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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주 부석사 정비… 현대적 요소 접목

    영주 부석사 정비… 현대적 요소 접목

    천년 고찰인 경북 영주시 부석사(浮石寺)가 현대적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2일 영주시에 따르면 시는 부석사 종합정비계획이 지난달 30일 행정자치부의 투·융자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총 270억원을 들여 본격적인 정비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내년에 17억원을 들여 공양간 보수 및 건물 단청 등 각종 사업을 시작한다. 이어 2009년부터 화엄사상 연구원과 선방을 건립하고, 연지(蓮池)를 조성하는 등 주변 정비 사업을 벌인다. 또 화엄사상 교리 전파 및 인재 양성 사업은 물론 템플스테이 활성화와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와 선묘 낭자의 설화를 극화로 제작한다. 화엄 종찰인 부석사에는 국보 5점, 보물 4점, 지방유형문화재 2점 등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르는 많은 문화재가 있으며 현재 1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유물전시관 건립, 일주문 정비 사업 등이 펼쳐지고 있다. 영주시 관계자는 “2010년쯤 부석사 종합 정비 계획이 완료되면 색다른 관광명소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Let’s Go] ‘철새들의 낙원’ 충남 서산 천수만

    [Let’s Go] ‘철새들의 낙원’ 충남 서산 천수만

    해거름. 노을이 만든 붉은 하늘과 한낮의 기운이 여전한 파란 하늘이 팽팽히 대립하는 시간. 그 경이로운 하늘위로 먹물 번지듯 검은 물체들이 퍼져 간다. 가창오리 수십만마리가 펼치는 화려한 군무다. 전 세계적으로 이 계절에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철새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창오리뿐 아니라 기러기, 두루미 등 내나라 땅을 찾은 겨울 진객들이 벌이는 춤사위와 만나는 것은 초겨울 여행의 백미. 철새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에 서둘러 탐조길에 나섰다. 장소는 ‘물 반 철새 반’이라는 충남 서산의 천수만. # 초겨울 여행의 백미 탐조여행 천수만은 충남 서산시를 중심으로 태안군 안면읍과 보령시 사이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철새 도래지다. 면적이 자그마치 여의도의 18배에 달한다. 천수만 A,B지구에서 가을걷이 후 남은 많은 양의 낙곡이 풍부한 먹잇감을 제공하는 데다, 모래톱과 갈대밭 등 은신처가 많은 천수만이 천혜의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철새들에게는 낙원인 셈이다. 천수만습지연구센터 한종현 교육간사에 따르면 이곳을 찾은 철새들은 가창오리 30만마리, 기러기 6만∼7만마리 등으로 추산된다. 이들을 먹잇감 삼아 10여종의 맹금류도 곧이어 들이 닥친다. 여기에 천수만 상류 해미천에서 주로 관찰되는 세계적인 희귀종 노랑부리저어새 등을 합쳐 40여만마리의 철새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 하루 두 번 열리는 철새들의 에어쇼 탐조여행의 으뜸가는 볼거리는 역시 군무. 동틀 무렵과 일몰을 전후해 하루 두 차례 수면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는 가창오리의 ‘에어 쇼’는 감동적이다. 합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다양한 모양의 그림을 그려낸다. 군산시 금강철새 생태관리과 한성우 학예연구사에 따르면 가창오리들이 에어쇼를 벌이는 동안 비행 간격이 최소 30㎝에 이를 때도 있다고 한다. 순식간에 선회 곡예를 벌이면서도 서로 부닥치는 일이 없는 민첩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 한 학예연구사는 “시베리아 등이 고향인 가창오리는 야행성입니다. 겁도 많죠. 낮에는 포식자를 피해 호수 한가운데서 쉬다가 해질 녘에 먹이를 찾아 나서며 이처럼 군무를 펼치는 겁니다. 산란 장소인 시베리아 등에서는 이런 장관을 연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껏 재주를 부린 가창오리가 천수만 인근의 논에 사뿐히 내려앉는 것과 동시에 이번엔 수만마리의 기러기들이 저 유명한 ‘V‘자형 편대비행으로 천수만 하늘을 수놓는다. 가창오리와는 반대로 호수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밤을 보내려는 것. 철새들의 군무는 천수만에 완전한 어둠이 깔릴 때쯤 비로소 막을 내린다. # 기본적인 탐조장비는 갖춰야 한종현 교육간사는 “탐조는 눈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15만∼20만원대의 텔레스코프 가격이 부담스럽다면,1만∼2만원이면 살 수 있는 쌍안경 등 최소한의 장비는 갖춰야 합니다.”라고 주문했다. 두꺼운 방한복과 장갑, 모자는 필수. 조류도감 한 권쯤 들고 간다면 금상첨화다.‘기다림의 미학’도 절실하다. 한 간사는 “철새는 경계심이 많아 100∼200m만 접근해도 날아가 버려요. 탐조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겠다는 욕심에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새들을 날리는 탐조객들을 종종 봅니다. 새는 인간보다 체온이 높은 동물입니다. 한겨울을 보내기 위해 많은 열량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탐조객들 때문에 낙곡을 제대로 주워 먹지 못하면 밤새 추위를 이기지 못해 죽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 철새맞이 행사 풍성 천수만과 간월도 일원에서 25일까지 ‘2007 서산천수만 세계 철새기행전´이 개최된다. 행사 기간 중 천수만 A,B 지구의 차량출입이 통제된다.seosanbird.com, 천수만철새기행전위원회 사무국 041)669-7744. 부석사에서는 철새 탐조와 템플스테이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busuksa.com,041)662-3824. 전북 군산시 금강호 일대에서는 21∼25일 제4회 군산세계철새축제(www.gunsanbirdfestival.net)가 열린다. 가창오리를 비롯해 100여종 70여만마리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철새조망대∼나포십자들녘∼조류관찰소∼금강하구를 돌아보는 겨울철새 탐조여행과 철새조망대∼비응도 관광어항∼야미도를 둘러보는 새만금 관광투어도 펼쳐진다.063)453-7213∼4.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는 9∼13일 제1회 철새축제가 열린다. 조류보호협회 창원시지회 회원 15명으로 구성된 탐조가이드가 탐조포인트 10여곳에서 철새 이름과 생태를 설명해 준다. 창원시는 내달부터 주남 저수지 전용 홈페이지(junam.kr, 주남저수지.kr)에 철새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올릴 예정이다. 강원도 철원군 또한 수많은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기러기는 물론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호), 흰꼬리수리 등 희귀 맹금류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철원군청에서는 11월 중순경 철새탐조 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철원군 동송읍 고석정국민관광지에서 현장 접수한다. 인솔자는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어른 1500원. 주차료 4000원.033)450-5558. 철원자연생태학교에서도 탐조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초등학생 1만원. 강사료는 별도. 반드시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011)368-2484. 글 사진 서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경북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 다리

    경북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 다리

    예전의 다리는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통로였다. 그 중엔 질투와 경쟁심이 여실히 드러나는 현장인 외나무다리도 있었다. 그래서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도 나왔을 게다. 요즘에야 어디 그런가. 수많은 익명의 사람이 오가다 보니 누가 친구인지, 누가 원수인지조차 모른다. 원수마저도 추억이 된 세상이다. 외나무다리는 잠시 쓰던 다리였다. 가을걷이가 끝날 무렵 만들어져 물이 불어나는 이듬해 여름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강변 마을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겐 아련한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곳. 여름철 사라졌던 외나무다리, 섶다리 등 소박한 다리들이 하나 둘 다시 놓여지고 있다. 자박자박 외나무다리를 건너 보자. 시간을 넘어선 향수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 사진 영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외나무다리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水島)리를 찾았다. 마치 물위에 떠있는 섬처럼 보여 무섬마을이라 불리는 곳. 예천 회룡포,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돌이동이다. 돌출한 반도형상을 한 마을로 경상북도 중요민속자료 제92호인 해우당을 비롯한 9개의 문화재가 있는 전통마을이다. 마을 입구에 수도교란 이름의 번듯한 콘크리트 다리가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애써 200m 아래에 외나무다리를 놓았다. 직선이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제법 멋도 냈다. 조동선(55) 문수면 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예전에 외나무다리를 건너다니던 추억 때문에 몇 년 전부터 놓기 시작했어요.1980년대 수도교가 생기기 전만 해도 새색시가 탄 가마가 오가기도 하고, 상여가 실려 나가기도 했었죠. 나무가 귀하던 시절엔 폭도 지금보다 좁았지요. 지팡이를 짚고 가도 물에 빠지기 일쑤였어요. 해마다 이맘때면 집집마다 다릿발 2개, 상판 1개씩을 할당해 외나무다리를 만들곤 했죠.”라며 옛 기억을 곱씹었다. 외나무다리는 길이 3m에 폭 15㎝의 통나무 30여개를 연결해 만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를 나르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이런저런 삶의 얘기들을 나눈다. 최소한 다리를 놓는 동안만큼은 신분의 높낮이도, 마음의 거리도 없다. 총길이는 70m 남짓. 건널 때면 마치 평균대 위를 걷듯 아슬아슬한 느낌이다. 하지만 기껏해야 수위가 무릎 언저리까지밖에 차지 않는 내성천이다. 떨어진들 무슨 대수일까. “들꽃 뜯고 메뚜기 잡으러 건너 다녔던 고향마을 냇가 다리가 생각나요. 교교한 달빛이 다리 주변으로 흐를 때면 정말 아름다웠죠.”지금은 복개된 풍기읍 남원천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강점숙(43)씨의 회상이다. 요즘도 마을사람들은 물 건너 밭에 일하러 갈 때면 이 다리를 이용한다. 예천시청 문화관광과 tour.yeongju.go.kr (054)634-3100. ●가볼 만한 추억의 다리 ▶영월 판운리 섶다리 마을 섶다리(‘섶’은 땔감을 의미하는 우리말)는 Y자 모양의 나무를 거꾸로 뒤집어 다릿발(교각)을 세우고, 그 위에 낙엽송으로 만든 서까래에 소나무 가지와 흙을 다져 만든 나무다리. 겨울을 앞두고 세워져 이듬해 초여름쯤 철거한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섶다리 마을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마을홍보와 주민 화합을 위해 판운2리 마을청년들이 매년 10월말쯤 나무를 다듬고 흙을 얹어 다리를 놓는다. 올해는 주천강 수량이 많아 11월말쯤 들어설 예정. 섶다리 마을 (033)372-0121. ▶하동 북천 직전마을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남바구들에서도 섶다리를 볼 수 있다. 강원도 봉평에 버금가는 메밀꽃밭이 펼쳐진 들녘 너머 오두막과 어우러져 평온한 풍경을 자아낸다.13∼14일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악양면 최참판 댁에서 열리는 토지문학제와 연계하면 훌륭한 여행코스가 될 듯. 직전마을 (055)880-6332,6342. ▶예천 회룡포 뿅뿅다리 경북 예천시의 대표적인 물돌이동인 개포면 대은2리 회룡포 마을 앞 철제 다리.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멍뚫린 건축용 철판을 연결해 만들었다. 다리를 건널 때마다 ‘뿅뿅’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름지어졌다. 여름철 내성천 수위가 상승하면 사라졌다가 이맘때쯤 모습을 드러낸다. 예천시청 문화관광과 (054)650-6396.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영주나들목→영주시내 방향 직진→5번 국도→적서농공단지→10㎞→수도리전통마을. ▶주변 볼거리 : 멀지 않은 곳에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 무량수전과 선비의 고장을 상징하는 소수서원, 선비촌이 있다.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7) 경북 풍기읍 용두 당간머리장식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7) 경북 풍기읍 용두 당간머리장식

    1977년 어느날, 국립경주박물관에 기차편으로 가마니에 싼 무거운 수하물 하나가 배달되었습니다. 풀어보니 황금빛이 찬란한 용의 머리로, 당간(幢竿)의 꼭대기를 장식했던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국립대구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금동용머리는 경북 영주군 풍기읍에서 하수도 공사를 하다가 발견되었지요.9세기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높이가 65㎝에 이르러 당당한 모습입니다. 당간이란 ‘절 앞에 세워 불·보살의 위신과 공덕을 표시하고 벽사적인 목적으로 당(幢)이란 깃발을 달기 위한 깃대’라고 작고한 고고미술사학자 김원룡 선생은 정의했습니다. 풍기의 금동용머리에는 턱밑의 공간에 도르레를 만들어 놓았지요. 깃발을 달기 위한 장치이니 당간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입니다. 당간은 대부분 사라져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간지주(幢竿支柱)는 절의 들머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요. 두 개의 석재를 위로 올라갈수록 갸름하게 깎아 마주세워 놓은 당간지주는 보통 쇠로 만든 당간을 튼튼하게 고정시키는 구실을 합니다. 풍기에서 가까운 부석사와, 소수서원이 들어선 숙수사터에도 훌륭한 통일신라시대 당간지주가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풍기읍내에서 찾아낸 용머리 장식을 부석사나 숙수사와 연결지어 상상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미술사학자인 강우방 이화여대 교수는 당간과 당간지주에 깃발까지 갖춘 건조물 전체를 ‘삼국유사’에 나오는 대로 법당(法幢)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단순히 절의 존재를 알리는 표시에 그치지 않는 신앙의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적절해 보이는 이름입니다. 충남 공주 갑사와 충북 청주 용두사터에는 당간이 상당 부분 남아있어 풍기의 용머리 장식과 연결지으면 완전한 법당의 위엄있는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두 당간은 모두 철제 원통을 연결하여 만들었습니다. 용두사 것은 64㎝ 높이의 원통 20개가 남아있는데, 당간에 새겨진 ‘용두사철당기(龍頭寺鐵幢記)’에 따르면 당초엔 30개였다고 하지요. 원통 높이만 19.2m에 이르니 기단에 용머리 같은 장식이 더해지면 20m를 넘었을 것입니다. 법당은 중앙아시아와 중국에서도 만들어졌지만, 중국에서 통일신라시대에 해당하는 것은 둔황 막고굴(莫高窟) 제331굴의 것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 당간만 23기에 이르고 고려·조선시대 것을 모두 합치면 수백기가 당간지주로 흔적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절에 불상과 석탑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절의 입구에는 법당이 당연히 서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이렇듯 한국이 ‘법당의 나라’가 된 것을 두고 한국고대사를 전공한 신종원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전통적인 천신(天神) 숭배와 연관지어 해석합니다. 요즘도 강원도를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는 당간을 짐대라고도 부르는데, 짐대란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 입구에 세우는 솟대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신 교수는 통일신라시대에 현재와 같은 법당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솟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의 목재 당간이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전통적인 천신은 불교가 수용되고 나서도 존엄을 잃지 않았는데, 솟대가 마을 어귀에서 내부를 성역화하듯 당간에도 절이 차지하고 있는 사역(寺域)을 성역화하는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입니다. dcsuh@seoul.co.kr
  • 山寺체험

    山寺체험

    ‘휴가철 산사 체험도 맞춤시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의 산사들이 다채로운 수련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산사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통적인 수련회 형식으로 신행 차원에서 신도들을 맞았으나 일반인들의 발길이 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개발해 내놓고 있다. 기존의 수련회를 바탕으로 템플스테이, 단기 출가, 참선 명상, 다도에 이어 한문 학당, 심지어는 영어 캠프까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올 여름 휴가기간에도 1박2일, 혹은 2박3일 일정의 가족용 주말 프로그램부터 7박8일간의 단기 출가가 전국 사찰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구례 화엄사, 순천 송광사, 장성 백양사,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부산 범어사 등 대규모 사찰들에선 전통적인 수행 중심의 템플스테이가 어김없이 진행된다. 가장 흔한 프로그램은 전통사찰에서 한국불교의 전통을 느끼고 체험하는 템플스테이. 그 내용도 종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부안 내소사는 매주 주말 트레킹을 겸한 생태체험 행사를 진행하며, 보성 대원사와 서산 부석사는 매주 주말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이어간다. 경주 골굴사의 ‘선무도 주말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김천 직지사, 경주 기림사, 동해 삼화사 프로그램도 언제나 참여할 수 있는 휴식형 템플스테이다. 도심과 도시 인근 사찰들이 마련하는 선(禪) 수련회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서울 길상사가 매월 넷째 주말에 운영하는 ‘선수련회’, 고양 흥국사가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에 진행하는 주말 템플스테이가 대표적인 예. 서울 조계사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운영하는 ‘템플라이프’와 서울 묘각사의 ‘내마음 내려놓기 템플스테이’처럼 외국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적잖이 눈에 띈다. 연령층과 대상을 살피거나 사찰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인천 강화국제연등선원의 ‘청소년 영어 캠프’와 강화도 전등사의 ‘전통문화체험 템플스테이’, 선기공과 선무도를 체험할 수 있는 경주 골굴사의 ‘청소년 화랑 수련회’가 그 대표적인 예. 여기에 공주 마곡사의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템플스테이’나 공주 영평사의 ‘해외 입양인 100명 초청 템플스테이’처럼 소외계층을 배려한 특별 행사도 생겨나고 있다. 지리산 산행프로그램과 함께 진행되는 실상사의 ‘지리산의 아침’이나 실상사 화림원에서 진행되는 ‘단식 좌선’, 해남 대흥사의 ‘초의선사 다도 아카데미’, 평창 월정사의 ‘박물관 어린이 수련법회’ 등도 눈길을 끄는 것들이다. 단기 추가 수행 프로그램으로는 해남 미황사의 ‘참사람의 향기’를 비롯해 평창 월정사의 ‘단기 출가학교’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사찰 템플스테이 일정은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www.templestay.com) 참조.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0) 강원 철원 도피안사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0) 강원 철원 도피안사

    부처님 오신 날 나들이 계획을 짜고 있다면 강원도 철원에 있는 도피안사(到彼岸寺)는 솔깃해지는 이름입니다. ‘피안’은 번뇌에서 해탈한 열반의 세계를 일컫는다지만, 글자 그대로 ‘저 건너 기슭’이라고만 읽어도 왠지 숨통이 트이는 듯한 느낌이지요. 도피안사는 강원도 제일의 곡창인 철원평야를 끼고 있는 동송읍을 지나쳐 조금 달리다 보면 오른쪽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냅니다.‘피안의 세계’에 너무나도 쉽게 도착했다는 것이 싱겁게 느껴지고, 정리되지 않은 절집 됨됨이를 지켜 보노라면 깨달음을 완성한 극락세계라고 강변하기에도 멋쩍습니다. 진면목은 바깥 풍경이 아니라 큰법당인 대적광전(大寂光殿) 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엷은 미소에 인간미가 느껴지는 철조 비로자나불이 그것입니다. 비로자나불을 부처님의 말씀 그 자체를 형상화한 법신불(法身佛)입니다. 온몸을 뒤덮고 있던 금박을 얼마 전 벗겨내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특유의 검붉은 빛깔을 되찾았습니다. 이 철불은 신라 경문왕 5년(865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등에 오목새김(陰刻)되어 있는 139자의 명문(銘文)으로 알 수 있습니다. 나말여초에 유행한 철불은 흔히 호족과 연결지어집니다. 신라 하대에 왕위쟁탈전으로 왕권이 약화되면서 통제에서 벗어난 지방 호족은 선종(禪宗)과 제휴하게 되지요. 스스로 깨달아 부처가 될 수 있다(見性成佛·견성성불)는 이념을 가진 선종은 실력을 쌓으면 누구나 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호족의 구미에 딱 맞아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 결과 호족이 위세를 떨치던 지역마다 선종이 예배의 대상으로 삼은 비로자나불이 조성됐습니다. 당연히 불상의 모습도 중앙 양식을 답습하지 않았고, 현실을 떠난 이상주의를 거부하는 형태로 나타났지요. 재료 또한 비싼 구리를 섞기보다는 지방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철을 이용했습니다. 도피안사 비로자나불은 이런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여느 철불과 다른 것은 민중의 의식이 각성되어 가는 모습이 뚜렷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명문에 따르면 이 철불은 1500명 남짓한 지역민이 ‘금석(金石)과 같은 굳은 마음으로 인연을 맺어’ 조성한 것입니다. 대좌를 제외한 철불의 높이는 사람의 앉은키와 비슷한 91㎝입니다. 아담한 대적광전에서도 작아 보이지요. 하지만, 아마도 철원평야의 농민들이었을 발원자들이 염출하기엔 이런 정도도 ‘굳은 마음’이 필요했겠지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화엄종을 개창한 의상(625∼702년)은 화엄십찰(華嚴十刹) 이전에 양양 낙산사와 영주 부석사를 먼저 일으켰습니다. 어려운 교리로 사람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기보다는 먼저 관음신앙이나 아미타신앙으로 쉽게 위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편(方便)이었겠지요. 이렇듯 당시의 보통사람들은 부처님 손바닥에서 놀던 손오공처럼 의식을 지배당하던 교화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도피안사 철불에 이르면, 평범한 이들이 ‘비천한 사람들이 창과 방망이를 스스로 내리쳐 긴 어둠에서 깨쳐갈 것이며, 게으르고 추한 뜻을 바꾸어 진리의 근원에 부합하기를 바란다.’고 새겨 놓을 정도가 됩니다. 민중의 신앙이 기복(祈福)으로만 흐르지 않고, 참다운 이치를 갈구하는 단계로 발전했음을 보여 줍니다. 왕조교체를 앞둔 극도의 혼란기에, 그것도 변방에서 보통사람들이 주도해 이런 일을 벌였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습니까. dcsuh@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생생한 역사화에 뭐가 담겨 있을까(이주헌 지음, 다섯수레 펴냄) 역사화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르네상스 때부터. 이 시대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문화와 예술 전통이 부활한 시기다. 역사화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로 돌아간 듯, 역사의 흐름을 박진감 넘치는 이미지로 체험하게 만든다.19세기 러시아 화가 일리야 레핀이 17세기 러시아 황실의 권력투쟁을 소재로 그린 ‘소피아 알렉세예브나 황녀’를 보면 그런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화가 렘브란트는 ‘눈먼 삼손’을 통해 유혹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영웅임을 그대로 보여 준다.1만 2000원.●건축물에 얽힌 12가지 살아 있는 이야기(김선희 지음,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손꼽히는 부석사 무량수전 뒤편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부석이라 불리는 이 바위는 부석사를 지키는 용이 바위로 변한 것이고, 그 용은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를 흠모한 어느 여인의 환생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 온다. 석굴암과 관련해서는 세 조각으로 깨어진 천장돌을 선녀가 붙여 놓고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라인들은 일부러 바닥 아래로 차가운 샘물이 흐르게 해 석굴 안의 습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전통 건축물 속에 살아 숨쉬는 역사를 다룬 책.9500원.●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조정육 지음, 아이세움 펴냄) 추사 김정희는 서재에서 공부에 정진하는 한편 시간만 되면 명승지를 찾아 다녔다.‘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 길을 여행해야 한다.’는 ‘만권독서 만리행(萬卷讀書 萬里行)’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이 책은 그림을 그리듯 글을 쓰고, 글을 쓰듯 그림을 그림 선비 김정희의 삶과 예술을 다룬다. 미술평론가인 저자는 추사의 ‘세한도’에서 뒤틀리고 말라 비틀어진 늙은 소나무가 김정희를 상징한다면, 싱싱한 소나무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김정희를 돌봐준 이상적을 상징한다고 말한다.9500원.●화가들의 천국 물랭 루즈2(그라디미르 스무자 지음, 이주영 옮김, 아트북스 펴냄) 프랑스 남부 귀족가문에서 태어난 툴루즈 로트레크는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의 성장이 멈춰버리는 바람에, 상체는 성인의 몸이지만 어린 아이의 다리를 가진 기형적인 외모를 갖게 됐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의 키는 152㎝에 불과했다. 이 책은 난쟁이 화가 로트레크와 19세기 파리 풍경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예술만화. 파리의 홍등가 몽마르트에서 흥청망청 밤생활을 즐기던 로트레크는 어느날 아름답고 신비한 여인 미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1만 5000원.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5) 부석사의 절묘한 건축미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5) 부석사의 절묘한 건축미

    오랜만에 부석사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쓸모가 있을 듯하여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나침반도 하나 준비했지요. 경북 영주의 부석사는 특히 건축가들이 깊은 애정을 갖는 절집입니다. 서양건축사를 배우며 주눅들었던 건축학도 시절, 부석사를 알게 되면서 잃었던 자존심을 되찾았던 기억 때문이겠지요. 불교 교리의 상징체계를 건축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절이 부석사입니다. 극락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중생을 선행의 정도에 따라 아홉 단계로 나누는 아미타신앙의 3품3배관(三品三輩觀)을 반영하고 있음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도 잘 소개되어 있지요. 아미타신앙은 보살급 공력을 쌓은 상품상생(上品上生)은 물론 일자무식의 하품하생(下品下生)이라도 한결같은 정성으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하고 간절히 부르면 극락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부석사를 지은 사람들은 천왕문에서부터 크게 세단씩 나눠진 모두 아홉 단의 돌계단을 만들어 놓아, 절에 들어선 뒤 극락정토 세계를 상징하는 무량수전에 이를 때까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정화시켜 가도록 배려했습니다. 무량수전의 부처가 남쪽 정면을 향하지 않고 서쪽에 앉아 있는 것은 조금 생소합니다. 이 또한 아미타부처가 동쪽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서방정토에 상주하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건축가들이 부석사에서 가장 의문스럽게 생각하는 대목은 굴절된 축인 듯합니다. 천왕문에서 중품단(中品壇)이 끝나는 여섯째 계단의 범종각까지 일자로 곧게 뻗은 축이, 상품단(上品壇)이 시작되는 일곱째 계단부터는 왼쪽으로 방향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지형에 순응한 결과라는 해석에서부터 안양루와 무량수전이 중첩되면서 이루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라는 해석, 여기에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산맥과 형국의 생김새가 건물 배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풍수지리적 해석까지 갖가지 상상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축의 굴절이라는 건축계획 과정의 중대한 결정이 아미타신앙의 교리적 상징과 무관하게 이뤄졌다면 부석사는 위대한 절일 수 없습니다. 나침반은 천왕문에서 범종루에 이르는 직선축이 240도 방향의 서쪽을 향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지형을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운 배치입니다. 하지만 직선축을 연장해 무량수전을 짓는다면 아미타불은 330도 방향의 ‘북방동토’에 앉게 되니 고민스러웠겠지요. 그래서 일곱번째 계단인 상품하단에서 무량수전에 이르는 두번째 축의 방향을 타원형에 가깝게 크게 틀었을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무량수전도 최대한 남쪽을 향하도록 안양루와도 각을 조금 두어 마당은 사다리꼴을 이룹니다. 이렇게 해서 무량수전은 195도 방향의 남향집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부석사의 굴절된 축 또한 무량수전의 아미타불이 서방정토에 머물고 있다는 교리적 상징을 살리고자 고안한 건축적 장치입니다. 그럼에도 일관성을 훼손시키기는커녕 신비감을 오히려 배가시키는 효과를 거두었으니 부석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dcsuh@seoul.co.kr
  • [Let’s Go] 전국의 고택명소

    [Let’s Go] 전국의 고택명소

    컴퓨터는 물론 TV도 없다. 푹신한 침대에 익숙해진 허리는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고택체험에는 이처럼 약간의 불편함이 따른다. 하지만 하루쯤 양반 집 사랑채에서 잠을 청하고, 장닭의 울음소리에 단잠을 깰 수 있다면 그 정도의 불편은 감내할 수 있지 않을까. 고택체험을 할 수 있는 전국의 명소를 소개한다. 하회마을과 퇴계 종택 등 조선시대 생활양식과 문화를 잘 보여주는 고택들이 즐비한 안동지역은 표로 정리했다. ●만산고택 조선 말기의 문신 강용이 고종 15년에 지은 건물. 작가들의 문화 탐방이나 건축 전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고택체험을 원하는 방문객에게는 칠류헌과 서실을 개방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1박(5인 기준)에 칠류헌 10만원, 서실 5만원. 종가댁 아침상 5000원.(054)672-3206. ●송소고택 경북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에 있는 99칸짜리 한옥.1880년 송소 심호택이 지었다. 안채, 사랑채 등 건물마다 마당이 딸려 있고, 내부를 반쯤 가려주는 헛담이 설치되어 있다. 주왕산국립공원, 주산지와 절골계곡, 달기약수탕 등 관광명소들이 자동차로 5∼30분 거리에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승합차가 청송시외버스터미널로 마중나간다.1박(2인 기준) 4만∼9만원선. 별당독채는 18만원. 식사 5000원. 취사는 불가.www.songso.co.kr,(054)873-0234. ●개실마을 영남학파의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들이 400년 가까이 대를 이어 살아오는 곳. 주요 볼거리로는 점필재 종택과 지역 유림들이 학문을 연마하던 도연재 등이 있다. 떡메치기, 엿만들기 등 전통체험도 가능하다. 경북 고령군 쌍림면 합가1리.1박 3만원.www.gaesil.net,(011)810-5936. ●윤증고택 구조가 간결하면서 견실해 신선한 맛을 풍기는 조선 후기 한옥. 후손들이 고택에 그대로 살고 있어 깨끗하게 보존됐다. 담장과 행랑채 대문이 없는 독특한 모습. 사랑채는 전체를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1박에 6~8만원. 직접 담근 된장, 간장, 고추장 등도 판매하고 있다. 충남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041)735-1215, www.yunjeung.com ■ 그 밖의 가볼만한 고택 ●한개마을 낙동강 지류인 백천과 영취산 자락에 자리잡은 성산 이씨 집성촌. 사도세자의 호위무관이던 이석문(李碩文)이 평생을 은거한 북비고택과 TV 등의 촬영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한주종택 등 100여 채의 고택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총 3300여m에 달하는 마을 돌담길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경북 성주군 월항면 대산리.(054)930-6063. ●주실마을 경북 영양군 일월면 일월산 자락에 자리잡은 한양 조씨 집성촌. 실학사상의 영향을 받아 80년 가까이 양력설을 쇠고 있는 마을로 유명하다. 워낙 심심산골에 자리잡고 있어 ‘육지속의 섬’이라고도 불리는 문향(文鄕)이다. 시인 조지훈의 생가 호은종택과 옥천종택, 학초정 등이 주요 볼거리.5월18∼20일까지 ‘지훈 예술제’가 열린다.(054)680-6067. ●운조루 섬진강과 지리산의 따뜻한 품이 느껴지는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자리잡고 있다.‘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구름 위로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의 이름만큼 아름답다. 사랑채 내부의 마루 공간, 거기에 이어지는 누마루, 중간에 기둥을 생략한 과감한 구조의 사랑방 등은 건축주의 집에 대한 자존심이 엿보인다.1776년 건축됐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선교장 천상의 향기를 담은 맑디맑은 곳. 건물 10동에 총 120여 칸의 규모를 자랑한다. 국가지정 문화재로 선정된 최초의 민간주택이기도 하다. 건평만도 300평이 넘고, 잘 가꾸어진 정원과 연못, 정자까지 갖춰 한국을 대표하는 장원으로 손색이 없다.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033)640-4543. ●닭실마을 ‘닭이 알을 품은 모양(金鷄抱卵)’을 하고 있어 이름지어졌다. 조선중기의 문신 충재 권벌의 자손들이 모여 사는 전통 마을. 한과의 산지로도 유명하다. 총재고택과 청암정 등이 둘러볼 만한 곳. 부석사와 청량사 등 봉화·영주 일대 문화유산 답사를 겸할 수 있다. 닭실마을 부녀회 (054)673-9541. ●양진당 풍양 조씨(氏)의 선조 조정(趙靖)이 1626년 지은 가옥. 집 전체가 땅 위에 떠서 2층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상식(高床式·기둥 아래에 주춧돌을 놓은 방식) 고택이다. 땅 기운이 습해 건물 전체를 들어올린 발상에서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99칸짜리 저택의 위용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작아졌지만, 조선 중기 건축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경북 상주시 낙동면 승곡리.(054)537-6063. ●외암리 민속마을 입구에서부터 5㎞에 걸쳐 마을 전체를 돌아나가는 돌담길의 우아하고 소박한 곡선과 그 사이를 잇는 나무들이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낸다. 다른 민속마을들이 어설픈 관광지로 변해가는 것에 비해 한국의 전통적인 마을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눈여겨보아야 할 곳은 영암군수댁과 예안 이씨(氏) 종가인 이참판댁. 충남 아산시 송악면.(041)544-8290. ●김동수 가옥 창하산(蒼霞山)을 뒤로 하고 앞으로는 동진강(東津江)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터에 세운 가옥. 나지막한 건물과 군더더기 없는 마당,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건축 자재로 쓴 행랑 등 보기 드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보수, 개조되지 않아 거의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1784년 건립. 전북 정읍시 산외면 오공리. 정읍시청 문화관광과 (063)535-5141∼7. ■ ‘신비의 왕국 대가야’ 고령 ●‘현의 노래´ 가야금 12줄의 비밀 역사는 분명 승자의 기록이다. 하지만 대가야처럼 500년 가까운 역사에 대한 기록이 거의 송두리째 사라져 버린 경우는 흔치 않다. 남아 있는 기록도 대부분 전성기는 생략된 채 왕국의 쇠락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역설적이게도 미스터리가 많은 것이 오히려 대가야의 왕도(王都) 고령 여행의 장점이 된다. 여행객들이 마음껏 역사적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가야의 역사를 논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 가야금을 만든 우륵. 그는 왜 하필 가야금을 12줄로 만들었을까? 이런 의문을 속시원하게 풀어줄 기록은 역시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신라와 백제의 틈바구니에 낀 당시 상황에서 대가야 주변 12국들을 정치적으로 통합할 필요를 느낀 가실왕(몇대 왕인지조차 불분명하다)이 우륵에게 주변국들을 상징하는 12줄의 가야금을 만들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하나의 의문점. 우륵은 왜 자신을 총애한 가실왕을 버리고 신라로 갔을까? ‘귀화설’‘망명설’‘밀사설’ 등 논란이 분분하지만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충북 충주시 탄금대에서 가야금을 타며 통한의 세월을 보낼 바에야 차라리 조국의 명운과 함께 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이 또한 여행자의 상상에 맞겨질 부분. ●20m~50m 이름모를 봉분 200여기만 가실왕 이후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걷던 562년. 저 유명한 ‘신라장군 이사부’는 화랑 김사다함과 기병 5000명을 선봉으로 세우고 대가야를 침노했다. 신라의 급습을 예상치 못했던 대가야 군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스러져 갔고, 대가야의 성지 가야산은 이들의 피로 물들여졌다. 망국을 예감한 대가야의 도설지왕이 신라에 항복하면서 ‘철의 제국’ 대가야는 어느 왕의 묘인지도 모르는 지름 20∼50m의 거대한 봉분 200여기만을 남긴 채 허망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리고 만다. 대가야 군사들의 철검은 고령땅 아래서 그렇게 1500년 가까이 녹이 슬어가고 있었다. ●9일까지 대가야 체험축제 그리고 오늘. 역사속으로 홀연히 사라진 왕국은 볼품없는 시골도시를 살리는 관광자원으로 되살아났다. 고령 여행의 첫걸음은 지산리 고분군에서 시작된다. 거리는 5㎞남짓. 최초로 순장풍습이 확인된 44호 고분 등 주산 능선을 따라 형성된 고분군을 둘러보는데 2시간쯤 걸린다. 대가야 박물관과 왕릉전시관을 둘러본 다음 고분군 산책에 나서는 게 좋다. 고분의 주인과 순장자들에 대한 궁금증이 산책길에 즐거움을 더해 주기 때문. 1977년 44호 고분 발굴 이후 총 7기의 고분이 발굴됐다. 가장 큰 47호 고분만이 ‘금림왕릉’이라 구전될 뿐, 나머지 고분들은 번호로만 존재한다. 4월6∼9일까지 고령읍내 일대에선 ‘2007 대가야 체험축제’가 열린다. 철과 관련된 각종 체험행사와 함께 역사공부를 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여행수첩 ▶가는 길 자동차:서울→경부고속도로→88고속도로→고창 나들목, 또는 중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88고속도로→고창 나들목. 시외버스: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고령행 버스. 하루 5회.4시간30분 소요. 기차:동대구역→서부정류장(지하철 1호선 성당못역)→고령행 버스 ▶문의 대가야 체험축제위원회 fest.daegaya.net (054)950-6424 고령군청 문화체육과 (054)950-6111∼2 배재대 관광이벤트연구소 (042)520-5790
  • [산이좋아 산으로] 충북 단양 소백산

    [산이좋아 산으로] 충북 단양 소백산

    어느 명산이건 ‘일출을 보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소백산에서는 그 말이 조금 예외일 수도 있다. 소백산은 1년 중 청명한 날이 80여일에 달해, 확률적으로 보면 다른 산보다 화창한 일출을 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런 이유로 소백산 연화봉 중턱에 국립천문대가 있는 것이지만, 굳이 일출이 아니더라도 이 겨울이 가기 전 한번쯤 꼭 올라보고 싶은 곳이 바로 눈 많고 바람 드세기로 소문난 소백산이다. 충북 단양에서 시작해서 천동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쉽게 정상 비로봉에 닿을 수 있다. 하지만 소백산의 제 맛을 찾으려면 능선종주를 해야 한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능선을 걷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겹겹이 둘러싸인 산줄기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은 소백산 산행의 큰 묘미다. 거대한 덩치의 소백산국립공원은 비로봉(1439.5m), 국망봉(1421m), 연화봉(1394m)이 주봉으로, 큰 산줄기는 모두 이 세 봉우리에서 갈라진다. 비로봉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한 후 능선을 따라 바람과 함께 걷다 보면 가슴 가득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새롭게 채워질 것이다. 천동계곡은 다리안 버스종점에서 시작한다. 종점∼야영장∼다리안폭포∼북부관리사무소∼계곡오름∼야영장∼비로봉 코스로, 등산로가 잘 나 있어 길을 잃거나 크게 힘들 일도 없다. 관리사무소와 다리안폭포를 지나는 동안 긴 콘크리트 도로가 이어진다. 초입은 지루하지만 곧 계곡으로 들어서면 자갈길이 시작되고, 이 길을 가다 보면 간혹 움막집을 세웠던 흔적을 볼 수 있다. 움막집은 바닥의 편편한 바위들로 흔적이 남아 있다. 움막집 터 뒤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길을 가득히 채우고 있다. 계곡길이라고는 하지만 산중턱에 야영장이 있고 길이 넓어 오르는데 어려움은 없다. 천동야영장을 지나자마자 샘터가 하나 나온다. 겨울철이라 얼어붙어 있을지 모르니 출발 전 따듯한 물을 넉넉히 채워가는 것이 좋다. 샘터를 지나 1시간쯤 가면 울창한 숲이 사라지고 나무데크로 된 계단길이 시작된다. 이 길에서는 등산로 보호를 위해 아이젠을 벗는 것이 좋다. 오르막 끝에 이르면 고사목 한 그루를 만난다. 연화봉과 비로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로, 돌아보면 산 아래 경치와 비로봉 능선이 시원스레 내려다 보인다. 한 그루 고사목과 어우러진 조망은 한참 오르막길을 올라온 마음을 보듬어 준다. 소백산 능선은 내내 완만하다. 비로봉 산마루에도 키 큰 나무는 없다. 정상 아래에 있는 주목군락지에 자란 나무들도 능선 아래 빗면에서 자라고 있어 완만한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 소백산천문대에서는 죽령으로 하산하거나 희방사를 거쳐 경북 풍기로 내려설 수 있다. 종주를 하면 총 산행시간은 넉넉히 6∼7시간이 걸린다. # 여행정보 소백산 주변에는 부석사, 희방사, 구인사 등 둘러볼 만한 절집이 많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나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같은 답사기 베스트셀러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받아서 너무도 유명해진 부석사에는 무량수전 뒤편에 있는 전설의 뜬돌(부석)과 선묘각, 그리고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 나무 선비화가 있는 조사당 등 볼거리가 있다. 먹거리는 부석사 앞의 산채비빔밥, 순흥에는 메밀묵밥이 유명하다. 단양 읍내에는 곤드레나물 정식(1인 8000∼1만원)을 잘 하는 집으로 돌집식당(043-422-2842)이 유명하다. 글 이영준 김범수(월간 마운틴 기자)
  • 곡성 기차마을로의 초대

    곡성 기차마을로의 초대

    눈꽃 기차여행을 빼고, 겨울여행에 대해 논하지 말라!지난 17일 전국에 폭설이 내리면서 진정한 겨울이 찾아왔다. 며칠 전 친구와 함께 전라남도 곡성군의 기차마을을 다녀왔다. 설경이 너무 아름다워 이 겨울에 그 곳으로 초대한다. 서울 용산역에서 여수행 열차를 타고 곡성역에서 내렸다. 안내판을 따라 700m 정도 걸어가니 흰눈에 쌓인 기차마을이 보였다.1933년에 지어진 구 곡성역(기차마을)부터 가정역(청소년 야영장 입구)까지 약 10㎞ 구간에 전국 유일의 관광용 증기기관차를 운행하고 있다. 또한 구 곡성역 일대에 기차모형과 조형물, 그리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사용된 증기기관차 등으로 철도공원을 조성해 가족나들이에 안성맞춤의 장소로 변모해 있다. 글 사진 곡성 박준규 철도여행가 현재 운행중인 증기기관차는 1960년대 우리나라에서 운행하던 것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는 디젤 기관차. 어렸을 적 기차를 타고 다녔던 추억과 고향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외형은 미카형 증기기관차를 본뜬 듯하다.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위로 하얀 증기가 나오고, 특유의 기적을 울리기도 한다. 속도는 시속 30∼40㎞. 기관차 2량에 객차 3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 312명이 탑승할 수 있다.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25분 정도 소요되며,20여분을 머문 다음 되돌아 간다. 운행은 하루 2∼4회. 자, 기차표도 샀으니, 출발해 볼까. 역명판과 대합실 등이 온통 나무로 만들어져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다. 영화촬영장으로 쓰였던 각종 도구들도 잘 보존되어 있다. 기차는 정확히 오후 2시에 힘찬 기적소리를 내며 출발했다. 건널목을 지날 때, 차단기에서 주의를 알리는 ‘땡땡∼’ 하는 소리며, 빨간색의 철교 등 구 전라선 철길을 원형 그대로 잘 보존해 놓았다. 이런 원시적인 철길에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설국, 바로 옆으로는 17번 국도와 섬진강이 나란히 달리니 어린아이처럼 마냥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멋진 풍경을 정신없이 눈과 카메라에 담았다. 게다가 위의 창문이 열리니 시원하기까지 하다. 만약 입석으로 탄다면? 객실에서 서서 가도 되지만, 시원하고 상쾌한 강바람을 맞으며, 객차와 객차 사이의 통로에 앉아서 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단, 안전사고에는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열차는 완충장치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철길 이음매를 달릴 때 엉덩이가 조금은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도 기차에 대한 어렸을 적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어요 천천히 25분여를 달려 가정역에 도착했다. 아래로 대칭미가 뛰어난 두가현수교가 보인다. 사람만 다닐 수 있어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눈 쌓인 두가현수교를 뒤뚱뒤뚱 건너면 청소년야영장과 폐교를 손질한 녹색 농촌체험학교를 볼 수 있다. 다리 왼쪽에는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전통마을을 조성중이다. 다시 기차에 올랐다. 정차시간 20분 동안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기차 앞이 온통 눈천지로 변했다. 증기기관차를 타보았으니, 이제 철로 자전거체험을 해볼 차례. 일명 레일바이크다. 한 대에 4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1회 이용요금은 2000원. 내년엔 30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곡성 레일바이크의 거리는 약 510m. 정선 레일바이크나 문경 레일바이크에 비해 거리가 다소 짧다. 레일바이크 외에도 하늘자전거,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랜드가 설치되어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을 위해 1960년대의 증기기관차와 2004년 3월31일까지 운행되었던 추억의 통일호, 그리고 영화 ‘아이스케키(2006년 개봉)’ 세트장 등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구경도 다 했으니 이제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볼까. 철도공원 내의 기차카페나 초가에서 토속음식도 좋지만, 시간을 내 곡성읍내의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곡성역 앞 식당에서는 증기기관차 승차권을 소지한 사람에게 10% 할인혜택을 준다. 곡성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참게.23년 전 개업한 이래 남도요리명장대회에서 8번이나 상을 탄 새수궁가든(061-363-4633)은 게장으로 유명한 집. 너무 짜지도 맵지도 않은 게장맛이 신기하기만 하다. 새송이 버섯도 별미. 대표 메뉴는 6만원짜리 ‘닭잡아먹는 참게탕’. 은어조림(소)은 2만 5000원, 참게+메기탕(대)은 3만 5000원을 받는다. # 가는 길 용산, 영등포역에서 평일은 12회(새마을호 3회, 무궁화호 9회), 주말엔 총 13회 운행. 무궁화호 4시간20분 소요. 요금은 무궁화호 2만1000원, 새마을호 3만 900원(편도). # 증기기관차 인터넷(www.gstrain.co.kr)으로도 좌석예약이 가능하다. 하루 3회 운행. 어른은 왕복 5000원, 어린이는 왕복 4000원을 받는다.20명 이상 단체, 국가유공자, 청소년 등은 할인해 준다.23일∼내년 1월1일까지 50% 특별할인행사도 벌인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061)360-8850,8378. ■ “여기도 좋아요” 눈꽃 여행지 5곳 # 태백산 도립공원(강원 태백) 눈꽃여행 하면 태백산! 천제단의 장엄한 일출, 천년의 세월에도 끄떡없이 서있는 주목 등이 장관이다. 당골광장에서는 내년 1월26일∼2월4일까지 눈축제도 열린다. 충북 제천에서 태백까지 태백선 열차 차창으로 펼쳐지는 눈꽃세상도 볼 만하다. 무궁화호가 청량리역에서 태백역까지 하루 7회 운행한다.1만 5200원.4시간 소요.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33번 버스를 타면 당골광장까지 갈 수 있다. 태백시 문화관광과(festival.taebaek.go.kr) 033-550-2081∼5. # 승부역(경북 봉화)과 추전역(강원 태백)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m에 위치한 역.‘하늘도 세 평, 마당도 세 평’으로 알려진 승부역은 오지중 오지다. 두 곳 모두 서울에서 한번에 가는 열차가 없어, 패키지 여행이 적합하다. 환상선 열차(당일)가 1월13일∼2월11일까지 매일 출발한다. 요금은 주중 성인 3만 6000원, 어린이 3만 3000원. 주말엔 성인 3만 9000원, 어린이 3만 6000원. 인터넷 예매시 2000원 할인. 경인관광여행사(www.ktx7788.co.kr)032-343-7788,080-343-7788. # 덕유산 국립공원(전북 무주) 설경 하면 빠지지 않는 곳. 무주리조트(063-322-9000)에서 곤돌라를 타고 해발 1522m의 설천봉에 가면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1614m)까지 20분 만에 오를 수 있다. 등산을 할 경우,5∼6시간 정도 소용된다. 서울역과 영등포역에서 부산·마산행 등의 열차를 타고 영동역에서 내려, 영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무주구천동행 버스(하루 9회,1시간30분 소요)를 이용하면 된다. 덕유산국립공원(www.npa.or.kr/gyu)063-322-3174. # 대관령(강원 평창) 대관령 삼양목장(033-336-0885,1234)과 양떼목장(033-335-1966)이 대표 관광지. 삼양목장은 동해가 한눈에 보이는 동해전망대,‘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영화촬영지 등 볼거리가 많은 곳. 산악오토바이(ATV)체험도 가능하다. 양떼목장은 눈덮인 드넓은 초지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곳이다. 엉덩이 썰매 등의 놀이도 할 수 있다. 이곳 역시 경인관광여행사 등에서 운영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이 적합하다. # 소백산 부석사(경북 풍기) 영남의 대표절집 부석사. 무량수전 등 뛰어난 건축물들을 자랑한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치 소백산맥이 부석사를 향해 숭배하는 듯한 형상. 흰눈에 쌓인 소백산을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부석사 관광 후 풍기온천에서 목욕을 하며 여행의 피로를 달래는 것도 좋다. 청량리역에서 안동행 열차를 타고 풍기역에서 내린 다음, 부석사행 버스에 오르면 된다. 약 50분 소요. 풍기온천은 20분 정도 걸린다. 박준규의 기차여행기(www.traintrip.wo.to)와 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cafe.daum.net/traintripwrite)참조.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부석사/손종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부석사/손종호

    천둥소리 젖은 몸으로 밤새 봉황산 숲길 헤매던 우레 하나 새벽녘 조사당 옆 석등 아래 풀잎에 얼굴 파묻고 겨우 잠들다. 옆으로 앉아 계시는 부처님 눈에 남모르게 이슬 맺히다.
  • 뽀드득 뽀드득~ 銀白의 유혹

    뽀드득 뽀드득~ 銀白의 유혹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 소리, 아시죠? ‘뽀드득 뽀드득∼’. 눈꽃여행을 유혹하는 순수의 소리죠. 낙엽 뒹구는 모습을 본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계절은 한겨울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눈꽃여행하면 첫손 꼽는 곳이 태백산입니다. 해발 1567m로 제법 높지만, 산세가 비교적 완만해 겨울이면 눈꽃과 설경을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곳이죠. 일출광경이 장엄하기로도 유명합니다.‘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朱木)사이로 붉은 숨결을 쏟아내는 해를 보노라면, 가슴 한켠에서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북받쳐 오릅니다. 매년 1월이면 태백산 들머리인 당골광장에서 눈조각전이 열리기도 하죠. 볼거리, 놀거리가 많은 행사입니다. 눈꽃 시즌이 막 시작됐습니다. 기차여행도 할 겸, 이번주는 태백산으로 가보는 것이 어떨까요? 설경이 제법입니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태백산에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곳 도시에도 눈은 내렸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도무지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다. 순결한 눈을 뒤집어 쓴 채 은빛 세계로 변해 있을 태백산. 마치 신기루처럼 눈앞에 아련하게 오버랩되더니, 급기야 조급증에 걸린 두 발은 어느새 태백시로 향하는 무궁화열차에 오르고 있다. # 절반쯤 올라야 하얀 눈세상 백두산에서 뻗어내려온 태백산맥 줄기가 금강산과 설악산, 그리고 오대산을 일으킨 다음, 마지막 용틀임하듯 솟구쳐 오르며 빚어 놓은 산이 태백산. 설악산·오대산·함백산 등과 함께 태백산맥의 ‘영산’으로도 불린다. 경관이 빼어나지는 않아도, 최고봉인 장군봉(將軍峰·1567m)과 문수봉(文殊峰·1517m)을 중심으로 웅장한 맛이 느껴지는 산이다. 태백산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흐르는 물은 정선과 영월을 거쳐 남한강이 되어 흐르고, 남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낙동강의 원류를 이루기도 한다. 당골광장을 들머리로 하고 산행에 나섰다. 얼음이 채 얼지 않은 계곡수가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낙동강으로 향해간다.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어 있는 나무들. 아마도 정기가 강한 태백산을 닮은 것일 게다. 등산로 초입부터 눈이 쌓여 있기는 하지만, 나뒹구는 나뭇잎의 등살에 순백의 제색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은 이른가. 밟아도 밟아도 눈이고, 땅이라고는 한뼘도 찾을 수 없는 설산을 기대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붙잡고 물어보아도 여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란다. 초반부터 이어진 비탈을 오르던 다리에 힘이 빠졌다. 하지만 정상 부근은 다르지 않을까. 40여분쯤 오르자 등산로의 절반쯤에 해당하는 반제에 이르렀다. 백단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합쳐지는 곳. 여기에 와서야 눈이 비로소 하얀 제빛깔을 찾기 시작했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귀를 씻어주고, 나뭇가지에 피어난 눈꽃은 산을 하얗게 덧칠해 놓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날린 하얀 눈꽃잎이 얼굴에 와 부딪힌다. 단가 ‘사철가’에서 그려진 겨울산의 모습 그대로다.“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낙목한천 찬바람에/백설만 펄펄 휘날리어/은세계가 되고 보면은/월백(月白) 설백(雪白) 천지백(天地白)허니/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 엉덩이 썰매로 만든 등산로 반제를 지나서부터 길바닥이 미끄럽다. 등산객들이 엉덩이 썰매를 타며 등산로를 다져놓았기 때문이다. 흰 눈에 쌓여서인가. 숲이 무성할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박새와 딱새, 어치 등 산새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고비란 녀석은 등산객들이 뿌려놓은 먹이를 먹느라 이방인의 발걸음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 세상 모든 일은 양면성을 가지는 법. 쉽게 배불리 먹어 겨울을 편안하게 날 수는 있겠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점차 잃어가지 않을까. 한 비탈을 더 넘자 정상 바로 아래 자리잡은 망경사(望鏡寺)에 도착했다. 해발 1470m. 천년의 유래를 자랑하는 이 사찰엔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다. 바로 용정(龍井).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샘이다. 샘 위에 용왕각을 짓고 용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해서 이름도 용정이다. 망경사에서 조금 더 오르면 단종의 넋을 기린 단종비각이 처연한 모습으로 서있다. 이곳부터 태백산은 또 한번 옷을 갈아 입는다. 극한의 맑음과 완벽한 무채색. 바람이 매서울수록, 눈꽃도 화려하게 피어나듯, 하얗게 영근 나무들이 시리고 부신 눈 세상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이윽고 천제단에 올라섰다. 사방이 탁트인 정상. 백두대간의 고산준령들이 이곳저곳으로 거칠 것 없이 줄달음치고 있다. 머릿속에 관념으로만 머물던 ‘일망무제’가 현실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멀리 도심속에서나 보았던 검은 띠가 산과 하늘을 가르고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생긴 것인지, 속세의 홍진이 모여 만들어진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마치 승속을 가르는 듯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온 박인화(52)씨는 “참 절경이라예. 그야말로 선경이 따로 없는 듯 하네예.”라며 입을 다물 줄 모른다. 뉘라서 그렇지 않을까. ■ 열차타고 눈꽃여행 떠나요 눈꽃여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는 것이 바로 눈꽃열차. 가족이나 연인끼리 음식을 나눠먹으며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눈꽃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금년에도 한국철도공사는 여행사와 손잡고 다양한 지역으로 눈꽃여행객들을 실어나른다. ●태백산 눈꽃축제에 맞춰 출발한다. 올해는 당일 코스에 새마을호가 투입되는 것이 특징. 아침 7시10분 서울역을 출발해 태백산 눈꽃축제장을 돌아보고, 밤 10시에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는 코스.1월 14·15·18·21·22·25일 등 모두 6차례 운행한다.6만 3000원. 무궁화호로 출발하는 무박2일 코스는 매주 금·토요일밤 11시에 청량리역에서 출발한다.7만 5000원. 우리테마(02-733-0882). ●승부·추전역 150개가 넘는 터널을 지날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환한 세상이 아름다운 눈꽃열차여행 상품. 기차로만 갈 수 있다는 승부역, 하늘에 가장 가까운 추전역 등 아름다운 간이역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역과 청량리역에서 출발한다.1월 운행예정. 지구여행사(1566-3035). ●소백산 12월30일과 1월2∼26일,2월1∼18일 오전 9시 청량리역에서 출발한다. 당일코스(5만 4000원)는 부석사,1박2일코스(13만 2000원)는 도산서원과 하회마을을 각각 들른다. 홍익여행사(02-717-1002), 청송여행사(1577-7788). ●덕유산 당일코스만 있다. 용산역에서 오전 8시25분 출발.2월27일까지 운행한다.5만 8000원. 비타민(02-736-9111). 서울역 출발 열차는 12월30일까지만 운행된다. ●정동진·대관령 1월2∼22일. 영등포와 수원역에서 출발한다. 무박2일코스.5만 4000원.KTX관광레저(02-393-3100), 수원은 비타민(02-736-9111). ●대둔산 12월30일∼내년 2월28일까지 당일일정으로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간다.5만 9000원. 지구투어(02-393-3100) ●정동진·정선 1월2∼22일까지 운행한다. 무궁화호를 타고 영등포역을 출발해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본 다음, 정선에서 레일바이트를 타는 프로그램.6만 6000원.KTX관광레저(02-393-3100).
  • [OUR STORY] 눈내리는 플롯폼에 서보셨나요

    [OUR STORY] 눈내리는 플롯폼에 서보셨나요

    7년 동안 330여 차례나 기차여행을 한 사람이 있다.1주일에 최소한 한번 이상은 기차를 타야만 가능한 숫자다. 거리로는 22만 2000여㎞. 지구를 다섯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를 국내선 기차로만 여행한 셈이다.1999년 이후 모아온 기차표가 1200여장에 달하고, 기차역 주변 음식점 명함만 600여장이다. 가슴에 KTX 1호 승객이란 ‘훈장’도 달고 있다. 이만하면 우리나라에서 기차여행 좀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이런 건 어떨까. 의자 하나만 달랑 놓인 간이역을 비롯해, 경전선과 영동선 일부를 제외한 국내의 모든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 보기도 했다. 폐선이 된 기차역을 찾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축구를 워낙 좋아해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불원천리, 기차를 타고 찾아 간다. 홈구장인 전주까지는 461호 첫 열차부터 마지막 열차인 489호까지 시간대별로 모두 타보았다. 직업상(그의 현재 직업은 기차여행 가이드다) 다녀온 것을 제외하더라도, 강원도 정동진역에 내린 것만 무려 80여회에 달한다. 32세의 청년 박준규. 우리나라 기차여행의 대표선수다. 그와 함께 강원도 북부의 고원도시 태백시를 다녀왔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박준규씨와 떠난 기차여행 아침 8시. 배낭하나 멘 단출한 차림의 박준규씨와 함께 청량리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가는 무궁화 열차에 올랐다. 갑자기 추워진 바깥 날씨와는 달리 열차 안은 포근하고 안락했다. “기차를 처음 탄 것은 유치원 때였어요. 지금은 레일 바이크로 유명한 경북 문경시 가은읍의 외가에 가기 위해서였죠. 초등학교 시절에는 혼자서 문경까지 다녀오곤 했어요.” 당시 기차는 그에게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그가 오롯이 기차여행을 한 것은 중학교 2학년때. 진주행 통일호 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서 내려 5박6일 동안 지리산 종주를 한 것이 그의 첫번째 기차여행이었다. 이후 기차는 그에게 따로 뗄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는다. 왜 그렇게 기차여행이 좋은지 궁금했다.“내 집은 기차라고 할 만큼 기차여행이 편하고 즐겁기 때문이죠. 기차여행은 세상사의 축소판인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과 일들을 만나고 경험하게 되죠. 어떤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될지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도 있고요. 의자를 돌려 모르는 사람들과 마주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산과 들, 강 등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참 좋아요.” 양평역에서 단체관광에 나선 촌로 10여명을 태운 기차는 다시 강원도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노인들이 열차에 오르면서 조용하던 객실 분위기가 한순간 왁자지껄해졌다.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들뜬 모습이다. 승객이 별로 없어, 맞은편 의자에 다리를 뻗은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대학교 1학년 때인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차여행을 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취미가 직업이 될 만큼 빠지게 될 줄은 몰랐어요. 대학 3학년때는 기차로만 4박5일 동안 여행한 적도 있어요. 거리로는 5000㎞ 정도 됐고요. 군대를 제대한 다음 그야말로 기차여행에 굶주렸던 때였죠.‘한붓 그리기’처럼 청량리에서 출발해 강릉, 부산, 목포를 돌아 대전, 천안까지 간 다음 다시 장항, 군산을 거쳐 서울로 오는 코스였어요. 중앙선과 태백선, 경전선, 동해남부선, 호남선, 장항선 등 거의 전 노선을 한번에 돌았던 거죠.” 원주를 지난 기차는 어느덧 태백준령을 향하고 있다. 금교 신호장과 치악역 중간에 있는 ‘금대 2터널´은 루프식 터널. 일명 ‘또아리 굴´로 불린다. 경사가 급해 직선으로는 오르지 못하고, 용수철처럼 빙글빙글 돌아서 가야 한다.‘유령굴’로도 불리는 치악터널을 지날 때는 괴기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왠지모를 한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태백-영동선. 청량리역까지 오는 1640호 열차의 경우, 강릉역 등 이 구간에 있는 모든 역에서 출발해 보기도 했다.“우리나라의 원초적인 지형을 지나는 코스예요. 평균속도가 60㎞ 이하여서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죠. 이 코스의 백미는 흥전에서 나한정 구간이에요. 경사가 급하고 고도차가 400m에 달해 열차가 스위치 백으로 운행해야 하죠. 내년 하반기에는 루프식 터널로 바뀐다고 하니, 아쉽네요. 영동선은 정동진역 다음부터가 정말 좋아요. 열차가 바다와 나란히 달리죠. 안인역의 해돋이도 좋고요.” 두번째로 좋아하는 코스는 정선선.“‘느림의 미학’을 한껏 맛볼 수 있는 구간이죠. 구불구불한 조양강을 따라 증산에서 아우라지까지 1시간 정도 가는데, 역마다 펼쳐지는 시골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어요. 자그마한 간이역과 북한강의 경치가 이어지는 중앙선도 둘째가라면 서럽죠. 특히 경북 의성역에서는 반드시 자장면을 먹어봐야 해요. 맛이 정말 일품이에요. 기차에서 어떻게 자장면을 시켜 먹냐고요? 제 홈페이지(www.traintrip.wo.to)에 오시면 알려 드릴게요.” 기차가 가뿐 숨을 내쉬며 강원도 영월땅으로 접어 들었다. 옛날 큰 물난리 때 삼척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삼척산과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등 수려한 풍광이 차창 밖으로 잇달아 펼쳐졌다. 서강에서는 큰고니 4∼5마리가 물위에 뜬 채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다. “기차를 타고 가다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만나기도 했어요. 지금은 없지만요. 여자친구보다 기차가 훨씬 좋아요. 수학공식으로 표현하자면 ‘여친 기차’죠. 축구와 비교하자면 ‘여친 축구’쯤 될까요.”이렇게 얘기했던 그도 기차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였던 함백을 지나자 아련한 눈망울로 ‘새비재’오르는 길을 바라보았다. 새비재는 ‘그녀’와 견우가 타임캡슐을 묻은 소나무가 있는 곳. 그는 정말로 여자친구보다 기차가 좋은 걸까. ● 기차여행 고수되기 첫째: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 열차나 버스 등의 출발정보가 담긴 ‘월간 시각표’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팸플릿 등을 반드시 챙길 것. 둘째:각종 할인혜택을 꼼꼼히 챙겨라. 철도회원에 가입해 일정 포인트를 적립하면 무료여행도 가능하다.KTX의 경우 비즈니스 카드 할인(주중 30%, 주말 15%), 역방향 할인(5%), 자동발매기 할인(1%) 등을 합치면 최대 36%까지 싸게 여행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사전예매 할인, 철도회원 카드 할인, 얼리 버드(early bird)할인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있다. 셋째:장시간 여행에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챙겨라. 물 등 간단한 먹거리와 디지털 카메라, 각종 충전기 등을 가져갈 것. 밤열차는 춥기 때문에 작은 담요 등도 가져가면 좋다. 충분한 수면을 위해선 안대가 필수다. ■ ‘문화재급’ 추억의 간이역 10곳 간이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굵직한 사건들로 점철된 20세기의 역사이자, 그 시기를 살아간 세대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번듯하지는 않지만, 허술한 겉모습에서 외려 푸근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간이역의 사전적 의미는 역무원이 없고 정차만 하는 역. 철도법에서는 역원배치 간이역과 무배치 간이역 이하 등급의 철도역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국 650여개의 기차역 중 400여곳이 간이역이다. 다음은 박준규씨가 추천한 가볼 만한 간이역들이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언론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진 곳은 제외하고, 아직 소개가 덜 된 ‘문화재급’ 간이역으로만 선정했다. 1. 구 전라선 서도역 한 문학가의 작품이 역사(驛舍)를 살려낸 특이한 경우에 해당된다. 고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주요 배경지. 혼불문학관이 인근에 위치하면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1930년대 지어진 목조역사를 최근 대대적으로 보수해 예전모습 그대로 복원해 놓았다. 주변 풍경이 수려하고, 현 서도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어서 접근하기도 수월하다. ▲가는 길 용산이나 영등포역→여수행 열차→남원역→75번 버스→서도역. 무궁화가 하루 10회, 새마을호는 3회 운행하고 있다. 현재 서도역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2. 구 전라선 오수역 붉은 벽돌로 지어진 1950년대 중반의 전형적인 간이역. 지금은 기차가 새로 지은 오수역으로 다니고 있다. 주인을 구한 개 이야기로 유명한 이곳은 지역이름 또한 오수(獒樹·개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개의 무덤에 꽂아 놓은 지팡이에서 싹이나 커다란 나무가 되자, 이 나무를 오수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 영화 ‘광복절특사’에서 주인공들이 탈출하기 위해 이용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가는 길 용산, 영등포역→여수행 열차→오수역. 무궁화호가 하루 9회 운행. 오수역에서 구오수역까지는 도보로 이동해도 될 만큼 가깝다. 3. 중앙선 문수역 1941년 7월1일 현재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작은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과 철길이 어우러진 풍경이 좋다.65년 된 역사도 아름답지만, 역사 옆에 있는 보선반 건물도 비슷한 세월의 깊이를 간직한 옛 건물이다.30년 전 폐역된 승문역까지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1차선 포장도로는 트레킹하기에도 좋다. 경북 영주시에서 가까워, 부석사 등 관광후 들러볼 만하다.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문수역. 무궁화호가 하루 1회 운행. 4. 영동선 하고사리역 강원도 삼척시 골짜기에 위치한 곳으로, 하루 단 한번 열차가 선다. 상상속으로만 그리던 그림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두평 남짓한 맞이방(대합실)과 무인 간이역, 그리고 역사앞에 가지를 내린 채 서있는 수양버들이 하고사리역의 전부지만, 철도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어쩌면 철거될지도 모르는 곳이어서 더욱 더 아쉬운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영주역→강릉행 열차로 환승→하고사리역. 무궁화열차가 하루 1회 운행. 영주발 강릉행 열차는 아침 6시5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영주에서 1박을 해야 한다. 영주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5. 구 수인선 송도역 10년 전 운행을 중단한 협궤철도 수인선의 종착역. 어천역과 소래역 등과 함께 아직까지 남아 있는 수인선의 3대 역사 중 한 곳이다. 현재는 일반기업체의 사무실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 도심에 있어 경관이나 운치는 다른 간이역에 비해 덜하지만, 과거 수원과 인천을 오가던 협궤 꼬마열차의 추억이 어려있는 곳이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동인천역→6-1번,46번 버스→송도역 삼거리. 6. 정선선 나전역 꼬마열차로 유명한 정선선의 4대 간이역 중 한 곳. 과거 석탄을 나르던 정선선이 이제는 관광객을 나르는 철길로 바뀌었고, 그 중심에 나전역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목조역사인데다, 성신여대 미대 학생들이 그린 도깨비그림이 인상적이어서 철도마니아뿐 아니라,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는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강릉행 열차→증산역 →아우라지행 통근열차로 환승→나전역. 증산과 아우라지를 오가는 통근열차는 하루 2회 운행. 청량리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면 증산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통근열차와 연결된다. 7. 경원선 서빙고역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내에 남은 역사 중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다.1958년에 지어졌다. 전철 서빙고역과 맞붙어 있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서빙고역 하차. 8. 동해남부선 거제역 1940년대에 지어진 일제시대 간이역. 철도역사가 플랫폼 위에 서있는 몇 안되는 역사 중 한 곳이다. 부산광역시 거제동에 섬처럼 자리잡고 있다. 동해남부선 이설 및 광역 복선전철화 작업과 함께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동해남부선 철길과 맞닿은 벽화도 볼거리다. 철도에 관한 시와 귀여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가는 길 서울역, 영등포역→포항, 울산행 열차 →경주역 하차→거제역. 무궁화 열차가 하루 3회 운행. 9. 중앙선 우보역 중앙선에는 유난히 1940년대 초반에 지어진 역사가 많이 남아 있다. 그중 경북 군위군에 위치한 우보역과 화본역이 추천할 만하다. 두 곳 모두 시골 한적한 마을을 감싸안은 모양으로, 하루 4∼5회 열차가 선다. 기차가 아니면 접근이 쉽지 않은 깊은 산 속 간이역이다. 아담한 간이역사 외에도 오래 된 화물홈의 모습과 역장의 친절함이 인상적인 곳.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안동역 하차→부전행 열차→우보역. 무궁화 열차가 하루 1회 운행. 10. 구 문경선 진남역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1960년대 문경선과 가은선의 분기점이자 신호장역으로 개업한 곳이다.60년대 지어진 곳으로는 보기 드물게 목조역사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레일바이크 매표소로 쓰이고 있다. 문경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서는 가은선 가은역 앞 가은농공단지, 또는 문경선 진남역을 이용하면 된다. 진남교반과 그 아래를 흐르는 영강의 경치가 일품인 곳. 여행과 레저를 겸할 수 있는 멋진 간이역이다. ▲가는 길 서울역→김천역 하차→영주행 열차(하루 3회 운행)→점촌역→가은, 문경행 시내버스→진남휴게소.
  • “천편일률 농촌마을 가라”

    경북도가 자연환경과 전원풍경 등 지역 특성을 살린 ‘농촌마을 종합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3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부터 농촌마을 개발을 농가소득 창출은 물론 전원·여가·휴양, 자연환경 보전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ㆍ권역별 특성을 살려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경관·환경 등 지역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천편일률적 개발에서 탈피, 관광·휴양 등 새로운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도는 이를 위해 오는 2017년까지 도내 170개 권역을 대상으로 1조 312억원(권역별 7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에는 안동(중가구)과 문경(상내), 영주(부석사) 등 12개 권역을 대상으로 농촌마을 종합개발을 벌인다. 특히 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2015년까지 20곳을 시범 마을로 선정해 ▲정주권 개발 ▲문화마을 조성 ▲녹색농촌체험 조성 등을 추진하는 한편 마을별 특성을 살린 소득사업도 적극 벌일 방침이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주말탐방] 한옥의 재발견

    [주말탐방] 한옥의 재발견

    최근 한 TV 광고에 흥미로운 문구가 등장했다.‘집이란 무엇일까’. 기실 우리네는 점심 한 끼도 허투로 먹지 않는다. 옷 한 벌 고르는 데 백화점에서 한나절을 허비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반면 집에 대한 고민은 인색하다. 우연과 필연의 교집합으로 세상에 나와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을 겪다 저 너머 세상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우리를 둘러싸는 게 바로 집이다. 집은 삶과 죽음의 공간인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네 집에서 ‘5000년 역사’의 흔적을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삶의 공간에는 정작 뿌리가 없다. 한옥에 관심을 갖는 요즘 분위기도 너무나 서구풍 일색인 데 대한 반작용은 아닐까. 민족을 앞세운 얄팍한 상업주의나 편협한 국수주의가 아니다. 우리의 삶의 원형(原型)을 재현하는 작업이다. 한옥의 재발견, 우리에게 다시 주어진 숙제이다. “어이 김씨, 좀 더 세게 내리쳐 봐라. 그래가꼬 수백년 동안 지붕 하중을 견디겠나?” 지난 25일 오후 충남 부여군 합정리 백제역사재현단지 건축 현장.10여명의 목공 기능인들이 400여평 넓이의 금당의 기둥에 매달려 있다.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으려 하늘을 가린 함석 지붕 아래로 들어서니 뜨거운 공기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오랜만에 내리쬐는 햇살에 함석이 한껏 달궈진 탓이다. 인부들의 이마에는 땀이 비오듯 한다. 큰 비로 열흘남짓이나 공을 친 터라 쉴 틈이 없다. 서너명이 한꺼번에 달라붙어 지붕의 하중을 땅으로 분산하는 포부재를 떡매로 연방 내리친다. 공사를 총지휘하는 최기영(63) 대목장(大木匠)의 목소리가 건물 안을 쩌렁쩌렁 울린다. 단추를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언뜻 내비치는 검게 그을린 어깨 근육. 경복궁 중건 이래 최대 한옥 건축현장이라는 백제역사재현단지에 매달리면서 얻은 ‘훈장’이다. 이들의 손길로 한옥의 숨결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옥의 원형 백제 한옥 재현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01년. 충남도가 3771억원을 들여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하고 있다. 전체 면적은 100만평 정도.83만평의 백제역사재현촌과 17만평의 연구교육촌으로 나뉜다. 역사재현촌은 ▲백제건국 초기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개국촌 ▲왕궁 ▲전통민속촌 ▲풍속종교촌으로 이뤄진다. 이곳에 들어설 한옥은 모두 166동. 사용되는 나무는 18t 트럭 500대 분량으로 160억원어치다. 강원도 산도 있지만 주로 러시아와 캐나다에서 들여왔다. 기와 82만 2000장, 화강석 8400t, 흙 500t도 들어간다.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은 ‘기능촌 5층 목탑’. 바닥면적은 16평에 불과하지만 높이는 38m에 이른다.12층 아파트와 맞먹는다. 세심하고 빼어난 건축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곳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이환중(62·충남 홍성군 형산리)씨는 “5년째 더위와 삭풍과 싸우며 일하고 있지만 후손에게 천년 넘게 남을 집을 내 손으로 짓는다는 것은 목수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밝게 웃었다. 재현단지가 주목을 받는 것은 단지 규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백제가 부여를 도읍으로 삼았던 서기 600년대 한옥을 되살렸다는 의의가 더 크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건축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나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은 모두 12∼13세기 것. 국내에서는 백제 건축 양식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중국 뤄양, 일본 교토 등 백제와 활발하게 교류한 지역을 중심으로 20여차례의 답사를 거쳐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백제 한옥 양식을 복원할 수 있었다. 최 대목장은 “백제 한옥은 처마의 길이가 짧고 집을 한 덩어리로 받쳐주는 들보인 하앙이 강조되면서 조선 한옥보다 좀 더 고급스럽고 근엄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우리 시대의 한옥 양식을 만드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반영구적, 친환경적 한옥 한옥이 단순히 전통시대의 유물만은 아니다.‘전통의 재발견’이라는 최근 추세에 따라 한옥은 새로운 주거의 형태로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 얼마 전 임기를 마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서울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 거처를 마련했다는 소식도 별스럽게 들리지 않는다. 한옥식으로 내부를 개조한 아파트도 적지 않다. 향교나 사찰에 가면 조선 시대 한옥을 종종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는 30년만 지나도 곳곳에 금이 가고 물이 새기 일쑤다. 한옥의 내구연한은 150년이다. 제대로 짓고 틈틈이 수리하면 500년 이상 간다. 한옥은 한 그루의 나무와 같다. 주 재료인 소나무와 회벽은 건조하면 습기를 내뿜고, 축축하면 공기 중의 습기를 빨아들인다. 외부와의 공기 소통도 원활하다. 요즘 유행하는 아토피성 피부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친환경적’이라는 면에서 지상의 어떤 건축물도 따라갈 수 없다. 전용면적이라는 개념 없이 100평이면 100평 다 건물로 쓸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하지만 한옥이 보편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돈’ 문제다. 한옥의 평당 건축비는 1000만원 이상. 아파트의 서너배나 된다. 서민들로서는 엄두도 내기 힘들다. 땅값이 비싼 도시에서 마당까지 갖춘 한옥을 지으려면 1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자재의 표준화로 건축비를 상당히 낮출 수 있다. 도시민들도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한옥의 풍취를 일상에서 누릴 수 있다.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건축학과 장헌덕 교수는 “기술과 자재를 표준화하고 비교적 저렴한 목재를 사용하면 평당 건축비가 700만원 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서구식 건축물에 흙벽을 치거나 한지를 바르는 등의 리모델링도 현대 한옥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여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재현공사 규모는 ▲면적 100만평 (개국촌·왕궁·전통민속촌·풍속종교촌) ▲공사비 3771억원 ▲완공시기 2010년 ▲동 166동 ▲나무 18t ▲트럭 500대분160억원 ▲기와 82만 2000여장 ▲화강석 8400t ▲흙 500t ▲기타건축물 (기능촌5층목탑) 바닥면적 16평·높이 38m 12층아파트 규모 ■ 최기영씨가 말하는 대목장이란 대목장은 설계, 치목, 건설, 감리 등 나무로 집을 짓는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문짝, 난간 등 작은 목공일을 하는 소목장과 구분된다. 조선시대에 대목장의 지위는 상당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엄격한 위계 질서 속에서도 세종 때 남대문 재건 사업을 총괄한 대목장은 중인 신분으로 정5품의 벼슬에 올랐을 정도다.1982년부터는 대목장을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해 놓고 있다. 현재 최기영, 신응수, 전흥수씨가 일가를 이룬 대목장으로 꼽힌다. 대목은 철저하게 도제식으로 계승된다. 따라서 나름의 기문(技門)이 형성돼 있다. 신 대목장은 구한말 경복궁 중건 때 활약했던 도편수 최원식을 시조로 1960년대 초 남대문 중수 작업의 도편수인 조원제-이광규로 이어지는 기문을 계승했다. 최 대목장은 일제 말 수덕사 대웅전 해체 복원을 지휘한 도편수 김덕기-김중희의 맥을 이었다. 문화재청은 실력있는 목수를 양성하기 위해 문화재수리기능자를 자격시험으로 관리한다. 석공과 화공, 와공, 미장공 등 18개 직종이 있다.2006년 1월 현재 문화재수리기능자는 모두 3766명으로, 목수는 683명이다. 비슷한 직종은 문화재수리기술자를 꼽을 수 있다. 기능자가 특정 분야의 실무를 맡는다면 기술자는 공사 현장 전반을 관리하고 기능자를 지도·감독한다. 모두 933명이 있다. 기능자와 기술자 자격시험은 매년 한 차례 치러진다. 기능자는 필기와 실기, 기술자는 필기와 면접 등으로 이뤄져 있다. 기능자는 실무 경력 5년 이상이면 응시가 가능하다. 현장에서 뛰는 만큼 실기 평가가 훨씬 중요하다. 문화재 관련 자격증을 따고 싶은데, 옛날 방식대로 현장경력을 쌓는 것이 어렵다면 한국전통문화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기술자는 한국문화재기술자협회가 해마다 강좌를 연다. 부여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1세기 감수성 깃든 한옥 짓고파” 충남 부여 백제역사재현촌 옆에 자리잡은 한국전통문화학교는 전통문화 교육의 산실이다. 지난 2000년 ‘우리 문화를 체계적으로 가르칠 교육 기관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4년제 국립대학으로 문을 열었다. 문화재관리학 등 6개 전공이 개설돼 있다. 서효원, 홍경화씨는 이제 졸업을 앞둔 스물네살 동갑내기로 나란히 전통건축학과 4학년이다. 서씨는 전통건축학과 1회, 홍씨는 2회 입학생이다. 이들이 한옥 건축을 진로로 잡은 것은 ‘고(古)건축이 비전이 있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3년 넘게 우리 옛집을 만나면서 ‘한옥 다시살리기’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전통건축학과의 교과 과정은 일반 건축과보다 범위가 넓다. 기본적인 서구 건축과 더불어 나무를 다루는 치목과 복원 설계 등 한옥 건축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친다. 설계 중심인 서구 건축과는 달리 실제 집을 짓는 기술도 배운다. 홍씨는 “한옥은 안과 밖, 마루와 정원 등을 구분하지 않아 전체가 하나의 생물”이라면서 “차가운 콘크리트가 아닌 따뜻한 나무와 흙의 질감은 어떤 화려한 서구 건축물도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늬만 한옥’인 최근의 열풍에는 단호하다. 홍씨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쉴 수 있는 공간이 한옥”이라면서 “독립기념관이나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보듯 기와만 올렸다고 한옥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서씨는 “우리 옛 건축이 명맥을 이었다면 서구 건축의 르 코르뷔지에 같은 거장을 낳았을 것이고, 우리도 지금보다 훨씬 현대적인 한옥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면서 “한옥이라는 틀 안에 삶의 편리함과 21세기의 감수성이 함께 녹아든 ‘대한민국식 한옥’의 모범을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밝게 웃었다. 부여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9) ‘화엄의 세계 압축판’ 영주 부석사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9) ‘화엄의 세계 압축판’ 영주 부석사

    백두대간이 내달리다 경상북도와 충청북도를 가르는 태백산에서 꺾어내린 봉황산 중턱에 마치 잘 그린 ‘한 폭의 그림’처럼 들어앉은 부석사(경북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중국에서 유학한 의상 대사가 신라통일기인 676년 화엄종을 들여와 ‘해동 화엄종 수사찰(海東 華嚴宗 首寺刹)’로 세운 한국의 화엄종찰이다.‘우리나라 10대 사찰’중 하나이자 ‘나라에서 가장 예쁘며 웅장한 절집’으로 통하는 1300년 고찰. 지금은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로 사격이 떨어졌지만 한국불교의 ‘처음’으로 평가받는 화엄과 한국불교의 요체인 선(禪)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화엄세계의 결정판이다. 중국에서 지엄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화엄(華嚴)을 깨친 뒤 돌아온 의상 대사가 화엄종지를 펼 곳을 찾아다니다가 낙점한 곳이 바로 부석사.“신라 문무왕 16년(676) 왕명에 의해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들어있어 창건주와 창건연대가 명확한, 몇 안되는 고찰중 하나다.9세기 이후부터 크고 작은 가람들이 들어섰고 고승대덕들을 숱하게 배출했지만 고려 공민왕 7년(1358) 왜구에 의해 소실된 것을 1376년 원응 스님이 중창에 나서 많은 건물을 다시 세웠다.“이름 없는 꽃을 포함한 수많은 종류의 꽃으로 법계(法界)를 아름답게 장식한다.”는 화엄. 부석사는 이 화엄정신을 오롯이 담아낸 유일무이의 걸작인 것이다. ‘태백산 부석사’현판이 걸린 절의 첫 문, 일주문을 들어선 뒤 천왕문∼범종루∼안양루∼무량수전으로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극락정토로 이르는 찰나의 점철이다. 천왕문 바로 앞 왼편엔 절에서 불사며 행사가 있을 때 깃발을 세우던 당간 지주가 보란 듯이 버티고 섰다.“한국 사찰의 당간지주 가운데 가장 세련된 명작”으로 평가받는 그 유산이다. 여기서부터 무량수전까지 108계단으로 구성된 아홉 개의 석축은 극락에 이르는 화엄의 구품정토(九品淨土),‘구품 만다라’를 상징한다. 하·중·상품은 각각 3개의 또 다른 품계로 구성되어 있어 계단을 오를 때마다 고통의 사바 세계를 하나씩 떨쳐내고 마침내 최상품인 극락, 그 유명한 배흘림기둥의 무량수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크고 작은 건물들이 가파른 산기슭, 자로 잰 듯한 구품층계로 나뉘어진 석단 위에서 차례로 자태를 뽐낸다. 범종루와 안양루는 각각 별개의 건물이면서, 무량수전으로 오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로.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서 몸은 숙이되 얼굴은 치켜들어야만 지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돌계단을 딛고 누각의 바닥을 쳐다보며 걷다 보면 구품의 정점인 무량수전이 마침내 저 높이서 모습을 드러내보인다. 무량수전에 이르기 전 바로 전 품인 안양루. 난간 아래쪽의 편액은 ‘안양문’, 위층의 것엔 ‘안양루’라고 쓰여 있듯 누각과 문의 이중역할을 하는 독특한 건축이다. 극락의 다른 이름인 안양(安養). 여기서 내려보면 소백산맥의 봉우리와 줄기가 파도치듯 꿈틀거리며 첩첩이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풍경이 일품이다. 여기에 서서 “우주 간에 내 한 몸이 오리처럼 헤엄친다. 인간 백세에 몇 번이나 이런 경관을 볼까나.”라는 시를 남긴 김삿갓의 심경이 절실히 읽힌다. ‘화엄 구품정토’ 부석사의 절정은 아무래도 고려 말 세워진 무량수전이다. 안양루의 마지막 계단을 딛고 올라서면 사뿐히 고개를 내쳐든 추녀와 아래 중간 부분이 불룩한 ‘배흘림기둥’이 눈에 쏙 들어온다. 배흘림이란 멀리서 볼 때 착시현상을 고쳐잡기 위해 기둥의 가운데 부분을 일부러 굵게 만든 수법. 여기에 중앙을 향해 다소 기울도록 기둥을 만들어 가람이 뉘어보이는 현상을 막기 위한 ‘안쏠림’과 ‘귀올림’같은 목조 건축방식은 후대에 ‘우리 민족이 보존해온 목조건축 중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라는 미명을 남겼다.“멀찍이서 바라봐도 가까이서 쓰다듬어 봐도 의젓하고도 너그러운 자태이며 근시안적인 신경질이나 거드름이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고(故)최순우 선생이 기록한 무량수전 평이다. 바로 화엄인 것이다. 그런데 무량수전 안에는 석가여래가 없다. 대신 고려시대에 봉안된 소조 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45호)이 법당 서편을 지키고 있다. 흙을 빚어 만든 불상치곤 균형미가 아주 빼어나다. 끝없는 지혜와 무한한 생명을 가지고 서방극락을 주재한다는 아미타불. 그래서 앉은 방향도 남향이 아닌, 동쪽의 사바세계 쪽이다. 화엄사찰이라면 당연히 화엄의 주존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셨어야 할 텐데 정토의 아미타불을 모신 이유는 무엇일까? “화엄과 정토의 융합을 통해 철학적 사유와 실천을 삶 속에서 하나로 정착시켜 진리를 인식 밖에서 보게 한 의상 스님의 요체”라는 게 학계와 불교계의 일치된 생각이다. 그 대신 석가모니불을 상징하는 3층석탑이 무량수전 동쪽에, 석등이 앞 마당에 각각 놓여있다. 불상이 안치된 조선시대의 수미단 안쪽에는 신라 형식의 사각형 불대좌가 있다. 불상의 앞쪽에는 전통적으로 불단과 법당 바닥을 장식했던 녹유전(綠釉塼)이 깔려 있었지만 후대에 전부 마룻바닥으로 교체되었다. 이 녹유전은 일제가 모두 가져갔고 지금 부석사 유물전시관에 석 점, 국립중앙박물관에 한 점이 남아있을 뿐이다. 의상 대사가 화엄의 정신과 세계를 조형으로 압축해 놓은 부석사. 이 부석사의 가람과 공간 하나하나에는 모두 철학과 원칙이 배어 있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이 가람을 놓고 끊임없이 연구를 지속해 왔는데 그중 하나가 안양루∼무량수전을 이루는 맥과 그것에서 30도 비켜서 한 축을 이루는 천왕문∼범종각의 이중적 가람배치다. 천왕문∼범종각 축의 끝에는 무량수전과는 별개의 대웅전이 있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그곳에는 주초의 흔적뿐만 아니라 당간지주가 남아 있다. 결국 의상 대사는 한 사찰 안에 두 절을 세우고 화합과 융화를 일굼으로써 화엄의 큰 뜻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 아닐까? kimus@seoul.co.kr ■ 의상대사와 선묘 부석사에는 창건주 의상 대사와 중국 여인 선묘 낭자에 얽힌 유명한 설화가 전해진다. 선묘는 국비 유학생으로 당나라에 머물던 의상 대사를 흠모해 의상 대사가 공부를 마치고 배편으로 신라에 돌아올 때 용으로 변해 무사히 험한 풍랑을 헤쳐 나오도록 도왔고, 부석사를 창건할 때도 큰 도움을 주었다는 인물. 용으로 변해 의상을 보호하며 신라까지 날아온 선묘는 의상 대사가 절을 지을 때 이 지역에 있던 500명의 도적 무리가 절 창건을 방해하자 커다란 바위를 들어올려 물리쳤다고 한다. 무량수전 왼편 뒤쪽에는 당시 선묘가 들어올려 도적 무리를 제어했다는,‘浮石(부석)’이라 새겨진 바위가 있다. 절의 이름을 부석사로 정한 것도 이같은 사연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부석사와 관련된 의상대사와 선묘의 이야기는 설화로 회자되지만 삼국사기 등 사료에도 적지 않게 등장한다. 무량수전 뒤편, 의상대사의 상과 일대기를 담은 벽화를 봉안한 조사당 오른쪽 벽면에 선묘 상이 걸려 있다. 1916년 일제가 무량수전을 해체 수리할 때 무량수전 기단부 아래에서 기다랗고 꾸불꾸불하게 이어진 용 모양의 돌덩이가 발견되어 이 설화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었음이 입증되기도 했다. 당시 무량수전에 봉안된 소조 아미타여래좌상 바로 아래에 용의 머리 부분이 있었고 꼬리 부분은 무량수전 앞의 석등에서 발견되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이후 이 돌덩이가 바로 설화와 사료의 내용을 따라 의도적으로 만든 석룡(石龍)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용의 허리 부분이 이어지지 않고 중간이 끊겨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조선의 기를 끊기 위해 저질렀거나, 혹은 일제강점기에 잘라내어 가운데 부분을 가져갔다는 등의 추측이 무성하다. 아무튼 선묘 용의 꼬리 부분이 묻혔다는 석등을 100번 돌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소문을 따라 석등 둘레를 도는 신도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 회색도시 떠나 내 마음속으로의 여행

    회색도시 떠나 내 마음속으로의 여행

    산사에 가면 특별함이 있다. 번잡한 도시의 일상을 떠나 느끼는 자유로움에다 깊은 산속의 고요함이, 둥둥 떠다니며 방황하던 ‘자아’와 마주보게 한다. 혼자라도 좋고, 가족과 함께라도 좋다. 아이들을 위한 불교 학교도 있고,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템플스테이가 점점 전문화되면서 참선과 명상 외에도 차 만들기, 선무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대자연을 품고 있는 산속 사찰에서 며칠만 머물러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것이다. 올 여름 참선의 삼매에 빠져 보자.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사업팀(02-732-9925,www.templestay.com)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템플스테이를 찾을 수 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61) 전북 부안 내소사 마음의 때를 벗겨, 무명(無明·어리석음)을 밝히는 일이 이리도 힘들까. 출가한 스님처럼 평생도 아니고, 단 며칠에 불과한데 새벽잠 설치고 예불 드리는 것부터가 만만찮다. 그래도 어렵사리 일어나 천년 고찰 내소사의 법당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쏟아질 듯 총총히 박혀 있는 새벽별들, 이른 아침 전나무 숲에서의 감동, 울력과 아침공양을 마친 뒤 차탁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스님과 나누는 정겨운 대화, 전통다도 강좌, 청련암으로 향하는 길의 고즈넉함…. 내소사에서는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어거지 공부처럼 느껴지지 않고 몸에 착 달라 붙어 마음의 거울을 닦아준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산사에서의 하루 하루가 즐거워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대웅보전은 물론 정교하게 연꽃과 국화꽃이 수놓인 나무 꽃 창살을 매일 만날 수 있는 것은 이곳 템플스테이만이 주는 선물이다.(063)583-3035,www.naesosa.org (62) ‘철새탐조’ 특화 충남서산 부석사 부석사가 위치한 천수만 일대 서산 간척지가 각종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보니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단연 돋보인다. 새벽 예불, 아침 발우공양후 이뤄지는 ‘철새 탐조’가 바로 그것. 장다리물떼새가 논에서 하얀 날갯짓을 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황토방 10개가 있어 가족들과 머물기에는 더없이 좋다.(041)662-3824,www.pusoksa.org (63) 저승 체험속 지혜를… 전남 보성 대원사 죽음의 지혜를 가르치며, 죽음을 준비하는 도량이다. 직접 관에 누워 보는 저승체험도 하고 유서도 써 본다. 자신이 죽었다는 가상 아래 지장보살을 찾는 기도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반성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다. 또 자신이 지은 죄의 중압감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생명의 귀중함을 새삼 깨달아 올바른 삶의 방향을 갖게 한다. 전통 무예 수벽치기 수련도 있다.(061)852-1755. (64) 동굴법당 인기, 경북 경주 골굴사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으로 관음굴, 지장굴, 약사굴, 나한굴 등 여러 동굴법당이 있다. 신라화랑들의 수련장이던 명성을 이어 받아 전통 무예와 불교의 참선을 결합한 선무도 수련체험이 특징.‘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경내에서 외국어 통용이 가능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054)744-1689,www.golgulsa.com (65) “월인석보 탁본해보자” 충남 공주 갑사 계룡산 숲길의 산림욕 시간과 불교 무술을 직접 배우는 시간은 몸을 건강하게 하는 웰빙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있다. 특히 도예 만들기 프로그램도 미리 신청하면 가능하다. 또 갑사만의 자랑인 월인석보 판목(보물제 582호)을 탁본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가족들을 위한 전용 숙소도 있어 가족 템플스테이 장소로 적합하다.(041)857-8981,www.tibetmuseum.org (66) 전남 해남 대흥사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거느린 승군(僧軍)의 총본영이 있던 곳이자 차의 성지이다. 두륜산 숲길 산책과 차로 유명한 일지암 등 암자를 순례하는 일정이 마련돼 있다. 두륜산에 많은 차밭이 있어 직접 차를 따서 덖어 보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참선에 관심이 있다면 별도의 참선수련회에 참가하면 된다.(061)535-5775,www.daeheungsa.com (67) 각종 프로그램 완비, 강원 오대산 월정사 지혜의 상징 문수보살이 머무는 이곳의 템플스테이는 하늘을 덮는 전나무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가족수련회, 어린이들을 위한 불교학교, 단기출가, 주말수련회, 여름수련회, 산사의 하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세조가 어린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피부병을 얻어 고생하다가 불교에 귀의해 병을 고쳤다는 상원사가 인근에 있다. (033)332-6664, www.woljeongsa.org (68) 참선 중심 수행, 전남 순천 송광사 목사와 신부 등 타 종교 성직자들도 찾을 정도로 여름 수련회의 명성이 자자하다. 이곳 템플스테이는 이색 체험을 내세우는 다른 사찰과 달리 참선 위주의 수행 방식을 고수한다. 송광사의 큰 스님들이 직접 나서는 불교 교리와 경전 강의도 들어 볼 만하다. 어린이 불교학교도 있다. (061)755-0107,www.songgangsa.org (69) 최고 목조건물 극락전, 경북 안동 봉정사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하고,‘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등의 영화 촬영지가 될 정도로 아름다운 사찰이다. 현존하는 목조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국보 제15호인 극락전도 볼 수 있다. 새벽예불과 108배, 영산암에서의 참선, 저녁예불과 다도 그리고 창건과 관계가 깊은 천등굴 산행 등 알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054)853-4181,www.bongjeongsa.org (70) 무릉계곡 비경, 강원 동해 삼화사 백두대간 두타산 무릉계곡의 아름다운 비경 속에 자리한 삼화사 지척에는 푸른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어 사찰에 머물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대자연속에서 이뤄지는 범종치기 체험, 참선, 스님과의 대화는 물론 이른 아침 일출보기, 산행 명상은 세속을 떠나 마음을 가라 앉히는 프로그램들이다. (033)534-7676,www.samhwasa.or.kr ■ 팜스테이&전통 체험마을 강릉 선교장, 아산 외암마을 등 전통체험마을을 거닐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조선시대 생활상을 느끼며 현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 낮에는 감자를 캐거나 고기를 잡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는 팜스테이. 전국의 250여개의 팜스테이 마을에서 오붓하게 가족끼리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다.‘팜스테이´(02-2080-5588,www.farmstay.co.kr)에 지역별, 체험별로 자세하게 정리가 돼 있다. 자녀들과 함께 역사 기행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강릉 선교장과 아산 외암마을 등 전통체험 마을에 가면 조선시대 생활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농협, 문화재청 (71)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선교장 명품 가방, 명품 옷과 같은 명품의 홍수시대에 이 고즈넉한 고택 선교장을 둘러보면 그야말로 ‘명품 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세종의 형 효령대군 11대 손인 이내번에 의해 처음 지어졌다.10대에 걸쳐 300년이 흐르도록 집의 형태와 기운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전형적인 사대부가의 가옥인 이 선교장은 독특한 아름다움과 웅장함으로 민간 소유의 고택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1965년 국가지정 문화재가 됐다는 안내인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안채 주옥을 시작으로 동별당, 서별당, 연지당, 외별당, 사랑채 외에도 큰대문을 비롯한 12대문이 그대로 있어 대장원을 연상케 한다. 고택 곳곳에서 이씨 가문의 인품과 향기가 절로 느껴진다. 사람의 손으로 이리도 예쁘게, 그러면서도 위엄을 갖춘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싶다. 여름이지만 따뜻하게 군불 땐, 문간의 행랑채에서라도 하룻밤 묵고 가고픈 마음이다. 이는 다 후손들이 지금까지 거주하며 전통의 고택을 ‘과거’가 아닌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현재’의 집으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과 잘 어우러진 이 집은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자연이 됐다. 강릉 경포대 호수 가까이 자리잡은 명당 선교장 뒤로는 몇 백년 된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앞으로는 큰 연못에 연꽃이 활짝 피어 있다. 아마도 이 연못의 정자‘활래정’에서 이 집 주인들은 경포 호수의 경관을 보며 시 한 수를 읊었으리라.(033)648-5303,www.knsgj.net (72) 소금 만들기 체험, 태안 볏가리 마을 “아, 참 신기하네. 어떻게 바닷물로 소금을 만들 수 있을까?” 충남 태안반도를 끼고 있는 바닷가 마을 태안 볏가리 마을에서 염전 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탄성이 바다에 울려 퍼진다. 바둑판 같은 염전에 놓여진 바닷물이 태양 아래서 염도 2도에서 27∼28도로 올라가자 하얀 소금이 만들어진다. 아이들의 손에 직접 채취한 하얀 소금이 햇볕을 받아 반짝인다. 염전에 물을 퍼올리는 수차와 용두레 등을 돌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5000원만 내면 해설을 해주는 가이드와 함께 1시간 남짓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다 보니 벌써 이달중 염전체험의 예약이 끝난 것이 못내 아쉽다. 갯벌에서는 돌게잡이 등 생태학습을 하고 포도 따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인근에 마애삼존볼과 꽃지해수욕장이 있다. 마을의 명칭은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세웠던 볏가리대에서 유래됐다. 숙박비 4만원. 한원석 001-9635-9356, www.byutgari.com (73) 계단식 다랑논 풍경 독특, 남해 다랭이 마을 바닷가에 인접한 농촌마을 경남 남해 다랭이 마을은 바닷가 절벽을 깎아 계단식의 작은 다랑논의 독특한 풍경이 눈을 사로잡는 곳이다. 손그물 고기잡기, 떼배타기, 바다 래프팅, 문어잡이 등 다른 농촌마을과 차별화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숙박비 1만원.(055)862-4511,www.darangyi.gozvil.org (74) 조선시대 생활상 생생…아산 외암마을 지난 2000년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된 민속마을이다. 이십여 채의 기와집과 삼십여 채의 초가집이 고루 뒤섞여 있어 자연스럽기 그지없다. 마을 곳곳에 조선시대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물레방아, 연자방아, 디딜방아는 물론 참판댁, 참봉댁 등 양반가옥과 초가집이 원형 그대로다.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가장 유명한 집은 영암댁이란 이름이 붙여진 180년쯤 된 기와집. 거북, 두꺼비와 같은 십장생 형상의 정원석과 반달 모양의 연못 등으로 꾸며진 정원이 유명하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부인이 이 집안 사람이었기에 영암댁의 현판 등의 글씨는 대개가 추사의 것이다. 농촌과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041-541-0848,www.oeammaul.co.kr (75) 15세기 골기와집 옹기종기…경주 양동마을 고색 창연한 골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양동마을은 15∼16세기에 형성된 전형적인 민속마을이다. 마을 가옥의 대부분이 문화재인데도 그것도 모자라 마을 전체를 다시 중요 민속자료로 다시 한번 지정할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월선 손씨의 종가 서백당과 중종이 회재 이언적 선생의 모친 병간호를 배려해 지어 준 향단, 성종과 중종 양대에 걸쳐 벼슬을 한 우재 손중돈 선생의 관가정 등은 조선시대 대저택을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 길을 걸으면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해 재밌다.(054)762-4541,www.yangdongsarang.com (76) 조선시대서 시간이 멈춘 곳, 영주 선비촌 경북 영주의 고택 열두 채를 원형대로 재현,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상을 두루 느낄 수 있는 전통 체험 마을이다. 살림살이 집은 물론 정자, 물레방아, 대장간, 곳간 등 76채의 건물로 저잣거리와 전통골목까지 꾸며져 있다. 이곳 열두 채의 전통 가옥에서는 실제 숙박도 가능해 하룻밤 글 읽는 선비생활을 할 수 있다.‘소수서원’‘소수박물관’과도 연결되어 있어 자녀들과 함께 역사 공부하기에 딱 좋다.(054)638-7114,www.sunbitown.com 번잡함이 싫어 여행을 떠나지만 사실 여행지마다 바글거리는 사람들에 치이기 쉽다. 한적한 시골길, 특히 돌담길이 예쁜 곳을 찾아 떠나보자. 콘크리트 벽과 길 속에 지친 마음이 야트막한 돌담길을 걷노라면 어느샌가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다. (77) 실개천 감싼 경남 의령 산천렵마을 정겨운 농촌마을 경남 의령 산천렵 마을은 풀섶에 뒤덮인 실개천과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찰비산, 아름다운 동굴법당의 일붕사 등이 있다. 산천렵마을이란 이름에 걸맞은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잡기. 이밖에 짚공축구나 전통사냥 도구인 덮치기를 이용해 참새를 잡는 덮치기 참새사냥, 대나무 낚시 등을 할 수 있다. 숙박 2만원.(055)572-8185.www.yedong.go2vil.org (78) 고구마 심기 체험, 인천 장봉도 인천 장봉도는 영종도에서 배로 45분거리로 인접한 신도와 시도 등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섬이다. 국사봉 등 섬안에 봉우리가 많아 장봉이라 불린다. 이곳에서는 직접 고구마 심기 등 농사체험 외에 갯벌체험이 가능하다. 백사장의 옹암해수욕장에서 아이들은 게와 조개들을 잡을 수 있다. 일과후 숙소의 푸른 풀밭에서 열리는 숯불 바비큐 파티가 일품.(032)746-8003,017-312-8003, www.nongwon.org (79) ‘팜스테이 1호’ 여주 상호리마을 놀다 보면 하루해가 짧게 느껴지는 경기 여주 상호리마을은 팜스테이 마을 1호로 지정된 곳이다. 산자락에 파묻혀 옹기종기 지붕이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마을. 두부, 인절미, 손수건 천연염색, 천연향비누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뿐 아니라 금싸라기 참외, 찰토마토, 호박따기 등 다양한 농사체험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숙박비는 2만원.010-9763-0160,www.suksoo.com (80) 맑은 계곡물 압권, 강릉 해살이마을 여름 피서지로 인기 높은 강원 강릉 해살이 마을은 마을 뒷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압권이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놀다가 문득 바다가 그리워지면 인근 동해안 해변으로, 산이 그리워지면 오대산 국립공원으로 달려갈 수 있다. 동네 사람들과 수리취떡 만들기와 감자 캐기를 할 수 있다. 막사발 도자기 만들기와 솟대 만들기, 짚물공예, 천연 염색도 체험할 수 있다. 숙박비는 1인당 1만원.(033)641-8251,www.haesari.go2vil.org (81)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 수백년간 대대로 만들어져 온 경남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은 수태산 줄기에서 나는 납작돌(판석두께 2∼5㎝)과 황토를 섞어 쌓았다. 이 가운데 마을 안길의 긴 돌담길은 주변 대숲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55)670-2221. 이밖에 문화재로 등록될 정도로 예쁜 옛 돌담길 6곳을 소개한다. (82) 성주 한개마을 돌담길 경북 성주 한개마을의 돌담길은 비와 눈을 피하기 위해 기와를 담위에 얹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이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담은 영화 ‘춘양전´의 촬영 장소였던 한주종택이다. 성주군청 새마을과 (054)933-0021. (83) 강진 병영마을 돌담길 전남 강진 병영마을의 돌담길은 담장 중단 위쪽으로 얇은 돌을 약 15도 눕혀서 촘촘하게 쌓고 다음 층에는 다시 엇갈려 쌓아 일종의 빗살무늬 형식으로 담쌓기를 해 다른 지방과 구별된다.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229. (84) 거창 황산마을 돌담길 경남 거창 황산마을의 돌담길은 나지막한 이곳 산세처럼 키가 작지만 기와를 이용해 꽃모양을 수놓아 미적 감각이 살아 숨쉬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창군청 문화관광과 (055)940-3183.
  • 가족과 떠나는 템플스테이

    가족과 떠나는 템플스테이

    산사(山寺)에 가면 특별함이 있다. 정갈하게 빗질된 산사의 앞마당을 보노라면 아등바등 살아가는 속세의 때가 문득 느껴진다. 여유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 일상에 쫓겨 사는 중생의 한계라고나 할까. 그래서 한번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숲이 우거진 산사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마음을 찾아가는 여행, 속세와 잠시 인연을 끊고 마음의 휴식과 사색·명상 등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시간, 즉 ‘산사 체험’이 우리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혼자도 좋고, 가족과 함께라도 좋다. 근처 산사를 찾아 하룻밤을 지내며 몸과 마음에 진정한 휴식을 맛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올 한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앞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숨가쁘게 달려 왔다면 이제는 ‘중간점검’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주는 충남 서산 도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부석사를 찾았다. 녹음이 우거진 6월의 산사에는 짙푸른 나무들이 주는 편안함뿐 아니라 고즈넉한 절집, 깨끗한 물과 공기, 바람따라 춤을 추며 맑은 소리를 내는 풍경, 듣고만 있어도 마음을 씻어주는 불경 소리에 세상 시름을 잠시 놓게 하기에 충분하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름 모를 야생화와 나무들도 돌아보고 천수만의 철새를 보며 생명의 존귀함까지 느끼게 하는 알찬 체험이 가득하다. #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충남 서산에서 어렵게 부석사를 찾아 차를 세웠다. 눈을 들어 쳐다봐도 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만든 터널 아래 잘 정돈된 돌계단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부석사의 일주문인 사자문. 양쪽에 사자가 버티고 서 있다.‘입차문래 막존지혜.’(이 문안에 들어오는 사람은 지혜를 갖지 마라.)라는 글귀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래 이제 일주문을 지났으니 세속의 모든 인연과 지식을 벗어버리고 나를 한번 찾아보리라는 ‘결의’를 다지며 계단을 걸었다. # 새소리가 그리우면 부석사로 가라 “휘리∼릭” 휘파람을 불자 새 한 마리가 스님 손에 앉아 무엇인가를 물고 다시 날아간다.“신기하지요.”라며 저두(합장하며 목례를 건네는 것)를 한다. 이어 스님은 “제가 여기 주지인 주경이라 합니다. 우리 부석사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임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고 하더니 “우리가 살면서 항상 자신에게만 집중했다면 여기서는 다른 생명들도 생각하고. 또 늘 보기는 했지만 보지 못했던 세계를 느끼고 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라고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햇살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자 갖가지 새들이 끊이지 않고 날아들고 또다시 산으로 날아간다. 아니 무슨 새들이 절 주변에 이렇게 많다니 정말 신기하네…. 새들이 모여드는 것은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석사의 정신 때문이다. 겨울철에 새들의 먹이통을 매달아주고, 툇마루에도 새들의 먹이를 항상 놓아둔다. 그것도 모자라 스님과 보살들 주머니에는 항상 새 먹이를 가지고 다닌다. 보은에 화답하듯 새들도 아름다운 노래로 스님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준다.‘삐리릭’,‘지찌릿 찍’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새들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 나무 향이 가득한 산사 산사에 가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좋은 공기와 나무에서 뿜어내는 각종 발산물질인 피톤치드가 있기 때문. 도비산 중턱에 자리잡은 부석사 주변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아침 안개가 걷힐 무렵 스님과 함께 떠나는 산책은 말 그대로 ‘보약 세첩’이다. 도비산 정상까지 빠른 걸음으로 30분. 우거진 나무들을 친구 삼아, 그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지저귀는 새소리에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이렇게 자연으로 둘러싸인 부석사에서의 아침은 도심에서 맛볼 수 없는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 108배, 그리고 철새야 놀자 때마침 주말을 이용해 30여명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다. 주경 스님은 저녁 공양 후 이들과 녹차를 마시며 차담을 나누고 기본적인 참선 수행 방법을 가르쳐준다.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 눈을 반쯤 뜨고 숨을 내쉬었다 들이쉬며 1에서 20, 다시 20에서 1로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호흡을 한다. 호흡하며 수를 세는 동안 잡념과 망상에 빠지지 않도록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탁 탁 탁’하고 경쾌한 죽비소리에 따라 호흡을 가다듬다보면 상사와 불화, 집안 걱정,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덧 가슴속에서 사라진다. 다음날 새벽 4시 맑은 목탁 소리에 산사는 잠에서 깨어난다. 아침예불(참가는 자유)을 마치고 올리는 108배.‘어떻게 절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 108번째 절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새벽 미명이 세상을 밝힐 때쯤 모두 모여 아침 참선을 했다. 이어지는 ‘울력’은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 절 마당을 쓸기도 하고 호미로 주변의 잡초를 캐는 시간. 처음 빗질을 하는 아이들에겐 마냥 신나는 시간. 문득 자신의 마음을 닦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침 공양 후 천수만 간월호와 그곳으로 흐르는 해미천 철새 탐조 시간. 이는 부석사만이 간직한 특별종목이다. 출발 전에 절 마당에서 스코프(망원경) 사용법과 철새 보는 법 등의 교육을 받고 떠난다. 천수만 습지 연구센터 생태학교장 한종현(서산 서일고 교사)씨가 강사로 나선다. 천수만 일대 서산 간척지는 각종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길다란 빨간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장다리물떼새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모내기를 막 끝낸 논에서 하얀 날갯짓을 하는 새백로와 중백로. 회색의 깃털이 아름다운 왜가리의 움직임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탄성을 자아낸다. “여러 가지 곤충과 새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는 김진선(21·한서대)씨,“도심에서 전혀 느껴보지 못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공영실(30·부산)씨. 다들 푸른 숲속에서 몸과 마음을 잠시 놓아두고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새로운 생명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한다. ■ 산사체험 여기가 좋아요 충남 서산 부석사(041-662-3824,www.busoksa.com)의 산사 체험은 말 그대로 자연과 함께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참선과 발우공양, 그리고 각종 철새에 대한 공부, 탐조 등을 할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곳이다. 부석사는 단체뿐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조그만 황토방 10개를 갖추고 있다.충남 공주 마곡사(041-841-6221)는 마음 바로보기, 감사명상, 편지쓰기 등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욕심을 버리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마음을 비우는 자비명상 체험을 진행하고, 전남 보성 대원사(061-852-1755)는 직접 관에 누워보는 저승체험 등을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경북 경주 골굴사(054-744-1689)는 전통 무예와 불교의 참선을 결합한 선무도 수련체험으로 외국인에게 인기.충남 공주 갑사(041-857-8981)는 선체조와 호신술인 불무도를 체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사업팀(02-732-9925),www.templestay.com을 참조하면 된다.www.pusoksa.org
  • 철쭉 만개한 산하를 가다

    철쭉 만개한 산하를 가다

    계절의 여왕이다. 산들은 서로 앞다투어 붉디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뽐내는 계절이다. 아름다운 선홍빛 철쭉의 유혹은 구름을 타고 날아가던 ‘신선’도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번 주부터 국립공원들의 산불예방기간이 끝나 철쭉의 매혹적인 자태를 엿보기에 그만이다. 가벼운 배낭 하나 매고 철쭉 바다로 여행을 떠나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사진 제주시청·영주시청·남원군청 제공 진달래가 피었다가 자취를 감춘 전국의 산들에 ‘멀리 떠난 서방님을 기다리는 새색시의 입술’ 같은 철쭉이 만개했다. 철쭉은 ‘사랑의 즐거움’이란 꽃말을 가진 예쁜 꽃이다. 길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게 했다는 의미로 ‘척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붉디 붉은 바위 끝에/잡고 온 암소를 놓아두고/나를 부끄러워 아니 한다면/저 꽃을 바치겠나이다.’ 절벽 위에 피어 있는 철쭉을 탐냈던 수로부인(신라 선덕왕 때 순정공의 처)에게 신비한 노인이 철쭉을 바치며 불렀다는 ‘헌화가’이다. 진달래와 철쭉은 꽃 모양이 비슷하여 사람들이 혼동하지만 꽃이 먼저 핀 다음에 잎이 나오는 것이 ‘진달래’고 잎과 꽃이 같이 피는 것이 ‘철쭉’으로 구분하면 쉽다. # 철쭉 산행의 일번지 - 소백산 영주와 단양에 걸쳐 있는 소백산은 철쭉의 명산. 특히 연화봉 일대의 철쭉 군락의 명성은 전국에 자자하다. 희방사나 죽령에서 연화봉 오르는 산길이 잘 나 있고, 비로사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철쭉길도 좋다. 정상 일대가 초원지대로 철쭉 군락은 주변에 조금씩 흩어져 있다. 그래도 초원과 철쭉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독특한 산행코스라 인기가 높다. 소백산 철쭉제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극단 미추 공연, 장승깎기, 철쭉길걷기, 죽령 옛길걷기, 야생화 나눠주기 등 재미난 행사가 풍성하다. 가는 길에 부석사도 들러볼 만하다. 영주시청(054-639-6004). # 가장 인기 있는 철쭉 동산 - 남원 바래봉 남원 바래봉은 가장 인기있는 철쭉 산행지. 운봉 축산기술연구소 뒤 목초지대가 지금부터 이달 말까지 붉은 바다를 이룬다. 바래봉 정상아래 1100m 부근의 갈림길에서 팔랑치로 이어지는 오른쪽 능선도 철쭉군락이다. 특히 선홍빛의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곳은 정상 오른쪽 능선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 구간. 4월 하순 산 아래부터 피기 시작하여 22일부터 절정에 오른다.1971년부터 면양을 키우고자 바래봉 능선까지 찻길을 내고 초지 조성을 한 다음 면양떼를 풀어놓았다. 면양들은 수목이 다 먹어치웠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바래봉 일대의 철쭉 바다가 만들어졌다. 운봉읍사무소(063-634-0301). # 붉게 물든 제주 - 한라산 한라산의 철쭉은 다른 곳보다 좀 늦어 다음달 초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한라산 1100m 고지에서 시작한 철쭉이 왕관릉과 만세동산, 영실 일대 등으로 퍼진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윗세오름 부근이다. 철쭉제를 위해 따로 성대한 행사를 하지 않고 산악인 주최로 산신제를 겸해 철쭉제를 연다. 올해는 오는 28일에 열린다. 청원무공연, 헌다제의와 사신다례 제의, 철쭉제례, 산신제 등의 행사를 준비했다. 제주도산악연맹(064-759-0848). # 가장 편리하고 아름다운 산행 - 덕유산 덕유산은 별도의 철쭉제가 열리지는 않지만 굽이굽이 아름다운 구천동 계곡과 철쭉의 어울림은 그야말로 한 폭의 산수화. 특히 중봉에서 송계 삼거리에 이르는 이른바 ‘덕유평전’의 철쭉이 장관이다. 또한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이용해 설천봉·향적봉에 오르는 코스는 누구나 30분이면 쉽게 철쭉의 바다로 갈 수 있어 어르신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산행으로 그만이다. 덕유산(063-322-3174), 무주리조트(063-322-9000). # 붉은 님을 떠나보내는 - 태백산 태백산 철쭉이 진다는 것은 철쭉 산행의 끝을 의미한다. 다음달 2일부터 3일 동안 태백산도립공원에서 태백산 철쭉제가 열린다. 태백산 역시 장군봉 일대의 철쭉 군락은 규모는 작지만 태백산의 수려한 모습과 어우러져 여느 산 못지않게 아름답다. 또한 철쭉제 기간에는 태백산 등반대회는 물론이고 산신제, 야생화전시회, 맑은물 사진전, 팔도사투리 경연대회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도깨비가면 만들기, 철쭉그림 퍼즐맞추기, 캠프파이어, 불꽃 퍼포먼스, 페이스페인팅 등 40여 가지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흥을 돋운다.(033)550-2083. # 철쭉과 잣나무의 사랑 - 가평 연인산 가평의 연인산은 수도권의 수많은 계곡중 보기 드물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이다. 용추구곡의 발원지인 7부 능선에서부터 정상까지 1.5㎞ 구간에 2m 이상 자란 산철쭉이 군락을 이룬 채 붉게 물들고 있다. 이름하여 연인산 능선의 철쭉터널. 우정고개 주변의 잣나무 숲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031)580-2065. # 수도권 근교의 철쭉 산행지 - 축령산 남양주시 축령산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생 철쭉 군락지역으로 어른 키보다 훨씬 큰 철쭉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계곡 사이에서 선홍빛 웃음을 활짝 웃고 있는 곳. 가벼운 등산과 꽃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며 자연휴양림도 있어 가족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031)592-0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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