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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엄] ‘장기불황’ 일본의 교훈

    최근 일본경제불안설이 고개를 들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10여년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원인과 교훈에 대한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았다.일본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자는 것이다. 일본은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툭하면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우리의 부동산 투기과열 현상에 잘못 대응하면 우리도 일본식 장기불황에 들어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대한매일은 일본경제전문가인 고용수(高瑢秀) 한국은행 아주팀장과 KDI의 일본 관련 보고서 작업에 참여한 우천식(禹天植) 장기비전팀장의 대담을 갖고 일본의 장기불황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교훈 등을 짚어봤다. ◆고용수 팀장-일본 경제가 위기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봅니다.한국은행 도쿄사무소에서 5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일본사람들은 엄살이 심하다는 것입니다.자그마한 어려움도 마치 위기처럼 말하곤 합니다.일부에서는 일본이 위기불감증에 걸렸다는 지적도 하지만,일본에는 위기의 분위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우천식 팀장-최근 장기침체라고 하는 것은 1980년대 후반에 일본경제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죠.10년 장기불황에 비하면 최근에는 새로운 균형기에 접어들었습니다.KDI는 ‘일본경제의 10년 불황에서 배워야할 교훈’보고서에서 세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첫째는 성공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것이고,둘째는 10년동안의 점진적인 체질개선 노력으로 최소한의 안정을 되찾는다는 것입니다.마지막 시나리오는 구조적인 침체로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것입니다.저는 일본이 어느 정도의 조정기를 거쳐 회복의 발판을 마련해 안정될 것으로 봅니다. ◆고 팀장-일본의 구조조정은 10년동안 진행돼 왔지만,한국식 관점으로는 성과가 없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습니다.하지만 일본의 구조조정은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영·미식과 다릅니다.일본은 이해관계자 모두를 중시합니다.따라서 쉽게 구조조정을 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앞으로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일본이 공적자금을 투입할줄 몰라서안하는 게 아닙니다.우리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일본사람들은 은행 책임을 정부로 떠넘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우 팀장-일본이 불황을 겪게 된 원인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일본의 침체는 우리의 외환위기 전개과정과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일본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 비정상적인 거품이 생겼고 과감히 금리를 올렸어야 했는데 방치하지 않았습니까?그런 경험은 최근 우리의 거시정책 운용기조에도 함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고 팀장-일본경제의 장기불황은 버블(거품) 붕괴와 정책 타이밍의 실기에서 촉발됐습니다.85년 플라자합의 이후 87년까지 엔화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진작 정책을 폈고 13개월동안 재할인율을 무려 2.5% 포인트나 내렸습니다.이것이 부동산 버블을 가속화시켰어요.경기과열 조짐을 느낀 일본은 89년까지 5차례에 걸쳐 금리를 3.5%포인트 인상해 긴축정책을 폈지만 이미 타이밍을 놓친 뒤였습니다.버블이 고조됐을 때 긴축정책을 폄으로써 붕괴를 가속화시킨 셈입니다.우리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중동정세불안 등 대외경제불안 요소가 있어 금리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일본의 실패 교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우 팀장-일본의 금리정책은 미온적,사후적이었고 미국은 과감한 선제적인 정책을 취해 안정적인 기조를 마련했습니다.일본의 경험은 금리인상의 폭과 점진적인 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금리인상의 충격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일본은 자산 디플레와 주가하락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우리는 주가는 보합·안정화돼 있고 부동산가격이 오르는 양상입니다.일본의 경우 기업들이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어 버블이 꺼지는 데 민감하지만 우리는 개인이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거시정책적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 팀장-금리를 올려야 한다기보다는,금리 인상의 폭을 생각하면서 점진적인 인상을 생각해야 합니다.80년대 후반 일본에서는 실물시장이 주식시장을 주도했지만 금융시장이발달한 요즘에는 금융의 영향이 더 큽니다.일본의 상황을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정책의 타이밍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우 팀장-일본 경쟁력의 한계에 대해 논의는 많지만 아직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경쟁력의 한계는 80년대부터 나타났습니다.일본은 경제주체간 긴밀한 거래를 하면서 자체 조달하는 구조입니다.경쟁·비경쟁이 결합된 이중구조이기도 하지요.하지만 이런 자급자족·폐쇄형 경제는 세계화에 직면하면서 한계를 보여줬습니다.재정과 금융정책을 통한 거시적인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시스템 전환에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고 팀장-거기에는 관점의 차이가 있습니다.경쟁을 중시하는 미국식 경제는 세계화의 흐름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회계부정 등으로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일본식 자본주의 모델이 세계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이 자신들의 모델을 바꿔서 경쟁력을 확보할 지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한국은 미국식 스타일에 접근해 가고 있지만,일본의 장점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일본의 장점은 경영자·노동자의 장기적인 관계를 중요시하는데 있습니다.경쟁과 협조 가운데 협조에 무게를 뒀던 일본식 경영방법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우리는 미국식 장점과 일본식 장점을 지혜롭게 조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우 팀장-맞습니다.미국의 최대장점은 개방성과 유동성에 있습니다.일본의 폭넓은 관계지향성은 그동안 폐쇄적인 범위내에서 이뤄져 왔지만 앞으로는 개방적인 관계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일본의 모든 것을 폄하하기보다는 단점을 생각하면서 학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지난 5년동안 우리가 받아들이려고 했던 글로벌 스탠더드를 다시 평가하는 게 우리의 새로운 과제입니다. ◆고 팀장-장기불황 속에서도 일본 대기업들은 중국에 진출해 연구개발에 투자합니다.이런 노력들은 설비투자 지표에 반영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일본의 생산능력 자체를 축소해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일본 기업들의 이런 노력을 우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만 일본은 정부의공공적인 측면을 중시합니다.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40%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공재를 만든다는 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우 팀장-대기업 중심인 우리의 경제구조는 일본과 비슷하지만 일본에 비견할 실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요.허리에 해당하는 중견기업들이 특히 취약합니다.성장동력이 취약하다는 것입니다.이런 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정부가 새로운 역할을 하도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팀장-일부에서 일본이 디플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를 부양시킬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만,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일본은 연금·고용 등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가 늘지 않고 저축률이 상승했습니다.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으면 경제가 회복되기 어렵습니다.일본이 엔화약세 정책을 펴기도 어려울 것입니다.과잉고용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본은 해고보다는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감축 등의 방법을 택했고 우리는 해고를 택했습니다. ◆우 팀장-외환위기를 겪은뒤 우리나라에서는 글로벌 시스템이 모범답안처럼 돼버렸습니다.미국식 인력구조의 문제점은 인적 자원 투자가 약하다는 것입니다.실험적인 제도를 도입하면서 부작용도 많습니다.일본 시스템의 장점은 사람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지요.일본식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식 인센티브 성과주의에 의존하다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고 팀장-일본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된 사람들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고이즈미 내각의 목표는 ‘국민 모두가 개성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경제사회 구축’을 내걸 정도로 사람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우 팀장-우리는 5년동안 심층적인 구조조정을 했고 최저생계비 등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했습니다.하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의 정서는 ‘능력이 없어 구조조정을 당한다.’는 것이지요.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사람이 불이익을 당한다면 사회적인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재교육과 재배치 등에 대해 국가는 고민해야 합니다.범국민적인 동의가 없다면 시스템의 위기가 올 수있습니다.구조조정 과정의 피해를 국가가 최소한 보상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박정현 김유영기자 jhpark@ ◇고용수 한국은행 조사국 해외조사실 아주팀장 ▲47세 ▲연세대 경제학과 ▲81년 한은 입행,조사국·기획국 등 근무 ▲도쿄사무소(94년 10월∼99년 6월) 근무 ◇우천식 KDI 장기비전팀장 ▲42세 ▲서울대 경제학과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석·박사 ▲클렘슨대 경제학과 교수 ▲저서 ‘위기극복이후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지식기반경제발전 종합전략’ 등 다수
  • 국감 하이라이트/ 재경위 “금리인상 시기 놓쳤다”“집값폭등 韓銀에 책임”

    24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금리인상의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다.부동산투기과열 현상의 원인이 저금리정책을 편 한은에 있다는 ‘책임론’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의원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1년전부터 나타났기 때문에 금리로 막기에는 기회를 놓친 느낌”이라며 “한은이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까닭은 미국 경기 하강 가능성 등 대외변수 때문이 아니라 가계부채가 부실덩어리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같은 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그동안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우려하는 지적을 했는데도 한은은 별 문제가 없다고 얘기해 왔다.”며 부동산 가격 급등은 금리정책 실패의 결과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선제적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안정시켜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며 “한은은 과연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라고 질타했다.한나라당 김정부(金政夫) 의원은 “부동산 버블(거품)이 붕괴되면 제2의 금융위기로 확산될 조짐이 있는데도 미국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예방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따졌다.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의원은 “부동산 가격폭등 과정에서 통화당국이 한일이 뭐냐.”고 질문했다.같은 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총액대출한도 축소는 기업의 자금사정만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김동욱(金東旭) 의원은 “시중에는 300조원의 대기성 자금이 갈곳을 몰라 방황하고 있다.”면서 1·4분기에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했어야했는데 실기(失機)했다고 지적했다.안택수(安澤秀) 의원은 “금융거품이 경기후퇴나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면서 선제적인 금리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금리인상에 부정적이거나 오히려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의원은 “통화량 축소가 급선무이지만 금리인상을 통해 통화량을 축소하는 것은 부작용이 심각하다.”면서 “총액대출한도를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견해를 냈다.같은 당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미국 경제가 다시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통화환수를 중단하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도쿄 이야기] 공무원 임금 삭감과 고이즈미내각의 미래

    일본 여당의 국회의원과 식사를 하면서 화제가 공무원 월급으로 옮겨간 적이 있다.이 의원은 국회에서 공무원 월급을 조정하는 인사위원회에 참석하고 왔다면서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일본 공무원 월급이 깎입니다.긴축재정을 폈던 하마구치(浜口) 내각 이후 월급 삭감은 고이즈미(小泉) 총리가 처음이에요.70년 만이죠.하마구치는 테러리스트에게 저격을 당했지만.” 동석했던 주일 미 대사관의 관리는 “몇십년간 미 정부에서 일했지만 월급이 깎인 적은 없어요.나라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 사기에 관련된 문제인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이날 화제를 뒷날 일본인 공무원에게 들려줬더니 “월급뿐 아니라 퇴직금도 깎이게 됐다.”고 쓴웃음이다. 39살인 이 공무원은 일본의 거품경제가 붕괴 직전인 1980년대 후반 관가에 발을 들여놓았다.그는 “부동산회사,대기업에 들어간 대학 동창생들이 입사4∼5년 만에 수천만엔짜리 집을 산다고 자랑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그들에 비하면 공무원 월급은 ‘쥐꼬리’였다. 거품이 꺼지고 불황이 10년 이상지속되고 있는 지금 “상황이 역전됐다.”고 했다. 아직도 통근 전철 1시간 거리의 비좁은 정부 관사에서 살고 있는 그는 비록 집은 없어도 그런대로 만족하고 산다.10년 전 집 자랑을 하던 동창생들은 구조조정을 당하고 직장에 남아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라이언 재상’으로 불렸던 하마구치가 저격당한 것은 공무원 월급을 깎았기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긴축정책이 그를 비극에 빠뜨린 것은 분명하다.그는 당시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한 군비 삭감을 내세우고 런던 군축회의에 참여한다. 그러나 기세등등하던 군부가 군 예산을 깎는 그를 가만둘 리 없었다.공교롭게도 하마구치 정권 출범 직후 일본은 미국의 대공황 여파로 300만명에 이르는 실업자가 생기고 만주사변이 터지면서 하마구치의 야심찬 정책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2002년.미국과 일본의 동시 불황,재정 건전화를 위한 긴축 노선,긴축을 위한 공무원 월급 삭감과 공공사업 축소.그리고 할아버지가 하마구치 내각에서 체신상을 지낸 고이즈미 총리.그 일본 의원은 “고이즈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라며 자못 궁금한 표정이었다. 황성기 특파원marry01@
  • 막말 국감장 ‘감사’가 없다

    올 국정감사가 초반부터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16일 국감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미 정책·예산 감사라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다.대선을 의식해 국감을 선거장으로 활용하는가 하면,사소한 문제가 감정싸움으로 번져 고성이 오가는 등 추태도 여전했다. ◇혹시?역시!-현 정부의 마지막 국감인데다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부동산 대책과 대중(對中) 마늘협상,칠레 자유무역협정(FT A),공적자금 국정조사등 민생문제와 직결된 사안이 적지 않아 어느때보다 관심이 많았다.때문에 각 당은 철저한 국감을 다짐했었다.그러나 ‘혹시나’하는 국민들의 기대는 시작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갈등은 증인 채택에서 비롯됐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 권력형 부정부패와 병풍 수사를 비롯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9대 의혹’등 민감한 사안이 많아 초반부터 과열될 수밖에 없었다. 산업자원위에서는 ‘타이거풀스’ 관련 증인 채택을 놓고 논란 끝에 정회하는 등 첫날부터 파행을 겪었다.정보위는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의 위원직 사퇴 논란으로 국감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했다.재경위는 공적자금,부동산대책,대생 매각,금리 인상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선거장으로 전락한 국감장-의원들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의식해 정치공방에만 몰두했다.겉으로는 ‘현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국감 질문의 대부분은 상대 당을 깎아내리는데 할애했다.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을,민주당은 이회창 후보를 겨냥했다.당지도부는 아예 공식석상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상대 당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방위와 정무위,재경위,문화관광위 등 쟁점 상임위에서는 대통령 주변 비리의혹 및 이 후보의 두 아들 병역 면제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공적자금 등을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헌법재판소와 산업자원부에 대한 법사위와 산자위 국감에선 현안과 동떨어진 병풍수사,대북정책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이처럼 의원들은 정쟁에만 온 힘을 쏟으면서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서면질의로 대체하기 일쑤다. ◇‘막말’ 난무-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팽팽한 힘겨루기는 결국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막말 국감장’으로 전락시켰다.지난 17일의 병무청 국감에서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의원과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인간 말종’,‘이 XX’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주고받으며 육탄전 일보 직전의 난장판을 연출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서울 아파트 분양가 5년새 2배로 강남 소형은 1년새 49% 올라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5년 만에 2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건설교통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당(전용면적 기준) 평균 분양가는 966만 3000원으로 지난해의 795만 4000원보다 21.5% 올랐다. 서울 아파트평당 분양가는 1997년 평균 495만원이었으나 98년 543만 5000원,99년 631만 5000원,2000년 685만 7000원,지난해 795만 4000원이었다.97년 이후 5년 만인 올해 2배 수준인 95.2%가 오른 것이다. 특히 서울 강남의 소형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붐이 일면서 18평 이하의 소형 아파트 분양가는 6월 말 현재 평당 1033만 7000원으로 지난해(691만 7000원)보다 무려 49.4% 치솟았다. 건교부는 서울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높은 것은 강남 등 가격이 높은 지역에 분양이 집중돼 나타난 현상이라며 이를 전체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건교부의 설명과 달리 수도권인 경기지역 아파트 분양가도 18평 이하가 지난해 평당 평균 395만원에서 올해 6월말 497만원으로25.8% 뛰는 등전체 평균 317만 3000원에서 360만 2000원으로 13.5% 올랐다. 또 부산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지난해 419만 2000원에서 지난 6월말 488만8000원으로 6개월 만에 16.6% 올랐다.대구는 400만원에서 446만원으로 11.5%,광주는 299만원에서 356만원으로 16% 각각 상승했다. 이처럼 분양가가 높아진 것은 환란 이후 정부가 분양가를 단계적으로 자율화함에 따라 주택건설업체들이 마감재 고급화 등을 이유로 가격을 앞다퉈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의 상승은 곧 인근 지역 아파트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진다.”며 “집값 안정대책에 분양가 정책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국감 하이라이트/ 재경위 “부처간 조율안돼 재산세 혼선”

    18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아파트 기준시가 인상과 세무조사 등 부동산 대책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행정자치부와 국세청이 재산세와 기준시가 인상을 각각 발표,기준시가가 싼 아파트의 재산세 인상폭이 더 커지는가 하면 서울지역의 아파트가격 상승세는 계속되는 등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임태희(任太熙) 의원도 “두 부처간 정책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산세가 최고 90%까지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지난 4년간 정부는 선무당식 건설경기 활성화 정책을 추진,부동산가격만 올랐다.”면서 “기준시가 인상에 의한 부동산투기억제정책은 ‘사후약방문’식 정책에 불과하며,세정의 불공평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양도소득세 기준을 기준시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바꿔야 하며,부동산등기부등본에 권리뿐만 아니라 양도 및 취득가액도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은 또 “아파트 등을 2채 이상 매입하거나 미성년자와 같이 소득신고액이 적은 사람이 값비싼 재산을 취득하는 경우 자동적으로 경고등이 켜지는 ‘부동산투기 예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이에 대해 손영래(孫永來) 국세청장은 “탈세 방지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일가의 주택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를 요구했고,민주당은 ‘세풍’ 주역인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의 미국 체재비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대통령 세 아들이 소유한 서교동 대지 등 시가 56억원에 이르는 부동산 취득자금에 대한 출처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특히 김홍업씨가 98∼2000년 고 정주영(鄭周永)씨 등으로부터 받은 22억원에 대한 포탈세액 5억 8000만원을 추징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민주당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미국에서 변호사를 3명이나 쓰면서 들어간 변호사비가 20만달러에 이른다.”면서 “3년간 머물며 70만∼80만달러는 썼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거액 돈줄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재산세 중과 신도시·과천 포함 추진

    정부는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5대 신도시와 과천지역에 대해서도 재산세 등 보유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또 토지 투기혐의자에 대해서는 개인별 토지거래 내역뿐 아니라 세대원 전체의 전국 토지보유 현황 및 거래내역을 동시에 파악,국세청에 통보할 방침이다.외지인 토지거래가 많은 충남 천안과 아산지역의 토지 과다거래자 명단도 이달중 국세청에 통보된다. 정부는 18일 과천청사에서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갖고 이같은 부동산 투기 억제 후속조치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재산세 중과세 대상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5대 신도시와 과천이 제외되는 문제가 있어 이같이 보완키로 했다.또 이달중 천안·아산지역의 토지 과다거래자 명단을 국세청에 통보하고 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를 잇는 ‘토지종합정보망’을 가동,3개월마다 투기혐의자를 찾아내기로 했다. 김태균기자
  • [밀레니엄] ‘경제, 거대한 사탄인가’ 弗 경제학자 지로와의 대담/노동생산 줄여야 공황 막는다

    신설되는 ‘밀레니엄’면에서는 국내외 정치·경제·과학기술 등의 큰 흐름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소개합니다.숨가쁘게 돌아가는 나날의 사건에서 벗어나 세계 사조(思潮)의 큰 줄기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미래지향적인 기획물을 싣습니다.새로운 현상을 분석하면서 변혁의 흐름을 제시하는 국내외 강연,외국의 기사·저서를 소개합니다.아울러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기획좌담 등을 통해 깊이있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헤지펀드(환투기세력)의 공략,외환시장 붕괴,모라토리엄(지불유예),세계적금융위기,IMF(국제통화기금),뼈를 깎는 구조조정…. 21세기 문턱을 넘는 터널에서 인류는 통과의례를 톡톡히 치렀다.이제는 수요부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경고까지 나온다.이런 가운데 밀레니엄 대변혁기를 조망해보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경제,거대한 사탄인가?’(피에르 노엘 지로와의 대담,김교신 옮김,동문선). 작은 분량이지만 이 책은 지구 사회가 안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학과 사이버세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철학박사이자 프랑스 언론인인 필리프 프티가 주요 이슈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피에르 노엘 지로가 대답한다.필리프 프티는 프랑스의 지성들과 10여차례의 릴레이 대담을 하고 있다.책의 대담을 요약한다. 口오늘날 경제는 인간 행동의 ‘견본’이 됐다.만사가 경제로 설명된다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적 시각 또는 경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제 사탄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제란 지나친 경의도,모욕도 받아 마땅치 않다.예컨대 노동시장이 시장원리대로 작동하면 각자는 전체 생산물 가운데 자신이 기여한 부분만큼을 요소소득으로 받는다는 경제학 개념이 있다.이는 ‘공정’과 관련된다.반면 ‘평등’은 정치적 개념이다.사람들은 평등을 공정으로 대체하면서 경제학과 정치학간의 불가피한 긴장을 피하려 한다. 口정부의 정책능력이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무력해졌다는 ‘금융시장의 독재’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토간 자본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던 60년대에 국가는 자유롭게 성장론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하지만 펀드매니저,기업 자금담당,은행들이 국경을 넘나들어 투자하게 되면서 환율은 시장에 따라 결정되고 국가가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은 상당부분 상실됐다.인플레정책을 펴려면 자본이탈을 각오해야 한다.반대로 돈을 맡기는 이들의 입장은 강화됐다.높은 이율을 따라 옮겨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口‘저축자들의 독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과거엔 저축자들이 정부의 독재 아래 있었다고 반박하고 싶다.그것도 소액저축자들이 최대의 피해자였다.큰 손들은 언제든 스위스로 달아날 방법이 있었지만 중산층 저축자들은 약탈당해 왔다. 口투자자들의 최대수익 추구도 이젠 더이상 ‘시장경제 법칙’이 아닌 ‘카지노 법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 같다.= 인정한다.투기는 집단적 현상이 됐다.자본시장이 완전 자유화로 가면서 환율과 이자율 등 모든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다보니 불확실성이 커졌고,위험을 헤지(회피)하기 위한 옵션들,2차 파생상품들이 봇물을 이뤘다.2차상품의 본질은 위험 헤지다.그러나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위험을 부담하려는 이들이 있어야만 거래가 이뤄진다.이른바 투기꾼들이다. 환율,이자율,주가,원자재 가격 등 무엇이든 투기적 거래가 가능하다.투기꾼들은 초고수익을 위해 거품을 부풀리는 위험한 도박을 마다하지 않는다.그들이 한탕 챙겨 떠나 버리면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출렁인다.글로벌화는 이런 메커니즘을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口분데스방크(독일연방은행)의 총재는 2차상품들이 금융시장을 실물경제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켰다고 비난했는데.= 실물경제가 굴러가려면 어떤 형태로든 금융이 반드시 필요하다.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싫다고 그걸 없앨 수는 없다.2차상품시장 참여자는 투기꾼만이 아니다.정부도 ‘복권사업’으로 참여한다.투기를 더 높은 투자수익을 노린 금융수단간 ‘옮겨타기’로 정의한다면 SICAV(프랑스 투자신탁회사)에 돈을 넣은 소액투자자들도 다 투기꾼이다.투자자금이 투기적 자산인 주식에 일부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투기냐 아니냐가 아니라,어느 정도이냐에 있다. 口자본이 설비투자 등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위험한 금융수단 사이를 옮겨다니는 것은 문제 아닌가?= 투기가 심해지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지난 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화폐와 주식시장을 공략한 투기꾼들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그 전에 증시와 부동산에는 이미 투기거품이 있었다.첫째,정부가 은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은행은 돈을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빌려줬다.둘째,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내부 분배가 매우 불공평했다는 점이다.투자처를 찾던 극소수의 부자들은 실물부문 투자수익률이 금융부문 수익률보다 훨씬 낮다는 걸 간파한다.소득불균등으로 인해 생산해봤자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그러나 실물 뒷받침없이 늘어난 잉여자본은 거품붕괴와 함께 결국 터지고 마는 법이다.정부는 은행의 투기적 대출을 엄격히 감시하고 국내소비를 진작시켜 실물부문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口글로벌화에 관한 많은 비판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국가간 불평등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불평등이 더 심화될 위험은없는가?= 경험에 따르면 선진국내에선 빈부격차가 심해져도 나라간 빈부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한국,타이완 등 신흥공업국이나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은 빠르게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 한다.선진국내 빈부격차가 가속화된 것은 ‘경쟁률 높은 일자리’가 국제사회에 개방되면서,여기서 해고된 사람들이거센 국제경쟁의 외곽지대에 놓인 허드렛 일자리로 떨어지기 때문이다.한국등 ‘아시아의 용들’외에도 앞으로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인구나 기반산업,저력 면에서 훨씬 위협적인 국가들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나설 것이다.선진국에서 경쟁률 높은 일자리의 파괴는 훨씬 가속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중간계급의 축소’를 불러올 것이다.그렇게 되면 마르크스의 예언대로 전세계적 소비저하-자본과잉-공황의 연쇄고리가 또 한번 작동될 지도 모를 일이다. 口이런 재앙의 시나리오에서 중간계급을 구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소비부족과 과잉생산은 동전의 앞뒷면이다.노동자에게 더 소비할 수단을 주거나 덜 일하게 해야 한다.나는 후자가 바람직스럽다고생각한다.‘돈대신 시간’이다.문화와 정치에 짬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口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국가는 무력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의 결론이다.특히 분배의 형평에는 국가개입이 필요하다.다만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인플레 정책,세수(稅收)의 사용처를 정하는 예산상의 힘,공적 일자리의 창출,최저임금을 준조세로 보전하는 정책 등 정부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다만 정책이란 갑에게서 빼앗아 을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늘 뒤따른다.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뿐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피에르 노엘 지로/ “미국주도의 세계화 반대 투명경영 신뢰회복 시급” 피에르 노엘 지로(Pierre Noel Giraud·53)는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경제학자이다.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명문 그랑제콜의 하나인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고,현재는 그랑제콜인 파리 광산학교(Ecole des Mines)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파리 9대학에서도 강의한다. 지로는 세계화와 금융문제를 주로 연구하는 세르나(Cerna·산업경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그는 “불평등의 책임은 기술진보에 있지 않고 세계화에 있다.”며 세계화의 폐해를 지적한다. 세계화되면서 국민의식의 경제적인 토대가 사라졌다고 통탄한다. 지로는 9월초 프랑스 유력신문인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비난하기보다 빨리 찬양했다.”고 토로하면서도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근본적으로 1930년대와 다르다고 진단했다.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에서 드러났듯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의 분식회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 경제위기의 원인이 신뢰상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구사해온 금융 ‘마법’도 더이상 통하지 않아 기업 신뢰 상실에 따른 제2의 엔론사태가 계속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위기는 금융시장에 내재돼 있던 것이며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충격 때문에 우리는 자본주의가 훨씬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지만,불안정성은 자율적인 조정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째 방안은 회사 경영진들의 속임수와 분식회계에 소액 주주들이 맞설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벗어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마지막으로 스톡옵션을 규제해야 한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이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규제는 항상 이런 제도개혁보다 늦다는 것이라고 지로는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행사/ 새달 24일까지 문예작품 공모 外

    ◆새달 24일까지 문예작품 공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朴炯圭)는 사업회 출범 1주년을 맞아 다음달 24일까지 자유·평화·인권·통일·환경 등 민주적 가치를 담은 문예작품을 공모한다.초·중·고생은 독서감상문을,일반인은 생활글을 응모하면 된다.(02)3709-7535. ◆‘부동산투기과열 해법' 간담회 국가경영전략연구원(원장 金泰俊)은 18일 오전 7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이용만 한성대 교수를 초청,‘부동산 투기과열의 원인과 근본적 해법’을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연다.(02)780-4150. ◆‘장기실업 해소방안' 심포지엄 숙명여대 사회교육과학연구소(소장 宋忍燮)는 18일 오후 2시 교내 사회교육관 1층 멀티미디어실에서 ‘장기실업자 심층추적 상담프로그램 개발 및 장기실업해소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02)710-9065.
  • [편집자문위원 칼럼] 국정감사와 언론의 역할

    1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20일 동안 365개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됐다.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시정하는 입법부 기능의 핵심이다. 특히 이번 국감은 현정부의 마지막 국정감사이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국정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할 수 있다.경제 현안만 보더라도 대북 경제정책,벤처산업 육성정책,주5일 근무제,부동산 안정화 대책 등 기존 정책을 반성하고 차기정부 과제로 제시돼야 할 중요한 안건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번 국감은 12월 대통령 선거의 기선을 잡기 위한 정치공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정략을 앞세운 정치투쟁이나 폭로성 발언 일변도의 국감운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예전의 국감 현장을 보면 조용히 있다가도 방송사 카메라나 취재기자단이 등장하면 갑자기 목소리를 높인다거나,보도자료는 배포되어 다음날 발언 기사는 게재되었지만 정작 해당 국회의원은 국감현장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국감 운영과 보도행태는 언론 노출을 중시하는탤런트적 기질을 가진 국회의원과 언론이 합작한 오보이며 쇼에 불과했다.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국회나 언론의 직무유기인 셈이다.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국정감사가 되려면 국민의 눈과 귀가 돼야 할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그동안의 보도방식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기획이 필요한 시점이다.국정감사 시즌에 즈음하여 바람직한 보도방식에 대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국회의원 보도자료에 의존한 보도는 최대한 지양하고 중요사안별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과 폭로성 발언의 사전검증에 충실해야 한다.어느 매체에서나 볼 수 있는 보도자료성 기사는 더 이상 독자의 눈을 끌지 못한다. 대한매일은 그날 그날 핫이슈에 대한 스트레이트와 주요 상임위의 클로즈업 소개,이색제안 등 국감 내용을 중심으로 충실한 보도계획을 세워두고 있다.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예를 들어 ‘국정감사 따라잡기’방식으로 현안을 정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취재가 가미될 필요가 있다. 다뤄야할 현안이 다양하고 광범위하다면 경제 또는산업정책,통일정책 등 어느 한 분야를 택해 제대로 깊이있게 보도하는 것도 차별화 방법이 될 수있을 것이다.대한매일 홈페이지에 활성화돼 있는 ‘토론실’에 현안에 대한 주제를 제시하여 네티즌 토론을 유도하고 이를 인쇄물과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둘째,언론은 국정감사 자체에 대한 감시자가 돼야 한다.국회의원이 국민에게 부여받은 책임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하느냐에 대한 평가는 1차적으로 언론의 역할이다.그것을 보고 국민이 표로써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상임위 클로즈업’이나 ‘이색 제언’등의 기획 또한 의원 발언중심의 보도로 일관하기보다는 그날의 국정감사 내용을 전달함과 동시에 국감 현장을 르포 형식으로 보여주고 후진 정치문화에 철퇴를 가하는 논지의 접근이 필요하리라 본다. 정치공방과 함께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가중돼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언론 스스로가 당파 이기적인 정략발언과 확인되지 않는 폭로성 발언에 지면을 농락당하고 불신의 대상으로 폄하될 필요가 없다. 이번 국정감사만큼은언론이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알권리를 제대로 충족시키고,국회가 입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지에 대한 감시자 역할에 충실해 주기를 기대한다. 이금룡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 국감 하이라이트/ 재경위 “부동자금 부동산유입 차단해야”

    16일 국회 재경위의 재정경제부 국감에서는 최근 아파트값 급등에 대한 정부 대책의 실효성 여부를 놓고 한나라당의 집중적인 포화가 쏟아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올들어 잇따라 내놓은 부동산대책이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이는 정부의 뒷북정책을 보여주는 것으로,DJ(김대중 대통령)정권의 경제정책이 실패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일부 여야 의원들은 시중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차단 등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의원은 “정부의 9·4 부동산대책은 연초부터 제기됐던 자산버블(거품)화 가능성에 대해 선제적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이를 방치한 필연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같은 당 이한구(李漢久) 의원도 “정부가 내수부양을 고집해 4년간 아파트가격이 76.1%나 폭등했다.”며 “정부는 불과 2∼3년 전에 주택경기부양을 위해 폐지한 청약관련 자격제한을 올해 부활시키는 등 경기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정책수립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일관성없는 정책을 꼬집었다. 민주당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부동산 관련 지방세 가운데 보유단계 세수의 비중이 올 상반기 기준으로 32.1%로 미국(98.1%),일본(83.8%)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거래세율을 낮추고 보유세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의원은 “부동산 보유에 대해서도 누진세제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시가,개별공시지가,과세표준액 등 부처마다 기준을 달리하고 있는 과표를 통일하고,이원화된 국세와 지방세를 통합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셌다.부동산 시세평가를 전담할 가칭 ‘시세평가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핵심 쟁점인 공적자금 규모 산정 및 분담방식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김정부(金政夫) 의원은 “예금보험공사의 2001년도 결산서를 검토한 결과 회계조작 등으로 자산을 19조 4000억원이나 부풀리는 식으로 공적자금의 손실을 축소·은폐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씨가 1999년부터2002년초까지 예보 전무로 근무하면서 수십개의 워크아웃 및 화의 기업에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려 1조원대의 채무탕감을 해준 적이 있는데,재경부가 공적자금의 채무탕감 집행현황을 제대로 확인한 적이 있느냐.”며 재경부 관계자들을 몰아세웠다. 주병철기자 bcjoo@
  • 디플레이션 현실화 될까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하의 자산·물가 하락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미국 등 세계 부동산 거품의 급격한 붕괴 가능성,경기회복 부진,미국의 이라크 공격 위협 등이 그 근거다.그러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분석은 제각각- 미국 모건스탠리증권은 최근 아시아경제 분석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국도 디플레이션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모건스탠리 관계자는 “한국정부가 그동안 내수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한 부동산시장을 억지로 누른다면 디플레이션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세계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디플레이션이 부동산과 연계됐을 때는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부채의 담보물인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 ‘일본식 디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曺東徹) 거시경제팀장은 “근년 들어 저금리정책을 지속했기 때문에 오히려 디플레이션 위협에서 서서히 벗어났다고 봐야 한다.”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부동산거품 방지가 관건- 국내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부동산과열의 방지 여부.경기부양을 위한 장기간의 저금리정책과,부동산 관련 세제의 정비 소홀로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너무 흘러들어가 거품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현재 M3(총유동성) 기준으로 총통화공급 증가율이 12%를 넘어서고 있고, 세계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거품이 급격히 빠지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정부가 부동산 거품을 억제할 수 있는 시기를 이미 놓쳤고,부동산안정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주병철기자 bcjoo@
  • 정부 “정치권 눈치 안본다”,주5일근무·병원노조 파업등 원칙대로 해결

    정부가 금융·기업구조조정을 비롯해 부동산투기 근절,노동·의약의료 문제 등 각종 현안 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권력누수 현상이 두드러지는 정권말기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등 외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5일 근무와 병원노조 파업 등 이해집단이 강하게 반발하는 사안에서도 원칙 대응하고 있다.연말 대선(大選)을 앞두고 여야 모두 정부에 신경을 덜 쓰면서 정부의 ‘재량권’이 넓어져 앞으로 각종 현안 처리가 정부 주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4월 중순 취임 이후 각종 현안을 정권말기까지 가능한 한 매듭지을 수 있도록 관련 부처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이에 따라 금융부문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서울은행 매각은 1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하나은행을 최종 인수자로 결정함으로써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대한생명도 지난 12일 한화측이 대생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양측이 합의,공자위 전체회의의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외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것은 당당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가능한 한 조속히 매듭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각종 이해집단의 이해가 걸린 사안에서도 정부가 정면 대응을 하고 있다.정부가 지난 12일 강남성모병원,경희의료원 등 장기파업 병원의 농성장에 경찰을 투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주5일 근무제도 재계와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안을 확정,이른 시일 내 국회로 넘길 예정이다.노동부는 욕을 먹더라도 대통령 임기 내에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하반기나 내년에 노사관계가 매우 불안해질 염려가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호(金成豪)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건복지부 개혁정책의 성공은 우리사회 전반적인 개혁의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면서 개혁정책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지난달 29일 참조가격제 연내 시행안을 내놓아 일부 국회의원들이 제동을 걸었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수정보완 후 당초 방침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각종 경제관련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소신행정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법 개정 등에서 국회동의를 얻기 힘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주석 김용수 주병철기자 joo@
  • 편집자에게/ 주택공급 장기대책도 마련돼야

    -기준시가·재산세 인상(9월13일자 1·4·5면)을 읽고 정부가 아파트가격이 급등한 서울·수도권 지역의 기준시가를 평균 17.1% 올렸다.기준시가는 양도소득세·증여세·상속세 과세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기준시가가 실거래가격의 90%까지 접근했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이 늘고 해당지역 거래자들의 과세부담이 커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일부 광역시와 서울·수도권에서 제외된 아파트에 대한 형평성 문제는 기준시가를 수시 조정고시로 바꾸게 되면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관련 세금이 올라가면 부동산 거래에 대한 동결효과가 커진다.즉 세금을 많이 내고 팔지 않겠다는 심리가 커지면서 공급이 줄어들고,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들도 높은 가격에 사서 얼마나 남길 수 있겠느냐는 생각에 수요도 줄어들게 된다.이로써 가격은 상당히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러나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공급이 줄면 장기적으로 초과수요가 발생,값이 올라갈 수 있어 정부는 다시 부양정책을 쓸 수 밖에 없다.이럴 경우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부동산 투기과열지역에 대해 재산세를 최고 50%까지 올리는 것은 조세 불평등을 해소할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가격 진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재산세·종합토지세가 많이 걷히는 강남구·서초구 등은 재정이 늘어나는 반면,다른 구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세수 불평등도 우려된다.이에따라 서울시에서 시세(市稅)와 구세(區稅)를 적절히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 최일주/ 세무사.국민은행 세무팀장
  • 정책당국 “”인상”” “”불가”” 갑론을박속 한은 콜금리 4.25%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고심끝에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를 현재의 4.25%로 유지하기로 했다.금리인상 요인과 동결 요인이 혼재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의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경제외적인 문제들이 풀리면 정상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말해 이날 금리동결 결정을 ‘비정상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물가와 통화관리당국인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인상 욕구를 강하게 느꼈던 것같다.박 총재가 “외부요인 때문에 한은의 손발이 묶여 있는 상태”라고 말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은은 1년새 40조원 가량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려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고,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점으로 보고 있다.지금은 설비투자가 감소되고 있지만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면 곧바로 엄청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발목을 잡는 요인은 중동사태의 불안,미국 경제의 불투명 등이다.사실 정부와 시장,한은 내부에서도 인상론과 동결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금리인상 반대발언을 계속한 데 이어 이날에도 한 강연에서 “금통위가 금리를 내려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기호(李起浩) 대통령 경제복지노동특보는 이날 다른 강연에서 “가계대출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도로 우려할 만한 수준에 달했다.”고 강조하면서 금리인상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은은 대외여건을 지켜보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국제수지 악화 등 대내외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금리를 인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혀 금리인상의 여지를 강하게 남겨 뒀다.금리인상 시기는 이르면 10∼11월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하지만 선거일정을 고려하면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은 더 많아져 과연 한은이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사다. 박정현 김유영기자 jhpark@
  • 통계청 인구주택조사 분석/ 인구 2024년부터 ‘女超’

    오는 2023년부터는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들고,그 이듬해부터는 여자인구가 남자보다 많아질 전망이다.여성들이 아기를 덜 낳아 출산력이 급격하게 감소하고,노령인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3명 이상이 단칸방에 살거나 전용 부엌과 화장실을 갖추지 못한 집에 사는 가난한 가구가 2000년말 현재 전체(1430만가구)의 23.1%인 330만가구에 달해 주택문제 해결이 여전히 시급한 과제인 것으로 조사됐다.부동산투기가 극성을 부리지만 4가구중 1가구는 열악한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주택·노인문제 등은 물론 여자인구의 급증에 따른 육아·취업 등의 장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통계청은 11일 지난해부터 기존의 인구주택총조사(1925∼2000년) 자료를 토대로 각계 전문가 등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3년에 인구 5000만명을 돌파한 뒤 증가율이 둔화되다가 2023년(5068만명 추정)부터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추계됐다.2024년부터는 여자가 남자보다 많아지고 2050년쯤에는 여자대 남자 비율이 100대 96.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여초(女超)현상은 출생자의 남녀 성비가 비슷해지고,급속한 고령화 추세로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7∼8년 더 긴 여자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데 따른 것이다. 1985년 이후 한국사회의 지나친 경쟁과열,여성의 자녀양육과 취업갈등 등으로 2000년 1.47명이던 합계출산력(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평균적으로 낳는 자녀수)도 지난해에는 1.3명으로 줄어들었다.이는 선진국 평균(1.57명)보다 낮은 수치다. 인구추계 결과를 발표한 한양대 김두섭(金斗燮) 교수는 “앞으로의 인구추세는 출산력이 줄어들고,노령층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이럴 경우 현재 10명의 경제활동인구가 비경제활동인구 1명꼴로 부양하는 데서 앞으로는 10명이 3∼4명을 먹여살려야 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도시연구소 서종균 연구원은 “미혼·이혼 등으로 인한 1인가구와 노인가구가 새로운 주택정책 대상계층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대한매일 후원 ‘지식정보화’ 심포지엄/ “미래사회 국가경쟁력 지식이 좌우”

    21세기 미래 정부의 기능과 구조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한국행정학회가 주최하고,대한매일과 K-TV가 후원한 ‘지식정보화와 미래정부 모형’심포지엄이 10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한국행정학회 김영평(金榮枰) 회장의 개회사와 대한매일 김행수(金幸洙) 부사장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심포지엄에는 학계와 재계 인사,공무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안문석(安文錫)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염재호(廉載鎬) 고려대 교수의 ‘지식정보화와 국가발전’,송희준(宋熙俊) 이화여대 교수의 ‘지식정보화와 미래형 정부 설계의 방향’,오철호(吳徹虎)숭실대 교수의 ‘지식정보산업과 정부의 역할’ 등이 발표됐다. 또 LG CNS 오해진(吳海鎭) 사장,대한매일 염주영(廉周英) 논설위원,한국경제 이계민(李啓民) 논설실장,노화준(盧化俊) 서울대 교수,강근복(康根福) 충남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주제발표 및 토론내용을 간추린다. ◆안문석 위원장- ‘정보화사회’라는 단어 앞에 ‘지식’을붙인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세계화추세 속에서 각국은 ‘두뇌국가’와 ‘몸통국가’로 나뉜다.그 중 새로운 부가가치는 두뇌국가가 소유하게 된다.여기에 우리나라가 두뇌국가가 돼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지식정보화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노력과 거국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염재호 교수- 인류는 21세기로 진입하면서 정보통신혁명이라는 ‘제2의 산업혁명’을 경험하고 있다.정보의 급속한 확산과 생산활동에의 활용은 정보통신뿐 아니라 생산관리·금융·유통 등의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해 소위 ‘지식기반경제’라는 신경제의 출현을 가능하게 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지식생산에 주력하고 있고,정부도 지식생산이나 기술개발정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미래사회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정보보다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정보화를 거쳐 지식사회로 이행하려면 국가의 지식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정부와 기업·사회에서 지식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는가가 중요한 문제다. ◆송희준 교수-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새 정부의 기능설정에 대한 논의와 함께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부의 재구축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이에 따른 새 정부 설계방향은 민주주의 질의 제고,지식정보기반의 고도화,세계화추세의 확산,사회변화에의 적극적인 대응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시장과 시민사회와의 수평적 상호의존 관계를 통해 국정운영의 틀을 구축하고,이해당사자·전문가·공익대표의 의견을 수렴하는 ‘네트워크 가버넌스’를 구축해 참여형태를 더욱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시장에 대한 정부개입도 최소화해야 한다. 또 기초연구개발 지원,지식정보 인프라와 공동활용체제 구축,프라이버시·지적재산권 보호,사이버 법률체계의 정비가 요구된다.정부조직의 감축보다는 기능 재조정과 인력 재배치로 새로운 행정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오철호 교수-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 역시 과거 대량생산 방식에 의존한 성장전략을 추구해 왔으나 인터넷 패러다임이 주도하는 경쟁구도로 전개되고 있어 기술·산업과 연계된 ‘신산업정책’이 요구된다. 정부는 변화하는 산업환경과 패러다임에 적합하도록 적극적인 정보기술(IT)사용자,차별적이며 전략적인 산업촉진자,유통성있는 최소한의 규제자 역할을 해야 한다.특정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국가정보화의 고도화라는 관점에서 정보화 수요창출에 투자하고,차별화할 수 있는 부문을 중점 육성해야 할 것이다. ◆오해진 사장- 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할 때 과거와 달리 부품업자 및 연구소와 개발단계부터 지식정보를 교류하면서 신제품 개발속도가 빨라지고 제품의 질이 향상되고 있다.정부조직도 칸막이를 허물고 비밀스런 정보를 교류해야 한다.정보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업무와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 ◆이계민 실장- 정부의 정보공개,조직개편,기능축소 등에 있어 어느 선까지 할 것인가에 대한 개념정립이 필요하다.시대에 맞는 관료들의 사고방식과 책임행정이 요구된다. ◆염주영 위원- 정부는 대외비와 군사기밀,사생활보호 등의 이유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를 잃고 있다.정보공개의 사회적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대한매일에서는 올해 초 ‘실패학 시리즈’를 연재했는데 실패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정부정책들 가운데 실패한 정책을 연구해 원인을 규명하고 실패과정의 정보를 축적해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화진 교수- 정부의 기능과 조직을 과감하게 대폭 줄여야 한다.정부업무의 민간과 지방정부로 이양이 필요하며,감사원이 과정을 통제해서는 안된다. ◆강근복 교수- 지식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강조돼야 한다.창의적인 학습은 받지 못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는데 지식사회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또한 학습하는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매년 반복되는 수해와 부동산투기,입시지옥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리 조현석기자 hyun68@
  • 김중수 KDI원장 인터뷰/ “부동산 보유세 인상 長期 사전예고 필요”

    김중수(金仲秀)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은 10일 기자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억제대책과 관련해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장기적으로 사전 예고한 뒤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대한 반대입장을 드러냈다. 김 원장은 또 악화되는 서비스수지 개선을 위해 “개방을 통해 국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안정대책이 미진하지 않나. 단정짓기는 어렵다.그러나 단기처방으로는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 못한다는 점은 분명하다.예를 들면 10년내에 보유과세를 몇%대로 올리겠다는 등 사전예고적인 중장기적인 계획을 밝혀 실행에 옮겨야 부동산투기 억제 효과를 볼 수 있다. ◇부동산투기가 고교평준화 때문이란 지적도 있는데. 교육을 더 이상 투자재의 개념으로 봐서는 안된다.소비재의 성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즉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필요가 없다.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경제상황을 진단한다면. 기존의 거시경제정책을 바꿀 만한 상황은 아니다.예를 들면 잠재성장률(5%대)이 1∼2%포인트 가량 떨어지지 않는 한 6%대의 경제성장률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미국 등 대외여건이 최대 변수다.특히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등을 미리 예단해 우리가 서둘러 정책수단을 집행할 필요는 없다.상황이 벌어지면 그때가서 준비해둔 시나리오에 맞게 신속하게 대응하면 된다. ◇경기지표에 우려되는 대목은 없나 설비투자 증가율이 전년도 보다 다소 둔화되고 있다.물론 내용적으로 볼 때 부문별로 혼조세를 띠고 있어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하지만 설비투자가 줄면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국인기업 유치 등을 통해 설비투자확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동북아비즈니스 중심국가 건설 등도 빨리 서둘러야 할 사안이다. ◇서비스수지가 갈수록 적자를 내고 있는데. 실제로 심각한 문제다.단기적으로는 무역수지(상품수지) 흑자를 통해 서비스수지 적자를 보전해야겠지만,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흔히 서비스시장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데,제조업과 같은 하나의 ‘산업’으로 이해해야 한다.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이를 위해 더 많은 규제개혁을 해야 한다.꼭 규제를 하더라도 사전적 규제보다는 사후적 규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주병철기자 bcjoo@
  • [편집자문위원 칼럼] 변해야 할 것·변하지 말아야 할 것

    세월이 지나 변해야 할 것이 있고 변해야 하지 않을 것이 있다.정부 정책이나 신문 보도도 마찬가지이다.최근 정부 정책이나 신문 보도를 보면 변해야할 것이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두 축인 행정과 언론은 여전하다. 대표적인 사례는 1980년대부터 반복돼 온 정부의 주택안정대책이다.수도권 신도시 조성,재당첨 제한,재산세 중과,양도세 중과 등의 메뉴는 이제 삼척동자도 ‘구구단’처럼 암기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구태의연한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이 수십년 동안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것은 정부정책뿐만 아니라 신문 기사도 마찬가지이다.5일자 신문은 1면을 비롯해 4개면을 주택안정대책에 할애하고 있지만 그저 정부의 구태의연한 대책을 전달해 주는 ‘정부광고성 기사’의 성격이 강하다.부처간 이견,지자체 반발과 조세저항이라는 예상되는 문제점도 그동안의 단골 지적사항이었다.정부 자료에 언론이 춤을 추는 ‘트럼펫 저널리즘’인 셈이다. 3일자 행정뉴스(26면)면에서 공직사회 투명화와 재량권 감소로 공직사회 징계 소청건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기사를 볼 수 있다.27면에는 ‘상급기관 감사받은 뒤 처분기피 겨냥 일부공무원 금품 향응제공’이라는 기사가 실려있다.이 두 기사를 결합해 보면 ‘감사에 걸린 일부 공무원은 뇌물로 징계를 피해 징계건수가 줄고 있다.’고 독자는 해석할 것이다. ‘연말께는 동창회나 향우회를 못한다’는 기사(7일자)와 이와 관련한 사회면 톱기사(9일자)는 순발력이 뒤진 편이다.동창회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금지된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무엇인가.부부간의 대화나 신문이나 방송보도도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데 왜 이것은 금지하지 않는가.웃기는 행정폭력이다. 수재민 피해보도도 한결같다.‘수재민 복구지연에 운다’‘땜질 수방 안전한 곳 없다’‘악몽 털고 재기 구슬땀’‘수해 후유증 신음’. 빠지지 않는 것은 수해현장에서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정치인 사진이다.상대적 박탈감만을 강조한 ‘뻔한 기사에 뻔한 사진’이 주류이다.변화를 통해 돋보이는 기사가 있다.6일자 ‘재해방지 상시체제로’라는 1면 톱 기사이다.전문가의 현지 긴급좌담이라는 기획기사에서 정치인의 무리한 특별재해지역지정,국가차원 보상의 비현실성 등을 제기하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치인이 연말 대선을 의식해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신문의 주요 독자층인 대부분의 샐러리맨은 수해지역의 보상도 충분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그 보상금은 정치인이 아니라 대부분 자신들의 지갑에서 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언론은 이를 잘 감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수해가 정부의 책임만은 아니다.전문가는 정부사업에 심의위원으로 참가해 이같은 부실을 공조한 측면도 있다.지난 IMF 금융 위기를 겪었을때 사전에 이를 예측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하지만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결사를 자처하는 전문가가 많았다는 점은 우리사회의 뒤처진 전문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연봉 3000만원 근로자 근로소득세 9만원 경감’(7일자)이라는 기사도 구체적이라 눈길을 끈다.대부분의 신문이 ‘근로소득세 경감’이라는 반복된 메뉴만을 보도한 반면 이 기사는 피부에 와닿는 기사,즉 독자의 기사관여도를 높였다.연봉이나 특별공제에 따라 경감액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이런 기사는 어려움이 따른다. 신문의 권력은 독자로부터 나온다.신문의 변화가 정부나 정치인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 일반 국민인 독자를 위한 것이 됐을 때 언론 권력을 지탱해 준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허행량 세종대 교수 매체경제학
  • 재산세 현실화 해법은/ ‘지역 프리미엄 과세’ 찬반 팽팽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재산세 인상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표면상으로는 관련 부처간 재산세에 대한 개념과 해결 방식이 다른 점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재정경제부가 국세를,행정자치부가 지방세(재산세)를 담당하는 2원화된 체계여서 정부 차원의 조율이 쉽지 않다. ■재산세 인상 왜 늦어지나 재경부는 재산세를 ‘응익(應益)과세’로 정의한다.특정지역에 살면서 교통·치안·교육 등 생활편의시설 등에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혜택을 더누린 만큼 보유에 따른 혜택(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행자부는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세를 올리는 것은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로밖에 볼 수 없어 보유과세 ‘현실화’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실제로 행자부는 ‘9·4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서울 강남구 S아파트의 재산세를 내년에 단 400원을 올리고 해마다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案)을 재경부에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결방식도 전혀다르다.재경부는 기존의 과세표준액 산출방식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한다.신규건축비용(㎡당 16만 5000원)에다 위치·구조·용도·잔존가치 등 조정지수를 곱해서 산출하는 과세표준액은 60∼70년대나 가능했던 방식이라는 것이다.신규건축비용만 하더라도 시가의 3분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행자부가 조세저항을 이유로 과세표준액을 현실화시킬 수 없다면 각 시도자치단체에 재산세 과세표준 산정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재산세를 행자부가 맡았던 것은 지자체가 생기기 이전의 지자체장 임명제 시절의 얘기라는 지적이다. 지자체들이 각종 선거 등에 선심용으로 남용하거나 악용할 경우에 대비해서는 재산세 최대 상향폭을 관련법령에 정해두면 된다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자체 수익사업 확대에 따른 재원마련을 위해 재산세를 다소 상향 조정하려 해도 행자부가 이를 위임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실시된 이후에는 공급자 위주가 아니라 수요자 위주로 모든 정책을 바꿔 나가야 할 것”이라며 “재산세 관련 규정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행자부는 재산세 대폭 상향 조정은 조세저항만 불러올 뿐 아니라 부동산안정대책이 재산세를 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재산세가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해서 부동산 투기억제책의 일환으로 재산세를 터무니없이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행자부는 내년부터 서울과 일부 경기도 지역에 대해 재산세를 중과하기로 재경부와 약속은 했지만,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대선 등을 앞둔 미묘한 시점이어서 자칫 거센 조세저항에 부딪힐 우려를 의식한데다,내심 재산세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재경부의 입장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현재 실거래 가격의 10∼30%에 머물고 있는 보유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재산세 과표를 급격하게 올릴 경우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은 데다,행자부가 지자체 등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개입할 요소가 적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마디로 연말 대선 등과 맞물려 일부 정부부처가 지나친 눈치를 보는 바람에 ‘재산세의 현실화’는 변죽만 울리다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주병철 조현석기자 bcjoo@ ■시가 기준 강남·북 세액 차이/ 3억4000만원 아파트 재산세 강북 41만원·강남 7만원선 가격이 비슷한 아파트의 재산세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부과기준인 과표가 시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과세표준액 산출기준이 되는 변수 가운데 시세나 위치 등은 크게 반영되지 않고,아파트 면적(구조지수)에 따라 재산세액 부과 차이가 크게 나고있다는 얘기다.따라서 아파트 사재기 등의 투기를 막기 위해선 재산세 부과시 시세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같은 아파트라도 강남·북 5.6배 차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현대아파트 26평형 시세는 3억 4000만원.건물에 부과되는 재산세의 과표는 1574만원에 불과하다.그러나 가격이 비슷한 노원구 하계동 한신코아빌라 49평형의 과표는 3364만원이나 된다.세금을 매기면서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구조지수(아파트면적)가 크기 때문이다. 토지세도 마찬가지다.대치동 현대아파트의 과표는 1397만원인데 비해 하계동 한신코아빌라는 4506만원나 된다.대지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간 재산세는 현대아파트의 경우 7만 5190원인 반면 하계동 한신코아빌라는 무려 41만 3590원에 이른다.같은 가격의 아파트에 매기는 세금이 무려 5.5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과표를 비교하면 강북 아파트는 시세의 23.5%에 이르는 반면 강남 아파트는 시세의 8.7%에 불과했다.과표가 평당가격(시세)이 높은 아파트일수록 재산세는 상대적으로 낮게 매겨지고 있는 것이다.결국 시세가 비슷하더라도 재산세 부과는 심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격폭등 지역 재산세 낮아- 신도시 아파트의 시세 대비 과표합계도 서울 강북에 비해 훨씬 낮다.분당 신도시 아파트는 시세 대비 과표 비율이 강남아파트에도 못미쳤다.강북 하계동 한신코아빌라(49평형)는 같은 면적,비슷한 시세에 거래되는 안양 평촌 꿈마을 현대아파트보다 연간 23만원을 더 낸다.건물 과표의 차이도 있지만 서울은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과표가 높게 매겨졌기 때문이다. ◇시세 반영하는 재산세 개편 뒤따라야- 다른 재산의 보유세와 비교해 주택보유세가 낮다는 점은 문제다.가격이 비슷한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재산세가 5∼6배 차이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시세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재산세 부과의 형평성을 꾀하기 위해선 과세표준액 산정시 시세와 지역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류찬희기자 chani@ ■문제점·대책/ 건축비 위주 산정… 시세 반영 미흡 집값이 싼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재산세를 부담하는 보유과세의 역진(逆進)적인 현상은 세금부과기준인 과세표준(이하 과표)의 산출방식이 부동산 실거래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현행 재산세 과표는 신축건물가액(㎡당 16만 5000원)에 구조·용도·위치지수,잔존가치율,건물면적,가감산특례 등의 항목을 곱한 뒤 합산해 산출한다. 그러나 이 체계는 건물면적이나 신축연도 등 건축비 중심으로 돼 있어 시가와의 괴리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실거래가격과 관계없이 신축건물,또는 건물면적이 넓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사례가 잦다. 예를 들어 시가가 3억 4000만원 정도로 비슷한 서울 강남지역 26평형 아파트와 서울 강북의 49평형 아파트의 경우 과표는 강남 26평형이 2971만원,강북 49평형이 7869만원으로 강남 26평형이 매년 7만 5190원의 재산세를 내는반면,강북 49평형은 강남의 5배가 넘는 41만 359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행정자치부는 9일 이런 불합리한 과표 조정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에 들어가는 한편,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했다.또 부동산 투기지역과 가격 폭등지역의 보유과세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행자부는 아울러 투기지역내 3억원(국세청 기준시가) 이상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대해 재산세액 결정시 건물시가 표준액의 가산율을 1∼1.5% 포인트올리기로 했다.투기지역의 재산세를 지역별로 차등화할 수 있는 항목을 새로 만들거나,산정비율을 크게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과표가 실거래가격10∼30%의 수준에 불과해 보유과세의 현실화 정도가 더딘 것이 사실인 만큼 이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방자치단체장이 과세권자인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는 매년 1월1일 고시되며,6월1일 현재 자기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납세의무자가 된다.재산세는 7월 종합토지세는 10월 각 자치단체에 납부하게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 ■정치권 대책/ 한 “강북 재개발을” 민 “재산세 현실화” 정치권이 부동산 가격 안정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부동산 문제가 연말의 대통령선거에서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나라당- 9일 여의도 당사에서 학계 및 부동산 업계 등 전문가들을 초청,‘부동산 가격안정 대책마련 정책간담회’를 열었다.한나라당은 정부의 땜질식 부동산 대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정부 대책은 양도소득세 대폭인상이나 외국어고교 신설,수도권 신도시건설 등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이뤄졌다는 데 문제가있다.”고 지적했다.임태희(任太熙) 제2정조위원장은 “현 정부는 주택수급정책에는 별 관심도 없이 건설경기만을 살리려는 데 집중했다.”면서 “임대 아파트를 늘리는 등 서민주택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주택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은 강북지역 재개발을 통한 신도시화”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민주당- 정부의 부동산 투기과열 억제 정책에도 가격 상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재산세 인상 등 추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전통적인 지지계층인 서민층의 불만도 높아져 자칫 잘못하면 이들의 표심(票心)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 같다. 이번주에 재정경제부와 행정자치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회를 열어 재산세 인상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김효석(金孝錫) 제2정조위원장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강남구와 서초구,송파구의 재산세 인상이 필요하지만,이 지역들은 재정자립도가 100%를 넘어 재산세 인상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하지만 강남지역의 재산세 인상방안을 정부측과 계속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곽태헌 홍원상기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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