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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CIA국장 트럼프에 반기

    전 CIA국장 트럼프에 반기

    전 CIA국장 트럼프에 반기…“집권하면 미군이 명령 거부할 수도”  부시家 측근 헤이든…“테러범 가족 사살 지시하면 위법…명령 따르지 말아야”  부시 가문의 측근인 전 미국 중앙보국(CIA)국장이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군이 그의 명령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 중도 하차한 젭 부시를 도왔다.  조지 W.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2009년 CIA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은 코미디언 빌 마어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이든은 트럼프의 몇몇 제안이 “무력 분쟁 관련 국제법에 어긋난다”며 군은 “위법한 지시에 따르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후보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 말한 대로 대통령 트럼프가 나라를 다스린다면 너무나 우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이든의 이 같은 말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테러범의 가족을 사살하라고 미군에 지시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테러범 가족 사살’ 주장은 제네바 협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는 트럼프는 또 대통령이 되면 테러 용의자들에게 물고문이나 이보다 “훨씬 더 심한” 방법도 쓸 것이라고 지난 17일 공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헤이든은 22일 “물고문을 하고 싶으면 빌어먹을 물통을 직접 가져와라”며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CIA는 9·11 테러 이후 용의자들을 고문한 사실이 드러나 부시 대통령이 물러난 뒤 의회 조사 과정에서 엄청난 곤욕을 치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하면서 이러한 가혹 행위를 금지했고 의회는 작년 관련 법률을 제정했다.  헤이든은 공화당의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최근 중도에 하차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고문으로 일했다.
  • “고마워요, 컷오프” 몰래 웃는 예비후보들

    더불어민주당의 ‘컷오프’로 주인을 잃은 지역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민주 내에서는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 가운데 당 소속 후보가 없는 곳에 영입 인사를 투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 사라져 공천장 획득 더 가까이 우선 문희상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의 경우 당내 공천 신청자가 없어 불가피하게 전략공천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5선인 문 의원이 오랫동안 지역구를 관리해 온 만큼 경쟁력 있는 정치 신인에게 텃밭을 넘겨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4선의 신계륜(서울 성북을) 의원과 3선의 유인태(도봉을) 의원 지역구에는 공교롭게도 이미 ‘박원순 키드’들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성북을에는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도봉을에는 천준호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성북을의 경우 신 의원을 제외하고도 총 13명이 여야 예비후보로 등록해 당내 경선 및 본선 경쟁이 여느 지역보다 치열하다. 송호창(경기 의왕·과천) 의원의 지역구에는 신창현 전 의왕시장, 김진숙 의왕과천민생포럼 대표, 김도헌 전 도의원이 당내에서 경쟁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여인국 전 과천시장, 박요찬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송 의원이 더민주를 탈당한 뒤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노영민(충북 청주흥덕을) 의원의 지역구엔 비례대표인 같은 당 도종환 의원이 공천을 신청했다. 전정희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익산을에서는 조배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국민의당 소속으로 뛰고 있다. ●‘박원순 키드’ 기동민·천준호 지역 등 눈독 컷오프 명단에 포함된 비례대표 의원들이 출마를 준비했던 지역에도 새 인물 배치 가능성이 나온다. 비례대표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을에는 더민주 영입 인사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전략공천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그동안 조 전 비서관은 고향인 대구 지역이나, 안대희 전 대법관의 대항마로 서울 마포갑 출마가 거론됐다. 다만 홍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대구 지역이 워낙 험지인 만큼 앞으로 변수가 많이 남아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毒…ADHD 발생 불러(연구)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毒…ADHD 발생 불러(연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이하 ADHD)는 전체 아동의 3~2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신질환이다. 국내에서도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치료제 과잉사용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Seattle Children’s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 내 ADHD환자수는 1970년대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아졌다. ADHD 환자수가 많아진 원인에 대한 분석이 시작된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부모들의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연구진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아이들이 공공교육 및 사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1981~1997년까지 아이들이 공부에 쓴 시간은 1970~1980년대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기간 취학아동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의 공부시간도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 3~5세 아동의 주당 독서시간은 1981년에 평균 29분이었던 것에 반해 1997년에는 평균 84분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역시 3~5세 아동에게 글자나 단어, 숫자 등을 교육시키는 가족 비율은 1993년에 58%에서 2005년에는 77%로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에 투자하는 아이의 비율 역시 1970년대에는 17%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58%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과 ADHD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취학 아동 등 연령대가 매우 낮은 아이들의 공부시간이 증가할수록 ADHD 발병비율도 동시에 상승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의 드미트리 A.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현대의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숙제나 읽기 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반면, 놀이시간은 줄일 것을 기대한다”면서 “비록 ADHD는 생물학적인 상태에 따라 발병하기도 하지만 환경과도 분명한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은 아이들로 하여금 뛰어노는 것보다 교육받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한다"고 지적했다. ADHD와 교육시간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룬 이번 연구의 자세한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녹지 않는 전설·쫄지 않는 신예들이 온다

    녹지 않는 전설·쫄지 않는 신예들이 온다

    빙속 단거리 세계 최강자들이 한국에서 자웅을 겨룬다.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가 27~28일 이틀간 서울 노원구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다. 한국에서 세계스프린트 선수권이 열리는 것은 2000년 이후 16년 만이다. 세계스프린트 선수권은 500m와 1000m 시합을 각각 2번씩 뛴 결과를 합산해 승부를 가린다.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단거리 부문의 세계 최강자로 등극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 세계 정상급 선수 각 3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남자부에서는 러시아의 신성 파벨 쿨리즈니코프(22)와 미국의 베테랑 샤니 데이비스(34)의 불꽃 튀는 신구 대결이 주목된다. 쿨리즈니코프는 이번 시즌 세계종목별선수권 500m와 1000m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있었던 ISU 2차 월드컵 대회 500m에선 33초98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계신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세계스프린트 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쿨리즈니코프는 이번에 2연패를 노린다. 1000m 세계신기록(1분6초42)을 보유하고 있는 데이비스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1000m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낸 단거리의 전설이다. 나이가 30대 중반에 들어선 만큼 최근에는 전성기 때의 기량을 못 보여주고 있지만 이번 시즌 2차 월드컵 1000m에서 1분7초37로 4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대회 우승자인 브리트니 보(28·미국)가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보는 이번 시즌 1000m에서 1분12초18로 세계신기록을 갱신하며 세계 정상의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보와 동갑내기인 장훙(28·중국)도 만만치 않다. 장훙은 이번 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500m를 36초56에 주파해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2013년 세운 500m 세계신기록(36초36)에 0.2초 차이로 따라붙을 정도로 물이 오른 상태다. 2012년과 2014년 대회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땄었던 장훙은 이번엔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종목별 세계선수권 남자 500m에서 종합 6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김태윤(22·한국체대)과 2016 릴레함메르 동계청소년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김민선(17·서문여고)이 상위권 안착을 노리고 있다. 이 밖에 여자부의 김현영(22·한국체대)·박승희(24·스포츠토토), 남자부의 김진수(24·의정부시청)의 선전도 기대된다. 관심을 모았던 남자 단거리의 간판 모태범(27·대한항공)은 허리부상으로 최근 출전을 포기했고, 이상화는 지난해 12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불참해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권순천(33) 코치는 “선수들이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한 신인이다. 좋은 성적을 위해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문제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부모의 자녀 기대 지나칠수록 ADHD 증가(美연구)

    부모의 자녀 기대 지나칠수록 ADHD 증가(美연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이하 ADHD)는 전체 아동의 3~2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신질환이다. 국내에서도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치료제 과잉사용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Seattle Children’s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 내 ADHD환자수는 1970년대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아졌다. ADHD 환자수가 많아진 원인에 대한 분석이 시작된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부모들의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연구진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아이들이 공공교육 및 사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1981~1997년까지 아이들이 공부에 쓴 시간은 1970~1980년대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기간 취학아동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의 공부시간도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 3~5세 아동의 주당 독서시간은 1981년에 평균 29분이었던 것에 반해 1997년에는 평균 84분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역시 3~5세 아동에게 글자나 단어, 숫자 등을 교육시키는 가족 비율은 1993년에 58%에서 2005년에는 77%로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에 투자하는 아이의 비율 역시 1970년대에는 17%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58%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과 ADHD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취학 아동 등 연령대가 매우 낮은 아이들의 공부시간이 증가할수록 ADHD 발병비율도 동시에 상승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의 드미트리 A.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현대의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숙제나 읽기 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반면, 놀이시간은 줄일 것을 기대한다”면서 “비록 ADHD는 생물학적인 상태에 따라 발병하기도 하지만 환경과도 분명한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은 아이들로 하여금 뛰어노는 것보다 교육받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한다"고 지적했다. ADHD와 교육시간간의 연관관계를 다룬 이번 연구의 자세한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대제철 순천사회봉사단, 지역 청소년 장학금 전달

    현대제철 순천사회봉사단, 지역 청소년 장학금 전달

    현대제철 순천공장 한뜻회봉사대가 25일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청소년 15명에게 100만원씩 총 1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한뜻회봉사대는 1999년 소년소녀가장 10세대에 생계비 지원을 시작으로 매년 지역 청소년을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들은 장애인청소년 동반 등반대회, 비행청소년의 사회적응 프로그램 운영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순천지역 미래 청소년 세대에 대한 후원사업 발굴과 지원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해 17년째다. 김종락 한뜻회봉사대 회장은 “앞으로도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지속적인 후원은 물론 미래의 일꾼인 장한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명창환 순천시 부시장은 “뜻깊은 행사를 매년 후원해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희망을 갖고 꿈을 키워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이영희 성균관대 교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이영희 성균관대 교수

    깡촌 소작농의 아들 누나의 희생으로 진학 철도원으로 살다가 다시 주경야독육사에 붙고도 결핵으로 불합격그래도 내 결론은 도전박운상 선생님 덕에 물리학에 눈떠4년 만에 석·박사 탄소나노튜브 실험과 응용 연구나는 콧수염 학자 애벌레처럼 살 거야 “제가 원래 털이 빨리 자라는 편이에요. 철도원 생활을 하다가 스물두 살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공부를 오랜만에서 해서 그런가, 너무 재미가 있는 거예요. 공부에만 정신이 팔리니까 다른 일들은 다 귀찮아지더군요. 하루이틀 안 깎은 게 60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콧수염의 역사를 묻자 이영희(61) 교수는 “사람들이 전공인 탄소나노튜브보다 이 털들을 더 궁금해하니 큰일”이라며 껄껄 웃었다. 경기 수원에 있는 연구실(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물리학과)로 그를 만나러 간 지난 15일은 전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날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리구조연구단 단장을 겸하고 있는 이 교수는 7명의 교수, 30명의 박사후연구원 및 연구교수, 80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 등 120명에 이르는 대식구와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 “학생들 논문 지도 때문에 요즘 정신이 없다”며 약속 시간에 30분 늦은 데 대해 양해를 구했다. -1974년 2월의 어느 날 아침. 그날도 오늘처럼 추웠다. 기차를 타고 출근하며 메마른 창밖을 내다보는데 문득 ‘10년 뒤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철도고를 졸업하고 철도청에 들어간 지 한 달 정도 됐을 때였다. 인천 부평에서 누나 집에 얹혀살며 매일 근무지인 서울역으로 통근을 했다. 갑작스럽게 든 생각처럼 결론도 갑작스럽게 났다. ‘그래, 다시 공부를 하는 거야. 공부를 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겠지.’ 그때 고민만 하고 끝났다면 지금쯤 난 한적한 시골역의 역장이 돼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그렇게 산 것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중학교 때까지 전북 김제의 깡촌에서 자랐다. 논이 동네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누가 “이 동네에서 가장 못사는 집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누구라도 우리 집을 가리켰을 것이다. 부모님은 다른 사람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소작농이었다. 좀 더 정확히는 머슴에 가까웠지만.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초등학생 때 가진 꿈은 말을 타고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큰 농장을 갖는 것이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어린 사람에게까지 무시당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는 동네 형들하고도 주먹질을 할 정도로 괄괄한 ‘이씨네 말썽꾸러기’로 통했다. -원래 집안 사정이 안 좋기는 했지만 애들이 공부도 제대로 못 할 만큼 어려워진 것은 ‘딸깍발이’ 할아버지 탓이 컸다. 일제가 쳐들어와 양반들이 몰락하자 “왜놈들 세상에선 아무것도 안 한다”며 평생 돈벌이라곤 하지 않으셨다. 집 안에 먹을 게 다 떨어져 자식들이 굶고 있는데도 할아버지는 소신만 지키셨던 것 같다. 평생 힘들게 사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면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지금도 여전하다. 어려서 “할아버지 때문에 우리 집은 이게 뭐냐”고 대들다가 아버지나 삼촌들한테 맞은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가난한 집에 먹는 입은 많다고, 나는 3남 2녀 중 장남이었다. 바로 위 누나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누나는 집안 사정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내가 이만큼이나마 된 것도 그렇지만 여동생과 남동생이 초등학교 교사와 공무원을 하고 있는 것도 누나의 희생을 바탕으로 가능했다. -부모님은 “우리 장남 영희는 중학교까지는 나와야지”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뒤집어 보면 중학교 졸업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그랬는지 모른다. 남의 집 머슴일을 하면서 틈틈이 중학교 등록금을 모아 놓으셨는데, 어느 날 그 돈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중학교에 못 가게 될 상황이 된 거였다. 그때 이웃집 할머니께서 “사내놈이 중학교까지는 나와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기저기 수소문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주셨다. 그게 나에겐 약이 됐다. 중학교 들어가서 정말 미친 듯이 공부만 했다. 한 초등학교 친구가 “영희가 미쳤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 꿈은 없었다. 그냥 공부를 잘하는 걸로 만족이었다. -대학교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등학교는 마치고 싶었다. 집안 사정을 생각하면 인문계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다 나라에서 세운 철도고에 들어가면 학비 대주고, 나중에 취업까지 시켜 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딱 내 학교였다. 그렇게 철도고에 들어갔는데 철도원으로 인생의 방향이 정해지다 보니 별달리 꿈이란 게 생길 턱이 없었다. 머리건 몸이건 좀 더 써 보고 싶은데, 내 몸의 혈액과 호르몬들은 나에게 한계 상황까지 가 보라고 다그치는데 현실은 그저 ‘등교-수업-하교’가 전부였다. 그러다 유도를 시작했다. 먹고 자는 시간과 수업받는 시간을 빼고는 그것만 했다. 다른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멋지게 업어치고 메칠 수 있을까, 관심은 그것뿐이었다. -1974년 1월 5일 토요일에 졸업식을 하고 7일 월요일 서울역으로 첫 출근을 했다. 통신전자과 출신인 나에게는 통신기지국과 열차 간 송수신기에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하고 열차 자동 정지장치를 수리하는 일이 부여됐다. 그렇게 정신없이 한달을 지내고 난 어느 날 아침, 불현듯 미래에 대한 고민이 들었던 것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됐다. 딱히 어떤 대학, 어떤 학과를 가겠다는 생각 같은 건 없었다. 공부가 하고 싶었다. 배움에 대한 갈증에 공부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었다고나 할까. 실업계 학교를 나왔으니 당연히 대학 입시 기초가 약했다. 서울 종로2가에 있는 종로YMCA에서 대학입시반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난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국문학과가 어울릴까? 수학 문제를 풀 때가 제일 신나는데, 그리로 가 볼까?’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한 것은 학원에서 ‘분석물리’ 과목을 가르치던 박운상 선생님 덕이다. 입시 학원이었음에도 문제 풀이 요령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간단한 실험도구를 갖고 물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리학도 문학만큼이나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구나.” 거창하게 말하면 내 인생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맞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1975년 초 기관차 수리 공장이 있는 수색역으로 발령났다.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 쉬는 곳이라 공부하기엔 좋았지만 그러다 보니 체력은 바닥나고 업무 환경도 그리 좋지 않아 대입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결핵이라는, 당시로서는 꽤 중한 병을 얻었다. “고등학교 졸업해 번듯한 직장까지 얻었으면서 몸까지 상해 가면서 대학을 가려고 하느냐.” 아버지는 나를 꾸짖다가 “다 내가 못나서 널 제때 공부를 못 시켜 준 탓”이라며 통곡을 하셨다.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공짜로 공부시켜 주는 곳.’ 내가 가야 할 대학의 최우선 조건이었다. 육군사관학교에 지원했다. 필기·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했지만 결핵 때문에 신체검사에서 떨어졌다. 그때의 상실감은 아주 컸다. 회사에 2개월 휴직계를 냈다. 머리까지 박박 밀고 고향집에서 2주 동안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부모님께서는 ‘얘가 죽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 걱정하셨단다. 방 안에 틀어박혀셔 ‘과연 나는 뭘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결론은 ‘일단 시작한 것, 원 없이 한번 도전해 보자’는 것이었다. -2개월 휴직 기간이 끝나니 김제에서 가까운 익산역으로 근무지가 바뀌었다. 직장 생활과 대학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전북대 물리학과였다. 입학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고 76학번으로 입학했다. 함께 일하는 직장 선배가 눈감아줘 근무 시간에 전공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갔다. 그러기를 1년. 공부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회사에 못 할 짓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표를 냈다. -죽어라고 공부만 했다. 장학금 받기 위해서도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뤄진 공부가 쌓이자 내 평생의 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지도교수님께서 미국 켄트대를 추천해 주셨다. 입학 지원서를 냈는데 놀랍게도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다. 1982년 8월 졸업이 예정돼 있었는데 가을 입학을 하라는 통보를 받아 7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유학 후 첫 학기를 끝낸 1월 갑자기 온몸이 아파 왔다.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웬걸. 학교 보건소 의사는 타이레놀 한 알을 주더니 “푹 자라”고 했다. 다음날 거짓말처럼 멀쩡해졌다. 유학에서 비롯된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좋아하는 공부를 장학금 받고 해서 그랬을까. 석·박사 과정을 4년 만에 초고속으로 마쳤다.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고 모교인 전북대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마침 우리 학교에 교수 자리가 하나 났으니 지원하라”고 하셨다. 덜컥 합격했는데 그게 1986년 여름이었다. 7월 켄트대 학위수여식을 한 달 앞두고 모교에 돌아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박사 때까지 희한하게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과정이 순조로웠는데 외려 그것 때문에 나는 졸업식에 참석해 본 적이 없다. 그 흔한 학위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이 없다. 아들내미와 딸내미가 아빠 학력 위조한 거 아니냐고 말한 적도 있었다. -반도체 물리학이 전공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있었다. 1991년 탄소나노튜브가 세상에 처음 소개됐다. 논문들을 읽다 보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를 본 듯한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기초연구이면서도 실험과 응용연구가 가능했다. 대단한 매력이었다. 물리학은 다른 학문과 달리 이론과 실험 두 분야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지만 내게는 공고 출신이라는 남다른 이력이 있었다. 직장에서 열차 무전기를 고쳤던 경험 등 현장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실험과 응용연구에 두려움이 없었다. -일반 사람들에게 내 연구 분야는 아주 생소하다. 이름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탄소는 뭐고, 나노는 뭐고, 거기에 튜브는 뭐란 말인가. 탄소나노튜브 연구가 잘 이뤄지면 요즘 많은 사람이 관심 갖는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정도로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까. 탄소나노튜브를 응용하면 고성능 에너지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전기차의 생명인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전자 소재로 응용될 경우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빠른 초고속 컴퓨터를 만들 수도 있다.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각국의 연구자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눈에 불을 켜고 책과 논문을 파고 실험을 하는 것이다. 탄소나노튜브의 기초이론을 보강하고 응용연구로 연결시키는 과정은 앞으로도 지난할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후배들과 함께 가야 할 길이다. -과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주 막다른 길에 부딪힌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은 물론 연구원들에게도 나는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에 나온 구절을 인용한다.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은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의심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최종 목표’를 묻는데 나는 그런 것이 없다. “내 최종 목표는 이거다”라고 정해 버리면 그것을 성취하고 난 다음에는 무슨 재미로 삶을 살겠나. 나도 알 수 없는 미지의 내 인생 최종 목표를 향해 이제 제대로 한 걸음 뗄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이영희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우리나라보다 해외 학계에서 더 유명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리구조연구단장을 함께 맡고 있는 그는 전 세계 대학 연구실과 산업 현장에 ‘탄소나노튜브’ 열풍을 일으킨 한국의 대표 물리학자 중 한 명이다.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는 단층 탄소나노튜브의 대량 합성과 성장 메커니즘 규명이 그의 성과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이론’과 ‘실험’ 가운데 하나를 골라 자기 주력 분야를 정한다. 그러나 이 교수는 탄소나노튜브 이론뿐 아니라 수소 저장, 투명전극, 복합체 연구 등 산업화 기술도 함께 개발해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누가 “기초과학은 투자 대비 성과가 적다”, “기초과학은 돈이 안 된다” 같은 말을 하면 질색을 한다. ‘기초과학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그가 제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1955년 전북 김제 출생 ▲1987년 전북대 물리학과 교수 ▲1989년 미국 에임스국립연구소 방문연구원 ▲1993년 IBM 취리히연구소 방문연구원 ▲2001년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2006년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수상 ▲2006년 국가석학 선정 ▲2014년 수당상 기초과학분야 수상. 【탄소나노튜브 Carbon nanotube】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 모양이 서로 연결돼 가늘고 긴 대롱 모양을 이루고 있는 신소재. 1991년 일본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처음 발견한 이 물질은 튜브의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1에 불과한 나노(10억분의1)급 크기여서 탄소나노튜브로 불린다. 탄소나노튜브는 구리보다 전기 전도율이나 열 전달률이 우수하고 강도도 강철보다 1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배터리, 초강력 섬유, 생체 센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가 원래 털이 빨리 자라는 편이에요. 철도원 생활을 하다가 스물두 살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공부를 오랜만에서 해서 그런가, 너무 재미가 있는 거예요. 공부에만 정신이 팔리니까 다른 일들은 다 귀찮아지더군요. 하루이틀 안 깎은 게 60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 메리 캐리, 속옷으로도 다 가려지지 않는 풍만한 볼륨감

    메리 캐리, 속옷으로도 다 가려지지 않는 풍만한 볼륨감

    미국 연예 매체 스플래쉬닷컴은 23일(현지시간) 성인영화배우 출신 정치가인 메리 캐리가 공화당 젭 부시 후보의 중도 하차와 관련 “Bush Is Out”이라 쓰여진 팬티를 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정치적 입장 보다는 풍만한 가슴을 드러낸 채 야하게 다리를 벌리고 있는 모습에 더욱 눈길이 간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내년 공공장소 와이파이 무료

    서울 내년 공공장소 와이파이 무료

    버스·지하철 포함… 품질 개선, 2년내 원스톱 복지시스템 구축 내년부터 버스와 지하철은 물론 서울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 느린 속도나 끊김 현상도 개선해 어디서나 편리한 정보 검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서울 디지털 기본계획 2020’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시 예산과 민자 유치를 활용해 4605억원을 투입한다. 시민들이 빨리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중에는 ‘통합생활 복지 정보시스템’이 눈에 띈다. 시와 보건복지부, 민간시설 등에서 각각 관리하는 복지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내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8년부터 424개 모든 동주민센터에서 원스톱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도심 곳곳의 주차난 해결을 위해 2020년까지 ‘통합 주차정보 시스템’도 구축한다. 공영·민영 주차장의 위치와 실시간 주차정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종로구 북촌에서 시범사업 중인 ‘사물 인터넷’은 2020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한다. 생활 속 사물들이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돼 스스로 정보를 공유하는 개념으로, 북촌에선 건물에 부착한 센서가 화재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119에 긴급문자를 보낸다. 오는 9월 문을 여는 개포 디지털 혁신파크에선 사물 인터넷 중심의 디지털 산업 인력 33만명을 육성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의 귀결점은 서울의 신성장 동력 발굴이다. 그 중심에는 ‘디지노믹스’(Diginomics)가 있다. 디지털(Digital)과 이코노믹스(Economics·경제학)를 합친 말로, 디지털산업 기반의 경제 활성화를 뜻한다. 이를 위한 싱크탱크로서 오는 5월 ‘서울디지털재단’이 출범한다. 시 행정1부시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보화전략위원회’는 시장 직속 기구로 격상해 실질적 수행을 돕는다. 시는 최근 급부상 중인 핀테크(정보기술과 금융 융합)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 2020년까지 30개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제를 키우고 시민의 삶을 바꾸고, 나아가 세계적 디지털 수도로서 서울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롬니, 루비오 지지 임박… 트럼프 대항마로 부상

    롬니, 루비오 지지 임박… 트럼프 대항마로 부상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미 대선 공화당 3차 경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보다 “내가 최종 후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 후보가 있었다. 올해 44세로 최연소 후보이자 쿠바계 이민자 아들로 이날 경선에서 2위에 오른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주인공이다. 미 언론은 21일 “공화당 경선이 3파전이 되면서 루비오가 트럼프의 대세론을 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이날 2012년 대선 때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조만간 루비오를 공식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당시 대선 경선에서 중도적 성격의 주류 후보로 나서 부동층까지 많이 흡수해 결국 최종 후보로 뽑힌 바 있어 루비오와 당내 입지와 지지층이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 소식통들은 “롬니 전 주지사는 루비오를 기꺼이 지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함께 출마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한 마음 때문에 공식 지지를 주저해 왔다”며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결국 경선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대선 재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롬니 전 주지사가 루비오를 공식 지지할 경우 루비오가 ‘아웃사이더’ 트럼프에게 대항하는 주류 단일 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루비오 공식 지지도 그의 득표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부시 전 주지사의 낙마로 유권자들의 표심이 루비오로 옮겨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선거 전문가들은 “부시와 루비오의 지지층이 많이 겹치기 때문에 트럼프를 떨어뜨리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위권 후보인 존 케이식과 벤 카슨의 향방도 루비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루비오에게 이들의 표가 몰릴 것이라는 관측은,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루비오가 본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나 버니 샌더스와 맞붙었을 때 경쟁력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는 클린턴이나 샌더스에게 모두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샌더스는 ‘벼락스타’가 아니다/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샌더스는 ‘벼락스타’가 아니다/박상숙 국제부 차장

    막이 오르기 전 미국 대선은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지루한 드라마처럼 보였다. 1988년 이래 고정 출연 중인 부시 가문과 클린턴 집안의 식상한 경쟁을 두고 언론이 호들갑을 떨수록 유권자들의 관심은 멀어졌다. 지리멸렬 대선판을 뒤엎은 건 민주당 경선 주자 버니 샌더스다. 올해 74세로 미국 역사상 최장수 무소속 의원으로 기록된 샌더스는 젊은 유권자들의 가슴에 민주주의에 대한 불을 지폈다. 자칭 사회주의자인 그는 애초 ‘미국판 허경영’으로 폄하됐다. 너무 이상적인 공약 탓이다. 의정활동 25년간 불평등 해소에 천착해 온 샌더스는 국공립대학 무상교육, 보편적 의료보험 확대, 최저임금 15달러 인상, 월가 개혁과 더불어 부자증세를 통한 2700만명 빈곤층 구제 등을 약속했다. 민주당 주류는 물론 ‘대세’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유력 매체들은 “좌파적”이라거나 “허무맹랑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클린턴 또한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청년 세대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정규직은 언감생심이고,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매주 40시간 식당에서 일하면서도 병원 한번 마음 놓고 갈 수 없는 절망적 현실에 허덕이는 젊은 유권자들은 샌더스에게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아이오와 첫 경선에서 0.2% 포인트 차이로 ‘사실상 무승부’를 이루고, 뉴햄프셔에서 압승을 거둔 샌더스를 받치는 집단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18~34세)다. 사흘 전 네바다 코커스에선 졌지만 차이는 근소했다. 사회 정의와 공평 분배를 외치는 샌더스 앞에서 나름 진보적이라는 클린턴의 색깔은 바래졌다. ‘금수저’인 까닭에 양극화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불만을 감지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클린턴을 지지하는 뉴욕타임스는 답답한 나머지 최근 사설을 통해 중산층 소득 확대를 주장하는 클린턴이 최저임금 12달러 인상이라는 ‘인색한’ 공약으로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탐욕의 상징’ 월가와 클린턴 집안의 유착은 공직을 수행하면서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비난만큼 성가신 논란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거론될 때마다 남편 빌 클린턴이 대통령 재임 당시 펼친 친(親)월가 정책에 대한 원망이 따라온다. 국내에서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빅쇼트’는 당시 사태를 불러온 금융자본의 추악한 민낯을 되새기게 해 준다. 600만명이 실직하고, 500만명이 집을 잃었으나 책임을 진 사람은 고작 한 명이었다. 혈세를 빨아들여 회생한 대형 은행은 여전히 복잡한 파생상품을 팔며 그들만의 파티를 벌이고 있다. 정치권의 월가 개혁 시늉에 분노해 ‘월가를 점령하라’며 거리로 뛰어나왔던 젊은 유권자들은 불의 타파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절감했다. 지난해 말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30세 이하 국민은 정치와 정부가 불평등 해소를 위해 더 많이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세대로 나타났다. ‘1대99 사회 혁파’라는 정치철학을 실천해 온 샌더스는 ‘벼락스타’가 아니라 신세대들이 만들어 낸 ‘준비된 후보’인 셈이다. ‘정치 혁명’을 주창하는 할아버지 정치인의 유세장에 손자뻘 젊은이들이 몰려와 비틀스의 ‘레볼루션’(Revolution·혁명)을 합창하는 광경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평생 초지일관해 온 샌더스는 없고, 막말 트럼프들만 무성한 지금 이곳의 정치 현실이 마냥 씁쓸하다. alex@seoul.co.kr
  • 北·美 핵실험 전 평화협정 논의… ‘사화산’이냐 ‘휴화산’이냐

    美 ‘병행 논의’로 입장 변화 주목…외교부 “美도 비핵화가 우선” 진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전인 지난해 말 북·미 간 평화협정에 관한 비공식 의견 교환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제안에 미국 측이 “비핵화가 포함돼야 한다”고 역제안을 하며 교섭은 무산됐지만, 미국 정부가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돼 추후 동북아 정세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21일(현지시간) “지난해 말 북한이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하면서 북·미가 ‘뉴욕채널’을 통해 의사를 교환한 사실이 있다”며 “당시 미국은 비핵화 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북한이 이를 거부하며 논의는 결국 없었던 일이 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온라인판에서 같은 소식을 전하며 “북한은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고 곧이어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그간 한·미는 북한의 평화협정 요구에 대해 ‘선(先)비핵화 협상, 후(後)평화협정 논의’ 원칙에 따라 거부의 뜻을 밝혀 왔다. 신뢰할 만한 비핵화 실천을 전제하지 않는 평화협정은 자칫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평화협정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며 “북한과의 어떤 대화라도 비핵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이번 메시지에서 기존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한 서울신문의 질의에 “우리는 신중하게 그들(북한)의 제안을 검토했다. 그리고 비핵화가 그 같은 논의의 부분이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비핵화가 평화협정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 이 둘을 병행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외교 소식통은 “2007년 조지 W 부시 정부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병행해 협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입체파 화가가 물리·기하학 공부한 까닭은

    입체파 화가가 물리·기하학 공부한 까닭은

    최근 요소·변온물감 화학 반응 이용 미술품 복원에도 첨단과학 기법 접목 얼마 전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과 우주’라는 주제의 미술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되는 회화 작품들은 ‘요소’와 ‘변온 물감’이라는 화학 재료와 화학반응을 이용한 것들이다. 요소는 사람의 소변 속에 포함된 물질 중 하나로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뵐러가 시안산암모늄 수용액을 가열해 만들어 냄으로써 인간이 처음으로 합성에 성공한 유기화합물이다. 요소액과 원색 안료, 아교, 먹과 소금 등을 섞어 만든 물감을 캔버스에 채색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은 증발하고 결정체가 만들어져 독특한 작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변온물감은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데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캔버스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온도를 높여 주면 그림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 들어 이런 과학과 예술의 만남의 장이 자주 마련되고 있다. 20세기 들어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미술과 음악, 영화,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홍성욱 서울대 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 교수는 “미술 분야는 과학에서 새로운 표현 매체, 세계관, 미술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법, 인간과 인간 활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져오고 과학은 미술로부터 새로운 비전과 과학적 세계관의 정당화 같은 통찰력을 얻는 식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입체파를 탄생시키고 20세기 미술계의 최고 거장으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는 “내 그림들은 모두 논리적 순서를 가진 연구와 실험으로 과학자가 새로운 이론이나 현상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피카소를 필두로 한 입체파 화가들은 기존 회화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당시 최첨단 과학인, 프랑스 과학자 푸앵카레의 물리학과 비(非)유클리드 기하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입체파 훨씬 이전인 르네상스 시기에는 풍경화나 인물화 등의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투시(透視)화법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한 시선에 포착되는 사물의 형태를 원근법 원리에 따라 평면에 그리는 이 방법은 지금도 많은 미술 작품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3차원 세계를 2차원 세계에 투영시키는 투시화법은 기하학의 한 분야인 사영(射影)기하학에서 기원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풍경화가인 존 컨스터블은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이해 없이는 무지개 같은 자연을 정확히 그릴 수 없다고 믿었다. 구름을 잘 그리기 위해 기상학에서 구름의 분류를 공부하고 무지개 그림을 위해 뉴턴의 광학을 독학으로 공부했다는 것은 미술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리학이나 수학이 미술 작품의 새로운 표현 언어나 논리를 제시한다면 화학은 실제로 캔버스나 조각 작품에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응용된다. 회화에 쓰이는 여러 가지 안료, 조각에 쓰이는 석재·구리·철 등의 재료는 화학적 재료이고, 공예작품에 쓰이는 섬유나 유리·금속·목재도 화학적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독특한 형태의 질감이나 형태를 갖는 작품이 된다. 미술과 과학의 접목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곳은 복원·보존 분야다. 미술품 복원이나 보존 연구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를 손상시키지 않고 원재료와 작품을 분석한 뒤 손상된 부분을 수리, 복원함으로써 더이상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지난해 초 멕시코 미초아칸대 복원팀은 1초에 1조회를 진동하는 고주파인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18세기에 지어진 이 지역 성당의 제단화가 1850년대에 처음 그린 그림과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복원팀은 테라헤르츠파로 분석한 결과, 성당 제단화가 1차례의 보강 처리 후 세 차례나 덧칠됐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에 앞서 2013년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도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로마시대 프레스코화가 여러 번 덧칠되는 과정에서 원래 그림과 다르게 변형됐다는 것을 찾아냈다. 엑스선보다 투과력이 좋고 인체에 무해해 국제공항 검색대에서 많이 활용되는 테라헤르츠파는 최근 들어 이처럼 원형 훼손이 심한 미술품과 문화재 복원에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성질을 파악하는 데 가장 선호되는 과학은 ‘라만 분광법’이다. 라만 분광법은 1930년 빛의 산란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찬드라세카라 라만이 발견한 분석 기법으로, 빛이 분자를 만나면 종류에 따라 고유한 파장이 나타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원료 성분을 분자 단위로 분석해 낼 수 있다. 한 과학계 인사는 “최근 과학기술 분야가 점점 전문화, 세분화돼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술 분야에서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것처럼 과학기술 역시 예술적 감성을 바탕으로 창조성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 모든 공공장소서 무료 와이파이…‘디지털 기본계획 2020’ 발표

    내년부터 버스와 지하철은 물론 서울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 느린 속도나 끊김 현상도 개선해 어디서나 편리한 정보 검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서울 디지털 기본계획 2020’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시 예산과 민자 유치를 활용해 4605억원을 투입한다. 시민들이 빨리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중에는 ‘통합생활 복지 정보시스템’도 눈에 띈다. 시와 보건복지부, 민간시설 등에서 각각 관리하는 복지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내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8년부터 424개 모든 동주민센터에서 원스톱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도심 곳곳의 주차난 해결을 위해 2020년까지 ‘통합 주차정보 시스템’도 구축한다. 공영·민영 주차장의 위치와 실시간 주차정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종로구 북촌에서 시범사업 중인 ‘사물 인터넷’은 2020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한다. 생활 속 사물들이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돼 스스로 정보를 공유하는 개념으로, 북촌에선 건물에 부착한 센서가 화재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119에 긴급문자를 보낸다. 오는 9월 문을 여는 개포 디지털 혁신파크에선 사물 인터넷 중심의 디지털 산업 인력 33만명을 육성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의 귀결점은 서울의 신성장 동력 발굴이다. 그 중심에는 ‘디지노믹스’(Diginomics)가 있다. 디지털(Digital)과 이코노믹스(Economics, 경제학)를 합친 말로, 디지털산업 기반의 경제 활성화를 뜻한다. 이를 위한 싱크탱크로서 오는 5월 ‘서울디지털재단’이 출범한다. 시 행정1부시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보화전략위원회’는 시장 직속 기구로 격상해 실질적 수행을 돕는다. 시는 최근 급부상 중인 핀테크(정보기술과 금융 융합)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 2020년까지 30개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제를 키우고 시민의 삶을 바꾸고, 나아가 세계적 디지털 수도로서 서울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명품 북항 조성한다…부산시 미래 청사진 제시

    명품 북항 조성한다…부산시 미래 청사진 제시

    부산 북항의 미래청사진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부산시는 유라시아 출발 도시 부산 창조를 위해 북항 그랜드 마스터플랜(안)’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마련한 북항 그랜드 마스터플랜은 2035년까지 북항 모든 지역을 단계적으로 개발하며 국제교류 도시축과 창조경제 중심축, 게이트웨이 연계축 등 3개 기능 중심축을 구축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국제교류 도시축은 북항재개발 1단계와 자성대부두 2단계 및 부산역 일원 철도재배치, 55 보급창, 영도 한진중공업지역 일원 등을 해양비지니스, MICE, 관광, 문화 등 지구별 중심기능으로 집적화한다. 창조경제 중심축은 우암·감만·8부두, 영도(청학동 조선소, 동삼혁신도시) 등을 해양 관련 산업의 융·복합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해양신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한다. 게이트웨이 연계축은 부산지역 철도시설 재배치, 부산역~부전역 철도 지하화, 신공항(생곡)~북항 도로건설로 북항 일원 원도심과 부산 게이트웨이(부산항, 부산역, 신공항) 연계성 강화 등이다. 이와 함께 유라시아 출발도시 랜드마크 상징 조형물 기본방향은 항만과 철도를 이용한 화물수송 위주의 북항과 원도심을 해양비즈니스와 문화, 관광, 연구·개발(R&D) 등 융·복합산업 중심의 글로벌 도시로 탈바꿈시켜 부산을 유라시아 출발도시로 자리매김토록 할 방침이다. 김규옥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이번에 마련된 북항 그랜드 마스터플랜은 부산항에 대한 국가차원의 계획에 앞서 부산의 미래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청사진의 초안”이라며 “국비확보를 위한 구상사업을 발굴하고 유라시아 출발도시인 부산의 미래를 보여줘 부산 발전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려는 데도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학습부진아 대안 찾기] 부모·상담사 간담회

    [학습부진아 대안 찾기] 부모·상담사 간담회

    머리는 나쁘지 않은데 학교 공부를 못 따라가는 ‘학습 부진아’가 전국적으로 2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교육청 학습도움센터와 공동으로 4차례에 걸쳐 학습부진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온 서울신문은 22일 마지막 회로 지난해 맞춤학습상담을 받은 중학교 2학년생 진호(가명)의 아버지 윤인성(44)씨와 진호를 상담했던 최혜숙 학습상담사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이민선 서울학습도움센터장과 5년째 이 분야에서 활동 중인 김은정 학습상담사가 참여했다. Q. 상담 전 진호의 상태는 어땠나? A. (윤인성씨)지방에서 일을 하느라 집을 비우는 때가 많았다. 아내와 불화도 있어 솔직히 진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진호는 PC게임을 오후 내내 하고, 새벽 2시가 넘도록 게임 방송만 보곤 했다. 방송에서 쓰는 비속어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많이 됐다. 진호의 형인 태호가 동생을 바로잡겠다며 종종 때리곤 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지난해 진호의 담임교사가 서울학습도움센터의 맞춤학습상담을 권하면서 상담이 진행됐다. A. (최혜숙 상담사)맞춤학습상담은 학생 1인당 모두 22회(초등학생은 한 회 40분, 중·고교생은 45분) 진행한다. 진호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21일부터 22주 동안 상담을 했다. 우선 진호에 대한 심리정서검사를 3주에 걸쳐 했다. 우울감과 분노가 가득했지만, 제대로 표출을 못한 상태였다. Q. 진호와의 상담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A. (최 상담사)일반적으로 22회는 상담목표 결정(1회)과 초기상담(2~6회), 영역별 상담(7~12회), 학습전략(13~18회), 마무리 및 종결 상담(19~21회), 사후관리(22회)로 구성된다. 진호의 초기상담은 6회가 아닌 10회까지 이어졌다. 그만큼 상태가 심각했다. 진호에 대해 아버지와 5분 이상 눈 마주보고 이야기하기, 형에게 해줄 수 있는 것 생각하기, 매일 거울 보면서 자기 이름을 부르고 ‘사랑한다’ 말하기 등을 하도록 했다. 이런 활동이 이어지자 진호의 행동도 바뀌었다. 담임교사가 ‘하루에 3교시 이상 잠만 자던 진호가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고 알려왔다. Q. 성적은 얼마나 올라갔나. A. (최 상담사)22회에서 심리 상담을 주로 했고,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공부방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치지는 않았다. 그래서 성적이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 다만 2주 남겨 둔 시점에서 진호가 ‘대학은 왜 가는 거예요?’라고 물어보며 관심을 가졌다. 초등학교 때 포기하다시피한 수학에 다시 흥미를 가지게 됐고, 영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게 큰 변화다. Q. 아버지로서 이런 변화가 즐거웠겠다. A. (윤씨)상담이 끝나갈 때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학습부진아의 부모는 아이가 학원을 다녀 수학점수가 10점 올라가고, 영어점수가 20점 올라가는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진호의 태도가 바뀌고 공부를 하면 앞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많다는 것만 알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A. (김은정 상담사)학습부진아 가운데 80% 정도는 가정에서 그 문제를 찾을 수 있다. 학생의 정서가 안정되지 않으면 의욕이 생기지도 않고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비옥하지 않은 토양에서는 씨앗을 뿌려도 싹이 나고 꽃을 피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습부진아 10명 가운데 2~3명 정도는 부모가 적극적인데, 이런 경우는 성적이 확실하게 올라갔다. 다만 성적을 어느 정도 올리느냐보다 부모와 함께 좋아하는 게 뭔지 찾도록 돕는 일도 중요하다. Q. 학습상담 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A. (김 상담사)맞춤형 상담이지만, 학생 사례 하나하나가 제각각 다르다. 매뉴얼만 갖고는 굉장히 힘들다. A. (이 센터장)서울학습센터의 경우 초등과 중등으로 나뉘어진 매뉴얼이 있다.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잘돼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학생의 학습부진 원인은 상당히 다차원적이다. 진호의 경우 게임 중독에 우울과 분노가 문제였는데, 이런 학생에 딱 맞는 매뉴얼은 없다.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위한 다각적인 방법들을 고안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맞춤형 학습상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겨울방학 학습캠프도 효과가 좋은데 예산이 없어 학교가 스스로 돈을 내기도 했다. 현재 초등교육법에 학습부진아에 대한 지원은 명시하지만, 세부시행령은 없어 교육청 재량에 따라 제각각이다. Q. 진호의 상담이 끝났는데, 향후 계획은? A. (윤씨)진호의 상담으로 많은 게 바뀌었다. 하지만 상담이 끝나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모습도 보인다. 진호가 자기가 좋아하는 길을 찾도록 해주고 싶다. A. (이 센터장)지역의 청소년 상담 복지센터 등에서 ‘동반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상담사가 1주일에 한 번씩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서울시에서 진호와 같은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에 집단으로 돌봐주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활용한다. 예컨대 부모가 원하면 밤 10시까지 돌봐준다. 사회가 변하면서 가족의 형태 등이 바뀌었다. 많은 학부모가 학교에 학습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교육청에서만 노력할 게 아니라 지역교육청이나 지역 단위로 구청이 함께할 필요가 있다. 흩어져 있는 지원을 협력해서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풀 것인가 말 것인가… ‘아이폰 보안 해제’ 논란 2라운드

    보안전문가 “잠금 풀 우회로 있다” 미국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테러범이 사용했던 아이폰의 보안 해제를 요구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이를 거부한 애플 간의 2차전이 시작됐다. 테러 피해자들은 아이폰 보안 해제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한 반면, 애플 지지자들은 23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애플의 보안 정책을 옹호하는 시위를 벌인다. 테러 피해자 측의 스티븐 라슨 변호사는 21일 “피해자들은 정부가 조사하지 못한 정보에 관심이 있다”며 다음달 초 테러범의 아이폰 보안 해제를 촉구하는 법정 의견서를 낼 것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라슨은 “테러리스트는 피해자들을 노렸다”며 “피해자들은 사건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심리하는 캘리포니아중부연방지법에서 판사로 재직했던 라슨은 피해자 몇 명을 대리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무료 변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애플의 대리인 테드 올슨 변호사는 이날 ABC와의 인터뷰에서 FBI의 아이폰 보안 해제 요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며 요구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프라이버시와 민권에 관한 매우 중요한 논의”라며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슨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1∼04년 법무부 송무차관을 지내며 연방대법원에서 정부의 입장을 대리했다. 그는 2001년 9·11테러로 부인을 잃었다. 올슨은 “이번 사건은 샌버너디노에 있는 판사 한 명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백 개의 다른 법원들과 다른 나라 정부들에도 FBI의 요구가 전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FBI는 애플이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마케팅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애플과 FBI 간의 여론전은 테러범 사이드 파룩이 쓰던 아이폰 5c의 보안 기능 해제를 위해 애플이 기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로스앤젤레스연방지법의 명령을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거부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법무부는 정보 접근을 위해 애플에 법원 명령을 내려 달라고 캘리포니아중부연방지법에 요청했다. FBI와 애플은 다음달 22일 구두변론을 할 예정이다. 한편 ABC는 이날 보안 전문가 4명의 말을 인용해 애플의 도움 없이 기술적으로 아이폰에 저장된 자료를 해킹할 수 있다며 아이폰의 메모리칩을 벗겨 내 정보를 뽑아내는 ‘디캐핑’ 방법을 소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의정부 녹양동서도 UFO 포착…잦은 출몰 이유는?

    의정부 녹양동서도 UFO 포착…잦은 출몰 이유는?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자주 목격되곤 하는 의정부에서 최근 또다시 UFO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목격됐다. ‘UFO 헌터’(UFO 전문촬영가) 허준(45)씨가 지난 15일 오후 7시 15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역 앞 광장에서 ‘의도적 대기 촬영’을 하던 끝에 UFO로 추정되는 괴발광체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국UFO조사분석센터가 22일 밝혔다. 허씨는 이날 서북쪽 상공인 양주시 방면에서 갑자기 출현한 괴발광체가 동북쪽인 천보산 방향으로 비행하는 장면을 발견한 직후 약 1분간 추적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파란색을 띤 럭비공 형태의 물체는 은은한 빛덩어리로 소음 없이 1분 남짓 비행한 뒤 건물 뒤쪽으로 사라지면서 더는 보이게 않게 됐다고 한다. 그동안 허씨는 의도적인 UFO 대기촬영을 의정부역 앞 동부광장에서 주로 시도해왔으나 인터넷상에 의정부역에서 2km정도 떨어진 녹양동에서도 많은 UFO 목격 보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번 촬영을 시도하게 됐다. 또한 녹양동 주변에는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가 주둔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녹양동에서도 틀림없이 UFO가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자체 판단했다는 것. UFO 관찰자들 사이에서는 UFO가 빈번히 나타나는 지역에서 촬영을 목적으로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허씨 역시 의정부역 근처인 녹양역 앞 광장에서 의도적인 UFO대기촬영을 시도한지 한 달여 만에 UFO를 포착해내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이에 대해 한국UFO조사분석센터의 서종한 소장은 해당 영상을 분석·검토하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내놨다. 서 소장은 “당일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통과 시각을 비교한 결과 시간대가 전혀 달라 인공위성은 아닌것으로 보이며 물체의 이미지 크기로 보아 실제 목격 당시 발광체의 크기는 매우 큰 물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괴발광체는 매우 밝은 빛을 발하면서 비행하는데 실시간 확대된 영상에서 보면 불꽃이 튀는 모습이 시종일관 관찰되며 마치 산란 효과처럼 물체 또는 물체 주변의 대기가 점멸과 회전을 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의정부는 UFO 핫스팟(관심 지역)으로 불릴 만큼 UFO 출현이 잦은 곳”이라면서 “UFO가 자주 출몰하는 곳은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같은 주요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허준/서종한/한국UFO조사분석센터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젭 부시, 경선 포기 날아간 부시家 ‘꿈’

    젭 부시, 경선 포기 날아간 부시家 ‘꿈’

    “통합을 위해 펼쳐 온 유세가 자랑스럽다.” 20일 밤(현지시간)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힌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CNN 등 현지 방송이 전한 사퇴 연설에선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그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여론을 존중한다”며 “오늘 밤 이후 유세에 나서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연설 이후에는 중압감을 털어 버린 듯 트위터에 “감사하다”는 간결한 인사를 남겼다. 측근들에게는 “편하게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얼굴은 한결 편하게 보였다. 공화당의 ‘0순위’ 경선 주자에서 군소 후보로 전락한 부시 전 주지사는 이날 희망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권의 꿈을 접었다. 아울러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41대), 형인 조지 W 부시(43대)에 이어 미국 역사상 첫 ‘3부자 대통령’ 탄생이란 꿈도 사라졌다. 부시 전 주지사는 가문의 후광을 등에 업고 2년 전 여야를 통틀어 처음으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초반 1억 달러(약 1200억원) 넘는 후원금을 모으는 등 대선판을 흔들기도 했으며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가장 강력한 맞수로 대접받기도 했다. 그러나 힘 한번 써 보지 못하고 경선을 마무리하면서 부시 가문의 화려한 정치 역정도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의 고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해석했다. 가장 큰 짐은 명예이자 굴레로 작용한 ‘부시가(家)’였다. 아버지와 형에 이은 대권 도전에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드러냈다. 이런 이유로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 여사는 “그동안 너무 많은 ‘부시’를 가졌다”며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번 선거의 최대 화두는 도널드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로 상징되는 ‘탈기성정치’였다. 공화당에선 기행을 일삼는 트럼프가 일찌감치 돌풍을 일으켰고 정치적 제자인 마코 루비오까지 경선에 합류하면서 부시 전 주지사는 설 자리를 잃었다. NYT는 “트럼프가 끊임없이 화제를 만들어 내는 동안 얌전한 젭 부시는 에너지가 부족한 정치인으로 낙인찍혔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샌더스 돌풍’ 잠재운 클린턴·2연승 트럼프… 대세론 재점화

    ‘샌더스 돌풍’ 잠재운 클린턴·2연승 트럼프… 대세론 재점화

    클린턴 소수계 전폭 지지로 승리 “미국인들 진정한 해결책 갈망” 트럼프 복음주의 표심 얻어 압승 “승리는 아름다워” 자신만만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세 번째 열린 각 당 경선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면 ‘대세론’을 재점화했다. 두 사람은 일단 23일과 오는 27일 열리는 4차 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여세를 몰아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3월 1일, 12개 주에서 동시 열리는 경선에서 승기를 굳힌다면 각 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될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이날 네바다에서 열린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에서 95% 개표가 이뤄진 현재 클린턴은 52.7%의 득표율을 얻어 47.2%에 그친 버니 샌더스를 누르고 승리를 차지했다. 클린턴은 대의원 19명을, 샌더스는 15명을 챙겼다. 클린턴은 CNN 입구조사에서 샌더스에 2%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왔으나 히스패닉계가 많은 지역의 개표가 진행되면서 샌더스와 격차를 벌려 승리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트럼프가 32.5%를 얻어 압승을 거뒀다. 마코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는 2위를 놓고 초박빙 승부를 벌이다가 루비오가 22.5%, 크루즈가 22.3%로 끝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부시가(家)의 세 번째 대통령을 꿈꿨던 젭 부시는 4위에 그치며 경선 중도 하차를 선언했다. 그를 지지했던 표심이 향후 경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샌더스의 ‘아웃사이더 돌풍’을 차단한 클린턴은 승리 확정 연설에서 “미국인들은 진정한 해결책을 갈망하고 있다”며 “여러분을 막고 있는 모든 장벽을 허물 것이며 여러분을 이끌 기회의 사다리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샌더스는 “클린턴에게 전화해 승리를 축하했다”며 패배를 인정하고 “경제든 정치든 언론이든 기성 제도에 도전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모멘텀(반전의 계기)이 있고 오는 7월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에서 정치 전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경선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클린턴은 최근 네바다 여론조사에서 샌더스와 박빙의 지지율 차로 불안한 상황이었으나 이 지역 유권자의 40%가 넘는 히스패닉·흑인·아시아계 등 소수계와 투표율이 높은 중장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승자가 됐다. 미 언론은 “앞서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 뉴햄프셔보다 네바다는 히스패닉 등 소수계가 많아 클린턴에게 유리했다”며 “슈퍼 화요일 등 경선 중반으로 갈수록 비(非)백인 비율이 높은 주가 많아 클린턴이 승기를 이어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9일 뉴햄프셔에 이어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압승으로 그의 대세론이 허세가 아님을 입증했다. 그의 승리는 기존 정치 질서의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백인 서민층은 물론 고등교육을 받은 유권자들도 그에게 표를 던지고 이 지역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경쟁 후보인 테드 크루즈보다 트럼프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가능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은 힘들고 추하고 야비하지만 그 역시 아름답다”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두어 명이 경선을 포기하고 포기자들의 득표를 합하면 트럼프와 같아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천재들은 포기자들의 표가 내게 모인다는 점을 모른다”면서 자신만만해했다. 개표 초기 크루즈에게 밀리다가 막판 근소한 차로 2위를 차지한 루비오는 “오늘부터 공화당 경선이 삼파전이 됐다”며 “내가 결국 최종 후보로 지명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 언론은 루비오가 최근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공식 지지 덕에 2위를 굳혔으며 그의 ‘3-2-1등’ 전략이 상당히 유효하다고 평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경선을 포기한 부시 후보를 지지하는 표가 루비오에게 가게 될 경우 비주류 후보인 크루즈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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