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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준 정치비평] 상생을 위한 ‘하이컨셉트’ 전략

    [김형준 정치비평] 상생을 위한 ‘하이컨셉트’ 전략

    18대 정기 국회가 여야 이념 대결의 장으로 바뀔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역사 교과서 개편, 금산 분리 완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종합부동산세 개편 등 ‘좌편향’ 법안과 정책 등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하면서 전방위로 확산될 것 같다. 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이념 대결이 재연될까. 집권 여당이 직면한 통치 위기를 이념 대결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면 염려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참여 정부 시절 4대 개혁 입법 추진 과정에서 보듯이 집권 여당이 수적 우위만 믿고 이념 색채가 강한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야당의 격렬한 저항을 받으며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 여당이 과거 정부가 겪은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통합과 융합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의 사고 방식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보수는 선이고 진보는 악이라는 배타적이고 이분법적 사고로는 갈등을 확대 재생산할 뿐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성장, 효율, 자율, 경쟁과 같은 보수적 가치를 실현할 때에도 균형, 분배, 투명, 책임 등 진보적 가치를 자신의 시각에서 반드시 담아내야 한다. 대니얼 핑크는 “관점을 바꾸어 기능적인 가치 뒤에 숨어 있는 감성 가치를 창조해 내는 것”을 ‘하이컨셉트(High Concept)’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하이컨셉트는 그 이전까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무엇인가를 결합하면서 탄생한다. 이러한 하이컨셉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엉뚱하고 낯선 결합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에 처한 이명박 정부도 진보 가치를 배격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보수 가치에 결합하는 자신만의 ‘하이컨셉트’를 찾아 국민을 감동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영국 보수당은 최근 ‘책임지는 기업’을 유독 강조한다. 보수도 이제 기업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친 기업적인 정책’만을 지지할 것이 아니라 투명과 책임과 같은 진보 가치를 결합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 신뢰를 받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상대방의 가치와 존재를 인정하는 관용과 배려는 비생산적 이념 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특히, 상대방의 정체성을 폄훼하고 훼손시키는 오만함으로는 상대방을 설득하고 포용할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굴욕의 역사”라고 했다. 이러한 부정적 역사 인식의 연장선에서 열린 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거칠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국가안보를 최상의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한나라당의 사생결단식 저항에 부딪혔고, 결국 상임위에 상정조차 못한 채 실패했다. 최근 통일부가 햇볕정책을 화해협력정책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그 배경에 이명박 대통령의 심중이 반영되었다면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햇볕정책에 대해 “따뜻하면 옷을 벗어야 하는데 옷을 벗지는 않고 옷을 벗기려는 사람이 옷을 벗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민주당이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순간 현 정부의 경제정책인 MB노믹스는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다. 단언컨대 어설픈 이념 대결은 전직 대통령들의 정치 개입뿐만 아니라 지역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다.‘영남 보수, 호남 진보’로 상징되듯 우리 사회는 지역과 이념이 중첩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건국 60주년을 맞이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5.6%가 ’진보와 보수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06년보다 15% 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여야는 이러한 암담한 현실을 깊이 인식해 공멸이 아닌 공생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 모두 결코 완전하지 않으며 오로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보다 완전한 것을 향해 함께 갈 때만이 서로의 미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종부세 개편안 발표] 재산세 2억집 86% ↑·5억짜리 56% ↑

    [종부세 개편안 발표] 재산세 2억집 86% ↑·5억짜리 56% ↑

    현 정부의 감세(減稅) 정책에 대한 형평성 시비가 종합부동산세 폐지 및 재산세 과세 강화 방침을 계기로 더욱 가열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재산세로 전환하되 두 세금이 통합된 뒤에는 재산세율 인상 등을 통해 지방자치단체 세원을 확충하기로 했다.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은 “종부세의 재산세 통합 시기는 현 정부 임기 내가 될 것”이라면서 “종부세가 재산세에 통합되면 재산세율을 올려 세원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위 2%가 내는 세금이 사라져 그로 인한 세수 감소가 국민 모두가 내는 보편적 세금으로 전가되는 데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원액의 감소 등 지역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종부세 배분산식을 규정한 현행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종부세는 지자체의 지방세수 감소분을 전액 보전하고 나머지도 지자체에 균형재원 명목으로 배분된다. 지난해의 경우 종부세 세수 약 2조 8000억원 중 1조 1000억원은 지방세수 감소분 명목으로,1조 7000억원은 균형재원 명목으로 전액 지자체에 돌아갔다. 종부세가 폐지돼 재산세로 전환되면 당장 매년 2조 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교부세가 사라지게 돼 지자체 재정에 구멍이 나게 된다. 정부는 종부세 폐지 때 재산세율 인상 등 전반적인 재산세제 개편을 통해 지자체 세원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종부세 납세자들의 부담 완화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모든 국민이 납세자인 재산세 세수 확충을 통해 메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이라는 새로운 부동산가격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재산세를 인상할 여지를 높여 놓았다. 공정시장가액은 공시가격의 80% 수준으로 하고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를 거쳐 아래위 20%포인트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하도록 돼 있다. 현재 재산세 과표의 공시가격 적용률이 55%라는 점에서 앞으로 조정되는 60∼100%의 적용률은 더욱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재산세액 변화를 계산한 결과, 과표 적용률이 80%로 오를 경우 공시가격 2억원짜리 주택의 재산세는 현행 29만원에서 54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존 세액보다 86.2%가 증가한다. 5억원짜리 주택은 현재 111만 5000원에서 56%가 증가한 174만원이 된다. 물론 정부는 급격하게 세 부담이 늘어나는 일은 없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당장 80%가 적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공정시장가액 제도의 도입으로 재산세를 높일 수 있는 구조적인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주부 김경아(37)씨는 “서민들에 대한 세제혜택은 별로 없이 부유층에 대한 감세정책만 잇따라 내놓더니,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일반 서민들의 세부담을 늘리겠다고 하니 분통이 터진다.”면서 “부유층만 의식하는 현 정부의 감세안은 국민들의 강한 조세저항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美악재 이미 서민경제 압박… 적극 대처해야”

    [미국發 금융위기] “美악재 이미 서민경제 압박… 적극 대처해야”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리먼 브러더스 등으로 시작된 미국발(發)금융위기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구제금융이 위기 해소의 일부 해법이 될 수 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안개라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쪽으로 이미 전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른 국내 경제의 충격은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1) 해법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구제금융은 돈을 주고 쓰레기 더미를 치우겠다는 것이다. 간접적인 신뢰회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제도개선 등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 신뢰를 줘야지, 임시방편적인 땜질식으로는 어렵다. 금융부실 처리를 역경매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부실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 개별금융기관의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이 구제금융 기간을 2년으로 잡았다는 얘기는 적어도 2년간 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2) 이미 8월 자동차판대대수가 10여년 만에 최저치다. 소비 역시 3·4분기에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가격은 1년가량 더 떨어질 것이다. 은행이 부실해지면서 차압한 물건을 경매에 부치면 집값은 떨어진다. 이는 금융과 주택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3) 미국은 국채를 발행하면 곧바로 팔리지만, 우리는 고작 10억달러를 발행하려 해도 잘 안 된다. 한국의 여건이 미국보다 나쁘다는 뜻이다. 경상수지 적자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소득보다 지출이 많다는 얘기다. 소비와 정부지출을 합친 총지출이 생산한 것보다 많은 것이다. 특히 환율이 안정되려면 경상수지가 개선돼야 한다. 환율과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국내 지출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1년도 안 돼 환율이 25%가량 오른 나라는 없다. 지금의 상황은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심각하다. 정부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곽영훈 연구분석실장 (1)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데는 효과가 있다.‘잃어버린 10년’의 고통을 겪은 일본의 경우 금융기관들이 상대방을 믿지 못해 돈을 서로 안 빌려줬다. 결국 투자 축소로 연결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경우 주식 급락세가 잦아들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다시 상승하면서 일단 불안정성이 해소되는 것 같다. 그동안 쌓였던 미국 투자은행(IB)의 부실이 노출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른바 ‘문제아’들이 나타나고, 왜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가 해소됐다는 면에서는 위험 요인이 줄어들었다. 다만 실적발표 등을 통해 추가부실이 속속 드러날 것이다. 어쩌면 더 큰 주기성을 갖고 위기가 발생할지 모른다. 문제가 노출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위기는 이번이 끝이 아닐 것이다. (2) 결론적으로 실물 쇼크 상태로 가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환율·금리 급등 등 가격 변수를 통한 왜곡은 나타날 수 있다. 금융기관들조차 서로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만큼, 기업은 현금 확보를 위해 보수적으로 투자나 고용 판단을 해야 한다. 특히 미국 경제의 70% 이상은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 자산이 떨어지는데 소득마저 감소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벌써 실업률이 최근 6%를 돌파했다. 금융사뿐 아니라 제조업체에서도 대량해고가 나타날 여지가 있다. 지금까지도 고용과 소비 부진이 나타나서야 위기가 끝났다. (3) 우리 경제는 외국의 의존도가 높고 금융 개방도 상당히 진행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 충격을 해소하기 위한 마땅한 정책이 없다. 감세정책과 함께 그린벨트 등을 풀면 부동산이 살아나면서 실물 경제가 일시적으로 회복되겠지만 물가 상승이나 재정수지 악화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도 당장 사용하기 어렵다. 다만 어려운 시기는 평소에 하지 못했던 산업 구조조정과 제도를 변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당장은 신중하게 경제 정책을 운용하며 앞으로 다가올 호경기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 (1) 해법이 될 수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해결은 ‘모기지 부실→관련 금융기관 파산→이자율 상승→모기지 부실’ 등 악순환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끊어야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금융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길밖에 없다. 부실 기업들에 대한 선별적 구제책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 문제는 회수 방법인데,‘역경매’방식이 고민거리다. 비싼 가격에 매입하면 국가 재정이 부실해질 수 있고, 싸게 매입하면 금융기관 및 기업의 부실은 완전히 제거 되지 못한다. 회사 자체는 부실이 아닌데 회사가 가진 자산 상당수가 부실화될 수 있다. 이름만 구제금융책으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이럴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만 더 커지게 돼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2) 미국의 경우에는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도 비슷하다. 우리 금융기관이나 대기업들의 경우 자산의 3분의2가량이 외국인 투자로 이뤄진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속속 빠져 나가면서 기업 주가 하락으로 자산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그 여파로 자본조달능력이 하락해 자금경색이 올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외부 투자자들의 이탈에 의한 자금경색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물경제 전이는 최우선적으로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집과 건물을 담보로 빌린 제2금융권 부채의 부실로부터 촉발될 가능성이 크다. 대출 상한 등 규제가 강화된 은행권과 달리 이들 부채들은 은행권 신용 부족에 따라 고금리로 빌린 것들이라 국내 실물경제 불안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3) 미국 정부가 즉각 개입해 사태 해결에 나선 것처럼 우리 금융당국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금융과 실물 등 부문에서 파악한 위험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기 전에 대비책을 마련하고 이를 적용해야 한다. 예컨대 지방 주택 미분양 사태의 경우 사안별로 대책을 내놓지 말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을 통해 건설사의 부실 자산을 인수해 충격파가 민간 부문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한국투자공사(KIC) 및 금융기관들이 해외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내 외환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주병철 이영표 이두걸기자 bcjoo@seoul.co.kr
  • 재정부는 허수아비?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허수아비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에 끌려다니며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영혼 없는 공무원’의 모습에 민심과의 괴리는 갈수록 심화되고, 시장의 신뢰도 잃고 있다. 한나라당의 의지를 여과없이 수용하는 재정부의 무기력한 모습은 최근 들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공약이자 새 정부의 대표 정책인 부동산세제 개편과 공기업 민영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23일 발표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에 담긴 종부세 부과기준 9억원 상향 조정 내용은 한나라당에 등 떠밀려 추가한 것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열흘 전만 해도 재정부는 종부세 부과 기준을 올린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자 윤영선 세제실장이 브리핑을 자청해 “절대 사실이 아니다.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전날 당정협의에서 한나라당이 압박하자 입장을 180도 바꾸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윤 실장은 23일 “종부세 부과기준 9억원 상향조정은 당정협의에 따라 달라지게 된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휘둘려 말을 뒤집은 사실을 인정했다.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면제 거주요건 강화 방침을 철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정부는 당초 1가구 1주택자가 양도세 면제(수도권은 3년, 지방은 2년 간 거주 조건) 적용시점을 시행령 개정 이후 최초 취득분부터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역시 당정협의 후 내년 7월 이후 적용한다며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번복했다. 한나라당이 “수도권 및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해소라는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고 밀어붙였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말이 당정협의이지 한나라당의 일방적 의견이 곧바로 정부안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식이라면 소신을 갖고 정책을 입안하기보다 한나라당의 눈치만 살피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재정부의 조변석개(朝變夕改)식 갈지자 행보는 이뿐이 아니다.2차 발표까지 마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은 한나라당의 입김에 휘둘리다 보니 변죽만 울리고 말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강만수 장관이 공언해 온 결과라고 보기에는 안쓰러울 정도다. 강 장관은 1차 발표 당시 당정협의에서 한나라당에 공기업 선진화 대상을 33곳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숫자를 늘려라.”라는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고는 불과 몇 십분 만에 산업은행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을 추가해 대상을 41곳으로 부풀려 발표하는 ‘꼼수’를 부려야 했다. 다음달 발표가 예정된 3차 추진 방안의 앞길 역시 순탄치 않아 보인다. 이밖에 법인세 인하 시기를 한나라당의 의지대로 1년 유예시킨 것이나 공기업 개혁의 ‘뜨거운 감자’인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통합 문제를 어물쩍 넘기려는 행태도 한나라당 눈치보기의 대표적인 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與 내부서도 ‘부자 위한 정책’ 반발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는 내용 등을 담은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이 정치권의 반발로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나라당은 다음달 2일 국무회의 의결 전까지 재차 당정협의를 갖고 수정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가 이날 발표한 종부세 개편안에 대한 논의했으나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 당론으로 채택하지 못했다. 황영철 원내부대표는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의견을 개진한 12명의 의원 중 6명이 반대 입장을,5명이 조건부 찬성 내지 찬성,1명이 법률적 판단과 관련한 의견을 밝혔다.”며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 의원들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다음달 2일 정부의 국무회의 의결 전에 당론을 확정짓기 위해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무기명 여론조사를 실시해 전체 의견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앞서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정부 안에 대해 당이 전적으로 합의한 것이 아니다.”면서 “정부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의원총회가 오늘 한번에 그치지 않고 두세번 더 토론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24일 종부세 개편안을 비롯,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책의원총회를 개최하는 등 이번주 중 한두차례 의총을 더 열어 당의 입장을 결정키로 했다. 이어 오는 주말께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당정협의를 갖고 수정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부자를 위한 감세 정책”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특권층만을 위한 종부세 감세 방침을 단호히 저지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종부세 개편안 발표] 버블세븐 “찬성”… 다수 “민심이반 우려”

    정부가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에서 거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종부세 대상 가구가 밀집한 버블세븐(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용인, 평촌) 출신 의원들은 대부분 찬성한다. 그러나 나머지 지역의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다수가 종부세의 시행 시기와 내용이 ‘민심 이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해 정부안의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의총에서 발언한 12명의 의원 중 6명이 반대,5명이 찬성 또는 조건부 찬성,1명이 법률적 판단에 대한 보고를 했다. 정부의 종부세 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낸 의원들은 고흥길(성남분당갑), 이종구(강남갑), 고승덕(서초을), 유일호(송파을) 등 대부분 ‘버블세븐’ 출신 의원들이었다. 고흥길 의원은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개혁돼야 할 정책”이라고 말했다. 고승덕 의원은 “미국발 금융 위기가 내년 2∼3월쯤 국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제한 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세제와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버블세븐 출신 원희룡(양천갑) 의원은 당론 형성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이주영(마산갑)·유기준(부산서구)·이명규(대구북구갑)·김성식(관악갑)·김성태(강서을) 의원 등 ‘비 버블세븐’ 지역 의원들은 반대론을 폈다. 유기준 의원은 “법인세 인하의 경우 국민에 대한 혜택으로 돌아가지만 이번 감세에 따른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면서 “우리들만의 잔치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명규 의원은 “당의 이념과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국민 여론과 현실 인식이 중요하므로 과세 기준을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은 결사 반대”라고 주장했다. 의총에서는 찬반이 팽팽했지만 한나라당 전체 의원 가운데 다수가 시행 시기 부적절 등을 이유로 정부의 종부세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강북지역 출신 한 의원은 “지금 서민경제가 어려운데 정부가 왜 이리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지방 출신 한 최고위원도 “엊그제 공급 대책을 발표하고 나서 바로 종부세를 완화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공감을 살 수 있겠냐.”면서 정부의 성급한 종부세 완화 조치에 불만을 제기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종부세 개편안 발표] 昌 “폐지 옳지만 단계적 완화 필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발표에 대해 “종부세는 재산세 환원방식 등으로 폐지되는 것이 옳다.”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했다. 이 총재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세금 폭탄, 세제는 마땅히 폐기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 없애는 것이 여러 파급효과 때문에 어려운 면이 있다면 과도적으로 완화하고 다듬는 조치는 필요하다.”고 ‘시시비비’를 가렸다. 이 총재는 종부세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기준 6억원 이상에서 9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에 대해 “매우 선명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어 좀더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선진당의 류근찬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성명을 통해 정부의 종부세 개정안이 서민들에게는 생색내기용일 뿐 오직 부자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류 의장은 “정부와 여당은 부자들만을 위한 감세라는 비난은 두려운지 고령자에 대한 생색용 법안을 추가로 내놓고 있다.”면서 “진정으로 소득이 없는 노령자의 세 부담을 고려한다면, 확실하게 100% 면제해주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종부세 개편안 발표] “1% 특권층 위한 감세… 국회 통과 저지”

    [종부세 개편안 발표] “1% 특권층 위한 감세… 국회 통과 저지”

    민주당은 정부의 종부세 완화 방침 발표에 “부자들을 위한 감세”라고 강력 반발하며 정부를 집중 성토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의 핵심 대책으로 적립시켜온 종부세가 이제 무력화되고 껍데기만 남게 됐다.”면서 “정부는 어렵게 되찾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파괴하고, 양극화를 해소가 아닌 증대 쪽으로 모든 정책을 펴고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종부세 폐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 원내대표는 “청와대 종부세 해당자 중 77%가 제외돼 종부세 감세는 ‘강부자 정권’이 ‘강부자 내각’에게 스스로 주는 특별 보너스”라면서 “민주당은 1% 특권층을 위한 종부세 감세 방침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저지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국회 처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인기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는 “세금을 감면해주면 부자들에게 혜택이 가고 부족한 재정은 서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제4정책조정위원장인 이용섭 의원은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 ▲종부세를 사실상 폐기하는 안이며 ▲부동산 과다 보유를 조장하고 ▲다주택 소유자의 투기수요를 부추기며 ▲종부세액 감소로 인한 지자체 세수 감소가 가져올 교육·복지 관련 지출 축소 등을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美도 ‘잃어버린 10년’ 늪 빠지나

    [미국發 금융위기] 美도 ‘잃어버린 10년’ 늪 빠지나

    미국 정부가 ‘세계적 금융공황’을 막기 위해 월스트리트에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구제금융이 미국 경제를 일본식의 장기불황의 ‘늪’으로 밀어넣을 것이라는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미국에도 ‘잃어버린 10년’이 도래할 것인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위기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의 닮은 점과 다른 진단해 본다. ●장기 저금리정책이 낳은 부동산 버블 올해 미국의 위기와 1980년대 말 닥친 일본의 위기는 모두 장기 저금리 속에서 이윤에 눈이 먼 금융기관들이 무리하게 대출경쟁을 벌이면서 씨를 뿌렸다. 일본은 1985년 ‘엔화강세 유지’를 용인한 플라자 합의가 경기를 악화시키자 1989년 5월까지 금리를 5.0%에서 2.5%까지 내렸다. 금융자율화와 규제완화 정책도 덧붙여져 중소기업과 개인에 대한 부동산대출이 무분별하게 확대됐다.1989년의 주가는 1985년과 비교해 3배로 올랐고, 땅값은 그보다 3년 뒤 역시 3배로 올랐다. 미국은 2000년 정보통신(IT)버블이 붕괴되고 경기가 침체되자 정책금리를 6.5%에서 1년만에 1%대로 내렸다. 이같이 초저금리는 2004년 6월 긴축으로 들어갈 때까지 유지됐다. 이에 금융기관들은 총대출한도 100%를 웃도는 ‘점보대출’을 해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을 잉태시켰다. 주택가격은 1997년에서 2006년까지 190% 상승했다. 일본은 1987년부터 긴축금융으로 전환해 금리를 2.5%에서 다시 6.0%로, 미국은 2004년부터 2007년 9월까지 1.0%에서 5.25%로 회귀했다. 이같은 양국의 긴축금융은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키고 연이어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늘리면서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다. 그 결과 일본의 주식가격은 반토막이 났고 땅값도 4분의1로 하락했다. 버블이 터진 뒤 20년 가까이 된 현재도 예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현재 정점과 비교해 약 20%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주가도 18% 안팎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이 변수 한국은행은 당시 일본의 손실규모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0%인 99조엔이지만, 미국의 현재 손실규모는 명목GDP의 6.9%에 불과해 1∼2년 뒤에 미국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즉 일본식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장기불황이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봤다. 미국은 일본이 가지고 있던 과잉설비, 과잉부채, 과잉고용과 같은 3대 과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 덧붙인다. 그러나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전문가들도 있다. 첫번째 이유는 모기지 부실을 가져온 미국의 집값 하락이 아직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190% 오른 집값이 20% 하락했다면 아직 버블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둘째, 집값 하락이 멈추지 않으면 투자은행들이 이들 모기지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설계해 판매한 부채담보부채권(CDO)과 보험사들은 이 채권을 보증한 보증보험(CDS)의 부실은 계속 커지고, 금융기관들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발빠른 대응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암초다. 부시 정부의 레임덕이 진행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공화당에 이로운 결정을 쉽게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종부세기준 9억으로] 정치권 반응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2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개정안 발표 시기를 놓고 최고위원들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종부세 개정안에 대한 당정 협의 결과 보고가 있었다.”고 전하면서 “개정안 내용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지만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최고위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격론의 단초는 허태열 최고위원이 제공했다. 허 최고위원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종부세법 개정안을 서둘러 발표할 필요가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허 최고위원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종부세법을 개정하더라도 연말에 헌재 판결에 따라 또다시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이렇게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박희태 대표를 비롯해 정몽준·공성진·박순자 최고위원 등이 나서 “야당의 비난이 무서워서 아무 것도 못한다면 그게 집권 여당이냐.”며 “종부세는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돼 온 만큼 집권 여당으로서 결단과 실행만 남았다.”고 허 최고위원을 몰아세웠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여권의 종부세 완화 방침에 대해 “부자들을 위한 감세” “부동산 투기광풍 조장”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강력 비난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부자들을 위한 감세에 이어 또 하나의 부자들을 위한 조치”라며 “모처럼 부동산 경기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에서 종부세 기준을 상향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조세 목적의 무력화와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이상민 간사는 “거래세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종부세 부과 대상을 줄이는 것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조세의 목적을 모르고 있거나 대한민국 2%를 위해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광삼 장형우기자 hisam@seoul.co.kr
  • [종부세기준 9억으로] 전문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듯”

    [종부세기준 9억으로] 전문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듯”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이 상향 조정 되어도 당장 주택거래가 전반적으로 살아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노무현 정부가 주택 투기를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종부세를 도입했지만 실제 납부 가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분 종부세 납부대상자는 전국 1855만가구의 2% 정도(37만 9000가구)에 불과하다. 이 중 35.8%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작 주택 거래를 옥죄는 정책으로 종부세보다 금융규제를 꼽는다. 종부세 조정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나기숙 부동산뱅크 수석연구원은 22일 “종부세 상향 조정 수혜자는 주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소유자”라며 “침체한 시장 분위기를 돌리는 데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과대상 상향조정으로 혜택을 보는 가구수는 많지만 혜택 폭은 크지 않다는 점도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지난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 중 납부세액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 가구가 37.4%나 된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종부세를 내는 사람들의 불만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10억원 아파트를 사거나 파는 사람이 연간 200만∼300만원 내는 종부세 때문에 머뭇거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주택 거래가 멈춘 직접적인 원인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대출금융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이라며 종부세가 완화됐다고 해서 주택거래가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도 아직은 조용하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인근 송파공인중개사 최명섭 대표는 “아직은 시큰둥하다.”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공시가격 기준)6억∼9억원 아파트가 크게 몰려 있는 강남권 거주자가 종부세 때문에 집을 파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심리적으로 해당 가격대 주택 보유자가 안도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경제 여건상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부세 상향 조정 혜택을 보는 지역은 서울 강남 등 부자동네이다. 국토해양부 조사에 따르면 올 1월1일 기준 현재 공시가격 6억원을 초과하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은 28만 6354가구,9억원 초과는 10만 3198가구로 종부세 기준이 상향되면 18만 3156가구가 종부세 대상 주택에서 빠진다. 이 중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4개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종부세 기준 9억으로 상향… 고령자 최고30% 세금 경감

    종부세 기준 9억으로 상향… 고령자 최고30% 세금 경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기준이 현행 6억원 초과 주택에서 9억원 초과 주택으로 상향 조정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바뀌는 규정을 적용하면 전체의 60%가량이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과세구간도 4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되고, 세율도 기존 1∼3%에서 0.5∼1%로 대폭 낮아진다. 고령자에게는 세금을 10∼30% 깎아준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2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서병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회의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다. 당정은 종부세 부과기준을 기준시가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올리는 한편 세율도 최고세율을 기존의 3분의1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 세율은 과세표준 3억원(6억원 초과분 기준)까지 1%,14억원까지 1.5%,94억원까지 2%,94억원 초과 3%이지만 이를 단계별로 0.5%(과표 6억원까지),0.75%,1%로 대폭 낮춰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에 대한 경감제도도 마련,65∼70세는 10%,70∼75세는 20%,75세 이상은 30%를 경감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과기준 상향조정과 세율조정, 고령자 경감제도 등이 맞물리면 서울 강남권의 1가구 1주택 보유 고령자의 종부세 부담은 거의 없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종부세를 재산세 개념으로 보았을 때 오래 가지고 있었다고 봐주고 새로 구입했다고 높이 부과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봤다.”면서 “이에 따라 감면 혜택은 소득 없는 고령자로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세대별 합산 과세를 인별(人別) 부과로 조정할지 여부는 이번 개편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임 정책위의장은 “헌법재판소에서 논의하고 있는 만큼 여기서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3일 정부가 종부세 관련 개정안을 발표하는 대로 의총을 열어 종부세 부담 완화 폭과 시기 등 전반적인 종부세 개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광삼 김태균기자 hisam@seoul.co.kr
  • [종부세기준 9억으로] 부동산시장 활성화로 경기부양 시도

    [종부세기준 9억으로] 부동산시장 활성화로 경기부양 시도

    참여정부가 조세형평의 실현과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내걸고 2003년 도입(시행은 2005년)한 종합부동산세가 5년 만에 사실상 폐지와 다름없는 수순을 밟게 됐다. 납세대상도 기존 ‘대한민국 2%’에서 ‘1%’로 대폭 축소됐고 세 부담도 최고 3분의1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부동산시장 요동 안친다” 판단 정부·여당이 22일 부유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종부세 개편에 나선 데는 현 정부의 트레이드마크인 감세(減稅) 기조를 일관되게 적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단기적으로는 종부세 부담을 낮춤으로써 경기를 활성화하고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뜻이다. 현 정부는 애초부터 종부세를 불합리한 조세제도라고 비판하며 어떤 식으로든 손을 보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개편’이 아닌 ‘폐지’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이유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전국적으로 시행이 되고 있는 현실적인 이유와 여론의 반발 등을 의식해 골격은 그대로 두는 대신 위력을 약화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과표기준을 ‘6억원 초과→9억원 초과’로 높여 과세대상의 5분의3에 대해 면제의 혜택을 주었고 과표구간과 세율을 대폭 경감했다. 세 부담 능력이 약한 노령층에 대한 배려도 포함시켰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부동산시장이 종부세 완화로 요동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종부세 부담의 경감이 부동산 매물을 감소시켜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8·21 대책과 9·1 세제개편,9·19 서민대책 등이 경기와 시장 활성화에 미흡하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도 이번 결정에 촉매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법 개정까지는 진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야당인 민주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8·21 대책과 9·1 세제개편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던 터라 반발의 강도는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야 반발… 입법과정 진통 예고 지난해 종부세 납부대상은 37만 9000가구로 전체 가구주 대비로는 2%, 주택보유 가구주로는 4%가량이었다. 결국 이번 세 감면의 적용 대상은 부동산 기준 상위 2%의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1월1일 기준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인 주택 28만 6354가구 가운데 과표기준의 9억원 상향조정으로 18만 3156가구가 제외되는데, 이 중 강남구(3만 1556가구), 서초구(2만 6391가구), 송파구(2만 4716가구) 등 서울 강남 3구가 45%를 차지한다. 종부세 완화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내수경기와 부동산시장의 활성화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고영근 토지정의시민연대 정책부장은 “미국과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붕괴하는 상황에서 종부세를 완화한다고 우리만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부동산으로 반짝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것은 발상부터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9·19 부동산대책] 물량확대 집값 안정 ‘효과’… 땅값 폭등 ‘악몽’

    [9·19 부동산대책] 물량확대 집값 안정 ‘효과’… 땅값 폭등 ‘악몽’

    ‘9·19 부동산대책’은 이명박 정부의 주택공급 장기 로드맵이다. 현재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데도 대규모 공급 정책을 내놓은 것은 장차 물량 공급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심리를 막겠다는 의도다. 예상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모처럼 조용해진 부동산 시장에 투기바람을 불러올 우려도 짙다. 서울 뉴타운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도 전에 투기 바람에 휩싸였던 악몽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인천·오산 등 지방 도시도 뉴타운 기대감으로 투기 바람이 불었었다. ●땅값 높은 역세권 분양가 인하 한계 그린벨트 해제는 지가 급등 지역을 외곽으로 넓히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대도시 주변 그린벨트가 풀려 땅값이 폭등하면 인근 지역 땅값도 요동칠 수 있다. 건설업체들은 꾸준한 주택 공급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미흡하다고 푸념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급한 불은 미분양 대책”이라며 “현실성 떨어지는 미분양 대책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원 마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할 대한주택공사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부채를 안고 있다. 도심에서 값싼 주택 공급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역세권은 용적률을 올려준다고 해도 이미 땅값이 치솟아 분양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에서 효율적인 집값 안정을 위해 수요가 몰린 도심과 도시근교에 집중 공급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도심 주택 공급원은 재건축·재개발·역세권개발이다. 건립 목표는 180만가구에 이른다. ●2011년까지 뉴타운 25곳 추가 지정 이를 위해 뉴타운(광역재정비사업)절차를 단축하고 지구지정 면적도 완화할 방침이다. 뉴타운 절차를 간소화하면 이미 지정된 36개(서울 23개) 지구(35만가구)에서 주택공급을 앞당길 수 있다.2011년까지 뉴타운 25개를 추가 지정해 25만가구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추가 뉴타운 지정에는 서울시도 포함된다. 중소도시 뉴타운 지정 규모를 종전의 절반으로 낮춰 뉴타운 바람을 일으킬 방침이다.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조치만 완벽하게 갖추면 더없이 좋은 대책이다. 역세권 개발 물꼬도 튼다. 광역개발이 가능한 역세권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고 건축기준·복리시설 설치기준을 완화하면 12만가구의 소형·임대주택 공급이 이뤄진다. 중소 규모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 용적률을 높인 뒤 4만가구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도 들어 있다. ●1·2인 가구 흡수 기숙사형 주택도 내년부터 단지형 다세대(20∼149가구 규모)주택도 공급된다.1∼2인 가구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연말까지 오피스텔 바닥 난방 허용 규모를 50㎡에서 60㎡로 완화하고 기숙사형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규정도 내놓기로 했다. 지방에 200만가구를 짓기로 한 것은 가구분화, 주택멸실 등으로 일정 수준의 신규 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건설사들이 미분양에 허덕이므로 연도별 공급량은 미분양 물량 추이를 감안해 조정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필요시 수출·건설 지원책 마련”

    정부가 ‘월가 쇼크’에 따른 국내 금융불안이 실물경제 타격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각종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발등의 불을 끌 뾰족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감세와 투자 및 일자리 창출 등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중장기적 효과를 바라본 것들이다. 실물경제 전반에 활력소를 불어 넣을 맞춤형 지원책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만수 장관은 19일 오전 과천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면서 “수출과 내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대책을 적시에 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차원을 넘어 금융불안이 실물경제로 옮겨갈 경우 빚어질 장기적인 불황이다. 벌써부터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은 미국 등 세계 경제 침체 여파로 부진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련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해당 부처 별로 금융불안이 내수와 수출, 해외건설 수주 등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한 뒤 필요시 관련 보완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속내는 편치 않다. 당장 시장에 내밀 카드가 변변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발 금융 불안이 국내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 상처를 입히고 있는지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그렇다 보니 특효약도 찾기 힘든 형국이다.재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단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툴(tool 방편)’은 없다.”면서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제 피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등 파악은 상당 시차를 두고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금융불안의 실물경제 전이 여파는 대출이 어려운 중소·영세 상공인과 대기업의 손실을 강제로 떠안을 가능성이 큰 중소 하청업체들이 먼저 맞닥뜨리게 된다.”고 진단했다. 배 박사는 “건설, 중소기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위험요인을 점검하면서 금리인상 억제와 함께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 등 강도 높은 규제 완화책을 통해 내수와 기업 투자 활성화 대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부동산시장의 ‘시한폭탄’인 지방 건설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부동산 거래활성화 대책도 시급하다.”면서 “정부는 괜찮다고 하지만 외화 조달 조건이 한층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보다 세밀한 중장기 외환 수급 계획이 요구된다.”고 말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한국판 서브프라임 가능성은?

    이번 기회에 우리도 부동산 버블을 빼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인플레를 감안하더라도 1996년에서 2006년 사이에 85%나 치솟았다. 이 가격을 기초로 만들어진 각종 첨단 금융공학 상품들이 팔려나갔다. 버블이 꺼지면서 이 상품들은 부실화됐고 베어스턴스나 리먼브러더스 같은 대형 투자회사들이 무너졌다. 이런 회사들 뒤치다꺼리에 미국 정부가 들인 돈만 해도 9000억달러를 넘어선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배후세력은 부동산 버블이었다. ●한국과 미국 사정은 다르다 물론 한국이 미국과 같은 사정인 것은 아니다. 부동산을 기초로 하는 자산유동화 기법을 지나치게 첨단화한 미국을, 정부 규제 탓에 금융이 낙후한 한국이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있었다. 그래서 ‘한국판 서브프라임’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12조원대에 이르는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생각만큼 크지는 않다는 관측이 아직은 대세다. 부동산PF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어차피 지방의 아주 약한 건설사와 저축은행 정도가 정리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좌파의 규제가 우파의 시장을 살렸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그럼에도 버블을 빼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경기부양을 이유로 이명박 정부가 버블을 떠받치려고 하고 있어서다. 종부세 폐지부터 수도권 공급확대론에 이르는 주장들이다. 정부는 또 미분양 아파트를 펀드로 만들어 여기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각종 정책들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방에 3억∼4억원을 들여 아파트를 사거나 몇년 동안 펀드를 부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면서 “시장에서는 이미 정부가 수도권 부자들에게는 집값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고 지방은 죽게 내버려두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버블 떠받치면 불황 계속 이태경 토지정의연대 사무처장은 “버블이 터져야 경기가 저점을 타고 다시 살아나는 법인데 경기 활성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버블을 떠받치면 불황만 계속 이어진다.”면서 “물론 시장 자체가 망가지는 경착륙은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 퇴출의 길을 열어 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업·서민경제 돈줄 꽉 막혔다

    기업·서민경제 돈줄 꽉 막혔다

    #1. 경기도 안산에서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 사장 김신영(가명)씨는 얼마 전 10억원의 대출 연장을 위해 주거래은행을 찾았다가 허탕만 쳤다.“평생 거래했는데 한번 도와 달라.”는 김씨의 읍소에 대출 담당 과장은 “본점에서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씨는 “키코(환헤지 통화옵션상품)에 가입하면서 매월 2억∼3억원씩 손해까지 보고 있어 더 이상 지탱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싶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2. 며칠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시장에서 이례적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65㎡형 아파트가 19억 3600만원에 낙찰됐다. 집주인이 이 집을 담보로 빌린 대출금 23억 9100만원보다 4억 5500만원이나 낮은 가격이다. 미국 월가의 신용경색이 국내 실물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메마르면서 기업과 서민의 주머니 사정까지 급속도로 악화, 경기 침체 가속화의 늪으로 몰아가고 있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 역시 가시화되는 조짐이다. ●중소기업 직접 지원 필요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금 경색의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곳은 중소기업이다. 월가발(發) 금융쓰나미에 따라 국제적인 자금거래가 얼어붙으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자금의 흐름이 말라 버린 데다 금융기관들 역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을 옥죄고 있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심사를 강화하고 건설·부동산업 등 경기 민감 업종 등에 대한 대출 기한 연장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줄였다. 우리, 하나은행 등은 올해 들어 중기대출 금리를 0.2∼1.1% 포인트까지 올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대출은 줄이고 수신은 고금리 예금으로 끌어들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부동산가격 하락 당분간 불가피 2분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중소기업도 245곳으로 전분기보다 94.4%나 늘었다.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이고 중소기업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88%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중소기업의 몰락은 서민과 내수경기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외환 시스템의 변동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큰 충격을 미치면서 국내 실물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 조짐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단기적인 재정지출 확대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자산 디플레(자산가치 하락)의 먹구름도 점차 짙어지고 있다. 금융위기를 불러온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라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은 물론 국내 부동산 가격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주가 역시 특별한 호재를 찾기 어려워 반등하기가 쉽지 않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권 4개구 시가총액은 9월 현재 77조 5534억원으로 올해 초 81조 6608억원보다 5조원 정도 하락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 붕괴와 실물경제 파급 그리고 소비 위축 등 과거 일본의 자산디플레 전철을 밟을 여지는 적다.”면서도 “상당 기간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꺼지는 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2) ‘세제 개편안’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2) ‘세제 개편안’

    18대 첫 정기국회에서는 세제개편의 방향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 등 16개 세제 관련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가진 자를 위한 불공평 감세’라면서 총력 저지를 천명하고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 여야간 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세제개편안 공방을 총 지휘하고 있는 한나라당 임태희·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의 지상 대담을 통해 법인세와 종부세, 상속세 등 세율 논쟁에 대한 입장과 정기국회 전략을 들어 봤다. 1 감세 효과 예측 엇갈려 ▶세제 개편안에 대한 두 당의 기본적인 입장은 무엇인가. 현행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세제개편안은 대기업, 부유층에 대한 세금 퍼주기로 2∼3년내 심각한 재정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임태희 정책위의장 동의하기 어렵다. 이번 감세 정책은 지난 참여정부 동안 ‘세금을 국가에서 끌어 모아 직접 나눠주는’ 경제 정책에서 ‘세금을 줄이고 민간의 참여를 활성화시켜 시장에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첫걸음이다. 이번 감세정책은 우리의 조세와 재정 체질을 경량화하고, 민간 부문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또 재정위기라 말씀하시는데, 나라 살림을 꾸려 나가는 데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감세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9·1 세제개편안이 ‘세금 퍼주기’라며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레이건 대통령 시절의 감세 정책 때문에 클린턴 정부의 10년 호황이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의장 그러한 평가도 있으나 정반대의 평가나 부정적인 평가도 많다. 레이건 정부는 공급중시 경제이론의 핵심인 ‘경쟁시장의 효율성을 활용한 문제 해결’을 정책에 적용해 감세와 정부역할 축소를 추진했다. 그러나 대규모 감세정책은 대규모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가져왔다. 성공작으로 평가되는 물가안정도 레이건 행정부와 맞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포진한 통화주의자들의 역할이 컸다. ▶지난 9·1 세제개편안으로 소득세 4조 6000억원, 법인세 1조 8000억원, 유가 환급금 4조원 등 감세분이 10조원이 넘는데 이러한 감세에 대한 세수 부족분을 어떻게 메우겠는가. 임 의장 정부가 세금을 걷어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이 15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만큼 세금을 걷을 수 있는 환경과 여력이 과거보다 나아졌고 감세의 여건은 충분히 조성되었다고 본다. 9·1 세제개편안에 따르는 감세 효과는 5년간 21조원 정도 된다. 경제 성장과 과표 양성화를 통해 새로 확보되는 세수도 있고, 정부 씀씀이를 좀더 알뜰하게 줄여 나가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감세로 인한 재정부담을 말하지만 감세 정책으로 경제에 활력이 나타나면 오히려 세수가 더 늘어날 기반이 생기는 게 아닌가. 박 의장 참여정부가 신용카드의 사용이라든가 현금영수증 발급 등 세정을 투명하게 한 것이 세수가 늘어난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양성화된 세원은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쉬워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투자여건 미비로 인한 투자부진, 소비부진의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가 투자와 내수진작으로 곧바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부유층과 대기업의 가처분소득 증가는 주로 저축 또는 사내유보돼 투자와 소비확대로 이어지기 힘들다. 2 종부세 축소·유지 ▶종합부동산세는 전체 가구의 2%인 약 38만 가구만 부담하고 있는데 현행 틀을 유지해야 하지 않나. 임 의장 종부세 도입의 정책적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성과는 어떠한지, 제도적 안정성이 있는 세제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수요를 억제해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었고, 대책 중의 하나가 종부세였다. 하지만 참여정부 5년 내내 집값은 끝없이 상승했고, 부동산 시장이 빈사 상태에 빠졌다. 수요 억제를 통한 집값 안정은 실패했다고 본다. 지금은 시장의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만큼, 공급 확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한 뒤 종부세 추가 개정 문제를 검토하는 게 맞다. ▶민주당도 투기와는 상관없는 개인과 법인에 과세가 되고 있는 종부세의 불합리성을 손질해야 된다고 보고 있지 않나. 박 의장 종부세는 전체 가구의 2%인 약 38만 가구만 부담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 부담률은 3.11%로 미국 9.15%, 일본 7.67%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현행 틀을 유지해야 한다. 3 법인세 인하 외국투자 이끄나 ▶법인세를 현행 25%에서 20%로 5%포인트나 대폭 인하한 것은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친화)’를 명분으로 대기업에만 막대한 혜택을 주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임 의장 그렇게 단정적으로 보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 세제개편안에는 중소기업의 세부담 경감을 위해 낮은 세율을 대폭 인하하고 낮은 세율 적용 과표구간을 대폭 확대했다. 전체 법인의 90.4%가 2010년부터는 낮은 세율(10%)을 적용받게 된다. 중소기업을 위한 법인세 최저한 세율을 현행 10%에서 2009년까지는 8%로, 또 2010년부터는 7%로 인하하기로 했다. ▶법인세 인하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가 높은 법인세율을 유지한다면 외국 자본들은 그만큼 우리나라에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박 의장 법인세 인하가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유인의 하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법인세 인하가 핵심적인 투자결정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주요 요소는 MB정부의 정책혼선, 남북한간 경색정국, 노사관계 등이다. 4 소득세·부가세 대책 ▶소득세를 일률적으로 2%포인트 인하한 것도 항구적인 세수감소와 재정압박의 우려가 있는데. 임 의장 소득세도 법인세 인하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세부담을 줄여 소비를 촉진하고 생활 안정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소득세율 2%포인트 인하, 교육비와 의료비 공제 확대, 난방유 소비세율 30% 인하, 일용근로자 소득공제나 농가 부업소득 비과세 확대,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하 등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 의장 세제개편안은 기본적으로 부자와 대기업에 세금혜택과 감면이 집중돼 있고 중산·서민층과 중소기업에는 생색내기에 그친 불공평한 정책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고물가,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부가가치세율의 한시적 인하를 중심으로 한 중산층·서민의 세금 줄이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내수진작이 절실한 현재의 경제상황에서는 부가가치세 인하를 통해 물가의 안정 및 소비의 촉진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 의장 민주당의 3%포인트 인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면세 품목도 많고, 규모가 유통단계에서 그냥 흡수되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가 인하 효과를 기대한다면, 생필품 가격은 품목별 접근이 가능한 관세나 수급 조절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부가세를 몇 % 내린다고 가격이 내려가지는 않는다. 자영업자가 물건값을 내릴 가능성은 별로 없다. 아마 1∼2% 내리는 데 그칠 것이다. 부가세 일괄 인하가 곳간을 비우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부가가치세율 3%포인트 인하가 유통업체 마진으로 흡수돼 버리면 부가세 인하효과가 사라질 텐데. 박 의장 심각한 물가폭등에 따른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의 경제적 고통을 조금이나마 경감하기 위해 부가가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것이다.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은 부가가치세 30% 인하에 따르는 가격인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날 것이다. 5 상속세 회피 방지·부자정책 ▶상속세도 현행 50%에서 33%로 대폭 완하한 것은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이 있는데. 임 의장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상속세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국가간 자본이동과 거주이전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지나치게 높은 세율은 국부의 해외유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OECD 국가의 사례를 보면 미국은 2010년까지 상속세를 한시적으로 폐지했으며 싱가포르,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상속세를 폐지했거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상속세율이 소득세율보다 높은 나라는 덴마크와 일본, 우리나라 정도다. ▶상속세 인하가 조세 회피를 없애고 정상적인 세금을 내도록 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많다. 박 의장 지난해 30만명의 사망자 중 상속세 납세자는 2600여명(0.7%)에 불과했다. 전 국민의 1%도 채 되지 않는 부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일 뿐이다. 정리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여야 정책협의회 구성 추진

    추경예산안 처리를 놓고 극한 대립을 벌여온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향후 양당간 정책 협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정책협의회 구성을 추진한다. 한나라당 임태희·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17일 서울신문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여야 정책위의장단과 원내대표를 아우르는 정책협의회의 구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임 의장은 “정책 현안이건 정치 현안이건 여야가 서로 만나서 논의하면 할 수록 더 좋다고 본다.”며 “현재도 박 의장과 수시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지만 정례화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며 협의회 구성 추진의사를 밝혔다. 박 의장도 “서로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합리적인 의견이라면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협의회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임태희 의장은 또 인터뷰에서 종합부동산 추가 인하와 관련해 “시장의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만큼, 공급 확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한 뒤 종부세 추가 개정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종부세 대상 30% 3채이상 소유”

    개인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자 10명 중 3명꼴로 주택을 3채 이상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부가 종부세 납세 대상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경우, 지난해 기준 종부세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사람이 세금을 면제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이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대상자 37만 8000명 중, 주택을 3채 이상 보유한 사람은 11만 4000명으로 전체의 30.2%를 차지했다. 6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사람도 4만 7000명(12.4%)이나 됐다. 공시 가격대별로 6억∼9억원대가 22만 3000명으로 전체의 58.8%에 달했다.9억∼15억원대는 11만 6000명(30.6%),15억원 초과 보유자는 4만명(10.6%)이었다. 이 의원은 “종부세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서민을 외면하고 부자들만을 위한 것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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