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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대출 더 옥죄려 은행권 돈줄 막는다

    가계대출 더 옥죄려 은행권 돈줄 막는다

    예대율 산정시 기업·가계 차등 공급 규제로 기업 대출 활성화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수요를 잡으려고 은행의 대출 공급을 조이는 한층 강력하고 세련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금까지 ‘수요’(대출자)를 억눌렀다면 앞으로는 ‘공급’(은행)도 잡아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가계대출에만 치중한 은행의 ‘전당포식’ 영업을 막고, 생산적인 기업금융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송년 기자 세미나에서 “가계부채 잠재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은행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구분하고 차등화된 가중치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예대율은 대출금 잔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당국은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시중은행 예대율을 100% 이내로 규제하고 있다. 즉 예금이 100만원이면 대출은 100만원 이하에서 하는 것이다. 예대율을 지키지 못해도 제재하지 않지만, 그 상태를 공시로 밝히는 만큼 모든 은행이 준수한다. 현재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한 바구니에서 대출잔액으로 잡힌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앞으로 가계대출에 가중치를 높게, 기업대출은 낮게 두겠다고 했다. 은행은 지금보다 가계대출 비중을 줄여야만 예대율 규제를 맞출 수 있다. 반대로 기업대출은 늘릴 여력이 생긴다. 최 위원장은 또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일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자본규제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일괄적으로 35%의 위험가중치를 둔다. 앞으로는 LTV가 높은 대출에 가중치를 높이면 BIS 비율이 하락해 불리하다. 은행 입장에선 고(高)LTV 대출을 꺼릴 수밖에 없다.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면 추가자본을 적립하도록 하는 ‘부문별 경기대응완충자본’도 언급됐다. 법적 근거는 2015년 마련됐다. 최 위원장의 이런 정책 예고는 6·19대책과 8·2 부동산 대책 등으로 가계대출을 조이지만, 가시적 효과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419조원으로 지난해 말(1342조원)에 비해 5.7% 늘었다. 가계대출 수요를 잡는 정책으로 내년에 신(新)DTI(1월), 개인사업자 여신심사가이드라인(3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4분기) 등이 있지만, 선제적으로 공급 규제에 나선 것이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도 “대주주가 없어 현직이 계속할 수 있는 여러 시스템”의 금융지주사 회장의 ‘셀프연임’을 재차 비판했지만, 최근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염두에 두었느냐는 질문에는 “민간 회사 인사에 개입할 의사도 없고, 정부가 여태껏 그래 오지도 않았다”고 답변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3>] ‘기사 딥 러닝’ 통한 신뢰도…국토부 1위, 국정원·문체부 ‘꼴찌’

    [신뢰사회로 가는 길<3>] ‘기사 딥 러닝’ 통한 신뢰도…국토부 1위, 국정원·문체부 ‘꼴찌’

    언론사는 특정 현안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지지를 보내는 기사를 싣고 있다. 일부 현안에 대해 언론사별로 논조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보도 내용을 빅데이터로 확장하면 서로 다른 시각이 상쇄되면서 한쪽 방향의 큰 흐름이 생긴다. 그 방향은 대체로 합리성을 띠며 국민 다수의 시각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은 이런 점에 착안해 정부 부처를 포함하는 ‘공공기관 신뢰지수’(SPTI, Seoul Shinmun-SNU Pollab Public Trust Index)를 개발했다. 올해 1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보도된 공공기관 관련 기사 21만 9588건의 논조를 분석해 부정기사 대비 긍정기사의 비율이 높은 기관일수록 신뢰지수가 높다고 판단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가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SPTI가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11일 SPTI 분석 결과에 따르면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신뢰지수가 가장 높은 기관은 국토교통부로 나타났다. 신뢰지수는 8.87점이었다. 긍정기사는 35.0%, 부정기사는 3.9%로 집계됐다. 중립적인 기사는 61.1%였다. 김현미 장관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치솟는 집값을 낮추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다수의 긍정적인 보도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국토부는 ‘잘하고 있다’ 28.8%로 13위를 기록했다. ●고용·기재부 새 정부 기대감에 고득점 국가인권위원회가 신뢰지수 8.17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긍정기사 34.1%, 부정기사 4.2%, 중립기사 61.8%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인권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인권위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점들이 인권위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뢰지수 5.27점으로 3위에 올랐다. 긍정기사 29.1%, 부정기사 5.5%, 중립기사 65.3%로 집계됐다. 백운규 장관이 취임 초반 전통시장과 복지시설을 비롯해 각종 산업 현장을 자주 찾은 것이 긍정적인 기사로 환원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4.46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잘하고 있다’ 27.5%로 중위권인 16위에 머물렀지만, 언론보도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부정적인 기사 비중이 작아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올해 환경오염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적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는 4.28점으로 5위, 기획재정부는 4.22점으로 6위에 올랐다. 새 정부의 경제·고용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두 기관이 높은 신뢰지수를 얻는 데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부는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기재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가계 부채 대책과 관련해 긍정적인 기사의 비중이 높았다. ●과기·중기·국세청 중위권 형성 행정안전부는 4.09점을 받아 7위를 기록했다. 행안부는 지난 6월 김부겸 장관이 임명되고 지난 7월 기존 국민안전처와 행정자치부가 통합해 재탄생했다. 김 장관이 부임 직후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긍정적인 논조의 기사가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민권익위원회가 4.01점을 얻으며 4점대로 진입했다. 신뢰지수 3점대를 기록한 기관은 금융위원회(3.81점), 공정거래위원회(3.64점), 여성가족부(3.51점), 해양수산부·헌법재판소(3.45점), 통일부(3.17점) 등이다. 이 가운데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언한 기관이라는 이유로 국민이 평가한 직무 수행도에선 1위를 기록했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중위권인 13위에 머물렀다. 헌재 관련 기사 가운데 중립기사가 86.7%(3위)에 이를 정도로 높은 반면 긍정기사가 10.3%(29위), 부정기사가 3.0%(32위)로 크게 낮아 신뢰지수도 하락했다. 한 교수는 “국민은 탄핵이라는 특정 사안을 놓고 헌재가 직무 수행을 잘했다고 평가한 것”이라면서 “언론이 박 전 대통령 탄핵 관련 기사를 소화하는 데 정치적인 부담을 느꼈고, 헌재도 철저한 중립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다 보니 관련 기사도 중립성을 띠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2.82점), 중소벤처기업부(2.67점), 국세청(2.62점), 보건복지부(2.18점), 방송통신위원회(2.13점), 농림축산식품부(2.11점) 등이 2점대 점수를 받으며 중위권을 형성했다. 방통위는 직무 수행 평가에서 32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선 중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중립기사의 비중이 72.0%로 상대적으로 크고, 부정기사(8.9%)가 10% 미만을 기록한 것이 도움이 됐다. 농식품부는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29.1%로 12위를 기록했지만, 언론 보도로 본 신뢰지수에서는 20위로 뚝 떨어졌다. 지난 8월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전수조사를 부실하게 했다가 큰 비난을 받은 것이 신뢰지수 하락에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1점대의 신뢰지수를 기록하며 중하위권에 머무른 기관은 경찰청(1.93점), 외교부(1.74점), 국무조정실(1.49점), 교육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1.24점), 감사원(1.08점) 등이다. 경찰청은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34.4%로 8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긍정기사가 12.2%(27위)에 불과해 낮은 신뢰지수를 면치 못했다. ●교육부, 국정화 논란 맞물려 하위권 외교부는 국민 감정온도 평가에서 53.6도로 기관 중 가장 높았지만, 신뢰지수 분석에서는 1점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부정기사가 1.5%로 33개 기관 중 가장 적었음에도 중립기사가 95.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긍정기사가 2.6%(32위)로 극히 적어 신뢰지수에선 불운을 맛봐야 했다. 다시 말해 외교부가 신뢰를 잃을 만큼 못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신뢰를 얻어낼 만큼 잘한 것도 없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맞물려 부정적인 기사가 많이 송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0점대 기관은 서울대·대법원(0.97점), 법무부(0.74점), 국방부(0.50점), 검찰청(0.47점), 문화체육관광부(0.44점), 국가정보원(0.03점) 등이다. 대표적인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검찰청은 부정기사가 각각 9.5%(15위), 8.5%(18위)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긍정기사도 각각 9.2%(30위), 4.0%(31위)로 적어 신뢰지수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특히 검찰은 ‘적폐 청산’ 수사에 집중하고 있지만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개혁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낮은 신뢰지수를 피하지 못했다. 문체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 보도 탓에 부정적인 기사만 43.9%에 이르렀다. 국정원은 국민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뢰지수 평가에서도 큰 격차가 나는 꼴찌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수활동비 유용 및 상납, 정치 댓글 파문 등 국정원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73.5%에 달했다. 긍정기사는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한편 가장 많은 기사가 수집된 기관은 6만 4374건(29.3%)의 경찰청이었다. 이는 네이버에 노출되는 공공기관 관련 기사 10건 가운데 3건이 경찰발(發) 기사라는 뜻이다. 검찰청 3만 4262건(15.6%)을 더하면 검·경 기사만 9만 8636건(44.9%)에 이른다. 이는 공공기관 관련 보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kisukpark@seoul.co.kr 특별기획팀 이영준·박기석·이정수·기민도 이혜리·이경주 기자
  • 정부 규제에도 강남 집값은 쑥쑥 올라···그 배경은

    정부 규제에도 강남 집값은 쑥쑥 올라···그 배경은

    대치·도곡동 일부 아파트, 두세달 새 2억가량 올라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학군이 좋은 서울 강남 인근의 집값이 정부의 규제정책을 무색케할 정도로 수직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자율형사립고, 국제고 등의 특수목적고등학교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명문 대학 진학률이 높은 ‘강남 8학군’ 지역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서울경제가 분석했다.10일 부동산 업계와 서울경제에 따르면 중대부고, 숙명여고 등과 가까운 도곡동의 ‘도곡렉슬’ 전용면적 84㎡(25.4평) 전셋값은 지난 10월 10억 5000만원에서 최근 11억 5000만원으로 1억원 올랐다. 이 단지의 올 7월 전셋값은 8억 5000만~10억원대였다. 매매가도 8월 14억 4000만~15억 8000만원에서 10월 15억 3000만~15억 8000만원으로 상승했고, 최근에는 16억~17억원을 호가한다. 대치동 학원가 및 단대부고와 인접한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전용 84㎡ 전셋값도 11월 중순 13억 30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이보다 5000만원이 오른 13억 8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매매 값도 상승세다. 전용 84㎡ 실거래가는 8월 18억 5000만원에서 11월 19억 5000만원로 기록됐다. 인근 대치아이파크 전용 84㎡ 역시 8월 10억 5000만원에 전세가 거래됐지만, 최근 12억원으로 올랐다. 이 단지 전용 59㎡(17.8평)도 9월 7억 2000만원에서 최근 8억원으로 전셋값이 치솟았다. 매매 가격은 전용 84㎡가 8월 12억 9000만원에서 11월 15억 4000만원으로 올랐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입시 정보에 민감한 학부모들의 문의가 늘었다”면서 “대치동 일대는 원래 학군 수요가 많았는데 정부의 특목고 폐지 방침 이후 이런 움직임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대치동 일대의 아파트값 상승에는 삼성동 일대 개발과 은마아파트 재건축 등의 호재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머니테크] 세종·지방 기관 다주택자, 제때·제값에 팔려면 LH에 매각을

    다주택자들에게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내년 4월부터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를 무겁게 물어야 한다. 2주택자는 양도세를 기본세율에 10% 포인트를 더 낸다. 3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 포인트가 중과된다. 다주택자 가운데는 부동산 투기와 관계없이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한 경우도 많다. 특히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한 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국책연구기관 근무자와 지방혁신도시 이전에 따른 공공기관 직원들 가운데도 서울에 있는 집을 처분하지 못해 다주택자로 몰린 경우가 있다. # 정부, 임대사업자 등록 땐 인센티브 추진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하거나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달 중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방안도 나올 예정이다. 주택을 처분해 다주택자 신분에서 벗어나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집이 쉽게 팔리는 것도 아니고, 임대사업자 등록도 여간 복잡하지 않다. 다양한 수요 억제 정책에 대출규제가 이뤄지고, 금리인상까지 예고돼 있다. 자칫 제때 처분하지 못해 급매물이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사정은 더욱 악화돼 다주택자의 운신폭이 좁혀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기관마다 내년에 집값은 오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44만 가구, 일반주택까지 더하면 새로 입주하는 주택이 63만 가구에 이른다. 사상 최대 물량이다. 일시에 준공 물량이 나오면서 잔금 마련이 어렵거나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는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럴 경우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급매물이 증가하면서 제값을 받고 팔기가 어려워진다. # LH에 매각, 전용면적 60㎡·3억원 이하만 가능 제때에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려울 경우 LH에 매각하는 방법도 있다. LH에 매각할 수 있는 주택은 전용면적 60㎡ 이하, 감정평가 가격 3억원 이하, 단지 규모 150가구 이상 아파트다. 감정가는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 LH와의 협의를 통해 매각이 이뤄지므로 매도자가 원하는 시기에 팔 수 있다. 다만 10년 이상 된 아파트는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노후가 심한 아파트, 개발 예정지역에 있는 아파트, 입지가 좋지 않아 장기 임대가 어려운 아파트도 매입 대상에서 빠진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혁신학교의 두 시선…“창의력 키운 학교” vs “성적 떨어지는 학교”

    혁신학교의 두 시선…“창의력 키운 학교” vs “성적 떨어지는 학교”

    ‘창의 교육을 주도하는 시대 변화에 적응한 학교’이거나 ‘학업 성적이 떨어지는 비선호 학교.’ 국내 도입 8년째인 혁신학교를 보는 시선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5년 내 달성할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수업혁신을 선도하는 혁신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찬반 논쟁이 달아올랐다. 학교 주체로서 학생들이 운영에도 참여하고,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 등 참여수업을 시도하는 혁신학교의 철학에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대학 입시가 절대 목표인 국내 현실이 바뀌지 않고서야 실험 교육은 실험으로만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정부 정책에 따라 늘어갈 혁신 초·중·고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를 보내도 될까. 혁신학교의 역할과 교육 효과, 우려의 목소리와 대안 등을 통계, 사례, 관계자 증언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학생이 다른 학생을 직접 가르쳐 보면 스스로 배우는 부분이 있어요.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도 공감하게 되죠.”6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청교육연수원에는 서울의 혁신고 14개교의 교사들이 모여 학교의 수업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삼각산고 교사가 이 학교에서 지난 7월에 일주일간 진행했던 ‘나도 선생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아이들이 자신 있는 주제로 수업을 준비해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순우리말 맞히기, 모의재판, 수리추리, 일본군 위안부, 세월호 추모팔찌, 비트박스, 뮤지컬 등 다양한 44개 주제로 진행됐다. 발제를 듣는 다른 혁신고의 교사들은 삼각산고의 경험을 노트에 빼곡히 필기했다. 교사는 칠판에 쓰고, 학생은 이를 공책에 옮기기만 하는 따분한 교실, 그 안에서 학생 절반은 잠자는 현실을 깨우고자 혁신학교는 시작됐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경기도교육감이던 2009년 공약에 따라 13개 혁신학교를 지정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대구·울산·경북 등을 제외하고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서울 등 14개 시·도로 전파돼 현재 혁신초·중·고 1164개가 생겼다. 지역별로 혁신학교(서울·경기), 행복배움학교(인천), 행복공감학교(충남), 무지개학교(전남), 다행복학교(부산) 등 다양한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삼각산고의 사례처럼 색다른 수업 방식 때문에 언뜻 대안학교처럼 보이지만 공교육 범주에 속한 학교다. 일반학교처럼 지역 학생들을 추첨을 통해 배정한다. 혁신학교는 학교·수업 운영 등에 높은 자율권을 보장받는다. 중앙정부가 짠 교육과정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학교에서 학생 수준이나 지역 형편에 맞춰 수업 내용 등을 재구성해 가르친다. 경기교육청에서 혁신학교 정책을 주도한 김성천 교육부 장학사는 “예컨대 학교폭력이 문제 된 학교라면 국어 시간에 학교 폭력을 주제로 시나리오를 쓰게 하고, 미술 시간에 무대장치를 만들어 연극을 하면서 학생 스스로 해법을 찾도록 돕는 게 혁신학교의 수업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혁신학교가 실험한 수업 또는 학교운영 방식 중 성공한 내용은 주변의 일반 초·중·고교로 전파된다. 그런 점에서 모델학교로 볼 수 있다. 김 장학사는 “혁신학교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 형태를 다른 교사와 공유하는 학습 공동체 모델은 일반 학교에도 많이 퍼졌고 교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대신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학교 민주주의도 일반학교로 전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혁신학교가 교사나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만 받는 건 아니다. 혁신초는 지역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분석까지 나오지만 혁신고는 인기가 높지 않다. 대학 진학에 대한 부담 탓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교 때는 입시에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부모들도 시험 부담 없이 아이들이 놀이하듯 수업하며 창의력, 협업능력을 기르는 혁신학교를 선호한다”면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참여나 프로젝트형 수업 등을 시도할 여건이 초등학교, 중학교보다는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 혁신학교 전환을 추진하던 광주 대광여고는 “혁신학교가 되면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 못 할 것”이라는 동문과 학부모의 반발로 지난 10월 신청을 철회했다. 혁신학교 확대를 반대하는 측은 “학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을 핵심 이유로 든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교육부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 학력에 미달하는 혁신고 학생 비율은 11.9%로 전국 고교 평균(4.5%)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혁신학교를 지지하는 쪽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비교 방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혁신학교는 애초 교육 소외 지역에 있는 학교 위주로 지정됐기에 출발선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제 전국 혁신학교 가운데 교육 환경이 열악한 읍·면·특수지역 등에 소재한 학교 비율은 37.0%로 일반학교의 읍·면 지역 소재율(28.5%)보다 높았다. 또 혁신학교 재학생 중 교육비·교육급여 수급자 비율(9.3%)도 일반학교( 8.8%)보다 크다. 혁신학교를 가장 먼저 도입한 경기도 사례를 보면 혁신고와 일반고 간 학력수준 격차가 꾸준히 줄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경기도 내 혁신고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11년 9.9%로 도내 전체 고등학생의 미달 비율(4.7%)과 5.2% 포인트 차이가 났다. 격차는 하락세로, 지난해에는 1.1%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혁신고를 졸업한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혁신고인 서울 인헌고 졸업생인 양진영(19·여)씨는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 속에서 국어 시간에 배운 소설을 소재로 뮤지컬 공연도 하고, 교내 매점 설립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한 게 입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학생부 중심 수시 전형이 늘어난 현실에서 토론과 체험, 동아리 활동이 자소서를 쓰고 면접 보는 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조승래 의원실이 한국삼육고등학교 등 서울·경기지역에서 혁신고로 지정된 지 오래된 12개 고교의 학생 1인당 동아리 참여 수를 조사했더니 평균 1.78개로 나타났다. 수시 전형으로 서울대를 5명 이상 보낸 진학 성적 좋은 일반고 19곳의 1인당 동아리 참여 수(1.48개)보다 많다. 양씨는 “다만 고 3 때만큼은 입시에 도움이 되는 강의식 수업을 좀 더 밀도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혁신학교 확대의 찬반을 떠나 양적 목표에 치중하는 정책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 대변인은 “혁신학교가 학교 교육과정이나 문화를 바꿨다는 평가는 좋지만 전반적인 효과는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성과와 한계를 명확히 분석한 뒤에 확대를 점진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혁신학교를 몇 개 늘리겠다는 식의 계획은 의미가 없다”면서 “교육감이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창의적 수업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혁신학교를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명사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감사원장에 최재형…‘7대 원칙’ 첫 인선

    감사원장에 최재형…‘7대 원칙’ 첫 인선

    과거 판례·정치성 등 꼼꼼히 확인 연수원때 동료 2년간 업어서 출근 두 아들 공개 입양 등 미담 알려져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감사원장 후보자에 최재형(61·사법연수원 13기) 사법연수원장을 지명했다. 최 후보자는 청와대가 지난달 발표한 ‘7대 비리(병역면탈·부동산 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음주운전·성범죄) 고위공직 원천배제’ 원칙을 적용한 첫 번째 인사다. 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표결을 통과하면 황찬현 전 원장에 이어 4년 임기(한 차례 중임 가능)에 들어간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인선 브리핑에서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년간 민·형사, 헌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보호, 국민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 온 법조인”이라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면서 회계 감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해 독립성·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깨끗한 공직사회와 신뢰받는 정부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청문 절차를 거쳐 감사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우리나라 공직사회가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청와대는 황 전 원장의 후임 인선에 난항을 겪었다. ‘7대 비리 원천배제’ 원칙이 적용되는 첫 케이스인 만큼, 검증 과정에서 걸러지거나 대상자가 부담을 느껴 고사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준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고 그 때문에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감사원장이란 상징성은 물론 4대강 사업과 방산비리 등 보수정권 9년의 실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펼쳐야 하는 만큼 야권의 공세 등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과거 판례와 이념·정치 편향성 등도 꼼꼼하게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경남 진해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를 졸업한 최 후보자는 서울지법 부장판사와 대전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법조계에서는 사법연수원 시절 다리가 불편한 동료를 2년 동안 업어서 출퇴근시킨 ‘미담’으로도 유명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두 딸을 낳은 뒤 두 아들을 공개입양했다. 그는 “입양을 마치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불쌍한 한 아이의 인생반전극으로 봐서는 안 된다. 입양은 평범한 아이가 놓칠 수 있었던 평범한 가정사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 후보자와 자녀들은 13개 구호단체에 4000여만원을 기부했다.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은 6·25 당시 대한해협해전 참전용사다. 아들 영진씨도 해군 이병으로 입대하면서 부자가 함께 지난해 6월 사직구장에서 기념시구·시타를 했다. 본인은 육군 중위로 전역했다. 재판에선 엄격한 증거주의를 채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1973년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군사 쿠데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직 장성에 대한 재심사건에서 강압수사로 인한 허위자백을 인정해 무죄 선고를 내렸다. 당첨률을 높이기 위해 명의를 빌려 분양권을 신청한 이들에 대해선 “불법행위를 한 이들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판결했다. 최근엔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문건’ 유출 사건에 연루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2012년에는 지인을 법정관리 기업 관리인으로 선임한 뒤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선재성 전 판사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일부 변호사법 위반 혐의만 인정해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해 솜방망이 판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위안화 국제화에 제동이 걸렸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위안화 국제화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가 험난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2%대를 오르내리며 비교적 순탄한 행보를 보이던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이 올들어 내림세를 타며 1%대 중반으로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국제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3개월째 가파른 내림세를 타며 1.46%를 기록했다. 국제결제 비중 순위도 미국 달러화(39.47%)와 유로화(33.98%), 영국 파운드화(7.71%), 일본 엔화(2.92%), 스위스프랑(1.63%)에 이어 6위로 밀려났다. 위안화는 국제결제 비중이 5위에 진입한 지난해 10월 당당히 국제통화기금(IMF) 통화 바스켓에 진입하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의 기치를 들어올린지 1년 만에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체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분기 14%를 떨어졌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무역결제 비중이 2015년(27%)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유학자금 송금 등 국제결제 규모도 상하이를 기준으로 올해 1분기 4413억 위안(약 73조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쪼그라들었다. 2015년 3분기 1조 위안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무려 56%나 급감했다.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기본적으로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탓이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결제를 허용한 2009년부터 직거래시장 개설 등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두팔을 걷었다. 그러나 위안화 결제가 증가하면서 자본 유출이 심화되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중국 당국은 선제적으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잉여 현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 인수·합병(M&A)에 사용하는 것이 위안화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위해 중국 당국은 지난 2년 반 동안 무려 1조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대규모 자본 유출은 중국 정부의 중산층 확대 계획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성쑹청(盛松成) 인민은행 참사는 “장기적으로 중국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기적으로 자본시장 개방으로 인해 환율이 불안정해지면 정부가 불가피하게 환율 안정과 자본 이동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화를 내다파는 바람에 외환보유액은 10월 말 기준 3조 1200억 달러로 집계됐다.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4년 6월 3조 9932억 달러까지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외환보유액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는데 써버린 탓에 가파르게 줄어든 셈이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해외 인수·합병(M&A)이나 부동산 투자는 물론 해외 결제와 환전까지 일일이 규제에 나서고 있다. 현재 500만 달러(약 54억 7000만원) 이상을 해외로 송금하거나 환전할 경우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위안화 가치의 하락은 대중국 교역 기업들의 환차손으로 이어지는 만큼 위안화 결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위안화 유통이 줄어들고 중국으로 되돌아간 위안화는 다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당국이 펼치고 있는 환율 안정과 자본유출 억제 정책이 원래 정책 목표인 위안화 국제화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위안화 최대 유통시장인 홍콩과 대만 등 역외 위안화 중심지에선 위안화 예금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자국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홍콩의 3월 말 위안화 예금 잔액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5072억 위안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런 행보는 중국이 향후 기축통화국으로서 신뢰를 얻는 데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까닭에 위안화 국제화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5월 보고서에서 “해외 송금에 대한 조사와 외환 매입 등 중국 당국의 자본 통제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위안화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돼 있음에도 국제통화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지난 2년 동안 되레 줄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10월 ‘위안화 국제화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환율 시장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위안화 글로벌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을 가속화하고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금융시장 투자가 한층 더 편리하도록 금융 인프라를 완비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은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 중인 중국 입장에서 홍콩(4000억 위안)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한·중 통화스와프(3600억 위안)를 중단하는 것은 위안화 국제화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국제화의 새로운 기회가 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전폭 지원할 방침이다. 해상 실크로드에 위치한 동남아 국가들에서 위안화 결제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육상 실크로드의 종착역인 독일과 폴란드, 체키아(옛 체코)에로의 위안화 신용이체 지급결제 금액의 급증도 중국 당국 입장에선 고무적이다. 알리안 라이스 스위프트 아시아·태평양 & 유럽·중동·아프리카 최고경영자는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시장에 대한 더욱 광범위한 연결성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스위프트는 글로벌 경제와의 연결성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홍콩간 채권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채권퉁(債券通)의 순조로운 출발도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채권퉁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 금융채 공사채 기업채 등 모든 종류의 채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광대한 중국 채권시장에 외국인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글로벌 자본의 중국 본토 채권 거래가 늘어날수록 위안화 수요도 증가하는 만큼 위안화 국제화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퉁이 개통된 지난 7월3일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에 투자하는 ‘베이샹퉁(北向通)’ 거래 실적은 142건 매매, 70억 4800만 위안에 이른다고 중국외환거래센터가 밝혔다. 이 가운데 매입 거래가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했으며 외국 기관도 70곳이 참여해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5조 9000억 위안(약 1708조원)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크다. 하지만 외국 기관들이 보유한 채권 비중은 1.32%(8600억 위안)에 불과하다. 이같은 규모는 독일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 월등히 낮고, 한국·일본(10%)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투자 확대 여력이 크다는 말이다. 1분기 말 기준 중국 채권 잔액에서 국채는 22조 46000억 위안(34.1%), 금융채는 15조 5600억 위안(23.6%), 공사채는 4조 4800억 위안(6.8%), 기업채는 3조 5200억 위안(5.3%)을 차지했다. 한 미국계 헤지펀드 관계자는 “(채권퉁으로) 월가의 외국 자본에는 거대한 블루오션이 생겼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중국 본토에서 홍콩 등 글로벌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난샹퉁(南向通)’의 개통 시기는 미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4차 산업혁명 필요한 공공데이터 국민에 개방

    4차 산업혁명 필요한 공공데이터 국민에 개방

    국민 접근권 높여 정보 활용 지원 국민과 정부기관 간 공공데이터 개방 관련 분쟁을 중재하는 공공데이터제공분쟁조정위원회(분쟁위) 3기가 출범하면서 앞으로 분쟁위가 어떤 활동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3기 위원회는 국민의 공공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높여 정보의 자유로운 활용을 도울 계획이다.제3기(2017년 12월 2일~2019년 12월 1일) 분쟁위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위원회(학계 11명, 법조계·분쟁조정전문가 10명, 공공기관 4명) 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첫 번째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은 “제3기 위원회가 향후 운영의 발전적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면서 “지금까지는 개별 사건의 분쟁조정에 역량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분쟁의 근원적 원인을 연구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방안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2013년 12월 2일 첫 출범한 분쟁위는 지금까지 총 94건의 분쟁조정신청건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 조정이 적합하지 않거나 당사자가 조정을 포기한 32건을 제외한 62건에 대해 조정안을 내 51건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조정안에 대한 당사자 수용률은 82.3%에 달한다. 분쟁조정을 신청한 94건을 분야별로 보면 자동차 관련 정보가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공기관 간행물 18건, 부동산 관련 정보 10건, 교통 관련 정보 6건 순이었다.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데이터가 대부분이었다. 분쟁위에서는 분쟁 조정 이외에도 분쟁조정 관련 상담 및 컨설팅(550여건)을 실시하고 공공데이터 관련 스타트업 창업자 등 1780명을 대상으로 22차례 분쟁조정처리 절차 등을 교육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다만 분쟁위의 기능에 한계도 보여 줬다. 불성립된 조정안 11건 가운데 8건은 분쟁위가 데이터 공개를 결정했음에도 공공기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공공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분쟁위 조정안을 따르도록’ 규정한 공공데이터법 제32조 제7항을 위반한 것이다. 공공기관에 보다 강제력 있는 데이터 공개를 요구할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따라 3기 분쟁위는 분쟁 조정 범위를 넓히고 기능도 확대해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현행법상 분쟁위는 ‘공공기관의 공공데이터 제공 거부 및 제공 중단에 관한 분쟁’만을 조정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데이터 중심 사회가 도래한 상황을 감안해 공공데이터 관련 분쟁을 모두 다룰 수 있도록 조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졌다. 또 공공데이터 관련 커뮤니티와 시민단체, 창업 관련 단체 등 전문가 집단을 확보해 공공데이터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3기 분쟁위 위원장인 이해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는 해당 사건의 분쟁조정안 마련에 역점을 뒀지만 앞으로는 분쟁조정 제도 개선 연구와 관련 이슈 분석 등을 강화하고자 소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위원회 활동 범위를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文대통령, 예산안 처리 애쓴 기재부에 피자 350판 선물

    文대통령, 예산안 처리 애쓴 기재부에 피자 350판 선물

    기획재정부 전 직원이 6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뜻밖의 간식 선물을 받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5시쯤 문 대통령이 세종시의 한 중소업체 매장에서 업무추진비로 피자 350판을 주문해 기재부로 보냈다고 밝혔다. 공무원은 물론 경비원, 미화원 등 기재부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에게 피자가 돌아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늘 기재부에 피자를 보낸 것은 최근 2018년도 예산안, 세제개편안 등으로 연일 격무에 시달리는 기재부 공무원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며 “향후 정부 경제정책 추진과 경기 호전, 부동산 가격 안정 등에도 더욱 매진해달라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연락을 받고 피자 350판을 준비한 중소업체는 ‘피자마루’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 중소업체는 상생협력을 통한 브랜드 운영과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고, 사랑의 1만판 피자나눔, 가맹점과의 상생과 동행 약속을 실천 중인 업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직원들은 그간 국회 인근에 상주하며 예산안을 통과시키고자 국회를 설득해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이었던 지난 2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무산되자 “직원들 컴퓨터 비밀번호가 1202(12월 2일)였다. 이날 끝날 것으로 생각하며 버텨왔는데…”라면서 “직원들이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예산이 부족해 숙소도 (국회에서) 멀리 잡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기획재정부에 피자 350판 쐈다

    문재인 대통령, 기획재정부에 피자 350판 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획재정부 소속 전 직원에게 피자를 보내 격려했다.청와대는 6일 “문 대통령이 기재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과 경비원, 미화원 등 모든 직원이 먹을 수 있도록 한 중소 피자업체의 세종시 매장에서 피자 350판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출입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근 2018년도 예산안, 세제개편안 마련 등으로 연일 격무에 시달려온 기재부 공무원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피자를 보낸 것”이라며 “향후 정부 경제정책 추진과 경기 호전, 부동산 가격 안정 등에 더욱 매진해 달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공지했다. 또 “해당 업체는 상생협력을 통한 브랜드 운영과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고, ‘사랑의 1만 판 피자 나눔’, 가맹점과의 상생과 동행 약속을 실천 중인 업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리미엄 도시형 생활주택‘평택 고덕시티 오피스텔’분양

    프리미엄 도시형 생활주택‘평택 고덕시티 오피스텔’분양

    8.2부동산정책의 투기과열지역에서 제외된 곳은 지속적으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미래가치가 뛰어난 도시는 더욱 각광받는 추세다. 대표적인 도시로는 경기도 평택시를 꼽을 수 있다. 경기도 평택은 삼성과 LG가 선택한 세계 최대 반도체단지로 인근 배후수요가 우수하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근무인원만 4만여명에 달한다. 또 이 지역 인근은 감성산업단지라 불리우는 고덕 국제신도시로 LG디지털파크, 브레인시티, 쌍용자동차 등 임대수요 및 추가 개발로 호재 프리미엄이 겹쳐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실거주자들의 편리한 생활환경을 보장하는 입지조건과 교통여건으로 호평을 받는다. 이와 관련 프리미엄 도시형 생활주택인 ‘평택 고덕시티 오피스텔’이 정부의 8.2부동산정책의 투기과열지역에서 제외된 평택 이충동 지역에 들어설 예정이라 관심이 쏠린다. 평택 고덕시티는 10년 임대 확정보장으로 안심 투자할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으로, 지하 5층 ~ 지상 17층 규모로 374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용면적은 24.770m2로 최근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대 평수로 구성됐으며 상가 1~2층은 스트리트형 상가로 마련된다. 오피스텔 내부도 특화된 시설을 자랑한다. 가전명가 기업이 파트너사로 참여해 유명 가전제품을 풀옵션으로 제공해 생활의 불편함이 없다. 또한 공간활용을 위한 특화설계로 탁 트인 개방감과 넉넉한 수납공간을 선보인다. 생활편의시설 및 교통여건도 좋다. 평택 고덕시티 인근에는 홈플러스, 평택병원, 각종 관공서 등이 위치해 있으며 정당공원, 분수공원, 이충공원 등도 가까이 있어 도심 속 웰빙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평택 고덕시티는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이밖에 평택여객터미널(예정), SRT 지제역, 평택제천고속도로, 1번 국도 등으로의 서울 및 주변 지역 이동 역시 편리하다. LG산업단지에서 SRT 탑승 시 강남에 20분대로 도착이 가능하다. 평택 고덕시티 분양 관계자는 “10년간 공실 걱정 없는 임대확정계약을 도입한 평택 고덕시티는 평당 60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수익률 약 14.55%)으로 미래 투자가치를 보장한다“며 “선착순으로 50세대에게만 분양하고 있으니 분양을 원한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평택 고덕시티의 임대관리는 앱스하우스에서 맡는다. 월 임대료는 60만 원이다. 3,000만 원대 투자로 연간 임대수익은 720만 원까지 보장된다. 한편 평택 고덕시티의 모델하우스는 경기도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FTA 협상 2차 공청회…정부 “국익우선”, 농민단체 “미국만의 페널티킥”

    한·미 FTA 협상 2차 공청회…정부 “국익우선”, 농민단체 “미국만의 페널티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관련 2차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우리 정부는 폐기도 불사하는 강한 자세로 협상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라 나왔다. 정부는 “국익에 배치되는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했지만 농민 등 일부 참석자는 “정부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있다”고 우려했다.송기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은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공청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쫓기듯이 하는 협상이 아니라 우리의 필요와 목표, 절차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한·중 FTA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무력하듯이 한·미 FTA는 미국의 반덤핑 장벽에 무력했다”고 지적하고서 가장 중요한 ‘시민의 삶과 고용 개선’이라는 기준으로 한·미 FTA의 실익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일 울산과학대학교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폐기도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기본 대응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축산업계는 정부가 “농업은 레드라인”이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한·미 FTA 개정협상은 미국만 공격하고 한국은 방어만 해야 하는 ‘미국만의 페널티킥’ 게임”이라며 “개정협상 과정을 중단하고 통상주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FTA 폐기 위협 앞에 백기를 드는 현 통상 사령탑으로는 국익을 지킬 수 없다”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교체를 요구했다.미국이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보는 서비스 부문의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동복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우리의 (개방) 유보 분야가 91개, 미국은 18개로 차이가 있어 유보 분야를 줄이라는 압박을 강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법률, 홈쇼핑, 부동산 중개, 육상화물운송, 스크린쿼터 등을 언급했다. 사법주권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를 폐지하거나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정부는 이날 공청회로 통상절차법에 규정된 의견수렴 절차를 마쳤다. 산업부는 협상 목표와 전략을 담은 통상조약체결계획을 수립해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며 보고 일정은 국회와 협의해야 한다. 국회 보고 이후에는 공식 협상개시 선언을 하게 된다.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미국이 개정을 요구하는 범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우리도 국익 극대화를 위한 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정일정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은 “정부는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라며 “기존 협정에서 농업에 불합리한 분야를 개선해야 한다는 농민단체 입장도 잘 알고 있고 충분히 검토해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6년 만의 금리 인상, ‘긴축시대’ 진입한 한국 경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한은은 어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1.50%에서 1.25%로 내린 뒤 17개월 만에 조정한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부진한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저금리로 돈을 풀었던 ‘유동성 잔치’를 끝내고 본격적인 ‘긴축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다. 연 1.25%의 사상 최저금리 시대도 종결을 맞았다. 한은이 금리 인상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를 찍으면서 올해 3% 성장이 가뿐해졌을뿐더러 내수 부진 우려도 점차 걷혀 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봉합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든 측면도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다음달 현행 1.00~1.25%의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한국이 현 금리 1.25%를 고수하면 금리 역전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간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누적된 금융 불균형에 대한 걱정도 컸다. 장기간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중에는 막대한 돈이 풀렸다. 지난 9월 기준 시중 통화량(광의통화·M2)은 2491조원으로 매월 사상 최대 행진을 벌이는 중이다. 초저금리 기조에 투자할 곳을 잃은 자금은 부동산 쪽으로 쏠리면서 가계부채의 몸집을 불렸지만 감량 대책은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금리 인상의 충격파는 한계가구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받는다. 한계가구 100만명과 영세 자영업자 130만명이 우선 사정권에 들었다. 한계가구는 가계부채 차주(借主) 가운데 상환 능력이 달려 부실 우려가 큰 전체의 2.9%를 이른다. 대략 32만 가구로 이들이 보유한 가계부채는 94조원이다. 가구당 3∼4명으로 가정하면 100만명 안팎이다. 이들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처분가능소득의 40%를 넘는다. 손에 쥔 돈의 40% 이상을 대출 원금과 이자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한계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 비용은 803만원에서 1135만원으로 332만원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자칫 잘못 건드리면 큰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 한계가구 3곳 중 1곳은 자영업자다. 이들은 1인당 평균 부채가 3억 2400만원으로 직장인(6600만원)보다 훨씬 많다. 결국 한국 경제의 앞날은 한계가구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의 금리 인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경기회복의 불씨를 어떻게 살려 나가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기업들도 그간의 유례없는 초저금리기에 체질이 많이 약해졌다. 최저 금리에도 전체 기업 10곳 중 3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고 한다. 재계도 지나치게 부채에 의존하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 [기고] 주거 안정을 위한 양대 축/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

    [기고] 주거 안정을 위한 양대 축/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이미 약 10년 전에 100%를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 4월에 발표된 2016년 주거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국민 10가구 중 4가구는 아직도 자기 집이 없어 전·월세 주택에 살고 있다.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도 높아지고 있어 서민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요원해졌다. 주거 안정은 국민 삶의 핵심 기반이다. 집 걱정이 없어야 마음 놓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로도 주거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정부는 ‘서민이 안심하고 사는 주거환경 조성’,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부담 경감’을 핵심 국정 과제로 선정하고 주택시장의 안정과 이를 토대로 한 촘촘한 주거 복지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규제 완화 등이 맞물려 부동산 시장에 과도한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집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주거 불안이 심화된다. 비용 증가로 주거복지 정책을 추진하기도 매우 어려워진다. 정부는 실수요자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그리고 현재 ‘8?2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100일이 훨씬 지났다. 그간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거래 시 자금 출처 신고,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등이 관련 법령의 개정을 통해 시행 중이다. 또한 내년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가계부채 대책에서 밝힌 대로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통해 과도한 대출도 억제할 계획이다.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할 맞춤형 정책을 담은 ‘주거 복지 로드맵’도 발표했다. 서민 주거 안정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향후 5년간 연 20만 가구의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분양 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 강화를 위해 민간 임대주택 등록의 활성화와 임차인 권리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 새롭게 가정을 이루는 신혼부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고령층, 팍팍한 현실에 힘들어하는 저소득 가구 등 주거 취약 계층에 대해서는 주거비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소득수준별, 생애단계별 맞춤형 주거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임대사업 등록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게 되면 임차인은 4년 이상 거주가 가능해지고, 임대료의 연간 상승률도 일정 범위로 제한된다. 그간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임차인 권리 보호도 제도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임차인과 임대인의 균형 잡힌 권리관계 형성을 도모하고 임대보증금 보호 수단도 마련하고자 한다. 이러한 주거복지 정책이 현장에까지 잘 전달돼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자체, 민간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정부는 주거복지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자체, 사회적 경제주체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자치단체장 25시] “성장통 앓는 자치 1번지 제주, 청정·공존 원칙으로 극복”

    [자치단체장 25시] “성장통 앓는 자치 1번지 제주, 청정·공존 원칙으로 극복”

    꽉 막히는 도로, 넘쳐 나는 쓰레기와 하수, 치솟는 부동산, 우후죽순 난개발. 제주는 요즘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인구 증가와 관광객 급증에 따른 난개발 등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제주의 사회 인프라는 포화 직전이다. 도민들은 ‘제주가 이리 될 줄 미처 몰랐다’며 아우성이고 관광객들은 ‘난개발 제주가 걱정스럽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주는 역사상 가장 큰 기회를 맞고 있다”며 “기회를 제대로 관리해 지속 가능한 성장이 될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일문일답.●공공임대 1만 가구 늘려 2만 가구 공급 ▶급격한 성장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구, 관광객, 투자가 늘면서 제주는 5% 수준의 경제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역사상 가장 큰 기회를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회 인프라가 문제다. 난개발, 쓰레기, 상하수도, 교통과 주차, 주택 등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어 가야 한다. 제주의 난개발은 국민들도 걱정이 많은 부분이다. ‘청정과 공존’이라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세웠다. 대규모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 설정, 불법 취득농지 환수 정책, 외국인 투자영주권 제한, 건축에 대한 환경기준을 강화했다. 교통난은 하루도 늦출 수 없는 과제여서 대중교통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도로의 주인을 승용차에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 중이다. 주택시장도 많이 왜곡됐다. 무주택 서민, 청년의 내 집 마련 꿈과 기회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주택공급 정책을 민간 주도에서 공공 주도로 전환하고, 현재 1만 가구인 공공임대주택을 2만 가구로 추가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돌아오지만 전처럼 싸구려 저가 관광이 될 소지가 높다. -돈을 주고 관광객을 데려오는 왜곡된 시장과 저가 관광은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 쇼핑 강요, 서비스 질 저하 등 부작용을 낳는 저가 관광을 바꾸지 않으면 고품격 명품 관광섬을 만들 수 없다. 동남아 등 새로운 관광시장 개척, 장기체류 및 개별관광객 유치, 제주만의 색깔을 입힌 체험 중심의 웰니스 관광, 마이스(MICE) 등 고급 목적관광을 통해 관광의 체질을 개선 중이다. 송객수수료 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저가 관광은 한국과 중국 모두 골칫거리다. 국가차원의 협의도 필요하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2공항 건설은 제주도민의 오랜 숙원이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한 검증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반대 주민들의 요구 사항 가운데 사전타당성 재검토와 기본계획 용역 추진기관 분리 발주에 대해 국토부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증 결과에 모두가 승복하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비행기는 도민에게 대중교통과 다름없다. 또한 수용 한계에 이른 제주공항, 동서남북 간 균형발전, 항공기 이용객의 안전, 편리한 제주여행, 그리고 주민피해 최소화와 상생을 충분히 고려해서 의견 차를 좁혀 나가겠다.●청년고용률 올해 48%로 전국 1위 ▶일자리는 많이 생겼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과 대규모 산업공단이 없는 산업구조 영향이 크다. 하지만 최근 3~4년만 놓고 보면 분위기는 많이 바뀌고 있다. 제주는 순유입 인구가 가장 많고, 취업자도 거의 유일하게 증가한 지역이다. 청년고용률은 2014년 40%에서 올해 48%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단일사업으로는 제주 사상 최대 규모인 5000명을 채용하는 제주신화월드 복합리조트의 경우 올해만 2100명을 채용했다. 전국 모범사례인 대규모 투자사업 도민 80% 우선고용제, 민간기업 통합 정기공채, 제주공기업 주도의 일자리 등 제주형 일자리 정책을 고도화하고 있다. ▶제주는 내년부터 전국 첫 고교 무상교육을 한다.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의견은. -궁극적으로는 필요하다. 그러나 당장 교육을 위해 필요한 분야가 많다. 교육환경 개선, 공교육 질을 향상시켜 저출산, 양극화의 요인이기도 한 사교육 부담 해소 등도 중요하다. 지방 재원은 열악하지만 교육에 큰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청에 대한 제주도의 도세 전출비율은 다른 시·도에 없는 시·군세를 포함해서 8.8%에 달한다. 도단위 교육청별 지방교육 재정교부금은 전국 평균보다 제주도가 2~3배 이상 높다. 무상교육은 정부의 국정과제다. 국가의 교육정책과 운영과정을 보며 고교 무상교육과 급식을 연결해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방분권이 전국에 확산되면 특별자치도의 매력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지방분권은 차별화된 정책으로 지역특성에 맞는 성공 모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자율성이 커진 만큼 지역의 책임성은 강화된다. 제주는 대한민국의 ‘자치분권 1번지’이다. 11년간 지방분권을 선도해 왔다. 지방분권이 전국에 확산되면 제주도의 선도 역할은 보다 강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가사무의 40% 안의 범위에서 지방분권을 확대하고 제주는 80% 이상의 자치권한을 부여, 분권모델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고, 성공과 실패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안다. 정부는 제주도와 세종시를 지방분권 선도지역으로 운영하기 위해 자치법률, 자치행정, 자치재정, 자치복지 등 4대 자치권 확보를 중심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해서는 자기결정권이 강화돼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를 위해 도민사회의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겠다.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나. 정계 개편 전망은. -결정된 것은 없다. 앞으로 새로운 변화가 있다면 그동안 뜻을 같이해 온 바른정당 당원과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과 상황 및 미래진로에 대한 부분을 충분히 논의하고, 서로 확신을 공유한 후 결정하겠다. 정치의 기본사명은 국민을 대변하고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다. 건전한 보수와 진보가 정치의 양 날개가 되기 위해 국민이 지지하고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보수의 모습을 재건하고, 세력 확장을 위해 몸부림쳐야 할 때다. 물론 보수의 혁신과 변화가 먼저다. 새로운 보수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文정부 6개월 국가기능 정상 궤도에” ▶문재인 정부 6개월을 평가한다면. -국민의 요구가 큰 것을 중심으로 잘 풀어 가는 것 같다. 한·중 간 사드 갈등 해소, 국가안보를 위한 미국과의 신뢰 확인, 포항 지진에 따른 신속한 수능연기 결정 등 국가기능이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다. 지방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담보로 한 지방분권은 지방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막대한 재정 투입이 요구되는 현안 해결을 비롯해 내수의 발목을 잡는 가계 부채, 미국의 통상 압력, 일자리와 부동산 가격 안정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실체적 결과들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관악,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지적·토지업무 최우수구로

    관악,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지적·토지업무 최우수구로

    서울 관악구가 서울시 주최 ‘2017년 지적·토지업무 운영실적 평가’에서 부동산정보 분야 ‘최우수구’로 선정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부동산 관련 행정 추진 실적을 평가한 결과다. 평가는 토지정책, 부동산 평가, 부동산 중개업, 공간측량, 부동산 정보 5개 분야이다. 평가대상 기간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다. 관악구는 전 분야에 걸쳐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적 전산자료서식을 개선해 민원인의 불편을 해소했다.부동산중개업소 휴·폐업 신고 시 세무서의 사업자등록 휴·폐업까지 한 번에 신청받아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도 제공했다. 현재 부동산중개업 휴·폐업 처리업무가 이원화돼 있어 불편이 컸는데 이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시간적, 경제적 비용도 절감했다는 평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선진화된 부동산행정 구현을 목표로 빅데이터 융·복합화 기술과 공간정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주거복지 로드맵] “공급까지 시간 걸려…단기간 집값 하락 없을 듯”

    청년·신혼부부 내집 마련 물꼬 장기적 매매·전셋값 안정 전망 29일 나온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한 공급 확대나 수요 억제가 아닌 계층별 맞춤형 주거복지 정책이라는 점에서 환영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주택정책들이 주로 수요 억제에 무게가 실렸다면 이번 정책은 장기 공급 계획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기존 임대주택 공급 정책과 차별성이 있다”며 “청년 우대형 청약저축, 신혼 희망타운 등은 청년층과 신혼부부들이 자산을 축적해 가며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된다”며 “자산이 많은 고령층과 주택이 필요한 청년층을 공공기관이 연결해 주는 시스템도 새로운 시도”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력한 수요 억제 정책만 발표했던 이번 정부가 처음으로 주택 공급 장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집값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덕례 실장은 “공공주택을 짓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 집값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센터장도 “임대주택 공급이 바로 이뤄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의사결정을 미루진 않을 것 같다”며 “거래량 자체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번 정책 발표의 영향으로 집값이 크게 빠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집값 움직임에 대해서는 매매·전셋값 모두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2~3년 동안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의 증가와 이후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확대로 임대시장이 안정되고 이것이 매매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됐던 2012년의 경우 주택을 공급받기 위해 기존 주택 매매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집값이 빠졌다”며 “이번에도 향후 값싼 공공주택 분양이 대거 쏟아지기 때문에 굳이 서둘러 집을 사지 않는 대기 수요가 증가해 집값이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檢 ‘불법사찰 개입’ 우병우 내일 피의자 신분 소환

    檢 ‘불법사찰 개입’ 우병우 내일 피의자 신분 소환

    이석수, 법정서 “우 아들 특혜 맞다…우, 감찰 시작되자 섭섭하다고 해 ‘선배가 내게 이럴수 있느냐’ 항의”검찰이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박근혜 정부 시절 공직자와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우 전 수석에게 29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우 전 수석이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이석수(54·18기)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비롯한 공무원들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한 ‘정점’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22일 구속 기소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에 이어 전날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검찰이 우 전 수석이 사찰을 지시한 정황을 확보한 뒤 곧바로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의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의 국정 농단 방조 혐의 재판에서는 이 전 감찰관이 증인으로 나와 두 사람이 법정에서 1년여 만에 대면했다. 이 전 감찰관은 지난해 7월 우 전 수석의 처가와 넥슨 간 부동산 특혜 매매 의혹과 함께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횡령, 아들의 의무경찰 보직 특혜 논란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잇따르자 우 전 수석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우 전 수석은 이에 반발해 이 전 감찰관과 감찰 관계자들을 사찰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이후 언론에 감찰 내용을 유출했다는 파문이 불거져 지난해 8월 사표를 냈다. 이 전 감찰관은 지난해 9월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안 전 수석을 감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실질적으로 재단을 만든 사람이 안 전 수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관여돼 있을 수 있어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실에서도 (감찰 지시 관련) 아무 얘기가 없던 것을 보며 안 전 수석 개인의 비리는 아니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감찰이나 재단 모금에 참여한 기업들에 대해선 왜 조사를 안 했는지에 대해서도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뻔히 뒤에 누가 있는지 아는, 돈키호테 같은 상황이었다”며 박 전 대통령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우 전 수석에 대해선 개인 비위인 데다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곧바로 감찰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들의 운전병 ‘꽃보직’ 논란에 대해 “뽑은 사람이 누군지는 밝힐 수 없지만 청탁을 받았다고 했다”면서 “명백한 특혜였다”고 강조했다. 우 전 수석은 감찰이 시작되자 이 전 감찰관에게 “선배가 나에게 이럴 수 있느냐”며 섭섭하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감찰에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이 전 감찰관은 증언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주거복지 로드맵 내일 발표] 역대 정부 취약계층 주택정책

    [주거복지 로드맵 내일 발표] 역대 정부 취약계층 주택정책

    DJ, 국민주택기금 본격화… 노무현, 공공임대 39만 가구 MB, 보금자리 45만 가구… 박근혜, 행복주택 55만 가구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역대 정부에서도 이름만 다를 뿐 서민·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춘 임대주택 정책을 쏟아냈다. 주거난 해소 여부는 정권의 성패를 가를 변수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외환위기와 함께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임기 첫해만 해도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을 폈지만 이듬해인 1999년에는 ‘국민임대주택’을 매년 10만 가구씩 공급하겠다고 제시했다. 국민주택기금 및 전·월세 보증금에 대한 융자 지원이 본격화된 것도 이때부터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02년에는 국민임대주택 100만 가구 건설 계획을 추가로 내놓았다. 국민임대주택은 이후 노무현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 등으로 명맥이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는 집권 첫해 국민임대주택 50만 가구를 5년 동안 공급하고, 10년 동안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150만 가구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개발·재건축 시 ‘소형주택 60% 공급’을 의무화했다. 이명박 정부도 집권 첫해에 보금자리주택 150만 가구를 2018년까지 공급하겠다고 했다. 소형주택 의무공급 비율과 분양권 전매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등 다주택자들을 위한 정책도 펼쳤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는 동시에 2017년까지 행복주택과 뉴스테이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서민 주거 지원 정책을 제시했다. 역대 정부가 내세운 임대주택의 ‘공급 목표’와 ‘실제 이행’에는 차이가 있다. 임기 중에 공급한 임대주택 수는 노무현 정부 39만 3000가구, 이명박 정부 45만 5000가구, 박근혜 정부 55만 1000가구 등이다. 시장에 미친 영향도 달랐다.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주택 매매가는 15.2%나 뛰었지만 전셋값은 1.66%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매매가는 각각 6.8%, 8.2% 오른 반면 전셋값은 각각 15.54%, 18.16% 급등했다. 이에 앞서 전두환 정부는 500만 가구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제정했다. 노태우 정부는 영구임대주택 25만 가구 건설을 선언했고, 1년이던 임대차 보호기간을 2년으로 확대했다. 또 전세보증금을 부당하게 인상할 경우 5년 전까지 소급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전·월세 안정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주택임대사업자제도를 도입했고, 재개발사업지구 내 세입자를 위한 임대주택 특별 공급을 시작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제도개혁 완수 못한 아시아 국가들 1997 재연?… 다시 금융위기 경고음

    제도개혁 완수 못한 아시아 국가들 1997 재연?… 다시 금융위기 경고음

    1997년 태국발 금융위기가 아시아를 강타한 지 20년이 흘렀다. 진앙지인 태국을 비롯해 직격탄을 맞았던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과거의 위기를 극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는 수치상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제도 개혁은 이뤄지지 않아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내년부터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라 있다.지난 20일(현지시간) 태국은 글로벌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태국 통계청은 2017년 경제성장률이 수출 호조와 중국 관광객 유입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3.5%)을 웃도는 3.9%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3.6%~4.6%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이날 발표했다. 부동산 회사들이 해외 채무 상환 불능을 선언하고, 바트화 가치와 주가가 폭락하던 20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태국 말고도 1997년 금융위기의 주인공이었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한국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신했다. 수치가 말해 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96년 387억 달러에 불과했던 태국의 외환보유고는 2017년 5월 기준 1840억 달러로 약 5배 불어났다. 인도네시아는 183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로 약 7배, 말레이시아는 270억 달러에서 980억 달러로 약 4배, 한국은 332억 달러에서 3785억 달러로 약 11배 늘어났다. 1996년 1조 달러를 밑돌던 아시아의 외환보유액 합계는 전 세계 보유액의 절반인 6조 달러(약 6510조원)를 넘어섰다.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던 경상수지 적자도 해소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3개국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길은 달랐지만 ‘리더십’이 가른 성패 20년 동안 각국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태국과 인도네시아, 한국은 호된 정공법을 택했고 독자적으로 자구 노력에 나선 말레이시아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IMF는 ▲거시경제지표 개선 ▲금융부문 구조조정 ▲자본·무역 자유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했다. 태국은 정부 예산을 삭감했다. 부실은행 4개를 국유화하는 한편 91개 파이낸스사 중 56개를 퇴출시켰다. 공기업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추진했다. 한국도 비슷한 경로를 택했다. ‘모범생’ 태국과 한국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열등생’이었다. 외채가 막대했고 30여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수하르토 대통령의 측근들이 정치와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는 경제 회복이 더디다는 이유로 IMF와의 합의 사항을 한 차례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외환위기 극복에 실패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98년 학생과 노동자 시위로 32년 만에 물러나게 된다. 이 같은 ‘리더십 리스크’로 인해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20년 전의 위기에서 성공적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2015년에는 외환위기 ‘5대 취약국’에 속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비마 유디스티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국제TV방송(CGTN)에 “금융위기 이전 경제성장이 10%일 때 기업들은 30% 성장했는데, 지금은 기업들의 성장세도 5% 이하”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가 선택한 길은 독특하다. IMF가 요구한 이행 사항과 정반대의 해법을 취했다. 외환위기를 맞아 변동환율제를 택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오히려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단기 자금의 해외 유출을 통제했다. 다른 나라들은 긴축정책을 펴느라 금리를 인상했지만 말레이시아는 거꾸로 경기 부양을 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정부 지출을 늘려 부도 위기에 놓인 은행과 기업들을 지원했다. 전적으로 당시 17년째 권좌에 앉아 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 때문이었다. 국수주의적 성향이었던 마하티르 총리는 외환위기 자체를 미국이나 거물 투자가 조지 소로스 같은 서방측의 음모로 규정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말레이시아 역시 위기를 극복했다. ●전문가 “아시아 개혁 필요성 잊었다” 어쨌거나 당시 환란의 피해국들은 일견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듯 보이지만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주장한다. 그는 지난 7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을 통해 “IMF의 개혁 각본에 따른 아시아 국가들은 대미 수출을 강화해 5%대의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이 회복되자 좀더 중요한 개혁의 필요성을 잊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전보다 금융 시스템이나 경제의 투명성이 개선됐지만 수출 의존적 경제구조의 탈피, 생산성과 혁신 증대, 교역관계의 다변화, 부패근절 같은 좀더 근본적인 개혁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은 임금인상 없는 GDP 증가의 늪에 빠졌다고 페섹은 지적한다. 한국(2만 7000달러)을 제외하고 1인당 GDP가 6000달러인 태국, 4000달러인 말레이시아 등 한국(2만 7000달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진국 함정’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측되고 있어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자본 유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갑작스런 해외 자본 유출로 위기를 맞았던 1997년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 초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다음달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데 이어 내년에도 3~4차례 금리 인상 관측이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 하반기 양적완화를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20년 만에 다시 한번 기로에 서게 된 셈이다. 어느 나라가 착실히 제도 개혁을 해 왔는지 곧 드러나려 하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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