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동산 대책
    2025-09-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740
  • 羅 “임대 8만호 부채 줄겠나” 朴 “재건축 연한↓ 제2 뉴타운”

    한나라당 나경원·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사실상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주요 정책을 놓고 팽팽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70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상대방 헐뜯기식의 의혹 공방은 비교적 자제한 가운데 서울시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포문은 먼저 박 후보가 열었다. 박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지난 한달간 선거 과정에서 한나라당은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으로 후퇴 정치세력이라는 점을 증명했다.”면서 “선거 역사에서 네거티브가 성공한 적은 없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변화는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다. 표를 구하기 위해 인기 영합적인 정책을 남발하고 선동적인 구호를 외칠 수는 없다.”면서 “엄마의 마음으로 꼼꼼하고 야무지게 서울 살림을 챙기겠다.”고 맞섰다. 서울시 도시개발사업 문제에 대해 두 후보는 모두 ‘뉴타운’을 꼽았다. 그러나 해법은 달랐다. 나 후보는 “개발 중심 도시계획에서 생활 중심 도시계획으로 가야 하며, 생활편의시설을 지역마다 골고루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균형발전을 위해 10대 거점도시를 만들고 중복 규제도 완화하겠다.”고 제안했다. 박 후보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같은 전시행정을 통해 많은 부분이 낭비됐다. 10년의 토목·전시행정과 결별하고 복지시정을 펼 것”이라면서 “도시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꿔 사람 중심으로 자연과 전통이 공존하는 개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뉴타운 개발과 관련해 박 후보가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들이 벌여 놓은 것이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분명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나 후보는 “무조건 매도하기보다는 발전시켜야 도시의 미래가 발전한다. 양화대교 (공사를 중단한 채) 그대로 두겠다는 박 후보의 말은 또 다른 전시행정”이라고 반박했다. 대중교통 분담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나 후보가 공약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는 “경기 용인 경전철 등 수요 예측을 잘못해 빚더미에 앉았다. 나 후보가 서울~인천 간 GTX를 조기 착공하겠다고 했는데,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 후보는 “더 큰 서울을 만들려면 이러한 교통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대책과 관련, 박 후보는 “기본적으로 출퇴근 거리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택시도 대중교통으로 인정해 종합발전대책을 만들고,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 배차 간격도 줄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나 후보는 “대중교통은 ‘더 빠르고 더 편리한’ 두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면서 “경전철 사업을 적극 추진해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없애고, 택시도 대중교통으로 간주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택정책에서도 두 후보의 생각이 엇갈렸다. 나 후보는 “그동안 아파트 위주의 정책이 펼쳐졌으며, 지원도 조례에 따라 아파트에만 지원해 왔다.”면서 “다세대·다가구 지원을 위해 아파트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햇빛센터를 만들겠다. 전세난 역시 원인에 맞춰 강남·북에 서로 다른 유형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후보는 “전세난의 원인은 뉴타운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면서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20년으로 하겠다는 나 후보의 주장은 제2의 뉴타운으로, 선거만 의식해서 표심을 흔들어 놓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나 후보는 “박 후보는 공공 임대주택 8만호를 짓겠다고 했는데, 부채를 줄이겠다면서 임대주택을 이렇게 많이 짓겠다는 건 부동산 갖고 표심을 흔드는 것이다. 서울시가 지난 30년 동안 지은 임대주택이 16만호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어떤 예산보다 임대주택 예산을 우선적으로 쓰겠다.”고 재반박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방재 대책에 대해 박 후보는 “서울시장의 첫 번째 임무가 됐다.”면서 “우면산 사태, 광화문 물난리는 서울시장의 임무를 방기한 것이다. 하지만 책임지고 사과하는 공무원, 징계받은 공무원은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수해 예방 예산을 많이 줄였다고 해서 들여다봤다. 이상기후에 대비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큰 문제점이 있다. 이상기후가 평균기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세훈·이재연기자 shjang@seoul.co.kr
  • 나 ‘재건축연한 40 →20년’ vs 박 ‘세입자 위주 전세대책’

    나 ‘재건축연한 40 →20년’ vs 박 ‘세입자 위주 전세대책’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부동산시장의 관심이 온통 정치권에 쏠리고 있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서울지역 재건축·재개발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번 선거는 내년 말 대선 레이스로 이어지는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중장기 주택·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재건축사업과 한강르네상스 등 오세훈 전 시장의 역점 개발 사업들의 향배다. 김규정 부동산114본부장은 “두 후보가 타당성 판단 등에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 당선 결과에 따라 사업 속도와 규모, 진행 등에서 다소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시장의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바로 정책과 제도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모두 ‘공공성’을 추구하지만 재개발·재건축과 임대주택 공급방식 등 세부안에선 각을 세운다. 가장 첨예한 대립은 아파트 재건축 연한 완화다.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로 과거 ‘뉴타운 공약’과 같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나 후보는 “신규 주택공급이 현저히 적은 자치구 등을 중심(비강남권)으로 재건축 연한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비강남권 재건축 연한을 최장 40년에서 20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뜻으로, 서울시는 시장안정을 이유로 이를 거부해 왔다. 반면 박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의 과속추진을 방지하고 새로운 임대정책을 도입해 전세난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순환정비 방식을 지지하고, 재개발·재건축 현장에 기반시설 공공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박 후보의 공약은 개발보다는 세입자 위주의 주거안정대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분쟁을 막기 위한 전세보증금센터 설립도 같은 맥락이다. 전·월세 대란 해소를 위한 대책으로 두 후보 모두 주택바우처제를 꼽았다. 나 후보는 아울러 비강남권의 소형주택 공급과 순환용 임대주택, 주거자립을 위한 주춧돌 프로그램 등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시프트와 공공임대, 매입임대, 원룸텔, 협동조합주택 등 다양한 방식의 공공임대주택 8만 가구를 2014년까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보다 3만 가구 많은 수치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의 공세적 시프트 건설로 SH공사의 부채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재정 건전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관건이다. 반면 한강변 아파트를 통합 개발해 초고층으로 짓고 남는 땅에 공공시설을 만드는 한강르네상스에 대해선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부정적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유흥업계 “수수료 인하 우리만 왜 빠지냐”

    금융권 수수료 논란이 확산되면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시정 대상에서 제외됐던 영역까지 수수료 인하의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연 매출 2억원 미만으로 하고, 수수료율을 1.80% 이하로 인하하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유흥업계와 귀금속업계가 19일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룸살롱·스탠드바·극장식당·나이트클럽·카바레·단란주점·유흥주점·전자오락실·성인용품판매점·안마업 등 유흥업종과 귀금속점·골동품점·예술품점 등 사치업종 종사자들이 수수료 인하 대책에서 제외된 데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들은 보통 이용료와 봉사료를 포함한 비용의 4.5%를 카드 수수료로 내왔다. 오호석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빼면 유흥업 종사자는 모두 66~99㎡ 남짓한 술집에서 생계형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인데, 우리만 이번 조치에서 빠지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용료와 봉사료를 별도로 떼어놓고 보면 실제로 카드 수수료만 9%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흥업 종사자들은 다음 달 20일쯤 대규모 항의집회를 검토하고 있다. 수수료율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 학원, 숙박업, 부동산중개업 등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원들도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카드사 관계자는 “유흥 및 사치업종은 사회 기피 업종의 하나로 그 동안 카드 수수료 인하 조치를 하더라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켜 왔다.”면서 “카드깡 우려도 있는데 유흥업까지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창구 이용 수수료를 받아 온 외국계은행의 관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은행들이 같은 은행 지점 간 10만원 미만 소액 계좌이체를 수수료 없이 해주는 반면, 씨티·SC제일은행 등 외국계는 꼬박꼬박 1000~1500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타행이체 수수료의 경우 SC제일·외환은행은 금액에 관계없이 3000원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씨티은행이 부과하는 수수료는 100만원 미만의 경우 2000원, 100만원 이상일 경우 4000원에 달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강북구 무허가 건축 예방책 통했다

    서울 강북구는 지난해 10월부터 무허가 건축물 발생 예방대책을 추진한 결과 위법 건축물 발생건수가 전년 대비 35.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무허가 건축물이란 건축허가나 신고·승인 등을 거치지 않고 건축, 대수선, 용도변경을 한 것을 말한다. 적발됐으면서도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인·허가 제한, 건축이행강제금 부과, 건축주 고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구는 위법행위 예방을 통한 건축물의 안전 확보와 올바른 건축문화 정착을 위해 위법 건축물 사례, 적발 시 행정조치 사항 등을 담은 홍보물 5만부를 제작하기도 했다. 각종 직능단체와 자생단체 회의 때도 홍보물을 배포하고 소식지 등 매체를 통한 홍보에 애썼다. 특히 디자인건축과, 보건위생과, 부동산정보과 등 불법 건축물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부서에서는 민원 접수처리 때 취지를 적극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간 발생한 무허가 건축물은 538건으로 전년의 833건보다 35.4% 감소했다. 관련 민원 접수 건수와 행정처분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 건수 역시 각각 12.2%(223건→196건), 25.9%(143건→106건) 줄었다. 반면 자진정비율은 35.8%(2223건 중 80건)에서 54.2%(166건 중 90건)로 18.4% 높아져 주민 의식 변화에도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강대형 주택과장은 “간단한 증·개축의 경우 주민들이 위법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강제금 부과 등 사후행정보다 사전홍보를 통해 주민과의 마찰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중국관광객이 몰려온다] ‘한국은 비싼 곳’ 인식부터 심어라

    [중국관광객이 몰려온다] ‘한국은 비싼 곳’ 인식부터 심어라

    중국인 관광객들이 밀려들어 오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이 만족스럽게 관광할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숙박과 음식, 언어 소통, 쇼핑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에게 어떤 대책을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중국인들이 숙박할 곳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서울 등 대도시 주변 숙박업소가 턱없이 부족하다. 국력을 동원해서라도 서둘러 (숙박업소를) 만들지 않으면 더 큰 (관광)시장을 놓치게 된다.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객실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도시 민박 활성화와 공공기관 부동산 재활용이다. 도시 민박을 허용하는 법안이 마련되고 있는데, 문제는 단독주택만 허용된다는 것이다. 아파트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민간 투자만 기다리지 말고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을 먼저 활용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이 방법을 썼었다. 카지노 등 게임이 포함된 대형 복합리조트를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국인 투숙객들을 지방으로 분산시키자는 의견에 대한 생각은. -철저히 소비자 니즈(Needs)에 맞춰야 한다. 가기 싫은데 서울에 방이 없다고 내려가서 자라고 할 수는 없다. 지방 호텔에 자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은 청결도와 호텔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의 부족에서 터져나온다. 일본을 봐라. 어딜 가도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이미지가 박혀 있어 (목적지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아도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중국인 입에 맞는 음식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에 먹을 게 없다기보다 저가 여행상품 때문에 그런 문제가 나온다. 3박 4일 30만~40만원짜리 상품에서 비행기값과 숙박비를 빼면 식비로 쓸 돈이 없다. 그러다 보니 싼 식당으로만 데려가게 된다. →저가 여행상품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없애자는 건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다. 중·고가 상품들과 경쟁하다 보면 결국 도태될 것이다. 한국은 비싼 곳이란 인식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가이드(관광통역안내사) 제도는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여행사들이 가이드에게 일당은 안 주고 커미션만 준다. 그러니 가이드들이 관광객들을 쇼핑으로 내모는 데에만 관심을 갖게 된다. 관광사관학교를 만들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로열 가이드처럼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이드를 길러내야 한다. (이에 대해 한화준 한국관광공사 중국부장은 “현재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이드 약 1000명 가운데 80%가 무자격자”라면서 “자격증을 가진 중국어 가이드가 3000명쯤 되지만 대부분 활동을 안 하고 있는데, 여행사와 무자격 가이드들이 만든 진입장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부장은 또 “무자격 가이드들의 시장 진입을 철저히 막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유명무실해진 관광 가이드 자격증을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관광가이드 자격증은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시험을 주관하고, 발급은 한국관광공사, 관리는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가 맡고 있다.) →중국 현지 마케팅도 중요할 텐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상하이 등 해안 쪽에서 들어온다. 이제 중국 내륙의 관광객 유치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다. 중국 내 인트라 바운드(자국민의 자국 여행)와 아웃 바운드(자국민의 해외 여행)의 결합을 해결책 중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칭다오를 찾는 중국 여행자들에게 한국 아웃 바운드 상품을 싸게 파는 것이다. 최근 칭다오를 중심으로 이 같은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대도시 골드 미스들을 겨냥한 ‘싱얼’(星兒·관광공사가 중국 개별 여행객을 타깃으로 개발한 캐릭터) 브랜드 활용, 중·고가의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서울 경유 제주 여행객에 대한 노비자 추진 등 제도 완화도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野 “사저 구입비 일부 세금 부담” 與 “경호동 대폭 축소 검토해야”[동영상]

    野 “사저 구입비 일부 세금 부담” 與 “경호동 대폭 축소 검토해야”[동영상]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에 연일 십자포화를 쏟아붓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부지 명의를 본인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내곡동 부지를 방문하고 원내대책회의와 국회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파상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편법 증여,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을 주장하며 관련 실무진의 처벌을 요구했다. ‘사저 문제’로 ‘반MB(이명박)’ 정서를 확산, 서울시장 선거전을 ‘정권 심판론’ 구도로 만들고,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의 신상 의혹을 제기하는 한나라당에 맞서 ‘도덕성’ 맞불을 놓으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아들 이름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산 것은 명백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에다 편법 증여”라고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주승용 정책위부의장은 “이 대통령의 사저 경호시설 땅값이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16배 비싸고, 면적은 200평이 더 넓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4년 전 노 전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도덕성과 염치가 있느냐고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 대통령의 본인 명의 이전 방침에 대해 이용섭 대변인은 “이제야 부랴부랴 대통령 명의로 옮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사저 구입 비용의 일부를 국민 세금으로 부담한 데 대한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조치가 적절했다고 반박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번 사안이 불필요한 논란과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만큼 청와대의 (명의 전환)조치는 적절했다.”면서 “사저 경호동을 대폭 축소하는 등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정치분야 대정부질의에서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김황식 국무총리를 상대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보니 내곡동 부지를 공시지가의 40~60% 정도 가격에 구입했다. 다운계약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다운계약서는 실제 계약보다도 가격이 낮은 경우다. 다만 공시지가를 계산할 때 헐어버릴 건물까지 고려하지 않은 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실제 거래 가격대로 거래를 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 논란에 대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자 김 총리는 “적법한 예산과 절차로 이뤄졌기 때문에 대통령이 사과하거나 철회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혜영·황비웅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4] “재벌에 삥 뜯는 시민운동가” vs “선거기간 중 투기하는 후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네거티브 비방전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11일 열린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세를 폈고, 박 후보 측과 민주당 등 야권은 장외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재산을 문제 삼으며 공방을 가열시켰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시민사회 세력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정치권 전반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반면, 이로 인해 정치판이 더욱더 극한의 대결로 치닫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악취 나는 의혹투성이 후보” “재벌에게 삥을 뜯는다.”는 과격한 언사를 써가며 박 후보를 맹비난했다. 차명진 의원은 “박원순씨는 민중봉기론을 주장하며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행동강령으로 삼는 자들을 옹호하고 함께 행동한다. 박원순 당신은 종북 좌파에 이용당하고 있다. 지난해 아름다운 재단 등의 모금액 중 30%가 좌파단체 지원용 등으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아름다운재단 모금액 30% 좌파 지원” 차 의원은 또 “박씨는 한 손으로 채찍을 들어 재벌들의 썩은 상처를 내리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삥을 뜯는 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시민운동이 아니라 저잣거리 양아치의 사업방식”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흑색선전 선거운동을 한다.”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은 “박 후보는 노조결성 움직임이 보이자 ‘만약 노조가 생기면 아름다운 가게가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조를 탄압하는 사람이 어떻게 서울시장 공직에 적합한가.”라고 따졌다. 안형환 의원은 “박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대학교를 1979년부터 1985년까지 다녔는데 1978년 12월부터 1979년 8월까지는 춘천지법 정선 등기소장이었고, 1980년 사시에 합격한 뒤 학생임에도 1981~82년 사법연수원을 다녔다고 한다.”면서 “상식적으로 학생 시절에 어떻게 등기소장을 하고 연수원을 다닐 수 있느냐. 악취 나는 경력·학력을 가진 의혹투성이 후보가 표를 달라고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결성 움직임에 종말 올 것” 이에 대해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박 후보에 대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매카시즘적, 적대적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런 검증을 한다는 건 바이러스가 백신을 치료한다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 원세훈 국정원장 등 병역미필자가 주축이 된 정권이 무슨 병역문제를 검증한다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장외공방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의 할아버지 대신 작은할아버지가 사할린으로 강제징용을 갔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박 후보가 호적 조작도 모자라 가족사까지 조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 고등법원 제5민사부 판결문을 들어 “일본이 전쟁으로 인력·물자가 부족해지자 1939년 7월 8일 국가총동원법에 따른 국민징용령(칙령 제451호)을 제정했지만 한반도에선 칙령 제600호에 의해 1943년 10월 1일부터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일본은 한국인의 반발을 우려, 국민징용령 대신 특수기능공들의 일본 이주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것도 일본 회사 중심의 노무동원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작은할아버지가 사할린으로 갔다면 모집에 응해서 간 것이지 형을 대신해 징용 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당동 상가 투자 13억 챙겨” 이에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신 의원이 주도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주축인 ‘교과서포럼’에서 출판한 대안교과서에도 강제징용이 193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고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신 의원이 지난해 2월 공동발의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안’에도 국외강제동원 희생자를 ‘1938년 4월 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 일제에 의해 국외 강제동원된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무상급식도 한나라와 엇박자”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 나 후보의 재산에 대해서도 공세를 폈다. 나 후보는 2004년 4월 12일 중구 신당동 상가를 매입했다가 지난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13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나 후보의 건물 매입시점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된 상태에서 선거전이 진행되던 중이었다.”면서 “공직선거에 나온 후보가 건물이나 보고 다녔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 혹은 부동산 투자로 거액의 재산을 증식한 분이 서울시장이 돼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을 발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나 후보가 시세차익을 사회에 환원할 의사가 있는지 묻고자 한다.”고 꼬집었다. 이재연·강주리·황비웅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3) 나경원·박원순 정책 검증] 현장방문 즉석 공약 ‘추진력 의문’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사람을 위한 생활특별시, 행복한 서울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현장을 돌며 분야별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예산, 교육, 비강남권의 생활안정성 확보 등 유권자와의 유대감 형성에 초점을 두고 공약을 제시한다. 서울시의 주요 현안에 대한 나 후보의 견해를 보면, 기존 서울시 사업이 전시성으로 흐른 측면이 있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예산편성 단계에서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하고, 모든 사업들을 ‘제로 베이스’(원점)에서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한편 전시성 행사 폐지와 행정 효율을 높여 2014년까지 서울시 부채를 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출발점이 ‘무상급식’의 지원 범위와 시기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나 후보가 교육감의 주요 임무인 교육개선 사업에 많은 공약을 내놓은 것이 흥미롭다. 나 후보는 ‘맹모안심지교’, ‘안심보육서비스’ 등의 학교환경 개선사업 등에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제시했다. 당선됐을 때 교육청과 사업 우선 순위를 어떻게 정할지가 관건이다. 공약으로서의 가치를 가지려면 서울시 미래비전에 대한 기획과 핵심공약, 구체적인 운영구상, 실행전략 등이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나 후보는 그때그때 파편적으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나 후보의 주요한 선거 전략일 수는 있으나 서울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선거 때만 되면 이곳 저곳을 방문하며 이것도 저것도 다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선거 이후에는 ‘나 몰라라’했던 공수표 남발의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 또한 2014년까지 서울시 부채 반감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과 민간소비 둔화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하고, 부동산 경기침제에 따른 거래 위축으로 취득세 등 전반적인 세입여건이 나빠지면서 세입기반 확대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시점에서 세입기반 확대 대책 없이 지출 생산성 제고와 재정관리체계 개선만으로 부채를 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나 후보는 서울시의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공약을 내세우기 전에 기존 서울시의 399개 정책에 대한 반성적 평가가 이뤄져야 했다. 그렇지 않고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기존 사업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나 후보는 2살 이하 영아를 위한 어린이집 100여개를 포함해, 2014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250개를 추가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와 정부의 정책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아닌 민간 보육시설 인프라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이미 공공형 어린이집과 자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어 나 후보의 공약과 상충된다. 강남·북 균형발전프로젝트도 기존 서울시 정책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균형발전 목표와 전략이 제시돼야 하는데, 나 후보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는 식으로 공약을 내놓았다. 이는 구체적인 변화관리 계획이 없는 무임승차로 보일 수 있다. 정리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악취민원 봇물… 동네북 된 수도권매립지 현장을 가다

    악취민원 봇물… 동네북 된 수도권매립지 현장을 가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를 매립하는 수도권매립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매립지 사용연한 연장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악취 민원도 급증, 집단 항의도 빈번하다. 단일 매립지로 세계 최대 규모(1541만㎡)를 자랑하는 수도권매립지가 복잡한 현안들로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매립지관리공사 직원들은 이래저래 동네북이 됐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인천 서구 백석동에 위치한 매립지 현장을 찾아 갈등을 빚고 있는 현안 문제와 대책 등을 알아봤다. 지난 주말 인천시 서구 매립지 현장을 찾았다. 매립지 외곽을 끼고 흐르는 굴포천은 준공을 앞둔 경인 아라뱃길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굴포천 건너편에는 환경연구단지와 최근 입주가 시작된 청라지구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최근 청라지구에 대단위 공동주택 일부가 완공돼 입주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의 수도 부쩍 늘었다. 3만 200가구 10만여명이 거주하게 될 대단위 단지가 현재도 조성 중이다. 공항철도가 개통되면서 주변은 온통 개발 붐이다. 곳곳에는 악취대책을 마련하라며 주민들이 내건 플래카드가 즐비하다. ●올해 들어 악취민원 6000여건 올들어 매립지에 대한 집단민원도 부쩍늘어 6000여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청라지구 주민대표들이 매립지공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인천시와 매립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구청에도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인천시장과 서구청장은 민원의 중심지인 청라지구에 각각 거처를 마련해 한시적으로 거주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측 관계자는 “매립장 추가 공사와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립, 매립장 사용 연장 등 현안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다 악취 문제까지 불거진 상황”이라며 “갈수록 지자체와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많아져 공사 존립마저 흔들리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최근 문제가 된 악취 발생은 원인을 찾아내고 대처해 많이 개선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조춘구 사장은 가스가 새어나오는 곳을 발견해 이미 조치했다며 현장으로 안내했다. 조 사장은 “최근 냄새가 심했던 원인은 발전을 위해 매립장과 연결된 노후된 가스관 두 곳에 구멍이 나 가스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라며 “가스관 전면 교체작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인근 청라지구 10만여명 입주 예정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가 반입된 지 10년이 됐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 수명을 다하자, 정부는 1992년부터 대체 부지로 이곳에 쓰레기를 묻기 시작했다. 현재 하루 폐기물 운반차량 1200~1300대가 1만 5000t의 쓰레기를 반입하고 있다. 처음 쓰레기 반입량 등을 추산해 2016년까지 쓰레기를 묻고, 종료하기로 계약이 돼 있다.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 반입금지, 소각처리량 증가, 종량제 분리수거 등의 정책시행으로 재활용률이 높아지면서 쓰레기 반입량이 현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매립 초기였던 1994년 1166만 4891t이었던 반입 쓰레기량은 지난해 404만 2429t으로 65%이상 감소했다. 따라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매립장 사용연한이 30년 이상 더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수도권매립지 사용연한을 2044년으로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인천시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협상 중이다. 또한 현재 매립중인 제2매립장이 수명이 다 됐기 때문에 제3매립장 공사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 공사 승인요청을 했지만 인천시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서울시, 2044년으로 연장 가닥 조 사장은 “매립장을 새로 만들려면 최소한 4년이 필요하다.”면서 “제2매립장의 수명이 다하는 시점이 2015년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제3매립장 조성 공사를 이번달부터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매립장 조성은 악취나 침출수 유출방지 작업이 까다롭기 때문에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매립지가 오염원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주변에는 각종 오염 배출업체들도 산재해 있다. 인천시 적환장과 서부산업단지, 공촌하수처리장, 검단 중소공업단지·하수종말처리시설, 서인천 화력발전소 등이다. 이처럼 주변에는 오염배출 시설들이 많은데 덩치가 큰 매립지에 민원이 집중되고 있다.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매립지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도 “지역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대단위 주거단지가 조성돼, 매립지에 대한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최대 위기에 놓인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서로 힘겨루기로 일관하다 자칫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관가 포커스] 여가부 장관 ‘현장 행정’ 바쁘다 바빠

    [관가 포커스] 여가부 장관 ‘현장 행정’ 바쁘다 바빠

    “영화 보는 내내 고통스러웠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많은 죄를 짓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여가부는 장애여성, 청소년 문제 등의 주무 부처다. 온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영화 ‘도가니’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김 장관은 “국무총리실이 중심이 돼 법무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여가부 등 여러 부처들이 머리를 맞대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성범죄 경력의 교사가 다시는 교단에 설 수 없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개인적인 의견도 곁들였다. 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곤혹스러움을 겪은 김 장관은 지난달 19일 취임하자마자 거의 매일같이 여성일자리센터,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 다문화가정, 청소년보호시설 등 현장을 돌았다. 보수적 성격의 여성단체이긴 하지만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출신이자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현장 없이 정책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앞세운 활동들이다. 그가 생각하는 여성, 가족, 청소년 정책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김 장관은 “무슨 일이 터졌을 때는 예산이나 인력, 정책 투입 등이 잘 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장기적으로 사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청소년, 여성 문제 등에는 구체적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여성의 삶에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한다는 정책을 추진하건만 정작 정부 산하기관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높은 업무 강도에 대체인력 확보가 안 돼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는 여러모로 힘들다.”고 정부와 민간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전북혁신도시 완공 2 ~ 3년 늦어진다

    전북혁신도시 완공 2 ~ 3년 늦어진다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려는 공공기관들이 수도권에 있는 기존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해 혁신도시 개발사업이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할 수도권 공공기관들은 현 부지를 매각, 이사 비용의 70%를 조달할 계획이다. 현 부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청사와 농업용 시험포 등 부동산이다. 그러나 12개 기관 가운데 부지를 매각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전 대상 기관들은 이사 비용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혁신도시 사업이 적어도 2~3년 늦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농촌진흥청과 지방행정연수원 등 7개 기관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기 위해 올 들어 신청사 건립공사를 잇따라 착수했다. 하지만 이들 이관이 올 연말까지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은 총 7843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이들 기관의 전체 이사 비용 2조 1222억원의 37% 수준으로, 부지 전체를 매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내년에 신청사 건축공사를 시작하려면 수도권에 있는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언제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부동산 규모가 워낙 커 매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지가 매각되지 않으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당초 예상했던 2012년 농업기능군의 혁신도시 이전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대한지적공사, 한국식품연구원 등 나머지 5개 기관의 상황도 농업 관련 기관들과 비슷하다. 이들 5개 기관의 이사 비용은 7000억원대에 이르지만 동원 가능한 자금은 11% 수준인 761억원에 머물고 있다. 이전 대상 기관들은 내년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신청사 건립공사를 서두르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종전 부지를 매각하지 않는 한 자금 확보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전북혁신도시 부지 조성 공사도 허덕이고 있다. 혁신도시 부지조성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내년에 5072억원이 투입돼야 하는데, 2910억원이 삭감된 2162억원만 내년 국가예산에 반영됐다. 이로 인해 혁신도시의 주 개발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정난까지 겹쳐 부지 조성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혁신도시는 애초에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LH 이전 무산과 수도권 부동산 매각 실적 저조 등으로 2~3년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이전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환리스크… 소비위축… 가격상승…

    환리스크… 소비위축… 가격상승…

    유럽발 금융혼란의 여파가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을 강타하면서 국내 재계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4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장중에 1650선까지 후퇴하면서 2년 전 국내외를 휩쓴 경제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원·달러 환율 역시 큰 폭으로 오르면서 중소기업과 항공·해운업계 등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날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혼란이 장기화되면 내수 기업이든 수출 주력 기업이든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가하락률 G20 중 두번째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다는 점 역시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김건우 연구원이 이날 내놓은 ‘변동성으로 본 국내 금융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 우리나라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20.7%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재정위기 우려가 나오는 이탈리아(16.8%)보다 높은 수치다. 8월 이후 원화 환율의 1일 변동성 역시 1.21%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20개국 평균 0.94%를 웃돌았다. 원화 절하율도 10% 정도에 달한다. ●건설업 해외발주 감소 우려 주가 하락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큰 업종은 유통과 부동산 등 내수 업종. 특히 유통기업들은 판매 수수료 인하 압박과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기하락 우려까지 겹쳐 ‘내우외환’의 분위기다. 내수기업으로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년 전처럼 판촉비나 판매관리비 등 불요불급한 비용을 먼저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수입 품목의 대체상품을 개발하는 게 큰 숙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 대형건설사 역시 증시 폭락과 불안한 환율이 국내 주택시장에 다시 직격탄을 날리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주가 폭락은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이미 밀려 있는 아파트 신규 분양 등을 내년 상반기로 다시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에 따른 해외공사 발주량 감소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사업에 의존했으나 탈출구가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환율 변동은 중소기업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보유 자금이 많지 않은 중기들은 요동치는 환율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자·조선은 환율 올라 단기 호재 항공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기름값 인상뿐 아니라 항공기 구입을 위한 외화부채 증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환율이 아직은 올해 사업계획 수립 당시의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위안거리다. 제분·제당회사도 환율 상승에 따른 원당과 원맥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CJ제일제당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연간 100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와 자동차, 조선 등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기름값 수입 부담은 커지지만 수출 비중 역시 절반에 달해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과 이익이 서로 상쇄되고 있다. 이두걸기자 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지방시대] 공간 임대사업과 전세 문제/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방시대] 공간 임대사업과 전세 문제/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공간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공간임대업이라 한다. 부동산 공간임대는 사무실, 공동주택, 점포, 공장, 창고, 농지, 광업용 토지, 기타 여러 가지의 부동산권리를 임대하고 임대료를 받는 부동산업의 하나다. 임대 형태에 따라 월세·사글세·전세·선납제 등으로 나뉘어지고, 집을 빌려주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구분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 임대주택이 나오는 경우는 자신이 살던 집을 남에게 빌려주는 경우, 별도로 소유하고 있는 집을 빌려주는 경우, 또 자신의 집을 빌려주고 자신은 남의 집을 빌려 사는 형태 등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유형이나 임대사정도 다양하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임대주택의 개념과 그 밑바탕에는 비즈니스적 사고가 깔려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적 의미가 강하지만, 민간임대주택은 복지개념보다는 사업적 개념이 강하다. 즉, 수익률이 전제된다. 임대주택의 전형은 매달 월세를 지불하고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방식이다. 주택의 임대방식은 매월 들어오는 수입에 대해 집주인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매월 일정액의 월세 수입을 선호하기도 하고, 전세보증금처럼 목돈을 원하는 집주인도 있으며, 대학가처럼 학생들의 입·퇴거가 빈번한 지역에서는 1년치 선세를 선호하기도 한다. 이렇게 집주인이 어떤 형태의 임대를 선택하는가는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시장상황에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주인들은 시장이 어떤 형태로 변하고 있는가에 주목하고, 그 변화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전세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세금이 계속 오른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발생 원인으로 전세 대책의 현실성 결여나 통계의 오류, 부동산중개업소의 담합 등을 들고 있다. 그렇다고 부동산중개업소를 두들겨서 마녀사냥식의 분풀이라도 해야 할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러한 인식은 전세난 해결에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우선, 지금의 전세 문제는 주택 공급의 부족에 기인한다기보다는 주택 수는 고정된 채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형태만 바뀜으로써 전세형의 주택이 시장에서 사라진 데 있다고 본다. 즉, 집주인이 선호하는 임대방식이 바뀌었고, 이는 주택가격 하락과 전세보증금 운용에 따른 자본가치의 하락에 대한 집주인들의 불안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재건축 등 일시적인 주거이전 수요의 발생과 보금자리주택에 기존 임차인들이 흡수될 경우 임대인들이 받을 시장 충격에 대한 반발심리가 작용한 복합적인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집주인들이 본격적으로 주택을 비즈니스 대상으로 인식하고 수익률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규제나 행정적 조작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전세문제 해결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집주인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세보증금의 운용에 대한 완화, 혹은 전세보증금의 수익률을 유지시킬 수 있는 금융조치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주택임대에는 높은 사회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집주인들에게 인식시키고, 주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합리적인 조건으로 임차가 가능하도록 행정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 신규주택 월세 노린 ‘다세대’ 집중… “소형 아파트 늘려야”

    신규주택 월세 노린 ‘다세대’ 집중… “소형 아파트 늘려야”

    월세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월세 이율은 10~12%였다. 하지만 요즘 월세 이율은 6~7%로 떨어졌다. 이유는 단 하나다. 월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수요자들이 이제 비싼 월세는 외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7단지의 경우 올 초까지만 해도 69㎡(21평형)의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65만~70만원대였다. 하지만 월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요즘은 월세가 60만원으로 고정됐다. 도봉구 창동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마찬가지다. 전세는 없고 월세만 수두룩해 월세 매물에 자율 조정 기능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여러 가지 역기능을 가진 월세의 확산 속도를 늦추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공급이 확대되면 월세 이율이 낮아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월세 대신 다시 전세 매물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기간에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보다는 월세에 맞는 주택을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들어 상반기(1~6월) 주택건설 실적(인허가 기준)은 지난해 동기 대비 59.8% 늘어난 17만 6000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9만 1000가구가 건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6%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주택이 대부분 월세 수입을 노린 다세대·다가구나 도심형 생활주택이라는 점에서 월세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할 뿐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월세 추세를 늦추고 전세 비중을 늘리려면 50~85㎡ 안팎의 전세 선호형 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세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면 이에 맞게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의철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은 “근본적으로는 전세 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대출 등의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월세 확산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진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주거비를 보조해 줘 이들이 저축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흔히 월세 쿠폰으로 불리는 주택바우처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정부가 임대주택을 짓고 이를 관리하는 것 자체가 자금 부담이 너무 큰 만큼 선진국처럼 서민층 주거정책의 패러다임을 주거비 보조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전세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행 60㎡ 이하로 돼 있는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면제 혜택을 85㎡ 이하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소득 격차의 심화로 보증금을 낼 수 없는 또 하나의 계층이 생겼다.”면서 “중소형 아파트 월세화 현상에 대비해 역기능을 줄일 수 있도록 공급 확대와 함께 대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커버스토리] 월세시대… 어느 40대 가장의 눈물

    [커버스토리] 월세시대… 어느 40대 가장의 눈물

    “월세 사는 사람은 아파서도 안 됩니다. 누구 하나 크게 아프면 가계가 파산해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69㎡(21평형)에서 월세를 사는 최모(41)씨의 하소연이다. 월급 300여만원을 받아서 월세 내고 생활비와 자녀들 교육비 대기도 빠듯한데 행여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나 아이들이 아파서 병원 신세라도 지게 되면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성북구 정릉에 살았다. 그러다가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어 올해 초 고심 끝에 상계동으로 이사했다. 교통은 좀 불편하지만 다른 곳보다 아파트가 많아 셋집 구하기도 쉽고, 생활비도 적게 든다는 지인들의 말에 10년 넘게 살던 정릉을 떠났다. 하지만 상계동에서도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정릉의 살던 집에서 빼온 전세금 9000만원으로는 전세를 구경도 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원짜리 월세로 바꿨다. 전셋돈으로 빚도 갚고 조금의 여윳돈도 생겨 처음엔 좋았다. 하지만 2~3개월 지나면서 겁이 나기 시작했다. 매달 60만원씩 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인 큰딸(9)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 딸(5) 교육비 80여만원에다가 식비 80여만원, 관리비 15만원, 가스·전기·수도료 15만원, 통신비, 10만원, 보험료 15만원만 해도 275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교통비와 경조사비용까지 계산하면 저축은 꿈도 못 꾸고 그저 그달 그달 아무 탈 없이 지내는 데 감사할 뿐이다. 대신 저축을 해서 내집 갖고 중산층 소리 들어 보려던 최씨의 꿈은 사라졌다. 주택 임대시장이 빠르게 월세로 바뀌고 있다. 한쪽에선 월세가 선진국형 임대시장으로 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월세의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저축을 해서 집을 장만하려던 서민들은 “‘중산층으로 가는 사다리’가 치워졌다.”고 절망한다. 심한 경우 오르는 전셋값과 월세 때문에 가족이 해체되는 경우도 있다. 추석이 지난 이달 중순 대표적 서민층 주거단지인 상계동을 찾았다. 중개업소에 들러 전셋값을 물어봤다. “요즘 전세 물건이 어디 있어요.” 하면서 중개업소 대표가 세상 물정 모른다는 듯이 쳐다본다. 노원역 인근에 있는 주공 7단지 내 LBA 고구려 공인중개사 사무소 김덕호 대표는 “임대물건 10건 가운데 월세가 8~9건쯤 되고, 전세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마들역 인근 주공 11·12단지도 마찬가지였다. 마들역 인근 M중개업소 관계자는 “딸 둘과 함께 보증금 7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주고 56㎡(17평형)에 세 들어 살던 편모 가정은 오르는 월세를 견디지 못하고, 엄마는 밥집으로, 딸들은 유흥업소로 가는 경우도 봤다.”며 안타까워했다. 노원구는 서울의 임대주택 공급원이다. 243개 단지에 15만 8336가구가 아파트다. 또 상계 1·2·3·4·5·6·7·8·9·10동에 592개동 6만 642가구가 60㎡ 안팎의 서민층 아파트다. 문제는 서민층 아파트 단지에 월세가 확산된다는 것이다. 노원구만은 못하지만 아파트가 많은 양천구 목동 일대도 월세가 확산돼 가고 있다. 이는 강남에 자영업자 등이 목돈을 사업에 쓰려고 월 200만~300만원에 월세를 사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선진국과 달리 의료나 교육 등의 복지제도가 미흡한 상태에서 서민 주거지에 월세가 느는 것은 사회적 부작용을 낳는다.”면서 “공급 확대와 함께 주택정책이나 복지정책 등을 월세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월세의 사회학] 서울 상계동 임대매물 80~90% 월세… 서민 생존권 위협

    [월세의 사회학] 서울 상계동 임대매물 80~90% 월세… 서민 생존권 위협

    서울 광진구 광장동 C아파트에 5년째 살고 있는 김모(51)씨는 본의 아니게 월세 세입자가 됐다. 올해 초 2억 2500만원인 전세금을 집주인이 7500만원이나 올려 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전세금을 올려주는 대신 7500만원에 해당하는 월세 45만원을 내는 이른바 ‘반(半)전세’ 신세가 된 것이다. 자녀들 학원을 몇 개 더 보낼 돈을 매달 월세로 내는 자신에게 울화통이 터지지만 그렇다고 집을 서둘러 살 생각도 없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집값이 별로 오를 것 같지 않아 빚 얻어 집 살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집값과 금리는 안정된 반면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나타난 현상이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의 확산이다. 전셋값이 뛰기 시작한 것은 2009년 하반기부터다. 2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미치기 시작한 2008년에는 전국의 전셋값이 1.7%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1.8% 떨어졌다. 당시만 해도 집값이 떨어지면서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에서는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셋값을 대폭 낮춰주는 ‘역전세란’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는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2007년 전셋집을 싸게 계약한 가구의 전세 만기가 도래하면서 전셋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2009년 서울의 전셋값은 6% 뛰었고, 이 가운데 아파트는 8.1%나 올랐다. 이후 2010년 6.4%(아파트 8.1%)가 오르더니 올 들어서는 8월까지 7.6%(아파트 9.3%)나 올랐다. 아파트 전셋값으로만 따지면 2009년 이후 지난 8월까지 무려 24.8%나 올랐다. 특히 서울의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수도권 등으로 이사를 하는 ‘전세 유목민’이 늘어나면서 현지 원주민 수요와 맞물려 수도권 전셋값도 크게 뛰었다. 경기 화성 등지에는 올 들어서만 전셋값이 20% 이상 뛴 곳도 있다. 이처럼 전셋값이 오른 것은 수요자가 몰리는 수도권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적었던 데다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야심적으로 내놓은 ‘2018년까지 보금자리주택 15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한몫했다. 1, 2기 신도시에 비해 입지가 뛰어난 서울 강남과 서초지구 등 수도권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반값에 가까운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수요자들이 서둘러 집을 사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전셋값이 집값의 70% 선을 돌파하면 집값 폭등이 올 수 있다며 정부 당국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지금은 집값 대비 전셋값이 80%를 넘어서도 집값은 요지부동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주택 임대시장의 주도권이 집주인에게 넘어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사례가 급증했다. 여기에다 앞선 사례의 김씨처럼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해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월세(연리 6~7%)로 주는 반전세도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집계한 ‘임대차 계약 구성비 변화 추이’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에서 임대계약을 한 주택 가운데 62.8%가 전세였고, 37.2%가 보증부 월세(보증금+월세) 등 월세였다. 하지만 지난 8월에는 전세 비중이 58.6%로 줄고, 월세는 41.4%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 노원구 상계동 등지는 임대 매물 중 월세 비중이 80~90%대에 달한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0 인구주택 총조사 전수집계’ 결과 월세에 거주하는 일반 가구는 349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272만 8000가구)보다 77만여 가구가 늘어난 것이다. 이 추세라면 2018년에는 월세가 전세를 초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월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산 축적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전세는 국민주택기금 등에서 4% 안팎의 저리로 융자 받아 전세금을 충당하고 매달 일정액을 저축해 몇 년 뒤 대출을 갚는 등 자산 축적 기능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세는 이런 기능이 없다. 특히 서민층 주거 단지에 확산되는 월세는 이 같은 역기능이 심각한 상태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사교육비 부담이 큰 한국적 현실을 감안할 때 한 달에 월급 받아 50만~100만원 되는 월세를 부담 없이 낼 수 있는 가계가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월세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규정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전세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집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측근비리’ 서둘러 뿌리뽑아라/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측근비리’ 서둘러 뿌리뽑아라/김성수 정치부 차장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몰아친 ‘안철수 바람’에 대해 한마디로 이렇게 평가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밤 가진 TV 간담회에서다. “스마트시대가 왔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지 않으냐.”고도 했다. 평소 지녔던 ‘여의도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즉각 정치권의 반발을 불러왔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직설적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들이 정치를 극도로 불신하게 된 원인은 주로 대통령 자신에게 있는데, 한가하게 “네 탓이오”만 외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의 이런 비난과는 무관하게 이 대통령은 평소에도 정치보다는 국정운영에만 매진하겠다는 뜻을 자주 밝히고 있다. ‘일하는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임기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하다가 떠나겠다는 것이다.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은 없다.”, “친인척 비리, 권력비리는 없다.”는 발언에서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인 신념과 함께 자신감도 묻어난다. 하지만 올 초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권력 주변 인사들의 비리가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둘씩 불거지면서 이미 적잖은 내상(內傷)을 입었다. 지난 1월엔 함바비리 연루 의혹으로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이 물러났다. 2월에는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이 줄줄이 구속됐다. 5월에는 2007년 대선 때 ‘BBK대책반장’을 맡았던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급기야 지난 21일엔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검찰에 불려갔다. 이런 와중에 현 정권의 또다른 실세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차관으로 일하던 시절을 포함해 지난 9년여 동안 한 기업인으로부터 10억원이 넘는 금품을 지속적으로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신 전 차관은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지만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사실이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져 낙마했다. 입각에 실패한 이후에도 인사철마다 청와대 정무수석, 민정수석 후보에 꾸준히 거론됐을 만큼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결국 검찰수사로 밝혀지겠지만, 이런 비리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집권 4년차이지만 우리는 다른 정권처럼 무슨무슨 게이트는 없지 않으냐.”는 청와대의 자신감도 급속히 무너지면서 빠르게 레임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청와대 내부에서는 ‘레임 덕’(절름발이오리)이 아니라 ‘다리가 없는’(legless) 오리가 된 지 오래됐다는 자조 섞인 한탄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주변의 측근 인사들이 연루된 비리가 속속 드러난다면 현 정권의 국정운영 기조인 ‘공정사회’, ‘공생발전’을 아무리 외쳐봐야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썼던 사람만 다시 돌려쓰고, 자기사람만 챙기는 인사를 반복하다 보니 몇몇 사람에게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됐고, 이런 인물들을 청와대가 사전에 인사검증 시스템 등을 통해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15개월여가 남아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비롯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측근 비리를 이참에 서둘러 뿌리 뽑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했고,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유치하면서 국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공적들도 측근 비리에 묻힐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서 흐트러진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기왕에 드러난 비리는 명명백백하게 진위를 밝혀서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불식시켜야 한다. 그것이 사태의 재발을 막는 지름길이면서 동시에 정권의 부담도 더는 일이다. 책임을 진 정권이 잘못한 일에 대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좌고우면만 한다면 결국엔 올 것이 올 수밖에 없다. sskim@seoul.co.kr
  • [장관 인사청문회] 임채민 보건복지 “영리병원 한정된 지역 도입”

    [장관 인사청문회] 임채민 보건복지 “영리병원 한정된 지역 도입”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영리병원 도입 문제와 관련, “경제자유구역이나 제주국제자유도시 같은 한정된 지역에 영리병원 도입을 허용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후보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영리병원 도입 문제를 지적하자 “그 방향으로만 가겠다고 결심한 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후보자는 담뱃값 인상 문제에 대해 “금연을 위해 큰 폭으로 올리는 게 좋지만 물가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관련 부처와 계속 논의하겠다.”며 경고 그림 등을 삽입할 뜻도 함께 밝혔다. 기초노령연금은 “구조 재편 논의가 먼저 이뤄진 뒤 인상 문제를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 농지개혁법 위반, 세금탈루, 부동산 투기 등 기존 4대 의혹들에 더해 부당 소득공제, 부친의 위장취업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임 후보자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후보자는 1985년 12월 강원 춘성군 남면 방하리 56번지로 주소를 이전하고는 한 달 뒤 원래 주소지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주소를 다시 옮겼다.”면서 “86년에는 남이섬 건너편에 1300평의 논밭을 매입했는데 실제 거주하거나 경작했느냐.”며 주민등록법 및 농지법 위반을 거론했다. 임 후보자는 “거주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가묘 조성을 위해 제 명의로 땅을 샀다.”면서 “제 의지에 의한 일은 아니지만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이 의원은 “모친의 묘는 경기 용인에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주승용·박은수 의원은 “임 후보자는 대형 로펌에서 전관예우로 50일 동안 5300만원을 받았고, 아버지는 해마다 몇 달씩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사위 회사에 위장취업해 월급을 받는데도 소득이 없는 것처럼 소득공제를 신청해 탈세를 했다.”고 몰아세웠다. 임 후보자는 “사위가 장인에게 소일거리와 생활보조비 차원에서 준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의원은 “2009년에는 부인을 경로우대로 포함해 소득공제를 받았는데 그렇게 연배가 높냐.”고 묻자 임 후보자는 “직접 소득공제 서류를 작성하지 못했고 밑에 맡겨 실수가 저질러진 듯하다.”고 답했다. 최영희 의원은 “임 후보자는 지식경제부 차관 시절 키코 피해 기업을 위한 대책도 발표했는데 퇴직 후 취업한 로펌 ‘광장’이 소송이 진행중인 은행 측 대리인인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임 후보자는 “몰랐다.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입장에 처할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현재 유로존은 그리스, 포르투갈의 채무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국 경제력에 비해 높은 통화가치를 기초로 빚을 늘려왔던 국가들이 이제는 그 빚을 갚을 능력도, 자력으로 돈을 빌릴 능력도 상실한 것이다. 우리가 씨름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큰 틀에서 보면 유로존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주체가 상환능력에 부담될 정도로 부채를 끌어 쓴다면 외부충격에 대한 완충능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려고 현재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구조적인 문제를 실질소득의 증대나 시중 유동성의 흡수 없이 금융정책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당국은 매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가계부채의 규모를 줄이거나 증가율을 억제하면 서민들에게 먼저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가 주로 전세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과 같은 생계형 신용대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즉, 총량을 줄이려다 양극화가 심화할 경우 정책의 추진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다주택보유자를 차주로 한 일정 규모 이상의 담보대출은 만기 도래 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부채규모를 축소해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리금 상환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충격흡수방안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금융기관의 상업적인 논리로는 어려운 결정이다. 우량고객에게 상환부담을 높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면 이러한 고객들이 오히려 리스크가 큰 고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전철이 있지 않은가. 다음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7~8월 중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6월 말 대비 5조 5000억원 증가하여 4조 7000억원인 은행권 증가 폭을 웃돌았다. 소위 풍선효과이다. 그렇다면, 제2금융권에 대한 강력한 총량규제가 효력을 발휘할까. 제2금융권의 경우 저소득·저신용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총량을 압박하면 개인파산에 이르거나 사금융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은행권보다 더 높다. 따라서 가계대출 총량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소액신용대출 비중을 높이는 등 대출의 구성을 바꾸고,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줄이며, 충당금적립률을 대폭 높이는 등 건전성 감독정책을 우선하여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다중채무자들은 부실화 위험이 클 뿐 아니라 금융기관 간 연쇄 부실을 촉발시킬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가계 부실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추가대출을 막으면 당장 부실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우선 시장에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자발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다중채무자에 대한 신용정보 기반을 확충하고 리스크가 높은 다중채무자 유형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충당금적립률을 높여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바 있는 우리는 이제 가계부문의 구조조정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서 가계부채라는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국가부도 상황에도 고통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유럽국가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 [서울광장] 문제는 1년반 이후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제는 1년반 이후다/주병철 논설위원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기우이길 바랐지만 결국 그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너나 할 것 없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하던 ‘복지 포퓰리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야권보다는 여권의 안달이 더 심하다. ‘안철수 바람’이 울고싶은 아이에게 뺨을 때려준 꼴이라면 지나친 억측일까. 아무튼 여권한테는 더없이 좋은 핑곗거리였던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7일 ‘2011년 세제개편안’ 발표 이전부터 감지됐다. 소득·법인세 최고구간에 대한 추가 감세 철회 얘기가 그럴듯하게 흘러나왔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의 요구를 정부가 무턱대고 반대만 할수 있겠느냐는 동정론도 있었다. 하지만 1조 5000억원 규모의 소득별 등록금 차등 지원 방안과 비정규직 차별금지 등 비정규직 차별 개선 7대 대책 등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정부·정치권의 속내가 드러났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제 와서 성장과 감세를 주축으로 한 ‘MB노믹스’가 좌초했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면 뭣하겠는가. 공허한 논쟁이다. 정책기조의 일관성을 잃은 지도 오래됐다. 복지와 증세를 강조한 노무현 정부 때 빈부격차가 확대됐듯이 이 정부에서는 친서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민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는 좁혀지지 않으니 답답한 건 사실이다. 이명박(MB)정부의 사회지표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동반성장을 외쳐대지만 해마다 대기업의 이익률은 증가하고 중소기업은 감소한다. 대기업은 지난해 8%대를 웃돌았고, 중소기업은 3%대였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828만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의 절반에 육박하고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가 530여만이다. 대출금 갚느라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가 157만 가구, 청년 실업자 120만명, 신용불량자 100만명, 학자금 대출을 못 갚는 대학생 3만여명, 생산가능인구(14~64세)가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부양하는 노인부양비율 15% 등이 우울한 현실을 반영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MB정부와 정치권은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 우선,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정책으로 시장을 제압하려 들거나 동반성장이 안 된다고 대기업을 윽박지르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거짓과 노림수가 내포된 정책은 부메랑을 불러온 게 전례다. 김대중(DJ)정부 말기 경기 부양을 위해 활용한 카드 소비 활성화 정책, 참여정부 시절 강남 등 특정지역에 때린 징벌적 부동산 과세 등은 다음 정권 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두번째, 정치권은 국민을 ‘포퓰리즘의 공범’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넉넉지 않은 곳간의 돈을 펑펑 쓸 때는 좋지만 빈 곳간은 누가 채워야 하나. 정권이 교체되면 지금의 선량들은 온데간데없고 새 선량들은 자신들이 벌여놓은 일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국민이 손을 벌려도 형편이 어렵다면 설득하는 게 올바른 정치인이다. 또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성장의 질’을 높이는 데 고민해야 한다. 수출 중심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 앞으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른 성장’이 과제다. 일자리 창출을 기업들에만 맡겨서는 곤란하다. 의료·교육·복지 등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등의 규제부터 푸는 게 일자리 창출의 순서다. 로맨스와 범죄를 다룬 영화 ‘신 시티’(sin City)에서 주인공은 “실제 세상을 지배하는 힘은 돈도 배지도 아닌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세상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거짓말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는 연속성이 중요하다. ‘지나간 3년반’은 어쩔 수 없지만 ‘남은 1년반’은 잘해야 한다. 약발도 없는 정책 슬로건을 내걸 것도 없고, 새 일을 펼칠 일도 아니다. 그동안 해온 것들 가운데 잘못된 것은 고치고 잘된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정부와 정치권이 또다시 눈앞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과 속임수로 일관한다면 덤터기의 종결자는 국민일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이상 거짓말과 속임수로 국민을 현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bcj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