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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비 받으면 밥값·폰요금으로 ‘순삭’…알바노동자 가계부 살펴보니

    알바비 받으면 밥값·폰요금으로 ‘순삭’…알바노동자 가계부 살펴보니

    무대영상 제작자 프리랜서 김성민(30)씨는 코로나19로 일거리가 줄며 수입이 끊겼다. 김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지난해 12월부터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한 달에 50만원을 벌었지만 학자금 대출 상환과 월세로만 60만원이 나갔다. 부족한 생활비는 적금을 깨고 부모님께 손을 벌려 해결했다. 식비를 아끼려고 찌개를 한 번 끓여 일주일을 우려먹었다. 구직활동을 병행하느라 아르바이트를 또 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영화 관람이나 책 구매 등 문화생활은 언감생심이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은 14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삶의 질 개선 등을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가 지난 4월 한 달간 만 34세 미만 아르바이트 노동자 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지난 3월 평균 소득은 76만 272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발표한 2019년 기준 ‘비혼 단신근로자 월평균 실태생계비’ 218만 4538만원의 약 35% 수준이다.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지출액은 87만 3409원으로 오히려 평균 소득보다 10만원 정도 많았다. 노조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수입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고정비 지출은 그대로다 보니 다수가 돈을 빌리거나 대출을 받아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입의 대부분은 통신비·교통비·식비 등 고정지출로 빠져나간다. 총 지출에서 고정비와 생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92%다. 특히 식비로만 32만 6393원(37%)이 사용됐다. 한 끼 평균으로 환산하면 3626원으로,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김치찌개 백반 평균 가격 6769원, 자장면 평균가격 5346원에도 못 미친다. 대부분 김밥이나 편의점 간편식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어 청년 노동자들의 건강이 위협받는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동자들의 문화생활이나 교육권도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조사 결과 문화 및 교육비 지출은 평균 2만 9000원으로 전체 지출비의 고작 3%에 불과했다. 노조 관계자는 “청년 노동자들의 문화 및 교육비 지출이 거의 없다는 것은 그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연관돼 있다”며 “결국 비용이 들지 않는 무료 문화생활만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선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사대상인 청년 노동자의 62.2%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15%(1만 28원) 이상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정웅 위원장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대부분 학업이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며 “청년들에게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의 인상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학교→ 직장→ 결혼→ 양육 ‘쥐 경주’라며 손사래 치는 中 젊은이들

    학교→ 직장→ 결혼→ 양육 ‘쥐 경주’라며 손사래 치는 中 젊은이들

    ‘열심히 공부해 좋은 학교 들어가 성적 잘 받아 안정된 직장을 구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아 잘 키워라.’ 우리가 부모로부터 듣고 자랐고, 이제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얘기일지 모른다. 한 블로거는 ‘인생의 비극은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곳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은 시간이 흘러서야’라고 되돌아봤다. 중국 젊은이들이 노력해봤자 이런 인생 경로의 목표들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쥐 경주(rat race)’라고 낮잡으며 부모 세대로부터 물려받길 거부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4일(한국시간) 소개했다. 2017년 대학을 졸업한 Sun Ke(27)는 여느 또래처럼 좋은 직장, 좋은 차, 집 한 채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상하이로 갔다. 이렇게까지 힘들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다. 부모님이 조금 돈을 떼줬는데 지금도 상하이 근처 작은 마을에 여럿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듬해 그가 식당을 차렸는데 이미 거대 프랜차이즈 체인과 음식배달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너무 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에 속한 식당들과 경쟁하려면 제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 배달 수수료를 부담하고 일부 얌체 고객들에겐 값을 에누리해야 했다. 돈을 버는 것은 거대 프랜차이즈 본사 뿐이었다. 2년 뒤 100만 위안(약 1억 7400만원) 이상 까먹고 지난해 폐업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이 오늘날 ‘퇴축(退縮)한(involuted)’ 중국 젊은이들의 표본 격이라고 했다. 한자로는 ‘內卷(neijuan)’인데 글자 그대로 안으로 말려들어간다는 뜻이다. 사회학 개념으로는 인구가 증가한 만큼 생산성이 늘지 않거나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근래 들어선 영어 ‘번아웃(burn out)’의 느낌으로 표현된다.지난해 명문대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보여주는 사진들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진 중에는 칭화대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도 랩톱 컴퓨터를 켜놓고 공부하는 것도 있었다. 1990년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또는 Z세대들에게 이 트렌드는 반향을 일으켰다. 웨이보의 해시태그는 10억회 이상 공유됐다. 같은 해 중국에서 유행한 단어 10위 안에 꼽혔다. 옥스퍼드 대학의 뱌오 샹 교수는 “젊은이들은 열심히 노력하거나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면 사회로부터 축출 당한다고 계속 느끼지만 노력을 거듭해봤자 스스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괴 ‘쥐 경주’의 한계를 짚었다. Sun Ke는 “부모 세대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기회도 많았다. 모든 것이 다르다. 아이디어와 용기만 있다면 성공할 기회가 널려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대다수 선진국에서 베이비붐 세대 이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의 다른 점이라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좋았던 시절”이 너무도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점이다. Sun Ke 같은 이에게 부모의 성공, 나아가 자신보다 10년 정도 윗 세대들의 성공을 지켜보자마자 곧바로 자신들의 나락을 경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의 팡 쑤 박사는 “이제 창이 닫혔고, 그들에겐 더이상 가능성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억만장자를 갖고 있지만 인구의 절반 가까이 되는 6억명 이상의 월 수입이 1000위안(약 17만 43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얼마 전 하퍼스 바자 중국어판의 편집장을 지낸 기업인 수 망이 이런 극심한 불평등이 “열정으로 뭉친 이들과 게으른 사람의 간극” 때문에 발생했다고 발언해 젊은이들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그녀는 나중에 사과하긴 했다. 중국 일자리에선 996란 자조가 쉽게 나온다.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9시까지 엿새를 쉬지 않고 일하게 착취당한다는 뜻이다. 한 누리꾼은 “자본가들의 입을 다물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일전에 996 일하는 것을 축복으로 알라고 발언해 “피빨아 먹는 자본가“ 등 갖은 욕을 다 들었다. 해서 젊은이들은 탕핑(躺平)이란 풍조에 빠져든다. ‘쥐 경주’ 개념과 탕핑 모두 중국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새로운 시대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광밍일보는 한 칼럼을 통해 탕핑꾼들은 사회에 해악이라고 규탄했다. 난팡일보의 칼럼 필자 역시 최근의 풍조를 “정의롭지도 않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쑤 박사는 이런 풍조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서구에서는 젊은 세대들이 격자(grid)를 벗어나 살지, 아니면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을 살지 선택할 여지가 있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탕핑 기사 보려면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604500082&wlog_tag3=daum
  • ‘인도판 기생충’? 11년 전 실종됐던 18세 소녀의 기막힌 반전

    ‘인도판 기생충’? 11년 전 실종됐던 18세 소녀의 기막힌 반전

    2010년 실종됐던 인도의 한 18세 소녀가 집에서 500m 떨어진 남자친구의 방에서 11년간 몰래 동거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아얄루르 마을에 살고 있던 사지타라는 18세 소녀가 2010년 2월 어느 날 밤 갑자기 실종됐다. 10년이 흘러 실종기간이 길어진 탓에 가족들도 사지타를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놓아버릴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 8일 사지타가 11년 만에 발견됐다. 원래 사지타의 집 인근에 살고 있던 알린추바틸 라흐만(34)과 함께였다. 11년이 흘러 사지타의 나이도 29살이 됐다. 라흐만 역시 3개월 전 가족들과 다툰 뒤 갑자기 종적을 감췄는데, 라흐만의 형이 동생의 행적을 찾아 나선 끝에 다른 마을에서 함께 집을 빌려 살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한 것이었다. 라흐만은 집을 나오기 전까지 부모 등 가족과 함께 살았는데, 그곳은 사지타의 집에서 불과 500m밖에 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사지타는 실종됐던 그날 밤 스스로 집에서 나와 라흐만의 집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사지타는 휴대전화가 없었기 때문에 위치 추적도 어려웠다. 경찰은 사지타의 실종 당시 라흐만이 용의선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에는 마을 사람들은 물론 가족들도 거의 사지타의 실종을 잊은 듯이 라흐만의 형에 따르면 페인트공으로 일하는 라흐만은 집 안에서 자기만의 공간을 따로 갖고 있었고, 항상 문을 잠근 채 생활했다. 아무도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으며, 음식은 항상 방에 갖고 들어갔다고 한다. 라흐만의 형은 “동생은 성격이 불 같았고, 일용직으로 일하는 부모님은 동생에게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낮 시간에는 가족 모두 일하러 나갔기 때문에 라흐만과 사지타는 그때만큼은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라흐만의 형은 “동생이 가끔 정신이상자처럼 행동했다”고 전했다. 형은 트럭 운전사로, 부모와 따로 살고 있었다. 또 동생이 빨래를 방 안에서 말리겠다고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가족들이 동생의 결혼 상대를 찾기 시작했는데, 동생은 대놓고 반대하진 않았지만 줄곧 결혼 문제를 외면했다”고 말했다. 라흐만의 부모와 가까운 사이인 이웃은 라흐만이 항상 내성적이었으며, 그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라흐만이 자기 방 창살 몇 개를 없앴는데, 아마 방에 화장실이 딸려 있지 않아 부모가 집을 비우거나 밤 시간대에 사지타가 창문을 통해 밖에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타는 이어폰을 끼고 소형TV를 보며 방 안에서 여가를 보낸 것으로 추정됐다. 라흐만은 법정에서 “가족들이 사지타를 반대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고, 법원은 라흐만과 사지타가 계속 함께 살 수 있도록 허락했다. 라흐만은 왜 11년 동안이나 사지타가 자신의 방에 숨어 살았는지 직접 밝히진 않았다. 다만 경찰은 “사지타와 라흐만의 집안은 서로 종교가 달랐기 때문에 관계를 숨겼고, 집안의 반대를 우려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남권 지하철역 35곳 생길 때… 구로 등 7개구엔 한 곳도 없었다

    강남권 지하철역 35곳 생길 때… 구로 등 7개구엔 한 곳도 없었다

    강남 업무시설 집중 감안해도 편중 심해교통 좋으면 시간적 편익 커 집값도 올라 90년대 후 새 지하철역 32% 강남4구에치중된 역세권 수혜… 동남권 ‘부의 쏠림’ 경제성 비중 큰 예타에 강남 집중 가속화“정부, 지역균형개발 중대하게 고려해야”서울 노원구에 사는 회계사 정모(29)씨는 지난달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회사 근처인 당산역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직장을 가진 이후 2년여간 매일 2시간 40분씩을 출퇴근하는 데 쓰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친 탓이다. 정씨는 집앞에서 버스로 10여분 떨어진 노원역에서 4호선을 탄 후 5호선 동대문역사공원에서 환승해 여의도까지 갔다. 서울시 인구밀도 최상위권인 상계5동에 있는 상계역을 지나는 4호선은 항상 서울 중심부로 출근하는 사람들로 꽉 차 진이 빠지곤 했다. 정씨는 “여름에는 땀냄새와 열기까지 더해 힘들었다”며 “2년간 출퇴근 고통을 겪다 보니 강북은 버린 도시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신문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서울 370개 지하철역과 지난 30년간 신규 개통 지역을 5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지하철역 수는 총 94개로 자치구당 23.5개꼴에 달했다. 4개 자치구가 서울의 전체 지하철역 중 25.4%를 점유했다. 정씨가 사는 노원구의 지하철역 개수는 17개(환승역 중복집계)다. 반면 지난해 기준 인구수(노원 52만 7032명, 강남 54만 4055명)와 인구밀도(㎢당 노원 1만 4872명, 강남 1만 3773명)가 거의 비슷한 강남구에는 33개 지하철역이 몰려 있다. 강북이 차별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근거 없는 건 아닌 셈이다. 강남과 강북 간 격차는 권역별 지하철역 분석에서도 드러난다.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8개 지역구가 포함된 동북권에는 100개의 지하철역이 있지만 자치구당 12.5개에 불과하다.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은 41개로 자치구당 13.7개,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은 81개로 자치구당 11.6개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강남에 업무시설이 집중돼 있으니 교통이 집중되는 것이 맞지만 형평성을 따지자면 너무 강남에만 치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교통 수단 중 지하철은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버스는 도로 교통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어서 통근 거리가 길수록 도착 시간의 불확실성이 크다. 지하철은 장거리 이동에도 도착이 예측 가능하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하철은 정시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통근 편익이 크다”면서 “교통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적 편익이 크다는 의미로, 해당 지역의 가치가 올라가 집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역 편중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 지역이 강남이다. 이 같은 격차는 누가 초래한 것일까. 정부는 1960년대 서울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강북에 몰린 도심 기능을 분산시키고자 불모지였던 강남 개발에 착수했다. 주거 이전 촉진을 위한 과세 면제부터 명문고 이전 등 중앙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특혜에 힘입어 강남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 중 핵심적인 건 지하철 2호선, 한남대교와 강남고속터미널 등 교통 인프라다. 특히 1980~1984년 강남, 강북 등 서울을 순회하는 지하철 2호선 개통은 역세권 중심의 강남 개발에 불을 붙였다. 이후 서울 4대문 안 도심과 강남을 연결하는 3호선을 비롯해 1990년대까지 4~8호선이 개통된다. 강남구 다음으로 지하철역이 많은 송파구는 1996년 이후 14개의 지하철역이 신설됐다. 서울 지하철 노선의 ‘강남 쏠림’ 현상도 확인됐다. 1990년 이후 현재까지 서울에 신규 개통된 지하철역은 235개다. 이를 자치구별로 5년 단위로 쪼개 분석한 결과 강남4구 지역에만 76개가 개설됐다. 전체 32.3%다. 2000년 이후에도 동남권을 지나는 9호선과 신분당선 노선의 35개 지하철역이 새로 생겼다. ‘모든 길은 강남으로 통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다. 서울 서북권에 신설된 지하철역은 2001년 이후 단 3개다. 서남권의 경우 21개 지하철역이 개통됐지만 개화에서 신논현역까지 연결된 9호선이 포함된 수치다. 동북권에 생긴 20개역 중 8개는 두 량짜리 단거리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다. 광진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은평구, 도봉구, 서대문구에는 2001년 이후 새로 생긴 지하철역이 없다. 강남 교통 집중 현상의 배경에는 1999년 도입된 예비타당성(예타) 제도가 있다. 도로·철도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 적정 투자 시기, 재원 조달 방법 등 타당성을 검증해 국가 예산 낭비를 막는 제도가 역설적으로 ‘강남공화국’을 만든 주역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참고 지표 정도인 예타가 국내에서 절대적인 기준이 됐다”며 “정치권의 압력을 피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경제성이 낮더라도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업들이 배제됐다”고 했다. 경제성(BC) 평가가 핵심인 예타는 수익성과 유동인구 측면에서 유리한 강남이 포함된 사업들을 통과시켰다. 강남과 성남·분당, 수원·광교를 연결하는 신분당선은 2001년 예타를 통과한 뒤 2011년 개통됐다. 2015년 개통한 신논현~종합운동장 9호선 구간도 2005년 예타를 통과한 사업이다. 예타 제도가 강남 집중 현상을 가속화시킨 셈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강남은 무엇을 해도 경제성이 있다고 나오니 강남공화국 현상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측면을 중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이태권 기자 songsy@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단독] 이유 있는 통근 격차… 서울 지하철역 25% ‘강남 쏠림’

    [단독] 이유 있는 통근 격차… 서울 지하철역 25% ‘강남 쏠림’

    강남·서초·송파·강동 區당 23.5개꼴인구 비슷한 노원 17개 vs 강남 33개서울 노원구에 사는 회계사 정모(29)씨는 지난달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회사 근처인 당산역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직장을 가진 이후 2년여간 매일 2시간 40분씩을 출퇴근하는 데 쓰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친 탓이다. 정씨는 집앞에서 버스로 10여분 떨어진 노원역에서 4호선을 탄 후 5호선 동대문역사공원에서 환승해 여의도까지 갔다. 서울시 인구밀도 최상위권인 상계5동에 있는 상계역을 지나는 4호선은 항상 서울 중심부로 출근하는 사람들로 꽉 차 진이 빠지곤 했다. 정씨는 “여름에는 땀냄새와 열기까지 더해 힘들었다”며 “2년간 출퇴근 고통을 겪다 보니 강북은 버린 도시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신문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서울 370개 지하철역과 지난 30년간 신규 개통 지역을 5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지하철역 수는 총 94개로 자치구당 23.5개꼴에 달했다. 4개 자치구가 서울의 전체 지하철역 중 25.4%를 점유했다. 정씨가 사는 노원구의 지하철역 개수는 17개(환승역 중복집계)다. 반면 지난해 기준 인구수(노원 52만 7032명, 강남 54만 4055명)와 인구밀도(㎢당 노원 1만 4872명, 강남 1만 3773명)가 거의 비슷한 강남구에는 33개 지하철역이 몰려 있다. 강북이 차별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근거 없는 건 아닌 셈이다. 강남과 강북 간 격차는 권역별 지하철역 분석에서도 드러난다.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8개 지역구가 포함된 동북권에는 100개의 지하철역이 있지만 자치구당 12.5개에 불과하다.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은 41개로 자치구당 13.7개,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은 81개로 자치구당 11.6개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강남에 업무시설이 집중돼 있으니 교통이 집중되는 것이 맞지만 형평성을 따지자면 너무 강남에만 치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교통 수단 중 지하철은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버스는 도로 교통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어서 통근 거리가 길수록 도착 시간의 불확실성이 크다. 지하철은 장거리 이동에도 도착이 예측 가능하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하철은 정시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통근 편익이 크다”면서 “교통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적 편익이 크다는 의미로, 해당 지역의 가치가 올라가 집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역 편중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 지역이 강남이다. 이 같은 격차는 누가 초래한 것일까. 정부는 1960년대 서울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강북에 몰린 도심 기능을 분산시키고자 불모지였던 강남 개발에 착수했다. 주거 이전 촉진을 위한 과세 면제부터 명문고 이전 등 중앙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특혜에 힘입어 강남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 중 핵심적인 건 지하철 2호선, 한남대교와 강남고속터미널 등 교통 인프라다. 특히 1980~1984년 강남, 강북 등 서울을 순회하는 지하철 2호선 개통은 역세권 중심의 강남 개발에 불을 붙였다. 이후 서울 4대문 안 도심과 강남을 연결하는 3호선을 비롯해 1990년대까지 4~8호선이 개통된다. 강남구 다음으로 지하철역이 많은 송파구는 1996년 이후 14개의 지하철역이 신설됐다. 서울 지하철 노선의 ‘강남 쏠림’ 현상도 확인됐다. 1990년 이후 현재까지 서울에 신규 개통된 지하철역은 235개다. 이를 자치구별로 5년 단위로 쪼개 분석한 결과 강남4구 지역에만 76개가 개설됐다. 전체 32.3%다. 2000년 이후에도 동남권을 지나는 9호선과 신분당선 노선의 35개 지하철역이 새로 생겼다. ‘모든 길은 강남으로 통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다. 서울 서북권에 신설된 지하철역은 2001년 이후 단 3개다. 서남권의 경우 21개 지하철역이 개통됐지만 개화에서 신논현역까지 연결된 9호선이 포함된 수치다. 동북권에 생긴 20개역 중 8개는 두 량짜리 단거리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다. 광진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은평구, 도봉구, 서대문구에는 2001년 이후 새로 생긴 지하철역이 없다. 강남 교통 집중 현상의 배경에는 1999년 도입된 예비타당성(예타) 제도가 있다. 도로·철도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 적정 투자 시기, 재원 조달 방법 등 타당성을 검증해 국가 예산 낭비를 막는 제도가 역설적으로 ‘강남공화국’을 만든 주역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참고 지표 정도인 예타가 국내에서 절대적인 기준이 됐다”며 “정치권의 압력을 피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경제성이 낮더라도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업들이 배제됐다”고 했다. 경제성(BC) 평가가 핵심인 예타는 수익성과 유동인구 측면에서 유리한 강남이 포함된 사업들을 통과시켰다. 강남과 성남·분당, 수원·광교를 연결하는 신분당선은 2001년 예타를 통과한 뒤 2011년 개통됐다. 2015년 개통한 신논현~종합운동장 9호선 구간도 2005년 예타를 통과한 사업이다. 예타 제도가 강남 집중 현상을 가속화시킨 셈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강남은 무엇을 해도 경제성이 있다고 나오니 강남공화국 현상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측면을 중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이태권 기자 songsy@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강남권 지하철역 35곳 생길 때… 구로 등 7개구엔 한 곳도 없었다

    강남권 지하철역 35곳 생길 때… 구로 등 7개구엔 한 곳도 없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회계사 정모(29)씨는 지난달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회사 근처인 당산역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직장을 가진 이후 2년여간 매일 2시간 40분씩을 출퇴근하는 데 쓰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친 탓이다. 정씨는 집앞에서 버스로 10여분 떨어진 노원역에서 4호선을 탄 후 5호선 동대문역사공원에서 환승해 여의도까지 갔다. 서울시 인구밀도 최상위권인 상계5동에 있는 상계역을 지나는 4호선은 항상 서울 중심부로 출근하는 사람들로 꽉 차 진이 빠지곤 했다. 정씨는 “여름에는 땀냄새와 열기까지 더해 힘들었다”며 “2년간 출퇴근 고통을 겪다 보니 강북은 버린 도시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신문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서울 370개 지하철역과 지난 30년간 신규 개통 지역을 5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지하철역 수는 총 94개로 자치구당 23.5개꼴에 달했다. 4개 자치구가 서울의 전체 지하철역 중 25.4%를 점유했다. 정씨가 사는 노원구의 지하철역 개수는 17개(환승역 중복집계)다. 반면 지난해 기준 인구수(노원 52만 7032명, 강남 54만 4055명)와 인구밀도(㎢당 노원 1만 4872명, 강남 1만 3773명)가 거의 비슷한 강남구에는 33개 지하철역이 몰려 있다. 강북이 차별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근거 없는 건 아닌 셈이다. 강남과 강북 간 격차는 권역별 지하철역 분석에서도 드러난다.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8개 지역구가 포함된 동북권에는 100개의 지하철역이 있지만 자치구당 12.5개에 불과하다.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은 41개로 자치구당 13.7개,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은 81개로 자치구당 11.6개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강남에 업무시설이 집중돼 있으니 교통이 집중되는 것이 맞지만 형평성을 따지자면 너무 강남에만 치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교통 수단 중 지하철은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버스는 도로 교통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어서 통근 거리가 길수록 도착 시간의 불확실성이 크다. 지하철은 장거리 이동에도 도착이 예측 가능하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하철은 정시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통근 편익이 크다”면서 “교통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적 편익이 크다는 의미로, 해당 지역의 가치가 올라가 집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역 편중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 지역이 강남이다. 이 같은 격차는 누가 초래한 것일까. 정부는 1960년대 서울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강북에 몰린 도심 기능을 분산시키고자 불모지였던 강남 개발에 착수했다. 주거 이전 촉진을 위한 과세 면제부터 명문고 이전 등 중앙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특혜에 힘입어 강남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 중 핵심적인 건 지하철 2호선, 한남대교와 강남고속터미널 등 교통 인프라다. 특히 1980~1984년 강남, 강북 등 서울을 순회하는 지하철 2호선 개통은 역세권 중심의 강남 개발에 불을 붙였다. 이후 서울 4대문 안 도심과 강남을 연결하는 3호선을 비롯해 1990년대까지 4~8호선이 개통된다. 강남구 다음으로 지하철역이 많은 송파구는 1996년 이후 14개의 지하철역이 신설됐다. 서울 지하철 노선의 ‘강남 쏠림’ 현상도 확인됐다. 1990년 이후 현재까지 서울에 신규 개통된 지하철역은 235개다. 이를 자치구별로 5년 단위로 쪼개 분석한 결과 강남4구 지역에만 76개가 개설됐다. 전체 32.3%다. 2000년 이후에도 동남권을 지나는 9호선과 신분당선 노선의 35개 지하철역이 새로 생겼다. ‘모든 길은 강남으로 통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다. 서울 서북권에 신설된 지하철역은 2001년 이후 단 3개다. 서남권의 경우 21개 지하철역이 개통됐지만 개화에서 신논현역까지 연결된 9호선이 포함된 수치다. 동북권에 생긴 20개역 중 8개는 두 량짜리 단거리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다. 광진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은평구, 도봉구, 서대문구에는 2001년 이후 새로 생긴 지하철역이 없다. 강남 교통 집중 현상의 배경에는 1999년 도입된 예비타당성(예타) 제도가 있다. 도로·철도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 적정 투자 시기, 재원 조달 방법 등 타당성을 검증해 국가 예산 낭비를 막는 제도가 역설적으로 ‘강남공화국’을 만든 주역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참고 지표 정도인 예타가 국내에서 절대적인 기준이 됐다”며 “정치권의 압력을 피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경제성이 낮더라도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업들이 배제됐다고 했다. 경제성(BC) 평가가 핵심인 예타는 수익성과 유동인구 측면에서 유리한 강남이 포함된 사업들을 통과시켰다. 강남과 성남·분당, 수원·광교를 연결하는 신분당선은 2001년 예타를 통과한 뒤 2011년 개통됐다. 2015년 개통한 신논현~종합운동장 9호선 구간도 2005년 예타를 통과한 사업이다. 예타 제도가 강남 집중 현상을 가속화시킨 셈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강남은 무엇을 해도 경제성이 있다고 나오니 강남공화국 현상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측면을 중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이태권 기자 songsy@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이별 통보에 “부모에게 영상 유포” 협박…20대男 실형

    이별 통보에 “부모에게 영상 유포” 협박…20대男 실형

    집행유예 기간중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문중흠 판사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24)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과거 특수중감금치상죄를 저질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집행유예 기간 중에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해 2월 피해자인 여자친구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교제할 때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너의 부모님에게 보내겠다”라며 협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가족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고, 집행유예 기간 중 사건 범행을 반복한 점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집 나가겠다”는 남편, 잠들자 머리에 불 지른 아내

    “집 나가겠다”는 남편, 잠들자 머리에 불 지른 아내

    3~4개월 전 이혼 얘기, 당일 저녁 말다툼잠든 남편 머리카락에 기름 붓고 불 지펴불 전신 옮겨붙어 머리, 얼굴 등 2~3도 화상아내 “남편이 음식에 독 넣은 줄 알고”법원, 아내 정신 감정 의뢰남편이 집을 나가겠다고 통보하자 잠든 그의 머리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 중상을 입힌 20대 미국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자다 깬 남편은 방안 침구로 불이 옮겨 붙자 3개월 난 아기를 대피시키느라 정작 자신의 몸에 붙은 불을 끄지 못해 머리를 포함한 전신에 2~3도의 화상을 입었다. 11일 미 시사잡지 뉴스위크, 지역방송 CBS58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밀워키 경찰은 지난 3일(현지시간) 현지 주민 투혼스키 마리 스미스(29)를 방화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스미스는 전날 남편인 헨리 윌리엄스가 잠든 사이 컵에 라이터 기름을 담아 그의 머리에 붓고 불을 붙인 혐의를 받는다. 남편은 지난 3∼4개월간 아내의 행동이 이상해졌고, 몇 주 전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한 뒤 더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아내가 평소 먹는 약의 복용량을 최근 임의로 늘렸고 지하실에서 페인트를 흡입하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사건 당일에는 자신에게 말도 걸지 않고 집 안을 서성거렸다고 덧붙였다.남편, 말다툼 뒤 “집 나가겠다”남편 잠들길 기다렸다 머리 불 지펴 윌리엄스는 그날 저녁 아내에게 집을 나가겠다고 말한 후 말다툼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이후 남편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그의 머리에 불을 지폈다고 밝혔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난 윌리엄스는 허둥지둥 맨손으로 불을 껐다. 그는 불이 방안 침구들에 옮겨붙는 것을 보고 잠자던 3개월 딸을 안고 그대로 집을 나왔다. 그는 바로 옆에 사는 부모님 집으로 대피했는데 아기를 구하느라 몸에 계속 불이 붙어있다는 사실도 잊은 상태였다. 윌리엄스는 머리, 가슴, 목, 얼굴을 비롯한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고 즉시 입원했다. 현재 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온라인 모금이 진행하고 있다. 스미스는 경찰에서 자신이 먹는 닭 날개에 남편이 독을 넣은 줄 알았고 남편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맡은 법원은 그에게 정신감정을 받도록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월드피플+] “더 필요한 학생에게” 장학금 깜짝 거절한 美 예비 하버드생

    [월드피플+] “더 필요한 학생에게” 장학금 깜짝 거절한 美 예비 하버드생

    예비 하버드대생이 자신에게 돌아온 장학금을 단번에 거절했다. 10일 워싱턴포스트는 오는 가을 하버드대학교 진학을 앞둔 베르다 테타(17)가 4만 달러(약 4500만 원) 장학금을 반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치버그공립고등학교 출신인 테타는 지난 4일 졸업식에서 학생 대표로 연설에 나섰다. 우수한 성적으로 하버드대학교 입학 허가를 받은 테타는 “팬데믹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에게는 회복력이 있었고 결국 해냈다”며 졸업을 축하했다.연설이 끝난 후 학교 측은 테타를 포함, 2명의 장학금 대상자를 발표했다. 장학금 대상자는 매년 1만 달러씩 4년간 총 4만 달러의 대학 등록금 지원을 받게 된다. 테타는 “한 달 전 장학금을 신청하긴 했지만, 다른 뛰어난 학생이 많이 지원해서 내가 받을 줄 몰랐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테타는 그 자리에서 장학금을 거절했다. 이타심과 대담함을 강조한 학교 부교장의 연설을 들은 직후 내린 결정이다. 다시 연단으로 올라간 테타는 “매우 큰 영광이지만, 나보다 더 필요한 친구가 있을 것”이라며 장학금을 반납했다. 테타의 깜짝 결정에 졸업생과 교사 등 졸업식 참가자 전원이 기립박수를 쏟아냈다.2021년 미국 4년제 사립 대학의 학부과정 1년 평균 학비는 2만4600달러(약 2700만 원). 30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오른 등록금에 학자금 융자 빚도 지난해 1조6900억 달러(약 1900조 원)까지 불어났다. 소비자 채무 중 주택 구매 융자금인 모기지 빚 10조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비싼 등록금을 대자면 한 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이지만 테타는 “이민자 어머니가 떠올랐다”고 장학금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테타는 8살 때 부모님 손에 이끌려 고향인 아프리카 가나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어머니는 가족 부양을 위해 주 80시간씩 일을 하면서도 39세 나이에 지역 대학에 입학, 학업에 대한 열정을 불살랐다. 테타는 “어머니가 47세에 학위를 취득하셨다. 장학금 등 주변 도움이 어머니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알고 있다”면서 자신은 이미 다른 장학금도 받게 됐으니, 더 필요한 지역 대학 진학생에게 장학금이 돌아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테타의 이 같은 결정에 어머니는 “스스로 세상에 나갈 준비가 되었다고 100% 확신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학교 교장 역시 “사심 없는 제자의 행동이 매우 자랑스럽다. 학급과 학교를 놀랍도록 잘 대표했다”면서 “감히 테타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고 싶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테타가 반납한 장학금은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졸업반 학생 2명에게 각각 2만 달러씩 돌아가게 됐다. 테타는 “반납한 장학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또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역 대학 진학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걸 고려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여러분도 각자가 있는 곳에서 지역 사회를 바꿀 수 있다”면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눈을 뜨고, 과감하게 행동하라”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K-푸드 만들고 맛보며 코로나19 극복합니다”

    “K-푸드 만들고 맛보며 코로나19 극복합니다”

    영진전문대 외국인 유학생 290여 명은 지난 9일 오후 이 대학교 국제교류원에서 마련한 ‘LIVE in Korea(문화) 한국문화체험’프로그램으로 한국 전통음식 만들기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대학 국제교류원이 온라인(Zoom)으로 실시간 진행한 요리방송을 기숙사에서 시청하며 전통장류(고추장, 된장, 모둠양념장) 만들기에 이어 닭갈비와 만둣국을 직접 요리하고 시식했다. 랴오잉윈(경영회계서비스계열, 2년) 중국인 유학생은 “코로나로 한국 식당을 찾아다니며 맛을 보기가 좀 부담스러웠는데 오늘 방송을 보며 만들고 시식하는 기회를 갖게 돼 너무 행복하다. 유학 생활을 잘 마치고 고향에 돌아가서 부모님께 한식을 꼭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유학 온 야마모토 사나(호텔항공관광계열 2년) 학생은 “한국 음식인 닭갈비와 만둣국을 교수님 안내에 따라 만들고 맛을 보았다. 만드는 과정에 실수도 있었지만, 맛은 좋았다”고 했다. 대학은 이날 한식 교실에 참여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식재료를 사전에 구입, 전달했다. 대학 관계자는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자칫 유학 생활에 지칠 수 있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 한식을 직접 만들어 볼 기회를 통해 한국문화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비대면 한국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면서“글로벌 영진 대학 비전에 걸맞게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도 톱클래스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대학이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맞벌이는 ‘처세권’… 육아천국 뒤에 왕복 3시간 출퇴근 지옥이 열렸다

    맞벌이는 ‘처세권’… 육아천국 뒤에 왕복 3시간 출퇴근 지옥이 열렸다

    서울역 인근 보험회사에 다니는 이명진(39·가명)씨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김포로 이사했다. 20분도 걸리지 않던 출근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그가 장거리 통근 부담에도 처가가 있는 김포로 간 이유는 육아 때문이다. 이씨는 여섯 살 쌍둥이를 키운다. 항공사 승무원인 부인이 육아휴직을 하고 두 아이를 돌봤지만 복직 이후 어려움이 컸다. 출장으로 집을 며칠씩 비우는 일이 잦아지다 보니 쌍둥이를 봐줄 사람이 필요했다. 이씨는 “아이돌보미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쌍둥이라 더 쉽지 않았다”며 “정작 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육아시스템은 장모님뿐이었다”고 말했다. 맞벌이 가정의 금언은 ‘역세권보다 처세권이 낫다’는 말이다. 직주근접을 고려할 겨를이 없다. 맞벌이 미취학 아동 가정의 주거 선택지는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 우선된다. 국가가 출산 후 여성의 재취업이나 사회 활동을 장려해도 맞벌이 가정을 지원할 보육 환경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공염불이다. 서울신문이 데이터분석업체 케이스탯리서치와 공동으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 도시정책지표조사 응답자인 서울 아파트 거주 통근자 11만 4918명의 데이터를 추출·분석한 결과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구’와 ‘미취학 아동이 없는 가구’ 간 경계선이 분명하다. 지난해 기준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구의 평균 출근시간은 42.6분. 미취학 아동이 없는 가구(37.2분)와 비교해 5.4분 더 길다. 최근 4년간 이 같은 시간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2010년 미취학 아동 가구(39.1분)와 아닌 가구(34.9)의 통근 시간 차는 4.2분에 그쳤다. 2015년 1.1분 차까지 줄었다가 2016년 1.8분, 2018년 4.4분, 2020년 5.4분으로 점차 벌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림 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가족연구실장은 “30~40대 부부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계속 증가해 2019년 기준 50%를 넘었다”면서 “육아를 위해 장거리 통근을 감수하는 가정도 미취학 아동가구의 평균 통근 시간을 늘리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봤다. 육아정책연구소가 2017년 영유아 맞벌이가정 부모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평상시 어린이집을 이용하다 긴급할 때 자녀를 맡길 데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이 78.9%였다. 자녀가 아플 때 돌봐준 대상으로 조부모 등 혈연이 42.7%로 꼽혔다. 지난해 5월 친정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자 이사를 한 워킹맘 박지은(37·가명)씨도 “어린이집 하원 후 아이들을 돌봐주는 아이돌보미가 갑자기 못 오거나, 아플 때 연차도 쉽지 않아 친정 근처로 이사를 결심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회복지 시스템의 결핍을 가족이 대신 수행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유연근무제와 남성 육아휴직은 일부 대기업 등만 시행된다. 채용사이트 사람인이 지난해 8월 기업 342개사를 대상으로 한 ‘유연근무제 실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시행 기업은 전체의 36%에 그쳤다. 이정림 실장은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들은 비용 지원보다는 시간 지원을 더 원하지만 저출산 대책이 눈에 보이는 지원금에만 맞춰져 있고 보육 제도와 기업의 양육 지원은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남성 육아휴직도 통계를 보면 갈 길이 멀다. 통계청의 2019년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1.8%다. 4세 아이를 둔 대기업 직장인 김준수(38·가명)씨는 “육아휴직을 하면 승진을 포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력하다”며 “아빠의 육아휴직이 당연시되는 직장 분위기는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남재욱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맞벌이 부모는 보육 서비스가 아무리 잘돼 있다고 해도 야근하면서 아이를 보육 기관에 밤 9시까지 맡기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장시간 근로문화를 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안혜영 경기도의원, 영통 신도시 과밀학급 해소 촉구

    안혜영 경기도의원, 영통 신도시 과밀학급 해소 촉구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안혜영(더불어민주당·수원11) 의원은 9일 제352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근 대규모 택지지구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학교신설이 얼마나 지역현장의 특수성을 외면하고 교육환경을 해치고 있는지를 짚고 과밀학급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5분 자유발언을 가졌다. 안혜영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망포초등학교는 2015년부터 중앙투자심사 진행 중 6번의 재검토 과정에서 통학구역과 개교시기가 조정되는 진통을 겪으면서 학교규모 및 부지매입비가 대폭 축소돼 당초 보통교실 48개 학급은 40개로 줄었다. 이로 인해 과밀학급 운영이 문제되자 2019년 3월 개교와 동시에 특별교실 일부를 일반교실로 전환하고 1차로 12개의 교실을 증축했으나, 여전히 같은 문제가 반복돼 2차 증축이 논의되고 있다. 이 날 발언에서 안혜영 의원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학생수 예측실패로 인해 2019년 3월 개교 동시에 40학급 1185명에서 12학급을 증축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현재 62학급 약 1803명의 학생으로 초과밀학급을 운영 중”이라며 “지속적인 학생 수 증가로 개교시 19개였던 특별교실은 22년에 2개를 제외하고 전부 보통교실로 전환해야하며, 음악실, 과학실, 미술실, 어학실, 영어교실 등은 물론 도서실 한켠 까지도 일반교실로 내어줘야 하는 현실에 학부모님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경기도교육청과 수원교육지원청은 중장기 학생배치계획 검토 결과 망포초 통학구역 내 지속적인 학생 수 증가로 과밀학급 해소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올해 2월부터 4차례 학교를 방문하여 학부모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행정절차를 자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증축 외 적절한 대안이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며 “왜 4월에 있었던 1차 추경에 증축 예산을 신청하지 않았느냐”며 강력히 질타했다. 안 의원은 “이재정 교육감은 2018년 선거를 앞두고 학급당 학생수를 OECD 평균 수준으로 감축하는 등 신도시 지역 과밀학급 감축을 약속했다”고 언급하며,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과 돌봄 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등교 수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므로, 발표와 토론이 중시되는 미래 교육과정을 위해 망포초등학교 증축예산확보와 유사한 상황에 놓인 망포2초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주시길 바란다”고 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발언을 마친 안혜영 의원은 “도내 개교3년 이내 증축이 이뤄진 학교는 25개교에 달하며, 2019년부터 개교 지연으로 인해 8개교의 학생들이 인근학교에 임시배치 된 바 있다”며 “교육부의 오판으로 인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망포초는 8개 학급이 줄어 교육의 질 저하와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 의원은 “개교부터 1·2차 증축으로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우려하시는 망포초 학부모님들의 심정을 십분 공감한다”면서, “최대한 빨리 증축 예산을 확보하고 공기를 단축시켜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맨유 경기장 방문이 꿈”…16세 로또당첨男, 돌연사

    “맨유 경기장 방문이 꿈”…16세 로또당첨男, 돌연사

    7년 전 16세의 나이로 39만 파운드(약 6억 1300만원) 로또에 당첨돼 화제를 모았던 남성이 최근 돌연사했다. 9일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로또에 당첨돼, 북아일랜드 최연소 로또 당첨자 중 한 명으로 기록됐던 캘럼 피츠패트릭(23)이 지난 1일 사망했다. 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캘런의 죽음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캘럼이 소속된 지역 축구팀 ‘발리마틴 GAC’ 측은 지난 3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축구팀은 “캘럼의 죽음으로 지역사회는 심각한 충격과 슬픔에 사로잡혔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또 “발리마틴 GAC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캘럼을 매우 그리워할 것”이라며 “훌륭한 친구이자 팀 동료였던 청년은 자신의 삶을 너무 빨리 떠났다”고 슬픔을 드러냈다.캘럼은 로또에 당첨된 뒤에도 부모님의 식료품점 운영을 돕는 등 착하고 성실했던 청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었던 그는 당첨금을 어디에 사용하고 싶냐는 질문에 “경기장 방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캘럼의 가족은 극단적 선택 및 자해 예방을 위한 공공기관에 기부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묘지로 쓰려고”“장애인 형님 노후 위해”…투기의혹 의원 12인, 강력 반발(종합)

    “묘지로 쓰려고”“장애인 형님 노후 위해”…투기의혹 의원 12인, 강력 반발(종합)

    더불어민주당 국민권익위원회의민주당 소속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투기 의혹’ 12명…전원 탈당 권유의원들, ‘투기 의혹’ 강력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투기 의혹에 연루된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탈당을 권유한다고 밝히자, 의원들이 줄줄이 해명에 나섰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우리 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모든 당 대표 후보들이 이 문제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함께 공약했고, 오늘 최고위원회 논의를 거쳐 12명 대상자 전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 의원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을, 김한정·서영석·임종성 의원은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을 받고 있다. 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 의원은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다.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윤미향 “집안사정”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이날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과 관련해 “집안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시부모님은 시누이 명의의 함양 시골집에 거주하셨으나 2015년 3월 시아버지 별세 이후 시어머니 홀로 그곳에 살 수 없어 집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2017년 6월, 시어머니 홀로 거주하실 함양의 집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집안 사정상 남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게 됐다”며 “시골집 매각 금액이 사용됐다. 고령의 시어머니의 상황을 고려했던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당의 1가구 1주택 방침에 따라 2020년 10월에 배우자 명의에서 시어머니 명의로 주택을 증여하게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후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했다. 윤미향 의원의 시누이는 지난 2013년 함양의 주택을 5000만원에 구입했다가 2017년 1억 1500만원에 매각했다. 그런데 이후 해당 자금은 윤 의원의 남편 명의로 8500만원의 빌라를 매입하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 3000만원은 윤 의원 계좌로 입금됐다. 함양 주택의 명의자인 시누이는 1억 1500만원에 대한 소유권을 아예 행사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애초부터 시누이의 명의만 빌려 해당 집을 매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만약 명의신탁이 아니라면 증여세 탈루 혐의가 인정될 수도 있다. 현행법상 기타 친족 간 증여는 1000만 원이 넘으면 과세대상이다.우상호 “어머니 묘지 쓰기 위해 급하게 해당 농지 구입”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우상호 의원은 “농지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국민권익위원회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우 의원은 묘지용 토지를 알아보다가 전답(밭) 용도의 토지를 매입한 후 바로 묘지조성을 했다고 해명했다. 1996년 농지법 개정 이후 취득한 농지의 경우,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취득이 가능하다. 이 토지를 매수할 땐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으면서 경작 의사를 밝히고 바로 묘지를 조상했다는 점에서 농지법 위반이라는 뜻이다. 농지법 58조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자, 승인 없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자, 타용도 일시 사용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우 의원은 입장문에서 “해당 토지의 구입은 어머님의 사망으로 갑자기 묘지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한 일이고, 이후에 모든 행정절차는 완전히 마무리했다”며 “2013년 6월 9일 암투병 중이던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묘지용 토지를 알아보게 됐다. 장례 후 포천시청의 안내절차에 따라 가매장을 한 후 묘지 허가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해당 토지에서 2013년 이후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은 마을 이장과 이웃 주민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어머니의 묘지를 쓰기 위해 급하게 해당 농지를 구입하게 된 과정과 이후 계속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농지법 위반 의혹 소지라는 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우 의원은 농사 활동도 직접 했다면서 억울함을 표하고 있다. 김회재 “권익위는 잘못된 수사 의뢰 철회해야” 김회재 의원은 잠실과 서빙고동 아파트를 보유해 서울 다주택자로 지목됐다. 잠실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와중에 명의신탁 의혹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지난 3월 잠실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매매금 23억원 중 계약금 2억 3000만원과 잔금 중 6억원만 받은 채 소유권을 이전했다. 잔금을 64%나 남긴 채 등기를 넘긴 것이다. 우선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 5월 17일에 잔금 14억7000만원을 받고 근저당권을 해지했다. 김 의원은 “권익위에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5월13일 이전 조사내용을 기반으로 명의신탁 의혹이라 한 것”이라며 “권익위는 잘못된 수사 의뢰를 철회해야 한다. 당 지도부도 명백한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실관계 확인이나 소명 절차도 전혀 거치지 않고, 탈당 권유를 한 것에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명하고 탈당 권유를 철회해달라”고 했다.“경기북부경찰청, 혐의없음 처분 내렸다” 김한정 의원 역시 김회재 의원처럼 다주택을 처분하면서 토지를 매입했는데, 이 토지가 3기 신도시 후보 택지의 인근이라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 의원이 매입한 토지는 정부가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발표한 신규 택지지구 중 가장 규모가 큰 진접2지구의 물류창고용 땅이었다. 이곳은 오는 7월 1600가구가 사전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며, 지하철 4호선과 9호선 연장사업이 계획돼있다. 김 의원은 “남양주 북부에 있는 230평 토지로 왕숙 신도시가 확정된 지 1년 7개월이 지나서 구입한 것”며 “농지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 5월 경기북부경찰청은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바 있다”고 해명했다. “미래가치 떨어지는 외진 시골의 농지, 굳이 차명으로 보유할 이유 없다” 문진석 의원의 문제가 된 부동산 거래는 충남 예산군 궐곡리 왕복 2차선 도로 옆의 1800㎡ 규모 농지다. 문 의원은 농지를 살 때 영농계획서에 조경수와 과실수를 심겠다고 신고했지만, 올해 4월까지 사실상 방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문 의원이 당선 전 운영하던 충남의 한 폐기물처리 업체는 다른 건의 소송에서 “해당 농지를 회사 진입로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 의원은 “법무사에 의해 부동산 거래가 신고된 정상적인 거래였고 현재 등기상에도 영농법인 소유다”며 “미래가치가 현재가치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 외진 시골의 농지를 굳이 차명으로 보유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윤재갑 의원의 부인은 지난 2017년 7월 경기도 평택시의 논 2121㎡(약 641평)의 지분 33㎡(약 10평)을 2744만원에 매입했다. 공동소유자는 모두 28명이었고, 지분을 매입한 회사는 농업법인이었다. 윤 의원은 “부인 친구가 서울에서 복덕방을 하면서 ‘돈이 좀 필요한데 빌려달라’고 했고, (대신) ‘땅을 네가 갖고 있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곳은 오는 2022년 개통될 서해선 복선 안중역에서 불과 600여m 떨어진 곳이다.“장애인 둘째 형님의 노후를 위해 구입한 것” 김주영 의원은 부친이 지난 2019년 2월 경기도 화성시 남양 뉴타운이 있는 남양리의 땅 1만 1729㎡(약 3548평) 중 495.87㎡(약 150평)를 8850만원에 산 것이 드러났다. 같은 필지를 수십 명이 함께 보유하고 있고, 부동산 경매업체가 법원에서 경매받은 땅을 이른바 ‘지분 쪼개기’ 매입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이 땅은 2019년 2월, 아흔이 넘으신 아버지가 생계 능력이 없는 장애인 둘째 형님의 노후를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서영석 의원도 지분을 쪼개 매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서 의원은 지난 2015년 8월 부천시 고강동 땅 877㎡(약 265평)와 바로 옆에 붙은 2종 근린생활시설 건물 351㎡(약 106평)를 지인 A씨와 각각 절반씩 지분을 나눠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땅의 지목은 ‘전(밭)’이었고 매입가는 2억 4200만원, 그중 서 의원의 몫은 1억 2100만원이었다. 건물 가격은 등기부 등본에 나와 있지 않지만, 지난해 실거래가로 재산 신고한 가격은 각각 1억 3725만원(265평), 2억 3359만원(106평, 건물 포함)이었다. 약사 출신인 서 의원은 고강동을 지역구로 한 부천시의원을 지냈고, 해당 부동산을 매매할 때는 경기도의원이었다. 이 땅은 3기 신도시에 포함된 부천 대장지구 동쪽 끝과 2㎞가량 떨어져 있다. 임종성, 공동명의로 땅 샀는데 “몰랐다” 임종성 의원이 의혹을 받고 있는 토지는 그의 누나와 사촌, 그리고 보좌관 출신 이 모씨의 아내 등 4명이 공동 매입한 것으로 나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임 의원의 명의가 포함된 부동산 매매가 투기 목적 매입 행태와 상당히 비슷하다고 본다. 이들이 산 땅은 개발택지지구에 직접 포함되지는 않고 사업지 경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 과정에서 수익을 가장 극대화하는 형태라는 얘기다. 한편 국민권익위는 전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2명 본인 또는 가족이 총 16건의 부동산 불법 소유·거래 의혹에 연루돼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자료를 보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가족의 7년간 부동산 거래를 권익위가 3개월 가까이 전수 조사한 결과다. 권익위는 이 같은 의혹을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송부했다. 특수본 수사 결과에 따라 위법 여부 및 경중 등이 최종적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소속 국회의원들이 각자 해명을 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상당수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여당과 함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들에 대한 취득세,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 강화와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등을 통해 실거주를 제외한 투기 목적의 부동산 매각을 독려하는 등 다양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해왔다. 지금껏 정부와 여당은 땅을 사서 단기간에 차익을 본 사람, 본인 명의로 부동산을 사지 않은 사람 등을 투기꾼으로 몰아왔는데, 정작 본인들은 이를 위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대학로 발칵 뒤집혔던 그날…극단 산이 연극으로 내놓은 위로

    대학로 발칵 뒤집혔던 그날…극단 산이 연극으로 내놓은 위로

    “이곳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입니다. 각자 적힌 방으로 이동하시고 별도 공지가 있기 전까지 문 밖에 나오시면 안 됩니다.” 서울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 들어서면 방 번호가 적힌 표와 손 세정제, 커피가 담긴 보급품을 준다. 이어 방호복 차림 안내원이 각자 자리를 찾으라고 건조하게 말한다. A동, B동으로 나눠진 객석을 향하는 길이 바짝 긴장된다. 연극 ‘어느 날 갑자기…!’는 그렇게 관객들을 지난해 8월로 데려간다. 8·15 광복절 집회 이후 수도권에서 급격하게 확진자가 늘어났던 때, 대학로에서 공연을 앞둔 한 극단에서 41명 중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공연계 코로나 확산의 근원지가 될 뻔한 상황을 코앞에서 겪은 그 극단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꺼내기로 용기를 냈다.최근 만난 윤정환 극단 산 대표는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시간이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생활치료센터를 거쳐 증상이 악화돼 병원까지 입원했던 그는 극 중 극단 산의 배우 ‘김성진’을 주인공으로 자신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가뜩이나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마주해야 하는 수많은 시간들에 대해 그나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작은 경험을 나누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 양성이라는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구급차를 타고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는 과정, 낯선 이들과의 불편한 동거, 병원으로 옮겨져 겪은 일, 그리고 다시 세상 속으로 나와 숨을 들이키는 모든 시간들을 90분에 압축했다. 아들이 확진됐다고 하자 부모님은 냅다 마스크부터 쓰고 형은 알코올이 없자 대신 양주로 집 안 곳곳을 소독한다. 갑자기 늘어난 확진자들을 곳곳에서 태우기 위해 마구 달리는 앰뷸런스 속에서 ‘교통사고로 먼저 죽겠다’며 멀미를 하던 기억, 의료진은 물론 경찰도 들어올 수 없는 공간에서 완전히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 느끼는 공포, 서로 생활 습관이 달라 겪게 되는 갈등까지. 시설 속 인물 설정을 제외하고 모든 대사와 상황은 윤 대표와 단원들이 보고 들은 그대로다.단원들을 설득해 작품을 내놓은 이유는 또 있다. “코로나19는 앞으로 어떻게든 치료가 될 텐데, 멀어진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어떻게 회복을 해야 하고, 그 거리 때문에 생긴 상처들은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요. 몸은 치유됐지만 우리 마음에 또 다른 병이 남아 있거든요.” 대학로를 발칵 뒤집은 극단 산의 소식은 삽시간에 퍼지고 보도됐다. 극 중 성진의 전화에 불이 난다. “느그 단원들 16일에 우리 가게 왔었나? (안 다녀갔다고 하자) 니들이 왔다 갔다고 소문 나서 사흘째 손님이 없고 장사가 안 된다. 이 일을 우짜면 좋냐.” “나 지금 촬영해야 하는데 형 만난 거는 말 안 하면 안 되나? (벌써 했다고 하자) 아, 안 되는데. 그럼 마스크 잘 쓰고 아주 잠깐만 만났다고 해주면 안 되나?” 사람들은 환자보다 각자의 상황을 걱정했다. 6인실을 개조한 4인 병실에서 중증 환자가 들어오자 나머지 경증 환자들이 “우리가 더 나빠지는 것 아니냐”며 마스크를 쓴 채 이불까지 푹 덮어버리고 난리법석을 떠는 것도 ‘웃픈’ 장면이다. “다 똑같은 환자입니다. 아직 다 안 나아서 여기 계시는 거고요”라는 간호사의 말은 그들에게 닿지 않는다.아프고 싶어서, 걸리고 싶어서 얻은 병이 아닌데, 몸도 아픈데 일단 가족과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껴야 하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마음은 아무도 헤아려주지 않는다.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한 자리에 모인 극단 산 단원들은 그들도 스스로 회복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윤 대표가 단원들을 설득해 석 달간 대본을 쓰며 각자의 이야기를 넣었다. 저마다 사는 곳도, 들어간 곳도 달라 에피소드가 쏟아졌다. 이 작품을 위한 배우와 스태프 20명 가운데 확진자는 6명만 참여했다.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어려움을 호소한 이도 있고, 심리치료를 받는 이도 있다. 이미 연극계를 떠난 이도 있다. 윤 대표는 아직도 대학로에서 자주 가던 식당에도 가지 않고 되도록 작품을 준비하는 동료들만 만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위험 속에 약간의 행운이 엇갈린 것이라 생각하면 좀더 진심으로 위로하고 걱정해 주지 않을까, 그러면 우리 사이의 거리가 좀더 좁혀지지 않을까요.” 윤 대표는 객석의 박수가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길 바랐다. 공연은 13일까지.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최강 스펙’ NASA 우주비행사 조니 김 “한국이라는 뿌리가…”

    ‘최강 스펙’ NASA 우주비행사 조니 김 “한국이라는 뿌리가…”

    한인 최초로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프로그램을 수료한 조니 김(36)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지난 날을 회고했다. 조니 김은 4일(현지시간) NBC7과의 인터뷰에서 “마치 중간 세계에 있는 것 같았다”며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어린시절에 대해 털어놨다. 김 씨는 “부모님이 한국계 이민자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나는 두 세상 사이를 오갔다. 낀 세계에 사는 것 같았다”면서 “고등학교 시절 자신감이 별로 없었다. 꿈도 없었다. 내 인생 최악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두려웠고, 함께 어울릴 친구가 없어 혼자 점심을 먹었던 걸 기억한다고 전했다.하지만 한국이라는 뿌리가 자신만의 특별한 시각을 만들어주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달 NASA가 공개한 아시아태평양계 기념 영상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로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영감을 준 바 있다. 그는 “부모님은 내게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미국에서 나를 낳았다. 한국이라는 뿌리는 모든 경험의 틀이 되었고, 나만의 특별한 시각을 만들어주었다. 인종 다양성이 더 큰 성취를 끌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할아버지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 덕에 해군 특수부대 입대를 결심하고 어머니와 갈등이 있었을 때도 내면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김 씨는 “어머니가 많이 우셨다. 20년 전만 해도 아시아계 부모들은 자식이 그런 길을 걷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의대나 로스쿨에 가기를 바랐다. 모든 사람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지만, 그 어떤 것도 내 마음을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나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학대를 일삼던 아버지가 입대를 앞둔 2002년 2월 술에 취해 총기를 난사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다. 우여곡절 끝에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 입대한 조니 김은 총 100회 이상 전투작전을 수행, 은성 무공훈장을 받는 등 성공적으로 군 생활을 꾸려나갔다. 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나중에는 하버드대 의대에 진학, 2016년 의사가 됐다. 작전 수행 중 전우가 죽는 것을 보며 무력감을 느꼈고, 그래서 의사의 길을 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이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김 씨는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우주비행사에 도전했다. 결국 그는 2017년 6월 1만830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NASA 우주비행사 최종 후보로 선발됐다. 최근에는 달·화성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오는 2024년 달 유인 탐사에 투입될 예정이다. 아시아계라는 한계와 가정폭력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김 씨는 증오범죄 급증으로 침체에 빠진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큰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김 씨는 “우리는 우리가 실제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면서 “비교는 행복을 앗아가는 도둑이다. 무엇을 하든 간에 열정적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할매, 여 ‘점빵’ 어디 갔는교?

    할매, 여 ‘점빵’ 어디 갔는교?

    1960~1980년대 동네 골목길에는 어디나 구멍가게인 ‘점방’이 있었다. 점방은 과자와 사탕,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소주·콩나물·설탕·라면·비누 등 모든 생활용품의 보고다. 아침 일찍 부모님 심부름으로 두부를 사러 가고, 아이들은 용돈을 받으면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사러 서로 내기하듯 뛰어가는 만물상회다. 어른들에겐 퇴근길에 집으로 들어가기 전 이웃 동네 사람들과 막걸리 몇 잔에 그날의 피로를 푸는 활력의 장소였다. 동네 점방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소를 넘어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소중한 휴식 장소였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전국에 아파트촌이 들어서고 골목 곳곳에 편의점이 자리잡으면서 점방은 하나둘씩 우리 곁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도심뿐 아니라 농촌에서도 우리의 희로애락이 담긴 점방이 없어졌다. 어릴 적 소중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련한 추억이 깃든 구멍가게는 세월과 함께 잊혀져 가는 옛 단어가 돼 버렸다. 전국에 몇 개 남지 않은 점방을 돌아봤다. 동네에서 이른 새벽 제일 먼저 불이 켜지고 늦은 밤 가장 늦게 불이 꺼지는 곳이 구멍가게였다. 하루 일과를 마친 마을 주민들은 저녁 어스름이 깔리는 무렵이면 구멍가게의 탁자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막걸리잔을 놓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점빵’ ‘연쇄점’ ‘○○상회’… 추억 속으로 라디오나 TV, 전화가 없고 신문도 귀했던 그때 그 시절 마을마다 바깥세상 소식을 가장 빨리 들을 수 있는 장소 또한 동네 구멍가게였다. 시골뿐 아니라 도시 지역에서도 마을마다 생필품 공급과 토론의 공간이었던 구멍가게는 사회 변화에 따라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점빵’, ‘연쇄점’, ‘○○상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구멍가게들은 이제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추억이 돼 버렸다. 인구 감소로 농촌 마을 빈집이 갈수록 늘어나고, 대형유통매장이 시골 마을까지 진출해 구멍가게가 버티며 생존할 수 있는 틈새는 아예 없어졌다. 또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농촌 마을에도 승용차를 가진 집이 많아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지 인근 도시나 가까운 대형유통매장에서 저렴하고 손쉽게 살 수 있게 됐다. 구멍가게가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뀐 것이다.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24시간 ‘편의점’이 생활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어 영세 상점은 더 설 자리가 없어졌다. 마을의 쉼터이자 뉴스센터 역할을 하던 구멍가게 앞 평상도 사라진 지 오래다. 농촌이나 구도심 경우에는 학생 등 젊은층이 거의 없고, 나이 든 어른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돌아가신 경우가 많아 동네 점방은 존재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 그나마 아주 드물게 남아 있는 구멍가게조차 지키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70~80대 고령층이어서 머지않아 문을 닫게 될 처지다. 실제로 인구 29만여명으로 광주, 전주에 이어 호남 3대 인구 도시인 전남 순천시에서도 점방이나 동네 슈퍼가 사라졌다. 겨우 동네 가게라는 조그마한 간판만 붙어 있는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지난 6일 오후 3시쯤 시내와 3㎞ 정도 떨어져 있는 옥천동의 한 상점. 혼자 누워 있던 김모(85)씨는 “50년 정도 했는데 지금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막걸리 한잔하러 가끔 오는 경우 말고는 손님이 없다”면서 “이제는 팔 물건도 갖다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손님이라고는 담배를 사러 오거나 막걸리·맥주 한 잔씩 마시러 우연히 들르는 사람밖에 없다고 했다. 가게 안에는 라면 8개, 부탄가스 20여개, 소주, 맥주, 홈키파 5개 등이 휑하니 놓여 있었다. 손님이 없어 경로당에서 놀다 방금 들어왔다는 김씨는 “혼자 살면서 집 지킬 겸 앉아 있다”며 “애들이 장사 그만하라고 하는데 문 닫으면 할 게 뭐가 있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하루에 한 명도 안 올 때도 많다”면서 “노느니 100원이라도 벌려고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번 앉아 있어 보면 손님이 아예 없다는 걸 느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도심에서 5㎞ 거리에 있는 상사면의 광주슈퍼 김모(81)씨 사정도 마찬가지. 60살부터 시어머니랑 같이 장사하다가 지금은 혼자 하고 있단다. 마트와 편의점이 생겨 동네 사람들조차 오지 않고 주변 편의점을 간다고 했다. 간혹 담배를 사러 오거나 여름에는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사러 오는 게 전부라고 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치매 온다고 장사를 계속하라고도 하고, 말동무할 겸 문을 열어 놓고 있다”며 “진작 닫아야 했는데 계속하고 있어 창피하기도 해서 올해 안에는 그만두려고 물건을 안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 마을을 몇 시간 돌아다니다 어렵게 찾아낸 시골 마을 구멍가게들에서 “요즘 매출이 어떠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한결같이 “온종일 가게는 지키고 있지만,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드물다”고 했다.●“수입 쥐꼬리… 물건 다 빠지면 그만둬야지”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리 삼거리 도로가에서 11년째 구멍가게(삼거리슈퍼)를 하는 박모(55)씨는 “담배나 갑자기 필요한 물건을 사러 오는 동네 단골 주민들을 보고 가게를 계속하고 있지만, 수입은 쥐꼬리보다 못하다”며 “주변 가까이에 하나둘씩 늘어난 편의점이 4곳이나 된다”고 말했다. 박씨 구멍가게에서 100m쯤 떨어진 마을 입구 도로가에는 유리로 된 출입문에 ‘슈퍼’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적혀 있는 구멍가게를 겸한 허름한 주택 하나가 오래전에 문을 닫은 듯 빈 건물로 방치돼 있었다. 강주리 삼거리슈퍼에서 승용차로 한참을 달리다 법수면 백산리 백산보건진료소가 있는 백산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두 개의 구멍가게를 만났다. 두 가게는 50m쯤 떨어져 있었다. 한 슈퍼는 80대 노부부가 젊은 시절부터 시작해 50년 넘게 지키고 있는 구멍가게다. 주인 서모씨는 “주변 마을 주민들이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 노인인 데다 필요한 물건은 가까운 대형유통매장에서 구입한다”면서 “음료수나 생수, 과자를 찾는 사람은 하루 몇 명에 그친다”고 구멍가게의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서씨는 “나이 많은 우리 부부가 죽으면 이 구멍가게도 우리와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근 길가에 있는 또 다른 구멍가게도 80대와 70대 노부부가 20년 넘게 지키고 있다. 좁은 가게 안 상품 진열대에는 여러 종류의 담배와 과자, 간단한 음료, 면장갑 등이 진열돼 있었다. 가게 주인 장모(77)씨는 “옛날에는 밤마다 동네 주민들이 술잔을 놓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그런 모습은 오래전에 사라졌다”며 “수익도 거의 없어 벌써 그만둬야 했지만 하던 일이라 계속 문을 연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창원 강원식 기자 choijp@seoul.co.kr
  • 공군 여중사 분향소에서 눈물 흘린 해군 성폭력 피해자

    공군 여중사 분향소에서 눈물 흘린 해군 성폭력 피해자

    “아버지뻘 간부가 초임 부사관 성추행”2차 가해·은폐 시도 등 공군 중사 사건과 판박이“내식구 감싸려는 폐쇄적 군대문화 바뀌어야”“군대는 그럴 줄 알았어요. 어쩜 내가 겪었을 때랑 하나도 바뀌지 않았을까. 이렇게 사람이 죽어서야 수사하는구나….” 7일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며 사망한 공군 이 모 중사의 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한 여성이 이미 눈물에 젖어 축축해진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다. 이 중사의 영정 앞에서 두 번 절을 올린 김인영(가명)씨는 펑펑 울며 지난 2013년 해군에서 복무할 당시 이 중사와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김씨와 이 중사의 경험은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았다. 20대 초반의 어린 여성 부사관을 대상으로 남성 상급자가 성범죄를 저질렀고, 이를 신고하자 2차 가해에 시달렸으며 군은 은폐하기 바빴다. 가해자와의 즉각 분리 등 기본적인 피해자 보호조치는 사치였다. “8년 지났지만 바뀐 게 하나도 없다” 김씨는 지난 2013년 해군 부사관으로 복무할 당시 상급자인 초임 간부로부터 강간미수와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임관한 지 1년이 채 안 된, 20대 초반에 일어난 일이다. 피해 내용은 이 중사가 겪은 것과 유사했다. 가해자인 상급자는 어머니와 고작 5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아버지뻘 간부였다. 김씨의 신체를 만졌고, 억지로 방으로 끌고 가려고도 했다. 김씨는 “저도 딱 이 중사 나이일 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8년이 지났지만 바뀐 것이 하나도 없어 더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신고 이후 김씨에게 벌어진 일도 이 중사와 판박이였다. 김씨는 2013년에 두 차례 피해를 겪은 후 성추행 관련으로 1차 신고를 했다. 가해자와 즉각 분리돼야 하지만 피해를 신고하고도 수 개월간 배에서 내리지 못 했다. 동료들의 2차 가해가 계속됐다. 김씨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했던 같은 부대원 2명은 김씨를 향해 ‘그 사람이 얼마나 널 챙겼는데’, ‘선배 인생 조진 X’과 같은 말을 내뱉었다. 이후 강간미수를 포함해 2차 신고를 하자 가해자와 그 무리들은 김씨가 지나만 가도 손가락질을 해댔다. “피해 신고 후에도 가해자와 수개월 같은 배 탔다” 군은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기 바빴다. 군은 김씨의 피해를 ‘별것 아닌 일’로 치부했다. 김씨에게 2차 가해를 하던 사람들은 “아무 일 없었던 거야. 별일 아닌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라며 사건을 덮기 급급했다. 김씨는 자신이 말을 하면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더는 입을 열기 어려웠다.김씨는 “기본적으로 가해자들은 ‘별것도 아닌데’, ‘사람이 살면서 실수할 수 있지’와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서 “계속 그런 말을 들으면 ‘내가 피해를 이야기해도 될까?’ 의문스러운 순간까지 온다. 나중에는 ‘이렇게까지 힘들 줄 알았으면 입 다물고 있을걸’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결국 지난 2015년 해군을 떠나 다른 일을 찾았다. “피해자 90%는 ‘내식구 아닌’ 초임 여 부사관” 김씨는 이 중사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로 폐쇄적인 군대 문화를 지목했다. 문화를 바꾸려면 계급이 높은 사람들, 특히 장교 집단이 바뀌어야 한다고 짚었다. 김씨는 “가해자는 원·상사 이상이 대부분이고 피해자의 90%는 이제 막 군에서 첫발을 뗀 초임”이라면서 “폐쇄적인 군 조직에서는 ‘내 식구 감싸기’가 심각한데, 당연히 초임을 찍어내는 것이 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직 문화가 폐쇄적인 만큼 익명신고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김씨는 피해자들 사이엔 “익명신고 하면 뭐 하냐, 나인 걸 다 아는데”와 같은 체념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군내 성범죄를 덮으려는 경향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되면서 더 심해졌다. 국방부는 지난 2018년 군 내 성폭력을 근절하겠다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한 번만 성범죄를 저질러도 강력하게 징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김씨는 “한 번만 걸려도 큰 징계를 받으니 조심해야지가 아니라 한 번만 걸리면 큰일 나니까 더 은폐하려 든다”고 말했다. “성범죄 원스트라이크 도입 이후 더 은폐하려 해” 김씨는 자신을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자평했다. 그나마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나서 가해자가 처벌받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에 따르면 가해자는 1심에서 실형을 받고, 해임처분 됐다. 김씨는 “사건 당시에는 나도 모르게 뛰어내릴까 봐 갑판에도 못 올라갔다”면서 “저도 일이 잘 해결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이 중사 사건을 접하니 남 일 같지 않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쎈돌’ 바라기 바둑영재, 세계최강의 ‘문’ 열겠다

    ‘쎈돌’ 바라기 바둑영재, 세계최강의 ‘문’ 열겠다

    영재최강전·세계 U-20 대회서도 우승국내 2위 박정환 9단까지 꺾는 파란도이세돌처럼 전투형… 목표도 세계 1위“약점 없는 선수 없다… 내 스타일대로”차세대 유망주의 성장은 어떤 종목이든 사활이 걸린 문제다. 세계 랭킹 1위 신진서(21) 9단의 활약으로 세계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한국 바둑계의 다음 주자를 묻는다면 단연 문민종(18) 4단이 꼽힌다.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만난 문 4단은 “어렸을 때부터 이세돌 9단의 바둑을 보면서 공부했고 지금도 롤모델로 삼고 있다”면서 “이세돌 사범처럼 세계대회 우승과 세계 1위가 목표”라고 당차게 말했다. 한국 바둑계를 이끌 기대주다운 포부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문 4단은 지난달 제9기 하찬석국수배 영재최강전에서 이연(17) 3단을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8월엔 제7회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에서도 세계 랭킹 20위권 내의 중국 기사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했다. 게다가 지난 1월엔 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서 국내 랭킹 2위 박정환(28) 9단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문 4단은 다른 바둑 천재처럼 부모의 영향으로 바둑을 시작해 일찌감치 소질을 보였다. 바둑이 취미였던 아버지 덕에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바둑을 시작했는데 실력이 워낙 빠르게 늘다 보니 주변에서 바둑기사를 권했다. 스스로도 재미를 느껴 바둑에 몰입한 문 4단은 바둑 시작 후 1년 반 정도가 지나자 아마 5~6단 정도의 실력인 아버지를 이겼다. 바둑에 집중하기로 결심한 문 4단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부모님도 아들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문 4단은 2017년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프로 바둑기사가 됐다. 바둑기사는 저마다 기풍이 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이 9단의 바둑을 보고 자라온 만큼 문 4단 역시 전투 바둑을 추구한다. 문 4단은 “상대가 누구든 의식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하고 싶다”면서 “내 스타일대로 두는 게 제일 중요하다. 약점이 없는 선수는 없기에 내 강점을 키워서 최대한 발휘하는 바둑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영재 바둑기사 중 문 4단을 넘는 기사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바둑계의 평가다. 문 4단은 “많은 분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부담이 된다기보다는 더 노력해 빨리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프로의 벽이 만만치 않지만 노력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잘한다고 해도 어차피 중국 기사를 이겨야 한다”고 책임감을 드러내면서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나 농심배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文 “철저히 조사”… ‘軍 악습 뿌리 뽑겠다’ 개혁 천명

    文 “철저히 조사”… ‘軍 악습 뿌리 뽑겠다’ 개혁 천명

    軍 부실급식 논란과 함께 대국민 사과 개인 일탈 아닌 ‘軍문화 폐습’으로 규정분노한 여론에 공감… ‘소통’ 강화 분석“얼마나 애통하십니까.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문재인 대통령)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주세요.”(공군 이모 중사 아버지) 문재인 대통령은 6일 현충일 추념식이 끝난 뒤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의 추모소를 조문하고, 유족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중사의 어머니가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호소하자 문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다짐한 뒤 “부모님의 건강이 많이 상했을 텐데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에도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었다. 문 대통령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뿐 아니라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현충일 추념사에서도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면서 이 중사의 죽음을 가해자 개인 일탈이 아닌 ‘군 문화의 폐습’으로 규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문 대통령은 군 내 부실급식 논란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두 사건 모두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고, 언론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알려지기까지 군 당국은 소극 대응으로 일관했다. 군 통수권자로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은 군대의 악습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중사의 죽음 이후 묵살·회유 등 2차 가해 정황과 은폐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도 격노했고, 지난 3일 “최고 상급자까지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튿날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사의를 밝히자 즉각 수용 의사를 공표한 것도 ‘일벌백계’를 통해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군 문화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뜻이었다. 통상적인 현충일 메시지와는 다소 결이 다른 두 사건을 언급한 데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의 인권과 일상까지 국가가 지켜내는 것 또한 확장된 개념의 보훈에 포함된다는 판단도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추념사에 이 메시지를 담은 것도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조문은 평택항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이선호씨에 이어 20여일 만이며 취임 후 7번째다. 이씨와 이 중사의 죽음은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벌어졌고, 당국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파장을 빚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사과와 조문을 통해 분노한 여론에 공감하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밝힘으로써 또 다른 의미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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