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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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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타운하우스 ‘북적’… 전세난에 ‘아우성’

    도심 타운하우스 ‘북적’… 전세난에 ‘아우성’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고급 빌라촌.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 인근에 자리한 타운하우스에는 요즘 이사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대형 건설업체가 시공한 타운하우스는 모두 38가구 규모로, 가구내 천장 높이만 3m에 이른다. 번잡한 아파트보다 가구 수가 적고 사생활이 보장되는 이 같은 도심 속 고급주택은 최근 서울 청담동, 서초동, 도곡동, 논현동 등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500㎡ 안팎의 방 4개짜리 타운하우스 가격이 40억원을 웃돈다.”면서 “분수대와 개인 정원 등이 딸려 있어 흙 밟고 살기를 원하는 젊은 강남부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유례없는 전세난이 강타한 올해 주택시장에선 계층별 분화현상이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기본 조건은 ‘실수요’로, 저가 주택 수요와 함께 투자 매력을 잃은 고가 주택 수요도 재편되는 중이다. 과거 타워팰리스 등의 고가 아파트가 대세를 이뤘다면 요즘은 저층형 도심 타운하우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서울 강남 3구에만 가구당 최소 30억원이 넘는 고급 빌라형 타운하우스가 20곳 넘게 자리한다. 미분양으로 신음하던 곳도 있지만, 최근 분양가 조정으로 젊은 부자들이 몰려들면서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수요가 한정돼 있고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지만 주로 실거주용”이라며 “주택시장의 트렌드가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현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부유층 사이에선 아예 수도권의 판교나 용인으로 옮겨 단독주택을 짓는 흐름도 확산되고 있다. 한 정부산하 단체의 이사장은 “경기 용인에 수년 전 한옥을 짓고 출·퇴근하는데 아침·저녁으로 꽃향기를 맡으며 아주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건축 인·허가의 7%선에 머물던 단독주택은 올해 12%선까지 뛰어오른 상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돈 벌기 어렵게 된 답답한 아파트보다 살고 싶은 집에 살자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른 한편에선 여전히 전세난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서·서대문·마포·도봉·은평구에선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서대문구는 전세 수요는 감소했으나 물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은평구에선 지하철 역세권 및 학군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물량 부족이 더해진 상황이다. 연말 분양시장에선 가격할인에 초점을 맞춘 건설사들의 밀어내기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내년 주택시장이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로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팔고 보자.’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달 수원에서 공급된 대우건설의 아파트는 3.3㎡당 분양가가 740만원부터 시작돼 무려 1300여 가구의 물량이 조기에 마감됐다. 3.3㎡당 분양가가 서울지역 평균 전셋값보다 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분양 털어 내기는 전반적인 주택가격 하락을 부추길 전망이다. . 수도권의 주택가격 약세와 하우스푸어의 주택유지 문제, 소득 감소에 따른 베이비붐 세대 중심의 ‘주거면적 줄이기’ 등 연말부터 주택수요의 기반 약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주택시장의 가격변동은 5% 안팎이었다.”면서 “문제는 최근 경제 불확실성과 물가상승으로 주택거래와 가격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정책 완화에 따른 주택가격 방어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뉴타운사업 접점 찾나

    뉴타운사업 접점 찾나

    한나라당이 뉴타운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재정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뉴타운 정책에 부정적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접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주거안정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정진섭 의원은 20일 “뉴타운은 급한 곳부터 지원해 정비사업이 추진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재생사업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면서 “내년도 예산안에 이를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 국토해양위는 뉴타운 지원금으로 정부가 제출한 650억원을 크게 웃도는 2000억원을 책정했고, 뉴타운과 같은 전면 철거 방식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도시재생사업에도 1000억원을 새로 반영한 뒤 예산결산특별위에 넘겼다. 당은 21일부터 가동되는 예결특위 산하 계수조정소위에서 국토위가 제안한 예산 중 최소한 절반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뉴타운 20곳에 50억원씩 투입해 기반시설 설치비용의 10~50%를 보전해 주고, 30개 지방자치단체의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 의원은 “부동산시장 둔화로 뉴타운 사업이 위축된 만큼 도시재생 쪽으로 유도할 생각”이라면서 “이를 위해 관련법 정비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정비 통합법안인 ‘도시재정비 및 주거환경재생법’은 지난 17일 정부 입법으로 발의된 상황이다. ‘도시재생법’(가칭)도 조만간 국회에 제출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시 입장에서는 뉴타운 문제가 그야말로 ‘발등의 불’이다. 정비예정구역 673곳 중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전체의 52.9%인 356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317곳 중 168곳(53.0%)은 아예 추진위조차 구성되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박 시장은 10·26 보궐선거 과정에서 뉴타운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을 예고하기도 했다. 공공지원 확대와 세입자 보호조치 강화 등을 내걸었다. 이 과정에서 뉴타운 사업 자체가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임계호 서울시 주거정비기획관은 “큰 틀에서 공공투자 확대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무엇보다 어디에 얼마나 쓸 것인지 기본 방향을 알아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의 입장은 사업 시기를 조정하고 옥석을 가리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일 뿐 그동안 뉴타운 정책과 부딪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송한수·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내년 경제 불확실성 지뢰밭… “경기 완만한 후퇴 국면”

    내년 경제 불확실성 지뢰밭… “경기 완만한 후퇴 국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경제성장률 전망을 대폭 내려 잡은 것은 하반기 들어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대외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현 재정위기의 종착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내 상황도 물가와 가계부채 등의 측면에서 위험요인이 상존, 내년 경제가 지뢰밭 상황이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4.2%를 기록했으나 2분기와 3분기에 3.4%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KDI는 올 4분기는 3.6%, 내년 상반기는 3.2%, 하반기는 4.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 이재준 연구위원은 “상황이 완만한 경기후퇴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KDI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3.8%는 유럽과 미국이 적절한 정책방안을 수행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이 확대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의 전망이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은 4.0%, 원유도입 단가는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 내외, 원화가치는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연평균 5% 내외의 상승이 전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현 재정위기가 경제위기로 악화될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3% 포인트, 일본은 1.5% 포인트의 경제성장률이 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가 내놓은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1.8%, EU는 1.1%, 일본이 2.3%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위기 발생 시 심각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3%, 이듬해인 2009년에는 0.3% 성장에 그쳤다. KDI는 이번 위기가 2008년 위기 수준까지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외여건이 불확실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미뤄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생산 증가세도 둔화되는데 재고는 계속 늘고 있어 앞으로 생산 증가세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소비자물가에서 가장 높은 가중치(34.4%)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KDI는 내년에 수출은 둔화되지만 내수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물가가 오를 경우 내수의 성장 견인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금융시장이 불확실성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하다. KDI는 국내 금융 시스템이 가계부채로 인해 소득 및 금리 충격에 취약해지고 있어 소득 및 금리 충격이 발생할 경우 저소득·저신용 가계를 중심으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KDI는 저축은행 부실 재발을 막기 위해 예금보험제도의 근본적 개편을 조언했다. 저축은행이 예금보험으로 안정적인 수신을 확보한 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자산건전성 기준 강화, 검사빈도 상향 등의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28) 지방행정체계 개편

    [테마로 본 공직사회] (28) 지방행정체계 개편

    도청이 있는 춘천시까지는 350㎞. 당시 교통형편으로 도청에 다녀오려면 3일을 꼬박 들여야 했다. 경상북도 동북단 울진군은 50여년 전엔 강원도에 속했다. 주민들의 언어·풍속도 강원도보다 경상북도에 가까운데다 경북도청이 있는 대구까지는 하루에 오갈 수 있는 거리였다. 생활용품을 사거나 마을에서 생산한 물건을 팔 때도 영양이나 안동으로 발걸음을 했다. 1963년 ‘서울특별시·도·군·구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이 발효돼 울진군이 경북으로 편입되자, 강원도민인 것이 어색했던 당시 울진군 주민들은 오랜 숙원이 풀린 듯 기뻐했다. 인천시 강화군과 경기도 김포시, 충청북도 청원시와 청주군 등등 전국 곳곳에서 지방자치단체 통폐합 논의가 한창이다. 경우에 따라 주민투표도 실시될 수 있는 자율통합방식이다. 1997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이 주민발의로 여수시로 통합되고 나서 통폐합이 이뤄진 사례는 지금까지 창원과 제주 단 2건에 불과할 만큼 실제 통합으로 가는 길은 더디기만 하다. 중앙정부가 계획에 의해 신속하게 행정체제를 개편했던 1980년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통폐합의 이유도 과거 인구증가나 산업화·도시화 촉진 등에서 효율성 추구와 경쟁력 강화로 달라졌다.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위원인 박승주 광주발전연구원장는 “이제 지자체의 통폐합은 중앙 정부에서 억지로 재촉해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지역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의견을 조정, 만족할 만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지적했다. ●1950년대 시승격은 지역주민의 자랑 1950년대까지 지방행정구역 개편은 주로 지리적 차이나 인구증가 같은 자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이었다. 1954년에는 ‘수복지구 임시행정조치법’에 따라 6·25전쟁 전에 북한에 있던 연천·양양군 등 8개 군이 강원·경기도에 편입되고 개성시와 연백군 등 4개 시·군이 빠진 것이 이때다. 또 전후 인구가 급증하자 1955년 제주시 등 6개시 승격, 1956년 충주·삼천포 시 승격 등 50~60년대에는 1~2년 단위로 군이 시로 승격되기도 했다. 당시 군이 시가 되는 일은 ‘승격’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큰 자랑거리가 됐다. 1963년 1월 1일은 부산시가 부산직할시로 승격된 날이다. 이날 서울신문은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부산 역사상 가장 대규모 경축대회’가 열려, 부산포(현 부산항)부터 긴 가장행렬과 여고생 480명으로 구성된 ‘미(美)의 행진’까지 이어졌고 집집이 태극기를 내다는 등 지역주민들은 직할시 승격을 기뻐했다고 보도했다. 이때 전북 금산군은 충남으로 편입됐고, 의정부 등이 시로 승격됐다. 당시 정부관계자는 ▲자연·지리·인구·재정 ▲대규모 도시를 적은 규모로 확장 ▲주민불편 제거를 행정체제 개편의 이유로 들었다. ●1960~80년대 부동산 투기 단초되기도 산업화·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1960~80년대 지방행정구역 개편의 주된 관심사는 효율적인 도시관리와 산업발전이었다. 도에서 시를, 군에서 읍을, 농촌지역에서 도시지역을 분리시키는 이른바 ‘도농분리정책’이 정부의 지방행정구역 개편의 이유였다. 개편은 때로 지역사정이나 주민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강행되기도 했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이런 도농분리정책이 도시개발을 촉진하고 도시민들의 편의시설·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민의 생활권·역사성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이고 행정편의적인 개편일 때가 많아 주민 간 갈등이 생겨났고, 농촌이 황폐화되고 도농 간 위화감이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1980년 4월, 동해·창원·제천·영주시등 4개 시 신설이 그 예다.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이 합쳐 동해시가 됐는데, 거리는 8㎞밖에 안 떨어져 있었지만 고려 이후 행정구역상 강릉과 삼척으로 나누어져 있었을 뿐 아니라 언어·풍속·혼인 등 생활관습이 달라 시 승격 초부터 갈등이 있었다고 당시 언론들은 보도했다. 특히 명주군 연간 세입의 30%를 묵호읍이, 삼척군 연간 세입의 50%를 북평읍이 차지해, 시 승격으로 나머지 지역이 소외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영주·제천시에서는 변두리 땅값도 50% 이상 뛰어 부동산 투기도 극심했던 점도 문제였다. 또 창원출장소가 창원시가 되면서 남은 창원군은 지역이 4조각으로 나뉘어 일부 지역에서는 군청에 가려면 2개시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했다. ●1990년대 이후 효율화 때문에 개편 이런 도농분리정책이 폐기된 것은 1990년대 들어 민선 자치단체장 선출을 앞두고 군지역 행정·재정력 약화, 생활권·행정권 분리, 경상경비 과다지출 등 도농분리방식의 비효율성이 비판을 받으면서부터다. 1994년, 지방자치법이 개정돼 시에도 읍·면을 둘 수 있도록 해 시 중심부에는 동을, 주변 농촌지역에는 읍·면을 그대로 존속시킬 수 있게 됐다. 당시 통합대상 선정기준은 ▲역사적 동질성 ▲생활권의 동일성 ▲지형적 조건 ▲지역균형발전 가능성 등이었다. 주민의견조사·지방의회의견 수렴을 거쳐 일방적인 하향식 개편도 벗어났다. 그 결과, 도농통합은 1994년 경기도 남양주시 통합결정을 시작으로 1997년 여수시 통합결정까지 불과 3년 동안 84개 시·군이 41개 시로 재편성됐다. 하지만,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된 통합이라 농촌지역 소외 등 문제점도 드러났고, 이후 지자체의 입지도 강화돼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전까지 도농통합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이창기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미 대상지역이 상당수 통합된데다, 지방자치제가 본궤도에 올라 중앙정부나 국회가 아무리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해도 강하게 지자체 통합을 압박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강남 최대 재건축 단지 개포지구 보류 파장

    강남 최대 재건축 단지 개포지구 보류 파장

    서울 강남권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개포지구의 단지별 정비구역 지정이 미뤄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선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다만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이미 집값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포지구 주민들도 “올 2월 이후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두 차례나 보류된 뒤 세 번 만에 통과된 적이 있다.”면서 “굳이 수장이 바뀐 서울시 재개발 정책의 변화와 연관지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 심의안이 모두 보류된 개포주공 2단지, 4단지, 개포시영 아파트 일대는 의외로 조용한 분위기였으나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심의안 통과까지 최소 2~3개월이 추가로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개포2단지 인근 G공인 관계자는 “도시계획위에 처음 상정된 재건축 심의안이 곧바로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한 주민은 거의 없었다.”면서 “오히려 심의가 보류된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전화가 많았다.”고 전했다. ●“市長 바뀌어 그런가”… 우려도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지구 재건축 시장은 이미 얼어붙어 문의 전화도 거의 없는 상태”라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만 못한 데다 2000만~3000만원 정도 호가가 싼 급매물 위주로 겨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 최모씨는 “동네가 이미 슬럼화돼 재건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에 통과됐다면 내년쯤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이주할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이번에 지정이 보류된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2006년에 견줘 평균 30%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2006년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건축 아파트 값이 정점을 그리던 때다. 현재 개포주공 2단지는 공급면적 52㎡ 기준 7억 4000만원, 4단지는 49㎡ 기준 8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개포시영은 44㎡가 5억 9000만원 선이다. 개포시영의 J공인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취임 뒤 가격이 떨어졌다기보다 이전부터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시장에선 여전히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전반적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수요와 구매력이 떨어졌는데 이를 강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엇갈린다.”면서 “이번 보류결정도 이 같은 고민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과 2~3개월 더 걸릴 것” 함 실장은 분담금은 낮추고 용적률은 높이려는 입주민들과 이를 조율하려는 서울시와의 줄다리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일대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박 시장 취임 뒤 정책적 불확실성이 겹쳐 침체된 시장의 분위기를 가중시키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다. 박 시장이 순환형 정비방식을 도입해 사업장별로 순차적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진행한다고 밝힌 직후, 공교롭게도 처음으로 상정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심의안이 모두 보류됐기 때문이다. 적어도 향후 사업추진 순위에서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가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수도권 가구 33% “하반기 가계빚 더 늘었다”

    올 하반기 들어 수도권 가구 3곳 중 1곳은 생활비 충당 등을 위해 가계대출을 더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부채 급등에 따른 위험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수도권 300가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하반기 들어 가계부채가 이전보다 늘었다’는 가구가 전체의 33.0%였다고 15일 밝혔다. 부채가 늘어난 이유로는 생활자금 충당(44.4%)이 가장 많았고 주택구입(22.2%), 전·월세 자금 충당(19.2%), 차량·가전·가구 등 구입(9.1%)이 뒤를 이었다. 특히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는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전·월세 자금 충당’(45.5%)을 꼽았지만 나머지 전 소득 및 연령층에서는 ‘생활자금 충당’을 이유로 들었다. 수도권 가구의 68.7%는 ‘최근 소비지출을 줄였다’고 답했고, 지출 감소 이유로 ‘물가상승 지속’을 꼽은 가구가 절반 이상(56.3%)이었다. 분야별로는 외식·숙박(28.5%), 패션·미용(18.3%), 오락·문화(17.1%) 등의 순으로 지출을 많이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상반기 지출 계획에 대해서는 ‘줄이겠다’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55.3%, 30.0%였다. 최근 경기와 관련해서 ‘상반기보다 나빠졌다’는 인식이 76.3%에 달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물가안정(62.7%), 부동산시장 안정(11.3%), 일자리 창출(7.7%)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문위원 절반 이상이 40대 실무형…박원순 ‘젊은 시정’ 정책에 담는다

    자문위원 절반 이상이 40대 실무형…박원순 ‘젊은 시정’ 정책에 담는다

    ‘박원순호’의 시정 철학과 비전을 제시할 서울시 정책자문위원회가 전체 자문위원 중 절반 이상이 40대로 구성돼 ‘젊은 시정’이 기대된다. 자문위원 54명(5명 나이 비공개) 중 53.7%인 29명이 각 분야에서 실무형·소장파 40대다. 특히 분과위원장 7명 중 김수현(49) 위원장을 포함해 4명이 40대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 사항과 정책 철학을 주요 시정에 담아낼 ‘희망서울 정책자문위원회’가 14일 공식 출범했다. 위원장으로는 김수현(총괄 분과위원장 겸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가 위촉됐다. 자문위원회는 시정 운영의 중장기 계획이 발표되는 내년 1월까지 2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선거 조직인 ‘희망캠프’ 정책본부장을 맡았던 김 위원장은 서울대 도시공학과와 환경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어 환경부 차관과 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부장을 역임한 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 사회정책비서관과 국민경제비서관을 거쳤다. 희망서울 정책자문위는 정책전문가 33명, 시민사회 대표 14명, 시정연 연구위원 7명 등 총 54명으로 구성됐다. 자문위원은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전문가 외에도 학계·연구소, 시민·사회 대표, 기업인, 법조인 등을 망라했다. 자문위는 ▲총괄 ▲복지·여성 ▲경제·일자리 ▲도시·주택 ▲안전·교통 ▲문화·환경 ▲행정·재정 총 7개 분과로 구성돼 있다. 총괄간사에는 희망캠프에서 정책단장을 맡았던 서왕진 서울시 정책특보 내정자가 임명돼 위원회 운영과 분과위 활동을 종합·조정하는 실무를 담당한다. 서 정책특보 내정자는 서울대 사회과학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시립대 도시환경정책학과 석사, 미국 델라웨어대 에너지환경정책센터 박사 과정을 밟았다. 복지·여성(9명) 위원장엔 기초생활보장제도 도입, 복지예산 확충 등 숱한 복지운동 현장의 한복판에 있었던 이태수 꽃동네대학 교수가, 경제·일자리(8명) 분과위원장에는 김재현 건국대 교수, 도시·주택분과위원장에는 변창흠 세종대 교수, 안전·교통분과위원장에는 손의영 서울시립대 교수, 문화·환경분과위원장에는 박인배 극단 현장 예술감독, 행정·재정분과위원장에는 강현수 중부대 교수가 각각 위촉됐다. 분과위원회는 TF팀 형태로 운영되며 수시로 회의를 열 예정이다. 경제·일자리 분과위원장인 김 교수는 전남 담양 출신으로 서울대 농과대를 나와 일본에서 유학했으며 지난해 지식경제부 커뮤니티비즈니스시범사업단장을 맡은 바 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래도 경제다/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그래도 경제다/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정치판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난리가 났다.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으니 그럴 때가 되기는 했지만, 이건 완전히 과열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일찌감치 촉발된 대형 정치 이벤트들이 내년 4월 총선으로 직행하며 12월 대선까지 내달릴 판이다. 범여(汎與)와 범야(汎野)가 어지럽게 등장하는 이합집산의 시나리오가 난무한다. 안철수에서 강호동에 이르기까지 자천타천 등장인물의 면모는 현란함의 극을 달린다.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강력하다 못해 너절할 지경이다. 호사가들이야 신문이나 TV뉴스 보는 재미가 지금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앞으로 또 1년 이상을 무거운 피로감 속에 살아가게 됐다. 그 사이 국민들은 선거로 해석되고 정략으로 발현되는 상황을 숱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유럽은 경제 때문에 난리다. 그리스의 재정이 결딴났고, 세계 8위 경제국가 이탈리아가 국가부도까지 거론되는 굴욕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가 잘못되면 최대 채권국인 프랑스 등 유럽 전체로 위기가 전이된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초월하는 세계경제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유럽의 경제문제는 잘못된 정치의 영향이 컸다. 남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효과를 따지기 전에 정치적인 입장과 해석을 앞세웠다. 그 결과, 포퓰리즘이 판을 치면서 국고는 뻔한데 세금은 덜 걷고 곳곳에 흥청망청 재정을 퍼붓는 ‘바보들의 샤워’가 구사됐다.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월 전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갔던 사상 초유의 신용등급 하락도 의회와 행정부가 증세 등 필요한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탓이 컸다. 미국경제의 펀더멘털 자체보다는 재정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정치권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경고적 성격이 강했던 것이다. 다행히 현재 우리 경제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사정이 낫다.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자 등 주력상품의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선방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놓인 도전과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 능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대외 변수가 문제다. 남유럽 위기의 여파는 이미 우리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 지난 9월 서비스업 생산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내수 부문이 글로벌 경기 하강의 영향을 받고 있다. 부채는 갈수록 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지난해에 비해 7.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부채 총액은 12.7%가 늘었다. 불안한 물가,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경기 침체 등도 걱정이다. 대권을 향한 정치권의 여정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선량(選良)의 정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정치논리만 앞세울 게 아니라 경제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중요한 것이 내년 예산 심사다. 예산의 최대 포커스는 무엇보다도 재정 건전성에 맞춰야 한다. 총선과 대선만을 생각해 복지예산을 무턱대고 늘린다거나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이런 기대를 무색게 하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가 이미 내년 정부 예산안에 비해 4조원 가까이 소관 예산을 증액시킨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건설예산 사업 293개 중 6000억여원에 해당하는 87개를 새롭게 끼워 넣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만한 타결도 중요하다.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와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예산안의 법정기한(12월 2일) 내 처리는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경제정책의 사령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평소 그답지 않게 ‘고용 대박’이라는 말실수를 해서 비난을 받았다.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도 기자간담회에서 요트가 많이 팔려 경기가 좋다는 말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정치권과 정책당국의 진지하고 믿음직한 모습이 아쉽고도 절실하다. windsea@seoul.co.kr
  • 공기관 터 안팔려 지방 이전 차질

    공기관 터 안팔려 지방 이전 차질

    지방 이전을 앞두고 있는 정부 산하 공기관의 건물과 부지가 팔리지 않아 이전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면적 넓고 가격 비싸 인기 떨어져 정부는 수도권 소재 346개 공기관 가운데 117곳을 지방 이전 대상으로 확정한 뒤 부지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나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매각대상 부지 면적이 넓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일부 공기관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캠코나 토지주택공사가 자체 경영수지 악화를 걱정하는 입장이라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14일 국토해양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경우 내년 말까지 매각이 추진되는 37개 공기관 부지 가운데 7곳만 매각이 성사된 상태다. 경기 지역의 이전 대상 공기관은 모두 52개로, 이 중 국립특수교육원(안산)과 국토해양인재개발원(수원) 등 15곳은 청사를 임대해 쓰고 있거나 부지를 남기기로 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37개 매각 대상 공기관 가운데 지난해까지 매각이 성사된 기관은 경찰대학(용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천), 조달청품질관리단(용인), 수산물품질관리원(고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안양), 한국가스안전공사(시흥), 전파연구소(안양) 등 7곳에 불과하다. 국립식량과학원(수원), 국립농업과학원(수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여주) 등 다섯 곳은 일부 부지만 매각을 완료했다. ●유찰돼도 가격 못 내려 나머지 25개 가운데 토지주택공사(성남)와 농업연수원(수원) 등 10곳은 올해 2~4차례 입찰을 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적용을 받는 공기관 매각은 일반 경매와 달리 유찰이 되더라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 가격을 낮추면 “이전 비용이 부족해진다.”는 이유에서 이런 규정을 만든 것이다. 농촌진흥청(수원)과 한국도로공사(성남) 등 14개도 올해 처분할 계획이었지만 입찰 등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가스공사(성남)와 한국해양연구원(안산) 등 6곳이 처분될 예정이지만, 매입처를 찾기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매각을 포기하고 캠코 등에 매각하려는 공기관은 상당 기간 빈 건물만 남게 되거나 아파트 용지로 팔릴 가능성이 있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수도권 공기관의 경우 교통 접근성 등은 좋지만 부지가 비싸고 면적도 넓어 민간 기업들이 사용하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빈 건물로 남거나 아파트 용지로 공기관 소재 자치단체들은 자신들이 부지를 매입해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만큼 재정적 여유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경기도는 국내 30대 주요 기업을 찾아다니며 공기관 이전 부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세일즈를 펴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공기관 매각이 지연되면 결국 아파트 용지로 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도시관리계획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토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관계자는 “전체 부지매각 대상 117곳 가운데 매각이 성사된 곳은 22곳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매각이 지연되더라도 해당 공기관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부지활용 계획을 수립, 수도권 정비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했기 때문에 난개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CEO 칼럼] 서울시, 글로벌 서울로 거듭나야/김승배 피데스 개발대표

    [CEO 칼럼] 서울시, 글로벌 서울로 거듭나야/김승배 피데스 개발대표

    “한국이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서울에 모여든 인적자본을 혁신적으로 연계하고 학습시켜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덕분이다.” 얼마 전 ‘도시의 승리’라는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가 출판기념회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요성을 종종 간과하지만 한강의 기적을 만든 것이 바로 서울이라는 석학의 평가를 곱씹어 볼 일이다. 이제 세계는 도시의 시대가 됐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0%가 도시에 거주하며, 2050년이 되면 그 비율이 80%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좋은 일터와 편리한 시장, 편안한 집, 즐겁게 쉬고 놀 수 있는 곳을 갖춘 도시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된 것이다. 서울시는 605.25㎢의 면적, 1057만명의 인구, 26만명의 거주 외국인, 422만 가구, 252만 주택을 가진 세계적인 대도시로 성장했다. 세계 도시들의 국제적 영향력을 측정하는 ‘글로벌 파워도시 지수’(GPCI) 조사에서 올해 서울시가 뉴욕·런던·파리·도쿄·싱가포르 등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도시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 중 하나가 주택이다. 여의도에 서울국제금융센터가 올라가는 등 서울은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밀려드는 외국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양질의 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새로운 서울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주택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사업, 뉴타운사업 등이 도마에 올랐고 재개발·재건축 문제, 뉴타운 사업도 새로운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전세가 폭등, 도심 소규모 주택 수급 문제, 급증하는 외국인 주거문제 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타운,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대해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참여해 낡은 단독·다세대주택 등을 유지·보수하는 ‘두꺼비하우징’ 사업 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서울은 물론 수도권 주택 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서울 시내의 사실상 유일한 주택공급원인 상황에서 유지·보수 중심의 뉴타운 대안은 지나친 이상론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뉴타운식 재개발은 1980~90년대 중반까지의 달동네 정비 방식이므로 현재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시에는 다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효율적이었지만 주택 내구성이 높아진 현재는 다른 방식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개별 주택에 대한 주택의 생애주기비용, 즉 LCC(Life Cycle Cost)를 따져보고 개별 재개발·재건축의 사회적 편익분석을 통해 선택적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시장 체제가 당면한 난제를 다양한 요구를 담는 섬세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들과 현장의 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여러 분야의 아이디어와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 전시성 토건 사업은 걷어내야 한다. 하지만 토건사업을 무조건 백안시하는 것도 우려된다. 좋은 주택을 짓는 토건 없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유지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인류문화유산은 토건의 결과물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토건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것 또한 필요하다. 서울시장의 남은 임기 2년 8개월은 짧다. 하지만 계획을 잘 만들어 토대를 다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획일적인 방법이 아니라 처해진 환경에 따라 다양성을 녹여내는 창의적 방법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불도저식’보다는 개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미학적인 접근이 가능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자)의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서울이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여전히 한국적 색채가 강한 서울이 보다 글로벌화된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이 석학의 고언도 귀담아 둘 필요가 있겠다.
  • 5개월째 3.25%… 한은 기준금리 동결 왜

    5개월째 3.25%… 한은 기준금리 동결 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다섯달째 동결했다. 금통위는 11일 김중수 한은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한달 걸러 인상되면서 올 3월 연 3.0%로 올라선 뒤 지난 6월부터 연 3.25%에 머물러 있다. 금리 동결에는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한 글로벌 금융 불안과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 경제까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 위기는 최근 이탈리아로 번지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마(魔)의 벽으로 생각되던 7%를 넘기며 구제금융설이 흘러나왔고, 이탈리아에 돈을 많이 빌려준 프랑스 은행들마저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된다. 미국은 올해 3분기 1년 만에 가장 높은 2.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7~2.9%에서 1.6~1.7%로 낮췄다. 유럽 연합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1.5%, 내년 0.5%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이었던 중국마저 승용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줄고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등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나라들의 경기가 둔화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도 금통위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국내 경기의 둔화세가 뚜렷해지면 내년 상반기쯤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총재는 금통위가 끝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기조에 있다고 보며, 경제의 대내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고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김 총재는 말했다. 이탈리아 재정 위기에 대해 김 총재는 “우리나라의 전체 위험노출(익스포저)에서 이탈리아의 비중은 1% 미만”이라면서 “이탈리아 위기가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유럽 은행들의 부채축소(디레버리징)는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호주 등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과 관련, “이 나라들의 금리 수준은 우리보다 높기 때문에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면서 “기준금리 결정은 각 나라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를 인하한 곳은 호주·터키·브라질·이스라엘·유럽연합·인도네시아 등 6곳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국내외 경제 들쭉날쭉… 한은 금리조정 ‘삼각 딜레마’

    국내외 경제 들쭉날쭉… 한은 금리조정 ‘삼각 딜레마’

    기준금리에 대해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졌다. 그간 물가 급등을 둔화시키기 위한 ‘금리상승’과 세계경제 불안으로 인한 ‘금리동결’ 사이에서 갈등했지만 경기둔화라는 ‘금리인하’ 변수가 추가됐다. 전문가들은 그간 물가 상승에도 세계경제 불안에 무게를 둔 이유 있는 금리동결이었다면 향후에는 금리를 내릴 수도 올릴 수도 없어 동결을 고수하는 ‘금리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경기둔화 ▲소비자물가 하락 ▲세계경제 불안 ▲가계부채 증가 등의 요소를 고려할 때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지난 6월 3.25%로 올린 이후 5개월째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물가 급등에 따른 금리인상 분위기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로 낮아지고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리인하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10월 수출증가율은 9.3%로 9월(18.8%)보다 크게 감소했다. 지역별 수출 실적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이 각각 지난해 10월보다 20.4%, 7% 줄었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 전이되는 셈이다. 실제 지난 3일 유럽중앙은행(ECB)이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 외에 10월에는 이스라엘·브라질·인도네시아가, 11월에는 호주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금리인하는 가계부채를 계속 얻도록 하는 역효과가 있다. 가계부채는 꾸준히 늘어 지난 8월 말 900조원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금리인하로 시중에 통화를 더 공급할 경우 경기회복기에 물가 급등세 및 자산버블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풀린 통화량의 절반도 물가상승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찬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는 아직 한국은행의 관리 목표인 2~4%의 최상단에 있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2%에 이른다.”면서 “실물경제의 급격한 위축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반면 금리인상은 가계부채를 지고 있는 서민들의 이자상환 부담을 높일 수 있다. 부채상환능력 취약 대출의 경우 올해와 내년에 34.8%가 만기를 맞는다. 주택담보대출의 78%가 이자만 갚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다. 유럽발 경제위기 역시 금리인상을 막는 요소다. 각국이 통화량을 늘리는 상황에서 우리만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급격한 자본 유입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금리 동결도 편안한 선택은 아니다. 통화정책으로 물가상승, 경기둔화, 가계부채 등 경제문제에 대응할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상승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최근 들어 금리인상이 물가상승을 둔화시키거나 금리인하가 경기부양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적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화정책과 상관없이 투자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소비보다 저축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380조 5035억원으로 9월 말보다 6조 6044억원(1.8%)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이를 포함한 수신증가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결국 금리정책을 펼치는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지고 있으며 당분간 금리에 대한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그래픽 길종만기자 kjman@seoul.co.kr
  • 내년 집값 3대 변수 ‘선거·가계부채·글로벌 경제위기’

    내년 집값 3대 변수 ‘선거·가계부채·글로벌 경제위기’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 주택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엔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인 대선과 총선이 끼여 있어서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시장 집값 추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집값이 크게 오르거나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2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셋값은 5%, 집값은 수도권이 1%, 지방이 7% 각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올해 상승폭과 비교할 때 전셋값(올해 추정치 12.5%)은 절반 이하, 지방(추정치 14%)은 5.5% 포인트나 낮게 나오는 등 대체적으로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수도권 집값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집값 전망이 쉽지 않다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주요 변수로는 선거와 가계부채, 글로벌 경제위기 을 꼽았다. ●선거, 집값에 악재? 예전엔 선거가 부동산 시장에 호재였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악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집값이 오르면 서민층 유권자의 표가 달아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거 과정에서 각종 개발 공약을 내놓고도 선거 후에는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가계부채와 금리 문제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약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대선이나 총선이 있지만 과거처럼 집값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대선 때 집값이 크게 오른 해는 2002년뿐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당시 아파트 값은 전국 22.89%, 서울이 29.79% 올랐다. 이후 2007년엔 전국 2.21%, 서울이 1.84% 오르는 데 그쳤다. 총선도 집값엔 큰 영향을 못 미쳤다. 2004년엔 전국 0.05%. 서울 0.19% 올랐고, 2008년엔 서울과 전국의 집값이 각각 2.22%, 1.46% 떨어졌다, ●가계부채 그림자 너무 짙다 지난 2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826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797조 5000억원)보다 28조 5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 가운데 주택대출은 지난해 말 362조 8000억원에서 2분기 376조 8000억원으로 늘었다. 3분기부터 정부와 금융권이 가계 대출 단속에 나섰지만 그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당분간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에도 그만큼 악재라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가계대출 증가가 가계 부실화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금융권의 대출 억제와 수요자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작용해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신규 주택 쪽에 재고물량이 쌓여 있고, 기존 주택 쪽에도 잠재적 재고 물량이 존재한다.”면서 “금융부채 때문에 빨리 출고하려는 물량이 있고, 대출은 또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승 여력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타격 덜할 듯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지만 2008년과 비교하면 그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많이 떨어진 데다가 신규 분양 수요조차 바닥권이어서 더 이상 크게 떨어질 여지가 없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내성이 생긴 면이 없지 않다.”면서 “대외 변수보다는 국내 변수에 집값이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큰 변수는 미국과 유럽의 환경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라면서 “주택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양도소득세의 한시적 면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같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곤·오상도기자 sunggone@seoul.co.kr
  • [씨줄날줄] 버핏세/이도운 논설위원

    2007년 11월 26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지난해 소득의 19%를 연방정부에 소득세로 냈는데, 나보다 소득이 훨씬 적은 우리 직원들은 33%를 냈다.”면서 “이것이 정의롭고 공정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 부자인 버핏 회장은 지난 8월에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나 같은 슈퍼 부자는 비정상적인 감세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부자 증세를 촉구했다. 버핏 회장은 또 기회가 될 때마다 “돈을 굴려 돈을 버는 사람들이 노동하고 돈을 버는 사람들보다 훨씬 낮은 세율을 누린다.”고 세제 개편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주장과 이름을 따서 부자 증세를 ‘버핏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미국은 엄청난 재정적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파산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재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적자 감축안의 하나로 지난 9월 연소득 100만 달러(약 11억원) 이상인 계층의 자본소득세율을 근로소득세율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버핏세 도입이 공식적으로 논의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당연히 부유층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감세 정책을 신줏단지 모시듯 받들어 온 미 공화당은 현재의 세율도 높을 뿐 아니라 버핏세의 도입은 빈부 갈등만 조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버핏은 돈을 많이 벌지만,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하고 기부도 많이 한다. 또 지난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오바마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선거 자금 모금에도 참여했다. 한국으로 따지면 ‘강남 좌파’에 해당한다. 그러나 세금과 관련한 그의 말과 행동이 순수한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버핏은 2007년 상원 청문회에서 “금권정치를 막으려면 부동산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세가 폐지되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사업 일부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발언이라는 혹평도 있었다. 한나라당이 부자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부자 정당’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앞서 야당 측에서 “부자와 대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복지재원을 마련하자.”는 이른바 ‘부유세’ 도입 주장이 있었지만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미국에서도 아직 현실화되지 못한 ‘버핏세’가 한국에서, 그것도 보수 정당의 주도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일제히 ‘뚝뚝’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일제히 ‘뚝뚝’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의 하락세가 굳어지는 등 올 하반기 집값이 바닥을 찍고 서서히 오르리라던 예상은 빗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재건축 규제 우려로 서울 강남과 강동, 송파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일제히 떨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시장에 짙게 깔리면서 심리적 변수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박 시장의 ‘순환형 정비방식’ 도입이 전임 오세훈 시장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사업초기 단계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예컨대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52㎡)는 5억~5억 4000만원 선으로 지난 주보다 1000만원가량 내렸다. 개포동 주공4단지(49㎡)는 500만원 내린 8억 1000만~8억 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일반 아파트의 매매값은 신도시를 제외하고 모두 떨어졌다. 김은진 부동산1번지 팀장은 “서울은 강동, 강북, 송파, 양천, 성북, 용산, 은평, 강남, 중구, 서초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면서 “현장 중개업소에서도 별 다른 움직임 없이 가끔씩 매수자들의 가격 문의만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2단지(115㎡)는 9억 2000만~9억 9000만원 선으로 1000만원가량 하락했다. 서초구 서초동 신동아1차(109㎡)도 지난주보다 1000만원 내린 7억 9000만~8억 4000만원 사이에 호가가 형성됐다. 전셋값은 수요 감소에 따라 변동률이 급격히 약화됐다. 신도시도 거래가 한산해진 모습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문답으로 풀어 본 ISD 오해와 진실

    최근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소문이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2008년 촛불시위의 발단이 된 ‘미국산 쇠고기 괴담’을 떠올리며 부리나케 진화에 나섰고, 야당 측은 온라인 여론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모습이다. 일명 ‘ISD 루머’는 사실과 다르거나 다소 부풀린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ISD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쉽게 풀어봤다. Q 과테말라 등 남미 나라들이 ISD 때문에 미국 기업에 제소를 당하고 국민들도 피해를 봤다고 하는데. A ISD가 ‘원흉’이라기보다는 부패하거나 무능한 독재정권이 투자 기업과 사전에 잘못된 계약을 맺은 탓에 일어난 측면이 크다. 미국계 기업 RDC는 1997년 50년간 철도 운영권을 따냈는데, 2008년 과테말라 정부가 이 계약이 국익에 반한다는 결의서를 채택했다. 이후 RDC에 대한 외부의 투자가 끊겨 급기야 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RDC는 ISD를 통해 과테말라 정부를 제소했고 현재 중재가 진행 중이다. 볼리비아와 벡텔의 수돗물 분쟁, 페루와 렌코의 납 중독 소송 등도 정부의 정책적 판단 착오가 발단이었다. ●의료 등 44개분야 ISD 예외 Q 우리도 미국이 의료, 복지, 전기, 수도 등 공공사업에 ISD를 걸면 어떡하나. 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는 ‘안전장치’가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공공보건, 안전, 환경,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등은 간접적으로 외국 투자를 수용하는 개념에 넣지 않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ISD 대상이 아니다. 이와 별도로 보건의료·사회서비스, 전기·가스·환경 등 공공성이 높은 분야와 초·중등 교육 및 성인 교육 등 44개 분야에 대해선 정부가 규제하거나 강화할 수 있도록 부속서II에 기재해서 ISD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정부는 설명한다. 미국이 중남미 국가들과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에는 이런 ‘유보’ 조항이 없다. Q ISD 중재를 해주는 곳이 미국에 유리한 판정을 해준다고 한다. 미국의 승소율이 80%가 넘는다고 하는데. A 중재판정부는 한국과 미국 기업이 각각 임명하는 중재인 2명과 양국이 합의하는 1명으로 구성된다. 보통 합의가 안 되면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사무총장이 중재인을 임명한다. 야당은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60년 넘게 독식하고 있는 미국에 유리한 판정이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 ISD 자료를 보면 미국 기업이 투자 상대국 정부를 제소한 108건 가운데 미국 기업은 22차례 지고 15차례 이겼다. 패소율이 더 높다. 여당은 중재를 담당하는 국제기구가 특정 국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내린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한다. 야당은 나머지 71건은 대부분 정부가 합의를 해준 것이기 때문에 미국 기업의 승소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美기업 22차례 지고 15차례 이겨 Q FTA 협상을 다시 해서 ISD 조항을 뺄 수 없나. A 미 의회가 한·미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사인만 남은 상태에서 재재협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한·미 FTA가 발효된 뒤 ISD의 문제점을 양국이 점검해 볼 순 있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는 지난달 30일 서비스투자위원회 설치에 합의했다. 양국 정부대표로 구성된 위원회는 협정 발효 후 90일 이내에 첫 회의를 하고 이후 매년 또는 수시로 회의를 열어 ISD 제도의 보완을 논의하기로 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녹지대 90㏊를 살려라!” 칠레주민 누드시위

    “녹지대 90㏊를 살려라!” 칠레주민 누드시위

    자연을 구하기 위한 집단누드시위가 남미 칠레에서 벌어졌다. 칠레의 지방도시 킬푸에에서 남녀 50여 명이 녹지대 보존을 요구하며 29일(현지시간) 알몸으로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알몸으로 땅에 엎드려 “이 땅만은 건드리지 말라.”며 지방정부에 개발정책폐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킬푸에에선 1935년 한 땅부자가 지방정부에 90㏊ 땅을 기증했다. 주민들이 알몸으로 지켜내겠다고 나선 바로 그 땅이다. 부자는 “주민들이 야외에서 여가를 선용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쉼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넓은 땅을 선뜻 내놨다. 지방정부는 그 뜻에 따라 땅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그러나 지방정부에 기증된 땅은 시간이 흐르면서 한 사립대학으로 슬쩍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 대학은 최근 땅을 팔겠다고 매물로 내놨다. 도심에 있는 녹지가 매물로 나오자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땅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주민들은 킬푸에의 유일한 허파로 남아 있는 녹지대를 살려야 한다며 ‘고인(땅을 기증한 사람)을 위한 살아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단체까지 결성하고 투쟁을 결의했다. 첫 투쟁이 이날 벌인 누드시위다. 주민들은 “부동산개발은 기증 취지에 어긋난다.”며 “그린벨트로 묶어 부동산개발을 영원히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사진=판초리베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CEO 칼럼] ‘고급 공간정보’로 부가가치 높이자/김영호 대한지적공사 사장

    [CEO 칼럼] ‘고급 공간정보’로 부가가치 높이자/김영호 대한지적공사 사장

    지난주는 내내 공간정보의 ‘잔칫날’이었다. 풍성하고 의미 있는 국제 공간정보 행사가 국내에서 잇따라 열렸다. 먼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UN-GGIM’(글로벌 공간정보관리 전문가회의) 창립총회가 있었다. ‘공간정보’라는 생소한 주제로 유엔이 개최하는 첫 번째 국제회의를 우리나라의 국토지리정보원이 유치했다. 세계 7개국 장관, 100여개국 지리원장, 30여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 가운데 각국의 공간정보정책, 국제적 수요에 부응하는 방법론 개발과 국가 간 협력방안이 발표되는 등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슈는 인류가 당면한 각종 자연재해, 기후변화, 물부족, 가난, 질병 등과 같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간정보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였다. 참석자들은 공간정보가 지구촌이 안고 있는 문제해결에 매우 유용한 수단임을 공감하고 활발한 국제 공조 및 국가 간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어 26일부터 29일까지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국제 공간정보 종합박람회인 ‘2011디지털국토엑스포’가 국토해양부 주최로 열렸다. 국내 정보기술(IT) 분야 선두기업과 대한지적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00여개의 기관이 참여해 공간정보 관련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UN-GGIM에 참석한 외국 손님을 비롯해 5만여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공간정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두 개의 큰 행사를 통해 느낀 점을 정리해 본다. 첫째, 공간정보의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업체의 위치정보 서비스가 고객의 개별적인 수요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맛집을 찾아주는 서비스는 맛집의 위치, 길찾기뿐 아니라 다른 가게와 비교한 음식의 질과 양, 가격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요, 분위기 있는 자리까지 찾을 수 있도록 가게 주변과 내부의 인테리어, 좌석 배열까지 보여준다. 자전거·도보 길찾기, 실시간 교통정보, 박물관 내부 체험 등의 서비스도 융·복합의 산물이다. 국토해양부도 정부가 갖고 있는 공간정보를 통합하여 구글 맵스보다 우수한 3차원(3D) 지도를 제공하는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을 직접 시연했다. 둘째, 공간정보의 활용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사태나 홍수 등 재난·재해 예방, 도로와 상하수도 등 지하시설물 관리, 재테크에 활용할 수 있는 부동산투자시스템, 문화와 생활이 결합된 공간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적공사도 풍부한 지적정보와 측량기술을 바탕으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침수흔적도 작성, 소실된 문화재 복원을 위한 문화재 3D 측량, 동굴·학교재산·국공유지 관리시스템 구축, 지적 재조사를 위한 선행사업 등 공간정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셋째, 공간정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공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간정보 분야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보자는 움직임이 유엔과 관련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진, 홍수, 가난, 조류독감 등 대형 재해·재난에 대한 공간정보를 구축·공유하게 되면 훨씬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해진다. 이런 흐름들을 보며 느끼는 것은 공간정보의 정책개발, 표준설정, 국제협력 등에서 우리가 앞장설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앞선 IT 기술과 인터넷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지적 재조사’ 사업도 마찬가지다. 지적측량정보에 사진이나 영상이 융·복합되면 한층 고급스러운 공간정보가 된다. 상품성, 즉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아울러 기술혁신과 좋은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우리 기업, 기관들의 해외진출도 확대될 수 있다. 공간정보 기술은 아직 초기상태이고, 시장은 무한하다. 누가 선점하느냐에 미래의 경쟁력이 달려 있다.
  • [中 저장성 조세저항 폭동 일단 소강] WP “中 전체 금융위기 전조”

    중국의 중소제조업체가 밀집한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의 무더기 도산 사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중국 전체를 금융위기로 몰고갈 전조 증상일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현지시간) 중국발 기사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금 원저우시 중고차 시장엔 거의 새차나 다름없는 벤츠, BMW, 포르쉐, 롤스로이스 등 고급 승용차가 즐비하다. 중국 중앙정부의 긴축정책 선회 등으로 돈줄이 마른 제조업체 업주들이 부채상환을 위한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내놓은 차들이다. 중고차 상점을 운영하는 마잔루이는 “신용위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정부가 경기부양 정책을 쓸 때 은행에서 거액의 돈을 손쉽게 빌려 부동산이나 신규사업 확장에 무분별하게 투자했다. 최근 인플레 우려로 정부가 대출을 제한하자 빚으로 이자를 갚을 길이 막힌 업주들이 고금리 사채를 끌어다 쓰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기에 미국, 유럽 등의 경기침체로 수출이 줄고 고물가와 고임금까지 겹치면서 수십만 제조업체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90개의 공장이 문을 닫았고 많은 사주들이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않고 야반도주했다. 한 구두업체 사장은 공장 지붕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지방정부는 이들을 구제할 여력이 없다. 공항, 고속도로, 철도 건설 등에 돈을 퍼붓는 바람에 중국 전체 지방정부 빚은 현재 1조 6000억~2조 2000억 달러나 된다. 이렇게 되자 최근 원자바오 총리가 부랴부랴 원저우를 방문, 157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실시했으나, 이미 무너진 신용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10·26 재보선 이후] 박원순 ‘적과의 동침’

    [10·26 재보선 이후] 박원순 ‘적과의 동침’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대변인은 내부 공무원 중에서 발탁으로, 정책자문단은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한 외부인사로 충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박 시장 측은 30일 “박 시장의 스타일이 한꺼번에 확 바꾸는 스타일이 아니고, 외부인사 기용이 능사도 아니다.”라며 “시 대변인으로 시정과 언론을 잘 아는 내부 공무원 중에서 발탁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 대변인으로 한문철 경영기획관과 류경기 한강사업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기획관은 육사 출신으로 호방한 스타일에 언론담당관을 지냈다. 류 본부장은 꼼꼼하고 치밀한 업무처리가 돋보이고 언론과의 관계도 좋다는 점이 강점이다. 언론과장 출신으로 행정과장 등을 역임해 기자들에게 신임을 얻고 있는 백호 교통운영관도 물망에 올랐다. 다만, 대변인 자리가 3급이라 인사대상이 되려면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서울시 정책자문단은 선거기간 ‘희망캠프’에서 정책을 다듬었던 핵심 인사를 중심으로 꾸렸다.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했던 서왕진 환경정의연구소 소장은 “11월 중순까지 시의회에 제출하고, 11월 확정안이 부족하다면 수정안 등을 통해 12월 중순 의결 때까지 ‘박원순의 철학’을 제대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서 소장은 박 시장의 정책특보로도 유력시된다. 서 소장 외에도 도시, 주택, 산업경제 정책을 맡았던 한국공간환경학회 안균오 행정학 박사, 정창수 경희대 교수 등도 합류했다. 부동산 정책과 도시건설 분야에서 전문가인 김수현 전 환경부 차관이나 조명래 단국대 교수, 변창흠 세종대 교수 등의 합류가 관심사다. 현재 자문단이 서울시에 제시한 내년 예산편성과 관련해 복지예산은 7000억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또 재임 2년 6개월 동안 부채 7조원을 삭감하고자 예산을 쥐어짜고 있다. 주요 삭감예산은 건설관련 예산으로, 장부상 시의 건설 관련 예산은 3조 3000억원 수준이지만, 25개 구로 내려 보내는 보조금과 연결된 건설 관련 예산은 10조원 수준이라 상당한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박 시장 측은 “오세훈 전 시장이 25조원 규모의 개발계획을 이미 발표했다.”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각종 국책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듯이 서울시도 ‘공공투자관리센터’를 신설해 이들 개발사업의 타당성을 검토, 진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임 시장의 핵심 사업인 한강 르네상스 등 특정 사업들은 별도의 사업조정위원회 구성을 통해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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