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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으신 고객님들 안 와요” 어르신에 쪽지 건넨 카페 사장

    “젊으신 고객님들 안 와요” 어르신에 쪽지 건넨 카페 사장

    사연 접한 네티즌 공분… 해당 카페 ‘별점 테러’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매장을 오랜 시간 이용한 나이 지긋한 손님에게 사장이 건넨 쪽지가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카페 후기란에는 ‘별점 테러’가 이어지는 중이다. 25일 카카오맵의 해당 카페 후기에는 “오늘 오전부터 아빠가 매장을 이용하셨는데 사장님으로부터 이런 쪽지를 받으셨다고 들고 들어오셨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별점 평가가 달렸다. 글쓴이 A씨가 공개한 쪽지에는 ‘고객님 매장 이용 시간이 너무 깁니다. 젊으신 고객님들은 아예 이쪽으로 안 오고 있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아버지께 연유를 여쭤보니, 커피 한 잔 사시고 오래 계셨다고 말씀하시더라. 저 상황에 있어 아버지의 문제는 재주문을 하지 않은 것, 혹은 너무 오래 있는 것일 텐데 갑자기 나이 관련 지적이 왜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버지가 이 쪽지를 받고 주위를 둘러보니 가게 내부에 손님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만석인 상황도 아니었다면 혹시 젊은 분들이 창밖에서 저희 아버지를 보고 가게에 들어오지조차 않은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 건물 앞에 있어서 ‘젊으신 고객님’만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였다면 ‘노시니어존’임을 밝혀주시면 감사하겠다. 앞으로는 아버지의 연령대는 갈 수 없다고 잘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아버지가 해당 매장에서 커피값으로 4600원을 카드 결제한 명세를 함께 올려 이 같은 사연이 꾸며낸 이야기가 아님을 인증하면서 카페에 별점 1점(최하점)을 줬다. 이 후기는 ‘어르신이 카페에 좀 오래 앉았다고 받은 쪽지’ 등 제목으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지며 화제가 됐다. 어르신에게 나이로 무안을 주고 차별한 카페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별점 1점과 댓글로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진 후 26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이 카페에는 800개 가까운 ‘한 줄 후기’가 쏟아졌다. 평균 3.4점(5점 만점)이던 기존 별점은 1.1점으로 떨어졌다. 네티즌들은 후기에 “부모님께서 이런 쪽지 받으셨다고 생각하면 진짜 억장이 무너진다”, “나도 알바 하지만 진상 부리는 노인은 싫다. 그런데 가만히 있던 어르신 손님은 왜 쫓아내나”, “올해 나이가 35살이라 못 가겠다. 늙어서 죄송하다”, “몇 살 기준으로 안 받느냐. 갔다가 쪽지 받을까 봐 무서워 미리 여쭙는다” 등 의견을 올리며 카페 사장을 꾸짖었다.
  • “‘혼전임신’에 부랴부랴 결혼…아내 폭력 못참겠습니다”

    “‘혼전임신’에 부랴부랴 결혼…아내 폭력 못참겠습니다”

    교제 중 혼전 임신으로 시작한 결혼생활 중 아내의 폭언과 폭력 때문에 이혼을 결심한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25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생활 3개월 만에 별거를 시작했다는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2021년 지인의 소개로 아내를 처음 만났고, 교제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아내가 임신을 하는 바람에 서둘러 결혼을 결정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A씨는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성급하게 결혼을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내가 기분이 나쁠 때마다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욕설, 폭언을 했다”며 “또 폭력을 쓸 때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참다 못해 자신의 아내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이후 A씨와 아내의 다툼은 더 잦아졌고,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갈 것을 우려해 A씨는 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별거를 결심하고 본가에 들어갔다. 이어 A씨는 아내와 원만하게 이혼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아내는 자신의 부모님이 준 예단비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또 결혼식 비용과 혼수 구입비 등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산분할 없이 원만하게 이혼을 마무리하고 싶은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재산을 정리할 수 있느냐”며 “하루빨리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저 아내와 직접 만나지 않고 이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했다.변호사 “짧은 시간내에 결혼 파탄 났더라도, 재산분할해야” 김규리 변호사는 “법원은 부부가 부부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혼인 생활이 파탄되거나 당초부터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결국 혼인의 파국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등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신의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혼인 불성립에 준하여 지출한 결혼 비용 등에 대한 원상회복 또는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동시에 대법원은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 유효한 혼인의 합의가 이루어져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률상의 혼인이 성립되면 부부공동체로서의 동거·부양·협조 관계가 형성되고 그 혼인관계의 해소는 민법에서 정한 이혼 절차에 따라야 하므로 쉽게 그 실체를 부정하여 혼인 불성립에 준하여 법률관계를 처리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라고 명확하게 판시하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A씨의 경우, 혼인생활이 3~4개월 정도에 불과하더라도 A씨와 아내분이 부부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파탄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부터 사연자분이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겠다”며 “결국 사연자분과 아내분의 혼인 관계 해소에 따른 금전적인 문제는 재산분할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상대방과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원만하고 신속하게 법률상 혼인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이라며 “협의이혼이 되지 않을 경우 재판상 이혼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별도의 재산분할 없이 이혼할 수 없겠냐는 A씨의 질문에 김 변호사는 “상대방과 협의를 통해 별도의 재산분할 없이 현재 각자 자신의 명의대로 보유하고 있는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각자 명의대로 확정적으로 귀속하게 하는 형태로 정리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쉽게 말해, 은행에 있는 각자의 예금 채권이나 부동산 등 플러스 재산도, 또 은행에 대한 대출금과 같은 마이너스 채무도 상호 분할 없이 그 명의대로 소유권을 가지고 변제책임도 지기로 하고 더는 정산할 것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혼 생활을 영위하던 부부가 이혼에 직면하게 되면 서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결정될 수 있도록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와 공동으로 지난달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518명(남녀 각 259명)을 대상으로 ‘전 배우자와 이혼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어떤 사항에 대해 가장 치열하게 다투었습니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남성은 응답자의 41.3%가 ‘재산 기여도’라고 대답했다. 반면 여성은 ‘부당 행위’로 답한 비중이 39.0%로서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 “아이 셋 키우며 가사노동…아이가 ‘엄마는 백수’라네요”

    “아이 셋 키우며 가사노동…아이가 ‘엄마는 백수’라네요”

    “애 셋 키우며 전업주부로 종일 일하는데 아이가 ‘백수’라고 해 결혼이 후회됩니다.” 최근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엄마의 사연이 온라인상에 공유되며 공감을 얻고 있다. 학부모 A씨는 ‘열성 전업주부신데 아들이 자기엄마 백수라고ㅠ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 딸과 이야기를 나누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딸의 친구가 전업주부인 엄마를 보는 시선 때문이었다. A씨의 딸은 같은 반 남자아이와 엄마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엄마 근데 OO이가 ‘우리 엄만 백수야’ 이러더라”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A씨는 “백수라니, 전업주부이시잖아. 세 남매를 키우느라 얼마나 애쓰시는데. 백수는 놀고먹는 사람 비하하는 말로 별로 좋은 말이 아니야. 아직 어려서 잘 몰라서 그래”라고 답했다. A씨는 “제가 아는 그 엄마는 애들 등하교 열심히 하시고 시부모님 모시고 봉양하고 사신다. 옆 단지 아파트에 사시는데 친구가 거기 살아서 한 번씩 마주치며 인사하기도 한다. 시어머니가 아프셔서 휠체어도 밀고 다니시더라”라면서 “초3이라 아직 어려서일까요. 어디서 그런 말을 들은 건지”라며 안타까워했다. 네티즌들은 ““저도 딸에게 ‘엄마 백수야?’라는 말을 들었는데 가슴이 철렁했다. 갑자기 결혼이 후회스러웠다” “저희 딸도 커서 뭐 하고 싶냐고 물으면 ‘엄마처럼 백수’ 하겠다고 했었다. 그럴 때 남편이 ‘엄마는 백수가 아니고 집안 일과 육아를 다해 주고 있어서 아빠가 편하게 회사 다닐 수 있는 거야’ ‘엄마가 하는 일이 아빠보다 더 많아’라고 대답해 줬다” “아직 어려서 잘 몰라서 그렇게 말했을 테지만 정말 속상하시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가사·돌봄노동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노동인 만큼 가사노동의 가치가 온전히 인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전업주부의 노동 가치는 ‘356조원’여성, 84세 되어야 ‘가사노동 해방’ 전업주부의 육아와 집안일 등 무급 가사노동을 시장가치로 평가했을 때 여성은 평생 남성보다 약 91조6000억원치를 더 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식사 준비, 설거지, 세탁, 청소, 자녀 돌보기 등 보수 없이 이뤄지는 가사노동의 가치는 연간 490조원을 넘어섰고, 남성은 가사 부담을 47세에 벗어내지만 여성은 84세가 되도록 벗어나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 자료를 조사한 결과, 2019년 기준 남성은 가사노동 생산보다 소비가 많아 91조 6000억원 적자, 여성은 가사노동 생산이 많아 91조 6000억원 흑자를 냈다. 이는 GDP에 포함되지 않는 일상 속 가사노동을 경제학적으로 계산한 수치로, 가사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재인식하고, 성장·복지 정책 수립과 평가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통계다. 나이대별로 보면 남녀 모두 38세에 가장 많은 가사노동을 했다. 다만 같은 시기 여성은 1848만원, 남성은 259만원으로 여성의 가사노동 생산이 약 7배 많았다. 남성은 31세에 흑자로 진입한 후 47세에 다시 적자로 전환된 반면 여성은 25세에 흑자로 진입한 후 가정관리, 자녀 양육을 중심으로 가사노동을 대량으로 생산하다가 84세가 돼서야 적자로 진입한다. 2021년 기준 여성 평균 기대수명이 86.6세인 것을 고려하면, 평생 가사노동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생산된 가사노동 전체의 가치를 살펴봐도 여성의 비중이 컸다. 2019년 무급 가사노동 전체의 경제적 가치는 490조 9190억원이었고, 여성은 대다수인 356조 410억원(72.5%)을 생산하고 있었다. 남성 134조 8770억원(27.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 브랭섬홀 아시아, 2024~25년도 정시 입학 설명회 개최

    브랭섬홀 아시아, 2024~25년도 정시 입학 설명회 개최

    제주 유일 전 과정 IB 국제학교 브랭섬홀 아시아(총교장 블레어 리)가 2024·25년도 정시 신입생 지원서 접수를 10월 2일부터 시작하며, 이를 위한 서울 및 제주 입학 설명회를 개최한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120년 전통 캐나다 명문 사립학교 브랭섬홀의 유일한 해외 자매 학교다. 서울 수도권을 아우르는 입학설명회는 10월 6일과 7일 양일간 두 차례씩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다. 제주 본교에서 캠퍼스 투어와 함께 진행될 제주 입학설명회는 10월 12일·13일·16일 오전으로 세 차례 예정돼 있다. 특히 12일과 13일은 유·초등과정의 주니어 스쿨 지원 희망 가족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16일에는 미들 및 시니어 스쿨 가족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입학설명회는 브랭섬홀 아시아만의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 특장점과 폭넓은 방과후 활동, 세심한 학생 지도 프로그램 등을 소개한다. 총교장을 비롯한 학교 핵심 리더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평소 학부모님들이 궁금해하던 사항들을 직접 알아볼 수 있는 자리이다. 또한 올해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돼 관심이 높아진 보이즈 미들 스쿨에 대한 정보와 현재 증반이 예상되는 학년별 입학 현황 및 지원 절차에 대한 세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브랭섬홀 아시아의 총교장 블레어 리(Dr. Blair Lee) 박사는 “제주의 아름다움과 최적의 학습 환경을 자랑하는 본교 캠퍼스에서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IB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본 입학설명회를 통해 예비 학부모님들이 본교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어가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브랭섬홀 아시아의 2024·25년도 입학 신청은 10월 2일 시작돼 12월 11일에 정시 마감되며, 10월 입학설명회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을 통해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 입학 지원 및 입학설명회에 대한 다른 문의 사항은 입학사무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막상 없어진다니까 영 섭섭하데. 영원한 이별이라는 생각도 들고….” 할아버지 산소에서 개토제(땅을 파기 전 지내는 제사)를 지내고 내려오는 길. 박영식(69)씨는 울컥하는 마음을 들킬까 싶어 함께 온 맏조카를 먼저 보냈다. 40년 넘게 고인을 추모하던 장소가 없어진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매년 추석과 한식이면 정성스레 조상의 묘지를 돌보던 박씨는 “지금 어른들이 묘지를 정리하지 않으면 아들이나 조카들에게 큰 짐이 될 것 같아 파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지난 3월 박씨는 경남 김해 추모공원에 있던 조부와 부모의 산소를 없앴다. 유골은 공원에 있는 유택동산에서 산골(화장한 유골을 뿌리는 일)했다. 박씨는 “언젠가 한 줌 흙으로 돌아갈 텐데 봉안당에 모시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파묘를 고민하기 시작한 건 예순이 넘으면서부터다. 벌초가 힘에 부칠 무렵 ‘다음 세대부터는 묘지 관리가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하지 않은 30대 후반의 아들과 어린 질손(조카의 자식)들이 자신처럼 묘지 관리를 한다는 확신이 없었다. 그렇게 가족끼리 의논하던 중 장손인 형이 세상을 떠나자 고민은 결심이 됐다.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묘지를 개장했다고 하니 “묘를 파는 건 조심해야 한다던데…”,“좀 빠르지 않냐”, “일단 자식 세대까지 넘기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박씨는 “결단을 내리더라도 우리 세대에서 하는 게 맞다. 옳다고 생각한 일이니 후회는 없다”고 했다. 다가오는 추석은 박씨가 파묘한 뒤 처음 맞는 명절이다. 늘 해 오던 성묘 대신 큰집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박씨는 “성묘를 가면 가족끼리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계기도 됐는데 그걸 못 하니 섭섭하다”면서 “이제 그냥 마음으로만 추모하는 거지”라며 웃었다. “우리 세대서 정리하고 싶었다”미혼 아들과 조카가 관리할지 의문40년 지킨 슬픔 삼키고 산에 뿌려이젠 추석 성묘 대신 마음으로 추모유언대로 부모 화장해 밭 한쪽 안치농작물 심어 가족과 月1~2회 방문 경기 하남에 사는 장난영(50)씨는 지난해 어머니의 임종에 맞춰 경북 예천에 있는 아버지의 묘를 개장했다. 요관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는 장씨에게 “내가 죽으면 화장해 산에 뿌려 달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18년 전 떠난 남편의 묘지도 개장해 정리했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차를 타도 2시간 반 넘게 걸리는 곳에 사는 자손들이 묘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장씨 가족은 고민 끝에 어머니의 뜻대로 개장을 결심했다. “제사도 없어지는 추세에 후손들이 묘지 관리를 맡을 리가 없으니 우리 세대에서 정리하고 싶었어요.” 장씨는 부모님의 유골을 화장해 고향 밭 한쪽에 묻었다. 옆에는 땅콩도 심고 고구마도 심었다. 그 덕에 장씨는 가족과 함께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봉안묘를 방문한다. 봉분이 없으니 풀이 잘 자라지 않아 관리에 대한 부담은 적다. 장씨는 “당장은 서운한 마음에 돌을 올려 자리를 표시했지만 나중에 돌을 걷어 내면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제 돌만 치우면 되는 일이라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멀리 있는 조상을 더 자주 찾아뵙기 위해 파묘하는 경우도 있다. 조한아(가명)씨는 지난해 충북 괴산 선산에 있던 어머니의 묘지를 개장해 대전 추모공원 봉안당에 옮겨 모셨다. 2008년 돌아가신 어머니의 묘지가 멀리 있다 보니 자주 찾지 못하고 방치하는 듯해 죄송한 마음이 커서다. 2021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이런 마음 때문에 부친을 봉안당에 모셨다. 조씨는 “아버지는 내심 선산으로 갔으면 하셨지만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모셔야 자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삼남매가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상들의 묘가 있는 고향 선산은 남자들이 명절마다 벌초를 하곤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행업체를 쓰는 등 직접 관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씨는 어머니의 유골을 아버지가 계신 봉안당에 합동 안치했다. 하지만 봉안당도 영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씨는 “봉안당 관리 기간이 통상 20~30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 세대 자식들도 나이 들고서는 챙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 후에는 자연스럽게 묘를 없애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치하느니 가까운 곳으로”선산 묻히면 벌초·관리도 힘들어불교 봉안당 모셔 절 갈 때마다 봬20~30년 뒤엔 묘도 없애는 게 맞아개장 유골 화장 10년 새 53% 증가“다음 세대 부담 될라, 당분간 늘 듯” 부산에 사는 김정아(39)씨는 경남 진주의 한 공원묘지에 있던 시할머니의 묘지를 올해 개장했다. 지난 3월 돌아가신 김씨 아버지의 유골을 불교 봉안당에 안치했는데 장례 절차를 지켜본 시부모님이 시할머니의 묘지를 개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진주까지 차로 한 시간 반 남짓 걸려 자주 찾아뵙지 못했고 관리하기도 힘들어서다. 결국 시할머니의 유골은 경남 양산에 있는 불교 봉안당에 안치됐다. 개장 절차를 알아본 건 김씨 부부였지만 결정한 건 윗세대인 시부모였다. 김씨는 “부처님오신날이나 절에 갈 일이 생길 때 자연스럽게 가서 인사드릴 수 있으니 가족 입장에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최근 들어 묘지를 개장하는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개장 유골 화장 건수는 2011년 4만 4328건에서 2021년 6만 7721건으로 10년 사이 52.8% 증가했다. 윤달이 있었던 2020년에는 13만 9841건에 달하기도 했다. 올해도 윤달이 포함된 해라 수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철영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겸임교수는 “조상의 묘지를 돌보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고 믿고 감당하던 세대들이 점점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관리가 불가능해지자 묘지를 하나둘씩 정리하는 것”이라며 “다음 세대에 부담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개장 움직임은 당분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초빙교수는 “묘지 개장 수요가 몰리는 윤달에만 할 필요는 없다”며 “윤달이 아닌 때에 개장이나 이장을 하면 화장장 예약도 쉽고 가격도 저렴한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br>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한지은 기자 |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교사 집에서 햄스터 훔쳐간 7세”…부모는 되레 ‘민원 제기’

    “교사 집에서 햄스터 훔쳐간 7세”…부모는 되레 ‘민원 제기’

    어린이집 교사 집에 몰래 들어가 햄스터를 가져간 아이와 제대로 된 사과 없이 되레 민원을 제기했다는 부모가 논란이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사 집에서 도둑질한 7세, 제가 그만둬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강원도 춘천의 한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A씨는 “제 딸은 7세반이다. 같은 아파트에 딸과 같은 반인 아이들이 몇 있는데 그중에 한 명을 집으로 초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아이가 제 딸이 용돈 받는 걸 듣더니 지갑 위치를 묻고 저금통도 만졌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런 건 알려주는 게 아니라고 설명해 줬다. 이후 마트에 갈 거라며 다 같이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장을 본 뒤 집에 돌아왔는데 햄스터가 없어졌다. 이상한 느낌에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니 제가 나간 뒤 (그 아이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와서 무언가를 들고 나가는 영상이 찍혔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 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는데 나오지 않으셔서 급한 마음에 비상 연락처로 연락을 드렸다. 처음에는 ‘어떡하죠? 찾아볼게요’ 하더니 애가 집에 놓고 나왔다고 우기더라. 영상을 본 지인 등 전부가 ‘애가 손에 뭘 들고 나갔네’ 하시는데 그 집 부모님만 아니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다른 것 필요 없고 아이들끼리 사과를 주고받은 뒤 햄스터만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어쩌라는 거냐며 화를 내시고 내 아들 때리기라도 하라는 거냐며 소리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과 요청에 상대 부모는 아이를 데려왔고, 아이는 ‘미안해’ 한마디 하고 놀이터로 향했다. 더욱이 아이의 부모는 상황이 대수롭지 않은 듯한 태도였다고 한다. A씨는 “아버님은 ‘애 단속할 테니 비밀번호 바꾸는 수고는 안 하셔도 된다’고 말하더라”고 털어놨다.“비상 연락망, 개인적 용도로 이용했다”…민원 제기한 학부모 A씨는 근무지에서 더 당혹스러운 연락을 받게 됐다. 비상연락망을 개인적 용도로 이용한 것을 두고 아이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그러면 경찰서를 통해 신고하고 연락했어야 했냐”며 “아이 배려하는 차원에서 영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린 게 이렇게 민원의 대상이 될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빈집에서 작지만 소중한 생명이 사라졌다. 급한 마음에 가지고 있던 연락처로 연락을 드렸다. 제 실수 인정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제 직장동료들이 어머님의 항의를 듣고 있는 이 상황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최근 교사들을 향한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교권침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린이집에서 자녀가 모기에 물렸다며 주의를 당부한 학부모 때문에 고민이라는 어린이집 교사의 사연도 전해졌다.어린이집 교사라는 B씨는 “모기 패치, 모기 기피제 다 뿌리고 교실에는 리퀴드(액체) 모기향 피우고 중간중간 모기 기피제 뿌리는데 모기 두 방 물려왔다고 신경써달라는 학부모님”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B씨는 “아이가 모기 물려 긁으면 속상해서 약 하나라도 더 발라주고 가려움 덜 하게 얼음찜질해 주고 긁나 안 긁나 수시로 확인하는데 ‘모기 물려왔다고 신경 써달라’, ‘어린이집에만 가면 모기 물린다’고 한다. 어떤 학부모는 화만 내고 연락 두절”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 모두 민원이네”, “해도 너무했다”, “아이의 사과가 먼저 아닐까”, “교사들 너무 힘들 듯”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은 지난 7월 25일~26일 실시한 설문조사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 교권침해 접수 실태를 발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총 1만 1628건이 접수됐다. 교권침해는 학부모에 의한 사례(8344건)가 학생에 의한 사례(3284건)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학부모의 교권침해 유형은 아동학대 신고·협박이나 악성민원 사례가 6720건(57.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언·욕설이 1346건(16.1%)을 차지했다.
  • 그들은 왜 부모 묘지를 파버렸을까…파묘 결정한 5인 이야기[2023 파묘 리포트③]

    그들은 왜 부모 묘지를 파버렸을까…파묘 결정한 5인 이야기[2023 파묘 리포트③]

    “막상 없어진다니까 영 섭섭하데. 영원한 이별이라는 생각도 들고….” 할아버지 산소에서 개토제(땅을 파기 전 지내는 제사)를 지내고 내려오는 길. 박영식(69)씨는 울컥하는 마음을 들킬까 싶어 함께 온 맏조카를 먼저 보냈다. 40년 넘게 고인을 추모하던 장소가 없어진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매년 추석과 한식이면 정성스레 조상의 묘지를 돌보던 박씨는 “지금 어른들이 묘지를 정리하지 않으면 아들이나 조카들에게 큰 짐이 될 것 같아 파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지난 3월 박씨는 경남 김해 추모공원에 있던 조부와 부모의 산소를 없앴다. 유골은 공원에 있는 유택동산에서 산골(화장한 유골을 뿌리는 일)했다. 박씨는 “언젠가 한 줌 흙으로 돌아갈 텐데 봉안당에 모시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파묘를 고민하기 시작한 건 예순이 넘으면서부터다. 벌초가 힘에 부칠 무렵 ‘다음 세대부터는 묘지 관리가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하지 않은 30대 후반의 아들과 어린 질손(조카의 자식)들이 자신처럼 묘지 관리를 한다는 확신이 없었다. 그렇게 가족끼리 의논하던 중 장손인 형이 세상을 떠나자 고민은 결심이 됐다.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묘지를 개장했다고 하니 “묘를 파는 건 조심해야 한다던데…”,“좀 빠르지 않냐”, “일단 자식 세대까지 넘기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박씨는 “결단을 내리더라도 우리 세대에서 하는 게 맞다. 옳다고 생각한 일이니 후회는 없다”고 했다. 다가오는 추석은 박씨가 파묘한 뒤 처음 맞는 명절이다. 늘 해 오던 성묘 대신 큰집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박씨는 “성묘를 가면 가족끼리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계기도 됐는데 그걸 못 하니 섭섭하다”면서 “이제 그냥 마음으로만 추모하는 거지”라며 웃었다.경기 하남에 사는 장난영(50)씨는 지난해 어머니의 임종에 맞춰 경북 예천에 있는 아버지의 묘를 개장했다. 요관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는 장씨에게 “내가 죽으면 화장해 산에 뿌려 달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18년 전 떠난 남편의 묘지도 개장해 정리했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차를 타도 2시간 반 넘게 걸리는 곳에 사는 자손들이 묘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장씨 가족은 고민 끝에 어머니의 뜻대로 개장을 결심했다. “제사도 없어지는 추세에 후손들이 묘지 관리를 맡을 리가 없으니 우리 세대에서 정리하고 싶었어요.” 장씨는 부모님의 유골을 화장해 고향 밭 한쪽에 묻었다. 옆에는 땅콩도 심고 고구마도 심었다. 그 덕에 장씨는 가족과 함께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봉안묘를 방문한다. 봉분이 없으니 풀이 잘 자라지 않아 관리에 대한 부담은 적다. 장씨는 “당장은 서운한 마음에 돌을 올려 자리를 표시했지만 나중에 돌을 걷어 내면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제 돌만 치우면 되는 일이라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멀리 있는 조상을 더 자주 찾아뵙기 위해 파묘하는 경우도 있다. 조한아(가명)씨는 지난해 충북 괴산 선산에 있던 어머니의 묘지를 개장해 대전 추모공원 봉안당에 옮겨 모셨다. 2008년 돌아가신 어머니의 묘지가 멀리 있다 보니 자주 찾지 못하고 방치하는 듯해 죄송한 마음이 커서다. 2021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이런 마음 때문에 부친을 봉안당에 모셨다. 조씨는 “아버지는 내심 선산으로 갔으면 하셨지만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모셔야 자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삼남매가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상들의 묘가 있는 고향 선산은 남자들이 명절마다 벌초를 하곤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행업체를 쓰는 등 직접 관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씨는 어머니의 유골을 아버지가 계신 봉안당에 합동 안치했다. 하지만 봉안당도 영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씨는 “봉안당 관리 기간이 통상 20~30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 세대 자식들도 나이 들고서는 챙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 후에는 자연스럽게 묘를 없애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부산에 사는 김정아(39)씨는 경남 진주의 한 공원묘지에 있던 시할머니의 묘지를 올해 개장했다. 지난 3월 돌아가신 김씨 아버지의 유골을 불교 봉안당에 안치했는데 장례 절차를 지켜본 시부모님이 시할머니의 묘지를 개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진주까지 차로 한 시간 반 남짓 걸려 자주 찾아뵙지 못했고 관리하기도 힘들어서다. 결국 시할머니의 유골은 경남 양산에 있는 불교 봉안당에 안치됐다. 개장 절차를 알아본 건 김씨 부부였지만 결정한 건 윗세대인 시부모였다. 김씨는 “부처님오신날이나 절에 갈 일이 생길 때 자연스럽게 가서 인사드릴 수 있으니 가족 입장에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최근 들어 묘지를 개장하는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개장 유골 화장 건수는 2011년 4만 4328건에서 2021년 6만 7721건으로 10년 사이 52.8% 증가했다. 윤달이 있었던 2020년에는 13만 9841건에 달하기도 했다. 올해도 윤달이 포함된 해라 수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철영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겸임교수는 “조상의 묘지를 돌보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고 믿고 감당하던 세대들이 점점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관리가 불가능해지자 묘지를 하나둘씩 정리하는 것”이라며 “다음 세대에 부담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개장 움직임은 당분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초빙교수는 “묘지 개장 수요가 몰리는 윤달에만 할 필요는 없다”며 “윤달이 아닌 때에 개장이나 이장을 하면 화장장 예약도 쉽고 가격도 저렴한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알쓸금지]“부모님 용돈 현금 준비 깜박했다면”…명절엔 은행 이동점포 이용해볼까

    [알쓸금지]“부모님 용돈 현금 준비 깜박했다면”…명절엔 은행 이동점포 이용해볼까

    알쓸금지는 ‘알면 쓸 데 있는 금융지식’입니다. 경제기사 너무 어렵고 멀게 느껴지시나요. 알쓸금지에서는 소소하지만 실제 금융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정보를 전하겠습니다.요즘 모바일로 은행 업무를 다 볼 수 있다보니 은행 지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을 일이 좀처럼 없는데요.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 등 현금이 꼭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 장거리 귀성길에 오르다 현금을 준비하는 일을 깜박했다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마련된 은행 이동점포를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동점포는 금융단말기와 ATM 기기를 탑재한 차량인데요. 바쁜 귀성길 영업점 방문 없이 휴게소에 들렸을 때 현금 인출, 신권 교환, 통장 정리 등 간단한 업무 처리가 가능합니다. 은행 직원도 배치된다고 하니, 은행 업무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한은행은 전날에 이어 28일 서해안고속도로 위 화성휴게소(하행선)에 이동점포 ‘뱅버드’를 설치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합니다. 같은 날 하나은행은 경부고속도로 위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에 이동점포 ‘움직이는 하나은행’을, 우리은행은 영동고속도로 위 여주휴게소(강릉방향)에 이동점포 ‘위버스’를 운행합니다.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NH농협은행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농협성남유통센터와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합니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명절에는 현금을 주고받다 보니 이동 점포 수요가 꽤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방은행들도 이동점포를 운영합니다. 부산은행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영휴게소(순천방향)에서, 광주은행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정읍휴게소(하행선)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합니다. 대구은행은 중앙고속도로 동명휴게소 상행선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동점포를 운영하네요. 국내·해외 여행객 위한 공항 ‘탄력 점포’ 운영…명절 기간 환전 가능 황금연휴를 맞아 국내·해외여행을 떠나는 분 중 미처 환전을 하지 못해 걱정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공항에 마련된 은행별 ‘탄력 점포’를 이용하면 됩니다. 탄력 점포란 기존 은행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4시)이 종료된 이후에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점을 말하는데요. 공항 탄력점포는 환전 업무만 가능합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인천·김포·청주국제공항에서 환전소와 출장소를 탄력점포 형태로 정상 운영합니다. 우리은행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환전소를 24시간 운영하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환전소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확대 운영합니다. 하나은행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제2터미널 환전소 운영시간을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로 연장 운영합니다.
  • ‘직장내 괴롭힘’에 신음하는 직장인들…최근 3년간 구제신청 2배 증가

    ‘직장내 괴롭힘’에 신음하는 직장인들…최근 3년간 구제신청 2배 증가

    우리 사회에 직장내 괴롭힘이 만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은 다른 사유와 복합적으로 연계돼 정확한 실태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2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7월 16일 직장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시행된 후 노동위(중앙노동위·지방노동위)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2020년 118건에서 2021년 166건, 지난해 246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구제신청 건수도 전년동기대비 16.9% 늘어난 145건에 달한다. 직장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구제신청된 괴롭힘 유형 중에서는 폭언·모욕·비하적 발언이 가장 많았고 부당한 지시와 강요, 사적용무 지시 순으로 나타났다. 노동위에서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정된 사례에는 상급자가 전체 회의 및 모임자리에서 호봉이 높은 직원에게 “많이 받으면 돈값을 해야지. 업무수준이 낮다. 학생도 이 정도는 하겠다”라는 발언이 있었다. 동료들 앞에서 “나이트 죽순이 같이 생겼다”,“부모님이 농사짓게 생겼는데 사업을 하다니 의외” 등의 막말도 포함됐다. 한 상급자는 긴급한 사안이 아닌데도 일요일이나 석가탄신일 등 휴일에 카카오톡 단톡방을 개설해 업무 지시하는가 하면 직원들을 주말농장에 데려가 일을 시키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폭행이나 직장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감독을 실시해 위법사항에 대해 엄벌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역의 소규모 금융기관에서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전북고용청은 지난 22일 직원 폭행과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전북 순창 순정축협에 대해 특별근로감독팀에 착수했다. 60대 조합장이 신고있던 신발을 벗어 40대 직원들을 때리고 “사표를 안 쓰면 가만 안 두겠다” 등의 폭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용부가 3~8월 농·축협(92개), 수협(14개), 새마을금고(4개), 신협(3개) 등 113개 금융기관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 763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을 적발했다. 직장내 괴롭힘 및 성희롱(5건), 임금체불(214건·38억), 비정규직·성차별(7건), 연장근로 한도 위반(33건) 등이다. 직장갑질119 조주희 노무사는 “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를 유지하는 필수적 수단”이라며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임금을 갑질의 수단으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근본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 유병재, 큰누나에 명품 선물…가격에 ‘깜짝’

    유병재, 큰누나에 명품 선물…가격에 ‘깜짝’

    코미디언 유병재가 큰누나에게 300만원대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고 밝히면서 가족과의 유쾌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21일 유병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태세 전환 오지네”라며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유병재가 큰누나, 작은누나와 나눈 메시지가 담겼다. 큰누나는 어릴 적 사진을 공개하며 “병재야 네 다리 길이 봐. 저 정도 길이면 손가락 아니야? 다리 길이에 비해 얼굴이 큰 것 같다”고 조롱했다. 작은누나도 이에 질세라 “저 짧은 곳에 관절이 다 들어가 있는 것도 신기하네”라고 유병재를 놀렸다. 그러자 유병재는 “부모가 같지 않나”라며 황당해했다. 다음 날 큰누나는 유병재에게 장문의 감사 메시지를 보내 전날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큰누나는 유병재에게 선물 받은 가방 옆에서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며 “사랑하는 내 동생 병재. 너의 누나로 살아갈 수 있음에 누나는 너무 행복해”라고 적었다. 이어 “내가 무슨 복을 타고 나서 생일에 이런 호사를 누리는 걸까. 낳아준 부모님보다 너에게 감사해”라며 “누나는 태어나서 명품 가방을 처음 가져봐. 매장의 사람들도 ‘저 사람 설마 저걸 진짜 사는 거야?’라고 수군대더라”라고 애정 가득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오늘은 가방을 안고 잘 생각이야. 추석에 인사하러 갈게. 병재야 사랑해”라고 덧붙였다. 큰누나가 선물 받은 가방은 ‘셀린느 미디엄 아바 트리옹프백’ 제품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3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큰누나의 태세 전환은 누리꾼에게 웃음을 안겼다.
  • 정준호 서울시의원 “은평 지키는 ‘텀블러데이’, 일회용품 사용줄이기 적극 동참해야”

    정준호 서울시의원 “은평 지키는 ‘텀블러데이’, 일회용품 사용줄이기 적극 동참해야”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정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4)은 지난 20일 기후환경본부 주관으로 개최된 ‘은평 서울혁신파크 텀블러데이’에 참여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고, 텀블러 사용을 일상화하고자 텀블러를 지참하면 커피 등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텀블러데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특히 ‘텀블러데이’ 행사는 상임위원회 업무보고 등에서 지적한 사항을 반영해 구체화 되어 실현된 행사이다.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가 열리는 서울혁신파크에서 자치구 첫 ‘개인컵 사용의 날’ 행사를 시작으로 추후 자치구별로 차례대로 진행될 예정이다.이날 행사에서는 개인컵·텀블러를 지참한 지역주민들에게 커피나 아이스티를 제공, 개인컵 사용 즉석사진 촬영(300명)도 함께 진행됐으며, 영화제를 찾은 아이들이 일회용품 사용규제 캠페인에 함께 참여해 소중한 경험과 학부모님들의 높은 호응까지 얻었다. 정 의원은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서울시민들에게 개인컵·텀블러 사용의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첫 행사를 은평에서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텀블러의 지속적인 사용은 작지만 지구를 살리는 큰 실천이 될 수 있으므로 지속해 텀블러를 사용해 함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행사 참여의 소회를 밝혔다.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당신의 가족이라면/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당신의 가족이라면/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환자가 선생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의사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젊었을 때는 “부모님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환자 삶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주로 받았다. 연명치료 결정에 봉착했을 때 가족들은 혼란스러워하며 묻는다. 항암치료를 더 하겠는가, 중환자실에 가겠는가, 호스피스 진료를 받겠는가, 나쁜 소식을 본인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음을 거의 굳힌 상태다. 오래전 아버지를 암으로 떠나보냈고, 그 과정에서 생애 말기 고통을 지켜본 어머니는 이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 보통 이런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 먼저 보호자에게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나이가 드니 질문 대상이 달라졌다. 환자가 선생님 배우자라면, 형제라면, 본인이라면 이런 질문이다. 질문 내용도 더 복잡하다. 수술과 항암치료 중 어떤 것을 먼저 해야 좋을지, 방사선치료 또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을지, 임상시험 참여가 좋을지. 망설이는 환자와 가족에게 결정하라고 하면 때로 느닷없이 이런 질문이 내 앞을 막아선다. 의사들은 이런 질문을 좋아하지 않는다. 불쾌해하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런 감정이입을 요구받는 것이 당황스럽기 때문이다. 달라진 질문에 내가 느끼는 감정도 그랬다. 왜 어떨 땐 잘 대답하면서 어떨 땐 불쾌해질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북미의 한 응급의학과 의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웹진에 비슷한 내용으로 글을 쓰지 않았겠는가. 그는 이런 질문을 매우 싫어한다는 말로 포문을 연다. 질문 기저에 ‘가족이라면 일반 환자와 다르게 치료할 것’이란 불신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 이런 생각 때문에 이 질문이 싫어지는 거지. 점잖게 물어봐도 ‘네 가족이면 이렇게 하겠느냐’는 힐난이 숨어 있는 거지. 그는 다른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한다. 불신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정말 혼란스러워서 물어보는 경우도 많다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며 어려운 결정을 하도록 환자와 가족을 내버려 두면 그들은 이런 질문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결정을 해야 할 때 의사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그에 맞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런 질문이 불확실성을 사라지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위험에 비해 이득이 높고 불확실성이 적은 결정이라면 의사는 가족에게도 똑같이 치료할 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득도 위험도 높고 환자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일 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글을 읽고서야 ‘당신의 가족이라면’이란 질문에 느꼈던 불쾌감과 난감함의 정체를 이해했다. 그건 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말기암에서 연명치료 위험은 이득보다 훨씬 크므로 의학적 결정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어떤 임상시험 참여가 좋을지는 나도 모른다. 내가 환자라면 어떤 선택을 결국 하겠지만 그것이 최선인지 장담할 수도 없다. 결국 그건 환자가 자신의 가치관과 상황에 맞춰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정보를 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지 못했다는 방증이었다.
  • 갑자기 맞닥뜨린 어이없는 불운…살인범 누명 벗고 사적 복수 시작[웹툰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갑자기 맞닥뜨린 어이없는 불운…살인범 누명 벗고 사적 복수 시작[웹툰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요즘 뉴스를 보는 게 겁이 날 지경이다. 입에 담기도 끔찍한 범죄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이상동기 범죄’로 불리는 이유 없는 공격이 가장 두려운 이유는 당하는 사람으로서는 천재지변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사건에 인과관계 자체가 없기에 피해자는 조심이나 대비를 전혀 할 수 없다. 가족들과 함께한 평범한 외출에서, 그저 잠깐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에서, 정말 한순간에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 이런 원인 모를 범죄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다. 오늘 소개할 웹툰은 바로 이런 어이없는 불운을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네이버 웹툰 ‘당신의 과녁’(글·그림 고태호)이다. ●도와준 노인의 ‘덫’에 빠져 17년 복역 주인공 최엽은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22세 평범한 청년이었다. 삶의 모든 것들에 감사와 행복을 느끼던 청년 최엽은 어느 날 밤 낯선 노인의 짐 옮기는 일을 도와주다 건네받은 음료수를 마시고 의식을 잃었다. 다음날 아침 정신을 차린 최엽은 무시무시한 연쇄살인을 저지른 용의자가 되어 있었다. 작품을 읽는 우리는 그가 진범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이야기는 잔혹하게 흘러간다. 실적을 내야 하는 경찰과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목을 매는 언론, 그리고 잔인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의한 재판. 결국 최엽은 연쇄살인범이 되어 사형 판결을 받는다. 진짜 연쇄살인마는 누구였을까? 바로 그에게 음료수를 건넨 노인인 석규남이었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노후를 보내다 최엽이 검거된 지 7년 후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죄에 대한 아무런 고통도,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채 평안한 죽음을 맞는다. 석규남의 가족들은 유품을 정리하다가 그의 범죄 행각을 알게 되지만 자신과 자식들의 안위를 위해 신고를 미룬다.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게 된 10년 뒤에야 석규남이 진범인 증거를 경찰에 제출한다. 비로소 최엽은 누명을 벗고 풀려났다. 아무 잘못도 없이 17년 동안 갇혀 있다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그는 스물두살의 해맑던 청년이 아닌 서른아홉의 무표정한 아저씨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때부터 정말 독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드는 그의 진정한 슬픔이 시작된다. 연쇄살인마의 가족으로 낙인찍혀 세상으로부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당한 부모님과 여동생, 살인범이라고 생각했던 친구 최엽에 대한 해묵은 감정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는 친구들,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해 엄마가 되어 버린 사랑했던 연인까지, 17년간 사형수로 살았던 그의 모든 관계에는 절망과 아픔이 오롯이 쌓여 있었다. ●인간 감정의 극한 깊이 보여줘 최엽은 결국 자신만의 사적 복수를 결심하고 준비해 나가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회를 거듭하는 마다 마다 작가는 독자에게 묻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진범은 이미 죽어 버렸고, 나의 세상은 모두 망가졌으며, 증오로 인한 복수심은 도저히 멈출 수 없다. 분노와 회의, 슬픔과 아픔, 갈등과 집착, 사랑과 증오까지…. 작가는 실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최엽을 통해 극한의 깊이까지 보여준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스마트폰으로든 단행본으로든 완결된 숨겨진 명작을 한번 만나보자. 최엽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떤 드라마나 영화도 전해 주지 못하는 삶에 대한 깊은 감동을 몸서리치도록 느낄 수 있을 것이다.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팀장
  • 올 추석 연휴, 10명 중 8명은 선물보다 용돈

    올 추석 연휴, 10명 중 8명은 선물보다 용돈

    이번 다가오는 추석 명절에 부모님께 선물보다 용돈을 준비하는 경우가 2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가 추석을 맞아 고객 패널 4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황금연휴 기간 일정과 선물 준비 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추석을 맞이해 용돈이나 선물 준비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91%다. 이 중 용돈(현금·상품권)을 준비하겠다는 응답이 78%로 선물(43%)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용돈 준비는 여성(75%)보다 남성(82%)이 많았지만 선물을 준비하겠다는 응답자는 여성(45%)이 더 많았다. 연령대를 기준으로는 50~60대에서 용돈을 염두에 둔 비중이 가장 높았다. 또 응답자 중 59%는 연휴 시작 일주일 이내에 현금(인출)을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휴 전날이 31%로 연휴 기간(10%)보다 많이 선택됐다. 용돈 액수에 대해서는 부모님 1명을 기준으로 10만~30만원 상당의 용돈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74%로 가장 많았다. 10만원 미만을 선택한 고객은 7%, 30만~50만원 미만이 15%, 50만원 이상은 4%였다. 추석에 준비할 선물로는 식품류가 77%, 화장품 12%, 의류 및 잡화 1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연휴 기간 가족과 친척 집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64%로 압도적이었으며,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자도 23%로 높게 나왔다. 명절 음식을 마련하겠다고 답한 284명(68%) 중 80%는 시중 판매 음식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구매할 음식의 종류로는 전(58%), 떡(51%), 고기(22%), 나물(13%), 식혜 등의 음료(12%), 생선(10%) 등 순으로 나타났다.
  • “미화원이 같이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사람 많아요”

    “미화원이 같이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사람 많아요”

    근무 중 미화원으로부터 ‘탕비실 물을 마셔도 되냐’는 요청을 받은 사무실 직원의 사연이 공개됐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탕비실 물 좀 마셔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네티즌 A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로, 얼마 전 건물 미화원 분으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오늘 탕비실에서 커피 타고 있는데 건물 미화원 분이 자기 물 한 잔만 종이컵으로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영문을 몰라서 당연히 된다고 컵을 꺼내드렸다. 미화원 분이 자기 일하는 중에 일부러 물 안 마시는데 오늘은 목이 너무 탄다고,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물어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A씨가 “왜 싫어하느냐”고 묻자 머뭇거리다 “‘이렇게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같이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사람 많다. 청소하다 화장실 써도 싫어하기도 하고’라며 물 마시고 다시 청소하러 가셨다”고 말했다. A씨는 미화원의 말을 듣고 “(얘기를 듣고)너무 서글퍼졌고 동시에 분노가 일었나”고 적었다. 또 A씨는 “누구는 금줄 잡고 태어났나.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청소 노동자는 일하는 중엔 목도 안 마르고 화장실도 안 가고 싶어지나”면서 “결국 우리가 쓰는 공간을 깨끗하게 해주는 그분들 덕에 쾌적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반응했다. 네티즌은 “업무가 다를 뿐 다 같은 직장인이다”, “회사에서 밥 먹으려고 줄 서 있는데 청소해주시는 분이 사발면을 들고 와서 ‘전기포트가 망가져서 그러는데 물 좀 받아간다’고 우리한테 계속 고개 숙이시더라”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해할 건 이해하면서 살자”, “우리 방 치워주는 부모님 같은 분들이다”, “감사하다고 해도 못할 망정”등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갑질’ 사례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9년 7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사업주는 회사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유발하는 행위를 발견하면 가해자를 바로 징계해야 한다. 만약 사측이 신고자나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문제는 이 법이 근로자 5인 이상 기업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직장갑질119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350만명과 간접고용(사내하청·용역·도급 등) 노동자 200만명, 특수고용 노동자 221만여 명, 플랫폼 노동자 79만 5000명, 프리랜서 150만명까지 노동자 약 1000만명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추산했다.
  • “내 아이, 모기 물려 왔잖아요” 이런 일로…화냅니다

    “내 아이, 모기 물려 왔잖아요” 이런 일로…화냅니다

    교사들을 향한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교권침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린이집에서 자녀가 모기에 물렸다며 주의를 당부한 학부모 때문에 고민이라는 어린이집 교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에서 모기 물렸다고 신경 써달라는 학부모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어린이집 교사라는 글쓴이 A씨는 “모기 패치, 모기 기피제 다 뿌리고 교실에는 리퀴드(액체) 모기향 피우고 중간중간 모기 기피제 뿌리는데 모기 두 방 물려왔다고 신경써달라는 학부모님”이라고 말햇다. 이어 A씨는 “모기 기피 용품 하나도 안 챙겨놓고 친구 거 빌려 썼는데도 모기 물렸다고 불만을 얘기하시면 어쩌나. 모기 물린 것도 사과해야 하는 직업이라니”라며 한탄했다. 그는 “아이가 모기 물려 긁으면 속상해서 약 하나라도 더 발라주고 가려움 덜 하게 얼음찜질해 주고 긁나 안 긁나 수시로 확인하는데 ‘모기 물려왔다고 신경 써달라’, ‘어린이집에만 가면 모기 물린다’고 한다. 어떤 학부모는 화만 내고 연락 두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아이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저에겐 정말 힐링의 시간이지만 이해 안 되는 학부모님들의 요구에 진심으로 이 직업이 맞나 고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다수의 맘카페에는 이 같은 ‘어린이집 모기’와 관련한 학부모들의 글들이 여러 개 올라와 있었다. 한 학부모는 “17개월 아기, 얼굴에 2방 모기에 물렸다. 오늘 하원하고 보니 다리에 5방 추가됐더라”며 “키즈노트로 환기하고 모기 살펴달라고 문의하면 진상이냐”며 물었다.중학교에서는 성희롱 사례도…“임신시키고 싶다” 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은 지난 7월 25일~26일 실시한 설문조사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 교권침해 접수 실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총 1만 1628건이 접수됐다. 교권침해는 학부모에 의한 사례(8344건)가 학생에 의한 사례(3284건)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학부모의 교권침해 유형은 아동학대 신고·협박이나 악성민원 사례가 6720건(57.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언·욕설이 1346건(16.1%)을 차지했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이 자해로 얼굴에 멍이 들었는데 학부모는 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고 신고했다. 이후 교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학부모는 “교사가 학생을 화나게 해서 자해했다”며 재신고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글짓기 수업을 하지 않은 학생을 남겨 쓰고 가도록 하자 학부모가 찾아와 멱살을 잡고 “나를 무시하냐”고 협박한 일도 있다.성희롱 사례도 있었다. 충북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선생님에게 “임신시키고 싶다”, “나랑 사귈 수 있나”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내뱉었다. 이같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보이는 사례가 다수 밝혀지면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요구도 커지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생님들의 정당한 교육활동, 훈육 활동을 정서적 학대라는 이름으로 고소해 버리는데 형태상으로 보면 민원”이라며 “아동학대에 대한 면책조항을 포함하는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 국회가 정말 밤새워서 국회가 응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임종 환자들의 공통 관심사는…” CNN이 주목한 美한국계 목사

    “임종 환자들의 공통 관심사는…” CNN이 주목한 美한국계 목사

    “마침내 자유를 찾은 환자를 온전히 봐주고 들어주는 것이 제 희망입니다.” 암에 걸리기 전 음악가가 되기를 꿈꾸며 길거리에서 지내던 한 청년은 임종 직전 목사에게 “꿈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며 생전 한 번도 가지 못했던 집에 대한 노래를 마지막으로 들려줬다. 갓 태어난 세쌍둥이를 한꺼번에 잃은 엄마는 목사 앞에서 비명을 내질렀다. 목사는 세 명의 손을 잡았던 날을 기억한다. 죽어가는 아기, 남편 임종에서의 배우자, 죽지 않게 기도해달라고 부탁한 겁에 질린 10대를 보며 그는 마치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꼈다. 임종 앞둔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목사 19일(현지시간) CNN은 미국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며 임종을 앞둔 환자 수천명의 이야기를 들어준 한국계 목사 준 박(Joon Park·41)의 사연을 공개했다. 박 목사는 지난 8년 동안 탬파 종합병원의 목사로 일하며 환자들과 그 가족을 상담해왔다. 이 일은 부분적이나마 절망을 이해하는 그에게 적합하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학대당한 피해자였으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다. 때론 환자가 죽기 전 보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환자의 마지막 순간에서 그들이 중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말하면 치유가 된다”고 전했다. “학대 트라우마 겪어…더 깊이 공감” 한인 이민자 2세인 그는 플로리다 라르고에서 자랐다. 권위를 중시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 언어적·신체적 학대를 당했다. 성인이 된 뒤 성장 과정에서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극복하기 위해 애썼고, 교회에서 위안을 찾았다. 그는 “살면서 겪어온 일들을 통해 환자나 그 가족들과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됐다”면서 “목사로 일하면서 어떤 목적도 없이 오로지 완전한 연민과 이해로 상대를 보고, 듣고, 그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웠다”고 전했다. 자신을 성직자(priest)와 치료사(therapist)의 중간 성격인 ‘치료 목사’(therapriest)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종교적인 목적보다는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을 위로하는 것이 그의 존재 이유다. 그는 “환자가 원한다면 종교적인 대화를 나눌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화는 정신 건강에서 슬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면서 “환자들이 대화를 원할 때 어떤 형태로든 그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죽음에 대한 불안’ 따라다니기도 이 일을 좋아하는 그이지만, 삶 속에서 ‘죽음에 대한 불안’이 늘 따라다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그 덕분에 사람들과의 관계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친구와 함께 앉아있을 때면 ‘내가 이 사람을 보는 게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저 종이 등불에 불과하다. 언제든 타버릴 수 있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병원에서의 경험을 인스타그램과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도 공유하고 있다. 최근 게시물에는 “매주 슬픔을 마주하는 사람이 전하는 몇 가지 알림: 어떤 상황에서든 웃을 필요는 없다. 웃는다고 해서 그들이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웃었다고 해서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임종 앞둔 환자들 공통 주제는 ‘후회’ 죽어가는 환자들이 공통으로 얘기하는 주제는 ‘후회’다. 그는 “대부분의 후회는 살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만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것이 늘 우리의 잘못은 아니고, 때때로 우리가 가진 자원이나 시스템, 주변 문화가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마침내 자유를 찾은 환자를 온전히 봐주고 들어주는 것이 내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 말기환자 책임자인 하워드 터치는 박 목사와 다른 목사들이 “환자와 사랑하는 사람에게 위로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환자가 누구인지, 환자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 환자와 가족들을 지원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1970년 100만 6645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하지만 갈수록 사람들은 아이를 낳지 않았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수는 약 24만 9186명으로, 반 세기 만에 약 4분의 1토막이 됐다. 합계출산율은 1명이 채 안 되는 0.78명으로 추락했다. 훨씬 적은 수의 인구가 많은 앞세대 인구를 떠받쳐야 하는 완전한 역피라미드 구조다. 여기에 더해 오랜 장묘 문화는 후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기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가계 내 분묘 관리는 불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연고 묘가 쏟아진다는 얘기다.“얼굴조차 모르는 분도 많죠. 그래도 조상님인데 잘 모셔야지요.” 장춘희(62)씨가 봉분을 덮은 풀섶 사이로 예초기를 돌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고, 옷은 벌초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통 땀으로 젖었다. 지난 7월 28일 경기 남양주의 황금산 공동묘지로 가족묘를 벌초하러 나온 장씨를 만났다. 증조부부터 4대째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장씨는 집안 묘소 11기를 혼자 돌본다.1960년대에 조성된 1만 1254㎡ 면적의 이 공동묘지에는 전체 514기의 묘가 있다. 현재는 모든 묘지가 다 들어선 만장(滿葬) 상태로 새 묘를 조성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곳에는 장씨의 증조부모부터 아버지 등 12명의 조상이 묻혀 있다. 장씨는 “이 중에 절반가량인 다섯 분은 얼굴조차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형제나 사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들 외지에 있다 보니 명절이 아니면 장씨처럼 자주 묘를 찾아 돌보기가 쉽지 않다. 묘 관리는 벌초 말고도 사초(무덤의 형태와 잔디를 보수하는 일) 등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은근히 많다. “밭일하러 오가면서 한 달에 한두 번은 직접 와서 봐요. 얼마 전에도 넝쿨이 크게 자라 걷어 냈는데 금세 또 번져서 다시 쳐내야 할 것 같아요.” 장씨가 묘 관리를 시작한 것은 30년 전부터다. 처음에는 작은할아버지가 묘소를 돌봤다. 그러다 1990년대에 작은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장씨가 그 책임을 맡게 됐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고향에 남은 ‘남자’들 중 장씨가 ‘장남’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가족이 죽으면 뒷산에 묘를 썼다. 장씨의 조상들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이 산에 묻혔다. 시간이 흐르며 조상의 산소는 늘어났지만, 함께 돌볼 사람은 줄어들었다.시간이 흐르고 농촌이 개발되면서 친척들도 하나둘 흩어지기 시작했고, 딱히 고향을 떠날 이유가 없었던 장씨는 마을에 남기로 했다. 집안의 묘 관리는 자연스럽게 고향에 남은 사람 몫으로 돌아왔다. 처음엔 조상을 잘 모셔야 한다는 생각으로 묘소를 찾았다. 힘들긴 해도 후손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이분들이 있어 나도 존재하는 것이잖아요. 벌초를 하면서 부모님과 조상님도 한 번 더 기억해 보는 것 아니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서 예초기를 등에 메고 산을 오르는 것부터 쉽지 않다. 명절 때마다 11기의 묘를 모두 손보려면 꼬박 이틀을 산에서 보내야 한다. 생판 모르는 남의 묘도 그의 손길이 필요하다. 장씨는 명절 때마다 주변에 있는 무연고 묘를 벌초하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이런 묘들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같이 동네에 살던 이웃 어르신들의 묘가 방치된 채 있는 걸 보면 안타깝다. 그대로 뒀다가는 장씨네 묘소로 잡초가 번지기도 해 손수 주변 묘까지 정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장씨는 아무리 묘소를 돌보지 않는 시대라 해도 버려진 묘를 보면 사람들이 매정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우리가 명절을 앞두고 몇 년간 대신 벌초를 해 줬는데 이때다 싶어 안 오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명절이 지난 다음에 벌초를 하니까 그제야 다시 찾아오지 뭡니까.” 장씨도 자신이 죽으면 더는 묘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장씨에게는 딸이 둘 있지만 딸들에게 그 부담을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자신이 살아 있을 때 묘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봤다. 하지만 한 기당 100만원이 훌쩍 넘는 이장 비용을 고려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장비가 들어서지 못하는 깊숙한 곳까지 작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화장과 안치 비용까지 생각하니 금액이 어마어마했다. “친척과 이장을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비용 문제에서 답이 안 나오는 거예요. 요즘엔 봉안당에 모시려고 해도 작은 공간 하나 얻는 데 1000만원은 줘야 하니 어떻게 감당하나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많아진 시대에 조상들의 묘 관리 부담을 안고 있는 이는 비단 장씨뿐만이 아니다.혼자서 묘지 22기 돌보는 시대 온다 서울신문이 김경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과 함께 후손들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묘 관리 부담을 지게 되는지를 계산한 결과 25년 뒤인 2048년 태어난 남성 1명이 관리해야 하는 묘의 수는 22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묘 관리 가능 인력을 기혼 인구 연령에 맞춰 35~64세로 설정하고, 사후에 매장을 선택한다는 가정을 세웠다. 1958~1987년생(0세대), 1988~2017년생(1세대), 2018~2047년생(2세대), 2048~2087년생(3세대) 등 30년을 주기로 세대를 구분했다. 여기에 세대별 합계출산율과 남아 출생아 수를 적용한 결과다. 3세대가 묘를 관리하는 나이가 되면 한 집안의 모셔야 하는 분묘 수는 앞선 장씨 사례처럼 11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금처럼 아들이 성묘를 담당하는 풍습이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론 60년 후 부터는 남자 1인당 최대 22기의 묘를 돌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남성 1명이 있는 집은 혼자 11기를 맡게 되는 것이고, 자식이 1명도 없는 집안은 사실상 11기가 전부 무연고가 될 수밖에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김 부연구위원은 “집안의 묘소 관리는 남성 중심으로 이뤄져 왔는데 2세대부터 남아 출생아 수가 가계 전체를 통틀어 1명이 채 안 되기 때문에 가계 내 분묘 관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씨도 자신의 죽음 이후를 고민한다. 자손들이 자신이 하는 것처럼 사후를 극진히 챙겨 주리라는 기대는 전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자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나는 죽으면 그냥 시신을 기증할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자녀들한테 부담을 안 줘도 되잖아요. 그냥 아이들이 ‘세상 어딘가에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전문가들은 다음 세대의 묘지 관리 부담을 생각해서라도 늦기 전에 분묘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변성식 골든에이지포럼 전문위원은 “가족 구조가 바뀌고 과거 유교관도 변하면서 효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며 “요즘은 이제껏 조상 묘를 관리해 오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당신이 살아 있을 때 묘를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가족 간 합의가 쉽지 않더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단독]“얼굴도 모르는 조상님 묘 11기 벌초…자식들한테는 못 시키죠”[2023 파묘 리포트②]

    [단독]“얼굴도 모르는 조상님 묘 11기 벌초…자식들한테는 못 시키죠”[2023 파묘 리포트②]

    증조모에 사돈 묘지까지 혼자 돌보는 장춘희씨60년 후 1명이 관리해야 하는 묘 22기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1970년 100만 6645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하지만 갈수록 사람들은 아이를 낳지 않았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수는 약 24만 9186명으로, 반 세기 만에 약 4분의 1토막이 됐다. 합계출산율은 1명이 채 안 되는 0.78명으로 추락했다. 훨씬 적은 수의 인구가 많은 앞세대 인구를 떠받쳐야 하는 완전한 역피라미드 구조다. 여기에 더해 오랜 장묘 문화는 후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기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가계 내 분묘 관리는 불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연고 묘가 쏟아진다는 얘기다.“얼굴조차 모르는 분들도 많죠. 그래도 조상님인데 잘 모셔야지요.” 장춘희(62)씨가 봉분을 덮은 풀섶 사이로 예초기를 돌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렸고, 옷은 벌초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통 땀으로 젖었다. 지난 7월 28일 경기 남양주의 황금산 공동묘지에 가족 묘를 벌초하러 나온 장씨를 만났다. 증조부부터 4대째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장씨는 집안 묘소 11기를 혼자 돌본다.1만 1254㎡ 면적의 이 공동묘지는 1960년대에 조성돼 전체 514기의 묘가 있다. 현재는 모든 묘지가 다 들어선 만장(滿葬) 상태로 새 묘를 조성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곳에는 장씨의 증조부모부터 아버지 등 12명의 조상이 묻혀 있다. 장씨는 “이 중에 절반 가량인 다섯 분은 얼굴조차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형제나 사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들 외지에 있다 보니 명절이 아니면 장씨처럼 자주 묘를 찾아 돌보기가 쉽지 않다. 묘 관리는 벌초 말고도 사초(무덤의 형태와 잔디를 보수하는 일) 등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은근히 많다. “밭일 하러 오가면서 한 달에 한 두 번은 직접 와서 봐요. 얼마 전에도 넝쿨이 크게 자라서 걷어냈는데 금세 또 번져서 다시 쳐내야 할 것 같아요.” 장씨가 묘 관리를 시작한 것은 30년 전부터다. 처음에는 작은할아버지가 묘소를 돌봤다. 그러다 1990년대에 작은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장씨가 그 책임을 맡게 됐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고향에 남은 ‘남자’들 중 장씨가 ‘장남’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가족이 죽으면 뒷산에 묘를 썼다. 장씨의 조상들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이 산에 묻혔다. 시간이 흐르며 조상의 산소는 늘어났지만, 함께 돌볼 사람은 줄어들었다.시간이 흐르고 농촌이 개발되면서 친척들도 하나 둘 흩어지기 시작했고, 딱히 고향을 떠날 이유가 없었던 장씨는 마을에 남기로 했다. 집안의 묘 관리는 자연스럽게 고향에 남은 사람 몫으로 돌아왔다. 처음엔 조상을 잘 모셔야 한다는 생각으로 묘소를 찾았다. 힘들긴 해도 후손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이분들이 있어 나도 존재하는 것이잖아요. 벌초를 하면서 부모님과 조상님도 한 번 더 기억해 보는 것 아니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서 예초기를 등에 메고 산을 오르기부터 쉽지 않다. 명절 때마다 11기의 묘를 모두 손보려면 꼬박 이틀을 산에서 보내야 한다.​ 생판 모르는 남의 묘도 그의 손길이 필요하다. 장씨는 명절 때마다 주변에 있는 무연고 묘를 벌초하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이런 묘들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같이 동네에 살던 이웃 어르신들의 묘가 방치된 채 있는 걸 보면 안타깝다. 그대로 뒀다가는 장씨네 묘소에까지 잡초가 번지기도 해 손수 주변 묘까지 정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장씨는 아무리 묘소를 돌보지 않는 시대라 해도 버려진 묘를 보면 사람들이 매정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우리가 명절을 앞두고 몇 년간 대신 벌초를 해줬는데 이때다 싶어 안 오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명절이 지난 다음에 벌초를 하니까 그제야 다시 찾아오지 뭡니까.” 장씨도 자신이 죽으면 더는 묘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장씨에겐 딸이 둘 있지만, 딸들에게 그 부담을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자신이 살아 있을 때 묘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봤다. 하지만 한 기당 100만원이 훌쩍 넘는 이장 비용을 고려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장비가 들어서지 못하는 깊숙한 곳까지 작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화장과 안치 비용까지 생각하니 비용이 어마어마했다. “친척과 이장을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비용 문제에서 답이 안 나오는 거에요. 요즘엔 봉안당에 모시려고 해도 작은 공간 하나 얻는 데 1000만원은 줘야 하는데 어떻게 감당하나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많아진 시대에 조상들의 묘 관리 부담을 안고 있는 이는 비단 장씨뿐만이 아니다.혼자서 묘지 22기 돌보는 시대 온다 서울신문이 김경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과 함께 후손들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묘 관리 부담을 지게 되는지를 계산한 결과, 25년 뒤인 2048년 태어난 남성 1명이 관리해야 하는 묘의 수는 22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묘 관리 가능 인력을 기혼 인구 연령에 맞춰 35~64세로 설정하고, 사후에 매장을 선택한다는 가정을 세웠다. 1958~1987년생(0세대), 1988~2017년생(1세대), 2018~2047년생(2세대), 2048~2087년생(3세대) 등 30년을 주기로 세대를 구분했다. 여기에 세대별 합계출산율과 남아출생아 수를 적용한 결과다. 3세대가 묘를 관리하는 나이가 돼면 한 집안의 모셔야 하는 분묘 수는 앞선 장씨 사례처럼 11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금처럼 아들이 성묘를 담당하는 풍습이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론 남자 1인당 최대 22기의 묘를 돌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은 남성 1명이 있는 집은 혼자 11기를 맡게 되는 것이고 자식이 1명도 없는 집안은 사실상 11기 묘소가 전부 무연고가 될 수밖에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김 연구위원은 “집안의 묘소 관리는 남성 중심으로 이뤄져 왔는데, 2세대(2018~2047년생)부터 남아 출생아 수가 가계 전체를 통틀어 1명이 채 안 되기 때문에 가계 내 분묘 관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씨도 자신의 죽음 이후를 고민한다. 자손들이 자신이 하는 것처럼 사후를 극진히 챙겨 주리란 기대는 전혀없다고 했다. 오히려 자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나는 죽으면 그냥 시신을 기증할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자녀들한테 부담을 안 줘도 되잖아요. 그냥 아이들이 ‘세상 어딘가에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전문가들은 다음 세대의 묘지 관리 부담을 생각해서라도 늦기 전에 분묘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변성식 골든에이지포럼 전문위원은 “가족 구조가 바뀌고 과거 유교관도 변하면서 효에 대한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면서 “요즘은 이제껏 조상 묘를 관리해 오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당신이 살아 있을 때 묘를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가족 간 합의가 쉽지 않더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QR 찍으면 유튜브로 서울신문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기획 기사는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b2AsRnTwc| 관련 기사 목록 |<1회> 버려진 무덤 ⬝ [단독]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1006)⬝ [단독] “동티날까 봐 맘대로 못허구”… 잊힌 무덤은 다시 수풀에 묻혔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4002)⬝ [단독] 42년 만에 창고로… 조상님은 떠나기 전 ‘임시 정거장’에 들렀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8005002)<2회>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많다⬝ [단독] “조상님 얼굴도 모르는데 벌초”… 60년 후 1명이 묘 22기 돌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1)⬝ [단독] 소나무 한 그루에 1억까지… 천차만별 가격에 ‘수목장’ 엄두 못 낸다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9001)⬝ [단독] 후손들 몰래 ‘파묘’·합의금 노린 ‘알박기’… 법정에 선 조상님의 묘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0008002)<3회> 파묘, 그 이후⬝ [단독] 자식들에게 짐 될까 봐, 가까이 모셔 자주 보려고… 파묘 ‘결단’하다[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4)⬝ [단독]“묘 정비할 돈으로 다리 더 놓지”… 정부도 손놓은 한시적 매장제도[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1)⬝ [단독] “자손 따라 조상 묘지도 상경… 배산임수는 옛말, 요즘엔 수도권이 명당”[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6003)⬝ [단독]“흩어진 조상님 무덤 한곳에… 파묘, 달라진 시대의 효 실천 방법”[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5005002)
  • 친아들도 내다 판 매정한 母…아동 11명 인신매매한 여성 ‘사형’ 선고[여기는 중국]

    친아들도 내다 판 매정한 母…아동 11명 인신매매한 여성 ‘사형’ 선고[여기는 중국]

    오랫동안 이웃으로 지내던 옆집 아주머니가 순식간에 무서운 인신매매범이 되었다. 5살 때 유괴 당했던 한 여성의 기억과 증언으로 11명의 아동을 유괴했던 범인이 잡혔다. 중국 현지 언론인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지난 18일 구이양시(市)의 중급 인민법원에서 열린 공개 재판에서 피고 위화잉은 아동 매매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위화잉은 지난 1993년부터 1996년까지 공범 2명과 함께 구이저우성, 충칭시 등을 돌아다니면서 적당한 아동을 물색, 이후 허난성(省) 한단시에 아동을 팔아 넘겼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이 납치하고 팔아버린 아이들만 11명이었다. 위 씨의 범죄 행각은 다름 아닌 피해자였던 양니우화의 증언으로 잡혔다. 1990년생인 그녀는 집안의 막내로 태어났지만 5살부터 26년 동안 ‘리쑤옌’이라는 이름으로 살게 되었다. 5살이 되던 1995년 겨울, 허난성의 한 가정으로 팔려갔다. 이때부터 자신의 이름이 리쑤옌이었다는 것, 게다가 엄마는 없고 귀가 들리지 않는 아버지와 할머니가 생겼다. 정확히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셔 씨가 이곳으로 자신을 데려왔다는 사실은 정확하게 기억했다. 원래 자신의 이웃집에 살았던 위 씨는 당시 자신에게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줬다. 하루는 자신의 부모가 집을 잠깐 비운 사이 옷을 사주겠다는 거짓말에 속아 위 씨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지만 그날 이후로 자신의 친부모님과는 영영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천사 같았던 옆집 아줌마가 한순간에 악마로 변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자신을 학대하고 뜨거운 물을 몸에 붓기도 하면서 무섭게 변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자신은 여자아이라서 현재 환율로 약 45만 원(2500위안)이라는 가격에도 아무도 사 가지 않아서 자신에게 분풀이를 했다. 다행히 자신을 거둬준 양아버지는 심성이 착한 사람이었지만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취업을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2021년부터 친부모를 찾기 시작했고, SNS에서 자신의 어릴 적 사진과 함께 어렴풋한 기억들을 써 내려가면서 친부모나 친척들을 찾았다. 그녀의 소식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현지 많은 매체들이 주목했고 결국 그녀의 가족 소식을 알게 되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자신이 사라진 해부터 슬픔을 술로 달랬고 1997년 사망했다. 어머니는 딸을 잃은 슬픔과 남편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이듬해 사망했다. 하루 아침에 친부모 모두가 사망한 소식을 들은 양 씨는 자신을 인신매매했던 여성 셔화잉을 경찰에 신고했고 모든 사실을 증언했다. 그로부터 24일 후 구이양시 공안국에서 당시 인신매매범인 위화잉을 체포했다. 이미 위화잉은 2004년 아동 인신매매로 8년 형을 선고 받고 조기 출소한 상태였다. 2022년 처음 체포 당시 이 여성이 유괴한 아이들은 7명으로 알려졌지만 재심이 진행되면서 4명이 추가되어 총 11명의 아동을 유괴하고 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놀라운 사실은 11명의 아동 외에도 자신의 친아들까지 돈을 받고 다른 가정에 팔아 넘겼다. 인신매매죄에 관한 재판에서 위화잉은 징역 14년을 선고받았지만 양 씨는 처벌이 약하다며 항소했다. 880만 위안(약 15억 96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 소송도 제기한 양씨는 “배상 능력이 없는 것은 알지만 그녀의 죄를 응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9월 18일 구이양법원은 위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죄질이 나쁘고 심각하다고 판단,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형을 선고하며 종신 정치권을 박탈했다. 위화잉은 모든 죄를 인정했지만 이번 사형 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바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지난 해 3월 열린 양회(전국 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여성과 아동에 대한 유괴 및 인신매매 범죄를 엄중 처벌 할 것을 밝혔고 이후에도 관련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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