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 30개월/문민개혁 전반기 평가와 후반기 과제
◎「부패추방」·「정치개혁」에 가장 역점둬야/개혁 미흡 분야 정치권·교육계·행정부 순/정당국고보조금액 “적당” 44% “많다” 39%/“공무원 깨끗해졌다” 54%/여성 20% “교육혁신 시급”/“대통령 단임제 적합” 67%… 개헌에 부정적/“지지정당 없다” 50%… 정치권에 냉담/“국회의원 소선거구제 고수를” 59%/대북정책 “유화적으로” 60%·“강경히 대응” 39%
서울신문사는 김영삼 대통령이 임기 후반에 접어드는 시점에 즈음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김대통령의 지난 임기 30개월의 평가와 앞으로의 중점과제등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여론조사는 그동안의 개혁작업 및 부정부패척결 등에 대한 평가와 함께 세대교체등 정치현안과 관련,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여론조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20세 이상 성인남녀 7백명을 대상으로 전문면접원의 전화통화로 실시됐다.응답자는 남자 3백43명,여자 3백57명이었고 연령은 20대 2백19명,30대 1백88명,40대 1백18명,50대 이상 1백75명이었다.학력은 중졸 이하 1백73명,고졸 2백66명,대졸 이상 2백61명이었으며 직업은 농·임·어업 69명,자영업 98명,사무직 1백33명,생산직 35명,주부 2백5명,학생 81명,무직 79명이었다.지역별 조사대상자수는 시·도별 인구비례에 따랐다.
○임기후반 과제
김영삼 대통령이 임기후반기에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16.8%가 부정부패의 척결을 꼽았으며 정치개혁 15.3%,사회개혁 12.5%,경제개혁 12.1%,경제발전 10.7%,남북문제 6.8%,민생안정 3.6%의 순으로 나타났다.이 질문에는 선택할 보기를 주지 않고 응답자들이 자유롭게 과제를 지적하도록 했다.
지역적으로는 강원 지역 응답자들의 41%,호남지역 응답자들의 23.5%가 부정부패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했다.반면 충청지역은 9.8%,인천·경기지역은 12.2%등 평균치보다 낮게 나타났는데 인천·경기지역 응답자의 26.3%와 대전·충청지역 응답자들의 25.3%는 부패척결보다 정치개혁을 임기후반기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그러나 강원지역(4.4%)과 대구·경북지역 응답자(7.4%)들은 정치개혁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경제발전과 경제개혁을 우선과제로 제시했고 젊을수록 부정부패 척결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들은 정치개혁의 세부적 과제로 ▲지역갈등 해소 ▲인사정책 ▲여론 의식 ▲5·6공 청산 ▲후계자 결정 등을 제시했다.경제개혁의 과제로는 ▲빈부격차 해소 ▲금융실명제 유지 ▲부동산 대책 등을 꼽았다.또 사회개혁 분야에서는 사회전반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고 확실한 안전사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부정부패척결과 정치개혁을 임기 후반기과제로 제시하는 비율이 높았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사회및 경제개혁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세대교체 시각」
김대통령의 세대교체론 제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5.9%가 「전적으로 동의한다」(29.7%)거나 「동의하는 편」(46.2%)이라고 응답,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3.8%의 응답자만이 「동의하지 않는 편」(21.1%)이거나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2.7%)고 답변했다.
그러나 세대교체에 대해서는 지역별 찬반비율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 최근 김대중 국민회의창당준비위원장과 김종필자민련총재의 정치행보가 깊숙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부산·경남지역 응답자의 85.2%가 세대교체에 찬성한다고 응답,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으나 반대한다는 의견은 서울 33.0%,호남지역 28.4%,대전·충청지역 22.3% 순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성별로는 남성 응답자의 78.8%가 세대교체론에 찬성했고 여성은 73.1%가 찬성해 상대적으로 남성의 세대교체 요구가 다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또 학력별로는 대졸이상 76.3%,고졸이상 77.9%,중졸이하 72%로 조사돼 세대교체는 학력에 상관없이 고르게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대교체 방법
세대교체를 찬성한 응답자들만을 대상으로 세대교체의 방법을 물은 결과,응답자의 61%가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했고 38.5%는 정치인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에서 79%,강원지역에서 82% 등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농촌지역이 68.6%로 도시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정치인들이 자발적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은 자영업자(43.3%),농·임·어업종사자(43.3%) 등에서 약간 높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정치인이 자발적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이 남성이 40.2%로 여성의 36.7%보다 높았다.그러나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여성이 62.9%로 남성 59.1%보다 높았다.
○부패척결 평가
김대통령이 그동안 공무원의 부정부패척결을 어느 정도 이뤘다고 보느냐에 대한 질문에 성공했다는 응답이 54·%,실패했다가 45.8%로 나타나 긍정적인 평가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공했다는 응답은 대구·경북 63.2%,인천·경기 62.3%,부산·경남 60.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또 30대(59.4%)와 40대(59.6%)의 연령층,고졸학력자(63.1%)에서 높았다.그러나 실패했다는 응답은 서울거주자(58.1%),20대(50.1%)와 50대 이상(49.8%)의 연령층,대졸이상의 학력자(53.8%),학생층(61.9%)에서 높게 나타났다.
○개혁 미흡 분야
응답자들은 국회 및 정당 21%,교육계 17.1%,행정부 16%,재계 8.6%,사법부 6.2%,경제분야 4.9% 등의 순으로 개혁이 미흡하다고 응답했다.군은 2.4%로 가장 낮아 상대적으로 개혁이 가장 잘된 곳으로 꼽혔다.
정치를 의미하는 국회 및 정당의 개혁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응답자는 지역별로는 부산·경남이 26.6%로 가장 높았고 강원지역이 9%로 가장 낮았다.성별로는 남성 응답자의 24.4%가 국회 및 정당을 개혁이 가장 미흡한 분야로 지적한 반면 여성응답자들은 교육계(20.1%)를 가장 개혁이 덜된 곳으로 꼽아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남성들보다 높고 학교를 방문하는 기회가 많은 주부들의 눈에 학교의 부패가 많이 목격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개혁이 미흡한 분야의 세부내용으로는 국회및 정당에서는 ▲지역갈등‘행정부에서는 ▲부정부패 ▲인사정책 ▲치안문제 ▲독단적인 정책결정등이 지적됐다.또 경제분야에서는 ▲물가 ▲서민문제 ▲농민복지 ▲세금 ▲지역발전등에서 미흡하다고 지적됐다.
○4당체제 시각
김종필씨의 자민련과 김대중씨의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으로 민자 민주 자민련 국민회의 4당체제가 된데 대해 응답자들의 68.8%가 부정적 평가를 했으며 30.6%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의 특징으로는 4당체제 정치구도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평가는 지역적으로 대구·경북(87.8%) 대전·충청(79.3%) 서울거주자(73.1%)에서 높았고 연령으로는 40대(72.9%)에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반면에 바람직스럽다는 응답은 광주와 전남·북지역(55.9%)에서 가장 높았다.
4당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한 응답자의 소득 수준별로 보면 월 1백만원이상 2백만원 이하 소득자 71.8%,2백만원 이상 소득자 65.5%,1백만원 미만 소득자 64.8%순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중산층이 가장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지하는 정당
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없다,모르겠다」라는 답변이 49.7%로 가장 높게 나타나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냉담한 시선이 반영됐다.이어 지지정당은 민자당 23.2%,민주당 16%,새정치국민회의 7.4%,자민련 3.9%의 순으로 나타났다.
민자당에 대한 지지는 부산·경남(48%),대구·경북(32%),농촌지역거주자(33.8%)에서 높았다.또 50세 이상(32.3%),중졸이하(34.1%),농·임·어업종사자(35.6%)무직및 기타(37.9%)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새정치국민회의는 광주와 전남·북지역응답자의 25.8%가 지지해 전국평균의 3배가 넘었고,자민련도 대전·충청지역 응답자의 8.8%가 지지해 전국 평균의 3배가 넘는등 두 정당이 대표자의 출신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민주당은 강원지역에서 가장 많은 29.2%가 지지했다.이 가운데 재미있는 현상은 광주와 전남·북지역 응답자들의 지지정당이 민주당(26.5%)과 새정치국민회의(25.8%)로 양분되어 나타난 것으로 이 지역 응답자들이 아직 새정치국민회의와 민주당을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지역별로 서울(63.1%),인천·경기(50.6%),대구·경북(49.5%)순으로 나타났다.또 거주지역은 대도시거주자(58.1%),연령별로는 20대(58.9%),학력별로는 대졸이상(55.6%),직업별로는 사무직(62.5%)에서 지지정당이 없는 정치 무관심층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차기대선 후보
여당의 차기 대통령후보로 적합한 인물과 관련‘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65.3%로 민자당의원 가운데서 나와야 한다(30.7%)는 사람보다 많았다.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서울지역이 81.2%로 가장 많았고 민자당의원 가운데 나와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지역이 43.6%로 가장 높았다.
○단·중임제 선택
대통령 임기를 현재의 단임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두번 할수 있도록 하는 중임제가 좋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67.2%가 단임제를 지지,개헌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반면 중임제를 지지한 응답자는 32.1%에 그쳤다.
단임제에 대한 선호는 서울(72.2%)과 호남지역거주자(85.9%)에서 높게 나타났다.또 50대이상(75.2%),중졸이하(72.1%),농·임·어업종사자(87.3%),학생층(79.6%),생산직(75.5%)에서 높게 나타났다.
대통령 중임제는 대전·충청지역거주자(47.1%),30대(36.6%)와 40대(37.1%),사무직(40.4%),주부(38.1%)에서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선거구제
한 지역구에서 한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와 2∼3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 가운데 어느 제도가 바람직스럽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9.1%가 현재와 같은 소선거구제를 지지한 반면 중·대선거구제는 38.7%가 지지했다.
소선거구제 지지는 지역별로 호남지역(76.2%),대전·충청(64·9%),대구·경북지역거주자(64.4%)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중·대선거구제는 서울거주자(49.4%)가 가장 높게 지지했고 연령은 30대(48.9%),학력은 대졸이상층(43.8%)에서 가장 높게 지지했다.
○행정조직 축소
현재 시·도와 시·군·구,읍·면·동의 3단계로 이루어져 있는 지방행정조직 계층을 2단계로 줄이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응답자의 62.6%가 축소에 찬성했고,반대는 35.3%로 나타나 대체로 행정계층의 축소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정당 국고지원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라 지난 「6·27지방선거」때에는 각 정당에 국고보조금이 모두 5백22억원이 지원됐다.지원금 규모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들의 44.4%가 적당하다고 응답했고,39.2%는 너무 많다,10.7%는 너무 적다고 응답했다.따라서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현재의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규모가 적당하거나 다소 많다고 답변,당분간 국고보조금의 규모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북정책 방향
김대통령이 취임 후반기에 대북한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가장 많은 60.2%의 응답자가 화해및 유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그러나 강경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도 39%나 되어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화해및 유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은 호남지역(83.5%)과 서울지역거주자(64.8%)에서 높게 나타났다.반면에 강경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은 부산·경남거주자(51.4%)와 40대 연령층(46.4%)에서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북한에 15만t외에 추가로 쌀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72.7%,더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26.9%로 부정적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