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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현재 유로존은 그리스, 포르투갈의 채무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국 경제력에 비해 높은 통화가치를 기초로 빚을 늘려왔던 국가들이 이제는 그 빚을 갚을 능력도, 자력으로 돈을 빌릴 능력도 상실한 것이다. 우리가 씨름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큰 틀에서 보면 유로존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주체가 상환능력에 부담될 정도로 부채를 끌어 쓴다면 외부충격에 대한 완충능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려고 현재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구조적인 문제를 실질소득의 증대나 시중 유동성의 흡수 없이 금융정책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당국은 매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가계부채의 규모를 줄이거나 증가율을 억제하면 서민들에게 먼저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가 주로 전세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과 같은 생계형 신용대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즉, 총량을 줄이려다 양극화가 심화할 경우 정책의 추진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다주택보유자를 차주로 한 일정 규모 이상의 담보대출은 만기 도래 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부채규모를 축소해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리금 상환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충격흡수방안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금융기관의 상업적인 논리로는 어려운 결정이다. 우량고객에게 상환부담을 높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면 이러한 고객들이 오히려 리스크가 큰 고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전철이 있지 않은가. 다음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7~8월 중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6월 말 대비 5조 5000억원 증가하여 4조 7000억원인 은행권 증가 폭을 웃돌았다. 소위 풍선효과이다. 그렇다면, 제2금융권에 대한 강력한 총량규제가 효력을 발휘할까. 제2금융권의 경우 저소득·저신용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총량을 압박하면 개인파산에 이르거나 사금융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은행권보다 더 높다. 따라서 가계대출 총량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소액신용대출 비중을 높이는 등 대출의 구성을 바꾸고,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줄이며, 충당금적립률을 대폭 높이는 등 건전성 감독정책을 우선하여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다중채무자들은 부실화 위험이 클 뿐 아니라 금융기관 간 연쇄 부실을 촉발시킬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가계 부실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추가대출을 막으면 당장 부실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우선 시장에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자발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다중채무자에 대한 신용정보 기반을 확충하고 리스크가 높은 다중채무자 유형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충당금적립률을 높여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바 있는 우리는 이제 가계부문의 구조조정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서 가계부채라는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국가부도 상황에도 고통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유럽국가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 [서울광장] 문제는 1년반 이후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제는 1년반 이후다/주병철 논설위원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기우이길 바랐지만 결국 그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너나 할 것 없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하던 ‘복지 포퓰리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야권보다는 여권의 안달이 더 심하다. ‘안철수 바람’이 울고싶은 아이에게 뺨을 때려준 꼴이라면 지나친 억측일까. 아무튼 여권한테는 더없이 좋은 핑곗거리였던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7일 ‘2011년 세제개편안’ 발표 이전부터 감지됐다. 소득·법인세 최고구간에 대한 추가 감세 철회 얘기가 그럴듯하게 흘러나왔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의 요구를 정부가 무턱대고 반대만 할수 있겠느냐는 동정론도 있었다. 하지만 1조 5000억원 규모의 소득별 등록금 차등 지원 방안과 비정규직 차별금지 등 비정규직 차별 개선 7대 대책 등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정부·정치권의 속내가 드러났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제 와서 성장과 감세를 주축으로 한 ‘MB노믹스’가 좌초했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면 뭣하겠는가. 공허한 논쟁이다. 정책기조의 일관성을 잃은 지도 오래됐다. 복지와 증세를 강조한 노무현 정부 때 빈부격차가 확대됐듯이 이 정부에서는 친서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민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는 좁혀지지 않으니 답답한 건 사실이다. 이명박(MB)정부의 사회지표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동반성장을 외쳐대지만 해마다 대기업의 이익률은 증가하고 중소기업은 감소한다. 대기업은 지난해 8%대를 웃돌았고, 중소기업은 3%대였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828만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의 절반에 육박하고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가 530여만이다. 대출금 갚느라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가 157만 가구, 청년 실업자 120만명, 신용불량자 100만명, 학자금 대출을 못 갚는 대학생 3만여명, 생산가능인구(14~64세)가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부양하는 노인부양비율 15% 등이 우울한 현실을 반영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MB정부와 정치권은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 우선,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정책으로 시장을 제압하려 들거나 동반성장이 안 된다고 대기업을 윽박지르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거짓과 노림수가 내포된 정책은 부메랑을 불러온 게 전례다. 김대중(DJ)정부 말기 경기 부양을 위해 활용한 카드 소비 활성화 정책, 참여정부 시절 강남 등 특정지역에 때린 징벌적 부동산 과세 등은 다음 정권 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두번째, 정치권은 국민을 ‘포퓰리즘의 공범’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넉넉지 않은 곳간의 돈을 펑펑 쓸 때는 좋지만 빈 곳간은 누가 채워야 하나. 정권이 교체되면 지금의 선량들은 온데간데없고 새 선량들은 자신들이 벌여놓은 일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국민이 손을 벌려도 형편이 어렵다면 설득하는 게 올바른 정치인이다. 또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성장의 질’을 높이는 데 고민해야 한다. 수출 중심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 앞으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른 성장’이 과제다. 일자리 창출을 기업들에만 맡겨서는 곤란하다. 의료·교육·복지 등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등의 규제부터 푸는 게 일자리 창출의 순서다. 로맨스와 범죄를 다룬 영화 ‘신 시티’(sin City)에서 주인공은 “실제 세상을 지배하는 힘은 돈도 배지도 아닌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세상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거짓말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는 연속성이 중요하다. ‘지나간 3년반’은 어쩔 수 없지만 ‘남은 1년반’은 잘해야 한다. 약발도 없는 정책 슬로건을 내걸 것도 없고, 새 일을 펼칠 일도 아니다. 그동안 해온 것들 가운데 잘못된 것은 고치고 잘된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정부와 정치권이 또다시 눈앞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과 속임수로 일관한다면 덤터기의 종결자는 국민일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이상 거짓말과 속임수로 국민을 현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bcjoo@seoul.co.kr
  • 지방세 비과세·감면 단계적 축소

    지방세 비과세·감면 단계적 축소

    지방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세 비과세와 감면이 2015년까지 국세 수준으로 축소된다. 행정안전부는 9일 지방세 비과세·감면을 통합 심사해 과다 지원은 중단하고 서민생활 안정과 친환경·신성장 분야에 대한 지원은 늘리는 내용의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올해부터는 해마다 연도별 지방세 감면 한도를 정하고 그 범위에서 각 부처의 감면 건의를 통합심사하는 방식으로 2015년까지 비과세·감면율을 국세 수준인 14%대로 낮추기로 했다. 지방세 비과세·감면 축소 추진은 국가 정책적 필요에 따라 수시로 신설·연장하는 바람에 감면액이 급증해 지방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5년 감면율과 감면액은 각각 12.8%와 5조 3000억원에서 2010년에는 23.2%와 14조 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내년에는 지방 공기업 감면율이 100%에서 75%로 축소되지만 서민 생활물가에 영향이 없도록 지하철공사와 농수산물공사 감면은 현행(100%)대로 유지된다. 전액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단의 취득세·재산세·등록면허세 감면도 현행 수준을 지킨다. 대한주택보증회사와 리츠·펀드가 취득하는 미분양주택 감면 등 부동산 감면은 종료된다. 대신 재래시장과 슈퍼마켓협동조합에 대한 취득세 감면은 50%에서 75%로 높아지고, 사회적 기업이 취득하는 재산에 대한 취득세와 등록면허세 50% 감면, 재산세 25% 감면이 신설된다. 아울러 산업지원 감면 관련 지식산업센터가 취득하는 재산에 대한 취득세 면제율은 100%에서 75%로 줄인다. 중소기업지원센터와 신용보증재단이 취득하는 재산에 대한 취득세·재산세·등록면허세·지역자원시설세·주민세 재산분 감면율은 기존 100%에서 50%로 감소된다. 지역자원시설세, 주민세 재산분, 지방소득세 종업원분 감면은 종료된다. 반면 친환경·친서민 관련 지원 감면은 신설되거나 확대된다. 신재생에너지 건축물에 대한 취득세 5∼15% 감면이 새로 생기고 중형 전기차 취득세를 감면해 준다. 전기차 취득세는 하이브리드차와 비슷한 140만원 수준이다. 취득세 재산세 등을 면제받는 국가유공자단체에 고엽제전우회와 특수임무수행자회, 6·25참전유공자회가 추가된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전·월세 안정 방안에 따라 주거용 오피스텔을 임대주택으로 인정해 취득세와 재산세를 감면해 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신불자 대학생’ 금융권이 막는다

    ‘신불자 대학생’ 금융권이 막는다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으로부터 연 40%대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이 연 5% 안팎 수준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생명보험업계가 200억원을 지원한다. 은행과 카드업계 등 다른 금융권도 저소득 대학생을 위한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해 이르면 내년 초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사회 진출도 못 한 대학생들이 고금리 빚에 시달리다 신용불량자가 되는 상황을 타개할 대책이 될지 주목된다. 생명보험협회는 8일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아 6개월 이상 장기 연체 중인 저소득층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2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장기 연체 대학생 3500여명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18개 생보사가 공동 설립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에서 기금을 마련했고, 대출자들이 10년 이상 장기에 걸쳐 갚을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생보협회의 지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생보협회뿐 아니라 다른 금융권도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해 적극 동참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대학생이 대부업체에 진 빚이 6월 현재 4만 8000건, 794억 6000만원이라고 집계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대학생까지 합치면 대출 잔액이 2000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6개월 이상 장기 연체된 빚은 208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홍 대표와 함께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에서 활동하는 이범래 의원은 “생보사 출연금을 활용해 연체로 인해 추심에 시달리던 대학생들이 빚 걱정을 덜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연체 단계는 아니지만 고금리 때문에 고통을 겪는 대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은행 등 다른 금융권에서도 사회공헌 기금을 출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금융권의 지원은 고금리 빚을 진 대학생을 구제하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대부업체 등의 학자금 대출을 인수하는 데 난감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당장 고금리 대출만 인수해도 2000억원 가까운 재원이 드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보사라면 몰라도 은행에서 학자금 대출 금리를 정책자금인 한국장학재단 금리 수준인 연 4.9%로 묶기가 쉽지 않다.”면서 “사회공헌 활동 기금을 별도로 조성해 활용하려고 해도, 미소금융이나 햇살론과 같은 서민금융 자금의 목적이 분명하게 설정돼 있기 때문에 전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은행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1조 2000억여원을 출연했고, 서민금융 기금 역시 지난해 1조원에서 올해 1조 2000억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홍희경·임주형기자 saloo@seoul.co.kr
  • 野 “다주택자 투기이득 보장 부당”

    야권은 정부와 한나라당의 대기업 추가 감세 중단에 대해 ‘만시지탄’이라면서도 기존 정책의 재탕삼탕에 그치고 재정 건전성 조기 회복에 매우 미흡한 정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용섭 대변인 등이 포함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7일 공동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주장한 부자 감세 철회를 수용해 교육·보육·의료 등 복지 투자에 필요한 재원 마련의 길을 연 것은 일단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임대주택사업자의 거주용 1주택에 대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부과하고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허용하는 데 대해 “주택거래 활성화 지원을 명분으로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엄청난 부동산 투기 이득을 보장하는, 공생발전에 완전히 역행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신창현 부대변인은 “추가 감세 철회가 아닌 중단은 부자 감세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고 부자 감세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현실성 없는 정책… 임차인 월세로 내몰린다

    현실성 없는 정책… 임차인 월세로 내몰린다

    정부의 잇따른 전세대책에도 오름세를 탄 전셋값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주택공급이 늘고, 전·월세 실거래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선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괴리의 이유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부 대책과 통계의 오류,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담합 등을 꼽았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난을 잡기 위해 올 들어서만 1월과 2월, 8월에 걸쳐 세 차례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발표 직후 전세금 상승 폭은 오히려 커졌다.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주택매매 활성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 도시형주택 등 공급 초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거래 정상화의 대안으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이 있으나 현재 시장에선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전세대책에 대해선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고 그동안 발표한 전·월세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는 긍정론만 개진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전세대책은 1년 미만의 건설기간이 소요되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의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중 다수는 ‘월세용 주택’으로 전세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빨리 지을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월세상품이라 전세대책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대책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주택의 전·월세 주택 활용에 대한 양도소득세·취득세 감면 혜택은 미분양 아파트의 70% 이상이 중대형 아파트라는 현실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듣는다. 지난달 발표된 8·18대책의 경우에도 매매시장 활성화로 전세물량이 늘 것으로 내다봤으나 전세난에 시달리던 임차인들이 오히려 월세로 내몰리는 현상을 빚었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에 거주하던 김모(41)씨의 경우 인근 전세 아파트의 씨가 마르면서 최근 방 3개짜리 연립주택을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30만원에 겨우 구했다. ●올 수도권 입주량 11년내 최소 국토부가 매월 공개해온 주택 인·허가 물량 급증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5%가량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월세난에 그만큼 숨통이 트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에는 인·허가 뒤 취소물량과 착공지연 물량, 사업포기, 미입주 등의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입주가 예정된 주택은 10만 7600여 가구로 최근 11년간 가장 적은 수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취소나 포기 물량 등에 대한 통계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세대·다가구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아파트와 달리 미리 인·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실제 공급과의 편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재계약 시즌 중개업소 단합도 역시 정부가 매월 발표하는 전·월세 실거래 자료도 실제 가격과는 편차가 크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경기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한신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는 올 4~7월 보합세나 혼조세를 보였으나 일선 시장에선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올랐다. 분당신도시의 세입자 정모(47)씨는 “실거래 자료만 믿고 중개업소를 찾았으나 (정부자료는) 평균가격을 나타낼 뿐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2년 주기의 재계약 시즌을 맞아 전세가 올리기에 급급해하는 일부 중개업소들의 담합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월세 대책을 포함해 (추가대책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경제원로 5인에 길을 묻다] “금리 올려라… 고통 이겨야 미국식 부동산 폭락 막는다”

    [경제원로 5인에 길을 묻다] “금리 올려라… 고통 이겨야 미국식 부동산 폭락 막는다”

    경제 원로들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물가와 가계부채를 지적하고 해법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을 들었다. 물가 당국인 한국은행은 7,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중 금리는 이미 상승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에 대해 은행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중 금리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현정택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4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와 올해 금리 인상 기회를 놓친 것을 질타했다. 근본책을 외면하니 휘발유값 100원 올리기, 시중은행 가계부채 줄이기 등 물가·가계부채 분야에서 미봉책에 매달린다고 지적했다. 이외 부자 감세가 아닌 부자 증세를 통해 저소득층을 도와주고, 공정한 대·중소기업 경쟁을 위해 2009년 폐지됐던 출자총액제한의 부활을 검토하자는 제언도 있었다. 물가안정을 위해 약사,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이해집단의 이익을 줄여 유통단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제계 원로들의 의견은 명확했다. 박승 전 총재는 “기준금리는 실물자산(부동산 등)과 금융자산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금리가 낮으면 실물자산의 수요가 늘기 때문에 물가 인상 폭 감소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를 올리면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변동 금리가 대부분인 서민의 가계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그 고통을 참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미국과 같이 저금리에 산 부동산이 가격 하락으로 붕괴되는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올해 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3.25%로, 오는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된다. 강봉균 전 장관 역시 “올해 안에 금융위기 이전의 금리수준(4%대)까지 올려야 빚의 가수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신규대출 억제로 가계부채를 잡는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계부채·일자리 등 모든 어려움을 다 해결하려고 하면 경제정책의 초점이 흐려진다고 조언했다. 현정택 전 원장은 금리가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의 시차가 걸린다고 했다. 지난해 이미 금리를 올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물가 상승의 원인을 기상이변 등에서 찾고 해결책으로 기름값 인하, 농축산물 수입 등에 매달리는 것도 일리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의 근본적 원인이 통화량 증가라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물가가 3%만 넘어도 당황하는데 우리는 5%대까지 기록한 상황이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행이 물가안정 목표를 3%±1%로 잡은 것은 4%까지 목표라는 것이 아니라 3%가 목표이되 오차 범위를 명시한 것”이라면서 “한국은행과 정부가 물가 목표를 4%라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명예교수는 7월에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한 것이 실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8일 대외불안과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10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양극화를 우리나라 경제의 큰 문제로 꼽았다. 박승 전 총재는 “싼 물건으로 물가 안정을 수출하던 중국이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 수출국으로 변하고, 미국과 유럽의 재정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저성장 고물가 시대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결국 문제는 분배”라고 밝혔다. 그는 성장의 열매가 대기업 위주로 쏠리면서 서민은 가난해지는 ‘빈곤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강력한 재분배 정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총재는 “부자 감세가 아니라 대기업과 부유층에서 20조~30조원의 사회복지세를 걷어 극빈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면서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 등 세계 선진국도 부자 증세의 바람이 불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김병주 명예교수는 패자를 감싸 주는 따뜻한 경제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물가 문제에 있어서 약사,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중간상들의 이익을 줄여 서민들이 혜택을 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세계 경제의 형편상 한계가 있는 수출 공세보다 내수 확대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 이유는 결국 정부가 만들어 내는 불확실성 때문”이라면서 “세제 혜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고, 노사 문제가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정택 전 KDI 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부활시키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2009년 폐지되면서 몇 년 사이에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가 너무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그는 “내수 확충을 위해 서비스 산업이 살아나야 하지만 교육, 의료, 관광 분야 등에서 많은 규제들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 데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 내는 대학 시스템도 부족하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공기업 민영화 등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봉균 전 장관은 정부는 되도록 보수적으로, 기업은 낙관적으로 시장 전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불안에 외국 자금의 흐름을 너무 좋게 해석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녹색 성장을 하면서 경제 성장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 역시 과도하게 기대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수석은 “각종 정책이 시기를 놓치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면서 “우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토대부터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시장보선 ‘안철수 회오리’] “국민 변화 갈망… 총선·대선 출마할 연합체·신당 추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적극 검토하기까지에는 그의 정치적 후원자라 할 윤여준(72) 전 환경부 장관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지난봄부터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함께 전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2011 희망공감 청춘 콘서트’를 매개로 이들 3명은 ‘새로운 정치, 탈이념 정치’에 의기투합했다. 4일 만난 윤 전 장관은 ‘안철수 서울시장’, 그 너머를 보고 있었다. 안 원장의 출마를 기점으로 기존 여야의 틀을 벗어난 제3의 정치세력을 만들어 내년 총선과 대선에 참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틀이 정당일 수도, 아닐 수도 있으나 적어도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볼 때 이미 제3세력의 토양은 갖춰져 있다는 게 그의 현실인식이다. 인터뷰는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대담 이춘규 정치선임기자 →안철수 원장의 출마는 굳어진 건가. -본인은 90% 마음을 굳혔다고 본다. 그런데 나머지 10%가 문제다. 가족과 집안, 주변사람들의 반대가 대단할 거다. 이를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안 원장이 선거 치를 준비는 돼 있나. -준비하고 있다. 기성 거대정당처럼 조직을 만들 생각도, 시간도 없다. 정규군이 있는 거대 정당 후보를 상대로 게릴라전으로 임할 것이다. 노마드의 시대니 기동성을 최대한 살리겠다. →안 원장은 왜 출마하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격 사퇴하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문제가 터진 직후인 29일 안 원장이 박경철씨 등 지인 5명과 자리를 같이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안 원장 등 참석자들 모두 격노했다. ‘어떻게 정치를 이렇게 할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평소 이 나라 정치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에 더해 이런 모습들이 출마를 적극 검토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승산이 있다고 보나. -20~30대 유권자가 40%대, 40대까지 포함하면 60%를 넘는다. 젊은 유권자를 어떻게 투표장에 나오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10대 총선이나 1985년 2·12총선 등 선거혁명의 중심에 청년들이 있었다. 청년들의 변화 에너지를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 요즘 여성들의 정치의식도 부쩍 높아졌다. 예민한 부동산, 보육 등 이슈가 걸려 있다. 단순명쾌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다. 함께 뛸 사람들은 있다. 다 본업이 있는 사람들로, 일과 뒤에 서울 시내 사무실에 모여 선거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1995년 첫 동시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출마해 돌풍을 일으키다 낙선한 박찬종씨와 비교하기도 한다. -제2의 박찬종은 되지 않을 것이다. 시대가 달라졌다. 또한 박찬종과 안철수는 다르다. 안 원장에게는 개인에 대한 신뢰와 감동이 있다. 그에 대한 열광에는 뿌리가 있다. 거품이 아니다. →안 원장에 대한 이미지는. -그는 백신으로 떼돈을 벌 수 있었는데 7년간 무료로 배포했다. 그게 공적 헌신성이다. 이 헌신성이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에게서 발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 바로 공적 헌신성이다. 공공성을 추구하고 존중하는 정신이 가장 우선하는 기초다. 그는 사리 분별력이 있다. 전직이 의사인데 의외로 폭넓은 독서를 해서 사고의 폭이 넓더라. 어떤 자리를 줘도 제대로 해낼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시장이 수행해야 할 행정은 다른 건데.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공적 헌신성이다. 그게 없으면 그 사람의 능력은 역작용한다. 개인,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닌 공공 이익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 이게 없는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은 반드시 패악을 끼친다. →서울대로 간 지 몇 달 안 됐는데 비난 여론 없겠나. -그 때문에 본인도 고민 많이 하는가 보더라. 무책임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박원순 변호사 나온다고 하는데 평소 가까운 둘이 나와 경쟁하는 것도 고약한 구도다. →안 원장의 정치인으로서의 소양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현실 정치는 권력이다. 선거는 다툼에서 이겨야 한다. 순수, 진지성보다는 권력의지가 강해야 하는데 이 사람이 권력의지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극심한 네거티브에도 꿈쩍 안 하고 받아칠 만한 의지가 있는지, 상대의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 네거티브로 반응할지, 한국에서의 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방편은 때로는 비도덕적이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지…. 만난 지 5개월 정도라 좀더 지켜봐야 한다. →안 원장이 한국 정치를 건강하게 해보겠다는 발언을 하던데. -안 원장이나 박경철씨도 내가 한국정치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자 “한국 정치의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고 이 일에 헌신할 준비는 돼 있다.”고 했다. 다만 정치가 자기(체질)에 맞지 않는다길래 ‘현실 정치 안 하면서도 바꿀 수 있다. 나랑 같이 해보자’고 했다. ‘당신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했더니 그 점에는 동의했다. 청춘콘서트 때 한 얘기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의 희망, 기대에 부응하고 한국 정치를 바꿀 것인가라는 점까지는 얘기가 됐고 그때 출마설이 터졌다. →현 한국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나 -지금 여당인 한나라당이 집권할 때나 지금 야당인 민주당이 여당했던 10년, 대체 뭐가 달라졌나.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두 세력이 같다는 뜻이다. 국민들이 진저리 치고 있다. 실망이 혐오를 넘어 분노로까지 바뀌었다. 보수나 진보, 여야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 정치의 문제다. 이대로 두면 정말 큰 혼란이 생길 것이다. →제3의 정치세력화나 신당 구상이 있는가. -‘정치적 성격이 강한 운동체’를 구상하고 있다. 강고한 기득권의 벽을 허물지 않고선 안 된다. 지금 두 정당에도 좋은 뜻을 가진 정치인들이 많지만 역할을 못 한다. 그러니 밖에서 국민들이 강력한 의지로 정치권에 요구해야 한다. 내부에서 좋은 뜻 가진 의원들의 활동 공간이 생기도록 환경을 만들고, 양질의 정치권 밖 인재들의 길을 터주고, 이런 것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하자는 것이다.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으면 (신당 창당도)가능성이 열린다. 그 때는 (총선·대선 참여 등)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적 호응을 얻는 게 관건이다. →신당이나 운동체는 구심점, 얼굴이 있어야 되는데. -평소에 가능성이 있는 분들을 지켜보고 있다. 신문에 난 글과 말, 다 보고 있다. 고비마다 변화를 추동하는 에너지는 청년이었다. 그런 청년들이 정치를 혐오하고 투표 안 하면서 좋은 일자리 내놓으라고 요구하면 자격 없다고 나는 말하곤 한다. 자기부터 국민의 책임을 다하고,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부상하고 있는데 -술수 부릴 사람은 전혀 아닌 것 같은데 권력의지는 모르겠다. 현실정치를 끌고 나갈 가능성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세론은 어떻게 평가하나 -어떤 경우에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고정 지지표가 15~18%다. 지역, 성별, 세대, 계층 편차 없이 고르다. 굉장한 자산이다. 큰 선거에서 이기려면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중요하다. 그분은 장점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수양된 사람이 드물 거다. 다만 21세기가 10년 지난 지금 시점에서 대한민국을 잘 끌어갈 국가지도자로서 자질이 있느냐를 보여준 적은 없다. 이제 링에 올라가니 이제부터 보여주지 않겠나. →보수·진보 간에 정책 차이가 있다고 보나 -큰 차이가 없다. 진보가 보수의 정책을 갖다 쓰고, 보수가 진보의 정책을 갖다 쓰는 세상이다. 그게 실용주의다.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을 ‘나는 균형과 합리로 본다’고 했더니 안 원장은 ‘저는 상식과 비상식으로 본다’고 하더라. 또 ‘제가 안보는 보수고, 경제는 진보인데 그럼 제가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라고 되묻더라. 정리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부자에게 세금을” 유럽의 두 모습

    “부자에게 세금을” 유럽의 두 모습

    ■ “재정긴축은 빈곤층 타격…왜 증세 않는가” 세금 더 내겠다는 獨부자들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잇따른 부유층의 자발적인 부유세 납부 선언이 독일까지 번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 부유층 모임인 ‘자본과세를 위한 부자들’ 회원 50명이 성명서를 통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둘 것을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촉구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독일에서 가장 잘사는 부자들이 2년간 부유세 5%만 납부하면 정부는 1000억 유로(약 155조원)나 되는 추가 세입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 설립자 디터 렘쿨은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년 전에도 메르켈 총리가 조세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메르켈 총리는 취임 이후 감세정책을 통해 헬무트 콜 전 총리 당시부터 이어져온 최고 소득세율 53%를 42%로 줄였다. 그는 “빈곤층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재정긴축이 아니라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는 것이야말로 독일이 직면한 문제를 푸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맨다고만 할 뿐 증세를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며 독일 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을 비판했다. ‘자본과세를 위한 부자들’이 제시한 부유세 신설 방안은 자산이 50만 유로를 넘는 개인에게 2년간 세율 5%, 그 뒤에는 1% 이상을 추가 징수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지난주 프랑스 부자들이 스스로 세금을 더 내겠다고 밝힌 성명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앞서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로레알 그룹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를 비롯한 프랑스 대표 갑부 16명은 지난 24일 주간 ‘누벨오브세르바퇴르’에 부유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길 것을 제안하는 청원서를 냈다. 이들은 “우리는 프랑스와 유럽의 경제 시스템에서 많은 혜택을 받아 왔다.”면서 “프랑스와 유럽의 운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우리가 국가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국적 항공사 브뤼셀항공의 에티엔 다비뇽 이사회 의장도 28일 인터뷰에서 “거부들에게 한시적으로 위기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유층의 자발적인 협조에 힘입어 유럽 각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속속 부자증세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지난주 연소득이 50만 유로 이상인 부유층에 대해 소득세를 3% 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부동산 매매에 대한 자본이득세 면세 범위도 축소하고 자본이득세를 높여 올해 5억 유로, 내년에 15억 유로의 세금을 더 걷는다는 계획이다. 스페인 정부도 3년 전 폐지했던 부유세를 다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유층 5만여명이 과세 대상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거꾸로 가는 이탈리아 고소득자 연대세 계획 백지화 ‘재벌’ 베를루스코니 배후 추정 심각한 재정적자에 직면한 유럽 각국이 부유세 신설을 비롯해 다양한 부자증세 방안을 검토하거나 도입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만 거꾸로 가고 있다. AFP통신은 이탈리아 정부가 고소득층에 부과하려던 연대세 신설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은 그 자신이 미디어 재벌이자 억만장자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그동안 부자증세에 부정적이었다는 점을 이번 백지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밀라노에 있는 자택에서 연정 파트너인 움베르토 보시 북부연맹 대표, 줄리오 트레몬티 경제부 장관 등과 회담한 뒤 연간 소득이 9만 유로(약 1억 4000만원)를 넘는 고소득자에게 추가 소득세율을 적용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총리실은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세수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하려던 연대세는 탈세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다른 조치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의 감축 규모도 조정하기로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기고] 보금자리주택관련 논쟁을 바라보며/정의철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

    [기고] 보금자리주택관련 논쟁을 바라보며/정의철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

    최근 과천과 서울 강일, 고덕 인근지역이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후보지 선정과 관련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핵심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바가 크다. 사실 보금자리주택정책은 최초 시범지구 지정 이후부터 여러 가지 비판적 의견을 받아 왔다. 토지 보상과 관련한 원주민들의 민원뿐 아니라 분양가격의 적정성, 재원 마련의 가능성, 보금자리주택 공급의 속도, 주택공급에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민간분양시장을 포함한 주택시장 전반에 미치는 효과 등 여러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번 논란은 다른 측면이 있다. 후보지 대부분이 대규모 공동주택 지역, 특히 재건축 예정지역과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민간 주도로 추진되는 재건축사업은 기존 가구수보다 많은 아파트를 추가하여 일반에게 분양함으로써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진행의 핵심 요인이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추진해 왔던 재건축사업지의 인근지역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어 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되면 주택가격이 내려가고, 이로 말미암아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분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져서 추가 부담금을 더 내야 하는 등 재건축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되지 않는 상황을 주민들은 우려하는 것이다. 과밀 개발, 교통 악화, 기반시설과 녹지공간 부족 등도 문제다. 주택가격이 최소한 물가상승률만큼도 오르지 못하는 현재의 주택시장 여건에서 주택가치 하락이나 주거환경 악화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일면 이해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러나 주택가격 형성에는 입지여건이나 거시적 경제여건의 영향이 크며, 특정지역에 공급된 주택이 인근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새롭게 형성되는 주거단지가 기존 주거단지와 조화롭고 상호보완적으로 개발된다면 해당 지역은 주거와 상업적 측면에서 주변지역의 핵심기능을 수행하는 중심지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도권 내의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양주택 공급과 OECD 국가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보금자리주택 건설이 어려워지면 앞으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다. 주민들과의 갈등이 조정되지 못하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이제 주택정책은 주택 공급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지역과의 조화, 도시기능의 보완, 고용 창출 등을 통해서 해당 지역의 발전과 당사자들의 상생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도시정책과 연계되어야 한다. 교통, 기반시설, 녹지공간 등의 문제는 충분히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여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이 쾌적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보금자리주택의 공급 규모, 속도, 민간과의 역할 분담, 그리고 인접지역 재건축, 재개발 때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에 대한 제도 개선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피해를 준다는 인식을 전환하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진정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 김진표 “野, 부동산정책 실패 정권 내줬다”

    김진표 “野, 부동산정책 실패 정권 내줬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23일 출간한 저서 ‘김진표, 뚜벅걸음이 세상을 바꾼다’에서 “우리가 정권을 내주게 된 직접적 원인은 부동산 정책을 잘못 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수급으로 풀어야 하는데 세금을 갖고 단박에 풀려다 보니 실패했다.”며 참여정부가 정권재창출을 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참여정부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당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세금폭탄을 때려서라도 부동산 가격은 잡겠다.”고 발언한 게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금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하는 게 좋다. 세금폭탄 같은 폭력적 발언은 저항을 연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인간적으로 좀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엔 사무총장을 만들려고 세계를 한 바퀴 돌면서 운동을 해 줬다.”면서 “그런데 장례식에도 안 왔다.”고 지적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민주당이 아닌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주도권을 계속 지켜가면서 야권 주자로 가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자기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중심을 두고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게 진보적 개혁의 성공을 위해 보수 언론과 만나는 등 타협할 것을 건의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앞으로 나한테는 그렇게 얘기하지 마시오.”라며 정색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금융불안에 저축銀·조선·IT 타격”

    “금융불안에 저축銀·조선·IT 타격”

    최근 금융불안에 따라 실물경제까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조선·운송업과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단, 최근 주가가 크게 내리면서 증시 쇼크를 이끈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은 다소 부정적인 영향만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 강한 수준의 모니터링 필요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신정평가는 23일 ‘최근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주요 산업별 모니터링 수준’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저축은행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강한 수준’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의 자산 건전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불안이 장기화돼 신용 경색과 소비 감소가 시작되면 저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의 부실이 심해지고 금융당국이 진행 중인 저축은행 경영 정상화가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 역시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강한 수준의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과 운송은 세계 경제 침체에 민감해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봤다. 조선의 경우 일반 상선은 공급 과잉이고, LNG선 등 특수 선박 역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 수주량이 줄 수 있다고 했다. 항공운송은 경기침체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해상운송은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부정적 영향의 원인으로 꼽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수요 둔화로 인한 단가 급락에다 애플의 모토롤라 인수 등 세계 IT 시장 변화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차·화·정’은 최근 주가 급락에도 이들보다 금융 불안으로 다소 부정적인 영향만 받을 것으로 봤다. 자동차는 수요 위축이 있는 대신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출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파악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오히려 우리나라 자동차의 시장지위 및 고객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은 선진국보다 중국·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는 점이, 정유는 국제유가 하락이 예상돼 국내의 반발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분석됐다. 금융분야에서는 영업자금 전액을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으로 조달해야 해 유동성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는 할부·리스업과 외환유동성 위기에 노출될 수 있는 은행이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국내 신용판매 위주의 사업구조로 환율·금리 등에 영향을 덜 받는 신용카드나 오히려 주식 매매가 많아져 수수료가 늘어날 수 있는 증권업, 변액보험 외에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보험업 등은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카드·보험 등 거의 영향없어 권성철 한신정평가 연구위원은 “차·화·정의 경우 주가가 많이 오른 탓에 내릴 여지가 많아 최근 주가가 폭락한 것이지 실적과 크게 관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종마다 금융 불안의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적인 평가와 선별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가계 3중고

    가계 3중고

    22일 오전 직장인 박모(30)씨는 출근길에 대출을 권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보통 문자메시지로 광고하던 ‘○○캐피탈 김미영 팀장’이 적극적으로 전화 영업을 시작한 것이다. 박씨는 “그러지 않아도 은행권 가계대출이 어렵다는 보도 이후 대출 광고 문자를 부쩍 많이 받는다.”면서 “돈 쓸 일은 많은데 은행을 이용하기는 어려워지니 대부업체만 좋은 일 생겼다.”고 꼬집었다. ●이사철 전세대출 수요 ‘꿈틀’ 은행이 돈줄을 죄면서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금을 올려줘야 할 서민들 사정이 딱해졌고, 추석 대목을 맞아 급전을 융통해야 할 자영업자도 돈 구할 길이 막막해졌다. 폭락장에 이어 중장기 실물경제 악화 전망 속에서 빚 갚을 여력이 적은 중산층 가계도 혹시 은행이 상환 독촉을 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제한적인 대출을 이어가는 은행 창구에서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돈쓸 일 많은데… 대부업체만 살판나” 당장 가을철 이사를 앞둔 전세 시장에서는 대혼란이 예상된다. 기업·국민·신한·우리·하나 등 5개 은행의 지난달 전세자금 대출은 6월보다 8.8%(3331억원) 증가한 4조 1270억원이다. 이달 들어서 지난 17일까지 939억원이 추가되는 등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오면 7월 증가분보다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 재원인 국민주택기금이 담당하는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각종 제한으로 인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수요층이 얇은 편”이라면서 “실수요대출인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 대처법을 못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잔액을 월 0.6% 이상 증가시키지 못하게 규제할 경우 실수요대출 일부를 중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은행 빚을 쓰고 있는 가계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유모(37·여)씨는 “은행이 우대금리 1.0% 포인트만 철회해도 한 달 이자가 몇 십만원씩 더 나간다.”면서 “그렇다고 몇 년간 기다린 재건축 계획이 이제 잡혔는데, 무리해서 산 집을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 주인들이 이자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렇게 되면 하반기 전셋값 상승률이 높아지는 등 은행의 대출 억제 영향이 부동산 시장에까지 전이될 수 있다. ●추석대목 앞둔 자영업자도 막막 담보대출로 사업 초기자금을 만들고 신용대출로 운영자금을 마련하던 자영업자들도 울상이다. 다음달 12일 추석을 앞두고 은행권이 추석특별자금 대출을 늘렸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은행과 농협이 2조원씩, 하나은행이 1조원, 부산은행이 5000억원씩 추석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생색내기 지원’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자영업자에게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데, 추석자금은 곧바로 회수되기 때문에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51)씨는 “은행은 이번에 대출을 옥죄었지만, 저축은행 사태 이후 2금융권에서는 이미 500만원 대출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일부만 적용대상인 정책자금을 뺀 대출이 중단되면 사실상 쓸 수 있는 자금이 사채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가계대출 억제하되 부작용은 줄여야 한다

    금융당국의 온탕·냉탕식 대응으로 금융 소비자들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자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7%로 묶지 못하는 은행은 강도 높은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가계대출 증가율이 월 상한선을 넘어선 농협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이 그제 갑자기 가계대출을 중단하는 등 대출창구가 한순간 꽁꽁 얼어붙었다. 은행에서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지출계획을 짰던 금융 소비자들로서는 당혹스럽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가계대출 중단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어떤 경우에도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금융위의 조치에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가계의 금융부채가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는 증가세를 지속해 왔다. 올 상반기에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금융부채 비율은 2004년 114%에서 2007년 136%,2009년 143%,지난해 146%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국민경제를 지탱하는 3대축 중 하나인 가계의 건전성 악화는 금리 급등이나 부동산 버블 붕괴와 같은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바로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귀결된다. 금융당국이 올 들어 잇단 구두 경고에 이어 지난 6월 가계대출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권의 가계대출 경쟁과 일부 금융소비자들의 주식투자 등 대출용도 외 사용 급증이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전면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불러들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충분한 예고 없이 어느날 갑자기 돈줄을 끊는 것은 잘못된 대응이다. 이사 철 전세자금 이나 대학 등록금, 긴급한 생활자금, 추석자금 등 필수불가결한 자금 수요에 대해서는 대비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이자가 더 높은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 사채로 몰릴 수밖에 없는 ‘풍선효과’를 감안하지 않았다면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범위에서 가계대출을 억제하기로 정책목표를 세웠다면 연착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야 한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대책을 촉구한다.
  • 법 개정에 최소 3~4개월 가을 전셋값 잡기엔 역부족

    정부의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앞에 닥친 올가을 전세난을 해소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번 대책이 세제와 주택공급, 자금지원이 망라된 종합 처방이기는 하지만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제 파격지원 투기수요 유입 우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수요를 조절해야 하는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는 수요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아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도가 시행되기 위한 법률 개정과 운용계획 변경에만 최소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소득공제 확대(소득세법 개정)와 주거용 오피스텔 임대사업자 등록 및 세제 지원(임대주택법 및 지방특례제한법 개정), 전문임대주택 관리회사 도입(임대주택법 개정) 등은 12월에나 추진이 가능하다. 핵심인 수도권 매입임대사업자 세제지원 요건 완화(소득·종부·법인세법 시행령 및 소득세법 개정)도 10~12월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임대사업자들이 대출을 이용, 임대사업을 하면 대출이자를 전세나 월세로 떠넘겨 오히려 전·월세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전세물량 부족은 주로 아파트에서 일어나는데 임대사업자들은 원룸 등의 매입을 선호한다.”면서 “통상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사업자의 특성상 임대료 상승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세제 지원으로 인해 주택시장에 투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오피스텔(주거용)에도 임대주택에 버금가는 세제 혜택을 준다는 계획 때문이다. ●임대업자 월세 선호… 가격 상승 초래 이 밖에 소형주택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배제의 혜택이 연간 최고 10만원 안팎에 불과해 전시성 대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조민이 에이플러스 리얼티 팀장은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를 분산하는 방안은 재산권 침해의 여지가 있다.”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금리인하도 부부 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여야 가능해 까다롭다.”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도 “정부가 그동안 주택 소유를 전제로 한 주택정책만 펼쳐 오다가 전·월세 등 임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책을 내놓으니 땜질식 처방만 나온다.”면서 “시프트와 같은 전세전용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국가가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도 “전세 대출을 늘리는 ‘대증요법’은 전셋값이 오를 때마다 한도를 계속 올려야 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그놈의 빚이 웬수지/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그놈의 빚이 웬수지/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세상이 어수선하다. 미국은 훗날에 갚을 빚 증서(장기국채) 등급이 내려갔다고 어수선하고, 그 직격탄을 맞은 한국과 일본은 현기증이 나 어지럽다. 잘살려고 하는 경제성장인데 왜 이리 어지러운가? 결국 빚 때문이다. 빚이 ‘웬수’다. 사업하느라 생기는 빚은 거래를 활발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사업가나 개인은 자신이 나중에 갚아야 하는 강박감이 있기에 돈을 빌리는 데 무척 신중하다. 반면 정치가(또는 정책당국자)가 만드는 국가 빚은 개인 빚과는 성격이 다르다. 빚을 얻어 쓴(국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한) 정치가는 ‘내가 이런 공사를 했다. 내 업적이다’라고 생색을 내지만 빚 갚는 데는 뒷전이다. 다음 정권도 물려받은 빚은 잘 갚지 않으려 한다. 앞 정권의 뒤치다꺼리를 한다는 인상이 싫기 때문이다. 빚을 갚다 자기 업적을 이루지 못한다는 조바심도 깔려 있다. 상당수 정치가는 빚을 내 쓰는 자신의 정책은 효과가 커 늘어나는 세수입으로 갚으면 된다고 말한다. 유감스럽게도 비상시도 아닌데 빚을 내 쓴 선진국의 정책은 대개 실패했다. 선심성 지출이 대부분이고 개발도상국처럼 사회간접자본 투자라는 마땅한 투자처도 찾기 어렵다. 설령 경기가 좋아져 세수입이 늘어나도 자신의 정책으로 세수입이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빚을 갚기보다는 생색이 나는 다른 곳에 쓰려고 하는 게 정치인이다. 이처럼 쓰는 데 과감하고 갚는 데 인색한 게 국가채무의 속성이다. 그러다 보니 빚을 늘려놓고(잘했다는 정권조차도 빚을 줄이지는 못하고),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빚의 확대 재생산’이 나타난다. 미국, 일본만이 아니라 유럽(이탈리아,스페인 등) 국가의 재정적자 심각성이 그 증거들이다. 빚 때문에 그리스는 파탄났고, 포르투갈도 위험하다. 일본처럼 나랏빚이 너무 많을 때는 ‘내 정권 동안에는 파탄나지 않겠지’하며 빌려쓰는 데 익숙해져 버린다. 빚을 내 쓴다는 감각이 무뎌진다. 빚 재정을 키워놓은 데는 경제학자들도 한몫했다. 거시경제학의 한 축을 이루는 케인스 경제학에서는 ‘불황 때는 빚을 내(공채 발행) 지출을 늘리고, 경기가 좋아지면 빚을 갚으면 된다’는 이론이 자리잡고 있다. 불행히도 거기에는 정치가의 이기심을 제어하는 장치가 없다. 불황 때는 빚을 내 경기회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호황 때는 업적을 드러내려는 정치의 속성상 빚 줄이기를 주저한다. 이런 비대칭성으로 빚은 불어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지만 그렇게 먹은 양잿물은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온다. 1000조엔(한국 돈이라면 여태껏 사용해 보지 않은 단위인 1경 4000조원) 가까운 천문학적 금액의 빚만 불어나고 경기침체는 계속돼 온 일본이 그렇다. 빚쟁이 국가 일본을 미국이 닮아 갔다. 부동산을 담보로 한 빚으로 흥청망청 소비했고, 미국 정부와 금융기관은 소비가 미덕이라며 그런 개인들에게 돈을 계속 대 주었다. 그 자금은 중국과 일본을 위시한 세계각국으로부터 들어왔다. 그 돈으로 빚잔치를 했고, 그러다 당한 게 2008년의 리먼 쇼크다. 미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러시아의 푸틴 총리는 ‘미국은 세계의 기생충’이라며 비난했다. 러시아가 미국에 그런 말을 할 여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미국 대중매체의 건전한 비판은 살아 있다. 미국 의회는 이달 초 채무규모 상한을 인상해 ‘채무불이행’이란 파국을 가까스로 면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일본화’ 현상을 지적했다. 증세나 세출 삭감이라는 고통이 따르는 결단을 뒤로 미루고, 당리와 자신의 몸보신(사익)을 우선하는 방식이 일본의 정치를 닮았다는 말이다. 서민의 빚은 무덤까지 따라오지만 나랏빚은 다르다. 빚놀이가 잘되면 ‘내가 했다’고 자랑하고, 잘 안 되면 ‘내 정권 때는 괜찮았다’고 도망칠 수 있으니, 정치가에게 나랏빚만큼 좋은 먹잇감이 없다. 이렇게 돌을 던지는 나 또한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우리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게 빚 문제다. 빚더미를 짊어질 후세대를 염려하였다면 함부로 못할 짓이었다. ‘어이구, 그놈의 빚이 웬수지!’하던 우리네 역정은 진리였다. 역정의 해결은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이타심이다.
  • 수도권 외곽 전세 대체 매매 수요 반짝 상승

    수도권 외곽 전세 대체 매매 수요 반짝 상승

    서울과 신도시의 아파트 거래가 침체된 가운데 수도권 일부 지역의 매매 수요가 반짝 상승했다. 외곽 지역에서 전세난에 따른 매매 전환 움직임이 먼저 가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이에 따른 증시 패닉상태는 아직까지 부동산 시장에 명확하게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부동산 시장에선 가을 이사 수요가 왕성해지기 에 앞서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 재건축 시장 역시 정책적 호재와 맞물려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주가폭락 사태 이후 매수문의가 주춤해지면서 모처럼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시장에 감돌았다. 서울에선 중랑, 강남, 도봉 등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른 반면 강서, 용산, 구로, 서초, 송파 등은 하락했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남양주, 분당, 김포, 의정부, 안양의 매매가격이 다소 떨어졌다. 반면 기업체 수요가 많은 오산, 수원, 평택 등 일부 수도권 지역은 소폭 상승했다. 전세시장은 잠시 정체 상태를 드러냈다. 일부 신규 입주 지역을 제외한 다수 지역에서 오름세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중개업소에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전세매물이 크게 부족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결혼시즌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이 신혼집 마련에 나서는 다음 주부터는 중소형 품귀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재건축 아파트 이주 수요가 많은 강동, 강남 등이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신도시는 평촌·산본, 수도권에선 남양주·수원·용인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유네스코 본부 파견 김규태 ■통일부 ◇부이사관 승진 △장관실 장관비서관 이주태◇서기관 승진△통일정책실 정책협력과 이도기△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교육훈련2과 공태영 ■국토해양부 ◇과장급 전보 △녹색미래전략담당관 노진학<과장>△선원정책 김성범△항만투자협력 김창균△기업복합도시 안충환△대중교통 김용석<서울지방국토관리청>△도로시설국장 최원규<원주지방국토관리청>△건설관리실장 박희성<인천지방해양항만청>△항만개발과장 손형모<국도관리사무소장>△수원 조덕래△홍천 이용호<파견>△공공주택건설추진단 조노영 김규현△동서남해안및내륙권발전기획단 심두보△허베이스피리트피해보상지원단 이희영△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기획단 신윤근△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권석창△국가건축정책위원회 김효정 ■국세청 ◇전보 <외교통상부>△주중대사관 심욱기△주일대사관 이동운△주인도네시아대사관 강성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장 △건설품질평가 민병렬△화재안전연구 김흥열△구조교량연구 김형열△설비플랜트연구 장춘만◇단장△건설사업 정남진◇팀장△경영평가 김부일△인적자원 박태무△재무 김형도△구매관리 심재경△법무노무 최창식△화성행정 김석진△기술정보 안순△전산 남기형 ■아시아투데이 ◇부국장 △건설부동산부장 윤경용
  • [기고] 청소년 경제교육 왜 필요한가/문종국 서울 성내초등학교장·초등경제교육연구회장

    [기고] 청소년 경제교육 왜 필요한가/문종국 서울 성내초등학교장·초등경제교육연구회장

    강원도 평창이 삼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온 나라가 축하 분위기다. 각 언론에 동계올림픽 유치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기사와 함께 올림픽 유치 및 개최로 말미암은 경제적 효과를 따져보는 기사도 많이 보인다. 요즘 지구촌 증시를 공황상태로 몰아넣은 한 신용평가사의 미국 국가신용도 강등도 마찬가지다. 세계인은 주가 하락이 부동산 등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하고 있다. 또 중국의 물가 상승과 맞물려 제2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처럼 경제 문제는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아니 우리 일상이 바로 경제생활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경제문제를 모르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각종 선거 때만 되면 후보자들은 ‘경제’ 문제를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운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교육 내에서의 경제교육은 참으로 왜소한 모습이다. 물론 관심 있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경제 교육과 관련된 방과 후 활동이 시행되고 있지만, 학교에서의 경제 교육은 교육과정상 극히 제한적인 시간에 이루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시늉만 할 뿐이다. 필자의 학교는 경제 교육 중 ‘소비자 교육’ 시범학교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교과과정과 체험 활동 중심으로 경제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수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 연수에 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참여하고, 한편으로는 한국은행·소비자보호원 등 공공기관의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경제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매주 한국경제교육협회에서 발행되는 청소년경제교육신문 ‘아하경제’를 전교생의 경제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가정으로 보내 온 가족이 함께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내용상 짜임새가 있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과 호응은 매우 높다. 또한 시범학교 운영과 함께 다른 학교를 방문할 기회도 얻고 있는데,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학생들의 경제 의식, 경제 관련 지식과 관심에 많은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모든 교육에서 기회균등이 필요하듯 경제 교육에서도 기회균등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문제이다. 만약 청소년 경제 교육에서 지역차와 소득차가 존재하고 소외 계층이 생긴다면,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더 큰 경제적 격차를 가져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청소년기의 경제 교육은 경제 활동과 현상에 대한 이해 및 관심을 높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길러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따라서 국가와 사회, 특히 경제 관련 단체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정책의 지속성과 함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경제 교육의 기회 제공을 위해 더 많은 부수의 경제교육신문을 학교에 배부하여 청소년 경제교육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여러 공공기관에서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청소년 경제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청소년 경제 교육의 활성화와 균등한 기회 제공에 동참해 주길 기대해 본다. 교육을 위한 정책은 일관성 있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 조세硏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해야”

    정부가 2009년에 이어 부동산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를 다시 한번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양도소득세 개편방향 정책토론회’를 열고 부동산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를 제안했다. 발표를 맡은 조세연구원 박명호 연구위원은 비사업용 토지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는 토지와 주택거래의 동결 효과를 키울 뿐만 아니라 공급 감소를 초래해 오히려 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세금만 아니라면 처분할 부동산도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 계속 보유하게 돼 결과적으로 거래가 동결되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러 차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완화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이같은 조세 연구원의 입장이 반영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은 정부가 이달 말 내놓을 세제 개편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009년에도 양도세 중과제를 폐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국회의 반대로 2010년 말까지 한시적 기본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수정됐고, 이는 지난해 8월 말 일몰기간이 2년 연장됨에 따라 2012년 말까지 유효하다. 박명호 위원은 “중과제도의 도입 배경이 된 2005~2007년 부동산 가격의 일시적인 빠른 상승이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강화 조치로 단기간에 안정됐다는 실증분석 결과는 거의 없다.”면서 “오히려 금융 규제나 공급 확대가 부동산 가격안정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도세는 중과가 완화됨에 따라 1세대 다주택이라도 양도 소득에 따라 6~35%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3주택 이상이면서 투기지역일 경우 10% 포인트 추가 과세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제도의 한시적 운영에 따른 부작용도 지적됐다. 박 위원은 “한시적으로 일몰을 연장해가며 운영 중인 양도세 중과제도 완화조치는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불확실성을 높여 민간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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