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양도세 중과 약효 끝났나
정부의 ‘11·15’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집값 상승세는 일단 꺾였으나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거래도 한산한 관망세가 2주간 지속되고 있다. 수요자들이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있지만 매물이 늘거나 호가가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다.2주택 소유자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세금 회피성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다음달 이뤄질 종합부동산세 부과도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처럼 2주택 이상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향후 집값 불안 불씨는 여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울 매매가 변동률 일단 절반으로 둔화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18∼24일) 서울지역의 매매가 변동률은 0.45%로 전주에 이어 상승률이 절반 가까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신도시도 0.30%로 이달초에 비해 상승률이 3분의 1 수준으로 둔화됐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서울 강동구 재건축이 지난 주에 이어 -0.19%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0.17%), 서초(0.02%), 송파(0.11%) 등 강남지역 3개구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은 1∼2%대를 웃돌던 이달 초와 비교해 숨죽이는 양상이 뚜렷하다. 얼마전까지 9억 3000만원에 거래되던 강동구 둔촌주공 31평형의 매도 호가가 9억원선으로 떨어졌다. 서울 재건축 평균은 0.06%다.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한 일반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서울의 경우 0.52%로 상대적으로 천천히 조정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서울 외곽지역 등 실수요가 많은 곳은 여전히 문의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노원(0.99%), 금천(0.97%), 도봉(0.94%) 등지의 매매가 변동률은 큰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 상계동 주공 1·2·7단지 등 대규모 단지의 20∼30평형대는 오름세다.”면서 “도봉구는 쌍문동 한양 5·6·7차, 방학동 신동아 2·4·5단지 등의 경우 매수 문의는 꾸준하지만 매물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동대문(0.86%), 영등포(0.73%), 광진(0.69%), 성북(0.69%), 구로(0.68%), 마포(0.66%), 동작(0.64%) 등의 지역도 서울 평균치를 웃돈다.
강남(0.30%), 서초(0.16%), 송파(0.32%), 양천(0.14%) 등은 0.5% 미만의 주간 변동률을 나타냈다. 매수 문의는 줄었지만 싸게 출시되는 매물을 찾는 수요는 여전하고, 매물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강남구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의 종부세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매물이 늘거나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택 보유자,“양도세, 종부세 감수하겠다.”
유엔알 박상언 대표는 “종부세 부과 기준일이 지난 6월1일인 만큼 종부세를 피하려고 했다면 지난 6월 이전에 팔았을 것”이라면서 “지금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올해 종부세는 감수하는 쪽으로 이미 마음을 굳힌 경우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 2가구 양도세가 중과되는 만큼 지금쯤 세금 회피 매물이 나와 줘야 하지만 이마저도 없는 것으로 보아 ‘버텨 보자.’는 심리가 만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