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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대책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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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1주일만에 신도시 분양일정 차질 빚나

    정부는 지난 15일 검단·파주 등 수도권 5개 신도시의 아파트 분양시기를 3개월∼1년가량 앞당기는 등 공급 확대와 분양가 인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최근의 집값 불안심리 확산이 공급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해 서둘러 공급로드맵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조만간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면 집값 폭등세가 수그러질 것이라면서 “이젠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 위험하다.”고 장담했다. 그리고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근간으로 하는 부동산정책 기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정부 스스로 ‘마지막 대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시장 요구에 순응하는 대책을 내놓은 만큼 한치의 빈틈도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후분양제’라는 변수가 드러났다. 내년부터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공정률 40% 이후 분양하는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파주와 김포·광교 신도시는 1년, 검단신도시는 1년6개월까지 분양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정부는 건설업체들이 후분양제 선택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등을 감안하면 지금과 마찬가지로 선분양제를 고수할 것이라지만 이는 분양일정 단축이라는 정부 논리에 꿰맞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건설업체들은 후분양제 적용을 받더라도 신도시의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받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더 한심한 것은 업체들이 후분양제를 선택하면 분양시기가 분산되므로 공급집중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변명이다. 정부도 인정했듯이 잇단 초강력대책에도 집값 불안세가 사그라지지 않은 이유는 정책 불신 때문이다. 따라서 1주일도 되지 않아 분양일정이 흔들린다면 ‘11·15대책’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후분양제 시행 일정을 조정하더라도 이번만은 반드시 정부대책을 믿을 수 있게 하기 바란다.
  • [유력 대선주자 부동산정책 해부] “차기대권 레이스 부동산 해법이 키워드다”

    [유력 대선주자 부동산정책 해부] “차기대권 레이스 부동산 해법이 키워드다”

    3년 이상 이어진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와 동시에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을 빚어내고 있다. 분양권 전매 금지에 초점을 맞췄던 2003년 5·23대책에서부터 대출 규제에 방점이 찍혀 있는, 가장 최근의 11·15 보완대책에 이르기까지 시행착오만 거듭하고 있다. 차기 정권에서는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보통 시민들이 주거 안정을 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기 위해 차기 대선주자들의 부동산정책을 집중 점검해 본다. ■ 고건 - 양도세 너무 많아 거래 마비… 공급 위축 고건 전 국무총리는 “부동산 정책은 시장 원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을 강조한다. 즉 “정부가 시장에 불가피하게 개입하는 경우에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라는 시장원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전 총리는 “급상승한 공시지가와 과표현실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등으로 세금이 급증했다.”면서 “주택 보유세 인상은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거래세는 확실히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65세 이상 은퇴 노령가구의 1가구 1주택에 대해서는 거래세를 감면해 주는 것이 현실적 대안임을 강조했다. 고 전 총리는 주택 공급부족의 해결방안으로 정부가 내놓은 신도시 개발 구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요한 점은 공급 증대나 주택의 규모, 건설위치도 시장의 여건을 고려해 수요 위주의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획일적인 공급정책과 경직적 평형규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 김근태 - 분양원가 공개 민영주택까지 전면 확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부동산 문제가 정권 차원의 위기를 넘어 체제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역·계층·세대간 갈등을 야기하는 핵심변수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투기를 막기 위해 “민영주택까지 포함해 전면적으로 분양원가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환매조건부 분양제를 적극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지공개념 확대 도입 문제도 중장기적 과제로 제시했다. 김 의장은 “분양가가 높아지면 주변 지가가 폭등하고 아파트 분양가가 재상승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면서 “분양가를 적절히 인하하는 방안을 비롯해 부동산 가격상승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 - 세금·규제는 잘못… 경제·교육 연계해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시장원리를 따르지 않고 무조건 세금을 매기고 규제해서 실패한 것”이라면서 “나라 전체가 강남 등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때려잡겠다는 마음을 가져서 모든 게 꼬였다.”고 힐난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교육·사회복지 정책과 연계돼 있다.”면서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를 존중하는 정책을 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또 “무엇보다 국민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에 원하는 규모의 주택을 공급해야 하며, 단순히 공급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문화·의료복지 등 주거환경을 함께 개선해야만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세금은 거래를 마비시킬 정도로 너무 과하지 않게 다시 조정하고,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정확한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 손학규 - 국민주택 분양가 심사제·주-토공 개혁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 현상을 ‘주택문제가 아니라 국가 신뢰의 위기상황’으로 진단하고 정치권의 초당적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손 전 지사는 정부가 제시한 ‘11·15 부동산대책’에 대해 “이런 정도의 미봉책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공택지 및 주택 분양원가 전면 공개 ▲국민주택 분양가 심사제 도입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또는 감면 ▲주택·토지공사 개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부동산정책 개선안을 제시했다. 손 전 지사는 이와 함께 고위 공직자 및 공기업 간부 등이 재직기간에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차기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개발 등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대선 예비후보군은 땅값 상승을 초래할 수 있는 개발계획의 발표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명박 - 뉴타운만으로도 신도시 4~5개 건설 효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과잉 유동성, 주택공급 부족, 교육여건 격차 등에 대한 근본 대책과 가격 상승의 근원지인 강남에 대한 주택공급 대책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은 “국가는 새로 출발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어느 시점까지는 집을 공급해야 한다.”면서 “정권이 바뀌면 무슨 수를 내서라도 젊은 부부들에게 집 한 채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경제 논리나 자유민주주의와는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주거문제는 이런 정책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좋은 주거여건을 갖춘 아파트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도시 건설과 함께 강남을 포함한 체계적인 재건축이 필요하고, 특목고·자립형사립고 등을 갖춘 뉴타운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부동자금의 회수가 시급하며, 과잉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은 채 대출 규제만 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면서 “분양원가 공개 대상을 민간 아파트까지 확대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동영 - 서울 소형단지 적극 개발… 수요·공급 균형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분양가를 인하하고, 주택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원론을 제시한다. 이어 수요가 많은 지역의 고밀도 재개발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분양가 인하를 위해서는 택지조성원가를 상세히 공개해 택지비용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택지조성원가는 보상비와 기반시설비용, 토공이윤 등이 드러나도록 상세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반시설비용의 경우,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간의 비용 분담 원칙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장은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정부가 공공택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초과수요가 높은 서울의 주택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신도시 건설보다 수요가 큰 지역을 광역 재개발하는 방안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서울 시내의 자투리땅을 활용할 수 있도록 소형단지개발을 활성화하는 대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與 ‘토지공개념’ 野 ‘시장 존중’

    與 ‘토지공개념’ 野 ‘시장 존중’

    부동산 해법이 차기 대선 주자군 사이에 최대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민심이 들끓고 있는 만큼 집값을 잡는 정책을 제시해야 민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적 정책… 아직은 설익어 대권 주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 난맥상을 비판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참여정부의 ‘강남집값 잡기’ 정책 실패가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 물론 대선주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아직 설익은 해법에 그쳐 구체적 선거공약으로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범여권 주자로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가 “가장 비싼 지역의 집값을 과도하게 규제한 정부의 개입 목표가 잘못됐다.”고 비판했고,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정동영 전 의장도 “강남 집값 잡기는 강남 부자에게 보조금을 준 결과로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참여정부의 강남 위주 부동산 정책을 정면 반박한 점에서 공통점을 띠고 있다. ●與주자들도 강남위주 정책 비판 한나라당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열린우리당의 천정배 의원이 최근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한 데 이어 21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대안을 제시했다. 박 전 대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경제와 교육, 사회복지 등 국정 운영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잘 돌아갈 때 그 정책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의 환경을 똑같게 해서 돈이 없는 사람들은 임대아파트에 살도록 하는 방식으로 집을 하나씩 갖게 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군의 부동산 정책이나 대안이 주자별로 이념적 지향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박 전 대표나 이 전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나 용적률 상향 조정 등 ‘친(親)시장 정책’에 확실한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반면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개헌을 통한 토지공개념의 도입을 제안하는 등 국가의 책임과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대척점은 향후 대선 국면에서 부동산 문제가 이념적 대결로 비화할 가능성을 예고한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소속이면서도 “부자 비호정당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며 ‘1가구 2주택자 중과세 폐지’라는 한나라당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공공택지 아파트 ‘선분양’ 검토

    정부는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에 대해 ‘후분양제’에서 ‘선분양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는 11·15 부동산 대책에 밝힌 신도시에서의 ‘주택공급 로드맵’이 후분양제 때문에 1년 가까이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후분양제는 분양원가 투명화가 목적이었는데 지금 분양가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원가공개 등의 문제가 새롭게 논의되는 만큼 후분양제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후분양제는 건설공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 소비자가 아파트를 분양받는 제도로, 건설교통부는 2003년에 ‘후분양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공공택지에서의 공영개발은 내년에 공정률이 40%를 넘어야 분양할 수 있고 2009년은 60%,2011년은 80%가 돼야 한다. 공공택지 내 민영개발은 후분양제를 적용하는 업체에 우선권을 줘 사실상 후분양제를 기정사실화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하지만 “후분양제 로드맵을 전면 백지화하는 것이 아니라 후분양제가 주택공급 시기에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분양가 제도개선위원회에서 함께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미국계 대부업체만 ‘물’ 만났다

    미국계 대부업체만 ‘물’ 만났다

    11·15 부동산 대책 시행 이틀째를 맞은 21일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받는 시중은행 등에는 대출문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대출금리가 저렴한 일부 미국계 대부업체에 대출 문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부업체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소액 신용대출만 취급하고 있다. ●미국계 대부업체 ‘반사이익’ 이번 주택대출규제 강화로 제2금융권의 주택투기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은 60∼80%에서 50∼60%로 줄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감독 대상이 아닌 대부업체는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대출 희망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일부 외국계 대부업체에는 평소보다 대출 문의가 20∼30% 정도 늘었다. 메릴린치가 87.5% 출자한 페닌슐라캐피털은 주택담보대출 LTV가 최대 80%, 최저대출금리 연 6.4%를 내세워 수요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도권 투기지역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등으로 대출문의가 상당히 늘어났다.”면서 “기존 주택 대출금이 없는 경우에는 주택공시가의 80%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설립된 이 회사는 10월 현재 1900여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취급중인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대출 규모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미국계 대부업체인 지이리얼에스테이트 등도 주택담보대출의 수요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일본계 대부업체와 국내업체는 ‘관망’ 대출 규모가 1조원이 넘는 40여개의 일본계 대부업체는 아직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90년대 초에 맞은 일본의 ‘부동산 버블’의 아픔을 경험했기 때문이다.S대부업체 임원은 “한국도 일본의 경우처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일절 주택담보대출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국내 대부업체들도 주택담출을 취급하고 있지만 당장 대출이 가능한 자금이 회사별로 20억∼30억원 정도에 불과해 밀려오는 수요를 수용하지 못하는 수준이다.D대부업체 대출 담당자는 “연 이율 24∼35% 정도 수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있지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많이 나 문의가 많이 오지만 실제 대출건수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면서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를 가진 부동산 보유자 중 급전이 필요한 일부 고객에 대한 대출실적이 몇 건 있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전세 없어 집산다”…소형 아파트값 연일 강세

    “전세 없어 집산다”…소형 아파트값 연일 강세

    서울 수도권 외곽 소형 평형 아파트값이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11·15대책’으로 시장은 전반적으로 진정국면에 접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울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수요 증가→전세 매물 품귀→전세가 상승→소형 매매수요 전환’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난과 추격 매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난→가격상승→매매강세 악순환 전세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서울 수도권 일부 지역은 여전히 아파트값이 강세다. 매주 상승폭을 키워온 매매가 상승률이 11·15대책이 나온 지난 주를 기점으로 10주 만에 진정됐지만 오르는 곳도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중랑(0.65%→0.76%), 금천(0.08%→0.61%), 도봉(0.31%→0.46%), 광진(0.16%→0.39%), 구로구(0.33%→0.33%) 등 전세난을 일으킨 강북 지역은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전세가 상승률 평균(0.32%→0.19%)은 둔화됐지만 이들 지역은 예외다. 구리(0.12%→0.74%), 군포(0.17%→0.82%), 의정부(0.35%→0.75%) 등 수도권 외곽도 마찬가지다. 전세난이 해결되지 않는 지역은 매매가격도 강세다. 서울 매매가 상승률이 전 주보다 둔화(1.26%→0.77%)됐지만 노원(1.26%), 도봉(1.22%), 구로(1.17%,), 금천(1.08%), 중랑(0.97%), 광진(0.94%), 관악(0.89%), 동대문(0.88%), 강북(0.87%) 등 지역의 매매가는 서울 평균을 웃돈다. 특히 소형 평형 위주로 오른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평형대별 상승률을 보면 20평대가 0.95%로 가장 높다.30평형대도 서울 평균(0.77%) 보다 높은 0.86%를 기록했다. 반면 40평대(0.66%)와 50평대(0.47%)의 경우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실수요자는 옥석구분 매수 바람직 소형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전세난에서 비롯됐다. 고분양가 논란과 불안심리가 더해지면서 예비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매수세에 가담했다.2008년 청약가점제 실시에 따라 청약통장으로 내집마련이 불리해진 신혼부부 등 젊은 실수요층들도 내집 마련 대열에 끼어들고 있는 점도 수도권 외곽 지역 소형 평형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서울 수도권 입주 물량은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12만 8738가구다. 중소형만 높고 보면 올해 보다 20%(20006년 13만 783가구→2007년 10만 3495가구) 줄어든다. 정부가 2010년까지 분양한다는 신도시 공급도 입주까지 이어지려면 최소 5년은 걸린다. 이에 따라 내년 봄 이사철을 기점으로 다시 시장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소형 평형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2008년 시행될 청약가점제에서 득점력이 강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지금 사두고 향후 신도시 공급 물량이 나오면 청약통장을 통해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신한은행 고준석 팀장은 “소형 아파트는 값이 올라도 대형 아파트만큼 오름폭이 크지 않아 실수요가 아닌 투자 가치로는 떨어진다.”면서 “작은 아파트를 살 때는 집값이 떨어져도 내림폭이 크지 않고 전세 수요가 많은 아파트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광장] 이젠 전문 관료에게 맡겨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젠 전문 관료에게 맡겨라/우득정 논설위원

    부동산 비전문가이면서도 지난해의 ‘8·31 대책’ 등 부동산정책을 주도한 죄로 이번에 물러난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정책 추진과정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불안심리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원인이 정책에 대한 신뢰 획득에 실패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본인의 표현대로 ‘넘치는 의욕’이 참사로 이어져 동반사퇴한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금 부동산을 둘러싼 우리 상황의 핵심은 ‘정책 부실’이 아니라 ‘정책 불신’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나름의 진단서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시장 참가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하늘이 두쪽 나도 부동산값만은 잡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상명령을 떠받들겠다는 일념으로 수요억제 위주의 강공 드라이브를 계속하다 시장의 반란에 백기를 든 꼴이라 할 수 있다.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중심을 잡고 정책기조의 ‘전환’이 아니라 ‘보완, 강화’하면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말이다. 참여정부는 지난 3년여 동안 ‘지역균형 개발’‘동반성장’‘혁신’ 등을 앞세워 기존의 토양을 갈아엎고 각종 로드맵의 씨앗을 뿌리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하지만 요란스레 떠벌렸던 재벌 개혁은 미완의 상태에서 봉합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국민연금 개혁은 또다시 차기정부로 떠넘겨질 것 같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문제는 기억에서조차 희미해져가고 있다. 특히 수도권 규제를 계속 묶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지방으로 내쫓으려 했음에도 정작 수도권에서는 집이 모자라 아우성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수요와 공급 사이의 ‘미스 매칭’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시장원리를 간과한 결과다. 노무현 대통령은 ‘왕의 남자’ 김병준 전 대통령 정책실장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참여정부가 곳곳에 삽질해놓은 정책의 갈무리를 맡긴다고 했다.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젠 청와대는 정책에서 손을 떼고 ‘프로’인 관료들에게 맡기라고 권하고 싶다. 참여정부 들어 아마추어리즘과 거기에 편승한 코드론자들이 엎질러놓은 정책 혼선을 제자리로 되돌릴 능력이 있는 집단은 관료밖에 없다.‘11·15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정책 추진주체를 재정경제부로 돌려주겠다고 했을 때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돌리던 시장의 반응이 단적으로 이를 입증한다. ‘가진 자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김영삼(YS) 정부는 외환위기를 불러들여 온 국민을 도탄에 빠뜨린 채 차기정부에 떠넘겼다. 김대중(DJ) 정부는 YS로부터 거덜난 가계부만 물려받아 단기간에 곳간을 풍성하게 채웠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카드와 가계부채로 쌓아올린 사상누각(砂上樓閣)이었음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 중반까지의 경제정책은 DJ정부 뒤치다꺼리에 매달리지 않았던가. 그러면서 다음 정권에는 참여정부의 부담을 떠넘기지는 않겠다고 얼마나 다짐하고 또 다짐했던가. 앞으로 남은 1년여 세월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차기정부는 부동산값 폭등의 멍에와 양극화 심화, 이념 분열 등의 부채를 떠맡아야 한다. 이는 조급증으로 덤빈다고 단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 복원을 통해 순차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청와대가 아닌 관료사회가 자리잡아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여의도 in] 김근태 “분양가 폭리 국정조사 용의”

    [여의도 in] 김근태 “분양가 폭리 국정조사 용의”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20일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분양가 부풀리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화성동탄 신도시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부풀리기로 1조 2000여억원의 폭리를 챙겼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우선 사법당국이 수사해야 하겠지만,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분양가 부풀리기가 사실이라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전제한 뒤 “골목골목에서 조폭들이 날뛰고 투기와 담합이 이뤄지는데, 탁상공론식 대책으로는 투기꾼의 비웃음만 받는다.”며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경실련은 화성동탄 신도시 건설업체들이 건축비와 간접비를 부풀려 신고하는 수법으로 1조 2229억원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또 한나라당 대권 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여야정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여야를 뛰어넘는 국가적, 범국민적 사안인 만큼, 한나라당의 긍정적 대답을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주택 이어 카드·신용여신 관리 강화

    정부는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 금융권을 상대로 일반신용 및 카드 대출 등에 대한 여신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이미 금융감독당국이 여신관리 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은행을 포함해 모든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면서 “꼭 주택담보대출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1·15 부동산 대책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부각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모든 대출에 대한 금융권의 상환능력심사를 강화하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신용카드사의 무분별한 고객유치 경쟁과 한도확장이 ‘제2의 카드대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은행권의 고위 관계자도 이날 “카드사의 과잉경쟁이 우려된다.”면서 “카드발급 등에 대한 총량규제마저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대출경쟁은 수신업무의 고금리에서 비롯됐으며 자칫 여신부문에서 ‘리스크 요인’이 발생하면 수신부문에서의 예금 지급거절 등 그 파장이 전 금융권에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집값 문제 관료·건설사 유착 때문”

    “집값 문제 관료·건설사 유착 때문”

    “집값을 못 잡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 관료와 건설업체의 끈끈한 관계 때문입니다.” 아파트 분양가 낮추기 운동의 선두에 서 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의 박병옥 사무총장은 실효성 없는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는 가장 큰 이유로 건설 관료들의 도덕성을 꼽았다. 박 사무총장은 “이번 11·15 대책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건설업체의 민원만을 해결했다.”면서 “공무원 비리의 60%가 건설 비리라는 점, 건설관료 대부분이 은퇴 후 가는 곳이 건설업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경실련은 아파트 값을 절반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예전에 고 정주영 회장이 대선에 나와 아파트를 반값에 공급한다고 했을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니 건설사가 손해보지 않고도 얼마든지 가능한 공약이었다.”고 전했다. 국내 시민단체 가운데 공공부문의 건설비리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경실련이 아파트값 문제에 뛰어든 것은 2004년. 지금까지 아파트 분양가와 관련된 자료를 분석, 공개해 왔다. “민간 건설사의 경우 감리자 모집 공고문을 통해 분양원가가 공개되고 있지만 최근 경실련이 이를 분석하자 정부가 편법을 써서 막고 있습니다.” 원래는 입주자 모집 한 달 전에 감리자를 모집해야 하지만 그 시기를 늦춰도 된다는 지침을 내려서 판교 신도시 자료입수가 어렵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오는 25일 ‘아파트값 거품빼기 국민행동 1차 시민대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비리 폭로에 초점을 맞춰왔던 운동을 일반시민 참여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연말까지는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통해 10만 서포터스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박 사무총장은 “캠페인과 더불어 파주 교하, 용인 동백·죽전 지구를 탈세 혐의로 고발하는 등 비리 폭로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동시에 분양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경실련의 목표”라고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고덕 주공 16평 호가 2000만원↓

    ‘11·15대책’이 나온지 5일 만에 집값이 일단 잡히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주택시장에서 사자 주문이 줄어들고 추격 매수세가 약해져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중개업계는 아파트값이 단기간 폭등한 데 따른 경계심리 확산과 공급 확대에 따른 집값 안정이 예상되면서 묻지마 사재기가 주춤해졌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거래 부진은 내년 봄 이사철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호가 오름세 꺾이고 거래 중단 수도권 전역에서 아파트값 폭등세가 일단 진정됐다. 대책이 나오기 전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은 차분해졌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대책 발표 후 호가 올리기 경쟁이 사라지고 약세로 돌아섰다. 개포 주공 13평형 아파트는 가구당 1000만∼2000만원 호가가 떨어졌다. 고덕 주공2단지 16평형은 7억원에서 6억 8000만원으로 내렸다.이병헌 대모산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장은 “이번 대책이 급등한 아파트값을 한꺼번에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일단 추격 매수를 잡고 가격 오름세를 꺾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강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대문구 독립문 일대 아파트는 대책 이전까지만 해도 사자 주문이 밀려드는 데 비해 팔자 물건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었지만 대책 이후부터는 널뛰기 오름세가 잡혔다. 김정선 삼호공인중개사 사장은 “잇단 수요 억제 대책이 나오면서 단기간 폭등한 집값에 경고 사인이 켜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눈에 나타나는 집값 하락 현상은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내년 봄 이사철 전셋값 안정이 분수령 더 오르기를 기다리며 버티기에 들어갔던 팔자 매물이 일부 나왔지만 거래는 끊기다시피 했다. 이번 대책에 재건축 규제 완화가 포함되지 않아 추가 집값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한 강남 일부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이 조심스럽게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수요자들은 선뜻 달려들지 않고 있다. 아직은 집주인들이 관망세인데다 수요자들도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눈치만 보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멈칫거리다가 다시 강세를 띨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전문가들은 내년 봄 이사철 전셋값 안정이 주택시장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매매 가격 오름세가 진정됐기 때문에 전셋값만 잡는다면 추가 상승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내년 봄 이사철에는 2년 전 전세시장이 안정될 때 나왔던 전셋집 계약 갱신 시기와 맞물려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올리거나 월세로 바꿔 내놓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봄 이사철 전셋값 폭등을 막는 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경실련 자료집 통해본 주택정책

    ‘아버지 때부터 시작되어 오고 있는 가난이 나에게 물려졌고 기적이 없는 한 자식들에게도 물려지게 될 것이다. 매년 오르는 집세도 충당할 수 없는 서민의 비애를 자식들에게는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1990년 4월10일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은 40대 가장의 유서 중에서-●16년 전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게 없다 전국의 부동산 투기 광풍을 속절없이 바라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짓는 2006년의 서민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1990년 발간한 ‘경실련 출범 1주년 기념 자료집’에 나타난 16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당시 경실련이 주력했던 문제는 집값 안정과 임대료 인상 규제.‘무주택자문제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부동산 투기 억제와 주택 공급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지금은 이름만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로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90년 3월4일 서울 여의도광장(현 여의도 공원)에는 세입자와 경실련 회원 3000여명이 ‘임대료 인상 규제 촉구 시민대회’를 열었다.부동산 투기 세력에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멀어지고 봄 이사철을 맞아 전·월세값이 폭등했다. 아이를 등에 업은 주부가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할 정도로 당시 서민들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두 달 동안 세입자 17명 자살 같은 해 4월28일 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희생 세입자 합동 추도식’이 열렸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내놓았지만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17명의 세입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경실련 자료집에는 월세 보증금 50만원이 남은 재산의 전부였던 40대 가장의 유서가 실려 있다. 부모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이 불효임을 알지만 가족과 동반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절절한 사연이 대학노트 5장에 빼곡히 적혀 있다.‘정치하는 자들, 특히 경제 담당자들이 탁상공론으로 실시하는 경제 정책마다 빗나가고 실패하는 우를 범하여 가난한 서민들의 목을 더 이상 조르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은 2006년의 관료와 정치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공급 확대하겠다” 같은 소리 반복하는 정부 당시 경실련은 ‘세입자협의회 결성 선언문’에서 정부의 미약한 개혁 의지가 투기심리를 부추겨 주택가격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신뢰받지 못하는 현 정부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당시 자료집 편집을 맡았던 박병옥 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그 당시 작성했던 성명서나 보도자료를 보면 15년이 넘도록 이렇게까지 변화가 없을 수 있나 싶어 허탈하다.”면서 “평생직장 개념까지 사라졌고 부동산 투기에 일부가 아닌 전 국민이 뛰어든 지금이 그때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Zoom in 서울] 은평뉴타운 평당40만~50만원↓

    [Zoom in 서울] 은평뉴타운 평당40만~50만원↓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의 용적률을 높여 분양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종상 서울시 균형발전추진본부장은 19일 “은평뉴타운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 적용 대상의 하나로 은평뉴타운의 평균 용적률을 높여 분양가 인하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평뉴타운 분양가 인하는 서울시가 후분양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이미 예견됐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은평뉴타운의 분양가를 평당 최고 1523만원으로 책정했다가 “서울시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후분양제 카드를 꺼냈다. 당시 서울시는 분양원가 절감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민간인이 참여하는 분양가심의위원회의 공개검증을 통해 분양원가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정부가 ‘11·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건설되는 국민임대단지 가운데 시가지에 인접한 지구의 용적률을 최고 190%까지 올리는 방안’을 내놓자 용적률 상향을 적극 검토했다. 은평뉴타운의 평균 용적률은 153%로 쾌적하다. 서울 도심 아파트 평균 용적률 220%에 비하면 상당히 여유가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용적률을 10%포인트 이상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평뉴타운은 군사작전지역인데다 용적률을 높이려면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또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을 친환경 모범 도시로 조성키로 한 만큼 대폭 상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은평구 진관내·외동과 구파발동 일대 3개 지구(106만여평) 중 1·2지구가 이미 실시설계 완료 등 착공된 상태여서 용적률 상향조정 및 층고조정도 쉽지 않다. 3지구만 내년 3∼4월쯤 착공한다. 용적률이 10%포인트 높아지면 공급 가구수가 500∼1000가구 정도 늘어나고 분양가는 40만∼50만원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34평형(평당 1151만원·분양가 3억 8349만원)은 1300만∼1700만원,65평형(평당 1523만원·분양가 10억 46만원)은 2600만∼3200만원 정도 낮아진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말탐방] 집값만큼 몸값뛰는 부동산 PB들

    [주말탐방] 집값만큼 몸값뛰는 부동산 PB들

    “무주택자는 하루빨리 내집을 갖고 싶다. 집이 있다면 계속 넓혀가고 싶다. 잘 사고 잘 팔고 싶다. 개발을 제대로 하는 등 관리도 잘하고 싶다.” 최근 집값이 상식을 넘는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전국에 부동산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잘만 하면 ‘큰 부자’로 만들어준다는 부동산 재테크. 속시원하게 부동산 문제를 상담해주는 시중은행 PB사업부내 부동산 재테크 팀장들이 ‘부동산 전문가’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은행에 부동산 전문가를 두기 시작한 것은 2001년말부터. 역사는 그리 길지 않은 셈이다.11월 현재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은행 PB고객을 상대로 부동산 재테크 담당 전문가들은 20명에 불과하다. 요즘 스타로 떠오른 대표적인 은행의 부동산 전문가들. 그들을 만나봤다. ■ 팬카페· 대학·백화점 등 멀티로 활동 8·31 부동산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 2005년 9월 초. 고준석(42)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서울 정릉에 사는 62세 할머니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3억원을 쥐고 있는데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고 팀장은 “강남구 청담동 17평짜리 S아파트를 사라.”고 찍어줬다.1000만원 보증금에 매달 80만원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임대사업이다. 당시 2억 8000만원에 산 아파트는 지금 5억 6000만원이 됐다. 비전을 고려한 투자는 성공했고 할머니는 이 은행의 VIP 고객이 됐다. “○○재건축은 더 오릅니다. 팔지마세요”,“□□은 장기적으로 좋지만 최근 급등을 감안해 조정을 거친 뒤인 11월 하순 이후 알아보세요.”,“실거주용 5억∼6억원대 아파트를 원한다면 송파구 오금동, 가락동, 풍납동을 찾아보세요.” 이처럼 시원하고 명쾌한 답변은 고 팀장의 매력이다. 무료 상담을 해주는 그의 팬카페인 아이러브 고준석(http://cafe.daum.net/gsm888)이 개설 1년만에 회원 9400명을 확보한 것도 이런 이유다. 신문 기고는 물론 대학 강의, 백화점 문화센터 강사, 방송 패널 등 섭외 요청도 쇄도한다. 동국대에서 본인 이름으로 분기마다 하고 있는 무료 부동산 특강도 인산인해(人山人海)다. 그의 전문성도 역시 현장에서 길러졌다.1994년 봄. 담보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대출금을 회수하는 여신관리부에 발령받으면서 부동산에 눈을 떴다.5년간 취급한 경매물건만 2000건이 넘는다. 낮에는 지번을 찾아 전국 현장을 누볐다. 밤에는 동국대 부동산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2001년 11월 행내 PB사업부내 부동산 재테크 팀장을 맡으면서 이 은행 1호 부동산 컨설턴트가 됐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몸값이 치솟는 만큼 유혹도 많다. 연봉의 5배를 부르는 스카우트 제의부터 그의 상담력을 빌리려는 부동산 업자들까지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 그는 “사심(私心)을 갖는 순간부터 부동산 컨설턴트는 생명이 끝난다.”면서 “개인 팬 카페상의 무료 상담 서비스를 하는 것도 회사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 만큼 신한은행 부동산 전문가로서 모든 무주택자들이 내집마련하는 그날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9년 기자생활 접고 재출발한 4년차 “시장 예측을 잘해서 돈을 벌어주는 일도 기쁘지만 투자 손실을 막아주는 일이 더욱 보람찹니다.” 안명숙(37) 우리은행 부동산 팀장의 얘기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보다 돈을 잃은 사람이 사실 더 많다고 그녀는 말한다. 컨설턴트란 고상하게 단순한 투자 상담만 해줄 뿐 아니라 때로는 온몸으로 부딪치는 고생도 감수해야 한다. 최근 남편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지인의 소개로 기획부동산에 덜컥 1억원을 투자했다 낭패를 볼 뻔했던 김모(52) 주부의 돈을 찾아준 일이 그런 경우다. 안 팀장이 계약서를 검토한 결과 명의도 넘어오지 않은 사기 계약이었다. 명의 이전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이익이 날 수 있는 땅도 아니어서 무조건 돌려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약 당사자를 찾아가 계약서 내용을 조목조목 따지고 온갖 협박과 회유(?) 끝에 1억원을 간신히 받아냈다. 은행이란 조직이 크다 보니 상대방이 지레 겁을 먹고 돈을 돌려준 것 같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안 팀장은 처음부터 부동산 컨설턴트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부동산 전문기자 출신인 그녀는 9년여의 취재기자 생활 끝에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지난 2003년부터 R2코리아 등 부동산 투자자문회사를 거치며 컨설턴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능력을 인정받아 우리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지금은 이 은행 TV 광고에도 얼굴을 내밀 만큼 유명인사가 됐다. 그녀가 하루에 상대하는 고객만 전화 상담을 포함해 40명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3000만원 이상을 예금한 고객들에게는 모두 무료 부동산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상열기만큼 부동산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이들도 많아졌다. 이와 관련, 안 팀장은 “부동산을 공부하는 사람도 계속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부동산 전문가가 되려면 부단한 자기계발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그녀는 “금융·세제·법률 등 부동산 연관 분야는 모두 섭렵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부동산 이외의 다른 투자 대안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팔리지 않는 부동산 자산을 다른 상품으로 유동화시킬 수 있는 능력까지 요구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 15년 경험…사내 1호 컨설던트 부동산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너무 잘 알아서 결정을 끝낸 뒤 옳은 판단인지를 확인받으러 오는 확신형. 투자를 전적으로 일임하는 위임형. 부동산에 관심은 있어 상담은 받지만 투자는 하지 않는 갈등형이다. 갈등형 부류의 고객들이 “그때 얘기를 들었어야 하는데…”하며 돌아와 투자를 위임할 때 박합수(40)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물론 갈등형이 투자에 나서기까지는 두 번 이상의 “아차!”를 반복한 이후다. 컨설팅의 기본은 신뢰관계 구축이다 보니 보수적이고 의심많은 이들에겐 어쩌면 당연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박 팀장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많이 범하는 우(愚)가 바로 시기에 대한 판단을 놓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사거나 팔거나 개발해야 할 때를 헷갈리고 적절한 증여 시기를 놓치는 경우다. 컨설턴트란 이런 사람들을 위해 부동산 정책부터 시장 흐름까지 맥을 짚고 포인트를 잡아주는 일이다. 자동차 기름값부터 세계 정세까지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박 팀장은 1986년 일반 행원으로 입사했다. 은행에서 직접 점포를 지어 설계·입찰·건물관리를 하는 건물 신축 담당일을 시작하면서 부동산과의 인연은 시작됐다. 이어 일반 대출 감정평가, 낙찰 물건에 대한 담보 재평가 등 감정평가 업무를 집중적으로 맡으며 구두 뒤축이 닳도록 수도권 곳곳을 누비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부동산 관련 업무만 15년째다. 2003년 9월 PB사업부에서 일할 부동산 전문가를 뽑을 때 응시해 국민은행 부동산 컨설턴트 1호가 됐다. 공인중개사 자격증부터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사학위까지 가지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좋지만 요즘처럼 온 국민이 정상적인 경제활동 대신 부동산 열기에 휩쓸리는 풍경은 안타깝다는 게 박 팀장의 얘기다. 그는 “부동산을 배운 사람들은 부자가 됐기 때문에 내집을 마련할 때까지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세상인 것은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에서도 지역이나 종목별, 그리고 부동산 이외의 다른 포트폴리오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4∼5년 뒤에는 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글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주택담보대출 이달엔 못받는다

    주택담보대출 이달엔 못받는다

    “돈을 안 빌려준대요.”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선 17일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은행 창구에서 아우성을 쳤다. 매매계약이 확정된 잔금대출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이달 말까지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주택담보 대출이 최근 급증하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음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이 내린 지침에 따른 것이다. 자영업자 한모(45)씨는 이날 시중은행 역삼동지점에 들러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한씨는 “지난 한 달간 대출상담을 했다.”면서 “오늘 대출 접수를 하라고 해서 은행에 나왔는데 접수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지점 관계자는 “오늘부터 주택 매매계약서 없이는 대출 승인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창동지점에 들렀다가 대출을 거절당한 이모(39)씨는 “은행 빚을 내는 사람 가운데 급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면서 “어제는 괜찮고, 오늘은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국민은행 도곡동지점 관계자는 “금감원의 기침이 본점에는 감기가 되고, 영업점으로 내려오면 독감이 된다.”면서 “대출이 힘든 경우는 어떻게 고객들을 설득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신한은행 일산지점 관계자 역시 “사전 승인된 건들도 매매계약서 등을 가져와야 대출을 해 줄 수 있다.”면서 “신규 대출과 일반 자금으로 사용하려는 고객들에게는 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돈이 급한 일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금리가 비싼 대부업체나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신한·우리은행에는 11월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을 10월 말 대비 6000억원 수준에서 차단하고, 농협과 하나은행에는 각각 순증액을 5000억원과 2500억원 이하로 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미 이 한도액을 초과했거나, 한도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세가 이대로 이어질 경우 11월에만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담보대출 속도를 조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11·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전 1주일간 평소보다 대출 신청이 3배 이상 급증해 가수요 대출이 너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주택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역 대출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날 당정협의를 열어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분양원가 공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채권입찰제를 수정하거나 없애고 마이너스 옵션제 도입 등을 추진키로 했다. 당정은 이같은 내용의 분양가 제도 개선대책을 내년 2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이종락 이창구 주현진기자 window2@seoul.co.kr
  • [부동산 11·15대책 점검] DTI확대 고가주택 매입자만 영향

    [부동산 11·15대책 점검] DTI확대 고가주택 매입자만 영향

    ‘11·15’부동산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이 대출받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규제 내용을 뜯어보면 실수요자에게는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어디까지를 실수요자로 보느냐가 문제지만, 내집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이나 좀더 넓은 주택으로 옮겨가려는 사람을 실수요자로 본다면 이번 조치는 실수요자들의 대출을 기존보다 더 억제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가수요를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이 빠져 2%부족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수요자 대출 규제 영향 없어 실제로 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 창구에는 대출 축소를 우려한 수요자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창구가 안정돼 가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개인영업추진부 현경만 차장은 “대책 발표 전에는 우선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고객들의 상담이 폭주했지만 막상 대책이 나오고,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기존 규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게 확인되자 잠잠해졌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11·15 대책’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의 핵심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6억원 초과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다른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있다. 따라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은 투기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과 달라진 게 없다. 이번 대책에서는 6억원 초과 아파트에 한해 ‘총부채상환비율(DTI·연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 40% 제한’ 적용을 투기지역에서 투기과열지역으로 확대했다. 가격 기준을 3억원으로 낮췄다면 소득이 낮은 급여생활자에게 큰 타격이 됐겠지만 가격 기준을 그대로 뒀다. ●가수요 차단, 민영 아파트 분양가 인하 대책 미흡 하지만 가수요를 완벽하게 차단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가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하지 않아 집을 한 채 갖고 있는 사람이 추가로 구입할 때도 여전히 집값의 최대 60%를 빌릴 수 있다. 비투기지역에서는 1가구 2주택 가수요자들이 은행돈으로 집 사재기를 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면 서민들이 집 한 채를 구입하는 경우도 투기지역에서는 강화된 주택담보인정비율이 적용돼 내집마련 길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주택 투기의 요체인 단기 양도차익을 환수하는 방안이 빠졌다는 지적도 많다. 가수요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부과 기준을 강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어도 이들에게 물리는 양도세는 최고 60%(1가구2주택자는 50%)이다. 민간 아파트 분양가 거품 제거 노력이 빠졌다는 지적도 많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공급 확대는 민간 업체의 일감만 확보해주는 정책”이라며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직접 분양가를 규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류찬희 이창구기자 chani@seoul.co.kr
  • 노대통령 지지율 11% ‘사상최저’

    부동산 가격 폭등이 북핵 위기보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더 타격을 줬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국민 10명 중 7명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16일 나오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도 11.0%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여론조사기관인 ‘디오피니언’에 의뢰, 지난 14일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8.5%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24.2%만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응답했다.부동산정책 책임론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자의 94.9%가 정부·여당의 책임이라고 응답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도는 긍정적 평가 11.0%, 부정적 평가는 79.9%로 각각 나왔다. 이는 북핵위기 당시인 지난달 24일 조사결과보다 긍정적 평가는 1.9%포인트 하락하고 부정적 평가는 4.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KSOI측은 “부동산 대란으로 민심이 폭발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특히 30대와 화이트칼라층 등 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에서도 한 자릿수 지지도에 그쳐 북핵위기 때보다 지지도가 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11·15 부동산대책’ 증시에 보약될까

    ‘11·15 부동산 대책’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궁금해하고 있다. 그동안 몇차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뒤 증시는 한동안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8·31일 대책과 올해 올해 3·30 대책 이후 한달간 코스피지수는 각각 10%와 15% 올랐다. 이는 부동산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되며 일부 자금이 증시로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투자심리를 개선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부동산 자금이 증시 쪽으로 터질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로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이틀째인 16일 코스피지수는 1410.75로 마감돼 전날보다 1.79포인트 하락했다. 코스닥은 609.65로 전날보다 3.11포인트 상승했지만 부동산대책에 따른 효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런 분석들은 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신도시 건설과 공급확대 정책으로 건설업종과 철강 등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고, 대출규제의 영향을 받는 은행, 저축은행 등의 경우 투자심리측면에서 단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건설업은 전날에 비해 0.02%, 철강·금속업은 0.81% 상승하는 등 부동산대책의 기대치를 반영한 반면 은행업과 보험업은 각각 1.54%,0.49% 하락하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현대증권 조주형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대책이 브랜드 선호도가 높고 원가경쟁력이 뛰어난 시공능력 상위 대형 건설업체의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부동산 11·15대책 점검] 강남집값 못잡는다는데…집 사? 말어?

    [부동산 11·15대책 점검] 강남집값 못잡는다는데…집 사? 말어?

    “수도권 신도시에서 지금보다 25% 싼 분양가로 서민 주택이 공급된다는데…. 집값이 내리지 않을까요?”2010년까지 164만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11·15대책’이 발표되면서 실수요자의 고민이 크다. 강남 수요를 대체할 분당 수준의 신도시가 내년 초에 나온다지만 이번에 발표된 대책만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키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무엇보다 정부 말대로 분양가가 지금보다 25%나 내려갈지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2008년 실시될 청약가점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실수요자들은 향후 집값 조정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 매수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신도시 중소형 분양가 25% 내릴 수 있나 정부는 송파·김포 등 6개 신도시내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격이 현재보다 25% 저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정가 대신 조성원가(110%) 기준으로 택지를 공급하고, 용적률을 완화하고, 사업기간 단축으로 보상비를 줄이는 방법을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경우 송파 신도시는 평당 1000만원 수준에서 분양된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정부 계산대로 송파 신도시가 2009년 9월에 분양되려면 늦어도 2008년 초까지 건설업체에 토지 분양이 끝나야 한다.”면서 “내년 9월에나 개발계획 승인이 날 예정이고 과거처럼 일사천리로 토지수용이 가능한 것도 아니어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조성원가의 110% 수준으로 택지를 공급해도 보상비가 많이 들어가면 분양가는 기대하던 것보다 높아질 수 있다. 송파 신도시의 경우 군부대 이전비도 변수다. 이밖에도 용적률이 높아지면 교통 유발 요인도 커져 간선시설 개발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강남 대체 효과있는 신도시서 중소형 물량 2만여가구 불과 김포, 파주, 양주, 광교, 검단, 송파 등 6개 신도시 중에서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물량은 송파(4만 9000가구)와 광교(3만 4000가구) 2개 정도다. 그러나 이들 중 임대 물량과 분양가 인하 혜택이 없는 중대형을 제외한 순수 중소형 일반분양 물량은 두 개 신도시를 합쳐도 2만 8000가구에 불과하다. 송파의 경우 중대형 40%와 임대 50%를 적용하면 중소형 일반분양 물량은 1만 4700가구 정도다. 광교(임대 30%, 중대형 42% 기준)는 1만 3500여가구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강남에 10만가구가 추가 공급되고, 부동산에 몰리는 유동자금을 흡수할 대체 투자처가 나와야 강남 집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면서 “신도시가 제 기능을 하려면 10년은 걸리는데다 해당 물량에 당첨된다는 보장도 없는 만큼 실수요자는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도 “정부 대책대로 신규 물량은 3∼4년 이후에 공급되고 그 사이 공급 측면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하향 안정기가 오더라도 자체 호재없이 상승한 지역을 중심으로 값이 빠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입지를 잘 선택해 매수에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재건축 규제 완화의 조건/하성규 중앙대 도시계획학 교수

    정부는 서울 강남지역이 집값 상승의 진원지 역할뿐 아니라 투기의 온상이라는 점에서 강남권 재건축 용적률 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제 발표된 ‘11·15 대책’에서도 이 부분은 제외됐다.1990년대 이후 강남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강북보다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해 왔으며 강남에서 촉발된 상승세가 수도권 전역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정부의 주택정책 핵심 대상지는 강남이었고 따라서 강남에 진입하려는 수요를 어떻게 차단할 것이냐가 정부의 고민이었다. 이에 관한 최근 정부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강남대체 신도시 건설을 통해 강남의 주택 수요를 흡수하는 정책이다. 예를 들어 판교 신도시, 검단 신도시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둘째는 강남의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조세적 접근으로 양도세와 종부세를 강화한다는 정책이다. 일부 주택전문가들은 강남의 주택수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건축 용적률(현재 잠실주공5단지 용적률은 138%)을 완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의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250%로 상향조정할 경우 분당급 신도시 1개를 건설하는 주택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건축의 사회경제적 효과와 실익을 좀더 따져 보자. 재건축은 두 가지 상반된 얼굴을 지니고 있다. 긍정적 측면으로 재건축을 통해 주택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1990년대 재건축을 통해 주택의 가구수 증가 통계를 보면 2.5배가량 된다. 그리고 재건축은 건설경기 활성화를 가져오고 동시 주거환경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건축은 고층·고밀화로 인한 교통문제, 상하수도 등 한계용량을 초과하고 일조권·통풍장애·도시경관 문제 등이 발생된다. 아울러 50년 이상 사용 가능한 주택을 20여년 만에 다시 허물고 재건축함은 국가적인 자원 낭비로 경제적 손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조에는 주택 재건축사업을 ‘정비 기반시설은 양호하나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강남의 재건축사업에서 용적률을 250%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경우 주택공급이 확대되고 상당부분 중대형 아파트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경제적인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자면 몇가지 선행해야 할 조건이 있다. 첫째, 용적률 완화가 가져올 개발이익의 환수 장치가 보다 치밀하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 용적률 완화가 엄청난 수익을 남기는 주택사업으로 치부된다면 강남 부동산투기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지도 모른다. 둘째, 강남의 용적률 완화는 강남권 이외의 서울 지역 및 여타 대도시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강남권에만 혜택이 주어진다는 정책의 불공평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다. 셋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건축사업 관련 도시 밀도 조정에 대한 새로운 제도 정립이 필요하다. 강남권이든 어떤 지역이든 용적률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합리적 구분을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 서구 도시의 경우 도심에 가까울수록 용적률은 높게,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 패턴이다. 그리고 다핵심 도시의 경우 부도심에 가까운 지역은 용적률을 높이고 부도심에서 멀어지는 지역에는 낮게 하는 원칙이 적용된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도심 주거지역보다 교외지역 주거지나 신도시 용적률이 더 높다. 도시 토지이용의 합리성과 체계가 결여된 결과이다. 용적률을 높여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주택난 해결에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중요한 것은 도시 전체의 밀도조정 및 체계적 토지이용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성규 중앙대 도시계획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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