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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정책
    202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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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적한 관련자들… 열쇠는 누가/사건전후 개입자들의 행적

    ◎고위층과 친분 위장… 토지전문 브로커/정건중/청와대 관계자 행세,뛰어난 설술갖춰/박영기/「거래」이후에 호화생활 사기실무 맡은듯/정영진 정보사부지매각 사기사건은 지난달 11일 홍콩으로 도주했다 검거돼 6일 검찰로 넘겨진 전합참군사연구실 자료과장 김영호씨(52)를 중심으로 정명우(54)·건중(51·성무건설회장)형제와 정덕현(37·국민은행 압구정서지점대리)·영진(성무건설사장)형제등이 치밀한 각본에 따라 저지른 조직사기극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군무원,전문토지브로커,은행간부등 다양한 경력의 인물들이 팀을 이뤄 부동산거래에는 일가견을 갖춘 증권회사를 상대로 완벽한 사기극을 연출한 셈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떠오른 김영호씨는 육사18기로 88년2월 대령예편과 함께 2급군무원으로 특채돼 군사시설정책실장으로 근무해오다 사생활 문란과 비리등의 이유로 지난해 8월 군사연구실 자료과장으로 좌천됐다.머리회전과 일처리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정보사부지매매사기사건이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민원인들의 진정이 잇따르자 사표를 내고 지난달 11일 홍콩으로 달아났다.김씨는 지난 3월27일 부인 김모씨(49)와 이혼한 뒤 서울서초구 반포동 한신3차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왔다. 정건중씨는 재미교포출신의 토지전문브로커로 평소 교육가로 행세하며 85년부터 『충남 예산군 대술면일대 10만여평에 중원공과대학을 설립하겠다』면서 유력인사행세를 해왔다.또 부인 원모씨(48)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정·재계인사들과 찍은 사진을 걸어놓고 이들과 교분을 과시하며 주위사람들에게 자신이 거물급임을 믿게 했다는 것이다.지난 4월부터는 서울 서초동 1303 관선빌딩 일부를 임대해 직원 30여명을 고용한 뒤 부동산소개업체인 성무건설을 설립,회장직을 맡아왔다. 정씨는 지난달 24일까지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살다 사건이 노출되자 자취를 감췄다. 제일생명측에 「합참의 김과장으로부터 정보사부지를 사들인 실력자」로 소개됐던 정명우씨는 성무건설 정회장의 친형으로 사건이 드러나기 직전인 지난달 22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우성연립에서 가족과 함께종적을 감추었으나 가족들은 마포구 서교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15년전부터 강서구 염창동에서 인쇄소를 경영하고 있는 정씨는 지난 80년이래 장위동·정릉동등지로 무려 8차례나 이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정덕현대리의 동생으로 이번 사건의 행동대원역을 수행한 정영진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는 부동산브로커로 주민등록지와 실제거주지가 다른데다 1년전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는등 철저히 행적을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정씨는 사글세를 사는등 어렵게 살아오다 지난해 7월 32평 아파트로 옮긴뒤 지난 3월 서울 서초동에 있는 건평60평의 시가 3억8천만원짜리 두원빌라를 부인명의로 구입하고 최고급승용차인 그랜저V6을 몰고다니는등 졸부행세를 해왔다.부인 김모씨(30)는 『남편의 성격이 매우 무뚝뚝해 성격차이로 자주 다퉈왔다』고 말했다.제일생명보험의 윤성식상무는 『정씨가 교육사업에 관심이 큰 젊은 재력가인 것으로 소개받았으며 복장이나 씀씀이로 보아 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들과 함께 공범으로 고소된 박영기씨는 성무건설의 직원이지만 외부에는 청와대관계자로 행세하는등 능숙한 화술로 주위사람을 속이는등 사기사건의 조연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박씨는 이번사건에서 제일생명관계자들을 사기단과 연결해주는 징검다리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사기당한 돈 행방에 수사초점/국민은 부정인출사건의 뒤안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땐 엄청난 차익/이전설 나돈 88년이후 구속자 1백명선 국민은행 압구정서지점 거액부정인출사건은 말썽도 많았던 서울 서초동의 국군정보사령부 부지를 두고 벌어진 대형사기사건의 결과로 드러났다. 사옥을 신축할 땅을 물색하던 제일생명 보험측이 대규모토지사기단에 속아 지난해 12월 이일대 부지 3천여평을 6백30억원에 사들이기로하고 대금의 일부인 2백50억원을 국민은행 압구정서지점에 입금했다가 20억원은 인출하고 나머지는 이지점 보통예금담당대리 정덕현씨를 통해 정씨의 동생 영진씨 등이 낀 토지사기단에게 사취당한 것이다.피해액은 예금말고도 가지급한 4백30억원의 어음 가운데 1백92억7천만원이 더 추가돼 있는 것으로 경찰수사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이 사건이 누구에 의해 주도된 것인지는 결국 사기당한 4백여억원의 돈을 누가 챙겼는가에 있다고 보고 사기당한 돈의 행방과 부정인출경위를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은행측은 『압구정서지점은 제일생명 신축사옥부지 매입자금 지급창구로 이용된 것에불과하며 정대리가 인출한 예금은 제일은행 윤상무가 맡겨둔 도장으로 찾아 토지매도인인 정명우씨 등에게로 넘어간 것』이라고 은행측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제일생명측은 『사옥부지 매입대금조로 예치시킨 돈을 정대리와 정대리의 동생인 부동산 중개업자 영진씨등이 빼돌렸다』면서 『은행이 관리책임을 지고 예금전액을 보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소송을 해서라도 되찾겠다』고 밝혔다. 정대리는 『인출된 돈은 제일생명측이 정보사부지매입대금으로 동생등에게 지불한 것을 입금시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정대리와 영진씨 등이 낀 토지사기단이 『사옥부지를 마련하기에 급급한 제일생명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였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찾는데 수사력을 기울이고 있다.정대리가 가짜 예금통장을 만들어 주고 매달 잔고증명서를 허위발급해준 것은 동생등과 짜고 한 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정대리측에서 『제일생명 윤상무가 예금잔고가 이미 전혀없다는 사실을 1월쯤부터 알고있었다』고 주장해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윤상무 또는 제일생명측의 고위간부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달아난 정영진씨가 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데 가장 중요한 단서를 쥐고 있을 것으로 보고 정씨와 정보사 부지를 둘러싼 사기단들을 쫓고 있다. 문제의 국군정보사령부 부지는 지난88년 정보사가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불하청탁을 미끼로 한 토지사기단의 「단골메뉴」가 돼왔다. 이 부지를 놓고 그동안 발생한 각종 사기사건으로 구속된 사기범만도 모두 1백여명에 이를 정도이다. 지난 89년 6월 전군사시설 정책국장 정모씨등 군무원 6명이 『정보사 부지 일부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해제된다』는 정보를 미리 빼내 땅투기를 한 혐의로 군수사기관에 구속된 것이 첫 케이스. 90년 11월에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이사관,정보사장교,경찰청 특수대형사등을 사칭한 강모씨등 사기단이 적발되는 등 정부고위관계자를 사칭하는 사기사건이 끊이질 않았다.국방부는 이처럼 잡음이 계속되자 지난해 5월 『이전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지만 「예비금싸라기땅」을 둘러싼 사기사건은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는 실정이다. 사기범들은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될 경우 예상되는 엄청난 땅값의 차익을 「상품」으로 내놓고 투기꾼들을 유혹해온 것이다.
  • 전문가 좌담(경제 거품 걷히는 현장:8·끝)

    ◎“구조조정 1∼2년 더 힘쓰면 「제2번영」 가능”/기업들 연 5∼6% 성장에도 자족해야/임금은 한자리… 물가 3∼4%·금리 5∼6%선 유지 필요/잠재력 있는 분야에 선별 금융지원 바람직/경기 나쁠땐 생산비절감등 자구노력을… 무작정의 설비투자 금물 우리경제가 최근 수년간의 고도성장에서 벗어나 조정기를 맞고 있다.물가불안과 국제수지적자등 고속성장의 후유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부도의 증가라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지만 내수둔화와 부동산투기 진정등 이른바 「거품이 걷히는 현상들」도 뚜렷해지고 있다.일각에서는 경기가 불황의 터널에 들어섰다며 우려를 표명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긴축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며 강한 반론을 펴고 있다.고려대 곽상경교수와 경제기획원 이기호 경제기획국장,전경련 전대주상무의 좌담을 통해 거품이 걷히고 있는 우리경제를 진단해본다. ▷참석자◁ 곽상경 고려대 교수 이기호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 전대주 전경련 상무 ▲곽상경교수=우리경제는 80년대말 이후 심화된 인력난과 고임금 때문에내실성장에 많은 제약을 받아왔습니다.고성장이 지속되면서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적자라는 후유증도 깊어졌습니다.그러나 이런 상황을 더이상 미룰 수는 없으며 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오히려 구조조정이 늦은 감이 있어요.구조조정을 거쳐야 우리경제의 체질개선이 이루어집니다. ○균형성장 조정기맞아 ▲전대주상무=구조조정도 물론 좋지만 88년부터 89년에 이르는 18개월간의 활황뒤에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다보니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특히 전반적인 고금리추세속에 올들어서는 단자사의 업종전환요인으로 신용부문의 경색이 심화돼 기업부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거시지표로 볼 때 안정일지 모르나 미시적으로는 기업이 도산하고 재고가 쌓이고 있어요.그러다보니 체감으로는 불황의 기미가 크게 와닿습니다.건설경기를 풀라는 얘기가 아닙니다.내일의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성장잠재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대기업투자에 배려를 해야 합니다. ▲이기호국장=우리나라의 적정(균형)성장률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7%수준입니다.지금 우리경제는 지난 3년간 7%를 웃도는 고도압축성장에서 벗어나 균형성장으로 가는 조정기에 있습니다.그동안 경쟁력을 키워온 기업은 구조조정을 잘 견디고 있지만 한계기업은 부도와 재고증가,가동류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거시적으로 볼 때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물가불안과 국제수지의 불균형은 지난 수년간 고도성장에서 누적된 것입니다.구조조정을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극소화하면서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개선이 가시화될 때까지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곽교수=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어느 업종이 안좋은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별업종이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야 해요.예를 들어 86년부터 88년동안 경공업수출증가율은 연평균 10.5%였습니다.그러나 89∼91년동안 경공업의 수출은 1.9%증가에 그친 반면 중화학공업의 수출은 8.2%가 증가했습니다.또 노동집약적 산업의 수출증가율은 1.4%,자본집약산업은 11.2%,기술집약적 산업은 8.8%가 늘었습니다.이는 우리경제가 질적으로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 부도가 나느냐,부도원인으로 높은 금융비용을 들 수도 있지만 기업들이 부동산투기등 자금을 방만하게 운용해온 데도 원인이 있어요.재고관리에도 문제가 있습니다.과소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 수요가 주는 게 당연합니다.경기를 제대로 읽어야 하며 불황기에는 기업 스스로 사람을 적게 쓰거나 생산비를 절감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이러한 노력없이 구조조정기에 살아남기란 어렵습니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을 금융시장과 정부의 정책탓으로만 돌려서도 안됩니다.기업에도 책임이 있어요.높은 이자를 물면서도 자꾸 자금을 끌어쓰다보니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면도 있습니다. ▲전상무=기업이 잘못한 게 아니냐고 하셨는데 한계기업은 물론 도태돼야 합니다.그러나 인건비가 오르면 자동화투자를 해야하고 그러려면 돈이 필요합니다.그렇지만 고금리 때문에 자동화투자가 어렵습니다.사람 값이 비싸면 돈값이 싸든가,돈값이 비싸면 사람 값이 싸든가 해야 하는데 사람 값도 비싸고 금리도 높은 게 현실입니다. 유상증자나 외자·사모사채등 모든 자금조달수단이 규제받고 있고 이때문에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한 예로 정부가 공모사채를 규제하는 바람에 사모사채로 수요가 몰려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회사채 발행신청을 해도 물량이 많다고 다음달로 넘기고 그러다보니 돈이 정말 필요해 신청했다가 차질이 빚어져 부도를 낸 사례도 있습니다. ○기술 집약적 투자로 ▲이국장=회사채 발행물량을 조절한 것은 회사채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2·4분기부터 월별 할당을 다소 완화해 대부분 신청한 만큼 해주고 있습니다.할당제로 가니까 가수요가 생긴 점도 있어요.1·4분기에는 그런 현상이 있었습니다.그러나 지난해 4·4분기 치솟던 회사채 발행수요를 그대로 두었더라면 아마 지금쯤 금리가 20%이상 올랐을 겁니다. ▲전상무=금리문제와 관련해 한말씀 더 드리면 그동안 정부의 각종규제로 금융시장이 왜곡돼 있습니다.정부는 통화량증가에만 너무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자금흐름 개선에도 노력해야 합니다.시장메커니즘을 살려 금리인하쪽으로 접근해주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입니다. 정말로 괜찮은 기업인데 부도가 나는 경우가 있어요.이는 신용경색 때문입니다.국제수지문제를 중기적으로 접근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정부가 너무 단기에 국제수지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곽교수=성장률이 낮아지면 인플레와 국제수지가 조정됩니다.자금수요도 줄고 이자율도 떨어지게 되지요.또 초과수요가 진정돼 물가안정으로 이어지고 수입수요도 줄어듭니다.그러나 긴축기조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부양책을 쓰면 조정은 늦어지고 국제수지적자와 물가불안문제가 다시 제기됩니다.적어도 2∼3년은 구조조정이 지속돼야 우리경제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경제지표 낮게 조정을 ▲이국장=구조조정과정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제기되는 업계의 애로가 금리와 자금문제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금리안정책으로는 전통적으로 3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물가안정입니다.과거 20년간 물가와 금리의 상관관계를 보면 거의 1에 가깝습니다.물가안정이 바로 금리안정인 것이지요. 둘째는 투자수요를 조절하는 일입니다.지난해 투자율이 39·3%로 지난30년간 가장 높았어요.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투자수요가 이렇게 높은데 금리가 낮아질 수 있겠습니까.투자가 선별화되고 자제돼야 합니다.설비투자는 선이라는 등식은 이제 성립되지 않습니다.자본·기술집약적 투자로 가야 하며 투자패턴도 조립·장치산업에서 기술이 체화되는 부품소재산업으로 중심이 옮겨져야 합니다. 셋째 자금흐름의 개선입니다.금융기관이 담보관행을 개선,신용평가에 따라 자금을 배분하는 선별능력을 키워야 합니다.인위적인 금리인하는 실효가 없으며 금리가 내려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해요. 세계경기가 내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보여 이를 활용하기 위한 선별투자는 필요하다고 봅니다.그러나 이 역시 거시경제지표가 흔들리지 않는 미조정에 그쳐야 합니다. ▲곽교수=선진국의 경기에 따라 국내경기를 조정하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선진국경기와 관계없이 수출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미국이나 일본경기가 좋아진다고 즉각 대응하면 또 가공·장치산업으로 가게 돼요.그러다보면 인력난·고임금의 악순환이 되풀이됩니다.정부나 기업이나 큰 욕심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연9∼10%의 성장을 바라지 말고 7%성장이라도 착실히 이룩해야 합니다. ▲이국장=곽교수 말씀대로 선진국으로 가려면 성장이나 매출신장등 거시경제지표가 낮게 조정돼야 합니다.성장률 7%이하,임금 한자리,물가 3∼4%,금리 5∼6%수준으로 모든 거시변수가 낮아져야 해요.기업하시는 분들도 과거에는 연10%이상 기업이 성장해야 만족했지만 이제는 5∼6%에도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1∼2년 더 구조조정노력을 하면 94∼95년에는 구조조정노력이 세계경기회복에 맞물려 우리경제가 제2의 번영기를 누릴 수도 있어요. ▲전상무=문제는 핵심이 되는 자동차와 반도체산업이 좋지 않은데 있습니다.통화를 풀면 물가가 오른다고 하지만 1∼2% 더 푼다고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필수불가결한 성장잠재력분야는 좀 풀어줘야 해요.그렇지 않으면 94∼95년 경기회복시에 쉽게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이 기술개발은 안하고 쉽게 경영하려고 한다고 하지만 기업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입니다.선진국의 핵심기술에 대한 정보를 체화시킬 수 있는 기업은 대기업뿐입니다.기업들의 능력을 감안해 정책을 써야지 따라올 능력이 없는 기업들을 기준으로 해야 소용이 없습니다.자기자본비율이 평균20% 이하에 불과한 현실에서 점진적으로 긴축기조를 펴야지 그렇지 않고 자기자본비율 50%를 기준으로 한 정책은 곤란해요.아울러 정부가 자금을 배분할 생각을 버리고 자율화해야 합니다. ○물가안정이 저축 유도 ▲이국장=기업조직,산업조직이 효율화돼 있느냐 하는 점이 중요합니다.우리의 기업과 산업조직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가 남용될 소지가 높아 그대로 놔두면 자금의 대기업편중이 심화됩니다. ▲전상무=국제수지와 물가·성장이 과제인데 정부는 주로 국제수지와 물가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기적인 차원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성장도 생각해야 합니다.투자활성화를 위해 조세적차원에서 갑근세 인하 이상의 저축인센티브를 주어야 합니다. ▲곽교수=저축증대를 세제상 혜택으로 유인할 수도 있지만 저축증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가를 안정시켜 실질금리를 높여야 한다고 봅니다.물가가 오르면 저축하는 것이 손해라는 생각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국장=결론적으로 경기가 침체냐 아니냐하는 논쟁보다 우리경제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느냐 마느냐로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총량지표로는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과거 4년간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웃돌았으나 올들어 4월에는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웃돌아 외수위주의 성장으로 바뀌고 있어요.물가도 지난해보다 2% 낮고 국제수지도 지난해보다 15억∼20억달러가 개선되는 추세에 있습니다.임금도 지난해에는 17%가 올랐으나 올해에는 총액기준 5%로 다소 안정되고 있고 특히 부동산가격이 하락추세에 있어요.이러한 추세나 흐름이 구조조정의 양산을 띠고 있습니다. 다만 어려움이 있다면 금리·자금과 인력의 흐름입니다.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경제주체 모두가 합심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경제력집중 완화… 독립경영 유도/상호지급보증 왜 동결했나

    ◎기업 연쇄부도 연결고리 차단/불합리한 금융관행 개선따라야/30대재벌 상호지보 1백13조 넘어 단안 상호지급보증이란 재벌계열사가 은행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릴때 다른 계열사가 보증을 서는 것이다. 이제도는 지난70년대이후 국내경제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재벌의 신규기업설립및 확장시 자금조달에 결정적으로 기여해왔다. 당시만 해도 기업의 자금사정이 넉넉지 못한데다 은행도 부동산담보보다 계열사의 빚보증만으로 대출해주는 것이 돈을 떼일리 없고 간편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한 회사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2∼3개 계열사들의 빚보증이 필수적으로 뒤따랐고 이는 어느덧 아주 자연스러운 금융관행처럼 돼버렸다. 상호지보의 모순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는 대우조선이다.80년대중반 경여부실로 침몰위기에 빠진 대우조선을 산업합리화 업체로 지정해서 살려놓았다. 보증을 선 대우그룹의 다른 기업까지 쓰러질까봐 당연히 부도가 나야할 대우조선을 구제해 주지 않을수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한국화약그룹으로부터 독립하려던 고려시스템이 결국 분리에 실패한 것도 재벌사들의 난마처럼 얽힌 상호지보를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벌의 상호지보는 자금의 배분을 왜곡하고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자금난을 가져오는 요인이 된다. 30대재벌의 자기자본 비율은 90년말 현재 20.8%로 이들이 남의 돈으로 장사를 하고 있음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30대재벌의 상호지급보증금액은 지난 3월말 현재 1백13조4천억원으로 자기자본 31조4천억원의 3백61%에 달하고 있다. 이는 이들의 대출32조원과 지급보증을 합친 여신액56조8천억원의 2백%에 달하는 것으로 재벌들이 계열사의 연대보증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끌어다 쓰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30대재벌의 상호지급보증액을 동결한 것은 한마디로 경제력집중에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상호출자와 함께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의 수단으로 활용돼온 상호지급보증을 규제함으로써 재벌기업별로 독립경영체제를 갖춰 경쟁력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미 연초 발표한 7차 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에서 국제화에 따른 국내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재벌의 전문경영및 소유집중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정부는 기조실중심으로 집단경영해온 재벌의 연결고리가 바로 상호지급보증 제도라고 보고 이번에 수술을 가한 것이다. 업계는 상호지급보증의 동결조치야말로 이른바 「신산업정책」의 핵을 이루는 것으로 보고있다.이때문에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는 금융자율화및 불합리한 금융관행의 개선등이 먼저 이뤄져야한다며 동결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구해왔다. 상호지보가 완전 해소된다면 재벌기업의 계열사일지라도 경쟁원리에 따라 망할 기업은 순리에 따라 망하게 된다.이로 인해 건실한 기업까지 빚보증때문에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사태도 없어진다. 특히 전체 상호지보의 64%인 72조5천억원을 5대재벌이 점하고 있다. 이는 5대그룹 자기자본의 4백44%,여신의 2백33%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상호지급보증 규모를 그룹별로 보면 현대그룹의 해외공사에 따른 지급보증이 많은 건설과 중공업때문에 자기자본대비 6백59%(90년)인 25조원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삼성이 17조원(6백25%),대우 13조원(3백15%)한진 9조원(3백58%),럭키금성 6조6천억원(4백85%)이다. 자기자본에 비해 상호지급보증액이 가장 적은 재벌은 롯데그룹으로 48%(6천1백억원상당)이다. 이밖에 선경·기아·삼양사등도 상호지보비율이 1백%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번 동결조치에 이어 상호지보를 축소할 경우 자금조달애로에 따른 금리추가부담(연2%포인트)과 추가대출에 어려움이 있다며 신중한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부품소재및 첨단기술분야에 대한 투자재원조달이 어려워져 국제경쟁력 향상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상호지보의 동결조치가 뿌리를 내리려면 금융기관들도 재벌계열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무작정지보를 해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여신심사를 강화해서 신용대출을 늘려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경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6·29」그후 5년)

    ◎경제 자율화·국제화속 「제몫찾기」분출/민주화대가불구 한해평균 9%성장/1인당 국민소득 5년새 2배로 늘어/주택 2백만호 건설로 부동산투기 잠재워/근소세 부담 크게 줄여 서민생활 안정 도모 6·29선언이후 5년,경제분야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 엄청나게 변했다.우리나라의 경제개발이 당초 관주도로 추진돼왔기 때문에 경제의 모든 부문을 지배해 오다시피했던 정부의 입김이 6·29선언의 자유화정신에 의해 민간자율에 맡겨졌다.농·수·축협등 농어민단체의 장들을 직선으로 뽑고 거의 모든 산업에의 참여가 기업들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급격한 임금상승으로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고 과소비가 생기는 등 많은 대가도 치렀지만 궁극적으로는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는 자유경제체제의 기반을 착실히 다졌다는 평가이다.경제분야의 변화를 경제부 기자들의 방담으로 정리해 본다. ▷경제부기자 방담◁ 정 신 모 차장(부장급) 염 주 영 기자 박 재 범 〃 권 혁 찬 〃 우 득 정 〃 박 선 화 〃 육 철 수 〃 오 풍 연 〃곽 태 헌 〃 ­6·29선언 이후 전반적인 민주화 추세 속에서 경제분야에도 개방화·자유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졌습니다.속도가 너무 빨라 경제적효율이 걱정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입니다. ­성장이나 국제수지 물가등 거시지표의 모습이 다소 나빠졌지만 실업률이 완전고용이랄 수 있는 2% 수준에 계속 머문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요즘 물가가 불안하다고 야단이지만 그동안 물가보다 소득이 훨씬 더 올랐기 때문에 국민생활이 윤택해진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완전고용에 육박 ­완전고용이라는게 경제정책의 최종목표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엄청난 업적이지요. ­개인이나 집단마다 자기 이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국민적 동의없이 강압적으로는 아무일도 추진할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 5년동안 GNP가 연평균 9%이상 성장하고 1인당 국민소득도 2배이상 늘어났다는 것은 모도 6·29선언의 경제민주화·자유화의 값진 결실로 보아야 할것입니다. ­노조결성의 증가와 함께 급격한 임금인상이 이루어지며 고임금시대로 접어든 것도 중요한 변화입니다.87년 4·4분기 이후 89년 1·4분기까지 근로자의 명목임금이 62.5%나 올랐어요.노동계는 그동안 억눌렸던 임금상승요인이 현실화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기업들은 가파른 임금상승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야단입니다.분명한 것은 그동안 저임금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우리 경제가 기술위주의 산업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국면을 맞았다는 사실입니다. ­소득향상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비해 정부의 권한은 크게 약해져 물가관리가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권위주의 시절에 쓰이던 정부의 강압적 억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5공 이후 누적된 공공요금 인상요인과 정책대응이 불가능한 외식비 및 교양오락비등의 지출이 늘면서 정부의 물가관리 능력은 한계에 다다랐습니다.그런데도 물가를 안정시키라는 국민들의 요구는 여전하기 때문에 정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부동산투기가 수그러들면서 집값이 안정돼 서민들이 내집마련의 좋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이는 택지소유상한제·토지초과이득세·개발부담금제등 선진국에서조차 찾아보기 어렵고 다소 초법적인 내용까지 담고 있는 토지공개념 관련법에 힘입은 것입니다.일본도 우리의 공개념법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그렇습니다.주택 2백만호 건설및 토지공개념의 도입은 대단한 사건입니다.다소 무리한 계획을 단기간에 추진하느라 건자재파동,건설경기 과열,인력난등 부작용이 있긴 했지만 만성적인 주택난과 주기적인 가격폭등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또 자력으로 내 집마련이 불가능한 법정영세민을 위해 재정에서 85%를 부담하는 영구임대주택을 19만호나 지은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요. ­소득세법을 여러차례 개정해 근로소득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준 것은 월급쟁이에게 커다란 선물입니다.5인가족 기준으로 한달에 70만원을 받는 근로자의 경우 88년에는 월급에서 4만7백50원을 근로소득세로 뗐지만 89년에는 1만9천9백10원으로,91년에는 6천30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근로소득세 면세점 또한 89년에는 4백4만원이었으나 90년에는 5백13만원으로 1백9만원이 높아졌습니다.올해에도 연내 면세점을 인상하거나 세율을 내리는 방안 중 하나를 택해 세법을 또 고칠 예정이기 때문에 세부담은 앞으로 더 가벼워집니다. ○재벌탈세등 응징 ­권력과 재계와의 관계 변모도 특기할만하지요.5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정치권력은 재벌과 협조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를 통해 기업들은 확장을 해왔습니다.이런 밀월관계는 6·29선언에 따른 개방화·민주화로 상당부분 무너져버렸습니다.90년의 5·8조치와 대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여신관리 강화,현대그룹 탈세에 대한 거액의 추징 이후 누적된 재계의 불만은 재계의 대표주자였던 정주영씨의 국민당 창당에 이은 14대 총선참여로 집권여당에 대항하는 사태로까지 비화됐지요. ­6·29선언 이후 광범위하게 퍼진 경제민주화 여론을 배경으로 6공의 두번째 부총리겸경제기획원장관으로 등장한 조순씨는 재임 15개월 동안 토지공개념 관련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금융실명제의 도입을 추진하는등 개혁에 힘을 쏟았습니다.금융실명제는 여러가지 이유로 실명되고 말았지만 개혁조치들은 사사건건 재계와의마찰을 초래했고 그 결과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탈냉전시대에 맞추어 북방경협이 활성화된 것도 커다란 변화입니다.88년 7·7선언(대사회주의국가 문호개방)이후 구 소련및 동구국가와의 관계가 정상화되면서 북방교역이 연평균 30%씩 증가해 지난해 81억달러에 달했습니다.북방투자도 지난해말까지 1백83건,2억1천7백만달러가 허가돼 국내산업의 구조조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북방국가와의 경협추진은 남북한간 경제교류를 우회적으로 촉진함으로써 장차 남북한 민족경제공동체의 기반조성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6·29이후의 경제를 증시와의 힘겨운 투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초기 한때 1천대를 돌파했던 종합주가지수가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며 5백선까지 떨어졌습니다.종합주가지수는 집권당 치적에 대한 종합평점이라는 인식 때문에 정부는 증시를 떠받치는데 안간힘을 쏟았습니다.이 결과 나온 89년의 12·12조치는 경제논리를 무시한 정치적 결정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개인이나 집단마다 자기 이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국민적 동의없이 강압적으로는 아무일도 추진할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 5년동안 GNP가 연평균 9%이상 성장하고 1인당 국민소득도 2배이상 늘어났다는 것은 모두 6·29선언의 경제민주화·자유화의 값진 결실로 보아야 할것입니다. ­기계·전자·철강·석유화학등 8개 업종별 공업법이 모두 폐지돼 민간자율을 강조하는 공업발전법으로 통합되고 산업합리화 조치마저 풀리면서 업계를 좌지우지하던 상공부의 권한이 크게 축소됐습니다.이전까지는 이런 개별공업법에 따라 새로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공발법에 따라 신고제로 바뀌며 신규 참여가 자유로워졌습니다.지금은 오히려 정부의 간섭이나 중재를 바라는 실정입니다.최근 삼성중공업의 특장차 생산참여가 대표적 예입니다.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기존 업체들이 정부에 삼성의 신규 참여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석유화학업종에 진출하던 재작년에도 마찬가지였어요. ○한은지위 높아져 ­한때 재무부의 「남대문 출장소」로까지 불렸던 한은의 위상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88년 한은법 개정에 관한 재무부와 한은의 논쟁 이후부터 양측의 저울추가 대등한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특히 조순총재 취임을 계기로 양측의 업무협의가 보다 원활하고 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조총재는 최근 『한은 독립을 명문화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관행상으로 실질적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양측의 공조체제가 형성됐음을 시사했습니다. ­6개사가 과점하던 생명보험 시장이 대·내외적으로 개방돼 회사수가 33개로 늘어났고 동화·대동·동남·하나·보람은행등이 신설됐으며 외국 증권사의 진출이 허용되는등 금융시장이 폭넓게 개방됐습니다.금리자유화도 국제화·개방화에 따른 조치입니다. ­증권업계나 투신업계에도 민주화 바람이 불어 과거 당연한 관행으로 치부되던 재무부나 증권감독원의 말발이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인천에 있는 한일투자신탁은 지난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무부가 부사장으로 뽑아줄 것을 요청한 전덕순씨(전대한투자신탁부사장)의 선임을 부결했습니다.가히 혁명적인 변화이이지요. ­농어민의 권익도 크게 신장됐습니다.농·수·축협중앙회와 산림조합중앙회장및 각 단위조합장을 농어민이 직접 뽑게 되자 이들 단체들이 말 그대로 농어민을 위한 단체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조합원이 반대하거나 또는 그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사업은 하지 못하고 농어민의 소득증대로 연결되는 각종 유통·가공사업이 활발해졌습니다. ◎전문가 평가/김중수 국민경제교육연구소장/노사분규등 민주화초기 난관 극복/시장경제 창달위해 직업의식 확립 절실 먼훗날 우리 경제를 돌이켜 본다면,지난 수년간만큼 경제체제 및 정책운용의 변화가 컸던 시기도 없을 것같다.권위주의의 몰락과 민주화의 추진이라는 시대적 상황은 정부주도형 성장전략을 민간주도의 시장경제체제의 창달로 전환시키게 하였다.또한 지금까지 양적 성장을 목표로 하던 경제발전전략이 질적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이는 60년대초 이후 지속되어온 고도성장정책이 계층간 불형평및 부문간 불균형이라는 경제구조의 모순을 낳았기 때문이다.그리하여 경제제도의 개선 및 경제가치관의 정립을 통하여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치유하고자 하였다. 정책결정의 민주화란 정책입안부터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는 것을 뜻한다.그러나 민주화의 관행이 정착되지 못한 여건에서 이러한 시도는 오히려 개인 및 집단의 이기주의적 행동을 불러일으킬 측면도 없지 않다.더구나 정부부처조차 정책조정 과정에서 권위주의 시대에서는 보기 어려운 부처간 할거주의가 나타나게 되었으며,실제로는 민주화된 사회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같은 일들이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할도 하게 되었다. 더욱이 민주화를 촉진하게 된 시점을 전후하여 우리 경제는 3저효과 등 대내외 요인에 힘입어 미증유의 국제수지 흑자를 시현하고 있었다.하지만 그후 흑자에서 적자로의 반전 역시 민주화의 대가로 간주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경제운용관행의 급격한 변화가 물적 생산측면에서의 효율성을 과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춘 결과를 초래하였다고는볼 수 있다.그러나 그 효과를 계량화할 수는 없으나 시장경제의 각 경제주체들로하여금 시장경제운영의 기본원리 및 정책선택의 현실적 배경을 이해하게 하는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경제민주화의 가장 큰 이득은 아마도 우리 국민의 공동체의식함양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권위주의 시대에서는 경직된 조직운영으로 말미암아 구성원들의 대립의식이 형성되었으며 민주화 초기단계에서 일어난 집단이기주의,격심한 노사분규 등이 그 결과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에서의 각 경제주체의 역할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아울러 예전처럼 과격한 주장이나 행동으로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명시적으로 추구하려는 추세는 사라져가고 있다.작년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었을때 사회적으로 일어난 과소비억제 캠페인은 국민 각계각층으로하여금 건전한 경제가치관을 정립하게 하는데 기여하였던 것이다.우리 산업의 경쟁력제고를 위한 최근 언론주도의 캠페인 등도 실로 경제민주화의 긍정적 부산물인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자율화와 분권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이는 시장경제의 창달로써 이룰 수 있다.각 경제주체의 건전한 직업정신의 함양이 더욱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절실히 느껴야 하며,이러한 경제정의의 확립이야말로 선진경제로 가는 지름길이다.
  • 국가경영전략연,「6·29」5돌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

    ◎「제도적 민주화」 걸맞는 의식선진화 시급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사장 강경식)은 29일 6·29선언 5주년을 맞아 「한국민주화의 현재까지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이날 하오 2시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심포지엄에는 김동환변호사가 「법과 질서」, 이동찬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능률과 형평」, 정진석외국어대교수가 「민주발전과 언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의 당면과제와 2천년대 재도약을 위한 종합전략을 제시했다. ◎법과 질서/김동환 변호사/지자제등 「자율」 크게 확대/다양한 욕구 타협적수렴 바람직 6·29특별선언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의 모든 관심과 노력이 정치현상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수 있다.특히 5·16군사혁명이후 정치권력이 경제의 주동력이 되자 국민들의 경제생활·사회생활이 정치권력의 향배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되었으며 따라서 국민의 관심이 정치상황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극도로 혼란한정치상황이 국민의 동요를 배제하기 위한 처방으로써 6·29선언이 구상되었다고 보며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6·29선언의 본질적이며 직접적인 의의는 대통령직선제를 채택함으로써 정치상황의 안정을 도모하는데 있었다. 또한 이 선언이 정치상황의 안정에 본래적인 의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나타난 효과는 국민의 의식과 생활전반에까지 미치고 있다.특별선언이 정치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사회의 모든 활동에 대해서도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를 부여하게 된 것이다. 특별선언 여섯째 항목에서 사회 각 부문의 자치와 자율을 보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지자제실시,대학교육의 자율화,교육의 자치 등을 예시하고 있는데 비추어보더라도 제도를 통한 자치와 자율의 확대보장이라고 해석된다. 그러나 제도에 의한 자치와 자율의 확대보장은 국민적 욕구를 처리하기엔 너무나 미흡했다.쾌적한 환경을 요구하는 주장,안전한 소비생활을 요구하는 주장,적정한 책임과 인간다운 생활을 요구하는 주장,참다운 교육을 실시하고 받아야 한다는 주장,장애가 있는 사람이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주장,성별·지역별·학력별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등 다양한 주장들이 알게 모르게 분출된 것이다. 정확히 말해 6·29선언이 다양한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행위를 자유롭게 허용한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주장들이 개입되었으며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찾아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 현실이다. 정치권력에 의해 억제되고 획일화를 요구받던 다양성의 회복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이다.경험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다보니 현행 질서와의 충돌이 불가피했던 것도 사실이다.당면한 이익만을 추구한 결과는 궁극적으로 손실을 초래한다는 경험을 가지게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의 당면한 과제는 다양한 시민적 필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질서의 실현이다.정리되지 않은 다양성을 정리하여 발현하는 자율적인 시민활동의 활성화를 통하여 그러한 노력은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새로운 제도는 사적자치의 확대강화와 공권력개입의 축소약화라는바탕위에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지방자치제의 활성화에 따라 생활법률분야를 조례에 위임하는 방안이 권장되어야 한다.자치와 자율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공공문제를 스스로 해결토록하는 경우 문제의 그 우선순위 등에 따르는 불만은 해소될 것이다. 모든 생활법률은 규제가 아닌 인도를 기본정신으로 하여 제정되어야 한다.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민들의 생활수요를 능동적으로 발굴하여 민원에 앞서 제도화하는 적극적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건전한 시민의식은 준법생활로 부터 시작된다.법을 지키지 않으면 크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엄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국민을 맡아서 처리하는 당국자들의 깊은 철학과 결연한 의지,그리고 국민모두의 인고와 호응이 있어야 제도의 정비와 의식의 정립이 이룩될 수 있다. ◎능률과 형평/이동찬 경총회장/고임금따른 역기능 표출/「경제풍향」제시할 일관정책 긴요 우리경제는 6·29이후 일대 변혁기를 맞는다.그것은 성장가도를 달리며 뒤돌아볼 틈이 없었던 우리경제가 잠시 홍역을 치를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에 기인하고 있다.성장의 그늘속에서 잠시 유보시켜 놓았던 문제인 분배와 균형에 관한 요구가 경제민주화 조치와 함께 자연스럽게 대두되었기 때문이다.5주년을 맞는 요즈음 다소 안정되어 가는 느낌도 있지만 그간의 문제해결에 있어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6·29의 본래취지가 어떤면에서는 왜곡되어 너무 조급하게 변화를 바랐던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경제와 관련된 일련의 정책들도 경제발전을 위한 순기능적인 역할도 많이 했지만 일시에 많은 변화를 요구한데서 오는 역기능도 있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88서울올림픽의 주최는 우리민족에게는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그것은 바로 경제의 힘이었다.우리경제가 세계10대 교역국으로까지 성장할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기업들의 노력도 간과할수 없지만 역시 최대의 공로자는 우리 근로자였다.그러나 계속된 성장위주의 정책은 근로자복지 향상면을 다소 소홀히 하도록 하는 구실을 제공해주었다.근로자들의 쌓인 욕구불만은 결국 6·29경제민주화 조치와 함께 일시에 도출되면서 산업계는 홍역과 같은 과도기적 현상을 맞게 된다. 6·29선언은 우리경제가 고도성장을 풍미하는 가운데 잠시 잊고 있었던 문제들에 대해 되돌아 보게끔한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근로자들이 자신의 몫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패배감에 젖게 됐고 이 패배감은 과격한 노사분규로 이어져 기업현실이 등한시된채 과도한 임금인상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87년이후 임금인상은 생산성 향상의 뒷받침없이 이루어졌다.사회적변화와 요구를 풀어가는 과정에 있어 너무 조급하게 처리하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음을 간과할 수 없다.근로자들의 가계수지가 사상유례없는 높은 임금인상률에도 불구하고 별로 좋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민소득 5천달러는 결코 잘사는 나라의 수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소비 풍조의 만연,주택및 전·월세가격의 상승등은 결과적으로 근로자들로 하여금 상대적 빈곤감을 더해준 꼴이 된 것이다.해마다 6천개가 넘는 기업이 도산하고 있으며 과소비풍조속에 자고나면 없어지는 것은 중소제조업이고 늘어나는 것은향락산업이다.우리경제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고있다.최근들어 경제단체및 언론이 주체가 되어 「우리경제를 되살리자」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6·29선언은 경제정책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주택 2백만호 건립은 주택문제해결과 부동산가격안정에 실로 큰 역할을 했다.그러나 원자재및 임금상승을 부추겼고 성장도 제조업위주에서 건설·서비스분야가 중심이 되는등 급기야 제조업경쟁력강화 문제가 대두되는등 역기능도 무시할수 없다.5·8부동산조치도 부동산가격의 상승을 잡아보겠다는 정부의 신념에 따라 많은 성과를 보인 반면 상대적으로 기업의 활동은 위축되었다.금융정책에 있어서도 계속된 긴축정책은 물가안정에 기여한 공로와 함께 기업의 활동성을 약화시킨 면도 있었다.이상 몇가지 예는 6·29이후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차원이 아니라 너무 급하게 모든 것을 처리하려했던 면과 정책의 일관성이 더러는 없었다는 아쉬움때문이다. 6·29 5주년시점에서의 과제는 각자 제역할을 다해야 한다는데있다.국민은 근검절약하는 가운데 저축을 생활화해야하며 기업도 근로자에 대한 시각을 새로이 정립하여 복지향상을 통한 실질적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근로자는 경제시국에 대한 위기감을 공감하는 가운데 땀흘려 일하는 풍토를 재조성해야 한다.정부도 강력하고도 가시적인 정책을 장기적 안목에서 일관되게 시행해나가야할 줄 믿는다. ◎민주발전과 언론/정진석 외대교수/언론 급신장속 질 못따라/사이비매체 봇물… 부작용 없애야 6·29선언은 언론의 모습을 크게 변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6·29선언의 8개항목 가운데 가장 특기할 부분은 대통령직선제 개헌과 언론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겠다는 항목이다.언론의 자유는 6·29이후 오늘까지도 계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6·29선언 이후에 정치상황의 변화,서울올림픽 개최등을 통해서 언론은 이전의 여러가지 통제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 과거에는 금기시되었던 영역을 과감하게 보도할 수 있게 되었다.87년11월에는 언론기본법이 폐지됐고 이에앞서 8월에는 주재기자제도가 부분적으로부활됐다.6년만에 신문의 증면이 이루어졌고 기독교방송이 뉴스방송을 다시 시작했다.또 신문·잡지의 발행을 자율화함에 따라 새로운 언론매체가 대량으로 등장했다.60년 4·19직후 제2공화국이 발행의 자유를 제한없이 보장했던 이후 30여년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었다.언론사의 노조결성,언론의 민주화노력등 언론활성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쳤다. 6·29선언때 32종이던 일간지가 92년3월말 현재 99개로 3배이상 늘었다.88년1월과 7월에는 월북작가 1백20여명의 작품을 해금했다.88년7월7일 대통령특별선언이 나온이후 정부는 북한의 자료를 9월3일부터 제한적으로 개방했다.이때부터 북한서적이 시중서점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6·29이후 신문발행의 자유가 상당부문 회복되면서 언론계와 정부당국은 또다시 제2공화국 시절과 같은 언론기관의 난맥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다.그러나 4·19직후와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90년 상반기부터는 신문이 연중무휴 발행을 실시하고 있다.석간지의 일요판과 조간지의 월요판 발행은 5·16후 군사정부의 언론정책에 따라 62년8월부터 중단됐었다.30년 가까이 지켜져왔던 금기의 벽이 무너지고 연중 쉬는날없이 신문이 발행될 수 있다는 사실도 언론자율화현상의 하나이다. 6공언론을 가장 특징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은 언론노조의 결성과 기자들의 집단적인 활동이다.89년 1월까지 전국 43개 언론사에 노조가 결성되었고 조합원수가 1만4천여명에 이르렀다. 6·29선언이후 언론자유의 신장과 언론사·언론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르는 문제점도 있었다.첫째,언론사의 급격한 증가로 사이비기자와 사이비 경영인이 발호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사이비기자에 의한 피해를 막기위해서는 공보처와 신문협회·언론중재위등에 「사이비기자 고발센터」를 두기도 했으나 완전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둘째,기자들의 윤리와 책임의식이 언론자유의 신장에 비례해서 높아지지는 못했다.과거의 비리가 많이 시정되었으나 언론계의 자정노력은 큰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셋째,언론은 지면을 배가함으로써 전달하는 정보의 양적규모를 확대하는 것처럼보이지만 증가된 지면의 반이상을 스포츠·연예오락·광고가 차지하고 있다.균형잃은 지면배정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기본권에 관계된 정보는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넷째,과당경쟁으로 인한 센세이셔널리즘,인권및 프라이버시침해등의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끝으로 발행의 자유가 허용되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새로운 매체가 기존매체와 경쟁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기존매체는 자율화이전에 이미 대기업화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매체는 기존매체에 비해 모든면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어 여론의 획일화현상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 「6·29선언」 5년의 의의와 과제/교수 정담

    ◎우리사회 「민주화개혁의 불」 댕기고 보편가치 추구로 국민통합길 열다 6·29 민주화선언은 우리사회를 권위주의체제에서 민주국가로 출발하게 한 역사적 대전환의 동인이었다.지난 5년동안 우리의 정치·경제·사회등 모든 분야는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다.정권의 정통성 시비를 해소하고 평화적인 정권을 창출했으며 북방정책,남북 기본합의서 채택,유엔가입등이 성공리에 추진되고 이뤄졌다.형식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인 민주화로 이행되는 기반도 구축했다.6·29의 의의와 성과,과제등을 나종일(경희대 ·정치학)김영섭(한양대·행정학)신의순박사(연세대·경제학)등 3명의 교수들의 좌담을 통해 들어본다. ▷참석자◁ 김영섭교수 한양대 행정문연소장·행정학 나종일교수 경희대 대학원장·정치학 신의순교수 연세대 상경대·경제학 ◎형평분기등 국민욕구 수렴 “큰 뜻”/새 국제질서 대응,예측 가능한 정책 펼쳐야 ▲나종일교수=6·29 선언은 우리사회를 정체된 권위주의체제에서 민주화과정으로 들어서게 한 중요한 계기라고 볼 수 있읍니다.즉 권위주의 정부에서 민주주의 정부로 이전,이것이 6·29의 중요 정신인 것입니다.선언이후 권위주의적인 헌법이 철폐됐고 직선에 의해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권위주의체제 청산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민주화의 정착입니다.라틴아메리카 처럼 혁명과 쿠데타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모처럼 조성된 민주화가 왜곡된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어쨌든 학문적인 입장에서 접근한다면 6·29의 가장 큰 의의는 정권의 형식적인 정통성을 확립했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영섭교수=6·29가 정치·사회발전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상존합니다.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권의 정통성이 확립됐다는 것입니다.또 국민 개개인이 가치관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그동안 권위주의 정치체제에 찌든 국민들의 가치관이 보편주의가 지배하는 가치관으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지요.이것이 민주주의의 큰 토양이 됐고 너와 내가 동일하다는 자유의 개념도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면도 잘못되면 사회혼란과 무질서의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있습니다.6·29가 어디까지나 금지됐던 자연적 자유회복에 불과하지 적극적인 사회발전의 규범적 질서는 가져오지 못했다는 견해가 6·29의 부정적인 측면입니다.정치지도 이념의 적극적인 제시가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경제적 안정이 배경 ▲신의순교수=그동안 학계·언론계·정계 모두 6·29에 대한 고찰을 정치적인 측면에서만 해온 게 사실입니다.물론 당시 상황이 정치·사회적으로 혼란스럽긴 했지만,경제적인 측면에서의 고찰이 전혀 없었던 점은 경제학자로서 아쉬운 대목입니다. 6·29선언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근본적으로 「3저호황」으로 인한 경제적 안정이었습니다.만약 당시 상황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면 민주화를 요구하는 정치적욕구 분출이 과격하거나 급격히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경제적 번영은 정치적 안정을 필요로 합니다.6·29 이후 우리 경제는 오히려 성장추세가 둔화되는 부작용을 낳지않았나 생각됩니다.경제적 안정의 상실을 담보로 정치적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있죠.경제의 정치적 측면이 크게 부각된 87년의 노사분규와 급격한 임금인상이 그 좋은 예입니다. 그러나 이는 부정적인 측면일 뿐 직종별 임금격차가 줄어들고 생산직·저학력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하는등 분배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많습니다.경제의 요체는 효율과 형평인데 형평의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것이 6·29의 또 다른 경제사적 의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사분규등 부작용 ▲나교수=신교수의 분석에 동감입니다.효율성을 강조하던 지난 30년간의 경제구조하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자기몫」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민사회의 영역이 커졌다는 얘기입니다.이런 점에서 볼 때 6·29는 일견 통치 정예세력이 시민세력에 밀려 양보한 것으로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6·29는 이렇게 간단히 정의할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그렇지않은 부분도 있는 복합적인 사건이었지요.사건 자체는 선제 기습적인 면이 많지만 이 선언의 이면에는 통치권 엘리트의 자신감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6·29이전의 정권은 명분이나 정통성은 없었지만 그러나 그동안의 치적이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국민의 요구에 따라 정국주도권을 획득하는 과감한 결단에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이같은 자신감은 6공의 괄목할만한 성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무엇보다도 정권에서 군부의 그림자가 퇴색했다는 점입니다.87년 당시만해도 정치에 군부의 그림자가 있었습니다.그러나 이제 쿠데타의 위험이나 군부의 압력등은 정치적 변수에서 제외된 것이 큰 변화라고 볼 수 있지요. ▲김교수=좋은 지적이라고 생각됩니다.6·29는 언론의 자유,결사의 자유,누구든지 입후보할 수 있는 피선거권 행사의 자유,집단이익을 자유로이 표출할 수 있는 자유등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자유권에 대한 신장을 가져왔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우리 민주정치 발전사에 거보를 내디디는 계기가 됐지요. 그러나 진정한 민주화,즉 민주적 발전이란 시민의식의 혁명적 변화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타협·양보정신 절실 시민의식의 변화는 위로부터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며,그 중에서도 정치 엘리트와 관료 엘리트의 변화가 창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유감스럽게도 이 부분이 다소 뒤떨어진 느낌입니다. 단적인 예로 민자당의 대통령 경선과정에서 보인 모후보의 파행적인 자세를 들 수 있습니다.민주적 결정이란 타협과 양보가 전제되어야 하고 자기 희생을 필요로 합니다.민주주의는 종교적 가치와 달리 절대적 선을 추구한다기 보다는 상대적인 선을 추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죠. ▲신교수=일본 경제학자인 타이라교수의 「타이라 수수께끼」라는 게 있습니다.정치적으로는 독재국가인데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국가가 성공한 사실을 얘기한 것이지요.과거 한국·대만·일본등이 독재적 성격이 강한 나라이면서도 자본주의가 성공한 나라로 꼽힙니다.정치의 완전한 민주화 보다는 어느 정도의 통제가 자본주의의 성공을 가져왔다고 보는 것입니다.이런 체제가 5공까지의 우리의 원칙이었습니다.이 원칙이 6·29를 통해 전환기가 마련됐지요.정치가 민주화되고 경제도 시장중심체제로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평화적 정권창출로 정통성 확보/표현자유등 기본권 신장… 국민자신감 얻게 그이전에는 정부가 자금배분이나 중점사업 육성등 모든 경제 주체에 작용했습니다.6·29 이후 정치민주화와 관련,경제분야에서도 임금인상등 자기몫 찾기가 활발해져 기업운영이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언젠가는 겪어야할 과도기이지만 이같은 경제적 전환기에 맞춰 정부의 정책에 일관성이 결여되지않았나 하는 지적들이 있습니다.정책의 일관성과 불확실성의 극소화가 무척 절실히 요청되는 때입니다. ▲나교수=앞서 지적했 듯이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민주화정착의 과제입니다.김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언론과 표현의 자유등 기본적 인권이 신장된 것은 사실입니다.또 정치체제도 공개적인 성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법정의의 실현및 개선 부분은 아직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봅니다.특히 법죄혐의자를 다루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인권보장이 완벽하게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공포감이나 치욕을 주는 실재가 아직 남아 있는 게 아닌가 여겨집니다.뜻과 법률이 있다고 해서 민주화가 정착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관행이 세워져야 합니다.올드 볼셰비키인 치타아코프스키의 다음과 같은 얘기는 그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혁명은 성공했지만 민주화 실현은 어렵다.범죄자를 다루는 관행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않다』 우리의 현실도 아직은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홍보기능 중요 ▲김교수=정치나 행정을 발전 시각에서 보면 수직적 개념과 수평적 개념의 틀을 쌓아가야 하는 것입니다.수직적 개념이란 쉽게 말해 규범적 성격이 강조되는 전략·전술적 차원의 통치행태로 국민통합과 조화가 그 목적입니다.이를 위해선 규범적 차원에서의 정치이념이 먼저 정립되고 정치체제의 「목적지향성」이 갖춰져야 합니다. 수평적 차원에서의 정치발전은 그 사회가 바람직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또는 되어 있는가를 측정하는 겁니다.물론 바람직한 지적구상을 선도해야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정치지도층입니다.이런 점에서 정부의 홍보기능은 매우 중요하지요.그런데 우리 정부의 홍보기능이 전환기적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왔는가,이 질문에는 의문이 갑니다.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전략차원의 단기적인 이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무질서와 파행적인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데,이를 얼마만큼 단시일에 극복하느냐가 6·29의 남은 과제중 하나라고 봅니다.6·29는 민주화의 시발일뿐 완성이 아닙니다. ▲신교수=6공이 경제적으로 내세우는 가장 큰 치적중의 하나가 경제정의 실현입니다.부의 균배,정경유착의 부조리 척결,대기업의 집중완화 등을 그 주된 이유로 들고 있죠. 그러나 부동산 투기및 주식투자를 통한 이른바 「재테크」의 성행,상속에 의한 경제집중 심화,비생산 분야로의 노동력 이동등의 부작용도 없지 않았습니다.모두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일을 기피하고 쉽게 돈버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거죠. ○지역감정 해소 시급 정치적 민주화와 안정은 구분되는 것입니다.과거와 비교할 때 정치적 민주화는 달성됐지만,안정을 이룩했느냐는 믿음에는 부정적입니다.정치적 불안정에서 배태된무질서와 개인주의,지역적 이기주의등이 사회전체에 무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무관심은 곧바로 경제적 부작용으로 나타났습니다.개인적으로는 일하는 것을 싫어하게 되고,국가적으로는 국제경쟁력 약화,무역역조,물가불안등의 현상을 야기시킨 것입니다. 사실 이같은 부작용은 80년대 후반들어 학계에서부터 예견되어 왔습니다.정부가 실기를 한셈이죠.정치민주화와 북방정책,올림픽등에 치중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세계경제는 동구권의 붕괴지역블록화 현상,신보호주의 등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추세입니다.정치적 안정과 경제문제에 정부가 보다 더 신경을 쓰는 것이 6·29의 참된 의미를 되살리는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라교수=신교수가 정치민주화와 안정을 구분했는데 저는 이 부분에 대한 견해를 달리합니다.근본적으로 민주화와 안정은 같이 가는 겁니다.권위주의적인 정부와 경제부분의 강력한 리더십은 구별되는 것이지요. 6·29의 성과로 또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비교적 공정한 선거입니다.지난 광역선거때 야당이 참패를 했으나 시비가 전혀없었습니다.참정권이 공정했느냐,물론 이 부분에는 이견이 있을수 있습니다.하향식 공천,금권선거,부재자 투표시비,전국구헌금 공천등은 없어져야 할 관행이기 때문입니다.또 6·29 이후 적나라하게 반영된 지역성 문제는 민주주의 정착을 요원하게 하는 망국적 병폐로 정치지도자들에게 치유의 무거운 책무가 있다고 봅니다. 민의 수렴을 위한 정당구조의 안정및 선출직이 아닌 관료사회에 대한 견제와 균형 회복등도 앞으로 해결해야될 과제중 하나입니다. ▲김교수=국가정책 결정에 인간적인 요소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봅니다.「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것을 국가정책 결정의 기본으로 삼았으면 합니다.또 우리의 대통령은 국민에게 「정치와 경제보고」만을 하고 있는데,바람직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회보고」도 이뤄졌으면 합니다.끝으로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교육제도를 혁신했으면 해요. ○장기적 안목서 대응 ▲신교수=분배측면에서 평등을 확산시키고 주택 2백만호 건설과 토지공개념 정착등으로 어느 정도 경제정의를 실현했습니다.양면성이 있지만 대외 경제의 개방 폭을 넓혀 우리의 기업을 세계경쟁 속으로 편입시키기도 했습니다.즉 경제자유화의 기틀을 마련한 셈이죠.다만 점진적인 경제구조 개편,기술집약능력확보 등이 시급한 과제들입니다.경제부문의 불확실성을 과감히 줄여나가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문제이지요.
  • 6·29선언 5돌 당정평가대회 보고내용

    ◎정치·경제·사회 민주화의 기틀 공고히/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6·29선언 5주년 평가보고대회에서 민자당·국무총리실·법무부·공보처는 각각 해당 분야별 성과를 보고하고 남은 과제를 제시했다. 당정은 이날 6·29선언으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는 기본 자유가 신장되고 권위주의가 청산됨으로써 민주화가 획기적으로 신장·확산되어 국가발전의 커다란 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또한 앞으로 6·29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고 각종 부조리를 척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이날 당정보고내용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자율화·사회질서의 확립/총리실 ◎지방의회 구성… 「풀뿌리 민주」 실현 ▷자치와 자율의 확대◁ 시·군·구의회와 시·도의회를 구성함으로써 다양하고 균형있는 지역개발추진등 효율적인 국가·사회발전의 토대를 구축,주민의 참여와 자율로 주변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했다.지방자치법령·지방선거법령등 자치관련 법규의 대대적인 정비를 통해 지방자치의성공적인 착근과 이의 내실있는 발전을 위한 여건조성에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자치단체의 행·재정력 확충을 통한 자치능력의 보강을 이룩했다. 또 교육위원회에 심의·의결기능을 부여하고 교육청과 교육자치기관간의 독립성 유지로 교육자치의 틀을 마련하고 교육감과 교육위원도 지방자치 정신에 입각,선출하도록 제도화했다.대학도 교수와 학생이 주인이 되어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국·공립대 총학장을 대학의 복수추천에 따라 임명하고 사립대의 총학장 임명승인제를 폐지했으며 교수회의 활성화와 대학평의원회 구성및 운영,학생자치기구 운영등으로 활기찬 학원분위기를 조성했다. 민간의 창의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율적 경제체제로의 전환및 노사간 화합,행정권한의 민간위탁확대와 행정규제의 완화등으로 사회 각분야의 민주화와 자율화의 토대를 구축했다.특히 통일논의의 개방,해외여행 자율화,자유로운 창작활동 보장등 각부문의 자율영역을 확충했다. ▷밝고맑은사회건설◁ 112순찰차 확대,인원·장비보강등 범죄대응체제를 강화하고 심야퇴폐유흥업소등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제도적 보완으로 민생치안 상황이 크게 호전됐으며 불법 주정차,음주운전,노점상,등산시 취사행위 등의 금지조치를 통해 자유민주시민의식을 제고시켰다.이와함께 「새질서·새생활운동」을 전개,사치·호화·낭비및 비능률·불합리 등을 추방하고 일더하기등 「5대 더하기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또 「특명사정반」「비리 수사부」운영을 통한 고위공작자등 사회지도층 비리의 예외없는 의법조치등으로 누적된 구조적·고질적 부조리에 대해 「성역없는 수술」을 전개했고 부동산투기,외화유출,금융부조리,탈세등 경제질서 문란행위에 대해서도 부단한 단속과 제도개선을 추진했다.재벌기업단체에 의한 경제력 집중억제,각종 불공정거래에 대한 규제강화로 건전한 경제질서를 확립한 것도 특기할만한 일이다.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택 2백만호건설등을 추진,전국 보유주택수의 33% 물량을 5년만에 건설했으며 2000년까지 42조원을 투입,잘사는 농어촌 기반조성을 위한 농어촌발전 종합대책을 수립,시행중이다. ▷반성과 다짐◁ 과도한 지역이기주의와 권한의 효율적 수용태세 부족으로 지방자치의 활성화가 미흡하며 중소기업의 창업과 경영등의 실제활동에 아직도 많은 간섭과 규제가 남아있다.어린이,여성대상 범죄 등에 대한 체감치안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일선 대민행정행태에 대한 불만도 아직은 거센 상태다. ○기본권관련 법·제도 개혁/법무부 ◎시국사범등 1만여명에 사면조치 ▷인권보장의 제도적 장치 마련◁ 헌법을 개정,집회 결사의 허가제를 폐지함으로써 자유권을 확대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범죄피해자구조권및 청구권과 모성보호규정을 신설했다. 국제인권규약과 국제노동기구(ILO)등 인권관련 국제규약에 가입함으로써 인권선진국을 지향했다. 헌법재판소법을 제정해 운영함으로써 인권보장의 체계를 완비하고 법원조직법과 검찰청법을 개정해 사법부와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을 강화했다. ▷보통사람들의 기본권신장◁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설치해 서민들의 소송구조범위를 확대하고 민법및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여성의 지위향상에 노력했다. 쾌적한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해 환경정책기본법을 제정하고 의료수혜권을 확충했다. 근로시간의 단축,최저임금법의 시행,산재보험법의 개정등을 통해 근로자의 생활권을 향상시켰다. ▷형사법상의 기본권 강화◁ 형법상의 국가모독죄를 삭제하고 구속적부심의 확대,피해자 진술권등을 보장했다. 범죄피해자구조법을 제정해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국가부조를 의무화했다. 사회보호법을 개정,필요적 보호감호처분을 폐지했으며 보호관찰대상을 축소하고 전과관리기록도 개선했다. ▷사면·복권및 공안관계법률 정비◁ 국민화합을 위해 87년 7월 2천3백35명을 사면·복권한 것을 비롯,3차례에 걸쳐 1만7백25명에 대해 사면·복권을 단행하고 2천6백97명의 시국사범을 석방했다. 논란이 되어온 국가보안법을 개정,반국가단체의 범위를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경우로 한정하고 금품수수·잠입탈출등에 대한 불고지죄 폐지,국외공산계열관련 잠입·탈출 처벌조항의 삭제를 통해 오·남용소지를 없앴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제정,노동쟁의조정법의 개정을 통해 쟁의행위의 제한을 완화했다. ▷민주발전을 위한 참정권신장◁ 국정감사및 조사법을 제정하고 국민투표법상의 정당의 찬반활동을 허용했다. 공명선거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사전선거운동,불법자금의 유입차단,과열및 타락방지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적극적이고 엄정한 수사를 전개했다. ▷평가와 향후과제◁ 갈등과 반목으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극복,국민통합을 이룩했고 각분야에서 국민의 기본권이 크게 신장됐다. 각종 법적·제도적장치의 개혁으로 민주발전의 기반·국제적 지위의 향상과 통일기반을 조성했다.그러나 자유와 권리의 신장에 따른 책임과 의무에 대한 인식이 따르지 못해 준법·질서의식이 미흡하다.일부 잔존하고 있는 공직사회의 권위주의,부조리,공복의식의 부족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언론자유 창달·사회변화/공보처 ◎언기법 폐지… 신문·방송에 자율권 ▷언론자유보장법률·제도의 개혁◁ 언론기본법을 폐지하고 「정기간행물 등록등에 관한 법률」등 대체입법을 제정했다. 신문·통신·잡지등록을 전면 개방해 정기간행물이 6·29당시보다 3배로 증가했다.일간신문은 28종에서 92종(중앙지 18종→44종,지방지 10종→48종)으로 증가했고 총등록간행물은 6·29당시 2천2백36종에서 92년5월말 현재 6천2백16종으로 늘어났다.언론활동 제한제도및 관행의 개혁에 있어서 주재기자를 전면부활하고 프레스카드제도를 폐지했다.신문발행면수와 지가를 완전자율화했다.방송분야에서는 방송법을 제정해 공정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방송위원회기능을 대폭 강화했다.KBS·MBC의 공영방송체제를 확립하고 방송구조의 다원적 개편의 일환으로 민방인 서울방송을 신설하고 교육방송을 독립시켰다.교통방송을 신설하고 종교방송의 활성화 차원에서 기독교방송에 보도및 광고방송을 허용하고 평화방송과 불교방송을 신설했다. 뉴미디어방송시대 개척을 위해 91년말 종합유선방송법이 제정됐고 95년 인공위성방송준비및 고화질 TV연구가 추진중이다. 출판분야에서는 출판사등록을 전면개방하고 월북작가작품 출판허용및 공산권자료 개방도 이루어졌다. ▷언론자유시대의 도래◁ 언론자유의 철저한 보장으로 보통사람들이 마음놓고 말할수 있는 사회가 도래했다.언론은 국가권력과의 관계에서 간섭·성역없이 자유롭게 취재·보도했고 경영자와의 관계에서도 상당한 자유와 독립이 보장됐다.기자협회 자체의 여론조사 결과도 기자의 72.7%가 언론자유신장에 대해 긍정평가했다.IPI총회 한국언론대표 기조연설에서도 『기자들은 권력기관의 반응에 신경쓰지 않는 반면,이념적인 과격주의자들을 더 무서워한다』고 했다.국제언론계에서도 한국언론의 자유실태를 신뢰하며 93년 IPI 원탁토론회및 95년 총회의 서울개최결정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평가와 교훈◁ 이제 언론의 자유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공고한 기반이 구축됐다.신문지면의 획기적 증면이 이루어졌고 전국동시인쇄·전산체제구축·뉴미디어산업 개발착수등 제작기술의 혁신이 이루어졌다.신문광고는 91년 1조1백96억원으로 87년보다 3배 증가했고 방송광고는 91년 7천6백66억원으로 87년보다 1.9배 증가했다.매체종사자수도 88년 2만2천5백20명에서 91년 3만3천8백65명으로 폭발적인 증가가 있었으며 신문·방송업이 인기직종으로 부상해 입사경쟁률도 높고 고임금체제로 정착했다. 그러나 자유에 걸맞는 책임·윤리가 정착돼야 한다는 언론계내의 새로운 자성론도 대두됐다.신문의 양적팽창에 비례하는 질적향상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언론사간 무제한 경쟁양상으로 인한 언론의 과소비비판 여론이 있으며 국제화시대에 대처하는 능력배양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민주화 계승·발전의 길/민자당 ◎평화적 정권이양에 중범/“여야합의” 직선개헌… 정통성 구축 ▷민주화시대의 개막◁ 1987년 6월29일은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고 대화와 화해의 시대를 활짝 연 역사적인 날이다.6·29 민주화 선언은 권위주의 체제를 청산,우리 정치사의 큰 흐름을 바꿔 놓았으며 비민주적이고 단절과 혁명의 과정을 겪었던 우리 헌정사를 일신했다. 정치적 경쟁의 자유,언론출판의 자유,사법부의 독립성 강화와 인권의 신장,지방자치 실시 등을 통해 보통사람들의 민주시민사회를 여는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직선제 개헌과 정통성 확보◁ 국민의 여망이었던 직선제 개헌이 헌정사상 처음 여야합의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정통성을 확보한 제6공화국이 탄생했다.또 우리 선거 역사상 가장 자유로운 경선을 실현함으로써 평화적 정권이양의 선례를 마련했다. 여야가 자유경쟁을 통한 국민의 심판을 받아 정권을 이양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전통의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의회와 정당의 활성화◁ 강력한 권한을 가진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입법권을 행사하게 되었다.국회는 진정한 정치의 무대가 됐으며 직선제에 의한 정권경쟁은 침체된 정당정치를 활성화시키는 획기적 계기를 마련했다.「거리의 정치」가 해소되고 제도권 정치의 틀이 마련됐다. ▷안정적 국정운영◁ 88년 4·26총선은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판도를 만들어 사회가 혼란하고 민생이 불안하게 되었다. 이에 민정당과 민주당 그리고 공화당은 국민을 위한 민주화를 위해 3당합당이라는 대결단을내렸으며 그 결과 민주자유당의 창당으로 나라는 안정을 되찾고 국민은 안심할 수 있게 되었다. ▷지방자치의 실시와 자율성확대◁ 지자제는 5·16혁명에 의해 중단된 이후 30년만에 처음 실시되는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지난 2차례의 지방의회 선거는 선거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공명정대하게 실시되어 선진 선거풍토조성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한껏 드높였다. ▷향후과제◁ 6·29선언 8개항의 약속이 모두 실현됐지만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부분도 없지 않다. 먼저 정치권은 국민의 의식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관에는 여전히 권위주의가 상존해 있다.때문에 민자당은 민주화과정에서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고 경제활성화등 국민의 여망을 수용함으로써 민주화를 보다 실질적인 차원에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도 정책적 배려를 강구해야 한다.
  • 14대 개원국회가 처리해야할 과제(진단)

    ◎「지자법개정안」 여·야 첨예대립 예상/「농어촌발전법개정안」등 7건 의원입법 추진/「그린라운드」대비,「지구환경특위」구성도 논의/국회법개정도 9월 정기국회까진 매듭될듯 제157회 임시국회의 소집이 26일 공고됨에 따라 14대국회는 29일 문을 열게 됐으나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정치공방으로 한동안 공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민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리해야 할 법률안과 여야가 지난 총선과정등을 통해 14대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약속한 안건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어서 이번 회기동안 국회는 어떤 모습으로든 현안문제 처리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처리법안◁ 이번 개원국회기간동안에 처리될것으로 예상되는 법안은 모두 15건. 이 가운데 지방자치법개정안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개정안은 정부가 각각 지난 5일과 23일 국회에 제출해둔 상태다. 이밖에도 정부는 6건의 법률안을 제안할 예정이며 의원제안법률안도 7건이 예정되어 있다. 정부가 제안할 법률안은 ▲군인사법개정안▲군무원인사법개정안▲기술용역육성법개정안▲기술사법제정안▲형법개정안▲공공기관등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제정안등이다. 또 의원이 제안할 예정인 법률안은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개정안▲농수산물 가공산업육성법제정안▲농수산물유통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개정안▲성폭력방지특별법제정안▲산업기술교육육성법제정안▲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제정안▲병역의무특례규제에 관한 법률개정안 등이다. 정부와 민자당은 이 가운데 지방자치법을 포함한 7개 법안은 정부의 주요정책 추진을 위해 이번 회기동안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선거 시기와 관련된 지방자치법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 법안의 처리여부가 나머지 법안의 처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개정안은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계된 소송,교육재산의 등기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시도를 대표로 한다는 내용이 주요골자다. 군인사법개정안의 주요내용은 해군의 기본병과 가운데해병과를 폐지하고 행정과등 11개 병과를 신설하는 것과 공군의 조종장교와 군필수기술분야의 준사관및 장기복무하사관의 복무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의원입법으로 제안될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 개정안은 정부가 추진중인 농어촌구조개선대책의 시행에 필요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농지소유상한을 20만㎡로 확대하고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농어민을 농업사,어업사로 선정해 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역시 의원입법예정인 성폭력방지 특별법제정안은 성폭력으로부터의 여성보호를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의 설치,성폭력관계 처벌규정 보강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전국민적인 관심과 합의속에 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여야간에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이밖에도 농수산물가공산업육성법 제정안과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제정안도 이번 회기내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당정은 기술용역육성법 개정안등 나머지 7개 법안은 국회의 운영상황을고려해 여유가 있을 경우 처리할 방침이다. ▷일반안건◁ 이번 임시국회 기간동안 여야는 법률안의 제정및 개정말고도 적게는 2개,많게는 5개까지의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4일 정년퇴임한 이재성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최종영서울민사지방법원장에 대한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 또 다음달 4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영순감사원장의 연임에 대한 동의안도 처리할 사안이다. 세계적인 환경보호정책 추세와 「그린라운드」태풍에 대비하기 위해 민자당이 제안한 국회 지구환경특별위원회의 구성문제도 여야 총무를 중심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밖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정의견을 낸 대통령선거법과 국회법의 개정도 여야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이번 회기부터 논의를 시작,9월 정기국회까지는 마무리가 될것으로 보인다.
  • “14대국회 민생현안 타결에 주력할것”/김 대표(당정회의:25일)

    ◎유가인상따른 문제점 파악… 물가영향 최소화/최 부총리/환경협약 구체화에 대비,산업계 대응책 마련/권 환경처 정부와 민자당은 25일 상오9시 정원식국무총리와 김영삼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정부종합청사에서 제4차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를 갖고 유엔환경개발회의 결과보고 및 14대국회에 제출할 입법안,국회개원에 따른 원내대책 등을 논의했다. ◎…1시간30분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정총리는 산적한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고 유엔환경개발회의 결과에 대한 간략한 보고 및 남미순방소감을 밝혔다. 김대표는 이번에 체결된 국제환경협약이 선진국의 무역규제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등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관계부처가 적절한 대책을 세워주도록 당부했다. ◎…정부측에서는 정총리를 비롯,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 이동호내무 이용만재무 김기춘법무 권이혁환경처 손주환공보처 김용채정무제1 최상엽법제처장 등이 참석했으며 당측에서는 김대표와 김종필최고위원 김영구사무총장 김용태원내총무 황인성정책위의장 박희태대변인최창윤대표비서실장 김영진기획조정실장 강용식제1정책조정실장 서상목제2정책조정실장 백남치제3정책조정실장 권해옥운영실장 등이,청와대측에서는 김중권정무수석등이 각각 참석했다. ▲정원식총리=산적한 민생법안을 국회에서 논의해 빠른 시일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당이 협조해주기를 바란다. 유엔환경개발회의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됐으나 주요쟁점사항에 대해 우리가 주도적인 조정·중재역할을 했으며 우리의 경제적 실리를 확보하기 위한 최대의 노력을 경주해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남미순방중 특히 아르헨티나의 메넴대통령은 3만명의 한국교포중 범법행위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등 한국인이 모범적이고 부지런하다고 말해 교포들이 좋은 평판을 받고 있음을 느꼈다. ▲김영삼대표=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체결된 국제환경협약은 선진국의 무역규제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큰만큼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관련 각부처에서 긴밀한 업무협조를 통해 새로운 여건변화에 따른 대책을 적극 마련해주기 바란다. 이제 환경문제는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만큼 각계각층의 폭넓은 동참과 노력이 필요하며 당으로서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이에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오는 29일 열리는 14대 개원국회가 여야합의에 의해 공동소집되지 못해 유감스럽다. 이번 국회에서 처리해야할 지방자치법 개정안등 여러 법안들이 차질없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14대 국회가 산적한 경제문제,민생문제에 대해 여야간의 충분한 대화와 타협에 의해 보다 생산적이고 능률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권이혁환경처=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는 앞으로 지구환경보전의 기본원칙이 될 「리우선언」과 그 실천계획인 「의제21」을 채택했다. 이 회의에서 지구온난화방지를 위한 「기후변화방지협약」과 생물자원보전을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협약」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1백50여개국이 서명했다. 우리나라는 기술이전문제에 대해 최대 역점을 두고 협상활동을 전개,선·후진국간의 중도타협안(공공보유 기술의 특혜적 이전)을 제안해 관철시키고 「민간기업 보유기술을 일단 사용한후 추후 적정보상」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등 여러가지 성과를 거두었다. 기후변화방지협약,생물다양성보전협약등 각종 국제환경협약이 구체화될 경우 에너지 다소비산업및 생물자원이용산업이 타격받고 수출감소가 예상되므로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체제를 구축중이다. ▲최상엽법제처=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지방자치법개정안등 정부제안법률안 7건과 의원제안법률안 7건등 총14개의 법률안이 처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법개정안▲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개정안▲군인사법개정안▲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 개정안▲농수산물가공산업육성법 제정안▲성폭력방지특별법 제정안▲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안등 7건은 반드시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하고 나머지 법률안은 시간여유가 있을 경우 처리하면 된다. ▲최각규부총리=우리의 유가는 일본은 물론산유국인 미·영보다도 싼 저유가여서 인상이 불가피했으나 이로 인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이번 인상으로 물가에 1% 영향을 미치게되며 상반기 물가인상이 4%선내에서 억제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황인성정책위의장=환경관계 범정부적 대책기구가 구성돼야 하며 민간단체도 이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정부의 투자신탁3사에 대한 증자동의안이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도록 하겠다. ▲백남치제3정책조정실장=환경처의 환경사범단속권 시·도 이관시에 공백이 생기면 곤란하므로 이때 특히 감독을 철저히하고 법을 몰라 억울함이 없도록 대국민계몽에 힘써야 한다. ▲서상목제2정책조정실장=앞으로도 계속 유가를 대폭 인상,국민심리에 여파를 미치고 경제를 불안케하는 후진적 작태를 보여서는 안된다.환율변동과 유가를 연계시켜 인상요인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소폭인상하는 등 유가인상체계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용만재무=오늘 중소기업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그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은행장들이 즉석에서 답변하는 자리를 마련한다.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담보를 늘리는 대책을 강구중이며 진성어음은 모두 가능한한 할인이 되도록 하고 4개월짜리 약속어음을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회생가능 기업 부도사태 막아야”/「중기지원대책」 간담회 중계

    ◎신용대출 확대로 실질지원 노력/이 재무/유망업체 공급분 지준서 공제를/업계 최근 자금난과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가 25일 하오 제일은행 본점에서 중기업계대표 80여명과 이용만재무장관 조순 한국은행총재 황창기은행감독원장과 시중은행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중소기업자들의 소리와 당국의 애로등이 그대로 얘기되는 등 열띤 분위기속에서 5시간동안 진행됐다.이장관은 이자리에서 『신용도가 낮고 담보물부족으로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있는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신용대출을 확대해 나가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하며 각종 지원책들을 발표했다. 박상규중소기협중앙회장은 『현재 중기는 어음할인등 금융상의 자금조달과 인력난,판매부진등 3대어려움를 겪고있다』고 지적,또 『금융기관이 회생가능한 기업을 오진,돈을 대주지않아 부도가 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선별적인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업계 대표들은 올 7·8월자금난으로 중기의 무더기도산이 우려되는 등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며 특별법 마련등의 긴급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중소기업대표들의 소리를 모아본다. ▲박창규씨(삼애리본대표)=올5월까지 3천8백여개의 기업이 쓰러진 것은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정책이 땜질식으로 운용돼왔기 때문이다.지난22일 5대시중은행들이 지준을 채우고도 7천억원이 남았는데도 중기에 대한 대출이 없었으며 은행대출담당자들은 급하게 운전자금이 필요한데도 『지준을 막고보자』며 거절하기 일쑤였다. 중기지원확대를 위해 유망기업에 대한 대출금액만큼은 한국은행이 시은의 지준에서 공제해 주면 좋겠다. 수도권에 59%가 집중된 기업들에게도 지방중기자금(A11)을 공급해 달라. 올 하반기 자금난으로 중기의 중대한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되니 만큼 특별조치법을 제정,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달라. ▲윤종석씨(영일기계대표)=무역적자의 77%는 외제기계류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현재 국산기계구입자금의 금리가 연11.5%인 반면 외화대출금리는 6%선에 불과해 자연히 금리가 낮은 외화대출을 받아 똑같은 제품을 수입하기 때문이다.이같은 금리차를 시정하는게 시급하다. 또 국산기계보다 수입기계구입에 더많은 자금을 지원하지말고 기계종류별로 다른 수입허가 창구를 일원화 해야한다. ▲김덕호씨(더코산업대표)=상반기 한은이 유망중기에 2천5백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나 고작 1천4백57억원만 방출된 것은 금융기관이 부동산등의 담보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담보력이 약하다.최소한 농공단지 입주5천개 업체에 대해서만이라도 공장부지에 대해 담보를 허용하고 제3자 담보범위도 늘려줘야한다. ▲이원기씨(원풍물산)=수출기업에 대한 지급보증은 신용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신용보증기금의 출연금을 대폭 확대해서 자금난을 겪는 중기에 보증혜택을 주고 한 업체당 보증한도를 현행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려달라.
  • “종합상사 기능강화 시급/운송·유통·창고업등 허용해야”/개방대비

    ◎산업연서 지적 무역업 개방에 대비해 국내 종합무역상사에 화물운송업· 유통업·창고업 등 관련업종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산업연구원은 23일 「종합무역상사의 역할과 기능강화 방안」에 관한 정책협의회에서 무역업 개방에 따라 예상되는 일본종합상사들과의 경쟁에 대비해 국내 종합상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화물운송업 등 무역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부문의 면허를 개방,경쟁체제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종합상사의 유통업과 창고업 진출을 위한 부동산 및 회사 지분취득에 따른 자구노력 의무를 면제하거나 완화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풍부한 자금력을 배경으로 효율적인 상사금융을 전개하는 일본종합상사에 대항할 수 있도록 국내 종합상사의 자금조달능력을 높여주려면 회사채 발행 및 증자시 제조업체와 동등한 대우를 해주는 한편 주력업체 선정대상에도 종합상사를 포함시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발표된 한일종합상사 비교현황에 따르면 일본 9대 종합상사의 지난해평균매출액은 71조8천5백76억원으로 우리나라 7대 종합상사의 평균매출액 5조6백4억원보다 14.2배나 됐다.
  • “민원행정쇄신 앞장” 안양호 총무처 제도담당관(이런 공무원)

    ◎“저희가 쉬면 국민불편 쌓이기에…”/거의 매일야근… 휴일도 잊고 개선 몰두/향군훈련 완화·건출인허 줄인건「작품」/“동사무소·인허가창구서 효과 나타날땐 보람 느껴요” 정부종합청사 11층 총무처 제도담당관실은 오늘도 밤을 잊고 있다.하오10시 이후 청사내 다른방도 간혹 불을 켜고 야근하는 곳도 없지 않으나 이곳은 「허구한 날」불이 꺼지지 않는다.직원은 12명. 책임자인 조직국 안양호제도담당관(36)은 조금전 근처 식당에서 늦게 배달돼온 간단한 저녁을 들도 곧바로 일을 계속했다. 이곳 직원들은 셀수도 없이 많은 대민행정쇄신작업을 차질없이 추진,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에 몸은 지쳤으나 모두 환한 얼굴이다. 『한마디로 말해 정부와 국민사이에 총무처가 있습니다.따라서 지난해부터 범정부차원에서 추진되는 행정쇄신업무를 담당한 저희부서가 한숨이라도 쉬면 그만큼 국민편의가 늦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해 과장으로 승진,제도담당관으로서 행정쇄신이란 어렵고도 방대한 작업을 맡은 안담당관은 불평없이 휴일도 잊고 일해온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자신도 신명나게 일하고 있다. 이곳이 범정부차원에서 행해지는 행정쇄신작업의 사령탑이자 교두보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노태우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행정의 민주화」를 위해 국민불편을 해소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행정쇄신작업. 최근엔 이 작업의 결실이 서서히 나타나고 특히 동사무소와 각종 인허가업무창구에서 그 효과가 눈에 띄고 있는데 대해 안담당관은 큰 보람을 느낀다. 그와 직원들이 함께 처리했거나 처리하고 있는 행정쇄신작업 건수는 정부가 자체적으로 발굴한 9백22건과 민간의견수용 3백70건등 지금까지 모두 1천2백92건에 달하며,1개허가당 최고 30여가지 부수허가사항이 담겨진 인허가사항을 매일 밤낮으로 살피고 정리하며 종합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처음에는 일부 부처나 행정기관에서 관행이 아니고 불편하다는 이유를 들면서 규제완화방안에 반대를 하거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안담당관이 처음으로 힘들었던 얘기를 털어놓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자가용차량이 2년에 한번씩 받도록 된 정기점검제도 폐지를 입법예고한뒤 이를 실현시키자 주위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당시 일본과 우리나라만 존치해온 이 제도가 업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폐지되면서 행정쇄신의지는 전국에 확산됐다. 『행정쇄신작업에는 나름대로 살펴볼때 2가지 측면이 있습니다.하나는 국민에 불편을 주는 제도를 고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마련된 제도는 확고히 지켜나가며 예외를 두는 부조리를 없애는 것이지요』 「어려운 행정민원은 높은 사람을 찾아가야 한다」는 국민들의 부조리심리도 행정개혁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란 말이다. 고려대 행정학과 4년시절인 지난 78년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졸업해부터 임용돼 장교로 복무한뒤 줄곧 총무처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통이다. 그가 행정쇄신작업을 담당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공무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외무성장학금으로 런던대학교 정치경제대학에서 2년간 비교행정학을 전공한 안담당관은 유학시절 줄곧 「어느 것이 국민편의를 위한 행정인가」가 주된 연구 과제였다. ◎「수출품 검사」폐지,기업활동에도 일조/올해초 「민원행정기준표」발간 큰 수확 많은 불편을 국민에게 주었던 게 사실인 예비군훈련의 완화,민방위훈련이 전시대비훈련에서 재난대비로 간소화된 것,수출품검사제도 폐지,각종 건축관련인허가사항 통폐합및 간소화 등 수백가지의 행정쇄신방안들이 이 사무실을 거쳐 나왔다. 올해 초 관보로 나온 7백26쪽짜리 「민원행정기준표」도 이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다. 모두 3천8백73개의 민원사무별 총정리기준표인 이것은 앞으로 특수법인과 공공단체가 다루는 민원사무도 포함시켜 올 연말이면 2배분량으로 늘어난다. 『앞으로 이같은 민원지침서가 간략하면서도 자세히 세분화돼 곳곳에 배치되면 민원업무를 한눈에 볼수있어 조금이나마 편리를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행정규제자체가 국가의 정책과 직결돼 불편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안담당관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물가를 올리는 요인이 된다할지 아니면 그린벨트처럼 반대편의 대가가 큰 행정규제 또한 풀기 어려운 것들이다. 『시대적인 요청으로나 국민적 관심에 비춰볼때 아직 미흡한 부문도 많습니다』 안담당관의 문제점 예시이다. 예를 들어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때 가격심사제폐지안 등은 개선절차에서 시간이 오래걸려 아직 관심도에 비해 더딘 것이고,그린벨트등 부동산 관련규제는 기존 정책테두리내에서는 개선에 한계를 느끼는 부문 등으로 안담당관등이 밤샘으로 매달리는 사안들인 것이다. 앞으로 각 부처가 행정쇄신대책반에 여론수렴창구를 설치,일반국민은 물론 전문가 소속공무원들의 의견을 상시 듣기로 한 방침은 바로 이같은 문제점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힘들게 일해 얻은 성과가 국민들을 위해 나타나는 결과를 보며 흐뭇해하는 안담당관은 마지막 전철시간에 쫓겨 퇴근하는 여직원을 배웅한다.
  • 총성없는 전쟁/기업정보전 뜨겁다/주요그룹·증권사 「현황」 점검

    ◎삼성/영업망 총동원 신뢰도 “최고”/두산/페놀사건때 여론정확히 분석/경쟁사간 역정보·악성루머 흘리기도 개방화 국제화와 경제규모의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의 정보전도 뜨거워지고 있다.이제 정보는 곧 「돈」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정보는 기업의 사활과 직결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그룹이나 기업에서는 기획실·비서실 내에 정보전담직원을 두고 국내외기업및 경쟁사들의 경영진 움직임은 물론 경제관련부처의 정책방향등 경영정보와 청와대 국회 법조계 군의 동정및 인사등 정치정보도 수집·분석하고 있다.또 전국에 깔린 지사·영업망을 이용하거나 전직원까지 동원해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있다. 그룹 기업의 정보력은 오너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있느냐에 따라 크게 차별이 난다.또한 자동차·가전·유흥분야 등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재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일수록 정보의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고 있는 편이다. ○자체시스템 보유 정보라고 하면 곧 삼성그룹을 생각할 정도로 삼성의 정보망은 탁월하고 정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삼성그룹은 그룹차원에서는 비서실내 경영관리팀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있다.그룹 직원들은 각자가 보고 들은 정보들을 「토픽스」라는 그룹정보시스템에 입력,필요한 사람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삼성그룹내에서도 특히 정보력이 우수한 곳은 삼성물산이다.삼성물산은 70여개의 해외지사를 통해 현지의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출세할 가능성이 있는 군·공무원들을 미리 점찍어 평소에 「관계」를 돈독히 해 막강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과 코오롱그룹도 80년대 중반부터 전산정보시스템을 가동,정보능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있다. 두산그룹은 「봉화시스템」이라는 전산정보체제를 구축,계열사 직원과 전국의 영업망을 통해 각종 정보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들을 하루에 2천건정도 모으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4월 페놀사건으로 그룹최대의 위기를 맞은뒤 국민들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봉화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박용곤회장이 물러나고 정수창회장을 맞아들임으로써 이 사건을 수습한 것도 이 시스템을 통해 악화된 국민여론이 회장 사퇴로만 수습될 수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코오롱그룹은 「키킨스」라는 정보시스템을 이용,직원들이 수립한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 직원들은 과단위로 할당된 월정보량을 보고하고 과별로 실적이 좋은 부서에 대한 시상도 하고 있다.계열사중 코오롱상사의 정보력이 우수하다는 평이며 특히 북방관련정보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상대적 낙후 이밖에 럭키김성 대우 선경 한일 기아등도 비교적 정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현대그룹은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뒤진다는 평이다.오너가 정보를 별로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데다 중공업과 건설을 중심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세밀하고 섬세한 정보활동보다는 정부의 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정보의 중요성은 국제그룹의 양정모 전회장이 5공국회청문회에서 『국제그룹의 해체사실을 가장 늦게 알았던 것이 국제그룹 관계자들이었던 것같다』고 후회했던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국제그룹의 해체직전 다른 모그룹도 해체계획이 확정되어 청와대에 보고까지 됐으나 이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그룹회장이 계열사를 처분하고 부동산을 매각하는 한편,정부에 강력한 로비활동도 펼쳐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재계의 공공연한 비밀로 돼 있다. 개별사의 정보만으로는 아무래도 안심할 수 없어 현대·삼성등 7개 종합상사와 주요 증권사들은 정보관계자들이 수시로 만나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또한 같은 업종일 경우에는 경쟁이 치열한 관계로 정보를 주고받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업종의 정보관계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정보가 곧 돈으로 통하는 증권계의 정보력은 아주 돋보이는 편이다.증권계에는 증권사의 정보관계자들 외에도 기업의 정보관계자,안기부 치안본부 보안사 검찰 국세청등 정부의 정보관계자들,정보에 밝은 일부 큰손들까지 가세해 일종의 정보시장을 이루고 있다. ○큰손들 주정보원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지난해 10월 공식 발표되기전인 지난해 7월 이미 증권가에는 세무조사설이 흘러나왔으며 언론들이 추징세액이 2백억∼3백억원이라는 보도를 하고 있을때 증권사들은 추징액이 1천억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기업들끼리 역정보를 흘리기도 하고 다른 기업에 타격을 주는 악성루머(정보관계자들은 이런 루머를 「냄새가 난다」고 표현함)를 퍼뜨리기도 한다.증권가에는 어느 기업의 자금난,모그룹 회장의 여성스캔들,모자동차 및 가전제품의 품질이 엉망이라는 등의 악성루머가 꼬리를 물고 있다.
  • 제조업(경제 거품걷히는 현장:3)

    ◎재고몸살속 기업부도 속출/경쟁력 잃은 중기,월6백사 폐업/제조업 가동률·무역수지 점차 개선/호황기때 「재테크」에 쏠린 회사 “휘청” 인천시 청천동 대우자동차 공장안 2만2천평 규모의 야적장에는 갓 출고된 3천대의 자동차가 빽빽히 들어차 있다. 구미·양산·부산 등에 있는 야적장도 사정은 똑같다. 늘어나는 재고를 더이상 감당할 수 없어 지난 4월20일부터 야간작업을 중단하고 주간작업만 하는등 조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아시아자동차는 늘어나는 재고때문에 10일부터 대형트럭의 생산을 아예 중단해 버렸다. 현대·기아등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비슷한 실정이다.현대자동차는 쏘나타·그랜저·스쿠프를 생산하는 울산 제2공장과 엘란트라를 만드는 울산 제3공장의 조업시간을 지난 15일부터 2시간씩 단축하고 있다. 5월말 현재 자동차 재고는 6만1천4백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8천5백대에 비해 무려 1백15%나 증가했다. 견실한 기업으로 소문난 포항제철도 철강재고가 5월 현재 62만5천t이나 된다.지난해의 53만t에 비해 10만t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재고가 이처럼 늘어남에 따라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꺼려 올 1·4분기중 설비투자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8% 보다 현저히 낮은 8.6%에 그쳤다. 여기에다 중소기업은 인력난까지 겪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중소기업의 기능직 인력부족률은 22%에 이르고 있다. 판매부진과 인력난은 자금난까지 불러 4월 현재 중소기업의 어음부도율은 0.84%로 지난해 12월의 0.6%보다 0.24%포인트 높아졌다. 한달 평균 6백여개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제조업들의 이같은 재고증가·인력난·자금난에 대해 문학모한국은행조사2부장은 『현재의 인력난이나 어음부도증가는 산업구조조정 과정과 거품경제가 해소되어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 결과로서 보다 착실한 성장을 위해 이같은 아픔은 반드시 겪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논노·대미실업·아남정밀등 올들어 부도를 낸 14개 상장사의 부도원인은 대부분 무리한 사업확장,과도한 부동산매입,경기둔화에 따른 판매부진,자금난 등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압다이오드의 국산화에 성공,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까지 받았던 동성반도체가 일본 경쟁업체의 지속적인 덤핑공세와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긴 했지만 이같은 예는 드문 편이다. 현재 제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86년부터 88년사이 거두었던 막대한 무역흑자가 생산적인 부문에 투자되지 못하고 부동산과 증권등 재테크에 쏠렸던 결과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형편이 좋았던 시절 우리경제는 경쟁력을 높이기 보다 투기와 소비만을 확대해 실속보다는 거품만을 잔뜩 부풀렸던 셈이다. 기술은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임금은 잔뜩 올라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 섬유·신발·전자조립등 노동집약형 업종의 휴·폐업이 특히 많은 편이다. 제조업의 사정이 나쁘다 하지만 현재의 생산활동은 호황기였던 87∼88년보다 오히려 활발하다. 올 4월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1.8%로 87∼88년의 81.3%보다 0.5%포인트가 높다. 제조업의 가동률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다 무역수지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 5월말 현재 수출은 지난해 보다 9.1%가증가한 2백97억달러,수입은 2.7%가 증가한 3백45억달러로 48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중 무역수지적자는 63억달러로 15억달러가 개선된 것이다. 1·4분기중 설비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으나 상대적으로 건설투자의 증가세가 지난해 18.2%에서 4.0%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투자의 내용면에서는 건실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앙대 이상만교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긴축에 따른 기업의 부도 및 실업률 증가는 정책당국에 많은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 『그러나 앞으로 국제수지 적자를 줄이고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국내성장목표를 잠재성장률 추정치인 7% 이내로 설정,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경제안정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현재 강력히 추진중인 긴축정책아래 제조업의 경쟁력강화와 성장잠재력 활동을 위한 기술개발,설비투자 지원등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면서 우리산업의 취약부문인 에너지 절약과 환경산업의 육성을 위한 지원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 “무분별확장 규제 업종전문화 지원은 계속”/기획원­재계 간담회

    정부는 재계의 여신관리제 완화요구와 관련,업종전문화를 위한 지원은 지속해나가되 무분별한 부동산매입이나 기업확장에 대해서는 제도를 더욱 엄격히 운용해나가기로 했다. 또 금융비용절감을 위해 부가가치세를 인하해달라는 업계의 요구는 수용하지않기로 했다. 한갑수 경제기획원차관은 17일 낮 무역클럽에서 전경련등 업계 관계자와 「경제활력회복을 위한 월례정책간담회」를 갖고 재계가 지난 회의때 요구한 정책건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차관은 이날 『여신관리제가 기업과 금융기관의 자유로운 경쟁과 성장을 제약하는 면도 있지만 초과자금수요가 상존하고 대기업의 소유분산이 미흡해 기업의 성장혜택이 소수계층에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이를 폐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부동산시장(거품 걷히는 현장:1)

    ◎부동산값 수직하강속 거래도 “동면”/“적정가 회복기”… 94년까지 이어질듯/공급물량 확대·투기차단 정책 “주효”/올들어 2백69업체 도산·중개업자 폐업 속출 지금 우리 경제는 부도를 내고 도산하는 기업이 늘고 증권시장이 장기침체에 빠져 있는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동안 오르기만 했던 주택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을 비롯,부동산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기업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고 일부에서는 우리 경제를 본격적인 침체국면으로 보아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정부와 관변경제 전문기관들은 우리의 잠재성장력을 넘는 그동안의 과열이 진정되고 정상적인 궤도를 찾는 조정으로 진단하고 있다.이른바 거품이 걷히고 있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과열상태와 비교하면 당연히 지금이 어렵고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다.그러나 이 고통을 겪어야만 보다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성장의 기반도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부동산·증시·제조업등 거품이 걷히는 현장을 살펴본다. 오는 7월 분당신도시의 입주를 앞두고 있는 회사원 박정인(43)씨는 요즘 큰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이사를 가기위해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은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도무지 찾아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지난해초까지만 해도 3억원을 호가하던 아파트 값도 절반인 1억5천만원까지 내려갔으나 팔리지 않고 있다. 새로 분양받은 신도시아파트 분양가 1억2천만원을 빼고도 2억원 가까이 벌었다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샀던 것도 어느덧 옛얘기가 돼 버렸고 중도금을 내느라 주위에서 빌려쓴 돈의 이자를 갚느라고 하루하루를 허덕이고 있다. 남들이 떼돈을 버는 것을 보고 뒤늦게 「집장사」에 뛰어든 김모씨는 지난해 퇴직금과 그동안 저축해둔 돈 2억여원과 집을 저당잡혀 빌린 돈,친인척등에게 융통한 돈등 5억여원으로 강북의 자투리땅 4백여평을 사 27평 연립주택 12가구를 지어 올 4월부터 분양에 들어갔으나 지난해보다 분양가를 평당 1백만원이나 내렸음에도 아직 2가구 밖에 팔지 못했다.생각다 못해 지난달 말에는 친구에게 다시 돈을 빌려 주택바닥을 수입대리석으로 바꾸고 가구마다 1백만원 가까운 바이오에어컨을 설치했음에도 문의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어 김씨를 더욱 초조하게 하고 있다.만일 이달말까지 팔리지 않으면 앉은 채 도산할 수 밖에 없다며 본전만이라도 건질 수 있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국내 경기를 주도하며 한껏 부풀어 올랐던 부동산경기가 1년째 계속 주저앉으면서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1년전 13억원까지 치솟았던 서울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 65평은 6억원대로 6억∼7억원이 떨어졌으며 4억원이상을 호가하던 목동의 45평형 아파트도 최근 60%가량 내린 1억8천만원에 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이와함께 지난 88년부터 연평균 27.4,32.0,20.6,12.8%씩 꾸준히 올랐던 땅값도 경기하락과 토지공개념관련법 시행등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시책으로 올들어서는 1·4분기중 상승률은 0.43%로 크게 둔화됐다.지가변동률을 조사하기 시작한 지난 75년이래 처음으로 올해는 땅값이 5.9%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실제 한때 평당 1천만원을호가하던 서울 테헤란로주변의 땅값은 최근 7백만∼8백만원선까지 내렸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한달만 열심히 뛰면 1년동안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부동산중개업도 부동산경기 침체로 일거리가 없는데다 당국의 단속도 강화돼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지난해 7월까지는 신규개업 업소가 폐업의 숫자를 앞질러 매달 평균 1백여개 업소씩 늘었으나 지난해 4·4분기중 1천59개 업소가 줄어든데 이어 올해도 5월말까지 2천2백97개 업소가 더 줄어들었다. 이같은 부동산경기 침체여파로 건설업계의 부도도 속출,올들어 5월말까지 2백69개 중소주택건설업체가 도산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도산율이 무려 3백60%나 늘었다. 또 지난 89년 분양 초기에는 1백대 1의 비율을 가볍게 넘기던 신도시아파트들이 최근에는 3순위자까지 분양신청을 받는가 하면 분양 민간아파트의 20% 이상이 채권 1만원에 당첨되는 등 인기하락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80년대 말부터 역시 부동산경기 호황을 누렸던 미국·일본등 선진국에서도 90년에 접어들면서 땅값,집값이 절반이상으로 떨어지는 「거품」해소의 고통을 겪고 있으며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던 은행등 금융기관도 연쇄도산하는 등 부동산침체에 따른 심각한 휴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문화부동산의 조철기씨는 부동산가격의 하락추세가 앞으로 1년이상 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 가격보다 최소한 10% 정도 더 내려야 바닥권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허상목건설부주택국장은 현재의 부동산가격 하락추세는 과거 4∼5년간 우리 소득수준,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어 올랐던 땅값·집값이 적정한 수준을 회복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시책이 지속되고 물량공급이 계속되는 한 하락세는 오는 9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내년 94년이 내집마련 적기/주택경기 침체 당분간 계속/국민가계연

    주택경기가 앞으로 최소한 1∼2년은 계속 침체될 것으로 전망돼 내년이나 내후년이 내집마련의 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민은행 부설 국민가계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당분간 지속될 국제수지 적자,시중자금사정 악화 등으로 경제여건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실물경제의 호전과 함께 건설경기의 활황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나아가 토지공개념 등의 정부정책과 주택물량의 초과공급을 감안할때 주택경기는 1∼2년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토종합개발 정책,택지부족현상 등 지가상승 요인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으나 과거와 같은 지가의 폭등현상은 나타나지않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침체국면,조정국면을 거친후 소폭의 지가상승이 이루어지는 안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여러요인들을 감안할때 현재 침체국면을 맞고있는 주택경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내집마련은 내년이나 내후년이 적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경기순환은 10년주기의 대순환 구조와5년주기의 소순환 구조로 나타나고 소순환 구조는 다시 2∼3년 호황,2∼3년 불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감안할때 91년초 이후 이어지는 현재의 침체국면은 향후 수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증시,월말엔 다소 활기” 기대 섞인 전망/올해 주가동향과 예측

    ◎개방 호재불구 올 최고치보다 1백22P 추락/바닥권 인식… “국회 개원되면 경제관심 높아질것”/특융·증안기금 약효 의문… 6공 최저치에 근접 증시가 계속 뒷걸음치고 있다.종합주가지수와 고객예탁금이 연중 최저치를 연일 깨뜨리는 등 무기력증세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연초 종합주가지수는 6백24.23으로 출발,지난 2월8일에는 6백91.48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1개월 남짓한 사이 활기를 찾기도 했지만 지난 5일의 종합주가지수는 5백69.20으로 주저앉았다.증시개방 5개월만에 종합주가지수가 올 최고치보다 17.6%가 떨어진 셈이다. 지난 4월 이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대부분 6백선을 밑돌았다.특히 지난 5·27 투신정상화조치 이후에도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을 치고 있다.이 때문에 주가는 6월 들어 올 최저치에 육박하거나 최저치를 깨뜨리고 있다.최근에는 6공 출범후 최저치인 지난 90년9월17일(5백66.27)의 기록을 장중에 밑도는 현상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이 때문에 증시안정기금은 지난달 26일 이후 1천억원을 쏟아 부으며 6공최저치의 붕괴를떠받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의 하락과 함께 고객예탁금도 계속 줄어들어 증시의 상황은 어둡기 짝이 없다.지난 1월30일 1조6천9백26억원이던 고객예탁금은 지난 3일 1조2천4백26억원으로 줄었다.4개월 동안 무려 4천5백억원이 증시를 빠져나간 것이다. 증시와 부동산의 동시침체로 시중의 부동자금은 수익률이 확정된 증권사와 은행의 채권및 고수익금융상품으로 몰려들고 있다.지난 5월말 현재 세금우대소액채권·금전신탁등 채권 및 금융상픔의 수신고는 지난 연말보다 12조나 늘어났다. 증시개방 원년이라는 최대 호재와 「5·27」조치후에도 주가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실물경제가 부진하기 때문이다.개방 첫달에는 증시개방의 기대감과 PER(주가수익비율)가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들의 활발한 매수로 증시가 오랜만에 활기를 보였었다.그러나 실물 경제도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개방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사라지자 지난 2월초부터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5·27」조치에도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5·27」조치가 투신의 매수능력을 늘린 것이 아니고 매물부담을 줄인데 불과하기 때문이다.장기적으로는 증시에 보약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별 약효가 없다는 판단이 널리 퍼져있다.게다가 「5·27」조치를 전후해서 국내 유가인상,원자재가 상승,5월의 무역수지 적자확대등 악재가 때맞춰 나타난 것도 이 조치의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분석이다. 증권관계자들은 현 증시침체의 주요인을 수출부진과 무역수지적자등 실물경제부진으로 보고 있다.또 통화긴축으로 인한 자금난·정국불안·상장사의 잇따른 부도,정부와 현대그룹의 갈등,신산업정책처럼 실체가 없는 정부의 눈에 안 띄이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그러나 6월의 무역수지적자가 줄어들고 5·27조치 후의 대기매물도 이번 주에 대부분 소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이달 말부터 7월에 걸쳐 주가가 다소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현재의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도 주가반등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근거로 꼽힌다. 동서증권의 양호철부사장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달말쯤 국회가 개원되면 경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며 『7월부터 「5·27」조치의 약효가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장세가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신경제연구소의 박정욱전무는 『최근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주가 바닥의 징후』라고 지적하고 『이번주 기관이 매물을 소화한 뒤에는 다소 분위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증시는 한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등 모든 분야의 실상이 반영되는 거울이다.때문에 증권당국의 인위적인 부양책의 효과는 항상 단기간에 그치게 마련이다.지난89년 이후 20여 차례에 걸친 크고작은 부양책들이 이를 증명한다.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항상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증권당국과 투자자들이 함께 되씹어야 할 교훈이다.
  • 안정화시책 지속해야(사설)

    우리경제가 불황의 늪으로 빠지고 있는가.그렇지 않으면 과열경제에서 정상적인 경제궤도로 연착육하고 있는 것인가.최근 우리경제를 놓고 관변 이코노미스트와 경제계사이에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양측의 상반된 진단으로 인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가고 있고 일부에서는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경기가 불황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는 경제계는 그 논거로 최근 자금란,고금리,기업의 연쇄도산,수출부진,증시침체등 일련의 경제현상을 지적하고 있다.경제계의 주장대로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많은 기업들이 도산을 하고 있고 연초에 약간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5월들어 다시 부진상을 보였다.증시는 한은의 특융지원에도 불구하고 장세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불동산 역시 올들어 거래가 거의 중단되고 땅값과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우리 기업의 안팎을 둘러싼 미시적 경제환경들이 침체쪽으로 기울어 있다.기업들이 체감으로 본 경기가 불안하거나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관변 이코노미스트나 학계는 현재의 우리경제 상황을 과열의 진정 내지는 거품경제의 해소 과정에서의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그 논거로 지난 몇년동안 과열을 주도했던 부동산과 주식가격의 하락및 과소비의 진정을 내세우고 있다.또 지난 1·4분기 국민총생산(GNP)성장률이 7.5%를 기록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를 보는 시각은 그 각도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나 문제는 쌍방의 견해가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있다.또한 경제계의 주장을 수용하여 경기자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가에 있다.기업 자금란 해소를 위해 통화공급을 늘리고 김리를 인하할 수 있는지를 반문해 보아야 한다. 앞으로 있을 대선등 정치적 요인을 감안하면 통화양을 늘릴 수가 없다.지난 1년동안 총수요관리의 강화를 통해서 겨우 안정쪽으로 바꾸어 놓은 경제기조를 허물어뜨리는 것을 국민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다.금리 역시 인위적으로 인하할 수는 있지만 자원배분의 왜곡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다. 그럼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과거처럼 금융및 세제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가.이문제의 해답도 노(NO)이다.수출드라이브정책은 미국등 선진국과 통상마찰을 빚을 우려가 있다. 대내적으로도 물가때문에 통화를 풀어 수출기업을 지원하기가 어렵다.증시 또한 한은특융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인위적인 부양의 어려움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경제상황을 연착육의 단계로 본다면 경제계의 주장은 받아들일 여백이 전혀 없다.정부와 경제계는 소모적인 경기논쟁을 벌이기 보다는 거품경제의 해소과정에서 파생되고 있는 진통을 이겨내는 지혜와 대안을 찾는데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정부는 일관성있게 안정화시책을 추진해 나가고 기업들은 재고조정등 경기대응능력을 길러 나가야 할 것이다.대증요법적인 부양책보다는 안정을 바탕으로한 경쟁력 배양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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