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동산 정책
    2025-11-14
    검색기록 지우기
  • 대한항공
    2025-11-14
    검색기록 지우기
  • 필리핀
    2025-11-14
    검색기록 지우기
  • 생태계
    2025-11-14
    검색기록 지우기
  • 񡩾Ʊ׶25mg-񡩾Ʊ׶ ָ-pom5.kr-񡩾Ʊ׶ǰȮι Visit our website:(xn--365-h98lu49at1jokm.com)
    2025-11-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590
  • 국토부 1급 누가… 하마평 무성

    정부조직법 개정이 마무리되면서 1급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고위 공무원 가급(1급) 자리는 본부 5개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등 모두 6개다. 지난 정부보다 한 자리 줄었다. 이 중 네 자리는 승진, 두 자리는 이동하는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기풍 전 실장의 1차관 승진으로 비어 있는 기획조정실장에는 박상우(행시 27회) 주택토지실장이 유력하다. 청와대 업무보고를 총괄하기 위해 지난주 이미 기획실장 직대로 내정됐다. 행시 기수는 빠르나 나이는 53세에 불과하다. 주택·토지 업무를 총괄하는 주택토지실장에는 도태호(행시 31회) 공공기관이전추진단 부단장이 승진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정책관, 건설정책관, 주택정책관을 역임하는 등 부동산 분야 전문가라는 평을 받는다.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 박근혜 정부의 보편적 주거복지 정책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새로 생긴 국토도시실장에는 정병윤(행시 29회) 전 대통령실 국토해양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건설교통부 홍보관리관, 국토해양인재개발원장, 수자원정책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을 지냈다. 교통물류실장에는 유한준(행시 26회) 중토위 상임위원, 권병윤(기시 24회)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이 거론된다. 항공정책실장에는 최정호(행시 28회) 대변인이 유력하다. 김병수(행시 26회)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은 중토위 상임위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손병석 현 국토정책국장(기시 22회)은 행복도시건설청 차장 물망에 오른다. 장내삼 전 청와대 비서관, 김한영 교통정책실장, 홍형표 4대강사업 추진 부본부장은 퇴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경기침체 숫자로… 광공업 생산 -0.8% 소비판매 -0.1%

    경기침체 숫자로… 광공업 생산 -0.8% 소비판매 -0.1%

    광공업 생산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도 하락세다. 지난 28일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대폭 낮추면서 예상한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0.8% 감소했다. 전달(-1.2%)에 이어 두 달째 감소다. 의복·모피(30.3%) 등의 생산은 늘었지만, 수출부진으로 선박 등 기타운송장비(-5.0%), 반도체 및 부품(-4.0%) 등이 크게 줄었다. 제조업 출하도 전달보다 1.0% 줄었다. 내수 출하(-0.4%), 수출 출하(-1.8%) 모두 축소됐다. 이 때문에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8%로 전달보다 0.9%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1.7% 상승했다. 취득세 감면 연장이 결정되면서 1월 급감했던 부동산 거래가 다소 회복되면서 부동산·임대업이 5.3%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소비도 여전히 부진했다. 지난달 소매판매지수는 0.1% 감소해 전달(-2.2%)에 이어 두 달째 하락했다. 보통 소비가 살아나는 설연휴(9~11일)가 끼어 있었지만 움츠린 가계의 지갑을 여는 데 역부족이었다. 특히 차량 연료 소비가 크게 줄었다. 휘발유는 -8.0%, 경유는 -11.5% 줄었다. 박성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기가 어려워져 설 소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전달과 비교해 6.5% 증가했다. 항공기가 새로 3대 도입된 영향이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18.2% 감소했다. 여전히 투자 의지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기계수주도 전년 동월 대비 32.7% 감소했다. 이 때문에 향후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 감소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둔화가 장기화하고 있다”면서 “경제 정책 방향에서 발표된 재정·금융지원 확대와 환율안정 등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해 경기가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커버스토리-빅데이터 시대] 소비자 취향까지 파악 마케팅 활용… 위치 정보 등 소유권 논란

    [커버스토리-빅데이터 시대] 소비자 취향까지 파악 마케팅 활용… 위치 정보 등 소유권 논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연구·자문회사인 가트너는 빅데이터(Big Data)를 ‘21세기의 원유’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활용 방법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는 의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데이터의 전수 분석이 이뤄지면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의 행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케팅 업계가 빅데이터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빅데이터가 가진 근원적 위험과 부작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정우수 정보통신산업진흥회 동향분석 팀장은 “현재 빅데이터의 활용과 진흥에 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편”이라고 털어놨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사생활 침해다. 개인 정보가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면서 개인 정보의 불법 유출과 거래가 지금도 판치는 상황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개인정보가 더욱 구체화되면 이를 노리는 이들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정영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다양한 매체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각지도 않았던 사생활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카드사용기록, 블로그의 글, 인터넷 이용기록 등을 통해 한 사람의 동선을 복원하고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빅데이터의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벌써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 타깃의 경우 고객의 소비 습관과 상품구매 양식의 변화를 분석해 한 여고생의 임신 사실을 예측하고 임부용 물품 할인쿠폰을 보내기도 했다. 그 여고생의 부모조차 몰랐던 임신 사실을 기업이 알고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다. 우리도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상업적 이용이 검토되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업체 관계자는 “인터넷 부동산 서비스를 통해 전셋집을 알아보는 사람에게 전세자금 대출이나 중개사무소를 추천하는 등 개인이 인터넷에서 하는 활동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손상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기업들은 좀 더 구체적인 소비자의 정보를 알기 위해 여러 가지 정보를 조합해 개별 소비자를 파악(프로파일링)하려고 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심각한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이런 문제에 대한 개념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이나 통신사 정보를 활용한 기록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변 지역의 교통정보를 얻기 위해 A씨가 자신의 위치정보를 통신사나 포털업체에 제공했을 때, 그 위치 정보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문제다. 시민들은 단순히 주변의 교통상황을 알기 위해 ‘YES’를 눌렀을 뿐인데 기업들은 이를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미 사용자의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라고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이터 생성의 주체인 개인과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이나 기관 사이에 소유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디지털 기록의 소유권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문제는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에서 더욱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강모(34)씨는 “교육이나 의료 등 복지를 위해 국민의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기업에서 이를 이용해 상품소개 전단을 보내거나 내 블로그에 글을 남기면 짜증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연금, 주택, 의료 등 국가기관이 복지부문에서 개별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들이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도 문제다. 현재 수억명의 네티즌들이 올린 동영상과 사진,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글들이 모두 빅데이터의 활용 대상이 되고 있다. 김종원 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교수는 “기업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정보를 모아 서울 광화문의 40대 대기업 부장들이 다니는 맛집을 소개한다면 이는 저작권 위반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소인기(小忍飢)하라/임창용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소인기(小忍飢)하라/임창용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조선 광해군의 난정(政) 때 한 선비가 집에서 친구들과 바둑을 두며 놀았다. 그 부인이 친구들을 위해 수제비라도 끓이려고 했다. 그런데 땔나무가 없어 궤짝을 쪼갠다는 것이 그만 칼로 가슴을 찍고 말았다. 비명에 나갔던 선비는 들어오면서 ‘가난이 죄’라고 탄식했다. 이를 두고 한 친구는 가난이 원수인 줄 이제 알았느냐면서 나간 뒤 다시는 그 집에 오지 않았다. 몇 해 뒤 그 선비는 뜻을 바꿔 벼슬길에 나갔고, 반정 때 역적으로 몰려 죽게 되었다. 수레에 실려 형장으로 가는데 숲 속에서 어떤 사람이 나와 잠시 멈추게 했다. 이어 닭 한 마리와 술병을 내놓고 함께 나누었다. 그 친구의 말이 자네가 새삼스레 가난을 탄식할 때 나는 자네 마음이 변한 줄 알고 발을 끊었다고 했다. 죄인은 수레에 다시 올라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탄식하였다. ‘소인기(小忍飢), 소인기하라’고. 위 고사는 시인 조지훈의 수필 ‘지조론’에 나오는 이야기다. 생뚱맞게 옛 이야기를 끄집어낸 것은 새 정부의 공직 후보자들이 한 사람씩 낙마할 때마다 이 고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사퇴했다. 벌써 공직 후보자로서 일곱 번째 낙마다.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듣기에도 민망한 성 접대 동영상 의혹으로 공직을 마감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무기중개상을 위해 일한 죄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무분별한 처신과 재산 축적 의혹으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아들 병역면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뜻을 접었다. 낙마 이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분명해 보이는 것은 살아오면서 작은 욕망과 유혹을 참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단순한 욕망이고 유혹이다. 조금만 사려깊다면 피할 수도 있었다. 재산을 해외에 남모르게 보관하고 싶은 유혹, 무기중개상이 주는 고문료를 받는 짭짤함,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계좌로 받아 마음대로 쓰고픈 달콤한 유혹, 귀한 아들을 험한 군대에 보내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 등등. 이런 욕망과 유혹에 넘어가는 게 떳떳하지 못함을 후보자들이 몰랐을 리 없다. 더구나 이들은 선비처럼 궁색하지도, 처지가 곤란하지도 않았다. 이미 남부럽지 않은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 정도의 유혹을 물리치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이들은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계속 버티다가 여당마저 외면하면 그제서야 손을 들었다. 그만두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반성보다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내심 ‘조금만 더 참았으면, 조금만 더 사려깊었으면’ 하는 마음이 어찌 없을까. 가난을, 배고픔을 조금만 더 참았으면(小忍飢) 하고 선비가 후회했듯이 말이다. 이런 사태가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엘리트들의 자기관리 소홀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고위 공직 후보군에 들 만한 부류는 그리 많지 않다. 관료, 정치인, 법조인, 기업인, 학자, 언론인 등이 고작이다. 누구든지 자신이 이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큰 뜻을 품고 있다면, 항상 되뇌면 좋겠다. 소인기, 소인기하라고. sdragon@seoul.co.kr
  • 靑 “로드맵 짜보자” 與 “짚을 건 짚겠다”

    오는 30일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의 첫 고위 당정청 회의를 놓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는 140개 국정 과제의 입법화를 위해 청와대, 정부, 여당 등 ‘국정운영 3각축’ 첫 회동에서 새 정부 국정 철학 및 국정 과제 실천 로드맵을 짜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8일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는 이명박 정부 때 첫 고위 당정청 회의가 4월에 열렸던 것과 비교해도 한달 정도 빠르다. 66명의 참석자 중 여당에서 당 지도부와 국회 상임위원장, 간사 등 35명이 참석한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부 출범 한 달 동안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 총 7명이 ‘줄사퇴’를 한 인사 잡음과 국정 운영, 인사 소외 등에 대해 ‘짚을 것은 짚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번 회의가 향후 박근혜 정부의 당청 관계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를 가늠하게 될 바로미터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인사 참사와 관련해서는 단순 인책론에서 나아가 청와대의 인재 천거 및 검증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론이 제기될 전망이다. 황우여 대표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의 인재풀이 너무 좁다”면서 “여당 내에서도 인사를 추천하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언론 공개 전에 야당과 함께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민 행복과 관련한 정책 또는 현상 정보를 공유하고 국정 운영과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류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여당과 정부가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입법과 행정이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당정청 회의에서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가지 쟁점들을 확실하게 얘기하고 정부, 청와대의 생각도 들어 융합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인사 난맥상과 관련한 문책론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단순히) 민정수석이 책임질 일은 아니지 않으냐”고 언급했다. 상향식 천거 도입 등 지금까지의 청와대 인사 방식에 대한 근본적 개선 요구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책 분야에선 추경예산 편성을 비롯해 부동산 정책 활성화, 주택 경기 부양책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용지표 급락에… 빚 내서 ‘일자리 추경’

    고용지표 급락에… 빚 내서 ‘일자리 추경’

    정부가 4년 만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결정한 것은 그만큼 경기 침체의 골이 깊다는 방증이다. ‘영양제’(추경)를 투입하지 않고서는 ‘환자’(한국 경제)가 빈사(瀕死)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쓰임새는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단골메뉴 대신 일자리 창출 쪽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고용 지표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추경 5조~6조원의 대부분을 ‘빚’을 내서 조달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2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추경 편성의 가장 큰 배경은 수출과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지난해 이례적으로 ‘호조’를 보였던 고용 부문의 추락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수는 20만명을 간신히 넘기며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청년 실업률은 201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9%대(9.1%)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8일 내놓을 경제정책 운용방향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0%에서 2% 초반으로 크게 낮춰 잡을 예정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인 GDP갭률은 2011년(-1.0%), 2012년(-1.4%)에 이어 올해도 -1.0%를 넘길 공산이 크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추경 등의 재정 투입을 통해 경기 하강세에 적극 대응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새 정부 출범 초반에 성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도 추경 편성을 끌어냈다. 최근 20년간 새 정부가 들어선 첫해에는 어김없이 추경 카드가 등장했다. 추경 예산은 대부분 ‘일자리’에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 목표를 성장률 대신 ‘70% 고용률’로 잡은 것도 ‘일자리 추경’ 가능성을 높인다. 28조 4000억원의 슈퍼 추경을 단행한 2009년에도 고용유지 지원금과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신규 고용 촉진 장려금 등에 재원이 쓰였다. 실직자에 대한 직업훈련 지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1조 5000억원 규모의 지방자치단체 부동산 취득세 감면 보전분은 이번 추경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금융기관 융자로 일시 보전해 주는 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줄어든 ‘미니 추경’이라고 하더라도 재원은 국채발행 등을 통해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예산 집행 뒤 남은 돈 중 쓸 수 있는 자금인 세계잉여금은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빚을 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2009년에도 전체 추경의 70% 정도인 22조원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집행 과정에서 누수가 많지 않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야 한다는 원칙 아래 일자리 확충 및 실업보험 수급 확대 등 사회복지 프로그램 등에 (추경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5兆~6兆 ‘미니 추경’ 편성한다

    5兆~6兆 ‘미니 추경’ 편성한다

    청와대와 정부가 당초 시장 전망치(10조원대)보다 대폭 감소한, 5조~6조원 규모의 ‘미니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선다. 정부와 국회 간 논의 결과에 따라 1조~2조원의 증감도 예상되지만 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로 28조 4000억원을 편성했던 ‘슈퍼 추경’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균형 재정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국채 발행에 반대한 야당의 입장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27일 경기 부양책의 하나로 추경을 편성키로 하고, 규모를 5조~6조원 수준으로 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 박근혜 정부의 첫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의견을 최종 조율해 다음 주 확정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추경 편성 자체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했으며 조율을 거쳐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야당의 반대를 감안해) 자구 대책과 경기 부양책을 함께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 추경 규모가 줄어든 배경에는 균형 재정에 대한 압박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이 국채 발행에 따른 추경 편성에 우호적이지 않아 ‘돈’을 대규모로 풀기보다 선별적 재정 투입에 초첨을 맞춘 것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추경 사용처와 관련해 “청년일자리 창출 등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공약 이행과 경기파급 효과가 큰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측은 이달 말 1분기 경기예측 지수들을 보고 경기 부양책의 세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28일 경제 밑그림을 담은 첫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다. 부동산시장 활성화 등 주요 경기 부양책의 큰 방향을 소개하고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이행 방안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경제수장 엇갈린 금리 인식 우려된다

    지난해 우리 경제가 소비와 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11년 3.7%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3분기에는 성장률이 0%를 기록해 저성장을 극복할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 즉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예측에 안심할 때가 아니다. 새 정부의 거시정책 기조가 주목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경제정책 못지않게 힘을 한데 모으는 결집력이 중요하다. 주요 의사결정기관들이 시장참가자들에게 일관된 신호를 보낼 때 위기 극복의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 그런 만큼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 집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부처 간 정책 조율을 제대로 해야 한다. 특히 기획재정부와 통화신용정책을 운용하는 한국은행 간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은 정부와 중앙은행 간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경기회복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그들은 신흥국 등에 미칠 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어제 런던비즈니스스쿨 강연에서 “양적 완화와 낮은 금리로 미국과 유로존, 일본이 경제성장을 하면 이들 국가와 교역을 하는 파트너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율전쟁의 피해를 보고 있는 한국 등 신흥국들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우리도 이제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 일본의 엔저 정책으로 수출 타격이 적지 않은 만큼 환율 대책도 가시화해야 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은 총재의 긴밀한 정책공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총재는 어제 “스위스에서 만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저금리 기조에 따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경제 취약성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고 밝혔다. 지난 22일에 이어 금리 인하 부작용을 거듭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하루 전 경기 부양책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책 패키지에는 당연히 금융부문이 포함된다”고 말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금리 논란이 불거지지 않기를 당부한다. 과거 정권에서도 경기가 어려울 때마다 정부와 한은은 적잖이 ‘금리 신경전’을 폈다. 정부가 경제 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통화정책을 강조하는 편인 반면, 한은은 외부기관이 금리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했다. 금리는 물가와 성장, 부동산, 주요 국가들과의 금리 차이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그런 까닭에 시각 차이는 늘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금리 결정이 두 기관 간 감정싸움의 산물이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냉정하게 판단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 [사설] 성장과 복지 선순환 일구는 경기부양이어야

    현오석 경제팀이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번 주 발표할 올해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새 정부의 지각 출범으로 인해 산적한 경제 현안 처리가 미뤄져 온 만큼 경기 부양책을 포함한 박근혜 정부의 첫 경제 정책의 내용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현 경제부총리는 이번 경제 정책이 재정과 금융 및 부동산 등을 망라한 폴리시 패키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경기 부양책은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경제팀의 시급한 과제는 경기 회복이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을 더 방치해서는 나라의 미래가 어두워진다. 경제팀은 우선 실천이 가능한, 근본적인 성장 잠재력 확충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생산 자원이 한정돼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노동 투입량을 늘릴 수 있는지 머리를 싸매야 한다. 마이스터고의 예처럼 대학을 진학하기 이전 젊은 층이 노동시장에 많이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여성의 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출산 및 육아 문제에도 보다 획기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시 옥외 놀이터 의무적 설치 등의 규제를 현실에 맞게 풀어 기업들이 정원 50명 이상 규모의 시설을 많이 지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는 성장과 고용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서비스 부문의 규제 완화를 실행에 옮기기를 거듭 당부한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만큼 효율적인 대책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비스산업 육성이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를 하루빨리 안착시키고, 경제부총리는 리더십을 잘 발휘해야 한다. 재정 투입 등 정부 정책만으로 경제를 살리기란 쉽지 않다.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살아나는 것이 관건이다. 경제 민주화가 기업 투자 확대와 양립할 수 없는 정책은 결코 아니다. 투자가 살아나 기업이 성장하고, 고용과 소득 재분배로 이어지는 것이 새 정부가 추구하는 모델이라고 여겨진다. 경기 부양책이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일구어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신호도 중요하다. 부처 간 불협화음이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리 마찰을 빚는 것으로 시장에 비춰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 현오석 “대내외 경제여건 불안정”… 추경 외 금리인하 필요성도 시사

    현오석 “대내외 경제여건 불안정”… 추경 외 금리인하 필요성도 시사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 부양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조만간 발표할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금리가 다뤄질 수 있다고 언급,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부동산 규제 완화 등과 더불어 한국은행과의 정책 공조 여부도 주목된다. 현 부총리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첫 경제장관간담회를 주재했다. 회의는 15년 만에 경제장관회의가 부활한 자리였지만 관련 규정을 고치는 작업이 끝나지 않아 간담회로 열렸다. 현 부총리는 “사상 처음 7분기 연속 전기 대비 0%대 저성장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내적으로는 수출 개선 흐름이 주춤하고 소비·기업심리 등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른 시일 안에 추경 편성과 부동산 규제 완화 등 경기회복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현 부총리는 앞서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도 경기 부양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재정건전성을 지켜야 하지만 재정의 경기안정 기능이 중요하고, 이를 고려해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박재완 전임 장관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또 “(정책 패키지에) 금리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수출 경쟁력을 위한 금융 지원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금융통화위원회 등 각 개체에서 판단할 문제”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우회적 표현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한 나라의 경제를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기준금리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할 수는 없다”며 금리 인하에 잇따라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아, 현 부총리의 뜻대로 정책 공조가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재정부 측은 “둘(현 부총리와 김 총재) 사이에 경기 회복을 위한 순서와 방법을 놓고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 큰 이견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시론] 박근혜 정부, 가계부채 해결 시간 여유 많지않다/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금융학회장

    [시론] 박근혜 정부, 가계부채 해결 시간 여유 많지않다/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금융학회장

    가계부채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장기 위험요인으로 인식되었으나 어느덧 한국경제가 당면한 최대 도전으로 다가왔다. ‘하우스 푸어‘(내 집 보유 빈곤층)는 친숙한 조어가 되었고,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가계부채를 단순히 미시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자칫 환자가 앓고 있는 병의 원인은 방치한 채 그 병세에 매달리게 될 우려가 있다. 거시경제 위험이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은행권 가계대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집값 하락이 확고한 컨센서스로 자리잡으면서 가계부채는 소비 위축이라는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가계부채가 과도할 때 집값 하락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4배 이상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편으로는 집값 하락으로 자산이 감소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빚에 쪼들리게 될 때, 가계는 지출을 대폭 줄여 빚을 상환하거나 아니면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산과 부채를 줄이는 가계부문의 디레버리지는 통계청의 2012년 가계동향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에서 비소비지출을 차감한 소비지출, 즉 평균소비성향이 74.2%로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율 역시 최고치다. 특히 3분기보다는 4분기 소비성향이 연평균치보다 더 낮아 디레버리지는 하반기에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물가상승분을 차감한 실질소비지출은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소득분위별로 볼 때 지난 한 해 모든 분위에서 평균 소비성향이 감소하였으며, 4분기에는 소비지출 수준이 감소(1, 3분위)하거나 정체(4분위)되었다. 소득이 높은 4, 5분위에서도 소비성향이 감소한 것은 이 계층이 가계부채의 70%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부동산시장은 더욱 침체되었고 내수가 위축되는 이른바 절약의 역설이 일어났다. 내수 침체는 관련산업뿐 아니라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읽을 수 있듯이 집값이 크게 하락한 수도권, 저소득분위, 60세 이상, 자영업에 종사하는 가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한편 디레버리지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통상 비은행권에 더 높은 대출금리가 적용되는 사실을 고려할 때, 신용위험이 높은 층에서 대출 수요가 늘어났으며 일부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현재 적어도 일부 가계 재무건전성 지표들은 다소 개선되거나 안정적인 수준이나 신용위험이 높은 특정 계층의 경우 악화되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고용률이 전년 동월 대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부문 디레버리지로부터 피해를 보는 층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음에 틀림없다. 정부는 재무건전성을 위한 가계의 노력이 국민경제에 큰 부작용 없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IMF는 ‘시의적절한’ 재정·통화정책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덧붙여 정부의 하우스 푸어 대책이 가져올 수 있는 함정도 경고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에 가계부채 문제를 뚜렷이 개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많지 않다. 비록 그 시점이 언제일지 누구도 속단할 수 없겠으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때 외국인들은 국내에 투자한 자본을 회수하려 들게 되고, 환율과 금리는 높아지는 압력을 받게 된다. 만약 이때 여전히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그것은 곧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이 되기 때문이다.
  • 서승환 “집값 인위적으로 띄울 생각 없다”

    서승환 “집값 인위적으로 띄울 생각 없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25일 “주택시장이 장기간 더 어려울 수 있지만 인위적으로 집값을 띄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 “집값이 과거처럼 폭등하긴 어렵다”며 “인구증가율 둔화나 고령화 등을 볼 때 오랜 기간 집값이 횡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렇다고 집값을 인위적으로 띄우는 정책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정책을) 펼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는다는 기대감만 있으면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발표할 부동산종합대책의 최우선 과제는 주택시장의 거래 정상화”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등을 논할 정도로 거래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번 대책도 거래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보금자리주택과 관련해서는 “임대주택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보금자리주택정책이 취지는 좋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맞물려 주택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6개월로 끝나는 취득세 추가 완화에 대해서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1년 정도로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해 취득세 연장이 부동산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 장관은 건설·물류 부문의 경제민주화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해서 유효하게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합리한 관행이 뭔지 파악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택시지원법과 관련해서는 “택시의 과잉공급을 해결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택시산업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며 “다만 개인택시업계의 반발이 큰 만큼 충격을 최소화하고 점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TX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현재의 코레일 독점방식도, 민간에 운영권을 주어 경쟁체제를 하자는 것도 모두 어렵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 동의가 있는 만큼 제3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이석준 재정부 2차관 - 부동산·가계부채 등 정책 경험 다양

    정책 경험이 다양하다.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금융 분야를 주로 다루다가 2005년 예산·기획 업무를 시작했다. 2010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으로 부동산 대책을 주도했다. 예산실장으로 선(先) 심의제를 도입하고 ‘살인 근무’로 유명한 예산실 근무시스템을 바꿨다. 주현선(47)씨와 1녀. ▲부산(54) ▲동아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시 26회 ▲금융위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 “대선 때 朴대통령과 인연, 로펌경력 자격기준 안돼”

    공직 후보자의 적격 논란이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옮겨 왔다. 지난 22일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재벌 변호사에게 공정위를 맡길 수 없다”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한 후보자 관련 논란은 투기·병역 등이 문제가 됐던 다른 후보자들과 다른 양상이다. 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는 24일 “로펌 출신이 공정위원장에 어울리냐는 프레임에 관한 문제가 걸림돌”이라면서 “잘못했다고 시인할 수도 없고 (준비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한 후보 역시 이날 “청문회 절차가 정말 발가벗고 마라톤하는 것 같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로펌에서 대기업을 변호해 부적격이라는 지적이 있다. -변호사와 공인의 임무는 다르다. 변호사는 일을 맡긴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공인이 충실 의무를 바쳐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그걸 그르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로펌에서 얻은 지식·경험이 공정위원장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23년간 변호사로 있으면서 기업들 속성을 속속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할 만한 법률적 제도가 뭔지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요즘은 판사를 하려면 10년간 변호사를 해야 한다. 김&장 출신 변호사가 법원에 가면 김&장 사건이 올 텐데 그럼 그 변호사는 판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된다. 그건 안 된다. (판사를 할지 말지는) 본인에게 맡겨야 한다. 로펌 근무 경력만으로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장남도 김&장에 근무한다. -충분히 염려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염려 때문에 자격이 안 된다는 건 타당치 않다. 문제는 나의 의지와 결단이다. 오히려 ‘우리를 역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정도로 엄정하게 할 것이다. →재산이 100억원이 넘는다. -다른 수단 없이 그냥 월급으로 번 돈이다. 변호사로서의 성과는 상당히 있었다. 돈을 그때 벌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돈에 이자가 붙었다. 만약 부동산 투기를 했으면 몇백억원이 됐을 거다. 부동산은 우리 집, 아내 이름의 상가, 부모가 살던 시골 집 정도다. →정치 입문 경력도 있다. -1998~2000년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이었다. 구미갑이 고(故) 박세직 의원이 탈당을 해 지구당이 비었다. 그때 내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구미을은 고(故) 김윤환 의원 지역구다. 구미 갑과 을이 합쳐지면서 김 의원이 있어서 2000년에 보따리 싸서 왔다. 그런데 김 의원이 아니라 당시 도 의원인 김성조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여러 가지 정치적 고려가 있었겠지만 나는 서운했다. 다시는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더한 정무직을 하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구당위원장을 할 때 박 대통령이 초선이었다. 경북 지구당 위원 연석 모임이 있으면 먼 발치에서 몇 번 봤다. 그러다 대선 경선과 대선에서 정책 자문을 하면서 봤다. →아직 청문회 날짜도 안 잡혔다. -정치에 휘말리는 건 개인적으로 참 힘들다. 다른 사람들은 “배운 것도 많고 돈도 많고 높은 자리에 올라 좋겠다”고 할 텐데, 나는 사실 빈농과 노동자의 아들이다. 경남 진주에서 초등학교를 두 군데 다니다가 구미공업단지가 서면서 구미로 갔다. 옛날 삶의 족적을 정책 실현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골고루 기여한 만큼 수혜를 받으면서 살자는 거다. 그래야 건전하게 체제가 유지된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남을 쥐어짜고 못 살게 하면 결국은 전체가 파괴된다. 경주 최씨의 철학, 그게 요새도 맞다고 본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현오석號 첫 과제는 ‘민생회복·경제활력’

    현오석號 첫 과제는 ‘민생회복·경제활력’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현오석 경제팀이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지난달 17일 후보로 지명된 이후 33일 만이다. 현 부총리는 “가능한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경기에 총력 대응하겠다”며 부양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조만간 추가경정예산(추경), 부동산 활성화 조치 등을 포함한 종합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추락한 리더십 회복과 증세 없이 마련해야 하는 135조원의 복지 재원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이를 의식한 듯 현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자성론’을 먼저 꺼냈다. “성장과 분배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위기의 심각성을 찾아볼 수 없어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 지갑은 얇아지는데 나라만 부강해져서는 정상적인 성장이 아니다”라며 “민생의 어려움에 ‘무책임’했던 것은 아닌지 자성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3무’(무능력, 무기력, 무책임)가 지금의 경제 위기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현 부총리는 “우리 경제를 선도형 창조 경제로 전환하고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 행복한 경제 생태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달 중에 민생 회복과 경제 활력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증세에 부정적인 만큼 증세를 통한 복지재원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밤 서울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추경과 부동산 대책 등을 패키지로 준비하는 게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3일에는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을 탐방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경제부총리로서 역할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오는 25일에는 15년 만에 부활한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급선무 과제는 리더십 회복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은 현 부총리의 자질을 집중 추궁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우려를 조기에 불식하려면 5년 만에 부활한 ‘경제사령탑’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면서 “추경을 어디에 쓸지,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조화시킬지 등 다른 부처들과의 조율을 잘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 비과세, 감면을 비롯한 세제 개편과 재정 개혁을 통한 공약 재원 마련 등도 현 부총리의 숙제다. 세출과 세입의 구조조정을 위해 각각 재정개혁위원회와 조세개혁추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135조원의 재원은 기존 씀씀이를 줄이는 정도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재정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1, 2차관 등 후속 인사는 곧 단행될 전망이다. 2차관이 세제실과 예산실을 총괄하도록 하는 조직 개편이 추진되고 있어 ‘왕차관’ 탄생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 부총리가 현재 1차관 밑에 있는 세제실, 국고국 등을 2차관 관할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차관이 재정정책을 총괄하라는 취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정회… 정회… 파행… ‘반쪽 청문회’

    정회… 정회… 파행… ‘반쪽 청문회’

    1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정회를 거듭하다 결국 파행으로 끝이 났다. 이번 박근혜 정부 조각과 관련한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종결된 것은 남 후보자가 처음이다. 야당 측이 19일 청문회 재개를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하자는 안을 최종 제안했으나 서상기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남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는 ‘반쪽 청문회’로 막을 내렸다. 야당 의원들은 남 후보자에게 요구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에 크게 반발했다. 이날 예정했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물론 다음 날 청문회 일정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날 청문회는 신상 관련 청문회를 공개로 진행한 뒤 북한 동향 등 정책 관련 질의는 보안상의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정보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청문회 초반부터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질타하며 남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정도면 도덕성은 충분하다”며 남 후보자를 적극 변호했다. 유인태 민주당 의원은 “남 후보자가 대변인이 많아서 상당히 든든하겠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남 후보자는 5·16 군사정변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 시대를 살았던 한 개인으로서 답을 한다면 5·16은 쿠데타”라면서 “그러나 잘살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을 결집해 산업화를 달성, 풍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정원 수사권을 검·경에 이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는 “안보 수사는 일반 수사와 다르다”면서 “전문성과 북한의 의도를 잘 아는 국정원이 수사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후보자가 자료 제출에 불성실했다는 점은 청문회 파행의 단초가 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남 후보의 자질과 철학을 검증하기 위해 북한의 대남적화전략 등 안보강연 자료를 요청했지만 고작 프레젠테이션 자료만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용증은 조작됐고, 딸에 대한 3000만원 증여와 관련한 서면 답변서는 허위였다”고 밝혔다. ‘세 가지 투기 의혹’에 대한 검증도 이어졌다. 남 후보자가 육군참모총장 시절인 2003년 투기를 위해 경기 용인의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의혹과 투기과열지역인 위례신도시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분양권 구입 의혹, 2004년 배우자 명의로 강원 홍천의 토지를 매입한 의혹이었다. 남 후보자는 “육군참모총장 재직 시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소득보다 예금이 더 많은 재산 증식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남 후보자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7억 5000만원을 벌었고 실수령액은 6억원인데 늘어난 예금은 6억 1000만원”이라면서 “수입을 거의 남김 없이 저축하고 이슬만 먹고 살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남 후보자는 “평소 생활비를 적게 쓴다”며 “옷 한 벌을 15년 이상 입고 살았다. (입고 있는) 이 옷도 11년된 옷”이라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한만수 공정위원장 후보 재산 109억원… 금융자산만 90억

    한만수 공정위원장 후보 재산 109억원… 금융자산만 90억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자신 명의의 재산 102억원을 포함해 총 109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재산 목록에는 고급 수입차와 스포츠카도 있었다. 거액의 재산형성 과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검증 공방이 예상된다. 한 후보자는 오후 6시쯤 국회 사무처 의안과에 총 108억 9700여만원으로 적은 재산신고서를 제출했다. 23년간 김앤장과 율촌 등 대형 로펌(법률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쌓은 재산이다. 한 후보자는 대학 3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김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물려받은 재산은 거의 없으며, 재산 대부분의 원천이 로펌에서의 소득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내역도 이목을 끈다. 한 후보자는 자신의 재산 102억원 가운데 금융 자산이 90억 67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인사 청문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 후보자의 재산은 제2금융권의 머니마켓펀드(MMF)와 은행 정기예금 등 단기성 금융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한 후보자는 부동산 재산으로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과 경남 하동군 옥종면 안계리 단독주택(10억 4500만원) ▲경남 하동·진주 일대 토지 5곳(739만원)을 신고했다. 보유 승용차는 2012년식 아우디, 2010년식 제네시스 쿠페, 2007년식 에쿠스 등 3대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의 부인은 ▲경기 분당구 서현동 상가 2곳(1억 8200만원) ▲은행 예금(2억 6500만원) ▲한화생명 주식 등 유가증권(1억 4100만원) ▲임대채무 4000만원 등 5억 4800만원을 신고했다. 김앤장 소속 공인회계사인 장남은 예금 7000여만원 등 1억 2800만원을, 로스쿨 학생인 차남은 오피스텔 2000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학생 신분인 차남이 오피스텔을 갖고 있어 증여 여부 등이 관심사다. 한 후보자가 변호사 출신이라 재력가일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막상 100억원대의 재력가로 드러나자 정부 안에서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공정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서민·중소기업·소비자를 위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 수장이 100억원대 자산가라는 점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야는 한 후보의 인사청문회를 오는 28일 열기로 했다. 민주통합당과 시민단체들은 한 후보자의 대형 로펌 근무 경력과 공정위 업무 관련 비전문성 등을 들어 “경제민주화 정책의 책임을 맡아야 할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부적절한 인사”라며 청와대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계열분리 명령제’ 등 한 후보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보고서도 공개됐다. ‘공정사회를 위한 대기업집단 정책’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한 후보자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신광식 연세대 교수, 고승의 숙명여대 교수 등과 함께 지난해 3~6월 4개월 동안 만들었다. 계열분리 명령제는 재벌 총수 일가가 부당내부 거래 등으로 자신들의 재산을 불렸을 때 회사를 팔게 하거나 총수 일가의 지분 조정, 내부거래 규모 조정 등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보다 대기업 제재 수위가 강하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내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한 후보자의 지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여야 정치쇄신·경제민주화 입법 서둘러야

    정부가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 타결에 힘입어 국정 운영의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모레 산업통상부를 시작으로 각 부처별로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새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를 추진할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등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차기 수장의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남겨 놓고 있으나 국정원과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들도 내부 개혁과 공직기강 확립에 적극 나설 태세다. 정부조직 개편 지연에 따른 ‘잃어버린 20일’을 포함해 지난해 대선부터 따져 국정에 크고 작은 공백이 빚어져 온 것이 꼬박 석 달에 이른다. 이제 이를 메우고 새 틀을 짜 나가려면 공직사회 전체가 마땅히 촌각을 다퉈야 할 때라고 본다. 새 정부 인선과 정부 개편, 북핵 위기 등 중차대한 현안에 가려 있었을 뿐 지금 나라 곳곳엔 시급히 손을 써야 할 민생 현안들이 수두룩하다. 주저앉은 부동산 경기를 되살릴 취득세 감면 연장이 그렇고 저소득층 채무 불이행자의 부담을 덜어줄 행복기금도 고의적인 채무 변제 회피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관련 조치들도 시급하다. 일감 몰아주기나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대기업의 횡포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할 방안과 지하경제 양성화와 관련해 주가조작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작업 등을 서둘러야 한다. 대검 중수부 폐지와 상설특검 및 특별감찰관제 도입,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 사정기관의 개혁 작업들도 늦출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들 현안은 대부분 정부 힘만으론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국회의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런 만큼 또다시 여야의 정치력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보여준 막무가내식 드잡이를 민생입법 앞에서 되풀이해선 결코 안 될 일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정치적 사안과 민생입법의 분리가 필요하다. 4대강이나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 등에 대한 국정조사나 방송중립특별법 제정과 같은 정치적 사안을 앞세워 경제민주화 및 민생 관련 입법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새 정부 국정과제의 상당수는 지난 대선 때 여야가 공히 주창했던 내용들로 의지만 있다면 3월과 4월 국회에서 얼마든지 입법화할 수 있으며, 당연히 그리해야 할 일이다. 여·야·정 정책협의체를 가동해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여야가 지난해 총선과 대선 때 다짐했던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같은 정치 쇄신도 더는 어물쩍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특위를 만드느니, 공청회를 여느니 하며 시간을 끌다 흐지부지 없던 일로 만든 게 한두 번이 아님을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어제 “앞으로 한두 달 동안 정치 쇄신 등에 몰두할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식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 여야 불신 깊어… 각료 임명·국조·청문회 개선 등 ‘지뢰밭’ 즐비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갈등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정치 쟁점이 산적해 있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앞두고 있어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 이어 ‘국정조사 정국’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과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여야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던 만큼 당분간 국정조사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정원 댓글 사건의 경우 지난 대선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여야 갈등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민주당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직접 지난 대선에 불법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방송의 공정성 확보 방안도 ‘꺼진 불’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야는 당장 국회에 ‘방송 공정성 특위’를 설치한다는 ‘형식’에만 합의했을 뿐 특위가 다룰 ‘내용’에서는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가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할 때 방송통신위원회 재적 위원 3분의2의 찬성으로 의결하자고 제안했으나, 새누리당은 “야당이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문제에서도 여야의 ‘노림수’가 다르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를 방지하기 위해 도덕성 검증과 자질 검증으로 이원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할 때 입법부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 개혁이나 경제민주화, 부동산 대책 등 정책 현안을 놓고도 견해 차가 적지 않다. 사실상 곳곳이 ‘지뢰밭’인 셈이다. 여·야·청이 정부조직 개편 협상 과정에서 이른바 ‘정치 밑천’을 드러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가이드라인 정치’, 새누리당은 ‘리더십 부재’, 민주당은 ‘발목 잡기’라는 부정적 꼬리표를 각각 단 것이다. 이는 향후 협상에서 ‘정치적 트라우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정부조직 개편 협상에서) 여야 합의문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불신의 골이 깊다는 뜻이자 여야 지도부의 입지도 약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면서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4·24 재·보궐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데다 여야 모두 지도부 교체기라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5월 초에는 새누리당의 경우 원내대표 경선, 민주당은 전당대회가 각각 예정돼 있다. 서로 타협점을 찾아가는 ‘상생의 정치’보다 주도권을 쥐려는 ‘대결의 정치’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7·끝) 주택시장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7·끝) 주택시장

    새 정부의 주택정책은 오랜 침체에 빠진 경기 회복과 ‘주거복지’ 확대로 요약된다. 상충되는 부분 같지만 새 정부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나섰다. 주택 거래 활성화 정책이 자칫 안정된 주택가격에 기름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따르지만, 전문가들은 거래 실종으로 인한 경제 전반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만큼 시장기능 정상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필요한 제도, 징벌적 규제를 과감히 풀어 거래 숨통을 틔워주자는 것이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투기는 압축성장으로 도시화가 촉진되는 과정에서 수급불균형이 가져온 부작용이다. 단기간에 수급을 조절할 수 없게 된 정부는 급한 대로 거래를 차단하는 악수(惡手)를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지금은 투기억제 수단이 되레 정상적인 거래를 옥죄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주택 디플레이션 부작용이 전체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시장이 깊은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원인은 잘못된 규제 탓이라고 진단하고 즉각적인 철폐를 주장했다. 그는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취득세는 제로(0)로 가져가고 양도세 면제 폭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역시 주택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되레 가격을 높이는 측면이 있는 만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도 “소득·세대·지역별로 금리나 금융규제를 달리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구매력이나 상환능력을 따져 금융규제를 다양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규제는 근본적으로 금융권에 맡기고, 주택 구매능력과 욕구가 맞아떨어지는 수요자에게는 금융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익은 정책, 임시방편적인 대책은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다. 내성만 키우고 자칫 주택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설득력을 얻는다. 반짝 대책보다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걷힐 때 비로소 안정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남수 선대인경제연구소 자산경제팀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거래관련 세금을 감면해줬지만 거품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며 재정투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대책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도 무조건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대세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구매력이나 상환능력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개선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완화·폐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승환 국토부장관도 “금융 건전성 차원에서 금융대책으로 봐야지 부동산 대책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대책도 필요하지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말처럼 쉽게 풀리지 않고 부작용도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생계·생업자금 대출로 생긴 대출은 주택구입 때문에 생긴 하우스푸어보다 악성이다. 하우스푸어 대책이 자칫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새 정부가 추구해야 할 주택정책의 또다른 축은 보편적 주거복지 확충이다. 장기적으로 무주택자 5분위 이하 550만 가구 모두를 주거복지 정책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는 계층에 맞는 적정한 임대주택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놓은 것이 ‘행복주택’ 건설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주택 공급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양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한 점진적인 업그레이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서민주택이라고 무조건 저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사고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질(주거면적, 입지, 주거환경)의 주택을 적정한 가격으로 공급하되, 초기 입주시점에는 공공임대 아파트 수준으로 살게 하고 시간이 경과되고 소득이 증대하면서 일정 기간 이후에는 임대료를 올려 분양 아파트 수준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주현 교수도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되 임대와 임대보조 방식을 동시에 적용,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계층이 있는 만큼 지원체계를 세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복주택의 개발 방향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두르지 말고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상품을 잘 구성해 필요한 계층에게 공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임대주택 공급확대 차원을 벗어나 지역 발전정책과 연계개발해야 할 것도 주문했다. 장희순 교수는 “도시공간 차원에서 철도로 단절된 지역을 연결하고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제도의 개선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현아 연구실장은 “보금자리주택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추진하면 과잉공급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 사전에 방향을 이끌고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국토부가 내놓은 대책은 주로 신규 주택 수급조절 정책이다. 조세·금융분야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때문에 국토부가 주도하는 대책은 반쪽짜리 대책일 수밖에 없다. 신설된 경제부총리가 종합 컨트롤타워를 맡고 복지, 금융, 조세 분야 등 범부처 차원의 부처를 아우르는 것이 필요하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하우스푸어(House Poor)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란 뜻.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다가 대출이자와 빚에 짓눌려 힘겹게 살고 있는 사람. ■렌트푸어(Rent Poor) 하우스푸어에 빗댄 말로 치솟는 주택 임대비용을 감당하는 데 소득의 상당액을 지출해 저축 여력이 없는 사람.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