육부의 헬무트 프랑그만 국장은 “10개 대학이 1,2차 관문을 통과했다. 최종적으로 5개 대학정도가 선정될 것으로 본다.”면서 아헨공대, 브레멘공대, 뮌헨대, 하이델베르크대, 베를린자유대, 훔볼트대 등이 엘리트대학으로 육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그만 국장은 “평준화·민주화를 추구해 온 독일의 대학교육 시스템은 내부적으로는 경쟁력이 있고 역사도 깊지만 대외적으로 내세울 만한 대학이 없어 명성있는 교수나 우수한 연구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수의 경쟁력있는 대학을 선발해 집중지원한다는 것은 독일 대학교육 정책의 근본적인 이념을 뒤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otus@seoul.co.kr ■ 졸업생 취업률 100% 가까워 |아헨 함혜리특파원|아헨공대는 독일 대학 중에서도 두드러지게 국제화에 공을 들여 온 대학이다. 현재 130여개국에서 온 5000명의 유학생과 연구원들이 학업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은 150명. 대부분 공학 및 엔지니어, 기계 분야를 전공한다. 유학생들은 아헨공대를 선택하는 이유로 체계화된 산학연계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산업 현장과 밀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꼽는다. 공작기계 및 생산공학연구소(WZL) 소속의 이달호(박사과정)씨는 “연구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그 결과는 별도의 수정 내지 보완 없이도 산업 현장에 곧 바로 적용된다.”면서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각 팀의 소속 연구원들은 해당 연구과제 종료 후 박사학위논문을 출판한 뒤 연구 과제를 진행했던 회사 또는 연구소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겨 해당 연구를 진행하고 더욱 발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아헨공대 한인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다. 기계공학과 디플롬과정을 마친 정회건씨는 “학교 수업이나 연구소의 프로젝트는 산업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교육한다.”며 “아헨공대 출신들은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서로 스카우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높은 실업률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아헨공대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100%에 가깝다. 한국에서 대학 4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유학 온 서진원씨는 “한국에서는 수업을 받고 시험을 보고 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서는 산학간 협동체제가 잘 구축돼 있고 학생들이 연구소에서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때문에 몸으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독일 교포 최태화(환경공학과 졸업예정)씨는 각 분야에 다양한 연구소가 있기 때문에 통합연구가 가능한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최씨는 “기계분야가 원래 강하기 때문에 환경공학이나 의료공학 등 응용과학 분야에서도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대구시 ‘웨어러블 컴퓨터’ 집중육성 추진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터산업이 대구의 역점사업으로 추진된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지역 웨어러블 컴퓨터산업 클러스터 조성 보고회’를 갖고, 정무부시장 직속의 실무추진기획단을 내년까지 설치키로 했다. 또 세계적인 규모의 시제품 연구개발센터를 오는 2008년에 착공,2009년에 완공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우수기업과 연구소를 육성하기 위해 기업·연구소 유치위원회를 구성, 대구시 투자유치단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시는 또 정보기술 전문인력과 복합기능성 패션 및 안경제품의 기획·마케팅 전문 인력을 적극 발굴키로 했다. 여기에다 디지털 섬유기술과 유해환경 경보시스템, 안경형 디스플레이 개발과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쇼와 전시회,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도 병행 추진키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데스크시각] 작은 전쟁/심재억 사회부 차장

    전쟁이다. 거대한 나라 미국과 맞붙는, 일견 가망없어 보이는 전쟁이다. 그러나 질 수 없는 전쟁이다. 병을 가진 모든 국민들이 더 좋은 신약을, 더 싸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FTA협상의 큰 틀에서 볼 때도 양측이 서로 중요한 교두보를 선점해야 할 필요성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전단(戰端)은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미국이 ‘FTA 싸움판’으로 물고 들어가면서 비롯됐다. 보건복지부가 26일 관련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양국의 물밑 힘겨루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연히 이후의 상황이 국민들 시야에 낱낱이 감지될 것이고, 그 지점에서 정당성에 관한 시비도 가려지겠지만 문제는 국민들의 기대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시장’과 ‘전쟁’을 국가경영의 두 축으로 삼는 미국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 건강, 나아가 생존이 걸린 문제여서 그 절박함으로 따지자면 우리도 숨이 가쁘다. 이 쯤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통용되는 ‘전쟁’의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정치인들의 말 중에 ‘결정적 이해(vital interest)’라는 용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흔히 외교적 수사가 그렇듯 이 말 역시 그 뜻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후 상황을 되짚어보면 ‘결정적 이해’가 곧 ‘미국의 이익’이라는 사실을 간파하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다. 막강한 외교력을 앞세운 미국의 대외정치는 항상 이 ‘결정적 이해’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기제로 작동해 왔다. 이 이해의 전면에 돈 잘 버는 미국의 다국적기업이 포진해 있음은 당연하다. 전쟁은 이 결정적 이해를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미국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을 ‘좋은 전쟁(Good war)’이라고 부른다. 이 전쟁으로 전후 복구를 위한 마샬플랜을 주도했고, 여기에 소련의 팽창주의를 견제한다며 냉전체제까지 구축해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장악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이런 미국의 의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그 무렵 애치슨 국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한국이 제발로 따라와 우리를 구해주었다(Korea came along and saved us)”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이런 미국의 전쟁을 사업으로 규정한다.2003년 부시가 이라크 전후 복구를 위해 870억달러 규모의 전후복구 예산 승인을 요청했을 때 한 의원은 “그 돈을 회수할 수 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적어도 미국의 관점에서는 적당하게 관리할 수만 있다면 전쟁만큼 이윤이 확실히 보장되는 투자도 없다. 지금, 어느 나라든 미제 의약품을 쓰지 않을 수 없고, 그런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수많은 나라와 FTA협상을 벌여 나가야 한다. 그런 미국에 한국과의 FTA협상은 ‘불퇴전’의 이익 의지를 과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오벨리스크’이기도 하다. 길은 그래서 더욱 험하다. 우리나라의 연간 보험급여비 24조 8000억원 중 약제비 점유율이 29.2%인 7조 2000억원에 이른다. 선진국의 두 배에 가까운 지출 규모이다. 뿐만 아니라 해마다 14%씩 그 규모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3배에 이르는 증가율이다. 확실히 기형적이다. ‘전쟁’의 목표는 많다. 이겨야 하는 전쟁, 지지 않아야 하는 전쟁이 따로 있다. 그러나 일단 총성이 울린 뒤에는 명분보다 얻을 만큼 얻어내는 실리적 이해에 치밀해야 한다. 적어도 이 순간, 미국은 굶주린 한국인들을 위해 구호 밀가루를 퍼주던 옛날의 맹방이 아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많고, 좋은 약들이 미제이고, 우리 의지로 질병을 취사선택할 수 없어 그 약제의 위력을 외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더라도 ‘봉’노릇하면서 그 약을 쓸 이유는 없다. 미국에는 ‘사업’이지만 우리에게는 ‘생사의 문제’인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이 전쟁에서 최소한 지지는 않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재억 사회부 차장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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