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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당동은 신리단길이 아니라 왜 ‘힙당동’일까 [숨여들다]

    신당동은 신리단길이 아니라 왜 ‘힙당동’일까 [숨여들다]

    <편집자 주> ‘트렌드의 격변지’라고 불리어지는 우리나라에서 반복적인 변화와 유사한 트렌드로 피로도가 높아졌다. ‘숨여들다’는 우리 사회에, 우리 지역에 스며들어 있는 일상 속의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F&B 등 모든 것들을 ‘왜?’로부터 관심을 가지며, 스토리 메이킹을 통해 이해하고, 공감하여, 삶에 한 ‘숨’을 깃들여 아름답고 유용하게 만들고자 한다.서울 용산의 ‘용리단길’, 경기 수원 행궁동의 ‘행리단길’, 부산 해운대의 ‘해리단길’, 강원 양양의 ‘양리단길’. 이른바 ‘~리단길’은 ‘핫플레이스’에 붙여지는 수식어다. 이런 핫플레이스 속에서 ‘힙(HIP)하다’라는 의미의 ‘힙’이 붙여진 지역은 신당동의 ‘힙당동’과 을지로의 ‘힙지로’ 뿐이다. 왜 신당동과 을지로는 신리단길, 을리단길이 아닌 ‘힙당동’, ‘힙지로’일까? 이 두 용어는 비슷한 맥락에서 사용되지만, 그 본질과 의미에는 차이가 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신당동은 조선시대 마을에 신당이 많다고 하여 ‘신당동’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는 조선시대 때 광희문을 통해 죽은 이들을 도성 밖으로 옮기며 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무당집이 지금의 신당동 일대에 들어선 것에서 유래가 된다. 이후 떡볶이와 중고가구로 대표되던 추억의 ‘신당동’ 상권이 새로워졌다.‘레트로’가 더해진 SNS 인증샷 맛집 나이스지니데이타 외식 데이터 정보에 따르면 신당동 일대 가게의 매출은 2024년 기준 96억 9000만원으로 2021년 60억4000만원보다 36억 5000만원 이상 늘었다. 2022년부터 ‘힙당동’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서울 상업지구로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에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생겨나며 고정 수요가 뒷받침 되고 있다. ‘힙’은 주로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장소나 사람들을 지칭하는데, 패션, 예술,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트렌드를 앞서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힙한 지역이나 사람들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요소가 강한데, 힙한 장소는 주로 젊은 층이 많이 모이며 이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소비하는 데 적극적이다. 또한 ‘힙’이 붙여진 신당동과 을지로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레트로’(RETRO)함이다. 레트로함은 보통 신구의 조화가 어우러진 문화를 의미한다. 물론 신당동은 을지로와는 또 다른 유동인구 구성을 가진 도심에서 차이가 있지만, 눈 앞에 바로 보이는 높고 큰 빌딩들과 대비되게 옛날 건물을 부수지 않고 골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카페 및 음식점으로 탈바꿈한 매장들을 젊은 세대들은 ‘레트로하다’라고 표현한다. 주변 오래된 노포와 시장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바깥은 올드한데, 실내는 모던하고 세련된 공간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것이 젊은 세대에서는 ‘재밌다’고 표현을 하며, SNS에 인증샷을 불러일으킨다. 그에 반면 ‘~리단길‘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관광 명소로 자리잡는 상업지구를 의미한다. 양양의 ‘양리단길’의 경우 서핑 강습과 더불어 다양한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들이 몰려있는 핫플레이스로 화제가 되어 지역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이자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이렇게 ’~리단길‘과 ’힙‘은 비슷하지만 미세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신당동에서 힙당동이 되기까지, 신당동의 바이브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로컬맛집과 핫한맛집들을 모아봤다.신당동 떡볶이 원조 ‘마복림할머니떡볶이’ 마복림떡볶이는 서울에서 떡볶이의 역사를 새로 쓴 곳으로, 예전 고추장 CF의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 멘트로 유명한 곳이다. 필자는 수원에서 신당까지 오로지 마복림떡볶이를 먹으러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방문하는데, 이곳은 특유의 고추장 소스와 쫄깃한 밀떡의 조화가 예술이다. 고추장 소스는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강해 한 입 먹으면 단번에 입맛을 사로잡는다. 또한, 쫄깃한 떡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어묵, 계란, 야채 등이 더해져 풍부한 맛의 향연을 이룬다. 마복림떡볶이는 눈으로 먼저 맛보는 음식인데, 잘 조리된 떡볶이는 붉은 소스에 윤기가 흐르며,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한다. 또한, 매장 내부는 깔끔하고 아늑하며, 직원들은 친절하고 신속하게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이렇게 시각 후각 미각 모든 감각을 만족시키는 마복림떡볶이는 떡볶이 애호가들 사이에서 그 명성을 자랑하고 있으며, 마복림떡볶이는 떡볶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방문해 보아야 할 곳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50분까지다. 매달 2·4번째 월요일은 정기 휴무다.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 6년 연속 선정 ‘금돼지식당‘ 영국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다녀가 화제가 되었던 금돼지식당. 금돼지식당은 약수역에서 약 200m에 위치한 곳으로 신당동을 넘어 서울의 고기 애호가들 사이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곳이다. 특히 고품질의 돼지고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곳의 대표메뉴는 갈빗대 주위의 삼겹살 부위로 갈비와 삼겹살 두 가지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본삼겹’과 눈꽃 모양의 마블링이 특징인 육즙이 풍부하고 쫀득한 ‘눈꽃목살’이다. 금돼지식당의 돼지고기는 신선하고 육즙이 가득한 것이 특징인데 그냥 맛있는 돼지가 아니라 요크셔, 버크셔, 듀록을 교배한 YBD 품종,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재단한 삼겹, 숙성에서 나오는 감칠맛을 늘 유지하고 있다. 금돼지식당은 고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석쇠에 굽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석쇠에 구워진 고기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상태로 제공된다. 또한, 숙련된 서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기 때문에 최적의 상태로 고기를 맛볼 수 있다으며 고기의 풍미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다.해장하러 갔다가 술이 술술 생각나는 ‘하니칼국수‘ 신당동 중앙시장과 과거 쌀가게들이 모여있던 ‘싸전골목’에 위치한 하니칼국수는 전통적인 칼국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맛집이다. 이곳은 삼각지 우대 갈빗집 ‘몽탄’, 청담동 한우 전문점 ‘뜨락’, 앞서 소개한 ‘금돼지식당’을 운영하는 KMC(코리아 미트 클럽)의 매장으로 흡사 몇 십년은 영업 중일듯한 노포 스타일 외관은 오래된 골목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게 어우러진다. 시그니처 메뉴는 알곤이가 듬뿍 들어간 ‘알곤이 칼국수’다. 신선한 생선 알과 곤이가 푸짐하게 담겨져 있는 알곤이 칼국수는 사골이나 멸치 등으로 우려낸 국물은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 있으며, 면발은 쫄깃하고 부드럽다. 특히 다양한 토핑과 함께 제공되는 메뉴들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여 선택의 폭이 넓다. 소주 한 잔 곁들이기에도 좋고 해장으로도 제격이다. 예약 시스템이 따로 없기 때문에 방문 전에 참고할 것. 영업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다.낮에는 에스프레소, 밤에는 칵테일 ‘메일룸’ 신당동을 힙당동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중심역할을 한 ‘TDTD’ 장지호 대표의 세 번째 공간인 ‘메일룸’은 과거 손편지가 필수던 시절 우편함을 매일같이 들러도 설레던 것처럼, 고객들이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비슷한 감성을 느끼도록 매장을 구상했다. 메일룸은 이름처럼 우체국과 편지 테마로 꾸며져 있는데, 곳곳에 배치된 빈티지 우체통과 우편함, 편지봉투 등을 활용한 장식들은 신당동 일대 카페 중 가장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메일룸 카페는 은 들어가는 방법부터 픽업방식까지 독특한데, 2층으로 올라가려면 가구인줄만 알았던 우편함을 힘껏 밀고 들어가야된다. 마치 비밀의 공간에 입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직원들이 각 메일룸에 커피를 넣으면 고객들이 주문할 때 지급받은 열쇠로 메일룸에서 커피를 찾아가는 재미요소가 있다. 메일룸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곳을 넘어, 편지를 쓰고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매장 내에 비치된 다양한 엽서와 편지지를 이용해 직접 편지를 작성할 수 있으며, 이를 실제로 우체통에 넣어 발송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기며, 카페를 더욱 매력적인 장소로 만든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다. 과거와 현재의 삶을 이어주는 특별한 곳 누군가에게는 고향일 곳, 과거를 추억하는 곳,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주는 신당동을 좋아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신당동은 빠르게 흘러가는 서울 중심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순간들은 우리 삶에 끊임없이 존재한다. 어떤 특별한 장소를 방문하거나 특정한 음악을 듣거나, 특정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과거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를 때가 있다. 그 순간들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바로 그 순간들이 우리에게 생동감을 불어넣고, 삶에 추억을 선사해준다. 다양한 경험과 기억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어우르는 순간들을 만들어가며 이를 통해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기억들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 좁디좁은 골목길 틈새로 손 내밀어 멀리서 온 손님 반기듯… 넉넉히 팔 벌린 작은 숲처럼 세상을 배려하는 큰~ 쉼표[건축 오디세이]

    좁디좁은 골목길 틈새로 손 내밀어 멀리서 온 손님 반기듯… 넉넉히 팔 벌린 작은 숲처럼 세상을 배려하는 큰~ 쉼표[건축 오디세이]

    조선시대 한양은 경복궁과 창덕궁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궁궐을 옆에 낀 북촌 지역에는 권문세가들이 모여 살았다. 그때는 세상의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서울의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종로구 안국동 일대. 시간이 정체된 것 같아도 풍경에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감지된다. ●다양한 땅모양에 문화재 심의까지 헌법재판소 옆 골목도 많이 변했다. 초입부터 헌법재판소 도서관을 증축하면서 발굴된 ‘능성위궁 터’ 보존 건물이 들어섰고 주변이 정비된 느낌이다. 골목을 따라 높게 둘려 있던 담장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꽃과 나무로 잘 조성된 정원이 생겨 골목 안에 푸름을 더한다. 골목 중간쯤에 못 보던 자그마한 2층 건물이 눈에 띈다. 두 개의 큐브가 아주 미세하게 엇갈려 위아래에 놓인 모양의 이 협소 건축은 ‘작은 숲’이라는 이름을 가졌다.취재 약속을 잡기 위해 건축가에게 전화를 걸어 건물 위치를 물으니 헌법재판소와 스타벅스 사이 골목 중간에 예전 ‘아리랑’이 있던 자리라고 설명해 주었다. 카페도 아니고, 식당도 아니었으나 주인장의 입담이 재미있어서 종종 들러 와인을 마시곤 했던 곳이라 어렵지 않게 찾아갔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마침 건물 앞에 툇마루 비슷한 것이 있어 앉아 봤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 골목을 비추는 햇살은 따갑지만 그늘에 앉으니 선선한 바람결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강남의 대로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정취다. “멀리서 보면 골목 안에서 건물이 사람들을 반기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냥 지나쳐 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골목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스트리트 벤치를 두어 작지만 정겨운 배려의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작은 숲’을 설계한 정영한 소장(정영한 아키텍츠)은 “이런 디테일들이 쌓여서 도시의 표정을 만든다”며 인사를 건넨다. 택지개발로 정형화된 반듯한 모양의 필지와 달리 과거 한옥들로 채워졌던 도심 속의 필지는 규모가 작고 이형(異形)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옆집과 간격을 두어야 하고 지구단위계획 구역이 지켜야 하는 ‘2층 이하, 최대 8m 높이’ 제한, 문화재 심의까지 받아야 한다. 태생적으로 많은 한계를 지닌 도심 주택가의 58.83㎡(17.79평) 작은 땅에 건축면적 31.87㎡(9.64평), 연면적 71.37㎡(21.58평)인 2층 협소 건축이 탄생했다. 건축가가 내놓은 답은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작은 디테일들이 도시 표정 만들어 정 소장은 “한옥이 있던 구도심의 필지는 크지 않고 모양도 반듯하지 않아 설계가 까다로웠지만 이런 조건을 극복하고 장소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새로운 공간의 가능성을 탐색해 나갔다”며 “공간을 위한 구조, 구조에 의한 공간을 스스로 경계하면서 구조와 공간이 조화롭게 만날 수 있도록 초기 기획 단계부터 디테일들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필지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 대신 철골 구조로 지었다. 건물의 외부 마감은 자연스럽게 에이징된 탄화목과 차가운 물성을 가진 알루미늄 소재의 디자인 패널이 조화를 이뤄 단순함에서 탈피하도록 했다. 1, 2층이 앞쪽 도로와 일직선이 아니라 미세하게 틀어져 쌓여 있는 것이 묘한 긴장감을 준다. 1층의 스트리트 벤치도 전면에서 약간 안으로 틀어져 설치돼 있다. 2층 모서리의 작은 테라스 역시 약간 틀어서 배치했다. 왼쪽으로 비켜서 나 있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본다. 임대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1층은 일단 밝고 환해서 전혀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높은 층고와 4m 높이에 고창(高窓)을 두어 개방감을 주면서 협소함을 극복한 결과다. 천장 바로 아래 가로로 난 고창으로 옆집 한옥의 기와가 눈에 들어온다. 현대적인 철골 구조의 집 창문 너머로 시간이 켜켜이 쌓인 기와가 보이는 풍경이 무척 멋스럽다. 1층의 앞문과 뒷문을 일직선상에 놓아 바람길을 만들어 공기 순환이 순조롭다. 문과 문 사이의 벽에는 커다란 유리창을 내었는데 푸른 잎의 대나무들이 나란히 선 모습이 보인다. 옆집 담과 건물 사이 한 뼘 정도 폭의 공간에 길게 조성한 정원에 심은 대나무들이다. 바람결에 푸른 대나무 잎이 흔들리니 살아 있는 사군자 그림과 다름없다. 창문을 통해 푸른 생명의 향기가 실내로 전달되는 것 같다.●높은 층고와 넓은 창으로 개방감 뒷문으로 나가면 좁고 긴 통로를 지나서 뒤쪽의 골목으로 나가는 출입문으로 연결된다. 푸른 잎을 드리우고 서 있는 옆집의 감나무가 운치를 더하는 정겨운 골목 풍경은 앞쪽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붉은 벽돌로 된 다가구 주택과 새로 단장한 개량 한옥, 구옥들이 있는 골목 안은 무척 정갈하고 정겹다. 도심에 이런 조용한 주택가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게 신기했다. 평당 5000만원을 호가하는 지가와 필지의 협소함을 생각하면 한 치의 공간도 낭비할 수 없는지라 건축가는 예전에 창고가 있었던 뒷문과 출입문 사이의 좋고 긴 땅을 절묘하게 활용했다. 골목길 쪽으로 3m 정도 뻗어나간 작은 매스를 만들고 지름 89.1㎜의 CFT(Cement Filled Tube·시멘트를 채운 철관)기둥 4개로 받쳤다. 매스의 끝부분에 2층으로 올라가는 나선형 철계단을 설치했다. 1층 사용자는 앞쪽 문을 이용하고 2층 사용자는 뒤쪽 출입문과 나선형 계단을 이용하면 마주칠 일이 없을 것이다. 작은 공간의 협소함을 극복하고 1층과 2층 사용자가 각각의 사생활을 지킬 수 있는 구조다.나선형 철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좁고 긴 공간의 한쪽은 서재, 다른 쪽은 유리로 통창을 만들어 개방감을 주었다. 유리창을 통해 예상 밖의 풍경이 펼쳐진다. 정 소장은 골목 안 한옥들의 기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구도심이 아니라면 만날 수 없는 매력적인 풍경”이라고 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마치 방이 연결된 것처럼 보이죠. ‘작은 숲’이라는 이 건물 디자인에 영감을 준 풍경입니다.” 오래된 구옥들 사이에 새로 지은 건물 본체에서 구도심을 향해 3m 정도 뻗어나간 매스는 마치 생명력이 강한 나무의 가지가 기존의 집들을 향해 새롭게 뻗어나가 구도심을 품는 듯하다.2층은 오랜 시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은퇴한 노년의 건축주를 위해 설계된 공간이다. 좁은 전실을 지나면 벽과 천장을 하나의 재료(자작나무 합판)로 마감한 단출한 공간이 나온다. 대각선 방향으로 저 멀리 인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자리에 있던 구옥을 보러 왔을 때 2층의 전망을 보고 단번에 구매를 결정했다는 그 인왕산이니, 공간의 주인이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측면만 열려 있고 산 쪽으로 방향을 틀어 발코니를 만들었다. 건축주는 아파트라는 편리하면서도 도식화된 주거 공간에서 벗어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서울의 도심에 꿈꾸던 공간을 갖고 인생 2막을 펼치고자 했다. 독서와 공부가 취미인 건축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지인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읽은 책에 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거나 인왕산을 바라보며 고요하게 자신을 마주하는 힐링의 공간을 원했다.●작지만 사용자의 다양한 번역 가능 정 소장은 “이곳은 주거 이외의 부수적인 기능을 가진 서재나 취미 공간, 손님을 맞이하는 기능을 외부로 분리한 도심 속의 작은 사랑방을 만들고자 했다”며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의 기능과 쓰임의 방식이 사용자에 의해 다양하게 번역될 수 있다면 시간의 변화에도 더 단단히 견뎌 낼 수 있는 ‘작은 건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에서 공간의 완결은 물리적 상태를 만들고 빈집을 떠나는 건축가의 몫이 아닌 사용자에 의해 완결된다는 것이 그의 평소 생각이다. 그가 2013년부터 기획해 오고 있는 건축전시 프로젝트 ‘최소의 집’도 건축가가 최소로 개입하고 사용자에 의해 정의되는 건축의 다양한 모습들을 다룬다. 정 소장은 과밀하고 획일화된 도시 풍경 틈에서 관습적인 구조방식을 탈피해 새로운 주거 유형을 탐색하며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한 설계 기법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6×6주택’(2014·김수근프리뷰 어워드), 부산 구도심에 지은 ‘다섯그루 나무’(2015, 한국건축가협회상), ‘물 위의 방’(2018·시카고 아테네움 건축디자인박물관과 유럽건축예술디자인도시 연구센터 선정 2020년 국제건축상) 등이 있다. 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MZ세대 핫플’ 부산 광안리 백사장 넓힌다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서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이 여름 피서객 맞 이에 한창이다. 수영구는 다음 달 1일 개장을 앞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연안 정비사업 등이 한창이라고 16일 밝혔다. 구는 20여m의 백사장 중앙 구간 폭을 최대 48m까지 확장하고자 모래를 붓는 양빈 사업을 하고 있다. 구는 예산 44억 4000만원을 들여 오는 29일까지 모래 5만여㎥를 투입한다. 다채로운 문화 공연도 준비 중이다. 다음 달 6일부터 8월까지 광안리 백사장 앞 해변로는 주말 밤 ‘차 없는 문화의 거리’로 운영한다. 오후 9시~오후 11시 30분 광안리 패들서프존에서 아쿠아펠리스호텔 앞까지 830m 구간에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설치한다. 해변을 거닐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발코니 콘서트도 열 예정이다. ‘사계절 꽃피는 광안리 해변’을 만들고자 민락해변공원에는 해바라기 등 1만 3750본을 심는다. 구는 피서객 안전 확보에도 힘쓴다. 민간수상안전요원 자격증이 있는 구조대 38명을 투입하고, 고배율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관제 사각지대를 없앤다. 이와 함께 서서 타는 패들 보트인 서프(SUP) 위에서 일출·노을을 맞는 체험 등이 큰 인기를 끄는 서프 운영존에서도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 ‘X동 X호 관리비 미납’ 공고… 명예훼손입니다[법정 에스코트]

    ‘X동 X호 관리비 미납’ 공고… 명예훼손입니다[법정 에스코트]

    부산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자 운영위원회 총무인 A씨는 3개월째 관리비를 내지 않은 입주민 B씨를 만나 “아파트 관리비가 많이 밀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분이 상한 B씨가 A씨를 밀며 “비키세요. 나이 몇 살 먹었느냐”라고 따지면서 다툼이 생겼습니다. 이에 A씨는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옆 공고문 게시판과 1층 현관 출입구 벽면, 엘리베이터 벽면 등 입주민이 볼 수 있는 곳에 B씨의 아파트 동호수가 기재된 공고문을 붙였습니다. 공고문에는 “이 세대는 3개월째 관리비를 고의·지속적으로 미납하고 있는 상태임. 관리비 납부를 전제로 차량 주차가 가능하므로 납부 후 주차하기 바람. 미납 시 알림문 계속 부착 예정”이라고 적었습니다. B씨는 A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습니다. ●“비방 목적 ·명예훼손 의도 없어” 주장 A씨는 재판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때 만약 ‘미안합니다. 빨리 낼게요’라고 했으면 공고문을 붙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뿐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없었고 명예훼손의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 “공적 정보제공으로 보기 어려워”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심리한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지난 2월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관리비 납부 여부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공적 관심 사안이고 공고문을 부착한 행위도 공익에 대한 것이라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B씨의 반응에 화가 나서 싸웠기 때문에 붙인 것’이라는 A씨의 진술로 보아 입주민에게 공적 사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부착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입주민에게 미납 세대를 특정해 알려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공고문에 기재된 내용이 B씨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입니다. 또 공고문을 5장이나 부착한 점으로 보아 명예훼손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의협 18일 총궐기대회…전국 지자체 휴진 신고율 10% 안팎

    의협 18일 총궐기대회…전국 지자체 휴진 신고율 10% 안팎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총궐기대회를 예고한 18일 전국 곳곳 의료기관이 휴진 신고를 하고 당일 환자를 진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자체별 휴진 신고율이 10% 안팎인 까닭에 파업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나, 시민 불편이 불가피한 만큼 각 지자체는 대비책 마련·의료계 설득에 힘쓰고 있다. 사전 신고 없이 휴진하는 의료기관도 있을 것으로 보여 집단휴진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도 잇는다.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국 총 3만 6371개 의료기관(의원급 의료기관 중 치과의원·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의료기관 포함) 중 1463곳(4.02%)이 휴진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는 도내 의원들에게 사전 휴업신고를 받은 결과, 파업 당일 환자를 진료하지 않은 의원은 전체 1712곳 중 200곳이라고 16일 밝혔다. 휴진 신고율은 11.7%다. 각 시군은 의원 이외에 도내 병원 88곳에도 같은 명령을 내렸고, 병원 중에서는 2곳이 휴진 신고를 했다. 도는 10일 각 시장·군수를 통해 정상 진료 행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어기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진하려면 사전 신고서를 내라고 지시도 했다. 이러한 경고에도 일부 의원은 개인 휴가, 병원 내부 인테리어, 집단 궐기대회 참석 등 이유를 내세워 휴진을 예고했다. 부산에서는 전체 명령 대상 의료기관 중 87곳(3.3%)이 휴진을 신고했다. 시는 의료법에 따라 2661개 의료기관에 진료 명령·휴진 신고 명령을 발령했었다.다른 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광주·전남에서는 의료기관 261곳이 휴진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광주 지역 병·의원 의료기관 1053곳 중 124곳(11.7%)이 18일 휴진하겠다고 신고했다. 전남의 경우, 행정명령 대상 의료기관 966곳 중 137곳이 집단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신고했다. 비율로 따지면 14.1% 수준이다. 특히 순천 소재 의료기관 27%가 휴진 신고를 해 가장 높았다. 반면 곡성·강진·완도·신안 등 4개 군은 휴진 신고 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시·도에 휴진 신고를 한 의료기관은 대체로 ‘개인 사유’라고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의사회는 전국 궐기대회와 별도로 지역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전북에서는 1242곳 중 43곳(3.5%)이, 대전에서는 1124곳 중 48곳(4.3%)이, 제주에서는 500곳 가운데 21곳(4.2%)이 신고서를 내는 등 전국적으로 10% 안팎 비율로 휴진 의사를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소속 교수들이 집단 휴진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광주·전남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 교수들은 응급·분만 등 필수 진료는 유지하며 전면 휴진에 참여한다. 조선대병원 교수들은 자율적으로 휴진 여부를 정하되, 필수 진료를 지속하기로 했다. 경남 유일한 의대인 경상국립대 의대도 18일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경상국립대 의대는 13일 2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휴진 찬반을 묻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교수 263명 가운데 191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142명이 휴진 동참에 찬성했다. 다만 경상국립대 의대는 “진료가 필요한 과는 교수 판단하에 진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울산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도 동참한다. 휴진으로 말미암아 진료나 수술이 취소되면 각 진료과에서 환자에게 개별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에서도 앞서 의대 교수협의회 등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집단행동 참여 찬성’ 응답이 높게 나왔다. 각 지자체는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사전 휴진 신고를 했어도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진료를 하도록 18일 오전 9시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병의원 근무 여부를 확인하고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는 병의원은 청문 절차를 밟아 행정처분할 예정이다. 의료법에 근거한 업무개시명령을 불이행한 병의원은 업무정지 15일 등 처분을 받을 수 있다.비상 진료체계도 강화한다. 경남도는 전 시군 보건소와 공공병원(마산의료원·통영적십자병원) 진료 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약국 1379곳 중 190곳도 운영시간을 늘린다. 도는 “도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집단행동을 자제해 달라. 여러분들 손에 도민들 건강이 달려 있다. 항상 그 자리를 지키실 거라는 믿음을 저버리질 않기를 부탁드린다”며 담화문을 내는 등 의료진 설득에도 나섰다. 부산시 역시 16개 구군 보건소에 당일 오후 8시까지 연장 진료를 요청했다. 소아 환자 진료 공백 방지를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7곳에는 진료 시간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지자체와 협력해 집단행동 예고일인 18일 당일 집단휴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환자들의 지역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문 여는 병·의원을 안내하는 등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재용 “20년째 기러기 아빠”…여배우가 프러포즈하기도

    이재용 “20년째 기러기 아빠”…여배우가 프러포즈하기도

    배우 이재용이 ‘기러기 아빠’임을 고백했다. 15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이재용이 게스트로 첫 출연 했다. 이날 이재용은 “올해로 결혼생활 29년 차인데, 그중에서 20년을 기러기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달에 한두 번 집에 가면 장기 스테이를 하지 않고 2박 3일 정도 짧게 머문다”며 “집은 부산에 있다”고 덧붙였다. 임예진은 이재용에 “저는 개인적으로 이재용씨 팬이다. 평소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좋아하는데 저런 사람이랑 로맨스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용은 “제 평생 여배우한테 저런 식으로 프러포즈 받은 적이 처음”이라며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에 같이 출연한 적이 있는데 카메라 꺼졌을 때 ‘나 재용씨랑 멜로(작품) 한번 찍고 싶어요’ 하더라”라고 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 ‘살생부’ 만들고도 처음 본 여성 살해한 그놈…“개 안락사 약 찾다 붙잡혔다”[전국부 사건창고]

    ‘살생부’ 만들고도 처음 본 여성 살해한 그놈…“개 안락사 약 찾다 붙잡혔다”[전국부 사건창고]

    통행 시비 상대男 유인한다며애꿎은 여성 납치…女 혐오잔혹한 ‘시신 훼손’으로 해소 그놈의 끔찍한 납치 살인극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됐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불만을 가졌던 사람 28명을 죽여야 할 ‘살생부’까지 만들어 소지했던 것을 보면 그는 극도로 자기중심적이고 너무나 비정상적이다. 김일곤(당시 48세)은 2015년 5월 2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노상에서 26세 A씨와 차량 통행 문제로 시비가 붙어 쌍방폭행으로 함께 형사입건됐다. 이후 사건 기록을 열람해 A씨는 불기소되고 자기는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에 처해진 사실을 알았다. 그는 사건 서류에서 안 A씨의 집과 직장을 찾아가 사과를 요구하며 “벌금을 대신 내라”고 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는 분통을 터뜨리며 ‘보복 살인’을 마음먹었다. 김씨는 흉기와 둔기를 구입해 A씨를 찾아갔지만 실행하지 못했다. A씨는 덩치가 컸다. 김씨는 그를 유인할 방법으로 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판결문은 ‘A씨가 노래방에서 일해 여성을 납치한 뒤 노래방 도우미를 할 것처럼 전화하도록 해 그를 유인하려고 했다. 범행에 차량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것을 가진 여성을 노렸다’고 적었다. 첫번째 시도는 그해 8월 24일 밤 경기 고양시 모 대형 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있었다. 차를 타려던 3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 조수석으로 밀어 넣고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 여성이 문을 열고 뛰어내려 실패했다. 보름 후인 9월 9일 오후 2시 6분쯤 충남 아산시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차에 타던 여성 B(당시 35세)씨를 공격했다. 뒤따라가 흉기로 “너, 소리 지르면 죽는다”고 위협해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옮겨 앉도록 했다. B씨에게 안전벨트를 채운 뒤 옆구리에 흉기를 겨누며 왼손으로 차를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30여분을 달리던 중 B씨가 “소변이 마렵다”고 했다. 김씨는 천안시 한 교회 근처 공터에 차를 세운 뒤 “여기서 보라”고 말했다. B씨는 소변을 보는 척하다가 “사람 살려”라고 소리치면서 교회 쪽으로 달려갔다. 인기척은 없었고, B씨는 얼마 못 가 붙잡혔다. 조수석에 다시 태우고 천안 성환 쪽으로 몰았다. B씨는 창문을 두드리면서 “사람 살려”를 계속해서 외쳤다. 김씨는 “너, 계속 소리 지르면 죽여버린다”고 위협했다. B씨의 외마디 소리가 그치지 않자 김씨는 한적한 길에 차를 세우고 목 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상경하다 강변의 공터에서 B씨 시신을 차 트렁크로 옮겼다. 또 입술 등 시신을 훼손했다. 판결문은 ‘A씨 살해 계획이 실패했다는 좌절감과 평소 자신을 멸시했던 일부 여성들에 대한 적개심이 치밀어 오르자 B씨의 시신을 손괴했다”고 적시했다. 김씨는 “과거 식자재 배달을 했는데 여성 주인들이 돈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그때부터 여성을 증오했다”고 했다. 그의 살생부에는 병원에 입원했을 때 불친절했던, 이름도 없이 ‘간호사’라는 직업이 적혀 있었다.서울에 도착한 것은 범행 이튿날인 9월 10일 오전 7시 11분쯤. 이어 김씨는 시신을 실은 채 경기 양평을 거쳐 강원 동해, 삼척과 경북 울진, 포항을 지나 밤 10시 넘어 부산에 도착했다. 잠은 차에서 시신을 둔 채 잤다. 그는 자신이 몰던 B씨 차량에 수배가 내려지고 검문검색이 크게 강화되자 다시 울산으로 도망갔다. 울산에서는 북구의 한 도로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의 앞 번호판을 뜯어내 B씨 차에 붙였다. 그리고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범행 이틀 후인 11일 다시 서울로 잠입했다. 김씨는 범행 후 B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가방에 있던 금목걸이 2개, 금반지 3개, 금팔찌와 진주목걸이를 훔쳐 이미 판매한 상태였다. 그는 그날 오후 2시쯤 서울 중구에서 접촉 사고를 내자 시신이 발각될까봐 달아나 묵고 있던 성동구 고시원의 주변 주차장으로 돌아온 뒤 차 안과 B씨 시신에 라이터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질렀다. 경찰은 이같은 행각에도 김씨를 검거하지 못하자 현상금 1000만원을 내걸고 공개 수배에 나섰다. 그 사이 김씨는 경기 남양주 등을 오가며 도피하다 같은달 17일 서울 성동구로 다시 잠입했다. 포위망이 좁혀지자 목숨을 끊으려고 했는지 그는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동물종합병원을 찾아가 “개를 안락사시키고 싶다. 안락사 약을 달라”고 요구했다. 의사는 “개가 없는데 무슨 안락사 약이냐”면서 거절했다. 김씨는 같은날 오전 10시 50분쯤 그 동물병원을 다시 찾아갔다. 좀 전의 의사와 간호사가 진료실로 들어가자 뒤따라가 흉기를 꺼내 들고 “약 내놓으라”고 위협했다. 깜짝 놀란 의사와 간호사는 급히 진료실 안쪽 애견미용실로 피한 뒤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김씨는 병원 밖으로 나와 도주하기 시작했다. “잘못한 거 없어. 난 더 살아야 해” 600m쯤 달아나던 김씨는 11시 5분쯤 경찰관 2명과 맞닥뜨렸다. 경찰이 김씨 신분증을 확인하고 체포하려고 하자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그는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합세하면서 흉기를 빼앗기고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서로 압송되면서 취재진에 “잘못한 거 없어요 나는, 난 더 살아야 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는 경찰에서 “애초 B씨의 차와 휴대전화만 빼앗으려고 했는데 소변만 본다는 약속을 어기고 달아나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의 호주머니에서 28명이 적힌 살생부를 발견했다. 경찰, 판사, 의사, 간호사 등 불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적어놓았다. 타인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치도 없었다. 조서 끝에는 ‘다 죽이고자 한 연놈들을 못 죽이고 가니 그 연놈들이 춤추고 쾌재 부르겠네요’라고 썼다. 그러던 그가 “B씨의 운전면허증을 보니 주소지가 경남 김해여서 죄책감이 들었고, 그 근처에 묻어주려고 부산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중학교 중퇴, 18년을 감옥에서“사형 선고하라” 난동…무기징역 김씨는 한 지방의 판자촌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중학교 1학년 때 중퇴하고 무작정 상경했다. 그는 서울에서 음식 배달로 생계를 유지하며 강도, 특수절도 등을 저질러 22범이 됐다. 18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이 기간 면회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가족들도 이른바 ‘내놓은’ 식구였다. 음식점 등도 했지만 오토바이 사고로 척추수술을 받은 뒤 장애 6급 판정을 받고 기초수급자 수당을 받아 생활했다.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상고하지 않아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사이코패스 PCR-L 검사에서 40점 만점(25점 이상은 사이코패스)에 26점을 받은 그는 국선변호인 접견을 거부하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김씨는 “A씨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가해자로 기소됐다. 그런 부조리에 항거하고 정당한 복수를 하기 위해 A씨와 그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을 살해하는데 B씨가 협조하지 않아 죽였다”고도 주장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사형을 선고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법정에서 ‘남 탓하고, 웃고’유족 ‘고통 탄원서’ 제출 1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부장 이상윤)은 2016년 6월 “김씨는 대단히 엽기적이고 혐오스러운 범죄를 저질러 전통적으로 사체를 존중하는 사회공동체의 사상과 정서까지 크게 훼손했다”며 “범행 동기와 수법, 수사 및 재판에서 용서받기 어려운 태도 등을 보면 사형 선고도 고려할 수 있으나 문명국가의 이성적 사법제도에서 극히 예외적 형벌이다. 사회와 무기한 격리돼 잘못을 참회하고 속죄하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시철)는 그해 8월 항소심을 열고 “숨진 B씨의 어머니는 약물치료 후 수면제를 먹고 잠자고, 아버지는 약을 복용하면 생업인 버스운전을 할 수가 없어 약조차 먹지 못하고 있다”면서 “B씨의 여동생은 재판 과정에서 전혀 반성하지 않고, 남 탓하면서 웃는 김씨의 태도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김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어 “일반 국민이 자주 이용하는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대낮에 불특정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불안한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하면서도 “김씨의 범행은 사망자 다수 등 사형 선고된 다른 사건들과 같은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 인천공항 등 전국 100여 곳에 ‘폭파’ 협박메일…경찰,발신자 추적

    인천공항 등 전국 100여 곳에 ‘폭파’ 협박메일…경찰,발신자 추적

    인천공항 등 전국 기관이나 단체에 폭발물 테러 협박 이메일이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6분쯤 인천국제공항 유실물 센터 직원이 “폭발물 설치 관련 이메일을 받았다”며 112에 신고했다. 메일은 영문으로 작성됐으며 수신자에는 전국 공공기관을 비롯해 일반 기업과 종교단체 등 100여곳이 포함됐다. 인천공항경찰단은 “오전에 폭발물을 터뜨린다”는 메일 내용을 토대로 특공대와 기동대를 현장에 투입해 수색을 진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산대와 부산대병원·울산대병원 등 전국 주요 시설에서도 수색이 이뤄졌으나 이날 현재까지 폭발물 등 위험 물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협박 내용이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 등을 통해 메일 발신자를 추적 중이다. 이와 유사한 유형의 이메일은 지난 1월과 5월 인도에서도 발송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글 지메일을 통해 이메일이 전송된 것으로 파악해 국제 공조수사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아들까지 보살펴준 마을 이장 무참히 살해한 50대, 항소심서 무기징역

    아들까지 보살펴준 마을 이장 무참히 살해한 50대, 항소심서 무기징역

    자기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마을 이장을 무참히 살해한 50대가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고법판사 허양윤)는 1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경남 함안군 마을 이장 B씨의 주거지에서 B씨를 흉기로 100여회 이상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평소 B씨를 갑자기 뒤에서 끌어안거나 B씨 주거지 마당에 마음대로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해 B씨가 접촉을 피하자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 B씨는 혼자 아들을 키우는 A씨를 안타깝게 여겨 A씨 아들이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거나 반찬을 챙겨주는 등 살뜰히 보살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사건 당일 B씨와 말다툼을 한 뒤 자기 주거지에서 흉기를 가지고 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이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동료 재소자를 폭행해 처벌받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범행이 근본적으로 피해자 탓이고 자신은 과도하게 대응했을 뿐이라는 듯이 반복적인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어 범행을 진정으로 뉘우치는지 의심스럽다”며 “A씨의 반사회성과 폭력성, 재범 위험성이 극도로 높게 평가되는 상황에서 원심이 선고한 유기징역형만으로는 A씨 죄책에 상응하는 정도의 형사상 책임이 부과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 “폭발물 터트리겠다”… 병원·대학 등 전국 100여곳 대상

    “폭발물 터트리겠다”… 병원·대학 등 전국 100여곳 대상

    경찰이 대학과 병원, 기업 등 전국 100여곳을 대상으로 한 폭탄 테러 예고 이메일에 수사에 나섰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인천공항 유실물센터의 한 직원이 “건물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라는 영문 이메일을 접수한 뒤 인청공항 경찰단에 신고했다. 대상은 울산대병원, 부산대, 기업, 정부기관 등 전국 100여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해당 공공기관이 있는 전국으로 상황을 전파했다. 울산경찰청은 울산대병원에 경찰을 투입해 오후 2시 40분까지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부산경찰은 또 부산대와 부산대병원 등에 대한 조사에서도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책 상자에 필로폰 1.9㎏ 밀수한 남아공 20대 징역 10년

    책 상자에 필로폰 1.9㎏ 밀수한 남아공 20대 징역 10년

    책 모양의 나무상자에 시가 2억원 상당의 필로폰 1.9㎏을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의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장기석)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6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책으로 위장한 나무상자에 필로폰 1.944㎏을 넣은 뒤 수하물로 위탁해 인천을 거쳐 김해공항으로 입국했다. A씨는 남아공 현지에서 이모부 부탁을 받아 책 모양 나무상자를 한국으로 가져온 것일 뿐 필로폰이 들어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휴대전화에 이모부를 보스(BOSS)라고 저장해두고 출국 직전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점, 출국 당일 타인이 왕복항공권·숙소 예약 등을 급박하게 해준 점, 국내에서 이모부가 지정해준 호텔에 머무르며 지시만을 기다린 점 등으로 미뤄 미필적으로 운반하는 물건이 마약류라는 것을 알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류를 수입하는 행위는 사회질서에 심각한 해악을 미치는 중대범죄”이라며 “피고인은 이해하기 힘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밀수한 필로폰이 유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 6월 중순 때이른 더위, 발빠른 대응… 대책들 살펴보니[생생우동]

    6월 중순 때이른 더위, 발빠른 대응… 대책들 살펴보니[생생우동]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 6월 중순인데 벌써 한여름 날씨다. 금요일인 1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 온도가 31도 이상 오르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경상권과 전남권, 일부 경기 남서 내륙은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 오르는 곳도 있겠다. 때이른 무더위에 서울 자치구도 분주해졌다. 특히 노약자들의 온열질환에 대비해야 하니, 무더위 쉼터 운영을 앞당기고 어린이 물놀이장도 서둘러 개장한다. 성동, 냉난방비 바우처에 물놀이장 조기개장… 축산물시장 악취 TF 가동 무더위 대책을 가장 발빠르게 가동하는 건 성동구다. 14일은 취약계층의 냉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에너지바우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취약계층이 냉난방비 걱정 없이 여름과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전기, 도시가스, 등유,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선택 구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이용권(바우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사용자 편의를 높여 지원 금액과 사용 기간을 확대한다. 지난해 세대 평균 34만 7000원에서 올해부터는 36만 7000원으로 인상했다. 바우처 사용기한도 약 1개월 연장한다. 이날부터 미소어린이꿈공원을 비롯한 물놀이장 3곳을 개장하고, 22일부터는 살곶이 물놀이장 주말 운영에 들어가는 등 도심 속 피서지를 순차 개장한다. 14일 개장하는 물놀이장은 미소어린이꿈공원 외에 지난해 개장한 청계천 마장어린이꿈공원, 행당어린이꿈공원이다. 성동구의 물놀이 명소 살곶이 물놀이장도 오는 22일부터 주말 운영을 시작한다. 왕십리광장 바닥분수도 오는 20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특히 마장축산물시장을 보유한 성동구는 더운 날씨에 특히 심각해지는 축산물, 유지류, 부산물로 인한 악취 해결을 위해 부구청장을 추진 단장으로 ‘마장축산물시장 환경개선 실행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마장축산물시장 일대의 작업 처리 환경 개선을 위한 ▲식육포장처리업 해썹(HACCP) 의무적용 시행 등 제도적 개선 ▲경의중앙선 철로변 대형 집게차 일제정비, 클린배송센터 운영 활성화 등 시설인프라 및 작업환경 개선 ▲시장 일대 물청소, 대형 집게차 불법주차 단속, 동물성잔재물 무단배출 단속, 축산물 위생 지도점검 등 위생 및 주차관리 ▲시장 일대 도로 정비 및 하수로관 물청소 등 도로 및 하수관리 등 4대 중점분야와 15대 전략과제를 중점 추진한다. 영등포, 바닥분수 등 수경시설 19대 본격 가동구로는 지난 1일부터 어르신 무더위쉼터 운영 영등포구도 도심 온도를 낮추고 구민에게 쾌적한 휴식 공간을 선사하기 위해 바닥분수를 비롯한 수경시설 19대를 본격 가동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당산 근린공원 등 6곳 바닥분수를 비롯해 ▲벽천 분수(영등포공원 외 4곳) ▲연못(문래 근린공원 외 2곳) ▲일반 분수(꽃담 소공원 외 3곳) 등 총 19곳은 먼저 가동을 시작했다. 한 여름철에는 물놀이장이 되는 ▲목화마을마당 ▲신우 어린이공원 ▲원지 어린이공원 ▲영등포공원은 수질 검사를 마친 후 오는 7월 6일, 첫 운영을 개시한다. 구로구는 지난 1일부터 9월 30일까지 경로당 194곳, 복지관 6곳, 주민센터 16곳, 기타(민간․복지시설) 29곳, 안전 숙소 2곳 등 총 247곳의 어르신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 올해부터 경로당 무더위쉼터 노후 냉방기 수리비 지원금을 각 20만원씩 지원하고, 연장쉼터 인건비는 지난해 최저임금의 1.5배인 시간당 1만 4430원에서 서울형 생활임금의 1.5배인 시간당 1만 7160원으로 끌어올렸다.주민들은 어르신에 더위극복 열무김치 전달도 취약계층을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중랑구는 지난 11일 지역 내 침구 업체인 핑크로즈침구로부터 여름 이불 100개를 이웃돕기 성품으로 전달받았다. 같은 날 지역 내 이사전문업체 연합봉사단인 ‘봉선화’로부터 선풍기 50세트를 후원받았다. 성북구 동선동에서 지난 11일 동선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박운학)와 삼선새마을금고(이사장 이숙희) ESG 봉사단이 함께 관내 취약계층 무더위 극복 응원을 위해 열무김치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 부산서 심야 근무하던 119구급대원 돌연사

    부산서 심야 근무하던 119구급대원 돌연사

    부산에서 심야 근무하던 119구급대원이 심장마비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8시쯤 부산 기장군의 한 소방안전센터에서 응급구조사로 근무 중이던 40대 남성 A씨가 숨졌다. 24시간 구급 업무를 수행 중이던 A씨는 당일 오전 2시쯤 구급 출동 후 센터에 복귀해 대기하던 중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2005년 임용된 20년 차 구급대원이다. 소방 당국은 내부 심사 등을 거쳐 순직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A씨 동료들은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대원이었다”면서 “심야에도 잦은 출동과 격무를 해 심정지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근무 중 사망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순직이 인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지방시대]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 열망 외면 말아야

    [지방시대]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 열망 외면 말아야

    한동안 잠잠했던 가덕도신공항이 다시 논란거리가 됐다. ‘졸속·정치공항’이라는 비난도 되살아났다. 지난 5일 마감된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입찰에 건설업체가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으면서 나온 말이다. 10조 5300억원짜리 초대형 국책사업을 건설사가 외면한 이유는 무엇일까. 짧은 공사 기간과 까다로운 입찰 조건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사를 수주하면 기본·실시 설계를 10개월 이내에, 활주로·방파제 건설을 포함하는 부지 조성 공사를 5년 남짓한 기간에 마쳐야 한다. 이렇게 해서 2029년 12월에 개항하고 2030년에 준공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이 공사 수주를 위해 공동수급체를 구성할 경우 12개 사까지 참여할 수 있다. 지역기업 우대기준에 따라 지역 업체는 20개 사까지 추가로 참여할 수 있다. 단 시공 능력 상위 10대 건설사는 한 공동수급체당 2개 사까지만 참여할 수 있다. 건설업계는 바다와 육지에 걸쳐 부지를 만드는 공사 난도를 고려했을 때 공기를 맞추지 못하거나 사고, 하자 발생 등 위험 부담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입찰 전부터 공동수급체에 상위 10개 사 중 3개 사 이상이 참여하도록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가 2016년에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됐다가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공약하면서 지금에 이른 과정을 들어 ‘포퓰리즘 공항’이라는 낙인도 찍는다. 이런 지적 뒤에 부산을, 남부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려는 없다. 부산을 중심으로 남부권을 수도권에 이은 우리나라 제2성장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데도 말이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을 사람과 자본이 모여들고 첨단산업이 자라는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들어 남부권 전체 발전을 이끌게 하는 거대한 계획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가장 큰 조각이다. 대안이 없는 지금 신공항 백지화는 부산을 늙어가는 도시, 소멸하는 도시로 두자는 것과 다름없다. 원점 재검토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산이 2030년 엑스포 유치를 실패한 마당에 가덕도신공항을 서둘러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도 수도권에서나 가질 수 있는 느긋한 시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부지 조성 공사 입찰을 재공고했다. 참여를 원하는 업체는 오는 24일까지 입찰참가자격 사전 적격 심사 신청서와 공동수급 협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에도 응찰이 없다면 조건을 재검토하면 될 일이다. 공기가 짧다면, 설계 과정에서라도 돌아볼 수 있다. 시작하기도 전에 가덕도신공항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과하다. 지금은 가덕도신공항을 적기에 개항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정철욱 전국부 기자
  • ‘KBL 챔피언’ KCC, 챔스리그 亞예선 전패 탈락… 대회 6일 전 소집 ‘예견된 악몽’

    한국프로농구(KBL) 챔피언의 자격으로 국제농구연맹(FIBA) 챔피언스리그 아시아에 참가한 부산 KCC가 한 달 넘게 운동을 쉬면서 잃어버린 경기 감각을 되찾지 못한 채 3연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다만 슈터 이근휘는 국제 무대에서 공격력을 증명하며 다음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KCC는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FIBA 챔피언스리그 아시아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아시아 각국 리그 상위권 8개 팀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네 팀씩 두 조로 조별리그를 진행하고 각 상위 두 팀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KCC가 포함된 B조에선 샤흐르다리 고르간(이란)과 히로시마 드래건플라이스(일본)가 준결승에 올랐다. 샤흐르다리, 히로시마에 패배한 KCC는 전날 두바이의 셰이크 사이드 빈 막툼 스포츠홀에서 열린 펠리타 자야(인도네시아)전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섰으나 91-98로 졌다. KCC는 지난달 5일 2023~24시즌을 마치고 한 달 내내 우승 행사를 소화했다. 지난 3일 선수단을 처음 소집했고 6일 뒤 이번 대회 첫 경기를 했는데 떨어진 실전 감각이 발목을 잡았다. 설상가상 단기 계약한 외국인 알폰소 맥키니까지 무릎을 다쳤다. 전창진 KCC 감독은 “시즌을 마치고 부상과 체력 회복을 위해 휴식이 필요했다. 다음번에는 체력과 기술을 갖춰 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가지 고무적인 점은 이근휘가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KBL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 2위(41.6%)를 차지한 이근휘는 소극적인 공격 태도로 인해 플레이오프에서 전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근휘는 KCC가 30점 차로 대패한 지난 10일 히로시마와의 경기에서 팀 내 최다 22점(3점슛 6개), 펠리타를 상대로 20점을 기록했다.
  • 한없이 사소하고 끝없이 구체적인… 詩에 미쳐살았지

    한없이 사소하고 끝없이 구체적인… 詩에 미쳐살았지

    고3 때 쓴 연애시 ‘즐거운 편지’‘사랑의 사소함’으로 신기원 열어마지막을 예고한 이번 시집서도 참새·멧새 등 작은 것 향한 시선“구체적인 것에 대한 관심 거두는‘나이 들어감’과 치열하게 싸워 와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사랑은 한없이 사소하고 일상은 구체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노(老)시인의 평생은 여기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황동규(86) 시인의 18번째 시집 ‘봄비를 맞다’를 펼쳤다. 울다가 웃다가, 끝에서는 놀란다. 외로움을 직시하면서도 절대 굴복하지 않는 시인의 태도 때문이다. 공수래공수거, 늙는다는 건 인간이 본디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는 과정. 하지만 시인은 외로움을 향해 ‘어디 한번 해 보자’고 맞선다. 시집을 후딱 읽어 치우고, 마음에 박힌 시편을 몇 개 접어 시인을 만나러 갔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 근처 삼일공원 벤치에 그와 나란히 앉았다.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해 첫 시집 ‘어떤 개인 날’을 펴낸 게 1961년이다.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시력(詩歷)을 시인과 기자가 함께 찬찬히 톺았다. 기자의 질문은 다소 헤맸으나, 시인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82세 때부터 썼으니까 늙음을 이야기하게 돼 있죠. 물리적으로 마지막 시집이 될 게 분명해요. 물론 죽을 때까지 쓸 것이고, 최근에도 몇 개 메모했는데…. 이 시집에는 도달하지 못할 겁니다.” 건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 초부터 확 꺾였단다. 그러면서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다”고 단언했다. 죽음이 없으면 삶이 무슨 의미인가. 죽을 존재만이 삶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 있음을 시인은 모르지 않았다. “직전 시집을 마지막으로 할까도 했는데, 코로나가 나를 불러일으켰어요. ‘집콕’ 하면서 시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늙는 건 외롭고 코로나가 더 그렇게 만들었지만, 외로움에 패배한 시는 없을 거예요. 성공하든 못 하든 일단 마주치고 봤으니까.” ‘즐거운 편지’(1956)는 한국 연애시의 신기원으로 평해도 모자람이 없는 시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고3 때 짝사랑을 생각하며 썼다는 이 시의 당대 파급력은 엄청났다. 스물도 안 된 청년이 어찌 “사랑의 사소함”을 논하는가.“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 미군 부대 앞에서 동생과 엉터리 영어로 장사를 했었어요. 왕복 전차 푯값이 아까워 오가는 트럭에 몰래 매달려 다녔죠. 그러다 어느 날은 기사가 속력을 너무 내는 거라. 죽을 뻔했는데, 그 기억이 몇 년간 괴롭혔어요. 고3 때는 그걸 이겨 냈다는 자존심이 생기더라고. 사랑이 사소한 건 죽음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죠.” 황동규는 문단에서 ‘문지시인’으로 호명된다. 올해 600호를 넘긴 문학과지성사 ‘문지시인선’ 1호 시집이 바로 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1978)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문학평론가 김병익과의 인연으로 이후에도 주로 문지에서 시집을 냈다. “처음엔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요. 당대 이름 있는 시인들이 다 이걸 노렸거든. 황동규를 1호로 하면서 이전에 나온 시인들은 (여기서) 못 낸다는 거야. 다들 내가 얼마나 미웠겠어요.” 반대편 ‘창비시인’의 거목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림이다. 고인과의 인연을 물었더니 “그 사람 판과 내 판이 따로 있었지만, 만나면 세상일 많이 얘기했지”라고 답했다. “두 사람 다 서로의 시를 좋아했죠. (신경림이) 민요를 해서 (시의) 리듬이 참 좋았지. ‘농무’도 괜찮았고.” 70여년간 시작(詩作)을 밀어붙인 원동력을 그는 “시에 미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평생 일하면서도 장(長)자리는 되도록 피하고자 애썼다. 혹여 시에 영향을 끼치는 게 싫었단 이유다. “나이가 들면 구체적인 것에 관심이 줄어요. 나는 그것과 싸우면서 왔지. 어떤 비평가가 이상한 칭찬을 하더라고. ‘아직도 사실을 사랑하는 거의 유일한 시인’이라고. 치열하게 싸워야 해요. 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참새, 멧새, 여우, 다람쥐….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작은 것들을 향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소한 사랑’을 노래했던 시인은 아직도 ‘구체적인 것’들을 향한 사랑을 이어 가고 있다. ‘묘비명’이라는 제목의 시가 마음에 걸린다. 진짜 묘비명으로 염두에 둔 거냐고 물었더니 한바탕 웃으며 아니라고 했다. 기자가 ‘살아 있는 게 아직 유혹일 때 갑니다’라는 시구가 나오는 시 ‘뒤풀이 자리에서’를 들이밀었더니 시인은 “이걸로 해야겠다”며 무릎을 쳤다. 시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대답을 사양했다. “시인은 그걸 모르고 죽어야지”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물 흐르듯 이어지던 인터뷰가 마지막에 탁 멈췄다.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우리 삶의 중요한 일면을 형상화하려고 일생을 보낸 시인. 시에 미쳐 살았으니까, 지금껏 내내. 그거죠.”
  • 엄중한 사찰 속 은은한 해학… 깨달음이 손에 잡힐 듯 말 듯[마음의 쉼자리]

    엄중한 사찰 속 은은한 해학… 깨달음이 손에 잡힐 듯 말 듯[마음의 쉼자리]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폭의 그림으로 나누어 그린 그림을 팔상도, 이 팔상도가 봉안된 절 안의 건물을 보통 팔상전이라 부른다.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의 팔상전이 유명하다. 나한전은 이름처럼 석가모니의 제자인 십육 나한을 모신 전각이다. 둘 다 우리나라의 가람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건물이다. 한데 독성전은 흔하지 않다. 우리 절집에서도 보기 어렵지만 다른 불교 국가에는 아예 없다. 이 세 전각이 같은 지붕 아래 나란히 조성된 절집이 있다. 부산 금정구 청룡동의 범어사다. 범어사 팔상독성나한전은 여느 절집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맞배지붕 아래 팔상전과 독성전, 나한전이 연이어 붙어 있다. 하나의 전각을 세 불전으로 나눈 것이 아니라, 기존의 독립적인 세 건축물을 하나로 통합한 진귀한 사례다. 그러니까 ‘한 지붕 세 불전’인 셈이다. 기록에 따르면 팔상독성나한전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건 1905년이다. 그 이전만 해도 팔상전과 나한전은 독립된 건물이었다. 두 건물 사이엔 천태문이라는 출입문이 있었다. 그러다 1905년 중건 과정에서 천태문이 있던 공간에 지붕을 얹고 벽체를 연결해 독성전을 조성한 것이다. 독성전은 서민들이 좋아할 법한 전각이다. 엄숙하기만 한 사찰안에서 유독 해학적이고 민중의 냄새 물씬 풍기는 공간이라서다. 독성(獨聖)은 스스로 깨달음을 얻은 이를 일컫는다. 산신각처럼 우리나라 불교에서만 볼 수 있는 민간 기복신앙 사례다. 육당 최남선 같은 이는 독성을 아예 단군이라 특정하기도 했다.독성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반원형 출입구다. 통 목재를 원형으로 휘게 만드는 고난도의 기술이 구현됐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둥근 아치형의 출입문이 여염에서나 보던 형태여서 더 친근한 느낌을 안겨 준다. 바깥벽에 새긴 모란꽃 문양과 남녀인물상도 이목을 끈다. 남녀인물상의 모습은 정교하지 않다. 외려 투박한 편에 가깝다. 둥글둥글한 얼굴에 코만 뭉툭한 남녀 한 쌍이 두 팔을 높이 들어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이다. 두 다리를 곧게 펴고 선 여인의 자세는 다소곳하면서도 옹골차다. 영락없는 우리네 시골 아낙이다. 남자의 표정은 한결 여유 있다. 한쪽 다리를 들어 기둥에 기대고 섰다. 두 인물상은 작다.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다.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울 만큼 작게 숨어 있다. 남녀인물상이 두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건 모란꽃이다. 범어사 관계자는 “비록 작은 인물상이지만 우주를 떠받치는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불전의 천장도 볼만하다. 다양한 벽화로 장식됐다. 범어사 경내 미륵전도 묶어 둘러볼 만하다. 임진왜란 때 미륵전과 그 불상들이 모두 불타 버렸는데 그중 1기의 미륵불상이 1602년 마당 흙 속에서 왜국 쪽을 등진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걸 그대로 계승해 지금도 미륵전의 미륵불은 일본 쪽을 등지고 앉은 모습으로 모셔져 있다.
  • 성능 처지고 충전소 적은데… ‘LPG車’ 산불 진화용 투입 논란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이 성능 한계와 충전소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가 있는 LPG 차량을 산불 진화에 투입하게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지자체들에 따르면 산림청은 올해 전국 16개 시도(울산시 제외)의 산불진화차량 확충 사업을 지원한다. 전체 물량은 83대이다. 시도별로는 경남이 10대로 가장 많고 강원·충남·충남 각 9대, 전북 8대, 전남·경북 각 6대, 경기 5대, 서울·부산 각 4대 등이다. 총사업비 39억 8400만원(국비 40%, 지방비 60%)이 투입된다. 이번에 지원되는 모든 차량은 예전과 달리 연비와 출력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1t짜리 소형 LPG 트럭이다. 이는 대기오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올해부터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부터 디젤 엔진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들은 기존 노후 산불진화용 1t 경유 트럭의 교체 시에도 출력과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LPG 트럭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벌써 실효성 논란이 인다. 우선 소형 LPG 트럭이 800ℓ 정도의 물을 싣고 험한 산악 지형이나 고지대의 산불을 진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충전 문제로 LPG 충전소와 먼 거리에서 장기화하는 산불 현장에 투입이 사실상 어려워 활용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충전소 부족도 문제다. 팔공산국립공원과 인접한 대구 군위군의 경우 애초 내년까지 2년간에 걸쳐 8개 읍면에 산불진화용 1t짜리 LPG 트럭 1대씩을 배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신속한 초동 대응을 위해서다. 하지만 LPG 충전소가 읍내 2곳에 불과한데다 추가 확충이 어려워지자 계획 수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LPG 충전소가 없는 면지역 7곳에 산불진화용 LPG 트럭을 배치할 경우 자칫 전시행정 전락과 예산 낭비가 초래될 수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산불은 신속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상시가 아닌 산불 발생 때만 한시적으로 운행되는 산불진화용 경유 트럭을 관련 법 적용에서 면제해 주는 예외 조항을 하루빨리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LPG 충전 등으로 산불 발생 시 아예 출동을 못 하거나 하더라도 제 역할을 못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LPG 1t 트럭은 출력 면에서 기존 경유 트럭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다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성능 처지고 충전 힘든데… ‘LPG車’ 산불 진화용 투입 논란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이 성능 한계와 충전소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가 있는 LPG 차량을 산불 진화에 투입하게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지자체들에 따르면 산림청은 올해 전국 16개 시도(울산시 제외)의 산불진화차량 확충 사업을 지원한다. 전체 물량은 83대이다. 시도별로는 경남이 10대로 가장 많고 강원·충남·충남 각 9대, 전북 8대, 전남·경북 각 6대, 경기 5대, 서울·부산 각 4대 등이다. 총사업비 39억 8400만원(국비 40%, 지방비 60%)이 투입된다. 이번에 지원되는 모든 차량은 예전과 달리 연비와 출력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1t짜리 소형 LPG 트럭이다. 이는 대기오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올해부터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부터 디젤 엔진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들은 기존 노후 산불진화용 1t 경유 트럭의 교체 시에도 출력과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LPG 트럭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벌써 실효성 논란이 인다. 우선 소형 LPG 트럭이 800ℓ 정도의 물을 싣고 험한 산악 지형이나 고지대의 산불을 진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충전 문제로 LPG 충전소와 먼 거리에서 장기화하는 산불 현장에 투입이 사실상 어려워 활용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충전소 부족도 문제다. 팔공산국립공원과 인접한 대구 군위군의 경우 애초 내년까지 2년간에 걸쳐 8개 읍면에 산불진화용 1t짜리 LPG 트럭 1대씩을 배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신속한 초동 대응을 위해서다. 하지만 LPG 충전소가 읍내 2곳에 불과한데다 추가 확충이 어려워지자 계획 수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LPG 충전소가 없는 면지역 7곳에 산불진화용 LPG 트럭을 배치할 경우 자칫 전시행정 전락과 예산 낭비가 초래될 수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산불은 신속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상시가 아닌 산불 발생 때만 한시적으로 운행되는 산불진화용 경유 트럭을 관련 법 적용에서 면제해 주는 예외 조항을 하루빨리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LPG 충전 등으로 산불 발생 시 아예 출동을 못 하거나 하더라도 제 역할을 못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LPG 1t 트럭은 출력 면에서 기존 경유 트럭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다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과외앱 살인’ 정유정 무기징역 확정

    ‘과외앱 살인’ 정유정 무기징역 확정

    또래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5)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절도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13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범행의 동기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5월 26일 오후 5시 40분에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에서 피해자 A씨를 흉기로 100회 넘게 찔러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과외 선생님을 구하는 중학교 3학년 학부모로 위장하고 54명에게 대화를 걸어 살해할 대상을 물색했다. 또 수업을 받을 중학생인 것처럼 속여 혼자 사는 여성 A씨에게 접근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범행 뒤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려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경남 양산시 풀숲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는데 혈흔이 묻은 여행 가방을 버리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다음날 오전 정씨를 긴급 체포했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그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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