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부생활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진태현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김영희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이석수 특별감찰관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미혼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4
  • [특별기고] 경험으로 체득한 ‘진정한 자유’ 일깨워

    28일은 내각책임제 제2공화국의 국무총리 운석(雲石) 장면(張勉·1899∼1966)박사의 탄신 100주년이다.그는 국운이 기울던 구한말에 태어나 일제치하에서는 교육운동과 종교운동에 헌신하였으며,해방 후에는 신생 조국에 대한 국제적 승인과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을 이끌어내 국가의 기틀을 세우고,자유당 독재에 맞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이 땅에 구현하는 데 신명을 바쳤다. 그러나 그에 대한 세론은 혹평과 호평이 교차하는 평가의 아노미현상을 보이고 있다.과연 그는 5·16군사쿠데타를 저지하지 못해 4·19혁명의 고귀한 이상을 수포로 돌려버린 무능한 인물인가? 아니면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의 황금시대를 맛보여준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가인가? 현재 우리 사회가 다원적시민사회를 건설하고 민간 자율의 경제구조를 확립하며 화해와 관용정신에따른 국민통합을 지향한다면,그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이러한 제도와 정신을 실천하려 했던 선각자임에 틀림없다.그가 꿈꾼 세상이 오늘날에도 우리들이 이뤄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면 그의 삶의 궤적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영향을 주는지를 정신사적 척도에 의해 평가해야 마땅하다. 돌이켜보면 장면 박사는 독실한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자기수양과 자녀양육및 부부생활에 성공한 삶을 산,희유(稀有)의 정치지도자였다.그는 이러한 가정적 안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국가와 사회에 되돌리되 자신의 신념을 억압적 수단이 아닌 마음으로부터의 감화를 통해 전파하는 방법을 씀으로써 그를 접한 사람들의 삶에 지속적,장기적 영향을 끼친 구도자적 헌신의 일생을 보냈다. 그가 우리에게 남겨준 정신적 유산 중의 하나가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가치를 이 땅에 구현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그에게 민주주의란 ‘지도자의질이나 정책의 내용에 대한 가치보다도 오히려 만인이 협력해 그러한 가치를 찾는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그는 4·19혁명 이후 방종에 가까운시민들의 자유 구가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 속에서도 물리적인 힘에 의한 질서유지보다 시민들에게 자율적 각성의 시간을 주려고 했다.그는 말한다.“경험으로 체득한 자유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며,자유가 베푼 혼란과 부작용에 스스로 혐오를 느낄 때 진실한 자유를 얻는 것이다”라고. 장면 박사가 우리에게 맛보여준 자유민주주의와 자율에 기반을 둔 시민사회의 경험은,어둡고 긴 군사독재의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한국의 민주주의운동이 그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우리 모두가 공유한 희망의 기억이었다. 따라서 장면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공과를 논함에 있어 그 공은 장면에게 돌리고 허물은 그를 에워쌌던 당시 우리 사회 전체의 후진성 내지 미숙성에 돌려야 마땅하다고 본다./허동현 경희대교수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7회)-일본문학보국회원 장혁주

    한국 문학사전보다는 일본 현대문학사전에 더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 작가 장혁주는 식민지 시대 때 일본문단으로 등단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문명을 떨 쳤던 인기작가였다.1932년 ‘아귀도’(餓鬼道)란 사회성 짙은 작품이 일본의 유명한 ‘개조’(改造)지 제5회 현상공모에 당선된 후 그는 일·한 두 나라 에서 두 언어로 민족의식이 짙은 작품활동을 하여 금서 조처를 받는 등 아나 키즘적 경향이 짙은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1905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장은중(恩重)이고,창씨개명은 노구치 가쿠주(野口赫宙),일본인으로의 귀화명은 노구치 미노루(稔)이다.그가 쓴 단편 ‘다른 풍속의 남편’은 일인칭 소설로 ‘나’는 작가이다.모국(한국) 에서 간통사건에 연루되어 일본으로 피신,본처와 헤어지고 일녀 게이코와 결 혼하여 겪게 되는 서로 다른 풍속의 부부생활 중 아내로부터 온갖 수모와 학 대를 견디면서도 일본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각오를 다지는,말하자면 단순한 ‘친일’의 차원이 아니라 혈연적인 일본인화의 표상이다.자전적 요소가 짙 은 이작품처럼 그는 일본문단으로 등단한 이후 일녀 노구치 게이코(野口桂 子)와 결혼,아내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한국 근대문학사에서는 ‘무지개’ 등의 작가에다 문단 페스트균의 논쟁 유발자로 여전히 장혁주란 이름으로 남아있는 노구치의 친일행적은 임종국이 ‘친일문학사’에서 간략히 밝혔고,광복 이전 일본에서의 활동은 하야시 고 지(林浩治)의 ‘재일 조선인 일본어 문학론’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숱한 친일문인을 제치고 새삼 장혁주를 거론하는 까닭인 즉 그가 친일을 위하여 조선문인보국회가 아닌 일본문학보국회 회원으로 맹활약했었기 때문이다. 두 저서가 다 광복 이전의 ‘친일’행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해방 후의 활동은 묻혀 있었는데,장혁주가 일본인으로 귀화했던 1952년 전후에 취했던 그의 태도는 가히 충격적이다.그는 구태여 해방된 조국을 버리고 일본으로 귀화한 이유를 “한국 조야가 자기를 환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반역자 취급 을 하고 있기 때문”(조선일보 1952.10.14)이라고 밝혔다. 귀화 직후인 10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 동안 일본 잡지 ‘부인구락부’ (婦人俱樂部) 특파원 자격으로 한국전쟁을 취재한 그의 행위를 ‘서울신문’ 은 ‘민족반역자 장혁주 변장가명으로 불법입국’(1952.11.2)이란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격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수난의 조국을 배반하고 일신의 영화를 누리기 위하여 스스로 일본국에 귀화한 민족의 반역자 장혁주가 .....그 더러운 발자국을 유엔 종군기자라는 복장에 감추어 극비리에 이 땅에 들여 놓고 다시 돌아갔다는 사실이 일본의 신문보도로써 이제 밝혀졌다.....그는 10일간이란 체류 기간에 서울을 비롯 하여 그의 더러운 눈으로 본 한국의 그릇된 일편을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 에 게재케 하여 결국 일본에 귀화함으로써 왕도낙토(王道樂土)를 얻었다고 술회하였다......그는 이번 여행을 극비밀리에 계획하여 유엔군 병사의 복장 을 빌려 입고 심지어는 변장을 위하여 검은 안경에 안대까지 하여 유엔종군 기자의 패스포트로써 이 땅의 눈을 속여 가면서 온갖 곳을 돌아 다녔다는 것 이다.” 이어 ‘서울신문’은다음날 ‘장혁주 등의 비국민 행위를 규탄’이란 기 사에서 “친일작가 장혁주가 자기의 과거를 돌아보아 그 잘못을 회개하지 못 하고 아직도 8.15 해방 전과 꼭 같은 죄과를 범하고 있다”고 서두를 쓴 뒤 “조국에의 반역을 감행하고 조국을 팔아 외국인의 안목을 현혹하게 하며 민 족의 위신을 떨어뜨리게 하는 일은 우리가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위정당국 은 하루 빨리 이 자를 체포해 오게 하여 국민의 엄정한 심판을 받게 해야 된 다”고 역설한다.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행동했던 재능있는 이 작가의 초상은 역사와 문학을 다시 진지하게 생각토록 만들기에 충분한 자료가 될 것이다. 任軒永(문학평론
  • 여성 불임과 유산/丁奎萬 정규만한의원장(전문의 건강칼럼)

    불임증은 결혼후 1년 이상 임신되지 않는 경우로 남녀 각 40%에 원인이 있으며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20%나 된다. 여성불임의 원인은 난관 폐쇄, 배란 장애, 복막 유착, 경관 구조 이상 등이 있다.그밖에 자궁내막의 유착은 주로 인공유산을 시킨 후 자궁의 내막이 손상되어 일어난다.자궁내막염으로 정자의 자궁내 활동 억제,정자의 사망,수정란 착상 억제가 일어나 불임이 되는 경우도 있다. 결혼후 5년이 되었으나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 미인형의 부인이 찾아왔다. 병원의 모든 검사로는 정상이었다.부부생활도 극히 정상적이었다.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자위도 해 보았지만 얼마 가지 않았다.임신한 경험이 전혀 없느냐고 물으니 조금 머뭇거리며 비밀을 지켜 달라는 눈빛으로 사실은 처녀 때 임신중절을 딱 한번 했다고 털어 놓았다. 자궁이 냉하고 습담과 어혈이 착상을 방해한다고 판단하여 자궁기능을 강화하며 혈액순환이 원활이 될 수 있는 약제와 습담·어혈을 제거하는 약제를 가미하여 3개월 치료하여 임신에 성공하였다.이런 경우 팔자려니 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 참으로 안타깝다. 자연유산 또한 불임 못지 않게 심각하다.그 중에서 습관성 유산은 임신 20주 이전에 연속 세 번 이상 자연유산이 일어나는 경우를 말하는데 유전학적 문제 호르몬의 불균형 해부학적 이상 중 유전학적 문제가 가장 많다. 불임검사에서 모두 정상이거나 양방으로 만족할 만한 효과가 없을 때 한방으로 시도하여 상당수가 완치하고 있다. 너무 일찍 포기하거나 시험관아기부터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02)508­5161.
  • 부부금실/李世基 社賓 논설위원(외언내언)

    이탈리아의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빈곤과 유랑과 술로 일생을 보냈다.36세에 임종하면서 “나는 아내만을 믿고 살아왔다.우리부부는 영원한 기쁨을 믿고 있다”고 유언했다.방종한 생활과 폭음으로 평생을 속썩이던 남편이 죽자 그의 아내는 다음날 아침 6층 창문에서 몸을 던졌다. 부부란 참으로 묘한 관계다.서로가 헐뜯고 미워하다가도 사랑하고,이해하다가도 질투한다.그러나 미운정 고운정이 다들어서 악착같이 싸우는 것 같지만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다.평생의 동반자로서 마른 일 궂은 일을 함께 하는 동안 용모는 물론 맵고 짠 음식취미와 생활습관까지도 골고루 닮아있다.그래서 ‘남편이 부르면 아내가 따르고 아내가 부르면 남편이 따른다’는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말도 있다.결국 ‘미워도 고와도 나만의 아내요,남편’이라는 의미다. IMF한파니 IMF실직 등으로 이혼율이 상승하는 추세와는 달리 ‘가정은 전보다 더 화목해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최근 SK생명이 조사한 ‘IMF이후 부부의 애정정도’에서다.응답자중 21%가 ‘부부의 애정이 좋아졌다’,23%가 ‘남편이 가정에 충실해졌다’는 반가운 대답이다.요즘 실직 가장들이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거나 냉대받는다는 말에 비하면 정상적이고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가족은 어려울 때일수록 똘똘 뭉쳐서 용기를 북돋워주고 편들게 마련이다.그런 의미에서 부부의 좋은 금실은 가족전체의 화목이자 가정의 튼튼한 기틀이 된다. 노부부가 손을 잡고 외출하는 모습은 갓 결혼한 신혼부부 못지않게 싱그럽다.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있는 부부를 보면 ‘그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시간의 깊이는 부부생활의 깊이와 정비례한다’고 한다.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百年偕老) 하는 것은 인생에서의 최상의 성공일 것이다. 냉수 한잔도 나눠마시는 따뜻한 가족애와 친밀한 부부애는 IMF한파쯤은 얼마든지 녹여버릴 수 있는 위대한 힘이다.‘지어미는 지아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지아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으면서’ 어려운 한 시기를 부드럽게 넘겨야겠다.
  • 단칸방 시댁식구 동거/남편에 가정파탄 책임(조약돌)

    ○…서울가정법원 항소부(재판장 박준수 부장판사)는 3일 김모씨(42·여)가 단칸방에 시댁식구들을 불러들여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어렵게 했다는 이유를 들어 남편 이모씨(42)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두사람은 이혼하고 남편 이씨는 부인 김씨에게 1천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남편 이씨가 동생이 모시던 어머니와 시댁식구들을 단칸방으로 불러들여 부인이 부엌바닥에서 자게 하는 등 부부생활을 어렵게 한 책임이 있다”면서 “비록 부인 김씨가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고 부부관계를 거절하는 등 관계를 악화시킨 측면도 있지만 가정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고 밝혔다. 94년 말 결혼한 부인 김씨는 남편이 96년 2월에 어머니,8월에는 누나를 단칸방으로 불러들이자 부부싸움을 계속한 끝에 소송을 제기.
  • 컴퓨터 통신에 살림차린 사이버부부를 아세요?

    ◎결혼식까지 올리고 메일로 대화 나눠/현대 300여쌍… 지속기간은 2∼3개월/정보업체 운영… 일탈 등 역기능도 우려 부부는 무촌.누구보다 친밀한 사이지만 돌아서면 언제든 남남이 된다.부부관계처럼 편안히 사귀다가 이게 아니다 싶을땐 상처없이 헤어질 방법은 없을까. 이같은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사이버부부’가 요즘 통신공간의 화제다.‘사이버부부’는 말그대로 컴퓨터 통신에서 살림을 차린 커플.대화방 등에 신방을 꾸미고 메일로 서로의 안부를 챙기며 시시콜콜한 속내 얘기를 나누는 가상 부부다.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유니텔 등에서 지난 1월부터 사이버부부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정보제공업체 컴스컴의 이영규 사장은 “통신쟁이들끼리의 수다는 겉돌기 일쑤여서 통신상의 ‘다정한 친구’를 궁리하다 부부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사이버부부도 현실의 커플과 다름없는 과정을 거쳐 인연을 맺는다.공개구혼란에 자기신상을 소개,데이트신청을 받은뒤 일정기간 사귀다 ‘이 사람이다’ 싶으면 결혼하는 것.주례와 사회자,하객을초청해 사이버결혼식까지 올린다.이런 과정을 거쳐 부부가 된 이는 줄잡아 300여쌍.결혼 1년이 되도록 화목한 가정을 깨지않는 이들도 있지만 사이버부부의 지속기간은 보통 2∼3개월정도. 현실 부부생활에서의 문제,불만족을 대리배출하거나 실제로 불가능한 결혼연습을 해볼수 있어 이용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는게 이씨의 장담.하지만 일탈,지나친 탐닉 등 사이버부부의 역기능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국내 번역된 미국 사회학자 마크 포스터의 ‘뉴미디어의 철학’이라는 책에는 사이버공간에서 이상형을 찾아 현실의 남편과 이혼했는데 알고봤더니 그 이상형이 여자였던 경우 등 부부 붕괴를 가속화시킨 외국의 사례가 실려있다. 문화비평가 김성기씨는 “사이버부부는 ‘부부’의 기존규범이 급격히 도전을 받고 전자문화가 확산되는 사회변동을 일단 반영하는 현상”이라면서 “부부관계 훈련을 하면 현실에서 금슬이 더 좋아질 수 있겠지만 반대로 가상공간으로의 도피,현실에서의 일탈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흑하시민의 러시아 엿보기(흑룡강 7천리:14)

    ◎강건너 블라고베시첸스크 1일관광 활기/한해 100만명 다녀와… 호텔서도 비자 발급/관광은 허울일뿐 대부분 의류 등 봇짐장수 흑룡강성 흑하시와 강건너 러시아땅 블라고베시첸스크와는 일일관광이 시작된지 오래다.1988년 9월의 일이니까 곧 10년째를 맞게 되었다.주말을 빼고는 블라고베시첸스크로 가는 관광비자를 호텔에서도 받을수 있다.지난 해에이미 1백만명이 블라고베시첸스크를 다녀올 정도로 러시아 일일관광이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흑하시에 도착한 날이 금요일이라 러시아관광은 포기하고 대신 대흑하도로 건너갔다.흑하시에 속한 대흑하도는 러시아쪽 강안과 불과 750m밖에 떨어지지 않은 0.87㎢ 넓이의 섬이다.멀리서 보면 강심에 거대한 유람선 한 척이 정박한 것처럼 보인다.대흑하도 한가운데는 파리 에펠탑이 연상되는 망강루가 우뚝했다.수정구처럼 생긴 망강루 꼭대기 원형건축물에서 내려다 보면 흑하시와 블라고베시첸스크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9년전부터 1일관광 시작 이 섬의 핵심건물은 국제무역청사다.둘레 1천880m,높이 13.5m의 청사는 마치 돌로 쌓은 성채와 흡사했다.송나라와 당나라때 성벽을 본떠서 지었다는 건물안에는 세상 물건을 다 진열한 만물시장이었다.중국말과 러시아말,조선말이 왁자지껄한 가운데 의성의태어까지 동원되었다.러시아말만 통하면 장사에서 이길수 있다는 것이 상인들의 말이고 보면,흑하시에 노어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까닭을 알만했다. 국제무역청사에서 만난 조선족 여인 이옥희씨(32)는 연변출신이었는데,3년전에 대흑하도에 와서 자리를 잡았다.남들이 다 한국바람에 미쳐 날뛸때 5천원을 가지고 와서 좌대 하나를 빌려 옷장사를 시작했다.언니가 사는 흑하시에 들러 러시아 일일관광을 하고 나서다.러사아인 상대 장사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어 장사를 시작한 그녀는 강건너 러시아에도 옷가게 몇 개를 더 마련했다. 흑하시와 블라고베시첸스크와의 일일관광은 사실상 빛이 바랬는지도 모른다.관광은 허울일 뿐 실상은 장사행차다.중국쪽에서 건너간 관광객이 러시아쪽 강안에 내려 관광버스에 오르면 경찰차가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그리고자가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따라오다 첫 관광코스인 아무루주박물관에 내리면 자가용차에서 내린 러시아인들이 중국 관광객을 겹겹이 에워싼다고 했다.관광객들이 가져간 물건은 박물관 앞에서 곧 바로 거래되었다. 조선족 이옥희 그녀는 러시아 일일관광에서 돌아와 장삿길로 접어들었다.언니와 아즈바이라 부르는 형부,또 김동무로 호칭하는 자신의 남편이 함께장사꾼이 되었다.아즈바이와 김동무는 하얼빈과 심양에서 물건을 도매로 떼어오면 그녀와 언니는 파는 일을 맡는다.언니와 번갈아 국제무역청사 가게와 강건너 러시아에 마련해놓은 4개의 가게를 돌며 장사를 하고 있다. 흑룡강 건너 아무르시장에는 아예 중국인상업구가 형성되었다.그런데 절반 이상이 조선족이라는 것이다.중국에서 러시아로 건너간 조선족 상인은 2만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블라고베시첸스크에 5천명,하바로프스크에 1만명,이르크추크시에 7천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러시아원동에는 도시마다 자그마한 조선족집거구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 원동의 조선족들은 광복절인 8월15일과 연변 조선족자치주 성립일인 9월3일에는 운동대회를 연다.러시아 조선족,한국기업,연변,흑룡강,요령팀으로 나누어 경기를 벌이는 운동회 경비는 같은 업종의 상인들 모임과 한국기업에서 댔다.운동회는 보통 이틀간 계속되었는데,운동회때는 반드시 소를잡아 현장에서 구워먹는다고 했다. ○도착하자마자 물건 동나 흑하시에서 만난 김상회씨(46)는 한달에 한 차례씩은 러시아를 찾는 조선족이었다.보따리장수 일손을 놓은지 이미 오래인 그는 러시아여행은 좀 유별났다.여자를 보러 러시아에 간다고 했다.진담이지 농인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러시아에 쌔고 쌔버린 것이 여자들이라는 이야기다.그래서 중국에서 건너간 장사꾼중에는 러시아 여인들과 임시부부로 사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장사위해 현지남편도 러시아에 간 조선족 상인들의 임시 부부생활에는 별별 유형이 다 있다.그 하나가 중국에 남편을 두고온 유부녀가 러시아에서 현지남편을 맞은 경우일 것이다.서른 둘 나이의 젊은 유부녀가 서른 여섯의 임시남편을 얻기 위해 본남편의 동의를 받아냈다는 내용인데,이는 신문에도 보도되었다.기사를 쓴 조선족 기자는 본남편이 동의한 편지까지 공개한 일이 있다. ‘사랑하는 당신.처음에 편지를 보고는 놀랍기도 하고 분통도 터졌다오.자칫하면 아내를 빼앗기겠다는 생각에 당장 돌아오라는 호통도 치고 싶었소.그러나 여러 날을 두고 고민하면서 편지내용을 곰곰 검토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소.임시적으로 부부를 맺어 장사만 잘 된다면 이성합작을 동의한다는 생각이오.……1996년9월25일 남편으로부터’ 그러나 중국에서 노무일꾼으로 러시아에 간 조선족들에게는 불륜현상은 거의 없다.이들은 남새(채소)재배를 목적으로 송출되었다.중국에서 1근에 1원하는 토마토가 러시아에서 7∼8원하는 것을 보고 중국 조선족들이 집단으로 건너갔다.이르크추크시 교외에는 반석시 안락향과 흥기령진에서 간 조선족 22명이 살고 있다.러시아인들 보다 몇 곱절 힘을 들여 농사를 짓는 이들은 늘 가족을 그리면서 산다는 것이다.조선족 원동수씨(39)가 가족에게 보내온 편지를 보면 그런 사연이구구절절 배어있다. ‘잡풀이 어찌도 많은지 호미날 절반이 다 닳도록 여름내 김을 매었소.러시아인들은 김을 매는 법이 없다오.그래서 러시아인들은 고추만한 오이 몇낱을 따지만 우리 밭에는 팔뚝같은 오이가 주렁주렁 달렸다오.농사일이 고달프기 보다는 집 생각이 더 간절하다오.아이들 편지는 서로 돌려보고 당신 편지는 베갯밑에 묻어두었소’
  • 40대 가장들 극단의 선택 충격

    ◎가정불화 등 비관 이단 자살·가족 살해…/불황·실업 위기에 무기력증 겹쳐/병원·약국·우울증 등 호소환자 급증/가족·친구 등 대화로 중압감 씻어야 40대 가장들이 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등의 사건이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가정불화나 아내의 불륜 등이 ‘극단적 선택’의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40대 특유의 심리적 불안에다 기업도산 사태,명예퇴직 바람,해이해진 사회기강 등 사회·경제적 현상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최근들어 병원과 의원,약국에는 우울증과 무기력증은 물론 불면증 위장병 등을 호소하는 40대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주변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그동안 잠재해 있던 신체적,정신적 질환들이 한꺼번에 나타나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고개숙인 40대’들의 상담을 받는 가정상담연구원에는 올들어 하루 평균 20여건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지난해보다 50%이상 늘어난 수치다.상당 내용의 대부분은 우울증과 무기력증,앞날에 대한 불안감,가정불화 등이다. 서울 광혜병원 정신과 신승철 원장(44)은 “인생의 황금기와 쇠퇴기의 기로에 선 40대는 강박관념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라면서 “부부생활에 대한 권태감,자식들의 외면,무거워지는 경제부담까지 겹쳐 심리적으로 더욱 무거운 짐이 지워진다”고 말했다. 신원장은 “여기에 최근의 사회·경제적 불안요인까지 가세,스트레스가 심하다보면 가족 동반자살과 같은 최악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심리학과 김명언 교수(43)는 “지금의 40대는 극심한 시험지옥속에 10대와 20대를,직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속에 30대를 보낸 세대”라고 지적하고 “40대가 되자 자신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회의가 지나쳐 정신분열적인 상태로 치닫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정상담연구원 박일용 원장(51)은 “가족 친구와 대화를 자주 가져 가장으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느끼면서 경쟁에 대한 중압감을 버리고 소박하게 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하오에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서 무역업자인 김진형씨(41)가 부인(31),아들(4),딸(1)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을 기도했다.김씨는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고 더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하오 4시쯤에는 전남 순천에서 40살 식당주방장이 부부싸움 끝에 부인과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일 상오 1시쯤에는 울산시 중구 우정동에 사는 이재섭씨(42)가 가정불화로 고민해오다 술을 마시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 부부생활 만족요인 상대방의 배려가 1위

    우리나라 부부의 결혼생활 만족도는 배우자가 자신을 얼마만큼 생각해주느냐에 좌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사회문화연구원이 실시한 한국 도시부부의 상호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전체부부의 50%가 남녀 모두 자신을 생각해주는 것을 제1의 만족요인으로 꼽았다.그 다음으로는 성생활만족도,상대의 인생관에 대한 만족도 순으로 드러났다.소득이나 사회적 지위,용모 등은 상대적으로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과다혼수 폐습 없애자/김동익 새문안교회 목사(서울광장)

    요즘 결혼식 주례하기가 두려워진다.오늘 나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리는 이들이 얼마 살지 못해 투닥투닥 싸우거나 헤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기 때문이다.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은 결혼 3년이내에 3분의1 이상이 이혼하게 되고,우리나라에서는 이혼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가정법원에서의 이혼건수가 60년대보다 90년대에 들어서 3배나 증가되었다고 한다. 부부일신,부부성결,부부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할 부부의 기본 윤리가 흔들리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중·고등학교에서 보면 한 학급의 20%정도 학생이 결손가정의 자녀이고 대개의 결손가정은 부모의 이혼으로 생긴 것이라 한다. 교회 내외에서 많은 약혼식,결혼식을 집례해 오면서 결혼 초기에 잘 싸우는 가정,또는 깨지고 마는 가정들의 공통점 몇가지를 알게 되었다. 첫째,신부측에서 혼수를 많이 해오거나 또는 신랑측에서 과도한 혼수를 요구한 가정이 그렇지 못한 가정보다 위험하다.얼마전 화제가 되었던 김모 의사가 혼수문제로 아내를 구타하여 결국 유산까지 하게 했다고 해서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부모덕으로 처음부터 잘 사는 가정보다 신혼부부가 함께 노력해서 자기 살림 하나하나 마련해 가는 보람과 기쁨을 가진 가정이 더 행복하다.대개의 경우 부모덕으로 좋은 아파트에 온갖 살림도구를 갖춰 놓고 사는 신혼부부일수록 자기 살림 마련의 노력과 멋이 없다보니 투닥투닥 잘 싸우게 되고 불화가 악화되면 쉽게 헤어지기도 한다.그래서 혼수폐습을 없애는 것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네 시작은 미약했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욥기의 지혜를 터득하며 사는 자가 행복하다.그러기 위해서 혼수 폐습을 없애도록 해야 하겠다. 둘째,인품보다 외모를 먼저 찾아 결혼한 가정이 위험하다.얼굴이나 몸매는 감상의 대상은 될 수 있지만 마음을 묶어두는 영구적인 것은 되지 못한다.결혼한지 3년쯤 되는 남자 한분과의 이야기가 감명스럽게 기억난다.자기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것은 최근 몇개월 전부터라고 한다.아내가 화상을 당해 수술을 하였지만 얼굴 한쪽에 큰 흉터가 남게 되었는데 화상을 당하기 전에는 아내의 얼굴이 예쁘다는 어떤 기쁨이 앞섰는데 지금은 아내의 인격과 마음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때부터 아내가 정말 사랑스럽게 보이더라는 것이다. 셋째,부부가 서로에 대해 사랑의 노력을 해야 한다.부부사랑은 노력한 만큼 열매를 맺는다.그래서 나는 결혼주례를 할 때마다 행복한 부부생활을 이루게 하는 「부부생활 십계」를 주고 있다.모두가 함께 읽어보기 바란다. 제1 두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지 말라.던지는 사람이 있으면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두 사람이 동시에 던지면 받을 손이 없다.화를 내야 할 경우라면 교대로 하라. 제2 집에 불이 났을 때 이외에는 고함지르지 마라.음성은 둘이 모일때 점점 커지는 버릇이 있다.저쪽에서 소프라노로 나오면 베이스로 화음을,테너로 나오면 낮은 알토로 하모니를 내라. 제3 눈이 있어도 흠은 보지 말며,입이 있어도 실수를 말하지 말라.상대방의 장점을 보고 결혼한 사람보다 자기와 비슷한 단점을 발견하고 결혼한 사람이 지혜롭다. 제4 아내나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아내를 어머니와 비교해 생각한다든지 남편을 친정아버지나 오빠와 비교해 보는 것은 아직 어른이 못된 증거이다.가정에서 내 남편,내 아내가 최고라는 긍지를 갖고 살라. 제5 아픈 곳을 긁지 말라.기왕 긁으려면 가려운 곳을,상처는 싸매 주는 것이지 박박 긁는 것이 아니다. 제6 분을 품고 침상에 들지 말라.분은 하루를 넘기면 이틀을 가고,이틀을 넘기면 나흘 지속하는 기하급수적 성격이 있다.확대를 막는 비결은 그날 잠들기전에 푸는 것이다. 제7 처음 사랑을 잊지 마라.연애시절의 혹은 결혼 초기의 로맨틱한 기분과 달콤한 일들을 가끔 회상하는 것이 애정생활 지속의 묘약이 된다. 제8 결코 단념하지 말라.「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우리 속담을 생각하라.큰 것 같아도 지극히 작은 것이 부부의 불화이다. 제9 숨기지 말라.부부 사이에 숨기고 있는 점이 얼마나 되느냐?하는 것이 애정의 척도이다.숨기는 것은 버릇이 된다. 제10 본래의 중매자를 따돌리지 말라.남자와 여자를 짝지어 주신 이는 하나님이시다.가정에는 부부 이외에 또 한 사람 창조자 하나님이 계신다.그러기 때문에 부부는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는 믿음의 가정이 되라.
  • 초등생 성폭행·여중생 「학교출산」의 충격/전문가 진단

    ◎고영복 서울대 명예교수/“아이들을 깨끗이…” 윤리의식 상실/10대 자기보호훈련 적극 독려해야 한다 성폭행을 당한 어린 여학생이 임신,출산해 학교를 그만 두었다는 보도를 접했을때 우리 사회에 구멍이 뚫렸다는 실망감과 허탈감을 지울 수 없었다.그 여학생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우리 젊은이들을 이렇게 무책임하게 내버려 둬도 되는건지 자책감마저 든다.어린 아이들이 어른들의 성적 추행 대상이 되는 추잡한 실례를 볼때마다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의 원망을 점점 더 살수 밖에 없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우리는 잘 살아보자며 바삐 뛰어다녔고 물질적 풍요를 얻기 위해 웬만한 다른 가치들을 희생해 왔다.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어린이의 교육은 무조건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알고 방치해 두었고 생활환경이 어떻게 망가지든지 상관하지 않고 개인의 삶을 즐기는 데만 힘을 쏟았다.우리들의 대를 이을 젊은 사람들을 길들이는 사회적 의무를 망각해온 것이다. 성폭행은 기본적으로 어린 아이들도성적 유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유흥업소의 상업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보아야 한다.아무리 퇴폐하더라도 어린 아이들의 세계만은 깨끗이 지켜주어야 한다는 윤리의식이 사라진지 오래다. 우리는 아직도 청소년들이 마음대로 술을 살 수 있고 담배를 피워대도 수수방관하고 있다.이는 잘못된 자유방임주의 탓이기도 하지만 청소년 보호의무를 저버렸다는 점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 특히 어린 아이는 사회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또 어른들이 청소년의 세계를 신성불가침의 성역으로 여기는 책임의식이 제고되어야 한다. 우선 가정에서부터 오염된 세계를 피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적극걱인 부모의 교육이 있어야 한다.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부모가 의논 상대가 되어야 하고 공동으로 주변의 악을 물리치는 협조자가 되어야 한다.아이들이 자기 세계를 스스로 지키려는 훈련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아이들이 부모가 무서워 말을 못하는 것은 부모에 대한 불신감에서 오는 것이다. 이웃이나 지역사회 수준에서는청소년 유해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끊임없는 감시와 여론의 환기가 있어야 한다.동네에서 일어난 일을 무심코 흘려 듣지 말고 악의 근원을 뿌리뽑는 일에 함께 나서야 한다.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퇴폐적이고 불미스러운 행동이 없어야겠다고 뜻을 모으면 사회악이 발붙일 곳이 없게 될 것이다. 학교는 지식교육 뿐만아니라 생활교육을 본격 실시해야 한다.그러나 현실은 학생들이 처한 생활구조의 깊은 데까지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카운셀링이라고 하지만 형식적인 것에 그친다. 학생들의 인생상담까지도 교사들이 맡도록 해야 한다. 매스컴은 청소년 세계를 짓밟는 일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고발을 해야 한다.한때 부정부패 고발에 총동원되었던 것처럼 청소년의 성역 침범 문제에 대해서도 가차없는 책임추궁이 있어야 한다. 법적으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가중처벌하는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기존의 법으로도 통제 불능은 아니지만 특별법은 단호한 권력의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고 청소년 보호운동의 촉진효과를 가져온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사소한 상법행위에서부터 노동착취,자녀유기,동료들의 학대,사회적 보호시설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한 것이어야 하고 나아가 처벌강화만이 아니라 장려·표창에 이르기 까지 사회적 상벌의 다양성을 꾀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 보호는 이제 제도의 틀만으로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결국 사회의 분발을 호소하고 있다. ◎조두영 서울의대 정신과 교수/성폭행은 정신병리 현상/가해자 정신병 치료 강제화 “마땅” 10대 초반 여자아이들의 성폭행 피해 사례가 알려지면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10년전 미국통계는 출생 후 15세까지 신체접촉을 포함해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여성이 전체의 16%로 조사됐는데 최근 우리나라 형사정책연구원의 조사에서는 일생을 통해 여성 40%가 그런 경우를 당한 것으로 나와 있다. 어린 소녀들이 이처럼 성폭행을 당하는 까닭은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때문이다. 첫째는 요즈음 여자 아이들이 신체 발육이 빠르고 예쁘고 애교있게 키워지며 몸 노출을 많이 하는 복장을 해서 남자들의 눈을 끄는데 있다.두번째는 영상매체나 실생활에서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을 쉽게 본다는데 있다.셋째는 핵 가족화,부모의 직장생활,가정파탄의 증가로 인해 이들을 돌봐주고 감시할 어른들이 주의에 없다는데 있다.넷째는 모든 인간이 갖고있는 성에 대한 본능적 욕구가 사회적인 통제를 받지 못하고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점이다. 가해자는 대략 아버지(계부),오빠 등 가까이 지내는 가족친지가 각각 33%를 차지하며,처음보는 낯선 사람의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한달 전 발표된 어느 권위있는 상담소 통계도 이와 비슷하였다. 가해자들의 성격은 세가지 정신병리를 가진 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많은 형이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이지만 속 깊이에서는 무섭게도 신체폭력과 성폭력 구사의 즐거움을 탐하는 자들이다.둘째형은 평소 사내다움에 자신을 가지지 못하는 성격에다 무직자거나 아내로부터 심한 구박을 받는 자,어디에 잘 끼지 못하는 자들로서 이들은 자기가 만만히 상대할 수 있는 어린 여성을 택한다.세번째형은 유독 어린이와의 성행위에서만 만족을 느끼는 성격이상자들이다.또 사회병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여권이 향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짓눌림을 느끼는 남성이 성인 여성보다는 미성년자를 선호하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성폭행 당한 후 즉각 일어나는 심리적 피해는 아주 크다.즉 불안·우울·심리퇴행이 두드러지는데 피해자들은 이를 말로 표시하지 못하고 불면증·깜짝깜짝 놀람증·식욕상실·두통·소화불량·복통·설사 등의 육체적 증세와 정신장애를 수반하고 학생일 경우 학교성적 급락·야뇨증 같은 증상도 생긴다. 이들 피해자들의 특징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해자들은 『네가 입을 열면 내가 가출하든가 죽든가 하겠다.너도 이대로 살 수 없다』는 등의 협박과 애원을 한다.어머니에게 얘기했다가는 야단을 맞을까 겁난다.이웃 사람이나 친척과 의논하려해도 학교선생님과 상담하려해도 힐난을 받을까 두렵다. 성폭행의 후유증은 당한 횟수,빈도에 따라 차이가 나며 특히 매맞으며 당한 경우와 여러사람 앞에서 당한 경우,장기간 당한 경우 그 후유증이 아주 크다. 어른이 되어도 피해자는 남성을 피하고 불신하며 또 남성들에게 공격적이 된다.성적 욕구가 억제당해 독신으로 남거나 결혼해도 원만한 부부생활이 어려우며 반대로 자포자기에서 성적 방종의 길로 들어서거나 최악의 경우 성폭행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해 목숨을 버리는 경우도 많다. 성폭행을 당한 이들은 사물을 모호하게 보며,판단력도 흐리고 노이로제와 우울증에 쉽게 걸리며 「경계선 장애」라는 특수한 정신질환에 걸려 평생을 고생하는 수가 많다.
  • 초여름 문단/중견작가들 신작발표 러시

    ◎김양호­등단 18년만의 첫 창작집 「북극성으로 가는 문」/이성부­바위타기·화강암 등 산소재 시집 「야간산행」/김용락­장애인·환경문제 등 「기차소리를 듣고 싶다」간 「술과 글은 익을수록 제격」초고속으로 쏟아내는 다산성 작가들 틈바구니에서 중견작가들이 오랜 발효를 거친 신작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작가 김양호씨(43)가 등단 18년만에 첫창작집 「북극성으로 가는 문」을 실천문학사에서 펴낸 것을 비롯,이성부 시인(54)이 7년만의 신작시집 「야간산행」을,김용락 시인(37)이 9년만의 「기차소리를 듣고 싶다」를 각각 창작과 비평사에서 발간한다.절로 익어 터지기를 기다린 진득함이 돋보이는 이 책들은 가볍고 빠른 글에 익어버린 젊은 세대에게 「글쓰기의 괴로움」을 새삼 일깨워준다. 지난 7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온 김양호씨는 86년 장편소설 「일부변경선」을 낸뒤 10년 산고끝에 첫 작품집을 묶었다.10편이 실린 책은 가족에게서 버려지고 일상에서 고립돼 소외감에 시달리는 이들의 황폐해진 정신을 주조음으로 깔고있다. 단편 「북극성으로 가는 문 1」의 주인공은 단칸세방에 유폐돼 몽롱한 의식세계를 떠돈다.얇은 벽을 통해 옆집 부부생활의 소음이 고스란히 건네오는 밀폐된 공간에서 살인과 에이즈와 종말교를 전하는 TV를 세계와의 유일한 통로로 삼은 그는 휘청거리는 자신의 의식세계를 꿈과 현실을 오가는 내러티브로 털어놓는다.세속적 성공을 척도로 삼는 아버지에게서의 탈출을 꾀하는 「북극성으로 가는 문 2」,광신도인 어머니에게서 벗어나려 미쳐버리는 「형」 등의 인물들은 스스로 부적응함으로써 아무렇지 않은듯한 일상의 공기가 얼마나 숨막히는지를 고발하고 있다. 탄탄한 시적 기반으로 지난 80년대 참여시의 좋은 모범을 보였던 이성부 시인은 여섯번째인 이번 시집에서 산의 웅혼한 품으로 돌아왔다.바위타기,바위벼랑,화강암 등 꿋꿋한 산식구들의 호방한 기개에서 시인은 지친 삶을 추스릴 원동력을 얻는다.원시적이고 호연한 인간의 심층욕망을 탐구하고 있는 이 시집은 발문을 붙인 오세영 시인의 말처럼 「50대 중반이 되어서 되찾아온 시인의 시적고향」인지도 모른다.〈큰 산에서 돌아와/책상머리에 앉으면/문득 솔바람소리 함께 따라와서/내 종이 위를 굴러떨어진다…/근심걱정 오가는 구름처럼/언제나 우리 마음에 떠 있어도/부질없다 부질없다 가르치던 밤 산/백지 위에 넘치는 이 살찐 그리움!〉(「야간산행」중에서) 이에 견줘 30대 김용락 시인의 시집은 눈에 쓰린 현실의 여러 아픔들을 더 직접적으로 끌어안고 있다.장애인·서민·노동자 등 가난한 이웃들을 애정으로 감싸는 일과 환경·교육·노동문제를 날카롭게 꼬집는 일은 그에게 둘이 아니다.그의 세계는 점차 짧고 가벼워지면서 당장 먹기에 달콤한 감상으로 빠져드는 요즘 시에 대한 은근한 경계로 비친다.김씨 시의 힘은 만난을 뚫고 생명을 틔우는 자연의 순리앞에서 새삼 깨우치는 삶의 이치를 담은 몇몇 시편들에서 가장 두드러진다.〈퍼붓는 진눈깨비 속에서/산수유나무가 등 같은 노란 꽃을 달았다/그것도 가시덤불 틈바구니에서/사람이 헛된 집착에 매달리면/눈이 멀어지는가보다/나는 피투성이 짐승처럼 꽃 주위를 서성인다〉(「꽃」전문)〈손정숙 기자〉
  • “이혼부부 재산분할 별거시점 기준 산정”/서울가정법원 판결

    부부가 한동안 별거하다 이혼했다면 재산분할은 별거 시점의 재산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김능환 부장판사)는 31일 W모씨(48·여)가 남편 S모씨(54)를 상대로 낸 7천만원의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밝히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산분할의 기준은 부부가 실질적으로 부부생활을 유지하며 각자가 재산형성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정해야 한다』며 『지난 86년 원고가 피고의 퇴직금 등을 모두 챙겨 가출,피고가 당시 무일푼이었던 점이 인정되므로 원고는 재산의 분할을 요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박은호 기자〉
  • 중국교포부인 살해/부부관계 기피잦아(조약돌)

    ○…경기도 평택경찰서는 14일 부부관계를 기피하는 중국교포 부인을 살해한 한홍기씨(35·농업·평택시 서탄면 마두리 64)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씨는 지난 93년 8월 결혼상담소를 통해 결혼한 부인 홍선옥씨(26)가 고향 생각에만 잠겨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기피하자 13일 하오11시쯤 자신의 집에서 외출했다 돌아온 홍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있다.〈수원=김병철 기자〉
  • “험한 세상… 출산은 죄악의 씨앗”/미 「무자녀 운동」 확산

    ◎“청소년 살인­마약 탐닉에 충격”/91년 결성… 회원 2천5백여명 「결혼한 남녀는 꼭 아이를 낳아 길러야만 행복하고 완전한 부부가 되는 것인가­」.이 문제에 대해「아니다」고 주장하면서 「무자녀」입장을 고수하는 부부들의 조직이 최근 미국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른바 무자녀연대(Childfree Network)조직.지난 91년 캘리포니아주 세크라멘토에서 결성돼 현재 미전역 35개 지부에 약 2천5백명의 회원이 가입,토론회등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최근호는 전한다. 미국에서는 최근 인구통계국 조사결과 미여성 6명 가운데 1명이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했으며 특히 지난 92년 조사에서는 35∼39세 여성의 13∼15%가 아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이달초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라이프스타일」주제 토론회등 이 모임이 주최하는 각종 활동은 매번 세인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자녀를 갖지 않는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은 성인으로 보는 사회인식은 불식돼야 합니다.우리는 아이를 갖는데 있어 「책임감」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작가이자 영어교사로 이 조직을 설립한 리슬리 라파에트씨(여·49)는 오히려 자신들의 선택이 자녀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출산주의자들 보다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회원들의 모임활동은 주로 「무자녀」결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자녀없이 행복한 부부생활을 해온 연장자로부터 힘을 얻는 일이다.또 성인전용아파트 부족문제등 생활상의 불편을 짚어내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단순히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험악한 사회에 아이들을 내놓는다는 자체가 무책임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한다. 모든 어린이들을 좋아한다는 로스앤젤레스 대리보안관인 브라이언 드 레온씨(29)부부도 마찬가지다.『부모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청소년들이 살인과 마약에 빠지는 모습을 계속 봐오면서 부모역할에 회의를 갖게 됐다』고 말한다.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하면 상대방은 이기적인 선택이라는 비난의 눈길을 보내죠』라스베이거스회의 토론자로 참석한 미네소타대 사회행동과학 조교수 가일 앤 소엔박사는 『그러나 아이들을 통해 자신이 못다한 꿈을 이루려 한다거나 노후에 자신들을 돌봐줄 대상으로,또 단순히 결혼을 묶어둘 끈으로 아이를 갖는 사람들이 훨씬 이기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사회에서 부부사이의 자녀 유·무가 행복지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는 미지수.펜스테이트대학의 인류발전 및 가족학 교수 제이 벨스키교수는 『무자녀 부부가 양육자녀가 있는 가정보다 더 행복하다는 몇몇 연구사례가 있지만 꼭 단언하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결혼생활이 흔들릴 때 불행지수를 더욱 커보이게 하는 것은 자녀의 존재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 절대 반대하지 않아요.또한 우리도 아이를 갖지 않는 삶을 선택했을 뿐이죠.참견은 더이상 사양합니다』무자녀연대 회원들이 이웃들에 전하는 한결 같은 바람이다.
  • 여교사가 「시댁식구 4대」 봉양/아신효행상 받은 유필남씨

    ◎치매앓는 시조모 병수발 등 솔선수범/“시부모·친부모가 어디 따로 있습니까” 『자식된 도리에 시부모와 친부모가 따로 있을 수 있습니까』 부모를 해치는 패륜이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16년동안 시조모와 시부모·시동생가족 등 4대에 걸친 시댁식구 11명을 부양해온 40대 국민교 여교사의 미담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대구황금국민교 유필남 교사(42·여·대구시 수성구 황금2동 796의6)는 지난 79년 4형제중 맏아들로 같은 교직에 몸담고 있는 손태식씨(47·성서공고교사)와 결혼하면서부터 결코 쉽지 않은 시부모봉양의 길을 걸어야 했다. 게다가 신혼의 단꿈도 잠깐,결혼 3년만에 남편이 구미로 발령받는 등 근무지를 옮겨다니는 바람에 10여년동안 주말부부생활을 하며 힘겨운 살림을 혼자 도맡아왔다. 그러나 시할머니(92)와 시아버지(71)·시어머니(67)·시동생들을 친가족처럼 여기며 한마디 군소리 없이 뒷바라지를 했고 노환으로 쓰러진 시삼촌(84년 사망)의 병간호도 마다 않고 3년동안 집에서 모시기도 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결혼해 분가한 시동생(35)의 생활이 어려워지자 그 가족 4명도 불러들여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부교사의 박봉으로 대가족의 생계를 이끌어가기가 어려워 제철에 맞는 옷 한벌 해입지 못하고 살아왔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억척같은 생활을 한 보람이 있어 결혼생활 4년만에 단칸 전셋방생활을 청산하고 23평 아파트로 옮겼고 다시 4년후에는 어른들을 더 잘 보살피기 위해 아담한 단독주택을 마련하게 됐다. 검소한 생활속에서도 퇴근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난 6년동안 노인성치매와 폐질환을 앓아온 시할머니와 시어머니의 목욕·대소변수발을 했고 특히 최근 두달남짓은 병원에서 밤샘간호를 했다.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만해도 힘든 40대주부로서 어머니와 맏며느리의 역할까지 1인4역의 「고단한 삶」을 16년동안 부족함 없이 해온 유교사는 『솔직히 가끔씩 힘에 부칠 때가 없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유교사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연실(15·중학2)·연옥(13·중학1)양등 두 딸을 떠올리며 『내가 아니면 시댁어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아이들이 보고배울 수 있는 어머니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채찍질하곤 했다.친정어머니와 주위사람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묵묵히 효행의 길을 걸어온 유교사의 생활이 같은 학교 교사들의 입을 통해 알려져 그는 18일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이 주관하는 아산효행대상 시상식에서 효친부문대상을 수상했다.
  • 대도시 부부 결혼 실태조사/절반이 불만족스런 결혼생활

    ◎부산 고신대 송정아교수,「한국인 결혼유형」 연구/형식적 결혼상태 20%·위기상태는 15%/만족도 높은 「건강한 결혼」은 52%에 불과 우리나라 부부의 절반가량이 결혼만족도나 안정성이 떨어지는 불행한 결혼상태에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족향상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부산 고신대 송정아교수(가정관리학과)가 최근 전국 대도시에 거주하는 5백5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결혼유형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49%가 역기능이 심각한 「위기적 결혼」「상황적 결혼」「형식적 결혼」 등의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교수가 결혼만족도와 결혼안정성을 기준으로 「건강한 결혼」「형식적 결혼」「위기적 결혼」「상황적 결혼」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눠 조사한바에 따르면 『평균이상의 결혼만족도와 결혼안정성을 갖는 행복한 결혼형태』인 「건강한 결혼」은 한국인 도시부부 전체의 5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식적 결혼」은 만족은 없으면서도 문자그대로 결혼이라는 형식에 의해 유지되는 결혼형태로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위기적 결혼」은 결혼생활에 행복감이 없고 안정성이 없는 취약한 결혼형태,「상황적 결혼」은 부부생활에 만족감은 있지만 주위여건의 상황에 의해 결혼의 안정성이 위협받는 결혼형태로 15%와 13%를 각각 차지했다. 남녀별로 살펴보면 「건강한 결혼」집단에 남편들이 60%로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위기적 결혼」「형식적 결혼」 같은 불행한 결혼집단에는 아내들이 60%를 차지,남편들의 결혼행복도가 아내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지역간에 있어서는 전주지역 거주부부들의 결혼관계 건강지수가 가장 높고 다음이 서울·광주·제주 순으로 나타났으며 전라지역 부부들이 충청지역 부부들보다 대체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결혼의 건강도 또는 행복도는 아내가 남편을 존경할수록,남편이 아내 의사를 존중할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이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송정아교수는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오는 남성의 권위,독단적인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은 아내의 건강한 결혼생활 유지에치명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건강한 결혼을 위한 공통적인 요인은 학력이나 직장·가계소득 등이 아니라 부부간의 원만한 대화와 애정』이라고 결론지었다.송교수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오는 8일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 개최되는 국제가족학회 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 말장난·폭력성·선정적/코미디프로 아직도 “저질”

    ◎YMCA,방송3사 11개프로 분석/인신공격·억지상황 연출·총기까지 등장/부적절한 애정묘사… 온가족이 보기 민망 각 방송사가 코미디프로그램을 주말의 가족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중복 편성해 시청률경쟁을 주도하고있으며 선정성과 폭력성이 빈번하게 등장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지난 6월28일부터 8월14일까지 방송3사의 11개 코미디프로그램을 모니터해 분석한 결과이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SBS가 토요일 하오5시50분부터 8시까지 「기쁜 우리 토요일」·「웃으며 삽시다」를 연속으로 1백30분동안 방송하고 K­2TV가 일요일 하오 5시10분부터 7시까지 「폭소대작전」을 1백10분동안 ,M­TV가 일요일 하오6시부터 8시까지 「TV청년내각」과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1백20분동안 내보내고있다.이 코미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유사코너들로 구성되어 차별성이 거의 없는 중복편성인 것으로 나타났다.안방극장의 토요일과 일요일 가족시간대가 코미디 프로그램 일색으로 꾸며지는 셈이다. 이번 모니터결과 코미디프로그램이 각종 패러디,미니시리즈,역사및 시사 코미디,공포코너등 외견상으로는 다양한 장르와 기법이 많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장난과 억지상황 연출,과장확대,난센스수준의 코미디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가족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에게 조차 부적절한 부부생활이나 애정관계를 소재로한 선정적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고있고 상식을 벗어난 가족관계 묘사나 그릇된 사제간의 모습등은 심각한 양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M­TV 「오늘은 좋은 날」의 「요지경가족」·「웃으면 복이 와요」의 「가시버시」코너,K­2TV 「폭소대작전」의 「살어리랏다」·「골방동네사람들」코너,S­TV 「열여라 웃음천국」의 「위험한 발상」과 「두아들」·「코미디 전망대」의 「미시박 이야기쇼」코너등이 부부간에 비하하는 내용,어머니에게 고함치는 장면등을 자주 방영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걸핏하면 치고받고 싸우는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총기등을 등장시킨 홍콩영화나 주먹세계등을 소재로한 폭력의 일상화 내용등이빈번하게 등장하고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K­2TV 「폭소대작전」의 「마지막 대부」,S­TV 「열려라 웃음천국」의 홍콩영화를 흉내낸 빈번한 총기사용 장면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폭력성이 증가하고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재미를 위해 연예인들에 대한 인신공격과 인격무시등 가학성과 마구잡이식 조어의 의도적 사용,비속어·외국어등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등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 며느리사랑은 시아버지라 했는데(박갑천 칼럼)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했다.프로이트식 심리가 깔린 때문일까.대체로 맞는말 같긴 하다.시아버지 마음에 상처 입힐까 저어하여,장모 얼굴에 그늘 드리울까 마음쓰면서 어려운 부부생활 이어왔다는 넋두리도 더러 듣는 것이니 말이다. 시아버지 위하는 효부는 오늘에도 있으니 옛날이야 더 말할 것이 없다.그 중에서도 호랑이까지 감동한 효부 얘기가 이원명의 야담집「동야휘집」에 보인다.­안효부는 17세에 단양최씨에게 시집갔다.얼마후 남편이 죽으니 살림을 도맡으면서 눈먼 시아버지를 지성으로 봉양한다.그를 안쓰럽게 여긴 친정부모가 병이 났다고 속여서 불러들인 다음 개가시키려 했다.거짓 승낙한 그는 밤중에 도주한다.발이 부르터 못걷게 되자 호랑이가 나타나 태우고 갔다.며칠후 함정에 빠진 호랑이를 안효부가 살려주고 호랑이는 죽은 시아버지의 묘자리까지 잡아준다.「청구야담」에도 실려있다. 물론 몹쓸 며느리도 있었다.「어우야담」에 보이는 역관 신응주의 아내 같은 여자다.역시 역관이었던 아버지 신연은 80노령에 여러 아들집을 돌면서 의탁한다.응주는 효성이 부족했고 그 아내는 간악하여 시아버지에게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어느날 찾아왔을 때도 그랬다.응주가 밖에서 돌아와 이를 알고 나무랐으나 아내는 벼락맞을 일이라면서 부인한다.이튿날 응주가 외출한 사이 그집에 벼락이 떨어져 아내와 딸·종이 모두 죽었다.불효가 알려진 응주 또한 형장아래 죽는다. 박대에 그치지 않고 시아버지를 아예 죽여버리는 경우도 있다.「추관지」(추관지:상복부)에 보이는 옥지라는 며느리가 그 여인이다.­시아버지(귀남)가 나병에 걸려 온몸이 곪자 움막을 지어 집에서 내친다.그러고도 자연사하게 내버려두면 자손들에게 전염된다는 속설을 믿고서 남편(■남)·시누남편(김기)·아들(어둔금)과 함께 무명베로 둘둘 말아 항아리속에 집어넣음으로써 숨막혀 죽게 했다.무지의 소치였다고는 하겠으나 소름끼치게 하는 패륜 아닌가.「강릉부지」에도 나오는 얘기인데 그 사건으로 해서 고을을 강등시켜 버린다. 어버이를 찔러죽인 후레자식이 나오더니 이번에는 시아버지를 몽둥이로 때려죽인 독부도 나온다.술버릇 사납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한다.하늘이 두렵지 않았던 것인지.절망스러워지면서 서글퍼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이런 일에 신경이 무디어져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세상이 어디로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 것인지 앞이 캄캄해진다.
  • “유명그림 재구성… 제도권 비판”/24일부터 경주서

    ◎「휴먼,환경 그리고 미래전」 경주 선재미술관이 오는 24일부터 9월21일까지 마련하는 「휴먼,환경 그리고 미래전」은 현대 인간들이 안고 사는 복잡다기한 문제들을 독특한 언어로 표현해내는 흥미있는 전시회다. 미국의 에드워드 키엔홀츠,린 폭스,길버트 & 조지,일본작가 야스마사 모리무사등이 환경과 인간문제를 다룬 설치,사진작품 6건을 선보인다. 이들 작가들의 특징은 사물이나 오브제 혹은 유명그림등을 조각 재구성해 사회나 제도권을 비판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재료들을 활용해 친근감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인류가 공통적으로 갖는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과 낙관적인 입장을 정형화된 조형의식에서 벗어나 자기나름대로의 언어로 나타내주고 있는 셈인데 작품안에 풍자적인 생각이 내포돼 관객에게 직·간접적으로 문제점을 제시하는 분위기다.이 가운데 에드워드 키엔홀츠는 주로 여행을 통해 얻은 물건이나 사진,고물상에서 발견한 오브제를 재배치하거나 조립시켜 사회적 시사성이 강한 설치작품을 만들어온 작가.이번 전시엔 쓰러져가는 아파트 문틈으로 보이는 죽어가는 외로운 노인을 다룬 「솔리17」을 비롯해 부부생활이 오랜 결혼생활로 인해 서로 상처받고 무관심해지는 점을 보여준 「11판 승부」,운명이 결정된 인간들이 그에 순응한 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세계를 도는 회전목마」등을 선보이고 있는데 특히 이번 전시는 그가 지난 10일 사망한 후 열리는 첫 전시회여서 눈길을 끈다. 이밖에 현대인의 인간성회복을 담은 린 폭스나 현재 경험하는 세계를 과거의 유명작품과 합성하는 야스마사 모리무사,인간의 내면속에 있는 두려움을 표현한 길버트 & 조지의 작품들도 현대인의 문제점을 흥미있게 전달하는 볼거리들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