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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댄스 추다 한국 문화에 빠져… 한국 경험할 이벤트 많아졌으면”

    “커버댄스를 추다가 한국 문화에 빠져 한국어 선생님이 됐어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이돌산업과 한류의 미래’ 세미나에 참석한 커버댄스 팀 ‘에일리언’의 아리아 프라타마(27·인도네시아)는 한국 방문이 벌써 다섯 번째다. 2009년 댄스학원에 등록하며 케이팝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2011년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을 계기로 한국에 처음 온 뒤 거의 매년 한국을 찾았다. 프라타마는 “케이팝을 시작으로 한국 문화를 알게 됐고 한국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 한국어를 배웠고 지금은 한국어 강사,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팀 ‘마그넷’의 후쿠다 가호(21)는 몇 해 전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걸그룹 카라를 통해 케이팝을 알게 됐다. 가호는 “다섯 살 때부터 춤을 배웠는데 케이팝 가수들의 댄스 수준이 높은 걸 보고 굉장하다고 생각했다”며 “카라 해체 후에는 다른 그룹과 한국 문화로 관심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커버댄스를 추면서 부모님도 케이팝을 좋아하게 됐다”며 “엄마는 슈퍼주니어, 저는 방탄소년단을 제일 좋아한다”면서 웃었다. 2009년 SS501 덕에 케이팝을 알게 됐다는 러시아 팀 ‘업비트’의 엘레나 유리아비나(27)는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을 처음 접할 당시에는 제가 사는 도시에 케이팝 팬이 한두 명 더 있을 뿐이었는데 지금은 인기가 너무 많아졌다”며 “커버댄스 팀도 굉장히 많아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같은 팀 멤버인 다리나 스네사레바(24)는 “예전엔 유럽산 화장품을 썼지만 케이팝을 좋아하게 된 뒤에는 한국 화장품을 많이 쓴다. 패션도 한국 아이돌스럽게 입게 됐다”며 변화를 설명했다. 멕시코 팀 ‘크로노시스’의 조나선 예레나스 쿠에바스(24)는 “전에는 소수의 마니아층만 알던 케이팝이 싸이가 뜨고 나서 인기가 많아져 지하철역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멕시코나 남미에서는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케이팝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더 열정적이 된다”며 “케이팝을 연결 고리로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온 세사르 히메네스 마데라(23)는 “저희들이 한국에 온 경험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전달되기도 한다. 한국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이런 이벤트가 많아져서 멕시코에 한류가 더 퍼졌으면 좋겠다”며 조언을 건넸다. 한편 서울신문이 주최하는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각국 예선전을 마치고 23일 서울시청 앞에서 결선 무대를 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와글와글+] “우리 막 결혼했어요” 50세 신부-12세 신랑의 정체

    [와글와글+] “우리 막 결혼했어요” 50세 신부-12세 신랑의 정체

    행인들로 북적이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앞에 눈에 띄는 ‘커플’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올해 쉰 살인 신부와 이제 갓 열두 살 된 어린 신랑이었다. 신부는 웨딩드레스를, 어린 신랑은 턱시도를 갖춰 입었고, 행인들은 이들에게 “신랑과 신부의 나이가 어떻게 되냐”, “어떻게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대답하는 것은 주로 나이가 많은 신부 쪽이었고, 어린 신랑은 줄곧 어둡고, 우울하며, 주눅 든 표정이었다. 반면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표정은 달랐다. 아무 문제도 없다는 듯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우리는 막 결혼했어요"라는 설명을 늘어놓았다. 자신의 어린 신랑이 12살이라는 사실을 말할 때에도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질문에 “‘남편’의 부모님에게 결혼 승낙을 받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합법적인 결혼을 한 것”이라는 대답을 유독 강조했다. 한 행인은 어린 신랑에게 다가가 “어떻게 아내와 결혼할 수 있었냐”면서 “혹시 그녀가 돈이 많은 사람인가”라는 노골적인 질문을 던졌고, 또 다른 행인은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어린 신랑에게 축하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어린 신랑은 내내 땅만 바라보며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이 커플의 실체는 ‘가짜’다. 현지에서 유튜버로 활동하는 코비 퍼슨이라는 남성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자행되는 조혼의 문제점과 사람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해당 영상을 기획했다. 나이 든 신부와 나이 어린 신랑도 모두 ‘배우’였으며, 퍼슨은 신부 역에게 줄곧 기쁜 내색을 할 것을, 신랑 역에게는 내내 어둡고 우울한 표정을 지을 것을 주문했다. 퍼슨은 가짜 커플의 웨딩사진을 찍어주는 포토그래퍼로 위장한 뒤, ‘50세 신부-12세 신랑’의 모습에 축하를 보내는 한 남성에게 “만약 당신에게 열 두 살 된 여동생이 있고 그 여동생이 쉰 살의 남성과 결혼한다고 하면 지금처럼 축하해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이 남성은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퍼슨은 과거에도 성별을 바꿔 열 두 살의 어린 신부와 예순 다섯 살의 나이 든 신랑의 ‘가짜 결혼식’을 연출한 뒤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조혼의 문제를 상기시키는 퍼포먼스를 연출한 바 있다. 한편 퍼슨이 전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한 조혼은 일부 아시아나 중동 국가의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 내 조혼을 반대하는 인권단체 ‘언체인드 앳 라스트’(Unchained at Last)에 따르면 미국 38개주에서 2000~2010년 결혼한 18세 이하 청소년과 아이는 16만 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조혼을 금지하는 법안을 세운 곳은 델라웨어 주가 유일하다. 델라웨어 주는 지난 5월 미국 전체 주 가운데 최초로 조혼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했으며, 이 법은 부모의 동의가 있더라도 18세 이라면 결혼을 무조건 불법으로 규정한다. CNN은 “미국 대부분 주들의 경우 결혼이 가능한 최소 나이를 18세로 정해놨지만 사실상 예외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진서연 “故 김주혁, 대본에 없는 걸 해도 200% 받아주던 사람”

    진서연 “故 김주혁, 대본에 없는 걸 해도 200% 받아주던 사람”

    영화 ‘독전’ 속 소름끼치는 연기로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진서연과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출연해 화제가 된 오나라, 여섯 번째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샤이니 민호, 키가 tvN ‘인생술집’에 출연한다. 먼저 배우 진서연은 뜨거운 인기를 안겨준 영화 ‘독전’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절친한 배우 한효주의 권유가 있었다 밝혀 눈길을 끈다. 진서연은 “(한효주가)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니까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싶었다”며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다음 작품을 내가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며 출연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이어 ‘독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故김주혁을 추억하며 “내가 대본에 없는 걸 해도 200%로 받아주는 사람”이었다며 “‘나도 나중에 저렇게 상대 배우한테 해줄 수 있을까? 저 배우를 더 빛나게 해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들게 한 선배였다”고 떠올렸다. 또한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개인주의였던 진서연이 9살 연상 남편과 3개월만에 혼인신고를 하게 된 러브스토리가 공개된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인생 캐릭터 ‘정희’를 연기한 오나라는 뮤지컬에서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옮기게 된 이유에 대해 ‘부모님께 효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그녀는 “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아팠다. 부모님이 동생 때문에 공연을 보러도 잘 못 오시고 영화관에도 갈 시간이 없으셨는데, 드라마는 TV에서 편하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하시더라”라고 고백한 것. 이어 연기하면서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으로 ‘동료가 응원해줬을 때’를 꼽으며 최근 배우 김민정과 ‘NEW 인생술집’ MC 한혜진에게 응원을 받았던 에피소드를 공개해 이목을 사로잡는다. 또한 ‘나의 아저씨’ 작품 속 상대 배우인 박해준을 처음 만난 날 연기 몰입을 위해 “정말 죄송한데, 저 좀 안아주시면 안 되겠냐”고 요청해 포옹을 하게 된 사연을 공개한다. 최근 화제를 모은 남자친구와의 20년 연애에 대해서는 “대단한 줄 몰랐다”며 “‘어’하는 사이에 20년이 지나갔다”고 고백해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6집 앨범으로 돌아온 샤이니는 이날 녹화에서도 변함없는 실력과 빛나는 외모를 자랑한다. ‘만.찢.남’ 민호는 촬영을 마친 후 개봉을 앞둔 영화 ‘인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평소 감독님의 팬이었다”는 캐스팅 비화와 함께 “강동원 선배님, 정우성 선배님, 그리고 제가 나오는데, 만화에서 튀어 나온 사람들을 캐스팅했다고 이야기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떠는 것. 이에 MC 신동엽이 “그걸 네 입으로 말하는 거냐”라고 말해 현장이 웃음바다로 만든다. 이어 키는 “나는 이제 일을 더 열심히 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사람들은 이미 나의 모든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며 데뷔 10년차 가수로서의 진중한 고민을 털어놓아 눈길을 끌 예정이다. 한편, tvN ‘인생술집’은 2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침마당’ 태진아 “저작권 수입 많이 들어와...모두 옥경이가 관리”

    ‘아침마당’ 태진아 “저작권 수입 많이 들어와...모두 옥경이가 관리”

    ‘아침마당’ 가수 태진아가 저작권 수입을 공개했다. 19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 화요초대석 코너에는 가수 태진아와 강남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태진아와 강남은 가수가 되기 위해 가출한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을 밝혔다. 태진아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라기보다 배가 고파서 가출했었다”며 “서울로 상경해 짜장면 배달도 하고 안 해본 일이 없다. 그러다 가수가 됐다”고 전했다. 강남은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했다. 그래서 가출해 한국으로 왔다. 처음엔 한국어를 못 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날 태진아는 저작권 수입을 언급, “저작권료가 많이 들어온다”고 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다 제 돈이 아니다. 아내 옥경이한테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트로트 앨범으로 150만 장 판매고를 올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강남은 “그럼 선생님 통장에 얼마가 있냐”고 물었고, 태진아는 “통장도 다 옥경이가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태진아는 히트곡 ‘동반자’부터 직접 작곡에 참여, “연습하다가도 곡이 떠오르면 휴대폰에 녹음한다”라며 열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사진=KBS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분대원 수보다 많은 우리 가족, 군 생활에 큰 힘”

    “분대원 수보다 많은 우리 가족, 군 생활에 큰 힘”

    “분대원 수보다 더 많은 가족과 함께 20년 넘게 살아온 것이 제 군 생활 임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육군 7사단 포병대대에서 전포대장(보병부대의 소대장급)으로 근무하는 김다드림(26) 중위는 13남매 중 셋째이자 장남으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이 병사들을 지휘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17일 이같이 말했다. 김 중위의 가족은 부모님을 포함해 모두 15명이다. 김 중위의 집안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다. 부모님께 반드시 존댓말 사용하기, ‘야’ 또는 ‘너’라고 부르지 않고 ‘큰누나’, ‘큰오빠’, ‘작은동생’처럼 서로의 호칭 부르기 등이다. 또한 13남매의 첫째부터 막내까지 각자 집안일을 맡아 가족 구성원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있다고 김 중위는 설명했다. 2016년 학군장교(ROTC) 54기로 임관한 김 중위는 가족과 함께 실천한 배려와 사랑, 책임감 있는 행동, 감사하기 등을 군에서도 그대로 적용했다. 그는 부대 내에서 포사격 통제와 포대원 병영 생활 지도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지난해 대대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 중위는 “전우애는 가족 간의 사랑과 같다”며 “조건 없는 사랑을 바탕으로 희생정신을 발휘한다면 궁극적으로 어떠한 임무도 완수할 수 있는 군대다운 군대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태국에도 5·18 같은 역사… 민중 주도로 민주화 올 것”

    “태국에도 5·18 같은 역사… 민중 주도로 민주화 올 것”

    정부 저항단체 ‘NDM’ 조직 비판 기사 SNS 공유한 혐의로 ‘최대 징역 15년’ 왕실모독죄 기소 5·18 단체 지원으로 광주 체류 “한국 대학서 정치학 배우고파”“5·18 광주에서 대학생과 시민들이 군사정권에 맞서다 탄압받았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세계 난민의 날을 사흘 앞둔 17일 서울신문이 만난 차노크난 루암삽(25)은 정치적 박해 때문에 고국을 등져야 했던 태국의 청년 활동가다. 한국에 온 지 5개월이 됐다. 현재 한국 법무부의 난민 심사를 받고 있다. 그는 “심사 통과율이 3% 미만이라고 들었지만,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며 “정식으로 한국어를 배워 한국 대학에서 국제 인권법과 정치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국은 2014년 5월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상황이다. 이렇다 할 정부 비판 단체가 없는 점을 안타까워한 차노크난은 2년 전 군부에 저항하는 ‘신민주주의운동’(New Democracy Movement)을 만들었다가 탄압을 받았다. 지난 1월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는데 군부는 2016년 12월 태국 왕실을 비판한 BBC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점을 문제 삼았다.기사를 공유한 사람은 2600여명이었다. 하지만 왕실모독죄로 기소된 사람은 차노크난을 포함해 단 2명뿐이었다. 나머지 한 사람은 차노크난과 NDM을 함께 세운 짜투빳 분빳따라락사(27). 그는 기사 공유 당일 경찰에 체포돼 지난해 2월 구속기소됐다. 또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우리 둘 모두 군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태예요. 군부는 인권에 어긋나는 왕실모독죄를 비판 세력을 탄압하는 정치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죠.” 왕실모독죄를 저지르면 태국 형법상 최대 15년의 징역을 살 수 있다. 그가 공소장을 본 뒤 불과 두 시간 만에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던 이유다. 난민 이동의 허브 역할을 하는 홍콩이나 유엔난민기구가 있는 필리핀행을 고민하다가 한국을 선택했다. 무비자로 15일밖에 머무르지 못하는 홍콩, 필리핀과는 달리 한국은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또 한국에 도착하고 보니 옥중의 짜투빳에게 지난해 인권상을 준 5·18기념재단도 있어 더 믿음이 갔다. 차노크난은 현재 5·18 관련 단체들의 지원을 받으며 광주에서 체류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공익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난민 심사를 신청했다. 태국 명문 쭐라롱꼰왕립대학 정치학과 11학번인 차노크난은 교과서를 통해 5·18 민주화 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배우는 한국이 마냥 부럽다. “태국에서도 5·18처럼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다가 피를 흘린 역사가 있지만 중고등학교에서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어요. 왕들의 업적이나 전쟁에서 이겼던 이야기만을 암기하도록 해 왕족에 충성하도록 통제하고 있을 뿐입니다.”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태국 민주화와 함께 하고 있다며 차노크난은 눈을 빛냈다. “당장 내일이나 내년은 아니겠지만, 태국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분명히 왕실이나 군부 엘리트가 아닌 민중들이 주도할 겁니다.” 다음은 차노크난과의 일문일답.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대학에 입학해 강의를 듣던 중에 태국 역사와 사회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됐고,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다른 나라 역사를 공부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중고등학교에서 배워온 태국 역사는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왕족들의 이야기뿐이더라. 우리는 민중의 역사가 빠져있었다.   ⇒역사에 의문을 갖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를텐데. →태국 정부는 학생들을 통제하려는 목적에서 대학에서마저 교복을 입게 했다. 1학년 2학기 때부터 사복을 입고 등교하며 저항했지만, 교복을 입지 않으면 시험장에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 2학년 1학기 때는 잡지를 발행하던 친구의 아버지가 왕실모독죄로 잡혀갔다. 이 사건이 교복이라는 작은 문제에서 왕실모독죄라는 큰 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가게 된 계기였다. 10년형을 선고받았던 친구의 아버지는 7년을 복역하다가 2주 전에 가석방됐다.    ⇒한국에 오고 나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마음이 어려웠다. 지난 7년 동안 모든 민주화 투쟁 일정에 참석했는데 이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너무 어렵게 했다. 지금도 태국에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고 처음에는 고통스러워서 태국 뉴스도 볼 수 없었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아나. →광주에 도착하고 5·18기념재단에서 제공한 영어로 된 5·18 책을 읽었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광주에 살다보면 모를 수가 없다. 5·18 기념공원, 5·18 자유공원, 5·18 민주묘지 등 광주는 온통 ‘5·18’이다. 심지어 ‘518’ 버스를 타면 5·18 관련된 곳을 다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광주 여러 단체는 지금도 5·18 당시의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점이 부럽다.   ⇒부모님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지난 5월 18일 태국에서 아빠와 엄마, 동생과 친구가 광주를 방문했다. 지난 1월 가족과 헤어진 이후 첫 만남이었다. 미래에 대해 질문하는 부모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오늘과 내일에 대해서 말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내 현재 신분이 그렇다. ⇒후회한 적은 없나. →한국에 와서 외로웠고 처음 두달간은 많이 울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에 참여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난민 심사가 걱정되지는 않나. →걱정되지만 희망을 갖고 있다. 그래도 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왕실모독죄 기소장이 있고, 정권에 탄압받았던 사실을 언론 기사로도 증명할 수가 있다. 옆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오히려 중동이나 미안마(로힝야족)에서 전쟁과 박해를 피해 급히 본국을 떠난 난민들이 걱정된다. 이들은 서류를 챙길 여유가 없었다.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나.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데 지금 신분으로는 대학에 있는 어학당에도 다닐 수 없더라. 학위 공부도 정식으로 할 수가 없다. 한국어를 못하다보니 사람들과 정치적인 문제를 토론하지도 못한다. 지난해 촛불집회 등 민주주의 투쟁이 있었다고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토론해보지 못했다.   ⇒태국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운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태국 시민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독재 정치의 나쁜 측면을 알아 가고 있다. 단지 지금은 두려워서 거리로 나오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군부 정권이 계속해서 선거를 미루면, 태국 시민들도 더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태국 군부에 한 마디 한다면.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 권력이 태국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날, 당신들은 시민들을 탄압했던 행동에 대한 값을 치를 것이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팔리지 않는 음식물 인터넷 공유하는 日

    일본에서는 소비되지 않은채 그대로 버려지는 밥, 반찬, 빵 등 음식물이 연간 600만t에 이른다. 하루 평균 16만t이 넘는다. 이렇게 식당이나 빵집, 반찬가게 등에서 팔리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물을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손님·가게 연결하는 공유사이트 등장 17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도쿄 오타구에 있는 ‘아야빵’이라는 빵집은 저녁 7시쯤 되면 진열대가 거의 비워지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때를 맞춰 찾아온다. 스마트폰으로 시제품 빵을 예약한 손님들이다. 일반 판매용이 아니라 신제품 출시를 위해 제빵사가 개발 중인 빵들이다. 이 빵집은 그동안 시제품들을 그냥 버렸지만, 올 4월부터는 이런 식으로 일반에 판매하고 있다. 아야빵과 손님들을 연결해 주는 건 ‘다베테’라는 이름의 음식 공유 사이트다. 도쿄 도심을 중심으로 약 130개 음식점이 가입해 있으며 소비자 회원은 약 2만명이다.사이트 운영사인 고쿠킹은 판매가의 35%를 수수료로 챙긴다. ●인지도 높이며 새 손님 유입·단골 확보 니혼게이자이는 “음식점은 품질과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식품을 폐기 처분해 왔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새로운 손님이나 단골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도쿄 시부야구의 고급음식점 ‘갓포 다지마’를 예로 들었다. 이곳은 당일 팔리지 않은 음식 등을 활용해 다베테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특제 간장을 사용한 가쓰오부시 등을 노인용 반찬으로 개발, 고향의 부모님에게 선물하려는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높여 젊은층 손님을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월 1980엔(약 2만원)을 내면 매일 두 차례 남는 식품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리듀스 고’라는 모바일앱 서비스도 지난 4월 시작됐다. 회사원 아베 신이치(41)는 “이 앱을 사용해 도쿄 미나토구의 빵집에서 출근길과 퇴근길, 하루에 두 번씩 빵을 챙겨 간다”고 말했다. 음식물 폐기를 줄이기 위해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시가현은 지난해 가을부터 ‘푸드 에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한 식육 도매업체 가르네재팬은 유통기한이 다 돼 가는 햄버거 등의 정보를 페이스북에 올려 자사 직영 소매점에서 일반에 싸게 팔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이 eye]우리가 본 선거, 그리고 바람

    [아이 eye]우리가 본 선거, 그리고 바람

    서울신문은 올해 들어 매달 한 차례 지면에 싣고 있는 어린이 컬럼 ‘아이 eye’에 이어 온라인판 ‘아이 eye’를 선보입니다. 세상을 향한 우리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보다 더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 까지만 해도 선거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투표도 못하는데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과 정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선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아동의 참여권 증진을 위해 진행한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처음엔 선거는 어른들만의 이야기이고 우리 같은 아동은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게 된 내용들과 주관적 견해를 정리하며 인터뷰를 진행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거철이 시작되니 거리는 많이 시끄러워 졌다. 이전 같으면 ‘아 시끄러워’라면서 그냥 보고 지나쳤겠지만 인터뷰를 했던 탓인지 유세하는 후보자들을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다. 현수막에 걸린 그들의 이름과 공약들, 명함을 쥐어주는 후보자들의 간절해 보이는 손과 얼굴들. 새삼스레 놀란 것은 아무도 내게는 다가오지 않고 현수막에 걸린 공약들에는 아동을 위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에게 있어 아동은 투표권이 없으니까 내게 혹은 다른 아이들에게 유세를 해봤자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행동들은 정말 우리 도시를, 우리 사회를 좋게 만들겠다는 의지보다는 그저 뽑히기 위한 것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하나라도 아동들을 위한 공약이 있지 않을까 해서 다른 지역을 나가게 되었을 때 둘러보았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으니 실망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 무서워 졌다. 우리가 이 사회의 미래라는 것을 인지하지 않고 그저 현재 뽑히기 위해 급급한 후보자들의 모습에 속이 상하고 불안했다. 나와 친구들이 거리를 지날 때 딱 한 번 유세자들이 다가온 적이 있었다. 부모님께 잘 말씀 드리라면서 전단지 하나를 쥐어주더니 어느 학교냐고 물었다. 다른 동네의 학교 이름을 대니 다가왔던 유세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우리 손에 쥐어주었던 전단지를 도로 가져가 버렸다. 충격이었다. 물론 우리도 우리 부모님의 동네가 달라 그 후보자에게 투표할 수 없으니 의미 없는 행동이라 생각해서 그랬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우리가 투표권이 없어 선거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듯, 유세자들의 이러한 행동들은 아동들이 후보자들과 선거에 좋지 못한 인상을 받게 한다. 우리를 사회의 미래로 제대로 인식해주면 안되는 것일까? 우리가 더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줄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된다면 우리도 똑같이 행복한 사회를 미래의 아동들에게 물려줄 것이고, 행복한 순환의 고리가 만들어 질 것이다. 적어도 선거철 유세하는 후보자들을 눈살 찌푸리며 바라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조금만 더 먼 숲을 바라봐주는 후보자가 나오기를 바란다. 미래를 이끌어갈 아동들을 위한 공약을 세워주는 후보자가 언젠가 꼭 나타나기를 우리들은 바라고 있다.
  • ‘곤지암’ 박지현 “데뷔 전 뚱뚱했었다…체중감량 비법 있다”

    ‘곤지암’ 박지현 “데뷔 전 뚱뚱했었다…체중감량 비법 있다”

    한국 공포영화계에 신기록을 세운 영화 ‘곤지암’의 히로인 배우 박지현.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신인배우였지만 첫 주연작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특히 그의 소름 끼치는 빙의 연기는 관객들의 인정과 찬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제 겨우 한 발을 내밀었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 박지현이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FRJ Jeans,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토툼(TOTUM), 섀도우무브(SHADOWMOVE) 등으로 구성된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선 호러퀸이 아닌 분위기 퀸 박지현의 숨겨온 면모를 자랑했다. 이제 곧 브라운관으로 시청자들과 만남을 앞둔 박지현의 연기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것이 곧 그의 꿈이라고 한다. 그는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보고 싶어 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며 그의 연기 포부를 밝혔다. 먼저 박지현의 배우 데뷔 계기를 물으니 “어린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께서는 대학 진학 후에도 늦지 않았다고 저를 설득하셨죠”라며 “그래서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야 연기 학원에 다니게 됐어요”라고 했다. 2017년 윤아와 임시완 주연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로 공식적인 첫 데뷔를 한 박지현에게 부담감은 없었냐고 질문하자 “‘왕은 사랑한다’ 보다 영화 ‘곤지암’이 더 늦게 개봉을 했지만, 사실 ‘곤지암’은 이미 2년 전에 촬영을 마친 상태였어요. 그래서 촬영장이 ‘왕은 사랑한다’가 처음은 아니었기에 연기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촬영장에 대한 부담감과 떨림은 없었어요”라고 전했다. 아무래도 박지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영화 ‘곤지암’. 신인배우가 영화 주연으로 발탁된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곤지암’ 오디션 당시에 관해 물어보자 “오디션 볼 때, 합격할지 못 할지에 대한 느낌이 와요. 오디션 현장의 분위기도 좋았고, 설레발이지만 약간의 기대는 있었죠”라며 박지현은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 ‘곤지암’ 오디션 현장은 처음부터 비범했다고 한다. “문을 열고 오디션장에 들어간 순간부터 녹화를 시작하셨고, 지금까지 한 행동을 똑같이 재현해 보라는 감독님의 요청도 있었어요”라며 “그리고 빙의 연기를 선보였었는데, 그때 그 모습이 감독님께 인상적으로 남았는지 실제 영화에서도 거의 같은 연기를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평소에도 ‘곤지암’과 같은 공포영화를 즐겨보냐는 질문에 박지현은 “즐겨보진 않지만 겁이 없는 편이죠. 평소엔 SF영화를 보곤 하죠”라며 솔직한 답변을 했다. 신인배우로서 영화 촬영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없냐고 물어보니 “감독님께선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하기보단 본인이 가지고 있는 날것의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셨죠. 그래서 대부분의 배우가 실명을 사용했고 애드리브도 자유롭게 구사했어요. 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영화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준비한 것은 없어요”라고 답했다. 촬영 중 어려웠던 점을 말해달라고 하니 “영화 특성상 배우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 많았어요. 그래서 연기는 좋았지만 카메라 무빙 때문에 NG가 난적이 많았죠. 그 점이 젤 아쉬웠어요. 그래도 엔딩크레딧에 촬영 오퍼레이터로 이름이 오르니 신기하더라고요”라고 전했다. ‘곤지암’ 흥행 이후 달라진 것에 관해 묻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스스로 만족할 뿐이죠. 사실 제가 출연한 영화가 잘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한 영화가 성공한 것으로 생각해 서로 축하해주기 바빴어요”라고 대답했다. 더불어 ‘곤지암’이 남긴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냔 질문엔 “아무래도 함께 촬영한 배우들이죠. 흥행의 기쁨보다 촬영 내내 함께하며 우정을 쌓아온 식구들이 생겨서 그게 더 좋아요”. 예쁘장한 외모의 박지현은 데뷔 전 ‘대학내일’의 표지를 장식하게도 했는데, “지인의 추천으로 도전하게 됐죠. 그때 배윤경 언니와도 인연이 닿아 서로 연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에요”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왠지 학창시절에도 인기가 많았을 것 같지만 “고등학교 때까지 거의 공부만 했어요. 그땐 외모에 관심도 없었고, 지금보다 더 뚱뚱했죠. 그래서 연기학원 원장님께선 저를 아직도 꿀돼지라고 부르세요”라며 솔직한 답변을 보였다. 그에게 체중감량의 비법을 물으니 “답은 하나에요. 덜먹고 더 운동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니와 쯔위 닮은꼴이라고도 불리는 박지현. 실제로 보니 프리스틴의 주결경과도 많이 닮았다고 칭찬하니 “들을수록 그분들께 너무 죄송해요.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라고 부끄러워했다. 그렇다면 나만의 독보적인 외모 강점을 뽑아달라고 하니 “볼살이 없어 패인 볼인 것 같아요. 예전엔 스트레스였지만 이것 또한 내 이미지이며 덕분에 오싹한 분위기의 ‘곤지암’과도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라며 어렵게 장점을 생각해냈다. 요즘 친하게 지내는 배우들은 없냐고 물으니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박환희라고 답했다. “실제 집도 10분 거리에 있어 쉬는 날이면 놀러 가서 자고 올 때도 있어요”라고 했다. 일이 없는 날엔 주로 낚시도 다니고 골프도 치며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이 아닌 즐기고 놀 수 있는 운동을 선호한다고 한다. 박지현은 활동적인 성격과 뛰어난 운동 실력 덕분인지 얼마 전 정확한 제구를 뽐내며 첫 시구에 도전한 적이 있다. “야구 경험이 없어 시구 제안이 왔을 땐 고민을 했어요. 배우 이태성 오빠가 야구를 알려줘서 2~3일 정도 연습했는데, 정확히 스트레이크 존으로 들어갔죠”라며 “처음엔 구속이냐 얼굴을 지킬 것이냐에 대해 고민했었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 같아 기뻤어요”라며 꾸밈없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현은 새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현대극은 처음이라 지금까지 했던 연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더불어 “파트너가 될 윤나무 배우님과 만남도 너무 기대돼요. ‘곤지암’을 함께 했던 성훈 오빠의 절친이라 해서 빨리 만나 뵙고 싶어요”라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로코퀸 황정음 주연의 ‘훈남정음’ 후속작으로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 “저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 ‘훈남정음’ 후속이라 영광이에요. 더욱 열심히 할거에요”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싶어 하는 박지현에게 만일 배우가 되지 않았으면 어땠을 것 같냐고 물어보니 “배우가 되고 싶었고, 연기를 하고 싶었으나 처음 시작할 용기가 없던 시절이 있었어요. 아마 그때 연기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아나운서 지망생이 됐을지도 몰라요”라고 했다. 앞으로 어떠한 배우를 꿈꾸냐 물으니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말은 쉽지만 아마 정상의 배우가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것 같아요”라며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선 향후 몇십 년간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함께했던 스태프들이 계속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곤지암’으로 관객들에게 공포를 선사했다면, 이제는 관객과 시청자들을 웃게 해주고 싶다던 박지현. “안 그래 보여도 웃긴 표정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꾸준히 연구 중이에요. 운이 좋게 영화에서 주연으로 관객분들을 만날 수 있었죠. 앞으로 선보일 드라마에서도 시청자분들이 실망하지 않는 연기로 보답할 거에요”라며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민호, 데뷔 20년 만에 이태리로 활동명 변경 “수년간 고민해왔다”

    이민호, 데뷔 20년 만에 이태리로 활동명 변경 “수년간 고민해왔다”

    배우 이민호가 이태리로 활동명을 변경하고 새 둥지를 틀었다.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는 14일 이민호가 이태리로 활동명을 변경하고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타하우스 측은 “이태리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태리는 타고난 감각과 강한 내실의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귀감이 되는 배우”라며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 많은 무한대의 가능성을 지닌 배우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이태리의 연기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태리는 이민호라는 이름으로 ‘해를 품은 달’, ‘옥탑방 왕세자’, ‘시간이탈자’ 등에 출연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태리는 활동명을 변경한 이유로 “주변에서도 많은 의견을 줬고, 스스로도 수년간 고민을 해 왔던 부분”이라며 “부모님이 정해 주신 이름인 이태리로 새로운 시작을 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하게 되었다. 좋은 연기로 인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태리는 다양한 연기로 다채로운 작품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해를 품은 달’, ‘대풍수’ 등 굵직한 작품부터 ‘옥탑방 왕세자’, 영화 ‘시간이탈자’, ‘여곡성’ 등 장르는 물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왔다. 탄탄한 연기력, 화사한 외모로 최근에는 장대운 감독의 컬링을 소재로 한 최초의 한국 드라마 ‘못말리는 컬링부’의 촬영을 마쳤다. 또한 중국 영화 ‘미스터리 파이터(Mystery Fighter)’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더 비터스윗(The Bitter Sweet)’도 싱가폴, 대만, 중국 등 개봉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숨진 친구 추모위해 40주년 우정여행 떠난 여섯 친구들

    숨진 친구 추모위해 40주년 우정여행 떠난 여섯 친구들

    여자의 우정도 남자들 못지않게 끈끈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친구들이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 ABC방송은 40년 동안 친구로 지내온 여섯명의 여성들이 난소암으로 숨진 친구를 추모하며 여행을 떠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이제 50대가 된 여섯 친구들은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의 찰스 링컨 하퍼 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자신들을 ‘센세이셔널 식스’(The Sensational Six)라고 불러왔다는 여성들은 40년 간 졸업식과 결혼식, 50번째 생일, 부모님과 남편의 죽음 등 많은 순간을 함께 해왔다. 그러나 그 중 모두에게 힘든 시기는 바로 절친 데니스 윌리엄슨(53)을 병으로 잃었을 때였다. 2016년 7월 윌리엄슨은 친구들에게 난소 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낙관적이었지만 윌리엄슨이 전화로 암울한 소식을 전하면서 친구들은 예후가 심각해졌음을 알았다. 이는 여섯 친구들이 우정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시크레스트로의 여행을 계획한지 단 몇 달만에 접한 비보였다. 결국 예정된 여행일이 오기 두 달 전 윌리엄슨은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친구들은 윌리엄슨 없이 여행을 갈 수 없었다. 어떻게서든 그녀를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해변 별장에 놓아둘 윌리엄슨의 사진을 챙겼고, 난소암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청록색 셔츠와 우정팔지를 착용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바닷가로 이동해 그녀를 기리기 위한 초롱불을 밝혔다. 샤론 로빈슨은 “우리는 지난해 이 여행을 계획했고, 윌리엄슨도 간절히 오고 싶어했다. 인생의 매 순간을 함께해 온 그녀를 우정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었다. 윌리엄슨은 우리와 항상 여기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든 싫든 우리는 평생 동안 서로를 위해 이곳에 있다. 의견차이로 열을 올릴 수도 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뭉치고,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기에 우리의 우정은 결혼과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ABC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한쌍’ 7월 첫 방송 “기존 연예 프로그램과 차별 둘 것”

    ‘한쌍’ 7월 첫 방송 “기존 연예 프로그램과 차별 둘 것”

    결혼을 원하는 청춘 남녀를 위한 공개구혼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인다. XtvN 신규 예능 ‘한쌍’이 오는 7월 첫 방송된다. 신인륜지대사 XtvN ‘한쌍’은 반려자를 간절히 찾고 싶은 미혼남녀와 자녀들이 인연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은 부모님들의 리얼리티를 그린 프로그램. 박신양의 예능 고정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tvN ‘배우학교’를 연출한 백승룡PD 신작으로, 연애 보다는 ‘결혼’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14일 공개된 4종의 티저 영상은 한 금융광고를 패러디한 감각적 영상으로, 결혼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입장을 리얼하게 반영해 눈길을 모은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비혼주의 선언을 들은 아빠의 심정, 미혼의 자녀를 둔 엄마가 친구의 프로필에서 손주의 사진을 봤을 때의 심정, 다른 사람의 결혼식으로 꽉 찬 스케줄을 보며 축의금 걱정하는 아들의 심정, 하나 남은 싱글 친구의 결혼 소식을 들은 딸의 심정까지 미혼자를 둔 가정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현실 속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은 반려자를 찾고 싶은 미혼남녀들의 데이트를 통해 외모, 스펙, 취향 등 ‘결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하고, 부모들은 자녀들의 데이트 행태를 관찰하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를 들여다보며, 부모와 자식 간의 입장 차를 확인할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점. 이 프로그램을 보는 미혼남녀라면 결혼에 대한 솔루션을 스스로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애 프로그램과는 확연한 차별을 둘 전망이다. 한편, XtvN ‘한쌍’은 오는 7월 첫 방송된다. 사진=X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손지현 “포미닛 해체? 언젠가 일어났을 일”[화보]

    손지현 “포미닛 해체? 언젠가 일어났을 일”[화보]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에서 루시개 역할을 맡아 활약한 배우 손지현이 다채로운 패션 화보를 선보였다. bnt를 통해 공개된 손지현의 화보는 퓨자, 트라비체,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토툼(TOTUM) 등으로 구성된 네 가지 콘셉트로 진행됐다. 이날 손지현은 여성스러운 매력과 풋풋하고 소녀스러운 분위기를 넘나들며 ‘신인배우’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드러냈다. 그는 촬영하는 동안 미소 띤 얼굴로 흘러나오던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며 특유의 매력을 발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보 촬영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손지현은 최근 쏟아지는 인터뷰 기사에 대해 “신인 배우니 기자님들을 직접 찾아뵙고 ‘대군’ 종영 관련 인터뷰를 했다”며 “항상 그룹으로 하다 처음으로 혼자 인터뷰를 하니 생각보다 이슈가 돼 쑥스럽다”고 밝혔다. 손지현은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 촬영 현장에 대해 “정말 말도 안 되게 좋았다”며 “감독님이 착한 사람들만 캐스팅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워낙 성품이 좋은 배우분들이 모여 있다 보니 서로 배려해주는 분위기여서 편안했다”고 말했다. ‘대군’에서 주어진 장면을 잘 살리고 싶어 많은 고민을 했다는 손지현은 “(윤)시윤 오빠가 먼저 다가와 많은 조언을 해줬다. 워낙 세심한 분이고 잘 챙겨줘 호흡이 좋았다”며 함께 출여냈던 윤시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손지현은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 중 가장 뜻깊은 작품에 대해 ‘대군’을 꼽았다. 그는 “이름을 예명으로 바꾼 뒤 처음 하게 된 작품이며 내가 했던 캐릭터 중 가장 사연이 있고 특별한 캐릭터라 더 많은 여운이 남는다”며 “‘대군’ 투입 당시 사극 현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룹 포미닛 남지현으로 활동한 바 있는 손지현은 배우와 가수로서 느끼는 고충의 차이에 대해 “포미닛 때에는 팀으로 활동했기에 무대 위에서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반면 촬영 현장에서는 나 혼자 극복해야 된다는 점이 달랐다”고 말했다. 손지현은 ‘대군’ 촬영 이후 떠난 포상휴가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포상휴가였다. 너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디션을 보지 모해 아쉬웠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들어오는 오디션은 전부 응시한다”며 “카리스마가 있는 걸크러시 배역에 끌린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를 묻자 손지현은 유연석과 류준열, 공유, 염정아 등을 언급했다. 손지현은 “여운이 남았던 배우분들이다. 남자 배우분들은 홑꺼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같은 회사 염정아 선배님과 함께해보고 싶다. 걸크러시 원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배우 행보를 위해 본명 남지현을 과감히 버리고 어머니의 성을 따라 손지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 그.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묻자 “부모님이 사이가 좋으니 엄마가 아빠 눈치를 보시더라. 아빠는 내가 손지현으로 불리니 서운하다며 문자를 주시기도 했다”고 털어놓으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이어 손지현은 “아버지가 원래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연예인 하는 것도 반대하셨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춤을 추고 싶어 고등학생 때 세 달 동안 편지를 써 아빠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무용을 시작해 아빠의 바람대로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한 것”이라며 “대학 재학 중 JYP 공개 오디션에 나가 데뷔하게 됐다”고 전했다.그저 무대가 좋아 가수로 데뷔하게 됐다는 손지현은 “명성이나 명예, 돈을 바라고 가수를 꿈꾸지 않았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걸그룹으로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언젠가 나이가 들면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손지현은 포미닛 해체 당시 심경에 대해 “어차피 일어날 일이라 잠깐 속상하고 말았다”며 “해체 직후 무대가 가장 그리웠지만 지금은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당분간은 음악 활동 없이 배우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고 답했다. 화면보다 실물이 더 예쁜 걸로 유명한 손지현은 “데뷔 초부터 5년 동안 화면보다 실물이 낫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점점 싫어졌다”며 “이제는 그런 말들이 좀 줄어든 것 같다. 단순히 외모로 평가받기보다는 사람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손지현은 화면을 통해 비치는 자신의 모습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위에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클로즈업한 모습, 눈동자 컬러를 꼽았다. 그는 “짙지 않은 메이크업에 클로즈업한 모습이 마음에 든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눈동자 색이 예쁘다며 렌즈를 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머물고 있는 아티스트컴퍼니에 속한 이들 중 직접 만나보니 가장 남달랐던 배우에 대한 질문에 손지현은 김의성을 언급하며 “악인 캐릭터를 많이 맡았는데 실제로는 되게 자상하신 분”이라며 “신인배우 수업에 같이 참여하며 독백 연기를 지도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손지현은 “소심한 성격이라 화를 잘 안 내는 편”이라며 “내면에 있는 화를 끌어모으면 좋은 악역 연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악역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끝으로 손지현은 이상형에 대해 “연하는 아니었으면 좋겠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마음 넓은 사람”이라고 말하며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싫다. 일적인 부분을 이해해줄 수 있는 일반인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결혼하고픈 나이에 대해 손지현은 “바람은 서른다섯인데 마음처럼 될지는 모르겠다”며 “아이는 최소 셋 낳고 싶다. 여력이 되면 더 낳고 싶지만 연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될까 망설여질 것 같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남포동(南浦洞) 전성시대 - 부산 자갈치 시장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남포동(南浦洞) 전성시대 - 부산 자갈치 시장

    “저녁때가 가까워서 부둣가로 나갔다. 거기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목노상에서 대폿술을 한 잔 마시기 위함이었다....(중략)...야, 바다란 아무 때 봐도 좋다. 가까운 눈앞에 갈매기란 놈들이 껑충인다. 야, 멋들어졌다.” < 황순원, 곡예사, 1952>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자갈치 시장은 한 마디로 극적인 공간이다. 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까지 거쳐 온 우리 민족의 기막히고도 고단한 삶의 궤적이 지금도 전설처럼 흘러 내려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다보니 일반인들은 물론 예술가들에게도 그냥은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한 공간이 또한 자갈치 시장이기도 하다. 소설가 황순원의 ‘곡예사’(1952)에서는 곡예를 펼치듯 삶을 살아가는 지친 피난민의 인생에 유일한 휴식 공간으로, 김동리의 ‘밀다원 시대’(1955)에서는 자갈치 시장은 가난한 예술인들의 마지막 낭만이 서린 곳으로도 따뜻하게 그려진다. 소설뿐만이 아니다. 영화에서도 자갈치 시장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이다. 영화 ‘친구’(2001)에서는 주인공 준석이가 친구들과 함께 자갈치 시장 골목을 가로질러 달렸고, 최근에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블랙팬서’(2018)의 주인공 트찰라도 이 거리를 힘껏 질주하였다. 누구든 쉼 없이 달리고, 달려야 할 것 같은 삶의 열기가 가득한 곳, 부산의 자갈치시장이다. 자갈치 시장은 현재 부산 중구 남포동과 서구 충무동을 가로지르는 수산물 전문 시장으로 영도대교 근처에 위치한 남포동 건어물 시장과 충무동의 공동 어시장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한국전쟁 당시 국제시장과 더불어 남포동 자갈치 시장은 피난민들이 모여 들던 곳으로 각자의 생계를 위해 날품을 팔아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다. 지게꾼으로, 미군들의 군수품을 몰래 빼돌려 팔거나, 뻥튀기나 국화빵, 밀면 등을 노포에서 판매하였고 더구나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원도심권 최대 규모, 최대 인원이 밀집한 생활 공간이기도 하였다. 자갈치란 이름의 유래는 이곳이 원래 자갈밭이었다는 설과 더불어 자갈치라는 활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자갈밭이라는 공간성에 어원의 의미를 두고 있다. 원래 이곳은 1924년 8월에 출발한 남빈시장(南賓市場)이 있던 지역으로 대규모 시장을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때는 1932년 12월 인근 자갈밭 부지 101,963.4㎡를 매축하면서부터이다. 광복 이후에는 연안 여객선의 정박 공간과 더불어 연근해 어선들의 수산물 집하장, 노점상들의 활어 판매와 더불어 갖가지 생필품 가게들이 들어섰고 이즈음에 들어 현재 자갈치 시장의 형태를 거의 갖추게 된다. 본격적으로 시장 이름에 자갈치라는 명칭이 붙기 시작한 때는 1974년에 들어서면서 부터이다. 물론 그 전에도 자갈치라는 지역명은 있었으나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갈치 어패류 처리장이라는 공식 명칭을 가지기 시작하였다고 본다. 이후 자갈치시장은 1986년에는 부산어패류처리장이라는 이름으로, 2006년부터는 부산종합수산물유통센터라는 명칭으로 이름을 갈았지만, 여전히 사람들 입에는 현재까지 자갈치 시장이라는 명찰 하나로 정리되어 있다. 지금의 자갈치 시장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현대식’ 자갈치 시장은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이며, 전용면적이 7,243m²에 달하여 480개가 넘는 점포가 성업 중이다. 한편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옛날’ 자갈치 시장에는 생선구이집과 더불어 대구, 청어, 조개, 문어, 해조류, 장어 등의 활어를 대야에 가득 담아 노점에서 판매하는 난전 주변에는 광복 후 그때 어느 때인 듯 지금도 여전히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부산이라는 지리적 성격이 가장 선명한 공간이자 해방 이후부터 전후 피난민들의 지독했던 삶의 흔적이 아직까지도 강하게 남아 있는 부산 최대 어패류 시장인 자갈치 시장. 이곳에서 우리는 어쩌면 잃어버렸던 생의 감각을 다시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자갈치시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부산이라는 특성이 가장 잘 투영된 곳. 부산 구도심의 원형이다. 국제시장과 더불어 부산 중구 여행의 핵심. 2. 누구와 함께? - 부모님과 함께, 초등학생 어린 자녀라면 수족관보다 나은 자연학습. 3. 가는 방법은? - 지하철이 편하다. 1호선 : 자갈치역 10번 출구 / 남포동역 7번, 1번 출구 - 부산광역시 중구 자갈치해안로 52 4. 감탄하는 점은? - 삶의 활력. 생각보다 넓은 시장. 오래된 생선구이집과 선창의 노포 주점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부산을 상징하는 곳. 여전히 부산에서는 가장 복잡한 시장 중의 하나. 6. 꼭 봐야할 공간은? - 노전에 위치한 오래된 선창의 선술집. 생선구이 백반 가게들. 해방 이후의 시장의 원형이 남아 있는 옛 시장 거리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토박이 꼼장어집 ‘동성꼼장어’, 이미 방송에서 유명한 ‘남해자연산횟집’, 돼지불백의 진미 ‘포항식당’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jagalchimarket.bisco.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국제시장, 용두산 공원, 차이나타운, 송도해수욕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자갈치시장은 광복 이후 한국 전쟁 전후 시간의 흔적이 가장 많이 새겨진 곳. 50년대와 60년대 향수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미스 함무라비’ 김명수, 세상 어색한 부자 일상 공개 ‘싸늘’

    ‘미스 함무라비’ 김명수, 세상 어색한 부자 일상 공개 ‘싸늘’

    얼굴도, 생활도 ‘바른’ 김명수의 세상 어색한 부자(父子)의 일상이 공개됐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연출 곽정환, 극본 문유석, 제작 스튜디오앤뉴)측은 11일 원칙주의 판사 임바른(김명수 분)의 부모님을 향한 극과 극 온도차 눈빛이 담긴 사진을 공개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우월한 비주얼에 섹시한 두뇌까지 지닌 넘사벽 능력의 초엘리트 판사 임바른은 완벽해 보이지만, 그에게도 아픈 곳은 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어디든 달려 나가던 언론인이지만, 정작 자신의 가족은 내팽개쳤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바로 그것. 임바른이 섣부른 선의를 경계하는 이유 역시 아버지의 영향이기도 하다. 공개 된 사진 속 임바른의 상반된 태도가 눈에 띈다. 단정한 슈트가 아닌 편안한 차림으로 엄마의 말에는 다정하게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영락없이 착한 아들의 모습이다. 반면, 아버지와의 대화에서는 눈을 맞추기는커녕 심드렁한 표정이다. 보기만 해도 세상 어색한 부자의 모습은 두 사람의 관계에 궁금증을 유발한다. 11일 방송될 7회에서는 ‘민사 44부’가 부모님의 재산을 둘러싼 형제들의 재판을 맡게 된다. 피보다 진한 재산을 쟁취하기 위해 총알 없는 전쟁을 펼치는 형제들의 재판을 통해 아버지에 대해 냉소적이던 임바른이 ‘가족’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 보게 될 예정. 그로 인해 아버지에 대한 오해와 원망의 벽이 조금이나마 허물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스 함무라비’ 제작진은 “재산을 두고 다투는 가족 간의 재판을 통해 판사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 임바른의 성장과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을 자극하며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미스 함무라비’ 7회는 오늘(11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감스트·헤이지니·이사배…1인 BJ, TV 속으로

    감스트·헤이지니·이사배…1인 BJ, TV 속으로

    인터넷 방송 BJ(1인 방송 진행자)들의 활약이 랜선을 넘어 TV로 몰아치고 있다. 많게는 수백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BJ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방송사들은 지상파부터 케이블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앞다퉈 BJ 모셔오기에 나서고 있다.MBC는 최근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자사 디지털 해설위원에 ‘축덕’(축구 덕후) BJ 감스트를 발탁했다. 그는 지난 6일 방송된 ‘라디오스타’(MBC)에 함께 해설위원이 된 안정환, 서형욱 해설위원, 김정근 캐스터와 나란히 출연해 발탁 소감을 밝혔다. 감스트는 이날 방송에서 “많은 분들이 저를 못마땅해하신다. 댓글에서 ‘왜 쟤를 데려왔나’는 반응이 많다”면서도 “10대, 20대들이 저를 좋아하기 때문에 ‘엄마, 감스트 형 때문에 MBC 봐야 한다’고 (부모님 세대를)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의 장점을 설명했다. 감스트는 러시아에서 현장중계를 하지는 않는다. 월드컵 기간 중 MBC 중계를 보면서 인터넷 방송을 통해 다시 중계하는 역할을 맞았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인 60만 온라인 축구팬이 대상이다. 앞서 감스트는 2018년 ‘KEB 하나은행 K리그’ 공식 홍보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37년 장수 프로그램인 ‘TV유치원’(KBS2)은 최근 대대적인 개편을 하면서 ‘유통령’(유아들의 대통령) 지니를 영입했다. 지니는 ‘직업탐험, 바쁘다 바빠’ 코너를 진행하면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흥미진진하고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보여 주는 역할을 맡았다. 그의 유튜브 채널 헤이지니 구독자는 90만명으로 인기 동영상은 조회수 1000만건을 훌쩍 넘기도 한다.10대, 20대에 미치는 파급력 덕분에 인기 BJ들의 방송 게스트 출연도 잦아지는 추세다. 유명 뷰티 유튜버 이사배는 지난 4월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인기를 모았다. 이사배는 ‘겟잇뷰티’(올리브) 패널 등으로도 참여해 재능을 뽐내기도 했다. 교육용 콘텐츠 개발로 유명한 유튜버 도티는 지난해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tvN)에서 연예인들과 두뇌싸움을 펼쳐 화제가 됐다.상위 0.1% BJ들의 인기가 연예인급으로 올라서면서 이들의 카메라 뒤 사생활을 비추는 프로그램까지 방영을 앞두고 있다. 7월 초 ‘비긴어게인2’ 후속으로 방송될 ‘랜선 라이프’(JTBC)는 BJ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을 표방한다. 대도서관·윰댕 부부, 뷰티 유튜버 씬님, 먹방 BJ 밴쯔 등 1인 방송계 스타들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tvN 등 17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CJ E&M은 2013년부터 1인 창작자 지원 사업인 다이아TV를 통해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개발 등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도서관, 밴쯔, 보겸, 박막례 할머니 등 유명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1400여명이 현재 다이아TV에 소속돼 활동 중이다. CJ E&M에 따르면 다이아TV의 총 누적구독자 수는 지난 4월 기준 1억 6000만명을 돌파했다. 2년 만에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1인 방송 증가 등 변화는 오래전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이들이 주류 미디어까지 침투해 들어오는 것은 그만큼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TV보다 유튜브를 더 많은 보는 것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1인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스타들이 발굴될 것이고 기존 방송사가 이들을 섭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단독] 톱 모델 만들어줄 테니 안아 볼까?…그날 S양은 평생 꿈마저 짓밟혔다

    [단독] 톱 모델 만들어줄 테니 안아 볼까?…그날 S양은 평생 꿈마저 짓밟혔다

    최근 피팅 모델 양예원씨가 과거 ‘비공개 촬영회’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사진 촬영을 빙자해 벌어지는 모델계의 성범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신인 모델들에게 접근해 노출을 강요하고, 성적 수치심을 안겨 주는 촬영을 일삼는 사진작가들의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촬영 사진을 멋대로 편집해 무단으로 유출하는 등 2차 범죄도 늘고 있다. 모델을 꿈꿨던 동갑내기 안지은(24·여·가명), 신유라(24·여·가명)씨 역시 사진 촬영에 나섰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이들은 어쩌다 피해를 입게 됐을까. 조심했다면 범죄를 막을 수 있었을까. 두 사람의 심층 인터뷰를 내러티브 리포트 형태로 재구성해 모델과 사진계에 만연한 성범죄 실태를 짚어 봤다.“돈 많이 주니까 알면서도 한 것 아냐?” 지난달 양예원씨의 성추행 피해 폭로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던 안지은씨는 절망했다.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 여성도 책임이 있다”는 대목에서는 날카로운 송곳에 찔린 듯 가슴이 아팠다. 2년간 신경 안정제와 수면제, 우울증 약까지 복용하며 잊으려 노력했던 그때의 기억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안씨는 몸서리쳤다. ‘결국 내 탓일까….’ 사실 그때도 이런 시선이 무서워 가족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했다. ●지울 수 없는 기억… 우울증 약에 의존 2년 ‘자괴감’ 2014년 4월. 피팅 모델이 돼 처음 카메라 앞에 서기 전날 안씨는 부푼 꿈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드디어 혼자 힘으로 모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곧 패션쇼 런웨이에 설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릴 적부터 모델이 꿈이었지만 정작 정보가 많지 않았다. 주변에선 비교적 쉽게 모델 일을 경험할 수 있는 “쇼핑몰 피팅모델부터 해보라”고 권했다. 구인·구직사이트인 ‘알바몬’에 글을 올렸고 한 사진작가로부터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자”는 쪽지가 왔다. ‘같이 여행을 가면 5만원을 주겠다’는 등 별의별 쪽지들로 마음이 상했던 터라 진지하게 촬영 얘기를 하는 게 반가웠다. 스튜디오 촬영이라는 점에도 믿음이 갔다. 첫 촬영날, 서울 성동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사진작가는 안씨에게 갈아입고 나오라며 짧은 원피스와 함께 티팬티를 건넸다. 안씨는 당혹감으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 웃으면서 “원피스 촬영인데 이건(티팬티) 안 입어도 되죠?”라고 물었다. 그가 짜증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원피스 라인에 굴곡지잖아. 모델들은 다 그렇게 입으니까 빨리 입고 나와요.” 첫 촬영의 긴장감과 어색함 때문에 혹여 촬영을 망칠까 봐 안씨는 사진작가가 요구하는 포즈에 열심히 응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가 터졌다. 1~2m 간격을 두고 사진을 찍던 작가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치마 속으로 손과 카메라가 쑤욱 들어왔다. 깜짝 놀란 안씨는 비명을 지르며 스튜디오를 뛰쳐나왔다. ‘재수가 없었던 거야’라고 수백 번을 되뇌었다. 꿈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조심하고 검증된 곳에서 촬영을 하면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연예인 프로필을 촬영한다고 광고하던 유명 스튜디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촬영 콘셉트를 상의하러 만난 자리에서 스튜디오 실장은 “난 전문 모델보다 이렇게 귀여운 애들이 좋더라. 한번 안아 봐도 되겠니” 등의 성희롱과 성추행을 서슴지 않았다. 이후 만난 사진작가들도 “톱모델로 키워 줄 테니 가슴을 만져 봐도 되냐”는 등 짐승 같은 본색을 드러내기 일쑤였다. 물론 건전한 촬영장도 있었다. 그렇다고 촬영 과정이 괜찮다고 해서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번은 인터넷으로 자신이 모델로 나온 사진들을 보다가 소리를 지를 뻔했다. 자신과 상의 없이 사진 일부분을 조작해 외설적으로 보이게끔 했던 것이다. 곧바로 업체에 전화해 따졌지만 그쪽에서는 외려 “계약서 쓰지 않았느냐. 계약을 취소하고 싶으면 손해배상하라”며 큰소리쳤다. 소송까지 갔지만 계약서를 제대로 보지 않고 사인해 불리하다는 변호사의 말과 소송비 부담 때문에 결국 철회했다.●유명 스튜디오도 성희롱·성추행 서슴지 않아 돌이켜 보면 그때 발을 뺐어야 했다. 하지만 오랜 꿈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이젠 잘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얼마 뒤 유명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피팅모델 제안을 받게 됐다. 촬영장엔 항상 여성 스태프들이 동행했고, 촬영도 깔끔하게 진행돼 안심됐다. 정식 계약을 맺고부터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 때 호텔 촬영이 있었다. 종종 있던 호텔 촬영이라 아무런 의심 없이 방으로 들어가 촬영팀을 기다렸다. 그때 쇼핑몰 사장이 방으로 들어왔다. 잠시 주춤하는 사이 방문이 잠겼고, 사장이 안씨의 몸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다음날 신고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함께 촬영을 다니던 스태프들이 쉬쉬하는 걸 보고는 단념했다. 아무도 내 편이 돼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부모님이 알게 되면 받을 충격과 소송비, 사회적 수치심까지 혼자 감당할 자신도 없었다. 그렇게 2년 만에 안씨는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악몽 같은 일이 비단 안씨에게만 일어난 것일까. 지난 8일 어렵게 기자와 만난 안씨는 “지금도 사진 촬영을 가장한 성범죄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반복된다”고 증언했다. 그는 “처음부터 성범죄를 예상하고 촬영장에 가는 사람은 없다. 모델 지망생들은 스튜디오나 작가를 믿고 도전장을 내미는 수밖에 없다. 혼자 힘으로 꿈을 이루려고 노력한 죄밖에 없는데, 그들은 우리가 어리고 법률적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악용해 교묘하게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했다. ●특정 부위만 외설적 편집… 가해자 처벌도 거의 없어 예술을 핑계 삼아 포르노 촬영을 강요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피해자들은 상대가 사진작가라는 권위를 내세워 밀어붙이면 모델은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2년 전 아마추어 모델로 나섰던 대학생 신유라씨는 이런 이유로 1년 반 만에 모델 일을 그만뒀다. 예술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신씨는 순수하게 사진만 남기려는 목적으로 돈도 받지 않고 촬영에 응했지만 외설적인 장면 연출을 강요하는 작가들 때문에 도망치듯 사진계를 떠났다. 귀여운 모습을 보여 주자던 한 작가는 촬영이 끝날 무렵 생크림을 신씨의 얼굴에 바르더니 이를 정액처럼 묘사해 촬영했다. 신씨가 항의하자 작가는 “예술적 감각이 없다”며 오히려 화를 냈다. 여성의 신체를 예술적으로 보여 주자며 촬영을 제안한 한 유명 작가는 소품이랍시고 자위 도구와 가학적인 성기구를 들고 나와서는 예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다들 이렇게 촬영한다”면서 “여성이 기쁨을 느끼고 흥분을 느낄 때 나오는 신체적 반응을 담아야 한다”며 신씨의 몸을 더듬기도 했다. 다리나 입술 등 특정 신체 부위만 외설적으로 편집된 적도 있었다. 신씨는 “모델 사이에서는 어떤 작가를 조심하라는 얘기가 종종 나오지만 대부분 비공개로 촬영이 진행되는 데다 피해자들도 대개는 어린 대학생들이어서 가해자들이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예술이든 아니든 원치 않는 촬영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히 폭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정태옥, 인천·부천 비하 망언에 뿔난 유권자들…“투표로 심판할 것”

    정태옥, 인천·부천 비하 망언에 뿔난 유권자들…“투표로 심판할 것”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 논란유정복 “정 대변인, 의원직 사퇴하라”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서울에서 잘 살다가 이혼하거나 실직하면 부천, 인천으로 이사간다”는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뿔난 인천, 부천 지역 유권자들은 투표로 민심을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는 정 대변인의 사퇴를 촉구하며 유권자 달래기에 나섰다. 정 대변인의 ‘망언’이 인천과 경기 지역 판세에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정 대변인은 지난 8일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전날 저녁 YTN생방송 뉴스에 출연해 유 후보를 감싸주려다 내뱉은 말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날 수도권 지역 선거 판세에 대해 토론하던 중 패널로 출연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유정복 후보가 시장에 있던 2014~2017년 4년간 인천은 실업률 4년 연속 전국 1위, 가계부채비율 전국 1위, 자살률 1위, 전국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최하위권, 주민 생활만족도 최하위권, 1인당 복지비 최저수준 등을 기록했다”면서 “친박(근혜) 핵심인 유 시장을 박 전 대통령이 밀어줬는데도 이 정도라는 것은 유정복 후보가 더이상 시장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국당 정 대변인은 “유정복 후보가 시장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5년 전, 10년 전에도 똑같았다. 인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렇다”라면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있는 사람은 서울로 오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인천으로 온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꼴찌가 그것 뿐이냐. 이혼율도 인천이 전국 꼴찌”라면서 “서울에서 살던 사람이 양천구 목동에 살다가 이혼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로 (이사)간다. 또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에 간다”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유 후보 개인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사회자가 “해당 지역에 사는 분들의 명예가 있으니 구체적인 지명 언급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이에 김종대 정의당 대변인은 “말씀이 지나치시다. 듣다보니 인천은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천과 부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부천에 사는 한 유권자는 9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사전투표 인증 사진을 올린 뒤 “서울 살다 이혼하고 못 살게 되면 사는 부천에서 사전 투표했다”고 적었다. 이 게시글에는 “이혼 안 했어도 부천에 살고 있는 1인 투표하러 간다”, “경기 서구권을 아주 버리더라”, “거기서 더 어려워지면 오게 되는 인천으로 이사왔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다른 커뮤니티에는 “부천에 자리 잡은지 24년 정도 됐다. 그 때만해도 개발 안 된 서울보다 나았다”면서 “주민들을 다 폄하한 것이다. 조부모님께도 (정 대변인 망언)을 카카오톡으로 보내 절대 찍지 말라고 했다”고 적었다. 정 대변인의 망언을 요약한 ‘이부망천’이라는 단어도 유권자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50~60대 중장년 유권자들도 정 대변인의 말에 마음이 상한 분위기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송모(60)씨는 “정 대변인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했던 사람이다. 인천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천이 서울보다 집값도 물가도 싸고 공단이 많아 저임금 노동자도 많다”면서 “그래도 정치인이, 더군다나 선거에서 표를 많이 얻겠다고 나온 사람이 그런 얘기를 거리낌 없이 한다는 데 놀라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에게 사퇴 문자메시지를 보내 “본 의원의 발언으로 상심이 큰 인천시민과 부천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대변인직을 사퇴함으로써 진정성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발언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정을 잘못 이끌어 인천이 낙후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다가 의도치 않게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방송 도중 사과 말씀을 드렸지만, 다시 한 번 정중히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 후보는 9일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은 정 대변인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유 후보는 “4년간 인천시정을 책임져온 사람으로서 분노와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성과지표가 제2의 경제도시로 인천을 지목하는 상황에서 한 개인의 잘못된 말 한마디로 시민이 상처받는 일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없이 함부로 발언한 정태옥 의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또 당 지도부도 자성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단호한 쇄신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애프터스쿨 출신 유소영♥고윤성 열애 “6세 연하 프로골퍼”

    애프터스쿨 출신 유소영♥고윤성 열애 “6세 연하 프로골퍼”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유소영이 열애 중이다. 상대는 연하의 프로골퍼 고윤성. 8일 한 매체는 배우 유소영(33·주소영)과 프로골퍼 고윤성(27)이 열애 중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인 모임을 통해 가까워졌고, 약 두 달 전 조심스럽게 정식 교제를 시작했다. 양가 부모님 모두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소영과 고윤성은 7일 첫 방송된 JTBC Golf ‘익스트림 골프 챌린지 2018’ 녹화에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두 사람 측은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유소영 측은 해당 매체에 “서로 힘이 돼주는 사이다. 예쁜 시선으로 응원해 달라”고 전했다. 고윤성 소속사 측 역시 “열애 중이 맞다”며 “두 사람이 예쁜 만남을 이어갈 수 있게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유소영은 지난 2009년 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 팀에서 탈퇴한 뒤 배우로 전향했다. 고윤성은 2009년 한국프로골프(KPGA)에 입회, 현재는 YG 스포츠 소속으로 골프웨어 및 관련 업계 모델로 활동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현회의 러시아 워] 대표팀 향한 비난, 27일까지만 멈추자

    [김현회의 러시아 워] 대표팀 향한 비난, 27일까지만 멈추자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에게 뒤에서 큰 소리로 외친다. “넌 전쟁터에서 곧 죽을 거야. 적군 무지하게 센 거 알지? 살아서 못 돌아오겠네ㅋㅋㅋ”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 중인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이와 전혀 다를 게 없다. 곧 세계의 높은 벽을 향해 몸을 부딪혀야 하는 이들에게 응원은커녕 조롱과 비난을 보내고 있다.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들은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전국민의 지지를 받아도 두려울 텐데 전쟁에서 곧 죽는다고 비아냥대는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엄청난 응원 열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들의 힘이 빠지지 않도록 비난이나 조롱은 좀 자제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딱 20일만 참아주면 된다. 조별예선 3차전 독일과의 경기가 끝나는 오는 27일까지만이라도 비난은 좀 멈춰달라. 어차피 그 경기가 끝나면 마치 한국 축구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망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이들이 넘쳐날 것이다. 까더라도 그때까지만 기다리고 까자. 벌써부터 대표팀에 저주를 퍼붓는 건 감독 인생을 걸고 쓰러져 가던 대표팀을 맡은 뒤 이 자리까지 올라온 신태용 감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과할 정도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 4년에 한 번 이럴 때마다 대표팀 감독이 되는 전국의 수 많은 이들은 대표팀 경기가 끝나면 누구를 빼고 누구를 넣었어야 한다고 한다. 마치 대표팀이 선수를 잘못 선택해 16강에 갈 걸 못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왼쪽 측면에서 김민우가 부진하면 “거봐 홍철을 넣었어야지”라고 지적하고 홍철이 부진하면 “박주호는 왜 안 쓰냐”고 한다. 그리고 박주호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김민우가 거론된다. 이렇게 대표팀에서 돌려까기를 당하는 선수들을 보면 아예 대표팀에 승선하지 않은 선수들이 승자인 것 같다. 이름만 언급되고 정작 경기에는 나서지 않는 선수가 최종 승자다. 아마도 이번 대표팀에서 아쉽게 부상으로 낙마한 김진수가 최종 승자가 될 수도 있다. 공격진에서는 석현준이 그럴 것이다. 황희찬이나 김신욱이 부진하면 석현준을 뽑지 않은 걸 마치 신태용 감독의 대단한 실수인 것처럼 평가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런 비판은 다 결과론적일 뿐인데 우리는 감독과 선수를 비난하기 위해 너무 결과론적인 이야기만 한다. 이들이 받는 고액 연봉에는 대중이 비난하는 걸 달게 받아야 하는 비용도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마음에 안 든다고 김영권도 빼라고 하고 장현수도 빼라고 하고 오반석도 빼라고 하면 수비진에는 누가 들어와야 할까. 그래도 이 선수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축구를 제일 잘한다고 뽑힌 이들이다. 누가 보면 K3리그에 엄청난 수비수가 있는데 신태용 감독이 이를 몰라보고 안 뽑은 줄 알겠다. 우리의 비판은 건전하지 않은 쪽으로만 흘러가고 있다. 만약 한국이 월드컵에서 졸전을 거듭하고 실망스러운 모습만을 보여준다면 이건 감독과 특정 선수의 문제가 아니다. 이게 한국 축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축구를 잘해 뽑힌 선수들과 부상으로 주전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이 선수들을 데리고 전략을 짠 감독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거다. 그래도 안 된다면 이건 한국 축구 수준 자체의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 마음에 안 든다고 김영권도 빼고 장현수도 빼고 석현준을 넣고 김민우 자리에 홍철을 넣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저주에 가까운 말을 퍼붓는 분위기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과정이 잘못됐다면 충분히 비판할 수 있다. 나는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의 박주영 선발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소속팀에서 뛰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홍명보 감독 스스로의 원칙을 깼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16강에 갔다고 하더라고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면 비난받아 마땅했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 이런 문제는 전혀 없다.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대표팀에서 낙마했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선수를 뽑았고 그 선수들을 활용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과정 자체로는 전혀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대신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 결과를 놓고 한국 축구의 현실과 미래를 고민하면 그뿐이다. 마치 이번 대표팀을 무슨 죄인 취급하는 분위기는 불편하다. 나 역시 대표팀 경기력에 불만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들을 응원해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비판도 월드컵이 다 끝난 다음에 하면 어떨까. 그래 봤자 20여일 남짓 기다려주는 것 뿐인데 우리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조롱 섞인 비난을 보내다가 한국이 혹 16강 진출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그때 가서 대표팀 경기력에 찬사를 보내는 부끄러운 짓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때가 되어야 ‘남의 팀’처럼 바라봤던 신태용호를 ‘우리 팀’으로 품을 텐가. 적어도 이런 냄비는 되지 말자. 당장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 동안에는 응원을 보내주는 게 최우선 아닐까.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최악의 경기력에 머문다면 그땐 내가 가장 앞장서서 비판하겠다. 우리 그때까지만 조금 참고 기다리자. 공부를 지지리도 안 한 내가 수능시험을 보러 가는 날 부모님은 그래도 아들 녀석 시험 잘 보라고 청심환도 챙겨 주시고 응원도 해주시더라. 아무리 공부를 안 한 학생에게도 수능시험을 보러 가는데 “너 답안지 밀려 쓸 거야”라는 저주를 퍼붓지는 않는다. 우리는 지금 대표팀을 향한 관심이라는 핑계를 삼아 상식적이지 않은 일을 집단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최근 대표팀을 향한 조롱과 저주 섞인 말들을 보면서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대중의 집단 광기가 느껴진다. 아직 월드컵 첫 경기도 열리지 않았는데 대중은 벌써부터 저주를 퍼붓고 있다. 월드컵 16강에 가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선수들이 세계에서 16위 안에 들 정도로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려면 팬들 역시 전세계에서 16번째 안에 드는 선진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전히 자국리그를 무시하고 한 경기 한 경기에 역적을 만들어 조롱하며 저주를 퍼붓고 있는 팬 문화를 순위로 매긴다면 우리는 월드컵 본선 진출도 불가능한 나라일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응원해 주길 바라지는 않으니 적어도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에는 기다려주는 게 어떨까. 한국이 이번 월드컵을 마감하는 날부터 비난을 쏟아내도 늦지 않는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비난을 멈추자. 선수들이 16강에 가려거든 팬 의식도 16강 수준은 되어야 한다. 우리 팬들의 수준은 지금 월드컵에서 16번째 안에 들어 있을까. 스포츠니어스 대표 / 김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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