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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학교 손잡고 교육환경 UP

    기업·학교 손잡고 교육환경 UP

    #사례 1. 부산 기장군 장안읍 기륭리 장안초등학교. 87년 전통을 가진 이 학교는 2007년 폐교 위기에 몰렸다. 당시 전교생이 22명이고, 신입생은 1명뿐이었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등 결연을 한 지역 기업체 등의 전폭적인 후원에 힘입어 올해 학생 수가 60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휴원 상태로 있던 유치원도 다시 문을 열었다. #사례 2. 부산 북구 만덕동 만덕중학교 핸드볼 팀은 최근 ‘제2의 우생순 신화’ 창조에 여념이 없다. 2001년 창단한 이 학교 핸드볼팀은 비인기 종목이어서 운영비 등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 해체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9월 결연업체 ㈜학산으로부터 1500만원 상당의 운동용품 지원을 받았다. 선수들은 걱정 없이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업체측은 여전히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결연실적 지난해보다 28% 증가 부산시교육청이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학교와 기업체를 연결해주는 ‘UP스쿨’ 운동이 큰 호응을 얻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UP스쿨은 2007년부터 시작한 ‘1교 1사 결연운동’에서 시작됐다. 올 들어 지난 4월 말 현재 기업체와 기관, 단체로부터 지원받은 UP스쿨 결연 실적은 1081개교에 70억여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억여원(897개사)보다 28% 증가했다. 이는 경제위기 속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 지원 내용도 도서 구입비, 학교시설물 설치비, 교육연구 기자재 지원 등 다양하다. 실례로 영도구에 있는 선박안전장비 생산업체인 한영기업은 지난 3월 남도여중에 옥외계단 창호시설 설치비 1000만원을 지원했다. 강서구 녹산공단 르노삼성자동차도 최근 신호초등학교에 원어민 영어 강사 지원비 2000만원과 학교 조경 및 식목 체험학습 비용 400만원 등을 맡겼다. 르노삼성은 사하구 동아공고에도 3년째 매년 2300만원 상당의 실습용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인구 유출을 막고 경쟁력이 강한 도시를 만들려면 교육환경 개선을 통한 유능한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며 지역 상공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요구했다. ●협력 프로그램 개발 등 범시민운동으로 시교육청은 UP스쿨 운동을 범시민 운동으로 확산시키기로 하고 다양한 시책을 마련했다. 녹산공단과 지사산업단지, 신평·장림공단, 사상공단 등 기업 밀집지역별로 기업체와 관내 학교의 결연을 이어주는 UP스쿨 결연 릴레이 운동을 펴고 있다. 또 기업과 학교가 상생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결연 기업이 선호하는 맞춤식 협력 프로그램인 ‘기업·학교 윈윈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청 홈페이지에 ‘교육사랑나눔’ 포털사이트를 만들어 결연 기업체나 단체의 사이트와 연결토록 해 기업체 참여를 유도 하고 있다. 설동근 부산시 교육감은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UP스쿨 운동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이 운동을 통해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을 부탁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kim@seoul.co.kr
  • ‘근로자의 날’이 더 쓸쓸한 그들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하지만 유례없는 경제불황으로 생활고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월 100만원 남짓 받으며 일하는 청년 인턴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그렇다. 그나마 하루 아침에 일터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근로자의 날이 더 쓸쓸하기만 하다. 요즘 청년 세대들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청년 인턴제 등으로 어렵사리 회사에 들어간 사람들이나 그마저도 기회를 얻지 못한 ‘청년 백수’들은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이다. 부산의 한 공기관에서 행정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박동민(27)씨는 “운이 좋아 인턴이라도 하고 있지만 오는 9월이면 끝난다.”면서 “워낙 취업문이 좁아 미래에 대한 설계는 꿈도 꾸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생수 배달로 버는 80만원 월급 가운데 절반을 음악 활동에 쓴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중렬(25)씨는 “또래들은 하고 싶은 일과 돈 되는 일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겪는다.”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7월이면 비정규직법이 현장에 적용된다. 기간제 및 파견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 기간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한숨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10년째 교무보조 업무를 맡고 있는 서혜숙(33·여·가명)씨는 “10년 동안 계약서 한 번 작성한 적 없이 일해왔지만 최근 학교측과 구두로 1년 계약했다.”면서 “재계약이나 정규직 전환과 같은 안전 장치가 없어 언제 해고 당할지 몰라 불안해서 잠도 안 온다.”고 불안해했다. 직장을 잃게 되면 당장 생활도 걱정이다. 아픈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꾸려왔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두 아들의 초롱초롱한 눈만 쳐다보면 김씨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울먹였다. 하루 아침에 ‘잘린’ 사람들은 어디 한 군데 기댈 데도 없다. 지난해 10월 학력 진단고사 거부로 해임 징계를 받은 설은주(29·여)교사는 이번 근로자의 날을 차가운 거리에서 맞게 됐다. 설 교사는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하고, 교사들은 학교에서 쫓겨나는 서글픈 현실이 이번 근로자의 날을 계기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코오롱 노조위원장 출신의 해직자 최일배(41)씨는 4년째 부당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매일 코오롱 구미 공장으로 출근투쟁 중이다. 최씨는 “회사가 경영 적자를 이유로 430여명의 희망퇴직자를 받고도 지난 2004~2005년 동안 노조원을 중심으로 78명을 해고했다.”면서 “언제나 깜깜한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가슴을 쳤다. 박성국 오달란기자 psk@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황우석 사기 핵심이 차병원에 끝까지 ‘막장’ 고수하고 퇴장한 ‘아내의 유혹’ 김훈, 연필로 인터넷소설 써 ’최불암 시리즈’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기막힌 ‘보이스 피싱’ 수법들 해군 간부 계좌에 뭉칫돈이
  • [문화행사 알림방]

    이루마의 리사이틀 ‘Love Me’ ●울산문예회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리사이틀 ‘Love me’를 25일 개최한다. 이루마는 특유의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과 해박한 해설을 함께 들려준다. 연주곡목은 테마곡 ‘Love Me’에 이어 ‘Kiss The Rain’ 등이다. 입장권은 6만~4만원. (052)228-6117.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부산문화회관 27일 오후 7시30분 대극장에서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 기념 제24회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민간 오케스트라로 23회의 정기연주회, 부산음악인 시리즈, 청소년 교과서 음악회와 마술피리 부산바다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1588-7890. 아카펠라 ‘필리핀 마드리갈’ 공연 ●춘천문화예술회관 26일 오후 5시 세계적인 아카펠라 합창단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 공연이 열린다. 비음악적 재료들마저 음악으로 승화하는 신기(神技)에 가까운 소리와 호흡을 지니고 있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제15회 호미예술제 개최 ●포항 호미곶 국립등대박물관 25일 제15회 호미예술제를 연다. 행사에서는 연오랑 세오녀 추모제와 특별공연, 초·중·고·일반인이 참가하는 전국 한글 백일장과 미술대회, 편지쓰기 등이 열린다.
  • 29일~ 새달1일 ‘부산 프레타 포르테’

    서울에 이어 올 가을·겨울 패션 흐름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컬렉션이 부산에서 열린다. 29일부터 새달 1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리는 ‘프레타 포르테 부산 2009 F/W(추동)’이다.이번 컬렉션에는 파리, 도쿄, 베이징 등에서 활동 중인 해외 5팀과 국내 6팀 등 11개팀이 참가한다. 패션의 신자연주의를 추구하는 중국의 구이와 일본의 시다 다쓰야가 처음 참가한다. 여성스러운 스타일로 파리와 로스앤젤레스, 칸의 연예인들의 눈을 사로 잡았던 프랑스의 크리스토프 귀아메를 비롯해 일본의 고신 사토, 홍콩의 도리안 호 등이 다시 부산을 찾는다. 국내에서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이영희, 조명례, 이미경씨 등과 서울 디자이너인 곽현주씨가 참가한다. 또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제이슨,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송이 참가해 한국 패션의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패션쇼와 더불어 세계적인 패션 및 디자인 트렌드 리서치 회사인 프로모스틸이 30일과 5월1일 세계 패션의 흐름을 보여줄 트렌드 설명회를 개최한다. 입장권은 홈페이지(www.papbusan.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부산 해외일자리 창출 성과

    부산 해외일자리 창출 성과

    “국외로 눈을 돌리니 일자리가 보인다.” 부산시의 국외 인턴 파견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외시장 일자리 창출이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시는 최근 일본 의료기관에 요양보호사 인턴 300명을 취업시켰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6개월간 일본지역 노인병원과 요양시설에서 경험을 쌓고 나서 정식직원으로 일할 기회를 갖게 된다. 내년에는 파견대상을 더욱 확대하며 해마다 300명 이상을 일본으로 진출시킬 계획이다. 민간업체를 통한 해외 취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조리사회중앙회 부산지회는 국외인턴·취업 전문기업인 ㈜호스코와 손잡고 국외호텔과 호화유람선 등에 인턴 조리사로 취업할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조리사 인턴은 영어가 가능하고 실무경험이 있으면 우선 선발의 기회가 주어진다. 부산지회는 매년 전문 조리사와 조리 관련 학과 학생 1000여명의 교육을 호스코에 위탁, 해외 호텔과 대형 크루즈 선사에 내보낼 계획이다. 지난해 남구 대연동에 부산국제관광교육원을 설립한 호스코는 3~6개월 과정으로 전문 조리사 및 관련 학과 재학생들에게 해외 인턴 및 취업에 필요한 외국어 및 문화 교육을 시행할 방침이다. 조리 실습은 조리사협회 부산지회가 담당하게 된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올해 지역 19개 대학 졸업생 625명을 선발, 33개국에 국외인턴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지난 3월까지 대학별 선발을 마무리 짓고 이달부터 3개월간 언어, 직무 등 교육을 마친 뒤 7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로 보낼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올해 예산 21억 8200만원을 확보했으며 항공료, 체재비, 여행자보험 등을 지원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전여옥 “MBC 취재진이 꽃배달 위장해 접근”

    전여옥 “MBC 취재진이 꽃배달 위장해 접근”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MBC 취재진이 거짓말을 하면서 (나를 폭행한) 가해자에 대한 선처를 강요했다.”고 폭로해 주목된다.  전 의원은 조선닷컴이 21일 오후 미리 입수해 전한 월간조선 5월호 인터뷰에서 “MBC는 집요하게 제게 가해자들의 선처를 강요했다.‘꽃 배달 왔다.’고 거짓말을 하며 집에까지 올라와 제게 ‘불쌍한 할머니들이니 봐줘라.’는 식으로 선처를 강요하고 그 장면을 방송으로 내보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의원이 MBC 취재진이라고 밝힌 이가 누구이며,언제 어떤 방법으로 그같은 강요를 했고,이들이 이런 내용의 장면을 촬영해 방송에 내보내려 했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선닷컴은 밝히지 않았다.다만 ‘자세한 내용은 자세한 내용은 월간조선 5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란 안내가 붙여져 있을 따름이다.  전 의원은 이어 “그분들의 선처를 부탁할 생각이 없다.”며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면 그들의 폭행을 합리화하는 게 된다.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데 저들은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하고 ‘열사’라 칭하고 ‘민주화’로 포장한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부산 동의대 사건 등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된 사건의 재심이 가능하도록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다가 지난 2월 27일 국회 본청 건물 안에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소속 회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왔다.민가협쪽은 실랑이만 있었으며 눈을 찌르는 등의 폭행은 없었다고 팽팽히 맞서있는 상황이다.  KBS 기자 출신인 전 의원은 이번 일을 겪으며 방송의 문제점을 절감했다고도 했다.그는 “(방송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기보다 애초에 어떤 의도를 갖고 사실을 왜곡해서 자기들 입맛대로 편집했다.”고 말하고 “특히 MBC가 심각하다.지난해 광우병 촛불시위는 말할 것도 없고.KBS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아예 ‘(탄핵반대 시위에) 날씨가 추우니까 옷을 잘 챙겨 입고 나가라.’며 시위를 응원했다.”며 며 “저들은 비상식적인 의리와 동지애로 똘똘 뭉쳐서 아무리 옳지 않은 행위더라도 자신들이 하면 정의요,민주화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주위 분들이 만일 민주당 이나 야당 의원이 국회에서 폭행을 당했으면 촛불시위가 일어나는 등 나라가 뒤집어졌을 거라고 한다.하지만 한나라당을 잘 알았기 때문에 그다지 실망하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은 자력으로 정권을 창출한 것이 아니라 전 정권의 실정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부분이 컸다.정권 창출을 위해 뙤약볕 아래서 궐기해본 적이 있는지 반문하고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전 의원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외상은 많이 좋아졌지만 잠을 잘 못 잔다.요즘은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든다.눈은 많이 좋아졌지만 시력 차이가 나다 보니 거리감이 없다.”고 말했다고 조선닷컴은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사설] 보이스피싱 대책 아직도 미흡하다

    정부가 최근 전화금융사기를 일컫는 ‘보이스피싱’ 예방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다음 달부터 ‘국제전화 식별번호부여제도’를 도입해 중국 등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 번호 앞에는 001, 002, 006 등 국내 통신업체 고유의 식별번호가 첨부된다. 11월부터는 ‘국제전화입니다’라는 문자도 표시된다. 지금은 중국에서 걸려오는 국제전화라도 발신자측이 국내 번호인 것처럼 속이면 받는 이에게는 그대로 표시된다. 앞으로 식별번호나 문자 표시를 보면 보이스피싱인지 의심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요즘 누구나 보이스피싱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말 보이스피싱으로 등록금을 떼인 여대생이 투신자살했는가 하면, 얼마 전 부산에서는 식당 종업원으로 모은 전 재산 8600만원을 날린 중년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보도되기도 했다. 2006년 6월 보이스피싱 범죄가 처음 발생한 이래 지난 3월까지 모두 1만 6030건의 피해사례가 신고됐다. 피해액은 1621억원에 달한다. 피해층은 노약자나 서민에게 집중돼 있다. 게다가 수법도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한순간 당황하다가 송금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다시 되돌려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정부와 통신사측은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도 미흡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최근 국내 한 대학의 연구진은 복면이나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이나 눈을 가리면 은행의 현금인출기 작동이 중단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기술을 적용한다면 보이스피싱뿐 아니라 금융사기사건도 한결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현금인출기 앞에서 휴대전화 통화가 자동 차단되는 대책을 시행한다고 하지 않는가. 보이스피싱 주요 송출국과 전화 추적 및 범인검거 협약도 조속히 추진하기 바란다.
  • [스포츠 라운지] 핸드볼 대표팀 막내 정수영

    [스포츠 라운지] 핸드볼 대표팀 막내 정수영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조별리그 덴마크전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12일. 경기장 전광판의 숫자는 30-30을 가리키고 있었다. 종료 3초전. 순간 숫사자를 연상시키는 갈기머리의 정수영이 공중으로 붕 뛰어올랐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유럽 챔피언’ 덴마크는 한국팀 ‘막내’에게 그렇게 무너졌다. ●‘어머니의 눈물을 던진다’ 센터백, 라이트백, 라이트윙 등 어느 자리를 맡겨놔도 척척 해낼 정도로 만능인 올라운드 플레이어 정수영은 윤경신(36·두산)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골게터였다. 하남 동부초등학교 4학년 때 정수영은 우연히 핸드볼장에 구경갔다. 쭉 뻗은 체형이 맘에 들었던 이재서 감독(현 웰컴코로사 감독)이 공을 쥐어주며 “한 번 던져보라.”고 권했고, 왼손으로 던지는 야무진 모습에 감독은 ‘꽂혔다’. 이후 정수영은 15년 동안 핸드볼을 손에 달고 살았다. 배고픈 ‘한데볼’을 하면서 굳건히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원래 제가 고집이 세요.”라고만 말하며 씩 웃는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강압적이고 혹독한 훈련이 견디기 힘들어서 도망가기도 여러 차례. 감독에게 맞고 도망쳐 방황하던 정수영이 다시 공을 잡은 건 ‘어머니의 눈물’ 때문이다. “도망간 저 때문에 우시는 어머니를 보고 번쩍 정신이 들었죠. 운동에 집중하겠다고 마음 먹고 이를 악물었어요.” 이후 그의 핸드볼 인생은 승승장구였다. 고등학교 3학년 2월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벤치에 있었지만 가장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얼떨떨했어요. 국가대표는 최고의 꿈이잖아요.” 그는 경희대 재학시절엔 8번 우승, 코로사에 입단한 지난해에는 3차례나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다. ●해체위기 아픔 딛고 이젠 운동에만 전념 사실 정수영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소속팀 코로사가 자금사정으로 해체위기에 처했던 때문. 지난해 11~12월에는 월급 줄 사정이 안돼 단체로 휴가를 써야 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우울했던, 그러나 악에 받쳐 뛰었던 핸드볼큰잔치가 끝날 즈음 언론으로부터 연일 ‘해체임박, 고별전’ 등이 전해졌다. “그 때 정말 곤란했어요. 팀 사정이 나쁘단 소식에 다른 구단의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어요. 결국 팀 동료들도 눈치챘죠.” 다시 생각해도 난처한 듯 머리를 긁적인다. “다들 말은 안했지만 어색했어요. 나중에 술자리에서 형들이 어깨를 두드리면서 ‘네가 다른 팀을 가도 좋지만 그래도 우리랑 같이 했음 좋겠다.’고 말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정수영은 끈끈한 전우애(?)를 느꼈다. “항상 같이 있는 식구들이잖아요.”라며 팀에 대한 애틋함을 숨기지 않는다. 다행히 절박한 사정을 전해들은 스폰서가 나타나 이제는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지난 10일 개막한 ‘슈퍼리그 코리아’ 대회 때문에 부산에 머물고 있다. “많은 게임을 하니까 실력도 늘고 도움이 돼요. 피곤하긴 한데 재밌네요.”하며 들뜬 모습이다.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정수영의 목표는 뭘까. “일단 내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서 군면제를 받고 싶어요. 또 실력을 키워 해외진출도 하고 싶고요. 참, 장기적으로는 지금 자라나는 왼손잡이들의 우상이 되면 행복할 것 같아요.” 눈을 반짝이며 거침없이 포부를 드러내는 정수영은 욕심많은 왼손잡이다. 글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정수영은 누구 ▲ 1985년 10월17일 경기 하남 출생 ▲ 185㎝ 83㎏ AB형 ▲ 학력 : 하남 동부초-남한중-남한고-경희대-코로사 입단(2008년) ▲ 포지션 : RW, RB, CB 등 올라운드 플레이어 ▲ 경력 : 2003~04 신인상, 2008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2009핸드볼큰잔치 베스트7 ▲ 별명 : 수발이, 싸가지 ▲ 닮고 싶은 선수 : 이재우(30·일본 다이도스틸) ▲ 징크스 : 경기에서 쏜 첫 슈팅을 성공시켜야 한다.
  • 저축은행 순위 지각변동

    금융위기 이후 저축은행들의 순위바꿈이 활발하다. 특히 3위권부터의 ‘허리 쟁탈전’이 치열하다.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산규모 1위는 솔로몬저축은행이다. 4조 1842억원의 자산을 기록했다. 2005년 말 1위(당시 자산 2조 1724억원)로 올라선 이래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4년 새 자산이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해 9월 이후 석달 동안 자산이 3464억원 불었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은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한 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우량한 저축은행에 눈을 돌리면서 기업체 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저축은행도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석달 동안 1867억원의 자산을 늘리며 2위 자리(총 자산 3조 123억원)를 지켰다. 반면, H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자산이 35억원 줄면서 총 2조 6372억원의 자산을 기록, 순위가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그 자리는 부산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한 토마토저축은행이 꿰찼다. 총자산 2조 8221억원으로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충북 진천의 중부저축은행을 인수한 현대스위스저축은행(2조 4773억원)도 8위에서 6위로 뛰었다. 위기 때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선 저축은행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업계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물밑 지각변동은 계속될 전망이다.전국 106개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69조 366억원으로, 그 해 9월 말보다 4조 891억원 증가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자고 나면 새 얼굴… 끝모를 ‘박연차 로비열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화수분이다.’ 자고나면 돈을 받은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검찰 안팎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박연차 리스트’에는 권력자들로 넘쳐난다.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의원, 도지사뿐 아니라 국세청과 경찰, 검찰, 국가정보원, 법원에까지 로비자금을 뿌린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 여비서 다이어리에 적힌 정·관계 인사의 약속 일정과 태광실업 은행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토대로 박 회장을 압박, “누구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있다.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태풍의 눈 천신일 현 여권 실세로 향하는 출입문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에게 수십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천 회장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천 회장이 박 회장의 자금을 MB캠프의 경선·대선자금으로 건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7년 12월 천 회장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에게 30억원을 빌려줬고, 이 대통령은 그 돈을 특별당비로 냈다. 문제는 천 회장이 대형 여행사를 경영한다지만, 현금 30억원을 은행에 보관할 만큼 자산가는 아니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박 회장이 새로운 정권에 보험을 들고 싶어 ‘의형제’처럼 가까운 천 회장을 통해 MB캠프를 지원했을 것이란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천 회장과 이 대통령, 천 회장과 박 회장의 끈끈한 관계가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61학번 동기로 50년 가까이 인연을 맺었고, 박 회장과는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부회장으로 친분을 쌓았다. ●고위관료들 좌불안석 부산·경남 지역에서 근무했거나 연고가 있는 고위 관료들은 언제 ‘박연차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지 알 수 없어 긴장하고 있다. 박 회장의 여비서 다이어리에는 경찰·검찰·국세청·국가정보원 고위 관료들의 이름이 수두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검사장이 박 회장과 골프회동을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경찰 총수를 지낸 인물이 박 회장에게 전별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해서는 국세청 전·현직 고위 간부 4, 5명이 ‘박연차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에서 오래 근무한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거론되더니 이번에는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성호씨와 김만복씨가 튀어나왔다. 김 전 원장은 검사 때부터 박 회장과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고, 김 전 원장은 2007년 2월 박 회장의 셋째딸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할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박 회장이 일상적인 ‘관리’ 차원에서 돈을 건넸다고 보이지만, 국정원의 업무 범위가 워낙 넓어 사업 청탁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연차 리스트’가 70명에 이른다는 소문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면서, 검찰은 정치인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고위 관료를 차례대로 소환해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국 인권위 축소는 亞 인권 위협”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권단체인 ‘포럼아시아’의 인권부문 디렉터인 에머린 길 변호사는 3일 서울신문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방침은 아시아 전체의 인권옹호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럼아시아에는 한국의 참여연대 등 아시아지역 16개국 42개 인권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길 변호사는 국제사회에서 모범사례로 평가받아 왔던 한국 인권위가 정부에 의해 위축되는 것이 세계적으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인권위는 아시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영향력 있는 기구로 손꼽혀 왔다.”면서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흔들면서 내년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의장직을 한국이 맡기로 한 것도 불투명해졌다.”고 걱정했다. “조직 축소안으로 한국 인권위는 정부가 조종한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인권위가 독립적이지 않으면 곧 신뢰를 잃는다. 이는 바로 한국민들의 인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뢰의 위기와 더불어 업무 효율의 문제도 있다. 현재 정부 안처럼 부산, 광주, 대구 사무소가 폐쇄되면 서울에 있는 인권위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인권 침해를 당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라.” 이번 조치에 대한 길 변호사의 총체적인 진단이다. 그는 “아시아만 보더라도 인권기구가 그 나라의 정부에 의해 축소를 강요당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한국민들은 인권위가 해외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인권위가 명성을 계속 유지하고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길 변호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탁하는 내용을 전하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한국 인권위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해 이 대통령은 눈을 떠야 한다. 아울러 인권위를 축소하게 되면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파국? 접점?… 丁-鄭 공천전쟁 주말 고비

    민주당이 4·29 재·보선의 ‘태풍의 눈’인 전주 덕진 공천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선관위 후보 등록일은 이제 열흘 정도 남았다. 민주당 재선의원 3명은 3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도부의 최종 결정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지도부가 공천 문제를 다시 논의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마련, 정세균 대표와 정 전 장관 쪽에 제시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장관에게 공천을 주든 안 주든 당의 결정에 따른다고 하면 최고위원회에서 공천 문제를 재논의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재논의할 수 있다.”고 동의를 표했지만, 정 전 장관 쪽은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정 전 장관 쪽은 “많은 당원들과 전주 주민들이 정 전 장관의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4선 이상 중진 의원 5명은 이틀째 공천 갈등 중재에 나섰다. 김영진·문희상·박상천·이석현·천정배 의원은 이날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정 전 장관과 조찬 회동을 갖고, 무소속 출마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정 전 장관에게 정 대표의 2차 회동 요구를 수용하고, 당을 위해 결단을 내려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회동 직후 “만족할 만한 대화였다.”고 말했다. 반면 정 전 장관 쪽은 “흡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해 미묘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정 전 장관은 회동에서 “당을 떠날 생각이 없지만, 당에서 몰아내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기다리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 의원들은 이어 4·3사건 위령행사 참석차 제주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온 정 대표를 만나 정 전 장관의 입장을 전달하고, 정 대표가 책임지고 사태를 조기 수습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의원 5명은 5일쯤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을 포함한 ‘5+2’ 회동을 갖고,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정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번 주말이 공천 파동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앞서 정 대표는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분은 당에 있고, 정글에도 법칙이 있다.”며 공천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전 장관과의 2차 회동에 대해서는 “만나자고 하는데 (정 전 장관이) 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부산 MBC 창사 50주년 기념 특별대담 ‘여야 대표에게 듣는다’ 프로그램 녹화에서 “정동영 전 장관이 당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매년 배만 불리는 버스 준공영제…세금 삼키는 하마

    매년 배만 불리는 버스 준공영제…세금 삼키는 하마

    지방자치단체가 시내버스 업체들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 버스 준공영제가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자치단체마다 매년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액수를 지원하지만 시민 교통편의는 향상되지 않고 버스회사는 경영난을 들먹이며 계속 죽는 소리다.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중시한 준공영제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도 운영상에 발생하는 미비점에 대해서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마다 늘고 있는 버스 지원 예산 서울시가 2004년 버스 준공영제를 첫 도입한 데 이어 부산·대구·대전·광주 등에서 잇따라 실시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월25일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31일 자치단체에 따르면 대구시의 경우 업체에 대한 지원액은 2006년 413억원, 2007년 564억원, 2008년 744억원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대구 시내버스 1대의 지원금은 4140만원으로 부산 2370만원, 광주 2630만원, 대전 3090만원보다 많다. 그럼에도 준공영제 본래 취지와 달리 시민들의 불만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최근 “버스 준공영제 문제점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 같은 사정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4년간 한 해 평균 1925억원을 버스업체에 지원했다. 하지만 75개 노선이 감축됐고 노선별 운행횟수도 줄었다. 불필요한 노선의 감축이라고 해도 이용객의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는 조치다. 버스업체들이 수입금을 줄여 지원금을 더 타내는 횡령 사건도 9건으로 드러났다. 대전시는 매년 늘어나는 버스 적자보전금 규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업체 책임경영제’를 도입했다. 미리 정한 예산 한도 내에서 비수익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그래서 적자 보전의 기준이 되는 버스업체의 수입·지출의 투명화를 위해 표준운송원가 산정, 체계적인 수익금 공동관리 및 정산시스템 등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 수익 노선과 비수익 노선 차등관리 이번에 준공영제를 도입한 인천에서는 버스에 지폐와 동전을 자동인식하는 통합형 단말기를 설치했다. ‘버스업자들의 수입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알고 적자를 보전해 주겠다는 취지다. 통합형 단말기 구입비용 250만원은 시가 부담하지만 일부 운송사업자는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 버스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현재 버스에 설치된 현금 집계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세금을 투입하려면 업체 수입을 정확히 산출해야 하기에 1차로 버스 470대에 통합형 단말기를 설치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모든 버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수입금이 새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 또 시민단체 회원들을 매일 각 버스회사 차고지에 보내 요금함 이송, 집계 과정을 감시한다. 대구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수천대의 버스 수입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수익노선과 비수익노선을 차등 관리하고 구조조정과 부실부채 정리 등 자구노력을 하는 업체에 대해선 지원을 강화하는 차별화 정책도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버스업체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강화해 인건비 부당청구 등 준공영제 규약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면허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4월 방탄국회’ 檢에 뚫리나

    ‘4월 방탄국회’ 檢에 뚫리나

    검찰의 ‘창’을 피할 수 있는 4월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제대로 된 ‘방탄’ 효력이 발휘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이 4월 내내 보강 수사를 벌인 뒤 국회가 다시 문을 닫는 5월에 사정의 그물에 걸린 국회의원의 신병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방탄국회’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대검 홍만표 수사기획관도 “4월 집중 보강 수사를 벌인 뒤 회기 중에라도 혐의가 있는 의원들을 계속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속도전’에 비중을 두겠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수사 일정을 늦추지 않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소환대상 의원들을 다각도로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4월 수사의 칼 끝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근접시켜야 하는 검찰로서는 ‘편파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른 수사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31일 “불구속이든, 구속이든 기소 이후 재판 과정에 속도를 내면 혐의자 대부분은 연내에 배지를 떼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 4월이면 두자리 숫자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의 ‘속도전’으로 한나라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과 그 주변에서 박연차 회장과 금전을 주고 받은 흔적이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은 한껏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가장 깨끗한 대통령으로 자임하면서 한나라당 전체를 부패집단으로 몰고 갔던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과연 깨끗한 대통령이었는지 의문”이라면서 “가족공동체가 저지른 비리에 대해 정말로 깨끗한 대통령으로 끝났는지 수사결과를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보겠다.”며 노 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홍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사사건건 홈페이지를 통해 정치를 해온 노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왜 침묵으로 일관하는지 국민이 의아해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은 ‘박연차 리스트’를 완전 공개하라며 역공을 폈다. 노영민 대변인은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가 70명이라는데 검찰이 이 리스트에 대한 정확한 수사를 할지 의문이 든다.”면서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리스트를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노 대변인은 “박 회장의 활동무대가 부산·경남 지역이라는데 왜 강원도의 이광재, 호남의 서갑원, 종로의 박진 의원 이름만 나오고 해당지역 의원의 이름은 안 나오고 있느냐.”고 따졌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 [오늘의 눈] 영혼 없는 국방부와 군/안동환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영혼 없는 국방부와 군/안동환 정치부 기자

    군인의 소신은 올곧은 안보관에서 비롯된다. 소신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고(故) 정용후 공군참모총장이다. 그는 지난 1990년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선정 논란이 불거졌을 때 공군참모총장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공군이 차세대 기종으로 원했던 F-18을 F-16으로 바꾸라고 전방위로 압박했다. F-16은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대 도입을 계획했던 낡은 기종이다. 청와대는 F-18 구매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정 총장을 국군수도병원에 감금한 후 강제 전역시켰다. 그를 소신 있는 선배로 존경하는 군 후배들이 많다. 국방부와 군의 잇단 갈지자(字) 행보가 국민을 불안케 한다. 국방부는 내년 10월 분양되는 위례(송파)신도시 건설 계획을 안보상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3년6개월 전 입안돼 별다른 이견 없이 추진돼 온 사안이다. 국방부는 특히 특전사령부와 남성대 군 골프장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특전사는 전술상 서울공항에 인접하고 골프장은 유사시 전시물자 물류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군의 논리다. 그럼에도 지난 15년 동안 국방부와 군이 줄기차게 반대한 제2 롯데월드 건설은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3도 튼다는 조건으로 허가됐다. 대체지인 인천공항 부근의 골프장까지 “멀어서 못 가겠다.”는 군 일부 원로들의 투정이 아니라 진짜 안보상 이유라면 현 위치에 골프장이 버티고 있을 필요가 없다. 국방부는 올해 국방백서에서 첨단 방위체계를 통한 미래전을 강조했다. 국방정책은 미래를 내다보는 포석이다. 군 수뇌부들이 ‘그때그때 달라요.’ 식의 영혼 없는 행보를 하는 한 신뢰는 얻기 어렵다.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은 부산의 왜구를 공격하라는 선조의 지시를 거듭 거부했다. 그래서 옥고를 치렀다. 왜는 부산 앞바다에서 우리 수군의 전멸을 노렸다. 역사는 이순신의 소신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안보관이 정권 코드에 춤추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안동환 정치부 기자 ipsofacto@seoul.co.kr
  • 도발적?… 인간에 대한 뜨거운 애정 느껴보세요

    도발적?… 인간에 대한 뜨거운 애정 느껴보세요

    ‘며칠 전 아랫집에 사는 농부 손씨를 작업실로 모셔와 누드 모델을 세웠다. (중략) 가을비가 지척이는 날 드디어 작업실 문을 두드렸다. (중략) 웃옷을 벗는 순간 옷 속에서 드러난 어깨와 등판은 견고하고 당당하였다. 관찰자로서의 눈에 비친 칠순 농부의 육체는 가혹하고 변덕 많은 대지의 담금질에 생애를 바쳐 맞선 전사로서의 숭고함과 연륜의 권위가 아우러져 아름다웠다.’-‘베드 카우치5’에 대한 2008년 10월12일 작가노트.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오는 5월5일까지 열리는 기획전시 ‘안창홍:시대의 초상’은 작가가 농부 손씨의 누드를 그리면서 받은 느낌을 관람자들에게 안겨주는 전시였다. 견고하고, 당당하고, 어떤 숭고함과 권위까지 느껴지는 그런 그림들이 걸려 있다. 그 느낌은 오른손에 붓을 들고 왼손으론 허리를 짚고 있는 안창홍 자신의 누드 자화상에서 극대화된다. 눈빛이 주먹을 불끈 쥔 듯 시퍼렇게 살아 있다. 경남 밀양이 고향인 안창홍(56)은 부산 동아고를 졸업한 뒤 부산과 서울 등에서 37년 동안 그림 그리기에만 전념해 온 중견 작가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그를 초대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으로 짐작되지만, 부산 인근의 관람객 입장에서만 보면 서울과 경기도 양평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중견 작가의 정신세계를 일별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안 작가가 2000년대 초반 이후 그린 대표작과 근작들 169점을 주제별로 나눠서 한꺼번에 보여준다. 어지간한 상업화랑의 공간에서는 한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까지 많이 보여줄 수가 없는 만큼 부산시립미술관이 큰맘 먹고 기획한 셈이다. 4m가 넘는 대형 그림인 ‘베드 카우치’ 연작을 비롯해 ‘가족사진’ 연작, ‘부서진 얼굴(Broken Face)’ 연작, ‘봄날은 간다’ 연작, 49인의 ‘명상’, ‘사이보그’ 연작, ‘자연사 박물관’ 연작, ‘헤어스타일 컬렉션’ 연작 등이 모두 등장했다. 베드 카우치 연작과 자연사 박물관 연작을 제외하면 대부분 흑백 사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그림이다. 그는 사진첩 한 구석에서 추억과 서정을 불러일으키는 30~40년 전 중고등학교 졸업식 사진이나 가족 사진들을 현재 시점으로 불러냈다. 흑백 사진들을 칼로 찢거나 훼손시킨 뒤 다시 붙이거나 확대하는 작업 등을 통해 인물을 과장하거나 재구성한다. 그 결과 사진을 찍을 당시의 개인사적 시공간과 사연, 추억은 사라지고 작가가 그려내고자 한 현재적 의미의 개인이 드러난다. 이를테면 졸업을 통해 인생을 축하하고 희망찬 미래를 기대하는 순진한 표정의 주인공들은 30년 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정치·경제·사회적 위기로 인생이 왜곡되고 희망이 굴절된 자신과 만나지 않겠나. 언뜻 보면 작품들은 퇴폐적이면서 도발적이고 공격적이다. 그것만 느끼면 작품의 표피만 본 것이다. ‘봄날은 간다’는 그의 작품 제목이 암시하듯 떠나보낸 것에 대한 아련하고 애잔한 절망들 사이에서, 작가가 그림 속에 숨겨놓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느껴보길 바란다. (051)744-2602. 부산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퇴원’ 전여옥 “가해자 선처여부 생각해 보겠다”

    “가해자 선처 여부는 천천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국회의사당 안에서 집단폭행을 당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20일 입원 치료 중이던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퇴원했다.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청에서 자신이 추진하던 민주화운동 관련 법률 개정안에 불만을 품은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회원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좌안 마비성 상사시와 타박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아왔다.  이 병원 별관 6층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왼쪽 눈에 안대를 쓰고 측근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나와 현관 앞에 대기하던 승용차를 타고 병원을 떠났다.  회색 코트를 입고 힘겨운 표정으로 병원을 나선 전 의원은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들에게 “(몸이 좋아지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다. 빨리 건강을 되찾아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폭행 가해자에 대해 선처를 부탁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몸이 안 좋아서….”라며 말끝을 흐린 뒤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병원에는 ‘전지모(전여옥을 지지하는 모임)’ 회원들이 찾아와 ‘전여옥 의원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꽃다발을 전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퇴원’ 전여옥 “가해자 선처여부 생각해 보겠다”

    “가해자 선처 여부는 천천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국회의사당 안에서 집단폭행을 당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20일 입원 치료 중이던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퇴원했다.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청에서 자신이 추진하던 민주화운동 관련 법률 개정안에 불만을 품은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회원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좌안 마비성 상사시와 타박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아왔다. 이 병원 별관 6층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왼쪽 눈에 안대를 쓰고 측근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나와 현관 앞에 대기하던 승용차를 타고 병원을 떠났다. 회색 코트를 입고 힘겨운 표정으로 병원을 나선 전 의원은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들에게 “(몸이 좋아지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다. 빨리 건강을 되찾아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폭행 가해자에 대해 선처를 부탁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몸이 안 좋아서….”라며 말끝을 흐린 뒤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병원에는 ‘전지모(전여옥을 지지하는 모임)’ 회원들이 찾아와 ‘전여옥 의원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꽃다발을 전달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산수유 활짝 핀 전남 구례 3색 매력

    산수유 활짝 핀 전남 구례 3색 매력

    소설가 정지아(44)는 전남 구례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1990년 부모의 뜨거웠던 청춘을 고스란히 옮겨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 ‘빨치산의 딸’을 쓴 뒤 공안당국에 오랫동안 수배됐고, 책은 판금되는 등 모진 고초를 겪어야 했다.섬진강을 끼고 있는 지리산 자락의 전남 구례가 이렇듯 아픈 현대사의 한복판 무대에서 내려와 단지 뛰어난 자연의 아름다움만으로 칭송받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까마득해진 50여년 전, 골골마다 조심스럽게 서려있는 빨치산 혹은 토벌군을 애써 기억하기 위해 구례를 찾는 이는 이제 거의 없다. 그저 봄이면 온 산하에 만발하는 노란 산수유와 분홍빛 벚꽃의 향연을 만끽하기 위해, 가을이면 붉은 피아골의 단풍과 함께 루비처럼 점점이 맺힌 산수유 열매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이 있을 뿐이다. 이렇듯 잊혀짐으로써 구례와 지리산에 얽힌 역사의 화해가 이뤄지고 있다. 1. 산수유 - 현천·상위 마을 꽃천지…오늘부터 축제 지난 13일 지리산 자락 일대에는 비가 흩뿌렸다. 귀한 비다. 지리산은 더욱 푸르러졌고, 섬진강은 촉촉함을 더했다. 사람들에게는 더욱 반갑다. 서기동 군수는 “올 들어 20㎜, 10㎜, 3㎜ 온 것에 이어 고작 네 번째로, 지난해 강수량과 비교하면 3분의1도 안 된다.”면서 심각한 봄가뭄을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아주 조금이지만 비 맞은 뒤 더욱 풍성해진 산수유를 보니 훨씬 아름답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산수유 마을로 더 잘 알려진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상위마을과 현천마을의 산수유는 수줍게 움을 틔웠다. 두 번 꽃을 피운다는 엄지손톱만 한 산수유는 이달 초순 수줍게 첫 노랑 방울을 내밀었다. 이달 하순, 4월 초순이면 꽃받침에서 왕관처럼 튀어나온 20여개의 꽃봉오리가 활짝 벌어지고 5~6개 수술까지 모두 아우성을 치며 피어날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남짓, 시들지도 않고 지리산 자락에 노란색의 향연을 펼칠 것이다. 이 마을에는 중국 산둥지방에서 시집온 처녀가 산수유를 가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리산 온천지구를 내려와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쪽으로 5분 남짓 가다 보면 산동면 위안리 계척마을에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다. 약간 생뚱맞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만리장성의 동쪽 끝인 산둥성 산해관의 모형까지 만들어 놓아 그 뜻을 기리고 있다. 산수유는 익히 알려졌듯 신장기능을 좋게 한다. 남정네들이 의미심장한 웃음 지으며 내밀히 찾아올 수밖에 없는 곳이다. 물론 마음만은 여전히 10대인 여인네들 역시 노란색의 더미 앞에서 연방 감탄사를 쏟아낸다. 산수유 축제 기간은 19일부터 22일까지다. 2. 문학의 향기 - 소설가 황석영 등 문인들 즐겨 찾는 곳 광의면, 문척면, 마산면, 반내골, 질매재, 피아골 등 구례의 골골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빨치산의 딸’과 같은 아픈 한국 현대사의 흔적 외에도 지리산의 맑은 정기와 섬진강의 유려함은 많은 시와 소설을 쏟아냈다. 구한말의 애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년)은 굳은 의기와 대쪽같은 선비혼을 ‘매천야록’, ‘오하기문’ 등 작품집에 고스란히 남겼다. 친일파, 부패한 왕실과 고위관료, 백성을 수탈하는 지방 수령 등이 그의 준엄한 꾸짖음의 대상이었다. 황현은 1910년 한일합병 이후 절명시(絶命詩) 4수를 남기고 자결했다. 구례는 넉넉함과 불꽃같음을 함께 품고 있기에 문인들이 절로 찾아든다. 소설가 황석영은 ‘문인마을’을 만들겠다며 지난해 구례군 산동면 둔기마을에 4만 5000여평의 널찍한 땅을 샀다. 아직은 제대로 된 진입로도 없는 두메산골이지만 직접 찾아보면 옛시절 ‘산사람들’이 누비고 다녔을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까지 지리산 능선이 한눈에 쏙 들어오는 곳이다. 3. 화엄사 - 구층암 수백년된 나무 기둥 숨은 볼거리 구례를 찾는 이들이 빼놓지 않는 곳의 하나가 화엄사다. 불교에서는 ‘불(佛)·법(法)·승(僧)’을 삼보(三寶)라고 하여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를 각각 대표 사찰로 꼽고 있다. 구례군 문화관광해설가 박미연(36)씨는 “화엄사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갖고 있어 불보, 80권의 대방광불 화엄경을 갖고 있어 법보, 수행하는 스님이 100명을 넘어서니 승보 등 삼보를 모두 아우른 사찰로도 손색이 없다.”고 자랑했다. 이른 아침의 화엄사는 고즈넉하다. 댓잎들이 서로 비벼대며 사그락거리는 바람소리는 간간이 울리는 풍경 소리와 어우러져 산문에 들어선 객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듯하다. 국보 67호인 각황전은 물론, 국내에서 가장 큰 각황전 앞 석등, 그리고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 적멸보궁이 된 4사자삼층석탑 등 문화재를 찬찬히 둘러보려면 한두 시간은 벅차다. 대웅전 오른쪽으로 돌아가 100m 남짓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수백년 된 아름드리 모과나무 두 그루를 다듬거나 가공하지 않고 기둥으로 쓴 구층암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을 봐야 한다. 천불전을 왼쪽으로 둔 구층암의 기둥 2주는 훤칠하게 뻗어오르는가 싶더니 군살없는 근육처럼 굵직하게 뒤틀려서 버티고 있다. 찾는 이 누구나 남북으로 시원하게 뚫린 차방에 앉아 암주(庵主)인 덕제스님이 직접 가꾸고 만든 발효차를 맛보며 지리산의 주인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천불(千佛)’이 있으니 삼배(三拜)만 해도 삼천배의 효과가 있다는 너스레도 함께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내친걸음을 여기에서 멈출 수 없다. 50m쯤 더 올라가면 만나는 봉천암도 반갑다. 세월에 허물어진 석탑이 애써 손대지 않은 채 암자 앞에 그대로 놓여 있다.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며, 옛 그대로인 해우소, 장독 항아리 등을 엿볼 수 있어 수행하는 스님들의 질박한 삶을 엿보는 듯 하다. 글 사진 구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가는 길 서울 남부고속버스터미널에서 2시간 간격으로 있는 구례행 버스를 타면 3시간40분 걸린다. 첫차 7시30분. 기차는 서울역에서 구례구역까지 새마을호(하루 2회)와 무궁화호(하루 12회)가 운행한다. 승용차로는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빠르다. 부산에서는 고속버스로 구례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대구에서는 남원을 지나오면 2시간20분에 닿는다. 구례터미널에서 군내버스가 어지간한 구례군 여행 명소를 다 데려다준다. ▲맛집 구례는 웰빙 맛여행의 천국이다. 전라도 하고도 구례니 밑반찬만으로도 80점 이상 먹고 들어간다. 어느 식당문을 열고 들어서도 지리산에서 나는 더덕, 곤드레, 고사리, 두릅, 도라지 등이 풍성하다. 이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연산 송이와 섬진강 참게, 그리고 흑염소다. 1만원에 향긋한 자연산 송이전골 정식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강남가든(061-782-7644)은 정갈한 밑반찬이 특히 인상적이다. 산동면 좌사리 산골짜기에 있는 양미한옥가든(061-783-7079)은 산닭과 흑염소, 멧돼지 구이를 낸다. 놓아먹인 것들이라 무엇을 골라도 인공 아닌, 자연의 맛을 느끼게 한다. 참게와 보리새우, 지리산 바람에 말린 시래기가 어우러진 참게매운탕은 큰 것(5만원)을 시키면 4~5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천수식당(061-782-7738)은 섬진강 바로 곁에 붙어있어 눈의 호강은 덤이다. ▲묵을 곳 화엄사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지리산 한화리조트(061-782-2171)가 있다. 1984년에 지어져서 시설은 조금 낡았다. 하지만 고즈넉하게 아침 구름 걸어놓고있는 지리산과 화엄사의 새소리, 바람소리, 계곡소리를 들으며 아이들 손잡고 아침 산책 하기에 딱 제격인 곳이다. 송원리조트(061-783-8200)는 산수유마을 바로 곁이면서도 지리산 온천지구에 있어 몸과 눈이 모두 호강할 수 있다. 봄이면 송원리조트나 한화리조트 모두 고로쇠 수액을 판매한다.
  • [2009 녹색성장 비전] 세계최대 안전 발전소 원자력에 미래를 걸다

    [2009 녹색성장 비전] 세계최대 안전 발전소 원자력에 미래를 걸다

    ■한국수력원자력 신고리 1·2호기 건설 현장을 가다 ‘원자력, 내일을 위한 오늘의 선택이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한국수력원자력의 신고리 1, 2호기 건설사무소에 도착하자 원자력 에너지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효암리와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에 걸쳐 자리잡은 고리 원전단지에서는 고리 1, 2, 3, 4호기가 가동 중이고 신고리 1, 2, 3, 4호기가 건설되고 있다. 신고리 원전 건설부지만 106만평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원전 단지 가운데 하나다. 건설사무소에서 작업모 등을 착용한 뒤 박시용 공사기술과장이 운전하는 ‘안전 차량’에 몸을 싣고 신고리 1, 2호기 건설 현장으로 들어섰다. 건설현장은 수많은 중장비와 건설 자재 그리고 분주하게 오가는 건설 인력들로 활기가 넘쳤다. 거대한 살수차가 공사장 곳곳에 물을 뿌리며 먼지와 열기를 가라앉히고 있었다. ●안전 위해 숙련된 국내인력만으로 건설 건설 현장에는 한수원 직원 200명과 시공사의 엔지니어 400명, 그리고 건설근로자가 무려 2800명이나 투입되고 있다. 현대건설과 SK건설, 대림산업 등 3개 시공사가 계약을 체결한 하청·용역업체만도 60여개에 이른다. 이희선 공사관리부장은 “원전 건설에 참여했다는 것은 최고의 기술력과 안전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이런 기업들은 다른 어떤 산업 분야에 진출해도 환영받는다.”고 말했다. 원전건설이 에너지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현장에서 짐작할 수 있었다. 공사 현장에 들어서자 곧바로 두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하나는 안전에 대한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강조. 공사장 곳곳에는 ‘원자력의 생명은 안전’ ‘안전, 안전, 안전’ ‘천천히, 안전이 최우선’ 등 안전과 관련한 포스터들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또 하나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박 과장은 “원자력 발전소가 국가 보안시설인 데다 극도의 정밀성과 안전성을 요구하는 작업이어서 숙련도가 뛰어난 국내 인력만으로 건설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엔지니어의 모습은 가끔 눈에 띄었다. 나라마다 다른 원전 건설의 노하우를 서로 비교, 공유하기 위해 주고받기 식으로 초빙하기도 한다고 박 과장은 설명했다. 신고리 1, 2호기는 가장 중요한 공정인 원자로 설치를 마치고 돔을 완성시키는 단계였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가 자리잡고 있는 돔은 지상 63m, 지하 18m, 직경 44m의 크기다. 돔은 강철로 만든 6㎜ 두께의 라이너 플레이트로 둘러싼 뒤 다시 120㎝짜리 두께의 콘크리트로 덮는다. 라이너 플레이트를 덮은 콘크리트 사이에는 다시 57.3㎜ 굵기의 철근이 수직으로 96개, 수평으로 165개가 연결돼 있다. 철근이 당겨 주는 장력은 800t에 이른다. 박 과장은 설사 원자로 폭발사고가 일어나도 돔 밖으로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고리 1, 2호기의 발전 용량은 기당 1000㎿씩 2000㎿. 오는 2010년(1호기)과 2011년(2호기) 각각 완공되면 인구 120만명인 울산광역시 전체가 쓰는 총전기량을 충당하고도 남을 만큼의 전력을 생산한다. 신고리 1, 2호기가 건설되는 현장 북쪽으로는 신고리 3, 4호기가 들어설 터를 다지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용량이 1400㎿로 향상된 신고리 3, 4호기는 오는 2011년 10월과 2012년 10월에 각각 완공된다. ●1·2호기 완공 땐 울산 총전기량 충당 신고리 원전 건설현장에 이어 현재 가동중인 고리 3, 4호기의 주제어실(MCR)을 방문했다. 주제어실에는 원자로 제어 및 보호, 증기발생·안전·급수·터빈·발전 설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1400개의 계기판이 벽면에 가득 들어차 있었다. 만약 원자로에 이상이 발생하면 주제어실은 물론 대전의 원자력기술원으로도 곧바로 경계 신호가 전송된다. 또 이 신호는 고리 및 원자력기술원 안전 담당자들의 휴대전화로도 곧바로 전달된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이 개발한 원자력 안전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주제어실에서는 발전, 안전, 터빈, 원자로, 전기 담당 간부들이 5명씩 팀을 이뤄 5조 3교대로 24시간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주제어실의 계기판에는 수동 장치도 많다. 터치 스크린 등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매우 보수적이다. 아무리 획기적인 기술도 오류나 오동작 발생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원전에서는 채택하지 않는다고 이영배 발전팀장은 설명했다. 이 팀장은 CCTV를 통해 사용후연료봉이 보관돼 있는 수조를 보여 줬다. 사용후연료봉이 157다발씩 묶여 수조에 보관돼 있다. 수조에는 중성자 운동을 억제하는 붕산수가 담겨 있다. 사용후연료봉이 늘어나 저장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수조내 사용후연료봉 다발 간의 거리도 좁아지고 있다. 사용후연료봉 등 고준위 방사능폐기물 처리장 건설은 원전 발전을 계속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한수원 관계자는 “재처리할 경우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추출된다는 우려가 있지만, 최근에는 플루토늄이 추출되지 않는 방식으로 재처리하는 기술도 개발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에서는 오는 2014년 시효가 끝나는 한·미원자력협정의 개정 방향도 주목하고 있다. 부산·울산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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