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석사
    2026-02-12
    검색기록 지우기
  • 운동량
    2026-02-12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구
    2026-02-12
    검색기록 지우기
  • 플랩백
    2026-02-12
    검색기록 지우기
  • 결핵
    2026-0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4
  • 특별한 새해맞이 2선/선상에서 사찰에서 새해 소망 빌어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계절.어디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데가 없을까.이른 새벽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남보다 한발짝 먼저 해를 맞는 선상일출은 어떨까.소복소복 눈이 쌓인 산사에서 하룻밤 묵으며 차분하게 새해를 설계해도 좋을 것이다.새해맞이 선상일출 및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선상 새해맞이 ●거문도,백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중에서도 제주도와 가장 가까운 섬.31일 송년의 밤과 새해 1일 아침을 맞이하는 1박2일 선상프로그램이 진행된다.31일 오후 여수항 출발,거문도에서 유람선으로 갈아타고 거문도 등대 및 낙조 감상,거문도 숙박,백도 앞바다 선상에서 일출제 행사 참여,거문도 육로관광 등이 포함돼 있다.2인1실 기준 11만 5000원.거문도관광여행사 (061)665-4477. ●정동진 골드코스트 유람선을 타고 정동진 앞바다에서 일출을 감상한다.강릉 금진항을 출발,아름다운 어촌마을인 심곡마을,모래시계공원 등 정동진 앞바다를 유람한다.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유람선을 따라 날아드는 갈매기를 벗삼아 관람하는 일출이 감흥을 자아낸다.일출 후엔 셔틀버스를 타고 정동진역,해돋이공원 등 인근 관광명소를 둘러본다.어른 1만 5000원,어린이 1만원.(033)644-5480. ●한려수도 유람선을 타고 한려수도의 빼어난 해안경치와 함께 일출을 감상한다.새해 1일 선상 해돋이를 위해 16척의 유람선이 모두 함께 바다로 나가는 대규모 행사를 연다.일출 조망후 연륙교,상족암,코끼리바위,동백섬 등을 유람하고 돌아온다.2시간 30분 정도 소요.어른 1만 5000원,어린이 8000원.삼천포유람선(055-835-0172·3). ●울산 간절곶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간절곶 앞바다에 쾌속 여객선 돌핀호를 타고 나가 일출을 감상한다.현대호텔 숙박,돌핀호 해돋이 감상,떡국 조식 등을 포함해 2인 기준 15만원.현대호텔울산(052)251-2233. ●보길도 뱃길 1일 새벽 완도에서 출발해 남해바다에서 일출 감상,보길도 윤선도 유적지 답사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선상에서 새해맞이 떡국 먹기,소원성취 풍선날리기 등도 진행된다.어른 2만원,어린이 1만5000원.소안농협(061)553-8188.◆새해맞이 템플스테이 서울 조계사,공주 마곡사,순천 송광사,양양 낙산사 등 전국 12개 사찰이 31일부터 새해 첫 날까지 템플스테이 행사 및 다채로운 새해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마곡사는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시간으로 자정 이전엔 한해의 반성을,이후엔 새해계획을 세우는 시간과 자신 및 가족,이웃에게 보내는 자비명상시간을 갖는다. 양양 낙산사에선 저녁 예불과 함께 새해 범종 타종 체험,발우공양,탑돌이,참선,다도 체험,촛불 행사 등이 이어지며,새벽엔 의상대에서 동해 일출 관람 시간을 갖는다. 경주 골굴사에선 동해안 문무대왕릉 앞 해맞이,선무도 기공 수련 등이 포함돼 있으며,서산 부석사에선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세상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사찰별 프로그램은 표 참조).조계종 템플스테이 담당(02)732-9925,720-7060∼4. 임창용기자 sdragon@
  • i 센터

    ●국민관광상품권 한가위를 맞아 ‘가족과 함께!100가족 여행 보내기’ 이벤트를 개최한다.이달 말까지 하나은행 전 영업점에 비치된 추첨권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가족당 최대 4명까지 100가족에게 무료여행 혜택을 준다.당첨된 가족은 부석사 답사,안면도 롯데오션캐슬,무박2일 보성차밭 및 백양사 애기단풍 여행,대둔산 케이블카 여행,민둥산 억새꽃 트레킹 등 5개의 테마여행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당첨 여부는 개별 연락을 통해 알려준다.(02)3444-8246. ●한국관광공사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홍보 대행사업을 전개한다.각 지자체로부터 실비 차원의 사업 경비를 넘겨받아 상품 개발 및 홍보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사업으로,첫번째로 수도권 5개 지자체(강원,서울,인천,경기,충북)로 구성된 수도권관광진흥협의회의 패키지 관광상품 홍보 대행을 맡기로 했다.(02)729-9618.한편 공사는 지난 2일 신한은행과 업무협정을 맺고,방한 외래 관광객들이 관광 및 숙박,음식 등의 경비를 카드 하나로 결제할 수 있는 선불형 전자카드 ‘Korea Travel Card’를 보급키로 했다. ●홍콩관광진흥청 중추절을 맞아 이달 말까지 빅토리아공원에서 다양한 연등축제를 연다.7∼16일 각양각색의 연등과 전통 장식품으로 공원을 화려하게 장식하며,10∼12일엔 66m 길이의 용춤 공연이 매일 3차례씩 펼쳐진다.또 올해 처음으로 화려한 연등으로 꾸며진 어선들이 빅토리아항구를 떠다니며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 ●자유여행사 여행상품을 예약한 고객에게 타이완 무료 여행권을 증정하는 ‘추석맞이 사은 대잔치’를 타이완관광청 협찬으로 실시한다.20일까지 출발하는 해외여행상품을 예약하는 고객들이 대상이다.총 40명을 추첨해 항공 및 숙식,현지 차량,입장료 등이 포함된 2박3일 여행권을 준다.여행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02)3455-0081.
  • 99칸 한옥서 바흐~비틀스 느껴보세요/ ‘칼 오르프 앙상블’ 14일 콘서트

    독일의 칼 오르프 앙상블은 한국을 방문하여 가장 특별한 경험을 한 연주 단체로 기록될 것 같다.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은 경상북도 청송 사람들도 마찬가지.해외 연주단체가 청송에서 연주회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서로에게 잊혀지기 어려운 경험이 되는 것은 음악회가 아주 특별한 장소에서 열리기 때문이다.흔히 청송 심부잣집이라고 불리는 아흔아홉간 송소고택(松韶古宅)은 14일 하루만큼은 운치있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이 앙상블은 ‘카르미나 부라나’로 알려져 있는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1895∼1982)의 이름을 딴 것.독일 하노버음악학교 부설단체인 이 앙상블은 최근 한국에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오르프의 음악교육 프로그램 ‘슐베르크’에 따라 교육받은 28명의 청소년 단원으로 이루어졌다. ●수도권서 이미 4차례 자선공연 이 앙상블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과 경기도에서 4차례 자선 연주회를 가졌다.12일에는 경북 영주로 옮겨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돌아보고,오후 5시 시민회관에서 한 차례 공연한 뒤 천년고찰 부석사에서 하룻밤을묵으며 참선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13일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송소고택에 여장을 풀며 저녁에는 기악합주와 민요,사물놀이,판소리,살풀이로 이루어진 대구지역 국악인들의 한국전통예술을 관람한다.칼 오르프 앙상블의 한옥 콘서트는 14일 오후 7시30분에 열린다.큰 사랑채와 안채에 면한 뒤뜰이 연주회장.뒤뜰 한가운데는 오래된 감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는데,이 감나무를 중심으로 임시 무대가 마련된다. 칼 오르프 앙상블의 악기구성은 실로폰과 하모니카와 플루트,아코디언,클라리넷,기타와 각종 타악기 등이다.레퍼토리는 바흐부터 비틀스까지 다양하다.지휘자 울리히 리스타우가 이 앙상블을 위하여 특별히 편곡한 곡들이 주류를 이룬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도 들려줘 오르프의 ‘슐베르크’ 가운데 몇곡과 루마니아와 세르비아의 민속음악,탱고 ‘라 쿰파르시타’,테오도라키스의 ‘희랍인 조르바의 춤’,바흐의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인 마이 라이프’ 등 비틀스의 히트곡과 ‘사랑은 아무나 하나’ ‘그리운 금강산’ 같은 우리 노래들도 들려준다. 한편 영조 시대 2만석지기였다는 심처대(沈處大)의 후손 송소 심호택(松韶 沈琥澤)이 1880년경 지은 것으로 전하는 송소고택(경상북도 민속자료)은 최근 일반인들이 묵을 수 있는 한옥체험관으로 개방됐다.한국수입업협회와 뉴코리아진흥이 초청한 칼 오르프 앙상블의 연주회는 무료.송소고택 (054)873-0234,songso.co.kr. 서동철기자 dcsuh@
  • ‘황동규 12번째 시집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지난해 말의 일이다.본사 신춘문예 시부문 본심을 맡아 최동호 시인과 함께 심사를 하던 황동규(사진·65) 시인이 이런저런 얘기 끝에 우연찮게 최 시인의 말에 묻어나온 ‘우연’이라는 말을 집어들더니 대뜸 무릎을 탁,치며 반색했다.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이거 어떻습니까.” 최 시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숙제 하나를 해결했다는 표정으로 흐뭇하게 웃던 그의 모습이,출판사에서 보내온 그의 열 두번째 시집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문학과지성사 펴냄)의 활자 사이에 실루엣처럼 어리며 생명으로 부활하고 있었다.그때 그는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시인 황동규.그는 초월의 시인이다.해탈이라는 종교적 의미의 초월보다는 탈속에의 기대와 희망으로 사는 시인이라는 의미다.사실 그만큼 현실 그 이상으로의 초월에 몰입하는 시인이 또 있을까. 이런 그의 초월 지향성은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다오.’라고 했던 연작시 ‘풍장’에서 흰 속살을 드러냈지만 지난해 발표한 시 ‘탁족(濯足)’에서도 ‘차마 신선일 수 없어 신선연(神仙然)이라도 해야 하는 시인’의 모습으로 시화되어 나타난다. 부석사 뒤편 오전(梧田)약수 골짜기,몸은 울창한 청계(淸溪)에 두어도 결국은 모기 같은 미물에까지 마음을 할애해야 하는 인간의 세속성,그 세속성에 경악의 세뇌(洗腦)처럼 쏟아붓는 시인의 각성이 얼마나 서늘한가.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이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풍장’ ‘악어를 조심하라고?’ 등을 통해 영혼의 고뇌와 방황을 읽었던 이들은 이후 ‘외계인’과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 등 모노레일 같은 외길을 따라 어떤 이물감도 없이 새 시집 ‘우연에…’에 연착륙할 수 있다.그가 시를 통해 줄곧 그려온 하나의 선(線)이 그의 시를 읽은 이들에게 또렷한 궤적,이를테면 그의 시가 갖는 항상성으로 각인된 때문이다. 평론가 오생근은 이런 그의 시세계를 ‘사랑과 반역을 꿈꾸는 시와 시간’이라고 해석한다.그의 시가 “성과 속,일상과 예술,범인과 위인,마음과 풍경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찰로 영원의 감각을 탄주해낸다.”는 시각이다. 올해로 서울대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하는 시인은 새삼 고백해야 할 그 무엇이 있어 새 시집에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는 로맨틱한 회상 같은 제목을 붙였을까.삶을 일컬어 “죽음이 타는 심지”라고 설파했던 그가. 심재억기자
  •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산에 들다’ (이안빈)

    세월 밖 먹 울음을 안으로 되 재우며 가슴속 묻어둔 불씨 봄 풀처럼 돋아나와 돌부처 앉은 자리에 꽃들을 피워낸다 일주문 주련글씨 일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씀이 귀(耳)로 남아 생각은 되돌아 온다 눈물도 영글다 보면 사리되어 굳는가 한 생을 종이 접듯 세월을 비워두고 살라지만 뜨신 피 무지개 되어 빈 하늘에 부표로 뜬다 마음이 산에 가 닿으면 그리움도 헹궈질 것을 ◆당선소감 세상의 색깔은 빛과 어둠이다.나는 지금 깊은 터널의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한 걸음씩 옮기고 있다. 대학 초년시절 선배와 동료들이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이제는 육군의 신병으로서 겪어 나가는 값진 경험들이 빛을 향해 나가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다. 언젠가는 빛과 어둠이 둘이 아닌 하나로 어우러져 이글거리는 태양으로 온 천하를 환히 비추는 그런 날이 있을 터이다. 수없이 많은 고뇌와 삶에 대한 물음들이,거대한 짐승의 껍질 같은 소각로에다 나의 창작노트와 수첩을 연기로 날려버린 이후에도 계속 자라나고 있다. 나에게 가장 큰 스승은 아버지와어머니셨다.오늘의 이 기쁨과 영광을 두 분께 송두리째 안겨드리고 싶다. 시인이 될 때 등 두드리며 문을 열어주신 설악산의 조오현 은사님과 시조시인으로 이끌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머지않은 날에 해가 되고,달이 되어 환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약력 81년 서울생 원광대 문창과 2년(휴학중) 육군 현역 복무중 ◆심사평 올해 시조 부문 당선작은 이안빈씨의 ‘산에 들다’로 결정하였다.예년에 비해 작품 응모 편수가 엄청 불어났고,작품 수준 역시 그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키가 훌쩍 커버린 것 같았다.최종심에 오른 작품들은 어느 것을 골라도 예년의 당선작 수준을 웃돌 만큼 남다른 개성과 성취를 보여주고 있었다. ‘봉암사 마애보살좌상’(위철)과 ‘부석사 무량수전’(전진환)은 소재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이었다.유·불·선(儒·佛·仙)을 숭상하는 우리 정서상 불교사상은 높은 가치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지만,어느 작가의 소설 ‘부석사’이후 근자에 불교 소재가 문학작품 주제로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 두 작품도 그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그러므로 ‘참신한 맛’이 덜했다. ‘쐐기풀 옷 한 벌조차’(노영임)는 작품의 짜임새는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연초에 신문지상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신춘문예의 특성상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보다 밝고 진취적 메시지가 돋보이는 것이다.‘우담화’(정평림)는 이른바 옴니버스시조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옴니버스시조(혼작 연형시조)는 내공을 많이 쌓아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특히 사설시조의 구성 요건인 서사구조,복선(伏線),걸쭉한 입담,웅장한 스케일,극적 줄거리를 엮어내는 가락,갈등구조,풍자정신,말 엮음,휴지(休止),종장의 대반전 효과 등을 고루 갖추어야 하는데 그만 그것을 놓치고 말았다.당선작 ‘산에 들다’는 범상한 소재를 범상하지 않게 요리한 시조솜씨가 색다른 특색으로 다가왔다.사물에 대한 천착과,사물을 바라보는 진지한 태도가 이 신인의 매력으로 보였다. 이근배·윤금초
  • 경북 영주 부석사/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1000년 세월을 듣는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에 있는 부석사에 가려면 귀찮더라도 예습부터 할 일이다.여느 사찰에 가듯 뒷짐지고 두어 바퀴 거닐다가,학창시절 국사 교과서에 나왔던 그 유명한 무량수전 앞에서 기념사진 몇 컷 찍고 나오기엔 부석사 나들이가 너무 허망하다. 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대사가 왕명에 의해 창건했다는 부석사는 한국전통건축의 고전(古典)으로 꼽히는 사찰이다.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도 법등이 끊이지 않았던 역사성,독특한 공간구조와 장엄한 석축단,당당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을 갖춘 세련된 건물들. 부석사엔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석등,조사당,소조여래좌상,조사당벽화 등 5점의 국보와 3층석탑 등 4점의 보물이 있다.이중 부석사를 대표하는 것은 대웅전격인 무량수전이다.고려 현종 7년(1016) 원융국사가 중건했다.무량수전의 압권은 부드럽고 탄력적인 곡선미를 보여주는 배흘림 기둥과 팔작지붕이다. 거칠게 다듬어진 주춧돌 위에 세운 기둥의 지름 사이즈는 34-49-44㎝.기둥머리에서 미끄러지듯 아래로 내려오면서 굵어졌다가 다시 가늘어지는 배흘림은 팔작지붕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일직선이 아닌 정사각모양으로 돌려 쓴 무량수전(無量壽殿) 현판은 고려 공민왕의 친필이다.특이한 것은 무량수전에 오르려면 누구나 ‘극락’의 뜻이 담긴 ‘안양루’란 누각 밑 계단을 걸어올라야만 한다는 것.불자들은 부처님을 만나거나 극락에 오르는 길은 신분의 고귀함이나 미천함에 관계없이 평등하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안양루는 무량수전 앞마당 끝에 놓인 누각이다.이 건물은 위쪽과 아래쪽에 달린 편액이 다른 데 무량수전 앞마당과 이어진 위쪽엔 ‘안양루’,위로 오르기전 입구엔 ‘안양문’이라고 씌어 있다.무량수전에 오르기 전엔 ‘문’이고,오르고 나서는 ‘누각’인 이중의 기능을 부여했다.안양루에 서면 발아래 엎드리듯 모여 있는 경내 건물들의 지붕들,그리고 멀리 펼쳐진 소백의 연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부석사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이다.그래선지 옛부터 많은 문인들이 안양루에 오르면 끓어오르는 시심(詩心)을 참지 못하고 적지않은 시문을 남겼다.그중 방랑시인 김병연 등 몇몇이 지은 시문은지금도 누각 안에 걸려 있다. ‘평생에 여가없어 이름난 곳 못봤더니/백수가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우주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백년동안 몇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세월도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안양루에서 발 아래 경치를 감상하며 김병연의 시구를 읇조려보는 것 하나만으로도 부석사 나들이는 보람이 있다. 영주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 가이드 *가는 길= 풍기를 들머리로 잡는 것이 편하다.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빠져나와 931번 도로를 타면 된다.30분 정도 달리면 소수서원,순흥향교 등을 지나 부석사에 닿는다.풍기서부터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일단 버스나 기차를 타고 영주 또는 풍기로 간 다음 부석사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숙박 및 먹거리= 주차장 인근에 명성식당(054-633-3262) 등 민박을 겸한 식당이 몇 군데 있다.좀더 깨끗한 곳에 묵으려면 부석사 입구의 코리아나호텔(633-4445),또는 풍기,영주시내 호텔이나 모텔을 이용하면 된다. 부석사 인근 식당에선 산채비빔밥을 주로 낸다.조금만 시간을 내 풍기로 가면 인삼정식,인삼갈비 등 인삼을 재료로 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인근 가볼만한 곳= 신라 선덕여왕 때 두운조사가 창건한 희방사,조선 중종때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소수서원,의상대사가 부석사 터를 구할 때 초막을 지어 기거하던 자리에 지었다는 초암사 등이 찾아볼 만하다.소백산 옥녀봉 기슭에 자리잡은 자연휴양림에선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문의 영주시 관광담당(639-6062). ■둘러 볼만한 곳/ 벽화·불상… 예술혼에 감탄 꼭 문화유적 답사가 아니라도 일단 부석사를 찾는다면 무량수전과 안양루 이외에도 아래의 몇가지는 눈여겨 둘러보자. 먼저 부석사 창건 당시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무량수전 앞 석등.화려한 귀꽃 장식과 세련된 보살상 조각이 감탄을 자아내는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대표적 석등이다. 조사당은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조사의 초상을 안치한 곳이다.정면 3칸,측면 1칸 규모의 작은 전각으로 소박하고 간결한 느낌을 준다.희귀하게도 건물내부 입구 좌우에 보살상,사천왕상이 남아 있다. 조사당 앞엔 이중 철창 속에서 보호받는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 나무가유명한 ‘선비화’다.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은 뒤 가지와 잎이 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선비화 잎을 따 삶은 물을 마시면 아들을 얻는다는 믿음이 생겨 뭇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철창으로 보호하게 되었다. 조사당 벽면에 그려졌던 조사당 벽화는 고려 회화사에 귀중한 연구자료로평가되는 작품이다.불명(佛名) 미상의 보살상과 다문천왕상 등을 담은 이들벽화 6점은 고려조 예술이 지니는 아름다운 선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무량수전에 모셔져 있는 소조여래좌상은 신라시대의 양식을 계승한 고려 초기의 걸작으로 꼽힌다.소조(塑造)상으로는 최대,최고의 불상으로,두꺼운 입술에서 고려불의 특징이 엿보인다.특이한 점은 불상이 정면이 아닌 측면,즉 동쪽을보고 앉아 있는 것으로,호국을 기원하는 뜻으로 서라벌을 향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 ‘템플 스테이’ 상설화, 33개 사찰 아시안게임까지 연장

    월드컵 기간중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사찰에 머물면서 사찰체험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실시된 ‘템플 스테이’(Temple Stay)가 상시 운영될 전망이다. 10일 조계종·태고종 등 불교계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에 템플 스테이를 운영한 33개 사찰이 오는 10월 아시안게임 기간에 확대전개키로 의견을 모아 사실상 템플 스테이를 상설화했다.조계종 통도사와 범어사,천태종 삼광사 등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부산 지역 사찰들이 템플 스테이를 다시 열기로 한 것을 비롯해 나머지 사찰들도 템플 스테이 상설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예산 수덕사와 강릉 낙산사,서산 부석사 등이 템플 스테이 운영사찰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전국에서 템플스테이를 실시할 사찰들이 늘어나자 조계종 포교원은 템플 스테이 안내 비디오와 CD를 제작,60여 해외사찰에 배포하는 것을 비롯해 각국대사관에 이를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관광공사 해외지사도 이 사업을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5월20일부터40일간 전국 33개 사찰에서 열린 월드컵 템플 스테이에는 900여명의 외국인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국가별로는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순으로 많았으며 사찰별로는 전등사 약천사 송광사 통도사 해인사 무각사 순으로 외국인이 많이 찾았다. 조계종 포교원은 “월드컵 기간중 템플스테이 참여자 수는 기대에 다소 못미쳤지만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새로운 관광자원을 발굴한 것이 성과”라며 “각 사찰은 물론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등도 템플 스테이를 항구적인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중앙고속도 개통 이후 효과 ‘톡톡’

    중앙고속도로 개통 이후 경북 북부지역이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북도에 따르면 중앙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된 지난해12월14일부터 올 4월 말까지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영주,풍기,남·서안동,예천,의성,군위 등 북부지역 IC의 통과 차량이 4만 523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8% 증가했다. 이로 인해 부석사·소수서원·소백산 등 영주지역을 찾은관광객은 39만 2707명으로 예년보다 250%나 증가했고,안동지역도 58만 2699명으로 53.6% 늘었다. 관광객 증가에 따라 지역 특산품의 매출액도 급증해 풍기인삼의 경우 올들어 3월 말까지 32억 4500만원어치를 판매,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나 많았다. 또 군위종합유통센터는 올들어 4월 말까지 294억 22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에 비해 67.6% 늘어났다. 이와 함께 중앙고속도로 인근 11개 시·군의 농공단지 평균 가동률은 IMF 직후인 98년 1·4분기 78.9%에서 올 같은 기간에는 89.1%로 10.2%포인트 상승했다. 이밖에 우등고속버스 노선 등이 신설돼 안동과영주버스터미널 이용객이 8% 가량 증가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중앙고속도로 개통 뒤 관광수입 증가로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격차가 크게 해소되었을 뿐만 아니라유교문화에 따른 보수폐쇄주의적 주민사고도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경북 사과 맛보러 오세요”

    ‘사과는 역시 경북산(産)이 으뜸’ 전국 최대의 사과 생산지인 경북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판촉활동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의성군 등 경북 북부지역 지자체들에 따르면 본격적인 사과 수확철을 맞아 지역 사과의 우수성 홍보와 판촉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동시는 오는 20일부터 6일간 안동사과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로개척을 위해 안동과 서울 신계백화점에서 ‘안동사과 엑스포 2001’행사를 연다. 사과 엑스포에서는 안동사과 전시 및 품평회를 비롯,사과요리 전시회와 ‘도전,사과 기네스’등 사과를 주제로 한각종 홍보·판촉행사가 마련된다. 행사기간중에는 서울 등 대도시 소비자들을 초청해 사과를 직접 따는 체험행사를 갖는다. 영주시도 소백산 일대에서 생산된 영주사과 홍보를 위해최근 시 캐릭터인 ‘선비촌’을 새긴 사과 포장재 100만매를 제작해 농가에 보급했다. 또 오는 20,21일 이틀간에 걸쳐 부석면 일대에서 ‘부석사과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사과 재배면적이 3,520㏊로 전국 최대 규모인 의성군도 ‘의성사과’홍보를 위해 지난 5월 사과꽃 축제를 개최한데이어 버스 승강장 200여곳에 의성사과 홍보 부스를 설치했다.또 차량 통행이 많은 단촌·봉양 면소재지에서는 대형홍보간판을 설치해 의성사과를 홍보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인천,대구 등 대도시 220여개 자매단체와 공동으로 의성사과 홍보·판촉전을 갖고 아파트 부녀회 등과의 직거래도 추진하는 한편 리콜제를 도입하는 등 제품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의성 김상화기자 shkim@
  • 추석연휴 어디 떠나볼까

    추석 차례상을 물리고 나면 하릴없어지는 게 도시인들의 생리.이럴 때 가족끼리 손잡고 멀리 떠나보는 건 어떨까.답사여행 단체들은 추석연휴를 이용한 특선상품을 내놓고 있다. 우리여행사(02-733-0882)는 1∼3일(1박) 남해안과 동해안을 일주하는 여행상품을 13만5,000원에 내놓았다.거제 학동 몽돌해변에서 해금강 외도,영덕 강구항,울진 백암온천,안동 하회마을,영주 부석사를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답사춘추(02-2274-7942)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매일 2박3일과 3박4일 일정으로 억새꽃 일렁이는 제주도 해안을 일주하고 우도 8경을 돌아보는 상품을 29만5,000원에 판매한다. 세계여행클럽(02-2273-7511)은 29일과 30일 2박3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죽도를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20만9,000원에 판매하고 옛돌(02-2266-1233)은 29∼30일(1박) 백령도 두무진과 심청각,콩돌해안,사곶 천연비행장을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16만7,000원에 마련했다. 테마캠프(02-735-8142)는 29∼30일(무박) 정동진과 강릉 참소리박물관,대관령 양떼목장,방아다리 약수터 단풍 등을즐길 수 있는 5만2,000원짜리 상품을 내놓았다.
  • ‘오색산수전’ 여는 한국화가 정종미씨

    “조선시대 화가 안견은 수묵(水墨·빛이 엷은 먹물)을 통해 이상향을 표현했지만 저는 우리의 ‘전통색’을 통해 이상을 담으려 합니다.” 홍화(붉은 색),쪽(쪽빛),황벽(누른 색) 등 식물에서 짜낸전통색을 이용해 산수의 모습을 추상화로 그려내는 작가 정종미(44).그가 오는 10월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오색산수’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다.전시작품은 30호부터 500호까지 25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보다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가 좋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보다 영주 부석사의 조사당벽화가 훨씬 아름답습니다.” 그가 그린 작품들 가운데 ‘몽유도원도’‘몽유고서도’‘황룡사지’ 등 ‘옛 것들’이 포함돼 있는 이유를 유추해 볼 수있는 대목이다. “제가 사용하는 재료는 우리 선조들이 불화와 민화,공예품 등에서 사용했던 것들입니다.지금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런 재료들을 발굴,연구하고 새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서양화가 표현해내지 못하는 독특한 색감과 질감의 예술세계를 형성하자는 것이지요.” “한지를 만져 보셨나요.얇으면서도 그처럼 부드럽고 질긴것은 없다는 게 서양 사람들의 얘기예요.종이 성격이 마치생활력 있고 강인한 한국 여성같이 느껴져요.” 그는 90년대 중반 미국 뉴욕으로 연수하러 갔다.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전 세계의 그림들이 집결된 미국 미술시장을 보고 나서,전통 회화와 공예에 관한 연구와자부심을 통해서라야만 세계 속에 설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그는 “전통 회화 특히 산수의 경우 수묵화에 너무 익숙해있어서 우리의 산과 물이 마치 흑과 백으로 돼 있는 것처럼착각해 왔다”면서 “전통 고구려 벽화,고려 불화,조선 민화,도자기,공예,염색 등에서 나타나는 색에 대한 감각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한다.흔히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하지만 선조들의 색감은 탁월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먼저 종이를 염색한 다음 종이의물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듬이질을 하는 것입니다.그 위에 채색이 올려지고 몇 날을 불려서 갈아 만든 콩으로 장판지를 만들듯 콩땜을 합니다.쪽,홍화 등으로 물을 들이기도합니다.” 그는 “이렇게 하면 화면에 미묘한 색들이 깊이있고 투명하게 겹치고 떠오르며,독특한 재질감이 배 나오게 된다”고 말한다.마지막으로 염색한 모시와 삼베,다른 한지들을 콜라쥬(화면에 붙임)해 질감과 공간감을 확장시켜 나가게 된다. 그는 추상산수화를 그리기 위해 고구려벽화,고려불화,민화등을 8년간 연구했고 지난해 여름 ‘우리 그림의 색과 칠’이라는 책을 냈다.홍콩에서 발행되는 미술잡지 ‘아시안 아트 뉴스’ 올해 첫호 표지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02)720-6474유상덕기자 youni@
  • 오주 광주시의장 부부 나란히 석사

    오주(吳洲)광주시의회 의장과 부인 남영숙(南英淑)씨가오는 25일 전남대 행정대학원과 농과대 대학원에서 나란히석사학위를 받는다. 오 의장은 ‘광주비엔날레의 발전 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95년 첫 행사부터 지난해 3회 대회까지 성공적으로치러낸 ‘광주비엔날레’를 기획·운영·조직구조·재정·환경·독창성 측면 등에서 분석,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또 예술인,문화예술전문가,관료집단,시민단체 등이 공동참여해 제3회까지 이어져온 행사가 지역발전과 국제적 행사로 영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 부인 남씨는 농과 조경학과 대학원에서 ‘장미의 화색에따른 이미지 조사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아 만학의 부부석사가 탄생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국내 첫 아시아 건축회화전

    “누구나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을 강조합니다.하지만 막상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아요.개인전을 여는 경우는 더욱 없지요.이번 전시를 통해 50년 가까이 해온 고건축 회화작업을 결산해보고 싶습니다.” 원로 오승우화백(71·예술원회원)이 국내 첫 아시아 건축회화전을 연다. 6월 8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는‘동양의 원형’전. 개인전으로는 95년 ‘한국의 100산’전이후 6년만이다. 출품작은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13개국의 옛 사원과궁전 등을 그린 유화 100여점. 한국건축은 경복궁 근정전,창덕궁 돈화문,수원화성,석굴암,부석사 무량수전,금산사 미륵전,운주사 석불,통도사 금강계단 등 2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작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80여점이 이르는 외국건축물이다.중국 베이징의 쯔진청(紫禁城), 티베트 라사의 포탈라궁전,인도의 타쿠르바리 사원,인도네시아의 브람바난 사원,일본 나라의 호류지(法隆寺)와 도다이지(東大寺),교토의 기요미즈테라(淸水寺) 등이 포함돼 있다. 불교 분위기가 강한 집안에서 자란 오 화백은 선친 오지호화백의 권유로 20대 후반부터 불교 건축물을 그렸다. 이어고궁으로 소재의 범위를 넓혔다. 그가 처음 찾은 곳은 해남대흥사 대웅전이다. “황금색을 두른 불상과 그 위의 적색일산(日傘),그리고 원색의 후불탱화는 마치 별천지 같은 황홀감을 안겨줬다”는 게 그의 회고. 이 대흥사 그림이 1956년 5회 국전에 입선하면서 지금까지 옛 건축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국내에서 더이상 건축그림의 대상을 찾지 못한 그는 요정(妖精),민속놀이,산 등으로 소재를 바꾸기도 했다.그러나 고적 시리즈에 대한 미련은 그의 눈을 외국으로 돌리게 했다. 지난 96년 베이징에 도착한 그는 1년동안 그곳에 머물며 무려 40여점의 작품을 그렸다. 이번 전시작의 절반은 중국 그림이다. 중국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네팔·인도·태국·미얀마·일본 등 아시아 전역을 다니며 그림을 그렸다.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아봤지만 건축물 그림을 그리는작가는 일본밖에 없었다”는 그는 “이번 전시가 건축회화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말했다. 김종면기자 jmkim@
  • 경북 봉화 청량산 “육육봉 비경…”

    속리(俗離)란 그렇게도 힘들고 벅차기만 한 것일까. 경상북도 내륙 깊숙히 웅크린 봉화의 청량산.백두대간에 걸친 죽령을힘겹게 넘어 봉화에 닿은 뒤 한참을 내달려야 비로소 청량산 자락에이를 수 있다.서울을 등진 지 5시간만이다. 등산로 들머리에서 보면 산 몇부리밖에 보이지 않는다.도대체 어디에절이 숨어있을까. 원효와 의상 같은 큰 스님들은 어찌하여 이 산자락을 찾아들었을까.신라의 최치원과 김생 같은 대문장가들은 말할 것도없고 한 시대를 호흡하며 첨예한 논쟁을 벌였던 주세붕과 퇴계 이황이 이곳을 찾아든 인연은 또 어떻고…. < 원효·최치원·이황 인연 깃들어 >이곳은 태백산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청량산자락을 휘감아돈다.강을건너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다소 가파른 길이 나온다.절에 쉽게 닿는길이긴 하지만 이 산자락의 온전한 멋에 흠뻑 빠져들기에는 부족함이많다. 조금 더 오르면 입석이란 등산로 들머리가 나온다.건너편 축융봉의 결기찬 능선을 ‘꾸욱’ 누르며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15분쯤올랐을까. 축융의 봉우리가 발밑에 이르렀다고 느낄 때쯤 바람이 마중나오는 산모퉁이를 만난다.고려말 공민왕의 아내 노국공주가 기도를 올렸다는응진전(應眞殿)이다. 간간이 눈이 쌓여 미끄러운 벼랑길을 조심스레 옮기다보니 주변 풍광을 헤아릴 여유가 없다.그러다 천길 벼랑끝,어풍대(御風臺).문득 탄성이 터져나온다.“청량이다!” < 기암·노송 천길 벼랑끝 어풍대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곳 청량의 비경을 ‘밖에서 바라보면 다만 흙묏부리 두어송이 뿐이나 강건너 골 안에 들어가면 사면에 석벽이 둘러있고 모두가 만길이나 높으며 험하고 기이한 것이 이루 형용할 수가 없다’고 했다. 청량은 여섯봉우리 내산과 여섯봉우리 외산으로 나뉘어있다.금탑과축융 등 외산에 가려 자소를 주봉으로 한 내산의 아름다움은 밖으로드러나지 않는다. 한뼘 땅뙈기도 없을 만큼 가파른 협곡이 여섯 봉우리아래 펼쳐지고기암과 노송,흰 눈발이 어우러진 일대 파노라마가 펼쳐진다.억,숨이막힐 지경이다.퇴계는 이 절경을 두고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흰기러기뿐”이라고 읊었다.이 골짝에 깃들었던 암자만37곳이 넘었다고 하니 경읽는 소리 또한 대단했으리라. < 도산십이곡 지어진 오산당 >그 소리를 찾아 오솔길을 내려온다.아이젠을 깜빡 잊고 온 길손들은엉덩이로 썰매를 탄다.이윽고 오산당.퇴계가 은거하며 도산십이곡을지었고 성리학 체계를 다듬은 곳으로 알려져있다.오산당 옆에 원로산꾼 이대실씨(62)의 초막이 있다.천명(天命)을 안다는 나이 오십에그는 아들내외와 아내에게 번듯한 예식장 빌딩 등 온 재산을 물려주고 산에 들어왔다. 중3때 청량산을 처음 찾아 홀딱 반해 비구니스님밑에서 나무를 하며한달을 버텼다.아예 스님이 되겠다고 했더니 “이 썩을 놈아,도회지나가서 잡질이나 해”라고 쏘아붙였단다. 산을 울며 내려가며 ‘언젠간 꼭 이산에 들어와 살겠다’고 다짐을했는데 말이 씨가 돼버렸단다. 하모니카도 불고 대금도 불고,산막을 오가는 이들에게 아홉가지 약초를 달여 끓인 약차를 대접한다.돈은 받지 않는다.험한 산비탈을 오르다 조난당한 이를 구하는 일도 그의 몫. < 청량사 유리보전 종이 부처님 >다시 오산당을 나와 두갈래 길을 만난다.위로는 김생이 은거하며 공부했다는 김생굴을 거쳐 경일봉에 오르는 길이고 아래로 내려가면 청량사다. 청량사 본전격인 유리보전에는 특이하게도 종이로 만든 부처님이 모셔져있다.유리보전 앞 삼각우총.절을 처음 세울 때 뿔 셋 난 큰소가이곳에서 비탈을 골랐고 불사가 끝나자마자 이 자리에 죽어 묻혔다는전설이 전해온다. 유리보전 아래 범종루가 있고 그아래, 주지인 지현스님이 절을 찾아온 이들의 쉼터로 지었다는 전통찻집 안심당이 있다.이 집 기둥에는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란 화두가 적혀 있다. 여기서도 찻값은 보시로 받는다.바람은 무얼 뜻하고 소리는 무얼 뜻할까.겨울바람이 차다.돌아오는 길에 청량사가 자꾸 눈에 밟히는 것은 또 어떤 인연일까. 봉화 임병선기자 bsnim@. * 봉화 청량산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나들목을 거쳐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나들목으로빠져나와 단양을 거쳐 영주,봉화에 이른다. 봉화읍으로 들어가지 말고 좌회전해 삼계사거리에서 직진한다.철길아래를 지나 오른쪽의 주유소를 보고 918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하면청량산 도립공원 이정표가 나타난다. 봉성토속음식단지를 지나 35번국도와 만나면 다시 우회전하고,11㎞쯤 직진하면 매표소가 나온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안동이나 봉화로 간 뒤 수시로 운행되는 시내버스를 이용한다.청량산 자락은 워낙 비탈진 탓에 눈이 조금만 내려도 미끄럽다.아이젠을 꼭 챙길 것.한겨울에는 유리보전이 있는 자소봉 외에는 오를 수 있는 봉우리가 거의 없다. 솔잎에 얹어 소나무숯불로 구워낸 암퇘지고기가 맛깔난 봉성 숯불돼지구이 마을에 꼭 들러야 한다.1인분에 4,000원인데 푸성귀와 토하젓,밑반찬들이 푸짐하다.대처에선 맛볼 수 없는 넉넉한 인심으로 한 상그득하다. 오시오식당(054-672-9012) 등 8곳이 성업 중이다. 절을 나와 남쪽으로 8㎞쯤 가면 온혜온천이 나온다. 겨울산행으로 얼어붙은 심신을 녹일 수 있는 작은 온천이다. 7㎞쯤 더 남하하면 안동호가 나오고 그 곁에 도산서원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영주 부석사와 주세붕의 소수서원을 들러도 좋다. 청량사(054)672-1446,응진전(054)673-5275,오산당옆 산꾼의 집(054)672-8516청량산휴게소(054-672-1447)에선 잠도 잘 수 있고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 신경숙씨 중편 ‘부석사’ 이상문학상

    소설가 신경숙씨(38)가 문학사상사 제정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로 16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중편 ‘부석사’이며 이 작품은 “음악적이고 회화적인 두요소를 구사해서 서사예술의 차원을 한 단계 높여준 수작”이라는 심사평(이어령)을 받았다.상금은 3,000만원.시상식은 오는 11월말에 열린다. 신씨는 전북 정읍 출신의 인기 작가로 지난 85년 등단한 뒤 소설집‘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장편소설‘깊은 슬픔’‘외딴 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 등을 발간했다.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21세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서체로 찾는 한국문화의 뿌리

    지금까지 단순히 건축물의 일부로 인식되어온 편액과 주련을 모은 책이 처음 나왔다.대한불교진흥원이 전국의 주요 사찰에 걸려있는 편액과 주련의 뜻과 연대,글쓴이,평을 곁들여 펴낸 ‘한국사찰의 편액(扁額)과 주련(柱聯)’이 바로 그것이다.편액과 주련은 흔히 사찰에서 볼수 있는 현판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예로부터 궁궐과 사원,서원,향교 뿐만 아니라 일반 양반가옥에서도 널리 사용돼 왔다. 상·하권 1,100쪽에 200여 사찰의 편액 2,000개와 주련 300개를 수록했다. 상권은 서울과 인천·경기,강원,대전·충청,충북,광주·전남지역,하권은 전북,대구·경북,부산·경남지역의 사찰중 대표적인 것들을 망라했다. 편액의 종류는 산문입구 일주문에 걸려있는 ‘산문사액’과 ‘일반사액’,사찰의 성격을 나타내는 ‘사격편액’,건물명칭을 뜻하는 ‘당우편액’등으로 구분된다.형식도 변죽없이 납작한 것,변죽을 사방에 단 것,통판에 변죽을새겨넣은 것,나무를 켠 그대로 만든 것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사찰 편액으로는 양산 통도사의 대웅전에 흥선대원군,구하(九河)스님이 각각 쓴 것과 신라 명필 김생의 글씨로 알려진 공주 마곡사 ‘대웅보전(大雄寶殿)’을 들고 있다.고려시대 공민왕이 쓴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無量壽殿)’,이순신장군의 여수 흥국사 ‘공북루(拱北樓)’,추사 김정희의영천 은해사 ‘대웅전’,조선 정조의 해남 대흥사 ‘표충사(表忠祠)’등도유명하다. 주련은 편액에 비해서 역사가 오래되지 않으며 원형이나 배흘림 기둥에 걸기에 적합하지 않아서인지 그다지 많지가 않다.화엄경 법화경 등 경전과 고승의 어록,게송,자작시 등이 주된 내용.양식은 평판과,기둥에 걸 수 있도록뒤를 파내 둥글게 한 것으로 구분한다.검은 판목에 흰 글씨만 쓴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판목 위·아래에 연꽃과 잎새무늬를 장식한 것들도 있다.현재 쓴사람(書者)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주련은 경기 남양주시 흥국사 만월보전의 주련과 경남 합천 해인사의 수다라장 입구 협문 주련이다. 지금까지 지정된 문화재는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83호인 봉은사 판전(板殿)편액이 유일하다.대한불교진흥원 관계자는 “편액과 주련은 사찰형태의 고증과 조선시대의 사상사 이해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의 고유성을 서예사 측면에서 찾을 수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방송대학TV ‘손종흠의 고전문학기행’

    지난 21일 오후 경주시 남산 자락의 헌강왕릉.방송대학 국문과 손종흠교수(47)가 능 뒤편에서 다소곳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통일신라 말 헌강왕의 개운포 설화와 처용의 희생제의,헌강왕이 망해사를 세우게 된 배경 등을 종합해 결론을 맺어보고 있다.“아내의 부정을 발견하고도 처용이 춤을 추었다는 대목,지신과 남산의 신이 헌강왕에게 춤을 추어보였다는 대목은 고려도 신라처럼 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강의실을 옮겨온 듯 즉석 토론도 벌어진다.상대는 신성철PD.“교수님,그건조선조의 해석을 너무 좇은 건 아닌가요”에 “그렇지…,다시 갑시다”라는응답. 이곳에선 케이블 방송대학TV(채널47)가 4월부터 매주 금요일 밤11시30분 방영할 ‘손종흠의 고전문학기행’의 4편 ‘처용설화와 망해사’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지난해 11월부터 제작진은 경남 김해(가야와 신라의 건국)와 부여(백마강 설화),영주 부석사(선묘설화),영월(단종애사와 온달설화) 등을 돌았다. 손교수는 “전국 곳곳의 유적에 묻어있는 설화나 토속신앙의 손때를 시청자손에 옮기고 싶었다”고 말하고 신PD도 “30분 분량을 제작하는 데 연관된유적들을 모두 훑느라 발품을 많이 팔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정작 제작진을 괴롭히는 것은 빠듯한 예산도 아니고 발품도 아닌,바로 추위.온달산성에서는 손교수와 인터뷰하던 향토사학자가 너무 춥다고 하산하는 황당한 사태를 겪기도 했다. 김해에서 김수로왕의 가야부인이 배에서 내렸다고 민간에 전해지는 곳을 마을주민마다 제각각 달리 안내하는 바람에 제작진이 왔다갔다한 일은 우스운기억으로 남아있다. 강의에 사용할 목적으로 설화의 흔적이 남겨진 유적을 찾아 찍은 슬라이드사진 1,500장이 방송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손교수는 “슬라이드 찍는 것처럼 쉽게 여겼다가 큰코 다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아무렇게나 방치된 문학사의 현장을 복원한다는 자부심에 들떠 보였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하자 좀 더 많은 유적을 담겠다며 제작진은 다시신발끈을 동여맸다. 경주 임병선기자 bsnim@
  • ‘화엄경’ 중심사상 국내 첫 번역판

    화엄경(華嚴經)은 한국 불교의 사상적 뿌리다.해인사와 범어사,부석사,불국사 등 주요 사찰들이 화엄사상에 의해 세워졌고 불교의식문의 대부분도 여기서 따왔다. 부처님 깨달음의 깊고 오묘한 경지를 여실히 표현한 ‘화엄경’이 불교 경전가운데 으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서출판 하늘북이 최근 펴낸 ‘꽃으로 장엄한 부처님 바다(華嚴玄海)’(華嚴祖師지음 古鏡 번역)는 화엄의 깊은 뜻을 이해시키려고 남긴 수많은 저술가운데 가장 중심적 화엄5조의 주요저술을 선택,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했다.화엄법계현경(華嚴法界玄鏡) 화엄일승십현문(華嚴一乘十玄門) 화엄경지귀(華嚴經旨歸) 화엄경의해백문(華嚴經義海百門) 화엄약책(華嚴略策) 삼성원융관(三聖圓融觀) 화엄요해(華嚴要解)등 7개의 소책으로 나뉘어져 있다.각 책마다 두순(杜順) 지엄(智儼) 법장(法藏) 청량(淸凉)등 화엄 대종장들의 글을풀어써 화엄의 묘미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화엄법계현경’은 두순선사가 화엄경의 뜻을 관행적 입장으로 실천적 체계·논리화했으며 ‘화엄일승십현문’은 이를 교리적 입장에서 조직화했다. ‘화엄경지귀’와 ‘화엄경의해백문’은 법장스님이 화엄경의 대강과 근본뜻을 10가지의 문으로 나누고,하나의 문을 다시 10가지로 나눠 화엄경의 독특한 의미와 법수 등을 규정했다. 또 ‘화엄약책’은 화엄경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내용을 42가지로 나눠 문답형식으로 꾸몄고 ‘삼성원융관’은 화엄경의 실천문인 관법에 대해 썼다.‘화엄요해’는 화엄경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고경스님은 “은사스님께서 화엄의 세계와 선의 세계를 합치한 사상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것이 바로 ‘부처님의 세계’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화엄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 [외언내언] 봉정사의 앞뒤

    ‘조용한 산사(山寺)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귀 아래 영국여왕이 서명했던 곳에 최근 다녀왔다.엘리자베스 여왕이 “너무나 아름답고인상적이다”고 감탄했던 대로 봉정사는 신록 속에 숨겨진 작은 보석처럼 빛났다.결코 큰 절은 아니나 대웅전과 극락전 공간의 병렬적 배치와 대비에서연출되는 단정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우리나라 산사의 대표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兪弘濬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3)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여왕의 안내를 맡았던 스님의 이야기도 미소를 자아냈다.영국 교회의 수장(首長)으로서 부처님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는 말에 여왕을 극락전 안으로는 모시지 않았다는 것이다.그 스님의 자존심은 여왕의 안동방문 추진 과정에서 영국측 인사가 “당신들은 양반이지만 이쪽은 왕이다”란 말을 해야했을 만큼 안동 양반들이 전통적인 격식을 고집했다는 이야기도 상기시켜 주었다.대충대충 절을 둘러보는 어른들과 달리 가져온 자료를 들추며 꼼꼼히감상하는 청소년들의 모습도 흐뭇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이런 기분은 절 뒤쪽을 돌아본 순간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대웅전(보물 제55호) 뒤편 지붕이 곧 무너질 듯 내려앉아 나무 받침대가 어설프게설치돼 있고 극락전(국보 제15호)에서 떼어낸 벽화는 비바람이 들이치는 처마 밑에 세워져 있었다.극락전이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앞선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로 고려 공민왕때 중수했던 사실이 밝혀진 것이 지난 72년인데 당시완전 해체 보수작업 과정에서 벽화를 떼내고 지금까지 방치해둔 것이다.성묵(性默)총무스님은 두달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벽화와 벽 사이가 개집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면서 벽화를 쥐가 파먹는 등 크게 훼손된 상태라고 안타까워 했다.봉정사 보수비로 3억여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으나 대웅전 지붕이 기울고 있어 완전 보수를 하려면 6억여원이 든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우선 올해 장마철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도 했다. 봉정사의 앞과 뒤는 우리 문화재 보호의식과 행정의 앞뒤 모습이 아닐까.건국 이후 최고의 국빈이었던 영국 여왕을 안내할 만큼 자랑스러운 문화재이지만 너무도 허술하게 보존된 그 뒷모습을 엘리자베스 여왕이 보았더라면 한국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여왕은 다행히 앞모습만 보고 떠났지만 여왕 방문후부쩍 늘어난 관광객들에게 봉정사의 뒷모습은 많은 부끄러움을 안겨준다.문화재관리청이 문화관광부 소속 문화재관리국에서 승격돼 24일 발족했다.자랑스러운 문화재를 남겨준 조상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도록 문화재 보호관리와 보존행정 그리고 예산지원도 한차원 높아져야 할 것이다.
  • 박일문씨 신작 장편소설 ‘적멸’

    ◎화엄… 열반… 그 험난한 구도의 길 소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작가 박일문씨(40)가 신작 장편소설 ‘적멸’(민음사)을 내놓았다.이전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독특한 색깔의 구도소설이란 점이 우선 눈에 띈다. 이 작품은 영주 부석사와 무량수전을 소설의 1차공간으로 삼는다.작가는 도입부에서 16세기 중국 명대의 시인 이탁오를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간다.이탁오의 주장처럼 동심의 세계 혹은 무애(無涯)의 세계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주인공 운수는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할아버지마저 죽자 출가를 결심하고 부석사로 들어간다.그는 무애,적묵,학능 등 구도의 동반자들과 함께 조실 스님의 출가사문이 된다.무애는 괴기행각을 벌이는 인물.화두선이든 참선이든 모든 수행방법을 거부하거나 조롱한다.적묵 역시 기이한 수행방식을 보인다.면벽수도나 소신(燒身)이 그가 의지하는 구도정진 방법이다.학능은 선(禪)보다는 교(敎)쪽에 가까운 인물이다. 소설은 이런 인물들 사이에 기이한 인연을 지닌 선묘라는 여인이 ‘춤추듯 여기저기 색정적으로’ 나타나면서 본궤도에 오른다.그러나 이들 사이의 얽히고 설킨 세간의 인연은 이내 적묵의 소신공양과 선묘의 죽음을 부른다.이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화엄의 경지,적멸미(寂滅美),장엄미 등과 같은 것이다. 한편 작가가 첫 장면에서 이탁오를 내세워 동심의 세계를 그려 보인 점은 그 자신의 남다른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박일문과 이탁오의 생애는 적잖이 닮았다.반승반속(半僧半俗)의 생활을 한 점이나 동심의 사상을 지닌 점,좌파적 사고,끝없는 운수행각을 벌인 점 등은 그들 사이의 친연성을 엿보게한다.작가는 열일곱살 때 출가한 뒤 15년 동안 출가와 환속을 되풀이했다.작가의 이러한 승력(僧歷)이 이 소설의 바탕이 됐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