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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인류의 문화적 재화, 전쟁에서 구해라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인류의 문화적 재화, 전쟁에서 구해라

    전쟁은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닌 모양이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도 배상과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나라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약탈당한 문화재와 예술품 반환 문제도 그렇고. 최근 법원 판결로 난감한 지경에 빠진 충남 서산 부석사 불상도 고려시대에 빼앗기고 그것을 다시 훔치는 방식으로 되찾아와 소유권을 두고 일본과 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전후 독일로부터 약탈 문화재를 반환받은 프랑스는 여전히 자신들이 약탈해 온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문화재, 일테면 한국의 직지나 외규장각 의궤는 반환하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도 독일도 영국도 일본도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1889~1945)는 유럽의 문화재와 미술품들을 모아 린츠에 총통박물관을 세울 욕심으로 닥치는 대로 새로운 도시를 점령할 때마다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약탈에 열을 올렸다. 또 실험적이고 표현주의적인 그림을 그리는 112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이들의 그림을 퇴폐미술이라 낙인 찍어 압수해 팔아서 전쟁 비용으로 충당하거나 불에 태우기도 했다. 전쟁은 인명을 살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 삶의 흔적인 문화재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폭력적이다. 하지만 이런 비인간적이며 처참한 전쟁 중에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삶의 기록인 문화재, 미술품을 지키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 1943년 출범한 모뉴먼츠 맨(MFAA)이 그것이다. 문화예술계 전문가로 구성된 13개국에서 모인 350~400명의 인원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문화재와 미술품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와 협력하는 한편 그 스스로가 전장에 나가 문화재들을 지키고 회수하는 일에 나섰다. 이 부대는 유럽에서 전쟁이 한창이던 1941년 겨울 하버드대 포그미술관의 폴 색스 부관장이 “박물관과 미술관은 평화 시에도 지역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또한 전쟁 시에는 그 존재가 두 배로 중요해진다. 전쟁이 일어나면 하찮고 사소한 것은 떨어져 나가고 궁극적이며 지속적인 가치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며 인류의 예술사, 미술의 역사를 지켜 나갈 ‘특수 기술자’들을 선발해 군에 보내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출범했다. 이들은 약 500만점의 약탈 예술품을 되찾아 전후에 되돌려 주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벨기에 브루게의 노트르담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작 ‘성모자상’과 겐트의 성바보성당의 반에이크 형제가 그린 ‘겐트 제단화’ 등이 있다. 히틀러는 약탈해 온 문화재들을 1000여곳의 장소에 숨겨 놓았었다. 그리고 패전이 임박하면서 소위 네로 명령을 내려 모든 것을 없애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영화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2014)은 바로 이런 위기상황에서 MFAA의 활약상 중 특히 알타우제 광산과 노이슈반슈타인성에서 이들 작품을 찾아 탈출(?)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는 멋지고 바른 말 잘하는 개념배우 조지 클루니가 감독과 제작, 각본에 주연까지 맡은 영화다. 실존하는 모뉴먼츠 맨 8명이 등장하는 영화의 출연진은 실로 호화판이다. 조지 클루니는 미술사학자인 지휘자로 분해 전직 미술관장인 그레인저(맷 데이먼), 건축가 캠벨(빌 머리), 화상인 클레르몽(장 뒤자르댕)을 이끈다. 여기에 히틀러가 약탈한 예술품들이 숨겨진 장소에 대한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클레어 시몬 역을 ‘엘레강스의 교과서’ 케이트 블란쳇이 맡아 그 매력을 최대한 발산한다. 또한 조각가 윌터 가필드로 존 굿맨이 등장하고, 예술품 감정가 프레스톤 셰비츠역에 밥 발라반, 예술 애호가인 도널드 제프리스 중위에 휴 보네빌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영화는 로버트 M 에드셀(1956~ )이 쓴 같은 이름의 논픽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화에서 구출되는 조각 ‘성모자상’이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면 ‘겐트의 제단화’는 북유럽 르네상스를 대표한다. 인류의 고귀한 문화적 자산인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들이 전쟁으로 파손됐을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이 그림은 물감에 최초로 기름을 타 사용한 플랑드르의 화가 반에이크 형제의 대표작인 ‘겐트의 제단화’다. 현재 성바보성당에 걸려 있는 작품으로 구원의 신비라는 주제를 다룬 15세기 플랑드르 회화의 대표작이다. 제단화는 예배 때는 열어 놓고 평소에는 닫아 두는 접이식 그림으로 2단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그림의 일부인 ‘어린 양에 대한 경배’ 속 인물 하나하나가 매우 세밀하게 묘사돼 있고 화면의 중심에 양이 배치돼 글을 모르는 당시 사람들에게 성경의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성모자상’은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그의 생전에 유일하게 이탈리아 밖으로 나온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브루게의 부유한 상인이 약 4000플로핀에 구입해서 1506년 교회에 기증한 작품으로, 마리아가 예수를 붙잡거나 그를 보지 않고 아래를 응시하는 도상이다. 이는 제단용으로 제작된 것임을 암시한다. 마돈나와 예수는 그의 피에타상과 매우 유사하다. 또한 옷 주름은 매우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어 성모의 인자함과 그윽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이 성모자상은 나폴레옹과 나치에 약탈당했으나 모뉴먼츠 맨들의 활약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후 1972년 작품을 해치려는 시도가 있은 뒤 방탄유리에 싸여 약 4.5m 밖에서만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들이 구해낸 예술품 중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 렘브란트의 ‘자화상’, 베르메르의 ‘천문학자’ 등 수없이 많다. 이렇게 전쟁 중에 문화유산, 예술품을 보존한 모뉴먼츠 맨들은 한국에도 있었다. 6·25전쟁 당시 팔만대장경이 보관돼 있던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김영환이나 덕수궁에서 인민군들이 빠져나오길 기다렸다가 공격을 해서 덕수궁을 지킨 제임스 헤밀턴 딜 등이 그들이다. 최근 영국에서 시리아 등지의 문화재가 전쟁의 혼란 속에서 파괴되고 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시 모뉴먼츠 맨 부대가 창설됐다고 한다. 전쟁도 인간이 벌이고, 그 희생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도 인간이라는 점에서 인간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동물이다.
  • 꽉 막힌 한·일… 관계 회복은 언제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일시 귀국한 지 오는 9일로 한 달이 된다. 그동안 한·일 관계는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기는커녕 독도 문제, 부석사 불상 반환 문제 등으로 한 달 전보다 더 꼬였다. 양국 국민 여론이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재일동포 단체가 6일 우리 정부에 부산 소녀상 이전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재일민단, 정부에 부산 소녀상 이전 요구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중앙본부 단장을 비롯한 대표단 8명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부산 소녀상을 이전해 달라며 ‘요망서’를 전달했다. 오 단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부산)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 100만 재일동포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단 측은 면담에서 소녀상 설치 이후 일본 내 혐한 정서가 고조돼 동포 사회가 고초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장관은 재일민단의 건의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도 한·일 관계가 잘 풀리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가미네 대사 3월 이후 귀임할 듯” 나가미네 대사 등은 지난달 9일 일시 귀국한 이후 29일째인 이날까지 귀임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교도통신은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시기가 “3월 이후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애초 외교가에서는 나가미네 대사 등이 일시 귀국 2주일을 전후해 귀임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귀국의 명분이 약한 데다 미국 측이 중재에 나서면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도 잡히는 듯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건립하겠다고 나서고 이에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독도 망언’으로 맞서면서 관계는 더 꼬이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퇴 문제가 결정될 때까지 한국 정부가 소녀상 문제에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G20 외교장관회의 돌파구 될 수도 더 큰 문제는 마땅한 관계 회복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한·일 중재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오는 16일부터 독일 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한·일 장관이 만나면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을 포함해 관계 정상화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면서 “다자회의에 데뷔하는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日이 약탈했던 불상, 부석사에 돌려주라”

    “日이 약탈했던 불상, 부석사에 돌려주라”

    法, 고려사 등 근거 소유주 인정 “7만점 약탈 문화재 찾는 시작” 日 “판결 유감… 韓에 반환 요구”국내 문화재 절도단이 일본 쓰시마섬 관음사에서 훔쳐온 금동관음보살좌상을 700년 전 소유주로 알려진 충남 서산 부석사에 돌려주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절도로 국내 반입한 해외문화재라도 소송으로 돌려받을 가능성을 연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대전지법 민사12부(부장 문보경)는 26일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금동관음보살좌상 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간의 변론과 문화재청이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보관 중인 불상 현장검증 등을 통해 불상이 부석사 소유로 충분히 인정된다”며 “역사·종교적 가치를 고려할 때 불상 점유자는 원고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거로 불상의 결연문에 ‘고려국 서주(서산 지역)’라고 쓰여 있고, 시주자 32명의 이름이 새겨졌다는 점을 꼽았다. 재판부는 또 “다른 사찰로 이전되면 불상 내부 복장물에 그 기록을 남기는 게 전통인데 없다”며 약탈 등 방법으로 일본에 넘어갔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왜구들이 1352~1381년 새 5차례 서산 지역을 침입했다”는 ‘고려사’의 기록을 들었다. 재판부는 “부석사가 인도받아도 충분히 보관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며 “함께 청구한 가집행도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원우 부석사 주지는 “한·일 관계와 역사적 사실을 종합해 현명한 판단을 내린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7만점으로 추정되는 일본 내 한국의 문화재를 찾아오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반겼다. 부석사 측 변호인은 “설 연휴 이후에 불상을 수거해 일단 부석사 본사인 수덕사 성보박물관에 보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정에는 NHK, 도쿄TV 등 일본 유력 언론사 기자도 다수 몰려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이 판결에 유감을 표시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는 아직 반환되지 않은 이 불상이 조기에 일본으로 반환되도록 외교 루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요구해 왔다”면서 “신속하게 불상이 일본으로 반환되도록 한국 정부 측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높이 50.5㎝, 무게 38.6㎏의 이 불상은 1330년 부석사에서 제작해 보관해 오다 일본으로 건너갔고, 1526년 창건된 쓰시마섬 관음사에 봉안됐다. 1973년 일본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그러나 2012년 10월 2일 오후 8시쯤 김모(74)씨 등 5명의 한국인 절도단이 이 불상 등을 훔쳐 국내로 들여온 뒤 이듬해 1월 몰래 팔려다 붙잡혔다. 한국과 일본에서 ‘뺏긴 보물이 돌아왔으니 돌려줄 수 없다’, ‘훔쳐간 장물이니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 가운데 2013년 2월 부석사 신도 등이 법원에 반환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판결문으로 뜯어본 금동불상 부석사 인도 이유는

    판결문으로 뜯어본 금동불상 부석사 인도 이유는

    일본 쓰시마섬 한 사찰에서 도난돼 한국으로 반입된 불상을 원래 소유주인 충남 서산시 부석사로 인도하라는 법원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문제의 금동불상은 고려시대인 1330년 서산에서 제작된 후 1526년쯤 이전에 일본으로 이동됐다고 추정되는 만큼 무려 600여년 만에 귀환하는 셈이다. 법원은 그동안 진행된 변론과 현재 문화재청에서 보관 중인 불상에 대한 현장 검증 등을 통해 이 불상은 ‘부석사 소유로 넉넉히 추정할 수 있다’고 봤다. 법원은 ‘증여나 매매 등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도난이나 약탈‘ 등 방법으로 일본 쓰시마 간논지((觀音寺)로 운반돼 봉안되어 있었다’며 부석사 소유를 인정했다. 26일 대전지방법원 민사 12부(재판장 문보경 부장판사)가 선고한 판결문을 보면 이 불상 내부에서 발견된 복장물, 간논지 연혁약사, 고려사(조선시대에 편찬된 고려시대 역사서), 불상에 남아 있는 화상 흔적 등이 부석사 소유를 인정한 주요 근거가 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금동관음보살좌상’이 간논지에 봉안돼 있던 1951년 5월 주지가 우연히 불상 내부에서 신도들의 불심을 담는 기록물인 복장물을 발견했다.복장물 가운데 ‘결연문’에는 1330년쯤 서주(현재 충남 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국내 사찰에서는 불상을 보수하거나 이안(移安, 신주나 영정 따위를 다른 곳으로 옮겨 모심) 등을 할 때 관련된 새로운 기록·유물을 넣는 전통이 있는데, 정상적인 교류면 불상을 주는 측에서는 복장물을 빼고 대신 ‘어느 사찰에서 조성해 다른 사찰에 이안한다’는 내용 등 불상의 이안에 대한 기록물을 넣는 게 일반적이다. 재판부는 ‘이런 자료가 없을 경우 도난이나 약탈 등으로 인해 불상의 현상이 비정상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불교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불상 제작 당시 넣어두었던 복장물이 1951년쯤까지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있었고, 이안에 관한 기록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간논지의 ‘연혁 약사’와 재단법인 서일본문화협회가 발행한 ‘대마의 미술’ 속 기고문도 주요 근거가 됐다. 이 불상이 봉안된 간논지는 1526년 창건됐기 때문에 이 불상이 1330년쯤 서산에서 제작된 후 1526년쯤 이전에 일본으로 이동됐다고 추정할 수 있고, 기고문의 전체적인 취지도 ‘왜구가 이 불상을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일방적으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고려사’에는 불상이 제작된 1330년 이후인 1352년부터 1381년까지 5회에 걸쳐 왜구들이 현재의 서산 지역을 침입했다는 기록이 있고, 대마도 향토사학자 등이 발간한 잡지인 ‘대마도의 자연과 문화’에도 역시 그 무렵 왜구들이 서산 지역을 침탈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적시했다. 불상에 남아 있는 불에 그슬린 흔적과 불상과 함께 있어야 할 보관(寶冠)·대좌(臺座)가 없는 등 일부 손상된 상태도 ‘불상이 약탈당하였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는 증언도 반영됐다. 이 불상은 1973년 일본에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원 “日서 도난 당한 불상, 원소유주 부석사로 인도하라” 판결

    법원 “日서 도난 당한 불상, 원소유주 부석사로 인도하라” 판결

    법원이 일본 쓰시마섬에 있는 한 사찰에서 도난돼 한국으로 반입된 불상을 원래 소유주로 알려진 충남 서산시 부석사로 인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전지방법원 민사 12부(재판장 문보경 부장판사)는 26일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금동관음보살좌상 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동안 진행된 변론과 현재 문화재청에서 보관 중인 불상에 대한 현장 검증 등을 통해 불상이 부석사 소유로 넉넉히 인정된다고 추정된다”며 “역사·종교적 가치를 고려할 때 불상 점유자는 원고인 부석사에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어 “부석사가 인도받더라도 충분히 보관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며 “함께 청구한 가집행도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높이 50.5㎝, 무게 38.6㎏로 14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973년 일본에서는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부석사는 쓰시마(對馬)의 한 사찰에서 절도범에 의해 도난당한 뒤 한국으로 반입된 이 불상(현재 한국 국립문화재연구소 보관)을 부석사로 인도하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 불상이 절도범의 손을 통해 우리나라에 반입됐을 때 서산 부석사 신도들은 왜구에 약탈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우리나라 법원은 2013년 2월 반환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소백산 자락·낙동강 물길… 마음 쉬어 가는 영주

    [新국토기행] 소백산 자락·낙동강 물길… 마음 쉬어 가는 영주

    경북 영주는 힐링 1번지다. 2014년 전국 최초로 중소기업청의 ‘힐링특구’로 지정됐다.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소백산국립공원과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부석사,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조선 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의 10승지 중 1승지 등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인문자원 등을 간직한 관광의 보고다. 특히 의상대사가 창건한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인 부석사는 몸과 마음을 닦고 수양한 곳으로, 오늘날 ‘몸과 마음의 치유’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되찾는다는 의미인 힐링의 원류쯤으로 여겨진다. 사람의 체온과 같은 북위 36.5도에 있는 국토의 중심 영주는 15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품 인삼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조선 왕실에서 영주 풍기 인삼만을 고집했을 정도로 최고의 품질과 명성을 자랑한다. 최근엔 전국 최초로 국립산림치유원이 문을 열었고 고택과 템플스테이, 힐링투어 등 특별함도 즐길 수 있다. 또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산양산삼·산약초 홍보관과 국립녹색농업치유단지 등을 갖춰 치유 농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한국 정신문화의 고장 영주는 힐링이 살아 숨쉬는 현장으로, 건강을 찾고 찬란했던 옛 역사와 전통문화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볼거리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 ‘다스림’은 한국형 산림 치유의 허브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 지난달 영주시 봉현면 옥녀봉지구(두산3리 주치골) 부지 2889㏊에 152㏊(중심시설지구) 규모로 개원했다. 산림 치유 국가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치유원의 구심점인 건강증진센터와 단체형 숙박 치유 공간인 산림치유수련원, 물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수치유센터, 장단기 체류시설, 치유숲길 등을 갖췄다. 체류시설은 산림치유동과 숙박치유동, 연립형숙박동, 단독형숙박동 등 총 180실을 갖췄다. 치유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개인형, 아동과 청소년형, 성인형, 가족형 등으로 생애주기별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목적별로는 단체형,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테마형, 원예와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형, 질환별 특화 프로그램형 등으로 나눠 운영된다. ●1300년 애환 간직한 화엄종찰 부석사 부석사는 676년 신라 문무왕 16년에 의상이 왕명을 받들어 창건했다.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서 1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숱한 애환과 사연을 간직한 채 한국 불교의 융성을 이끌어 왔다. 해 뜨기 전 안개가 차오르면 봉황산 봉우리만 둥둥 떠다니는 육지 속의 섬으로 변해 바닷속 용궁과도 같다고 한다. 그래서 그 속에 용이 산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사찰은 국보 5점, 보물 6점, 유형문화재 2점을 보유하고 있다. 부석사는 오랜 역사만큼 숨은 이야기가 많다. 1956년 부석사를 방문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자신이 쓴 친필 현판 ‘浮石寺’(부석사)를 뒤늦게 바꾸도록 한 이야기, 의상조사와 선묘 아가씨에 얽힌 사랑 이야기, 석룡으로 변한 선묘 아가씨 이야기, 극락세계에 숨은 부처 ‘공포불’ 이야기 등을 간직하고 있다. ●한양 가는 선비 넘던 소백산자락길 영주의 힐링 관광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소백산자락길이다. 모두 12자락으로 나뉘며 약 158㎞에 달한다. 1자락길(선비길·구곡길·달밭길)은 소수서원에서 시작해 죽계구곡, 초암사를 거쳐 삼가리까지 이어지는 13㎞ 구간이다. 2자락길(학교길·승지길·방찬길)은 삼가주차장에서 금계바위를 지나 소백산역까지 이어지는 16㎞ 구간이다. 3자락길(죽령옛길·용부원길·장림말길)은 소백산역에서 시작해 죽령주막을 지나 충북 단양군 대강면으로 이어지는 11㎞ 구간이다. 이 중 죽령옛길은 소백산역(희방사역)을 출발해 죽령주막까지 이어지는 2.8㎞ 구간으로, 그 옛날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선비들과 보부상이 넘던 길로 유명하다. ●소백산, 하늘이 내린 꿈 같은 풍경 소백산은 고산 철쭉 산행의 백미로 이름난 산중화원이다. 매년 5~6월 소백산릉에 분홍색 철쭉이 피면 실로 장관을 이룬다. 산 중턱 해발 700m 지점의 희방폭포(높이 28m)가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다. 소백산 영봉 중 하나인 연화봉에서 발원, 희방계곡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물줄기다. 조선 전기의 학자 서거정(1420~1488)은 ‘천혜몽유처’(天惠夢遊處), 즉 ‘하늘이 내려 준 꿈에서 노니는 듯한 풍경’이라고 노래했다. 비로봉 정상(1439.5m) 인근에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이 군락을 이룬다. 수령 200~500년 된 고목 1000여 그루가 붉은 줄기를 자랑하며 빽빽이 들어차 있다.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등 세 봉우리는 절집도 거느린다. 연화봉 아래에는 희방사, 비로봉 아래에는 비로사, 국망봉 아래에는 초암사가 있다.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무섬전통마을 무섬전통마을은 안동의 하회마을, 예천의 회룡포, 영월의 선암마을과 청령포처럼 마을의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문수면 수도리에 있다. 영주에서는 2011년 소백산자락길, 2012년 선비촌에 이어 세 번째로 지난해 한국 최고의 관광지인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됐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과 영주 서천이 만나 태백산과 소백산 줄기를 끼고 마을의 삼면을 감싸듯 휘감고 돈다. 강변의 넓은 백사장과 외나무다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반남 박씨와 선성(예안) 김씨 집성촌인 이 마을에는 고색창연한 50여채의 고가가 자리잡았다. 350여년간 무섬마을과 강 건너를 연결해 준 외나무다리가 이채롭다. 길이 150m, 폭은 30㎝에 불과한 이 외나무다리는 최근 관광상품으로 주목받는다. ●500년 풍기 인삼 시작된 풍기읍 금계리 풍기읍 금계리는 정감록의 십승지(十勝地) 중 첫 번째로 언급된 곳이다. 정감록을 해석하는 사람들은 금계1리와 백1리 희여골 일대를 십승지의 중심 마을로 본다. 소백산이 감싸 안은 명당 중의 명당이란다. 소백산 삼가매표소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마을 입구에는 한자로 ‘鄭鑑錄第一勝地 豊基人蔘始培地’(정감록제일승지 풍기인삼시배지)라고 적힌 큰 비석이 서 있다. 이 마을은 1542년 당시 풍기군수이자 소수서원 설립자인 주세붕이 이곳에 인삼을 심도록 장려해 풍기 인삼을 처음으로 생산한 곳이기도 하다. ●퇴계 이황 자취 서린 소수서원 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37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국내에 주자 성리학을 처음 전한 성리학의 비조(鼻祖·시조) 회헌 안향(1243~1306)을 제향할 목적으로 건립했다. 명종 3년에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부임한 후 명종 5년 소수서원이란 사액을 받아 사액서원의 시초가 됐다. 1871년 대원군의 서원철폐 때에도 철폐를 면한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로, 지금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소수란 ‘무너진 유학을 다시 이어 닦게 한다’는 의미로, 소수서원은 ‘학문의 중흥’이란 큰 임무를 띠고 탄생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인 회헌영정(국보 111호)은 소수서원의 자랑거리다. 서원 옆으로 낙동강의 작은 젖줄인 죽계수가 흐르고 개울 건너편 아담한 바위에는 주세붕이 직접 쓴 ‘경’(敬)자가 붉게 새겨져 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먹거리 ●청정 소백산록 풍기 인삼 영주가 자랑하는 대표 명품 먹거리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한다. 청정 지역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사질양토와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재배돼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강하며 유효 사포닌 함량이 36종으로 미국산 19종, 중국산 15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약탕기에 끓여 재탕, 삼탕해도 풀어지지 않는다. 같은 분량을 달여도 다른 인삼보다 농도가 훨씬 진해 약효도 뛰어나다. 풍기 인삼은 수삼과 홍삼, 홍삼 가공제품인 홍삼농축액, 홍삼에 벌꿀을 입힌 홍삼정과, 홍삼절편, 홍삼진액, 홍삼뿌리제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생산된다. 인삼떡, 인삼튀김, 인삼막걸리 등 인삼으로 만든 각종 요리도 선보인다. ●껍질 얇고 당도 높은 영주 꿀사과 영주는 제1의 사과 생산지다. 소백산록의 과원에서 생산되는 영주 사과는 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 등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재배돼 맛과 향이 뛰어나다. 껍질이 얇고 향기와 당도가 높으며, 단단한 과육과 신선도가 오래가는 게 특징이다. 일명 소백산 꿀사과로도 불린다. 우수농산물 인증제(GAP), 선플러스 등을 통해 저농약 유기농법으로 재배돼 껍질째 먹을 수 있다. 최신식 비파괴 당도선별기 등으로 과중, 빛깔, 체형, 당도별로 사과를 등급화하는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쳐 유통된다. 영주 사과는 냉장고에서 4도 내외로 저장하면 맛과 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한국능률협회인증원으로부터 9년 연속 웰빙인증을 획득했으며, ‘아이러브 영주사과’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성 소비자가 뽑은 프리미엄브랜드 대상에 선정됐다. ●전국 최고 품질의 영주 한우 영주 한우는 2003년 브랜드 출시 후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능률협회인증원으로부터 8년 연속 웰빙인증을 획득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주관한 우수축산물 브랜드로 2007년부터 10년 연속 선정됐다. 일반 한우보다 불포화지방산과 올레산 함량이 높고 맛이 뛰어나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1등급 한우 출현율도 전국 최고다. 영주 한우는 전북 남원과 강원 평창 대관령 한우시험장을 오가며 수정란을 공급받아 지역 번식우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개량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슈퍼 한우’도 탄생시켰다. 일반 한우보다 태어날 무렵 평균 10~20㎏ 더 무겁고 성장 속도가 빠르며 성질이 온순하고 질병에 강한 게 특징이다. 소백산록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원료로 만든 특수사료를 먹여 맛과 영양이 최고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은 대신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높아 성인병 예방 효과도 탁월하다. ●30년 전통·합성 첨가물 없는 생강 도넛 생강 도넛은 30년 전통의 영주 향토 음식이다. 국산 생강과 찹쌀, 팥 등을 주재료로 해 식용유에 튀겨 낸다. 합성 보존제나 반죽 연화제 등의 첨가물은 쓰지 않는다. 졸깃졸깃하면서도 생강 특유의 매콤한 성분으로 입안이 상쾌하고 식욕을 돋우며 소화도 도와준다. 살균 효과에다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정도너츠’는 인삼과 사과, 호박씨, 참깨 등 영주 특산물과 농산물을 부재료로 활용해 다양한 도넛을 개발, 상품화했다. ●조선 시대 장군들 보양식 영주 삼계탕 조선 시대 장군들이 전쟁터에 나가기 전 원기를 돋우기 위해 즐겨 먹었던 건강식인 영주 칠향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통 보양식이다. 3년 된 풍기 인삼과 그날 잡은 어린 토종닭에 산초열매, 도라지, 마늘, 생강, 간장, 식초, 참기름 등 몸에 좋은 일곱 가지 재료를 넣고 푹 고아 낸다. 국물이 구수하면서도 새큼한 게 특징이다. 허해진 체력 보강에는 최고다. 칠향계 요리를 제대로 맛보려면 풍기에 있는 ‘영주 칠향계 삼계탕’을 찾으면 된다. 이 집은 영주 삼계탕 요리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경북도청 인근 한옥형 호텔 사업중단 2년 만에 재추진

    지지부진하던 경북 신도청 소재지 일원의 한옥호텔 사업이 추진된다. 경북도와 안동시, 스탠퍼드호텔그룹은 20일 안동시 풍천면 도청 신도시에서 스탠퍼드호텔 안동 기공식을 했다. 2014년 3월 안동시와 스탠퍼드호텔그룹 간에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2년여 만이다. 호텔은 2019년까지 총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된다. 113객실과 500석의 연회장 등을 갖춘다. 미국 맨해튼에 본사를 둔 스탠퍼드호텔그룹은 세계에서 호텔 6곳을 운영한다. 하지만 경북의 다른 지역에서는 한옥호텔 건립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신도청 인근 안동 하회마을 내 한옥호텔 건립 사업은 지난 3월 중단됐다. 호텔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 안에 건립되는 탓에 절차가 복잡해서다. 경북도 관계자는 “신도청 소재지 인근 호텔 건립으로 신도시 조기 정착과 하회마을, 도산서원, 부석사 등 북부권 관광산업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2022년까지 추진하는 도청 신도시 2단계 사업에 전주 한옥마을(29만 8000여㎡)보다 규모가 큰 한옥타운(32만여㎡)을 만들 계획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지지부진 경북도청 신도시에 한옥형 호텔 건립

    지지부진하던 경북 신도청 소재지 일원의 한옥호텔 사업이 추진된다. 경북도와 안동시, 스탠퍼드호텔그룹은 20일 안동 풍천면 도청 신도시에서 스탠퍼드호텔 안동 기공식을 했다. 2014년 3월 안동시와 스탠포드호텔그룹 간에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2년여만이다. 호텔은 2019년까지 총 사업비 300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된다. 113객실과 500석의 연회장 등을 갖춘다. 미국 맨해튼에 본사를 둔 스탠퍼드호텔그룹은 세계에서 호텔 6곳을 운영한다. 하지만 경북의 다른 지역에서는 한옥호텔 건립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신도청 인근 안동 하회마을 내 한옥호텔 건립 사업은 지난 3월 중단됐다. 호텔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 안에 건립되는 탓에 절차가 복잡해서다. 애초 이 사업은 2012년 착공, 지난해까지 150억원을 들여 준공될 예정이었지만 계속 미뤄져 준공 시기가 불투명하다. 호텔은 6000여㎡의 부지에 숙박동 15동 등 모두 20동 건물로 들어서고, 수용 규모는 58명 정도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제이앤케이어소시에이츠가 안동시 풍산읍 막곡읍 일원에 계획했던 한옥형 호텔 건립 사업은 무산됐다. 제이앤케이어소시에이츠가 2013년 7월 안동시와 한옥형 호텔·주거단지·컨벤션 구축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해 놓고 뒤늦게 투자 포기를 통보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신도청 소재지 인근 호텔 건립으로 신도시 조기 정착과 하회마을, 도산서원, 부석사 등 북부권 관광산업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2022년까지 추진하는 도청 신도시 2단계 사업에 전주 한옥마을(면적 29만 8000여㎡)보다 규모가 큰 한옥타운(32만여㎡)을 만들 계획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2016 경북 영주 풍기인삼 축제’ 개최

    ‘2016 경북 영주 풍기인삼 축제’ 개최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체온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물이나 음료 등으로 몸을 데워주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풍기인삼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하는 ‘2016 경북 영주 풍기인삼 축제’가 건강과 장수의 고장 영주에서 오는 10월 15일부터 23일까지 9일동안 경북 영주시 풍기읍 남원천 둔치에서 개최된다. 풍기인삼축제 이창구 조직위원장은 27일 “조선 중종조에 신재 주세붕 선생이 산삼에만 의존하던 것을 인위적으로 재배 생산하게 한 것이 풍기인삼의 유래”라며 “해발 400~500m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과 내륙성 한랭기후로 인한 우수한 통풍, 배수가 양호한 사질양토로 육질이 탄탄하고 인삼향이 강하며 유효 사포닌 함량이 높은 것이 풍기인삼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풍기인삼의 수확기에 맞춰 개최되는 영주 풍기인삼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인삼을 믿고 살 수 있다는 데 있다. 인삼포 현장에서 채굴한 싱싱한 수삼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인삼과 가공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특히 풍기지역의 인삼은 산지 재배한 인삼을 직접 채취, 가공하여 인삼재배에서 상품의 유통까지 한 곳에서 이루어져 신뢰감을 높인다. 또한 이 위원장은 “축제 기간 내내 펼쳐지는 다채로운 특별행사와 공연, 전시, 체험도 놓칠 수 없다. 축제 첫날 진행되는 풍기인삼 개삼터 고유제를 시작으로 풍기군수 주세붕 행차행렬이 펼쳐진다. 전국 우량인삼 선발대회와 영주풍기장사 씨름대회, 인삼 깎기 경연 등도 개최된다”며 “이 밖에도 올해는 순흥 지역 부녀자들의 화전놀이를 배경으로 덴동어미의 비극적 인생을 읇은 내방가사 덴동어미 화전가를 마당놀이극으로 구성한 ‘덴동어미전’으로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 체험 행사로는 인삼 캐기, 인삼병주 만들기, 인삼요리 전시 및 체험, 인삼 경매 등이 매일 열린다. 이 밖에도 인삼축제장과 소백산 자락길, 영주시가지와 무섬마을을 걷는 2016 소백산 힐링 걷기대회가 열려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실제 인삼 밭에서 싱싱한 수삼을 캐면서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는 인삼 캐기 행사는 해마다 참가자가 늘어나 사전 신청제로 운영하고 있다”며 “풍기인삼축제가 열리는 영주의 또 다른 명소 천년고찰 부석사, 소백산 국립공원, 소백산자락길, 희방폭포, 죽계구곡, 소수서원, 선비촌, 무섬마을의 가을 절경도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축제의 모든 내용은 경북 영주 풍기인삼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 조건부 선정

    ‘한국의 전통산사’가 2017년 우리나라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대상으로 조건부 선정됐다. 2일 문화재청과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는 지난달 27일 회의를 열어 한국의 전통산사를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하고, 등재신청서 내용을 보완해 다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오는 11월 보완된 신청서를 심의한 뒤 세계유산 신청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국의 전통산사는 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 경북 영주 봉황산 부석사, 경북 안동 천등산 봉정사,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충남 공주 태화산 마곡사, 전남 순천 조계산 선암사, 전남 해남 두륜산 대흥사 등 7개 사찰로 구성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산사 가운데 7개 사찰을 고른 이유, 중국과 일본에 있는 산사와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전통산사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도 조금 더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현대판 서울’ 충주… 고구려·백제·신라 삶이 공존했다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현대판 서울’ 충주… 고구려·백제·신라 삶이 공존했다

    중원문화권이란 충주를 중심으로 한 충청북도 일대를 가리킨다. 한반도 중심부의 내륙인 이 지역은 고구려·신라·백제가 각축을 벌인 전략적 요충지였다. 그러니 삼국의 문화유산이 두루 남아 있는 것은 당연하다. 삼국의 문화가 남아 있다는 것은 이주한 삼국의 주민들이 자신들이 가져온 문화를 유지한 채 정주(定住)하며 삶을 이어 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칠금동에서 4세기 백제 철 생산 유적 확인 충주 칠금동에서는 최근 4세기 백제의 철 생산 유적이 확인됐다. 악성(樂聖) 우륵의 전설이 담긴 탄금대 남쪽에서 전형적인 백제의 원형 제련로를 비롯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련로, 철광석 파쇄장 같은 체계적인 철 생산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유구를 찾아낸 것이다. 충주는 진천과 더불어 백제의 철 생산 기지였다. 하지만 백제는 이후 중원에서 지배력을 잃는다. 한성백제를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천도하게 만든 고구려는 한강 상류의 충주 일대까지 점령한다. 고구려는 한동안 이 지역의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적지 않은 고구려 사람들이 충주 지역으로 이주한 듯하다. 고구려 조각 양식을 가진 봉황리 햇골산 마애불상군(群)의 존재는 고구려계 주민들이 신라 지배 이후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살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고구려 양식 봉황리 마애불… 주민들 거주 보여줘 봉황리 마애불은 1978년 정영호 교수가 단국대 조사단을 이끌고 처음 조사해 학계에 보고할 때부터 ‘600년 무렵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각 보살상의 갸름한 상호(相好)는 고구려 불상의 상호와 유사한 양식이며, 위가 넓고 아래가 좁은 형태의 대좌는 고구려 금동불 대화의 형태를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했다. 충주에서 발견된 ‘고구려 양식 마애불’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간다라 미술의 탄생 과정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인도 서북부까지 진군하고 곧 물러났지만, 따라왔던 그리스계 주민들이 남아 살면서 그리스 문화를 이식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햇골산 마애불의 존재도 장수왕의 군대는 ‘충주 고구려비’를 남기고 물러갔지만, 고구려 이주민은 마애불을 조성해 신앙생활을 하면서 그대로 눌러살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고구려계 주민은 충주는 물론 소백산맥의 죽령 남쪽 오늘날의 영주 일대까지 넓게 퍼져 살았던 것 같다. 부석사 창건 설화에는 의상대사를 방해하는 ‘500명 남짓한 도둑의 무리’가 등장하는데, 학계는 이들을 고구려 유민으로 본다. 정확히는 이 지역에 눌러살던 고구려계 주민들이었을 것이다. 부석사 창건은 676년이다. 6세기 말 조성된 고구려계 벽화고분이 풍기에서 부석사로 가는 중간인 순흥 읍내리에서 발견된 것도 같은 이유다. ●신라 ‘제2의 수도’ 국원소경 설치·가야 주민도 이주 신라가 충주 일대의 지배를 공고히 한 것은 진흥왕 시절이다. 진흥왕은 557년 이곳에 국원소경(國原小京)을 설치한다. 훗날 전국에 모두 5개의 소경을 설치한다지만 국원소경은 경주에 이은 사실상의 제2수도였다. 진흥왕은 국원소경에 경주의 귀족과 부호의 자제를 옮겨 살게 했다. 귀족과 부호가 옮겨 살려면 이들에 예속된 적지 않은 사람들도 따라가야 했다. 이주민의 숫자는 적지 않았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신라가 당시 복속한 가야의 주민들도 충주로 옮겨 살게 했다는 것이다. 가야금으로 대가야연맹의 통합을 이룬 우륵도 이주민 대열에 끼어 있었다. 충주에서 우륵의 존재는 지금도 절대적이다. 탄금대(彈琴臺)는 글자 그대로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다. 호암동에는 우륵당이 지어져 충주 시립 우륵국악단이 그의 예술 정신을 기리고 있다. 충주에선 해마다 9월 우륵문화제도 열린다. 이렇게 보면 삼국시대 충주는 고구려·백제·신라는 물론 가야 주민들까지 한데 모여 살던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였을 것이다. 한반도 전체에서 사람들이 대거 한 도시로 몰려든 것은 20세기 서울 이전에는 충주가 유일하지 않았을까 싶다. 충주는 지금 충청도 땅이지만 충주 사람의 조상은 고구려 출신일 수도, 백제 출신일 수도, 신라 출신일 수도, 가야 출신일 수도 있다니 재미있는 일이다. dcsuh@seoul.co.kr
  • [관광산업 발전 위한 릴레이 제언] 스토리텔링과 낯선 것 드러내기/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관광산업 발전 위한 릴레이 제언] 스토리텔링과 낯선 것 드러내기/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320만명. 이들은 왜 한국을 방문한 것일까. 관광객이 어떤 나라를 방문할 때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의 독특한 문화와 풍물을 즐기기 위한 여행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즐기기 위한 여행이다. 주말에 서울의 북촌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한옥이 주는 이국적인 멋에 끌린 외국인들에게 북촌은 서울 관광의 필수 코스다. 이처럼 서울은 발전된 문화 인프라가 갖춰진 좋은 관광지이지만, 자연 경관을 즐기기 위한 콘텐츠는 부족하다.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관광지는 제주도다. 그렇다면 서울과 제주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관광 자원은 어떨까. 서울, 제주도와는 차별화된 가장 한국적이면서 해외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통문화 관광 상품이 최우선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첫째, ‘스토리텔링’이다. 전국에 산재돼 있는 가장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관광상품을 발굴해 상품화해야 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는 종교를 떠나 그 자체 스토리만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끌어들인다. 영주 부석사, 합천 해인사 등 천 년 넘게 자리해 온 우리 고찰도 수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둘째, ‘낯선 것 드러내기’다. 다양한 지방 관광지를 발굴해 외국인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사람들이 찾게 만들어 보자. 서울의 북촌, 인사동과 같은 곳이 지방에도 있다. 안동 하회마을처럼 우리의 눈에는 익숙하지만 외국인 눈에는 신비롭게 보일 만한 명소들이 있다. 이런 낯선 모습을 그대로 두지 말고 적극 드러내야 한다. ‘스토리텔링’과 ‘낯선 것 드러내기’를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경주 양동마을을 들 수 있겠다. 500여년의 전통을 가진 역사 마을로 씨족마을의 대표적 구성 요소인 종택, 살림집, 서원과 서당 등이 거의 완전하게 남아 있고 의례, 놀이, 예술품 등 수많은 문화 유산도 보유하고 있다. 양동마을을 찾은 사람들은 마치 조선시대의 어느 마을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시공을 뛰어넘어 조선시대의 ‘낯선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정충비각’은 양동마을이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유물이다. 신분제가 엄격한 조선조 사회에서 양반과 노비를 함께 추모하는 기념물을 세운 것은 양동마을이 신분을 넘어선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중국 속담에 ‘유연천리래상회’(有緣千里來相會)라는 말이 있다. 인연이 있으면 천 리가 떨어져 있어도 만난다는 말이다. 관광상품을 정비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방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 [자치단체장 25시] 장욱현 경북 영주시장

    [자치단체장 25시] 장욱현 경북 영주시장

    ‘선비의 고장’ 경북 영주시가 전국 최고의 힐링 도시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영주는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소백산과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부석사,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의 10승지 중 1승지 등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인문자원을 자랑한다. 여기에다 다양한 힐링·치유사업을 접목시켜 힐링 메카로 육성하고 있다. 2014년 전국 최초로 힐링특구로 지정된 영주시는 2018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힐링특화 사업을 펼친다. 오는 8월엔 영주 봉현면 옥녀봉지구(두산3리 주치골)에 국비 1480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최대 규모로 조성한 국립산림치유원(152㏊)이 문을 연다. 시는 한국문화테마파크 조성을 비롯해 치유음식 테라푸드 개발, 고택과 템플스테이, 힐링투어, 힐링마케팅 등 관련 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장욱현(60) 영주시장이 진두지휘한다. 그는 “사람의 체온과 같은 북위 36.5도에 있는 영주는 머지않아 국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명품 힐링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 시장은 주위에서 ‘뚝심을 가진 의지의 사나이’로 통한다. 두메산골 영주 부석면 보계리 출신인 그는 1977년 경북대 행정학과 3학년 재학 당시 행시(21회)에 합격했다. 이듬해 졸업과 함께 공직생활을 시작해 대통령비서실 공보비서·행정관과 상공부,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등 중앙부처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6년 중소기업청 기업성장지원국장(1급)을 끝으로 30년간 공직을 마감했다. 당시 50세에 공직을 떠나려 하자 주위에서 만류가 대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오랜 공직생활에서 쌓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폭넓은 인맥을 적극 활용해 고향 발전에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현실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퇴임하던 해 바로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공천에 실패했다. 2010년에는 새누리당 영주시장 후보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표밭을 다지면서 ‘와신상담’했다. 비로소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영주시장에 당선됐다. 민선 6기 시정 목표를 ‘힐링 중심 행복 영주’로 정해 동분서주하는 장 시장과 지난 7일 일정을 동행했다. 8박 9일간의 프랑스 출장을 끝내고 이날 첫 출근한 장 시장은 제대로 숨돌릴 틈조차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출장으로 미뤄진 민선 6기 2주년 기념행사와 주민과의 대화 등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6시 30분. 검은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장 시장은 가흥동 사택을 나서 휴천1동 충혼탑으로 직행했다. 시장 취임 2주년 기념 추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시 국·소장급 간부 6~7명과 함께 헌화, 분향했다. 충혼탑과 가까운 해장국집에서 아침 식사까지 해결한 다음 휴천동 동부초등학교로 향했다. 장 시장은 차 안에서 “이번 프랑스 출장은 영주의 특산명품인 풍기인견 한복 오트쿠튀르 패션쇼 참가와 아동친화도시협의회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한 것으로 앞으로 풍기인견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아동친화형 도시를 조성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잠시 후 학교 앞 횡단보도에 도착해서는 교통안전 봉사활동 중인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을 격려했다. 그런 뒤 자신도 ‘올바른 운전습관 안전한 등하교’란 문구가 새겨진 어깨띠를 두르고는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등교하는 학생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함께 건넜고, 깃발을 들고 수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출근하는 시민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어느새 와이셔츠는 땀으로 젖었다. 30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예보된 탓인지 아침부터 후덥지근했다. 그는 “인근에 각급 학교 4개가 몰린 탓에 등하교 때는 사람과 차량 통행이 많아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장 시장은 매월 한두 차례 정도 기초생활지키기 캠페인에 참석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평소 영주가 선비의 고장인 만큼 시민들의 바른 생각과 행동 실천을 강조하는 그다. 9시부터는 시청 3층 강당에서 7월 월례회의를 주재했다. 시장 취임 2주년을 기념해 시정 발전에 공이 큰 민간인 및 공무원 22명을 표창, 격려한 뒤 새내기 직원들로부터 취임 기념 꽃다발과 축가를 선물로 받았다. 직원들과 ‘시장에게 바란다’ 영상물도 관람했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 및 건의사항을 수렴하며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는 인사말에서 “저와 1000여명의 시청 가족들은 11만 영주 시민들을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면서 “고품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항상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자”고 강조했다. 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2층 시장실로 향했다. 대기 중이던 민원인들과 인사한 뒤 면담을 이어 갔다. 10시 40분이 되자 또다시 3층 강당을 찾았다. 취임 2주년 출입 기자단 브리핑을 갖고 도시재생 사업과 힐링산업 육성 등 향후 역점 추진 전략을 내놨다.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장 시장은 간부들로부터 시장 부재 중 업무 추진사항을 간략히 보고받은 뒤 휴천3동 대한노인회영주시지회를 찾았다. 오후 2시부터 어르신과의 대화 시간이 시작됐다. 노인회시지회 노후 건물 신축을 비롯해 19개 전 읍·면·동 330여개 경로당 고화질 폐쇄회로(CC)TV 설치, 노후 소화기 일제 점검 및 교체, 노인회관 운동기구 신규 비치, 노인회 분회 운영비 월 5만원에서 10만원 인상 등 20여건의 요구 사항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굳은 얼굴이던 장 시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깊이 숙여 죄송하다고 했다. 그런 뒤 시의 어려운 재정 사정을 설명하고 연차적인 지원을 약속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예정된 시간을 20분이나 훌쩍 넘겼다. 시장 관용차 운전기사가 차를 급하게 몰았다. 3시에 영주동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영주시지회에서 예정된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하나콜) 출범식이 임박해서다. 장 시장이 현장에 도착하자 관계자가 새로 도입한 2대의 저상슬로프장애인차에 대해 보고했다. 그는 시승식에 이어 장애인과 동승체험을 하면서 건의 및 불편사항을 꼼꼼히 챙겼다. 관계 공무원과 지회 측 인사에게는 장애인들이 언제나 가고 싶은 곳에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영주지역의 1, 2급 중급장애인 200여명과 시각장애인 등을 감안해 하나콜을 확대하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5시에는 영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학·관 협력 간담회에 참석했다. 지역 대기업 및 중견기업 대표 40여명 등 50여명이 총출동했다. 경북 북부지역의 대표적 기업도시인 영주는 전국에서도 산·학·관 협력 사업 선도지역으로 소문났다. 그 중심에 산자부와 중소기업청 고위 관료 출신으로 기업 친화형 시책 추진에 앞장서는 장 시장이 있다. 간담회에서는 현안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나왔다. 장 시장은 시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산·학 측에는 지원과 협조를 구했다. 모두가 의기투합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결의대회도 가졌다. 인근 식당에 마련된 저녁식사 자리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밤 8시까지 이어졌다. 장 시장의 이날 하루는 온통 소통의 하루였다. 시민들과의 잇단 만남에다 수시로 울리는 휴대전화를 일일이 받으며 온종일 직·간접적인 대화를 이어 갔다. 주위에서 ‘소통 시장’으로 불릴 만했다. 식당을 나서는 장 시장에게 “빨리 귀가해 피로를 좀 풀어야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예상 밖의 답이 돌아왔다. “아니, 지금 당장 만나야 할 시민들이 있다”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장욱현 경북 영주시장 “영주는 북위 36.5도, 인간체온과 같은 곳.. 힐릭특별시 되겠다”

    ‘선비의 고장’ 경북 영주시가 전국 최고의 힐링 도시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영주는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소백산과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부석사,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의 10승지 중 1승지 등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인문자원을 자랑한다. 여기에다 다양한 힐링·치유사업을 접목시켜 힐링 메카로 육성하고 있다. 2014년 전국 최초로 힐링특구로 지정된 영주시는 2018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힐링특화 사업을 펼친다. 오는 8월엔 영주 봉현면 옥녀봉지구(두산3리 주치골)에 국비 1480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최대 규모로 조성된 국립산림치유원(152㏊)이 문을 연다. 시는 한국문화테마파크 조성을 비롯해 치유음식 테라푸드 개발, 고택과 템플스테이, 힐링투어, 힐링마케팅 등 관련 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장욱현(60) 영주시장이 진두지휘한다. 그는 “사람의 체온과 같은 북위 36.5도에 있는 영주는 머지않아 국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명품 힐링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 시장은 주위에서 ‘뚝심을 가진 의지의 사나이’로 통한다. 두메산골 영주 부석면 보계리 출신인 그는 1977년 경북대 행정학과 3학년 재학 당시 행시(21회)에 합격했다. 이듬해 졸업과 함께 공직생활을 시작해 대통령비서실 공보비서·행정관과 상공부,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등 중앙부처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6년 중소기업청 기업성장지원국장(1급)을 끝으로 30년간 공직을 마감했다. 당시 50세에 공직을 떠나려 하자 주위에서 만류가 대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오랜 공직생활에서 쌓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폭넓은 인맥을 적극 활용해 고향 발전에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현실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퇴임하던 해 바로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공천에 실패했다. 2010년에는 새누리당 영주시장 후보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표밭을 다지면서 ‘와신상담’했다. 비로소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영주시장에 당선됐다. 민선 6기 시정 목표를 ‘힐링 중심 행복 영주’로 정해 동분서주하는 장 시장과 지난 7일 일정을 동행했다. 8박 9일간의 프랑스 출장을 끝내고 이날 첫 출근한 장 시장은 제대로 숨돌릴 틈조차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출장으로 미뤄진 민선 6기 2주년 기념행사와 주민과의 대화 등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6시 30분. 검은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장 시장은 가흥동 사택을 나서 휴천1동 충혼탑으로 직행했다. 시장 취임 2주년 기념 추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시 국·소장급 간부 6~7명과 함께 헌화, 분향했다. 충혼탑과 가까운 해장국집에서 아침 식사까지 해결한 다음 휴천동 동부초등학교로 향했다. 장 시장은 차 안에서 “이번 프랑스 출장은 영주의 특산명품인 풍기인견 한복 오트쿠튀르 패션쇼 참가와 아동친화도시협의회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한 것으로 앞으로 풍기인견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아동친화형 도시를 조성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잠시 후 학교 앞 횡단보도에 도착해서는 교통안전 봉사활동 중인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을 격려했다. 그런 뒤 자신도 ‘올바른 운전습관 안전한 등하교’란 문구가 새겨진 어깨띠를 두르고는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등교하는 학생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함께 건넜고, 깃발을 들고 수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출근하는 시민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어느새 와이셔츠는 땀으로 젖었다. 30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예보된 탓인지 아침부터 후덥지근했다. 그는 “인근에 각급 학교 4개가 몰린 탓에 등하교 때는 사람과 차량 통행이 많아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장 시장은 매월 한두 차례 정도 기초생활지키기 캠페인에 참석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평소 영주가 선비의 고장인 만큼 시민들의 바른 생각과 행동 실천을 강조하는 그다. 9시부터는 시청 3층 강당에서 7월 월례회의를 주재했다. 시장 취임 2주년을 기념해 시정 발전에 공이 큰 민간인 및 공무원 22명을 표창, 격려한 뒤 새내기 직원들로부터 취임 기념 꽃다발과 축가를 선물로 받았다. 직원들과 ‘시장에게 바란다’ 영상물도 관람했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 및 건의사항을 수렴하며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는 인사말에서 “저와 1000여명의 시청 가족들은 11만 영주 시민들을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면서 “고품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항상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자”고 강조했다. 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2층 시장실로 향했다. 대기 중이던 민원인들과 인사한 뒤 면담을 이어 갔다. 10시 40분이 되자 또다시 3층 강당을 찾았다. 취임 2주년 출입 기자단 브리핑을 갖고 도시재생 사업과 힐링산업 육성 등 향후 역점 추진 전략을 내놨다.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장 시장은 간부들로부터 시장 부재 중 업무 추진사항을 간략히 보고받은 뒤 휴천3동 대한노인회영주시지회를 찾았다. 오후 2시부터 어르신과의 대화 시간이 시작됐다. 노인회시지회 노후 건물 신축을 비롯해 19개 전 읍·면·동 330여개 경로당 고화질 폐쇄회로(CC)TV 설치, 노후 소화기 일제 점검 및 교체, 노인회관 운동기구 신규 비치, 노인회 분회 운영비 월 5만원에서 10만원 인상 등 20여건의 요구 사항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굳은 얼굴이던 장 시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깊이 숙여 죄송하다고 했다. 그런 뒤 시의 어려운 재정 사정을 설명하고 연차적인 지원을 약속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예정된 시간을 20분이나 훌쩍 넘겼다. 시장 관용차 운전기사가 차를 급하게 몰았다. 3시에 영주동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영주시지회에서 예정된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하나콜) 출범식이 임박해서다. 장 시장이 현장에 도착하자 관계자가 새로 도입한 2대의 저상슬로프장애인차에 대해 보고했다. 그는 시승식에 이어 장애인과 동승체험을 하면서 건의 및 불편사항을 꼼꼼히 챙겼다. 관계 공무원과 지회 측 인사에게는 장애인들이 언제나 가고 싶은 곳에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영주지역의 1, 2급 중급장애인 200여명과 시각장애인 등을 감안해 하나콜을 확대하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5시에는 영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학·관 협력 간담회에 참석했다. 지역 대기업 및 중견기업 대표 40여명 등 50여명이 총출동했다. 경북 북부지역의 대표적 기업도시인 영주는 전국에서도 산·학·관 협력 사업 선도지역으로 소문났다. 그 중심에 산자부와 중소기업청 고위 관료 출신으로 기업 친화형 시책 추진에 앞장서는 장 시장이 있다. 간담회에서는 현안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나왔다. 장 시장은 시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산·학 측에는 지원과 협조를 구했다. 모두가 의기투합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결의대회도 가졌다. 인근 식당에 마련된 저녁식사 자리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밤 8시까지 이어졌다. 장 시장의 이날 하루는 온통 소통의 하루였다. 시민들과의 잇단 만남에다 수시로 울리는 휴대전화를 일일이 받으며 온종일 직·간접적인 대화를 이어 갔다. 주위에서 ‘소통 시장’으로 불릴 만했다. 식당을 나서는 장 시장에게 “빨리 귀가해 피로를 좀 풀어야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예상 밖의 답이 돌아왔다. “아니, 지금 당장 만나야 할 시민들이 있다”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당간과 당간지주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당간과 당간지주

    웬만큼 역사가 있고 규모도 갖춘 절이라면 들머리에는 당간지주(幢竿支柱)가 세워져 있기 마련이다. 두 개의 기다란 네모꼴 석재를 위로 올라갈수록 갸름하게 깎아 마주 세워 놓은 바로 그것이다. 당간지주는 쇠로 만든 당간을 튼튼하게 고정시키는 구실을 하는 구조물이다. 당간은 일종의 깃대라 할 수 있다. 꼭대기에는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았다. 부처의 세계와 속세를 가르고 삿(邪)된 것을 물리치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 당간은 본격적인 사찰의 영역에 들어서기 직전에 자리잡는다. 절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당간을 보고 마음을 추스른다. ●절 입구서 삿된 것을 물리치는 의미 당간과 지주에 깃발까지 갖춘 구조물 전체를 ‘삼국유사’는 법당(法幢)이라고 불렀다.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당간지주는 통일신라 것만 23기에 이르고, 고려·조선시대 것까지 합치면 수백 기에 이른다. 사찰을 구성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요소라는 인식의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까지 당간과 지주가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은 한 기도 없다. 불완전한 모습의 당간조차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만 남아 있다. 충북 청주 용두사터와 충남 공주 갑사, 경기 안성 칠장사 것이 대표적이다. 모두 철제 원통을 아래위로 연결해 높이 세웠다. 국보로 지정된 용두사 당간은 64㎝ 높이의 원통을 이어 만들었다. 당간에 새겨진 ‘용두사철당기’(龍頭寺鐵幢記)에 따르면 원통은 애초 30개였지만 지금은 20개만 남아 있다. 용두사가 건재하던 시절의 법당은 원통 높이만 19.2m에 이르는 당당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293자에 이르는 철당기는 아래부터 세 번째 철통에 돋을새김돼 있다. 고려 광종 13년(962) 청주 지역의 호족 일가가 사찰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역에 전염병이 돌자 부처에게 재앙의 예방과 사후의 극락 천도를 기원하는 뜻을 담아 법당을 세웠다고 적었다. 보물인 갑사 당간은 통일신라시대 중기 양식이다. 기단의 네 면에는 구름무늬가 새겨져 있다. 지름 50㎝의 원통 24개가 남아 있다. 당초에는 28개였지만 고종 30년(1893) 벼락을 맞는 바람에 4개가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경기도유형문화재인 칠장사 당간은 조선시대 조성된 것으로 30개의 원통이 있었지만 지금은 15개만 보인다. 당간의 높이는 9.9m다. 이 3기의 당간으로 원형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지만 그래도 깃대봉에 해당하는 꼭대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기 어려웠다. 다만 리움박물관에 남아 있는 고려시대 금동용두보당(銅龍頭寶幢)의 존재로 당간의 온전한 모습을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1977년 어느 날, 국립경주박물관에 가마니에 싸인 무거운 수하물 하나가 배달됐다. 풀어 보니 황금빛이 찬란한 용의 머리였다. 당간(幢竿)의 꼭대기 부분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턱밑에 도르레가 있었기 때문이다. 깃발을 달아 끌어올리는 기능을 한다. ●마을 입구에 세우는 솟대… 안녕·풍요 기원 지금은 국립대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동용머리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하수도 공사를 하다 발견됐다고 한다. 9세기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높이가 65㎝, 대각선 길이는 80㎝에 이른다. 이런 크기의 금속제 장식품을 올렸다면 당간의 규모도 상당했을 것이다. 영주에는 풍기에서 멀지 않은 숙수사터에 훌륭한 통일신라시대 당간지주가 있다. 의상대사가 조성한 부석사에도 당간을 잃은 지주가 남아 있다. 풍기읍내에서 찾아낸 용머리 장식을 숙수사나 부석사 당간과 연결 지어 상상해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법당의 유행을 전통적인 천신(天神) 숭배와 연관 짓기도 한다. 강원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당간을 짐대라고도 부른다. 짐대란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 입구에 세우는 솟대의 다른 이름이다. 솟대가 마을 어귀에서 내부를 성역화하듯 당간도 사역(寺域)을 성역화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법당은 중앙아시아와 중국에서도 만들어졌다. 중국에서 통일신라시대에 해당하는 것은 둔황 막고굴(莫高窟) 제331굴 것이 유일하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과천현대미술관 설계美는 자연과의 어울림”

    “과천현대미술관 설계美는 자연과의 어울림”

    영주 부석사·수원 화성 디자인 차용… “내 건축 철학은 단순함과 간결함” 올해로 신축 개관 30년을 맞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설계한 건축가 김태수(80)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2014년 시작된 현대미술작가 시리즈 건축분야의 두 번째 전시를 겸해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그의 학창시절부터 미국 예일대 유학시절, 건축사무소 운영 초반부터 최근까지의 활동이 연대기 순으로 펼쳐진다. 서울공대 건축과 졸업 후 1961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50년 넘게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해 왔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미국에 도착했을 때 큰 문화충격을 받고 나에게만 있는 나만의 것을 찾고자 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해방 직후 피신해 1년간을 보낸 경남 함안의 마을 이미지였다”면서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마을의 초가집 지붕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모습을 졸업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서양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건축보다는 한국의 정서와 풍경을 바탕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그는 저소득층을 위한 ‘밴블록 주택’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공공건물로 작업의 영역을 확대해 뉴잉글랜드 지역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 ‘미들버리 초등학교’ 등으로 자신만의 건축언어를 인정받아 다양한 매체에 소개됐다. 지명 공모전으로 진행된 과천관 설계에 대해 “주변 청계산을 둘러보니 웅장하고 아기자기한 우리 산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는 원칙으로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주 부석사와 수원 화성에서 전통적인 동양건축의 디자인을 차용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화강석으로 외벽을 마감하는 방식으로 1986년 부지면적 6만㎡, 연면적 3만㎡ 이상이면서도 우리 자연과 어우러진 미술관을 완성했다. 과천관은 언뜻 보면 서양의 성곽을 떠올리게 하지만 축대와 정자, 봉화와 같은 요소들, 사찰 건축의 도입부 등에서 한국성을 지닌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단순함에 관한 이야기라고 요약한다. 스스로에 대해 “단순하고 소탈한 사람이고 작품도 역시 단순함과 간결함에서 건축의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찾고자 한다”면서 “좋은 건축이라는 것은 최소한의 크기와 기본적인 형태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별한 건축 철학은 없다”는 그는 “건물이 두드러져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장소와 땅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축가로서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못하는가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나는 조각적인 화려한 작품은 못한다. 그래서 건축 구조적으로 단순하고도 간결하면서 기능적인 건축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6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판 놀아 보세

    한판 놀아 보세

    설 연휴가 시작됐다. 기본 5일,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다. 이 기간 각 테마파크와 주요 리조트들이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꼼꼼하게 살피고 가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보다 알차게 놀 수 있다. [신명나는 연휴를… 놀이공원] 팔씨름 챔피언 이기면 연간회원권·한복 차림 63아트 공짜입장… 넝쿨째 굴러온 복 ●에버랜드는 6~10일 ‘설날 민속 한마당’ 행사를 연다. 카니발 광장에서는 전통 민속놀이 체험마당이 펼쳐진다. 대형 윷놀이 등 10여 종의 민속놀이를 연휴 기간 매일 즐길 수 있다. 흥부, 놀부로 변장한 익살스런 연기자가 관람객과 민속놀이 대결도 펼친다. 8일엔 국내 팔씨름 챔피언 홍지승(80㎏급)씨가 관람객과 6시간 동안 릴레이 대결을 펼친다. 팔목 잡힌 관람객이 이길 경우 에버랜드 4인 가족 연간회원권을 경품으로 준다. 6~9일엔 일러스트 작가 3명이 관람객에게 올해 소원과 함께 닮은꼴 원숭이 캐릭터를 무료로 그려 준다. 5~9일은 오전 10시부터 밤 9시, 10일은 밤 8시까지 운영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6~10일 가든스테이지에서 연기자와 관람객이 함께하는 참여형 공연 ‘까치까치 설날’을 선보인다. 북의 대합주와 신명나는 소고춤, 화려한 부채춤이 흥을 돋우고, 연기자와 관람객이 함께 박을 터뜨리며 복을 기원한다. 또 5~14일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한마당’과 ‘여성농악대 사물놀이’ 등을 진행한다. ‘응답하라 1988 사진&체험전’도 선보인다. 아울러 2월 내내 주민번호에 숫자 ‘2’가 4개 들어가면 자유이용권이 50% 할인된다. 신한·BC·하나·농협·국민·씨티카드 제휴 실적 충족 회원은 본인 60%, 동반 3명은 35% 할인된다. ●서울랜드는 ‘난타’를 3월 1일까지 금요일·주말·공휴일에 무료로 공연(5·12·19일 휴연)한다. 마술사 김영진의 ‘수리수리 마술쇼’는 3월 6일까지 이어진다. ‘재미로 보는 사주카페’를 운영하고, 동남아시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아시안푸드 페스티벌’도 선보인다. 중·고생과 예비대학생은 3월 1일까지 자유이용권이 1만 3000원이다. 홈페이지 회원은 50% 할인 쿠폰(동반 1명 포함)을 제공한다. 또 10일까지 가족 3인 이상 연간회원권을 신규·재가입하면 ‘2+1’ 혜택을 준다. 원숭이띠와 다문화가족은 3월 31일까지 연간회원권이 50% 할인된다. ●63아트는 설 당일인 8일 한복 차림으로 방문한 고객에게 63빌딩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서울의 전경과 미술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6~10일 외국인은 40% 할인된다. 설 연휴 한정 패키지도 내놨다. 63아트 입장권(2인)과 커플 인형이 포함된 ‘잉꼬부부 패키지’(2만 9000원), ‘가족의 소원 패키지’(3만 2000원)는 6~10일 현장에서 판매한다. ●베어트리파크(세종시)는 연휴 기간 동안 매일 선착순 50팀(총 250팀)에 복주머니를 준다. 복주머니에는 가족 입장권, 피자 이용권, 양초, 쿠키 등이 담겼다. 유료로 운영되는 만경비원이 설 연휴 기간 중 무료로 개방된다. [내 집 같은 편안함… 리조트] 투숙객 세뱃돈 받고 윷놀이·제기차기로 몸 풀고 아침엔 합동 차례… 내 연휴를 부탁해 ●대명리조트는 각 지역 업장별로 다양한 설 이벤트를 준비했다. 홍천 소노펠리체는 8일 윷놀이 한마당과 투호던지기 대회를 진행한다. 소노펠리체 CC 클럽하우스에서는 이날 투숙객을 대상으로 민속놀이 한마당을 연다. 각 종목 1위는 수영장 이용권(2장), 2위는 사우나 이용권(2장)을 선물로 받는다. 거제 마리나 리조트는 7일 식음업장, 오션베이, 마리나베이 이용 고객에게 세뱃돈 봉투를 선착순 증정한다. 8일 입실 고객에겐 미니 윷놀이 세트도 준다. 속초 델피노 리조트에서도 고객 윷놀이 대회를 진행한다. 8일 선착순으로 4팀 접수해 진행하며 참가자 전원에게 아쿠아월드 이용권(1장)을 준다. 윷놀이 대회 1위팀에게는 보조배터리1개와 아쿠아월드 무료권(2장) 등 푸짐한 선물도 준다. ●한화리조트도 업장별 이벤트를 연다. 휘닉스파크는 7일 그랜드홀에서 스페셜 공연을 무료로 연다. 마술과 난타, 화려한 퍼포먼스 등을 선보인다. 16팀(선착순)이 참가하는 ‘가족대항 윷놀이 대회’를 통해 경품도 준다. 설악 쏘라노는 8일 ‘쿵더꿍 신나는 떡메 치기’, 7·9일 ‘윷, 모 나와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경품도 준비했다. 설악 워터피아에서는 8일 ‘우리가족 수영대회’를 열고, 설악 씨네라마는 7~9일 ‘민속놀이 체험장’을 연다. 용인 베잔송은 ‘새해맞이 사우나 할인 이벤트’를 마련했다. 성인 2명이 입장권을 구매하면 추가 1명은 무료다. 대천 파로스도 8일 상품이 걸린 ‘가족대항 윷놀이대회’를 진행한다. 양평에서도 7·8일 ‘쿵더꿍 신나는 떡메 치기’, ‘신기하고 재미있는 민속놀이 한마당’, ‘하나요~둘이요~제기차기대회’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브원 곤지암리조트는 6~9일 곤지암 설맞이 가족 대잔치를 진행한다. 그랜드 볼룸에서 널뛰기 등 ‘전통놀이 체험 한마당’이 펼쳐지고, 리조트 로비에서는 ‘거리의 마술사쇼’가 진행된다. 매일 저녁에는 특별 공연과 추억의 레크리에이션, 가족 노래자랑이 펼쳐진다. 6일에는 ‘유로 김철민’의 통기타 공연, 7일에는 ‘김영만 선생님과 함께하는 추억의 종이접기’, 8일에는 ‘가족 노래자랑’과 함께 재즈 기타리스트 하타 슈지의 공연이 펼쳐진다. ●엘리시안강촌은 설날 당일 연날리기 체험, 가래떡 만들기 및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제기차기, 팽이치기 게임을 통해 콘도 숙박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연다. 아울러 원숭이띠 고객에게 리프트, 렌털 50%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휘닉스파크는 전통적인 설 이벤트인 합동 차례 행사를 올해도 무료로 진행한다. 설 당일인 8일 열린다. 격식을 갖춘 차례상과 전통 관복을 차려 입은 제주, 그리고 도포를 입은 진행자가 합동차례를 진행한다. 합동 신위를 모신 차례상에 가족별로 절을 하고 술도 올릴 수 있으며, 행사 후에는 차례 음식을 나눠 먹는다. 설 이벤트 뒤 즐기는 블루캐니언 노천탕이 ‘별미’다. 제주 휘닉스아일랜드는 6~9일 투숙객들에게 원숭이 캐릭터 저금통을 준다. 원숭이띠 고객에게는 해마열차 무료 탑승권과 민트레스토랑 커피 1잔 무료 등의 혜택도 준다. 8일에는 떡메 치기 체험 등 설맞이 행사도 연다. [물 만난 고기처럼… 아쿠아리움·워터파크] 삼대가 방문하면 30% 할인·명절 고생하신 엄마에게 스파 선물을… 한번 더 해피타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6~10일 설 세배 퍼포먼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선보인다. 메인 수조 안에서 한복을 입은 아쿠아리스트가 관람객들에게 절하는 이벤트다. 4인 이상 가족 입장 시 한 명은 2만원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관람(가족관계 증명서 또는 가족사진 지참)할 수 있다. 김해 롯데워터파크에서도 6~14일 방문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150만원 상당의 롯데워터파크 VIP 빌라 이용권과 디지털 카메라, 워터파크 초대권 등의 경품을 준다. 6~10일 한복을 입고 워터파크를 방문하면 1만원에 입장할 수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5~10일 한복을 입은 고객들에게 50% 할인 혜택을 준다. 삼대가 함께 방문하면 30% 할인된다.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원숭이띠 고객은 30% 할인된다. 매표소에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6~10일 ‘행운의 포춘쿠키’ 이벤트를 진행한다. 패키지 상품 구매고객 가운데 선착순 500명에게 행운의 포춘쿠키를 준 뒤 이들 가운데 1등에게 한우선물세트(1명), 2등 홍삼선물세트(1명), 3등 아쿠아플라넷 여수 답사권 2장(20명)을 각각 제공한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29일까지 원숭이띠 고객에게 입장료를 50% 할인한다. ●원마운트(경기 고양)는 5~10일 스노파크에서 제기차기 대전 등 이벤트를 연다. 쌀 10㎏ 등 경품도 준비했다. 워터파크에선 대복(大福)주머니 행사와 민속놀이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입장권 구매 영수증에는 순금 이벤트 응모권이 첨부된다. 추첨은 매일 이뤄진다. 8~10일엔 가족 윷놀이대회를 연다. 2인 이상 가족 참가자 전원에게 5만원 상당의 러키백을 준다(참가비 1만원). 장구·대북·소고 등 전통 악기를 다뤄 보는 타악기 체험 등 참여 행사들도 열린다. ●웅진플레이도시(경기 부천)는 6~10일 ‘엄마는 공짜’이벤트를 준비했다. 3인 이상 가족이 워터파크&스파를 이용할 경우 엄마의 입장료는 무료다. ‘한복 입고 오면 어린이 공짜’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복 입은 어린이는 워터파크&스파가 무료다. 7, 8일 이틀간 시행한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 한해 적용한다. 이 밖에 가족단위 나들이객을 위한 다양한 우대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온천에서 눈꽃열차까지 여행상품도 있어요 우리테마투어(www.wrtour.com)는 7~9일 매일 출발하는 ‘겨울엔 온천 미’ 상품을 출시했다. 1박 2일 상품으로 서울에서 버스로 출발해 경북 영주의 부석사, 울진 불영사를 둘러보고 후포항에서 대게탕으로 저녁 식사 후 백암온천에서 1박한다. 둘째 날은 청송 주왕산과 안동 하회마을 등을 다녀온다. 13만 9000원. 같은 기간 백두대간 눈꽃 열차상품도 판매한다. 청량리역에서 기차로 출발, V트레인 협곡눈꽃열차와 분천역 ‘체르마트길’ 트레킹을 즐기고 돌아오는 당일 일정이다. 6만 9000원. (02)733-0882.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신화와 설화로 본 한국인의 정체성

    신화와 설화로 본 한국인의 정체성

    ‘신화와 설화는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묵직한 두 주제를 파고든 연극이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창작극 ‘달빛 안갯길’이다. 역사를 다룬 시대극이나 중극장 규모 이상의 창작극을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가운데 나온 작품이어서 주목된다. 작품은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수회가 조선 역사를 왜곡, 날조하던 1920년대 중반 경북 영주 부석사를 무대로 전개된다. 민갑완과 그녀의 외삼촌 이기현, 조선인 청년 이선규, 전설 속 인물인 선묘가 극을 이끌어 나간다. 민갑완은 영친왕과 약혼했지만 일제에 의해 강제 파약되고 다른 사람과의 혼인을 강요받자 외삼촌과 함께 부석사로 향한다. 상하이 망명 기회를 엿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부석사에서 조선사편수회 일원으로 일본인 사학자 소키치와 함께 부석사 발굴 작업을 진행하는 이선규를 만난다. 이선규는 민갑완 일행을 만나면서 일본 사학자들에게 교육받은 역사관이 흔들린다. 이 땅의 신화와 설화의 역사적 가치를 깨닫고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선묘는 이 작품의 중추 역할을 한다. 선묘는 용이 돼 의상 대사를 수호한 인물로, 부석사에 얽힌 전설 중 하나다. 극작가 신은수는 “선묘는 민갑완이 절망을 딛고 상하이까지 멀고 험한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며 “극 중 민갑완처럼 신화와 설화는 그것이 실재했든 아니든 사람들에게 확신을 줘 목표로 향하게 하는 강한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출가 신동인은 “선묘 등 전설이 깃든 부석사를 배경으로 민갑완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등장시켰다”며 “역사와 설화의 결합을 통해 일본이 허구라 주장했던 삼국유사 등 우리의 신화와 설화가 갖는 역사적 가치를 되새겨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남명렬, 조연호, 김왕근, 임형택, 정원조 등 중견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5만원. (02)3668-0007.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신라인이 재현한 ‘보드가야의 성도상’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신라인이 재현한 ‘보드가야의 성도상’

    ‘삼국유사’를 보면 경주 토함산 석굴암의 원래 이름은 석불사(石佛寺)였다. 석굴암이라고 하면 곧 인자하고 위엄 있는 모습의 본존불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나의 석굴에 조성한 석불사는 대형 사원을 방불케 하는 상징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삼국유사’는 이 상징 체계를 포괄하는 공간의 이름만 일러 주었지 본존불의 정체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본존불이 과연 어떤 부처님인가 하는 의문이다. ●석굴암 본존불은 석가모니불이 아니다? 석가여래설과 아미타여래설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비로자나여래설도 있었다. 1907년 석굴암이 다시 세상에 알려졌을 때 일본인 학자들은 석가여래라고 했다. 불상의 이름(존명·尊名)은 우선적으로 손모습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게 마련인데 본존불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짓고 있다. 참선에 들어 있는 자세에서 오른손을 무릎에 얹고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습이다. 수행을 방해하는 악마를 굴복시키며 깨달음을 이루는 순간을 상징한다. 하지만 항마촉지인이라고 모두 석가여래는 아니라는 데 묘미가 있다.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다. 한량없는 수명과 지혜를 가졌다는 아미타불은 무량수무량광불(無量壽無量光佛)이라고도 불린다. 무량수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다. 그러니 무량수전의 부처는 분명한 아미타불이지만 항마촉지인을 맺고 있다. 같은 이치로 석굴암 본존불도 꼭 석가모니불이라는 법이 없었다. 1980년대 어느 날 미술사학자인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당나라 승려 현장(600~664)의 ‘대당서역기’를 읽다가 익숙한 숫자와 마주친다. 현장은 부처가 깨달음을 이룬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리사를 방문했을 때 성도상(成道像)의 치수를 ‘대당서역기’에 적어 놓았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던 강 원장은 일제강점기 박물관의 일본인 건축직 촉탁 요네다 미네지가 측량한 본존불의 치수를 외우고 있었다. 무엇인가 의미가 있는 치수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석굴암에서 발견한 대당서역기의 흔적 ‘대당서역기’에 적힌 성도상의 치수와 요네다 미네지가 측정한 본존불의 치수는 각각 높이가 1장(丈) 1척(尺) 5촌(寸)과 1장 1척 5촌 3푼(分), 양 무릎 사이가 8척 8촌과 8척 7촌 9푼, 양 어깨 사이가 8척 2촌과 6척 7촌 8푼이었다. 곡선을 이루고 있어 기준점을 잡기가 어려운 어깨를 제외하면 거의 일치한다. 게다가 성도상은 본존불처럼 정동 쪽으로 앉아 있었다. 결국 석굴암 본존불이란 8세기 후반 신라 사람들이 1세기 전 중국에서 출판된 ‘대당서역기’를 읽고 신라 땅에 보드가야의 성도상을 구현하려 했던 노력의 산물이었다. 우리가 외래 종교인 불교를 얼마나 창조적으로 수용했는지를 보여 주는 놀라운 문화 교류의 증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렇듯 통일신라시대 문화의 수준을 보여 주고 석굴암의 가치를 높여 주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30년이 넘도록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통일신라에 재현한 보드가야의 성도상

    통일신라에 재현한 보드가야의 성도상

    ‘삼국유사’를 보면 경주 토함산 석굴암의 원래 이름은 석불사(石佛寺)였다. 석굴암이라고 하면 곧 인자하고 위엄있는 모습의 본존불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나의 석굴에 조성한 석불사는 대형 사원을 방불케하는 상징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삼국유사’는 이 상징 체계를 포괄하는 공간의 이름만 일러주었지, 본존불의 정체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본존불이 과연 어떤 부처님인가 하는 의문이다. 석가여래설과 아미타여래설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비로자나여래설도 있었다. 1907년 석굴암이 다시 세상에 알려졌을 때 일본인 학자들은 석가여래라고 했다. 불상의 이름(존명·尊名)은 우선적으로 손모습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게 마련인데 본존불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짓고 있다. 참선에 들어있는 자세에서 오른손을 무릎에 얹고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습이다. 수행을 방해하는 악마를 굴복시키며 깨달음을 이루는 순간을 상징한다.  하지만 항마촉지인이라고 모두 석가여래는 아니라는데 묘미가 있다.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다. 한량없는 수명과 지혜를 가졌다는 아미타불은 무량수무량광불(無量壽無量光佛)이라고도 불린다. 무량수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다. 그러니 무량수전의 부처는 분명한 아미타불이지만 항마촉지인을 맺고 있다. 같은 이치로 석굴암 본존불도 꼭 석가모니불이라는 법이 없었다.  1980년대 어느날 미술사학자인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당나라 승려 현장(600~664)의 ‘대당서역기’를 읽다가 익숙한 숫자와 마주친다. 현장은 부처가 깨달음을 이룬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리사를 방문했을 때 성도상(成道像)의 치수를 ‘대상서역기’에 적어 놓았다.당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던 강 원장은 일제강점기 박물관의 일본인 건축직 촉탁 요네다 미네지가 측량한 본존불의 치수를 외우고 있었다. 무엇인가 의미가 있는 치수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대당서역기’에 적힌 성도상의 치수와 요네다 미네지가 측정한 본존불의 치수는 각각 높이가 1장(丈) 1척(尺) 5촌(寸)과 1장 1척 5촌 3푼(分), 양무릎 사이가 8척 8촌과 8척 7촌 9푼, 양어깨 사이가 8척 2촌과 6척 7촌 8푼이었다. 곡선을 이루고 있어 기준점을 잡기가 어려운 어깨를 제외하면 거의 일치한다. 게다가 성도상은 본존불처럼 정동쪽으로 앉아 있었다. 결국 석굴암 본존불이란 8세기 후반 신라사람들이 1세기 전 중국에서 출판된 ‘대당서역기’를 읽고 신라 땅에 보드가야의 성도상을 구현하려 했던 노력의 산물이었다. 우리가 외래종교인 불교를 얼마나 창조적으로 수용했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문화 교류의 증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렇듯 통일신라시대 문화의 수준을 보여주고 석굴암의 가치를 높여주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30년이 넘도록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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