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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급등에 종부세 60% 이상 급증

    집값 급등에 종부세 60% 이상 급증

    국세청이 지난 20일부터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한 가운데 올해 종부세수가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역시 내심 부족한 세수를 메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종부세가 얼마나 걷힐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거주용인데 종부세만 늘었다’는 불만과 함께 ‘집값 상승분을 감안하면 낼 만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6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종부세수가 지난해 1조 8728억원보다 62% 늘어난 3조 3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고, 이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예상보다 공시가격이 더 올라 당초 정부 추계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제시한 올해 세입예산안에서 종부세수를 2조 8494억원으로 예상했다. 예정처는 지난 9월 올해 종부세수가 정부의 세율인상 조치로 9100억원, 공시가격 상승 효과로 26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지난해 9·13 대책 후속 입법을 통해 종부세 과표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하고 과표 3억원 초과 구간에 대한 세율을 지금보다 0.2~0.7% 포인트씩 추가로 올려 최고세율을 2.7% 인상했다. 과표 94억원 초과 구간의 세율은 3.2%까지 뛰었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급격한 종부세 인상이 은퇴를 앞둔 시민들을 중심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 공시가격 10억원 주택을 2채 보유하고 있는 50대 A씨는 “지난해 종부세를 550만원 정도 납부했는데 올해는 종부세만 1320만원이 나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종부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고려하면 시가 13억~15억원 이상 주택에만 해당되는 만큼 실제 서민에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온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집값이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시세 차익을 본 이들에게는 당장 종부세의 위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10가구 중 7가구 반값 월세…진화하는 ‘서울표 청년주택’

    10가구 중 7가구 반값 월세…진화하는 ‘서울표 청년주택’

    SH공사가 선매입… 임대료 하락 효과 공공임대 포함 물량 70% 반값 이하로 주택 면적 30%까지 일부 분양형 도입 에어컨·인덕션 의무화… 주거비 지원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서울시의 주거 복지 핵심 정책인 ‘역세권 청년주택’이 지난 8월과 이달 두 차례 진행된 입주자 모집에서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 장한평역에서 1분 거리(75m) 초역세권에 자리한 성동구 용답동 역세권 청년주택은 이달 민간 임대주택(특별물량) 청약 경쟁률이 173대1까지 치솟았다. 2·6호선 합정역에서 200~300m 거리로 더블 역세권인 마포구 서교동 청년주택은 공공 임대주택 청약 경쟁률이 143대1을 기록했다. 하지만 역세권 청년주택에는 청년 주거난 해소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그간 ‘임대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30% 수준인 공공 임대주택은 20%에 불과하고 주변 시세의 85~95%인 민간 임대주택이 8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비 회수가 어려워 민간 사업자들의 참여도 활발하지 못했다. 서울시가 이런 문제점을 대폭 손질한 ‘역세권 청년주택 혁신방안’을 26일 내놨다. 핵심은 주변 시세의 반값 이하인 저렴한 청년, 신혼부부 주택을 전체 물량의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공공주택을 늘리고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시는 ‘서울주택공사(SH공사) 선매입’과 ‘일부 분양’ 방식을 새로 도입한다.‘SH공사 선매입형’은 주택 연면적의 30%까지 SH공사가 먼저 매입해 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주변 시세의 30% 이하 임대료로 공급하는 공공 임대주택 20%에 더해 주변 시세의 50% 이하 임대료로 공급하는 물량이 50%(선매입 30%+특별 공급 20%)로, 전체 물량의 70%를 시세의 반값 이하로 내놓을 수 있다. SH공사가 선매입한 물량이 공공 임대주택이 되는 식이다. ‘일부 분양형’은 주택 연면적의 30%까지 분양을 허용한다. 이를 통해 기존 공공주택 20%에 늘어나는 민간 특별 공급 물량 20%, 총 40%의 물량을 주변 시세 반값 이하로 공급한다. 분양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해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분양이 허용되더라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거나 그와 비슷한 조건으로 제도를 만들 예정이라 매매가격은 주변 시세 이하로 형성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를 키우는 신혼부부 등을 고려해 주거 환경 질도 대폭 개선한다. 전용면적 14㎡(약 4평) 내외였던 1인 청년 주거 면적은 14~20㎡로, 전용면적 30㎡ 내외였던 신혼부부용은 30~40㎡로 넓힌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인덕션처럼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가전과 가구는 ‘빌트인’으로 의무화한다. 입주자들의 비용 부담은 덜고 편의는 높이려는 취지다. 주변 시세의 85~95%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민간 임대주택 거주 청년과 신혼부부에게는 주거비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3인 이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신혼부부는 120%) 이하인 동시에 자산이 2억 3200만원(신혼부부 2억 8000만원) 이하면 최대 4500만원(신혼부부 6000만원)의 보증금을 무이자로 지원한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절차 간소화, 건설 자금 지원 등을 제공하면 민간 사업자가 역세권(역 승강장에서 350m 이내)에 주거 면적의 100%를 임대주택으로 지어 청년과 신혼부부(19~39세)에게 공급하는 정책이다. 2022년까지 8만호 공급이 목표다. 올해 광진구 구의동을 시작으로 서대문구 충정로3가, 서교동, 용답동, 종로구 숭인동 등 5곳(1894호)의 역세권 청년주택이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내년에는 13개 단지 4270호, 2021년에는 8개 단지 1901호가 청년들의 삶터가 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분양가 손 못 대는 건설사… 발코니 확장비만 천정부지

    분양가 손 못 대는 건설사… 발코니 확장비만 천정부지

    지난해 경기 과천시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직장인 이모(41)씨는 분양가격 외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옵션 가격에 깜짝 놀랐다. 빌트인 가전이 시중 가격보다 비싼 데다 최근 필수가 되고 있는 발코니 확장 비용이 2000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최근 지인이 서울 신길뉴타운의 전용 84㎡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발코니 확장비로 1200만원을 냈다고 들었는데, 자신이 분양받는 아파트(전용 59㎡)가 이보다 좁은데도 두 배 가까이 비싼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분양가격이야 토지비를 포함하고 설계도 달라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확장비는 말 그대로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를 확장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발코니 확장비 책정 기준 비공개 발코니 확장비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억원에 달하는 아파트값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데 수천만원에 이르는 발코니 확장비가 부담이 돼서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 책정 기준도 공개되지 않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및 2019년 공공분양아파트 발코니 확장 선택 비율’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공급된 8개 단지 공공분양(신혼희망타운 포함) 아파트 6168가구가 모두 발코니 확장형으로 계약됐다. 최근 아파트 설계가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확장하지 않으면 거실이나 방이 좁게 느껴진다. 또 계약자가 입주 후 개별적으로 발코니를 확장하면 누수와 결로 등의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대부분 분양 때 선택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2018~2019년 공공분양 아파트 단지의 발코니 확장 비용을 발코니 확장 면적으로 나눠 평당가로 계산하면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 S4블록 전용 51㎡ 아파트가 3.3㎡당 52만 6199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 A3-3b블록 전용 55㎡A형과 55㎡A-1형은 3.3㎡당 232만 6408원으로 시흥시 은계지구의 4.4배나 됐다. 또 경기 화성동탄2 A85블록 전용 84㎡A형도 3.3㎡당 76만 7336원이었지만, 같은 단지 전용 74㎡B형은 146만 9779원으로 두 배 가까이 비쌌다. LH 관계자는 “단순히 거실과 방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중창 설치도 이뤄져서 생각보다 비용이 증가한다”면서 “여기에 주방 싱크대 공사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고 구조에 따라 또 달라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간아파트 확장비 3000만원 육박 그나마 LH가 택지를 조성해 분양하는 아파트의 경우 발코니 확장비도 심사를 받아야 해 상황이 나은 편이다. 민간분양 아파트는 말 그대로 발코니 확장비가 고무줄이다. 내년 6월 입주를 앞둔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전용 84㎡)의 경우 확장비가 타입에 따라 2659만 1000원에서 2953만 9000원으로 책정됐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강모(41)씨는 “발코니 확장을 고려했지만 3000만원이나 들어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확장을 선택하지 않으면 집 구조가 이상해져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속은 느낌이 드는 것은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수천만원대의 확장비는 수도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부산 동래구 ‘힐스테이트 명륜2차’의 3.3㎡당 분양가는 1609만원으로 나왔는데, 발코니 확장비는 전용 84㎡ 기준 2400만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민간 아파트에선 정부가 분양가 규제를 강화하자 발코니 확장비를 인상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고분양가 아파트에 보증을 해 주지 않는 방식으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6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지로 선정해 고분양가 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아파트 건설사업을 하는 A씨는 “민간 건설사와 개발사들이 아파트를 짓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서 “HUG나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의위원회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보다 발코니 확장과 추가 옵션을 통해 수익을 챙기는 게 손쉬운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심사 참고 기준 있지만 무용지물 결국 발코니 확장이 부동산 개발업체와 건설사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 당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5곳이 5년간 발코니 확장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2조 4436억원에 이른다. 포스코건설은 공급한 일반가구 중 99.9%, GS건설 99.0%, 대림산업 98.6%, 현대산업개발 98.0%, 대우건설은 97.9%가 발코니를 확장했다. 업체별로는 대우건설이 6582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고 포스코건설이 5965억원으로 뒤따랐다. 이어 GS건설(4482억원), 대림산업(4103억원), 현대산업개발(3204억원) 등도 각각 수천억원대의 수입을 발코니 확장에서 얻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불과 5~6년 전 아파트 분양시장이 가라앉았을 땐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 줄 정도로 실제 드는 비용이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는 2008년부터 ‘공동주택 발코니 확장비용 심사 참고 기준’을 마련해 아파트 분양 때 추가 선택품목인 발코니 확장에 대한 적정한 가격책정 심사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기준은 2015년 3월 한 차례 개정됐는데 ▲단열창 ▲골조 및 마감 ▲가구 및 특정 인테리어 등 품목별로 기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열창의 경우 발코니 확장으로 이중 단열창(PVC창호+22㎜복층유리)을 설치하면 ㎡당 19만원을 단열창 공사비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선택 비율 높은 품목들은 분양가에 넣어야 문제는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택지 아파트는 분양가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해당 기준을 참고하지만 민간 아파트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4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효력을 발휘해도 발코니 확장비를 비롯한 옵션비는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아 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발코니 확장비와 중문 등 선택 비율이 높은 품목들을 분양가에 포함해 계산하고 소비자가 원하지 않을 땐 ‘마이너스 옵션’(소비자가 지정하는 마감 공사나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4월 안에 분양하는 단지들 중 상당수가 발코니 확장뿐 아니라 기본 품목들을 옵션으로 돌려 수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드러난 한남3구역 ‘퍼주기 입찰’… 7조대 사업 물거품 될 수도

    드러난 한남3구역 ‘퍼주기 입찰’… 7조대 사업 물거품 될 수도

    ‘사업비 무이자 대여’ 등 20여건 위반 소지 3.3㎡당 7200만원·임대 제로 위법성 우려 불법 판단 땐 2년간 입찰 참여 제한 검토 공급 부족으로 되레 집값 자극 우려도정부가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에 ‘검찰 수사 의뢰’와 ‘입찰 무효화’라는 철퇴를 내린 것은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과도한 이익을 제공하는 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집값 안정에 반하는 행위로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건설업계 관행으로 사실상 묵인돼 왔던 이주비와 사업비 이자 지원 등의 조건들이 이번에 모두 불법으로 규정된 만큼 앞으로 정비사업 수주전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밝힌 한남3구역 시공권 입찰 참여 업체인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 사항은 20여건이다. 도정법 132조는 추진위원, 조합 임원 선임, 시공사 선정 등과 관련해 금품·향응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공사비 20%의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시공사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달 11일부터 서울시와 함께 특별조사를 진행한 결과 3개 건설사가 공통으로 내세운 조건인 ‘조합사업비 무이자 대여’가 직접적으로 조합원에게 금전적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GS건설이 내건 3.3㎡당 분양가격 7200만원(분양가 상한제 미시행 조건)과 대림산업의 임대아파트 제로 추진 등도 위법성이 크다고 봤다.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임대주택 건설 확대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3개 건설사가 제시한 조건들이 모두 정책 방향을 무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강남권과 용산의 재개발·재건축 수주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조합에 과도한 이익을 제시한 게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권과 용산, 마포 등의 재개발·재건축 가격이 뛰는 데는 건설사들의 직간접 이익 제공이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사업 규모 7조원의 강북 대표 사업장”이라며 “그런 곳에서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시장 안정 정책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조건을 제시했으니 정부가 칼을 빼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되레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부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3개 건설사에 대해 2년간 정비사업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후속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이 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 시점부터 입찰 참가 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다만 법원 확정 판결까지 수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당장 이들의 입찰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건설업계는 이번 국토부의 정비사업 수주전 감독 강화로 앞으로 수주전 양상도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현대건설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이사비 명목으로 7000만원을 조합원들에게 제시했다가 제재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3구역의 처분 결과에 따라 시공권 수주전 양상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남3구역 조합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결국 정부 뜻에 따라 재입찰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무리하게 시공사 선정을 했다가 입찰 무효 판정과 법적 제재를 받을 경우 한남3구역 사업이 몇 년 뒤로 밀릴지 모른다”면서 “28일 예정된 합동설명회에서 3개 건설사에 제시 조건 변경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에 모두 5816가구를 건설하는 사업. 강북 최고의 뉴타운 사업인 한남뉴타운 5개 재개발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서울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다. 앞서 개발된 한남동의 ‘한남 더 힐’이 전용 59㎡가 20억원대에 거래되는 등 고가 주택으로 자리잡으면서 건설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사설] 끊어진 계층 사다리에 국민 절망 깊어 간다

    열심히 살면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은 강건한 사회를 만드는 씨앗이다. 그런 맥락에서 통계청의 ‘2019 사회조사’ 결과를 보자면 암담함을 떨치기 어렵다.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이동 가능성에 대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28.9%에 그쳤다.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자신의 자식이 계층 상승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 등의 자조 섞인 말들이 괜히 확산한 게 아니었다. 이번 조사에서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긍정 답변은 2년 전보다 0.4% 포인트 줄었으며, 10년 전보다는 무려 20% 포인트나 급감했다. 아무리 노력한들 자식들이 나보다 더 잘살 수 있다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상층이라고 생각할수록 본인과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높게 봤고, 그 반대 경우는 낮게 봤다. 현실만큼이나 인식에서도 ‘수저계급론’이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끊어진 계층 이동 사다리는 사회의 활력을 심각하게 저해시킨다는 점에서 방치할 수 없는 사회악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일상 언어로 굳어지는 세태야말로 노력의 결과를 얻을 수 없어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으로 읽어야 한다. 부모의 경제력이 그대로 자식의 미래를 결정짓는 참담한 실제 사례들이 사회지도층 인사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불거지고, 치솟는 아파트값과 부동산 광풍 속에서 ‘부동산=사다리’라는 인식이 팽배한 현실이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은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진 실상과 결코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 없다. 통계청의 현실 조사는 정부의 정책에 다각도로 스며들어 계층 고착화를 완화하는 장치로 활용돼야 의미가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사회 양극화를 해소할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 사다리가 복원된 사회여야 희망을 말할 수 있다.
  • [데스크 시각] 부자들을 위한 로또/주현진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부자들을 위한 로또/주현진 사회2부장

    서울 중구 남산타운 아파트에서 첫 살림을 시작한 대기업 차장 이모(44ㆍ여)씨는 2014년 아크로리버파크 30평형(84㎡)을 분양받았다. 분양가는 3.3㎡당 4130만원 수준으로 총 12억 5000만원 선이었다. 평균 청약 경쟁률이 17.4대1이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당시 프리미엄이 2억원까지 치솟아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팔기 위해 택시를 타고 한강을 건너다가 마음을 돌린 적도 있다고 한다. 눈앞에 펼쳐진 한강과 중ㆍ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두 아들을 생각하면 이만한 환경과 학군을 가진 곳이 없는 만큼 은행에 다니는 남편과 열심히 벌어서 빚을 갚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2016년 입주해 3년째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모씨의 집은 이제 평당 1억원에 육박한다. 로또 당첨 확률이 800만분의1이라는데 30억원짜리 아파트에 당첨된 그녀는 세후 기준 로또 1등에 두 번은 당첨된 ‘행운의 사모님’이다. 요즘 부동산 시장의 핫이슈인 분양가 상한제가 촉발한 ‘로또 청약’ 광풍이 거세다. 택지비와 건축비를 더한 수준으로 분양가를 제한하는 분양가 상한제는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해 억대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로또’로 통한다. 지난 11·6 부동산 대책에서 부동산 불패 주역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새 강자로 떠오른 영·마·용·성(영등포·마포·용산·성동)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 27개 동에 대해 적용한다고 발표한 뒤 비적용 지역에서도 신고가 단지가 속출하는 가운데 분양시장에선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1977년 박정희 정권 때 처음 도입됐고, 노태우 정권인 1989년에 원가연동제 방식으로 적용됐다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말 경기 활성화 명목으로 없어졌다. 그러다가 참여정부 때인 2005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공공택지 내 전용 84㎡ 이하 아파트부터 적용했고, 2007년엔 민간택지까지 확대 적용했으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사라졌다. 현 정부는 경기야 어찌 됐건 일관성 있게 계속 적용했더라면 강남 집값이 오르지 않았을 텐데 정책이 갈지자 행보를 보여 집값이 오른 것이라며 앞으로 일관성 있게 시행하면 효과가 있다는 논리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옛날처럼 강남에서 나올 물량은 거의 없다. 물량도 별로 없는데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발표로 오히려 물건이 귀해지니 값이 더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무엇보다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더라도 일반인이 강남 아파트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강남권 적용 지역에서 처음 공급된 ‘르엘 신반포 센트럴’ 아파트의 예상 분양가는 30평대(84㎡)가 16억원 수준이다. 지난 8월 인근에서 거래된 잠원동 신반포 자이(85㎡)에 비해 10억원 정도 낮아 당첨만 되면 ‘로또 청약’이라며 사람을 흥분시키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10억원 이상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부자들만 살 수 있다. 결국 재건축 조합원이 가질 부를 일반분양받는 다른 부자에게 넘겨주는 것 이외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분양가 상한제는 일반인에겐 먼 나라 이야기다. 서울의 주택공급률은 100%에 육박한다.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집을 독점하는 게 문제다. 정부는 강남에만 투자하지 말고 베드타운에 머물러 있는 비강남권을 일자리가 있고 교통이 편하며 교육 여건이 좋은 곳으로 만드는 접근을 해야 한다. 부자 로또 당첨자보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jhj@seoul.co.kr
  • ‘청포자’ 30대 서울 아파트 큰손 됐다

    지난달 매입 비중 31%… 40대보다 높아 30대 젊은층이 서울 아파트 구매 ‘큰손’이 됐다. 부양가족, 무주택 기간 등 청약가점으로는 중장년층보다 당첨 확률이 떨어지니 차라리 ‘청포자’(청약 포기자)를 자처하고 기존 아파트로 눈을 돌려서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달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0대의 매입 비중이 31.2%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1위였다. 40대(28.7%)와 50대(19.0%)를 여유 있게 따돌리는 수치다. 통상 주택 매입 비중은 취학 자녀를 둔 40대의 비중이 가장 높다. 자녀의 학교를 고려해 집을 옮겨서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40대가 29.3%로 20대(24.3%)보다 5% 포인트 이상 높다. 하지만 서울의 30대는 달랐다. 올해 4월부터 7월까지는 40대의 매입 비중이 1위를 차지하다가 8월부터 30대 매입 비중이 30.4%로 40대(29.1%)를 추월하기 시작해 3개월 연속해서 매입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지난달 2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도 3.1%를 기록하며 지난 5월(3.3%)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서울의 2030이 내 집 마련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정부 정책과 맞닿아 있다. 최근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가점 대상이 확대된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로또 아파트’가 늘면서 서울 지역 청약경쟁률이 최대 수백대1에 달할 만큼 급격히 높아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7월부터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도입 계획이 공론화되면서 청약가점에서 불리한 30대들이 확률이 희박한 상한제 대상 아파트를 포기하고 적극적으로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선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올해 부동산 창업, 작년보다 32% 급감

    올해 부동산 창업, 작년보다 32% 급감

    전체 창업기업 6만 8000여개 줄어올해 1~9월 부동산업 개인 창업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여개 줄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5일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올 1~9월 전체 창업기업 수는 94만 5322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6만 8417개) 줄었다. 지난 9월 중 창업기업 수는 9만 572개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3.2%(1만 3796개) 감소했다. 부동산업 창업 감소세가 뚜렷했다. 올 1~9월 부동산업 창업 수는 18만 9910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6%(8만 7878개) 급감했다. 전체 창업기업 감소분보다 많았다. 이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포함해 정책적 요인 때문에 일시적으로 늘었던 부동산업 개인 창업이 올 들어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1~9월 부동산업 개인 창업은 2016년 18만 1611개, 2017년 21만 6952개, 지난해 27만 517개로 증가했다가 올해 17만 9295개로 뚝 떨어졌다. 실제로 부동산업을 제외한 올 1~9월 창업기업은 75만 5412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했다. 특히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기술창업 수는 16만 6326개로 5.5% 증가했다. 기술창업은 정보통신, 과학 등 기술 기반 창업을 뜻한다. 전통 서비스업 중 도소매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고, 숙박·음식점업 창업도 0.6% 늘었다. 여성 창업기업은 8.6% 줄어든 43만 6388개, 남성 창업기업은 5.1% 감소한 50만 8371개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30세 미만 창업이 4.5% 증가했고, 기술창업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국민 28%만 “자식세대,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무너지는 계층 사다리… 확산되는 ‘수저 계급론’

    국민 28%만 “자식세대,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무너지는 계층 사다리… 확산되는 ‘수저 계급론’

    낙관적 전망, 10년 전보다 19%P 급감 48% VS 21%… 금수저·흙수저 격차도“내 자식만큼은 나보다 더 잘 살겠지….” 부모라면 누구나 갖고 있기 마련인 희망사항이다. ‘계층 상승의 사다리’는 개인에게는 당장의 고된 삶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자 사회가 건강하게 굴러 돌아갈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 이들이 10년 전 절반 수준에서 지금은 4분의1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개천용’에 대한 희망이 줄어든 자리를 체념이 채우는 사회적 병리 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25일 이런 내용의 ‘2019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사회참여 등 10개 사회 지표를 5개씩 나눠 2년 주기로 조사한다.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은 28.9%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조사였던 2017년(29.5%)보다 0.6% 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48.3% 대비 19.4% 포인트 급감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식 세대에 대물림된다는 ‘수저 계급론’이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본인 세대에서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 비중은 2년 전과 동일한 22.7%를 기록했지만 10년 전(37.6%)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금수저’일수록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 반면 ‘흙수저’일수록 비관적으로 여기는 비율이 높았다. 스스로 ‘상층’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 48.6%는 ‘자녀 세대에서 계층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반면 이 비율은 ‘중층’에선 33.1%, ‘하층’에서는 21.5%로 급락했다. 이런 추세는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자산 격차가 커지는 동시에 소득 격차도 더욱 벌어지면서 자포자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실제로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을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3분기 기준으로 2015년 4.46배에서 올해 5.37배로 벌어졌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계층별 격차가 벌어질수록 계층 간 이동도 어려워진다”면서 “교육 기회와 재정의 재분배 기능 확대 등으로 소득을 재분배하려는 노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생활 여건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48.6%로, 2017년(41.1%)보다 7.5% 포인트 높아졌다. ‘사회보장제도가 좋아졌다’는 응답이 2년 전 45.9%에서 올해 60.8%로 크게 늘었다.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복지정책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경기 부진을 반영하듯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내년에 가구의 재정 상태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는 22.2%로, 2년 전보다 2.8% 포인트 증가했다.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23.4%로 3.1% 포인트 줄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우선하는 인식도 강화되는 추세다. ‘일을 우선한다’는 응답 비중은 42.1%로 2년 전 조사(43.1%)보다 1.0% 포인트 낮아졌다. ‘가정을 우선한다’는 비율도 13.7%로 0.2% 포인트 줄었다. 반면 ‘둘 다 비슷하다’는 답변 비중은 44.2%로 1.3% 포인트 상승해 ‘워라밸’을 선호하는 이들이 ‘일을 우선한다’는 이들보다 처음으로 많아졌다. 이 밖에 올해 처음 조사한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 항목에서 ‘우리 사회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응답한 이들이 50.9%로, ‘믿을 수 있다’는 응답(49.1%)을 소폭 상회했다. 불신 풍조가 그만큼 만연해 있다는 뜻이다.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자고 나면 1억씩 뛰어 무서울 지경”… 상한제 비웃는 집값

    “자고 나면 1억씩 뛰어 무서울 지경”… 상한제 비웃는 집값

    “과천 일대 대표적 인기 단지인 래미안슈르는 전용 84㎡가 두 달 새 1억 5000만원 가까이 올랐어요. 8월에 12억 5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엔 13억 9500만원에 계약됐고 지금 호가는 최고 16억원이에요. 한 달에 1억원씩 오르는 꼴인데 지금도 계속 오르는 추세예요.”(경기 과천 별양동 공인중개업소)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5㎡는 9월에 28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말엔 자사고 폐지 소식이 전해진 후 호가가 2억원 올랐어요.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24억원에 팔렸는데 지금 25억~26억원 수준으로 한 달 새 1억~2억원 뛰었습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공인중개업소)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발표한 지 보름이 지났다. 하지만 민간시장의 가격까지 개입하는 고강도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집값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더 많이 올랐다. 21주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고 2018년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9월 말 이후 주간 단위로는 가장 큰 폭(0.10%)으로 뛰었다.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된 과천과 부산 등 상승지역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최근 최고가 경신 단지도 수두룩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가격(18일 기준)은 전주 0.09%에서 0.10%로 상승 폭이 더 확대됐다. 상한제 지역이 집중된 강남4구 아파트값은 0.14% 뛰어 역시 9·13 대책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수요보다 매물이 부족한 데다 풍부한 유동성, 저금리까지 영향을 미친 탓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시 확대와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폐지 등 대입제도 변화까지 분양가 상한제와 맞물려 강남권 등 기존 명문 학군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도 많다. 지난달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59㎡는 22억 80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정부가 올해 첫 부동산 시장 합동 현장점검에 나선 곳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도 34억원에 거래돼 ‘평당 1억원’ 시대를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아파트 가격은 서울을 중심으로 여전히 상승 국면에 머물고 있다. 상승세는 사업이 잠정 중단된 초기 재건축 단지까지 옮아 붙었다. 대치동 은마 전용 84㎡는 지난달 초 최고가인 21억 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23억원까지 부르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얘기다. 분양가 상한제로 새 아파트 공급이 위축되면 장기적으로 재건축 단지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서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간 지역도 오름세는 마찬가지다. 양천구는 학군이 우수한 목동신시가지 일대 집값이 부쩍 올랐다. 목운초·중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신시가지 7단지, 목동트라팰리스 등은 아예 매물 자체가 잠겨 버렸다. 집값 상승세는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부산 해운대·수영·동래구의 최근 1년간 주택가격 누적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조정대상지역으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서 제외했지만 이후 해당 지역의 주요 아파트 가격은 원정 투자자까지 몰리며 며칠 새 5000만~1억원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인근 주민들과 부동산시장에서 “자고 나면 1억원씩 뛰어 무서울 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과천 역시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0.89% 올랐을 정도로 집값 과열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상승률이다.●르엘 대치 청약 경쟁률 212.1대1 ‘광풍’ 정부가 서울에 1차로 지정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최근 청약 쏠림 현상도 확연하다. 대표적으로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평균 당첨 가점은 모든 주택형에서 70점을 넘겼다. 전용 59㎡·84㎡A·84㎡B에서는 청약 최고 가점은 79점이었다.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이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이어야 나오는 사실상 만점(84점)에 가까운 점수다.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2지구를 재건축하는 ‘르엘 대치’의 청약 경쟁률은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212.1대1을 기록했다. 이들 두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전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유예기간(내년 4월 29일)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해 상한제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상한제 시행 후 가격이 낮아지면 오히려 건설사의 아파트 등 공급물량이 줄어들어 기회가 줄어들까 봐 가점이 높은 예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려서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이달 말부터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 보면 집을 팔려는 수요가 늘면서 매물이 증가하고 가격도 안정되는 등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예컨대 용산구 한강로의 공시가격 19억 2000만원짜리 주택 보유자가 공시가격 9억원짜리 아파트 1채만 더 갖고 있어도 올해 종부세는 세 부담 상한인 2000만원까지 오른다. 재산세 880만원을 합친 올해 총보유세는 3000만원에 육박한다. 이런 사람들한텐 내년 이후가 더 문제다. 올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5%로 상향됐고 내년에는 90%, 2022년에는 100%까지 올라 앞으로 공시가격이 한 푼도 오르지 않아도 보유세 부담은 계속해서 증가한다. 하지만 종부세가 인별 합산이어서 부부 간 증여를 십분 활용해 부부 공동명의로 소유권을 분산하거나 사전증여하면 집값 안정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추가 대책 나올까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재 흐름이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이 본격 시행된 2006~2007년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당시 참여정부는 버블 세븐 지역 거품을 빼기 위해 대출·청약·세제(종합부동산세 도입), 차익환수(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규제를 만들고 지금처럼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해 서울 집값은 오히려 30%가량 치솟았다.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007년 5만 가구에서 2008년 2만 1900가구로 급감하면서 2008년 서울 집값은 9.56% 올랐다. 분양가 상한제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까지 줄어 새 아파트 공급이 축소되면 참여정부 때처럼 가격 상승 여파가 더욱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도 크다. 여전히 서울 주택시장에 진입하려는 수요는 많고 집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집값이 계속 꿈틀대면 정부가 앞서 나온 규제책을 더 조이는 식으로 정책을 이어 갈 것으로 본다.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축소 등이 그중 하나다. 현재 1주택자가 9억원 이하 집에 2년 이상 거주하고 나서 팔면 양도세를 감면받고 9억원이 넘더라도 10년 이상 보유하면 차익의 80%까지 세금을 공제받는데 이 혜택을 줄이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을 계속 올려 보유세(재산·종합부동산세)를 늘리거나 재건축 연한을 현행 30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하는 방법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용적률을 확대하거나 규제 문턱을 낮춰 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재명, 임기내 공공임대주택 4만1000가구 공급하겠다

    이재명, 임기내 공공임대주택 4만1000가구 공급하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대한민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부동산 불로소득’”이라며 “임기내 자체 예산으로 4만10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남양주시 다산진건 공공택지지구에서 열린 ‘다산역 경기행복주택’ (970가구) 입주식에서 “일을 하고 노력해서 성과를 만들기보다는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 자산을 만들겠다는 심리가 팽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일할 자리가 부족한 것이 첫번째 문제고, 두 번째는 건물주가 아이들의 꿈이 되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 되는 체계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최근 ‘달팽이도 집이 있는데 나는 왜 집이 없나’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집 때문에 고생하고 좌절하는 나라를 바꿔야 한다”라며 “임기 내에 경기도 자체 예산만으로 4만10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제일 나쁜 자리에 임대주택을 짓는 경향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가장 좋은 위치에 싸고 품질 좋고 장기간의 임대가 보장되는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질 수 있도록 정책의지를 갖고 실행해달라”고 강조했다. 남양주 지역에 첫 조성된 ‘다산역 경기행복주택’은 지상 17~29층, 지하 1층, 4개동, 970가구 규모로 지난 9월 준공됐으며 도비와 경기도시공사 사업비 689억원을 포함해 사업비 1318억원이 투입됐다.전용면적은 24㎡(123호)·33㎡(65호)·36㎡(586호)·44㎡(196호) 등 총 4개 유형으로 신혼부부(338가구), 청년(460가구), 대학생(45가구), 고령자(84가구), 주거급여수급자(43가구) 등에게 공급되며 전체 970가구 가운데 현재까지 650가구의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다산역 경기행복주택’은 공동육아나눔터, 작은도서관, 경로당, 피트니스센터, 공동세탁실, 무인택배실 등은 물론 지난 11일부터 개원한 ‘다산 누리봄 어린이집’ 등 입주민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기행복주택’은 국토교통부가 젊은층 주거안정을 도모하고자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의 개념에 ▲출산에 따른 임대료 지원 ▲신혼가구 육아공간 확대 ▲공동체 활성화 등 3대 특수지원시책을 더한 ‘경기도형 주거복지정책’이다. 임대보증금이 주변시세의 60~80% 수준으로 저렴한데다 표준임대보증금 대출이자의 40~100%(기본40%, 1자녀 60%, 2자녀 100%)를 경기도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한편 경기도는 오는 2022년까지 공급될 예정인 공공임대주택 20만호 가운데 1만호를 ‘경기행복주택’으로 조성해 공급하는 한편 공공임대주택 6만1000가구를 신혼부부, 대학생, 사회초년생에게 우선 공급함으로써 젊은 층의 주거안정을 통해 결혼을 유도하고, 저출산을 극복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송파 청년들이 말하는 청년정책 “경제, 일자리 지원 급선무”

    송파 청년들이 말하는 청년정책 “경제, 일자리 지원 급선무”

    서울 송파구가 청년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었다. 구 청년정책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데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청년들은 일자리와 주거 등 경제적 지원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송파구는 지난 17일 오후 2시 구청 대강당에서 ‘송파 청년대토론회’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만 19~39세 관내 거주 혹은 구 소재 직장에 다니는 청년 20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약 3시간에 걸쳐 일자리, 설자리, 놀자리, 잘자리 등 4개 분야에 대해 토론을 펼쳤다. 이후 현장투표를 통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정책 순위를 정했다.일자리에서는 ‘송파청년을 위한 기본소득 보장 의무화’(32표), 설자리에서는 진로부터 취업과 창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청년 해보자! 대학 운영’(28표), 놀자리에서는 청년만을 위한 ‘문화공간 지원’(임대료, 인테리어, 도시재생)(37표), 잘자리에서는 ‘청년 공인중개사를 고용해 1인 가구와 청년 부동산 계약 지원’(45표)이 각각 뽑혔다. 이밖에도 참가자들은 구 취·창업 멘토링 실시, 취·창업전문학교 개설, 관내 거주를 위한 지원정책 추진, 아파트 및 주택 분양시 1·2인가구에 제공 확대, 전세보증보험가입 보증금 지원 등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관심을 보였다. 송파구는 전체 인구 약 68만명 중 청년 인구가 약 31%에 달하는 지역 특성상 실효성 있는 청년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현장에서 뽑힌 4개 분야별 우선순위 정책은 향후 송파청년네트워크 간담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3월 토론회에 참여했던 청년들을 다시 한번 초청해 구체화된 사업 시행 방안에 대한 정책제안 발표회를 개최한다. 한편 송파구는 지난 8월 청년문제에 관심이 있는 관내 청년들을 모아 송파 청년네트워크를 구성했다. 현재 모두 36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간담회, 워크숍 등을 통해 청년 문제를 발굴하고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구정에 반영하거나 서울시나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인영 “소득분배 개선 반가운 소식”

    이인영 “소득분배 개선 반가운 소식”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의회외교 차원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함께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분위 소득분배가 개선됐다”고 밝혔다.이 원내대표는 “형편이가장 어려운 1분위에 속한 분들의 가계소득 상승 폭이 지난 3분기 4.3%로 크게 늘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소득분배 개선”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모든 계층의 소득이 상승했고, 최상위 20%와 하위 20% 소득의 배율을 표시하는 ‘균등화 가처분소득 5분위 배율’도 계속 악화하다가 이번에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조금 더 길게 보면 이번 소득분배 개선은 서민 가정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고령화, 온라인쇼핑 확대 등 분배를 악화시키는 사회 구조적 변화가 계속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된 기초생활 보장 대상자 지원 확대, 청년을 위한 국민취업지원제 도입, 기초연금 인상 대상자 확대 등 취약층 소득 보전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 만전들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주택 정책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2013년 이래 가속화되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매우 둔화했다”며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에 지나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억제 정책을 편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계부채 증가율이 경제 전체의 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전 세계적 저금리 정책이 가계부채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경제부처 및 한국은행 측과 잘 상의해 가계부채가 급등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원내대표는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주택가격 상승이 가속화되지 않도록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면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3당 원내대표는 오는 25일 귀국해 방미 결과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양도세 손질·수도권 교통망 확충…주택 수요 억제·공급 확대 병행해야

    양도세 손질·수도권 교통망 확충…주택 수요 억제·공급 확대 병행해야

    2019년 서울 주택가격의 상승은 대한민국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주택 구입을 보류한 사람들은 그 사이에 하늘 높이 뛰어버린 주택가격에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청약기회도 기대할 수 없는 20~30대 청년층들은 그들만의 리그인 청약시장을 보면서 ‘이것이 공정한 사회인가’라는 날 선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유주택자도 특정지역의 아파트만 급등하는 상황에 허탈해한다.(그래픽 1)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매년 각종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강력한 정책까지 시행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은 이러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최근의 변화는 단순한 시장 상황의 변화보다 더 큰 변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서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쉽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주택가격 상승의 메커니즘 최근의 서울 주택가격 상승은 과거와 달리 일부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 배경에는 사회적 여건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은 급속히 냉각되었으며,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하우스푸어, 미분양은 주택 부문의 최대 과제로 등장하였다.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전세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전세가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액만을 투자해 주택을 소유하는 ‘갭투자’로 이어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교통 여건의 악화로 신도시 거주자들의 서울 회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조성된 1기 신도시, 그리고 2000년대 조성된 2기 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교통망 확충이 지연되면서 장거리 출퇴근의 어려움이 커졌다. 여기에 맞벌이의 일상화가 진행되면서 장거리 출퇴근을 포기하고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이주를 선택하는 수요가 점차 증가했다. 맞벌이의 증가는 서울 주택 수요 증가 이외에 주택 구입에 동원할 수 있는 자본금의 확대를 가져왔다.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되었던 저금리와 맞물리면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직주근접 및 갭투자 수요는 2000년대 초반 시작되어 당시 완공되기 시작한 마포·공덕 등의 뉴타운 및 재개발 지역에 집중되었다. 편리한 교통과 양호한 거주여건,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가격은 곧 수요의 확대를 가져왔으며, 이 과정에서 주택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실수요자는 물론 갭투자자 역시 큰 수익을 거두었다. 이렇게 마포·용산·성동을 중심으로 시작된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이후 서울 강남권으로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됐다. 정부는 이러한 상승 추세에 대하여 다주택을 보유한 투기적 수요와 유동성 과잉에 따른 결과로 진단하였으며, 여기에 맞춰 주택담보대출비율의 하향 조정,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주택 보유자들은 기존주택을 매각하기보다는 임대주택 등록을 통해 정책의 변화가 나타날 때까지 매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응하였다. 이 과정에서 주택 거래량의 급감이 나타났고 이는 소규모 거래에도 주택가격의 급변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여의치 않게 되자 주택 구입 희망자들은 법인 설립을 해 우회 대출을 하고, 더불어 부모 등 친인척 간의 지원을 통한 자금을 확보하면서 주택 구매 수요는 지속되었다. 즉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의 한 원인에는 아파트를 매개로 한 부의 세대 간 이전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 2)한편 공급 측면에서는 택지의 부족으로 기존 주택에 대한 재건축·재개발에서만 신규 주택공급이 가능할 뿐이라,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났는데, 이를 막기 위해 재건축 및 재개발에 대한 각종 규제를 강화해 신규 공급이 오히려 감소하게 되었다. 정부는 서울과 연접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2기 신도시 공급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신규 공급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제시한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에 대한 의구심 탓에 과거와 같은 시장 안정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공급과 분양가 상한제, 자금 출처 조사 강화 등의 대책으로 시장 안정화를 꾀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다. ●수요억제를 위한 부동산 세제의 전면적 개편 현재 서울 주택시장은 백약이 무효라는 한탄과 지속적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요의 억제와 더불어 공급의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수요의 억제는 기본적으로 각종 세금을 통한 기대이익의 감소로, 공급은 신규 주택의 공급을 통해 이루어진다. 주택시장의 급등이 있을 때마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의한 투기적 수요로 간주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대출 제한으로, 신도시를 통한 외곽지역의 공급으로 대처하여 왔다. 그렇지만 2017년 이후 최근까지 정부의 이러한 정책들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또 종합부동산세로 이루어지는 보유세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징벌적 수준으로의 보유세 강화는 감정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으나, 필수재인 주택 보유에 대해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보유세 강화가 주택 수요의 감소와 매도 물량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볼 근거도 없다.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오히려 양도세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양도세는 기본적으로 1가구 1주택에는 보유 및 주거 요건을 충족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반면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중과하는 형태이다. 이러한 구조는 다주택보유는 악, 1주택 보유는 선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렇지만 본질적으로는 주택 매매를 통한 이익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주택자와 1주택자의 차이가 없다. 1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까지는 비과세 또는 저율과세를 유지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양도차액에 대해서는 거의 전액 환수에 가까운 고율의 과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여야 한다. 일정 기간에 걸쳐 주택 매매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의 상한을 설정한다면 주택을 통한 수익 창출은 일정 수준으로 제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의 규모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주택이나 다주택이든 관계없이 주택 매매를 통해 거둘 수 있는 비과세 상한을 가령 최초 주택 구매 이후 10년에 3억원 수준으로 한다면 이 수준의 이익을 실현한 사람들로서는 굳이 주택을 계속 보유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주택 보유를 통한 차익 실현 욕구는 감소하고 주택시장은 안정화될 수 있다. (그래픽 3)주택가격 안정화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보유세 강화’이다. 재산세와 종부세로 이루어져 있는 보유세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면 주택보유에 대한 부담이 커져서 주택을 매도할 것이며, 주택 구매 수요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논의의 근거로서 주택가격의 1~4%에 이르는 재산세를 매년 부담하는 미국 등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 등 높은 재산세율을 부담하는 국가들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재산세로 납부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세 납부에 대해 공제혜택을 부여해주며, 고정적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고령자의 경우 고지된 재산세를 주택 매매 또는 상속·증여 시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과세이연제도 등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우리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논은 거래세(취득세)를 부담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보유세 확대를 통한 수요 억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보유세 강화는 토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자를 대상으로 징벌적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 도심의 경우 최대 용적률 800~1000%까지 건물을 세울 수 있는 상업지역에 5층 내외의 낮은 건축물들이 많다. 이러한 토지 소유주를 대상으로 토지이용효율 수준에 따른 중과세가 이루어진다면 이들은 신규 건축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공급의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 부담에 그치지 않고 공급 확대로도 연결될 수 있도록 부동산 세제를 개혁해야 한다. ●수요 있는 곳에 대한 공급확대와 교통망 확충 근본적인 서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직접적인 공급의 증가, 그리고 교통망의 확충을 통한 간접적인 공급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직접적인 공급 증가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 각종 규제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된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을 가져올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공급량 확대가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한다. 그렇지만 재건축·재개발은 시장수요가 검증된 강남권 등 특정지역에만 집중될 수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억제와 지원으로 세분화된 정책이 요구된다. 대규모 주거지역이지만 선호도가 높지 않아 재건축이 용이하지 않은 서울 북부 등 외곽지역은 추가적인 용적률 제공 등을 통해 사업성을 개선시켜 재건축을 활성화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현재 200%, 250%인 용적률의 상향을 고려해야 한다. 가장 수요가 많은 서울 지역이 다른 지역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낮은 용적률 적용을 받고 있다는 것은 토지의 효율성 활용에 역행하고, 기존 토지·주택 소유자의 기득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1:1 재건축은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아파트의 공급 이외에 단독주택지나 빌라 등 다세대주택지의 거주환경 개선에도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 주택에서 제공 받을 수 없는 주차, 녹지 및 육아 등을 아파트에서는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다세대주택지 거주 환경 개선에 기여하지 않아 이들 지역들이 낙후되거나 난개발됨에 따라 주택 수요자들이 더 아파트로 몰리게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무엇보다도 교통망 확충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광역교통 2030’ 비전을 발표하는 등 철도를 중심으로 한 광역교통 확충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표명하고 있다.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투자 지연은 결국 한때 외곽으로 분산되었던 주택 수요를 다시 서울로 집중시킴으로써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을 가져왔음을 고려해볼 때 그동안 균형 발전 논리에 따라 지연되거나 억제되었던 수도권 교통망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그래픽 4)서울 주택시장의 급등은 과거와 달리 유동성의 확대와 부의 세대 간 이전, 사회적 구조의 변화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특정지역 주택가격 상승은 단순하게 세대 간 부의 이전뿐 아니라 계층의 고착화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과거의 패턴으로 대응하면 안 되는 이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택 패러다임인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넘어서는 양도세제 제도 개편 등의 근본적 변화와 함께 공급을 늘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 檢, 유재수·조국 동시 소환…‘감찰 무마’ 靑 윗선 향하나

    檢, 유재수·조국 동시 소환…‘감찰 무마’ 靑 윗선 향하나

    유, 금융위 국장 당시 금품 수수 의혹 추궁 曺, 진술 거부… 부인 정경심 부동산 동결검찰이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같은 날 동시에 불러 각각 조사했다. 수사하는 검찰청은 다르지만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유 부시장의 비위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터라 수사가 청와대 윗선까지 번질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21일 오전 9시 10분부터 유 부시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유 부시장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우선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유 부시장은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지낼 당시 자산운용사 등 감독 대상인 업체들과 유착해 이들로부터 자녀 유학비, 항공권 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러한 정황을 바탕으로 검찰은 유 부시장의 주거지, 부산시 경제부시장실, 관사, 관련 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최근 업체 관계자 조사에서 유 부시장에게 골프채, 이코노미 항공권 등을 지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이날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고 유 부시장을 직권면직했다. 한편 조 전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7시쯤까지 조 전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을 처음으로 조사한 지 일주일 만이다. 조 전 장관이 출석하는 모습은 이번에도 노출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이날도 진술을 거부했다. 조 전 장관이 지난 조사 때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만큼 이번 조사는 형식적으로 이뤄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현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분인 점을 감안해 ‘교수님’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졌다. 법원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재산보전을 받아들였다. 정 교수는 이 사건의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7억 9000만원 상당의 서울 성북구 상가를 처분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유 부시장의 금품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유 부시장의 비리와 관련된 감찰을 무마했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감찰 무마 의혹은 청와대 특감반 소속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지난 2월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이 부분을 수사하기 위해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최초 소환도 예측보다 한 달가량 늦어졌고, 두 번째 소환에도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로서는 조국 일가 수사는 전초전에 불과했다”며 “동부지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기 시작하면 조 전 장관도 수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고, 개인 비위가 아닌 업무상 문제인 만큼 혐의가 더 중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中지방정부 2925조원 부채 덫에… 의사·교직원도 ‘대출 앵벌이’

    中지방정부 2925조원 부채 덫에… 의사·교직원도 ‘대출 앵벌이’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루저우(汝州)시 지역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전화벨이 울리기만 하면 깜짝깜짝 놀란다. 그들이 받는 전화가 위급 환자를 빨리 치료해 달라는 의료적인 문제가 아니라 병원장이 거액을 마련해 오라고 대출을 부탁하는 ‘대출 앵벌이’를 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병원장은 루저우에 병원을 새로 지어야 한다며 건설비 명목으로 대출을 받아 달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의료직 종사자 대부분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처럼 많은 돈을 벌지 못하는 까닭에 수천 달러를 대출받으면 갚을 길이 없는 만큼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지방정부 온라인 게시판에는 “상처를 덧내는 것과 같다. 정부 사업에 왜 서민들의 돈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인구 100만명의 루저우시는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핵심 요인 중 하나인 부채 과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 도시다.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병원 의사와 간호사, 학교 교직원들이 ‘대출 앵벌이’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의 기관장이 직접 나서 직원들에게 공공기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이 필요하니 대출을 받아 달라고 다그치는 일이 심심찮게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일자리 창출과 공장 가동을 위해 지속적으로 부채를 늘려 왔지만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돈줄이 말라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30년래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눈덩이처럼 불린 대규모의 부채를 감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바람에 지방정부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금융위기가 중국에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려 4조 위안(약 666조원)을 시중에 내다 풀었다. 이 덕분에 중국 경제는 ‘반짝 효과’를 맛봤다. 2009년 1분기 6.4%로 곤두박질쳤던 성장률이 곧바로 반전돼 10%대 두 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공급한 거액의 돈은 시간이 갈수록 부실화하는 바람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당시 중국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가 공급한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별도의 자금 조달 기관, 즉 지방정부융자 플랫폼(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을 만들었다. LGFV는 지방정부의 부동산 담보를 근거로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방정부에 자금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지방정부는 경제성장률을 높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LGFV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려 인프라 사업에 쏟아부었다. 중국 금융 당국 조사에 따르면 지방정부들은 담보 가치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오거나 심지어 담보 설정도 하지 않은 채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은행들도 기업대출을 통해 돈을 벌 최고의 호기라고 생각하고 기업 부실 여부를 면밀히 살피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 줬다. 지방정부는 파산하더라도 중앙정부가 지원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부채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중앙정부가 부채 감축 정책을 완화하면서 다시 LGFV를 통한 자금 조달이 급증했다. LGFV는 올 들어 9월 말까지 2조 3700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16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인 2조 5600억 위안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나 다름없다.중국 정부는 지방부채 총계를 2조 5000억 달러(약 2925조원) 규모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8조 달러 규모를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더군다나 지방정부가 떠안은 채무 가운데 2021년 말까지 2년 반 사이에 3조 8000억 위안이 상환 만기를 맞는 탓에 중국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뇌관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컨설팅 업체 로듐그룹 주밍치(朱鳴岐)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타이태닉호와 같은 배라고 생각하면 지방정부 부채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지방정부의 부채는 갑판에 쌓여 있는 화물 컨테이너와 같다. 이미 화물 컨테이너가 너무 많이 쌓여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루저우와 같은 지방도시 정부의 숨어 있는 부채는 중국 정부에 큰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아직도 ‘흰코끼리’(겉보기에는 좋지만 실속 없다는 뜻) 사업에 해당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생각에 목을 매고 있다. 중앙정부가 ‘스포츠’를 강조했을 때 루저우는 복합 스포츠센터를 건설했다. 1만 5400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과 농구장, 컨벤션센터, 베이징 인민대회당과 같이 으리으리한 강당을 지었다. 중앙정부가 ‘기술’을 슬로건으로 내세우자 루저우는 복합 스포츠센터를 빅데이터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센터로 개명하고 스타디움을 내려다보는 이커머스 맨션을 짓기도 했다. NYT 취재진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브레이크댄스 팀이 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반면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해 4년 전에 첫 삽을 뜬 루저우 판자촌 재개발 사업은 자금 부족으로 현재 중단된 상태다.지방정부가 이런 대규모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세금과 대출만으로는 자금이 많이 부족한 만큼 중앙정부 지원과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원 조달에 나서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 루저우가 돈에 쪼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루저우는 더 많은 돈을 빌리기 위해 LGFV를 설립했다. LGFV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루저우는 복합 스포츠센터 등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천즈우(陳志武) 홍콩대 아시아글로벌연구소장은 “LGFV는 지방정부가 자금을 빌릴 수 있는 대출 도구일 뿐”이라며 “중앙정부가 이 도구를 없애면 지방정부는 또 하나의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수년 동안 지방정부의 부채를 감축하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가 가팔라지면서 루저우가 높은 이자를 갚지 못하고 연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은행들이 루저우의 병원 세 곳과 공공기관들에 대해 4500만 달러 규모의 빚을 갚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어 8월에는 루저우문화투자발전공사 등 공공기관과 중의학병원 등이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대출이나 다른 사업 거래에 대한 자금 조달이 제한받고 있다. 가오인량(高銀亮) 루저우문화투자발전공사 융자부 주임은 “단순히 대출 보증인으로 연루됐을 뿐 돈을 빌리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돈줄이 마르자 중국 지방정부들은 병원과 학교, 기타 기관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방정부 관리들이 지역 병원 관리자들에게 지역 투자펀드를 지원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메모에는 “병원 관리자와 직원들은 병원 신설을 위한 전환사채를 매입할 것을 권장한다”고 적혀 있다. 일부 병원들은 직원들이 돈을 갹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경영자들은 할당량을 정했다. 중의학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1인당 10만 위안에서 20만 위안을 내라는 병원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루저우 산부인과·소아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은 6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을 투자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방정부는 재빨리 발뺌을 했다. 장위항(張宇航) 루저우 중의학병원장은 “결코 자금 조달을 강요한 적이 없다”며 “병원들이 정부 정책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모두 자발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임종국 서울시의원 “2020년 예산은 시민가계부채 경감하는 확장 예산 될 것”

    임종국 서울시의원 “2020년 예산은 시민가계부채 경감하는 확장 예산 될 것”

    임종국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종로 제2선거구)은 지난 20일 열린 ‘시민과 서울시의회가 함께 하는 2020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분석 토론회’에서 총론세션 지정토론자로 나섰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2020 예산안 7대 중점과제는 ▲신혼부부 등 주거지원 확대 ▲완전돌봄체계 실현 ▲획기적 청년지원 ▲서울경제 활력제고 ▲좋은 일자리 창출 ▲대기질 개선 ▲생활SOC 확충이다. 임 의원은 서울시의 39조 5282억 원 규모 슈퍼 예산안 확대재정 기조와 더불어 역대 최대 규모인 3조 원 지방채 발행 계획에 환영을 표했다. 그러나 예산안 세부 사업내용에 대해서는 확대재정의 궁극적인 목적과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임 의원은 “주택 공급 총량의 확대 없이 기존 주택 매입으로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방식의 주거지원 정책은 부동산시장의 수요를 늘리는 가계대출을 위한 ‘금융지원’은 전세수요와 가계부채를 늘려 부동산 시장을 견인할 우려가 있다”며 “대출이자 지원을 통한 임차보증금 대출과 공공임대주택 보급은 결코 장기적인 주거안정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 일자리 창출 분야를 살펴보면 사회서비스 강화를 통한 고용창출과 서울형 뉴딜일자리, 취약계층 공공근로, 도시청년 지역상생 고용사업 등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임 의원은 “2조원이 넘는 일자리 예산의 사업내용이 그 동안 제기된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한다는 내용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적극적인 재정지출과 획기적인 공공자금 투입이라기보다 기존 보조적 지원의 예산사업의 확대 편성에 그쳐 장기적으로 구조를 바꾸는데 기여할 수 있는 시행상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임 의원은 “2020년 서울시 예산안에는 ‘변화’를 위한 ‘시도’가 미약하다”며 “서울시민의 부채 경감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확대재정의 근본적 목표에 맞게 의회 역시 2020년 서울시 예산의 세부사업을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부동산 시장 안정, 공급확대와 더 정교한 정책 필요해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이유는 역대 정부가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현재 전·월세 등 전국적으로 안정돼 있지만 서울의 고가주택,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서울 강남권 등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 더 강력한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은 부동산 시장은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리 녹록지 못하다. 서울 등은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실시 이후에도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값이 상승한다. 부산, 대전 등 지방 대도시에서도 며칠 사이에 1억원 넘게 올라 ‘내집 마련 꿈’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8주 연속, 서울은 20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자료는 박탈감마저 안겨 준다. 과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정교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6일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추가 대책으로 거론하고 있는 “상한제 추가 지정 검토와 편법 증여, 불법 전매 단속 강화” 방안 또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정부가 부동산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분양가 상한제를 광역단체 규모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경기하강기에 부동산 시장이 부담이 될 수 있다. 2주택 이상 소유자는 219만명에 이르고 1년 새 7만 3000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주택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투기세력 탓에 주택 분배가 교란된다는 정부의 주장도 이해는 된다. 그렇다면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대폭 강화하고,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면세구간을 설정해 투기수요가 몰리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공급을 늘려야 한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용적률을 상향 적용하는 문제, 서울 택지의 더 효율적인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 [사설] 문 대통령, 국민과 소통하고 민의 정책에 반영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젯밤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민생 현안에 대한 국민의 질문을 받고 직접 답변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소통 행보를 강화한 것은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것은 5월 9일 KBS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한 후 6개월 만이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300명의 국민패널에게 즉석 발언권이 주어졌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 “그분을 장관으로 지명한 그 취지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주고 분열하게 만든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검찰개혁의 중요성이나 절실함 같은 것이 다시 한번 부각된 것은 한편으로는 좀 다행스럽단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서울 쪽의 고가 주택,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는데 정부는 강도 높게 합동 조사를 하고 여러 방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23일 0시에 종료되는 것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11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씨가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정부의 대책을 묻자 “스쿨존 전체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관련 법안도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밖에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은 속도조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소상공인에게 미칠 충격을 완화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후반기 들어 소통 행보를 이어 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격의 없는 소통은 늘 열려 있어야 한다. 또 소통은 열린 자세로 상대편의 얘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 어제 국민과의 대화가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구체적인 변화의 계기이자 동력이 돼야 한다. 극단적 여론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사안별로 이합집산하는 민심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쓴소리와 반대편의 목소리에도 귀를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진영 정치나 반쪽 통치에서 벗어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 금융 넘어 마케팅·컨설팅까지 플랫폼 서비스… ‘동반자 금융’ 시대 열다

    금융 넘어 마케팅·컨설팅까지 플랫폼 서비스… ‘동반자 금융’ 시대 열다

    중소 제조업체 대표 A씨는 회사가 만든 제품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IBK기업은행의 디지털 플랫폼 ‘박스’(BOX)에 가입해 무료로 제품을 홍보했다. 홍보 효과에 힘입어 온라인쇼핑몰 판매를 시작한 A씨는 복잡한 주문 사항을 박스의 ‘쇼핑몰관리 박스’ 항목에서 쉽게 관리할 수 있었다. 점점 매출이 늘자 A씨는 생산시설을 확장하기로 결정, ‘기업부동산 박스’를 통해 제휴 공인중개사의 조언을 받았다. A씨는 수출 기회를 엿보던 중 ‘판로개척 박스’에서 연결해 준 해외 바이어(구매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밖에 거래처 관리, 인력 채용, 급여 지급, 세무회계까지 모두 박스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마치 금융, 회계, 컨설팅기관 등을 통해 접했을 법한 이 서비스들은 기업은행의 박스에 전부 담겨 있는 기능이다. 중소기업은 박스 아이디 하나만 있으면 생산·자금·인력·재무·마케팅 등 기업 경영활동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금융권의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객들은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은행들은 예금과 대출 등 금융 분야를 넘어서 기업 경영활동을 포함해 비(非)금융 분야로 플랫폼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은행이 지난 8월 내놓은 국내 최초의 중소기업 전문 플랫폼 박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박스는 ‘기업 경영지원 전문가’(Business Operation eXpert)라는 의미로 중소기업 경영 활동에 필용한 서비스를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한다. 기업은행이 2017년 중소기업 2218개사를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 대부분은 자금조달뿐 아니라 비금융 부문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금융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해 왔다면 자금을 포함한 영업 효율성, 현금 흐름, 마케팅 등 경제활동 전반으로 지원 분야를 넓히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박스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최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동반자 금융’의 핵심이자, ‘금융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박스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고 플랫폼 사용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은행 고객뿐 아니라 대한민국 기업이라면 누구든지 박스를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 계좌가 없어도 다른 은행 계좌에서 기업은행 또는 다른 은행으로 이체하고,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도 있다. 때문에 대기업에 비해 정보력과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19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박스 가입자 수는 지난달 말 현재 2만 3845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출시 이후 가입자 증대보다는 고객 불편, 시스템 결함 개선 등 사용자 만족도 제고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박스의 주요 기능을 보면 ▲정책자금 ▲판로 개척 ▲기업 부동산 ▲채용 ▲생산자 네트워크 ▲대출 ▲쇼핑몰 관리 ▲세금계산서 ▲거래처 모니터링 ▲회계 ▲교육 ▲자재 구매 등으로 나뉜다. 현재까지 정책자금과 대출 등 금융 부문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은 편이라는 게 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인 정책자금 박스는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정책자금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고 있다. 대출 박스는 대출을 받고자 하는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 문턱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 판로 개척 박스는 국내외 잠재 고객을 소개하고, 이들과의 거래 및 무역을 지원한다. 생산자네트워크 박스는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화, 사업화하려는 스타트업과 생산공장을 연결시켜 준다. 기업은행은 최근 새로운 서비스 5개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박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모두 17개로 늘었다. 새로운 서비스는 ▲정부 고용지원금 신청 지원 ‘인싸이트’ ▲전자어음 할인 ▲방송광고비 지원 ▲경리업무 지원 ‘경리나라’ ▲쇼핑몰 통합관리 지원 ‘셀러허브’ 등이다. ‘인싸이트’에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지원금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한 번만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면 매 분기 자동으로 지원금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다. 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연계해 중소기업의 TV·라디오 광고 비용을 7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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