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산 눈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미국 내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100억원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절기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역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977
  • 영동산간 대설경보/대관령 1백50㎝… 곳곳 교통두절

    ◎고속버스 어제 하오부터 운행 중단 30일 하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강원도 영동 산간지방에는 31일 대설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40∼90㎝의 많은 눈이 내렸다. 이에 따라 곳곳에 눈이 쌓이면서 속초∼인제간 미시령,명주·연곡∼평창간 진고개,삼척∼정선간 상담령등 강원도내 곳곳의 도로가 두절되고 있다. 또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은 이날 하오5시부터 고속버스의 운행이 중단됐으며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차량들은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또 강릉 속초공항이 폐쇄돼 이날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으며 동해안 항·포구에도 4백50여척의 각종 배가 발이 묶여있는 상태이다. 1일 상오1시 현재 적설량은 미시령의 97㎝를 비롯,대관령 1백48.6㎝,진부령 1백7㎝등이며 해안지방도 강릉 39.3㎝,속초 49㎝,고성 66㎝,양양 62㎝이다. 기상청은 『1일 상오까지 영동산간지방에는 30∼50㎝의 눈이 더 쌓이겠으며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1일 아침기온은 영하7∼영하15도까지 떨어지겠다』고 예보했다. 또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31일 하오부터 내리기시작한 눈은 1일 상오까지 1∼3㎝안팎까지 쌓인뒤 그칠 것으로 보이나 추운 날씨때문에 도로 곳곳이 얼어붙어 출근길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또 이날 하오 경북,충북,전북,부산·경남지방,대전·충남지방등에 대설주의보를 내렸다.예상적설량은 5∼20㎝.
  • 북한 문화실상:1(공연예술:상)

    ◎“이념적 장르 탈피” 부산한 몸짓/“혁명예술” 피바다 아닌 새 무대 시도/최근들어 「민족음악」 보다 「양악」 인기/김일진·서윤영등 국제콩쿠르서 상위에 입상도 지난해말의 남북합의서 채택에 이어 한반도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의 채택으로 남북관계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향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어느날 갑자기 통일이 우리곁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인데 북한의 문화예술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그러나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다.부분적 이해마저도 편견이나 비판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다.문화적 남북 동질성 회복을 위해 민족문화의 자산이 될만한 북한문화의 특질을 분야별로 점검해본다. 그동안 북한의 공연예술은 혁명가극 「피바다」와 같이 음악·무용·연극이 종합화되어가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이에따라 음악무용서사시극·무용극·음악무용이야기·음악무용서사시등의 새로운 장르가 형성되어 빈번히 공영되고 있다. 그러나 음악·무용·연극의 개별장르도 꾸준히 위치를 지켜왔다는 사실은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다. 종합화된 장르가 철저히 혁명이나 이념의 구현을 추구했다면 개별 장르는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이 같았을지라도 어느 정도의 보편성이 유지되어왔다고 할수있다. 북한에서 예술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기준은 「인민성」인데 종합화된 장르는 바로 이 「인민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선택된 셈이다. 음악의 경우 이 「인민성」을 위해 순수양악을 연주하는 교향악단도 우선은 대중을 위한 음악을 연주해야하며 성악가들도 서양식 창법외에 민요발성법을 교육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서양음악종사자들은 소위 「민족음악」종사자들보다 훨씬 고상한 집단으로 대접받고 있다.공식적으로 서양음악을 「민족음악」의 한갈래로 분류하고 「민족음악」을 우대하는 정책과는 모순돼 보이는 현상이다. 그에따라 북한 제1의 공연예술전문가 양성기관인 평양음악무용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성악과 민족기악,양악기악,무용,작곡등 5개 전공학부가운데 해마다 양악기악학부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고 다음이 작곡학부,음악분야가운데 최하위를 항상 민족기악학부가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것은 북한이 소련의 문화예술체계를 모범으로 삼았고 그에따라 소련등 동구권과 마찬가지로 교향악단 양성 등 서양음악에도 힘을 기울였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상당한 숫자의 양악전공자들에게는 해외유학의 기회가 주어졌고 그 대상국가도 초기에는 소련과 동독등 공산주의국가에서 80년대말부터는 오스트리아및 이탈리아·프랑스까지로 넓어졌다. 국제콩쿠르에도 참가해 83년에는 바이올린의 서윤영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입상한 것을 비롯,이미 잘 알려진 지휘자 김일진이 85년 카라얀콩쿠르에서 1등 없는 2등을 차지했다. 또 86년에는 조혜경과 김진국등 두 성악가가 차이코프스키콩쿠르에서 나란히 입상했으며 불가리아 소피아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 유학하고 있던 김영욱은 89년 최현수와 함께 「스테파노 국제성악콩쿠르」에서 공동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한 연주자들은자연히 북한을 벗어나 해외연주를 하게될 기회를 자주 갖게 된다. 수준급으로 알려진 북한 교향악단의 경우도 동구권이 대대적인 변혁을 겪기 전만해도 1년에 3∼4차례에 이르는 동구권및 제3세계 개발도상국 순회연주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에서 서양음악전공자들의 위상이 높은 것은 이처럼 해외유학이나 해외여행,해외체류의 기회가 많기때문이다.이에 비해 「국내용」인 「민족음악」전공자의 경우 해외에 나갈 기회는 거의 없다.우리도 지난 60∼70년대에는 해외에 나갈 기회가 있는 직장이 좋은 직장이라 여겨졌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 하겠다. 북한에서 서양음악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좀더 전문적인 이유로는 북한음악의 세계성이 문제가 된다는데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민족음악」을 깔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한다.이런 상태이기에 『정책적 배려에 의해 민족성악과 민족기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높은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자라나는 새세대들속에는 「민족음악」을 전공하지 않으려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고백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소위 「민족음악」이 북한사람들의 정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것도 아니고 국제적으로 「북한의 독특한 음악」으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북한이 작곡가 윤이상씨에 대해 최대의 경의를 표하고 있는 것은 후자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국제적으로 명망있는 작곡가인 윤씨가 역대 남한정권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1980년의 광주를 소재로 한 「광주여 영원히」같은 작품을 썼다는 것도 북한입장에서는 중요하지만 북한의 서양음악이 아닌 「민족음악」이 보편적인 세계음악계와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그이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지난 1984년 설립된 「윤이상음악연구소」가 연구원 12명과 회원 80명,성악가 10명을 포함한 45명 규모의 「윤이상실내악단」을 운영하는등 규모가 큰 것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볼때 공연예술,특히 음악분야에서는 이미 크게 달라져버린 음악현상을 서로 이해하려고 하면 암담하지만「보편적인 예술을 보는 눈」이라는 공감대는 긴 분단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 통일을 전제로 길지 않은 시간동안에 남북동질성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다.
  • 수입농산물/수입자유화율 92%…마음놓고 먹기에 안전한가(생활정보)

    ◎수확후 농약처리… 잔류량 위험수위/작년 4조원 수입… 바나나만 2천억원 소비/운송·보관위해 방충·방부제등 과다사용/검역소 인원·장비 부족… 성분검출 어려워 외국산 농산물이 우리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농수산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해외에서 들여온 외국산 농산품은 자그마치 4조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종류도 바나나·파인애플·멜론·키위·대추야자 등 과일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고추·고사리·더덕·고구마순 등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에 이르기까지 마구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장기보관에 따른 부패방지,상품가치 제고 등을 노린 농약의 과다사용으로 외국산 농산품의 안전성이 문제로 대두되어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농산물 개방화 시대를 맞아 시중에 범람하고 있는 외국산 농산물 실태를 점검해 보았다. ○더덕·고구마순까지 수입 ▷수입현황◁ 우리국민들은 두부를 즐겨먹는 편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식탁에 놓이는 두부의 80%가 수입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사람은 드물 것이다. 또 아침에 빵과 커피를 들었다면 거의 1백%를 외국산 농산물로 식사를 해결한 셈이다. 우리가 하루도 빼지않고 먹는 고춧가루도 상당량이 외국산이다. 지난 한햇동안 정식루트로 수입된 고추량은 5천㎏에 이른다. 이를 재래식 무게로 환산하면 8천3백34근이나 된다. 물론 수입농산물중에는 사료 등으로 쓰이는 옥수수·밀·콩과 같이 국내 절대 생산량 부족으로 우리가 아쉬워서 들여오는 농산물도 있지만 67%가 그저 입맛을 돋우려고 들여오는 농산물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냉동감자·레몬주스·채소주스 등 10개 품목만이 수입 가능했던 지난 86년만 하더라도 농산물 수입액은 1조3천4백여만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90년 망고·키위·대추야자·딸기·호두 등 76개 농산물이 추가로 수입자유화품목으로 지정되어 농산물 수입자유화율이 87.9%에 이르면서 4년 사이에 2.2배로 껑충뛰었다. 또 지난해에 바나나·파인애플·멜론 등 85개 품목이,올해엔 냉동감귤·포도·주정제조용 당밀 등 13개 품목이 수입자유화 품목으로 추가되면서 농산물의 수입자유화율은 92.2%에 달해 실질적으로 완전개방이나 다름없게된 실정이다. 특히 농산물 자유화 원년격인 지난해는 과소비 바람을 타고 외국 농산물의 과잉수요마저 불러 일으켰다. 바나나는 지난 90년의 2만7천t 보다 13배가 많은 35만여t이나 들어온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외화로 2억5천만달러나 되며 우리 돈으로는 2천억원에 이른다. 국민 한사람이 1년동안 87개씩을 먹은 셈이다. 바나나 소비는 발암농약 검출로 한때 수그러드는 듯했으나 지난해 8월부터 다시 증가해 3·4분기 동안에는 매월 2만t씩이 늘었다. 말린 고사리도 지난 한햇동안 2천7백여만t 56억원어치가 수입되었다. 외국 농산물 물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뿌리·토란대·더덕·고구마순 등 건채류까지도 마구 들어오고 있는 판이다. ○일산 키위서 베노밀 검출 ▷안전점검◁ 이러한 외국산 농산물의 급격한 수입증가 추세도 물론 문제이지만 수입농산물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농약이나 방부제가 검출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수입 자몽에서 알라가 검출되어 물의를 일으켰던 일은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해 9월 바나나 등 수입 농산물의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 베트남·에콰도르산 바나나와 일본산 키위에서 미국 환경보호청이 발암성 농약성분으로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 살균제 베노빌이 검출되었다. 또 필리핀산 바나나에서 역시 발암 농약인 살균제 치오파네이트가 검출됐다. 이밖에 발암성 농약으로 판정되지는 않았지만 인체에 유해한 장기간 보존제인 올소페닐페놀(OPP)·티아벤다졸(TBZ) 등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같은 수입 농산물의 농약잔류 현상은 운송과 장기간 보관을 위해 추수후 농약처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포스트 하베스트 농약처리로 이는 비단 과일류뿐만 아니라 곡류·야채류 등 모든 농산물의 농약처리는 어느 나라에서나 합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문제는 허용기준치가 매우 높게 책정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벼의 포스트 하베스트농약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마라티온의 허용기준치는 8ppm으로 일본의 0.1ppm,우리의 0.3ppm보다 80∼27배가량 높다. ○겉면에 윤이 날수록 위험 ▷농약처리◁ 미국에서는 쌀의 포스트 하베스트 농약으로 마라티온·메톡시크롤·청산 등 16개의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 이중 취화메틸·피레스린 등 5개 농약은 일본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농약들이다. 말하자면 미국이나 일본 쌀을 먹을 경우 농약성분을 더 먹는 꼴이다. 이같은 보관 및 운송상 처리되는 농약은 실제로 생명체에 맹독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앙대 김성훈교수는 수입된 미국쌀과 국내에서 생산된 쌀에 좀벌레 50마리씩을 넣어놓은 다음 1백시간후에 꺼낸 시험결과 국산쌀에서는 2마리가 죽은 반면 수입쌀에서는 19마리가 죽었었다고 밝히고 있다. 김 교수는 『수입쌀이 바로 정미한 것처럼 윤이나고 기름기가 번지르르한 것은 레몬 등 과일에도 보존제로 쓰이는 올소페닐페놀이라는 보존제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확된 오렌지에는 발암물질인 베노밀,24­D를 비롯,겉면이 반짝반짝 윤이나게 하는 OPP 등 17종의 농약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애플에도 역시 발암물질인 베노밀을 비롯,OPP 등 6종의 농약이,양배추에는 발암물질인 캡탄 등 4종이 애용되고 특히 캡탄은 오이·호박·당근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대두에는 캡탄을 비롯,네덜란드의 시험결과 발암성이 우려되고 취화메틸 등 8종의 농약이 집중 살포된다. ○47%만 이화학검사 실시 ▷통관실태◁ 수입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업무는 서울·부산·인천 등의 3개 국립검역소에서 맡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쌀 등 53개 품목에 33종의 농약검사,2종의 유해 중금속,방사능 잔류량검사 등을 기준에 따라 검사하여 통관을 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정밀검사요원은 모두 29명으로 91년 한햇동안 9만7천여건을 처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수입식품 안전성 검사건수는 지난 90년의 검사건수 4만6천1백37건보다 2.1배가 늘어난 것이며 검사요원 한사람이 3천3백50여건을 처리한 셈이다. 이는 행정요원을 포함한 일본의 1백35명,미국의 8백70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뿐만아니라 검사장비가 부족해 수입 농산물의 포스트 하베스트 농약앞에 국민건강을 방치해놓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52종의 기본장비는 3곳 모두 갖추고 있지만 서울 검역소의 경우 일반농약 잔류량을 정밀검사하는 특수장비가 없고 인천검역소는 중금속을 검사할 수 있는 특수장비조차 못갖춘 실정이다. 또 휘발성 농약성분과 항생물질을 검출해내는 특수장비도 1∼2대로 이화학검사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실제로 수입물량의 35.7%는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아보거나 손으로 만져보는 관능검사였고 17.2%는 수입업자가 제출한 서류검사만으로 통관됐다. 수입 농산물의 절반이상이 정밀검사 없이 우리앞에 놓인 셈이었다. 또 0.4%를 불합격시키는 등 전체의 47.5%는 이화학검사를 실시했다고 하나 우리의 검사 항목이나 기준이 외국에 비해 턱없이 관대하다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함께 포스트 하베스트 농약처리에 대한 정보부족도 통관과정에서 유해성분을 제대로 검출해내지 못하는 중요 이유이다. 어떤 농약을 언제 얼마큼 쓰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60년대 미국에서 살충제인 마라티온을수확 농산물에 사용한게 효시로 알려진 포스트 하베스트농약 정보가 없다보니 허용기준치도 없고 검출방법이나 잔류여부 조차 모르고 지나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소비의식◁ 농산물의 안전성 문제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검역당국이나 수입업자·소비자가 함께 깊이 숙고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음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비단 농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이나 가공식품 등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가공식품의 수입·판매과정에서 유통기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도 바로잡아야 할 문제로 꼽히고 있다. 최근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의 원주지부가 25개 수입식품을 대상으로 유통기한을 초과하는 등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프랑스에서 수입된 캔디에서 합성착색료인 키놀린 엘로가,독일제 제라틴 캔디에서 구리 클로로필린나트륨이 각각 검출돼 이를 수거,폐기조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미국 등에서 수입한 초콜릿에서 산화방지제인 TBHQ·파텐트브루·블랙 PN 등이 검출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스웨덴산 치즈에서는 항생물질이,영국산 치즈에서 합성착색료 등이 발견되었었다. 이들 가공식품이 소비자의 손에 가기전에 폐기되었음은 물론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의 강광파이사는 이에 대해 『우리보다 농산물시장을 20여년 일찍 개방한 일본에선 수입농산물의 안정성에 대한 국민적 자각이 확고하다』며 『소비자도 유통기간이 짧은 국내 생산 농산물을 찾지만 판매상인들 또한 수입농산물은 판매대에 진열하지 않고 대신 창고 등에 보관했다가 꼭 요구하는 고객에게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방화시대를 맞아 우리도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 민자 공천접수 첫날 이모저모

    ◎「매명성」 신청 줄어 5대 1 경재 예상/“무소속 불출마” 서약때 애먹고/최고위원 찾아 얼굴알리기 부산/신청1호 주성돈씨… 「비공개창구」 한산 민자당이 14대 국회의원 공천신청 접수를 시작한 17일,현역의원을 포함해 50여명이 신청을 끝냈다. 전국 지역구수가 2백37개이고 닷새동안 공천신청을 받는 것을 고려할때 비교적 신청상황이 저조한 편이어서 첫날부터 「눈치작전」이 치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둘쨋날 대거 몰릴듯 그러나 신청서류배부가 16일 하오부터였기 때문에 구비서류를 갖추는데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공천접수 둘째날부터는 다수 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청서류가 1천여부이상 나간 것으로도 반증되며 공천신청접수 마감때 까지는 1천2백여명의 접수로 5대1 정도의 경쟁률을 나타낼것이란게 당관계자들의 전망. 이 경쟁률은 13대 7대1보다 다소 낮은 것인데 이번부터는 지구당접수를 받지 않기로 한데다 서약서에 입회인도장을 받도록 해 매명성 신청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자금능력 20억∼25억 ○…이날 민자당 공천신청은 당초 상오 9시부터 받을 예정이었으나 아침 일찍부터 접수장에 기다리던 신청자들을 감안,몇시간 앞당겨 새벽부터 접수. 신청1호는 이날 새벽5시 대리인을 통해 당사무처요원에게 가접수시킨뒤 접수와 더불어 서류를 공식제출한 주성돈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가 차지했는데 주씨는 사고당부인 경남 울산군에 공천을 신청. 두번째 신청자는 전북 김제를 희망한 이건식정조실부실장이었으며 현역 지구당위원장으로는 서울 송파을의 김병태위원장이 처음으로 접수. 현역 의원으로서는 경북 영양·봉화의 오한구의원이 맨 처음 신청했으며 김종필최고위원도 이날 상오 김동근비서실장을 통해 충남지역 1호로 부여에 신청서를 접수시켰다.김최고위원의 기반진술서에는 예금 2억원,부동산 6억원,자금동원능력 3억원으로 각각 기재. 이날 공천신청서를 접수시킨 주요 인사로는 서수종 전안기부장비서실장(경북 경주시),김현동 전청와대 비서관(경북 청송·영덕)김기도 전청와대 비서관(경남 삼천포·사천)임사빈전경기도지사(경기 동두천·양주)등. 당직자로는 김최고위원외에 김윤환총장(경북 군위·선산)이 신청서를 접수시켰고 이정무(대구남)권해옥(경남 합천)김동규(서울 강동갑)함종한(강원 원주시)의원 등 현역 의원도 30여명이 신청. 전국구 의원은 최재욱의원이 신설구인 대구 달서을에 신청했고 석준규의원이 부산서,연제원의원이 서울 영등포갑에 각각 접수. 김영삼대표와 박태준최고위원은 전국구 진출이 유력시되는 탓에 지역구 신청움직임이 없었으며 공직자 등 일부 출마희망자들의 사적 비밀보호를 위해 당기조국에 마련된 비공개 접수창구에는 이날 하오까지 단 1건의 신청도 없어 공천접수가 비교적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느낌. 일부 공천신청자들은 올해 처음 신설된 무소속 불출마 서약서 입회인을 구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는데 7종의 신청서류중 지지기반·재산정도를 기입한 「기반진술서」에는 대체로 자금동원능력을 20억∼25억원으로 적은 인사가 많아 선거자금소요액에 맞춘 듯한 인상. ○“면담사절” 방침 세워 ○…14대총선 공천신청서접수첫날인 이날 당사6층 세최고위원실에는 상·하오를 가리지 않고 김배지 지망생들로 북적대는등 문전성시. 특히 이들은 신청서를 접수한뒤 계파구분없이 최고위원실에 골고루 들러 「얼굴도장」찍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 김영삼대표최고위원실에는 경기 과천·의왕을 노리는 이동진의원(전국구),신영국(경북 문경·점촌),오경의의원(경북 안동시)등 원내인사와 유흥수(부산남갑),이수천(부산남을),나오연씨(경남 양산)등 20여명이 찾아와 자신이 그동안 지역구에서 쌓아온 탄탄한 지지기반을 읍소하며 낙점을 강력희망. 김대표의 상도동자택에도 17여명의 민주계 원내외인사들이 방문,김대표와의 면담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유흥수전의원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있는 허재홍의원과 원외의 이재옥·윤영탁씨 등이 눈에 띄기도. 또한 박태준최고위원실에는 노인환(경남 산청·함양),이정무(대구남),김영선(경기 가평·양평),권해옥(경남 협천),함종한의원(강원 원주)등과 전국구의 이동진·이상하의원(전남 담양·장성)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최고위원 부속실과 최재욱비서실장 방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 ○공천작업 호텔서 시작 특히 박최고위원은 시내 포철사무실에서 하오내내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들어 이곳에도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는게 한 측근의 전언. 김종필최고위원의 당사집무실과 청구동 자택에도 공천희망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기는 마찬가지. 공천희망자들은 신청서를 접수시킨뒤 김윤환사무총장실에도 어김없이 방문하고 있는데 이때문에 김총장은 시간절약을 위해 식사를 외부에서 시켜먹을 정도. 이처럼 공천희망자들의 문전쇄도로 김대표는 이날 하오부터 『공천이 끝날 때까지 일체 면담을 사절하겠다』는 방침을 신경식비서실장을 통해 밝혔으며 김총장도 이날부터 자택에 들어가지 않고 시내 호텔에서 공천작업을 본격준비하기 시작. 한편 계파별 사무처요원대표 12명은 이날 상오 세최고위원실과 김총장실을 차례로 방문,이번 공천에서 실·국장들의 「배려」를 요청해 눈길.
  • 「스티밍…」「엄마는…」/인기여성극 지방나들이

    ◎스티밍…/가부장제 모순고발,부산등 순회/엄마는…/울산·대전서 끈끈한 모녀애 공연 지난 해 「여성연극바람」을 일으키며 장기공연에 들어갔던 「스티밍­욕탕의 여인들」과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가 잇따라 지방공연을 떠나 올해는 여성연극 붐이 지방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다섯 달 가까이 공연되면서 2만여 명의 관객이 관람한 실험극장의 「스티밍­…」은 오는 29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울산·광주·마산의 연극무대에 오른다.또 지난 8개월여 동안 2백74회 공연되면서 4만명이라는 놀라운 수자의 관객을 동원한 극단 산울림의 「엄마는…」역시 다음 달 9일 서울공연이 끝나면 15일부터 울산·부산·대전 등 지방 공연에 나선다.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룬 연극,여기에 여성의 삶을 다루거나 여성 극작가가 쓴 작품들까지 포함되는 여성 연극이 관객을 끄는 것은 결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그러나 작년부터 여성 연극이 무대에 오르는 횟수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고 관객 동원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어 관객들의 성향과현주소를 가름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와 같은 여성 연극의 성황은 한 마디로 연극을 관람하러 오는 여성관객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경제적·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 여성들이 여가 시간을 이용,문화활동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나서면서 이와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40대에 들어서 학창시절 종종 찾던 극장에 대한 짙은 향수를 갖고 있는 중년의 여성 잠재연극인구들이 극장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공연을 마친 연극 「스티밍…」은 영국의 낡고 허름한 터키식 공중목욕탕에 각각의 사연을 갖고 있는 다양한 계층의 여인 6명이 반라로 등장해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성 폭행,성의 상품화,구타,남편의 외도 등 가부장제 사회속에서 여성이 당면한 문제들을 집약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연극은 특히 극이 전개되면서 허약해 보이기만 하던 등장 인물들이 서로 자신들의 문제를 공유하면서 정신적 성숙과 자각을 이뤄내고 나아가 자매애가 싹터 함께 「공동목욕탕 사수」를 다짐하면서 막이 내리는 투철한 여성주의 의식을 보여준다. 영국의 여성 극작가 넬 던이 81년에 쓴 이 작품의 연출은 김철리씨가 맡았고 극중 인물 가운데 정신적 성숙정도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클럽 여급과 창녀인 조시역에는 김성녀 이화영 한수미 등이 거쳐갔다. 한편 여성들의 이야기를 해마다 거의 빠짐없이 무대에 올려온 극단 산울림의 고정레퍼토리에 새로 포함될 「엄마는…」(드니즈 샬렘작,임영웅 연출)은 사건중심이 아니라 엄마의 죽음을 눈앞에 둔 딸이 그동안 순탄치만은 않았던 엄마와의 미묘했던 관계를 잔잔하게 끌고나가는 연극.특히 외국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거의 못 느낄 정도로 우리 정서와 맞아떨어져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려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86년 극단 산울림의 「위기의 여자」(시몬느 보봐르작,임영웅 연출)를 시발로 여성 연극은 「덫에 걸린집」 「여자의 역할」 「혀」 「웬일이세요 당신」 「그대 아직도 꿈 꾸고 있는가」 등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이 번역극이라 우리정서와 실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남성 극작가가 쓰고 연출한 작품들이 허다해 진정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스티밍…」과 「엄마는…」의 지방 공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스티밍…」=▲부산(1월29∼2월13일) ▲울산(20∼23일) ▲광주(28∼3월1일) ▲마산(3월6∼8일) ▲구미(10∼14일) □「엄마는…」=울산공연일정은 2월15∼16일로 잠정적으로 정해졌으나 부산·대전 등지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포근한 신정연휴/구름 낀 하늘… 곳에따라 눈·비

    새해 첫날인 1일 전국이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눈 또는 비가 조금 오겠으며 2∼3일은 구름이 조금 끼는 맑은 날씨가 되겠다. 기상청은 31일 연휴 첫날인 1일 우리나라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중서부지방은 곳에 따라 눈이 조금 오겠고 남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또 1일 아침 최저 기온이 서울·대전·광주 영하2도를 비롯,부산 3도 등으로 예년보다 평균 4∼5도 가량 높겠으며 2일에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예년보다 2도 높은 영하4도로 포근한 신년연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세밑한파 낮부터 풀린다/호남 대설경보 해제

    ◎신정연휴도 포근할듯/어제 올들어 가장 추워… 철원 영하 21도 12월 마지막 일요일인 29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방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등 올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이날 아침 각지방최저기온은 강원도 철원이 영하21도까지 떨어지고 홍천 영하 17·1도 춘천 영하 14·1도 였으며 서울은 영하 11·1도 인천은 영하 10·5도 수원도 영하10·8도까지 기온이 내려갔다. 또 남부지방도 전주 영하 8·6도 대구 영하 6·8도 부산 영하5·1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추운날씨를 보였다. 이날 낮기온도 하오2시현재 서울지방이 영하 5·8도 춘천 영하 6·2도 수원 영하 3·9도를 기록하는등 차가운 날씨가 계속돼 외출나온 시민들을 추위에 떨게했다. 그러나 이날 92학년도 입시합격자를 발표한 서울대에는 강추위에도 아랑곳없이 학부모와 수험생1만여명과 차량2천여대가 한꺼번에 몰려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30일 상오까지 계속되다 하오부터는 예년기온을 되찾겠으며 신정연휴때는 날씨가 완전히 풀릴 것으로내다봤다. 한편 전라남북도와 울릉도·독도지방에 내려졌던 대설경보는 이날 상오10시까지 모두 해제되고 서해남부와 남해서부및 동해 전해상에 내려진 폭풍주의보도 이날 하오10시에 해제됐다. 그러나 29일 상오까지 강원도및 서울지방과 전남북지방에 많이 내렸던 눈은 하오부터는 모두 그쳐 교통이 두절됐던 전남 장흥등 3개지역의 도로등도 제설작업으로 완전히 복구돼 정상소통되고 있다.
  • 세밑추위 맹위… 서울 영하 10도/철원 영하 16도·제주도 영하로

    ◎내일까지 계속/대청봉 2백15㎝ 적설/.호남지방엔 대설경보 28일 아침 눈과 함께 전국 대부분의 지방을 꽁꽁얼린 세밑한파는 3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28일 『이번 추위가 나흘동안 전국적으로 눈 또는 비를 내린 기압골이 빠져나가면서 몰아닥친 것』이라고 밝히고 『휴일인 29일엔 철원 영하16도,서울 영하10도,춘천 영하14도,청주 영하12도등 중부지방의 아침기온이 영하10도 밑으로 더욱 떨어지고 낮기온도 영하권에 머무는 몹시 추운 날씨가 되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29일 제주지방의 아침기온이 처음으로 영하1도까지 내려가고 대구 영하9도,광주·부산 영하7도등 남부지방도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될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은 이번 혹한이 30일 아침까지 계속되다 낮부터 예년 기온을 되찾아 가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하오까지 10∼20㎝의 눈이 더 내릴것으로 보고 이날 하오3시40분을 기해 대설경보를 내렸다. 한편 27일 밤늦게부터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내리기 시작한 눈은 28일에도 계속돼 이날하오11시 현재 서울의 2.8㎝를 비롯,인천 2㎝ 수원 3.7㎝ 청주 11.0㎝ 대전 1.0㎝ 전주 6.3㎝ 광주 11.3㎝ 등의 적설량을 보였다. 올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던 강원도 지방은 이날 아침부터 눈이 그쳤으나 적설량은 설악산 대청봉이 2백15㎝로 72년 대관령 기상관측소가 관측을 실시한 이래 1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대관령 94.6㎝ 한계령 1백15㎝ 진부령 90㎝ 등을 나타냈다.한편 밤새 눈이 내린 28일 아침 서울의 경우 대부분의 도로가 빙판길을 이뤄 출근길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으며 접촉사고와 지하철사고가 잇따라 지각사태가 속출하는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 오늘 대입… 전국이 “포근”/한차례 비

    ◎100만 이동… 수도권등 교통혼잡 예상/상오 8시10분까지 입실해야/전철·택시 증차… 10시 출근·등교 92학년도 전기대학 학력고사가 17일 전국 99개대학 5백56개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수험생들은 이날 상오8시10분까지 지정된 수험실에 입실을 마쳐야하며 상오8시40분부터 90분동안의 제1교시 국어·국사과목을 비롯,하오5시10분까지 4교시에 걸쳐 9개과목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날 서울등 6대도시와 수도권지역 14개도시의 출근·등교시간이 상오10시이후로 늦춰졌으나 63만9천여명의 수험생과 학부모등 1백여만명이 한꺼번에 이동하고 지난 1년동안 70만대의 차량이 늘어나 대학밀집지역과 지방캠퍼스로 가는 수도권 고속도로등에서 극심한 교통체증현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찰은 이에따라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가능하면 승용차보다 지하철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특히 먼거리의 수험생들은 시간여유를 두고 수험장으로 가는등 주의를 요망했다. 경찰은 이날 상오7시를 전후해 서울 신촌·신림동·혜화동 일대와 부산 동아대,대구 영남대주변에서 차량의 평균시속이 5∼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는 수험생이 몰릴 이날 상오6시부터 8시10분사이 5분간격이던 지하철의 운행간격을 3분으로 단축하고 이날 하룻동안 개인택시의 부제를 모두 해제했다. 또 수도권소재대학의 수험생을 위해 경부·중부고속도로 서울∼대전구간 하행선과 경인고속도로 전구간하행선의 화물차통행도 상오5시부터 8시까지 3시간동안 전면금지된다. 기상청은 이날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16일 하오부터 중부지방에 눈 또는 비가 조금 내리다가 17일 상오 전국에 걸쳐 한차례 비가 조금 내리겠다고 밝히고 『17일 아침기온은 서울 영상6도 부산 영상8도를 비롯,영상4∼9도,낮기온은 영상5∼12도로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되겠으나 하오부터는 바람이 불면서 추워지겠다』고 예보했다. 수험생들은 시험당일 수험표를 꼭 지참해야하나 잃어버렸거나 빠뜨리고 나왔을 경우에는 각대학 입시관리본부에 가서 신분증등을 제시,본인임을 확인받으면 임시수험표를 받을 수 있다. ◎대입합격자안내 「다이얼 2000」 서비스 한국통신(사장 이해욱)은 20일부터 92년1월1일까지 다이얼 20 00을 이용,수도권 18개 대학,부산·대구·광주등 전기 32개대학 응시자들의 합격여부에 대해 자동안내를 실시한다. 이용방법은 자신이 응시한 대학 발표일에 해당 대학의 전화번호를 누르면 다이얼 20 00시스템에 연결돼 안내말에 따라 자신이 응시한 대학고유코드(한자리수)·수험번호·Ξ기호를 차례로 누르는 방식으로 합격여부를 확인할수 있다. 대학별 코드 및 이용전화번호는 ◇서울 ▲단국대(1) ▲동국대(2) ▲동덕여대(3) ▲서강대(4)▲숭실대(5) ▲아주대(6) ▲이화여대(7)이상 모두 700­2000. ▲건국대(1) ▲서울대(2) ▲연세대(3) ▲외국어대(4) ▲중앙대(5) ▲홍익대(6)이상 711­2000 또는 749­2000. ▲고려대(1) ▲국민대(2) ▲상명여대(3) ▲성균관대(4) ▲한양대(5) 이상 825­2000,또는 596­2000. ◇부산 ▲경성대(1) ▲고신대(2) ▲동아대(3) ▲동의대(5) ▲수산대(7) 이상 700­2000. ◇대구 ▲계명대(1) ▲영남대(2) ▲효성여대(3) ▲경주 동국대(4) ▲경북대(5) ▲경산대(6) ▲대구대(7) 이상 700­2000. ◇광주 ▲전남대(1) ▲조선대(2) 이상 700­2000.
  • “소외여성의 어머니” 환갑 잊은 봉사 23년/이런 공무원

    ◎남 돕기를 천직으로 박성지씨(서울도봉구청 가정복지과)/67년 남편과 사별후 “개안”… 아동구호사업에 첫발/40세때 대학에… 전문지식 갖추고 윤락녀등 돌봐/새달에 정년퇴임… “불우시설 찾아 여생도 이웃과 함께” 진심으로 몸과 마음을 다바쳐 남을 돕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듯 그녀는 『천직으로 생각하고 하는일이 떠들썩하게 알려지는게 싫다』고 기자와 만나기를 극구 사양했다.『봉급의 절반만큼도 일을 하지 못하는 데다 단지 주어진 일을 할뿐』이라며 『말할것이 없다』는 것이었다.그러나 『남을 돕는 선행이 알려져 더 많은 사람들이 남을 도울수 있게 된다면 그 또한 좋은일이 아니냐』고 그녀의 동료를 내세워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썩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그것도 『신문을 읽는 사람들 눈에 잘띄지 않게 손바닥보다 작게 기사를 낸다』는 조건을 걸고. 스스로가 버리고,가정이 버리고,사회가 버린 여성을 거두어 어머니나 언니,또는 친구로서 반평생을 살아온 서울 도봉구청 가정복지과장 박성지씨. 이제는 어엿한 할머니인 예순한살 나이에도 온 얼굴에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은 밝고 따뜻한 웃음이 가득 넘쳤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지난 30년 한성사범출신인 아버지와 숙명여고를 나온 어머니사이의 6남매 가운데 넷째딸로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비교적 어렵지 않게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 독실한 기독교집안에서 자란 탓인지 남을 돕는 일에는 어릴적부터 적극적 이었다. 그러나 48년 군산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3년동안 국민학교 교사를 지낸뒤 바로 결혼,딸 넷을 둔 평범한 주부로만 17년 남짓을 보냈다. 그러던 끝에 67년 가을 어느날 남편이 마흔살도 채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숨지고 부터 어쩔수 없이 밥벌이를 위해 사회에 뛰어 들어야 한 것이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 됐다. 『딸 넷을 먹여 살리고 교육하기 위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이왕이면 남을 도울수 있는 일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친지의 소개로 들어간 곳이 부산에 있는 캐나다 아동구호재단이었다. 이 재단은 우리나라 극빈가정의 아이들과 캐나다 가정을 연결해 돕도록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68년부터 3년동안 헌신적으로 일하면서 사회사업을 몸으로 싸워 나갔다. 『돈이 있어야 가능한 자선사업과는 달리 돈없는 사람도 할수 있는게 사회사업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남을 돕겠다는 봉사정신과 사회자원을 연결시키고 여기에 전문적인 지식까지 보태면 얼마든지 버림받은 이웃을 도울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그녀는 강남사회복지대학을 수료하고 원주대학 사회사업학과를 다녔다. 살림은 꾸려나가기가 벅찼지만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힘든줄도 몰랐다. 마흔이 다 된 나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를 다녀 대학을 졸업했다. ○“제2 인생 힘든줄 몰라 서울시청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지난 71년. 비록 임시직이지만 부녀청소년과의 상담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주로 윤락여성과 미혼모 걸인여성을 상대하며 이들에게 제 갈길을 찾아주었다.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은 일이었다. 73년 10월 어느날이었다.서울역에서 연락이 오기를 『무작정 상경한 소녀가 있으니 데리고 가라』는 것이었다. 『아이를 데려와 사연을 들어보니 공부하고 싶어서 가출해 서울에 올라왔다는 것이었어요.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고 성실하게 보여 아예 내가 맡아 가르치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러나 가출한 아이를 데리고 있는것이 꺼림직해 집에 가서 모든것을 털어놓고 말씀드린뒤 다시 서울로 오라고 했다. 시골집에 내려간 소녀는 이틀뒤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 빈농인 부모들이 고맙다고 선물로 보낸 마늘·보리·팥 한움큼씩을 내놓았다. 당시 15살이던 소녀는 그뒤 4년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고등공민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학교를 마치자 충남 청원의 단위농협에 취직,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해 두아이의 어머니로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소녀를 보내고 4년쯤뒤 30대중반의 여자가 12살된 소녀와 갓난아기를 데리고 상담소 문을 두드렸다. 『가출한 남편을 찾아 방방곡곡을 헤맸으나 남편을 찾기는 커녕 결핵에 걸려 더이상 아이들을 키울수가 없게 됐다』고 눈물로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 12세 소녀가 이젠 주부 여인은 부녀보호지도소로 갓난아기를 아동상담소로 보내고 12살된 소녀보영이는 여인의 부탁대로 집으로 데리고 왔다. 『보영이는 밝고 구김없이 딸들과 어울리며 잘 자랐지만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12살이었지만 한글조차 모를 정도였습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보영이는 이유없이 반항하며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친딸 이상으로 보살펴주는 정성에 마침내 마음을 잡고 미용기술을 배워나갔다. 그리고 기술학원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지난해 출가한 보영이에게 박봉을 털어 가재도구등 살림살이를 마련해주었다. 이처럼 그녀가 정성을 갖고 보살펴 어엿하고 건강한 여성으로 다시 나게 한 사람은 1백명이 넘는다. 그러나 『20년동안 만난 사람의 1%에도 못미쳐 항상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하는 부녀자들이 많이 있지만 무관심 또는 도와줄 손길의 부족으로 지푸라기조차 잡지못하고 수렁에 빠지곤 한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불우노인 결연 사업도 지난 88년 서울시내 각구청에가정복지과가 새로 생기면서 그녀는 시청에서 도봉구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녀자와 상담만하다 직접 가정복지에 대한 행정을 펴게 된 것이다. 『도봉구에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어 그만큼 할일이 많았다』는 그녀는 지난 4년동안 「죽기 아니면 살기」로 일을 했다. 노인복지에 중점을 두고 노인정을 짓거나 지원하는데 앞장섰고 2백명 남짓의 불우노인을 일반가정과 결연시켜 주었다. 딸들도 모두 출가해 20평남짓 되는 집이 텅빈것같아 지난봄에는 의지할데 없는 노인 2명을 데려와 함께 살고 있다. 다음달 31일 정년퇴직을 앞두고 요즘은 자원봉사할 불우시설을 물색하느라 바쁘다. 『정말 나를 필요로 하고 남은 인생을 모두 바칠수 있는 곳에서 봉사하려고 합니다.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도와달라고 하고 있어 「혜택받은 노인」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녀는 참으로 남을 돕는 일의 기쁨을 아는 헌신적인 공무원이었다.
  • 천직의 등대지기 39년/안영일씨(이사람)

    ◎“사람 그립다는건 처절한 고통이죠”/두 차례 낙도 탈출끝에 「희생의 의미」 체득/태풍속 칠흑바다 지킬땐 새 보람에 “희열”/“조각에 일가견”… 「고독의 철학」 작품으로 승화/섬마을 전전 떠돌이 생활에 자녀교육애로 안타까워 『외롭고 고된 세월의 연속이었지만 내가 택한 길이기에 후회않고 정년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망망대해 외딴 섬에서 뱃길 잡아주기 39년.강산이 바뀌어도 몇번은 바뀌었을 기나긴 세월 갈매기를 벗삼아 등대를 지키며 고독과 싸워온 외곬등대인 안영일씨(60·여수지방해운항만청 오동도항로표지관리소장·기능6등급)는 남다른데가 있는 사람이다. 파도소리와 흰갈매기로 도시인들에게는 낭만의 대명사로 느껴지는 등대지기는 알고보면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운 직업이다. ○“감방아닌 감방생활” 안씨는 감방아닌 감방에서의 생활을 두번의 좌절끝에 천직으로 삼아 오늘에 이르러 이제는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등대의 산증인이 됐다. 안씨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곳은 동경1백27도46.2분 북위34도44.5분 여수 앞바다오동도항로표지(등대)관리소. 지난 89년6월 이 등대관리소장으로 부임해온 안씨는 옛날 낙도에 있을 때보다 문화생활(?)을 누리고 있어 좋지만 등대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해이해질까봐 긴장을 풀지않고 지낸다. 그는 이곳 등대관리소 관사에서 한살아래인 부인 박종례씨,그리고 직원 2명과 함께 살고 있다.오동도등대는 육지와 방파제로 연결될 만큼 가까워 다른 등대에 비하면 근무환경이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등대업무 성격상 외부와 격리된 생활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시 출퇴근 어려워 이곳의 근무는 하루 3교대가 원칙이나 정시 출퇴근이 아니기 때문에 일이 있으면 지속근무해야 한다. 일상업무외에도 풍속·풍향·파고·강우양·해수온도·염분도등을 하루에 몇번씩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일손을 거들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10초에 한번씩 빛을 내주는 등명기와 30초마다 나팔소리를 내는 안개(무)신호기를 손질,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태풍예보가 있을 때는 직원 모두가 이것저것을챙기느라 긴장속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기가 일쑤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혹시나 뱃길을 잃은 선박이 있지 않을 까 등대의 생명선인 등명기의 불빛을 주시하며 올빼미같은 생활을 마다하지 않는다. 계기고장으로 뱃길을 잃은 선박은 등대불빛과 나팔소리로 거리나 방향을 잡고 운항하기 때문에 잠시도 한눈을 팔 수가 없다. ○교통고등학교 입교 안씨가 그동안 이런 식으로 뱃길을 잡아 구조해준 선박은 어림잡아 1백여척에 달한다. 안씨가 등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6·25동란중인 52년9월. 서울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그는 전쟁이 나자 가족들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그러나 8식구가 당장 끼니를 때우지 못할 어려운 지경에 빠졌다.장남인 안씨는 마침 항로표시 공무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응시,합격했다.당시 부산초량 역구내에 있던 6개월 과정의 교통고등학교에 입교해 등대업무와 관련된 통신·전기·설계제도·특별등기및 무신호기작동법을 배웠다. 등대지기로 기본기를 익한 안씨는 이듬해 5월 당시만해도 목포에서 배로 8시간이나걸리는 하조도로 발령받아 등대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 한달은 고생되고 가족이 그리웠지만 호기심에 참고지냈다.서울서 자란 안씨는 이때 처음 살아서 펄펄뛰는 물고기를 보았고 미역·파래등 해조류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알게됐다. 이렇게 시작된 생활이 두달쯤 되니 먹는 문제로 차츰 고통스러지기 시작했다.밥을 직접 해 먹어야 했는데 쓸만한 취사도구가 없는데다 연료도 마땅치 않았다. 디젤 폐유를 때서 밥을 짓는데 그을음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거기에다 육지에서 공급해주는 된장·간장등 부식이 떨어져 월남미와 통보리가 3대7로 섞인 맨밥을 씹을 때는 눈물이 났다. 안씨는 두달을 버티다 등대지기를 포기하고 하조도를 도망치다시피 빠져 나온다. 부산집으로 돌아왔으나 할만한 일이 없었다.두달을 빈둥대다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하조도에 들어갔으나 이번에도 두달을 견디지 못했다.두번째는 식생활문제가 아니라 고독과의 싸움에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도대체 사람이 그리워서 살 수가 없었다.집에 다시 돌아왔으나 새로운갈등이 시작됐다.젊은 나이에 적응을 못하고 방황한다는 자괴심이 가슴을 짓눌렀다. 독실한 카톨릭집안에서 성장한 안씨는 신앙심으로 모든 역경을 이길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힘들고 외롭지만 누군가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내몸을 불살라 캄캄한 밤바다의 빛이되자.길잃은 뱃사람들에게 항로를 안내해 주자』 오랜 고민끝에 다시 한번 등대인이 되겠다고 결심,하조도행 배를 탔다.마음이 흔들릴때마다 입술을 깨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낙오자」란 불명예를 씻기위해 남보다 두세배 더 열심히 일했다. 안씨는 하조도에 근무하면서 결혼해 가정을 꾸몄다.세월이 지나는 동안 외로움과의 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게 되고 낙도의 불편한 생활도 천직이라 여기고 견딜수 있게 됐다.3년 가까이 있다가 56년12월 두번째 임지인 남해의 자개도로 옮겼다. 자개도는 결딜만 했다.그후 바라도·거문도·소리도·돌산도·백야도등 낙도를 전전하며 근무했다.한곳에 두번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주민들과는 무척이나 친숙하다. 문명의 혜택이 별로 없는 주민들에게 안씨는 만물박사로 통해 가는 곳마다 환영을 받는다.손재주가 뛰어난데다 전기·전자제품에 일가견이 있어 주민들의 고장난 전기·전자제품은 모두 그의 솜씨로 제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60년대초 소리도(남해)등대에 근무할 때는 마을청소년 10여명에게 라디오수리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안씨는 또 미술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 시간이 나는대로 그림을 그리고 나무와 돌로 조각품을 만들어 썰렁한 섬마을과 등대주변환경을 아름답게 꾸미기도 했다. 안씨가 본격적으로 등대환경조성작업에 손댄 것은 바로 전임지였던 거문도에서다. 안씨는 거문도가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경치가 아름다운 등대주변이 관광명소로 돼가자 5개년계획으로 등대조각공원을 만들기로 했다.오동도로 자리를 옮긴 요즘에도 거문도 공원안에 전시할 작품을 만드느라 시간이 날때마다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동안 만들어 놓은 작품중 「혼」과 「작품S」는 이미 현지에 전시돼 있다. 안씨의 작품은 대부분 고독한 인간의 굳센의지,자연과 바다와 인간의 조화를 소재로 한 것이다. 안씨가인간의 외로운 정신세계를 작품소재로 선호하는 것은 아마도 수십년간 고독속에서 터득한 생명철학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 부부야 그렇다지만 그간 자식들에게 너무 고생시킨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며옵니다.그러나 애들이 이제는 다 커서 이 애비의 마음을 알아주니 한결 가슴 뿌듯합니다』 안씨는 슬하에 둔 네자녀(2남2녀)가 낙도를 전전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이 육지에 나가 자취를 해가며 공부할 때 가장 가슴아팠다고 했다. 그렇게 큰 네자녀중 맏아들 호석씨(36)는 어려운 신학공부를 마치고 현재 목포북교동성당에서 신부로 봉직하고 있다. ○명예퇴직 그날 향해… 안씨는 39년간의 등대지기 생활을 하면서 집 한칸도 마련하지 못했다.항상 박봉에 허덕이는 구차한 생활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등대인의 생활인 만큼 명예로운 퇴직을 위해 정년이 될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근무할 생각이란다.
  • 잇단 예능계 부정입학,실태와 개선책

    ◎“재능보다 돈”… 합격 끈잡기에 수억원/레슨 스튜디오 통해 「입학티켓」 뒷거래/교수들마다 사단 형성… 영향력 행사/대학 간판 따기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세태도 문제 이대 무용과의 입시부정 사건은 우리의 예능교육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올해초 서울대 음대와 건국대 음대에서 입시부정사건이 터져 나온데 이어 지난 여름에는 외제 유명악기 구입을 둘러싼 사기사건에 음대교수들이 관여하여 음악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더니 이전의 어떤 예능계 부조리보다 액수가 큰 입시부정사건이 무용계의 최고 명문인 이화여대 무용과에서 또 발생한 것이다. 딸자식 하나 무용과에 집어 넣느라고 1억여원을 들인 부모나 이를 눈 하나 까딱않고 챙겨 넣은 대학교수의 비윤리성에 대한 징벌은 차치하고라도 이제 더이상 불합리한 예술교육제도 뒤에서 횡행하는 입시부정사건이나 그 타락상을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온국민의 여론이다.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오던 「관행」들이 뒤늦게 파헤쳐진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모두의부끄러움이기도 한 오늘의 예체능계 교육풍토는 양심이 마비된 예술가와 어떻게든 자녀를 대학에 집어넣겠다는 학부모,불완전한 예술교육제도가 함께 어울려 빚어낸 결과다. 자식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가족이기주의와 사회적인 부의 불균형,대학교수집단의 윤리의식 결핍,예체능계대학의 실기중심 교육등이 한데 어우러진 「부패4중주」의 이 사건들은 심지어 「인간의 삶을 순화시키는 예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뿌리채 흔들어 놓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우리의 예술교육이 부패했다는 소문과 냄새는 10∼20년전부터 나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일부 타락한 사대주변에서 맴돌던 것이 불합리한 교육제도에 따라 대학 전체로 전이됐다. 갈수록 대학에 예술학과가 늘어나 한해에 분야마다 수천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게 되고,예술적 재능이나 기량과 관계없이 대학간판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 예술전공을 택하는 학생수가 늘어나면서 그 오염도는 더욱 확산됐다. 게다가 예술의 특성상 입시에서 실기비중이 높이 잡혀있고 대학교수는 대부분 실기전공자들이며 교수 숫자는 제한돼 있는 탓에 부정을 유발할 여지는 점차 높아졌으며,이름 있는 몇몇 실기교수들의 보이지 않는 횡포는 날로 거세졌다. 전국에 걸쳐 30여개에 이르는 대학 무용과의 교수 숫자는 대학별로 2∼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이번에 파문을 일으킨 이대 무용과의 경우도 구속된 홍정희 육완순교수와 조사설이 나왔던 김매자교수가 각각 발레·현대무용·한국무용의 세분야를 독점,세 교수의 개인연구소화돼 있다는 것이 무용계의 얘기다. ○몇명이서 좌지우지 이런 상황에서 특정교수와 특정스튜디오를 잇는 거대한 무용사단이 형성되고 이 사단은 자연스럽게 대학진학의 통로역할을 하는 것이다.한국 무용의 대모로 알려진 한 교수의 경우 자신의 사단에 40여개의 무용스튜디오를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무용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우선 이 스튜디오를 통해 원하는 대학교수의 춤사위를 익히고 많게는 4백만∼5백만원의 「작품비」를 들여 실기시험 준비를 해야한다.또한 해당교수의 작품발표회때마다 수십장의 표를 사야하며 때때로 조건없는 「선물」도 해야 한다.이 스튜디오와의 끈마저 없을 경우 억대의 돈을 들여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커튼이 가려진 음대입시 실기고사에서도 헛기침소리나 보이지 않는 암호등으로 부정의 줄이 닿는 형편에 얼굴과 몸이 노출된 무용과 시험의 입시부정은 원천봉쇄가 불가능한 형편인 것이다. 홍정희교수를 따라 모스크바연수를 갔다가 아이스크림을 사오라는 홍교수의 심부름을 하던중 교통사고를 당한 학생으로 인해 이번에 무용과 입시부정이 뒤늦게 밝혀지긴 했지만 무용과 입시가 예체능계 입시부정의 온상이란 사실은 알만한 사람들에겐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몇년전 현대무용계의 중견무용가인 J대의 L교수와 S교수등이 입시부정과 관련하여 재학생들의 반발을 사서 일시 휴직하기도 했는데 무용계 내부사건으로 묻혀버린 바 있다. ○작품발표회 후원도 명망있는 무용가이며 대학교수로 재직중인 K씨는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앞에 무용실을 차려놓고 입시생들과 입시 훨씬전부터 돈으로 산 「사제관계」를 형성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것으로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입시전에 맺어진 교수와 학생들간의 비정상적인 끈은 입학후에도 그대로 연결돼 교수의 국내무용발표회는 물론 해외공연까지 막대한 경비를 들여가며 참가해야 한다.만일 교수의 눈밖에 날경우 국내무용계에서는 발을 붙일수 없을 정도로 교수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교수에게 절대 복종해야 한다. 이대무용과의 경우 홍정희·육완순·김매자 세 교수가 각각 한국의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계의 대표적 존재로서 각기 경쟁적으로 무용활동을 펼치는 바람에 우리 무용계 발전에 기여한 측면은 많지만 그 경비조달을 위해 입시부정에 관계하게 됐을것이라고 보는 무용인들도 있다. 이같은 파행적인 예능교육의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소리는 오래전부터 우리사회에 대두됐고 당국 또한 그 해결점을 찾기위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러나 문제를 입시제도에 국한시켜 실기채점에서 교수들의 공동관리제를 조정한다거나,입시전형에서 실기점수비중을 낮추는 등의 조절이 결코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예·체능계 입시부정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대학간판을 따기위해 예능대학에 진학하는 우리사회의 그릇된 간판위주 풍토에 있는 만큼 그 해결책은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실기중심의 예체능교육을 꼭 대학에서 다뤄야 하느냐는데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따라서 문화부는 예술실기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국립예술학교 설립안을 마련,오는 94년 개교를 목표로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내놓은 바있다. 우리의 예술교육이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한 방편으로 동원되는가 하면,재능있는 학생들에게는 제대로 된 예술영재교육을 시키지 못해 과도한 해외유학 현상만 팽배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국립예술학교의 탄생은 예술교육의 새 풍토마련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음악평론가 박용구씨는 일련의 예능계 부정사건에 대해 『예술할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예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며 80평생 예술했다는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면서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학자와 공연예술가를 한꺼번에 배출하겠다는생각은 버려야 할때』라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미술대학 도예과 강석영교수는 『우리나라가 다른나라에 비해 예능계학원의 수가 엄청난 것도 지적돼야 한다.어떤 동네에는 구멍가게 하나 건너마다 음악·미술학원이 개설돼 있다.여기서 교육받은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대학가는 수단으로 예능을 이용하게 되니까 경쟁이 심해져 비리가 판치게 되고 또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강습비 수백만원 무용평론가 김태원씨는 『이번 무용계 사건을 보면서 과연 대학에 무용과가 있어야 하느냐는데까지 회의를 느낀다.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심각할 정도로 학위에 연연해하는 경우를 보는데 재능이 뛰어난 한 무용수가 결혼할 때가 되니까 고등학교만 졸업한 것이 걸림돌이 돼 애먹는 것을 보고 부패의 원인이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예능계 입시생을 둔 학부모 안송자씨(46)는 『예술계 교육풍토가 너무 돈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사실에 계속 공부시킬 엄두가 안난다.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그 학교에 재직중인 선생님에게 레슨한번 받기가 하늘에 별따기이고 주1회 받는 한달레슨비가 1백만원을 넘어서니 진정한 예능교육을 받는건지 돈놀음에 줄타기를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우리를 암담한 기분에 처하게 하는 예능계 입시부정사건을 대하며 많은 사람들은 하루빨리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져야 하고 부정은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현직 교수의 개인레슨 금지/학교군별 연합형태로 실기 평가 ▷교육부 개선방안◁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예능계 입시부정에 따른 교육부의 개선방안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실기평가를 소속 대학교수를 제외하고 시간강사를 포함한 3명이상이 해오던 종전과는 달리 전임강사 5명이상을 원칙으로 하고 소속대학교수를 포함하되 반드시 다른 대학의 평가교수를 50%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실기고사 반영률을 대학이 결정하되 하향조정할 것을 권장하고 시험의 출제와 평가·시험관리등을 대학 총·학장의 책임하에 두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공정성 확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현직 예능계 교수의 개인레슨 행위를 금지하고 대학실정에 따라 해당 총·학장사이의 협의아래 학교군별 연합형태로 실기고사를 실시토록 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실기고사반영률을 0.2%∼25%까지 낮춰 교육부의 승인을 요청하는등 입시의 공정성확보에 나름대로 부심하고 있다. 서울대 미대는 이미 40%의 실기반영률을 35%로 낮췄다.이대는 무용학과등 체육대학 3개학과의 실기반영률을 현행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으며 부산대 음악·미술·무용학과,건국대 미대,단국대 음대,명지대 미대등 예·체능학과가 설치된 전국의 78개 대학가운데 절반가량이 총점에서 실기반영률을 낮췄다. 실기비율을 낮춘 만큼 학력고사의 반영률이 높아지고 대학마다 실기반영률이 크게 차이가 나 입시 70일을 남긴 현재 수험생과 해당 고교에서는 진학지도에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교육부의 제도개선책에 대해 서울대 음대 김정길교수는 『당장의 제도개선으로 예·체능계의 입시부정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사회도덕성 회복의 차원에서 평가교수들이 교육자적 양심에 따라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예·체능계의 입시개선을 당장의 제도개선에 호소하기 보다는 「예술」이라는 전문성에 비춰 전적으로 대학의 자율에 맡기고 이에 따라 대학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거시적인 안목에서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자격시험 합격해야 대입 응시/전문학교 마쳐야 종합대 진학/독 ▷외국 예체능입시◁ 외국의 예능계 대학입시제도는 우선 입시절차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다시말해 종합대학이나 예능계 전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격시험을 치러 합격한 사람에 한해서만 지원하는 대학에 응시할수 있는 자격을 주는등 엄격한 입시관리체제를 갖추고 있다. 미국의 경우 종합대학의 예·체능계나 음악학교등 전문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반 대학에 응시하는 수험생과 똑같이 프린스턴대학안에 있는 대학입학위원회가 주관하는 SAT(Schoarship Aptitude Test)와 경우에 따라서는 ACT(American College Test)를 치러야 한다. 수험생들은 「학업성적검사」와 「미국대학검사프로그램」인 이 두가지 시험에 합격해야 원하는 예·체능계대학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일반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1년에 4회 치러지는 SAT나 또는 대학에 따라 요구하는 ACT성적 가운데 가장 좋은 점수를 지원대학에 보내 합격여부를 판정 받지만 예·체능계를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이 시험을 통과해야 지원대학에서 실기고사등을 치를수 있다. 대만은 예·체능계입시를 국가고사로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국가고사에 합격해야 지원하는 대학에 응시할 수 있다. 이와함께 대만은 다른 나라와 달리 신입생을 뽑는 예·체능계 종목 자체를 국가에서 지정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독일은 학문위주의 교육을 하는 종합대 예·체능계와 철저히 실기중심으로 교육하는 각종 학교인 예술·체육학교등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종합대학의 예·체능계에 진학하려면 교육기간이 4년인 각종학교를 졸업한 뒤에야 지원이 가능하도록 돼있다. 이에따라 종합대학 예·체능계를 졸업한 사람은 나중에 비평이나 평론분야의 업무에 종사하게 된다. 이밖에 영국은 전공실기시험을 치르기에 앞서 수험생이 지원한 대학의 학과에서 지정한 교과목에 대해 일반자격 시험을 치러 예·체능계 수업을 이수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 받아야 한다. 이같은 자격시험은 연 2회 치러지며 수험생들은 5지망까지 학과 또는 전공과목을 지원할 수 있다.
  • 외언내언

    노벨 문학상 발표 때가 되면 스웨덴 한림원 못지 않게 바쁘고 부산한 곳이 있어 왔다.다름 아닌 한국의 출판계.비교적 무명의 작가로서 수상하는 경우는 그 책을 구하는 데서부터 법석은 시작되곤 했다.◆그 절정은 83년 윌리엄 골딩의 수상 때.그의 「파리대왕」출판에 무려 14개 출판사가 달라들었고 뒤이어 4개사가 다시 뛰어들었다.그건 이전투구의 양상.그 판국에 번역이 제대로 될 턱도 없다.장삿속에 놀아나는 문화적 사대의식의 몰골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해졌던 마음.그것이 지난해 이르러 수그러들었다.지적 소유권의 제약도 있다 하겠지만 성숙성의 단면을 보인다고도 할 것이다.◆상금도 많고 영예도 따르는 상이다 보니 구설수가 따르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무엇보다도 힘의 논이에 지배된다는 비난은 해마다 나왔다.문학상의 경우는 더더구나 그런 것.어떻게 무슨 기준으로 저울질하느냐는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돼 온다.10억도 넘는 사용자를 갖는 중국어 작가가 수상한 일이 없다는 것도 이상한 대목.지난 4월 타계한 그레이엄 그린은 거명만 되다 수상 못했다.톨스토이,카프카,프루스트,조이스등등도 그런 사람들이다.◆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네이딘 고디머여사가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백인의 눈으로 보는 그 나라의 흑백 갈등을 묘사하는 작품세계.그는 『만델라는 나의 스승』이라고 말한다.말하자면 인류애의 양심에 안겨진 영광.오랜만의 여성 수상자라는 것도 특징이다.66년 스웨덴의 삭스(시)이후 25년 만의 일.이로써 역대 여성 수상자는 7명이 된다.◆우리의 문학 수준이 노벨상 못받을 정도는 아니다.이미 받고도 남았어야 한다.그런데도 못받고 있다.꼭 받아서 맛이라기 보다 받을 수 있게 하는 노력만은 해야 하지 않을까.
  • 돈 쓰는 「유람총회」 노조(사설)

    이때까지 별로 들어본 일이 없는 행태의 한 화이트 칼라 노조 총회가 장기화하고 있다.지난 5일부터 시작된 현대해상화재 노조의 임금투쟁 임시총회가 그것이다.벌써 24일째로 접어들건만 대화도 없이 팽팽한 대립만으로 일관하여 온다. 조합원의 보다큰 호응을 얻으려 했던 것인지,아니면 세인의 눈길을 끌려 했던 것인지 모른다.이들은 노동쟁의 조정법을 굳이 무시하면서 사업장을 떠나서 전국 여기저기를 돌며 쟁의를 벌이고 있다.「재미」도 느꼈을 법한 색다른 행각이다.그래서 「유람 총회」라는 희한한 새 유행어를 만들어 놓고 있기까지 하다. 이들 6백여 노조원들은 설악산에서 시작하여 부산 해운대로 경주로 다니는 동안 콘도미니엄을 이용하고 19일 대전으로 와서 총회를 열고 있다.그동안의 여정을 본다면 노조운동이라기 보다는 단체관광의 인상을 더 짙게 풍긴다는 것이 사실이다.돈이 많이 들었음은 당연한 일이다.설악산 해운대 등지에서 생활할 때는 하루에 1천3백만원씩이나 썼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이것이 과연 임금투쟁하는 노조원들의 모습일 수 있다는 말인가. 모든 세상사에서 그래도 무엇인가 알만한 사람이 딴전부리고 삐딱하게 나가는 것을 볼 때처럼 불쾌해지고 괘씸해지는 것도 없다.현대해상화재의 노조원들이 누구인가.그들은 우리 사회 화이트칼라로서 누구 못잖게 오늘의 우리가 처한 상황이나 현실에 대해 알 만큼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그런 사람들이 벌이고 있는 작태가 한심스러운 것임으로 해서 그들의 요구가 옳으냐 그르냐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개탄스러워지기부터 한다.「배부른 투정」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때가 어느 때인가.지금 온 나라는 과소비 추방의 열기에 차 있다.무역수지 적자는 쌓여 생각있는 사람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물론 그런 시점이라 해서 노조운동이 없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하지만 그 행태가 문제인 것이다.제3자의 눈에 전혀 분별력이 없어 보이는 이같은 행태에 여론이 동조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불법적이고 과격한 노조운동에 신물이 날대로 난 국민들 눈에는 시의도 얻지 못한 탈선으로만 비치고 있는 것이다. 엎질러진 물에,그럴듯한 명분을 못찾고 있는 「투쟁」으로 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당초 참가했던 6백여명 가운데서 추석귀향을 계기로 대전총회에는 1백50여명이 합세하지 않은 점에 유의해야겠다.제아무리 옳은 주장도 방법이 잘못될 때는 그 설득력을 잃고 만다는 점에도 유념해야만 한다.2억을 바라보게 된 이미 쓴 비용은 누구의 눈에도 노조운동 치고는 사치스럽기만 하다는 것이 사실 아닌가. 사용자측에서도 「궁색해진 쥐」에게 적당한 명분을 찾아 주도록 해야겠다.지금은 이렇게 자기소모를 할 때가 아니다.이 꼴사나운 노사대립은 하루빨리 거두어져야 한다.불쾌하지 않은가 말이다.
  • “경제정책 극약 처방 배제”/김종인경제수석,수출업자들과 간담

    ◎산업 경쟁력 제고에 최우선 역점/“통화 긴축·투자 축소 고려 안해/과소비·수입 폭증이 경제 침체 요인”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은 10일 무역협회주최로 열린 수출업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은 선진국 수준이 아니라 아직도 개발도상국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내부적·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위기」상황이라고는 단정하고 싶지는 않으며 정부는 경제성장을 비롯,국제수지·물가·분배등의 경제정책을 현행 기조대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대책으로써 지난해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제조업의 경쟁력향상및 사회간접투자에 보다 역점을 두고 정부투자축소·통화긴축·소비억제등 단기적 해소방안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에서 경제 불안요인을 정부의 경제 정책의 실패라고만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이며 현재의 국제 경제 분위기에서 정부가 극약처방을 쓸 경우 통상압력의 가중등 더 복잡한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우리경제의 침체요인으로 ▲정부가 과거처럼 수입을 억제하고 수출주도의 정책을 추진할수 없는 상황이며 ▲노사관계악화로 임금은 상승됐으나 생산력은 저하되고 ▲최근 2∼3년간 흑자분위기 속에서의 과소비현상팽배등을 꼽았다. 김수석은 그러나 『경제는 기적이나 공짜가 있을 수 없다』고 전제,『정부의 장기경제대책이 그 효과는 더딜지 모르나 근로자·기업·정부가 참고 견디면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 가짐을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수출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지난 60·70년대처럼 수출분위기를 전 국민적 후원차원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안은. ▲정부의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현 상황에서 눈에 띄는 수출진흥책을 쓸 경우 통상 상대국으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이 오고 또다른 경제·정치·외교적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나라에도 선진국의 무역제도가 완벽하게 도입된 상황이다.국제무역수지 변화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그때가서 조치를 취하겠다. ­정부의 경제정책공개및 과소비와 근로자 태업문제의 해결방안은. ▲정부로서는 솔직하게 정책을 공개해서 국민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과소비문제는 소비자 개개인이 인식하고 자제해야 한다.소비억제에 대한 제도적 장치는 효과가 없으며 정부로선 국민의 소비자제를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또 고소득 근로자의 태업문제는 정부로서도 함께 우려하고 있다.작업현장에서 능률만 제대로 발휘된다면 현재보다 20∼30%이상 생산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도로·항만등 사회간접시설이 포화상태에 있어 수출경쟁력의 약화요인이 되고 있다.정부의 이 부문에 대한 투자방안은. ▲정부가 그동안 민생에 치중하다보니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미흡했다.부산∼인천간 고속도로가 현재 확장중이며 항만의 부두시설확장에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제조업 경쟁력향상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제조업의 육성만이 우리경제가 살길이다.선진국의 예에서 보듯이 앞으로 경제정책은 제조업육성에 최우선을 두려한다.
  • 재벌,「기업가 정신」어디갔나/레저산업… 재테크… 수입 치중

    ◎호텔·언론등 서비스업에 눈독/30대 기업서 골프장 5백만평/외국경쟁 제품 “제살깎기” 수입 과소비 등으로 국제수지가 적자를 보이고 물가가 불안해지는등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재벌마저 소비성 산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술혁신과 새 제품개발로 경쟁력을 키워 세계 유수기업들과 겨루어보겠다는 생각보다 레저산업·유통업·신용카드업 등 돈벌이가 좋은 곳에 열을 올려 과소비풍조를 조장하고 있다. ▷레저산업◁ 국민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이 보장되고 부동산투기의 매력까지 겹쳐 재벌이 시도 때도 없이 군침을 삼키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8월말 현재 여신관리대상 30대 재벌이 갖고 있는 골프장,호텔,스키장,휴양시설 및 유원지는 50여곳으로 그룹당 최소한 한두개씩은 레저관련 업체를 갖고 있다. 30대 재벌이 운영중인 골프장은 9곳으로 규모만 5백여만평에 이르고 있다. 삼성그룹이 중앙개발 소유의 안양골프장(18홀)과 동래골프장(삼성종합건설·18홀)을 운영하고 있고 럭키금성그룹이 경기도 광주에 곤지암골프장(희성관광개발 소유·18홀)을 건설중이다. 럭키는 이외에 경기도 남양주군 수동면에 20만평 규모의 골프장을 추가로 건설하려다 당국의 규제로 포기한 바 있고 곤지암골프장도 당초에는 36홀 규모로 계획했었다. 또 한진이 경기 여주에 36홀 규모의 한일골프장(한일레저 소유)을,쌍용이 용평골프장(쌍용양회 소유·18홀),대림이 제주시 오라동에 오라골프장(오라관광 소유·18홀),두산이 강원도 춘성에 춘천골프장(두산산업 소유·27홀),한일합섬그룹이 경남 양산에 통도사골프장(원효개발 소유·36홀),라이프그룹이 경주에 경주조선골프장(경주 조선호텔 소유·36홀)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경기도 용인에 광주고속 소유로 아시아나골프장(77만평·36홀)을 세웠다가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판정받아 최근 광주상공회의소에 매각하기도 했다. 그나마 정부가 지난 89년 재벌의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재벌의 골프장·스키장등 레저분야의 진출을 막았기 때문에 이 정도이다. 당시 정부의 규제조치로 삼성그룹의 중앙개발이 추진했던 호암골프장(경기도 용인),한국화약그룹의 태평양플라자(강원 춘성),코오롱건설의 선힐골프장(경북 월성)등 5개 골프장의 건설이 중지됐었다. 골프장과 함께 재벌이 소유하고 있는 호텔도 전국에 30여곳이나 된다. 호텔신라·조선호텔(이상 삼성) 동해관광호텔·다이아몬드호텔(〃 현대) 힐튼호텔·경주보문호텔(〃 대우) 제주 KAL호텔·서귀포 KAL호텔(〃 한진) 쉐라톤워커힐(선경) 서울프라자호텔(한국화약) 설악파크호텔(동아건설) 호텔롯데·크리스탈호텔·부산 호텔롯데(이상 롯데) 제주하얏트·부산하앗트(〃 한일) 신양파크호텔(금호) 코오롱호텔(코오롱) 서울리베라호텔·유성리베라호텔(이상 우성건설) 경주조선호텔(라이프) 등이 모두 재벌소유다. 이밖에 삼성의 용인자연농원,쌍용의 용평스키장,롯데의 잠실롯데월드,한일의 부산 한일 레저스포츠센터,코오롱의 서울 서초동 코오롱스포렉스 등 굵직한 휴양시설들도 모두 재벌이 갖고 있다. 레저산업에 진출하려는 재벌의 꿈믄 지난해 삼성그룹이 관계회사인 (주)보광을 통해 강원도 평창군의 임야 2백13만평을 임직원 명의로 사들였던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당시 삼성그룹은 이 땅을 임직원명의로 사들였다가 5·8부동산대책이 있기 전인 지난해 4월3일 고 홍진기씨(전 중앙일보 회장)의 유족들이 대주주로 있는 (주)보광으로 명의이전했다. 국세청조사 결과 삼성그룹과 (주)보광이 계열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삼성의 부동산투기 혐의가 없는 것으로 처리됐지만 삼성이 이 지역에 골프장·스키장·연수센터 등을 포함한 대규모 종합위락단지를 건립하기 위해 매입했다는 사실은 땅을 사들이기 전 삼성측이 주거래은행에 레저단지 건립계획을 알리면서 부동산 취득 승인여부를 문의했던데서 증명되고 있다. ▷외제수입◁ 대기업들은 레저산업 진출외에도 수입개방 추세에 편승,가구·기계·자동차·술에서부터 자사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까지 수입해 팔고 있다. 기업경영이라기보다 단순히 돈만 벌겠다는 이같은 상혼은 내 제품보다 남의 것을 들여와 유통마진만 먹어도 장사가 된다는 잘못된 기업관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 2월10일 수입다변화 품목으로 지정돼 수입이 금지된 일제 프린터기 4백대(시가 3억원)를 미제처럼 속여 수입하려다 부산세관에 적발된 적이 있다. 또 최근엔 삼성전자와 금성사·대우전자 등 가전3사가 유통시장 개방분위기에 편승해 외제냉장고 등 전자제품의 수입·판매를 추진중이다. 외제승용차만 해도 한성자동차는 물론 올 상반기에 대당 수입가격이 1억5천만원이 넘는 독일제 벤츠 1백3대를 들여와 팔았다. 한진그룹의 (주)한진도 같은 기간 스웨덴제 고급승용차 볼보를 1백1대나 수입해 팔았고 동부그룹의 동부산업은 프랑스제 푸조 76대를 들여왔다. 또 금호가 이탈리아제 피아트 40대를,효성물산이 독일제 폴크스바겐 35대를 들여와 국내에 판매했다. ▷서비스산업◁ 언론사나 증권·보험 등 비제조업분야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통일그룹이 세계일보를 창간하고 한국화약그룹이 경향신문을 사들였으며 대우그룹은 부산매일일보(구 항도일보)를 인수했다. 또 현대그룹은 1천억원을 투자해 일간지인 현대문화신문의 창간을 서두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대우·럭키·현대·극동건설·쌍용·태평양화학·한진·한국화약·대림·한일그룹 등 재벌들이 대부분 증권사를 장악하고 있다. 카드사(삼성 위너스카드,럭키 엘지카드),백화점(현대·삼성·롯데),보험(동부·동아건설·동양·삼성·쌍용·한국화약·한진·현대) 등도 이미 대그룹들의 차지가 돼버린지 오래다. 재벌들은 이밖에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기관에도 주식보유한도 8% 이내에서 대주주로 참여,금융기관을 사금고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을 보면 삼성이 삼성생명을 통해 상업은행(7.15%),조흥은행(6.8%)등 7개 은행의 대주주로 있으며 현대가 신한·서울신탁은행,럭키금성은 한일·제일·신한은행,대우는 한미·신한은행,쌍용이 조흥·한미은행에 1.04∼7.15%까지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같이 서비스·레저산업 등 비제조업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연구개발투자에는 인색하다. 89년 현재 매출액대비 국내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2.14%로 88년 일본(3.19%)과 89년의 미국수준(4.7%)에도 못미치고 있다.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는한 우리기업이 소니나 혼다사와 같이 양질의 상품을 만들어내기는 요원해 보인다. ◎제조업을 일으켜야 산다/전문가 진단 정부가 제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세제상의 지원을 아끼고 있지 않지만 대기업들의 생각은 딴 데가 있다. 여신관리를 받지 않는 주력업체제도만 해도 재벌들이 중복투자가 분명함에도 석유화학업종을 주력기업으로 내세워 여신관리를 받지 않고 은행돈을 쉽게 끌어쓸 수 있다는 이점을 노리고 있다. 김적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미국등 주력수출시장에서 전자·자동차 등 주력상품이 고전하면서도 대기업들이 기술개발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생각은 않고 중국이나 소련·동구 등에 눈을 돌리는 것은 문제』라며 『대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술개발가 제품경쟁에 나서지 않는한 국제수지 적자 해소는 물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희갑 의원(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은 『88올림픽 때만 해도 일본기업인들이 한국경제의 발전상을 보고 일본이 뒤처지지 않을까 매우 두려워했다』며 『그러나 요즘 만나면 몇년새 한국의 경제가 일본과는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뒤처져 있어 한국경제는 이제 한물갔다는 표현을 쓴다』고 말했다.
  • “우리의 통일 노력에 악영향 없기를”/크렘린정변 각계 반응

    ◎“경악”속 사태추이에 관심/한·소경협 진전에 장애우려/“대외정책 불변”… 낙관하기도 「개혁」과 「개방」정책을 내세워 동구권에 자유의 바람을 일으켰던 소련의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갑자기 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9일하오 국민들은 너나 없이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사태의 추이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국민들은 특히 군사쿠데타에 의해 고르바초프가 이끄는 온건세력이 밀려나고 보수강경파들이 정권을 장악한 것같다는 소식에 『모처럼 동서화해무드로 익어가던 국제사회가 다시 새로운 냉전시대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면서 소련의 정세변화가 한반도의 통일기운에 저해요소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국민들은 우리의 북방정책과 소련의 개방정책이 맞물려 갈수록 진전되고 있는 한소관계가 이번 일로 어떤 변화를 맞을지에 대해 일부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번 사태가 소련내부문제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분석하면서 대외정책의 급격한 변화까지를 점치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는데 뜻을 같이했다. ▲안동일씨(변호사)=국제정치전문가들이 염려해온대로 고르바초프의 실각이 현실로 나타나 매우 걱정스럽다.그러나 소련정부가 개혁의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는만큼 보수파와 개혁파 어느 쪽이 권력을 잡든간에 우리로서는 먼 장래를 내다보며 우리나름의 잣대대로 꾸준하게 실리외교와 북방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이무경씨(리틀엔젤스단장)=지난 1월 소련 레닌그라드에서 리틀엔젤스공연을 성공리에 가진바 있는데 고르비의 갑작스런 실각소식은 너무도 뜻밖이다. 정치·경제·문화등 각 방면에서 개방정책을 추진하던 소련이 고르비실각으로 예전처럼 다시 폐쇄적으로 될까봐 가장 걱정된다. ▲나종일교수(경희대·정치외교학)=고르바초프의 개혁노선은 장기적으로 옳았다고 생각되나 단기적으로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 이번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고르바초프는 재임중 국가적인 위신을 내세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국제영향력도 크게 증진시키지 못했다. ▲권철근교수(서울대·노어노문과)=흐루시초프도 고르바초프와 같이 휴가중에 실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소련의 경우 공산당의 군에 대한 통제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만일 군부의 쿠데타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 하더라도 군부가 정치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재국군(25·인천대 법학과3)=고르바초프의 실각소식이 우선 매우 충격적이다.또 소련의 민주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쉬운 감이 앞선다. ▲유철희씨(52·93대전무역박람회조직위 지역본부장)=한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오던 인물이 실각되어 놀라움을 금할길 없다.EXPO는 개인적관계가 아닌 국가대 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소련의 참여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임헌영씨(문학평론가)=세계정세의 흐름이나 소련의 국가적 규모로 볼때 지도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대세에 큰 변화가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따라서 한소관계에도 크게 우려할 바는 없을 것 같다. ▲강대찬씨(50·부산상공회의소 조사부장)=북방정책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나홋카∼부산 직항로개설,시베리아가스배관 건설사업참여등이 불투명해졌다.
  • 신발·섬유업체 휴폐업 속출/영남지역 경제 “몸살”

    ◎올들어 부산·대구서만 1백곳/수출부진·고임금 겹쳐 더 심해/고유브랜드 개발·해외시장 다변화 시급 부산지역의 주종업체인 신발업계와 대구·경북지역의 섬유업계가 계속된 경기침체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국내 신발업계와 면직물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지역의 경기침체는 다른 중소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 업계의 불황원인은 선진국의 수입규제에 내수부진까지 겹쳐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데다 원자재가격상승,임금인상,기능인력부족 등에 따른 경쟁력 상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관련업계에서는 독자적인 자사상품개발과 수출지역 다변화,소비자위주의 마케팅전략을 세우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이들 업계의 실태와 대책 등을 알아본다. ▷실태◁ 금융결제원 부산지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7월말 현재 (주)선영을 비롯,(주)동진 (주)미양케미컬 등 부산시내 80여개 신발제조업체 및 임가공업체가 휴·폐업을 했다. 이들 업체의 도산으로 5천6백여명의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었다. 부산시 북구 덕포2동 (주)선영의 경우 근로자 9백10명은 대표 이대희씨(53)가 부도를 내고 잠적해 7월분 임금 및 퇴직금 8억여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북구 학장동 (주)화진화학(대표 이인신·57) 근로자 3백여명도 대표 이씨가 4억여원의 부도를 내고 달아나 6,7월분 임금 및 퇴직금 4억8백여만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주거래은행인 부산은행 덕포동지점으로 몰려가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같은 신발업계의 불황은 임가공업체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북구 덕포·덕천·주례·학장동일대에 들어선 1백여개 신발갑피 및 밑창가공공장들도 잇따라 휴·폐업,12일 현재 문을 닫은 곳이 절반을 넘고 있다. 면·직물업종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의 섬유업계도 불황을 겪기는 마찬가지이다. 12일 대구·경북직물조합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휴·폐업한 업체는 (주)태양직물을 비롯,(주)종보섬유(주)성화직물(주)부림섬유등 19개업체에 이르고 있다. 최근 대구상의가 분석한 지역제조업계의 실태와 전망에 따르면 생산성향상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으며 2·4분기의 경기실사지수가 67.2로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도는가 하면 지난해 같은 시기의 67.7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원인◁ 신발업계의 침체원인은 바이어들의 주문량격감과 채산성 악화등을 들수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바이어들의 주문감소는 올해에도 계속돼 6월까지 나이키 리복 LA기어 아디다스등 세계 4대 바이어들의 발주량은 5천4백66만3천켤레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가 줄었다. 특히 나이키와 LA기어의 경우 하반기 주문량이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들 바이어에게 의존해 전체 수출량의 97%를 주문생산(OEM방식수출)하고 있는 업체들의 타격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문량 격감은 해외바이어들이 국내의 수주가격상승을 이유로 중·저가품의 주문처를 인도네시아와 태국등 동남아시아와 중국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업체들이 87년 이후 노사분규,고임금 및 인력난의 타개책으로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대거 이전했으나 오히려 이들 나라의 신발제조수준만 높여주어 이들의 추격을 앞당기는 악수를 둔 꼴이 됐다. 채산성악화로 인한 불황은 비단 신발업계뿐 아니라 대구·경북의 섬유업계가 똑같이 겪는 요인이다. 대구·경북직물조합관계자는 휴·폐업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대부분이 공장자동화추진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낡은 직기의 가동으로 과다한 인건비와 생산성저하에 따른 경쟁력상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중국산 저가 면직물의 공세로 수출부진에 내수부진까지 겹친데다 기능공 확보가 어려운 것도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대책◁ 한국신발산업협회 부산사무소 김한세소장은 『현재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품질고급화와 함께 지금까지의 바이어마케팅전략에서 탈피,소비자위주의 마케팅전략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지역 다변화를 위해서는 해외판매망확대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직물조합관계자는 『섬유업계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정부의존적 성향에서 과감히 탈피,업체 스스로가품질향상,신제품 및 신기술개발 등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신발업계는 지난해 43억7백만달러어치를 수출,전자·섬유 다음으로 많은 수출을 기록했으며 대구·경북지역 섬유수출실적은 17억2천1백48만달러에 달했다.
  • 당시 중대장 이대용씨의 회고:「내가 겪은 6·25」중

    ◎낙동강서 대반격… 두달 뒤 압록강 진격/“남북통일 축원” 강물 담은 수통 이 대통령에/국경 도착 이틀 만에 “중공군 침입”… 후퇴 명령 1950년 6월28일. 북한 공산군이 남침을 개시한 지 불과 4일 만에 수도 서울은 적군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공산군은 빠른 속도로 남으로 물밀듯이 쳐들어왔다. 무방비상태의 국군은 후퇴를 거듭해야만 했다. 서부전선의 아군 방어선을 조정하기 위해 중부전선의 제6사단을 남으로 철수시키는 육군본부의 작전명령은 계속해서 하달되고 있었다. 내가 지휘하는 제7연대 제1중대는 홍천의 삼마치고개,원주의 신림고개에서 남진하는 북한 공산군을 맞아 공방전을 전개한 끝에 적의 장갑차 5대를 파괴하거나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저들의 뛰어난 화력에는 어쩔 수 없었기에 결국 7월4일에는 전국과 멀리 떨어진 충주로 이동해야 했다. 우리가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피란민들의 행렬은 홍수를 이루며 지나갔다. 이를 바라보고 있던 제7연대 제1대대장 김용배 소령은 이렇게 탄식했다. 『군인된 몸으로 송구스러워 몸둘 바를 모르겠군. 우리 연대 작전과에 있던 여자 타자수가 조금 전에 이 앞을 지나갔어. 춘천에서 여기까지 걸어온 모양이야. 그래도 짐보따리를 짊어지고 있어 정말 피란민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군. 그저 죄송할 따름이야』 그의 얼굴 표정은 군인의 국가에 대한 책임,국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착잡한 심정으로 충주농업학교 교실에서 하룻밤을 지낸 나는 7월5일 아침 일찍이 제1대대 제1중대장으로 부대를 지휘하여 음성으로 이동했다. 기름고개를 향하여 북쪽으로 전진하던 중 마침 북쪽에서 내려오던 북한 공산군과 조우하게 됐다. 전투가 시작됐다. 아군의 사기는 그런대로 중천하여 그들을 격파했다. 기름고개를 넘어서자 적군이 줄지어 다가왔다. 우리 부대는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해 적 대부대를 깨끗이 섬멸하고 계속 전진했다. 이때 나는 적탄에 맞고 쓰러졌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내 몸 아홉군데에 총알이 박혔다. 중상중에 중상을 입은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살아났나는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나는 헐렁한 팬츠 하나만 걸친 채 담요에 둘둘 싸여 야전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워낙 부상이 심해 결국 부산에 있는 제5육군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4층에 있는 중환자실에 눕혀졌다. 대소변도 받아내는 형편이었다. 의정부가 고향이라는 간호장교 최 소위가 이를 맡아 해냈다. 입원 3일 만에 군의관 이경룡 대위의 집도로 수술이 시작됐다. 내 몸에 박힌 직사 포탄조각을 여러 개 빼냈다. 수술 후의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했다. 그때마다 간호장교 최 소위는 지극한 정성으로 나를 돌봤다. 고맙기 그지없었다. 나이팅게일의 정신이 아무리 투철하다 해도 최 소위의 헌신은 참으로 감사했다. 먼훗날 그녀가 수녀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까닭없이 그리고 한없이 가슴에 와닿는 그 무엇이 있었다. 내가 제5육군병원을 떠난 것은 입원한 지 달포가 더 지난 8월24일이었다. 다시 나는 제7연대 제1대대 후방지휘소로 갔다. 8월26일 저녁 제6사단 지휘소에는 적의 박격포탄이 비오듯 날아왔다. 신령역 부근에도 적의 박격포탄이 무수히 떨어졌다. 북한 공산당이 낙동강 교두보의 일각을 뚫고 화산 일대를 점령한 뒤 퍼붓는 포탄들이었다. 제6사단장 김종오 준장은 제7연대 제1대대를 연대에서 빼내 사단직할로 하여 화산의 적을 공격케 했다. 이때 나는 제7연대 제1중대장으로 복귀하여 화산지구 탈환임무를 맡았다. 제1중대장으로 복귀해보니 내가 병원에 있었던 50여 일 동안에 중대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 내가 부상을 당할 때 함께 적군과 싸웠던 소대장들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제1소대장 한도선 중위는 내가 제1중대를 떠나자 나의 후임이 되어 중대를 지휘했으나 문경새재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그 후임으로 제2소대장 강구석 중위가 중대장이 되었으나 그는 곧 부상을 입어 후방으로 빠져나갔고 다시 그 후임으로 제3소대장 손종구 소위는 낙동강전투에서 가슴에 적탄을 맞고 후송 도중 숨을 거뒀다고 했다. 그 다음에는 제1중대에 장교가 한 명도 없어서 중대 선임하사관 이한직 상사가 중대장대행이 되어 부대를 지휘,전투를 했으나 또한 낙동강전투에서 전사했다. 다시 그 후임으로 제1중대장에 부임한 도진환소위는 내가 중대장으로 복귀하면서 제1소대장이 되었으나 며칠 후 화산전투에서 전사했다. 2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중에 제7연대 제1중대는 4명의 중대장이 전사하고 1명의 중대장이 중상을 입는 손실을 가져왔다. 세계 전쟁 역사상 불과 2개월 동안에 4명의 중대장이 전사한 예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1개 중대에서 중대장들의 소모가 이렇게 격심했으나 사병들의 소모는 말할 수 없이 대단했다. 이는 또 한국전쟁 기간중 가장 치열했던 격전기간은 1950년 6월부터 그해 9월 중순까지의 기간이었음을 입증해주는 전사자 통계숫자의 일부이기도 하다. 화산 옛 성터 일대에서 숨박히는 격전 끝에 우리는 북진을 시작했다. 문경 원주 홍천 춘천 화천 김화 평강 복계 세포 회양 원산 양덕 성천 순천 개천 희천 회목동 고장 초산을 거쳐 압록강변 신도장마을에 우리 제1중대를 선두로 제7연대 제1대대가 도착한 것은 1950년 10월26일 하오 2시15분이었다. 만주에 연결된 뗏목다리 위에는 수백 명의 피란민들이 가득히 차 있었다. 이미 만주로 건너간 수백 명은 줄지어 중국 마을 통천구를 향하여 걸어가고 있었다. 초산읍에 본부를 두고 재편을 시도하던 북한 공산군 제8사단은 사단장 오백룡 지휘하에 주로 위원읍 방향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제7연대 제1대대 장병들은 모두 만주땅을 바라보면서 감개무량해했다. 제1대대장 김용배 중령의 지시로 나는 남북통일을 축원하며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내는 압록강 물을 수통에 떴다. 그리고 제1대대에 배속되어 있는 57㎜ 대전차포 철갑탄으로 만주와 연결되어 있는 뗏목다리를 끊어버렸다. 강물에 군화를 적시고 손도 씻다가 하오 4시경 압록강에 먼저 도착한 제1중대를 제외하고 제1대대 전병력은 약 10리 서남쪽에 있는 초산읍으로 내려갔다. 나는 이장원 소위가 지휘하는 제1소대를 신도장분주소(경찰지서) 일대에 배치하여 위원읍으로 통하는 자동차도로를 차단한 뒤 만주로 건너가는 뗏목다리를 화력으로 엄호케 했다. 김덕출 소위가 지휘하는 제2소대는 제1소대 좌일선에 연결하여 강물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며 강기슭에 길게 배치하고 박상호 상사가 지휘하는 제3소대는 제2소대에 연결되어 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며 강 기슭에 배치했다. 중대 선임장교 직책을 겸하고 있는 서근석 소위의 화기소대 본부와 제1중대 본부는 제2소대지역내에 위치시켰다. 결국 제7연대 제1중대는 강건너 중국대륙을 바라보며 약 1천6백m에 달하는 거리에 늘어서서 국경 경비임무에 들어갔다. 1910년 8월29일. 격변하는 세계정세에는 눈을 감은 채 나라 안에서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권력싸움에 눈이 멀던 우리 조상들. 병들고 무력해질 대로 무력해진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이 왜놈들에게 나라를 뺏기고 국경 경비의 권리를 그들에게 넘겨준 35년간,그 후 남북한 화합을 못 하고 이념의 갈등을 겪으면서 국토가 양단되어 5년,통틀어 40년의 세월을 한을 안은 채 고통 속에서 지내야만 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우리 민족의 고통의 족쇄가 풀리는 첫날이다. 남북을 통일한 배달의 남아들이 압록강 국경선에서 타국땅을 바라보며 보초를 서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가슴은 감격에 벅찰 수밖에 없었다. 고요한 국경선에서 또 하룻밤을 자고 나니10월28일이 되었다. 이날 하오 5시경 초산읍에 있는 제1대대 본부로부터 제1중대에 다음과 같은 청천벽력과 같은 작전명령이 하달됐다. 『온정일대에서 제2연대가 중국군에게 패하여 후퇴중에 있다. 이를 구출하기 위하여 제1대대는 연대의 일부로서 온정으로 남하한다. 제1중대는 10월28일 하오 7시 초산읍에 집결하라』
  • 6·25 전상자 임학준씨의 “인간승리”

    ◎전쟁상흔 딛고 “이웃사랑 반평생”/휠체어 타고 재활촌 건립등 앞장/30대에 대학진학,이젠 중견기업가로/장학회 운영… 불우한 이웃에 거금 “선뜻” 『6·25는 내몸을 불구로 만들었지만 그것은 그대로 나와 같은 불우한 전쟁의 희생자를 도우라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전쟁이 남겨준 전체적 장애를 딛고 반평생을 동료 상이용사들을 돕는 데 몸바쳐온 전상1급 국가유공자 임학준씨(60)는 6·25 발발 41주년인 25일 이렇게 말했다. 임씨가 부상을 당한 곳은 적군과 아군간의 접전이 한창이던 50년 9월30일 포항 부근 피악산에서였다. 『지프를 타고 이동하다 적군의 포격을 받고 기절했다 깨어보니 소대원 3명은 이미 숨져 있었고 척추와 팔·다리엔 온통 파편투성이었습니다』 아직도 악몽 같은 그 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임씨는 그때 부산 육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끝내 군문을 나서야 했다. 『불구의 몸으로 세상을 나오니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한동안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임씨는 57년 대한상이군경회의 전신인 상이용사회의 업무이사직을 맡으면서 자신과 같은 전쟁희생자를 돕는 데 평생을 바치기로 다짐했다. 그것은 새로운 인생의 출발이기도 했다. 처음 손을 댄 것이 상이군인들의 재활용사촌 건립사업. 『제몸 하나 추스리지 못하는 병신(?)이 너무 설친다는 주위의 따가운 눈총도 받았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미8군 한미재단,군부대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모두 찾아다니며 목재와 불도저 등의 건축장비를 지원받아 64년 관악구 신림동에 32가구,66년 노원구 공릉동에 20가구,67년 강동구 방이동에 30가구의 집을 지었다. 상이용사를 위해 불같이 뛰던 임씨는 32살 때인 63년 건국대 법과에 진학했다. 가난으로 포기해야 했던 상급학교 진학의 꿈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아내 전미자씨(57)와 조카 윤복씨(47)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임씨를 업고 4년 동안 학교계단을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68년 군경회 서울지회장을 끝으로 군경회를 떠난 그는 그 동안 모은 재산으로 고철수입,건설업 등에 뛰어들었으나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70년대에 들어서 트럭 20여 대로 시작한 화물운송사업이 번창하면서 그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임씨는 화물운송사업을 기반으로 현재 노원구 중계2동의 한윤교통,화물운송의 일신상운,스포츠용품 수출업체인 선미스포츠 등 3개 회사를 거느린 어엿한 경영자로 발돋움했다. 사업이 번창하면서도 한시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웃을 잊지 않았다. 72년 일신상운의 이름을 따 「일신장학회」를 설립,지금까지 가정환경이 어려워 상급학교에 진학을 못 하는 중·고교생 1천7백67명에게 1억5천여 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 것을 비롯,83년에는 경기도 용인군 구정면에 고아원을 지어 수도원에 기증하기도 했다. 부인 전씨는 남편에 대해 『사업을 하면서 지나치게 구두쇠 노릇을 해 욕도 많이 먹었다』면서 『그러나 자기보다 어려운 이를 돕는 데는 결코 인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5일 자신의 땀이 배어 있는 서울 노원구 화랑용사촌에서 옛전우를 만난 임씨는 『6·25와 같은 전쟁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면서 젊은이들에게보다 높고 멀리 눈을 돌려 나라를 생각하고 조국에 대한 긍지를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