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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권태期

    미국 영화배우 리처드 버튼은 금세기 최고 미녀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대해 “당신의 몸은 기적의 작품”이라고 칭송했다.얼마후 그는 “당신은 너무 뚱뚱하고 다리가 짧다”고 깎아내렸다.할리우드 스타 멕 라이언은 다른 배우 러셀 크로와의 외도를 끝내고 지난 8월 남편 데니스 퀘이드에게 돌아와 용서를 구하며 “중년기 권태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권태(倦怠)는 한마디로 지루함과 싫어짐을 뜻한다.권태를 느끼면 배우자를 보는 눈이 달라지거나 멀리하게 된다.어느 소설가가 말한 대로 “이성을 가진 동물은 모두 권태를 느낀다.” 실존주의 철학은 권태를 사상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지만 권태는 결혼생활에 위기를 가져온다. 권태가 닥치는 조짐은 분명히 있다.상대방에게 무관심해지고 심드렁해진다.신혼 때는 일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오던 남편의 퇴근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아예 외박을 한다.사소한 문제로 부부싸움이 잦아진다.주부가 우울증 증세도 보인다.심각한 위기는 보통 결혼후 3∼4년 만에 닥친다고 한다.최근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에리히 비테 교수가 50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배우자에게 흥미를잃고 바람기가 동하는 것은 보통 결혼후 6년째다.권태기가 오면 ‘결혼생활내의 이혼 상태’로 들어가며 더 심각해지면 결국 갈라서게 된다. 권태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정신과 의사 이시형은 “(권태가)꼭 나쁜 것만은 아닐세.…아내가 그저 수더분하게 살림 잘 꾸려준 덕분에,그리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열심히 해준 덕분에 이렇게 안정되고,자넨 소위 그 고급스런 권태란 것도 맛보게 된 걸세.열심히 살아 그만큼생활이 안정되었다는 뜻이지.권태란 안정이 주는 선물일세”라고 역설했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은 더 심각해지기 전에 권태기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한 댄스 강사는 “부부가 함께 춤을 추라”고 권한다.심리학자 얄롬은 “배우자와 함께 누구를 흉보라”고 충고한다.누구를싫어하는 감정이 일치할 때가 좋아하는 감정의 일치보다 더 큰 호감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그 이유를 든다.비테 교수는 ▲부부간 건설적인 논쟁 ▲상대방을 쳐다보는 시선과 사랑을 담은신체접촉 등 간단한제스처 ▲부부간 대화의 활성화 등이 권태기 극복에 좋다고 지적했다. ‘서로 지겨워’ 갈라서려는 사람도 알아 둘 것이 있다.미국 위스콘신대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한사람의 70%가 5년후 “지금은 행복하다”로 바뀌었다.사람의 감정이얼마나 갈피를 잡지 못하는지를 알고서 권태기를 지그시 참아내는 자세가 필요하다.어쩌면 좋은 감정으로 바뀔지 모르지 않는가.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기고] 고의성 가스사고의 심각성

    전통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으레 그렇듯이 연휴의 느슨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각종 사고의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얼마전 경기도여주군의 한 연립주택에서 부부싸움 도중 남편이 홧김에 LP가스통을방안으로 들여와 폭파시킨 결과 본인은 중화상,이웃주민 5명이 졸지에 부상을 입고,3층 건물이 전소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바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고의성 가스사고의 전형이다.고의성 가스사고의 경우,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하고,또 막대한 재산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보다 큰 문제가 있다. 산업화의 역사가 오랜 구미 선진국의 경우,철저한 안전의식이 뒷받침된 자율적인 안전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고,이러한 토양 하에서가스사고 역시 우리와 비교해볼 때 지극히 미미한 건수에 그치고 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설비의 결함이라든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가스사고는 그간 각종 안전관리대책의 추진으로 절대 감소추세에있으나,취급부주의나 고의 등 안전의식의 결여로 인해 일어나는 사고는 여전히 줄어들지않고 있어 우리 안전문화의 현주소가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스는 높은 압력에 의해 압축된 상태에서 배관을 통해 전달·연소되는 편리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이다.문제는 그 폭발성에 있다.예컨대,실내에서 가정용 LPG용기 밸브를 열고 가스를 모두 방출시킨 후 여기에 불을 붙인다고 가정해보자.다세대 연립주택의 경우 이웃세대는물론,건물 한 동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폭발력은 실로 엄청나다. 우리 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체 가스사고는 96년 576건에서 97년 477건,98년 397건,99년 224건,금년 8월말 현재 112건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고의사고는 최근 5년간 여전히 전체가스사고의 20.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년의 경우 8월말 현재까지 발생한 고의성 가스사고는 27건으로 전체 가스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4.1%에 달해 최대의 가스사고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또한,최근 5년간 고의성 가스사고로인한 인명피해 현황을 보면 사망률은 건당 0.3건인 반면,부상률은 건당 1.7건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보다는 오히려 화상으로 평생을 괴로움 속에서 후회하며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더욱이 고의성 가스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형법 제172조에 의거,최고 무기징역에서부터 1년이상의 실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음은 물론,재산손실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져야 하는 등 이중삼중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우리 공사는 고의성 가스사고 예방을 위해 퓨즈 콕과 같은 안전기기보급에 적극 나서는 한편,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탄가스 흡입중 발생하는 화상사고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계도를 하고,고의성 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에 대해서는 언론에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중에 있다.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자기자신에 앞서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보다 선진화된 국민의식의 정착과, 고의성 가스사고에 대한 경각심 고취를 위하여 언론을 비롯한 여론주도층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가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제 우리사회는 가스의 양면성에대한 보다 높은 이해와 더불어,안전수칙과 관계법규를 준수하려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가스안전에 대한가치관 재정립이 절실한 때다. 일상생활에서 안전수칙을 생활화하는한편,생산현장에서 안전확보가 생산성 제고와 맞물린다는 인식이 뿌리내릴 때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은 물론,21세기 선진국 진입이라는 국가적인 과제도 순조롭게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대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 [자랑스런 공무원] 국립 재활원 李範錫과장

    “척수를 다친 사람 모두가 성생활을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리적 치료와함께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대부분 성생활이 가능합니다.” 국립재활원 척수손상재활과 이범석(李範錫·37)과장.그는 국내 척수(脊髓)장애인에게는 ‘등불’과 같은 사람이다.국립재활원이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자리잡은 지난 96년 5월부터 척수장애인을 돌봐온 지 4년여. 그간 570여명의척수장애인이 그의 애정어린 손길을 거쳤다. 지금은 척수손상병동에 입원한50여명을 돌보고 있다. “척수장애인의 가장 큰 적은 ‘자존심’입니다.정상인으로 살다가 불의의사고로 허리를 다쳐 성생활을 못한다는 자괴감은 이들로선 참기 힘든 고통이지요.” 그의 말대로 이들 대부분은 정상적인 생활을 해오던 장애인이다. 이과장이 척수장애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연세대 의대 시절 병원실습 때였다.3도 화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던 초등학교 4년생의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않았다. 그래서 재활의학 분야를 전공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척수손상재활팀에는 이과장을 비롯,김병식(金丙植)부장,정효선(鄭孝善)상담실장 등 3명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그는 이들의 노고가 큰 힘이 됐다며 겸손해했다. 이 팀은 3개월전 ‘성생활 실습’ 프로그램을 개설했다.10여평의 공간에 ‘사랑의 쉼터’란 이름의 공간을 만들어 실제로 부부가 함께 자면서 정상적성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교육하고 있다.부부간 대화와 애무하는 법,비아그라 등 성생활에 필요한 약 사용법 등을 조언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방모씨(50)의 경우 흉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이후 숱한 부부싸움과 죽을 생각까지 했으나 재활치료를 받고 정상에 가까울정도의 성생활을 하고 있다.또 이모씨(27·여)는 추락사고로 경추를 다쳐 성생활을 전혀 못했으나 1주일에 한번 정도가 가능하게 됐다. “아직 국내에는 성재활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데가 없습니다.성을 터부시해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는 말이지요.” 이과장은 의학 관련 자료와 지원 예산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안타까움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내년에 ‘성재활 교육강사 양성과정’을 병원에 개설,전문가를 길러낼 부푼 꿈을갖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 남편 주식투자 실패 비관 母子 음독… 아들만 숨져

    지난 17일 오후 4시45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K아파트 노모씨(38·한국전자통신연구원 과장)집에서 노씨의 부인 박모씨(32)와 작은아들(3)이 신음 중인 것을 큰아들(9)이 발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들은 숨지고 박씨는 중태다. 경찰조사 결과 남편 노씨는 2∼3년 전부터 주식투자를 하다 1억5,000여만원을 날리자 최근 은행에서 5,000만원을 대출받아 다시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주식투자 문제로 부부싸움을 한 뒤 남편이 며칠씩귀가하지 않자 이를 비관,아들과 함께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한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 [외언내언] 낙엽족

    한국 사회에서 10쌍 부부 중 3쌍 정도가 1년에 1회 이상 폭력수준의 주먹질을 하는 것으로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가정폭력 대응전략 대토론회’에서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폭력유형별로는 아내가 맞는 경우가 27.5%로 남편이 맞는 15.5%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서로 치고 받는 경우도 12.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험한 세상 살아가면서 화나는 일,짜증나는 일도 많아 부부가 다툴 수도 있어 예부터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로 치부됐다.그러나 요즘의 부부싸움은 폭력성향을 띠고 있어 사회문제가 된다.우선 우리네 부부싸움이 31.4%에이르러 일본 17%,미국 16.1%,홍콩 14.1%,재미한국인 18.8%에 비해 크게 높다. 더욱이 과거에는 ‘칼로 물베기’였던 부부싸움이 이혼이라는 가정붕괴현상으로 이어져 1,000명당 이혼율이 10년 전보다 2.5배가 많은 2.6건에 이른다. 특히 결혼 20년 이상인 ‘황혼이혼’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황혼이혼의당사자인 50대와 40대는 광복과 한국전쟁이란 어려운 상황에서 어린시절을보냈고 민주화·경제부흥기의 주역이었다.사회에서 대접받을만한 시기에는경제위기를 맞아 ‘퇴출 0순위’로 마음고생이 많았던 세대이다. 이제 이들은 가정에서도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형편이다.이들은 정년퇴직기를 맞았으나 그동안 직장과 사회에서 일벌레로 일하며 살아온 습성때문에아내와 가정에 익숙하지 못하다.일본에서 10년전 황혼이혼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끌었는데 우리도 현실로 닥쳐온 느낌이다.당시 일본에서는 남편의 퇴직금을 노려 정년을 맞아 이혼이 크게 늘어난다는 말까지 있었다. 사회학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평생 회사인간으로 살아온 남편들이 직장을 떠난 뒤 그밖의 일에는 너무나 무능해 가정생활에서 심한 갈등을 빚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한다.아내나 식구들과 함께 시간 보낼 줄도 몰라 평생 가정을 돌봐온 아내에게는 갑자기 귀찮은 존재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40대의 퇴직자들은 아내가 가는 곳마다 따라 나서는 것을 빗대어 ‘나도족’이라고 불리며 50대 정년퇴직자는 가을철 아무리 쓸어 버리려도 싸리비에 자꾸 걸리는 낙엽에 비유해 ‘낙엽족’신세가된다.그러나 이들이 정녕 이 사회에서 용도폐기된 세대인가는 모두가 생각해 볼 일이다.이들의 경험을 살려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가정과 사회가 관심을 가질 때다. 세태가 아무리 변해도 가정과 직장에서 남성과 여성이 조화롭게 협력하는것이 건강한 사회이다.가족 구성원이 서로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남편들이여,젊어서부터 아내를 위하고 가정에 익숙하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자.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여성 선언] 우리는 까마귀가 아니다

    ‘영국 국민들은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믿지만 그것은 착각이다.국민은 오직의회의 의원을 뽑는 선거 기간에만 자유로울 뿐이며 의원이 선출되는 순간그들은 노예로 전락한다’.1762년 국민주권론을 주장했던 루소가 의회제도의맹점을 비판하면서 했던 이 말은 선거와 관련하여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느껴왔던 심정을 대변해준 듯하다. 총선을 맞이해 또다시 신당이 급조됐다.허연 눈썹의 ‘산신령’이 다시 등장하고 대통령만을 태운다는 ‘빈배’도 항해를 한단다.이런 와중에 ‘칼국수거사’의 문 앞이 이런저런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이들은 가슴 속에 권력‘욕(慾)’자 세 개를 새기고 있어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나 머리 숙여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움직임들을 보고 있자니 한 달여 전 온국민의 관심과 열정을 불러일으켰던 시민의 낙천운동의 감동이 슬그머니 지역 감정으로 대치되는 게 아닌가싶은 우려가 생긴다. 아무래도 이들 행동은 지역 감정만 잘 부추기면 얼마든지 득표력이 있다고 하는 믿음에 기반을 두고 있는 듯하다. 신당이 내세우는명분은 ‘반 이회창·반 DJ’뿐이다.시민단체의 낙천자명단에 오른 사람들,그리고 자신들의 당에서 낙천한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는신당이 정치권에서 뜨거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겉으로는 차마 내세우지 못하지만 이들이 득표력을 자신하는 근거는,‘너도 알고 나도아는 비밀의 병기,지역 감정에의 호소’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지역 감정이얼마나 특효약인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을 몰아낸 정당들조차 신당을두려워하는 모양이다. 시민의 권리의식을 ‘고향 까마귀’에 대한 맹목적인애정으로 바꿔치는 정치권의 기술이 9단이라는 것은 우리 국민이 공인하는사실이다. 과거 지역 감정이 만들어낸 것들 중 하나는 선거철 부부싸움이다.이 싸움의쟁점은 묘하게도 어느 당의 누구를 찍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비껴가 꼭 상대방 고향 사람들의 인간성으로 귀결된다.“당신네 △△지역 사람들은 인간성에 문제가 있어”,“흥,당신네 ××지역 사람들은 그렇게 해먹고도 부족해여차하면 쿠데타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뭘?”.이런 비난들이 사랑하는 배우자사이에서 거침없이 오간다. 여기에다“◇◇지역 사람들은 뭐 핫바지냐”는부추김도 가세한다.이런 싸움들은 집안의 부부싸움에서부터 집 밖의 모르는사람들 사이에서까지 종종 드잡이나 폭력으로 발전했다.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싸웠던 우리들은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와 스스로를 부끄러워했다.감정적인 민족,비전 없는 민족이라고 스스로를 자조하고 비하했다.정치 불신을야기시킨 의원님들은 바로 우리 손으로 뽑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욕하고 비난하면서도 다음 선거때는 또 되풀이했으니 이런 반복운동은 풀릴것 같지 않은 악순환의 고리로만 보였다. 그런데 바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계기가 시민단체의 낙천운동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했다.이 운동은 우리에게 시민의 권리 의식을 일깨우면서 2000년도의 벽두를 희망과 자부심으로 채웠다.그러나 이러한 시민운동의 감동이 우리의 의식 속에 뿌리내리기도 전에 퇴출당한 기득권 세력이 부추기는 지역 감정이 다시 우리를 마비시킬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급조된 신당을 경계해야 하리라 본다. 새로운 21세기,2000년도를 우리는 시민의 정치 참여운동으로 시작했다.그것은 우리에게도“시민은 있다”라는 믿음과 우리 모두가 시민으로서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의식과 긍지를 불러일으켰다.낙천자명단이 발표되기를 기다리면서 느꼈던 기대와 열기를 선거일까지 잊지 말자.까마귀는 잘 잊는 동물을상징한다.고향 까마귀에 호소하는 정치인은 우리가 주권을 가진 시민이기를잊어버리기를 바라는 사람이다.그러나 이번에는 우리가 결코 까마귀가 아님을 보여주자. 김성옥 장안대 교수 철학
  • [기고] 재난 대응력 높이기

    산업화가 급속하게 추진됨에 따라 인구의 도시집중과 건축물의 대형·복잡화는 재해의 발생 위험을 한층 증가시키고 있고, 사회발전에 따라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성수대교 붕괴,서울 아현동 가스폭발,삼풍백화점 붕괴사고,부천 LPG충전소 사고,서해 페리호 침몰사고,괌 항공기 추락사고,경기북부지역 수해,화성 씨랜드 화재사건,월성 방사능 피폭사고,인천 호프집 화재사건 등 일련의 대형사고와 재난들이 하늘과 땅,바다에서 물,불,가스를 가리지 않고 아까운 국민의 생명을 빼앗아가고 있다. 이를 지켜보면서 우리의 재난관리 대비책에 대해 분노를 느끼지 않을수 없다.이제 소방활동은 전통적 개념인 화재예방 및 진압활동은 말할 것도 없고응급의료,구조구난,위험물 방재,주민 불편처리를 위한 활동 등 각종 재난사고의 수습업무로 발전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화재 11%,구조 117%,구급 47%로 소방활동이 증가하고 있고 지구촌시대를 맞이하여 터키와 대만 지진발생시 우리 중앙119구조대가 현지에 출동하는등 국내외적으로 업무량이 증가되고 있는 반면 기존 소방인력대비 보유현원은 82%에 불과하다. 각 시·도의 예산을 보면 특별시와 광역시 지역은 소방 재원확보가 용이하지만 강원,충남,전남은 아주 취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화재 등 재난관리의 사후 진압조치보다는 사전 예방조치를 통한 국민의 실질적인 권익구제 보장,그리고 국민의 정부라는 명칭에 걸맞게 사고 공화국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더욱 발전적인 제도개선이 있어야할 것이다. 첫째,소방조직이 통합적·전문적·실질적 관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관리중심의 행정자치부 민방위재난통제본부 소방국과 광역시·도 소방본부를 일본과 같은 현장기능 중심의 소방청과 지방소방청 체제로 전환해야할 것이다. 또 재난관리 업무의 효율적·유기적인 집행을 위해서는 인위적 재난과 자연적 재해업무 및 소방관련 유사업무를 통합시키고 전문적인 기술력,인력,장비를 갖춘 실질적 소방집행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보다 신속한 출동과 소방공무원의 열악한 근무조건 개선을위해 육군병력 중심에서 해·공군 과학장비 중심의 국방전략의 전환과 시위문화의 개선에 따른 전투경찰의 잔여인력을 의무소방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소방 전문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대학 소방관련학과의 특별채용과 아울러 국립대학에소방학과를 추가로 신설해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여야 한다. 셋째,지역사회의 안정과 국민생활안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재예방 및 진압활동으로 인명 및 재산피해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반사적인 이익을 받게 되는 화재보험금,119 구급·구조활동에 따른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조치로의료비 절감의 효과를 보는 의료보험금에서 일정액을 떼어내 소방수요 유발에 대한 부담금으로 부과하는 등 광역자치단체간의 소방재원의 불균형을 해소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로 국제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고 에너지원의 원자력 집중화와 토양오염,독극물 등으로 인한 환경침해,유해가스·폭발물 등의 수송안전대책,소방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미국 NFDA와 같은 국립소방연구소 설치 등 소방기술연구에 집중적인 투자를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새천년,새새대를 맞이해 우리국민 모두도 허위신고,부부싸움으로 인한 화풀이식 119신고,가스이용 부주의 등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더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가정 안전문화 실천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안전한 생활문화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할 때이다. [김두현 한국체대교수·안전관리학]
  • 초등학생 글모음집·동시일기 2권 출간

    ‘어린이 저술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지난 83년부터 꾸준히 아이들의 책을 펴내고 있는 한국글쓰기연구회는 최근 초등학교 3,4학년 100여명의 글을 모아 ‘아주 기분좋은 날’이란 책을 출간했다.또 배지훈군(거창중 1년)은 자신이 초등학교 때 쓴 동시일기를 엮어 ‘시를 쓰는 아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들은 공통적으로 맞춤법이나 사투리등을 그대로 두어 어린이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준다. 또 아이들이 글쓰기를 좋아하도록 만드는‘비법’도 알려준다. 우선 ‘아주 기분좋은 날'(보리 간)은 아이들의 속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셨다.난 그래서 앞으로 나갔다.‘야,김련기 너왜 만화책 봤어?야 손 대!’하며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난 그제 일기장에다 만화책 본 것을 썼는데 선생님이 보셔서 대나무로 다섯대를 맞았다.난 너무너무 아팠다.난 울을라고 하다 꾹 참았다.억울했다.이제 만화책 본 것은 일기장에다 못 쓰겠다”(경기 광명 광성초 3년 김련기) ‘선생님이 나를 책을 일거 바라고 하실 때마다나는 가슴이 아파언다.나는 머 때문에 글자를 모럴까’(부산 하단 3년 김현진). ‘울을라고’는 맞춤법에 맞지 않고 ‘일거 바라고’등은 사투리를 그대로옮긴 것이지만 책은 글 쓴 아이의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또 배지훈군의 ‘시를 쓰는 아이' (명상간)는 사실적인 묘사와 엉뚱한 착상이 돋보인다. 배군은 책에서 ‘엄마와 아빠가 말다툼을 하는데 엄마 말소리는 박격포가되어 아빠 머리를 쏙밭으로 만들어 놓고/화가 난 아빠 말소리는 원자폭탄이되어 엄마를 폭삭 무너지게 하는데/엄마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있다는듯 반격하다가 두분 다 지쳐 사과를 한다’고 부부싸움을 그린다.‘족쇄’란 제목의 글은 단 한줄 ‘족쇄도 길면 자유롭다’는 내용이어서 기발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글쓰기를 좋아하게 됐을까.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고치거나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글쓰기연구회의 초대회장을 지낸 아동문학가 이오덕씨는 “자기가 한것,겪은 일을 잘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자기 말로 쓰도록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는 또 “아이 어른의 말을 흉내내고,어려운 말을 쓰거나 머리로 글을 만들어 내고 있어 어린이다운 글이 사라지고 있는 데 이는 어른의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배군의 어머니 김정원씨도 “동시로 일기를 쓰라고는 했지만 아이가 쓴 것에 대해 일절 잔소리하지 않았다”면서 “간섭하지 않았더니 동시쓰는 게 점차 습관화됐다”고 말한다. ‘새롬이와 함께 일기쓰기’‘내가 처음 쓴 일기’등 어린이 책을 발행한보리출판사 편집부 남우희씨는 “책을 엮으면서 처음엔 아이들의 글을 조금매만졌으나 일선 교사들이 문제점을 지적해 그 다음부터는 아이의 글은 전혀 고치지 않는다”고 말한다.일선 교사들이 “아이의 글을 고칠 경우 ‘다른애들은 이렇게 잘 쓰는데 너는 그게 뭐니’라고 일부 부모들이 아이들을 다그치는 일이 많다”고 전해왔다는 것. 남씨는 “‘틀린 그대로,고치지 않기’가 아이의 글쓰기 지도를 하는 부모들이 지켜야 할 원칙”이라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기가 쓴 글을1년후에 읽고 당시 무슨 일이 있었나를 알 수 있을 만큼 자세하게 쓰도록 유도하는 수준에서 글쓰기 지도를 하는게 좋다”고 말한다. 허남주기자 yukyung@
  • [공직탐험] 소방공무원(2)

    “아파트 문 열어주다 도둑으로 몰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청주소방서 119구조대원인 강성중(姜成中)소방교의 96년 가을 경험담이다. 강소방교는 “평소에는 바로 위층에 양해를 구하고 베란다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나 늦은 밤이라 주민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고 15층 옥상에 로프를 설치하고 내려가다 13층에서 웬 주민이 나를 도둑으로 생각하고 부엌칼로 로프를 끊으려 하는 바람에 혼났었다”며 “당시 신고는 주인이 열쇠를 사무실에 두고온 사소한 것으로 주민들이 119 이용을 신중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처럼 ‘단순히 열쇠를 분실했다,아파트 내부에서 문을 잠가 놓은 채 잠이 들어 열어주지 않는다,집에 선풍기를 틀어 놓은 채 나왔으니 대신 좀 뽑아달라’는 등 ‘얌체 신고’가 전체 신고의 25% 정도나 된다. 서울시소방본부 이성묵(李成默)홍보실장은 “열쇠업자를 부르면 2만∼3만원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을 구조대에 연락한다”면서 “이런 작업을 하다 추락사고 후유증 등으로 고생하는 대원들도 있다”고 말한다. 광주 동부소방서 김명수(金明洙)소방과장은 “부부싸움 끝에 119구급차를부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남의 부부싸움을 말리다 뺨을 얻어맞거나 취객을 구급차를 불러 집에까지 태워다 주라는 사람들의 요구를 거부하다 심한욕설도 많이 듣는다”고 고충을 얘기한다. 경북 성주소방서 성주파출소 김영근(金泳根)소방사는 “한달에도 몇번씩 같은 병원에 사소한 상처로 구급차를 이용해 치료를 받으러 갈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환자 이송중에 친척에게 선물한다며 농산물을 구급차에 싣겠다는 경우도 있다”면서 “구급차를 자가용이나 택배차량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을보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한다. 게다가 장난전화도 적지않다.서울시 소방본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9신고건수는 402만1,449건으로 장난전화가 62%인 248만380건이나 됐다.또 올해 들어서도 지난 8월말까지 신고건수 275만6,777건의 52%가 장난전화였다. 지난해 114안내전화가 유료화되면서는 전화번호 문의전화 건수도 부쩍 늘었다.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고건수의 31.5%를 차지하던 문의건수는 올해에는 지난 8월까지 39%나 됐다. 이같은 사소한 요청이나 장난 신고는 소방대원들의 근무의욕을 감소시키는것은 물론이고 꼭 필요한 구조 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공직탐험] 소방 공무원(1)

    올해로 37번째를 맞는 9일 소방의 날을 소방공무원들은 무거운 심정으로 맞고 있다.단풍잎같은 고운 손을 흔들며 하룻밤을 다녀오겠다고 떠난 어린이들과 꽃다운 청소년들이 잇따라 대형화재로 목숨을 잃은 때문이다.화재는 물론부부싸움, 취객 수송, 심지어 벌떼 출현 현장까지 달려가는 만능해결사 소방공무원들은 누구인가. 어둠을 뚫고 빛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소방공무원들의모습을 차례로 알아본다. ‘용감·희생·봉사’를 모토로 한 우리나라 소방공무원은 지난 6월 말 현재,2만2,464명이 있다.경찰의 치안정감에 해당하는 소방총감은 1명,치안감격인 소방정감은 3명,경무관에 해당하는 소방감이 27명이다. 소방서의 서장은 소방정(Fire Chief)이 맡고 있다.경찰로 말하면 총경인 셈이다.소방정 189명 가운데 139명은 일선 소방서장이고 나머지 50명은 행정자치부 본부 계장,시·도본부 과장 등으로 일하고 있다.그 밑으로 소방령,소방경,소방위,소방장,소방교,소방사(Fireman)로 이어진다. 여성 소방 공무원은 476명이 있다.소방위 6명이 최고위직이다.기능별로 나누면 119구조대원이 1,599명,119구급대원이 3,957명이다.나머지는 화재진압요원들이다. 보수는 일반 공무원보다 기본급이 약간 높다.예를 들면 일반직 9급과 소방직 10급을 비교하면 소방공무원이 2만8,000원 가량 많다.여기에다 업무특성을 감안,별도 수당이 추가된다. 소방경 이하 모든 소방 공무원에게는 월 7만원의 방호활동비가,화재진압 소방공무원에게는 월 4만원의 화재진압 수당이,구조·구급업무 담당자에게는구조구급 활동비가 월 10만원씩 지급되고 있다. 소방은 화재진압을 주로 해왔으나 80년대 들어 구급업무가 추가되기 시작했다.구조업무는 88올림픽을 계기로 일부 시작했다가 95년 삼풍백화점 사고를계기로 119구조대가 전국적으로 설치되면서 본격화됐다. 격일제 근무체제인 이들은 출근과 동시에 퇴근할 때까지 긴장을 풀지 못한다. 여느 직종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도 직업병이 있다.‘벌떡병’이다.출동지령을 들을 때마다 대기실에서 벌떡 벌떡 일어나면서 얻게 된 병 아닌 병이다.지하철 안에서 졸다가 다음 정차역을 안내하는방송에 벌떡 일어나는가 하면 집에서도 전화벨 소리만 울려도 몸에 긴장감이 흐른다. 보장성보험도 많이 가입하고 있다.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소방인들은 보험회사로부터 아예 가입을 거부당해 왔다.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언제 사고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軍장성 인사 이모저모

    23일 단행된 군장성 정기인사에서는 육사 26기와 28기가 처음으로 군단장과사단장에 진출하고 육사 31기 선두주자 11명이 별을 달았다. 육군 준장진급 대상에는 지난 93년 ‘하나회’ 명단을 공개해 김영삼(金泳三)정부가 군내 사조직을 척결하는데 결정적으로 ‘공’을 세운 백모(육사 31기·청와대 근무) 대령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백대령이 육사 동기생 가운데서도 선두주자로 별을 달게된 배경과 관련,“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으나 과거의 특정 행위 때문에 불이익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서 “개인의능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소개했다. 반면 하나회 출신은 진급대상 24∼25명 가운데 김모(육사 31기) 대령만 별을 달게 돼 대조를 이뤘다.국방부 관계자는 “93년부터 하나회 출신들이 진급과 보직에서 불이익을 받은 결과 지금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나회 출신들을 별도로 배려해 줄 계획도 없다”고 말해 하나회 출신들은 앞으로도 진급에서 계속 뒤처질 것임을 시사했다.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하면서 국방부의 핵심보직인 정책기획국장에 보임될 것으로 알려진 차영구(車榮九·육사 26기·정치학 박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6월 서해 교전 당시 남북한 해군간 무력충돌을 ‘부부싸움’에 비유했다가 정치문제화되면서 기구에도 없는 ‘공보보좌관’으로 밀렸으나 4개월여만에 재기했다. 차장군의 재기 배경은 국방부 정책실장 출신인 조성태(趙成台)장관과 박용옥(朴庸玉)차관이 그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는데다,이번 인사로 이상희(李相憙)정책기획국장이 중장 진급과 함께 군단장으로 진출하고 김인종(金仁宗)정책보좌관이 곧 대장 진급과 함께 군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정책라인에 공백이 생기게 된 점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후임 정책보좌관으로 물망에오르는 김모·선모(육사 25기) 중장은 국방부 정책업무에 전혀 경험이 없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는 3사 1기(70년 임관) 2명이 처음으로 사단장으로 진출했다.또 육군 준장 진급자 50명 가운데 3사와 학군 출신은 지난해보다 각각 1명많은 12명,2명으로집계됐다.지역별로는 수도권 6명,충청 10명,호남 15명,영남 17명 등으로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국방부 정책조정과장인 한민구(육사 31기) 대령은 한말 충청권을 중심으로무장 독립운동을 펼쳤던 한봉수(韓鳳洙) 의병장의 손자이며,최종호(육사 30기)대령은 보병학교장으로 전역한 고 최영규 예비역소장의 아들로 부자가 장군이 됐다. ?오는 27일 대장 진급인사와 함께 실시되는 보직인사에서 현재 육군 중장이 맡고 있는 기무사령관 자리에 사단장을 거친 고참 육군 소장인 육사 26기출신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지금까지 기무사령관에는 군단장을 거친 육군 중장이 기용됐었다.기무사령관에 소장이 보임되면 지난 93년 문민정부 출범 직후 기무사의 ‘위세’를 꺾기 위해 기무사령관의 직급을 소장으로 하향 조정한 뒤 두번째가 된다.기무사의 ‘실세’인 문모(육사 27기)준장은 이번에 소장으로 진급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상 처음으로 심사위원들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벙커에 갇혀 심의했다”면서 “진급 확정자 개개인에 대해 만장일치가 이뤄질 때까지 심사위원들 사이에 충분한 토론이 있었다”고 전했다. 우득정기자 djwootk@
  • [인터뷰] MBC‘마지막 전쟁’주인공 강남길

    누군가에게 당하고 어쩔 줄 몰라 울상이 된 얼굴,현진건의 단편 ‘운수좋은 날’처럼 잘 나가는 순간 오히려 불안하게 느껴지는….강남길이 맡는 드라마 속의 성격은 한결같다. MBC 미니시리즈 ‘마지막 전쟁’에서 미니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막 ‘뜨기’시작한 그에게 맡겨진 역은 억눌리며 위태롭게 살아가는 인물이다.명문대 법대를 나왔지만 ‘뜻’을 펴보지 못한 비주류로 변호사인 아내(심혜진)에게남편대접은 기대도 못하고 산다.재미없는 직장생활을 집어치우고 빚을 얻어결혼정보업체 사장으로 덜컥 독립했는데 사장감투를 쓰자 ‘잘난’ 아내에게 큰 소리치기 시작해 오히려 집안이 시끄럽다.이쯤되면 시청자들은 ‘저러다 일 터지지…’ 하며 앞질러 걱정하게 된다.더욱이 대표급 여배우 심혜진이상대역이라니 그의 KO패는 확실해 보인다. “언제 제가 누구 이기는 것 보셨어요? 억눌리고 지친 현대인이죠” 단막극 ‘달수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 강남길에게 ‘약자의 설움’은 실제와 연기의 구분자체를 없앨만큼 잘 들어맞는다.PC통신에 ‘강남길이 너무 불쌍하다.팍팍 잘 나가게 하라’는 시청자들의 불만이떠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컴맹으로 보이는 그가 컴퓨터 관련 책을 두권이나 냈고,컴퓨터 강의를 할 실력을 갖춰 동정하던 시청자를 머쓱하게 하듯 TV속의 모습과 달리 실제의 그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단다. “다행인 게 있어요.드라마 도입부에서 저희 어머니 대사에 ‘잘 해줘라.아무리 잘나도 여자팔자라는 게 본래 우습다’는 말이 제 승리를 점치는 암시같거든요” 남편으로 가장으로서의 자리를 찾아야 가정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강남길은부부싸움이라도 ‘전쟁’이란 제목이 붙은만큼 치열하게 싸워 시청자들에게카타르시스를 주겠다고 한다.물론 그 싸움은 파괴가 아니라 화합으로 가는길이란 말도 덧붙였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암매장 주부 3일만에 구조

    기절상태에서 야산 계곡의 돌더미속에 암매장돼 있던 30대 주부가 3일만에극적으로 구조됐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22일 오전 7시30분쯤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기러기 농장앞 1㎞ 지점 계곡내 돌웅덩이에 묻혀 신음하던 김모(35·여·포항시 남구 연일읍)씨를 구조,병원으로 옮겼다.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일 오후 5시쯤 부부싸움끝에 남편 박모(45)씨에게 강제로 끌려가 죽장면에서돌로 머리·어깨 등 전신을 맞고 기절,벌거벗긴 채 돌로 덮인 웅덩이에 묻혔다.
  • 여야, 新북풍 ‘먼저 사과’ 맞공세

    여권이 서해사태를 ‘신북풍’의혹이라고 공세를 편 한나라당을 강력성토하고 나섰다.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 총재권한대행은 18일 “한나라당이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인 대응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북풍을 만들어냈던’과거정권에 몸담았던 야당인사들이 구태에서 깨어나지 못한 자기비하의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회의 김영배 총재권한대행,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와 3역이 참석한 양당 3역회의를 갖고 한나라당 일각에서 ‘신북풍’ 주장을 하는 것을 규탄했다. 서해사태에 대한 한나라당의 ‘신북풍’ 주장은 국가안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이런 주장은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을혼란케 하는 등 대단히 바람직스럽지 못한 만큼 야당은 더 이상 국가안보를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거듭 촉구했다. 과거 정권의 북풍이용 행태도도마에 올렸다.궁지에 몰린 정국을 반전시키기 위해 북풍을 조작,국민을 위기국면으로 몰고 갔다는 설명이다.이번 사태가 야당의 주장대로 ‘신북풍’의 일환이라면 여권이 호들갑을 떨며 위기를 확산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국민을 안심시키고 평정을 찾도록 하고 있는데 어떻게 북풍이라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김영배 총재권한대행은 “쌍방(남북한)간에 짜고 자행한 제 2의 북풍 운운한 것을 전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며 “한나라당의 행태는 60만 군에대한 모독행위이며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톤을 높였다.김대행은 이어 “한나라당은 즉시 북풍 운운하는 말을 취소하고 사과하라”면서 “한나라당이제 2의 북풍 발언을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여론을 들먹이며 이날도 ‘신북풍’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신북풍 발언은 국민들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라며 “실제 여론이 어떤가 살펴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김대행의 사과요구에 “해괴한 논리”라면서 “군이 피흘려 북한 함정을 격퇴하는 시점에 비료를 보내고 금강산 관광선을 보낸 정권은 오히려 군과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성명에서 “국방부 대변인의 ‘부부싸움 발언’은 준전시상황을 ‘칼로 물베기식’의 적당한 수준을 미리 설정해 놓고 싸웠다는 이야기냐”며 ‘기획교전’의혹을 제기했다. 곽태헌 최광숙기자 tiger@
  • ‘여성장애인‘ 주인공 김진옥씨

    서울여성영화제의 ‘더불어 보기’코너는 이 땅의 여성이 부딪치고 있는 문제를 진솔하게 다뤄 돋보인다.여성장애인(‘여성 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이야기’),일자리를 못찾는 30대 고졸 미혼여성(‘그녀의 하루’),가부장제 사회의 희생자인 모녀(‘모녀 참새의 하루’),며느리·아내·어머니 등 1인3역을 강요받는 맞벌이 여성(‘여자가 되는 것은 사자와 사는 일인가’)등을 앵글에 담아 울림이 크다.19일 상영한 김진열 연출의 ‘여성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이야기’는 두가지 문제를 동시에 포착,여성 장애인이라는 ‘이중의 소외’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자신의 출연작품을 보고 나오던 김진옥씨(42)는 “실물보다 덜 이쁘게 나왔다”고 우스개 소리를 던진뒤 “개인 생활이 타인에게 노출돼 쑥스럽고 창피하기도 하지만 부부싸움 장면 등은 재미있었다”면서 소감을 전했다.작품은김씨가 뇌성마비 중증장애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결혼,육아의 과정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자기를 사랑하고 삶에 도전하는 진취적 자세를 담고 있다. “비록 40분짜리 다큐지만 이런 작업이 ‘여성 장애인’이라는 두가지 억압에 눌리는 사람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촬영에 응했습니다”. 김씨는 앞으로 김진열 연출가와 함께 1년에 한두차례 계속 촬영할 계획이다.8개월된 서경이가 사춘기가 되어 장애인 엄마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김씨는 이런 저런 사연과 바람을 21일 재상영뒤 ‘관객과의 만남’시간에 들려주었다. 이종수기자
  • [뉴스 인사이드]”아내 구타는 日문화” 日총영사 국제망신

    [도쿄 黃性淇 특파원]‘매 맞을 짓을 한 아내를 때리는 것은 일본문화다’.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캐나다 뱅쿠버 주재 일본총영사는 캐나다 경찰에 불려가 이렇게 ‘항변’했다. 당당하게 폭력을 정당화한 ‘겁없는 남편’ 시모코지 슈지(下荒地修二·52) 총영사는 그러나 불행히도 해임될 것 같다. 외무성이 “그의 행위는 외무성 규칙에 따라 처분대상”이라며 금명간 해임,귀국시킬 방침이기 때문. 사건은 16일 새벽 총영사가 부부싸움을 벌이다 일어났다.남편에게 얼굴등을 맞은 부인이 치료하러 간 병원측에서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부부싸움이국제적 뉴스거리로 커졌다. 일본대사관측은 “이유야 어쨌든 총영사라는 직위를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사건이 해외토픽으로 전세계에 보도되고 일본 국내에서조차 여성단체들이 맹반발하는 등 사건은 갈수록 확대됐다. 외무성이 결국 해임이라는 칼을 빼든 것은 고위 외교관의 폭력행위보다는폭력을 정당화하며 내세운 ‘일본문화론’으로 더욱 국제적 망신을 샀다는데 책임을 묻기로 한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일본 국회에서조차 이 사건이 도마에 오르자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직접 나섰다.그는 “부부가 폭력으로 자기의 기분을 표현해서는 안된다”면서 “나는 한차례도 아내앞에서 손을 올려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국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오부치 총리는 “부부싸움은 한다.(아내의) 엉덩이에 깔리는 적도 있다”고 은근히 공처가임을 시사했다.
  • 줄어든 조정교부금 탓에 파경?/행자부 “싸움말릴 묘수없다”

    ◎대전시 “유성구 수입 늘어 교부금 10% 삭감”/유성구 “아예 반납… 市위임업무 손떼겠다” “부부싸움 한번 했다고 이혼하자는 꼴이다” 대전시 유성구가 내년도 조정교부금이 올해보다 줄었다며 조정교부금을 대전시에다 아예 반납하고 시 위임업무를 내년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에 행정자치부 관계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행정기관간의 다툼으로 행정서비스를 받아야 할 주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시 유성구는 최근 전체 조정교부금 983억원 가운데 동구·중구·서구 등 3개구는 지난해보다 더 많이 받았으나 유성구와 대덕구만 10% 이상 삭감됐다며 불만어린 표정이다. 조정교부금은 특별시와 광역시 산하 자치구간의 재정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교부금 재원은 시세인 취득세와 등록세로 자치구는 이 재원 가운데 50­70% 정도를 조례에서 정한 산정방식에 따라 나눠 받는다. 유성구의 경우,올해 117억5,500만원에서 내년에는 102억1,100만원으로 책정됐다. 15억여원이 준 셈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97년도유성구의 수입액이 당초보다 52억원이 증가해 내년 교부금이 올해보다 적게 책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행자부는 이에 대해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시가 교부금 산정방식대로 교부금을 줬다면 문제삼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성구에서 이번에 보인 반발은 궁극적으로 자치구 제도의 존폐여부에 대한 의문점을 던지는 것이어서 향후 지자체 발전에 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행자부는 도와 도 산하 시·군에는 교부세를 각각 지원한다. 그러나 유성구처럼 특별시와 광역시 산하 자치구에는 별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 대신 자치구는 특별시와 광역시로부터 조정교부금을 따로 받는다. 이는 도 산하 시·군지역과 다른 도시행정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자치구의 경우,주민들의 생활반경이 본청 관할영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등 행정의 중심이 사실상 본청이기 때문이다. 자치구세가 면허세·재산세·종합토지세·사업소세 등 4가지뿐인 것도 이 때문이다. 행자부 관계자들은 다른 자치구가 유성구와 같은 돌출행동을 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조정교부금이 적을 경우,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문제시비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자치구 제도를 폐지하거나 자치구세목을 시·군세목처럼 늘려주는 방안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방안들은 정치·경제적으로 쉽게 결정할 성질의 것이 아닌 만큼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간의 대화와 타협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목 추가방안의 경우,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산하 서초·강남구 등 일부 자치구의 경우,현재의 4가지 세목만으로도 재정상태가 풍족한데 여기에 또다른 세목이 추가될 경우,자치구간의 재정불균형 상태만 더 기형적으로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IMF가 뭐길래”/어린이 정신질환자 는다

    ◎부모 실직·생활고 겪으면 불안·짜증/부부싸움 보며 복통·스트레스 호소/학원 못다니게 되자 등교까지 거부/“따뜻한 가족애로 불안감 덜어줘야” IMF 사태 이후 부모의 실직과 생활고로 신경성 질환을 앓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 항상 초조·불안해하면서 짜증을 자주 내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며 심하면 조울증 증세까지 보인다. 쉽게 체하고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같은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 환자는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으로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간의 잦은 대화를 통해 불안감을 덜어주어야 하며 강박관념을 풀어줄 만한 여가활동을 마련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초등학교 3학년 A양(9)은 집에서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 40평짜리 아파트에서 12평짜리로 이사한 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작은 집에 산다는 게 부끄러워 친구들에게는 습관적으로 “큰집에 산다”고 거짓말을 한다. 등교를 거부하는 증세까지 보여 서울 상계백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학년생 B군(8)도 아버지가 부도를 내고 잠적한 이후 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 어머니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고 학교에 가기를 싫어해 치료를 받고 있다. 상계백병원 全成一 박사는 “아이들에게 상황을 사실 그대로 설명하고 부모의 잘못은 없으며 재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에도 부모의 실직과 생활고로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어린이 환자가 크게 늘었다. 어려워진 가정형편 때문에 유치원이나 피아노 학원 등에 가지 못하게 되자 의기소침해진 어린이들이 특히 많다. 한양대 소아정신과 의사 安東賢씨는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짜증을 자주 내거나 폭력적·자포자기적인 행동을 하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아이들에게 소원을 물으면 상당수는 “아버지가 직장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돈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洪聖道씨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싸움을 자주 하면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朴모군(6)은 최근 들어 밥만 먹으면 체한다. 아버지가 직장 문제로 어머니와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서울시내 소아과병원마다 朴군처럼 신경성 위장병을 앓는 어린이들이 하루 1∼2명 가량 찾아오고 있다. 경희대 의료원 鄭思晙 소아과장은 “IMF 사태 이후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줄면서 정서불안과 스트레스로 복통을 호소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졌다”면서 “따뜻한 가족애로 아이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高宗의 부부싸움(秘錄 南柯夢:21)

    ◎“황태자 폐위” 궁중流言 나돌아/고종 “맏아들 폐위는 나라 망치는 일” 진노/“누구의 획책인가…” 嚴妃 추궁하자 졸도/30분뒤 깨어나니 노여움 풀고 부부화해/“가화만사성 경의 말들어…” 번갈아 하사품 고종과 엄비의 가정불화는 마침내 엄비의 기절로 끝나게 되었으니 궁중 사건으로는 큰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런 긴급 사태를 당하여 정환덕은 고종에게 “안심하십시요.30분 뒤에는 깨어나십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과연 깨어날수 있을까.이 예언이 맞지 않으면 당장 해임당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30분이 지나 밤 8시가 되었다. 엄비께서 갑자기 몸을 옆으로 둘리시더니 얼굴을 벽에 대고 구슬같은 눈물을 흘리시며 숨을 몰아 쉬셨다.기사회생한 것이다.상궁과 내인이 급히 뛰어 대청에 나와 고종에게 엄비가 깨어난 것을 아뢰었다.황상께서는 급히 달려가서 엄비가 깨어나신 것을 확인하셨다.너무 기뻐 좌우를 돌아보시더니 “정시종(鄭侍從=정환덕)의 추산법(追算法)은 과연 천하 제일이다”하시며 칭찬하시기를 마지 않으셨다. 어떻게 엄비의회생을 예언할 수 있었을까.그건 정환덕이 엄비의 졸도가 약으로 치료될 일이 아니라 화병으로 일시 까무라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엄비가 졸도하기 전 정환덕이 엄비에게 불려가 고종과 독대 내용을 질문받은 일이 있었다.그 뒤 소문이 고종의 귀에 들어가 다시 고종에게 불려갔으니 사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터이다. 황상께서는 경위총관(警衛總官) 이근순(李根淳), 궁내협판(宮內協判) 이봉래(李鳳來),탁지대신(度支大臣) 이용익(李容翊),평양참령(平壤參領) 길영수(吉永洙),호위대참장(護衛隊參長) 이서구(李書九) 등 요인들이 즐비해 있는 가운데 대청에 좌정하시어 나(정환덕)에게 물으시기를 “지금 엄비가 너를 불러 무슨 일을 묻던가”고 하시었다.이에 아뢰기를 “엄비께서 단지 나라 일을 걱정하시며 왕실의 운명에 대해 점치라고 하셨을 뿐 그 밖에는 다른 말씀은 없었습니다”고 했다.황상께서는 “알겠다”고 하시면서 자리를 뜨셨다. 그때 나는 몸을 일으켜 “한 말씀만 더 드릴 일이 있습니다”고 아뢰었다.“무슨일인가” 하시기에 “속담에도 있듯이 집안이 화평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家和萬事成)고 하였습니다.군신간에도 화목하여야 나라가 잘되는 것이오니 폐하께서는 부디 매사 평화와 관용과 원만으로 해결하시고 상벌을 분명히 하시며 허실(虛實)을 분명하게 하신다면 궁중은 물론 장안도 아무탈 없이 승평(昇平)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만일 그렇지 못하면 위험과 난리가 박두하게 될 것입니다. 본시 권좌에 오르면 그 순간부터 정신이 몽롱해져서 정사를 그르치게 마련이다.1904년은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던 해다.그런데 국왕이 부부싸움에만 정신을 팔고 있었으니 그것은 마치 클린턴이 성추문 사건에만 신경을 쓰다가 미국의 대외정책을 그르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라가 위태롭다는 말은 입달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던 말인데 ‘남가몽’에 보면 성주목사를 심선택(沈善澤)이 이같은 말을 하고 있다.심선택은 북간도 개척을 진언한 인물이다. 편안할 때 위태함을 잊지말아야 하고 즐거울 때 우환을 잊지말아야 한다(安不忘危樂不忘憂)는 것은 고금의진리입니다.지금 나라 형편을 보건데 겉으로는 태평한 듯 하지만 속으로는 지극히 험난하여 문자 그대로 누란의 위기요,‘눈섭이 타는 위급’(燒眉之急)이라 할 것입니다.그러나 모두가 이같은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앉아서 바라만 보고 있으니 이것은 마치 만신창이가 된 몸에 도화분을 발라 상처를 가리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근본을 다스려야 낫지 말초를 다스려서야 나을 수있는 병이 아닙니다.지금이야말로 국가를 치료할 양약이 필요할 때입니다. 병든 나라를 치료하기 위한 양약이라고 했는데 이름이야 ‘개혁’이든 ‘제2의 건국’이든 상관이 없다.지금이야말로 그런 약이 필요한 때 아닌가. 아무튼 고종과 엄비의 부부싸움은 엄비의 졸도로 일단락됐는데 사실은 배후에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정환덕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내시가 한사람 있었는데 이름이 봉시(奉侍:내시) 강석호(姜錫浩)였다.이 사람이 불시에 정환덕을 찾아오더니 엄청난 궁중비밀을 털어놓았다.정환덕도 몰랐던 일이기에 깜짝놀랐다. 봉시 강석호가 내게 찾아와 “영감께서는경선궁 사건을 실지로 미리 알고 계셨습니까”하고 물었다.이에 답하기를 “사실은 부부싸움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아직도 안개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고 했다.강석호는 말하기를 “영감이나 저나 천안(天顔:임금)을 지척에서 모시는 몸으로서 다같이 나라와 고락을 함께 하고 있는 처지가 아닙니까” 하며 목소리를 낮추면서 “근일에 궁중유언(宮中流言)이 돌고 있는데 민비 소생인 황태자(순종)를 폐해 대군(大君)으로 강등하고 엄비의 소생인 영친왕을 황태자로 모시고 저 한다는 말이 돌고 있는데 황상폐하께서 이 소리를 들으시고 크게 진노하셔 말씀하시기를 ‘예부터 맏아들을 폐하고 어린 아들을 세운다는 것은 국가를 망치는 근본이라 했다.어느 반역분자가 이런 일을 획책하고 있는가’하시면서 엄비를 나무라셨습니다.엄비가 황공무지하여 어쩔줄 몰라 하시다가 까무라치게 된 것입니다.영감께서는 이 일을 알고 계셨습니까. 강석호는 부부싸움의 진상은 대개 그러하니 “이런 어려운 시기를 당해 앞으로 우리 두사람은 대소사를 가릴 것없이서로 협력하여 나가자”고 제의해 왔다.정환덕이 “물론 그렇게 해야지요”라고 동의했는데 얼마 뒤 고종이 정환덕을 불러 치하하였다. 황상께서는 “짐이 경의 말에 따라서 궁중의 유언비어를 말끔히 씻어 냈더니 화기(和氣)가 되살아났다.이 어찌 가화만사성 아니겠느냐”하셨다.엎드려 아뢰기를 “이는 이 나라의 훙복이옵니다.옛말에 ‘착한 마음을 한번 품으면 길신(吉神)이 따르고 악한 마음에 흉귀(凶鬼)가 따른다’고 하였사오니 이제 이 나라는 다시 회생할 것이옵니다”고 아뢰었다. 이때 고종은 손수 금일봉(금화 200환)을 하사하며 정환덕을 치하하였다.그런데 다음날 경선궁에서 엄비가 정환덕에게 “약간 정표를 준비했으니 받아 가라”는 하명이 있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 물건을 그냥 받아갔다가는 큰일날 것 같았다. 그래서 10여일을 그냥 맡겨두고서 찾아가지 않았더니 엄비께서 “저번에 약간의 정표한 물건은 왜 받아가지 않느냐”고 물으셨다.대답하기를 “너무 황송해 받아가지 못했습니다”고 하였다.그리고 나서 황상께 고하기를 “경선궁에서 약간의 정표로 하사하신 물건이 있었습니다만 감히 받을 수가 없어 이처럼 말씀드립니다”고 아뢰었다. 황상께서는 “무슨 물건이든가”고 물으시기에 “엄비의 말씀이 ‘막중 존엄한 자리를 가까히 모시는 신하로서 의복이 남루해 혹시 정결하지 못하여 냄새가 날까 두려워 다소의 의복을 하사한다’하셨습니다만 아직 펴보지 못하였습니다”고 아뢰었다.이에 고종이 “받는 것이 옳다”고 허락하셔 마침내 선물을 받아 펴보았다. 펴보니 구름 무늬 비단으로 만든 크고 작은 예복 각 한 벌씩과 물소뿔띠와 학을 그린 흉배자 각 한 벌,수단(繡緞) 두필,왜비단 두필,순인갑사(淳仁甲紗) 한필,가는 모시 세필,분명주 두필,목양목 두필,백미 10섬,지화(紙貨) 300환.씨를 뺀 화솜 50근.안동포 두 필 그 밖에 여러 물건이 들어 있었다. 고종은 200환밖에 하사하지 않았는데 엄비는 이처럼 지화 300환 이외에도 엄청난 물품을 하사하였으니 그때도 지금처럼 경제권이 여편 쪽으로 넘어갔던 것 같다.
  • 高宗과 조개탕(秘錄 南柯夢:20)

    ◎嚴妃,남편 바람기 재우려 안간힘/“女色 멀리하도록 잘 보필하라” 鄭환덕에 경고/기다리다 못한 엄비 직간했다 고종의 미움 사/부부끼리 서로 의심… “왕비 폐출”흘리기까지/크게 놀란 엄비 가슴치며 하소연하다 쓰러져… ‘왕과 왕비’라고 부부싸움을 하지말란 법은 없다. 다만 원인이 다를 뿐이다. 가난이 유죄라고 사가에서는 돈때문에 부부싸움을 하지만 왕실에선 돈 걱정할리 없다. 걱정이 있다면 여자 문제다. 고종은 참조개탕을 즐기셨는데 하루는 조개탕을 들다가 이가 뿌러졌다. 누구의 책임인가 당연히 감선청(監膳廳)이 책임을 져야 했다. 상감께서 참조개탕(蛤子湯)을 좋아하셨다. 그래서 감선청에서는 조석으로 수라상에 조개탕을 올렸는데,하루는 상감이 조개탕을 드시다가 앞니 하나가 뿌러져 소반위에 떨어졌다. 덩그렁하며 소반에 이가 떨어지자 상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옆에 있던 순종은 크게 웃으시면서 측근을 불러 명하시기를 “감선당번은 무엇을 했는가. 당장 원도로 유배하라”고 명하셨다. 감선당번은 서인택(徐仁宅)과 이봉천(李鳳天) 두 사람이었다. 한 개 치아로 말미암아 두 사람이나 유배당하게 됐으니 과연 국법이 무섭기도 하다. 조개탕 사건이 일어나서 그랬던가. 우연치 않게 고종과 엄비사이에 작은 전쟁이 벌어졌다. 1904년 고종의 나이가 50대 초반이었으니 아직 노쇠하였다고 보기 어려웠고 조개탕을 즐겨 그랬는지 양기에도 별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엄비는 상감의 옥체에 이상이 있을까 두려워했다. 순비(엄비)께서 내게 은근히 말씀하시기를 “상감께서는 늙지도 않고 젊지도 않은 나이(非老不少之年)신데 방사(房事=남녀의 동침)가 너무 빈번하셔 옥체를 상하실까 두렵소. 그대는 상감을 항상 가까히 모시고 있으면서 어찌 한번도 간하여 아뢰지 않았는가”라고 나무라셨다. 며칠 뒤 순비께서는 병풍 뒤에 숨어서 상감마마의 동정을 살피셨다고 들었다. 왕비도 여자인지라 남편이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질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정환덕을 불러서 질책하듯 원망하듯 황상을 잘 보필하라 했다. 엄비의 질책을 받고 정환덕은 기어이 상감께 성색(聲色)을 삼가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기로 결심했다. 마침 상감이 매우 기분좋은 상태에서 정환덕에게 물었다. 상감께서 자못 기쁜 기색으로 물으시기를 “역색(易色)이란 말뜻을 아는가”하셨다. 이에 아뢰기를 역색이란 얼굴빛을 바꾼다는 뜻으로 여색을 좋아한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여색을 좋아하는 마음에는 귀천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아옵니다. 그러나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슬픔이 찾아오고(樂極哀生) 음탕함이 극에 달하면 재앙이 찾아오는 것(淫極災生)이 자연의 이치라 군자는 반드시 중도를 지킴으로써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였습니다”고 아뢰었다. 그런데 나중에 들으니 엄비는 직접 고종에게 이렇게 간했다고 하는데 후환이 두려운 말이었다. 근래 국법이 해이하여 궁인들이 대궐 밖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으니 혹시나 병에 걸려 들어오는 아이가 있지 않을까 두렵사오니 궁인을 상대하실 때는 반드시 정환덕에게 명하시어 그 사람의 몸에 병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때 고종은 묵묵 부답하며 매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날 고종은 정환덕을 불러 독대하시더니 말씀하시기를 “짐이 경과 함께 지내기를 밖으로는 군신지간(君臣之間)이었으나 안으로는 부자지간으로 정분을 나누어왔다. 그러니 무슨 말을 하지 못하겠는가. 묻겠는데 엄비에게 큰 비밀이 있다고 들었다. 그대는 아는가. 숨김없이 대답하라”고 하시었다. 깜짝 놀란 정환덕은 시침을 떼고 대답하기를 “청천벽력같은 말씀으로 소신은 전혀 아는 바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정녕 그러한가?” 고종께서 다시 다그쳐 물어 보았는데,그때 정환덕의 등에는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그러면서도 “도끼로 맞아죽는다고 해도 아뢸 말이 없습니다”고 잡아뗐다. 집에 돌아와 곰곰히 생각하니 동네사람의 부부싸움도 말리기 어려운데 하물며 국왕 내외에 있어서랴. 무슨 재주로 말릴 수 있겠는가 싶었다. 다음날 대궐에서 입궐하라는 명이 내려 인력거에 올라탔다. 대한문에 들어서니 안내자는 “오늘은 함녕전에서 부르신 것이 아니고 경선궁에서 부르신 것이니 그리로 갑시다”고 했다. 경선궁에는 엄비가 계셨다. 엄비가 물으시기를 “그대는 상감을 뵙고 무슨 말을 하였는가”고 하셨다. 사실대로 대답했다가는 대번에 야단맞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드디어 속여서 말씀 드리기를 “어제 밤 상감께서 소신에게 물으신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간사한 무리들이 혹은 일본에 붙고 혹은 러시아에 붙어 유언비어를 만들어 서로 이간질하고 마침내는 나라를 팔아 먹고 있으니 이 나라 운명의 길흉이 어떠한가를 물으셨습니다. 다른 말씀은 없었습니다”고 아뢰었다. 그러자 엄비께서는 손으로 가슴을 치며 말씀하시기를 “상감께서 내게 의심을 품으셔 장차 나를 폐출하기로 했다고 들었는데 그런 말씀이 있었는가”하셨다. 나는 시침을 떼고 “소신은 듣느니 처음입니다. 내외간 일을 상감이 소신에게 물으실리 있겠습니까. 천부당 만부당한 일입니다”고 대답했다. 엄비가 손으로 가슴을 치면서 신하에게 하소연했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뒤 엄비가 졸도하여 의식을 잃고 말았다. “순비가 졸도하여 죽었으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어린 영왕은 어머니를 부르며 통곡하고 있으며 상궁나인들은 한편으로 엄비의 입에 기름을 넣어 드리고,다른 한편으로는 물을 목구멍에 넣어 드리느라 분주하다. 약으로는 사향환(麝香丸)을 갈아 드리고 있으나 삼키지 못하고 침을 흘릴 뿐이다. 어찌 하면 좋겠는가” 하시기에 나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니 길한 일이 모인다’(用死終生吉相聚)는 말을 인용하며 “염려 마시옵소서. 반시간만 지나면 깨어나실 것입니다”고 아뢰었다. 벽시계를 보니 7시반이었다. 고종께서는 시계를 보더니 “과연 8시에는 깨어나시겠느냐”고 물으셨다. 그러더니 “너는 여기 있으라” 하시며 종종 걸음으로 대청으로 나가 내의(內醫)를 불러 화제(和劑)를 쓰라고 하시니 내의들은 강화자음전(降火磁陰煎)이 좋다느니 청심진정탕(淸心鎭靜湯)이 더 좋다느니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기를 30분이 지나 괘종시계가 8시를 쳤는데 그때서야 내의의 화제가 나왔다. 사후 약방문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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