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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전환 가격 ‘인하’투쟁

    분양전환 가격 ‘인하’투쟁

    “분양가 거품을 빼 한 푼이라도 싸게 받자.” 분양전환을 앞둔 경기북부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연대, 주택공사를 상대로 건설원가 공개소송을 잇달아 내는 동시에 자치단체엔 임대주택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펴고 있다. 특히 최근 원가공개소송 승소 사례가 늘고, 노무현 대통령의 ‘건설원가 공개가 대세’라는 발언 이후 주민 공동대책위가 곳곳에서 주최하는 설명회에 주민들이 운집하고 있다. ●주민대책위 설명회 참가 열기 25일 ‘경기북부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4∼22일 의정부 송산주공 1·2·4단지와 남양주 청학 주공 7단지 등 내년 7∼10월에 분양전환되는 공공 임대아파트를 순회하는 단지별 분양전환 포럼이 열렸다. 분양을 최장 1년이나 남겨놓은 시점이지만 단지마다 가구수의 절반 이상 주민이 참가했다. 공동대책위는 감정평가사 등 전문가와 지난해 분양을 마친 송산주공 7단지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 등도 참여시켜 ‘합리적 분양가 산정’을 다짐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포럼에서 주공이 송산주공아파트 23평형의 경우 8000만원선 분양가 요구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원가공개 등을 통해 이를 최대한 인하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임대주택법상 분양전환 가격은 입주자모집승인권자가 산정하는 건설원가와 감정평가액의 산술평균가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주공이 임대인 겸 입주자모집 승인권자여서 세부항목의 원가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산주공 1단지는 지난 6일 이미 소송을 시작했고 4단지는 곧 행정소송에 들어간다. 송산2단지와 남양주 청학 주공 7단지는 주공이 분양가격에 대해 비공개를 통보해올 것이 분명하지만 소송진행을 위한 절차를 밟기 위해 행정정보공개 신청을 낸 상태다. 양주시 덕정 주공 2단지 주민들이 “분양 전환가격 산출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주택공사를 상대로 낸 분양전환절차중지 등 가처분소송에서 지난 3월 승소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공과의 분양전환가격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지별로 같은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는 분양가격에 대한 불만으로 분양에 응하지 않는 임차인에게 부과하는 주공의 ‘불법거주배상금’을 막아내는 방안도 된다. ●주공 “원가연동제 대상 아니다” 공대위는 의정부시에 임대주택 분양전환 가격에 대한 분쟁을 조정하는 ‘임대주택분쟁조정위원회’ 설치조례의 조속한 제정도 요구했다. 남양주시와 의정부시에는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라 임대의무기간(5년) 만료 6개월 전 주공에 분양전환 준비를 권고하고, 투명·공정한 감정평가를 요구하기로 했다. 송산주공 1단지 이호철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주공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분양가를 별다른 저항없이 수용하던 임차인들의 자세가 이젠 분명히 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공 서울지역본부측은 “대법원이 원가공개를 최종 판결한 바 없고, 이들 아파트는 2002년에 지어져 토지비·택지비·설계비와 직·간접공사비 등 7개 항목이 공개되는 원가연동제(판교지구 첫 적용) 대상도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 어느 선에서 타협될지 주목된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월드시리즈] 카펜터, 8이닝 무실점 완벽투

    8회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크리스 카펜터(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카펜터에게 뉴부시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만 6000여 홈팬은 기립박수를 보냈다.번트를 성공시킨 선수가 이렇게 큰 박수를 받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선을 상대로 8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은 프랜차이즈 에이스에 대한 감사의 의미였다.세인트루이스가 25일 열린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카펜터의 완벽투를 앞세워 디트로이트를 5-0으로 셧아웃시켰다. 세인트루이스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나가며 통산 10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세인트루이스는 이틀전 2차전에서 케니 로저스(디트로이트)의 노련미에 말려들어 헛방망이만 돌리다 경기를 마쳤다. 시리즈의 분위기는 디트로이트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 하지만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카펜터의 폭포수 커브 아래 디트로이트의 방망이는 초반부터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게 돌아갔다. 포스트시즌 내내 폭발적인 파괴력을 뽐냈던 1∼6번 커티스 그랜더슨-크레이그 먼로-플라시도 폴랑코-매글리오 오도네스-카를로스 기옌-이반 로드리게스는 단 한 번도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할 만큼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1997년 토론토에서 데뷔한 카펜터는 잠재력을 일찌감치 인정받았지만 늘 ‘미완의 대기’에 머물렀다.2002년까지는 10승 언저리를 오르내리는 평범한 성적. 하지만 2004년 세인트루이스에 둥지를 틀면서 카펜터는 타자와의 수싸움에 눈을 떴다. 그 해 15승5패, 방어율 3.46을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21승5패에 2.83의 성적으로 단박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올 정규리그에서 15승8패에 방어율 3.09의 성적을 거둔 카펜터는 포스트시즌에서도 5게임에 선발등판해 3승1패, 방어율 2.78로 에이스의 몫을 120% 소화했다.또한 카펜터는 이날 생애 첫 월드시리즈 승리를 따내 2004년의 한을 깨끗이 씻어냈다. 카펜터는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에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팀이 4연패로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부시 또 양자협상 거부…왜 그럴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촉구하고 있지만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또다시 양자대화를 거부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 협상의 여지는 남기는 태도를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23일(미국시간) CNBC와의 회견에서 “왜 미 정부는 아무런 양보도 하지 않은 채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양자 대화는 1994년에 해봤지만 실패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문제는 실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쓰는 것”이라며 “북한은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매우 명확히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6자회담의 울타리 안에서만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전날 리처드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이 “외교적 해결을 위해 북한과 직접 대화가 불가피하며, 곧 직접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미국은 그간 6자회담 내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많이 해 왔다.”면서 “미국은 이를 다시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만일 양자 협의를 할 경우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협상을 타결하라. 북한의 요구에 양보하라.”고 말할 것이라면서 “그런 식으로는 얻을 것이 없다.”고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그러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6자회담에서 북한과 다시 기꺼이 대화와 저녁을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부시 행정부의 대표적 강경파인 잭 크라우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일본 아사히 신문이 공동 주최한 미·일 관계 세미나에서 “미국이 정말 강경하다면 북한이 위폐, 돈세탁 등 불법 활동을 중단할 때까지 6자회담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불법 활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6자회담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북 유인책으로 금융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과 관련,“북한이 앞으로 이런 불법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서게 되면, 재평가돼야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해결의 실마리를 비치기도 했다. dawn@seoul.co.kr
  • 공사강행 방침에 유가족 ‘오열’

    9·11 테러 현장에서 재건 공사를 벌이던 중 새로운 유해가 속속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희생자들의 유해를 전면 재발굴해야 한다는 유족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23일(현지시간)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끝나지 않은 ‘9·11 악몽’ 세계무역센터(WTC)가 무너진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유해가 발견된 것은 지난 19일. 인근의 한 맨홀에서 80여점의 뼛조각과 인체 파편이 나온 데 이어 시 항만당국이 며칠 동안 추가로 주변 맨홀과 지하 파이프 등을 수색한 결과 18점을 새로 수거했다. 팔과 다리 뼈처럼 일부는 제법 컸다. 블룸버그 시장은 그러나 “수색은 충분했으며 우리는 이제 미래를 위해 ‘건설해야’ 한다.”며 공사 중단 불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몇몇 장소가 제대로 수색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당시 수색 범위를 감안하면 일부 누락은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시장의 발표 직후 굴착기가 다시 움직이자 현장에 모여든 유족들은 좌절감을 토로하며 시장 면담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9·11 희생자는 2749명이지만 아직도 아무런 유해도 나오지 않은 사람이 1150명이나 된다. 이들의 유가족은 뼈 한 조각 없이 장례를 치러야 했다. 쌍둥이 빌딩 95층에서 당시 26세의 아들을 잃고 최근 일부 유해를 찾은 다이앤 호닝은 “유해에도 소유권이 있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5년 전 수색작업 너무 서둘렀다” 처음부터 유해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2001년 현장을 지휘했던 전직 경찰 존 매카들은 AP통신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면서 “시가 너무 서두른다고 몇몇 관리들이 경고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당시 수색작업은 오직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에 매몰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뉴욕시 건설국은 150만t 분량의 잔해를 정해진 예산과 시간 안에 처리해 칭찬받았다. 하지만 에드 스카일러 부시장은 소방당국이 작업을 이끌었고 건설국은 협조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소방국 대변인은 이날 “소방국 직원들이 건설국에 저항했었다는 보도는 과장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AP가 입수한 메모는 ‘건설국이 2002년 봄에 소방국의 반대로 발굴 종료가 늦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뉴욕시는 맨홀과 상하수도, 송전선 등 수색이 미진했던 지하공간 12개 지점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면 재발굴은 그 자체 비용과 재건 공사의 지연에 따른 손실이 너무 크다는 입장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사설] 미국민도 요구하는 북·미 ‘무조건 대화’

    북의 핵실험과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후 우리가 확인한 것은 두가지다.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 그리고 북한이든, 미국이든 누구도 당장 군사적으로 해결할 힘과 뜻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은 하나다. 유엔 결의안이 명한 대북제재는 국제사회의 약속인 만큼 엄정히 집행하되, 이에 못지않게 대화 노력을 적극 펼치는 것이다. 대화 없는 제재는 불필요한 안보위기와 북핵 해결 비용만 높일 뿐이다. 대북제재 국면을 맞아 북·미간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높아간다.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이라 지적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부시 행정부가 미국을 고립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장인 리처드 루거, 상원 법사위원장인 앨런 스펙터 등 공화당의 상당수 중진의원들까지 북·미 대화 요구 대열에 가세했다. 대다수 분석처럼 다음달 7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북·미간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북 핵실험 사태까지 몰고 온 북·미 대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부시 대통령의 깊은 불신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지금도 “미국이 6자회담을 준수할 용의가 있는지 의심된다.”(김 위원장),“역사적으로 북한과의 직접 대화는 효과적이지 않다.”(부시 대통령)고 불신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일방적 양보만을 강요하는 고집으로 외교적 해결을 기대할 수 있는지 두 지도자는 자문해야 한다. 6자회담의 틀에서든, 틀 밖에서든 해결의 실마리는 결국 북·미가 쥐고 있고, 두 나라가 풀어야 한다. 어차피 해야 할, 그리고 하게 될 대화라면 대북제재로 동북아 안보긴장을 높이지 않고 추진하는 것이 서로에게 생산적일 것이다. 양측이 특사 교환 등을 통해 적절한 대화형식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련 극복 ‘오뚝이’ 문동환 선발로…중간 계투로…

    문동환(34·한화)에겐 ‘회춘’이란 표현이 적합하다. 부상으로 버림을 받았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그의 야구 인생은 한 편의 소설이나 다름없다. 올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당발’처럼 뛰는 그의 모습에서 프로 초년병 시절의 파괴력마저 느낄 수 있다. 문동환은 올 정규리그에서 무려 16승(9패1세)을 챙겼다. 팀 후배인 ‘괴물 루키’ 류현진(18승)에 이은 다승 2위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에선 그의 진가가 더욱 빛났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루키임을 감추지 못한 채, 기대를 저버린 사이 문동환은 중간계투로 변신해 고비마다 승리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역시 큰 경기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문동환은 지난 23일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5경기에 등판했다. 초반에는 선발로 두 차례 나왔지만 신통치 않았다. 첫번째는 5이닝 이상을 던졌지만 승패없이 물러났고, 두번째는 무려 방어율 15.00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러나 이후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꿔 팀 승리의 방정식을 만들었다.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구원승을 올렸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4차전에서도 2와3분의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그리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3과3분의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버텼다. 중간계투로 3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0’다. 문동환은 생애 첫 챔피언 등극을 꿈꾼다. 롯데 시절인 1999년 한화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지만 ‘새가슴’이란 오명으로 1패만을 기록, 우승 문턱에서 돌아선 아픈 기억이 있다. 시련이 길었던 탓에 문동환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명성을 날렸던 그는 1997년 프로에 데뷔해 순탄한 출발을 이어갔다. 프로 2,3년차에 각각 12승과 17승을 쌓으며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0년 팔꿈치 부상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그 해 인대 제거수술에 이어 2년 뒤에는 인대 접합수술을 받아 팔은 만신창이가 됐다. 결국 2003년 롯데로부터 버림을 받아 야구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한물갔다.’는 평가와 함께 ‘퇴물’로 취급받던 그는 2004년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거듭났다.‘재활공장’이라는 김인식 감독을 만난 것도 그에겐 큰 행운이었다. 지난해 10승을 올리면서 보란 듯이 일어선 문동환은 정규리그를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눈부시게 활약, 진가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는 것. 한화가 우승을 일궈낸다면 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승부의 분수령인 삼성-한화의 한국시리즈 3차전은 25일 오후 6시 대전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은 하리칼라, 한화는 최영필을 선발로 예고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美정가 북·미 대화론 급부상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민주당은 다음달 7일 실시되는 의회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조지 부시 행정부에 북한과의 양자대화에 나서도록 압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화당 중진 의원들도 미·북 양자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중간선거 이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변화시키려는 의회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잭 리드·칼 레빈 의원은 기자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북한 및 이라크 정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북한과의 직접 협상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레빈 의원은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의 나머지 당사국들도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양자대화를 한다고 미국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리드 의원은 양자 협의가 “6자회담의 맥락에서 이뤄질 개연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2008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 새롭게 부상 중인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NBC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핵 실험을 했기 때문에 대북 제재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미국이 6자회담과 병행해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시작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양자대화를 거부해 왔으나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 협상이 불가피하다.”면서 “곧 직접 대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상원 법사위원장인 같은 당의 알렌 스펙터 의원도 CNN에 출연,“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고 이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능력도 있는 만큼 문제가 심각해졌다.”면서 “우리는 직접 양자 협상을 포함한 모든 대체적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내 일부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미국은 이라크 주둔 해병대를 모두 철수시켜서 한반도에 투입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김정일은 그의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핵폭탄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보도했다.dawn@seoul.co.kr
  • 중간선거 다른 전망 부시父子 ‘삐끗’

    “공화당이 의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 우리 아들의 삶이 어떻게 될지는 생각하기도 싫다.” 조지 HW 부시(82)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아들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점잖게 타이르는 발언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은 ABC방송의 ‘디스 위크’와 인터뷰에서 시종 웃음 띤 얼굴로 “아버지는 그같은 추측을 해서는 안됐다. 그는 내게 미리 말했어야 했다. 그러면 나는 그들(민주당원들)이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얘기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부자 사이가 틀어졌다는 조짐은 여러 차례 있었다. 아버지 부시는 최근 출간된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봅 우드워드의 저서 ‘부인하는 국가’에서 이라크 전쟁이 엉망진창이 된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묘사돼 아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또 이달 초 필라델피아 외곽에서 열린 공화당 후원금 모금 행사에서는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만약 거친 민주당원의 일부가 의회 위원회들을 장악한다면 미국에 소름끼치는 일이 될 것”이라며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잃게 되면 아들의 삶이 걱정된다는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난 7일 아버지 부시 이름이 붙여진 항공모함 명명식에 나란히 참석했지만 이때도 둘의 서먹해진 관계를 감추지 못했다.부시 대통령은 “이 배는 가차없고, 불굴에, 무적”이라며 “사실 이 배는 바버라 부시(부시 대통령의 어머니)호라고 명명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담이었지만 말에 뼈가 있었다는 풀이다. 아버지 부시는 자신의 몫은 어디까지나 ‘건넌방’ 일에 국한되지만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을 계속해서 경고하는 것을 임무로 여기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피플 명암] 스킬링 ‘탐욕’의 대가

    그가 ‘탐욕’의 대가를 치러야 할 시간이 왔다. 미국 역사상 최대 회계부정 사건으로 에너지 대기업 엔론의 파산을 부른 전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스킬링(52)에 대한 선고공판이 23일(현지시간) 열린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최소 20년, 최대 100년까지 가석방없는 실형이 내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가 내야 할 벌금 규모는 1800만달러에 이르며 한때 미 경제계의 떠오르는 리더였던 그는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 스킬링은 지난 5월 텍사스 연방대법원에서 금융사기, 내부 거래, 주주 기만 등 19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엔론 파산의 또 다른 주역이었던 창업주 케네스 레이는 지난 7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연방법원은 레이에게 내린 사기 등 10개의 범죄 혐의에 대한 유죄평결을 취소했다. 이제 엔론 파산의 모든 책임이 스킬링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엔론 사건은 미국 경제 시스템 전반을 뒤흔들었다. 시가총액 680억달러의 거대기업은 2001년 예측할 새도 없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시장 전체가 600억달러의 거대한 손실을 입었고, 투자자 2만여명은 130억달러를 날렸다. 수천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었다. 의회는 엔론 파산 후 기업 재무구조를 강화하는 ‘사베인-옥슬리법’까지 제정했다. 창업주 레이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최대 정치헌금 후원자여서 백악관을 겨냥한 ‘정경 유착’ 의혹마저 불거졌다. 최고 명문인 하버드 MBA출신의 스킬링은 엔론을 망친 주범으로 꼽힌다. 주력인 에너지 분야가 아닌 광통신 서비스업에 진출한 데 이어 빌딩 관리업을 주력 사업으로 삼았다. 장부를 조작하고 파산 직전 막대한 보유 주식을 팔아 원성을 샀다. 모교인 하버드대는 그를 ‘최고의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극찬했다. 수많은 인사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경영 방식을 배우고자 했다. 스킬링은 하버드대 MBA 지원서의 “당신은 똑똑하냐.”는 질문에 “나는 대단히 똑똑하다.”고 자신만만하게 기재한 야심가였다. 엔론은 세계 최고의 시스템을 자랑한다는 미 경제계와 주식 시장이 탐욕에 젖은 한 ‘경제사범’에게 두 눈이 멀어버린 채 철저히 기만당한 데 이어 시장 기능의 처절한 실패를 확인시켜 준 사건으로 기록된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월드시리즈] 마흔두살 로저스 “어흥”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케니 로저스(42)는 한화 송진우(40)와 닮은꼴이다. 나란히 1989년 프로에 데뷔(로저스는 빅리그 진입)했고 올시즌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인통산 200승을 돌파했다. 좌완인 둘은 타자를 윽박지르는 강속구는 없지만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핀포인트컨트롤과 노련한 수싸움으로 상대를 농락한다. 또 제6의 내야수로 빼어난 수비와 클럽하우스의 리더 역할을 하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거둔 송진우와 달리 로저스는 월드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다. 뉴욕 양키스에서 뛰던 96년 애틀랜타와의 월드시리즈에 등판했지만 2이닝 5실점으로 방어율 22.50을 기록하는 데 그친 것. 23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 세인트루이스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 불혹을 훌쩍 넘긴 로저스가 1차전 패배로 벼랑에 몰린 팀을 구하기 위해 선발로 나섰다. 1회 크레이그 먼로의 선제홈런과 카를로스 기옌의 2루타로 2점을 선취하자 노장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섭씨 6도의 쌀쌀한 날씨 탓에 연신 입김을 불어넣으면서도 전날 7점을 몰아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8회까지 삼진 5개를 솎아내며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결국 디트로이트가 세인트루이스를 3-1로 꺾고 월드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1968년을 기억하는 올드팬이라면 통산 5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의 희망을 부풀리기에 충분한 전조인 셈. 승리의 일등공신 로저스는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23이닝 연속 무실점(역대 2위)을 이어가며 3연승을 달렸다. 또 월드시리즈에서 선발승을 따낸 최고령 투수로 102년 역사에 남게 됐다. 물론 시리즈가 6차전까지 이어진다면 로저스는 또 한번 자신의 기록에 도전한다. 공격에선 2번타자 먼로가 돋보였다.1회 말 기선을 제압하는 1점포를 뿜어낸 먼로는 올 포스트시즌에서만 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전설의 타자 행크 그린버그에 이은 프랜차이즈 타이 기록. 세인트루이스는 9회 로저스의 뒤를 이은 마무리 토드 존스에게 1점을 뽑은 뒤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무릎을 꿇었다.3차전은 25일 부시스타디움으로 옮겨 네이트 로버트슨(디트로이트)과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의 선발 맞대결로 치러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美 중간선거 현장을 가다] (상) 양당 후보가 말하는 이슈와 표심

    [美 중간선거 현장을 가다] (상) 양당 후보가 말하는 이슈와 표심

    미국 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를 선출하는 중간 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조지 부시 대통령 임기 중간인 11월7일 실시되는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 국내 정치는 물론 대외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울신문은 중간선거의 현장에서 3회에 걸쳐 각 당 후보와 유권자, 선거 전략가와 운동원, 자원봉사자들을 직접 취재, 선거 흐름을 짚어봤다. ■ 첫 무슬림의원 유력 엘리슨 |미니애폴리스(미국 미네소타 주) 이도운특파원|“미국의 힘은 군사력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협력과 평화에서 나오는 것이다.” 미국 최초의 무슬림(이슬람교도) 하원의원으로 당선이 유력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민주당 키스 엘리슨(43) 후보는 “기독교도든 무슬림이든 유대인이든 가능한 많은 사람을 정치의 영역으로 흡수해야 미국 사회가 통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구인 미니애폴리스 교외 주택가 공원의 유세 현장에서 만난 엘리슨 후보는 승리를 예감한 듯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번 선거에서 내건 이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정의’다. 대기업 경영진의 연봉은 하늘로 치솟는 데 반해 근로자의 임금은 정체돼 있다. 한편으로 극빈자는 늘어나고 있다. 국민 전체에 대한 의료보험이 실시돼야 한다. 유럽이 하고 있고, 일본도 한다. 미국인은 비싼 의료비를 내면서 혜택은 적게 받고 있다. 태양열,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개발도 중요한 문제다. 자연 에너지를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라크 전과 조지 부시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평가는? -평화가 우선돼야 한다. 이라크 전은 실패한 전쟁이다. 미국은 세계 각국과 협력해 이라크 평화를 가져와야 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슬람 파시스트’라는 말을 이따금씩 한다. -어떻게 이슬람을 단 한 단어로 규정할 수 있단 말인가?그것은 이슬람을 잘못 규정한 말이다. 이슬람교의 요체는 평화다. 무슬림 세계는 단순하지 않다.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9·11이후 미국에서 무슬림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을 정치에 참여시켜야 한다. 특히 의회는 미국의 일부가 아니라 미국인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 ▶당선되면 워싱턴에 가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우선 국민 모두가 의료보험에 가입되는 체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4700만명이나 되는 미국인이 의료보험 없이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살고 있다.1997년 이후 오르지 않은 최저임금도 올려야 한다. ▶미국과 무슬림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역할을 할 생각인가? -우선은 나를 뽑아준 미네소타 제5선거구를 대표하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 ▶존경하는 정치인은? -마틴 루터 킹 목사다. ▶왜 이슬람교도가 됐는가? -개인적인 종교적 신념 때문이다. 그러나 무슬림이기 때문에 나에게 관심을 더 갖는 것은 분명하다. 내가 이라크 전을 반대하고, 평화를 주창하며, 국민 의료보험을 주장하면 사람들이 더 귀를 기울인다. ▶이슬람교도라는 사실이 선거에서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인가? -종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은 내가 어떤 일을 해왔고 어떤 정책을 갖고 그들을 대변할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슬람 국가들이 내심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다. 엘리슨 후보가 출마한 미네소타 주 제5선거구는 백인이 73%, 흑인이 13%, 히스패닉이 6%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지역인데다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의 앨런 파인 후보를 압도하고 있어 결정적인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엘리슨 후보의 당선은 확실시된다. dawn@seoul.co.kr ■ 공화 바크만 후보 동행기 |스칸디아(미국 미네소타 주) 이도운특파원|미국 북부 미네소타 주의 평화로운 농촌 마을 스칸디아. 가을이 무르익은 9월30일 이 마을의 길버트슨 농장에서 옥수수 미로찾기(Corn Maze)행사가 시작됐다. 수확이 끝난 옥수수밭에 만들어진 미로 안으로 들어가 길을 찾아 나오는 전통 행사다. 농장 주인인 게리와 아네트 길버트슨 부부는 이번 행사를 ‘미군에게 바치는 축제’로서 개최했다. 길버트슨 부부의 둘째딸 멜리사가 현재 이라크전에 참전중이기 때문이다. 행사에는 미네소타 주 방위군과 2차대전 및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 참석했다. ●“공화당은 안보, 민주당은 민생” 아침 8시30분. 공화당의 미셸 바크만 후보가 비서진들과 함께 행사장에 도착했다. 주 상원의원인 바크만 후보는 미네소타 6선거구에 도전중이다.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녀는 이번 선거에서 안보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삼고 있어 이 행사를 놓칠 수 없었다. 그녀는 ‘테러와의 전쟁’을 강조하면서 “이라크 내에서 활동중인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에 테러를 가했던 사람들”이라고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 전을 일체화시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져 선거운동이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총사령관으로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옹호했다. 바크만 후보는 안보 다음의 이슈로 첨단기술 산업 지원과 세금 제도 간소화를 제기했다. 회계 변호사 출신인 그녀는 “미국의 세금 체계는 지나치게 복잡하다.”면서 “기업을 경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세금 체계를 단순화해보겠다.”고 말했다. 또 “남편과 다섯명의 자녀도 적극 후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 기준은 같다.” 농장 안주인인 아네트는 딸을 이라크에 보낸 탓인지 이번 선거에서 안보 문제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딸 멜리사는 “나의 인생에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며 자원입대해 지난 3월 이라크로 파병됐다. 아네트는 멜리사가 무사히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당초 계획대로 중학교 생물 교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공화당을 지지하느냐고 묻자 아네트는 “좀더 신중히 생각해보고 싶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옥수수 미로찾기 행사에 참가한 켄 하먼은 2차 대전에 참전했던 베테랑. 하먼은 공화당에도 투표하고 민주당도 찍었던 무당파 유권자. 하먼은 “참전용사 처우 정책이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면서 후보 공약을 면밀히 검토중이다. 그는 주지사와 상·하원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지만 후보를 고르는 기준은 같다고 말했다. 스칸디아 주민인 수전 길슨은 공화당 지지자. 길슨은 “후보와 선거 이슈에 따라 다른 선택도 하지만 대체로 공화당원을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수전은 “지역보다 국가 전체 이슈를 좀더 중요시한다.”면서 “주지사와 상·하원 모두 공화당 후보를 찍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 교외 주택가의 공원에서 만난 앤 스는 민주당 지지자. 그녀는 당원으로 가입했고 선거 때마다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왜 민주당을 지지하느냐고 묻자 앤은 “민주당 후보들은 부자가 아니라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대해 얘기하기 때문”이라면서 “부시 정부는 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앤은 가장 중요한 이슈가 의료보험 제도와 에너지 가격이라면서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주위 사람들에게 민주당 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이번 선거 의석과 판세 분석 - 상원 33석·하원 전지역구서 실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중간선거의 장기화된 이라크 전쟁에 대한 회의감이 커져가면서 상·하원 선거 판세는 야당인 민주당에 기울고 있다. 임기 6년인 상원은 현재 공화당이 55석, 민주당이 44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하고 있다. 상원 100석 가운데 이번에 선거가 실시되는 자리는 33석. 이 가운데 29곳은 이미 당선자가 확정적이다.29곳의 판세를 선거가 치러지지 않는 77석의 의석과 합쳐 분석하면 공화당이 48석, 민주당 48석을 갖게 된다. 따라서 승부는 두 당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버지니아와 뉴저지, 테네시, 미주리 등 4개주에서 갈라지게 된다. 임기 2년인 하원 선거는 전국 435개 지역구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할 때 민주당 우세가 예상된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231석, 민주당 201석, 무소속 1석, 공석 2석.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공화당에서 16석을 끌어와야 한다. 민주당은 선거구가 많은 동부지역에서 약진 현상을 보여 전국적으로 20석 가까운 추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dawn@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21) 우리와 닮은 친근감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이슬람 문명과 도시] (21) 우리와 닮은 친근감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는 어딜 가나 길이 있다. 하얀 포플러 줄기가 끝없이 가로수가 되어 길을 잇고 길을 만든다. 실크로드의 길이다. 그리고 길에는 사람이 있고 양떼가 가끔씩 길을 메운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떠나 대상들이 지쳐버릴 때쯤 나타나는 오아시스의 도시가 비슈케크다. 중앙아시아의 지붕인 천산산맥을 따라 펼쳐지는 풍요와 설렘의 길이다. 3개월은 족히 걸렸을 실크로드 길을, 비행기로 5시간 반 만에 비슈케크에 도착한 것은 가을이 한창 무르익을 때였다. 소비에트 시절 뚫어 넓은 길에는 마로니에 낙엽이 나부끼고 하얀 수염을 바람에 흩날리는 노인과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첫 인상은 우리와 매우 닮았다는 친근감이다.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 이웃의 다른 투르크계 사람들보다도 훨씬 우리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었다. 해맑은 웃음을 싱긋 건네는 아이들의 웃음은 석류보다도 눈부시고, 포도만큼이나 싱그럽다. 다음날 날이 밝자 무작정 시내로 걸어나왔다. 소비에트 시절의 계획도시답게 인적도 드문 길은 사통팔달 시원하게 뚫려 있다. 하얀 대리석으로 지은 시내 중심가 관공서 건물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단층으로 된 초라한 벽돌집이다. 키르기스스탄이 오랜 소련연방 통치를 벗어나 독립한 것은 1991년. 그렇지만 공산당 출신의 아스카르 아카예브가 초대 대통령이 되어 독재권력을 유지한 결과, 지난해에는 민중혁명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서방화를 꾀하며 3000명가량의 미군주둔을 허용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꿔보지만, 이웃 강국인 우즈베키스탄의 위협과 자원의 제한으로 삶의 질은 쉽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흉노 역사를 밝힌 노인 울라가 발굴한 유물 처음 찾아보는 이 나라의 역사와 과거를 더듬어 보기 위해 습관처럼 역사박물관부터 들렀다. 시내 한복판 대통령궁 옆의 역사 박물관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직원들 몇 사람만 나를 구경하고 있었다. 소비에트 시절의 홍보 전시관 같은 2층을 지나 3층에는 키르기스의 역사시대 유물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3층 난간에는 투르크 시대 석상들을 초원에서 옮겨 놓았다. 제주도의 돌하르방을 연상시키듯이 7∼8세기 무덤을 지키던 수호신상들이다. 원래 유목전사들은 죽으면 화장을 했다는데,10세기 이후 이슬람을 받아들이면서 매장관습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석상들의 오른손은 물그릇을 들고, 왼손은 칼을 들고 있다. 물을 마시면서 칼을 잡던 돌궐시대 유목전사들의 맹약의식이 잘 표현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곳에는 놀랍게도 흉노역사를 세상에 알린 노인 울라의 발굴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1924년 러시아 지리학회 소속의 코즐로프 탐험대가 212개의 고분을 발굴하게 되는데, 그 중 상당수가 기원 전후 흉노귀족의 것으로 판명되었다. 아직도 색상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2000년 전 인류최초의 카펫을 바라보는 감동은 표현할 길이 없다. 그밖에도 각종 금속제품과 펠트 위에 아플리게 기법으로 장식한 수공예품 등을 보며 책에서만 읽었던 흉노의 역사적 실체를 확인하는 기쁨을 혼자서 만끽했다. 키르기스 사람들의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호흡하기 위해 대시장인 오쉬 바자르로 달려갔다. 그 옛날 실크로드를 따라 찾아 온 상인들이 눌러 앉아 장사를 해 오던 곳이다. 빼곡히 들어선 가게 사이 길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길을 걷는다기보다는 인파에 떠밀려가는 느낌이다. 인구 100만의 키르기스 사람들이 모두 모인 것 같다. 좁은 골목 길마다 각기 다른 물품들이 줄을 잇고, 거대한 삶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오쉬 바자르에서 만난 고려인 아주머니 없는 것이 없단다. 코너를 돌 때마다 과일, 공산품, 토산품, 수입 잡화, 음식점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눈에 띄는 것은 특이하게 생긴 전통 모자다. 염소 털로 곱게 짜서 금실로 수를 놓은 칼팍이라는 모자는 키르기스 남성들의 명예와 존재의 상징이다. 처음 뜨거운 목욕탕에서 머리의 열기를 보호하기 위해 썼다는 칼팍이 이제는 모든 공식행사나 축제 때 빠질 수 없는 전통 모자가 됐다. 식품코너에서는 어김없이 하얀 김치가 등장하고, 고려인 아주머니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손님을 맞이한다.“안녕하세요.”란 말에 대뜸 “코리아에서 왔수까?”라는 질문과 함께 표정이 달라진다. 먼 길을 찾아온 서울 한국 손님에게 좌판 한 구석을 가리키며 앉아서 김치국시 한 그릇 말고 가란다. 이곳에도 1만 8000명가량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1937년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에서 시작된 스탈린에 의한 한국인 강제이주의 한과 핏줄에의 강한 집착은 이처럼 중앙아시아 전역에 슬픈 역사를 남긴 채 이어지고 있었다. 양고기 꼬치구이인 샤슬릭 두 줄에 모처럼 고향의 맛이 담긴 국시 한 그릇을 비우고 40숨을 주었다. 그래야 우리 돈 1000원 남짓한 값이다. ●아타 베이릭 학살 현장에서 서서… 다음날 아침 일찍 서둘러 천산산맥 줄기를 따라 북쪽으로 달렸다. 비슈케크에 온 김에 꼭 들러야 할 곳이 있었다. 바깥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타 베이릭 학살기념관이다.1938년 11월15일,138명의 키르기스 지식인들이 스탈린 정권에 의해 집단학살당한 채 매장된 엄청난 사건의 현장이다. 당시 공산정권에 협조를 거부한 작가와 교수, 민족지도자들은 하룻밤 사이에 비밀리에 체포되어 갖은 고문 끝에 모두 처형당하게 된다. 아무도 없는 외진 곳에서 행해진 세기의 학살은 우연히 숨어서 그 모습을 지켜본 한 농부의 몫으로 남는다. 농부는 임종을 앞두고 가슴에만 품고 있던 그 비밀을 18살의 딸에게 전하고, 조국이 독립을 쟁취하는 날 이 사실을 알리라는 유언을 남긴다.1991년 키르기스스탄이 자주독립을 선포한 후, 이미 70대의 노파가 된 딸이 이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버릴 뻔했던 잔혹한 역사가 빛을 본 것이다. 홀로 묵념하고 서서 조용히 감회에 젖어 있는데, 백발이 성성한 관리인 할아버지가 희생자 중에는 한국인 2∼3명이 들어있다며 자료를 들쳐주었다. 윤상신·강태주 같은 이름이 분명하다. 연해주에서 겨나 낯선 땅에서 정치적 희생이 되어 한 많은 생을 마감했을 원통함과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그들의 영혼에 한 줌 간절한 위안을 실어 보낸다. 길거리에서 만난 비슈케크 시민들은 반갑게 눈웃음을 보낸다. 남자들은 칼팍 모자를 쓰고 여성들은 면화로 된 편안한 점박이 치마를 입었다. 놀랍게도 이곳 주민들의 거의 8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음에도 차도르를 쓴 여성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어느 이슬람 국가에서나 쉽게 눈에 띄는 모스크도 찾을 길 없었다.120년 가까운 소비에트의 점령 하에서 전통적인 삶의 방식은 변질을 강요당했고, 이슬람 문화는 철저하게 말살되었다. 금요일 주일 예배가 열리는 날, 비슈케크에서 몇 안되는 모스크를 힘들게 찾아보았다. 오후 1시쯤 예배하러 몰려든 사람들의 대부분이 젊은 남성들이었다. 독립한 지 이제 겨우 15년. 조금씩 잃어버린 종교와 전통을 찾아가는 비슈케크 시민들의 발길에서 희망을 읽었다.
  • [열린세상] 북핵대책 논쟁의 3대쟁점/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지난 9일 실시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둘러싸고 나라 전체가 논쟁에 휩싸였다. 포용정책, 남북경협사업, 경제제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시작전통제권 등 모든 정책이슈가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올랐다. 북한 핵실험이 통일외교안보정책 전반에 끼친 충격을 감안할 때, 이들을 점검하고 수정·보완하는 작업이 따를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포용정책 폐기론, 핵무장론, 미국 책임론 등 3개 이슈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자칫 한반도의 평화를 해치고, 국제공조체제를 훼손하거나, 국익을 손상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첫째, 포용정책 폐기론자들은 포용정책 또는 화해협력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개발에 필요한 재원과 시간을 벌었다고 진단하고, 처방으로 교류협력의 전면중단과 제재를 제시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핵실험 때문에 화해협력정책을 폐기하는 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집을 태우는 격이라고 본다. 우선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본격화된 포용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무장했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북한은 80년대 중반 이미 영변 핵단지를 건설하였고,90년대 초 핵무기 1∼2기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핵개발이 급진전한 시기는 2002년 미정부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의혹을 계기로 제네바합의를 파기한 시기와 일치한다. 포용정책이 핵실험 저지에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 효과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포용정책이 선공후득(先供後得)을 강조한 나머지 북한이 받기만 하는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비판은 타당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전면적 제재는 북한의 핵무장과 대남 도발 동기를 오히려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아 최선책이 아니다. 대북정책 기조로 호혜적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대화와 제재를 혼합한 복합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핵무장론’이 일부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핵보유국 북한과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무장이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핵무장론은 우리 국익과 한·미공조를 크게 훼손하는 위험한 주장이며, 효과적인 핵개발 저지 대책도 아니다. 만약 핵개발을 한다면 우리도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가 되고, 미국의 방위공약과 핵우산은 철회되며,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대외의존도가 70%를 넘는 한국 경제에 제재는 곧 국가 파산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비핵화 원칙을 계속 강조하고, 미국과 협력하여 군사안보태세를 강화하며, 미국의 핵우산을 재확인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으로서 핵무장을 포기한 대신 핵공격과 위협을 받지 않을 권리를 갖는다. 그런데 주변 핵보유국들이 북한의 핵위협을 제거하지 못하면 국내에서 핵무장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 책임론’도 조심해야 한다. 미국 책임론자들은 부시 행정부가 대북 금융제재를 삼가고 북·미대화를 수용했다면 핵실험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미국의 핵개발 저지 책임을 북한의 핵개발 책임보다 중시하는 오류에 빠졌다. 또 한·미공조를 가장 강화해야 할 시기에 미국 책임을 거론하여 이를 훼손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과 미국은 서로 다른 수준의 책임을 진다고 본다. 범죄에 비유하면, 북한은 핵개발이라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원초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반면 미국은 다른 국가와 더불어 북한의 추가 범죄행위를 억지하거나 교정하지 못한 사법당국으로서 책임을 갖는다. 따라서 북핵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일단 북한에 강하게 책임을 물리는 동시에, 한·미가 왜 핵개발 저지에 실패하였는가에 대한 자기반성과 책임분석도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한·미 SCM 합의 도출] “핵우산 구체화” 자평속 실효성 의문

    |워싱턴 김상연특파원|20일 연례 한미 안보협의회(SCM)가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관련, 예년과 다른 표현들이 추가됐다.‘확장된 억지력(extended deterrence) 지속’,‘굳건한 공약’‘신속한 지원 보장’ 등이다.1978년 이후 지난해까지 SCM 공동성명은 ‘핵우산의 지속적 제공’이란 표현으로만 일관했었다. 새 표현을 삽입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쓴 한국 대표단은 “핵우산 공약이 구체화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런 표현들이 한국민의 심리적 안정을 겨냥한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기존의 핵우산과 비교해 실질적으로 달라진 게 무엇인지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권안도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 등은 “확장된 억지력 개념은 제3국이 우방국을 핵공격하거나 위협할 때 자국의 핵능력을 동원해 억지하는 것”이라며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발간한 핵태세보고서(NPR) 등 미 안보정책의 핵심교서에 명시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기존의 핵우산 조항만으로도 미국은 우리를 핵공격으로부터 지켜줄 의무가 있다. 또 국방부측이 제시한 ‘확장된 억지력’과 ‘NPR’의 상관관계도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NPR는 지난 2002년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핵무기정책방향 검토보고서로서 기존의 방어위주 핵우산 정책이 아니라 사전에 위협을 제거하는 공격적 성향의 정책이다. 전술핵무기는 물론 전략핵무기, 재래식 첨단무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미측의 반응을 보면, 확장된 억지력이란 표현이 과연 NPR와 연관성을 갖는지에 의문이 든다. 성명 채택 전 회견에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핵우산 제공 문구를 변화시키자는 한국측 제안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고, 미 국방부 고위관리도 “핵우산 문구는 1978년부터 신중히 선택된 것이기 때문에 달라질 필요가 없다.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므로 바꿀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다.carlos@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파헤쳐본 버냉키와 FRB

    세계 증시가 이 남자의 말 한마디에 널을 뛴다. 그의 입에서 어떤 결정, 어떤 예측이 나오느냐에 따라 하루에 주가가 수십포인트씩 오르내리고, 시가총액 수십조원이 불어났다가 사라진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지난 2월 앨런 그리스펀의 후임으로 취임한 이후 ‘버냉키 랠리’‘버냉키 쇼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한국 금융시장도 그의 자장안에 머무는 건 물론이다. 지난 7월20일 버냉키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을 때 코스닥 지수는 무려 40포인트 폭락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 9일, 주가 하락폭이 33포인트였던 점을 떠올리면 국내 증시에서 버냉키가 차지하는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다. ‘세계의 경제 대통령, 버냉키 파워’(가토 이즈루, 야마히로 츠네오 지음, 우성주 옮김, 달과소 펴냄)는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버냉키와 그가 책임을 맡은 FRB에 관한 연구 보고서다. 일본에서 이코노미스트와 경제전문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저자들은 버냉키 개인의 출생과 성장에서부터 FRB의 운영체제,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전망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1953년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버냉키는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 중 2002년 부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FRB이사로 취임했고,2005년에는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됐다.미국 중앙은행인 FRB는 정부의 간섭이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기구다.FRB이사의 임기는 국회의원들의 임기보다 훨씬 긴 14년이며,FRB의장에게는 대통령에 버금가는 영향력이 주어진다. 역대 최고의 FRB수장으로 인정받았던 그린스펀의 뒤를 이은 버냉키에겐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미국 경기의 급격한 하강세 조짐과 집값 버블 붕괴의 우려, 달러화 가치의 폭락 가능성 등이 그의 신경줄을 죄고 있다. 저자들은 성장을 중시하는 버냉키 의장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주택시장의 침체가 예상 이상으로 진행된다면 대폭적인 금리인하로 대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1995년 금리인상에서 금리인하 전환으로 주식버블의 싹을 키웠고, 이듬해 이어진 IT주식 버블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책은 전망한다.1만50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美 핵탄두 2200여기 2030년까지 신형 교체

    미국은 늦어도 오는 2030년까지 기존의 핵탄두 6000여기를 2200여기의 신형 핵탄두로 교체하고 고농축 우라늄 핵탄두는 모두 제거할 계획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노후화된 구형 핵탄두를 21세기용 ‘신뢰할 만한 대체핵탄두(RRW)’로 교체하는 계획, 즉 ‘콤플렉스 2030’을 주도해온 국가핵안보국(NNSA)은 RRW의 개발 및 배치를 2030년 이전으로 앞당기는 한편,RRW 배치 숫자를 최대 2200기로 확정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1940년대 최초의 원자탄을 생산했던 맨해튼 프로젝트 이후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텍사스, 테네시주 등 8개소에 배치해온 노후화된 핵탄두들이 비효율적이고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RRW 개발을 추진해왔으며,RRW는 검증된 핵기술을 기반으로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혀왔다. RRW의 설계는 현재 미국의 양대 핵무기 연구소인 로스앨러모스와 로런스 리버모어가 경합 중이며 NNSA는 12월에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게 된다. NNSA는 RRW의 실제적인 엔지니어링 개발에 들어가기 앞서 의회의 승인과 환경영향 평가, 청문회 등을 거쳐야 한다.워싱턴 연합뉴스
  • 북핵 한·중 전문가 긴급대담

    북핵 한·중 전문가 긴급대담

    북한의 추가 핵실험 우려속에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실행 등 압박이 강화되면서 강경해진 중국 속내 및 향후 조치 등을 19일 양원창(楊文昌) 중국 인민외교학회 회장과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의 대담을 통해 짚어봤다.‘한·중 지도자포럼’ 참석을 위해 16일 한국에 온 양 회장은 외교부 차관를 거치며 한반도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 김한규 회장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북한 추가 핵실험에 대해 경고하는 등 전례없이 강경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양원창 회장 발등의 불은 북한의 2차 핵 실험과 같은 추가 조치를 막고 핵개발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 김 회장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다. 북한은 원유 수입의 거의 전부를, 식량수입의 20∼30%를 중국에 의존한다. 경제제재로 중국이 대북 유류·식량제공 중단 축소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 회장 거래 형식이지만 원유는 사실상 상당부분 무상 원조다. 북한이 다음 단계로 나간다면 중국은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핵 실험을 여러차례 강행하는 사람들에게 쌀과 원유를 계속 제공할 수 있겠나. 북핵은 어느 한 나라가 단숨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미국, 일본,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 6자회담 재개 노력이 절실하다. 김 회장 국제적 협력이 해결의 관건이란 점에 동의한다. 탕 국무위원의 워싱턴-모스크바-평양 순방외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 북·중 특수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 역할에 기대가 실린다.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 회장 북한은 약속을 어겼고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했다. 중국은 안보리 이사회 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실험에 상응하는 대우를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손실’을 느끼도록 충분한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한다. 현재 지역안전, 환경, 경제 등 핵실험의 부정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평가들을 모아 관련 정책을 조정할 것이다. 김 회장 사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원조를 지원하되, 대신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는 ‘일괄타결안’이 더 무게를 갖게 됐다. 한·중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가 경제개발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믿도록 해야 한다. 양 회장 중국도 이같은 ‘패키지 딜’, 동시 타결안에 반대하지 않는다. 한국은 북한에 남북한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현재는 불안정한 정전체제다. 평화협정은 북한 체제·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동북아 집단안보구상에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 회장 북한 핵은 미국보다 당장 한국, 중국의 안전을 위협한다.2008년 베이징올림픽,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양 회장 북한 핵 위협과 위험성에 대해선 한·중의 인식이 같다. 한반도 비핵화란 원칙도 그렇다. 북한을 제재하되 물리적 충돌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피하자는 생각도 같다.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했고, 미국은 제재 강도를 높여왔다. 북·미의 뿌리깊은 불신 해소에 한·중이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에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해 왔다. 김 회장 원만한 중·미 관계는 북핵 해결에 필수 조건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북핵 해결에서 주변국가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다자적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2002년 10월 ‘제2차 북한 핵 위기’가 발발한 뒤 두 나라는 전에 없는 협력관계를 발휘했다.‘북한 핵이 중·미관계를 나아지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양 회장 중·미는 제일 중요한 경제 동반자가 됐다. 가장 첨예하게 이견을 보였던 ‘타이완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점차 이해하고 ‘타이완 독립세력’을 억제하고 있다. 올 4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호전된 두 나라 관계는 북핵 해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미는 북핵해결 원칙에선 같지만 방법론에서 이견이 있다. 김 회장 북한과 국경을 맞댄 지린성과 헤이룽·랴오닝성 등 ‘동북 3성’, 옛 만주지역 부흥을 경제계획의 핵심과제로 선정, 심혈을 쏟고 있는 중국에 북핵은 안정을 흔드는 심각한 우환이다. 북한 난민이 대량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민감한 모습이다. 양 회장 북핵 문제는 지역안정을 흔들고 이란 핵개발과도 상호 연관성을 갖는 국제적 불안 요소다. 일본 핵무장·군비확장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김 회장 한·중은 북핵 문제에 대해 주변국 가운데 가장 가까운 입장이다. 무역 역조, 동북 공정 등 갈등 요소도 있지만 경제를 축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정리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양원창 中인민외교학회장 ▲베이징 외국어대학 졸업 ▲주 영국, 주 프랑스 대사관 근무 ▲주 싱가포르 대사 ▲주 홍콩 외교 담당관(차관급) ▲외교부 차관 ■ 김한규 21세기한·중교류협회장 ▲미국 캘리포니아대 국제행정학 석사 ▲러시아 국립사회과학원 정치학박사 ▲총무처장관 ▲13·14대 국회의원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 中 제2외교부 ‘인민외교학회’는 중국인민외교학회는 외교부 산하기관으로 민간 외교를 총괄,‘중국의 제2외교부’로 불린다.1949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만들었다. 회장은 장관급으로 차관을 거친 직업 외교관들이 맡는다. 최근엔 세계 각국의 전직 대통령·총리·국회의장 등 영향력있는 정치지도자 및 전직 고위관리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김대중,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퇴임 뒤 외교학회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현재 세계 130여개국과 교류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과는 21세기 한·중교류협회 등과 공식 교류관계를 갖고 해마다 정기세미나 등을 열고 있다.
  • 부시 “北, 핵이전땐 중대결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8일 북한이 핵무기를 이란이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에 팔려 한다면 이를 중단시킬 것이며, 북한은 중대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북한의 핵무기 및 핵기술 이전을 강력히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국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이전하려고 한다는 첩보를 입수한다면 북한 핵물질을 실은 배나 항공기에 적절히 대응해 이를 중단시킬 것”이라면서 “그들(북한)은 그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 이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선 “북한이 중대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지난 9일 핵실험 실시 사실을 확인했고, 추가 핵실험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핵 이전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섬에 따라 미국이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이 핵기술 및 핵물질 수출을 시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CNN은 이날 미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미국 정찰위성들이 북한내 3개 지역에서 핵실험 징후를 포착했으며, 북한군 고위 간부들도 여러 차례 추가 실험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핵실험 준비지역으로 의심되는 3곳 중 한 곳에서 1차 핵실험 직전과 유사한 활동이 포착됐으며 또 다른 한 곳에서는 정찰위성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위장 건물들이 세워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dawn@seoul.co.kr
  • 美 ‘우주 독식’ 야욕

    “미국이 ‘우리 우주’에서 제발 사라져달라고 말하는 것 같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달쯤 전 10쪽짜리 문서 ‘국가 우주 정책’에 몰래 서명한 사실을 꼬집으며 ABC방송이 18일(현지시간) 내붙인 제목이다. 대부분 기밀로 분류돼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의 서명 사실조차 공표하지 않아 이날 워싱턴 포스트(WP)의 첫 보도를 통해 비로소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10년만에 고쳐 쓴 이 문서에는 군사적 측면을 중시한 우주개발에 대한 미국의 의욕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우주 이용에 관한 미국의 접근을 제약하는 국제협정 등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 다른 나라들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서에는 우주의 상업적 개발 필요성을 인정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 하여금 지속적인 탐사 임무를 벌이도록 규정한 것은 물론,“미국의 안보와 국토방위 및 외교 목표들에 부응하도록 우주공간 이용 확대”를 규정하고 있다. 또 “우주공간에서 행동의 자유는 미국에 공중이나 해상처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미국은 우주에서의 행동의 자유와 가능성, 권리를 존중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국익을 해칠 수 있는 적들의 우주공간 이용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새 우주정책은 적 미사일에 대한 경보 시스템과 다원적인 미사일 방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우주공간을 적극 활용하도록 국방장관에게 요구하고 있다.또 “미국의 우주 이용을 제한하는 새로운 법제도와 규제에 반대한다.”고 명기, 부시 행정부가 탈퇴한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금지조약과 같은 국제협정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1967년 우주에서의 군사적 행동을 제한하는 최초의 협정을 체결할 때 국무부 관리를 지낸 크레이그 아이젠드래스는 대다수 미국인들이 ‘스타워스’와 같은 프로그램은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으로 치부했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고 단언한다.“연말쯤에는 이들 외계 무기 실험에 들어갈 것”이며 “뒤따라 이들 무기가 배치되면 결코 먼 얘기가 아니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젠드래스는 궤도에 무기를 올려놓는 것은 어떤 이득도 안겨주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우주무기 배치에 드는 비용의 아주 조금만 투자해도 되는 지상 무기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게 그 이유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미·중·일 북핵 조율] 대북특사 탕자쉬안 최후통고?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은 19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상당한 ‘압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 중국으로선 사태를 악화시키는 추가 핵실험에 대해 명확한 경고를 전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 외교 관계자는 이날 “북한을 설득하는 측면에서도 ‘압력’은 효과적인 대화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후진타오 주석의 구두 메시지가 ‘최후 통고’의 성격을 띠었을 것 같지도 않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중유와 식량 등 대북 원조의 감축 또는 중단을 통한 제재에 대해 “북한 인민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중유와 식량을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늘 여지를 남겨놓는 중국은 ‘최후 통고’와 같은 극단을 잘 선택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설득에 무게를 두되,‘적절한’ 수준의 압력이 가해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보편적이다. 이번 탕 국무위원의 방북은 북·중 협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미간의 대화도 겸하고 있다. 이에 앞서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역시 후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조지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나눴다. 중국은 20일엔 북·중 협의내용을 가지고 중국과 미국이 다시 협의를 진행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20∼21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자리에서다. 중국을 축으로 하는 ‘3각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고착된 북핵 형국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6자회담 재개 여부가 상황 진전의 중요한 기준점이지만,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 해제’ 문제에서 북한과 미국 모두 물러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6자회담이 아닌 다른 형식의 6자 접촉 가능성을 통해 ‘모멘텀’이 유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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