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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지식인 “문재인 정부 사회·경제개혁 후퇴 우려”

    진보지식인 “문재인 정부 사회·경제개혁 후퇴 우려”

    문재인 정부의 사회·경제 개혁 포기를 우려하는 진보 지식인들이 적극적인 개혁 정책을 촉구하는 선언을 발표했다.‘지식인 선언 네트워크’는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공유지 기린캐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담대한 사회·경제개혁을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이병천 강원대 명예교수 등은 “문 대통령은 촛불 시민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 때 각오를 새롭게 회복하고 다시 한 번 사회·경제개혁의 정도(正道)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명예교수, 전강수 대구카톨릭대 교수 등 32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지식인 선언문에는 교수·시민단체 활동가 323명이 이름을 올렸다. 네트워크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를 외치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최근 사회·경제개혁을 포기하고 과거 회귀적인 행보를 보인다”면서 “사회·경제개혁의 실패는 필연적으로 민심이반과 개혁동력의 상실로 이어지고, 이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며 웬만한 잘못에 대해서는 양해해 왔다”면서 “우리 지식인들은 문재인 정부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판단해 ‘촛불정부’의 소임을 다하기를 촉구하는 선언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네트워크는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과 재벌개혁 후퇴, 부동산 보유세 등을 비판했다. 이들은 “재벌 적폐를 청산하고 경제민주화를 정착시켜 ‘세 바퀴 경제’를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정부가 미적거리는 바람에 마치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 부진과 일자리 소멸의 주범인 양 호도되고, 그로 인한 경제적 약자들 간의 갈등이 부각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4월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보유세제 개편 문제를 다룰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했지만 최종 발표한 권고안은 세수효과가 1조 1000억원밖에 안 되는 ‘찔끔 증세’에 불과했다”면서 “기획재정부는 그 권고안조차 수용하지 않고 세수효과가 약 7400억원에 불과한 정부 개편안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동산공화국 해체에 가장 강력하고 적절한 정책수단은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 불로소득을 차단하는 것이다”면서 “이를 해체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는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정책의 과감한 실현, 개혁적 마인드와 실력을 갖춘 인물 등용, 재벌 체제 적폐 청산, ‘부동산공화국’을 해체할 과감한 대책을 새로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식인 선언에 대해 “그분들의 의견에 대해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금융투자업계 “종부세 구멍 많아 시장 전체 흔들지 않을 것”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세제 개편안이 실수요자인 1주택자보다 다주택자 부담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투자 업계는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일단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 시장 전체를 흔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현금이 부족한 다주택자가 비인기 부동산을 먼저 팔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다주택자가 주된 증세 대상이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거나 증여를 하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며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던 강남은 조정을 받겠지만, 세금보다는 국내 경기 위축이나 양도소득세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규제의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택 보유자의 자산 상황에 따라 대응이 갈릴 수 있다. 고정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고령층 다주택자는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집을 파는 선택지를 저울질하고, 고소득 다주택자는 당장 팔기보다는 증여 시기를 앞당기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증권 부동산투자전략팀은 “누진세율이 강화돼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 현금 자산이 없는 다주택자는 주요 지역이 아닌 부동산부터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 투자 대상을 주택에서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으로 옮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나타나는 주택 가격 양극화는 앞으로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방에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역전세난이 나타나거나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실수요자도 기피하면서 지역별로 주택 가격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소형주택 임대소득도 과세 추진… 임대료 인상 가능성에 신중

    소형 임대소득·분리과세 혜택 25일 세제 개정안서 손질될 듯 임대사업자 7년 새 6.3배 급증 4월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부활 임대사업자 세금혜택 줄어들면 임대소득 은퇴자들 세부담 늘고 1년 안돼 세제 감면 사라져 반발 정부가 지난 6일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을 발표한 이후 주택 임대업자에 매기는 세금도 올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종부세의 경우 고가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세금을 더 매기기로 했지만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임대소득세다. 재정개혁특위는 지난 3일 발표한 권고안에서 소형주택(기준시가 3억원·60㎡ 이하) 임대소득에 대한 특례와 주택 임대소득 분리과세 시 적용되는 400만원의 기본 공제를 축소 또는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정부는 오는 25일 발표할 ‘2018년 세법개정안’에 임대소득세 개편 여부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임대주택 사업자(법인 포함)는 최근 계속된 정부의 세제 혜택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4만 2000명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가 폐지된 2013년 8만명으로 뛰었고, 지난해는 26만 5000명으로 7년 새 6.3배 급증했다. 정부는 임대주택 사업자의 사업 요건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 정권은 부동산 경기 띄우기에 나섰지만 저소득 무주택 서민의 주거복지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전·월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주택임대사업 요건을 대폭 완화해 종부세와 재산세 등을 비과세·감면해 줬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정책은 과세 정상화로 돌아섰다. 지난해 발표한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서울 전역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가 부활됐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이 지역에서 주택을 팔아 돈을 벌면 세금이 최대 2배 늘어난다. 재정개혁특위는 이에 더해 주택 임대소득 과세 제도에서 소형주택 특례와 기본 공제 등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월세의 경우 고가 1주택 소유자나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받는 월세에 소득세를 매긴다. 전세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보증금을 세법에 따라 월세로 환산한 ‘간주임대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소형주택의 보증금에는 아예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월세와 간주임대료를 합친 주택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면 15.4%(주민세 포함) 세율로 분리과세할 예정이나 올해 말까지는 비과세다. 2014년에 3년간 유예 기간을 두고 도입했다가 2017년에 내년으로 시행을 2년 더 늦추기로 했다. 재정개혁특위는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로 필요한 주거 면적이 점점 작아지고 있어서 현행 소형주택 특례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내년부터 시행되는 주택 임대소득 분리과세에서 400만원을 소득에서 빼 주는 기본 공제를 누구에게나 해 주는데 이를 임대등록사업자에게만 적용하거나 공제액을 축소 또는 폐지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기본 공제액 400만원을 전세 보증금으로 따지면 약 12억원이 넘는 경우에만 세금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임대소득에 세금을 더 매길 경우 임대업자들이 임대료를 더 올릴 가능성이 커서다. 전·월세 등 임대소득만 있는 은퇴자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또 정부가 지난해 12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집주인에게 각종 세제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과세를 강화하면 “정부 말만 믿고 사업자로 등록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집주인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 6일 “여러 과세 대상자의 규모나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 실제 전세가격에 전가할 우려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검토를 해서 25일 (최종 정부안을) 발표할 때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 세금 정책의 큰 틀은 ‘소득 재분배’로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세금을 더 매긴다는 방향성은 맞다”면서 “하지만 부동산에 대해서는 다소 무리하게 과세하는 경향도 있어서 일단 증세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울포토]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증세’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발표

    [서울포토]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증세’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발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초고가 및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증세를 골자로 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명국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반기 시가 반영률 현실화…종부세 관련 근본 문제 해결”

    “하반기 시가 반영률 현실화…종부세 관련 근본 문제 해결”

    강병구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5일 “하반기에는 공시가격 현실화, 지역별·유형별 시가 반영률 조정 등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강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반기엔 중장기 개혁 과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위는 지난 3일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을 담은 권고안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종류나 지역에 따라 들쑥날쑥한 공시가격의 시가 반영률은 아직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의 시가 반영률이 오르면 세금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강 위원장은 또 종부세와 함께 특위가 하반기에 집중하려는 조세 개혁 과제로 “주식 양도차익 과세, 양도소득세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조정, 환경에너지 관련 세제”를 꼽았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를 고려하면 복지 지출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보편적이고 누진적인 증세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과세 불공평 문제를 먼저 개선하면서 그에 맞춰 보편적으로 조세 부담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부동산 보유세를 비롯한 조세 개혁 과제를 다룬 종합 권고안을 올해 말까지 정부에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와 기재부가 특위가 제시한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하라는 권고를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특위는 자문기구로서 권고안을 제출하고,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국민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한발 물러섰다. 이어 “정부 역시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향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특위가 정부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특위 권고안을 정부가 취사선택을 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특위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 위원장은 “지금까진 세법 개정안에 담을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며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다루는 데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금융권은 “한발 물러섰다”, 고가 부동산 보유자 안도…소형 임대 소득자 세 부담

    “종합부동산세는 크게 오르지 않을 것 같아 안심했다. 세금을 조금 더 내더라도 강남에 있는 집을 팔 사람은 주변에 거의 없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20억원 상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심모(54)씨는 4일 이렇게 말했다. 전날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 고가 부동산 보유자들은 ‘부자 증세’라며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안도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특위의 최종 권고안은 지난달 특위가 내놓은 4개 대안 중 가장 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장에서는 “한발 물러섰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데다 최고세율도 노무현 정부 시절(3%)에 못 미치는 2.5%다. 종부세가 늘어나도 부동산 가격 상승 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는 상황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되는 추가 세수 900억원을 대상자 27만명으로 단순히 나누면 고가 주택자 1명당 추가로 평균 32만 8000원을 더 내는 수준으로 시장 예상보다 권고안이 약하다”면서 “정부가 종부세를 강화하거나 공시가격을 올리는 카드가 남았지만 인기 지역과 브랜드로 쏠림 현상이 심화돼 대형 건설사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대우건설(1.48%)과 삼성물산(0.89%) 등 대형 건설주 주가가 상승했다. 오히려 소형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특례 폐지로 ‘서민’의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정특위는 1~2인 가구가 늘어났다는 ‘조세 형평성’을 이유로 전용 60㎡ 이하, 공시가격이 3억원 이하 주택의 임대소득에도 과세할 것을 권고했다. 강태욱 한국투자증권 PB부동산팀장은 “다주택 보유자는 추가 세 부담이 주택 가격 상승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참여정부 시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주택 처분이나 증여를 고려하는 상황”이라면서 “소형 주택의 임대소득에 대한 면세 혜택을 거둬들이는 내용은 고액 자산가보다 오히려 서민이 타깃”이라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부동산 거래세 낮춰 시장 위축 막겠다” 의지

    최대 쟁점은 증세 적절성 여부 양극화 해소·부자 증세도 지적 4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부동산 거래세 경감’ 발언은 보유세를 올려 투기는 차단하는 대신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은 막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증세에 대한 반감을 줄이겠다는 뜻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종합부동산세 인상 관련 정부안을 발표하면서 거래세 인하 방안이 담길지 주목된다. 김 부총리는 평소에도 “다주택자와의 형평성 문제, 거래세와 보유세의 균형 문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전날 내놓은 종부세 개편 권고안을 놓고도 ‘실망스럽다’와 ‘지나치다’는 상충된 반응이 동시에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의 최종 선택을 놓고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을 서둘러 내놓겠다는 것도 지난 3일 특위 권고안 발표 이후 생길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최대 쟁점은 권고안이 제시한 증세 수준이 적절한지다. 특위는 과세 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연 5% 포인트씩 인상해 4년 뒤 100%로 올리고 세율도 높일 것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가장 많이 나오는 비판은 소득이 없고 장기 보유 중인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이 문제는 실제 참여정부 당시에도 종부세를 비판하는 핵심 근거가 됐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징벌적 조세”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1주택자 과세 기준 금액은 이미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9억원(시가 13억원)으로 인상해 적용 중인 데다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고령자세액공제 등을 통해 최대 70%까지 세 부담 경감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전문가들이 권고안을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자산 불평등에 비하면 진통제 수준의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면서 “너무 소극적이다.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특위는 권고안의 명분 중 하나로 양극화 해소를 꼽았다. 권고안대로 하면 2019년 종부세 예상 세수는 1조 9384억원에서 3조 265억원으로 56.1% 늘어날 전망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수가 1조원가량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부유층의 자산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양극화 해소 효과는 있다”면서 “늘어난 세수를 저소득층 지원에 쓰면 양극화를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 교수는 “주택만 가지고 경제적 양극화가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양극화 해소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은 물론 올해 종부세 강화도 모두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부자 증세’다. 세입 기반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보편 증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교수는 “이번 정부는 부자 증세 방향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부자 증세’ 공, 던져졌다

    금융소득과세 기준 1000만원 종부세율·공정가액 모두 올려 양극화 해소·복지재원 확보 의지 금융소득종합과세 부과 기준이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내린다. 종합부동산세는 세율이 최고 2.0%에서 2.5%로 오르고 세금을 매길 때 쓰는 공시지가 비율(공정시장가액비율)도 순차적으로 오른다. 임대소득 과세도 강화될 예정이다. 대통령 소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3일 전체회의를 열고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심의·확정해 정부에 제출했다. 종부세 인상,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 임대소득 세제혜택 폐지·축소 등이 핵심이다. 중앙·지방·지방교육재정 관련 정보를 통합 공개하고 건강보험을 국가재정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권고했다. 정부는 이 권고안을 이달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과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에 반영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재정개혁특위는 현행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 포인트씩 올려 4년 뒤 100%까지 올리는 안을 권고했다. 특위는 이번 권고안의 영향을 받는 대상 인원은 34만 6000명이라고 밝혔다. 2019년 예상 세수는 1조 9384억원에서 3조 265억원으로 56.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이자·배당소득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더해 6.6~46.2%(지방세 포함)로 누진과세하는 제도다. 기준금액을 내리면 대상자가 기존 9만명에서 40만여명으로 늘어난다. 금융소득종합과세액은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 산정 기준이다. 따라서 추가 대상자 중 그동안 자녀와 배우자에 얹혀 건보료를 내지 않았다면 앞으로는 건보료를 내야 한다. 주택임대소득에서는 기준시가 3억원,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 전세보증금을 비과세하는 과세특례를 축소 혹은 일몰종료할 것을 권고했다. 이 밖에 석탄발전에 따른 환경 피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유연탄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인상할 것을 권고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30억 다주택자 종부세 최대 38%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 비율 年 10%P씩 인상 세율-시장가액 인상 병행·차등 과세 내년 34만 8000명 1조 2952억 증세 “장기 로드맵·수요 대책이 없다” 지적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위한 본격적인 공론화에 착수했다. 종부세를 계산할 때 공시지가의 반영 비율(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리거나 세율의 누진도를 키워 최고세율을 올리거나 두 가지 모두 적용하는 방식이다.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고가 다주택자의 종부세는 최대 37.7% 늘어나게 된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재정개혁특위)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공동으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종부세 인상을 위한 개편안을 공개했다. 재정개혁특위는 오는 28일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을 최종 확정해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편안은 공정시장가액 비율 연간 10% 포인트 인상, 종부세 최고세율 2.5%(주택기준)로 인상,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세율 인상 병행, 1주택자와 다주택자 차등 과세 등 4가지로 구분된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행 80%에서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은 시행령 개정만 하면 된다. 세율 인상은 법을 고쳐야 한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분리 대응하는 방안은 참여정부 당시 ‘세금 폭탄’ 공격에 시달렸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여당 분위기를 반영한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연 10% 포인트씩 올리고 최고세율도 2.5%로 올리면 시가 10억∼30억원 주택을 가진 1주택자는 최대 25.1%, 다주택자는 최대 37.7%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주택보유자 27만 3000명, 토지보유자 7만 5000명 등 모두 34만 8000명이 해당된다. 세수는 내년에 1조 2952억원 늘어난다. 개편안 중 세수 효과가 가장 크다. 강병구 재정개혁특위 위원장은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세율 인상을 적절한 수준에서 결합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는 엇갈린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단기 과제만 있을 뿐 장기적 방향을 제시할 로드맵이 없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주택 보유자의 다양한 특성 무시, 수요 대책 부재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연세대 김정식 경제학부 교수는 “수요가 있다면 아무리 세금을 물린다고 해도 집값이 떨어질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뉴스 분석] 보유세 인상 속도… ‘文 공약’처럼 GDP의 1% 수준 되나

    [뉴스 분석] 보유세 인상 속도… ‘文 공약’처럼 GDP의 1% 수준 되나

    실거래가 반영 60→70% 상향 공정시장가액比 100% 반영땐 재산·종부세 2조 7000억 늘 듯 과표구간·세율 참여정부 수준땐 추가 세수 14조… 가능성 낮아정부가 내년부터 적용할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의 밑그림을 이번 주 처음으로 공개한다. 보유세 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관심은 보유세를 얼마나 높일 것이냐는 수위에 쏠린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바람직한 부동산세제 개혁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특위는 이 자리에서 공시지가,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할 때 사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 세율, 과세표준 등 조정 가능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조합한 복수의 보유세 개편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가장 강력한 방안은 실거래가의 60% 수준인 공시가격과 공시가격의 80% 수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각각 100%로 올리고 과표구간과 세율 역시 참여정부 당시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 경우 2016년 과세액 기준으로 14조 3000억원에 이르는 증세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성은 높지 않다. 현실적인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온건한 시나리오는 실거래가 반영률만 상향 조정하거나 공정시장가액만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다. 실거래가 반영률만 90%로 올리면 재산세는 약 5조 7000억원, 종부세는 1조 7000억원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만 100%로 올린다고 가정하면 재산세는 그대로이지만 종부세 추가 세수만 약 5000억원 늘어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1% 달성’이라는 목표치를 설정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을 조정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2015년 기준 GDP 대비 보유세 규모는 0.8%였다.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70%로 올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0~100%로 조정하면 재산세와 종부세 추가 세수 규모가 각각 1조 7000억원, 1조원 정도로 문 대통령의 공약에 근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정개혁특위가 다주택자와 1주택자를 개별적으로 접근할지 여부에 따라 상당히 다른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종부세의 애초 취지는 1주택과 다주택 구분 없이 집값이 비싸면 더 많은 세금을 내자는 것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당시 ‘세금폭탄’ 공격을 호되게 당했던 트라우마 때문에 정부·여당 일각에선 1주택과 다주택을 분리대응하려는 기류가 있다. 이 경우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사실상 당론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박주민 의원의 대표발의안이다. 박 의원은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줄이되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100%로 올리고 주택·토지 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조 9837억원(2016년 기준)의 증세 효과가 있다. 특위는 토론회를 거쳐 오는 28일 전체회의에서 최종 권고안을 확정해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최종 권고안을 7월 말 발표할 세제 개편안과 중장기 조세 정책 방향에 반영해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보유세 개편안 나온다… 부동산 규제 ‘탄력’

    보유세 개편안 나온다… 부동산 규제 ‘탄력’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도 사라졌다. 정부가 내놓았던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을 한결같이 밀고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 야당이 발목을 잡았던 보유세 강화,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도시재생사업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강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주택시장은 더욱 침체할 것으로 보인다.우선 부동산 보유세 강화에 힘을 실렸다. 지방선거 압승으로 반대 여론도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일부 지자체와 부동산 부자의 반발을 우려,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던 보유세 개편 방안 초안을 오는 21일 발표하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도 정부 의지대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는 물론 비싼 주택 한 채를 가진 사람도 과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작업 본격화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나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법을 바꾸지 않고도 당장 공평과세를 이룰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공시가격을 실거래가에 근접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보유세 증세 방안과 관련, “공시지가 또는 공정시장가격비율 조정, 세율 인상 등을 세제 개편에 포함하겠다”고 언급했다. 공정가격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이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의 80%만 세금으로 부과한다. 야당과 서울 기초단체장들이 반대했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시장 규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힘을 잃게 됐다. 특히 서울 강남권 지자체장도 서초구를 빼고는 여당이 집권하면서 재건축 시장 규제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기존 재건축 규제 정책을 눈치 보지 않고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서울에서는 야당 기초단체장들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부과를 강력히 반대했다. 다만, 정부가 보유세와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인상하면 재건축 종료 시점의 주택가액도 상승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실거래가 반영률이 낮은 재건축 개시 시점 주택가격과의 차액이 커져 부담금이 증가해 집주인의 집단 반발이 예상된다. 공동주택 후분양제 도입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후분양제는 종부세와 함께 참여정부 시절 추진했던 대표적인 주택정책이다. 부실시공 방지, 분양권 전매 투기억제 등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환영받을 정책이지만 주택공급 감소, 분양가 일시 마련 등의 부작용을 들어 야당의 반대 목소리도 크다. ●임대주택 택지 확보 걸림돌도 해소 주거복지 강화 정책도 힘을 얻게 됐다. 야당 지자체장의 반대로 임대주택 택지 확보에 어려움이 따랐던 걸림돌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 그린벨트를 풀어 임대주택 용지를 확보하는 정책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여세를 몰아 7만 가구 신혼희망타운 정책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 재건축 35층 제한 유지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 대신 도시재생사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박원순표 주택정책’이 재확인됐다. 이에 따라 재건축 규제 정책은 흔들림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 층고 제한, 재건축 아파트 35층 제한 등도 그대로 유지된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초과이익환수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재개발 전면 철거 방식이 줄어들고,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은 활성화될 전망이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도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지역개발사업 공약이 추진될지도 관심을 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접경지 개발을 공약했고,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는 지하철 2호선 청라 연결,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 등을 약속했다. 영종~신도~강화를 연결하는 연도교 건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당선자는 도시재생 총괄 전담기구를 신설하고, 인천형 도시재생사업인 ‘더불어마을’도 공약했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6·13 선거가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야당의 반대로 주춤했던 보유세 강화나 도시재생사업, 임대주택 관련 정책 등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강병구 “고소득층 비과세·감면 축소”…‘2차 부자증세’ 시동?

    강병구 “고소득층 비과세·감면 축소”…‘2차 부자증세’ 시동?

    “재분배 기능 미약해 과세공평성 높여야 보유세 개편 필요…종교인 과세 강화도” 내년도 세제개편안 적용 여부 이목집중강병구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재정개혁특위는 내년에 적용할 세제 개편안의 밑그림을 짜고 있는 만큼 지난해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 이어 ‘2차 부자 증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강 위원장은 11일 서울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공정 과세의 원칙과 과제’라는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세 개혁 원칙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우리나라는 조세 부담률이 낮고 과세 공평성이 취약해서 재분배 기능이 미약하다”면서 “보편적이지만 누진적으로, 조세 부담의 공평성을 높이는 방식”이라고 제시했다. 우선 고소득층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비과세·감면을 축소한 뒤 중하위 소득층과 중소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소득세 과세표준(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소득 구간)을 낮추고 법인세 최저한세율(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 세금)을 올리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근로소득자에 대한 감세액 43조 6000억원 중 33.0%인 14조 3800억원이 소득 상위 10%에게 돌아갔다. 2016년 기준 법인세 공제·감면액 역시 상위 10대 기업이 전체의 34.7%를 차지했다. 강 위원장은 또 부동산 보유세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주거 목적의 보유와 납세자들의 유동성 제약을 고려해 세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기 의도가 없는 1주택자나 소득이 없는 노령층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주장하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종교인 과세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현재 종교인은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 자신에게 유리한 세목을 선택할 수 있다. 강 위원장은 “공평 과세 차원에서 근로소득세로 과세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공평 과세 고려 다주택자 종부세 인상 유력…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 비율도 상향 관측

    정부가 다음달 말까지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은 보유세 인상의 대상과 수위에 쏠린다. 3일 정부에 따르면 보유세 개편안 마련을 위해 지난달 9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조세소위원회를 중심으로 보유세 개편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다. 개편안을 내년부터 적용하려면 오는 7~8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세제 개정안에 관련 내용이 담겨야 한다. ●세율 일률적으로 조정 목소리도 정부가 줄곧 조세 형평성과 공평 과세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여당에서는 대체로 부동산 보유세 개편이 다주택자에 한정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구분하지 않고 세율을 일률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정개혁특위 위원장인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대표적인 ‘보편 증세’ 지지자다. 강 위원장은 “보유세를 인상해 지방정부의 세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불요불급한 조세감면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정부 “부동산값 안정 등 종합 고려” 정부에서도 부동산 보유세 개편이 특정 지역·계층을 겨냥하는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분위기다. 참여정부 당시 도입했던 종부세가 ‘세금폭탄’이라는 공격에 시달린 끝에 좌초됐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보유세 개편은 조세 부담의 형평성, 거래세와 보유세의 비중,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겠다”면서 “세수 증대 목적이나 특정 지역의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서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위에서는 또 공시가격 현실화, 공정시장가액비율(주택 공시가격 대비 실제 세금을 매기는 과세 표준의 비율) 조정 등이 의제로 올라 있다. 현재 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1가구 1주택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이 과세 대상이지만 2주택 이상은 합산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이 대상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재산세가 60%, 종부세는 80%다. 공시지가는 현재 시가의 60∼70% 수준이기 때문에 공시가격의 시가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정분권 TF와 협의도 변수 부동산 보유세 개편은 국세·지방세 구조 개편과도 연관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재정분권TF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당장 종부세는 국세이긴 하지만 세입 전액이 지방자치단체 교부금으로 간다.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인하는 대다수 전문가가 지적하는 개혁 과제이지만 거래세인 취·등록세 역시 지방세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세소위원회를 중심으로 1주일 간격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보유세는 단기 과제로 집중 논의 중이고 중장기 과제는 위원들의 생각이 각자 달라 리스트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보편” vs “선별” 보유세 개편… 개혁특위 묘수 찾을까

    “보편” vs “선별” 보유세 개편… 개혁특위 묘수 찾을까

    당·정, 보유세 인상은 공감대 1주택자 접근방식 시각차 커 세율 개정안은 여야 협의 필요 제3의 절충안 나올 가능성도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9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최대 관심은 부동산 보유세를 어떻게 바꾸느냐다. 정부와 여당은 ‘보유세 인상’이라는 총론에서는 공감하지만 인상 방식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기획재정부는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상향 조정하자는 ‘보편적 증세’에 무게를 두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보유 주택 수나 가격에 따라 차등을 두는 ‘선별적 증세’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특위가 어느 쪽 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보유세 개편의 틀 자체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이날 특위 회의에서 위원장에 선임된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입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조세 형평성과 효율성의 조화를 모색하고, 공평 과세를 통해 분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세입 확충’이라는 증세를 전제로 깔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것이다.기재부는 그동안 보유세 개편은 “특위가 주도할 문제”라고 선을 그어 왔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보유 주택 수에 상관없이 세율을 일률적으로 올리는 방향으로 자체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내부 기류는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개정안은 보유세를 올리되 1주택자에 대해서는 공제를 늘려 지금보다 오히려 세금 부담을 낮춰 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당정의 시각차가 두드러지는 대목이 바로 1주택자에 대한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장면도 있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월 “1주택자도 보유세 인상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가 불과 하루 만에 발언을 번복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발언이 알려진 뒤 청와대에서 김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당정에서 구상하는 방안과 배치된다’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다른 기재부 관계자도 “당시 김 부총리 발언이 기재부 내부 검토에 가장 가깝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개편의 ‘키’를 쥔 특위가 어느 방향으로 결론을 낼지 아직은 예단하기 쉽지 않다. 다만 강 위원장이 주도해 온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유추는 가능하다. 센터는 지난달 6일 ‘2018년 세법 개정방안 건의서’를 통해 현행 0.5~2.0%인 종부세 세율을 1~4%로 2배 올릴 것을 제안했다. 특위가 세율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경우 험로도 예상된다. 세율은 법률 개정 사안인 만큼 여야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위가 마련한 개편안이 야당의 반대에 발이 묶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제3의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위는 조기 시행이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세법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어 나머지 과제는 올해 말까지 단계별 추진 방안을 담은 중기 로드맵에 반영할 예정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시론] 보유세 인상을 위한 올바른 접근법/이한상 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

    [시론] 보유세 인상을 위한 올바른 접근법/이한상 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

    치솟는 서울 강남권 집값은 많은 국민들을 열패감에 빠뜨린다. 정부와 여당은 강남 불로소득에 대한 유권자의 무력함을 달래고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보유세 인상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선진국처럼 거래세 비중을 낮추고 보유세 비중을 높이는 것이 조세 정의에 부합하며, 보유세 인상이 강남 집값을 효과적으로 진정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칼을 휘두르기 전에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높은 자영업자 비율이 보여 주듯 우리는 소득 안정성과 장기적 계획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 지난 40년간 급속한 도시 인프라 축적 과정에서 양도 차익과 교육 환경을 찾아 소득에 비해 과도한 대출과 이자를 감수하며 수년마다 아파트 매매를 반복한 ‘메뚜기 사회’였다. 지난 정부는 빚을 내서 집을 사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야단법석까지 떨었다. 그 결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은 절대적이다. 잦은 매매로 거래 세수가 커 부동산 관련 세수가 근로소득세보다 많은 기형적 세수 구조가 이상하지 않다. 우리도 곧 선진국처럼 부동산 거래가 정체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보유세 비중을 높이고 거래세 비중을 낮춰야 부동산 관련 세수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소득의 변동성이 높고 부채에 기댄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우리나라 평균 납세자들에게 당장 보유세를 올리는 것이 조세 정의인지 의문이다. 오히려 투기 세력과 다주택자에 대한 거래세 강화가 조세 정의에 더 부합한다. 또 보유세 인상은 지역 간 세수 격차를 증폭시켜 지역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의 단순 비교를 통해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인하 처방을 내리는 것이 말처럼 간단하지 않은 이유다. 보유세 인상이 강남 집값과 부동산 과열 방지의 효과적인 수단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강남 집값이 인프라와 교육 환경의 프리미엄을 반영한다면 바람직한 정책 대응은 비강남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인프라·교육 투자다. 강남 집값이 제한된 공간의 수요와 공급의 반영이라면 보유세 인상은 투기 세력에게는 솜방망이에 불과하다. 공급 제한을 통한 가격 상승만 야기할 뿐이다. 강남 집값을 잡는 게 정책의 목표라면 그린벨트 해제와 용적률 상향을 포함한 담대한 공급 정책을 발표해야 한다. 강남에 좋은 집이 계속 공급되니 서두를 것 없다는 확신을 시장에 주는 것보다 결정적인 방법은 없다. 지금의 강남 집값이 적정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위 강남 불패론자들은 인프라와 교육 여건, 뉴욕·홍콩과 같은 희소성, 성공의 상징이라는 심리적 요인을 강조한다. 하지만 강남 집값은 외국과 비교하면 임대료에 의해 뒷받침되지 못하며, 고령화와 경기 정체로 수요는 점차 정체될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만약 현재의 부동산 경기에 거품이 끼어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집값은 재건축 멸실에 따른 이주 수요가 사라지고 공급이 증가하는 2~3년 후 시장에 의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보유세 인상을 통해 강남 대 비강남의 이념 구도를 만들고 납세자들과 불필요한 긴장을 야기하는 것보다는 시장에 가격 결정을 맡기는 것이 효과적인 부동산 정책일 수 있다. 2007년의 과열도 결국은 시장에서 조정됐다. 정부는 비강남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와 강남 지역에 대한 대대적 주택 공급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인식해야 한다. 투기 세력의 가격 담합이나 시세 조정을 막기 위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포함해 가격 정보 장치를 보다 정교하게 수정하고, 집값 왜곡 행위를 엄정 처벌해야 한다. 보유세 인상은 부동산 정책과 별개로 장기적 조세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돼야 한다. 여야 합의 아래 국민적 공감을 얻어 단계적 보유세 증세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수순이다. 이를 통해 보유세 인상이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안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정부가 당장 보유세를 인상하더라도 정밀한 과세 설계를 통해 세금을 낼 능력이 부족한 실거주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보유세 높여야 집값 잡는다, 부동산 돈벌이는 꿈도 못 꾸도록”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보유세 높여야 집값 잡는다, 부동산 돈벌이는 꿈도 못 꾸도록”

    박건승 위원이 만났습니다 -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 한국 경제 상황이 몹시 어수선하다. 말 그대로 ‘어지럽게 얽힌 삼 가닥’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후유증 최소화, 서울 강남 집값 잡기 등 난제만 두께를 더하고 있다. 대외 경제 여건은 최악이다. 지난 14일 경제계 원로인 박승(82) 전 한국은행 총재를 찾았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박 전 총재 자택 인근의 한 호텔에서 두 시간가량 직설적 토크 방식으로 이뤄졌다.▶소득주도 성장론은 방향이 맞는 건가. -당위적이고 불가피하다. 10여년 전만 해도 한국은 경제성장률 5% 안팎의 활력이 넘치는 고성장 국가였다. 지난 10년간 보수 정권이 박정희 정권 시절의 수출 주도형 대기업 ‘낙수 효과 정책’을 이어 온 것이 패착이다. 경제성장은 수출이 주도하고, 수출은 대기업이 하고, 정부는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성장 방식이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이런 성장 방식은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더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세계경제에 등장하면서 한국 수출이 경제성장을 끌어갈 주도력을 상실했다. 수출 증가율은 2014년에 -8%, 2015년 -6%, 2017년엔 13%였다. 3년치만 보면 증가율 제로다. 수출주도 성장이 불가능한 다른 이유는 대기업이 국내 투자를 기피한다는 점이다. 10대 기업들은 500조원 넘게 사내 유보금을 갖고 있다. 예전에는 노동집약 산업 위주여서 투자하면 바로 고용이 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업이 돈을 벌어도 가계로 전달되지 않는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통해 기업이 번 돈을 가계로 순환시켜 줘야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 정부가 돈을 더 걷어서 건물을 짓고 도로나 복지시설도 확충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기업들을 대신해서 투자를 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정부가 가계에 소득을 이전해 주면 가계 소비가 늘고 내수가 살아나고, 결과적으로 기업소득도 늘어날 것이다. 2016년에 기업소득이 전년보다 21% 늘어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가계 실질소득은 0.4% 감소했다. 수출에서 내수 주도로, 낙수에서 분수효과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 활력은 더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왜 적잖은 국민들이 소득주도 성장론에 공감하지 못할까. -공감을 못 얻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생소하게 보일 뿐이다. 국민들이 알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은 수요 측면의 성장정책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다. 공급 측면의 성장정책이 나와야 한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 말이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잘하는 일이지만, 그것을 정부만 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같이 해야 한다. 노동개혁과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에도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그간 수요적인 측면만 부각하고 공급 쪽의 정책에 소홀한 것은 정부 책임이 크다. ▶‘친노(親勞) 정부’의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벌개혁이 필요하듯 노동개혁도 필요하다. 똑같은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현재 노동운동은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저임금 비노조의 노동자들의 복지향상은 뒷전이다. 노동계가 과거 보수 정권에서는 투쟁을 통해 목적을 달성했다면 진보 정권에서는 협력을 통해 목적을 이뤄야 한다. 국내 노동자 3분의1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소득 정규직 노동자가 기득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임금인상도 자제하고 해고도 어느 정도 용인해야 고용이 늘어난다.(박 전 총재는 노동개혁을 언급할 진중한 표현을 쓰려 노력했지만 내용은 단호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후유증에 대한 생각은.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정책 과제 중 핵심 정책이다. 가계 성장을 늘려서, 소득을 늘려서 성장을 촉진하는 것엔 이견이 없다. 과거와 달리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 필연적으로 불만과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과정은 ‘가야 하는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불편’이라고 본다. 올해 16.4% 올린 것은 다소 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을 기업에 보조금으로 주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눈먼 돈이 되기 십상이고 받을 사람에게 꼭 가는지도 의문이다. ▶요즘 강남 집값은 경제 논리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데. -부동산 파장은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혁명에 가까운 발상의 전환’과 노력이 따라야 한다. 부동산이란 개인에게는 편익수단이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이재(理財) 수단이 돼 버렸다. 국가는 경기 안정 수단이 돼야 할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50년 새 물가가 30배 올랐는데 땅값은 3600배 올랐다. 여기에 한국인의 비리와 좌절, 금수저·흙수저가 모두 녹아들어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은 ‘빈곤화 성장’이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국민은 가난해지는’ 주범이 부동산이다. 지난 4년간 가계소득은 9%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집값은 22%, 전셋값은 52% 뛰었다. 부동산 보유과세(재산세+종부세)가 미국은 1.5%, 일본이 1.2%인데 한국은 0.15%다. 미국의 10분의 1이다. 하지만 거래세는 높다. 사고파는 것은 못하게 하고, 갖고 있는 것에는 지나치게 보호를 한다. 보유세를 3~4배 올리고 거래세를 대폭 낮추는 게 맞다. 아예 부동산 자체를 돈벌이 수단으로 꿈도 못 꾸도록 만들어야 한다. ▶ 증세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한다. 담세율을 높여야 한다. 2007년에는 21%였는데 지난해는 20%로 오히려 줄었다. 선진국은 통상 25% 선이다. 지난해 국민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4%인 데 반해 한국은 26%다. 우리가 앞으로 복지를 늘리려면 증세는 불가피하다. 현 정부에 바라는 것은 임기 중 ‘복지·세금 5년 로드맵’을 만들라는 점이다. 정부가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현재 세수가 어떻고, 얼마가 모자란지, 얼마를 증세할 건지 로드맵을 마련해 국가를 경영했으면 좋겠다. 담세율은 20%에서 23%까지는 올리는 게 맞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법인세·소득세·종합부동산세, 그리고 필요하다면 부가가치세까지 올려야 한다. 서민도 동참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법인세를 올려 기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올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내렸고 한국은 22%에서 25%로 올렸다. 한국은 실효세율이 18%이지만 미국은 21%다. 아직도 우리는 미국보다 실효세율이 낮다.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미국은 법인세를 내리면 국내 투자가 늘어나서 고용이 증가한다. 반면에 한국은 국내 투자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대기업이 유보금을 쌓고도 국내 투자를 안 한다. 그래서 법인세를 낮춰줘도 투자와 고용이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 이것은 풍토의 문제다. 미국은 기업들이 국내투자를 하기 때문에 해외투자금액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은 미국에 투자해서 돈을 번다. 한국은 한국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다. ▶정부에 꼭 주문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교육이 과거에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계층 상속의 수단’이 되고 말았다. 통계를 보니까 고소득층의 교육비 지출이 저소득층의 8배나 된다. 고소득층이 출세 여건의 기회를 독과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저소득 자녀, 예컨대 소득순위 3분의1 이하 자녀가 수능 전국 순위 상위 30% 안에 들면 대학 4년간 학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라는 것이다. ksp@seoul.co.kr ■ 박승 前 총재는 한국경제 중도 실용주의자…‘J노믹스’ 비판적 지지자 박승 전 총재는 한국 경제의 대표적 중도 실용주의자다. 1961년 서울대 상대를 나와 1974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노동력 잉여 후진국에서 외자의 경제개발 효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태우·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 경제수석과 건설부 장관, 대한주택공사 이사장을 맡았다. 부동산 문제 등 실물경제를 꿰뚫는 통찰력이 뛰어나다. 김대중 정부에선 한국경제학회 회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DJ·참여정부에 걸쳐 4년 동안 한국은행 총재로 일했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싱크탱크 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제이(J) 노믹스’에 관한 한 ‘비판적 지지자’로 분류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소신이다. 1970년대 후반엔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1970년대 중반 월간지 ‘세대’에 서울신문 편집국장 출신인 남재희씨, 김학준(당시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씨와 함께 고정칼럼을 내보낸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훗날 서울신문과 결연(結緣)한 계기가 됐다. 정치 부문은 남재희 전 편집국장이, 경제는 박승(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다. 중앙대 경제학부의 명예교수로 남아 제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 [데스크 시각] 국민은 ‘주홍글씨’의 대상이 아니다/장세훈 경제정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민은 ‘주홍글씨’의 대상이 아니다/장세훈 경제정책부 차장

    ‘성장통이 될까, 관절염이 될까.’ 경제 정책을 바라보는 가장 큰 궁금증이다. 정부가 내세운 정책 취지대로라면 성장통을 겪는 과정일 텐데 정작 경제주체들이 내놓는 반응을 살피면 관절염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복기해 보자. 문재인 정부의 취임 일성은 일자리 창출이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첫날 내놓은 ‘업무지시 1호’가 일자리위원회 구성이다. 뒤이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이 돈이 시장에 채 풀리기도 전에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부자 증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양극화 해소라는 명분을 앞세웠다. 그러나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추경과 증세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적용할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 올리기로 결정했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증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중소기업, 전체 취업자의 25%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부가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의 명단 공개를 추진하면서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한 신청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6개월여의 사전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정부가 ‘을(乙)의 보이콧’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 대비가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가상화폐 문제도 정부 정책이 시장 흐름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에 육박하고 거래소 서버가 다운돼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때까지 가상화폐는 사실상 ‘제도권 밖 세상’에 머물렀다. 손 놓고 있던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대책은 거래소 폐쇄라는 설익은 카드였다. 정부의 말 한마디는 투자자 전체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시켰다. 이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갈지(之)자’ 규제 행보는 300만명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정책 불신만 키우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8·2 대책을 필두로 지금까지 7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집값은 시쳇말로 자고 일어나면 치솟고 있다. 정부는 대출 강화부터 보유세 인상에 이르기까지 ‘두더지 잡기’ 식으로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실수요자와 투기세력, 강남권과 비강남권 중 누가, 어느 지역이 더 큰 부담을 느낄지에 대한 고민은 뒤로 밀린 모양새다.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 못지않게 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도 좋지 않은 신호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경제 전반에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좋은 일자리(정규직)와 나쁜 일자리(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등의 편 가르기에 기반한 정책이 주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분법 경제’다. 물론 취지가 좋거나 명분이 큰 정책을 추진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책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특정 국민이나 기업에 ‘주홍글씨’부터 씌워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 정책은 효과와 부작용, 수혜층과 소외층이 있기 마련이다. 편부터 가르는 게 정치 속성이라면 편을 가르면 퇴보하는 게 경제의 원리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부작용과 소외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명실상부한 일류 정부가 된다. 이를 제대로 못하면 삼류 정부에 불과하다. ‘통쾌한’ 정책보다 ‘보듬는’ 정책이 우선적으로 고민돼야 하는 이유다. shjang@seoul.co.kr
  • [관가 블로그]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소신 발언 ‘노림수 ’

    [관가 블로그]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소신 발언 ‘노림수 ’

    행정안전부가 요사이 고무돼 있습니다. 차기 대선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는 김부겸 장관의 거침없는 발언 덕분입니다. 그의 직설은 실세 정치인이자 ‘의원 겸임 장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관가는 전합니다.김 장관은 지난 24일 행안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지방자치로 이득을 얻는 지방자치단체가 어려운 지자체를 돕는 ‘연대책임’ 의무가 (개정 헌법에) 들어가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지방세인 재산세를 현실화한 뒤 이 가운데 일부를 ‘국가공동세’로 걷어 시급한 순서대로 쓰자는 것이 그의 소신입니다. 이는 자칫 ‘부동산 보유세’ 신설 등 증세론을 불러올 수 있어 기획재정부가 언급 자체를 꺼리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좋은 정치인의 덕목에 대해 그는 우스갯소리로 “정치인들끼리는 ‘사기꾼 기질’을 꼽는다”고 답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기꾼 기질을 갖고 있냐고 묻자 “그런 기질이 없어서 가슴앓이를 많이 할 것”이라면서 “특히 친구이자 보스(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공과 좌절을 봤기 때문에 (정치 입문에)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장관이 자신의 직속상관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김 장관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년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비전회의’에서도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이 일부 부동산 부자들에게 농락당하고 국민에게 기회를 주려는 (정부) 노력조차 조롱당하는데, (이런 나라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겠느냐”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원래 개막식 축사 대본에는 없던 내용이어서 당시 부처에서도 무척 당황했다는 후문입니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예전 같았으면 야당에서 ‘특정 계층에 대한 적대적 속내를 드러냈다’며 난리가 났을 텐데 아직까지 아무 반응도 없다”며 신기해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할 말은 하는’ 분이 부처에 남아 외풍을 막고 핵심 정책(지방분권)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의원 겸임 장관은 모두 5명입니다. 김부겸 행안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등입니다. 박근혜 정부 첫 내각에서 유정복 당시 행안부 장관이 유일한 겸임 장관이었던 것과 비교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제주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안철수 유승민 통합신당 출범 공식 선언

    안철수 유승민 통합신당 출범 공식 선언

    ‘건전한 개혁보수+합리적 중도 = 정치혁신’ 주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8일 통합신당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신당의 비전과 정치개혁 의지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합당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1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며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통합신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또 “깨끗한 정치를 위해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 유능한 젊은 인재들에게 과감히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건전한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힘을 합쳐 정치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고자 한다”며 “한국정치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유능한 대안정치를 보여주겠다. 국정의 모든 과제에 대해 통합개혁신당은 원칙과 대안을 먼저 제시하겠다”며 “국익을 기준으로 정부·여당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는 안보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의지와 역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중국 눈치 보는 외교정책, 북한에 유화적인 대북정책으로는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쟁 억제와 북핵문제 해결을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정부가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만드는 사이에 청년실업은 최악의 상황이다. 증세없는 복지라는 허구에 매달리는 것은 박근혜 정부와 똑같다”고 비판하면서 현 정권은 부동산·가상화폐·최저임금·영어교육 정책 등에서 실패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대표는 ”지난 8개월의 혼선은 집권세력이 얼마나 무능하고 오만한 지 보여줬다. 보수야당도 대안세력으로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통합개혁신당은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회의 사다리를 살리겠다. 중부담중복지의 원칙을 지키고, 기득권을 양보하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조급증이 강남 집값 광풍 키운다/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조급증이 강남 집값 광풍 키운다/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서울 집값이 미쳤다.자고 나면 하루가 다르게 억(億) 소리가 들린다. 참여정부 시절 주택 광풍을 다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의 집값 광풍은 참여정부 때와 흡사한 점이 많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집값이 급등, 정권에 부담을 주는 게 우선 비슷하다. 통상 정권 출범 초기에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데 경제적 부담까지 안겨 주니 새 정권으로서는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집값 폭등이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계층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등 사회문제로 번지는 것도 참여정부 때와 같다. 주택 투기 억제 수단으로 무거운 세금 부과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비슷하다. 참여정부 때 제시된 것이 주택 공시지가를 현실화하는 동시에 종합부동산세,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 등이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집값을 잡으려면 무거운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주장이 들끓고 있다. 다주택자를 바로 보는 시각도 엇비슷하고, 주택 거래 활성화에 대한 시각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집을 여러 채 보유하는 것 자체를 죄악시하고 투기꾼으로 몰아붙이는 경향이 짙은 것도 마찬가지다. 조급증은 한쪽 면만 바라보는 대책으로 흐를 수 있고, 집값 광풍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 정권의 주택 투기억제 정책을 보면 참여정부 때도 그랬듯이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 집값 안정은 단순히 법률이나 세제를 뜯어고친다고 모두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치권이 흥분한다. 자유경제시장 원리를 뛰어넘어 경제 문제를 이념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비싼 집을 사들이거나 여러 채를 보유하는 것 자체를 죄악시하려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언론도 덩달아 춤을 춘다. 더 강한 ‘슈퍼 대책’을 내놓으라고 연일 꾸짖는다. 투기를 막는 수단으로 전면에 내세운 세금 문제만 해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부자세’로 불리는 종부세와 보유세를 대폭 올리는 것을 놓고 말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증세 안을 놓고 정치권은 물론 관련 부처에서도 오락가락한다. 급기야 청와대가 나서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진정시키는 상황이다. 주택 정책은 전국적인 시장 흐름에 맞춰야 한다. 서울 강남은 인정하기 싫지만 ‘특별 지역’으로 굳어졌다. 주택 시장은 더더욱 그렇다. 공급이 따르지 않거나 어느 정도라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는 강남 주택시장 안정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조급증에 빠져 특별 지역을 겨냥한 대책만으로는 전국 주택 시장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세금은 주택정책과 상관없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조세정책으로 따져야 한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나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거래량 움직임을 파악해야 한다. 거래 활성화는 최선의 공급 대책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긴 호흡으로 집값 폭등의 본질을 파악하고 시장 경제 원리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는 최선책이다.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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