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동산 정책
    2025-11-10
    검색기록 지우기
  • 수상
    2025-11-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574
  •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한은 ‘빅스텝’ 한 번 더 예고… 무주택자·영끌족 ‘선제적 전략’ 필요/논설위원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한은 ‘빅스텝’ 한 번 더 예고… 무주택자·영끌족 ‘선제적 전략’ 필요/논설위원

    금리 한두 번 더 인상 후 동결 전망헐값에 집 팔기보다 이자 줄여야무주택자 내년 상반기 매수 고려 정부 지원 정책금융 최대 활용을안심전환대출, 3%대 모기지 주목실수요자라면 ‘디딤돌·적격대출’원리금 부담 덜 50년 장기 주담대시중銀 금리상한형 대안 검토도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대출을 동원해 어렵게 집을 장만한 ‘영끌족’들은 아우성이다. 집값은 급락하는데 대출 이자가 치솟으면서 상당수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3.0%로 오르면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조만간 7%를 넘길 게 확실시된다. 지난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5~6.918%다. 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4.89~6.984%다. 2년 전 3억원을 30년 만기 연 3%에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렸을 경우 금리가 6%로 올랐다고 가정할 때 월 상환액은 126만원에서 약 180만원으로 오른다. 한은은 연내 빅스텝을 한 번 더 밟을 가능성이 크다. 주담대 금리는 8%를 넘볼 게 유력해 월급쟁이 집주인은 한 달 월급의 절반을 고스란히 은행에 갖다 바쳐야 할 판이다. 하지만 금리가 마냥 오르지는 않고, 집값도 끝없이 추락하지는 않는다. 엊그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최고 3.5%까지 인상될 것으로 언급했다. 결국 다음달이나 내년 상반기 한두 번 더 올린 후 1~2년 동결될 전망이다. 그 뒤엔 물가와 경기 흐름에 따라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섣불리 헐값에 집을 팔기보다는 최대한 이자를 줄이면서 ‘보릿고개’를 넘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주택자들도 마냥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보다는 내년 상반기 정도에 금리 추이를 보면서 급매물 매수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초고금리 시대이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금융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면 어느 정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2년 전 3억 대출 월 상환 126만→180만 정부가 주담대 리스크의 연착륙을 위해 내놓은 대표적인 지원책이 안심전환대출이다. 대출자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보유 중인 변동·혼합형 금리 주담대(제1·제2금융권)를 주택금융공사의 3%대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바꿔 준다. 대출금리는 연 3.8(10년)~4.0%(30년)다. 39세 이하의 저소득(연 6000만원 이하) 청년층은 3.7~3.9% 금리를 적용받는다. 자격 요건은 4억원(KB·한국 부동산원 시세) 이하 1주택 보유자로,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2억 5000만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상품을 위해 25조원을 준비했는데 접수 18일차인 지난 14일 기준 3만 5855건(약 3조 6490억원) 신청에 그쳤다. 이는 집값과 소득 제한 등 자격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4억원 이하의 집을 찾기도 힘들어 실효성을 갖추려면 대상을 6억원까지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신청 규모가 25조원에 미달할 경우 다음달 7일부터 집값 4억원 이상의 차주들까지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주택 가격 기준을 9억원까지 대폭 높일 것을 금융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대출금리가 고공행진 중인 만큼 시중은행들이 시판 중인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대안으로 검토해 볼 수도 있다. 이 상품은 기존의 주담대 금리에 0.15~0.2% 포인트를 더 올려 내는 대신에 연간 또는 5년간 금리 상승폭을 일정 한도 이내로 제한한다. 시장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이 상품 가입자에겐 직전 금리 대비 연간 최대 0.75% 포인트, 5년간 2% 포인트 이내로만 올려 받아야 한다. 안정적 금리를 보장받는 대신 은행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고객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3년 전 출시됐을 때는 저금리시대인 데다가 금리 하락기여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금리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4대 은행의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 건수는 지난 7월 15일부터 지난 8일까지 522건, 1186억원에 달했다. 최근 두 달간 가입 건수가 지난 1년간 가입 건수의 5배에 달할 정도다. 금융감독원은 많은 차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간 금리 상승 제한을 0.75%에서 0.45~0.75%로 낮추기도 했다. ●안심대출, 집값 요건 확대할 듯 부동산업계에선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총재의 언급처럼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정도에 기준금리 상승이 3.5%에서 멈춘다면 집값 하락세도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하락세가 멈추면 매물이 사라지면서 매수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집을 마련하거나 갈아탈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선제적으로 자금 마련 계획을 짜야 한다. 소득이 높지 않다면 ‘내집 마련 디딤돌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단 생애최초, 신혼, 2자녀 이상의 경우 7000만원까지)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가 대상이다. 순자산 가액이 ‘소득 5분위별 자산 및 부채 현황’ 중 소득 4분위 전체가구 평균값 이하(순자산 기준금액 4억 5800만원)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고금리시대지만 디딤돌 대출 금리는 연 2.15~3.00%로 저렴하다.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나 은행창구에서 신청할 수 있다. 디딤돌 대출은 차주가 실직이나 폐업 등 위기에 처할 경우 원금 상환 유예 등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차주 실직·폐업 땐 원금상환 유예 구매하고 싶은 집이 있는데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부담스럽다면 50년 초장기 주담대를 활용해 보자.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8월부터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에 대해 50년 초장기 상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원 이하, 연소득 7000만원(신혼 또는 다자녀 가구는 8500만~9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를 위한 장기·고정금리 대출이다. 적격대출은 주금공이 국민의 내 집 마련과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을 위해 만든 장기 고정금리 대출이다. 집값 9억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하며 연소득에 대한 별도 기준은 없고 1주택자도 가능하다. 다만 2년(조정대상 지역은 6개월) 이내 기존 주택 처분 조건이다. 금리는 보금자리론의 경우 연 4.55%(10월 1일 기준)다. 신혼, 다자녀, 한부모, 장애인, 다문화가구 등에 0.4%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별도로 적용한다. 금리 고정형 적격대출의 금리도 4.55%다. 보금자리론이나 적격대출의 경우 금리가 싸지는 않지만 50년 초장기 상환 방식이라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적다. 초고금리 시대라는 보릿고개를 넘기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차후 저금리시대로 돌아가면 저렴한 타 금융기관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면 된다. 주금공은 한국자산공사(캠코)와 업무협약을 통해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차주가 위기에 처해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연체이자를 캠코의 저리대출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한 ‘저소득층 지원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공기업 적자 이대론 안 된다지만… 쪼개든 팔든 제1 기준은 공공성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공기업 적자 이대론 안 된다지만… 쪼개든 팔든 제1 기준은 공공성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동물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나름의 생존 수단을 갖고 있다. 그중 하나가 위장술이다. 카멜레온은 주변에 맞추어 색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나뭇잎 벌레나 사마귀와 같은 곤충은 나뭇잎과 구별이 안 되는 색깔로 위장한다. 위협을 느꼈을 때 몸집을 부풀리는 동물도 있다. 복어는 많은 양의 물을 들이켜며 덩치 큰 놈으로 위장한다. 스컹크가 악취를 내뿜는 것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심지어 포식자 앞에서 혀를 내민 채 벌러덩 자빠지며 죽은 척하는 동물도 있다. 자칫 자신을 더욱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연극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공포에 질릴 때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개발한 창의적 수단이다.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동물도 있다. 도마뱀은 자기 신체의 일부인 꼬리를 자른다. 포식자가 꿈틀대는 꼬리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빠르게 줄행랑을 친다. ●“각종 부조리 원인은 정작 정부에” 정부에게도 위기가 닥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꼬리 자르기’이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 그랬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우리 사회 곳곳에 감춰져 있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부도덕한 기업인, 무책임한 선장과 승무원, 엉성한 재난관리시스템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그중 압권은 허둥지둥하던 정부였다. 참사 당일 해경과 청와대의 핫라인 통화 내역이 공개되자 국민들은 경악했다. 참사 한 달이 지난 즈음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해양경찰청 해체를 선언했다.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경은 대통령의 통할하에 있는 해양수산부 산하의 조직이다. 정부의 일부란 뜻이다. 이후 해경은 어떻게 됐을까.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이름을 바꾸며 국민안전처라는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2017년에 다시 원위치로 부활했다. 애초부터 없어질 수 없는 조직이었기 때문이다. 책임져야 할 당사자가 책임을 미루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2014년부터 폭등에 폭등을 거듭한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20여 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웃듯 집값은 천장을 뚫고 치솟았다. 그러던 중 2021년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광명·시흥 신도시를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거세게 일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과연 더는 (LH라는) 기관이 필요한가에 대한 국민적 질타에 답해야 할 것이다. 해체 수준으로 LH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해체’란 단어가 등장했다. 한 시민단체는 ‘부동산 가격 폭등 주범 LH 해체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3기 신도시 주민들은 LH 임직원들의 투기로 인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신도시 지정 철회와 동시에 LH 해체를 요구했다. LH 임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3개월 후 국토교통부는 LH 개혁과 관련해 3개 대안을 제시했다. 그중 국토부가 선호했던 대안은 LH를 모회사와 자회사로 분리해 각각 ‘주거복지’와 ‘토지·주택사업’을 맡게 하는 것이었다. 쉽게 말하면 LH는 주거복지 기능만을 담당하고 나머지는 기능을 분리하거나 해체하는 방식이다. 국토부의 LH 개혁안은 국회 공청회 과정에서 여야 모두로부터의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개혁안대로면 자회사는 별도의 법적 지위를 갖고 있기에 문제를 일으켜도 모회사가 책임을 회피하게 되는 구조로 갈 수 있는 점, 자회사가 모회사를 하청 회사로 삼아 수익사업에만 더욱 전념할 수 있다는 점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런 논의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LH가 애초부터 그렇게 쪼개지기 힘든 조직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를 제공했다.●한전·LH 대규모 부채, 방만경영 탓? 정부는 공기업의 적자를 가리키며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에는 36개의 공기업이 있다. 2021년 공기업의 모든 부채를 합하면 434조원이다. 이 중 에너지 분야의 대표주자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부채는 145조 8000억원이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대표주자인 LH의 부채는 138조 9000억원이다. 이 두 공기업의 부채가 전체 공기업 부채의 6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여기서는 최근 ‘방만 경영’이란 이름으로 정부와 여론의 질타를 집중적으로 받았던 한전과 LH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한전의 부채 문제가 온전히 도덕적 해이 때문일까. 한전 부채의 가장 큰 이유는 민생안정을 위해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는 전기요금에서 기인한다. 사실 독점기업이 적자를 탈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격을 올리면 된다. 하지만 한전은 그럴 수 없다. 요금은 기획재정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상승해 발전자회사의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이는 한전의 구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열심히 일하면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변의 손가락질에 한전은 자신들이 내는 적자는 ‘착한 적자’라며 억울해한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최근 한전의 재무 상황 악화에 대해 “한전 스스로 왜 지난 5년간 이 모양이 됐는지에 관한 자성도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기재부의 통제를 받는 기관에 자성이 필요하다면, 이건 누워서 침 뱉는 꼴이 아닌가. LH는 국토부 산하 기관이다. 정부가 지분의 88.8%를 소유해 최대 주주로 있는 공기업으로 정부의 일을 대행하고 지원하도록 탄생된 조직이다. 정부가 신도시 정책을 발표하면 LH는 입지를 정하고 부지를 찾고 주택을 공급한다.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하면 또 이에 맞추어 공급한다. 정부가 기획하면 LH가 실행하는 식이다. 결국 정부와 LH는 한 몸이고 한 팀이다. LH의 주요 사업은 도시조성, 주거복지, 국책개발, 경제기반, 도시재생, 토지비축 등 크게 6가지다. 이 중 ‘도시조성’과 ‘주거복지’에 한 해 각각 예산의 50%, 30% 정도가 투입되고 있다. 이 두 분야가 LH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대부분의 적자는 임대주택 사업인 ‘주거복지’에서 발생한다. 임대주택으로 사용될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데 큰돈이 든다. 임대주택은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2021년 한 해에만 임대주택 운영손실이 1조 8000억원을 넘었다. 2022년 현재 200만호 정도인 공공임대주택은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2025년까지 240만호로 늘어난다. LH는 정부의 서민주거 안정지원 정책에 따라 임대주택사업을 더욱 열심히 진행해야 한다. 정부의 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LH의 적자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 업무 대행한 공기업에 책임 전가” 혹자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망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 말도 일부는 맞다. 공기업은 은행대출보다는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이유는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 때문이다. 공기업은 민간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추산에 의하면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기에 절감되는 공기업의 이자 비용은 매년 4조원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민간기업보다 낮은 가격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니 공기업은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에 신경을 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의 공사채 남발이 문제가 된다면 이것은 공기업보다는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정부가 이를 내버려 뒀기 때문이다. 정부재정을 쓰려면 국회의 엄격한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공기업을 통하면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공사채를 발행할 때 국회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게 하면 된다. 그럼 공기업도 공사채 발행에 신중할 것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 중앙정부는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을 공기업에 떠넘겼다. 자기 일을 대행해 줄 공기업을 통해 도로와 철도, 상하수도, 전기, 주거복지 등의 공공성 있는 분야를 맡게 했다. 어느 누가 맡아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분야다. 정부가 서비스요금을 낮게 책정하니 공기업은 이를 감당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일반정부 부채 대비 공기업 부채 비중’(49%)은 다른 주요 국가들(호주 13%, 캐나다 9%, 일본 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공공사업에 정부 자금보다는 공기업 자금이 더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부가 짊어져야 할 부채가 공기업으로 넘어갔음을 보여 주는 또 다른 통계도 있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은 48%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25%)에 비해 크게 낮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건 공기업 부채를 빼고 계산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공기업 부채 등을 국가채무에 포함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12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모든 문제를 공기업 탓으로 돌리며 ‘방만 경영’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였다. 공기업은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기를 요구받는다. 너무 많은 적자를 내면 안 된다. 반대로 너무 많은 흑자를 내는 건 더더욱 안 된다. 한전이 전기를 비싼 값에 팔아 흑자를 내고, LH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며 수익을 낸다고 치자. 아마 지금보다 더 큰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겠다. 공공성과 수익성은 근본적으로 대립적 관계이다. 한쪽을 강화하면 다른 한쪽이 약해진다. 공기업은 동네북이 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탄생 이유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나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이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동안 정부가 규정하는 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수시로 바뀌어 왔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통해서다. 공기업은 크게 두 가지를 평가받는다. 하나는 공공성이고 다른 하나는 효율성·수익성이다. 공공성은 ‘사회적 가치’를, 효율성·수익성은 ‘재무 성과’를 통해 평가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 둘의 비중은 1대2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선 5대1로 바뀌었다. 현 정부에서는 또다시 효율성·수익성 쪽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경영평가 배점을 손보고 있다. ●“민영화로 국민 서비스 부담 늘수도” 문제는 수익성 측면에 더욱 집중하다 보면 공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꾸 고개를 든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 정부는 지난 7월 민간과 경합하는 기능을 축소하고 조직과 인력을 축소하며 자산을 매각함과 동시에 출자회사를 정리하는 쪽으로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전의 경우 알짜배기 사업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 사업, 한국남동발전의 불가리아 태양광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H 혁신을 외치는 이들은 LH가 본연의 역할인 ‘주거복지’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대폭 축소하거나 민간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지금의 부채를 줄일 수 있고 공기업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구조조정은 공공성을 더욱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공공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적자 폭이 커진다면 정부는 이를 보전해 주어야 한다. 그 일은 원래 정부의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민영화가 가능한 분야는 수익이 발생하는 사업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적자 사업을 민간이 맡아 서비스 요금을 올린다면,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들의 적자를 보전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철도 부문 적자를 이유로 국영철도를 민영화한 영국의 경우 적자보전 성격의 정부 보조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동일본 일본철도(JR) 역시 민영화된 이후 7개의 회사로 분리됐다. 일본의 철도요금은 한국보다 매우 높지만 이들 중 대도시 광역권을 지나지 않는 노선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보조금을 통해 적자를 보전해 주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공기업의 ‘착한 적자’는 원래 정부의 몫이었다. 공기업보다는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공기업에 대한 여러 논란이 최고점에 달한 지금, 우리는 ‘공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효율성·수익성이 강조된 공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과기부 공공기관, 연구 장비 팔아 비용 절감하는 계획 제출”

    “과기부 공공기관, 연구 장비 팔아 비용 절감하는 계획 제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공공기관 일부가 연구 장비를 매각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개발을 수행·지원하는 기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소관 공공기관 혁신 계획안을 분석한 결과, 공공기관 60곳이 2026년까지 약 3436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감 분야별로 업무추진비·일반수용비·임차료 등 경상경비 절감이 2910억원, 자산 매각이 324억원, 청사 매각·임대를 통한 청사 효율화가 188억원이었다. 자산 매각 중에서는 유휴 부지·사택 등 부동산 매각이 194억 9000만원, 연구 장비·설비 등의 매각이 111억 6000만원, 콘도 회원권 매각이 17억 9000만원이었다. 연구 장비·설비 매각 계획을 밝힌 기관 중에서는 연구에 필수적일 수 있는 시설과 장비까지 ‘저활용 장비’라는 이유로 매각하겠다는 기관이 8곳이나 됐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3D 프린터, 고주파 유도 나노 분말 제조 장치, 자외선(UV) 표면 처리 시스템 등 연구 장비 40개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40개의 장부금액은 19억 3000만원이고 매각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도 장부금액 29억 6000만원 어치의 연구 장비를 매각한다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과기부는 지난 7월 국회에 유휴·저활용 연구 장비를 보유한 기관과 이를 필요로 하는 기관을 연결해 장비 이전을 지원함으로써 활용도와 투자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저활용 장비라는 이유로 매각하겠다는 것은 이같은 정책 방향과 배치된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가 연구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과기부 소관 공공기관의 혁신 방향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시론]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은/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

    [시론]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은/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

    오늘날 우리나라는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위험’(리스크)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위험은 확률과 나올 수 있는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고, 위험선호 행위와 위험회피 행위를 통해 위험을 중립화할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결과물을 알 수 없고, 그 확률 분포 역시 알 수 없기 때문에 예측된 위험에 비해 더 큰 사회적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급등한 부동산 가격, 초거래절벽, 고금리, 주거복지 등 여러 가지 사회적 과제를 던져 주고 있다. 예전에는 경제회복을 위해 저금리에 의존한 통화 확대 전략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금융 부문이 과잉 팽창하게 됐고, 막대한 부의 양극화와 부채의 증가, 자산가격 버블 등으로 이어져 경제의 불안을 초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핵전쟁, 지구 온난화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미래의 전망이 어두울 때 사람들은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표현을 한다. 이는 저명한 미국의 경제학자 갤브레이스가 경제와 사회에 대해 논평한 것이었지만, 부동산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부동산 근대사에서도 규제 강화와 완화라는 추세가 반복됐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 개인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해 신도시 건설 등의 처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온 것이 한 예다. 그런데 최근에는 도시 용지의 부족, 사유 재산권의 존중 등의 기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내 집 마련’을 둘러싼 계층 간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모든 사회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시장경제보다는 사회주의경제 체제가 훨씬 수월하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려면 극렬하게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옛날 군사독재 시대에나 다른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제는 국민들에게 무조건적 강요보다는 여러 방법으로 설득하고, 공익을 위한 선택을 하도록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우리나라가 새로운 부동산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금융 위기, 불평등 악화, 주거 복지 문제 심화 등 많은 부분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정책으로는 균등한 분배, 지속가능한 개발, 저렴한 주거 공급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신자유주의의 실패 이후에는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나라의 부동산 문제는 경제 불평등의 심화, 초고령화 사회 등의 문제로 국가가 전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거대한 불확실성에 대처하면서도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부동산 정책들을 마련해 작동시켜야 한다. 먼저 정부는 국토 정보의 디지털화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혁신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둘째, 고금리ㆍ유가 등 거시경제의 불안 요인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세 체계와 주거 복지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 넷째, 초고령화, 노동인구의 감소 등 장기적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감정은 공포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공포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온다. 미혼 인구의 증가, 저출산 등의 문제도 부동산에 대한 공포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술한 방향으로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인구 감소 등의 사회적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거래절벽·역입주난·자금경색… 주택시장 대혼란

    거래절벽·역입주난·자금경색… 주택시장 대혼란

    주택시장이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거래절벽과 고금리로 집주인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개발업체가 신규 사업을 미루거나 아예 중단하는 사례도 늘었다. 주택시장에 경착륙 우려가 짙어지면서 정책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마지막 주부터 20주 연속 하락했고, 낙폭도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2% 떨어져 9년 10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9로 2019년 6월 둘째 주(76)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마저 시세보다 수억원 싸게 내놓은 급매물이 폭증하고 있지만 거래는 끊긴 지 오래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올 들어 8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38만 5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만 7317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세 거래도 급감했다. 전세는 월세보다 주거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그동안 세입자가 선호하는 주거형태였지만,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전세자금대출 이자 비용이 월세보다 비싸지자 전세 대신 월세로 돌아서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전셋값 폭락으로 이어지는 ‘역(逆)전세대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매매 감소와 전세 감소는 신규 아파트 ‘역(逆)입주난’ 악재도 불러왔다. 준공 아파트는 쏟아지는데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 지연·포기가 이어진 것이다. 입주 지정 기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하거나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도 3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절반 정도는 아직 입주를 하지 않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준공 아파트 미입주 사유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44.7%), 세입자 미확보(27.7%), 잔금 대출 미확보(21.3%) 등으로 분석됐다. 건설사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물론 약속했던 대출도 끊겼다. 2금융권 금리는 연 10%대를 훌쩍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밝힌 금융권 PF 대출 규모는 6월 말 현재 112조 2000억원으로 늘었고, 연체율은 지난해 말 0.18%에서 0.50%로 커졌다. 최근 대전에선 부동산 개발업체가 대형 건설사를 시공사로 끌어들여 주상복합 아파트를 공급했다가 분양률이 20%대에 그치자 계약금을 돌려주고 사업을 무기한 연장했다. 분양률이 저조하자 약속했던 금융기관이 자금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주택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하려면 불필요한 규제와 과중한 조세 부담을 과감히 해제하는 주택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빅스텝 이창용 “0.25%P씩 인상, 서약 아냐”

    빅스텝 이창용 “0.25%P씩 인상, 서약 아냐”

    “투명한 소통을 위한 것이었는데….”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상하겠다는 사전예고 지침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가 비판을 받았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애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시행착오를 인정했다. 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에 참석한 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강화와 한국의 통화정책’에서 작심한 듯 본인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해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 7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당분간 기준금리는 0.25% 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당시에는 명쾌한 소통으로 시장의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심화되는 ‘킹달러’ 현상과 맞물려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총재는 “사람들은 지난 베이스라인(기본가정)에 따른 시나리오(0.25% 포인트 인상)를 조건부로 받아들이기보다 서약이나 약속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미래 금리에 대해 언급을 가급적 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 오랜 방식에서 벗어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어떤 속도로 이런 관행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 급등에 상황이 양호했던 아시아에서도 IMF에 도움을 요청하려는 국가가 늘었다고 우려했다. 특히 ‘킹달러’와 고유가가 동시에 왔다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달러 강세가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필오버’ 효과를 주목한다고 전했다. 또 미 통화정책의 스필오버로 저소득국의 부채 부담을 높이고 영국 연기금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사안도 발생하고 있어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점검하고 있으며, 아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 안으론 흔들리는 민심, 밖은 美 전방위 압박… 내우외환 ‘시진핑 3기’

    안으론 흔들리는 민심, 밖은 美 전방위 압박… 내우외환 ‘시진핑 3기’

    중국이 16일 개막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성장 중심’ 기조를 접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제로 코로나’ 고수와 부동산 시장 위기 등 대내외적 악재가 쏟아지자 ‘성장률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중 간 대결 구도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체제도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시 주석은 당대회 개막식 정치보고를 통해 경제 성장 전망 대신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구축’과 ‘사회주의 기본경제 견지·보완’, ‘(국가 주도) 공유제 경제발전’ 등을 제시했다. ‘안전’ 혹은 ‘안보’도 73차례나 언급했다. 대의원 등 3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시 주석 연설 중 32차례 박수 세례로 ‘태세 전환’을 지지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를 밝혔을 때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전날 쑨예리 공산당 선전부 부부장도 당대회 사전 브리핑에서 “(고성장 대신) 고품질·고효율 발전의 길을 걷기로 했다. 성장률은 경제발전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지만 유일한 지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지난해까지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지켜 왔다. 그러나 서구 국가들의 탈세계화 움직임으로 경제 여건이 중국에 불리하게 바뀌면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성장 요구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치를 낮추는 동시에 ‘공동부유’(다 같이 잘사는 사회) 등 분배 기조도 강화해 불만을 잠재울 필요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중국 지도부가 ‘세계 1위 대국 도전’을 내세웠다가 미국의 견제를 자초한 점도 감안됐다. ‘2030년을 전후해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한다’는 자신감이 역풍을 맞은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기에 미중 무역전쟁을 개시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반도체와 전기차를 겨냥한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 나온 ‘고품질 발전’·‘안전 및 안보’ 언급은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녹아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쑨 부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향후 50년간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미국과 중국이 잘 지내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세계 1·2위 대국은 결국 충돌한다는 가설)을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경제 여파,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탄압 논란, 전례 없는 부동산 위기 등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당대회 개막식에 시 주석의 ‘정적’으로 분류되는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출신인 장쩌민(96) 전 중국 국가주석과 주룽지(94) 전 국무원 총리가 모두 불참했다. 지난 13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왕치산(74) 부주석도 방역 규정에 걸려 참석이 불허됐다. 반면 올해 105세인 ‘혁명원로’ 쑹핑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최고령 인사로 주석단에 자리했다. 테니스 스타 펑솨이 ‘성폭력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장가오리(76) 전 부총리도 나왔다.
  • 이창용 “亞 여러국가 IMF 구제금융 준비”… 강달러·고유가 동시 충격

    이창용 “亞 여러국가 IMF 구제금융 준비”… 강달러·고유가 동시 충격

    한은총재, IMF연차총회 후 특파원간담회연준 금리인상에 글로벌 경기 어두워져“과거 경험 있는 연준, 역파급 고려할 것”“대미 통화 스와프, 만병통치약 아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 급등에 상황이 양호했던 아시아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에 도움을 요청하려는 국가가 늘었다고 우려했다. 이에 미국 역시 광폭 금리인상으로 강달러가 심해지면서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를 주목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IMF·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에 참석한 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IMF 구제금융 요청국 수가 많이 늘었다. 아시아에서는 거의 없었는데 지금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연차총회에서 에너지·식량 가격이 내리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야 하나 “안타깝게도 당장 눈앞에 해법이 보이지 않아, 전쟁이 상당기간 갈 수도 있다는 게 (경제정책의) 전제가 돼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역사적으로 강달러와 고유가는 따로 왔는데 이번에는 이 둘이 동시에 왔다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속적인 금리인상 추세를 강조하면서도 “여러 스필오버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미 통화정책의 스필오버로 저소득국의 부채 부담을 높이고 영국 연기금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사안도 발생하고 있어 “국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와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점검하고 있으며 아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자국 사정만 챙긴다는 지적에는 “과거 경험이나 달러의 지위를 볼 때 (미국도) 스필오버와 그로 인한 스필백(spillback·역파급)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미국은 시장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자산매입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해 신흥국 통화가치와 증시가 급락하는 ‘긴축발작’이 일어났고, 미국 경제도 충격을 받은 바 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서는 “스와프가 우리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인데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외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파편화되고 있어 “한국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반도체·자동차 산업에서 다양화 해야 한다”고 했다.
  • [나우뉴스] 집도 ‘공동구매’?…부동산 시장 붕괴 조짐에 중국이 내놓은 정책

    [나우뉴스] 집도 ‘공동구매’?…부동산 시장 붕괴 조짐에 중국이 내놓은 정책

    중국 당국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겨냥해 주택 ‘공동구매’ 촉구에 나섰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원 등은 지난 6월 초부터 9월 30일까지 전국 20개 도시에서 총 4개월에 걸쳐 20인 이상의 주택 구매자가 공동으로 부동산을 매입할 시 최대 3% 가량 금액을 할인해주는 ‘공동구매’ 제도를 확대 운영해오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베이성 황강시는 공공기관 및 대기업 소속의 20인 이상이 공동으로 주택을 매입할 시 시가 대비 3% 이상 할인된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고문을 발표했다. 또, 광시성 우저우시에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다섯 채 이상의 부동상을 매입하는 구매자를 대상으로 최고 30%까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박리다매식 구매를 독려하고 나선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정부는 5년 이내에 총 20채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구매자에 대해서는 보유세 등 거래세 명목의 지출항목에서 총 50% 이상의 추가 할인을 제공할 방침이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부동산 매입 독려 활동과 관련해 지방 정부에 일정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공공기관과 국유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양상이다. 특히 일명 ‘베이상광선’(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으로 불리는 1선 대도시를 제외한 2선 도시와 3~4선 중소형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재고 물량이 급증하면서 중소형 도시들을 중심으로 한 주택 공동구매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인 도시로는 지린성 창춘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원활한 발전을 위해 중앙 집중식 대량 공동구매를 촉진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사례가 꼽힌다. 창춘시 정부는 최근 공공기관과 국영 기업, 고등교육기관, 과학연구소, 사회복지전문단체 등이 부동산을 대량 구매할 시 기존 시가보다 낮은 가격 할인 혜택을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유사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지방 정부에는 △산시성 타이위안 △광둥성 중산 △랴오닝 선양 △저장성 통루, 하이닝, 항저우, 저장시 △안후이 구리링 △윈난 푸이 △쓰촨 바중, 수닝, 메이산 △후베이 황강, 마청 △장쑤 리안윈, 싱화, △간쑤 칭양 △광시 우저우, 난닝 등 20여 개 도시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같은 다수의 지방 정부가 전폭적인 재정 혜택을 약속한 상황에서도 일각에서는 건설 중단과 대출 중지 등의 악재가 겹치는 등 관망세가 우세한 분위기다. 징핑타이 데이터연구센터 천샤오 수석 연구원은 “저장성 통루의 경우 공동구매자들에게 시가보다 8.5% 가량 저렴한 우대 가격을 지원해오고 있지만 부동산 활성화는 큰 기대가 어렵다”면서 “이전보다 거래량이 소폭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의 할인은 사실상 어려운 것이 부동산 업계의 실상이다. 고객의 수도 꾸준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천 연구원은 이어 “워낙 각 지역 별로 우대 정책의 내용이 중첩되는 탓에 구매자들의 발길을 끄는 실제적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오히려 시공 중단이 있는지 비인기 매물인지 등과 관련해 정확하게 파악해 구매자가 두 번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나와, 현장] 종부세 내는 ‘강남 내각’에 필요한 것/박기석 세종취재본부 기자

    [나와, 현장] 종부세 내는 ‘강남 내각’에 필요한 것/박기석 세종취재본부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윤석열 내각의 18개 부처 장차관 41명(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제외)의 재산을 분석한 결과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1명으로 내각의 51.2%를 차지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다만 정부의 종부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종부세 대상자는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7월 기본공제 금액을 상향해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산액이 현행 6억원(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이 아닌 9억원(12억원)을 초과해야 종부세를 과세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종부세법이 개정된다면 6억~9억원(11억~12억원) 사이의 주택을 보유한 각료는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다주택자 중과세를 폐지하기로 했는데, 내각의 종부세 대상자 21명 중 다주택자 7명이 감세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동산 세제의 합리화를 위해 종부세 제도의 개편은 필요하다. 현행 제도는 고가의 주택을 1채만 보유한 가구보다 저가의 주택을 다수 보유한 가구에 과도한 세금을 물려 과세 형평성을 훼손하고 있다. 또 지난 5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국민이 더 큰 세금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전반적인 부동산 및 주거복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에만 주력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도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올해보다 5조 6000억원 삭감해 16조 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응하면서 대폭 증가한 예산을 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취약계층의 열악한 주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우선순위에 둔 것은 대다수 각료가 공유하고 있는 지역적 배경이 강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윤석열 내각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주택을 보유하거나 전세권을 갖고 있는 장차관은 18명으로 내각의 43.9%다. 지난해 서울시에 부과된 종부세 세액의 53%를 차지하는 강남 3구에서 부동산 세제는 최대 이슈일 수밖에 없다. 이 공간에서 생활하는 각료들은 종부세를 전 국민적 관심사이자 국가적 과제로 과잉 해석하기 쉽다. 강남과 비(非)강남의 경제·사회적 격차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비강남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워지고 이들의 여론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까지는 안 하더라도 능력 있는 각료의 시야는 좁힐 수 있다.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는 정책 결정 과정의 정점에 있는 각료의 출신 배경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 [여기는 중국] 집도 ‘공동구매’?…부동산 시장 붕괴 조짐에 중국이 내놓은 정책

    [여기는 중국] 집도 ‘공동구매’?…부동산 시장 붕괴 조짐에 중국이 내놓은 정책

    중국 당국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겨냥해 주택 ‘공동구매’ 촉구에 나섰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원 등은 지난 6월 초부터 9월 30일까지 전국 20개 도시에서 총 4개월에 걸쳐 20인 이상의 주택 구매자가 공동으로 부동산을 매입할 시 최대 3% 가량 금액을 할인해주는 ‘공동구매’ 제도를 확대 운영해오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베이성 황강시는 공공기관 및 대기업 소속의 20인 이상이 공동으로 주택을 매입할 시 시가 대비 3% 이상 할인된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고문을 발표했다. 또, 광시성 우저우시에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다섯 채 이상의 부동상을 매입하는 구매자를 대상으로 최고 30%까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박리다매식 구매를 독려하고 나선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정부는 5년 이내에 총 20채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구매자에 대해서는 보유세 등 거래세 명목의 지출항목에서 총 50% 이상의 추가 할인을 제공할 방침이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부동산 매입 독려 활동과 관련해 지방 정부에 일정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공공기관과 국유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양상이다. 특히 일명 ‘베이상광선’(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으로 불리는 1선 대도시를 제외한 2선 도시와 3~4선 중소형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재고 물량이 급증하면서 중소형 도시들을 중심으로 한 주택 공동구매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인 도시로는 지린성 창춘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원활한 발전을 위해 중앙 집중식 대량 공동구매를 촉진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사례가 꼽힌다. 창춘시 정부는 최근 공공기관과 국영 기업, 고등교육기관, 과학연구소, 사회복지전문단체 등이 부동산을 대량 구매할 시 기존 시가보다 낮은 가격 할인 혜택을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유사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지방 정부에는 △산시성 타이위안 △광둥성 중산 △랴오닝 선양 △저장성 통루, 하이닝, 항저우, 저장시 △안후이 구리링 △윈난 푸이 △쓰촨 바중, 수닝, 메이산 △후베이 황강, 마청 △장쑤 리안윈, 싱화, △간쑤 칭양 △광시 우저우, 난닝 등 20여 개 도시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같은 다수의 지방 정부가 전폭적인 재정 혜택을 약속한 상황에서도 일각에서는 건설 중단과 대출 중지 등의 악재가 겹치는 등 관망세가 우세한 분위기다. 징핑타이 데이터연구센터 천샤오 수석 연구원은 “저장성 통루의 경우 공동구매자들에게 시가보다 8.5% 가량 저렴한 우대 가격을 지원해오고 있지만 부동산 활성화는 큰 기대가 어렵다”면서 “이전보다 거래량이 소폭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의 할인은 사실상 어려운 것이 부동산 업계의 실상이다. 고객의 수도 꾸준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천 연구원은 이어 “워낙 각 지역 별로 우대 정책의 내용이 중첩되는 탓에 구매자들의 발길을 끄는 실제적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오히려 시공 중단이 있는지 비인기 매물인지 등과 관련해 정확하게 파악해 구매자가 두 번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사설] 변협도 의협도 ‘반타다’, 혁신의 싹 밟지 말아야

    [사설] 변협도 의협도 ‘반타다’, 혁신의 싹 밟지 말아야

    대한변호사협회와 의사협회가 해당 분야에서 온라인·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들에 대응하는 연대 조직을 조만간 출범시키기로 했다. ‘올바른 플랫폼 정책 연대’라는 이름의 연대 조직에는 치과의사협회와 건축사협회도 참여한다. “해당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질서 훼손을 막기 위해 관련 법률 제정까지 추진하겠다”고 한다. 무분별한 플랫폼 서비스가 국민 생명과 건강, 재산 등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이 단체들의 목소리는 그러나 순수하게만 들리진 않는다. 혁신을 가로막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우려가 당장 나온다. 무엇보다 기득권 집단의 밥그릇 지키기 아니냐는 시선이 쏟아진다. 그럴 만도 하다. 공인중개사협회는 법정 수수료의 절반을 받는 온라인 중개 서비스 업체를 고발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활동을 위축시키는 일명 ‘직방금지법’까지 추진 중이다. 법률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로톡과 대립하는 변협도 혁신을 막는 기득권 세력으로 비친다. 불법 변호사 알선 행위라고 로톡을 문제삼지만 법률 소비자들에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많은 선진국들에서는 로톡 같은 테크 기업들이 저변을 넓혀 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인 것이다. 변협과 의협 주도의 연대는 공인중개사협회, 택시조합, 약사협회, 한의사협회 등에도 가입을 권유할 모양이다. 소비자 보호를 외치지만 혁신을 가로막는 기득권 집단의 세력화라는 우려가 크다. 시대적 대세를 거슬러서는 결국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온 국민이 함께 져야 한다. 민간 플랫폼의 싹을 자르는 연대여서는 안 된다. 그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공공 플랫폼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소비자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타다금지법’의 실패로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뼈아프게 배웠다.
  • 기준금리 3%… “집값 하락 고통 클 것”

    기준금리 3%… “집값 하락 고통 클 것”

    0.5%P 올려… 14개월간 8번 인상이창용 “내년 초까지 물가 5%대빚낸 국민 힘들지만 인상 불가피”美와 격차 고려 추가 빅스텝 예고한국은행이 사상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3.00% 시대가 열렸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 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 2020년 5월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낮췄으나 지난해 8월 0.25% 포인트 올린 데 이어 같은 해 11월과 올해 1·4·5·7·8월, 이날까지 1년 2개월 사이 여덟 차례 인상해 총 2.50% 포인트 끌어올렸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며 빅스텝 단행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 1분기까지 5%대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물가 오름세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물가 중심의 경제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도 빅스텝 단행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금통위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밟았다면 오는 11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양국의 금리 격차는 1.25% 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 총재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따라 (금리 인상을)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금리 격차는 자본 유출로 이어지고 물가와 금융 안정을 흔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 둔화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기준금리의 최종 상단을 3.5%로 보는 시장의 견해에 대해 “다수의 금통위원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가진 것 같다”고 밝혔다.
  • [국정감4] 국감에 등장한 레드카드, 김문수 위원장, 결국 사과

    [국정감4] 국감에 등장한 레드카드, 김문수 위원장, 결국 사과

    편집자주: 현장 사진기자가 ‘국정감4’라는 타이틀로 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국정감사를 매일 4장의 사진으로 정리합니다. 1.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게 레드카드 꺼낸 이은주 정의당 의원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레드카드가 꺼내졌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과거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노조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김정은 기쁨조’, ‘화물연대 자체가 북한에서 하고 있는 것과 똑같다’ 등 막말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서 사회적 첫 대화가 발을 떼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과한 부분 있었으면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사과가 안 될 부분도 말씀하셔서, 무조건 사과하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이 의원은 ‘레드카드’를 꺼내며 퇴장을 요구했다. 2. 서울시 국감 ‘TBS 조례 폐지안 이슈’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TBS 조례 폐지안’이 여야 최대 쟁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이 다수인 서울시의회는 이재명 전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뉴스공장’ 등 TBS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문제 삼아 지원 중단을 생각하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은 TBS에 대한 압박을 ‘방송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8월 폭우 피해 대응 적절성과 부동산 등 전 분야에서 이뤄진 ‘박원순 지우기’ 등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3. 복지위 국감도 ‘감사원 논란’국립중앙의료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 공공기관 대상으로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이 요구한 공직자 7000여명의 KTX·SRT 이용 내역이 도마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 임명 기관장 몰아내기용 감사라는 공방이 오갔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감사원이 요구한 명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SR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복지위 소관 피감기관 중 4명의 전·현직 기관장과 직무대리인의 이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언급한 인사는 박은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과 권순만 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김영옥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직무대행, 박광택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직무대행 등 4명이다. 박 원장과 김 직무대행은 피감기관장으로서 이날 복지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상태였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정면 반박하며 ‘정책감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미애 의원은 “정책감사가 돼야 하는데 야당은 시종일관 말꼬리를 잡고 있다”며 “게다가 복지부와 상관없는 것들을 인용해 감사를 하는 것은 이제야말로 지양해야한다”고 꼬집었다. 4.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결국 사과이날 열렸던 환경노동위원회 오후 국정감사에서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사과를 위해 발언대에 섰다. 김 위원장은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한 발언과 관련해 “저의 과거발언과 오늘 국회 답변 과정에서 저의 발언으로 인해 위원회 회의가 순조롭지 못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페북 글을 다시 읽어보니 모욕감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사과의 내용과 방식, 사실확인에 문제가 있다며 항의, 고발 의결을 촉구했다. 2022.10.12
  • “한국 경제에 회복력 DNA 있다”… 미국서 경제 세일즈 나선 추경호

    “한국 경제에 회복력 DNA 있다”… 미국서 경제 세일즈 나선 추경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에서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국 경제 세일즈에 나섰다. 추 부총리는 “한국은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창의성과 열정이 경제활력 회복의 핵심”이라며 ‘복합위기’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사 임원급 인사를 대상으로 첫 한국경제설명회(IR)를 개최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1시간 30분 이상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고환율 대응 방안 등 한국 경제와 관련해 추 부총리와 ‘즉문즉답’을 진행했다. 추 부총리는 해외 투자자의 주요 관심 사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단과 대응책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에게 “건전재정 기조 확립, 기업 지원을 통해 경제활력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모든 위기는 과도한 빚에서 비롯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건전재정 기조 확립이 시급하다”며 내년 예산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 축소, 지출 재구조화, 법인세 부담 완화, 재정준칙 법제화 등 정부가 추진하는 과제를 소개했다. 이어 “정부가 시대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더는 유효하지 않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은 기업가 정신에 있다. 한국 정부는 그 길을 열어주고자 규제를 개혁하고 위험에 투자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법 원칙에 따른 노동 관행을 정착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투자자는 추 부총리에게 “킹달러(달러 초강세) 상황에서 엔화 등 주요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원화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의 적정한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추 부총리는 “외환시장은 시장의 수급을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면서도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돼 한국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을 확고히 하되 제1의 교역대상국인 중국과도 상호존중·호혜적 입장을 견지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율은 1~2% 수준으로 안정적이며 과거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원인이 됐던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라면서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가계부채 건전성 제고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경제설명회는 추 부총리 취임 후 첫 설명회이자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 설명회 이후 약 1년 만에 열렸다. 100명 이상이 참석했던 과거 설명회와 달리 이날 설명회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의 마이클 채 최고재무책임자(CFO), 세계 최대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의 빌 파웰 최고운영책임자(COO)와 JP모건, 골드만삭스, 씨티, 블랙록, 칼라일, 라자드 관계자 등 20명만 소규모로 참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심도 있는 논의와 양방향 소통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추 부총리는 이날 오찬과 함께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설명회에서 해외투자자들과의 질의응답에만 1시간 30분을 할애했다. 투자자들은 이런 형태의 설명회에 대해 “신선하고 효과적”이라고 호평했다. 추 부총리와 해외 투자자들의 질의응답에 앞서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관리관(차관보)은 ‘인내와 끈기, 그리고 회복력: 한국의 DNA’라는 제목으로 20분간 한국 경제 상황을 발표했다. 과거 설명회에서는 부총리가 직접 발표를 했지만, 이번에는 추 부총리가 투자자들과의 직접 소통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김 차관보가 발표자로 나섰다. 김 차관보는 대외건전성, 외채·가계부채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과 관련해 주로 불거지는 우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경상수지, 외환보유액·순대외자산 증가와 역대 최고 신용등급을 고려하면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견조하다”면서 “낮은 단기외채 비중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낮은 연체율 등을 고려하면 관련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한국 경제를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선도자’로서 세계 경제가 어려울 때 빠르게 영향을 받는 것처럼 세계 경제가 반등하면 가장 빠르고 강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음달 ‘빅 스텝’? 이창용 한은 총재 “고통, 사실이나 안정 기여” (종합)

    다음달 ‘빅 스텝’? 이창용 한은 총재 “고통, 사실이나 안정 기여” (종합)

    “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 12조원”“물가상승률 5%대면 금리인상 기조 유지”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빅 스텝’(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다시 단행한 것을 두고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여러 지표가 있지만 지난 1∼8월 실거래가 기준으로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며 “금리가 이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라며 “지난 2∼3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가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 금융불안의 큰 원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금리 인상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 증가율이 조정되는 것이 고통스러운 면이 있어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거시 경제 측면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물가 상승률 5%대, 잡는 게 우선” 이 총재는 다만 물가 상승률이 5% 이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이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소득이 1∼2% 더해져도 물가 상승률이 4∼5%가 되면 실질소득이 감소한다”며 “거시적으로는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고, 이후 성장정책 등으로 전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빅 스텝이 우리 경제 성장률을 0.1% 포인트 낮추고, 가계와 기업을 합해 이자 부담은 12조 2000억원 정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 250bp(2.50% 포인트, 1bp=0.01% 포인트) 인상이 물가 상승률을 1% 포인트 이상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 “해외 투자 상투 위험…환율 정상화 고려해야” 이 총재는 지난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빅 스텝의 주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원화의 급격한 절하는 두 변화를 가져온다”며 “당연히 수입 물가를 올려서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부분 지연시킬 위험이 늘어나서 대응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 원화의 평가절하 자체가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국내 금리 수준이 올라가고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에 있는 만큼 해외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환율이 정상화됐을 때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는 건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위험이 거의 없는 정부 채권으로 국내에서도 5∼6%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과거처럼 자산에 투자했을 때 1∼2% 수익을 올리는 때와 다른 만큼 해외 투자에 대해 고민을 해보실 때가 됐다”고 당부했다. ● “기준금리 정점 3.5% 전망, 다수 의견” 이 총재는 오는 1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한은이 당분간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현재 전망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5%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이 5%대라면 원인이 수요 측이든 공급 측이든, 경기를 희생하든지 간에 금리인상 기조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11월 금통위에서 빅 스텝을 단행할지, ‘베이비 스텝’(0.25% 포인트만 인상)을 할지 여부에는 “이번 금통위에서 25bp와 50bp 사이에서 많은 논의를 해서 50bp를 결정했다”며 “금통위원들이 인상 기조는 이어가되 11월 인상 폭에 대해서는 여러 요인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했다. 특히 내달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 따라 전 세계 경제 상황이 변화될 것인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금리 사이클상 기준금리 정점이 3.5% 수준이 될 것으로 보는 시장 예상에 대해서는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보다 낮게 보는 금통위원들도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다만 “3.5%를 딱 찍어서 인상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위원들이 3.5% 수준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 조국 “과거로 돌아간다면 장관직 고사할 것…멸문지화 상상 못해”

    조국 “과거로 돌아간다면 장관직 고사할 것…멸문지화 상상 못해”

    조국 전 법무장관은 2019년 장관 지명 이후 불거진 이른바 ‘조국 사태’와 관련해 “(3년전으로 돌아간다면) 장관직을 고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의 저서 ‘가불 선진국’을 출판한 메디치미디어는 지난 11일 유튜브에 조 전 장관의 이런 발언이 담긴 12분 48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책 출간 6개월을 기념해 촬영한 것으로 독자들이 보낸 질문들을 7가지로 추려 조 전 장관이 직접 읽고 답하는 방식이다. 해당 영상에서 “만약 2019년부터 벌어졌던 일을 되돌려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 모든 과정과 결과를 안다는 가정하에 똑같은 선택을 하실 것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조 장관은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조 장관은 “장관직을 고사했을 것”이라면서 “저와 제 가족이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이러한 형극의 길, 멸문지화(滅門之禍·한집안이 다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재앙)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자책하고 자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미국에 사는 한 독자는 “팬데믹 당시 미국 부동산도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정권이 교체될 정도로 국민이 분노하는 게 이해하기 힘들었다”면서 “이런 분노 앞에 ‘다른 선진국 집값 상승과의 비교는 의미가 없었다’는 책 내용에 마음이 아팠다”고 질문했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서 그것 때문에 상승했다는 건 너무 단선적인 비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한국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데 이게 윤석열 정부가 특정한 정책을 펼쳐서 이뤄진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일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LH직원의 투기 등이 국민의 마음속에 분노의 불길을 지른 건 사실”이라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해지고 이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상 말미에 조 전 장관은 “사적인 질문들이 많았는데 그에 대해 하나하나 답변해 드릴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제 답변이 충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현재 생각하는 바대로 최선을 다해서 답변드렸다”고 했다. 메디치미니어는 이 영상을 올리면서 “정경심 교수 형집행정지 전에 사전 촬영 및 제작됐다”는 설명을 붙였다.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4일 형 집행 정지를 받아 1개월 기한으로 석방됐다. 조 전 장관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내 정 교수의 형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SNS 활동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카뱅 자사주 매입 카드, 효과는 미지수

    카뱅 자사주 매입 카드, 효과는 미지수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지만 추락하는 주가 부양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 12명은 지난 6일과 7일 사이 카카오뱅크 주식을 5만 685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윤 대표의 고육지책이다. 앞서 윤 대표는 지난 7일 카카오그룹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자 “올해 회계 결산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법규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 실행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의 실적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다음달 2일 실적 발표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익의 80%가량이 이자수익인 카카오뱅크가 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로 감소하고 있는 이자 수익 비중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292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792억원에서 크게 늘었지만 플랫폼 사업 수익은 같은 기간 222억원에서 216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목표 주가를 2만 4600원에서 1만 6200원으로 낮췄다. 이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1만 78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 고금리 덫… “전세 말고 월세 없나요”

    고금리 덫… “전세 말고 월세 없나요”

    “전세 됐고 월세 구합니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면서 월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서울 아파트 월세는 38개월 연속 올랐지만, 전셋값은 4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부동산원 제출 자료를 인용해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가 지난 8월 100.1로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고 9일 밝혔다. 전월세 수급지수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가 집주인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6월 94.2, 7월 91.3, 8월 87.7 등으로 낮아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8월 0.25% 떨어지며 2019년 4월 이후 4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월 환산이율인 전월세전환율(7월 4.26%)이 높아지면서 월세 전환 선호도가 오른 것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는 8월 0.12% 상승하며 2019년 7월 이후 3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월세 유형 중에서도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순수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 상승세가 8월 0.26%로 뚜렷했다. 준전세는 0.03% 떨어졌다. 부동산원은 전월세 전환율 상승으로 월세가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의원은 “금리 인상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역전세난과 월세 난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계약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문재인 정부에서 시장 가격 조절 기능에 개입한 제도들을 손봐 임차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금리 감당 안돼요”…‘영끌 2030’ 서울 아파트 매입 3년 만에 최저 [이슈픽]

    “금리 감당 안돼요”…‘영끌 2030’ 서울 아파트 매입 3년 만에 최저 [이슈픽]

    2030세대 매입 작년 42%→올해 35%임대차법에 전셋값 폭등 작년 7월 44.8% 영끌이후 대출 규제·금리 인상 폭격…8월 28.6% 뚝신도시 재정비 기대에 분당·일산 역대 최고취득세 등 작년 부동산 세금 100조 돌파…부담↑껑충 뛰는 집값에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대출을 받아 집을 샀었던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이 올들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에 잠시 반등했던 매입 기조는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확 쪼그라들었다. 임대차법 도입 이후 고공상승했던 집값과 전세대란을 잡기 위해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세금 정책을 대폭 강화했고 이후 임기 말인 지난해 부동산 관련 세금은 사상 첫 100조원을 넘겼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에 더해 가계를 짓누르는 과중한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 아파트 2030 매입 비중도작년 31%→28%로 하락  9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올해 1∼8월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는 총 4150건으로, 전체 거래 건수(1만 1966건)의 35.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30세대 매입 비중 41.8%보다 6.1% 포인트 낮다. 이 통계가 처음 공개된 2019년(30.4%) 이후 3년 만에 최저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전셋값이 폭등하고, 집값까지 크게 뛰며 지난해 7월 역대 최고인 44.8%까지 치솟았다.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지난해 12월 38.0%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대선 직후인 4월 한때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42.3%까지 다시 올랐으나 이후 국내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며 지난 8월에는 28.6%로 내려왔다. 전국 아파트 2030 매입 비중도 지난해 1∼8월 31.1%까지 올랐으나 올해는 28.4%를 기록하며 20%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집값 급등으로 역대 최대인 36.1%까지 치솟았던 경기도 아파트의 1∼8월 2030 매입 비중은 올해 들어서는 34.5%로 감소했다. 대선이 있던 올해 3월 37.7%에서 이후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감소세를 보여 8월에는 31.1%로 내려왔다.2030, 성남 분당 매입 38.8% 역대 최고… 8월엔 50%까지 껑충 그러나 1기 신도시는 정비사업 추진 영향으로 올해 들어서도 2030 매입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입주시기가 가장 빠른 분당신도시(성남 분당구)의 경우 1∼8월 2030 매입 비중이 지난해 33.1%에서 올해 38.8%로 치솟으며 2019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분당의 2030 매입 비중은 올해 1월 21.8%에 그쳤으나 3월 36.2%, 4월에는 49.8%까지 치솟았고, 이후 집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등락을 보인 뒤 지난 8월에 다시 50%로 높아졌다. 거래 침체 속에 분당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8월 30건에 불과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인 15건을 2030 세대가 매입한 것이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의 올해 1∼8월 2030 매입 비중도 41.0%로 지난해 37.5%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고양시는 집값 하락폭이 커지면서 지난 1월 45.6%인 비중이 올해 8월에는 31.8%로 떨어졌다.원희룡 “부동산 가격, 하향 유지해야”“세제완화는 1주택자에 세금 정상화” 이런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가격이 너무 높아 상당 기간 하향 안정세가 유지될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경착륙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만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부동산시장에 대한 원 장관의 판단이 혼란스럽다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홍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다주택자 세금 완화,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은 부동산시장이 침체했을 때 고양하는 정책 아니냐”라면서 “정부는 주택가격이 떨어져야 한다면서도 오히려 부양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장관은 “부양정책이 아니라 지나친 가격 급등기에 도입된 지나친 규제를 정상화해나가는 과정”이라면서 “표준 궤도에 맞추기 위한 조정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규제 완화는 집값에 작용하는 복합적 요인 중 공급을 정상화하는 차원이고, 세제 완화는 1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文정부 작년 부동산세금 100조 첫 돌파2017년 59조→2021년 108조, 80%↑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은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문재인 정부 임기말인 지난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받은 ‘부동산 세수 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동산 관련 세금 수입은 108조 3000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관련 세수가 연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보다 무려 80% 증가했다. 지난해 부동산 관련 세수 중 국세는 57조 8000억원이었다. 양도세(36조 7000억원), 증여세(8조 1000억원), 상속세(6조 9000억원), 종부세(6조 1000억원) 등이 해당한다. 지방세는 취득세(33조 7000억원), 재산세(15조원), 지역지원시설세(1조 8000억원) 등 50조 5000억원이었다. 2017년 59조 2000억원이던 부동산 관련 세수는 2018년 64조 1000억원, 2019년 65조 5000억원, 2020년 82조 8000억원으로 늘어나고서 지난해 100조원을 넘어섰다.5년 만에 국세 24조→58조, 140%↑“가계 짓누르는 과중한 세금 완화해야” 같은 기간 국세는 23조 6000억원에서 57조 8000억원으로 2.4배로 증가했다. 특히 양도세가 15조 1000억원에서 36조 7000억원으로 2배를 넘었다. 종부세는 1조 7000억원에서 3.6배인 6조 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증가액은 많지 않지만, 증가율이 가팔랐다. 상속·증여세는 5년간 8조 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지방세도 2017년 35조 7000억원의 1.4배인 50조 5000억원으로 늘었다. 취득세가 10조 2000억원, 재산세가 4조 3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김상훈 의원은 “59조원으로 시작한 세수가 지난 정부 5년 만에 108조원이 됐다”면서 “집값과 세금이 가계 경제를 짓눌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교훈 삼아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과중한 세 부담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