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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장 휴가내야 하나요?”…초등 돌봄교실 내일 ‘스톱’ 비상(종합)

    “당장 휴가내야 하나요?”…초등 돌봄교실 내일 ‘스톱’ 비상(종합)

    초등학교 돌봄전담사가 6일 하루 파업에 들어가면서 곳곳에서 돌봄교실 운영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 전국여성노조 등이 속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 6일 하루 파업을 한다. 노조에 따르면 전국교육공무직본부에서 1500명, 학비노조에서 1500명, 전국여성노조에서 1000명 등 약 6000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주장대로라면 전체 초등 돌봄 전담사(약 1만2000명)의 절반이 파업에 동참하는 셈이다. 교육부는 아직 정확한 파업 참여 규모를 파악하지 못했다. 연대회의는 돌봄 운영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온종일돌봄법’ 철회와 8시간 전일제 전환 등의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일 돌봄노조, 교원단체, 학부모 단체, 교육청,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초등돌봄 운영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돌봄전담사들의 근무 여건 개선 방안을 논의하자고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 제안했지만, 협의회는 전날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도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며 ‘조건부 참석’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파업이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아 파업 전 협의체 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당장 6일 학교 현장에서는 돌봄교실의 정상 운영이 어려워져 학부모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학비노조 관계자 “이달 안에 추가 파업 나설 가능성도” 돌봄노조 측에 따르면 각 시도교육청은 연대회의와의 단체교섭에서 최저임금 인상률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0.9% 인상안을 들고나왔고, 8시간 전일제 요구는 아예 논의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다. 파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돌봄 전담사들이 현재 4∼5시간만 노동 시간으로 인정받는 시간제 노동자이지만 ‘시간 외 공짜 노동’이 많은 만큼 8시간 전일제 전환 카드를 파업 철회의 핵심 요건으로 제시한 상태다. 학비노조 관계자는 “8시간 전일제와 관련해 교육청은 ‘근무 시간 확대는 임금과 관련 없기 때문에 교섭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장 부담도 고려하겠지만 1차 파업 후 진전이 없다면 이달 안에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초등돌봄교실 파업 소식에 맘카페 등 온라인상에는 “당장 휴가 내야 할까요?”, “안됩니다”, “빨리 잘 마무리 되길”, “엄마들은 어떡하나요?”, “부모님께 부탁해봐야겠네요”, “하루로 끝나겠죠?”등 부모들의 댓글이 달렸다.교육부 “4자 협의체 구성 해법 모색” 초등돌봄교실은 맞벌이,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약 20만명이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하고 그중 80% 이상이 저학년인 1∼2학년이다. 교육부와 각 교육청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돌봄전담사들을 활용해 돌봄교실이 최대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또 교장·교감 등의 자발적인 지원과 마을 돌봄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돌봄 공백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담임 교사들을 활용해 교실 내에서 학생들을 보호할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교원단체가 교사들이 돌봄교실로 이동해 돌봄전담사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을 위법 행위로 규정한 만큼 교실 내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가 돌봄교실을 맡으라는 게 아니라 방과후 자신의 학급에 남아 있는 학생들을 관리하라는 의미이므로 ‘돌봄 대체근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방과 후 교사가 상주하면서 학생을 교실에 머물게 하라는 건 사실상 돌봄 대체 투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돌봄교실 운영 책임을 시도교육청에서 지자체로 넘기는 온종일돌봄법에 대해 돌봄전담사 측은 “돌봄교실의 민간위탁으로 이어지고, 처우 악화 및 집단해고를 부를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돌봄전담사 노조와 교원단체, 학부모, 교육당국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관련 단체들에 3일 제안했다”며 “앞으로 이 협의체를 통해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역시 배구여제… 흥국생명 4연승 질주

    역시 배구여제… 흥국생명 4연승 질주

    ‘배구 여제’가 11년 만에 자신의 프로 경기를 직관하러 온 부모님 앞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25-16 23-25 25-18 25-23)로 꺾고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흥국생명은 승점 11점을 기록하며 2위 IBK기업은행과의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렸다. 김연경은 서브에이스 3점, 블로킹 2점을 포함해 26득점을 몰아 넣으며 맹활약했다.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뒤 처음 친정을 방문한 이다영의 토스도 빛났다. 현대건설은 세터를 바꾸며 분전했지만 주포 헬렌 루소가 17점으로 다소 부진했고, 전체적으로 서브 범실이 많았다. 1세트는 현대건설이 9개의 범실을 저지르는 사이 김연경과 김세영이 각 4점, 루시아와 이재영이 각 3점으로 고르게 득점을 올린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김연경이 V리그 통산 150번째 서브에이스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에서도 흥국생명은 22-19로 앞서며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이재영의 중앙 후위 공격이 아웃되고 김세영과 김연경의 공격이 상대 수비에 거푸 걸리며 흐름을 내줬다. 3세트는 배구 여제의 시간이었다. 김연경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7득점을 올리며 중심을 잡았다. 현대건설 황민경이 높은 타점에서 대각으로 틀어치는 김연경의 앵글 샷을 보며 “그냥 줘”라고 말할 정도였다. 4세트도 흥국생명이 먼저 앞서갔으나 중반 이후 정지윤의 강타와 고예림의 서브에이스, 김연견의 그림 같은 디그에 이은 이다현의 오픈 공격을 얻어맞으며 16-17로 역전을 허용 했다. 시소게임이 이어지다가 23-23 상황에서 현대건설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매치 포인트를 만든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연타 공격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경기 뒤 “국내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경기 말고 부모님 앞에서 프로 경기를 한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웠는데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KB손해보험이 혼자 54점을 쏟아 낸 ‘말리 특급’ 케이타를 앞세워 삼성화재에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김연경 “항상 국대 경기만 오셨는데...” 11년만에 V리그 직관한 김연경 부모님

    김연경 “항상 국대 경기만 오셨는데...” 11년만에 V리그 직관한 김연경 부모님

    ‘배구여제’ 김연경(32)이 3일 11년만에 부모님 앞에서 치르는 V리그 경기에서 개막 4연승을 이끈 뒤 소회를 밝혔다. 김연경은 이날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현대건설전에서 서브에이스 3점, 블로킹 득점 2점을 포함 26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김연경은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하는) 국가대표 경기 때는 웬만하면 경기장에 오셨다”며 “지난번 인천 유관중 첫 경기에는 안오셨고 이번 수원 경기에 오셨는데 11년만에 부모님 앞에서 경기를 하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V리그를 보여드린다는게 마음이 이상했다”고 했다. 김연경은 항상 배구 국가대표팀에서 같은 편으로 경기하던 ‘절친’ 양효진과 이제는 반대편 네트에 서 있는 것에 대해선 “국가대표와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김연경은 양효진에 대해 “워낙 잘하는 선수다. 오늘 너무 득점을 편안하게 해서 얄밉더라”며 “대표팀 때는 아주 부려먹었던 선수였는데 현대건설에서는 레전드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이지 않나. 제가 아는 효진이와 현대건설 효진이는 다른 것 같다”고 대답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한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도 안부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제가 먼저 연락을 드렸는데 괜찮다고 하셨다”고 했다.‘슈퍼 쌍둥이’ 이재영은 김연경이 눈에 보이는 게임 내적 기여 뿐만 아니라 주장으로서 팀원들과의 대화에서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영은 “지난 시즌에는 (김)해란 언니가 중심을 잡았는데 지금은 연경 언니가 중심을 잡고 있다”고 했다. 김연경은 “대표팀에 함께 있었던 선수들은 제가 팀에서는 놀랄 정도로 쓴 소리를 안한다고 했다”며 “저도 나이가 서른셋이라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농담을 했다. 이어 “확실히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많은 것 같다”며 “예전에는 한 마디만 했더라면 지금은 다섯마디 여섯마디 더 하는 그런 책임감이 있다”고 했다. 또 김연경은 유럽 리그와 비교했을 때 V리그 선수들이 높이에서 차이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국내 경기 4경기를 하면서 우리나라도 블로커 키가 185cm이상으로 높은 팀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GS칼텍스 한수지와 러츠가 떴을 때는 유럽과 비슷한 높이를 자랑하는 것 같다. IBK기업은행 라자레바, 김수지가 뜨면 또 유럽과 비슷한 높이가 되는 거다. 상대 매치업에 따라서 편하게 할 수 있냐 힘들게 하냐 차이가 있는데 V리그도 충분히 블로킹 높은 포메이션이 맞아 떨어질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연경은 루시아, 이재영 등 팀 공격수들과 이다영 세터와의 호흡은 아직까지 100%는 아니라고 했다. 김연경은 “이다영 선수와 공격수들이 조금 더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 현재는 100%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루시아, 재영이, 제가 때리는 공의 높이와 속도를 좀 더 빠르게 판단해서 올려줘야 하는데 좀 더 완벽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수원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류현진 “사이영상 수상은 힘들듯,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감사”

    류현진 “사이영상 수상은 힘들듯,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감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새 팀에서 올시즌을 성공적으로 완주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3일 귀국 후 첫 공식석상에서 “워낙 차이가 나서 수상은 어려울 것 같다”며 “최종 후보 안에 든 것만으로 너무 기분 좋고 감사한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MLB)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오른 소감을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 인권 명예대사 자격으로 최영애 인권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국내 공식 석상에 처음 섰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이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 3인으로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선정했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12일 발표된다. 류현진은 올해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ERA) 2.69로 토론토 1선발 역할을 다해 줬다. 마에다는 11경기 6승1패 ERA 2.70, 비버는 12경기 8승1패 ERA 1.63의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인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올라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아시아 출신 최초로 1위 표를 받았으며 투표 결과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사이영상 후보에 2년 연속 오른 소감을 묻자 류현진은 “시즌 후 잘 쉬었고 몸 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그런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류현진은 올시즌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숙소 문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홈 구장이 있는 캐나다에서 외국인 입국 금지를 하는 바람에 출산한 아내 배지현씨와 함께 LA 다저스 시절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옛 동료 러셀 마틴의 집에서 지내기도 했고, 시즌 중 가족이 중도에 귀국하면서 홀로 호텔 생활을 이어갔다. 내년 시즌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류현진은 “언제 결정나냐가 중요할 것 같다”며 “처음부터 못할 것 같다는게 일찍 확정된다고 한다면 버팔로 쪽에 집이라도 알아보고 하는 시간이 있을텐데 올해처럼 1년 내내 호텔 생활하는 건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올시즌 함께 MLB에서 뛰며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낸 김광현은 BBWAA가 선정한 신인왕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류현진은 “제가 미국 도전한다고했을때부터 김광현 선수가 도전하면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김광현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선발로 보직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한 시즌 잘 끝낸 것에 대해 한국 야구인으로서 기쁘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어 내년 MLB에 출사표를 내민 김하성과 양현종에 대해선 “한국에서 굉장한 커리어 쌓았고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미국 도전해도 아쉬울 게 없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한화 이글스에서 함께 뛰었던 절친한 선배 김태균의 은퇴에 관해서는 “후배로서 굉장히 아쉽다. 마지막까지 매 타석 최선을 다한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 없다고 하더라”며 “정말 친하게 지냈던 선배가 은퇴하는 부분 아쉽게 생각한다. 5살 밖에 차이 안나는 형이 벌써 은퇴했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그동안 너무 고생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비시즌 향후 스케쥴에 대해서는 “지금 일단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11월 중순부터 운동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야구와 육아 둘 중 뭐가 더 어렵냐’는 질문에는 “모든 부모님들은 다 대단한 것 같다”며 “육아가 더 어렵다”고 대답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니하오, 칭총” 한국계 CNN 앵커, 1시간 새 3차례 인종차별 당해

    “니하오, 칭총” 한국계 CNN 앵커, 1시간 새 3차례 인종차별 당해

    한국계 CNN 앵커가 1시간 사이 모두 다른 사람에게 3차례나 인종차별을 당했다. CNN애틀랜타 앵커 겸 특파원인 아마라 손 워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에서 허리케인 취재를 마치고 루이암스트롱뉴올리언스국제공항을 통해 복귀던 중 잇따라 인종차별 피해를 겪었다. 워커는 “아시아계 미국인 대다수가 생각보다 더 자주 인종적 고정관념과 조롱, 차별을 경험한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라면서 “공항에서 1시간 사이 3번이나 인종차별주의자와 마주쳤다”고 폭로했다. “니하오, 칭총” 첫 번째 인종차별이날 공항에서 워커에게 다가온 한 중년남성이 마스크를 내리곤 “니하오, 칭총”이라고 말을 건넸다. ‘니하오’는 중국 인사말이며, ‘칭총’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은어다. 그 순간 워커는 자신이 초등학교 운동장 한복판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학교에서 유일한 아시아계 학생이었던 나는 학창 시절 끊임없이 ‘칭총 차이나’ 같은 모욕에 시달렸다. 이런 인종차별적 비방을 아직도 여전히 사용한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모욕한 중년남성 역시 유색인종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고 덧붙였다.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충격과 공포로 몸은 부들부들 떨렸다. 잠시 후, 공항 터미널에서 같은 남성을 다시 마주친 그녀는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았다. 조금 전 그의 행동이 얼마나 부적절했는지 지적했다. ‘당신도 유색인종이면서, 인종에 기대어 나를 판단하는 것이 옳은가’ 따져 물었다. 하지만 중년남성은 사과 없이 자리를 떴다. “영어 할 줄 아느냐” 두 번째 인종차별몇 분 후, 이번에는 공항 게이트에서 또 다른 인종차별주의자와 마주쳤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젊은 남성은 PD와 함께 공항 게이트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다가와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비꼬았다. 인종차별이었다. 워커가 “왜 내가 영어를 못 할 거로 생각하느냐”고 되묻자, 남성은 “너의 모국어가 무엇이냐”고 받아쳤다. 화가 난 워커가 “스페인어”라고 대꾸하자, 남성은 아시아 언어를 흉내 낸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쏟아냈다. 주변의 제지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계속 워커에게 접근하며 외설적 폭언을 퍼부었다. PD는 결국 공권력에 의지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항경찰은 그러나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인종차별이 아니다, 알아듣겠느냐” 세 번째 인종차별공항경찰은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묻는 건 인종차별이 아니”라면서 도리어 워커 일행을 위협했다. PD에게 얼굴을 바짝 갖다 대고는 “인종차별이 아니다. 알아듣겠느냐.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소리쳤다. 3번째 인종차별이었다. 사건 당일 워커는 자신의 SNS를 통해 피해를 호소했다. CNN애틀랜타도 다음 날 워커의 인종차별 피해를 비중있게 다뤘다. 3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워커는 “지금 생각해도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며 관련 내용을 소상히 전달했다. 논란이 일자 라토야 칸트렐 뉴올리언스 시장이 나서서 유감을 표했다. 칸트렐 시장은 “우리 도시를 대신해 사과한다”면서 “우리 뉴올리언스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했다. 공항 역시 “우리는 어떤 종류의 인종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 해당 부서가 조사에 돌입했다”며 사과를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 인종차별 급증"일련의 사건에 대해 워커는 2일 CNN에 기고한 글에서 “슬프게도 이런 인종차별은 나만 겪는 게 아니다. 미국에 사는 아시아계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 많은 조롱과 차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왜 외모만 보고 영어를 못 할 거라 단정 짓고, 미국인이 아닐 거라 결론 내는가. 미국에서 나고 자란 내가 미국인이라는 것을 정당화해야 하는 것이 싫다”고 호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이 급증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팬데믹과 함께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1970년대 한국을 떠나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정착한 부모님은 얼마나 더 심한 인종차별에 시달렸을지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부모가 들은 가장 호의적인 말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자신의 부모는 숱한 차별에도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끌어안았다면서, 길에서 “니하오”, “곤니치와”라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을 마주치면 용기를 내어 불쾌함을 표출하라고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자신 역시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았다면서, 인종차별은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지만 연대의 힘으로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로스앤젤레스에서 나고 자란 워커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정치학과 방송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시카고 현지 방송국에서 뉴스 앵커 겸 총괄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7년을 일했다. 2012년 CNN인터내셔널 앵커 겸 특파원으로 이직한 이후 한국 세월호 참사, 홍콩 시위, 프랑스 노트르담대성당 화재 등 굵직한 소식을 전했으며, 방송사 최초로 캐나다 오타와 국회의사당 총격전을 보도했다. 2017년에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맨체스터 아레나 콘서트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보도로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2019년 8월에는서울특별시 명예시민에 위촉된 바 있다. 한편 지난 10월 취재 현장에서 유대인 남성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미국 ABC뉴욕 세판 김(김세환) 기자도 워커의 피해 소식에 “당신과 함께하겠다”며 위로를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공시생 애환 담긴 컵밥 먹고… 사육신 충절과 만나다

    공시생 애환 담긴 컵밥 먹고… 사육신 충절과 만나다

    서울의 ‘노량진’이라는 땅 이름은 짐작처럼 ‘한강’에서 비롯됐다. 오늘날의 이촌동과 노량진 사이 한강을 노들강이라 불렀는데, 노들의 뜻을 새겨 한자로 적은 것이 곧 노량이다. 백로가 뛰어놀던 징검다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기에 조선 태종 14년(1414) 배가 건너는 나루가 생기면서 노량진이라는 이름이 태어났다고 역사는 적고 있다. 하지만 이제 노량진에서 한강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노량진은 ‘학원의 거리’와 같은 말이 됐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제23회 주제는 ‘노량진 산책’이다. 투어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노량진역에서 시작됐다. 노량진역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구름다리로 철길을 건너면 노량진수산시장이다. 수산시장 또한 노량진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분명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답사단은 노량진로 좌우로 학원가가 펼쳐진 역 건물 남쪽의 작은 광장에서 만났다. 노량진을 흔히 학원가라 부르지만 현장에서 둘러보면 그보다는 ‘학원산업’ 나아가 ‘교육산업’이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학원의 숲이라 할 만큼 온갖 학원이 들어선 가운데 역 건너편에 보이는 면접학원은 취업준비생이 마지막으로 거쳐 가는 학원일 것이다. 수험생이 먹고 자고 공부하는 생활의 현장인 만큼 ‘부대 산업’의 규모도 간단치 않아 보였다. 원룸텔과 스터디카페가 학원만큼이나 많고 피트니스센터도 적지 않다. 건강관리에 힘쓰는 수험생도 없지는 않겠지만 체력이 필수인 소방이나 경찰 공무원 지망생이 노량진에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한다.노량진 학원가는 주변의 기존 건물에 학원이 입주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옛 건물이 사라지는 대신 학원 전용의 대형 건물이 속속 들어서면서 분위기를 바꿔 나가고 있었다. 메가스터디타워 같은 새로운 개념의 수험생 편의시설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트렌드인 듯싶다. 노량진역 광장에서도 바라보이는 장승배기로의 이 초대형 오피스텔 건물은 ‘신개념 복합교육문화공간’이다. 수험 생활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인 셈이다. 답사단은 복잡한 노량진역 광장을 벗어나 한강대교 쪽으로 노량진로를 걷는다. 곧 ‘대입재수정규반’ 안내판이 보이는 종로학원 노량진본원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오늘 산책길에 동행한 사람들은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의 가족이다. 자신의 시험을 준비하다 머리를 식히러 나온 취업준비생일지도 모른다. 역사 선생님 출신으로 노량진 학원의 역사에도 해박한 엄태호 서울도시문화지도사의 설명을 듣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노량진이 학원가로 떠오른 것은 재수학원의 양대 산맥 종로학원과 대성학원이 자리를 잡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두 학원은 1965년 종로구 인사동과 도렴동에서 각각 문을 열었다. 서울시 정책에 따라 중심가 학원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대성학원은 1975년 일찌감치 노량진 삼거리에 자리잡았고, 종로학원은 1979년 서울역 뒤편 중림동으로 이전한다. 2014년에는 중앙학원을 운영하는 하늘교육이 종로학원을 인수하는데, 지금의 종로학원 노량진본원은 바로 노량진 중앙학원이 있던 곳에 위치하고 있다. 역사가 보여 주듯 한동안 노량진 재수학원의 패권은 대성학원이 쥐었는데, 2006년부터 메가스터디학원과 이투스학원이 들어서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노량진의 대세는 입시학원이 아니라 공무원학원이 된 듯하다. 공무원 임용고시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공단기학원은 노량진에만 분야별로 10관까지 있다고 한다. 종로학원에서 조금 더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길 건너편에 컵밥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컵밥은 수험생 뷔페와 함께 노량진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엄 지도사는 컵밥의 삼대 요소는 삼겹살과 햄, 치즈라고 설명한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고열량 식재료다. 하지만 컵밥도, 뷔페도 갈수록 손님이 줄어든다고 한다. 노량진수산시장 삼거리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골목 안에 고려직업전문학교가 있다. ‘밑줄 쫙’으로 유명한 국어 스타 강사 서한샘의 한샘학원이 있던 자리다. 단과 전문이었던 한샘학원은 그러나 인터넷 강의에 밀리며 지난해 결국 문을 닫았다.노량진119안전센터를 지나면 학원의 거리가 막을 내리고 역사의 거리가 시작된다. 왼쪽으로 사육신역사공원이 나타난다. 수양대군이 1455년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좌에 오른 계유정난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듬해 성삼문·박팽년·하위지·이개·유응부·유성원 등이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능지처참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이 여섯 사람을 흔히 사육신이라고 부른다. 시신은 한강변 새남터에 버려지는데,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수습한 뒤 한강 너머에 무덤을 만든 것이 사육신 무덤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애초에는 성삼문과 그의 아버지 성승, 박팽년·이개·유응부의 다섯 무덤이 있었다고 하나 성승의 무덤은 임진왜란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후 서울시가 1977년 사육신 무덤을 정비하면서 유성원·하위지의 무덤과 김문기의 가묘를 추가해 오늘에 이르렀다. 사육신이라는 표현은 역시 생육신의 한 사람인 남효온이 처음 썼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사육신의 무덤은 사실상 ‘사칠신’의 무덤이 됐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육신 무덤은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다만 일 년 중 여의도 불꽃축제가 있는 하루만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불꽃축제마저 열리지 않았다. 이제는 충절을 기리는 공간이기보다 불꽃놀이의 ‘핫스폿’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수양대군, 곧 세조를 버리고 단종을 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의로운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사육신 무덤을 찾으면 이런 생각이 들까. 아니, 이런 생각을 하며 아예 사육신 무덤을 찾지 않는 것은 아닐까. 물론 후손들은 다를 것이다. 사육신 무덤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이 아니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었다. 역시 단종복위운동과 관련된 경북 영주의 금성대군 신단이 사적인 것과 비교해도 무언가 그 과정에 곡절이 있을 것만 같다. 물론 국가지정문화재이면 더 중요하고 지방문화재라고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육신 무덤에서 한강이 보이지 않게 가로막는 고층아파트를 보면서 사적으로 지정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적이라면 관련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이렇게 가까이에 고층건물이 들어서 경관과 시야를 훼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육신역사공원에서 아파트 옆으로 난 샛길을 따라 한강 방향으로 내려가면 노들나루공원이다. 노량진정수장이 있던 자리라고 하는데, 그 역사는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이제는 인조잔디구장, 풋살장, 씨름장, 족구장, 자전거연습장, 체력단련시설, 야외무대로 꾸며졌다. 남쪽으로 길을 건너 용양봉저정으로 간다. 정조가 1795년 수원의 화성행궁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연 내용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정조는 당시 한강에 배다리를 만들어 건넜는데, 용양봉저정은 바로 오가는 길에 점심을 먹으며 쉬어 갔던 행궁의 일부분이다. 용양봉저정에 오르면 용산 방향으로 곧게 뻗은 한강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야를 가로막던 주민센터를 최근 헐어 내고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그 아래 한강대교 남단교차로 사거리에는 ‘주교사 터’ 표석도 보인다. 이름 그대로 배다리 설치를 주도한 관청이 있었다.북쪽으로 노들로를 건너면 한강변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보인다. 이 오솔길을 심훈공원 혹은 효사정문학공원이라고 부른다. 소설 ‘상록수’의 작가 심훈(1901~1936)은 언덕 너머 흑석동 출신이다. 그는 ‘그날이 오면’처럼 역사에 남을 작품을 남긴 뛰어난 시인이기도 했는데, 이 오솔길을 걸으면 심훈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피처의 꽂아넣는 스트라익은 수척의 폭탄… 배트로 갈겨친 히트는 수뢰의 포환…’ 개인적으로 ‘야구’(1929)라는 시에 눈길이 갔다. 오솔길 끝에 효사정이 있다. 세종 시대 한성부윤을 지낸 노한(1376~1443)의 별서였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했던 곳에 정자를 짓고 부모님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이름부터 효를 생각하는 정자가 됐나 보다. 이곳에 닿으니 사육신 무덤에서 효사정에 이르는 길을 포함한 일대 둘레길을 동작충효길이라 부르는 이유도 알 것 같다. 효사정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풍광은 한마디로 장쾌하다. 이것만으로도 효사정에 오를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효사정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흑석동이다. 이곳에서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중앙대 교정으로 가는 길 중간에 심훈의 생가터가 있다. 심훈생가의 표석은 새로 지은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나타나는 천주교 흑석동성당 마당에 있다. 심훈의 생가는 마흔 칸짜리 저택이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성당 터가 대부분 그의 집터는 아닌지 모르겠다.중앙대 중앙도서관은 1959년 지은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유리 재질의 커튼월로 장식한 겉모습이 매우 현대적이다. 김인철 중앙대 교수의 설계로 2009년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그 과정에서 바닥에 고무판을 붙여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놀랐다고 한다. 하이힐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였는데, 김 교수는 “수도원보다 더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아예 소리 나는 신발을 신고 들어올 엄두를 못 내게 해야겠다 싶었다”고 회고한다. 물론 농반진반이다. 글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4회 추억의 극장가 ●출발 일시 11월 14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멘탈헬스코리아, 가정폭력 생존자를 위한 정신건강 사회적 처방 커뮤니티를 만들다

    멘탈헬스코리아, 가정폭력 생존자를 위한 정신건강 사회적 처방 커뮤니티를 만들다

    가정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하는 가정폭력은 유독 다른 범죄에 비해 죄의식이 낮고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 또한 충분히 마련되어있지 않다. 물론 폭력을 가해와 피해로 나눌 수 있지만 그것을 알아도 가족이기에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특수성을 가져 그 자체로도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 가정폭력의 문제점은 가장 안전한 울타리라고 여겨지는 가정에서 이뤄지는 폭력이기에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뽑을 수 있다. 인터넷이나 학교 교육에서는 만일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면 국번 없이 112에 신고하는 것을 권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말하는 자체로도 피해자를 문제아 취급하거나 심각성을 경미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다가 신고를 하려는 시도 자체도 부모님의 억압으로 인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며 신고가 접수된다고 해도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헌신적 노력보단 형식적인 절차만을 더 강조하기도 한다. 가정폭력 피해 청소년 중에서는 쉼터에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위치가 알려지고 한정된 장소에서 계속 인원은 늘어나니 기간이 어느 정도 차면 퇴소 조치하는 경우가 많다. 계속해서 피해자들에게 집에 돌아가라는 말을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엄청나다. 필요한 것은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과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심리적 지원이다. 형식적인 절차가 아닌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필요하다. 정신보건법 제 2조 4항에 따라 ”미성년자인 정신질환자에 대하여는 특별히 치료, 보호 및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라고 안내되어있지만 미성년자는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 또한 자유롭지 않다. 미성년자 혼자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았다고 해서 법 위반사항은 아니나 ‘진료 계약’ 자체가 법률행위라 볼 수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와의 계약 상대방(의사)은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동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병원 중 부모의 동의 없이 청소년 진료를 진행하는 정신건강의학과도 간혹 있으나 열에 아홉은 부모 동의를 요구한다. 지금 가정폭력을 대처하는 현재의 방식은 경제적, 심리적 독립이 자유롭지 않은 미성년자 자녀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양대 대학원 의학과 문경서 씨는 「여성의 전화」에 상담해온 여성 등 14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 「구타당하는 아내의 무기력, 자아 강도 및 자아 기능에 관한 연구」에서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경험했거나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 경제력과 사회능력이 낮을수록 노예화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힌 바 있다.이는 가정폭력을 경험한 자녀가 성인이 되어 독립한다고 해도 어릴 때 당했던 폭력의 잔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피해자를 힘들게 한다는 증거이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피해자가 보호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와 지원이 아낌없이 나와야 한다. 가해자 중심이 아닌 피해자 중심의 처벌과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말이다. 더불어 어린 시절 학대의 트라우마를 함께 나누고 치유하는 생존자들을 위한 사회적 연결망과 지지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이에 멘탈헬스코리아는 가정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사회적 처방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함께 모여 경험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며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아동학대가 영향을 미치는 정신질환의 가능성을 낮추고 고립이 아닌 연대를 통해 지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한 대한민국 청소년,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므로 주저 없이 참여하기를 권한다. 글 멘탈헬스코리아 피어스페셜리스트 조현수
  • [여기는 남미] 가족 안전위해 ‘차박 격리’…코로나 확진자의 사연

    [여기는 남미] 가족 안전위해 ‘차박 격리’…코로나 확진자의 사연

    가족의 안전을 위해 자동차에서 '차박 격리'를 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구조됐다. 1주일 넘게 자동차에 숙식하며 자가격리를 하던 아르헨티나 청년이 마침내 격리시설로 옮겨졌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지방 코르도바에 살고 있는 청년 이그나시오 아레스카(23)의 이야기다. 여행업에 종사하는 아레스카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 직장 동료가 걸렸다는 말을 듣고 자발적으로 받은 첫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지만 발열 등 증상이 발현하면서 받은 두 번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병원에선 자가격리를 하라는 처방을 내렸을 뿐이다. 코르도바에선 8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병상과 격리시설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증상이 가볍거나 상대적으로 사망자가 적은 청년층에겐 대부분 자가격리 처방이 내려진다. 청년 아레스카의 차박 자가격리는 이날부터 시작됐다. 그는 "기저질환이 있는 위험군 부모님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킬 수는 없다"면서 한적한 곳에 자동차를 세우고 차박에 돌입했다. 차박을 시작한 날 코르도바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양성이 나온 그에게 확인전화를 걸어 "밀접 접촉자가 있는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차박 중인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밀접접촉한 사람은 없다"고 답했다. 그런 그에게 코르도바 보건 당국은 '그라시아스'(gracias, 스페인어로 감사하다는 표현)라고 하곤 무심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랬던 당국이 뒤늦게 그에게 호텔방을 잡아준 건 아레스카가 자신의 형편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서다. 아레스카는 "부모와 동생 2명 등 가족 4명과 함께 화장실이 1개 뿐인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서 "집에서 격리생활을 하면 가족이 위험할 것 같아 차박을 하고 있다"는 글과 사진을 SNS에 올렸다. 네티즌들은 그런 그에게 폭발적인 응원을 보내면서 아레스카는 단번에 '효자 확진자'로 떠올랐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코르도바 당국은 격리시설로 이용하고 있는 한 호텔에서 나온 첫 빈방을 아레스카에게 배정했다. 당국자는 "10월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2000명 넘게 발생해 격리시설이 만원"이라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던 청년의 딱한 사정을 알고 긴급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초기 코로나19에 모범적으로 대응하던 아르헨티나는 경각심이 풀리면서 코로나19가 대유행 중이다. 아르헨티나 보건부의 마지막 발표를 보면 지난달 31일 현재 아르헨티나에선 코로나19 확진자 116만6924명, 사망자 3만1002명이 누적 발생했다. 확진자 수에서 아르헨티나는 세계 7위, 사망자 수에선 세계 12위에 랭크돼 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비행(非行)은 시작됐다 [소년범-죄의 기록]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비행(非行)은 시작됐다 [소년범-죄의 기록]

    ① 평범한 소년은 어떻게 범죄자가 됐나 서울신문은 평범한 소년이 어떻게 범죄의 굴레에 갇히는지 확인하고자 지난 6개월간 보호처분을 받은 79명의 아이들을 직접 만났다.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소년범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 건 국내 언론 사상 이번이 첫 시도다. 죄목은 절도, 폭력, 사기, 무면허 운전 등으로 다양했지만 소년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절대적인 가해자는 없었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배제 속에 범죄를 되풀이했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또래의 세계에서 발을 빼지 못했다. 열여덟 가영이, 열아홉 재영이 그리고 열다섯 민혁이를 통해 소년범의 세계를 옮겨 적는다. 아이들이 사회적 낙인의 짐을 짊어지지 않도록 진짜 이름은 숨겼다. 인터뷰는 소년범 6호 보호처분 시설인 경기 양주 나사로 청소년의 집과 전북 고창 희망샘학교, 1호 처분을 받은 아이들을 위탁하는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지소와 광주남부지소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차털이·조건사기·폭력··· 18살 가영이 “친구의 배신, 그 때부터 날 놓았어요” “차털이(문이 열려 있는 차 안에 있는 돈을 훔치는 것), 폭력, 절도해본 적 있고요. 아, 조건사기(조건만남을 위해 성매수남을 부른 뒤 돈만 빼앗는 것) 쳐봤어요. 이번엔 보호관찰 위반 때문에 왔고요.” 동그란 안경에 하나로 단정하게 묶어 올린 머리, 말간 피부의 가영이가 무심하게 자신의 비행을 읊었다. 벌써 두 번째 6호 처분(아동복지시설 보호)이다. “공부를 잘한 건 아닌데 원래는 긴 치마도 입었고 착한 애였어요. 엄마 말도 잘 듣고.” 가영이는 어색한 듯 웃었다. 비행의 시작을 묻자 미간을 찌푸렸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더니 중 2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학교 친구들한테 술이랑 담배를 배우긴 했는데요, 걔네한테 배신당한 게 큰 충격이었어요. 그 이후로 저 자신을 완전히 놓아 버린 거 같아요.” 그 무렵 가영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 믿을 만하던 친구들에게 연애 고민을 털어놓았던 게 시작이었다. “걔, 걸레래ㅋㅋ”, “순진한 척 하더니 뒤통수 쳤어” 친구들이 올린 일명 ‘저격글’(특정인을 공격하고자 올리는 글)은 꼬리표처럼 가영이를 쫓아다녔다. 학교에선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숨어 펑펑 울었고, 그런 학교가 싫어 꾀병을 부렸다. 외로운 마음에 페이스북으로 만난 친구들을 오프라인에서도 만나기 시작했다. 결국 자퇴했고, 각자 다른 이유로 가출한 친구들과 모여 모텔을 전전했다. 회복하지 못한 피해의 경험이 가영이에게 비행의 씨앗이 됐다. 서울신문 자체 설문조사 결과 가영이처럼 학교폭력(11.8%)이나 가정폭력(17.6%), 기타 폭력(7.1%)의 경험이 있다고 말한 아이들이 꽤 많았다.가영이가 열 네살부터 지금까지 겪은 경험 대부분을 부모님은 알지 못했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의 78.5%도 주보호자와의 관계가 좋은 편이라고 답했다. 그렇지만 많은 아이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 주보호자(32.4%) 보다 또래 친구나 애인(44.5%)을 먼저 찾는다고 답했다. 보호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문제가 해결되리라 믿지도 않았지만, 애초에 소년들은 문제를 덮거나 그 상황을 벗어나는 데 급급했다. 소년들의 18.2%는 생활에서 어려운 점으로 가족과의 갈등을 꼽기도 했다. 그런 부모에게 아이의 비행은 갑작스럽다. 처음 절도 혐의로 파출소에 간 가영이를 마주한 엄마는 울며 가영이의 뺨을 때렸다. 가영이는 그런 엄마에게 맞서 싸웠고, 자해를 시도했다. 가영이는 애초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였던 순간에 엄마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제가 늦둥이 막내딸이에요. 밖에서 괴롭힘 당했다고 하면, 아빠·엄마 마음 아프게 할까 봐, 말 못하고 밖으로만 돌았거든요. 근데 그 이후로, 엄마한테 더 큰 상처를 줬어요. 제가 뭐에 씌었었나 봐요.” ‘대출놀이’ 휘말려 금은방 턴 19세 재영이“학교도 보육원도 저를 내치기 바빴어요” 재영이는 지난해 금은방을 털었다.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정도의 비행은 했지만, 절도까지 하게 될 줄 몰랐다는 재영이는 “제 삶이 좀 버라이어티하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대출놀이’의 보증을 잘못 선 게 화근이었다. 대출놀이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돈을 빌려주고 50%가 넘는 높은 이자로 되갚는 일종의 10대들의 고리대금업이다. “친구가 선배한테 빌린 원금이 70만~80만 원이었는데, 며칠 만에 250만원으로 불어 났어요. 친구는 당연히 튀었죠. 그랬더니 불똥이 보증 선 저한테 온 거에요. 친구는 전화를 안 받고, 선배는 ‘대신 갚으라’고 독촉했어요. 사정을 아는 또 다른 선배가 불러내 ‘돈 필요하지 않느냐.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고 금은방 털이를 시키더라고요. 반협박이었죠.” 대가는 혹독했다. 6호 보호처분 시설에 들어가자마자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자퇴하지 않으면 퇴학 처리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보육원에서 나고 자란 터라 대신 학교 문제를 처리해줄 보호자도 없었다. 발만 동동 구르다 결국 자퇴를 선택했다. “나름 명문고라서요, 저 같은 문제아가 있으면 학교에 먹칠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졸업장은 받고 싶었는데, 계속 선생님이 몰아붙이니까 퇴학당하면 정말 큰일 나겠다 싶었어요.”보호자라고 생각한 보육원도 등을 돌렸다. “보육원에서 저 같은 애는 감당 못 하겠대요. 새 쉼터 찾느라 퇴소가 늦어졌어요.” 재영이처럼 ‘부모와 선생님이 자신을 문제아 취급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답한 아이들은 각각 29.2%, 27.8%로 절반을 넘었다. ‘시설에서 무슨 생각이 가장 많이 났냐’고 묻자 한참 말이 없던 재영이는 휴대전화만 만지작대다가 입을 뗐다. “금은방 주인아저씨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저씨가 경찰서에서 ‘이런 애들 감방 넣어야지’라고 호통 치셨거든요. 계속 그 얼굴이 생각나요. 그 사람도 피해자잖아요.” 또래의 외면이 두려웠던 아이들사회가 외면해 다시 범죄 늪으로 10대의 세계는 노골적이다. 또래에게 힘으로든 돈으로든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한 살 차이라도 깍듯하게 존댓말을 쓴다. 재영이처럼 말도 안 되는 선배의 차털이 제안도 거절하기 힘들다는 게 아이들의 공통된 얘기였다. 아는 선·후배가 많을수록 인맥을 잘 관리한 유능한 친구가 된다. 또래와 어울릴 때, 10대는 용감해진다. “처음엔 장난으로 ‘저거 훔쳐볼까?’하다가 갑자기 한 명이 눈빛이 바뀌면서 이래요. ‘진짜 할래?’ 그때부터 걷잡을 수가 없는 거에요. 여기서 빼면 나약한 놈 되는 거에요”라는 재영이 말처럼 물러서면 또래 세계에서 밀려난다는 걸 10대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어울리다 보면 비행에 무뎌진다. 범죄 수법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험에 끌어들인다. 소년원을 다녀온 친구에게 차털이를 배웠다는 열다섯 살 민혁이는 한 번에 900만원도 벌어봤다. 친구들과 300만원씩 나눠 갖고 명품 옷을 사니 며칠 만에 다 썼다. 심심할 땐 턴 차를 운전해 친구들 드라이브도 시켜줬다. 승용차에 7명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린 적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쓰릴’ 있었어요. 10대들이 무면허 운전으로 큰 사고 내는 기사 저희끼리도 다 보는데요, 전 안 죽을 거 같아요. 운전은 제가 잘 하거든요.” 아이들은 죄의 무게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나랑 노는 애들은 다 그러니까’다. ‘주변에 비행 경험이 있는 친구나 선후배가 많았냐’는 질문에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답한 아이들은 55.7%에 달했다. 민혁이는 범행한 순간을 지금은 후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퇴소 후 친구들이 또 놀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하는 척하면서 그냥 재껴야죠. 완전히 거부하기 어렵다면….” 민혁이가 씁쓸하게 웃었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건 단순히 민혁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절반(33명) 이상의 아이들은 “친구에 휩쓸려 비행을 저지른 것이 후회된다”면서도 “보호처분 이후에도 관계를 끊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년에게 친구란 부모 이상의 친밀감과 안정감을 주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부모를 비롯한 사회 속 어른들이 소년들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다. “어려울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민혁이는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저 이미 나쁜 애로 찍힌 거 아닌가요? 사회 나가면 나쁜 짓 하는 애들한테 ‘내 꼴 안 나려면 정신 차리라’고 꼭 얘기할래요.”※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KAIST의 장사 천재들

    KAIST의 장사 천재들

    고피자 임재원·정육각 김재연 대표를 만나다 KAIST를 드라마로 접했던 X세대에게 이 학교는 괴짜 공부벌레들이 모인 곳이었다. 김정주의 넥슨, 이해진의 네이버와 함께 성장한 Y세대에게 KAIST는 천재 창업가를 키운 곳으로 각인됐다. Z세대는 KAIST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을까. KAIST를 나와 피자와 돼지고기를 파는 두 청년을 30일 만났다. 피자집 주방에 들어간 AI싱가포르에서 대학을 마친 뒤 KAIST 경영공학 석사를 받고, 광고회사를 다니던 임재원 대표는 ‘피자 업계 맥도널드’를 꿈꾸며 2016년 고피자를 창업했다. 2018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10월 현재 국내와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 점포 95곳을 운영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주방 효율화에 적용한 푸드테크 기업으로 화제를 모으며 프랜차이즈 브랜드 사상 첫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액이 약 80억원이다. 돼지고기와 만난 IT 중학교 조기졸업 뒤 한국과학영재학교, KAIST 수리과학부 학부를 마친 뒤 2015년도 말 미 국무성 장학생으로 선발돼 유학 준비를 하던 김재연 대표의 정육각은 도축 4일 내 돼지고기, 당일 도계 닭고기, 당일 산란 달걀, 당일 착유 우유, 숙성 소고기, 돈까스 밀키트를 판매한다. 정보기술(IT) 역량을 바탕으로 2시간 내 생산, 주문량 예측과 같은 생산·유통 혁신을 이뤘다. 도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신선’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맛을 전파 중이다. “KAIST 졸업했으니 장사 할래요”… 엄마 반응은?번듯한 회사를 다니던 아들, 유학이 보장됐던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장사를 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임 대표는 “피자 만드는 법을 익히려고 도우 펴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 어머니가 측은한 듯 절레절레 하셨지만, 반년 정도 피자를 만드니 존중해 주셨고 푸드트럭을 할 때 약간의 투자도 해주셨다”면서 “지금은 결혼한 당시 여자친구와 가족들의 희생이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유학 전 시간이 남을 때여서 부모님들도 편하게 ‘후회 없이 재밌게 해보라’고 해주셨다”고 했다. 아들은 창업 현장을 익히는데 주변에서는 ‘회사 잘 다니느냐’거나 ‘유학 잘 갔느냐’고 안부를 묻는 상황. 사실은 난감했던 가족들의 속내를 두 대표는 사업이 자리를 잡은 뒤 들을 수 있었다.임 대표의 어머니는 “젊을 때 나가서 한 번 거친 일도 해보고 망해봐야 회사 다니는 감사함도 알고, 다른 생각 안하고 열심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란 마음으로 허락했다고 한다. 김 대표 역시 “식품 유통은 (아들이) 공부했던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빨리 지쳐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어머니 의중을 창업 2~3년차에 들었다.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뭐가? 혁신이!KAIST 졸업자라는 이력은 사업 홍보에 도움이 됐지만, 다른 분야에선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축산업을 모르는 얼치기’ 취급을 받으며 가공, 포장을 배워 나갔다. 임 대표 역시 직장을 그만두고 푸드트럭을 하는 자신을 안타깝게 보는 주변의 시선을 견뎌야 했다. 빚을 졌고, 자금 사정 악화 국면의 끔찍함을 견뎌야 했다. 재정적으로 벼랑 끝이라 생각했던 시점에 다다라서야 응답을 받았다. 피자, 축산업의 ‘외부인’으로 시작했기에 레거시 산업에서는 더 이상 시도하지 않던 ‘혁신’에 도전한 게 투자를 받는 원동력이 됐다. KAIST와 결이 달라 보이는 공간에서 피워낸 ‘혁신’의 비결은 어떤 것일까. 임 대표는 “혁신이 가능한 문제인지 아닌지 거시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그저 ‘왜 피자 만들기는 오래 걸리고, 맥도널드에서 피자를 안 팔지’라는 단순한 문제를 고민하다 당장 내일 실행할 수 있는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축산업계 외부인인 ‘얼치기’여서 소비자에게 필요한 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축산업은 생각보다 ‘카더라’가 많은 산업이었는데, 소비자 관점에서 보니 ‘카더라’ 해결 의지를 가질 수 있었다”면서 “IT는 축산업과 거리가 멀었지만, 축산업의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도구로 손색 없었다”고 돌아봤다.두 대표에게 다음 목표를 물었다.김 대표는 “정육각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부터 주말에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는 분들까지 저희를 통해 소비자들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말씀이 저희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가정 내 식사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임 대표는 “사실 고피자에서 무슨 기술을 개발하든, 얼만큼의 투자를 받든 고객님들 입장에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게 당연합니다. 결국엔 5000~6000원 지불하고 먹는 피자가 맛있고, 편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본질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저희가 개발하는 기술과 투자하고 있는 도우, 화덕 등이 완성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맛있는 피자가 빠르고 균일하게 잘 제공될 것입니다.”라고 약속했다.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뇌경색으로 거동 어려워”…인천서 노부부 숨진 채 발견

    “뇌경색으로 거동 어려워”…인천서 노부부 숨진 채 발견

    “아침에 귀가해보니 숨져 있어” 아들이 신고타살 가능성 없는 듯…경찰, 사망 원인 수사 인천 한 아파트에서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53분쯤 인천 계양구 한 아파트에서 A(72·남)씨와 B(62·여)씨 부부가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아들은 “전날 오후 외출했다가 아침에 귀가해보니 부모님이 숨져 있었다”고 신고했다. 당시 A씨는 거실 소파에서, B씨는 방 안 침대 위에서 각각 발견됐으며 외부에서의 침입 흔적은 없었다. 조사 결과 A씨는 뇌경색을 앓고 있어 혼자서는 거동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범죄나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목격자가 없고 이들 부부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부검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아이들 위해서… 밤낮 따로 없는 보육천국 영등포

    아이들 위해서… 밤낮 따로 없는 보육천국 영등포

    민선 7기 신규 국공립 어린이집 18곳 개원보육교사·학무보·구청장 모여 간담회 개최“야간보육 등 양질의 육아환경 조성 최선”“맞벌이 부부들은 야간보육이 필요한데 선생님 한두 분이 밤늦게까지 고생하시는 걸 보면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1동 ‘여성소통문화공간 HEY YDP’. 채현일 영등포구청장과 신규 국공립어린이집 학부모들의 소통 간담회에 참석한 최근연(39)씨는 “국공립어린이집에 연장보육 제도가 있는데도 은솔어린이집에는 보육교사 확충이 안 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선생님의 피로가 가중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지난 9월 새로 개원한 당산2동 은솔어린이집에 2세 아이를 보내고 있지만, 인력 충원이 안 돼 야간에 아이를 맡기기 불안하다고 했다. 이에 채 구청장은 “전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인력 충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도서관 등 아이들을 위한 시설 이용 문의도 나왔다. 별하어린이집에 0세 아이를 보내는 김보라(31)씨는 “도서관에서 아이를 위한 책을 빌리는데 정보가 없어서 난감하다”고 했다. 이에 채 구청장은 “어린이나 여성 등 주민 친화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이나 책 등은 전폭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채 구청장은 학부모들의 어린이 안전 문제 등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관련 부서에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다. 이날 소통 간담회에는 지난 9월 개원한 당산2동의 은솔과 별하, 대림3동의 영등포든든 등 3곳의 국공립어린이집 학부모 운영위원들과 원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시종 부드럽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학부모들은 자유롭게 어린이집 주변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가로등 설치, 구립도서관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채 구청장은 간담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청취하고,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되면 바로 관련 부서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주민과의 소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구는 민선 7기 들어 신축, 민간시설의 국공립 전환, 관리동 장기임차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공립어린이집 18곳을 새로 개원했다. 또한 맘든든센터 4곳, 열린육아방 5곳, 시간제보육실 2곳, 장난감도서관 3곳 등 지역공동체 육아 커뮤니티 공간을 신설해 보육, 돌봄 서비스 제공과 올바른 육아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공공급식센터를 설립해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믿고 맡길 수 있는 양질의 보육환경을 차근차근 조성 중이다. 채 구청장은 “오늘 학부모님들께서 주신 고견들을 귀담아 다양한 보육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보육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5살에 납치된 소년, 17살에 구글맵 통해 가족 찾아

    [여기는 동남아] 5살에 납치된 소년, 17살에 구글맵 통해 가족 찾아

    5살에 납치된 인도네시아 소년이 11년 만에 구글맵을 통해 어린 시절 다녔던 시장을 찾아내 가까스로 가족의 품에 안겼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5살의 어린 나이에 실종됐다가 17살이 되어서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얼반의 사연을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센트럴자바 스라겐에 살았던 얼반은 5살 때 집에서 비디오 가게를 가던 중 납치를 당했다. 집에 안전하게 데려다주겠다는 납치범의 말을 따라갔지만, 이들은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거리에서 공연을 시키는 사람들이었다. 이후 2년 동안 얼반은 거리에서 공연을 벌이며 돈을 구걸했다. 하루는 경찰관들이 거리 공연을 벌이는 사람들을 잡아들였고, 당시 얼반은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고아원에서도 얼반은 어린 시절 부모님 곁에서 사랑을 받던 따뜻한 집을 잊을 수 없었다. 과거의 추억를 곱씹으며 자란 얼반은 어엿한 17살 청소년이 되었다. 지난 9월 불현듯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 이끌려 다녔던 전통 시장을 기억해 냈다. 그는 구글 지도를 검색해 마침내 그 시장의 주소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흥분에 들뜬 그는 시장 주소를 고아원 직원에게 건넸다. 직원들은 시장에 연락해 소년의 정보를 건네며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얼반은 가족사진을 받아 들었고, 한눈에 자신의 가족임을 알아챘다. 5살의 어린 아들을 잃고 평생을 슬픔 속에 빠져 살던 부모는 11년 만에 장성한 아들을 만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얼반의 아버지는 “지난 11년간 백방으로 아들을 찾아 나섰지만, 자취를 찾을 수 없어 희망을 내려놓은 상태였다”면서 “다만 어딘가에 있더라도 부디 건강하게만 지내기를 날마다 기도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아들을 돌봐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아들과의 만남은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장현국 경기도의장, 광명 청소년과 찾아가는 현장도의회 실시

    장현국 경기도의장, 광명 청소년과 찾아가는 현장도의회 실시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수원7)이 27일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청백리로 잘 알려진 오리(梧里) 이원익 선생의 고택에서 광명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청렴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장현국 의장은 이날 오후 광명 충현박물관 종가에서 광명청소년교육의회 및 꿈의학교 청와대(청소년이 와글와글 소통하는 대토론 의회학교) 소속 청소년 위원 13명과 야외 정담회를 실시했다. 정담회에는 광명을 지역구로 둔 경기도의회 김영준(민주당·광명1)·정대운(민주당·광명2)·유근식(민주당·광명4) 의원과 김광옥 광명교육지원청 교육장 등이 참석했다. 종택 앞뜰에 디귿자(ㄷ) 형태로 둘러앉은 장현국 의장 등 의원들과 청소년들은 ‘의장이 생각하는 청렴의 의미’, ‘청소년이 가짜뉴스를 걸러내고 좋은뉴스를 찾는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장현국 의장은 청렴을 ‘공직자의 최우선 과제’이자 ‘공공기관의 국가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패와 반칙 없는 사회, 특권 없는 청렴하고 투명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선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청렴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기도의회는 지난 7월 의회의 청렴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청렴 토크콘서트를 열고, 청렴 서약식 및 공연 등을 진행하는 등 청렴정신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다. 이어 ‘가짜뉴스 판별법’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온라인에 떠도는 뉴스가 거짓말임을 알기는 쉽지 않으므로, 의심되는 정보에 대해 선생님, 부모님과 얘기하고 또래 친구들과 토론하며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경기도어린이의회 홈페이지’를 비롯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잘 참고해 진실을 바라보는 밝은 눈을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재활용 분리수거 방법 개선 ▲도심 하천의 토종식물 보호 노력 ▲학교 친환경놀이터 조성 ▲학교폭력 및 사이버폭력 예방법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정담회를 마친 장현국 의장은 “이번 정담회는 청렴의 표상인 이원익 선생의 생가에서 청소년과 지역 도의원들이 정책의 방향과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경기도의회는 청소년 정책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청렴한 미래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담회에 앞서 장현국 의장은 지난 9월11일 충남 당진 앞 바다에 빠진 50대 여성을 구한 의로운 도민 황민성(62)씨에게 경기도의회 의장 표창장을 수여하며 지역 도의원과 청소년들에게 선행을 널리 알리고 격려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정담회는 민생 및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효과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경기도의회가 추진 중인 ‘찾아가는 현장 도의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정담회가 실시된 충현박물관은 이원익 선생(1547~1634)의 유적·유물을 전시하고 고택을 보존해 개방하며 청렴한 선비정신을 알리기 위해 설립된 전국 유일의 종가 박물관이다. 앞서 장현국 의장은 지난 6일 파주청소년교육의회에서, 15일에는 시흥청소년교육의회에서 각각 청소년들과 정담회를 실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매달 나가는 월세에 출산계획은 또 미뤄졌어요”[이슈픽]

    “매달 나가는 월세에 출산계획은 또 미뤄졌어요”[이슈픽]

    ‘전세대란’ 이어 ‘월세대란’도 닥쳤다월세의 비애…결혼 가능성 3분의1로 ‘뚝’올해 7월 출생아, 전년동기대비 8.5% 감소복지부 “출산율…코로나 이후 반등할 것”근본적인 저출산 정책 마련 필요“신혼집으로 어렵게 마련한 전세였는데…지금은 월세로 옮겨 출산계획은 뒤로 미뤘어요. 수입은 똑같은데 월 고정 지출이 크게 늘었거든요. 내 집 마련은커녕 이제 월급 받아서 월세로 다 나가게 생겼습니다”(경기도 거주 이모씨) “요즘 부동산 가보셨나요? 전세는 씨가 말랐고, 월세도 너무 올랐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결혼도 못 할 것 같습니다”(서울 거주 박모씨) 1일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전·월세 대란으로 전셋값에 이어 월세마저 급등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불만과 불안감을 토로하는 세입자 글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도미노처럼 출산율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8% 급등했다. KB가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0.12%) 대비론 상승률이 6배 이상 치솟았다. 수도권 월세 상승률도 지난달 0.6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급등하자 전세 보증금을 마련할 수 없는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로 몰리면서 월세마저 오르는 상황이다. “월급으로 가족 아닌 집주인 먹여 살리겠어요”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월세 살면 결혼·출산도 ‘뚝’ 월세로 거주할 경우 자가 거주 대비 결혼 가능성이 65%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자녀 출산에도 영향을 미쳐 무자녀 가구가 첫째 아이를 낳을 확률도 5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주거요인과 결혼·출산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가 거주보다 전세와 월세 거주 시 결혼 가능성이 유의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자가 거주와 비교할 때 전세로 사는 사람의 결혼 확률은 23.4% 감소했고, 월세 거주는 65.1%나 줄었다. 월세가 전세보다 결혼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이다. 또 전세 거주 시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은 자가 거주보다 28.9% 감소했고, 월세 거주는 자가 거주와 비교해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55.7%나 줄었다. 보고서는 주거유형에 따라 결혼과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감소 완화 측면에서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난으로 결혼을 거의 포기했다” 국민청원 등장 지난 26일에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결혼을 포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란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내년 초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청원인은 “운 좋게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부족함 없이 이 사회 중산층으로 좋은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대학에 들어가 취업까지 성공했다. 그리고 저처럼 중산층으로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배필을 만나 올 초부터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이 나라에서는 세금 착실히 내고, 매일 노력하며 살아온 사람이 서울에 전세집 하나 구하기 힘든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저는 주택난으로 결혼을 거의 포기하기까지 이르렀다”며 “의식주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거가 불안해지며 청년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결혼 급격한 감소…합계출산율 2년 연속 0명대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지난해 역대 최저인 0.92명까지 추락했다.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떨어진 국가는 2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틀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2018년 0.98명으로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명 아래로 떨어진 뒤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이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든 배경에는 결혼의 급격한 감소가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3만9210건으로 전년보다 1만8412건 줄었다. 혼인건수는 2011년(32만9천87건) 이후 8년째 감소해 역대 최소로 줄어들었다.복지부 “출산율…코로나 이후 깜짝 반등할 것”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코로나 이후 출산율 깜짝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 분석을 통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종식 이후 출산율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득영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지난 9월 온라인 백브리핑을 통해 “현재 출산율 전망치를 보면 일단 감소한 후에 반등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왔다”면서 “반등 정도는 코로나19 발생 기간, 경제 상황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출생아는 2만306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5명(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1년 이후 7월 중 최소치다.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출산율에도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코로나19 종식 시 일시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단, 코로나19 유행 기간이 장기화 될수록 출산율 반등 회복도 먼 얘기다. 또 최근 부동산 규제 정책과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서울 지역에서 전세난이 심해지고, 월세 매물 비중이 전세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가운데 점점 더 출산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 부담을 늘리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주거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코로나 이후 생활습관 나빠져”…등교 적응에 애쓰는 학생들

    “코로나 이후 생활습관 나빠져”…등교 적응에 애쓰는 학생들

    안양예고 1·2학년 579명 설문10명 중 3명꼴 “학교 적응 어려워”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고등학생 10명 중 6명꼴로 생활습관이 나빠졌다는 조사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10명 중 3명은 2학기 시작 후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양예술고등학교는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1~2학년생 579명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학생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이어 21일부터 이틀간 1~2학년 총 16명을 대상으로 추가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늦잠·무기력 등 생활습관 나빠졌다” 코로나19로 가장 달라진 생활습관을 2개 선택하라는 설문에 ‘규칙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늦잠을 많이 잔다’는 응답이 26.9%로 가장 많았다. ‘무기력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20.4%), ‘인터넷 검색 및 게임으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12.7%) 등 전체 응답자의 60%가 생활 습관이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다양한 교양 활동을 하면서 여유롭게 생활한다’(19.6%), ‘개인위생에 더 신경 쓰게 돼 건강하게 생활하게 된다’(11.6%), ‘원격수업으로 시간을 계획적으로 활용해 생활한다’(8.7%) 등 긍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반응은 39.9%였다. 관련 면접 조사에서 학생들은 코로나19 이전 생활습관을 10점 만점에 8∼9점으로 평가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2∼4점으로 낮게 평했다. 코로나19가 학교생활에 미친 큰 변화를 선택하라는 설문에서는 32%가 ‘불규칙한 등교·수업 등으로 학교생활 적응이 쉽지 않아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친구 관계가 형식적으로…교사-학생 대화 많아지길” 교우 관계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친구와의 관계가 형식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데에도 15.3%가 동의했으나 ‘SNS 등으로 좋은 친구를 더 만나게 됐다’는 9.3%에 그쳐 교우 관계도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느끼는 학생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면접에 참여한 학생들 다수는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교사와 학생 간 대화 시간이 더 확보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코로나19가 가치관에 미친 변화를 골라 달라(복수 응답 가능)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29.2%가 ‘일상생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답했다. 그다음은 ‘건강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19.5%),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우수성을 느끼게 됐다’(18.2%) 순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단위 학교 차원에서 코로나19가 학생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 조사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양예고는 설문 조사 결과를 두고 “코로나19 환경에서 학생들의 긍정적인 생활 습관을 위해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는 다각적인 맞춤형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영남 안양예고 교장은 “코로나19가 예상보다 훨씬 더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학교 교육 과정뿐 아니라 정서적 측면의 교육에도 세밀하게 반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인도] ‘7000원’에 팔려가는 아이들…아동 인신매매 성행

    [여기는 인도] ‘7000원’에 팔려가는 아이들…아동 인신매매 성행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두 번째로 많은 인도에서 아동 인신매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범죄 중 하나인 아동 인신매매는 생계가 곤란해진 빈민층 사이에서 더욱 성행하고 있다. 미국 CNN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14세 소년은 모두가 잠든 시간 집에서 몰래 빠져나와 버스를 타고 자신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도시로 향했다. 당시 이 소년은 같은 마을에 사는 한 남성으로부터 여행비 명목으로 500루피(한화 약 7660원)를 받았고, 문제의 남성이 준비한 버스에 올라탄 상황이었다. 하지만 버스가 목적지인 라자스탄주 자이푸르에 도착했을 때, 소년과 친구들은 여행이 아닌 인신매매에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기다리고 있던 경찰들은 문제의 남성과 공법을 현지 아동 인신매매법에 따라 체포했고, 현장에서 총 19명의 아이들을 구조했다. 자이푸르 경찰은 체포된 남성들이 아이들을 유인한 뒤 인근 팔찌 공장에 값싸게 팔아넘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인도 현지법에 따르면 현지 어린이들은 14세부터 경제활동을 할 수 있지만 이는 가족이 참여하는 노동현장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국가 경제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뒤 일자리가 사라지자 아동의 노동력을 값싸게 이용하려는 인신매매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부모는 아이를 팔아 잠시나마 생계를 유지하고, 고용주는 싼값에 노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위험에 처한 아이들은 극심한 빈곤에 직면한 빈곤층이다. 유엔아동기금인 유니세프가 지난 7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인도 빈곤지역인 비하르주는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3월 당시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소득 0원’을 기록했다. 아이들 스스로도 굶주린 가족을 위해 자신이 돈을 벌어야 한다고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하르주에 사는 한 15세 소년은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부모님의 수입이 없어지자 스스로 집을 나섰다. 학교는 여전히 문을 닫았고, 장남으로서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 이 소년은 위 사례에 등장한 아이들처럼 인신매매범이 마련한 버스에 올라탔지만 역시 경찰에 적발돼 집으로 돌려 보내졌다.하지만 경찰의 구조 손길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인신매매범에게 속아 공장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린다. CNN에 따르면 니샤드(가명)라는 이름의 한 10대 소년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창문이 없는 어두운 방에 가둬졌고, 하루 15시간 동안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가족에게 연락할 수도, 일을 멈출 수도 없었다. 니샤드와 아이들은 지난 8월 경찰이 문제의 공장에 급습하기 전까지 5개월 동안 노동 학대를 당했다. 현지 아동인권운동가들은 아동인신매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다시 학교로 되돌려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니세프는 “학교에서 내몰린 아이들이 값싼 노동에 희생되거나 인신매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만취 10대, 훔친 택시로 순창→담양 질주하다 사고 뒤 검거

    만취 10대, 훔친 택시로 순창→담양 질주하다 사고 뒤 검거

    만취한 10대 청소년이 택시를 훔쳐 전북 순창에서 전남 담양까지 도주하다가 결국 사고를 내고 경찰에 체포됐다. 전남 담양경찰서는 26일 절도 및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A(17)군을 검거했다. A군은 이날 오전 2시 58분쯤 전북 순창군에 있는 자신의 집 앞에서 택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집 앞까지 택시를 이용한 뒤 “부모님께 택시요금을 받으려고 하니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말하는 등 택시기사를 내리게 한 뒤 전화하는 척하다가 택시기사를 밀치고 차량 운전석에 올라탔다. 만취 상태였던 A군은 당연히 운전면허조차 없었지만 그대로 차를 몰고 도주했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CCTV를 추적한 경찰은 A군이 담양 방면으로 도주하는 것을 확인, 담양 경찰에 공조 요청을 했다. 공조 요청을 받고 길목을 지키고 있던 경찰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속도를 내 질주하던 A군은 담양 인근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검거됐다. A군은 도주 과정에서 담양읍의 한 회전교차로에서 연석을 들이받는 등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발견 당시 택시는 상당히 파손된 상태였다. 경찰에 붙잡힌 뒤 A군은 목 등에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A군의 신병을 부모에게 인계하고 사건을 순창경찰서로 이첩했다. 경찰은 A군이 치료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무한탐구 즐긴 집념의 소년… 글로벌 삼성 ‘제2의 창업’ 이루다

    무한탐구 즐긴 집념의 소년… 글로벌 삼성 ‘제2의 창업’ 이루다

    국내 재계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신화를 쓴 총수, 삼성을 글로벌 정보기술(IT) 최강자로 키워 낸 경영인, 무노조 경영을 견지한 자본가, 그리고 은둔의 황제. 이 같은 이름으로 수식돼 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미래를 꿰뚫는 혁신의 리더십, 과감한 결단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우며 우리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수많은 기로에서 발휘한 승부사적 결단,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등에서 글로벌 1위를 거머쥐며 삼성을 ‘제2의 창업’ 수준으로 발전시켰다.외로운 유년기 바쁜 부모님·日유학으로 외로움에 익숙 자동차·레슬링 등 ‘마니아적 기질’ 키워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씨 사이에서 3남 5녀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제일비료 회장을 지낸 맹희씨와 고인이 된 창희씨 등 두 명의 형이 있어 아들 중에서는 막내다. 여자 형제로는 인희(한솔그룹 고문), 숙희, 순희, 덕희씨 등 네 명의 누나가 있으며 여동생으로 신세계그룹 회장인 명희씨가 있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를 대신해 경남 의령의 할머니댁에서 세 살 때까지 자랐다.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옮겨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진국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귀국해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다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동양방송에 이사로 입사해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결혼 후 삼성 비서실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보게 된다.회장된 3남 두 형 제치고 46세에 삼성그룹 회장 취임 승부사적 결단·혁신으로 韓경제 신화 써 1966년. 이 회장의 둘째 형인 창희씨가 ‘한비 사건’(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구속되고, 맏형인 맹희씨도 밀수에 관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청와대 투서 사건 등 혼란이 이어진 가운데 호암은 1971년 막내아들 건희에게 삼성을 맡기기로 결단을 내린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도 당초에는 사양했으나 마지막에는 역량은 부족하나 맡아 보겠다는 뜻을 가져다 주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 갈 것이다.” 호암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이 노환과 폐암의 합병증으로 78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건희 당시 부회장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나이 46세 때의 일이다.어린 시절 환경이 자주 바뀌며 홀로 보내는 시간에 익숙했던 고인은 마니아적 성격으로 집중력이 강했는데 이런 기질로 자라난 집념은 세계 1위 삼성의 원동력이 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취미와 관심사는 다방면에 뻗쳐 있었다. 일본 유학 시절 고인의 외로움을 달래 줬던 건 프로레슬링이었다. 와세다대 재학 시절 역도산을 직접 만날 만큼 레슬링에 몰두했던 그는 눈자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둘 때까지 1년여 동안 레슬링을 하면서 치열한 목표 의식을 키웠다. 그의 레슬링 사랑은 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내며 이어졌다. 일본 유학 3년간 1200편의 영화를 봤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각종 기계를 직접 분해, 조립하면서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즐겼다. 이에 평생 즐겨 쓴 휘호가 ‘무한탐구’였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1년 반 동안 차를 죄다 뜯어 보며 차를 6대나 바꾸기도 했다. 1987년 취임과 함께 그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일성을 내놨고 그 약속을 지켰다. 흑백 TV가 삼성의 주력이던 1974년 호암이 반도체산업 진출을 선언하도록 설득하며 사업을 주도한 것도 그다. 당초 동물적인 사업감각의 소유자였던 호암도 아들이 반도체 얘기를 꺼내면 “이놈아, 그 돈이면 TV를 몇백만 대나 더 만들 수 있는데 그 쪼그만 것 만드는 데 쓰겠다는 거냐”며 답답해했다고 한다. 197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비면서 첨단 하이테크 산업만이 살길이라고 믿은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호암의 지원을 이끌어 내 오늘날의 삼성을 만든 것이다.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이 된 뒤에도 ‘2등 구제불능론’(2등은 현상 유지밖에 못 한다. 조금이라도 지면 완전히 진 것이다) 등 늘 위기론을 부각시키며 ‘초격차’를 위한 고삐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3년 사상 최대 실적에도 이듬해인 2014년 신년사에서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며 체질과 구조를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마하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의 마지막 신년사이기도 했다.어두운 유산 정관계 로비로 퇴진, 위기론 들고 복귀불법 승계 의혹, 삼성의 리스크로 남아 성공만큼 시련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검찰과 질긴 악연을 이어 가며 재임 기간 세 차례나 법정에 섰다.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공소시효 완료로 무혐의 결정이 났지만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도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는 삼성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전직 법무팀장이던 김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 50여억원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정치인, 법조인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 등이 공개되며 지탄을 받았다. 2008년 4월 22일 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직을 내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듬해 재판부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이어 2010년 3월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정관계 불법 로비, 불투명한 지배구조, 노조 설립 불허 등 그의 체제에서 이뤄진 삼성의 각종 문제들은 지금도 삼성과 재벌에 대한 불신을 만든 ‘어두운 유산’으로 남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위기마다 승부사로...‘세계의 삼성’ 일군 이건희

    위기마다 승부사로...‘세계의 삼성’ 일군 이건희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 과감한 결단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우며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수많은 기로에서 발휘한 승부사 기질,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등 20종의 글로벌 1위 제품을 만들며 삼성을 ‘제2의 창업’ 수준으로 일궜다. 하지만 정경유착,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당 내부거래, 노조 설립 불허 등 각종 탈법·편법 행위로 재벌기업의 폐해를 총체적으로 드러내며 ‘독주하는 영향력’ 만큼 한국 사회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남겼다. 고인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 여사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번째(3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경남 의령의 할머니댁에서 세 살 때까지 자랐다.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옮겨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귀국해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MBA과정 수료 후 동양방송에 이사로 입사해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병역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면제받았다.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었던 고인은 마니아적인 성격과 집중력이 강했다. 일본 유학 시절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던 고인의 외로움을 달래줬던 건 프로레슬링이었다. 와세다 대학 재학 시절 역도산을 직접 만날 만큼 레슬링에 몰두했던 그는 눈자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둘 때까지 1년여 동안 레슬링을 하면서 친구도 사귀고 치열한 목표 의식을 키웠다. 그의 레슬링 사랑은 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내며 이어졌다. 일본 유학 시절 영화관에서 하루에 8편을 볼 만큼 영화도 좋아했다. 각종 기계를 직접 분해, 조립하면서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즐겼다. 거짓말 안하고 배신할 줄 모르는 충직함 때문에 진돗개를 길러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회에 진돗개를 출전시키기도 했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도 당초에는 사양했으나 마지막에는 역량은 부족하나 맡아보겠다는 뜻을 가져다 주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갈 것이다.” 1971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전 회장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이 노환과 폐암의 합병증으로 78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건희 부회장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나이 45세였다.우리나라를 지금의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하는 데는 고인의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 1974년 그가 파산 직전의 한국 반도체를 인수한다고 하자 회사 안팎에서는 “TV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일본보다 20~30년 뒤쳐졌는데 따라가기가 하겠느냐”며 반대하고 나섰다. 198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도 “반도체는 인구 1억, GNP 1만 달러, 내수판매 50% 이상이 가능한 국가에서 할 수 있는 산업으로 기술·인력 재원이 없는 우리에겐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반도체 사업은 ‘공상’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느냐.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 한다. 제 사재를 보태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들을 만나고 엔지니어를 찾아 미국 실리콘밸리를 50여차례 드나들며 인력 확보에 나섰다. 1984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삼성도 반도체 사업에서 10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봤을 때도 고인은 “위기는 곧 기회”라며 오히려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며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을 만들었다.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성공을 ‘운이 좋다’ ‘돈이 돈을 벌었다’고도 평가하기도 한다. 이에 이 회장은 1997년 10월 언론 기고를 통해 이렇게 대답한다. “사업에 성공한 사람을 놓고 간단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업을 해 본 사람은 운이 좋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성공을 하려면 그에 값하는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하고 수많은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3차례나 법정에 서야 했다.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받았다. 공소시효 완료로 무혐의 결정을 받긴 했지만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도 이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다시 2년 후 터진 2007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는 삼성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전직 법무팀장이던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의 비자금 50여억원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전방위적 로비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2008년 4월 22일 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직을 내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1년 후 재판부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이후 2010년 3월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변을 내놓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해 조직 재정비, 삼성의 도약에 힘을 쏟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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