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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정책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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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하락·금리인상 이중고 住테크족 빚갚기 ‘비상’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마저 들썩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자들이 선제적인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일본처럼 급격한 부동산가격 하락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담보가치(집값) 하락과 금리 상승이라는 두가지 악재가 동시에 겹칠 경우 가계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금리 6%대 전망 17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16일 현재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평균 연 5.94%다.9월 넷째주에 5.37%까지 내려가 ‘바닥’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추세다.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경기가 내년에 회복된다고 해서 당장 금리를 인상할 계획은 없다.”며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금융권은 금리상승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한 시중은행 명동 지점장은 “내년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게 일선 지점장들의 대체적 견해”라고 전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에 금리가 6%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은 정부의 ‘10·2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한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1%P 오를때 가계전체 이자부담 3조 증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가계빚은 9월말 현재 약 440조원이다.가구당으로 치면 2921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다.이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4조원,내년에 30조원이 만기가 돌아온다.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가계 전체의 이자부담은 3조 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여기에 집값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담보가치가 떨어져 은행권의 대출상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은행권이 집을 담보로 빌려준 대출금이 집값의 평균 70%이기 때문에 앞으로 집값이 30% 이상 떨어지지 않는 한 급격한 대출회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이 당국자는 그러나 “금리 상승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빚을 줄여나가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고종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과 은행빚을 얻어 여러 채의 집을 구입한 이른바 주(住)테크족들은 대출부실 위험에 이미 노출돼 있는 상태”라면서 “수적으로는 소수이지만 이들로부터 시작된 가계대출 부실이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출기간 10년 넘는 모기지론으로 갈아타는 게 상책 국민은행 임영신 지점장은 “금리가 낮을 때는 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재테크 수단중 하나이지만 향후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은 빚을 줄여나갈 때”라고 조언했다.임 지점장은 “기존 주택담보대출 고객들은 내년 3월께 정부가 선보일 예정인 모기지론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모기지론은 대출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고,고정금리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어진다. 우리은행 신용정책팀 조용흥 부장은 “집값이 최근 떨어졌다고는 해도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아직도 소폭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가계대출 부실을)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을 감안해 개인들도 선제적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경기회복이 지연되면 소득이 늘지 않아 이자부담 상승분이 버거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재산세 개편안 88%가 “찬성”

    정부의 재산세 개편안에 대해 상당수 국민이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과도한 세금인상은 문제가 있는 만큼 인상폭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16일 행정자치부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TNS에 의뢰해 14·15일 전국 만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산세 과세방식을 ‘집값이 높을수록 세금을 많이 내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정부안에 대해 ‘찬성’ 88.8%,‘반대’ 10.7% 등으로 나타났다. 재산세 개편안이 적용될 경우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재산세가 평균 2배,최고 7배까지 인상돼 무리한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조세정의를 위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 57.8%,‘과도한 세금인상 문제가 있으므로 인상폭을 낮춰야 한다.’ 40.0% 등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서울지역 응답자들은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53.0%,인상폭을 낮춰야 한다는 견해가 47.0% 등으로 팽팽히 맞섰다. 서울시가 조세저항을 이유로 정부의 재산세 개편안을 거부할 경우 정부의 대처방법에 대해‘법을 개정해서라도 국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61.8%,‘자치단체 의견을 따라야 한다.’ 35.4% 등으로 나왔다. 또 재산세 개편안이 부동산 투기 근절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을 것’ 62.7%,‘효과가 없을 것’ 34.6% 등이었다.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3.1%,신뢰수준은 95%이다. 행자부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 등과 협의한 뒤 18일 재산세과표결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재산세 개편안을 확정,각 시·도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행자부 ‘재산세 부담’ 덜었다

    “(재산세 과세표준 개편안을) 끝까지 밀어붙이십시오.” 15일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이정우 정책실장이 ‘재산세 개편안에 대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보고하자 노무현 대통령이 이같이 한마디했다. ●여론조사결과 16일 발표 노 대통령의 발언은 재산세 개편안에 대한 최종 권고안 확정 절차를 앞둔 상황에서 행정자치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읽혀진다.발언의 간결함 속에 파워가 실려 있다는 시각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재확인된 만큼,이제는 재산세 인상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행자부가 최근 전문여론조사기관인 DNS에 재산세 개편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1000명을 대상으로 13∼15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16일 발표된다. 정부는 이어 17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재산세 개편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며,18일에는 학계와 시민단체·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재산세과표결정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재산세 인상안에 대한 의견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이처럼 재산세 개편안에 대한 최종 권고안을 확정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행자부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대통령의 발언뿐만 아니라 재산세 개편안에 대한 지자체 의견수렴 결과,반발의 수위와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행자부에 따르면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가 행자부안에 ‘이의 없다.’는 의견을 냈다.다만 대전·울산·경기·경북·제주 등 5개 시·도에서 ㎡당 신축건물 기준가액 인상폭을 1만원(17만원→18만원)에서 5000원으로 낮춰달라는 건의만 접수됐다. ●재량권 행사는 난망 반면 재산세 개편안에 반대하는 자치단체장이 ‘재량권’을 행사하기에는 부담이 만만찮아 보인다. 행자부가 당초 제시한 권고안대로 최종안을 확정하더라도 재산세 과세표준 결정권한은 지자체장에게 있기 때문에 이들이 재량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현행 지방세법은 행자부 권고안에 대해 시·군·구청장이 세율(0.3∼7%)의 50%,㎡당 신축건물 기준가액(18만원)의 5∼10%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재산세 개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까닭에 지자체장이 이같은 재량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새해 달라지는 부동산 정책/주택매매 이중계약서 금지 무주택공급 75%로 확대

    ‘10년 동안 해야 할 일들이 올 한해에 다 이뤄진 것 같아요.’ 올들어 바뀐 부동산 관련 제도와 세금체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제도들이 올들어 도입됐다고 말한다.주택거래신고제 도입과 종합부동산세 신설,재건축시 소형의무비율 60%로 확대,조합원 명의변경금지 등 굵직굵직한 것만 10개가 넘는다. 하반기에는 한달에 몇개씩 대책들이 쏟아졌다.이같은 소나기식 대책으로 집값은 어느 정도 잡혔다.그러나 이미 발표된 정책들이 차질없이 집행되지 않으면 집값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수요자들은 어떤 제도가 도입됐고,시행시기는 언제인지 알아둬야 내집 장만이나 보유 부동산 매각시 활용할 수 있다. 재건축 후분양이나 직장지역 조합 분양권 전매금지는 이미 시행에 들어갔고,재건축단지의 중소형 건설 의무비율을 60%로 높인 조치도 현재 시행 중이다.서울,과천,5대 신도시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을 강화하는 조치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분양가 규제 관련 법안은통과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등 주택공개념 관련 조치들은 집값 추이 등을 봐가며 시행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곤기자
  • [관가 돋보기] 금감원·KBS 특감에 국세청 감사결과 발표 ‘전윤철 감사원’ 예사롭지 않다

    전윤철(얼굴) 감사원장의 취임이후 감사원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정부부처의 각종 주요정책들에 대한 평가와 감사에 대한 의지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신용카드사의 부실과 관련해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에 착수한다는 사실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국회가 청구한 KBS 등 5개 기관에 대한 강도높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여기에다 그동안 금기시해온 세무 당국에 대한 감사결과를 낱낱이 발표하는 등 연일 기세를 올리고 있다. ●국세청도 감사 사정권에 전 원장은 지난달 25일 취임이후 처음으로 참석한 감사위원회에서 강력한 감사의지를 드러냈다.서울지역 S세무서장이 비상장 법인 중소기업체의 매매과정에서 당연히 추징해야 할 양도소득세 39억원을 거둬들이지 않았다며 해임을 요구했다. 감사원 국장급 관계자는 “감사업무에 재직한 20여년동안 세무서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전 원장의 감사의지를 가늠케하는 척도”라고 말했다. ●과세시스템 점검까지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 기준시가 1억원 이상의 건물을 매도한 자료에 대한 확인 결과 1361명이 사업용 고정자산을 팔면서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 276억 8300만원을 신고,납부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했다. 국세청이 세목간의 연계,동산 거래가 잦은 납세자들에 대한 분석·검토작업을 소홀히 해 세원관리에 사각지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동산임대업자 3만 6330명을 점검해 2017명이 미등록 사업자로서 미납한 부가가치세 등 80억여원을 추징하도록 종용했다. 이에 감사원은 사업용 고정자산을 양도하고 폐업한 임대업자들에 대한 부가가치세 등이 과세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일선 세무서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요구했다. 여기에다 국세청이 활용가치가 없는 자료나 동일목적의 과세자료를 중복 수집하는 등 세원관리를 부실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도 적발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열린세상] 특별법보다 시급한 것들

    소위 ‘균형발전 3대 특별법’이라 불리는 법안이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이다.지방분권특별법,국가균형발전특별법,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등이다.무엇이 ‘특별한’ 탓인지 이들 법안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국가균형발전법을 놓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출신 의원들이,신행정수도특별법을 놓고 충청권과 비충청권 의원들이 서로 으르렁대며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일간 신문마다 이들 3대 법을 지지하는 전국의 광역단체장들의 광고가 대문짝만하게 나왔다.자기들의 정치적 구호에 이렇게 국민의 세금을 마구 써도 괜찮은 것인가.물론 서울과 인천시장 그리고 경기도지사는 빠져 있었다. 참여정부는 ‘균형발전’이란 구호를 유난히 크게 외쳐왔다.이들 3개법은 첫 작품이다.특별법에 따르면 대폭적으로 행정권한을 지방에 이양한다.그리고 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들고,지방은 균형발전계획을 세우고 정부는 균형발전 특별회계를 만들도록 되어 있다.또한 충청도에 신행정수도를 만든다. 수도권 집중문제나 균형발전을 위한 대책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이같은 대책이나 법,또는 위원회는 그동안 수없이 명멸하였다.정권이 바뀔 때마다 만들어지고 정권이 바뀌면 없어지곤 했던 것이다.지금도 지역균형개발법이 있고,지역균형특별회계 제도가 있다.아무리 법 만능주의라지만,법이 그것도 특별법이 몇 개 더 만들어진다고 손바닥 뒤집듯 해결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근본적으로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문제를 잘못 짚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수도권 집중은 경제기능의 집중에서 출발한다.따라서 무엇보다 경제기능의 분산이 이루어져야 문화,사회,교육 등의 분산이 뒤따르게 된다.그렇다면 수도권의 경제기능이 지방으로 점진적으로 흘러내리도록,또는 지방에서 유치하도록 유도하는 데 정책의 주안점이 주어져야 한다.지방의 간절한 바람은 중앙정부의 시혜적 조처가 아니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동북아중심 구상이란 맥락에서 서울과 수도권의 경제력 집중을 오히려 조장하여 왔다.서울에는 멀티미디어시티를 만들고,인천에는 송도와 영종도에 자유지역을 만들고,경기도에서는 첨단전자단지구상이발표되고 있다.삼성,엘지,쌍용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수도권에 대규모 공장을 짓거나 지을 예정이다.결국 고용의 집중이 심화될 것이고 수도권 문제는 제자리를 맴돌 것이다. 반면 정부는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행정기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생각해 보자.경제기능은 집중시키고 행정기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합리적인가.아니면 그 반대가 맞을까. 이 기회에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국토의 균형개발이란 명제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시각보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대비적 구도가 더 절실하다는 점이다.서울과 수도권이 과밀이라면 부산은 과밀이 아닌가.인구밀도는 부산이 서울보다 더 높다.대구는 어떤가.이들 대도시에는 산 중턱까지 초고층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들어서고 도시내 교통체증은 서울보다 더한 실정이다.이들은 이미 과밀수준이다. 반면 중소도시는 대도시의 그늘이 되어 낙후되어 왔다.낡고 먼지 뒤집어 쓴 볼품없는 도읍이 구태 그대로 남아 있다.빈 집들도 많은데,그 언저리에 논밭을 밀어붙이고 고층의 아파트가 볼품없는 모습으로 버티고 서 있기도 하다.신개발지와 기성시가지는 조화를 잃고 있다.서울의 부동산시장을 달구어온 재건축,재개발은 사치스러운 용어다. 이들 중소도시가 나름대로 특성있는 기능을 중심으로 고용의 틀을 확보하고,아울러 도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거창한 ‘구호’나 특별한 ‘법’이나 달콤한 듯한 ‘기금’보다,나는 도시주거환경을 재생해 주는 계획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한다.외국의 대학도시는 조그만 대학 하나를 중심으로 특성있는 도시를 이루고 있다.행정기능,경제기능이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편재된 탓도 크지만,생활환경의 격차도 지방도시의 성장을 막고 있는 요인이다. 내년에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전국이 하나의 생활권이 된다.대도시와 지방의 중소도시와의 균형개발이 더 절실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 건 영 단국대 교수 前국토연구원장
  • ‘김진표 경제號’ 순항할까

    내년 총선 출마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김진표(사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연말 개각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음으로써 부총리가 추진해 온 경제정책 기조는 당분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남 등의 부동산투기바람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김진표 경제호(號)’가 순항할지 여부는 지켜보아야 한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월 취임하면서 세제개편 등 참여정부의 굵직굵직한 경제관련 로드맵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이 때문에 그의 거취는 안팎으로 초미의 관심사였다.김 부총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카드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의욕적인 행보를 보여왔다.재경부 일부 관료들이 김 부총리가 이미 유임을 통보받지 않았나 하는 얘기를 그럴듯하게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모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가 나쁘고 짜증스러우니까 경제팀을 자꾸 공격하고 나무라는데 과오,대과없고 그동안의 위기에 잘 대처해 왔고 큰 실수가 없었다.”며 김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경제팀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각종 법안통과 탄력받을 듯 김 부총리가 연말 개각에서 유임하는 쪽으로 굳혀지면서 국회에 계류돼 있는 각종 경제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을 각각 2%포인트씩 내리는 법인세법과 근로소득세 경감 등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 수두룩하다.증권관련 집단소송법,주택금융공사법안,통안거래소법안,지역특화발전특구법 등도 김 부총리가 직접 챙긴 사안이라 국회통과 여부는 그의 역할과 무관치 않다. ●내부인사 할까 그동안 재경부 내에서는 김 부총리가 연말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시각도 많았다.부총리 교체에 따른 내부 물갈이에 촉각을 곤두 세워왔다는 얘기다.그러나 김 부총리의 유임으로 내부인사설은 당분간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재임기간이 오래되는 등 교체의 필요성이 제기된 일부 간부 등을 포함해 인사요인이 생기고 있는 만큼 소폭의 인사가 단행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있다.실제 김 부총리도 어떤 형태로든 약간의 인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취임한 이후 ‘제대로 된 인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향후 거취는 재경부 관료들은 김 부총리의 거취는 내년 초 경기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한다.내수부진 등으로 침체된 경기가 내년 초부터 점차 개선되고,카드채 문제 등 현안이 제대로 해결될지가 최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이럴 경우 김 부총리의 총선 출마가 자연스레 거론되면서 교체설이 나돌 것이란 얘기다.경기가 살아나고,정치권의 지각변동으로 총선 출마를 권유받게 되면 고려해 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하지만 김 부총리는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주택담보대출 소득공제 혜택 원금상환 거치기간 3년 이하로

    내년부터 이자상환액에 대해 연말정산 때 연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이용하는 사람은 3년이 지난 뒤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한다. 재정경제부는 15년 이상 장기주택담보대출의 원금 상환 거치기간을 ‘3년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다만 이자상환액에 대해서는 대출시점에서 원금을 갚을 때까지 연 1000만원 한도 내의 소득공제 혜택은 유지된다. 최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15년 이상 장기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연 이자상환액의 1000만원까지를 소득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원금 상환 거치기간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재경부는 장기주택담보대출이라도 원금 거치기간이 길어지면 사실상 단기대출과 같아지므로 장기주택담보대출을 유도하려는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부동산 투기를 유발할 수 있어 거치기간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또 장기주택대출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발행될 주택저당채권(MBS)의 경우 매월 상환되는 원리금을 기초로 발행되지만 거치기간이 장기화하면 장기간 이자만 지급되다 원금이 단기간에 상환되는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한은 이달 콜금리 동결전망

    미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정책 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국은행은 12월에도 콜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그럴 경우 콜금리는 지난 8월부터 5개월째 묶이게 된다. 한은은 또 오는 11일 발표하는 내년 경제 전망에서는 성장률 전망치를 5.4% 안팎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7일 “우리 경제가 2·4분기를 바닥으로 서서히 나아지고 있으나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회복세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어서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에나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면서 경제를 이끌고 있으나 가계 부채 증가와 신용불량자 문제로 소비가 늘지 않고 투자 부진도 계속되는 반면 금리 인상 요인으로 지목됐던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정부의 종합 대책 이후 일단 잦아들었다.”고 진단했다.이어 “미국,일본 등은 경제 개선 속도가 우리 나라보다 빠르지만 경기 회복 기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아직 금리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의콜금리 인상이 현 단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최근 주요 선진국 장기금리 안정 배경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일본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당국자들이 경기 회복세 유지 등을 위해 현재의 저금리 정책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다가 내년 중반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 내년 경제 전망과 올해 성장 추정치를 보고한 뒤 공식 발표한다.5%대 초·중반,구체적으로는 5.4% 안팎의 전망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사설] 세부담 속도조절 필요하다

    정부가 지난달 양도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준시가를 대폭 올린 데 이어 건물 과표기준 변경을 통해 재산세도 ‘현실화’하겠다고 발표했다.세 부담을 높여 투기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드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부동산 투기꾼들의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흡수하고,싼 아파트에 높은 세금이 부과됐던 조세 역전현상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본다.하지만 단기간에 세부담을 급격히 늘림으로써 조세 저항에 직면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안에 따르면 서울 강남지역은 재산세가 최고 7.4배 오른다.게다가 내년에는 ‘공시지가 대비 적용률’이 36.1%에서 3%포인트 높아져 종합토지세도 최고 70% 이상 오르게 된다.2005년에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가 더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물론,아파트나 땅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는 별도의 국세인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된다.문제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겠다고 뽑아든 칼이 1가구 1주택 등 실수요자에게도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재산세 결정권한을 가진 지자체들의 반발 조짐이 이를 방증한다. 과격한 정책은 도리어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부동산 세제 강화방안이 이에 해당한다고 본다.수요자가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세부담 속도가 가파르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자칫 탈법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허위 신고 가능성을 이유로 취득세와 등록세 등 거래세율의 조정을 미루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정부가 부동산 투기억제를 이유로 정부의 잇속만 챙겼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부동산 세제 강화방안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세부담 속도를 조절할 것을 권고한다.
  • 문답풀이/ 주상복합등 공동주택만 적용

    정부는 3일 ‘보유세 강화’라는 기존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그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신경전 등 실제 적용까지는 숱한 고비가 남아 있다.정부 권고안이 변형 적용될 공산도 적지 않다.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정부의 건물과표 조정 권고안을 지자체장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건물과표는 시·도지사의 승인을 거쳐 시장·군수·구청장이 최종 결정·고시토록 법령에 규정돼 있다.세 부담이 크게 느는 곳은 선출직 단체장들이 주민들의 눈치를 볼 것이고,반대인 경우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이 줄어드는 데 반발할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그래서 권고안의 ‘수정 적용’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저가 대형아파트들이 많아 세입이 크게 줄어드는 지자체의 경우 세수 보전을 위해 정부가 별도의 권고안을 내려보낼 방침이다.예컨대 과표상으로는 50% 세액이 감소된 아파트에 대해 지자체장이 내년에는 일단 감소폭을 10∼20% 정도로 조정토록 하는 등의 내용이다. 세수가 크게 늘어나는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등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나.예컨대 최고7.4배가 오르는 아파트에 대해 강남구청장이 2004년도에는 3∼4배 가량 적용하도록 정부가 여지를 열어두고 있나. -정부는 즉답을 피하고 있다.양도세 강화 등 정부의 여러 부동산 정책이 서울 강남을 타깃으로 하는데,여기에 물을 탈 수는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부유층의 조세저항을 우려해 선출직 단체장들이 유화책을 펴면 정부로서도 도리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시가기준으로 바뀌는 재산세 가·감산율은 모든 주택에 적용되나. -공동주택에만 적용된다.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내의 주택,연립·다세대주택 등이 해당된다.단독주택이나 상가·사무실 건물 등은 이전처럼 면적기준에 따라 마이너스 20∼60%의 현행 가·감산율 제도를 그대로 적용한다. 지방의 일부 연립·다세대주택은 국세청 기준시가가 고시되지 않았는데 이 경우 재산세 부과기준은. -국세청에서 고시하지 않은 곳을 행자부나 각 지자체에서 기준시가 외의 다른 기준을 만들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그래서 정부는 면적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기존 방식을 택해 세 부담이 올해와 엇비슷하게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
  • 中 내년 경제성장률 7~8.5% 전망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경제는 내년에 국내총생산(GDP) 8.5% 안팎의 성장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중국사회과학원과 국가정보센터 등 중국의 경제연구단체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8∼8.5%로 예상했다. 반면 모건 스탠리 등은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실효를 거둬 내년의 경우 중국 경제성장의 양대 엔진인 수출과 고정투자의 성장률이 반으로 줄어들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올해 8.5%에서 7.8%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 중국 은행 전문가들도 내년 GDP 성장률이 7% 대에서 조정될 것이며 소비자 가격은 1% 내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29일 폐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지난 20여년간 지속돼온 경제발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2004년 경제운영 원칙을 확정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비롯한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이번 회의는 올해 경제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내년에도 이같은 수준(8.5% 안팎)의 목표를세울 것을 지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재정 수입과 지출 증가율을 각각 15%,13%로 확대하고 총통화(M2) 증가율은 올해와 비슷한 18.5%로 잡았다.국제금융공사의 쉬샤오니엔(許小年) 이사는 “중국정부는 내년에도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의 통화긴축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국무원 발전연구중심금융소의 샤빈(夏斌) 소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민간 소비 활성화 등으로 소비자 물가는 올 예상치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아진 2% 수준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국유자산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세제·금융체제 개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은행 개방이 가속화되고 외국자본 은행에 개인신용대출,은행카드 업무,외환판매 업무가 개방된다. 외환보유액은 5300억달러로 올해보다 1000억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고정 환율제의 고수 등 위안화 정책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 확실시 된다.세계경제 회복세와 함께 민간 부문이 투자성장을 주도하며 기술집약형 투자로 투자패턴의 변화가 예상됐다.특히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20%에 달하지만 성장엔진인 전자산업의 성장은 다소 주춤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oilman@
  • [대한포럼] 카드 위기의 시작과 끝

    흔히들 ‘소비는 미덕’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이 때의 ‘소비’ 앞에 ‘건전한’이란 형용사가 생략돼 있음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건전한 소비’는 미덕이지만,‘불건전한 소비’는 재앙을 불러온다.지금 한국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카드 위기가 그런 경우다. 외환 위기를 가까스로 넘길 무렵 재벌들은 앞다퉈 카드업으로 몰려들었다.카드사가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더니 카드를 남발했고,여기에 소비자들까지 가세해 마구 카드를 긁어대기 시작했다.카드사들은 연간 수천억원의 떼돈을 벌며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고 착각했지만 그러나 그것은 거대한 거품이었다. 부동산 투기꾼들이 서울 대치동으로 몰려들어 일시에 부동산 거품을 만든 것과 다를 게 없다.거품이 꺼지자 곳곳에서 문제가 터졌다.최대 희생자는 가계였다.가계도산이 속출해 360만명이 신용불량자가 됐으며,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카드빚만 남은 ‘깡통계좌’를 안고 빚독촉에 시달리며 범죄와 일가족 동반자살의 유혹을 견뎌내고 있다. 카드 위기는 건전한 소비의 주체로서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계를 마비시키고 있다.게다가 LG카드 구제금융과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합병에서 보듯 가계의 위기가 이미 카드사와 투신사를 거덜내고 은행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카드 위기의 발원지를 찾아 좀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DJ정부의 경제팀이 추진했던 ‘소비확대 정책’이 있다. 당시의 정부는 카드사들에 길거리 ‘좌판 영업’을 허용했다.이에 따라 카드사 직원들은 손뼉 장단에 맞춰 ‘골라 골라’를 연호하며 싸구려 물건을 파는 남대문 시장 좌판상인들처럼 길거리 판촉활동을 벌였다.1000만원짜리 돈다발을 길거리서 아무런 신용조회도 없이 마구 빌려주었다.또 신용에 무지한 카드 이용자들이 카드사 돈을 내 돈 쓰듯 하다가 무더기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데도 정부는 손을 쓰지 않았다. 금융인의 몰상식,금융이용자의 무지,금융사의 불법·변태영업을 정부는 왜 방조했을까? 그 해답을 DJ정부 경제팀이 펼친 소비확대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이들은 ‘건전한 소비만이 미덕’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그런 설명 없이 그냥 ‘소비는 미덕이다.소비하라.’고만 외쳤다.외환위기 이후의 위축된 경제를 살려내는 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 부작용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들에게 카드는 소비 캠페인을 위한 최상의 도구로 인식됐다.이렇게 해서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카드흥행사업’이 전개된다.재경부는 카드를 많이 쓰면 세금을 깎아주고,국세청은 카드복권까지 만들어 카드사용을 권장했다. 처음에는 거래 투명화와 탈세 방지라는 좋은 목적으로 출발했지만,금방 ‘건전한 소비’의 한계를 훌쩍 넘어섰다.카드사 난립·카드 남발·카드 남용·신용불량자 양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오로지 ‘소비가 늘어야 경제가 산다.’는 일념으로 밀어붙였다.브레이크 없는 소비확대 정책은 카드 위기를 향해 치달았다. 소비에는 마약과 같은 강한 중독성이 있다.소비확대 정책은 처음에는 건전 소비 활성화로 시작되지만 소비가 늘면서 경제성장률이 조금씩 올라가면 거기에 금방 도취되고 만다.그래서 계속 소비를 부추기다 보면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을 불러들이게 된다는 것이 DJ정부의 소비확대정책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다. 투자는 에너지(자원)를 축적하면서 열(경기 회복)을 내지만,소비는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열을 낸다.경제정책이 소비확대에만 매달리면 에너지원이 금방 고갈되고 그 이후에는 경제에 무리를 주게 된다.DJ정부 경제팀의 소비확대 정책은 노무현 정부의 경제팀이 누려야 할 소비의 몫을 미리 당겨 쓴 것일 뿐이다.현재의 심각한 카드위기와 소비 부진은 그 후유증이다.이 점에서 DJ 경제팀은 현 경제팀에 큰 빚을 지고 있다.소비확대 정책의 시작은 달콤하지만 그 끝은 매우 쓰다. 염 주 영 논설위원 yeomjs@
  • 편집자에게/ “시장가격 정확히 신고 유인책 강구를”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 68평형 양도세 33배 오른다’기사(대한매일 11월28일자 1면)를 읽고 우리나라 부동산 평가체계의 가장 큰 특징은 실거래가액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매년 몇백만건의 부동산 거래가 일어나지만,시장가격은 노출되지 않는다.실거래가액을 정확하게 신고하면 세금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당사자간 말만 맞추면 얼마든지 낮출 수 있다.정부 입장에서는 과세를 할 수 있는 평가가격이 있어야 하며,실거래가액은 파악할 수 없으므로 이를 보완하는 가격이 기준시가다.기준시가는 시장가격 동향을 조사해 근접하는 행정가격을 제시하는 것이어서 시장가격과는 괴리가 있다. 우리의 부동산 시장을 보자.부동산 투기가 한창일 때는 하루 하루가 다르게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이렇게 동적인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연 1∼2차례의 행정가격으로 시장가격에 근접시킬 수 있겠는가.다음달 1일부터 공동주택의 기준시가가 평균 23.3% 인상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시장가격에 좀더 접근했으니,바람직한 조치다.그러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되지 못한다.하루 하루 변하는 시장가격을 정확히 신고하게 하는 유인책을 강구해야지,엄포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부동산정책의 핵심은 시장가격이 어떻게 정확하게 신고되도록 제도를 디자인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진권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 10.29대책 한달 점검/대치동 선경·미도·우성 1억원선 빠져

    10·29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한달째를 맞고 있다.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일반 아파트까지 가격 하락세가 확산되면서 이번 대책은 일단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시중 유동자금은 여전히 부동산 주변을 떠돌고 있다.게다가 각종 대책들은 정치권의 갈등으로 제대로 시행될지 미지수이다.자칫 대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집값은 반등세로 돌아설 수 있다.10·29대책 이후 집값 동향과 정책추진 상황을 알아본다. ■강남아파트 매매가 ●거품 걷힌 재건축 하락세 멈춰 10·29대책의 위력을 여지없이 보여준 것이 재건축 아파트이다.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강화와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전망 등으로 다주택자들이 대거 매물을 내놨기 때문이다.서울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10∼30% 떨어졌다.강남의 집값을 끌어올렸던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31평형이 한때 7억 4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이제는 20%가량 내린 5억 8000만원대로 굳어졌다.급매물은 5억 500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서초구 반포주공3단지도 가격이 내리기는 마찬가지이다.확정지분제로 재건축을 통해 40평형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한때 7억 8000만원대까지 올랐던 16평형은 이제는 5억 400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무려 30.76%나 떨어진 것이다. . ●일반아파트로 옮겨간 하락세 대치동의 선경·미도·우성아파트는 빅3로 불린다.10·29대책 초기 은마아파트의 가격이 급락할 때에도 이들 아파트는 요지부동이었다. 최근들어 이들 아파트의 가격도 고개를 숙였다.대부분 1억∼1억 5000만원가량 떨어졌다.대부분 호가중심으로 올랐듯이 내릴 때도 호가중심으로 떨어지고 있다.호가지만 이들 아파트의 가격하락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빅3 가운데 미도아파트의 경우 46평형의 가격이 현재는 12억∼12억 5000만원대이다.이는 한달 전에 비해 1억∼1억 5000만원이 빠진 것이다.인근 학사공인 관계자는 “가구당 1억∼1억 5000만원가량 내린 것으로 보면 정확하다.”고 말했다. 인근의 선경아파트와 우성아파트도 1억원 이상 떨어졌다.그러나 매물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대신 수요는 꾸준해 거래는 제법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3에 이어 다른 지역의 일반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서초구 서초동 삼성래미안의 경우 5월에 입주한 새 아파트로 1200가구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39평형의 가격이 7억 1000만원으로 한달 전(7억 8500만원)에 비해 6500만원가량 하락했다.이같은 내림세는 강남구 수서동·역삼동,양천구 목동 등지로 번지고 있다. ●수도권 가격도 하락세 서울의 하락세는 수도권과 지방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특히 수도권은 내림세가 뚜렷하다.1억원 이상 떨어진 아파트도 상당수다.최고 6억 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던 용인 성복동 LG빌리지1차 61평형은 1억원 이상이 떨어진 5억 2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풍덕천 수지2지구 성지 60평형은 호가가 한때 4억 7000만원까지 올라갔으나 이제는 3억 6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다. 지난 9월 중대형 평형 위주로 가격이 급등했던 분당도 최근들어 가격하락세가 뚜렷하다.한때 4억 9000만원에 달했던 수내동 푸른신성이나 야탑동 장미동부 32평형대는 4억원대 중반 매물도 나온다. 김성곤 기자 sunggone@ ■정책어떻게 돼가나 ‘10·29대책’의 양대 정책 목표는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주택 과다 보유자·투기 행위자에게 과세를 강화하는 것이다. 주택거래신고제 도입과 보유세 현실화,양도세 강화 등도 주택 투기의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당장 정책목표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이번 대책의 진수는 뭐니뭐니해도 주택거래신고제다.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사고 팔 때 산 사람은 즉시 시·군·구에 매매계약 내용을 신고토록 하는 제도다.시·군·구는 신고 내용을 검토,취득세·등록세 과세자료로 사용하고 세무서에 양도세,상속·증여세의 과세자료로 활용토록 하기로 했다. 신고를 늦추거나 허위로 신고할 경우 과태료를 물려 거래가를 제대로 신고토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연내 제도를 마련,내년부터 주택거래신고제를 실시할 계획이다.‘단타거래’를 통한 시세차익,세금탈루,떴다방 조장 등의 부동산 투기 원인이 실거래가 은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것이다. 문제는 좋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준비가 안됐다는 것이다.우선 주택법을 개정,실시 근거를 마련키로 했지만 국회 파행운영으로 연내 실시 약속은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았다. 주택거래신고제의 성패는 주택거래 내역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전산망 구축에 달려 있다.하지만 토지종합정보망은 2005년쯤에나 마무리된다. 당장 신고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거래 내역을 영속적으로 보관하고 과세 자료로 이용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이 없다.정부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깨달았다면 당장 예산을 추가 배정,전산망 구축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류찬희 기자 chani@
  • [사설] 엉터리 통계로 주택정책 세웠나

    전국 가구의 절반 이상이 무주택이라는 행정자치부의 ‘가구별 주택소유현황’ 자료는 보급률 확대 위주의 주택정책이 얼마나 잘못된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지난해 말 주택보급률 100.6%,2015년까지 115%로 확대 등 총량 수치에만 집착한 결과,주택보유 가구의 3분의1이 평균 3채씩 집을 갖는 등 주택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말하자면 공급 확대 위주의 정부 정책이 부동산 투기꾼들에게 투전판과 ‘판돈’을 대준 꼴이라 할 수 있다. 행자부의 가구 분류가 주민등록 기록에 나타난 현황을 기준으로 삼음에 따라 실제 가구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건설교통부가 지금까지 제시했던 숫자와는 큰 차이를 보인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건교부는 지난해 말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고 공표했으나 행자부의 자료에 따르면 81.9%에 불과하다.건교부의 발표가 맞다면 행자부는 다주택 소유자 중과세를 위해 무주택 가구를 부풀렸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행자부의 자료가 맞다면 건교부는지금까지 잘못된 통계에 입각해 주택정책을 추진해왔다는 얘기가 된다.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의 통계 작성 기준을 단일화하는 한편,주택보급률 편차 18.7%포인트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행자부는 다음 달 중 건물과 토지 보유 실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현실과 가장 근접한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소유 형태가 불분명한 건물과 토지에 대해서는 확인 절차를 거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불확실한 자료에 근거한 정책은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현투증권 매각 의미와 파장/손실 1조5000억 국민부담 가중

    25일 마무리된 현투증권의 매각협상은 전환 증권사의 첫 매각 사례인 데다 다른 증권·투신사의 구조조정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매각가격과 공적자금 투입 및 손실에 따른 헐값 매각시비,소액주주 보상을 둘러싼 갈등,대주주인 현대증권의 반발 등 과제들이 많아 매각이 완전히 끝나는 시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지분80% 매각대금은 최대 4000억 초미의 관심사인 현투증권의 정확한 매각가격은 현 단계에서 불분명하지만 업계에서는 5000억∼7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정부는 약 7000억원을,푸르덴셜측은 5000억원 정도로 각각 추정하고 있다.예상 매각가격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있다.1차로 이뤄질 지분 80%의 매각조건은 영업력과 부도 위험을 동시에 고려한 기업가치 평가기준(EBITDA·이자·세금등 지출이전 영업이익)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나머지 20%도 3년간의 시차를 두고 매각하기 때문이다. 지분 80%에 대한 매각대금은 내년 1월말을 기준으로 1년(2003년 1월∼2004년 1월)간 EBITDA에 의해가격을 산정한다.그동안 현투증권의 영업이 비정상적이었던 점을 감안,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3개월간의 EBITDA에 4를 곱한 수치에 기업가치승수(멀티플)와 지분 80%인 0.8을 각각 곱해 매각가격을 산출한다.EBITDA가 160억원이고 멀티플 추정치가 0.7일 경우 매각대금은 3584억원(160억×4×7.0×0.8)이 된다.나머지 지분 20%는 3년 후에 풋옵션을 행사,같은 방식으로 가격을 산정한다.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으로 2000억∼3000억원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2만3천명 소액주주 매입가의 20%보상 그칠듯 정부가 현투증권을 푸르덴셜에 매각하면서 받는 대금과 자산처분으로 얻는 대금은 8000억원에서 1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80%의 지분 매각대금은 3000억∼4000억원으로,5000억원을 받기로 했던 MOU(양해각서) 체결 때보다 줄었다.MOU체결 이후 SK카드채 손실 등으로 부실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금융감독위원회는 20% 지분에 대한 매각가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MOU 체결 때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현대증권매각으로 2000억원,현투증권 주식 등 자산매각으로 1000억원 정도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더라도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2조 4000억∼2조 5000억원 정도여서 정부는 1조 5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보게 된다.이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와 결국 ‘헐값 매각 시비’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소액주주간 문제여서 본계약과는 무관하다.현재 소액 주주들은 정부의 ‘부분 보상’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는 자본잠식 상태인 현투증권의 자본금을 ‘0’으로 하는 완전 감자를 실시하되,전체 주식의 25.3%를 보유하고 있는 2만 3000여명의 소액 주주에 대해서는 현금 또는 주식연계증권(ELN) 가운데 선택하도록 할 방침이다.현금 보상은 즉시 지급되지만 ELN을 신청하면 3년후 푸르덴셜측에 나머지 20% 지분을 넘길 때 원금에 일정 이자를 합해 돌려 받게 된다.보상 수준은 주식매입가격의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한투·대투 매각 착수… 구조조정 급물살 현투증권의 매각에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현대증권,대우증권 등의 매각도 추진되기 때문에 증권·투신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은 “한투와 대투 매각을 위해 다음달 주간사 선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해 두 전환 증권사의 매각 방침을 분명히 했다.정부는 또 현투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증권도 현투증권의 부실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매각할 방침이다.현대증권이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신주를 외국인만 인수하도록 해놓고 있어 우선 정관을 바꾼 뒤 신주를 발행,이를 예금보험공사가 인수해 제3자에게 다시 매각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대증권측은 “적정 규모내에서 경제적 책임은 지겠으나 현대증권의 매각보다는 정상화에 무게를 두겠다.”고 반발하고 나서 난항이 예상된다. 강동형 김미경기자 yunbin@ ■투신매각뒤 현대 어떻게 되나 현대투신증권과 현대투신운용이 25일 매각됨에 따라 현대그룹은 자산규모 8조 5000억원대,계열사 7개의 미니 그룹으로 전락했다. 푸르덴셜로 팔린 두 회사는 2000년 투신사태 이후 현대그룹이 경영권을 행사하지는 못했지만 현대증권이 대주주여서 여전히 현대계열사로 분류돼 왔다. 두 회사가 매각되면서 현투증권이 대주주인 현대오토넷과 현대정보기술도 함께 분리될 것이 확실시 된다.이렇게 되면 현대그룹은 엘리베이터와 상선,아산,증권,택배,경제연구소,동해해운 등 7개 계열사만 남는다. 현대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15위(10조 1600억원)를 기록했다.그러나 이들 7개 계열사의 자산 규모는 8조 5000억원에 불과하다.재계 순위 19∼20위권 수준이다. 한때 8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1위 그룹으로 군림했지만 2000년 ‘왕자의 난’을 거치면서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계열 분리됐다.이 때 계열분리된 기업 가운데 자동차는 재계 3,4위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공업은 자산규모 10조 안팎의 우량그룹으로 재탄생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푸르덴셜금융 어떤 회사 푸르덴셜금융은 1875년에 설립,지난해 말 현재 5560억달러의 운용자산과 예탁자산을 확보하고 있다.전세계 30여개국에 자회사를두고 개인·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보험·은행·증권·부동산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영업을 하고 있다. 푸르덴셜금융은 한국에서 지난 89년 6월 한국 푸르덴셜생명보험을 설립,91년부터 영업을 하고 있다.한국 푸르덴셜생명은 국내 시장에 종신보험상품 및 전문 보험설계사(FC) 영업을 본격 도입했으며,보유계약액(36조원) 기준 생보시장에서 5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美 늘어나는 투잡스족

    하루에 두번씩 출근하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다.직업이 두개인 이른바 ‘투잡스(two jobs)족’들이다.낮에는 버젓한 직장을 다니다가 밤무대를 뛴다거나 몸을 파는 거리의 여성들과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직장 두곳을 소화하는 사람들이다.이유는 대체로 여러 가지다.자녀교육 때문에 정상적 시간대에는 직장을 다니기 어려운 독신 또는 미혼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하는 임시직 종사자들이 있다.대부분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들이다.이들은 보통 아침과 초저녁에 자녀들을 돌보고 낮과 밤에 주로 일한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경기침체의 여파로 직장 하나로는 벌어먹기 힘들게 된 사람들도 있다.경기가 나아지고 있으나 노동시장은 100% 회복되지 않았다.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인들도 ‘파트 타임’으로 여러가지 일을 한다.특히 인터넷 등의 발달로 재택근무의 여건이 조성되면서 투잡스는 점차 보편화하는 추세다. ●자녀 뒷바라지를 위한 근무시간대 조정 제니스 키넌(39)은 미 화이트칼라의 전형적 스타일인 ‘나인 투 파이브’에 속한 주부였다.체이스 맨해튼은행의 회계원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했다.금요일에는 장부 정리를 위해 오후 6시까지 일하기도 했지만 평소 오후 5시면 ‘칼 퇴근’하는 습관은 어김없었다. 그러나 2년 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상황이 바뀌었다.특히 늦 결혼으로 얻은 두 자녀 모두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아이들 뒷바라지 때문에 정상적 직장생활이 불가능해졌다.남편이 있을 때는 함께 번 돈으로 보모를 둘 여유가 있었다. 지금은 형편도 어려운데다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짜리 뒷바라지를 위한 시간을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오전 8시 30분을 전후한 등교나 오후 3시 30분과 4시 사이의 하교시 아이들을 돌보고 과외활동을 지원하려면 ‘나인 투 파이브’로는 불가능했다.그렇다고 매일 지각하거나 조퇴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제니스는 결국 근무시간을 쪼개고 직장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은행의 상사가 사정을 감안,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은행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지만 저녁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자동차 딜러점의 야근을 전담하기로 했다. 수입은 줄고 몸은 훨씬 더 피곤해도 아이들이 학교를 오갈 때 엄마로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고 저녁 9시에 재운 뒤 다시 출근해도 잠자는 아이들의 입에서 불만은 터지지 않게 됐다.자정을 전후해 아이들만 집에 있는 게 큰 걱정이지만 큰 아이가 5학년으로 성정한 게 위안이 된다. 미국에서는 기혼자 가구의 비율이 50.7%로 떨어졌고 자녀를 낳아 함께 사는 가구는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미 노동 인구의 42%가 미혼일 정도로 독신 가정이 늘면서 자기계발뿐 아니라 불가피하게 투잡스족이 되는 사람들이 흔해지는 추세다. ●궂은 일 마다하지 않는 이민자들의 행렬 미국의 대표적 패스트 푸드점인 맥도널드는 히스패닉에 완전히 점령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과거 백인 학생이나 흑인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것과는 달리 요즘은 히스패닉계들이 패스트 푸드점 일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시간당 7∼11달러의 낮은 임금이지만 이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특히 낮에는 건설 현장에서,밤에는 음식점의 야간 점원이나 기업의 청소원으로 일하는 투잡스족의 전형적인 일자리가 되고 있다. 워싱턴 일대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계 슈퍼마켓인 ‘그랜드 마트’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브라질 출신의 제니퍼(24)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이곳에서,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21시간 영업점인 세븐 일레븐에서 일한다.제니퍼는 하루 8시간 근무하지만 새벽일이기 때문에 특별히 시간당 평균 14달러를 번다고 말한다. 히스패닉의 인구는 3880만명으로 3830만명인 흑인을 제치고 이미 미국내 두번째 인종이 됐다.히스패닉이 낙태와 피임을 금지하는 가톨릭 신자인 탓도 있지만 최근 10년 사이 이민자 수가 1000만명이 넘을 만큼 이민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한국계 이민자들도 예외가 아니다.그러나 히스패닉과 달리 미 정부의 복지혜택을 누리거나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작업 측면이라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최근 냉동공조 자격증을 따고 사업을 시작한 브라이언 김씨는 이전부터 다니던 세븐 일레븐에서 일주일에 이틀간 새벽일을 한다.이유는 세븐 일레븐에서 제공하는 건강보험 혜택을 계속 누리기 위한 것. 파나마에서 이민 온 앤드루 로드리게스(42)는 전직 해군 출신이지만 메릴랜드 몽고메리 게이더스버그의 포토맥 피자점에서 주방보조로 일한다.낮에는 파나마 관광객들을 위한 가이드나 통역일도 하지만 1년 뒤 피자전문점을 내기 위해 일종의 ‘도제과정’을 거치고 있다.그는 처음부터 식당을 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6개월을 목표로 주방일에 나섰지만 지금은 1년은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한 과도기적 현상?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나 노동시장은 여전히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10월 중 실업률이 9월 6.1%에서 6%로 낮아졌고 취업자 수도 한달 사이 12만 5000명이나 늘었으나 지난 2년간 발생한 실업자 300만명은 여전히 노동시장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이들이 일자리를 얻는 것은 대부분 임시직인 서비스 업종이며 소득이 안정적이고 각종 수당과 보험 등의 혜택이 부여되는 제조업으로의 취업은 뚫지 못하고 있다.지난달 서비스 부문에서 취업자 수가 14만 3000명 늘었으나 제조업 부문에선 1만 7000명 감소한 게 이를 반영한다. 지난해 벤처기업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해고당한 폴 스튜어트(32)는 지금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 인터넷과 전화를 이용한 부동산 업자의 개인비서를 하면서 새벽에는 술집 바텐더로 일한다.개인비서 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재택근무로 하기 때문에 출근은 밤 11시에 한다. 폴은 IT산업이 좋아지면 전에 다니던 회사가 재고용하겠다고 약속했기에 지금 하는 일은 임시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두가지 일을 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적지 않고 특히 재택근무로 인해 자유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바텐더는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관찰할 수 있어 ‘본업’인 컴퓨터 게임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미국내 빈곤층이 2년째 증가한 게 투잡스의 확산을 부채질하는 한 요인일 가능성도 높다.미 민간경제정책연구소(EIO)에 따르면 미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5.15달러인 반면 근로자의 중간소득은 13.74달러로 조사됐다. 1973년 당시 최저임금이 5.75달러,중간소득이 12.25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근로자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와 같은 경기호황이 재현되어도 투잡스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각에서는 가계소득 감소에 따른 과도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mip@ ■늘어나는 여성 ‘투잡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에서 남녀간 임금 격차는 20년이 지나도록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미 회계감사원(GAO)이 최근 미국 성인남녀 93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임금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미 여성의 임금은 남성이 받는 임금의 79.7%에 불과하다. 직장내 성 차별 등이 상당부분 사라졌음에도 1983년 이래 남성 대비 여성의 임금 비율은 큰 변화없이 줄곧 80%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여성이 임금을 적게 받는 이유를 밝혀내지는 못했으나 “가사 일을 책임지는 여성의 ‘이중적 노동’ 때문에 적게 일할 수밖에 없고 임금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인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은 연간 2147시간을 일하는 반면 여성은 1675시간을 일한다.일하지 않는 기간은 남성이 1주일,여성은 3주나 됐다. 또한 풀 타임으로 일하는 비율은 남성이 10명 중 9명(90%)이나 여성은 3명 중 2명(66%) 꼴이다. 자녀를 가진 남성의 경우 임금이 남성 평균보다 2% 높았으나 여성이 자녀를 가졌을 경우에는 임금이 여성 평균보다 2.5% 낮아 남녀간 비대칭적 구조를 보였다. 회계감사원에 연구를 의뢰한 민주당의 캐롤라인 맬로니 하원의원은 “지금은 1983년과 크게 다르지만 임금격차는 변한 게 없다.”며 “기본적으로 남성들은 남성이기 때문에 보너스 등의 임금을 더 받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도 “남성이 주요 노동력으로 일했던 시대에 만들어진 노동정책과 관행 등이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며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고 있으나 가정과 자녀교육을 동시에 맡는 여성들에게는 불리한 점이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풀타임 직업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점차 파트타임을 찾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투잡스를 갖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우리銀 ‘가계여신 한도제’도입/담보위주 탈피 상환능력 따져 대출

    우리은행은 24일부터 신규로 부동산을 담보로 가계대출을 해 줄 때,담보가치뿐만 아니라 개인소득 범위 내에서 상환능력을 따져 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가계여신 한도제(크레딧 리미트·Credit Limit)’를 도입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상환능력을 기준으로 가계여신에 한도를 두는 것은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담보 위주의 여신관행에서 벗어나 상환능력 위주의 선진화된 여신정책으로 변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제도는 연소득(급여,이자,연금소득 등)에서 지출비용을 뺀 가계흑자액(대략연소득의 30%)으로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개인별 최대 여신한도를 산출하는 것이다. 다른 은행을 포함해 기존 여신이 있을 때에는 전체 한도에서 이를 제외한 범위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신규대출 고객에게만 이 제도를 적용하고 기존 대출고객이 만기연장을 요청할 때에는 상환능력에 따라 채무원금의 약 10%를 상환받고 연장해줄 방침이다.개인별 여신한도 산출을 위해 모든 대출고객에게 소득증빙 자료를 요구할 방침이다.주부는 남편과의 합산소득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차주의 상환능력과 관계없이 담보 범위내에서 무제한적으로 대출을 해줬기 때문에 경기침체나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경우 건전성 악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일시적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겠지만 담보가치만 중시하던 여신관행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세계경제 硏초청 특강/세계경제체제 중심 중국으로 이동중

    ‘미스터 엔’으로 알려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62) 일본 게이오대 교수가 방한, 21일 세계경제연구원이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특별강연에서 아시아 경제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통화기금(AMF)을 창설하는 방안을 재추진하자고 제안했다.사카키바라 교수가 강연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동북아 3국의 경제통합 구상과 AMF 창설 재추진,중국 위안화 및 엔화 환율 전망 등을 소개한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교수는 도쿄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1960년 대장성(현 재무성)에 들어간 뒤 국제금융국장,대장상 특별고문,국제금융 담당 차관을 지낸 국제금융통이다.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대장성 재무관으로 재직하면서 그의 말 한마디에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미스터 엔’으로 불렸다.1999년부터 게이오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1. 세계경제 2대 변화 세계 경제는 현재 두가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첫째는 기술적 변화(혁신)이고 두번째는 중국과 인도 등 옛경제대국들의 재부상이다. 세계경제는 제조업에서 최첨단 기술과 응용기술쪽으로,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브랜드,로열티 등) 으로 옮겨가고 있다.기업들의 기술혁신과 변화는 놀라운 수준이다. 1820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27%,인도는 14%를 각각 차지했다.두 나라를 합치면 40%가 넘는다.당시 영국이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했다.중국과 인도는 경제대국으로 재부상하기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도로와 같은 하드 인프라는 낙후돼 있지만 기업가 정신과 국내외 인적 자원·네트워크가 발달돼 있다.프랑스의 한 유명한 역사학자는 1985년 인터뷰에서 세계의 중심이 뉴욕에서 어딘 지는 모르지만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주장했다.세계 경제중심이 앞으로 50∼60년에 걸쳐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는 지금 세계화와 지역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EU는 계속 확대 중이고,러시아가 EU에 가입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진정한 세계화는 국가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역간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것은 지역화의 단면이다.이는 지금까지의 미국 중심의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 중심의 세계 경제체제가 서서히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과 인도·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의 부상으로 세계무역기구(WTO)와 G7 체제는 서서히 무너지고 대신 더 많은 개도국들이 참여하는 신 경제체제가 등장할 것이다. 2. 동북아 경제통합 아시아 통합은 유럽보다 뒤졌다.유럽 통합이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는 정책 입안자와 엘리트들이 주도한 것과는 달리 아시아 통합은 민간 주도로 이뤄졌다.외국인 직접투자로 1980년대 말부터 한국과 일본·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지금은 중국이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정치 지도자들이 EU처럼 통합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결여돼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여기에는 일본의 책임이 크다.한국과 중국은 일본과 관련된 과거 역사 유감이 많다.앞으로 10년은 한국과 일본간의 정치적 연합이 시장 통합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한·중·일 3국의 경제통합을 추진할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었다.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않은 중국의 새 지도부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또 중국이 일본에 손을 내밀고 있다.일본 총리는 신사 참배를 중단하고 교과서 문제 등을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은 고품질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한국·일본 기업들의 앞선 응용기술력과 결합하면 된다.플래시 메모리 기술은 삼성전자와 도시바,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에서 3개 회사만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이다.중국 경제발전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는 PPP(동시에 모든 분야 발전)는 앞으로 아시아 통합에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아시아 경제의 패자는 중국이 될 것이다.이 과정에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일본은 또다른 섬나라인 영국과 비슷하다. 인도와 중국은 프랑스·독일에 비유할 수 있다.일본과 한국은 과거 1500년간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서 생존해 왔다.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중국지배체제로 향하고 있는지 모르며,일본에는 이에 맞는 역할이 있다.일본이 중국에 맞서 지역경제의 헤게모니를 차지하려고 경쟁하기보다는 상호 협력해야 한다. 3. 아시아통화기금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추진했던 아시아통화기금(AMF)은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반대로 실패했다.미국의 반대 이외에 중국 지도부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것도 실패하게 된 주 원인이다.당시는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확산되고 있었고 나중에 한국으로 불똥이 튈 지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2주 안에 협의를 마쳐야 했는데 중국 정부의 담당자와 협의가 제대로 더지 않아 홍콩의 담당자와 논의했은데 실패했다.당시 중국 지도부의 경우 의사결정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했던 것도 문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중국 정부의 AMF에 대한 입장이 변하고 있다.보다 긍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아시아 11개국이 아시아채권기금(ABF) 출범을 통한 역내 채권시장 육성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은 바람직하다.아시아개발은행(ADB)의 활동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의 외환보유고는 넘쳐나고 있다.일본의 외환보유고는 6000억달러로 4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중국도 10월말 현재 4010억달러에 이른다.한·중·일 3국이 외환보유액의 10∼15%씩만 떼내 공동기금을 만들면 통화위기 관리는 물론 상호 이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다고 일본이 미국 국채에 투자한 자금을 한꺼번에 빼내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외환보유고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자는 얘기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아시아채권기금처럼 채권시장에 투자하거나 일종의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과 지급보장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 4. 위안화 문제 일본 등 국제사회가 중국 정부에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가하는 데 반대한다.중국의 새 지도부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에 반대하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일본 기업의 70%가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상에 반대했다.한국기업들도 조사해보면 비슷할 것이다.이처럼 국제사회의 위안화 평가절상 요구는 경제적 이슈라기보다 정치적 이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에반대하는 또다른 이유는 중국 경제가 아직은 취약하기 때문이다.중국 경제는 그동안 너무 고속성장해왔다.중국의 금융자산 부실 비율이 22∼25%에 이른다지만 실제로는 40∼45%가량이 부실화된 것으로 추정된다.특히 국영기업의 상당수가 사실상 부도·파산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중국은 이런 취약한 경제구조를 만회하기 위해 앞으로 5∼6년은 7∼8%의 고속성장을 이어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정치·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길 것이다.중국의 무역흑자 규모는 엄청나다.중국이 최대 수출국인 동시에 거대시장을 지닌 수입국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거대시장을 지닌 중국은 아시아 지역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중국 경제가 국가로부터 철저히 통제받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외부의 압력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중국 외환정책의 변화는 순서의 문제이다.외환시장을 개방하려면 건전한 국내시스템이 전제돼야 한다.중국의 4대 국유은행의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즉,당분간 고도성장을 하면서 시장개방에 앞서 근본적인 경제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대규모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여야 한다. 5. 일본 경제·엔화문제 일본 경제에 회복조짐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일본 기업들의 자산 수익률이 많이 개선됐다.1980년대 일본 기업들의 자산수익률이 12%였다가 90년대에는 5%,지난해에는 0%까지 떨어졌다.올해(회계연도기준)에는 수익률이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일본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예상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3%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내년에도 3∼3.5%의 성장이 예상된다. 둘째 일본 기업들 중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많다.금융부문의 위기도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대형은행들의 경우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문제는 지방 은행들이다.지역 경제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대기업들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추세에 적응하고 있지만 지방 중소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부동산·유통·건설·농업·식품가공 등 정부 규제와 지원이 많이 남아있는 분야 등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경제개혁이 성공한다면 향후 5∼6년간 5%의 성장도 가능하다고 본다. 달러·엔 환율로 화제를 돌리자.미국 달러화는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지만 유로화와 엔화 등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미국이 막대한 경상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불안한 이라크 정세 등 때문이다.앞으로 달러화 가치는 10% 정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엔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막기 위해 시장개입을 계속할 것이다.일본과 미국 정부간에 엔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저지하기로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현재 달러당 108∼109엔 수준은 적정하다고 본다.앞으로 6∼8개월 안에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101∼105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은 전세계에 생산기지가 분산돼 있는 등 여러 형태로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어 100엔대의 달러·엔 환율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김균미 기자 k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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