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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열통, LH 분통… 與 밉고 野 못 믿겠고”

    “집값 열통, LH 분통… 與 밉고 野 못 믿겠고”

    “2017년 5월 새 대통령이 참모들과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사진을 보면서 처음으로 정치에 설렜어요. 그땐 집값으로 뒤통수 맞을 줄 몰랐죠.”(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30대 남성) “선거 앞두고 LH 사태가 터져 문재인 대통령이 걱정됩니다.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 갈 겁니다.”(마포구에서 만난 80대 남성) 차기 대선의 전초전 격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된다. 서울시민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49석 가운데 41석을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줬다. 그러나 부동산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사태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신문이 23~24일 서울 강남·광진·구로·노원·마포구를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다만 정권 심판의 의지를 보수 야당 후보를 찍어서 표출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하는 시민들도 많았다.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노원구(34.7%, 서울 평균 19.9%)는 지난 총선에서 갑·을·병 모두 여당이 휩쓸었다. 하지만 급상승한 집값만큼이나 민심도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편도 1시간 20분 거리를 매일 통학한다는 대학원생 장모(30)씨는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빨리 돈 모아 서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부동산 폭등으로 이젠 노원에 발붙이고 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재건축 바람으로 술렁이는 상계주공아파트에서 만난 70대 퇴직공무원은 “현 정부 집권 이후 이번 LH 사태를 보고 화가 제일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집값에 코로나19에 서민들은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어느 놈들은 낙하산으로 요직을 꿰차고, LH 놈들은 정보를 빼내 재산 뻥튀기를 했으니 이 정부에 희망이 있겠느냐”면서 야당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야당에 표를 줄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벌써 국민의힘이 용서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포구 마래푸(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2014년 분양가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해 ‘강북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꼽힌다. 마래푸 인근에서 만난 이모(29)씨, 손모(74)씨, 김모(83)씨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여당 후보를 뽑았지만, 지금은 입장이 갈렸다. 공덕래미안에 거주하는 공시생 이씨는 견제 차원에서 야당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그는 “공정함을 내세운 정부에 실망을 많이 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면서 “2주택자인 부모님은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쳐 예년에 비해 세금이 3배(1000만원에서 3000만원)가 늘어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집만 오른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올랐고 실질적으로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세금은 바로 피부로 와닿는다”고 답했다. 마래푸 2단지 로열층에 거주하는 손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이번에는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처음 34평 분양가가 7억원 조금 넘었는데 그게 18억원이 됐다”며 “집 하나만 가지고 있고 실거주용이니 집값이 오르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세금을 올리면서 재난지원금 10만원을 공약하는 여당이 못마땅하다”면서도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지팡이를 손에 쥐고 마래푸 4단지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김씨는 문 대통령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잘해 오고 있다. 다만 부동산값이 안 내려가고 LH 문제까지 터져서 민심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는 가겠다”면서 “그 사람(오세훈 후보)은 한 번 하다가 자기가 그만두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강남은 2017년 대비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3.3㎡당 평균 4397만원에서 7492만원으로 4년 만에 3095만원(70.4%) 뛰었다. 삼성동에서 10년 넘게 부모님과 사는 이모(31)씨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부모님과 주위 어르신들이 ‘빨리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번에도 같은 정당(국민의힘)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부모님은 내가 결혼하고 집을 구할 때를 걱정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금융회사 직원 박모(39)씨는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는 동의하면서도 오 후보는 도저히 찍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 후보가 ‘급식충’(초등학생 무상급식 반대한 것을 표현)이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한테도 광진에서 진 걸 세상이 다 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강남역이 침수됐다. 당시 ‘오세이돈’이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했다. 오 후보가 당협위원장(광진을)을 맡고 있는 광진구도 집값 고민으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자양사거리에서 만난 30대 예비부부는 지금까지 각각 민주당·정의당을 찍어 왔지만 이번엔 매우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예비신부 이모씨는 “맞벌이로 1억원쯤 모으고 ‘영끌’ 대출을 받아도 20년 넘은 아파트 한 채 갖지 못하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처럼 결혼 준비하는 사람치고 머리끝까지 열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예비신랑 남모씨는 “전임 시장 성범죄는 물론이고 정책 실패에 LH 사태까지 민주당을 뽑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지만, 국민의힘을 뽑을 이유도 딱히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거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옛 지역구인 구로구에서도 나왔다. 부동산도 문제지만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것에 대한 실망감을 많이 드러냈다. 구로역 앞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이모(63·여)씨는 “조국 사태 때 마음을 바꾸었다. 반은 독주의 책임, 반은 LH 투기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구로공구상가에서 일하는 한모(58)씨는 “정의, 공정에 반하는 일들이 많아지니까 배신감이 들었다. 솔직히 정부가 밉다”고 말했다. 구로에서 50년을 살며 민주당을 지지한 김모(75·여)씨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이번에는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파트 단지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던 한 주민은 “나는 1주택자이기 때문에 세금과는 관련이 없다”며 “박 후보가 구로에서 오래 일한 만큼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세금폭탄, 공정 무너져 배신감” “그렇다고 野 용서한 건 아냐”

    “세금폭탄, 공정 무너져 배신감” “그렇다고 野 용서한 건 아냐”

    “2017년 5월 새 대통령이 참모들과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사진을 보면서 처음으로 정치에 설어요. 그땐 집값으로 뒤통수 맞을 줄 몰랐죠.”(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30대 남성) “선거 앞두고 LH 사태가 터져 문재인 대통령이 걱정됩니다.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 갈 겁니다.”(마포구에서 만난 80대 남성) 차기 대선의 전초전 격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된다. 서울시민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49석 가운데 41석을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줬다. 그러나 부동산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사태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신문이 23~24일 서울 강남·광진·구로·노원·마포구를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다만 정권 심판의 의지를 보수 야당 후보를 찍어서 표출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노원구(34.7%, 서울 평균 19.9%)는 지난 총선에서 갑·을·병 모두 여당이 휩쓸었다. 하지만 급상승한 집값만큼이나 민심도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편도 1시간 20분 거리를 매일 통학한다는 대학원생 장모(30)씨는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빨리 돈 모아 서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부동산 폭등으로 이젠 노원에 발붙이고 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재건축 바람으로 술렁이는 상계주공아파트에서 만난 70대 퇴직공무원은 “현 정부 집권 이후 이번 LH 사태를 보고 화가 제일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집값에 코로나19에 서민들은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어느 놈들은 낙하산으로 요직을 꿰차고, LH 놈들은 정보를 빼내 재산 뻥튀기를 했으니 이 정부에 희망이 있겠느냐”면서 야당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야당에 표를 줄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벌써 국민의힘이 용서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포구 마래푸(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2014년 분양가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해 ‘강북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꼽힌다. 마래푸 인근에서 만난 이모(29)씨, 손모(74)씨, 김모(83)씨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여당 후보를 뽑았지만, 지금은 입장이 갈렸다. 공덕래미안에 거주하는 공시생 이씨는 견제 차원에서 야당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그는 “공정함을 내세운 정부에 실망을 많이 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면서 “2주택자인 부모님은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쳐 예년에 비해 세금이 3배(1000만원에서 3000만원)가 늘어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집만 오른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올랐고 실질적으로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세금은 바로 피부로 와닿는다”고 답했다. 마래푸 2단지 로열층에 거주하는 손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이번에는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처음 34평 분양가가 7억원 조금 넘었는데 그게 18억원이 됐다”며 “집 하나만 가지고 있고 실거주용이니 집값이 오르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세금을 올리면서 재난지원금 10만원을 공약하는 여당이 못마땅하다”면서도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지팡이를 손에 쥐고 마래푸 4단지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김씨는 문 대통령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잘해 오고 있다. 다만 부동산값이 안 내려가고 LH 문제까지 터져서 민심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는 가겠다”면서 “그 사람(오세훈 후보)은 한 번 하다가 자기가 그만두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강남은 2017년 대비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3.3㎡당 평균 4397만원에서 7492만원으로 4년 만에 3095만원(70.4%) 뛰었다. 삼성동에서 10년 넘게 부모님과 사는 이모(31)씨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부모님과 주위 어르신들이 ‘빨리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번에도 같은 정당(국민의힘)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부모님은 내가 결혼하고 집을 구할 때를 걱정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금융회사 직원 박모(39)씨는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는 동의하면서도 오 후보는 도저히 찍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 후보가 ‘급식충’(초등학생 무상급식 반대한 것을 표현)이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한테도 광진에서 진 걸 세상이 다 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강남역이 침수됐다. 당시 ‘오세이돈’이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했다. 오 후보가 당협위원장(광진을)을 맡고 있는 광진구도 집값 고민으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자양사거리에서 만난 30대 예비부부는 지금까지 각각 민주당·정의당을 찍어 왔지만 이번엔 매우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예비신부 이모씨는 “맞벌이로 1억원쯤 모으고 ‘영끌’ 대출을 받아도 20년 넘은 아파트 한 채 갖지 못하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처럼 결혼 준비하는 사람치고 머리끝까지 열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예비신랑 남모씨는 “전임 시장 성범죄는 물론이고 정책 실패에 LH 사태까지 민주당을 뽑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지만, 국민의힘을 뽑을 이유도 딱히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거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옛 지역구인 구로구에서도 나왔다. 부동산도 문제지만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것에 대한 실망감을 많이 드러냈다. 구로역 앞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이모(63·여)씨는 “조국 사태 때 마음을 바꾸었다. 반은 독주의 책임, 반은 LH 투기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구로공구상가에서 일하는 한모(58)씨는 “정의, 공정에 반하는 일들이 많아지니까 배신감이 들었다. 솔직히 정부가 밉다”고 말했다. 구로에서 50년을 살며 민주당을 지지한 김모(75·여)씨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이번에는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파트 단지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던 한 주민은 “나는 1주택자이기 때문에 세금과는 관련이 없다”며 “박 후보가 구로에서 오래 일한 만큼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르포] “집값 열통, LH 분통…與 밉고 野 못 믿고”

    [르포] “집값 열통, LH 분통…與 밉고 野 못 믿고”

    공정 이슈 실망한 20대 “오세훈 찍겠다”민주당 지지했던 70대 “그래도 박영선”부동산 정책 실패 분노 속 표심은 흔들“2017년 5월 새 대통령이 참모들과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사진을 보면서 처음으로 정치에 설?어요. 그땐 집값으로 뒤통수 맞을 줄 몰랐죠.”(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30대 남성) “선거 앞두고 LH 사태가 터져 문재인 대통령이 걱정됩니다.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 갈 겁니다.”(마포구에서 만난 80대 남성) 차기 대선의 전초전 격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된다. 서울시민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49석 가운데 41석을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줬다. 그러나 부동산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사태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신문이 23~24일 서울 강남·광진·구로·노원·마포구를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다만 정권 심판의 의지를 보수 야당 후보를 찍어서 표출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노원구(34.7%, 서울 평균 19.9%)는 지난 총선에서 갑·을·병 모두 여당이 휩쓸었다. 하지만 급상승한 집값만큼이나 민심도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편도 1시간 20분 거리를 매일 통학한다는 대학원생 장모(30)씨는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빨리 돈 모아 서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부동산 폭등으로 이젠 노원에 발붙이고 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재건축 바람으로 술렁이는 상계주공아파트에서 만난 70대 퇴직공무원은 “현 정부 집권 이후 이번 LH 사태를 보고 화가 제일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집값에 코로나19에 서민들은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어느 놈들은 낙하산으로 요직을 꿰차고, LH 놈들은 정보를 빼내 재산 뻥튀기를 했으니 이 정부에 희망이 있겠느냐”면서 야당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야당에 표를 줄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벌써 국민의힘이 용서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마포구 마래푸(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2014년 분양가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해 ‘강북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꼽힌다. 마래푸 인근에서 만난 이모(29)씨, 손모(74)씨, 김모(83)씨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여당 후보를 뽑았지만, 지금은 입장이 갈렸다. 공덕래미안에 거주하는 공시생 이씨는 견제 차원에서 야당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그는 “공정함을 내세운 정부에 실망을 많이 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면서 “2주택자인 부모님은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쳐 예년에 비해 세금이 3배(1000만원에서 3000만원)가 늘어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집만 오른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올랐고 실질적으로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세금은 바로 피부로 와닿는다”고 답했다. 마래푸 2단지 로열층에 거주하는 손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이번에는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처음 34평 분양가가 7억원 조금 넘었는데 그게 18억원이 됐다”며 “집 하나만 가지고 있고 실거주용이니 집값이 오르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세금을 올리면서 재난지원금 10만원을 공약하는 여당이 못마땅하다”면서도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지팡이를 손에 쥐고 마래푸 4단지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김씨는 문 대통령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잘해 오고 있다. 다만 부동산값이 안 내려가고 LH 문제까지 터져서 민심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는 가겠다”면서 “그 사람(오세훈 후보)은 한 번 하다가 자기가 그만두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강남은 2017년 대비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3.3㎡당 평균 4397만원에서 7492만원으로 4년 만에 3095만원(70.4%) 뛰었다. 삼성동에서 10년 넘게 부모님과 사는 이모(31)씨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부모님과 주위 어르신들이 ‘빨리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번에도 같은 정당(국민의힘)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부모님은 내가 결혼하고 집을 구할 때를 걱정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금융회사 직원 박모(39)씨는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는 동의하면서도 오 후보는 도저히 찍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 후보가 ‘급식충’(초등학생 무상급식 반대한 것을 표현)이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한테도 광진에서 진 걸 세상이 다 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강남역이 침수됐다. 당시 ‘오세이돈’이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했다. 오 후보가 당협위원장(광진을)을 맡고 있는 광진구도 집값 고민으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자양사거리에서 만난 30대 예비부부는 지금까지 각각 민주당·정의당을 찍어 왔지만 이번엔 매우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예비신부 이모씨는 “맞벌이로 1억원쯤 모으고 ‘영끌’ 대출을 받아도 20년 넘은 아파트 한 채 갖지 못하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처럼 결혼 준비하는 사람치고 머리끝까지 열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예비신랑 남모씨는 “전임 시장 성범죄는 물론이고 정책 실패에 LH 사태까지 민주당을 뽑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지만, 국민의힘을 뽑을 이유도 딱히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거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옛 지역구인 구로구에서도 나왔다. 부동산도 문제지만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것에 대한 실망감을 많이 드러냈다. 구로역 앞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이모(63·여)씨는 “조국 사태 때 마음을 바꾸었다. 반은 독주의 책임, 반은 LH 투기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구로공구상가에서 일하는 한모(58)씨는 “정의, 공정에 반하는 일들이 많아지니까 배신감이 들었다. 솔직히 정부가 밉다”고 말했다. 구로에서 50년을 살며 민주당을 지지한 김모(75·여)씨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이번에는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파트 단지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던 한 주민은 “나는 1주택자이기 때문에 세금과는 관련이 없다”며 “박 후보가 구로에서 오래 일한 만큼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국민 85%,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조속 제정해야”

    국민 85%,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조속 제정해야”

    일반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공직자의 부정한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해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7일부터 온라인 정책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 실시하고 있는 의견 수렴 중간 집계 결과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이번 조사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권익위에 따르면 24일 현재 조사 참여자 1684명 가운데 1428명(84.8%)이 부동산 투기 재발방지를 위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 이번 투기 의혹을 비롯해 공직자의 부정한 사익 추구 비리가 반복되는 가장 큰 원인(중복응답)으로는 993명(32.8%)이 ‘이해충돌방지를 위한 법·제도의 미비’를 꼽았다. 이어 ‘봐주기식 처벌’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845명(29.7%)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의 부정한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으로는 64.8%(1092명)가 ‘전방위적 실태조사 및 강력한 처벌’이라고 답했다. 권익위는 “이번 LH 직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응답자는 이번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책임을 묻고 이해충돌방지법을 조속히 제정해 부패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법 제정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 감시와 신고자에 대한 보호·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제시됐다. 또 ‘공무원의 투기나 비리가 적발되면 즉시 퇴출하고 공무원 연금을 박탈해야 한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 ‘공직자들의 청렴 윤리 의식을 높이도록 내부 통제뿐 아니라 외부 감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이해상충에 관해 너무 관대했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공직자 사익 추구와 부패 행위를 막기 위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은 2013년 처음 국회에 제출된 이후 올해로 9년째 발이 묶여 있다. 이번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법안 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국회의원들이 제밥그릇 챙기기로 개혁 정책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서도 법안 심사가 진행됐지만 여야 간 법안 제정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LH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부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3월 임시국회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3월 임시국회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국회의원은 자신이 적용 대상이 되는 법안만 방치한다는 비난을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여영국 신임 정의당 대표 “가덕도 신공항은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

    여영국 신임 정의당 대표 “가덕도 신공항은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

    여영국 “국민의힘은 구기득권, 민주당은 신기득권” 강민진 “586식 민주주의 종결시키겠다”여영국 정의당 신임대표가 고 노회찬 전 대표의 묘소를 찾으면서 자신의 임기를 시작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고 변희수 하사를 참배했다. 여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대표단 이·취임식에서 “아침에 노회찬 의원님, 전태일 열사, 백기완 선생님 또 고 김용균 청년 또 영원한 진보정당의 조직실장 오재영 동지 묘소를 찾아뵀다”며 “마석모란공원에 갈 때마다 노회찬의 노자만 봐도 눈물을 안지은 적 없는데, 오늘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후 여 대표는 정부 여당을 질타했다. 여 대표는 “LH 땅 투기 사태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공직자들의 기강문란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대실패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며 “그런데 어제 국토위 소위원장을 맡은 집권여당의 의원은 LH투기에 대한 소급처벌은 안 된다며 추징과 몰수조항을 법안에서 빼버렸다”고 비판했다. 여당이 강하게 밀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여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은 문재인정부의 4대강 사업”이라며 “역대 정권들에서 수 차례 그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산 3개를 바다에 집어넣고, 예비타당성을 면제하면서까지 추진하는 이유는 당면한 선거가 아니고서는 납득 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후대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칠 국책사업을 눈앞의 선거승리와 맞바꾼 정치공항, 매표공항은 두고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 대표는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에 머뭇거리고, 제주도민들을 배신하며 제2공항에 열 올리는 국민의힘은 구기득권”이라면서 “촛불 민심에서 멀어져 개혁을 등지고 기득권 유지에 전전긍긍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신기득권이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제 기득권이 판치는 시대를 끝내겠다”라며 “땀 흘려 일하는 다수의 보통사람들을 패배자로 만드는 세상의 모든 기득권 카르텔과 격렬한 전쟁 치르겠다”고 말했다.청년정의당의 초대 대표가 된 강민진 대표도 이날 “청년정의당을 토대로 성장할 진보정치 3세대가 이제 곧 우리당을 함께 이끌고 또 함께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취임사를 밝혔다. 그는 “저는 오늘 아침 고 변희수 하사님을 찾아뵀다”며 “취임 전에는 원래라면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죽음을 먼저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은 조국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고인을 지켜주지 못하고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득권이 되어 약자의 정치를 잠식한 586식 민주주의를 종결시키는 데 앞장서겠다”며 “우리 현실에 분노하고 슬퍼하고 또 소리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오세훈 48.9%·박영선 29.2%”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오세훈 48.9%·박영선 29.2%”

    서울시장 양자대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이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과 TBS 의뢰로 지난 22∼23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1042명에게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단일화로 다음 후보들이 출마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48.9%가 오 후보, 29.2%가 박 후보를 각각 선택했다. 두 후보간 격차는 19.7%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밖이다. 이 조사는 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 조사가 시작된 22일부터 단일화 발표 당일인 23일에 걸쳐 이뤄졌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93.3%), 보수층(76.0%), 60세 이상(70.2%), 가정주부(62.8%) 등에서 평균 대비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박 후보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층(88.9%), 진보층(59.5%), 40대(53.5%)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거주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오 후보가 강북서권(45.8%), 강북동권(50.1%), 강남서권(46.5%), 강남동권(53.1%) 등 모든 지역에서 박 후보를 앞섰다. 이번 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는 오 후보 52.5%, 박 후보 29.6%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이 93.6%로 압도적이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77.8%, 아마 투표할 것은 15.7%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2.7%, 민주당이 23.5%이었고, 국민의당이 13.4%, 정의당은 3.5%, 열린민주당 3.1% 순이었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의미로는 ‘정부여당 심판’이 59.2%, ‘안정적 국정 운영’이 32.9%였다. 차기 서울시장의 중점 현안으로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꼽은 응답자가 41.8%로 가장 많았고, ‘민생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27.4%, ‘강북·강남간 균형발전’이 7.8%, ‘환경 및 생활안전’ 7.2%, ‘저출산 및 고령화 정책’ 7.0%였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광장] 가짜 진보는 커밍아웃하시라/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가짜 진보는 커밍아웃하시라/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집권 4년 내내 한결같은 위기 대응 매뉴얼이 있다. 알아 둘수록 더 쓸데없지만, 명색이 진보 정권에서 퇴행의 정치 행태가 어쩌면 이리도 일관됐는지. 신기해서 정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①가짜뉴스라 반격하기(어디가 가짜인지 설명해 준 적은 없다). ②메신저 전방위 난타하기(청와대 국채 발행 압력 의혹 폭로 비서관, 추미애씨 아들의 군 휴가 비리 제보 사병 등). ③기·승·전·검찰개혁(수사권 있을 때 왜 검찰은 LH 수사 안 했냐고도 공격한다). ④“법대로 했다”며 법치 뒤에 숨었다가 “왜 법대로만 했느냐”고 엎어치기(판결이 마음에 안 들면 판사 이름 붙인 법을 만들어 경고. 법치주의는 장기판의 졸이다). ⑤이전 정권의 적폐 탓으로 돌리기(설명이 따로 필요 없지 싶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⑤번이다. 과거지사에 코를 꿰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하려 들지 않는다. LH 땅투기 의혹을 전면 조사하겠다면서 박근혜 정부 때 직원까지 전수조사하겠다고 뜬금포를 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에 몰두하느라 부동산 적폐청산까지는 엄두 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장차 발표될 LH 수사 결과를 시중에서는 미리 꿰뚫고 있다. “투기 공직자들은 이전 정권에서 채용됐다 하겠지.”  LH 직원들만 먼지가 나도록 때리면 이 분노는 잡힐까. 그럴 리가. 분노의 근원은 겨우 LH가 아니다. 기상천외한 ‘부동산 자금 마련 자소서’를 쓰라면 썼다. 집값을 내가 올린 게 아닌데도 세금폭탄을 견뎠다. 개인신용 대출까지 틀어막혀 평생 집이 없을 벼락거지가 됐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억눌렸던 불씨에 LH라는 기름통이 엎어졌을 뿐이다. 흑석 김의겸(이하 ‘선생’ 호칭 생략), 방배 조국, 반포 노영민, 과천 김수현, 세종 이해찬…. 인터넷에서 지금 뜨겁게 회자되는 일명 ‘부동산 어벤저스’다. 제 울타리 안의 부정과 불공정은 내버려 두고 애먼 국민만 부동산 폭격을 맞게 했던 사실에 분노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다. 지지 이탈 조짐은 공기로 감지된다. “나는 진보인데”라고 서두를 꺼내던 이들이 다 어딜 갔는지 안 보인다. 지지를 유보하거나 낯 부끄러워서 숨은 까닭이라 생각된다. 우연일까. 정권이 명운을 건 보궐선거를 앞두고 LH 의혹을 터뜨린 것이 민변과 참여연대다. 권력 감시가 아닌 친위부대 노릇을 했던 곳이다. 달라진 바람의 방향을 읽고 바람보다 먼저 눕기로 한 것일까.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미국의 무능한 진보정치에 말하기 방식까지 조언하는 책을 썼다. 언어는 정치적이어서 진보의 언어로 프레임을 짜야 보수 좋은 일 시키는 일이 없을 거라는 프레이밍 이론이다. 우리 진보 진영의 프레임 만들기 실력은 미국 진보보다 몇 수 위라고 인정할 만하다. 레이코프는 온건파, 무당파, 부동층에 호소하려면 소수 진보주의자들에게만 매력적일 뿐인 공적 담론은 삼가라고 경고했다. 조국, 추미애 등이 지금 꺼낸 토지공개념 도입은 어떤가. 지대 수익은 불로소득이므로 사회 환수하자는 헨리 조지의 개념은 진보적 담론으로서 가치 있다. 문제는 이 시점에 느닷없는 그 담론이 누구에게 득이냐는 것이다. 이러려고 일부러 집값 올렸구나, 음모론만 민심을 더 흉흉하게 한다.  150년 전 이론을 집값이 수직 폭발한 우리 현실에 적용 가능한지 집권당 싱크탱크에서 연구해 봤다는 소문을 들어 본 적 없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헨리 조지 연구회 같은 외곽 단체들이 부동산 정책 공부라도 했다. 조국씨의 낡은 방배동 아파트는 강남의 재건축 노른자 후보지다. 압수수색 때 목도한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토지공개념을 그가 꺼낼 말은 아니라고.  지난날 바이블 삼았던 이론과 신념의 자장 안에서만 쳇바퀴 도는 사람들. 새로운 공부로 사고를 축적하지 않고 오로지 과거를 밑천 삼는 사람들. 지나간 사건에 대중 분노를 섞는 정치 재료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기능부전. 법무부 장관은 이 위중한 시국에 산더미처럼 쌓인 한명숙 사건의 자료를 직접 살피는 자기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빨이 다 뽑힌 검찰은 더는 대중 관심의 재료가 되지 못하는데 그들끼리 아직도 “검찰개혁”이다. 과거에서 한 발짝도 나아갈 생각이 없는데 어딜 봐서 이 모든 것들이 진보인가.  ‘그냥 칼잡이’ 윤석열을 호랑이 등에 태운 건 팔 할이 문재인 정권. 시중 유행어대로 대입하자면 문 정부를 망가뜨린 건 팔 할이 묻지마 문파였다. 이성 잃은 언어들로 독자 시민을 좌절시킨 작가들, 반지성의 궤변으로 편을 갈랐던 지식인들. 가짜 진보들, 지금은 무슨 생각하며 몸을 낮추고 있나. sjh@seoul.co.kr
  • [사설] ‘박영선·오세훈 대진표’, 보궐선거 정책으로 승부하라

    다음달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맞붙게 됐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어제 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꺾고 야권 단일후보가 된 것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에 쏠렸던 4·7 보궐선거의 주요 정당 대진표가 확정된 만큼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게 됐다. 2주 앞으로 다가온 4·7 보궐선거는 우려했던 대로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다. 이번 서울·부산 보궐선거가 내년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여야 모두 총력전에 돌입했지만, 상대 후보 흠집 내기와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퇴색한 의혹 제기와 해명 및 역공, 고소ㆍ고발 등이 여전해 퇴행적 정치문화로 선거가 혼탁해지는 느낌이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당시 2009년 처가 소유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박 서울시장 후보자의 도쿄 아파트 매각과 관련해 ‘도쿄시장’, ‘야스쿠니신사 뷰’라며 친일 프레임을 씌우며 역공하고 있다. ‘김영춘ㆍ박형준 대결’로 압축된 부산시장 보선에서도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 사찰 연루와 박 후보의 해운대 엘시티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 딸의 홍대 입시비리 등을 제기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성실하게 해명할 책임과 의무가 있지만, 무책임한 흑색선전까지 모두 대응할 필요는 없다. 또 여야는 다급한 마음에 흑색 비방전을 펼친다면 이는 선거운동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얄팍한 네거티브 전략은 부메랑이 돼 정치 혐오증을 유발하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강화하는 등 악영향을 끼칠 뿐이다. 정치공학에 입각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마구잡이로 음해성 공세에 나서면 유권자들이 오히려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서울·부산 시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향상시킬 정책과 공약을 요구하고, 주요 정당은 시장 후보들이 공약을 성실히 지킬 것이라는 점을 보증해 주기 바란다. 여야 후보는 과감한 혁신과 도전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제도시로 서울시와 부산시를 변모시킬 수 있는 능력과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정책과 비전를 제시하며 미래세대에 부담을 안기는 포퓰리즘은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의 극복과 사회 양극화 문제, 민심을 안정시키는 부동산 정책, 제대로 된 복지 이슈를 놓고 정책 경쟁에 나서기를 당부한다.
  • 경기도, 반도체클러스터 인근 땅 투기의혹 전직 공무원 고발조치

    경기도, 반도체클러스터 인근 땅 투기의혹 전직 공무원 고발조치

    경기도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맞닿은 개발예정지 인근 토지를 가족회사 명의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난 퇴직 공무원 A씨를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전 투자진흥과 기업투자 유치담당 팀장이던 A씨의 아내가 대표로 있는 B사는 2018년 10월 원삼면 독성리 일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일대 대지와 건물 1559㎡(470평)을 5억여원에 매입했다. 이 땅은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도면이 공개된 이후 시세가 25억원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B사가 이 땅을 매입한 2018년 하반기는 경기도가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국토교통부, 국회 등을 여러 차례 방문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건의하던 때여서 내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성 매매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이런 도의 건의를 받아들여 정부는 2018년 12월 2019년 경제정책 방향과 업무계획을 통해 2028년까지 10년 동안 민간투자 1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2019년 2월 SK하이닉스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투자 의향서를 용인시에 공식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3월 경기도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지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로 확정됐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A씨의 이름이 담당 팀장으로 올라가 있다. A씨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확정 발표되고 두 달 뒤인 2019년 5월 퇴직했다. 경기도는 A씨 고발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해 추가 조치도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추진에 관여했던 투자진흥과와 산업정책과 전·현직 공무원 전원, A씨와 함께 근무했던 전현직 공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등 위법행위 여부를 즉각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도는 전수 조사 중에 위법행위가 적발 될 경우 즉시 고발 조치 또는 수사의뢰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A씨가 용인반도체클러스터뿐 아니라 프리미엄아울렛, 테마파크, 산업단지 등 10년 동안 투자유치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을 감안해 A씨 재직시 담당했던 각종 사업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여부를 전수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번 사건을 그동안 암암리 진행됐던 공무원들의 위법한 부동산투기를 바로 잡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중 처리하겠다”면서 “공무원에 대한 부동산신탁이나 개발이익으로 발생한 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는 방안 등 부동산 투기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전현희 “국회의원·공무원 투기신고 접수…새로운 사건 꽤 있다”

    전현희 “국회의원·공무원 투기신고 접수…새로운 사건 꽤 있다”

    6월까지 집중 신고기간 중 투기 신고 접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와 지자체 등 공무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개발 관련 공기업 직원들이 연루된 투기사건 신고들이 접수돼 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신고 내용을 철저히 조사한 후 필요시 수사의뢰나 징계요구 등의 조치를 통해 관련된 공직자에게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기존에 알려진 공직자 투기 의혹 이외에) 새로운 사건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권익위는 지난 4일부터 6월 30일까지 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동산 투기 행위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수십건의 공직자 투기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는 집중 신고 기간 종료 이전에라도 시급히 수사할 필요가 있는 사안에 대해선 수시로 검토해 수사기관에 사건을 송부·이첩할 예정이다. 또한 공무원 행동강령에 규정된 사적 이해관계 신고나 직무 관련 영리행위 금지 등 이해충돌 예방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실태 조사 등을 통해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다. 전 위원장은 “최근 LH 등 공기업과 지자체 공직자들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토지 불법 거래 의혹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반부패 정책을 총괄하는 권익위원장으로서 매우 죄송하고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공직자의 도덕적 해이와 이해충돌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오늘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에 대한 건설적 논의가 이뤄져 법안이 조속히 제정되도록 노력해달라”고 여야에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흥시, 신도시 그린벨트·농지 종합대응반 구성… 투기 뿌리뽑는다

    시흥시, 신도시 그린벨트·농지 종합대응반 구성… 투기 뿌리뽑는다

    경기 시흥시가 신도시 그린벨트·농지 종합대응반을 구성하고 부동사 투기 뿌리뽑기에 나섰다. 시흥시는 신도시 그린벨트 및 농지 관련 종합대응반(TF)을 꾸리고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내 농지 투기 등 불법 이용 행위 조사에 착수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이번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3기 신도시 지정으로 부동산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한 투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데다 향후 무분별한 위법 행위가 예상됨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종합대응반은 농업정책과를 비롯해 건축과와 토지정보과·행정과 등 관련 부서를 총 망라해 구성된다. 부서별 자체 TF팀을 선제적으로 운영한 후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또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농지 불법 투기를 비롯해 그린벨트 내 불법 사항에 대한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수시 회의를 통해 단속 정보를 공유하며 부서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더불어 위법 행위 발생 즉시 원상복구 등 시정 명령을 하고, 불이행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땐 사법기관에 위법사항을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위법 행위 예방을 위해 추진해 왔던 순찰도 더욱 강화한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최근 과림동 일대에서 투기 목적의 농지 매입 의심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는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한 철저한 현장 점검이 필요하다”며 “관내 그린벨트와 농지에 대한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 지지율, 초심으로 돌아가야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리얼미터와 YTN 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 대비 3.6% 포인트 내린 34.1%, 부정평가는 4.8% 포인트 오른 62.2%였다. 문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30대, 여성,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지지율이 적잖이 떨어졌다.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3.1% 포인트 상승한 35.5%, 더불어민주당이 2.0% 포인트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이처럼 심각한 수준으로 동반 하락한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의혹 사태가 결정타였다. 물론 현 정권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LH 직원들이 내내 청렴결백했다가 이 정부 들어 갑자기 투기에 나서진 않았을 터이다. 그래도 정부·여당이 ‘야당도 떳떳할 게 없다’거나, 이해찬 전 대표처럼 “윗물은 맑은데 바닥이 문제”라고 발언해서는 외면한 민심을 돌릴 수 없다. LH 직원 투기의혹이 민심에 불을 지른 가장 큰 이유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올 초만 해도 4월 보궐선거가 정부·여당에 아주 불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이리 낮다면 참패를 예상하는 게 당연하다. 청와대와 여당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며 자부심을 보이지만, 180석의 여당이 되면서 오만하게 비쳐지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국민이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면서까지 새 정권을 창출한 이유는 사회 전반의 적폐를 제대로 혁파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공기업 직원의 땅투기가 드러났고, 검찰개혁이 검찰총장 찍어내기식이나 특정인물 구하기식으로 산으로 가고 있으며,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 호소자’로 부르면서 젠더 이슈를 몰각하고 있으니, 현 정부 지지자조차 떨어져 나간다. 지난 4년의 정책 실패의 무게가 정부·여당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민심을 돌릴 최고의 방법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초심’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정부·여당이 옳다는 정치이슈보다, 국민이 중요하다는 코로나 방역과 경기회복 등의 민생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지금 필요한 건 정책의 대차대조표다/이두걸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지금 필요한 건 정책의 대차대조표다/이두걸 사회부 차장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주요 사안을 본인이 직접 판단했다. 그러니 사람을 바꾸는 걸 개의치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번 맡기면 여간해선 교체하지 않는다. 그 결과 대통령의 귀가 닫히게 되면 여론은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 정권 초반, 사석에서 참여정부 시절 고위직 인사에게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 간의 차이를 묻자 돌아온 답이었다. 당시만 해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훌쩍 넘을 때였다. 고개를 주억거리면서도 반신반의했던 이유다. 하지만 그의 우려는 이미 다가온 현실이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임기 시작 후 첫 조사인 2017년 6월 첫째 주 84%에서 이달 셋째 주 37%로 쪼그라들었다. 취임 후 최저치다.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여파라는 일회성 악재가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이, 정확하게는 대통령의 ‘정책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본질적 요인을 짚지 않을 수 없다. 가덕도 신공항은 철저하게 재보선용 이슈다. ‘부동산 적폐’ 발언 역시 LH 사태라는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이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초심’이다. 진부하지만 문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집권 당시 제시했던 과제 중 검찰개혁 정도를 빼면 성과는 변변찮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만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정책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게 필요하다. 일자리 상황판과 유사한 정책 상황판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신 필요한 건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김대중)이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남북 화해 기조는 당연히 유지해야 하지만 정권 초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공수처 설립과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개혁도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 검찰 ‘영구혁명’을 외치는 ‘피의자’ 신분 여당 의원들의 목소리에 더이상 휘둘려서도 안 된다.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은 불가피하게 있는 이에게 더 많은 부를, 없는 이에게 더 많은 빈곤을 가져다 줬다. 가계와 정부의 순자산 등 자본총량을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인 피케티 지수는 이미 2019년 세계 최고 수준인 8.8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9를 넘어섰을 게 거의 확실하다. 빈부격차 문제 해소의 핵심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정권 초 제시했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세 기둥의 복원이다. 다만 중요한 건 성장이다. 성장 없는 일자리는 불가능하다. 검찰개혁 등 소모적 논쟁이 아닌 혁신성장 정책 제시와 갈등 조정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과유불급의 덕목도 잊어선 안 된다. 과도한 최저임금 상승률이 정책의 취지를 망쳐버린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대·중소기업 상생 정책도 재점검하자. 남은 임기 안에 과실을 맺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밀알을 뿌린다는 것 자체로도 ‘촛불정부’의 역할로는 작지 않다. 2006년 말로 기억한다. 우연히 당시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참석하는 정부 부처 행사에 풀 기자로 참여했다. 여권의 잇따른 선거 참패로 ‘레임덕’이라는 표현이 일상어가 된 때였다. 5m쯤 앞에서 노 전 대통령의 미소를 보며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국민들 손을 잡고 가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우리 손에 국민이 없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실패를 반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해답은, 문 대통령 스스로가 쥐고 있다. douzirl@seoul.co.kr
  • 文 “LH사태, 부동산 부패 고리 끊어낼 기회”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부동산 적폐 청산’과 관련, “누적된 관행과 부를 축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청산하고 개혁하는 일인 만큼 쉽지 않고 많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문제가 드러난 이상 회피할 수도, 돌아갈 수도 없으며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로서는 매우 면목없는 일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이며 특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고 사과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부동산 불법 투기 근절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 “개발과 성장의 그늘에서 자라 온 부동산 부패 고리를 끊어 낼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백신 접종이 진척되고, 방역 상황이 보다 안정되면 본격적인 경기 진작책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용 상황도 3월부터 지난해 수준 또는 그 이상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고용 안정 및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코로나 피로감’이 커져 가는 가운데 ‘LH 파문’마저 장기화된다면 임기 말 국정동력이 걷잡을 수 없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적폐 청산 드라이브와 함께 코로나 극복 및 경제 회생에 집중하면서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되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양자대결서 安·吳에 밀리는 박영선… “당청 불신, 윤석열로 옮겨가”

    양자대결서 安·吳에 밀리는 박영선… “당청 불신, 윤석열로 옮겨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22일 나왔다. 4·7 재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위험하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면서 여권이 위기감에 휩싸였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6% 포인트 하락한 34.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4.8% 포인트 상승한 62.2%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현 정부 들어 최저치, 부정평가는 최고치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도 2.0% 포인트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3.1% 포인트 상승한 35.5%로 조사됐다. 두 정당 간 격차는 7.4% 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1.4% 포인트 하락한 26.2%, 국민의힘 지지율은 2.5% 포인트 상승한 38.9%로 집계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은 2.8% 포인트 하락한 23.5%, 국민의힘은 2.8% 포인트 상승한 42.0%로 나타났다.민주당 안팎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LH 사태가 여당 소속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민심이 더 악화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LH 사태를 불공정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반감이 거세다”며 “지도부에서 특검이나 전수조사를 빨리 진행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빨리 경질해야 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봤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가뜩이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상황에서 LH 사태가 부동산 문제와 결합한 형국”이라며 “진보정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이 ‘너마저도 이러냐’는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지지층이 보기에는 답답한 일이고 일반 유권자 입장에선 피곤하고 짜증 나는 이슈”라며 “의혹이 제대로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거듭되다 보니 악재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민심 악화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후보의 입지를 더 좁히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단일 후보로 나서도 박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 52.3%로 박 후보(35.6%)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도 50.6%로 박 후보(36.8%)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찬 전 대표까지 등판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누구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3분의2는 장난친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현 정부의 레임덕은 물론 1년 남은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자들마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중도는커녕 집토끼도 지키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지지층을 규합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야권 분열을 기대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LH 사태로 지지자들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2주간 시간이 있는 만큼 우리의 강점인 공조직을 활용하면 역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대선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이 애써 외면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9.1%를 찍고 선두로 나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에게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1.7%,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9%에 그쳤다. 최창열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이 ‘반문재인’을 상징하는 윤석열로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에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거대한 민심의 흐름이 급작스레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도쿄 아파트 여전히 박영선 남편 소유” 野에…朴 “잔금 남아서”

    “도쿄 아파트 여전히 박영선 남편 소유” 野에…朴 “잔금 남아서”

    박영선 “2월 처분”에 조수진 “확인 안돼”朴측 “매입자 3월말 잔금 후 등기 변경”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남편이 보유했다가 처분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도쿄의 아파트가 여전히 박 후보 남편의 소유라는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박 후보의 남편이 처분했다는 일본 도쿄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상 소유자 이름은 이날 기준 ‘다니엘 원조 리’(박 후보 남편의 일본명)였다. 국민의힘 조수진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오늘 확인한 서류만으로는 처분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언론에 “매입자가 잔금을 치르지 않아서 서류상 등기를 변경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특성상 잔금을 치르지 않아도 계약 파기가 불가능한 시점이 있다”면서 “해당 시점은 이미 지난 상황이고, 3월말 잔금도 받기로 한 상태”라며 곧 매매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안철수 “도쿄아파트 가진 아줌마”與 “여성 비하 발언 사과하라” 한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이날 박 후보를 겨냥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성평등 인식이 한심한 수준이라며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맹공격을 퍼부었다. 안 후보는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집은 전세고, 땅도 없다. 저라도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 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안 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정책 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저는 집 없는 아저씨”라고 말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안 후보의 ‘아줌마’ 발언에 대해 “안 후보의 성평등 인식 수준이 얼마나 한심한지 보여준다”면서 “여성비하, 성차별적 무개념 발언에 대해 지금 즉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4선 국회의원에 원내대표, 장관까지 역임했어도 안 후보에게 여성 정치인은 한낱 ‘아줌마’일 뿐인가 보다”라면서 “만약 상대 후보가 남성이었다면 ‘도쿄 아저씨’라는 표현을 썼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안철수 “박영선, 도쿄아파트 가진 아줌마”…與 “여성비하 발언 사과하라”(종합)

    안철수 “박영선, 도쿄아파트 가진 아줌마”…與 “여성비하 발언 사과하라”(종합)

    安 “아줌마 충분히 상대…전 집 없는 아저씨”민주 “4선에 원내대표, 장관 했는데도 여성 정치인은 한낱 아줌마일 뿐이냐”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성평등 인식이 한심한 수준이라며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맹공격을 퍼부었다. 안 후보는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집은 전세고, 땅도 없다. 저라도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 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안 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정책 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저는 집 없는 아저씨”라고 말했다. 박영선 “2월 처분”에 조수진 “확인 안돼”朴측 “매입자 3월말 잔금 후 등기 변경” 앞서 박 후보는 전날 남편 소유의 일본 도쿄 아파트를 지난 2월 처분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 따르면 박 후보의 남편이 처분했다는 일본 도쿄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상 소유자 이름은 이날 기준 ‘다니엘 원조 리’(박 후보 남편의 일본명)였다. 국민의힘 조수진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오늘 확인한 서류만으로는 처분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언론에 “매입자가 잔금을 치르지 않아서 서류상 등기를 변경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특성상 잔금을 치르지 않아도 계약 파기가 불가능한 시점이 있다”면서 “해당 시점은 이미 지난 상황이고, 3월 말 잔금도 받기로 한 상태”라며 곧 매매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與 “성차별 무개념 발언 즉시 사과하라”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안 후보의 ‘아줌마’ 발언에 대해 “안 후보의 성평등 인식 수준이 얼마나 한심한지 보여준다”면서 “여성비하, 성차별적 무개념 발언에 대해 지금 즉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4선 국회의원에 원내대표, 장관까지 역임했어도 안 후보에게 여성 정치인은 한낱 ‘아줌마’일 뿐인가 보다”라면서 “만약 상대 후보가 남성이었다면 ‘도쿄 아저씨’라는 표현을 썼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저와 토론회를 할 때 사퇴도 말씀하셔서 우려의 말을 드린 것뿐”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안철수 “집없는 아저씨”에 국민의힘 “귀족전세”

    안철수 “집없는 아저씨”에 국민의힘 “귀족전세”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라고 했다가 “저는 집 없는 아저씨”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공개된 유튜브 ‘이봉규TV’와 인터뷰에서 “(박영선 후보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이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전세다. 땅도 없다”며 “저라도 부동산으로 재산증식을 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아줌마’가 여성 비하 발언이란 논란이 일자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정책협약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저는 집없는 아저씨”라고 해명했다. 또 안 후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내곡동 땅문제 때문에 사퇴할 수도 있다는 발언에 대해 “TV토론에서 해명기회를 줬는데 오 후보가 내곡동 땅에 대해 증언자가 나오면 사퇴하겠다고 했다”며 “민주당에서 증거를 더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의 부동산 발언에 대해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런분을 귀족전세 산다고 말한다”며 “예금자산이 100억원이 넘고, 10년 전에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고도 주식가액이 10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김 위원은 “집으로 재산증식 안했다고 하는데 배부른 소리”라며 “일반서민은 살고있는 집이 전재산이고, 재산증식한게 아니라 정부가 집값 올려놓고 세금 더 내라고 해서 세금증식 당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안 후보가 서민 코스프레 하는데 재산세를 안 내는 것”이라며 “금융자산은 보유세가 없으니 놀라운 세테크”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난 19일 4·7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1551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중 본인 소유의 안랩 주식 186만주의 가액은 1417억 3200만원이었다. 부동산으로는 본의 명의의 서울 노원구 전세 3억3500만원을 신고했고, 본인과 배우자 예금으로는 114억7340만원이 신고됐다. 한편 안 후보가 유튜브 방송 중에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지난 총선만큼 관리 부실한 선거가 없지 않나. 관리부실만으로도 책임이 크고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한 발언에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비판에 나섰다. 이 전 위원은 “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민경욱 의원이랑 비슷하게 부정선거 주장을 할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다급해서 어디까지 급차선 변경 할텐가?”라고 황당해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낙연 “박영선, 엄마 마음가짐”에 野 “朴에 고작 성 역할 프레임” (종합)

    이낙연 “박영선, 엄마 마음가짐”에 野 “朴에 고작 성 역할 프레임” (종합)

    야당 “여성 역할, 왜곡된 성 역할 인식 개탄”李, 작년에도 “인생서 가장 큰 감동적 변화는소녀서 엄마로 변하는 순간” 발언 논란김종민 “그린벨트 해제, 성 전환보다 어려워”野 “차별 발언, 그렇게 비유할 표현 없나”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엄마 리더십으로 유치원에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엄마의 마음가짐”이라고 평가하자 야권은 여성의 역할을 국한하고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야권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그린벨트 해제는 성별을 바꾸는 것보다 어렵다”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렇게 비유할 표현이 없느냐”고 성소수자의 아픔을 가볍게 다루는 듯한 태도에 대해 일침을 가하며 자성을 촉구했다. 정의 “박영선 서울시장 적합한 이유가 고작 성역할 프레임 씌우는건가…가관”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기를 마음가짐, 딸의 심정으로 어르신을 돕는 자세를 갖춘 후보”라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성동구 성수동의 한 초등학교 옆에서 기자회견에서 “엄마 같은 시장이 돼 서울시 공립·사립 유치원 소속 7만 5000명 어린이에게 중식, 간식, 우유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며 유치원 무상급식을 공약했다. 또 “‘엄마 리더십’을 더하겠다”면서 “서울시가 책임지는 아이 돌봄을 엄마 시장 박영선에게 맡겨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여성의 역할을 아이를 보살피고 기르는 것으로 국한 지은 이 대표의 왜곡된 성역할 인식이 개탄스럽다”면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의 울부짖음에도 외면했던 민주당과 박 후보가 ‘여성’과 ‘딸’을 운운할 자격은 있기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자당의 여성후보를 두고 서울시장으로 적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할 말이 고작 성역할 프레임을 씌우는 것 밖에 없었나”라면서 “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고 사과했었다. 갈수록 가관”이라고 직격했다. 지난해 이 위원장은 한 강연에서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순간”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었다.“김종민, 차별금지법 차일피일 미루더니 속내…성소수자에 사과하라” 김종민 최고위원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그린벨트 해제는 남성을 여성으로, 여성을 남성으로 성별을 바꾸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발언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황 상근부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에 대해 “아무리 상대방 후보에 흠집을 내는 데에 혈안이 돼 있다지만 그렇게도 비유할 표현이 없나”라면서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겠다면서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그 속내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트랜스젠더가 겪는 어려움을 가볍게 여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성소수자 차별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안철수 “도쿄 아파트 가진 아줌마”박영선 “남편 아파트 지난 2월 처분” 한편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유튜브 방송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정책 협약식에서 박영선 후보를 겨냥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면서 “저는 집 없는 아저씨”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집은 전세고, 땅도 없다. 저라도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 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안 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날 남편 소유의 일본 도쿄 아파트를 지난 2월 처분했다고 밝혔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통령·민주당 지지율 34% ‘역대 최저’…재보궐 넘어 대선도 위험하다

    대통령·민주당 지지율 34% ‘역대 최저’…재보궐 넘어 대선도 위험하다

    LH사태 지지율에 직격탄…성난 민심 가라앉히기 역부족박원순 전 시장, 박범계 장관도 악영향…박영선 입지 좁아져민주당 내부 심각 “중도는 커녕 집토끼도 지키기 어렵다”윤석열,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39.1%…이재명 21.7%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22일 나왔다. 4·7 재보궐선거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위험하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면서 여권이 위기감에 휩싸였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6%포인트 하락한 34.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4.8%포인트 상승한 62.2%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현 정부 들어 최저치, 부정평가는 최고치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도 2.0% 포인트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3.1%포인트 상승한 35.5%로 조사됐다. 두 정당간 격차는 7.4%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1.4%포인트 하락한 26.2%, 국민의힘 지지율은 2.5%포인트 상승한 38.9%로 집계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은 2.8%포인트 하락한 23.5%, 국민의힘은 2.8%포인트 상승한 42.0%로 나타났다.민주당 안팎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LH 사태가 여당 소속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민심이 더 악화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LH 사태를 불공정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반감이 거세다”며 “지도부에서 특검이나 전수조사를 빨리 진행하고 변창흠 장관도 빨리 경질해야 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봤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가뜩이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상황에서 LH 사태가 부동산 문제와 결합한 형국”이라며 “진보정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이 ‘너마저도 이러냐’는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지지층에서 보기에는 답답한 일이고, 일반 유권자 입장에선 피곤하고 짜증나는 이슈”라며 “의혹이 제대로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거듭되다보니 악재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민심 악화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선 박영선 후보의 입지를 더 좁히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단일후보로 나서도 박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 52.3%로 박 후보(35.6%)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도 50.6%로 박 후보(36.8%)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이해찬 전 대표까지 등판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누구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3분의 2는 장난친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현 정부의 레임덕은 물론 1년 남은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자들마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중도는 커녕 집토끼도 지키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가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발언이 지지층을 규합하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야권 분열을 기대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LH 사태로 지지자들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2주간 시간이 있는만큼 우리의 강점인 공조직을 활용하면 역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대선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이 애써 외면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9.1%를 찍고 선두로 나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에게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1.7%,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9%에 그쳤다. 최창열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이 ‘반문재인’을 상징하는 윤석열로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에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거대한 민심의 흐름이 급작스레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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