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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고 볶는 모녀 모성은 ‘희생’일까

    지지고 볶는 모녀 모성은 ‘희생’일까

    희생을 강요하는 모성 개념에 반기를 든 영화가 우리 곁을 찾는다. 김세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 누군가에게 강요하기 쉬운 모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개별적 역사를 지닌 개별적 존재 엄마 수경(양말복 분)과 딸 이정(임지호)은 살벌하게 싸운다. 둘의 관계가 왜 저렇게까지 망가졌을까 궁금해하던 관객은 서로에게 갈망했던 것들이 채워지지 않아 각자 남자 종열(양흥주)과 직장 동료 소희(정보람)에게 끌리다 벽에 부닥쳐 좌절하자 비로소 알게 된다. 세상의 모녀가 다 그렇지 뭐, 하는 식으로 넘어가거나 관객을 안심시키려는 듯 화해했다는 식으로 봉합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두 사람이 개별적 역사를 지닌 개별적 존재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면서 “세상에 벌어지는 불가해한 일들이 개인의 책임이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의 부재와 같은 이유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이 원래 이상하고 괴팍하고 소심해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다. 캐릭터를 매력 있게 그려내면 관객도 이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봐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부산국제영화제 5관왕… 15곳 초청 지난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5관왕을 차지했으며 베를린국제영화제, 우디네극동영화제 등 15개 해외 영화제에 초청됐다. 입소문을 탄 덕에 오는 10일부터 관객들을 맞는다. 140분 러닝타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살린 편집이 훌륭하다. 도발적인 여성성을 보여 준 양말복의 놀라운 연기력, 배우 엄정화가 “천천히 움직이며 켜켜이 쌓아 가는 감정선이 관객들을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듯하다”고 상찬한 임지호의 연기, 둘의 호흡이 빼어나다.
  • 지지고 볶는 이 모녀, 관계를 탐구하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지지고 볶는 이 모녀, 관계를 탐구하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세상의 모든 모녀가 어느 정도 지지고 볶고 싸운다. 그런데 이 모녀, 정말 살벌하게 싸운다. 엄마 수경(양말복)은 딸 이정(임지호)이 화를 내며 차 문을 쾅 닫고 나가자 “죽어버려”라고 내뱉으며 엑셀러레이터를 밟아 딸을 치어버린다. 이정은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는 엄마에게 반대 증언을 해달라는 보험사 측 변호인의 요청을 받고 법정에 나가 “실수가 아니다. 엄마가 날 죽이려고 했다”고 증언한다. 엄마는 딸에게 “너 진짜 의리 없어”라고 쏘아붙이고,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김세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데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냥 세상의 모녀가 다 그렇지 뭐, 하는 식으로 넘어가거나 관객을 안심시키려는 듯 모녀가 화해했다는 식으로 그리지 않는다. 이렇게 대담한 내용을 아무렇지 않게 140분 분량에 녹여내는 것을 보면 신산한 삶깨나 살았을 것 같은데 1일 시사회 뒤 기자간담에서 얼굴을 보인 김 감독은 여리여리한 소녀 같았다. 그 안에 어떻게 이렇게 야무지고 단단한 것이 자리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제목부터 궁금했다. 세상 남자들은 절대 알 수가 없는데, 감독은 ‘모녀’ 같은 말을 집어넣고 싶지 않았고, 주위에 속옷을 나눠 입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제목을 달았다고 했다. 서로에게 이해와 사랑을 바랐던 모녀가 서로의 애증을 벗고 독립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딸과 엄마에게 받아내지 못한 이해와 관심은 다른 사람에게로 향한다. 수경은 무조건 자신의 편이 되어주려는 남자 종열(양흥주)에게 마음을 내주고, 이정은 자신과 달리 똑부러진 직장 동료 소희(정보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다가간다. 하지만 이 관계마저 쉽지 않다. 관객은 모녀가 언제 화해하나 목이 빠져라 지켜보는데 둘은 아마도 각자 살아가는 방향으로 결말지어지는 것 같다. 김세인 감독은 “두 사람이 개별적 역사를 지닌 개별적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세상에 벌어지는 불가해한 일들이 결코 개인의 책임이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의 부재와 같은 이유로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등장인물들이 원래부터 이상하고 괴팍하고 소심해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인물들을 매력 있게 그려낸다면 관객도 이 사람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봐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 영화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라며 영화를 보고 많은 이들이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감독의 예리한 시선, 예리한 관찰력은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5관왕을 차지했으며 베를린국제영화제, 우디네극동영화제 등 15개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해외 관객을 만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서양 사람들은 문화의 차이 때문인지 블랙코미디로 이 영화를 대하고, 우리 관객들은 자신의 문제와 고민을 담은 영화로 받아들이더라”고 말했다. 뻔한 얘기려니 생각했던 관객들은 큰코 다칠 것이다. 140분 러닝타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시나리오도 탄탄했고, 편집도 좋았다. 푼수끼 넘치는 아줌마 같다가도 백주대로를 란제리만 입고 당당히 활보하는, 당차고 도발적인 여성성을 보여준 양말복은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느릿느릿한 대사에 응축된 정서를 담아낸 임지호의 연기와 양말복과의 호흡도 놀라웠다.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이었던 배우 엄정화의 평가 대로다. “배우 임지호가 천천히 움직이며 켜켜이 쌓아가는 감정선은 관객들을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듯하다.” 영화 막바지에 모녀가 캄캄한 집안에서 대화하는데 서서히 두 인물의 표정이 떠오르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수경이 리코더를 연주하는 장면이 조금 길게 편집됐는데 두고두고 얘기거리가 될 것 같다. 10일 개봉.
  • 파리의 임상수 감독 “김정남 암살을 다룬 영화 준비하고 있다”

    파리의 임상수 감독 “김정남 암살을 다룬 영화 준비하고 있다”

    영화 ‘헤븐: 행복의 나라로’로 2020년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임상수 감독이 김정남 암살을 소재로 하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김정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으로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 화학물질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북한 공작원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동남아 여성들을 유인해 그를 독살하게 만들었는데 2019년 이들 여성들이 석방돼인도네시아와 베트남으로 귀국했다.  이른바 살인자 없는 살인 사건으로,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라이언 화이트가 ‘암살자들’(Assassins)로 제작해 2020년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일이 있다. 이 영화는 두 여인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는데 지난해 8월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임 감독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퓌블리시스 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17회 파리한국영화제 ‘마스터 클래스’에서 이런 민감한 계획을 털어놓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임 감독은 “김정남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미국 사람들을 만나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며 “영화의 주인공은 김정남을 만나러 온 미국 스파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의 70%는 영어, 15%는 한국어와 중국어, 말레이시아어인 국제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제작사를 접촉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이 없다”며 “한국 사회를 넘어서서 지정학적 진실 또는 그 상황을 살피는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한국영화제 주최 측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했던 임 감독의 ‘헤븐: 행복의 나라로’를 폐막작으로 선정하면서 ‘바람난 가족’(2003), ‘오래된 정원’(2006), ‘하녀’(2010) 등 그의 다른 작품들도 상영했다. 임 감독은 고(故)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를 리메이크해 2010년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만큼, 90분 넘게 이어진 마스터 클래스에서도 ‘하녀’를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그는 원작은 1960년대 한국에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하지만, 자신의 작품은 어마어마한 돈을 가진 올리가르히(신흥 부호) 집안에서 벌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돈 외에는 아무런 가치를 이야기하지 않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거대한 자본의 수레바퀴 아래 깔려 들어가 비참해질 수밖에 없는 한 여인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존중은커녕 인정도 받지 못하며 세상이 한 번도 친절한 적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거리에 나가보면 널려 있다.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지다.‘하녀’는 그런 개인을 위한 영화였다.” 임 감독은 “전설적인 김기영 감독을 정말로 좋아하는 한국의 젊은 감독은 봉준호 감독”이라며 “‘하녀’를 리메이크할 기회가 나한테 온 것에 질투를 느꼈을지 모른다”며 웃었다. 이어 “봉 감독이 만든 ‘기생충’을 봤을 때 내가 만든 ‘하녀’가 싫어서 본인 버전으로 리메이크를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 홍상수♥김민희 신작 개봉

    홍상수♥김민희 신작 개봉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탑’이 내달 3일 개봉한다. ‘탑’은 앞서 토론토국제영화제·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 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과 먼저 만났다. 영화는 지난해 가을에 서울 논현동의 한 건물을 주 무대로 진행됐다. 김민희가 배우가 아닌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는 전언이다. 배우로는 권해효·이혜영·송선미·조윤희·박미소·신석호가 출연했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해외 영화제를 통해서는 모습을 드러내는 등 활동하고 있찌만 국내에서는 공식석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간 영화로만 국내 관객을 만났던 것처럼, 이번에도 별도의 행사 참여는 없이 영화만 상영할 것으로 보인다.
  • ‘죽어도 자이언츠’ 간절함의 깊이, 성적 연연 않는 ‘꼴데’ 팬들의 사랑

    ‘죽어도 자이언츠’ 간절함의 깊이, 성적 연연 않는 ‘꼴데’ 팬들의 사랑

    그까짓 게 뭐라고? 시침이 저녁 6시를 넘기면 부지런히 일과를 정리하고 씻고 텔레비전 앞에 앉아 저녁밥 갖다 달라는 간 큰 남정네들이 있다. 죽으나 사나 프로야구에 빠져 사는 이들이다. 직관하는 사람들을 몹시 부러워하며, 1회 초부터 경기 끝날 때까지 화장실 보러 갈 때만 빼고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개인적으로 40년 KIA, 아니 정확히 말해 해태 타이거즈 팬인데 ‘꼴데’ 영화 시사회를 갔다. 제목이 ‘죽어도 자이언츠’(이동윤 감독, 국제신문 제작). 오는 27일 상업영화로 개봉한다. “마” 외침에 짜증 내고, 늘 ‘에이, 롯데가 그렇지 뭐’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래도 체육부에서 밥을 먹은 세월이 상당한데 “저녁만 되면 사람들이 모여 전두환과 군사정권 욕해대니 분위기를 바꿔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려고” 프로야구가 출범해 롯데가 창단하기 전에 실업팀 롯데 자이언츠가 있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김용희, 박영길, 강병철, 최동원, 한문연, 주형광, 조성환, 박정태, 염종석 등의 생생한 증언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1984년 첫 우승과 1992년 두 번째 우승을 끝으로 30년 동안 우승은 커녕 가을야구를 즐기는 일도 적었던 롯데다. 1999년과 2008년 두 해만 좋았던 시즌을 보낸 롯데는 늘 팬들의 믿음을 저버리곤 했다. 초반에 롯데가 모은 명예롭지 못한 기록들을 무슨 영화제 수상 목록마냥 쫙 보여주는 것이 어느 기자의 말마따나 블랙코미디처럼 다가왔다. 30년을 우승 한 번 하지 못했는데 ‘20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프로구단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자막을 영화 초반에 넣은 것도 그랬다. 열정적인 부산 팬들 스스로도 잘 모르겠단다. 무엇이 자신들을 롯데에 미치게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국제신문 기자인 이동윤 감독도 잘 모르겠다고 한 뒤, 그냥 좋은 추억들이, 부산 사람이란 공통의 유전자(DNA)가 심겨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최동원과 염종석 모습이 비치는 박세웅을 비롯해 전준우, 김원중, 여기에 누구보다 힘든 올 시즌을 보내고 은퇴한 이대호 등의 열정에 귀기울여 오늘의 롯데를 돌아본다. 그리고 이대호의 모습이 겹치는 개성고 야구부원의 얼굴을 비추며 롯데의 내일을, 롯데와 팬들의 성장을 기약한다. 최동원도, 임수혁도 세상을 떠났다. 영화 출연을 허락하며 스타가 되는 일만 남았다고 농을 했던 캐리 마허 교수가 지난 8월 세상을 떠나 문상하러 갔을 때 빈소 입구에 롯데 응원가가 흘러나와 울컥했다고 털어놓은 이 감독은 최동원도, 이대호도, 마허 교수도 모두 슬픔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기자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팀 이름이 바뀌지 않은 유이한 팀 롯데 자이언츠와 사직경기장의 경기 전후 모습, 부산에서 잠실 구장까지 버스 대절해 응원 가는 팬들의 모습도 몹시 슬퍼 보였다는 사실을 고백해야겠다. 국제신문이 내놓은 세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인데 지역신문답게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을 축적하기 위해 영화를 제작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오는 25일 롯데시네마 부산본점에서 부산 시민 시사회를 연다. 이 감독은 부마항쟁을 다룬 ‘10월의 이름들’을 지난해 내놓았다. 이 영화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에 초청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자신감에 조금 더 대중적인 소재인 롯데 얘기를 다음 작품으로 골랐고, 이대호의 은퇴 시즌이라 구단의 지원도 전폭적이었다고 했다. 롯데와 선수를 ‘디스’한 대목도 적지 않은데 지난 7월 구단 시사회 때도 명암을 온전히 보여준다는 취지에 공감했다고 이 감독은 전했다. 올 시즌 초 한화 이글스의 ‘클럽하우스’가 왓차에서 여섯 편으로 방영됐고, 내년 2월에는 넷플릭스에 LG 트윈스의 다큐멘터리가 올라올 예정인데 차별점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 감독은 부산 야구사 40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차이라고 답하며 마찬가지로 성적이 나오지 않는데도 많이 참아 “보살”로 통하는 한화 팬들과 달리 롯데 팬들은 “마”도 외치고 화도 내면서 깊은 정이 쏙 든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이 감독이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담아내려 했던 것 아닌가 싶었다. 조금 더 짧고 굵게 편집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 오싹한 미소… 반전에 반전… 극강의 공포

    오싹한 미소… 반전에 반전… 극강의 공포

    기괴한 웃음으로 화제 ‘스마일’13년 만에 속편 돌아온 ‘오펀…’만화가 얽힌 살인 그린 ‘캐릭터’게임 기반한 ‘놈이 우리… ’ 호평올여름 뜸했던 공포·스릴러물이 잇따라 극장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가을을 맞아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 보는 것도 좋겠다. 지난 6일 개봉한 ‘스마일’은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눈앞에서 목숨을 끊는 환자를 목격한 정신과 의사 ‘로즈’의 이야기를 다룬다. 로즈는 죽음의 실체를 추적해 나가면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겪는다. 이전에도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 모두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개봉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와 해운대, 사직야구장, 롯데월드 등에서 기괴하게 웃는 여성 사진으로 마케팅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12일 개봉한 ‘오펀: 천사의 탄생’은 ‘오펀: 천사의 비밀’(2009)의 속편으로, 이전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 영화다. 부유한 가족의 실종된 딸로 위장한 에스더와 이에 맞서 가족을 지키려는 엄마의 대결을 그렸다. 전편 개봉 당시 12세의 나이로 소름 끼치는 열연을 펼친 배우 이사벨 퍼먼이 같은 역할로 등장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공포영화로선 드물게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살인 사건을 목격한 만화가가 겪는 일을 다룬 일본 스릴러 영화 ‘캐릭터’가 19일 관객을 찾아온다. 만년 보조만화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 야마시로 게이고(스다 마사키)가 스케치를 하러 간 현장에서 우연히 끔찍한 일가족 살인 사건을 목격하고, 이를 만화 ‘34’로 그려 낸다. 이후 유명 작가가 된 야마시로 앞에 팬이라고 밝힌 모로즈미(후카세)가 접근하고, 살인사건과 만화가 비슷한 점을 수상히 여긴 형사가 이들을 추적한다. 일본 유명 만화 ‘20세기 소년’ 공동 집필자인 나가사키 다카시가 오랜 기간에 걸쳐 원작을 썼다. 다음달 개봉하는 ‘놈이 우리 안에 있다’는 외부와 고립된 산속 마을에서 정체불명의 존재를 찾아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내용의 영화다. 새로운 산림 관리원으로 부임해 눈보라로 갇히고, 설상가상 살인사건을 마주한 상황에서도 다수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원칙주의자 핀 역에 영화 ‘스파이’, ‘시니어 이어’ 등에서 호평을 받은 샘 리처드슨을 비롯해 12명의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한다. 북미 현지 개봉 후 언론과 평단에서 ‘재미와 재치를 겸비한 호러 코미디’라는 평을 받았다. VR 게임 ‘웨어울브스 위딘’을 스크린에 옮겼는데,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화 중 평점이 가장 높은 작품으로 평가를 받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가을은 공포·스릴러의 계절…어느 영화 골라볼까

    가을은 공포·스릴러의 계절…어느 영화 골라볼까

    올여름 뜸했던 공포·스릴러물이 잇따라 극장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가을을 맞아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보는 것도 좋겠다. 6일 개봉한 ‘스마일’은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눈앞에서 목숨을 끊는 환자를 목격한 정신과 의사 ‘로즈’의 이야기를 다룬다. 로즈는 죽음의 실체를 추적해 나가면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겪는다. 이전에도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 모두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개봉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와 해운대, 사직야구장, 롯데월드 등에서 기괴하게 웃는 여성 사진으로 마케팅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12일 개봉한 ‘오펀: 천사의 탄생’은 2009년 ‘오펀: 천사의 비밀’(2009)의 속편으로, 이전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 영화다. 부유한 가족의 실종된 딸로 위장한 에스더와 이에 맞서 가족을 지키려는 엄마와의 대결을 그렸다. 전편 개봉 당시 12세의 나이로 소름 끼치는 열연을 펼친 배우 이사벨 퍼만이 같은 역할로 등장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공포영화로선 드물게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만화가가 겪는 일을 다룬 일본 스릴러 영화 ‘캐릭터’가 19일 관객을 찾아온다. 만년 보조만화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 야마시로 케이고(스다 마사키)가 스케치를 하러 간 현장에서 우연히 끔찍한 일가족 살인 사건을 목격하고, 이를 만화 ‘34’로 그려낸다. 이후 유명 작가가 된 야마시로 앞에 팬이라고 밝힌 모로즈미(후카세)가 접근하고, 살인사건과 만화가 비슷한 점을 수상히 여긴 형사가 이들을 추적한다. 일본 유명 만화 ‘20세기 소년’ 공동 집필자인 나가사키 타카시가 오랜 기간에 걸쳐 원작을 썼다.다음 달 개봉하는 ‘놈이 우리 안에 있다’는 외부와 고립된 산속 마을에서 정체불명의 존재를 찾아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내용의 영화다. 새로운 산림 관리원으로 부임해 눈보라로 갇히고, 설상가상 살인사건을 마주한 상황에서도 다수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원칙주의자 핀 역에 영화 ‘스파이’, ‘시니어 이어’ 등에서 호평을 받은 샘 리처드슨을 비롯해 12명의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한다. 북미 현지 개봉 후 언론과 평단에서 ‘재미와 재치를 겸비한 호러 코미디’라는 평을 받았다. VR 게임 ‘웨어울브스 위딘’을 스크린에 옮겼는데,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화 중 평점이 가장 높은 작품으로 평가를 받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가톨릭영화제 27~30일 대한극장, 개막작 ‘신에게 보내는 편지’

    가톨릭영화제 27~30일 대한극장, 개막작 ‘신에게 보내는 편지’

    가톨릭영화인협회(KCACA)가 주최하고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제9회 가톨릭영화제(CaFF)가 오는 27~30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대한극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회복을 위한 동행’을 주제로 한 15개국 50편(장편 14편, 단편 36편)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선보인다. 주요 상영작으로 개막작 이브 코헨 감독의 단편 ‘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비롯해 CaFF 초이스 장편들로 ‘로라의 별’, ‘마리사와 아흐마드’(The Volunteer), ‘신부가 된 복서’(Father Stu), ‘아워 프렌드’, ‘제시와 엘프 소년’, ‘하느님의 사람’이 국내 처음 공개되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인 ‘바람의 향기’도 함께 선보인다. CaFF 초이스 단편으로는 지난해 사전제작 지원 작품인 ‘가정동’이, 국내 첫 개봉하는 올해 아카데미 단편 실사영화상 후보작 ‘그대 내 맘에’(On My Mind)가 상영되며, CaFF 클래식으로는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마태복음’(The Gospel According To St. Matthew),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자전거 도둑’이 상영된다. 제1회 가톨릭영화제부터 이어오고 있는 CaFF 단편 경쟁에서는 본선 진출작 15편이 세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되며, 29일에는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이 밖에도 CaFF의 밤, 사전제작 지원 피칭 및 시상, 단편경쟁 부문 수상작 시상 등이 진행된다. 상영작과 상영시간표는 가톨릭영화제 홈페이지(caff.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티켓은 현장에서 자율기부제로 발권할 수 있다. 한편 가톨릭영화인협회(회장 이경숙 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는 가톨릭 신자 영화인의 모임으로 2013년 7월 12일 출범했다. 가톨릭 영화인들이 교류하고 신앙인으로 영적 성장을 도모하며 이를 바탕으로 가톨릭 정신에 부합하는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상영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 “작품은 내 인생… 열정 없어지는 날 상상하기 어려워”

    “작품은 내 인생… 열정 없어지는 날 상상하기 어려워”

    “영화는 상영관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등에서) 영화를 곧바로 찾아 볼 수 있는 점은 좋지만 스크린으로 봐야만 ‘어떻게 이걸 못 봤지’ 하는 대목을 찾아낼 수 있다. 이번 영화도 꼭 극장에서 보셨으면 좋겠다.”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레지던스 시설에서 만난 일본 영화감독 사토 신스케(52)는 다음달 16일 국내 개봉하는 ‘킹덤 2: 아득한 대지로’를 두고 이런 말을 먼저 꺼냈다. 이 영화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 시네마에 초청돼 먼저 공개됐다. 노예로 태어난 주인공 신이 천하대장군이 되겠다는 꿈을 향해 모험을 떠나 내란을 해결하는 ‘킹덤’(2019)에 이은 2편은 신이 대장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병사로서 전쟁에 참가하는 여정을 그렸다. 2006년부터 연재 중인 하라 야스히사의 만화 원작은 누적 판매 부수 9200만부를 넘겼다. ‘킹덤 2’는 10억엔의 제작비로 57억엔을 벌어들였고, 일본에서만 두 편 합쳐 100억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토 감독은 ‘아이 엠 어 히어로’(2016)와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2020)으로 국내에도 열광적인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애니메이션 감독, 시나리오 작가, 게임 제작자 등 다방면으로 활약한다. 매년 거르지 않고 작품을 내놓는 그는 “작품을 만드는 것 자체를 워낙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계속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작품을 하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여러 만남을 갖게 되고, 기대하지 않은 것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주 많다”고 했다. “그것이 내 인생이기도 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열정이 없어지는 날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실에서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을 스크린에 옮기는 데 천재적인 역량을 발휘한다는 평을 받는 그는 “만화와 영화는 비슷한 것 같지만 격이 다르고 미디어도 다르다. 둘이 일치해서도 안 되고 아주 달라도 안 된다. 원작은 존중하지만 살아 있는, 인간성을 지닌, 실제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그 인간성을 중심으로 실사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 철학에 대해 묻자 “작은 것 하나가 세상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처럼 영화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말을 해도 관객이 아주 다르게 받아들일 여지까지 염두에 두고 작업한다”는 그는 “아주 작은 것도 크게 될 수 있고, 그래서 테마를 넓히는 것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된다. 영화에 숨은 의미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이 엠 어 히어로’ 때는 한국 스태프와 함께했고, ‘킹덤 2’에서는 중국인 스태프와 호흡하며 배우고 다른 대목에 놀라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의식이나 세계관도 넓어졌음을 느낀다고 했다.
  • 국감 피감기관 4곳 중 1곳꼴 답변 기회 없이 대기하다 ‘끝’

    국감 피감기관 4곳 중 1곳꼴 답변 기회 없이 대기하다 ‘끝’

    #1. 2주 동안 진행된 국정감사에 출석한 피감기관 107곳 중 27곳이 질의를 못 받아 한 마디 답변 없이 대기만 하다 국감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30초 미만 또는 단답형 답변 기회만 얻은 2곳을 더하면 27.10%, 4곳 중 1곳꼴로 답변 기회가 없었던 셈이다. #2. 법무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지난 6일 국감에선 모두·의사진행·신상발언 등 국감 위원들 간의 대화횟수(59회)가 피감기관을 향한 질의횟수(52회)를 능가했다. 이 밖에 감사원·교육부·외교부·국가평생진흥원·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상 국감에서도 출석한 피감기관 앞에서 여야 간 정쟁이 벌어지는 광경이 연출됐다. 전반기 국감이 일단락된 가운데 24년째 국감을 감시해 온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이 같은 사례를 들며 현재까지의 국감을 ‘D학점’으로 평가, 국회의원 전원에게 배포했다고 16일 밝혔다. 대선 전초전으로 정쟁이 치열했던 국감에 부여했던 ‘C학점’보다 낮은 평가를 내린 것인데, 지난해처럼 주요 국감장이 정쟁으로 얼룩진 데 더해 상임위원회별로 불성실하게 국감에 임하고 있다는 판단이 더해졌다.국감장에 앉아만 있는 피감기관이 늘어난 점이 올해 국감의 불성실함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례로 꼽혔다. 역대 가장 많은 783곳으로 피감기관 수를 늘리는 데만 치중했을 뿐 국감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은 소홀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국감 전체 기간 국감장에 출석한 피감기관 329곳 중 답변 시간이 0~30초였던 곳은 92곳(27.96%)이었던 데 견줘 지난 14일까지 8일 동안 국감에 출석한 107곳 중 답변 시간이 0~30초에 불과했던 기관장 수는 이미 29명(27.10%)에 달했다. 보통 전반부 국감 동안 부처 등 주요 피감기관이 출석하기 때문에 답변 없이 대기만 하는 기관이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무답변율이다. 국감을 여는 대신 현장시찰을 가는 횟수도 지난해 8회에서 올해 15회로 늘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우 국감 첫 주 중 6~7일을 현장시찰일로 잡았는데, 이 중 6일은 현장시찰 없이 보내고 7일에는 위원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관람했다. 결국 첫 일주일 동안 문체위의 국감 일정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 피감기관을 감사하는 ‘질의’ 대신 여야 위원들 간 정쟁 성격의 ‘발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도 올해 두드러졌다. 이를테면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위원들의 총발언횟수(79회)는 총질의횟수(41회)의 2배에 육박했다. 질의보다 발언이 늘수록 말꼬리 잡기와 끼어들기, 막말과 파행 등의 양상이 짙어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모니터단은 설명했다.
  • ‘킹덤2’ 들고 부산 찾은 사토 신스케 “내 열정 바닥 나는 일 없을 것”

    ‘킹덤2’ 들고 부산 찾은 사토 신스케 “내 열정 바닥 나는 일 없을 것”

    현실에서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을 스크린에 옮기는 데 천재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일본 감독 사토 신스케(52)는 모든 것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감독이란 이미지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영화학도 이미지가 강했다. 그의 이름을 국내에 알린 것은 ‘아이엠 어 히어로’(2016)였다. 21만명이 관람했다. 보잘것 없는 고교생이 좀비들이 판치는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인데 원작 만화의 캐릭터를 실감나게 스크린에 옮겼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2020)은 어느날 문득 인류의 운명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된 노인과 젊은이의 대결이란 황당한 설정을 스크린에 실감나게 옮겼다.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나중에 진시황이 되는 영정(요시자와 료)이 대장군을 꿈꾸는 소년 신(야마자키 겐토)과 손잡고 천하통일을 이루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린 하라 야스히사의 만화 원작을 영화로 옮긴 ‘킹덤’(2019)으로 국내 팬에게도 낯익은 사토 감독이 ‘킹덤 2: 아득한 대지로’를 들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 시네마’ 섹션 시사회를 지난 11일 밤 가졌다. 원작 만화는 2006년부터 지금도 연재 중이며 누적 판매부수 9200만부를 넘겼다. 다음달 16일 국내 개봉하는 ‘킹덤 2’는 10억엔의 제작비로 57억엔을 벌어 들였고, 일본에서만 두 편 합쳐 100억엔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해운대구의 한 레지던스 응접실에서 만난 사토 감독은 50분 내내 다소곳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본인의 답이 통역을 통해 충분히 전달되는지 눈여겨 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두세 번에 나눠 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년 한 작품을 빠지지 않고, 어떤 해는 두 편을 내놓기도 하며, 애니메이션 감독, 시나리오 작가, 게임 제작자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원동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1편이 넷플릭스에 있으니 미리 보고 2편을 꼭 극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터뷰는 그의 영화철학과 세계관을 엿보는 데 치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몇 번째 한국과 부산 방문인지 궁금하다. “서울은 자주 찾아왔지만 부산은 처음이다. ‘아이 엠 어 히어로’ 가운데 좀비들이 아웃렛에 출몰하는 장면을 경기도 파주에서 한달 반 정도 걸려 촬영했다. 일본에서는 좀비물이라고 하니까 손사래를 쳤다. 마침 파주에 맞춤한 장소가 있어서 촬영할 수 있었다. 서울에는 친구 결혼식 등으로 여러 차례 다녀왔는데 부산은 처음이다.” -시사회를 가진 ‘킹덤 2-아득한 대지로’를 직접 소개한다면. “1편은 천하대장군이 되겠다는 목표로 노예로 태어난 주인공 신이 마을을 나와 꿈을 향해 모험을 떠나 내란을 해결하는 내용이었는데 2편은 신이 실제로 대장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병사로서 전쟁에 참가하고 수행하는 부분에 집중해 얘기가 진행된다.” -매년 거르지 않고 작품을 내놓고 다방면으로 활약한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이유와 원동력이 궁금하다. “작품을 만드는 것 자체를 너무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계속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게 원동력인 것 같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면 이제 그것을 영화로 접목해서 연결하게 되고,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까 끊임없이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 것 같다.” -일하다 보면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는다거나 수고한 것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안 돼 답답하거나 짜증이 나거나 그럴 때도 있을 것 같은데. “당연히 그런 부분도 있지만 작품을 만드는 일 자체가 다음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작품을 하다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여러 만남을 갖게 되고, 기대하지 않은 것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주 많다. 그것이 내 인생이기도 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열정이 없어지는 날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의 한 영화평론가는 ‘아이 엠 어 히어로’를 보고 단순히 원작 만화를 코스프레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살아있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고 평가했다. 일본 영화가 드디어 정신 차렸다고 평가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원작을 활용해 실사로 만드는 일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만화가 원작인 경우가 많았다. 만화와 영화는 비슷한 것 같지만 격이 다르고 미디어도 다르다. 영화와 만화가 일치해서도 안 되고 아주 달라도 안 되며 영화로 표현하기 어려운 구석도 있다. 원작은 존중하지만 살아 있는, 인간성을 지닌, 실제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100% 만화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그 인간성을 중심으로 실사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평론가의 지적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킹덤2’에서도 실제 주인공이 여행을 하면서 인생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여정을 해나가는지 영상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손수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거나 배우가 총을 든 각도까지 지도하더라. 어떻게 영화를 구성하고 준비하는지. “배우들의 움직임이라든지 표현이라든지 미리 정해서 하는 유형이다. 배우가 줄거리에 맞춰 문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을 찍는다면 그 캐릭터에 맞춰 이런 식으로 문을 열지 않을까 세세한 부분까지 배우와 얘기하며 미리 정하는 편이다. 물론 배우 스스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놔둘 때도 있지만 배우들의 움직임까지 어느 정도 제어를 해야만 감독만의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영화를 영어로 ‘모션 픽처’라고 한다. 사람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큰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미세한 움직임으로도 그의 느낌 같은 것들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의 완성도도 빠뜨릴 수 없는데 꼭 이쪽에서 찍고 싶다, 저쪽에서 찍고 싶다, 맞춰가면서 작업한다.”-다른 감독들과 비교해 영화를 빨리 찍는 편이라고 생각하는가. “TV 드라마 촬영 현장에 가본 적이 있는데 너무 빨리 촬영해 놀란 적이 있다. 그와 비교하면 나는 당연히 느리겠지만 정해진 장면을 딱 필요한 만큼 완성도 높게 찍고 끝내기 때문에 나중에 편집으로 잘라내는 촬영분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한마디로 느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대한 철학, 다른 감독과 영화를 만드는 방법의 차이는. “같은 말을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은 여러 가지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아주 작은 것도 크게 될 수 있고, 그래서 테마를 넓히는 것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된다. 작은 것 하나가 세상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처럼 영화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영화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관객은 아주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제 그런 여지까지 염두에 두고 작업하게 된다. 나는 사회문제를 직접 다루지는 않고 판타지나 엔터테인먼트로 즐기는 영화를 만드는데 미학과 예술성에 약간 집중하는 편이다. 그런 영화들에도 여러 숨은 의미가 있는데 그런 의미를 찾아내 만드는 것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도 아주 재미있게 봤다. 만들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그 영화도 어쩌면 있을 수 없는, 상상 속의 세상이다. 로봇이 짓는 슬픈 표정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표현하는 일이 아주 어려웠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정말 몇 컷밖에 안되는 장면들을 만드느라 엄청난 시간과 공력을 들여야 했다. 할아버지와 고교생 대결 구도는 사회 문제로 부상되는 세대 갈등과 대립을 조명하고 싶어서였다. 작품으로 잘 전달돼 만족한다.”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일본도 많은 문제를 갖고 있고 영웅의 출연을 기대하는 그런 잠재심리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현실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데 만화의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이 매우 힘들었을 것 같다. “절대로 현실에서는 영웅이 될 수 없는 인물이 한 순간 영웅으로 변신하는 일을 영화로 만들어 영웅이란 존재가 도대체 뭘까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영화다. 개인적으로도 재미있었다.” -한국 팬들의 반응을 들을 수 있었는지, 일본과 한국 팬들의 반응에 차이가 있는지. “한국 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하지는 못했다. 한국영화 작품이나 정보를 많이 접하는데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일본을 앞서고 이게 영향을 줘 영화도 많이 발전했다고 느낀다. 우수한 한국영화를 많이 접한 한국 팬들이 사랑해준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기쁜 일이다. 내 영화는 일상에서 그려내는 판타지라 많이들 좋아해 주신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작품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위안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나도 완성된 작품을 보고 약간 그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로 감정이 공유된다. 다른 나라 국민들도 내 영화를 보고 그런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해외에서 방영되지 않더라도 그런 점을 염두에 두며 작업한다.”-할리우드나 외국 제작자들이 관심을 표명하는지. “10년 정도 사이에 인터넷을 통해 외국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늘어났다. 일본은 다양한 경로로 얻은 정보를 접한 뒤 작품을 보지만 해외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영화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좋다고 생각한다. 있는 곳이 다르다 해도 영화를 본 느낌은 공유되니까 좋다. ‘아이 엠 어 히어로’ 때는 한국 스태프들이 함께 했고, ‘킹덤2’에는 중국인 스태프들이 힘을 합쳤다. 서로 배우고 각자 다른 대목에 놀라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렇게 영화 제작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고, 내 의식이나 세계관도 넓어졌다고 느낀다.” -언어나 자막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팬들을 만나고 싶은 갈망이 있을텐데. “나도 여러 아이디어가 있고 해보고 싶은 여러 일들이 있는데 일본 시장만 겨냥해 여럿 중에 한 작품을 골라 왔다. 그런데 글로벌 마켓을 지향하면 선택의 폭이나 기회가 넓어진다. 시장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글로벌 마케팅의 장점이라고도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에서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영화가 있다는 말인가. “예산 문제도 있고, 아주 많은 장벽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만 해도 3년 만에 정상화됐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용하게 됐고, 언어와 자막의 한계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는 방식으로 영화가 발전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2가 12월에 공개된다. 상영관의 한계가 자꾸 보이는 것 같은데 이를 뛰어넘으려면. “영화는 상영관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예전 영화를 곧바로 찾아 볼 수 있는 점은 좋지만 스크린으로 봐야만 ‘어떻게 이걸 못 봤지 ’ 하는 대목을 찾을 수 있다. 음악도 레코드나 CD 등 여러 미디어가 있지만 결국 라이브 공연 관람이 가장 좋다. 영국과 일본의 연극 업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코로나 영향은 있었지만 라이브나 연극을 통해 실물의 가치를 본다면 없어지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스크린으로 봐야 된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매우 진지하게 임하는 것 같다. 영화 제작에 매달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즐기는지 궁금하다. “CF도 TV도 출연하지 않고 오직 영화만 하고 있다. 예전에는 영화 일을 하지 않으면 다른 일, 예를 들어 책을 보거나 산에 가 그림 그리는 일, 여행을 간다든지 했는데 이제는 코로나 영향도 있어서 그러지 못해 아쉽다.”
  • 이솔희 감독 ‘비닐하우스’, 부산국제영화제 ‘CGV상’에

    이솔희 감독 ‘비닐하우스’, 부산국제영화제 ‘CGV상’에

    이솔희 감독의 ‘비닐하우스’가 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CGV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CGV가 한국 독립 장편영화 가운데 소재와 주제, 형식 등에서 참신하고 도전적인 시도를 보여준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작에는 1000만원의 개봉 지원금이 주어진다. 영화는 집이 없어 비닐하우스에 기거하지만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던 요양보호사 문정의 비극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배우 김서형이 문정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조진호 CGV 콘텐츠기획 담당은 “사실성을 살린 배우들의 명연기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장면에 긴장감을 더하고, 끝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CGV는 2011년부터 매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상 시상으로 우리나라의 독립 영화를 지원하고 있다. 2011년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을 시작으로 ‘지슬’, ‘한공주’, ‘꿈보다 해몽’, ‘꿈의 제인’, ‘소공녀’, ‘메기’, ‘찬실이는 복도 많지’, ‘좋은 사람’, ‘초록밤’ 등을 선정했다.
  • BTS 지민 생일 부친 카페에 발길 북적, 부산은 벌써 ‘보라 로드’

    BTS 지민 생일 부친 카페에 발길 북적, 부산은 벌써 ‘보라 로드’

    방탄소년단(BTS)의 15일 무료 공연 ‘옛 투 컴’을 앞두고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의 이목이 부산으로 집중되는 가운데 지난 13일 멤버인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그의 부친이 운영하는 부산의 한 카페에 몰려 들었다. 부친 박모씨는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아미들에게 지민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물병을 공짜로 나눠줬다. 이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BTS 공연을 보러 미리 부산에 도착한 팬들에게 퍼지며 카페를 찾는 발길이 급격히 불어났다고 인도 매체 프리 프레스 저널이 전했다. 이런 와중에 이날 카페를 찾은 팬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두 여성 팬이 서로 자리를 예약했다고 시비를 벌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주인 박씨가 개입해 한 여성의 자리라고 정리하자 분을 참지 못한 상대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한 유튜버가 허락 없이 카페 안을 촬영하다 직원이 이를 만류하자 이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다는 다른 갈래의 목격담도 전해졌다. 지민은 지난 1월 31일 맹장염 긴급 수술을 받으면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8월 BTS는 당분간 그룹 활동을 쉬며 멤버들의 솔로 활동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지민의 고향인 부산시(박형준 시장)가 주력하고 있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이번 무료 공연 무대에 서기로 했다.BTS 공연이 열리는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주변은 ‘보라 로드’로 조성돼 야간에 BTS를 상징하는 보랏빛 조명으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부산시는 13일부터 17일까지 아시아드 주경기장 주변 1㎞ 구간에 보라색등 600개를 설치해 오후 6시 5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켠다고 14일 밝혔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 멤버 4명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앨범 사진으로 유명해진 런던의 ‘애비 로드’(Abbey Road)처럼 BTS 아미들에게 이곳을 ‘BTS 로드’로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다. 또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보라색등 개수를 20과 30을 곱한 600개로 맞췄다. 시는 같은 기간 황령산 봉수대에도 보라색등 5개를 설치해 야간에 보랏빛 야경을 연출한다. 이곳의 보라색등 갯수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며 2와 3을 더한 5개로 정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BTS 콘서트가 끝나면 아시아드 주경기장 일대 거리를 가칭 ‘BTS X 2030 부산 엑스포 로드’로 명명하고 이 곳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14일과 15일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콘서트를 화상으로 생중계하는 부산항 북항에 2030 부산엑스포 홍보 부스를 운영하면서 부산시의 소통 캐릭터 ‘부기’와 엑스포 퀴즈 풀기, 응원 카드 만들기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펼칠 예정이다. 또 부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BTS 공연과 부산의 관광 자원 등을 소개하는 영어·일본어 신문 특별판을 배부할 예정이다. BTS 콘서트장에서는 모든 관람객에게 손바닥 응원 도구(클래퍼)를 나눠준다.
  • 이영애, 일상도 남다르네…5성급 호텔서 오션뷰 만끽

    이영애, 일상도 남다르네…5성급 호텔서 오션뷰 만끽

    배우 이영애가 부산에서의 일상을 공유했다. 배우 이영애는 13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굿모닝 부산”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부산 해운대 호텔 침대와 테라스의 모습이 담겼다. 이영애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 “모든 국민이 총을” 이스라엘 징병제에 메스 댄 용감한 감독

    “모든 국민이 총을” 이스라엘 징병제에 메스 댄 용감한 감독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는 여러 프로듀서가 초청작들을 고르고 각종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 중 한 명인 박가언 프로듀서는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 초청된 이스라엘 작품 ‘이노센스’를 우리 관객들이 꼭 봐야 할 영화로 꼽았다. 그는 “가장 빛나는 청춘의 시간에 사람을 공격하고 약탈하고 죽이는 법을 훈련받는다”며 “우리 국민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도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녹화 사업이란 명목으로 군대에 끌려간 뒤 의문사하거나 극단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돌아볼 대목이 있다. 이스라엘은 만 18세 이상의 모든 국민(남녀 구분이 없다)에게 병역 의무를 지우는 나라다. 예외 없는 징병제를 강요하는 명분으로 유대인들이 핍박받던 오랜 역사, 불온하기 짝이 없는 중동의 지정학, ‘하나님의 의로움을 드러낸다’는 종교적 신념 등을 들먹인다. 우리보다 한층 더 병역 의무에 반기를 들기 어려운 분위기다. 우리보다 훨씬 ‘군대 친화’적인 생각과 관념이 뿌리깊은 사회라 젊은이들은 출구를 찾지 못한다. 내적 방황과 외적 강압에 극단을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병역기피자인 기 디바디 감독은 군에 복무하던 중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일기나 편지 등을 10년 동안 추적해 다큐 영화로 만들었다.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도 제작에 합류했다. 그는 11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에서 진행된 오픈토크를 통해 “이스라엘에서 군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군인이 돼야만 하는 압력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조사 조사 과정에 700건의 이야기를 살펴봤다. 군대에서는 정보를 숨기려 하고, 자신의 아이가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지지하지 않는 유족도 많았다. 영화에 담긴 것보다 강력한 내용도 있었지만 유족의 반대로 담지 못했다”며 “다른 사람이 아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관점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이노센스’는 군대 문화가 젊은이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순진무구함을 짓밟는 과정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듣는다. 국가는 국민을 수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젊은이들을 군인으로 동원하지만 실제로 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외부 세력이 아닌 군대라는 사실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비디 감독은 “일반 시민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도 위협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믿는다”며 “그런데 이것은 진실한 보호가 아닌 전쟁의 악순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는 , ‘군대에 가면 강해지고 성숙해진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자 변태적 사고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그런 생각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은 한국을 포함한 국가에서 시행되는 징병제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표명했다. “의무적으로 군대를 경험한다는 것은 대단히 큰 대가를 치르는 일이다. 이스라엘은 모든 국민이 군대에 다녀왔으니 군인의 눈을 갖게 된다. .(국가 간 문제를) 외교로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군사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쉽게 기운다. 이것은 개인의 삶에도 큰 영향을 준다. 더 많은 사람이 민주주의와 열린 시각으로 살아가기 위해 군대에는 최소한의 사람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비디 감독은 이어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게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이 사회가 군대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 부산영화제, 이민자의 삶과 마주하다

    부산영화제, 이민자의 삶과 마주하다

    도시락으로 김밥을 챙겨 와 ‘김밥소년’으로 놀림받는 캐나다 초등학생, 프랑스로 입양됐다가 우연히 친아버지와 가족을 찾은 여성,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20여년 영업한 주류 가게 주인의 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플래시 포워드 부문에 초청된 ‘라이스보이 슬립스’와 아시아영화의 창에 초대된 ‘리턴 투 서울’, 와이드 앵글 부문에 초청된 ‘LA 주류 가게의 아메리칸 드림’ 주인공들이다. 각각 캐나다 교민 앤서니 심,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데비 슈, 미국 이민 2세 엄소연 감독 작품인데, 어디에도 쉽게 섞이지 못하는 해외 교민들의 정체성 혼돈과 되찾기가 영화 주제다.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여덟 살 때인 1994년 캐나다로 건너간 심 감독의 자전적인 얘기다. 싱글맘 소영(최승윤 분)과 아들 동현(이선 황 분)이 낯선 여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차별과 소외를 다뤘다. 토론토국제영화제 플랫폼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제2의 미나리’란 얘기를 들었다. 노란 머리, 파란 콘택트렌즈로 정체성을 가리려던 동현과 아등바등 살던 소영은 췌장암 판정을 받자 강원도를 찾아간다. 아들의 할아버지 집이 있는 그곳에서 뿌리와 정체성을 확인하는 그들의 여정을 그렸다. 심 감독은 “한국 이민자 역사가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이민 2세들이 다양한 문화 분야에 뿌리를 내리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며 “이 영화 대본을 쓰면서 ‘미나리’의 선댄스영화제 수상 소식을 듣고 내용이 비슷하지 않을까 걱정하긴 했다”며 웃어 보였다. 아울러 “20년 전이었다면 이 영화가 캐나다 정부의 투자를 받고 제작될 수 있었을까”라고 되물었다. ‘리턴 투 서울’을 연출한 슈 감독은 지난 10일 BIFF가 마련한 오픈토크를 통해 “많은 사람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모두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고 말했다. 2011년 실제 친구가 친아버지와 가족을 상봉하는 데 동행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찢어진 관계가 다시 연결되는 복잡한 과정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엄 감독의 다큐는 1992년 LA 폭동을 직접 경험해 흑인에 대한 적개심을 숨길 수 없는 이민 1세들과 폭동을 간접 경험했을 뿐이며 같은 유색인종으로 연대하려는 쪽에 마음이 기우는 이민 2세들의 세대 차이를 조명하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 필립 로스 원작에 레아 세이두 매력 빛나는 ‘디셉션’ 20일 개봉

    필립 로스 원작에 레아 세이두 매력 빛나는 ‘디셉션’ 20일 개봉

    ‘아메리칸 패스토럴’(1997),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1998), ‘휴먼스테인’(2000) 미국 3부작으로 유명한 필립 로스(1933~2018)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디셉션’이 오는 20일 국내 개봉한다. 시카고국제영화제와 세자르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아르노 데플레솅이 각색하고 연출했으며,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레아 세이두가 매력을 뿜어낸다. 로스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유대인들의 갈등과 분노를 담은 ‘포트노이의 불평’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유대인 작가다. 정체성을 반영해 유대계 미국인들의 허위의식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작품들을 많이 썼다. 언뜻 무의미하게 내갈긴 듯한 짧은 문장에도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는 평을 들었다. 평생 30권이 넘는 소설을 썼으며 특히 70대 들어선 뒤 매년 한 권씩 작품을 내놓은 것으로 유명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인물이었지만 4년 전 울혈성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나며 수상 가능성은 사라졌다.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전미비평가협회상, 펜 포크너상, 맨부커상 등 굵직한 문학상들을 휩쓴 현대 미국소설의 아이콘으로 ‘휴먼스테인’, ‘엘레지’, ‘인디그네이션’, ‘아메리칸 패스토럴’ ‘알 파치노의 은밀한 유혹’(The humbling) 등 다수의 영화 원작을 제공했다. 그 중에서도 ‘디셉션’은 ‘휴먼스테인’과 ‘엘레지’를 무척 닮은 구석이 많다. ‘휴먼스테인’은 유명 대학교수 콜만 실크(앤서니 홉킨스)가 강의 도중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 때문에 인종차별 논란에 휩쓸리고, 젊고 아름다운 대학 청소부 퍼니아(니콜 키드먼)에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내용이다. ‘엘레지’도 모든 것을 갖췄지만 사랑을 믿지 않던 대학교수 데이빗(벤 킹슬리)이 대학원생 콘수엘라(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렸다. 1990년 작품 디셉션의 주인공인 유명 소설가 필립(드니 포달리데스)도 대학교수 시절 제자와의 추문으로 지탄을 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다양한 여성들을 가볍게 만나 창작의 불꽃을 태우는 유형이다. 그가 이번에 사랑에 빠지는 대상은 30대 기혼 여성 앙글레즈(리아 세이두)다. 많은 것을 갖춘 남성이 젊고 매혹적인 여성을 만나 내면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많은 변화를 겪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리는 것은 로스 작품을 관통하는 자전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1974년 ‘남자로서의 나의 삶’을 시작으로 2007년작 ‘유령퇴장’까지 아홉 작품에 등장하는 작가의 분신 네이선 주커먼이 소설 ‘디셉션’과 ‘휴먼스테인’, ‘엘레지’의 원작인 ‘죽어가는 짐승’(2001)에 화자로 연이어 등장하는 점도 이채롭다. ‘디셉션’은 로스의 원작을 영화로 옮긴 수많은 사례 가운데 1969년 개봉한 ‘콜럼버스여 안녕’ 이후 오랜 만에 영화로 만들어진 그의 중반 작품으로 후반 작품들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아직 국내에 번역본이 나오지 않았다. 영화 후반부에 필립과 작가의 분신 주커먼의 관계가 그려지는데 로스의 자서전 ‘사실들’을 미리 들추면 영화를 더욱 재미나게 볼 수 있다. 때론 누군가를 기만해 자신의 결핍과 욕망을 채우는 것이 사랑의 이면이란 점을 영화는 조명한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프리미어 작품이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이콘 부문에 초청됐다.
  • ‘김밥 소년’, 프랑스 입양 여성, LA 주류 가게 주인의 딸

    ‘김밥 소년’, 프랑스 입양 여성, LA 주류 가게 주인의 딸

    초등학교 점심시간,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온 것을 보자 친구들이 “이게 뭐냐”고 놀린다. 소년은 엄마가 정성껏 싸준 김밥과 국을 몰래 버릴 수 밖에 없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플래시 포워드’ 부문에 초청된 ‘라이스보이 슬립스’(Riceboy Sleeps)는 1990년대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싱글맘 소영(최승윤 분)과 아들 동현(이선 황)의 얘기로 캐나다 교민 앤서니 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토론토국제영화제 플랫폼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제2의 미나리’란 얘기를 들었다. 심 감독은 “(여덟 살 때인) 1994년 캐나다로 이주한 뒤 내가 한국인인지 캐나다인인지 고민하곤 했다”며 “한국 문화와 음식을 숨기고 창피해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홀로 아들을 키우는 소영은 백인 친구들에게 놀림받는 동현 보고 “태권도 포즈를 취하면 아무도 괴롭히지 못한다”고 조언한다. 학교를 찾아가 서툰 영어로 “이건 인종차별”이라고 조목조목 따진다.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고, 미역국을 끓이며, 생선을 굽는 등 뿌리를 잊지 않는다. 심 감독은 “우리 어머니도 어린 시절 내게 ‘태권도’ 얘기를 하며 당당하라고 조언했다. 또 항상 집에서 음식을 해먹으며 얘기를 나누곤 했다”고 돌아봤다. 동현은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파란색 콘탠트렌즈를 껴 정체성을 가리려 한다. 그렇게 아둥바둥 버티다 소영이 췌장암에 걸려 강원도에 있는 아들의 할아버지 집을 찾아간다. 심 감독의 외할아버지 고향인 강원도 양양에서 촬영했다. 그는 “캐나다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짧은 시간에 촬영을 마쳐야 해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 팬데믹까지 겹쳤다”며 “모든 장비를 들고 강원도 산길에 올랐다. 힘들었지만 우리 외할아버지가 자란 아름다운 자연에서 촬영했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심 감독은 ‘라이스보이’란 표현에 대해 “동현이 놀림 받는 나쁜 뜻도 있지만 쌀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고국에서 만나 정체성을 되찾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2의 미나리’란 찬사를 듣는 데 대해 심 감독은 “한국 이민자 역사가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이민 2세대들이 다양한 문화 분야에 뿌리를 내리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더욱 많이 생기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이 영화 대본을 쓸 때 ‘미나리’의 선댄스영화제 수상 소식을 듣고 내용이 비슷하지 않을까 걱정하긴 했다”며 웃었다. 그는 “어릴 때 김밥이나 컵라면을 도시락으로 갖고 가면 놀림을 당하곤 했는데 고교 졸업 후 모교에 놀러갔더니 카페테리아에서 백인들이 라면을 먹고 있었다”며 “나를 놀리던 친구들이 이제는 맛있는 한국식당을 추천해달라고 조른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BTS(방탄소년단)나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인기처럼 케이팝, 케이푸드, 케이무비가 세계 주류가 됐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뿐 아니라 한국이 무시 못할 나라가 됐다는 걸 느낀다. 20년 전이었다면 내 영화도 캐나다 정부의 투자를 받고 제작할 수 있었을까 싶다”고 털어놓았다.이번 영화제에는 한인 이민자들의 정체성을 해부한 작품이 둘 더 초청됐다. ‘아시아영화의 창’에 초청된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데비 슈 감독의 ‘리턴 투 서울’, 와이드 앵글 부문에 초청된 엄소연 감독의 다큐멘터리 ‘LA 주류 가게의 아메리칸 드림’이다. 슈 감독은 10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토크를 통해 “오늘날 많은 사람이 태어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 모두가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스스로)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프레디(박민서 분)는 일본 여행을 가려다 태풍 때문에 뜻하지 않게 한국을 찾는다. 게스트하우스 직원 덕에 알게 된 입양아동센터를 통해 연희란 한국 이름을 찾고, 친아버지(오광록 분)를 만난다. 슈 감독은 실제 친구 얘기가 모티브라고 전했다. 2011년 친구가 친아버지와 가족을 상봉하는 곳에 동행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찢어진 관계가 다시 연결되는 복잡한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도 초청됐다. 엄 감독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20년 동안 주류 상점을 운영한 아버지 엄해섭씨의 딸로 1992년 LA 폭동을 직접 경험해 흑인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못하는 이민 1세들과, 폭동을 간접 경험했고 같은 유색인종으로 연대하려는 쪽에 마음이 기우는 이민 2세들의 세대 차이를 조명하며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 파친코 열풍, 해녀들이 이을까

    파친코 열풍, 해녀들이 이을까

    제주 해녀들의 끈끈한 우정과 색다른 공동체를 치밀하게 묘사한 프랑스 출신 미국 작가 리사 시(67)의 작품 ‘해녀들의 섬’(사진)이 TV 시리즈로 제작된다. 국내 독립(인디) 드라마 제작사인 IMTV의 조지프 장 글로벌 콘텐츠 책임자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참여하던 중 이런 계획을 털어놓았다고 미국 연예잡지 버라이어티가 8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원작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였다. 한국인들에게는 tvN에서 방영된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고, 워낙 낯익은 소재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서구인들에게는 굉장히 낯설고 이국적인 이야기로 비쳐질 수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 이후 여권과 인권 운동가로 활약하는 말랄라 유사프자이(25)가 최근 미국 인디 스튜디오 A24와 손잡고 제주 해녀에 대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이 드라마 제작 결정에 힘을 실었다. 원작은 한국인이 읽기에도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감정 묘사가 돋보인다. 2016년에 제주도를 찾아 자료를 수집하고 해녀들을 인터뷰했다. 1938년부터 2008년까지 영숙과 미자 두 해녀가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힘에 의해 우정을 저울질당하지만 굳건한 믿음으로 이겨 내는 줄거리다. 조지프 장은 ‘설화와 비밀의 부채’, ‘플라워 넷’, ‘피오니 인 러브’ 등 베스트셀러를 내놓은 작가가 드라마 제작에 고문으로 함께하길 기대했다. IMTV는 각색 작업을 맡길 작가와 접촉 중이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과 시리즈 기획 협의를 하고 있다. 조지프 장은 “일제강점기는 물론 4·3 항쟁으로 친지를 잃은 아픔, 한국전쟁으로 인한 고달픔 등이 그려진다”면서 “‘파친코’ 같은 작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 특이하고 기발한 영화감독 알랭 기로디 “낮은 사람 보여주려”

    특이하고 기발한 영화감독 알랭 기로디 “낮은 사람 보여주려”

    프랑스의 영화감독 겸 배우 겸 작가 알랭 기로디(58)는 현역 영화감독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며 다른 이가 범접할 수 없는 영화철학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정규 영화 수업을 제대로 받은 적도 없다. 피카레스크 양식의 우화적인 스토리, 다양한 장르의 뒤섞임, 정형화되지 않은 유머를 통해 늘 새로운 것을 보여준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은 기로디 감독은 10일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마스터 클래스 ‘창의적이고 희귀한 시네아스트의 낯선 세계’를 통해 국내 팬들과 만나 얘기를 나눴다. 그의 최신작 ‘노바디즈 히어로’는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스칼렛’과 함께 이번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다. 프랑스 남부 빌프랑슈드루에르그 출생인 그는 노동자 아버지와 농장 관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영화계의 ‘아웃사이더’라 할 수 있는 그는 “열한두 살 때 TV로 영화를 보며 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파리는 물리적으로 집에서 너무 멀고, 어느 정도 수준의 사회계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제가 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해서 단편을 찍던 시절부터 지방의 소도시가 배경이었다. 기로디는 “개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적인 선택이기도 하다”면서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고, 다른 사회계급, 기본적으로 현대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농민들이나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큰 도시보다는 좀 더 낮은 사회계층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를 잘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동성애자인 그는 중년 남성들의 에로스 장면을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도 어릴 땐 동성애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는데 영화에서도 그게 드러나는 것 같다. ‘도주왕’에서는 코미디로 풀어냈고, 극중 인물이 동성애자인데 젊은 여성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점도 그렇다”고 했다. 그는 이어 “동성애 관계의 보편성을 찾아가는 작업을 계속해왔다”며 “열정적 사랑, 몸이 부딪히는 사랑에 대해 계속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2013년 발표한 ‘호수의 이방인’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감독상을 받으면서 거장 반열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 뒤에도 그는 작품의 규모를 키우지 않고 예전처럼 저예산 영화를 만들고 있다. 그는 “감독이라면 유명 배우들과 같이 작업해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 볼까 하는 생각과 내가 계속해 온 제작환경에 남아 더 정제되고 겸손한 작품을 해나갈까 하는 생각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나는 매번 많은 관중을 만나고 싶다는 환상이 없다는 것을 결국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관객이 1만명이든 100만명이든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은 바뀌지 않고, 바꾸고 싶지도 않다”고도 덧댔다. 함께 일하고 싶은 글로벌 스타로는 하비에르 바르뎀, 안토니오 반데라스, 브래드 피트를 꼽았다. ‘노바디즈 히어로’는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에서 테러가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웃을 수 있는지 묻는 코미디다. 기로디는 “(기획) 당시 프랑스에서 한동안 이슬람 테러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기에 평범한 도시에서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로디와 함께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카밀라 안디니 감독, 배우 카세 료, 이유진 프로듀서도 함께 했다.기로디는 젊은 시절 시나리오를 계속 써서 보내다 퇴짜 맞은 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처음 만든 영화가 1990년 단편 ‘불멸의 영웅들’이었다. 두 번째 작품은 야간경비원 아르바이트 경험을 토대로 한 1994년 단편 ‘아침까지 가라’였다. 습작이라 할 만한 작품들이었는데 많은 영화제가 주목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영화 스튜디오의 보조 매니저로 일하기도 했는데 긴 영화를 하고 싶었던 그는 2001년 55분짜리 영화 ‘악당을 위한 햇살’을 내놨다. 닷새 만에 뚝딱 완성한 이 영화는 젊은 여자와 양치기가 만나 삶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이때 인연으로 제작사 파울로 필름을 알게 돼 장편 데뷔작 ‘오래된 꿈’을 만들었다. 폐쇄 직전의 공장 기술자가 마지막 기계를 해체하는 동안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그렸는데 독창적인 상상력이 돋보였다. 장 비고 상을 수상했고, 2001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뉴욕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에서 관심을 모았다. 장뤽 고다르는 “칸에서 본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했다. 2003년 ‘용감한 자들에게 휴식이란 없다’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소개됐다. 2005년 ‘때가 되었다’는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우화로 다뤘다. 부랑아들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대지주가 해결사를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루는데 줄거리의 일관성과 장르의 경계를 파괴하며 범죄극과 코미디, 호모섹슈얼리티를 뒤섞었다는 평을 들었다. 2009년 작품 ‘도주왕’은 40대의 농기구 판매원과 동성애 파트너, 10대 소녀가 겪는 신기한 모험을 그렸다. 주인공 아르망은 위험에 처한 소녀 퀴를리를 돕고, 호감을 느낀 둘은 탐탁지 않아 하는 이들을 피해 도피 여행을 떠나게 된다. 전작들이 전설이나 우화의 색채를 띈 것과 달리 이 작품은 현재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프랑스 영화 비평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2009년에 뽑은 그해의 10대 영화에 들었다. 2013년 작품 ‘호수의 이방인’은 국내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작품이다. 게이들이 찾는 호숫가에서 살인 용의자와 수사관으로 만난 두 남성의 기묘한 사랑을 그린 초현실주의 스릴러 영화다.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상을 수상했다. 엄밀한 시각적 구조와 장식 기법을 통해 기로디 영화의 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작품 ‘스테잉 버티컬’(Rester vertical)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는데 창작의 영감을 갖고 싶어하는 영화감독 얘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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