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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 시중은행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 23일 출시

    6개 시중은행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 23일 출시

    국내 6대 시중은행이 오는 23일쯤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국토교통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공포에 따라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전세 대출은 ‘4·1부동산 종합대책’의 렌트푸어(전세보증금 등 주택 임차 비용으로 고통받는 사람) 지원 방안의 후속 조치로 나온 상품이다. 세입자가 금융기관에 전세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양도해 우선변제권을 주면 금융기관이 이를 담보로 보증금을 대출해 주는 형식이다. 대출 이자는 세입자가 내면 된다. 이 전세 대출은 세입자가 신용부족 등으로 목돈(전세보증금)을 마련할 수 없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왔다. 취급 금융기관은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농협 은행 등이다. 기존 전세자금 대출상품보다 금리는 낮고 한도는 늘어났다.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으면 금융기관에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 신규 전세 계약이나 재계약에 관계없이 받을 수 있다. 적용 대상은 임차인(세입자)의 연 소득이 6000만원(부부합산)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이고 전세보증금이 3억원(지방 2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대출액은 3억원까지 가능하다. 상환능력별 보증한도(부부합산 연소득의 3.5∼4.5배)로 인해 소득에 따라 차등화된다. 금리는 평균 3% 후반∼4% 초반 수준에서 결정된다. 신용대출(6∼7%)보다 2∼3% 포인트, 전세자금보증 대출금리(4%대 중반)보다 0.3∼0.5% 포인트 각각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증료가 0.4%에서 0.2%로 낮아져 세입자 입장에선 0.5∼0.7% 포인트의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금융기관은 또 세입자가 대출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집주인이 전세금을 본인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는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의 목돈 안 드는 전세’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적용 대상과 대출 금리는 같고 전세 재계약자만 대출한도 5000만원(지방 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신규 계약자는 제외된다. 집주인에게는 전세대출금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담보대출 이자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40%),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비례한 재산세·종부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유인책)를 주기로 했다. 전세금을 주택담보대출로 받는 집주인에 대해선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금융회사가 자율 적용토록 하고 60%로 제한된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까지 완화해 주기로 했다. 김흥진 주택정책과장은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이 활성화되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도 민간 재원을 활용해 무주택 서민의 전세금 마련 부담을 덜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네이버 ‘상생쇼’ 말고 광고비부터 낮춰라”

    “큰 빨대를 입에서 떼는 척하면서 작은 빨대 10개를 만들어 꽂는 것과 같습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최근 부동산 정보 서비스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은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에 속한 네이버 피해대책위원회는 9일 성명서를 통해 “네이버가 지난 7일 직접 서비스를 접고, 부동산 정보 전문회사의 매물 정보를 유통하겠다고 밝힌 것은 소상공인인 개인 부동산 중개업자와 상생협력을 하는 것처럼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네이버 부동산은 앞으로 부동산114, 부동산뱅크, 부동산써브 등 부동산 정보 전문회사들의 매물 정보를 받아 운영된다. 개인 중개업자들은 이런 방식이 온라인 골목상권을 살리는 일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정보업체는 개인 중개업자가 제공하는 매물 자료를 가공해 판매하는 곳으로, 소상공인과 비슷한 사업을 하는 경쟁자라는 것이다. 권승종 대책위원장은 “개인 중개업자가 장사를 하려면 온라인에 자주 노출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광고비를 많이 줘야 한다”면서 “네이버 부동산이 이번처럼 서비스를 변경하면, 광고비를 줘야 하는 대상이 부동산 정보업체로 바뀌는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네이버가 진정한 상생을 하려면 소상공인에게서 받는 광고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가 100여개 개인 중개업자를 조사한 결과 이들은 월평균 소득 180만~250만원 가운데 30%가량인 50만~80만원을 네이버 광고비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는 “네이버는 보여주기식 대책만 발표하지 말고 소상공인 업종별 비영리단체와 상생협의체를 구성하여 골목상권 침해 방지와 광고료 인하 논의를 하는 등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네이버는 부동산 매물 정보를 직접 제공하는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미 부동산 서비스 사업을 변경해 개인 중개업자에게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면서 “광고비 인하 요구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 “경제민주화 속도조절 필요” 60%… 재계 vs 학계 입장차 뚜렷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 “경제민주화 속도조절 필요” 60%… 재계 vs 학계 입장차 뚜렷

    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직업군별로 차이는 뚜렷했다. 재계 종사자들은 4명 중 3명꼴로 ‘속도조절론’을 주장했지만 교수, 연구기관 종사자 등 학계에서는 10명 중 4명 정도만 이에 찬성했다. 당장의 경제 사정과 중장기 경제시스템 선진화에 대한 각각의 견해가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박근혜 정부가 숙제로 안고 있는 대선 공약은 필요 시 추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95%로 압도적이었다. 서울신문 설문에 응한 전문가 85명(학계 34명, 재계 28명, 금융계 23명) 가운데 69.4%는 ‘경제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답했다. ‘크게 진전됐다’(4.7%), ‘지나치게 많이 진전됐다’(4.7%)의 응답까지 합하면 경제민주화 정책이 진전을 봤다는 의견이 10명 중 8명꼴인 78.8%에 이르는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응답자의 60.0%가 답했다. 16.5%는 ‘그간의 경제민주화 입법 중 일부는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고 10.6%는 ‘그간의 추진 성과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강력하게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11.8%에 불과했다. 경제민주화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들은 재계가 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계(69.6%), 학계(41.2%) 순이었다. 반면 경제민주화를 계속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학계(26.5%), 금융계(4.3%) 순이었다. 재계는 없었다.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은 정부가 올 상반기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가맹점주의 권리 강화, 불공정특약 금지, 공정위 전속고발제 폐지,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과 관련된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경제현안’(2개 복수응답)에 대해 61.2%가 ‘규제 개혁 등 기업환경 개선과 투자 활성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주택경기 회복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37.6%), ‘실업난 해소와 비정규직 문제 완화 등 고용 개선’(24.7%), ‘막대한 가계부채 해소’(16.5%) 등의 순이었다.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취득세 및 등록세 인하’(30.6%)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28.2%)’가 가장 많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금융규제 완화’(17.6%)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관련해서는 ‘국정과제, 지방공약 모두 타당성 재검토’ 56.5%, ‘국정과제는 이행하되 지방공약은 타당성 재검토’ 34.1%, ‘지방공약은 이행하되 국정과제는 타당성 재검토’ 27.4% 등으로 전체의 95.3%가 전체 혹은 부분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 현오석 부총리·노대래 위원장 평가 ‘최고 vs 최하’ 극과 극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 현오석 부총리·노대래 위원장 평가 ‘최고 vs 최하’ 극과 극

    경제부처 장관 7명과 한국은행 총재 등 서울신문이 평가 대상으로 삼은 경제수장 8명 가운데 가장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은 사람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경제 전문가 11명(전체 응답자 68명 중 16.2%)이 최고 순위를 부여한 반면 13명(19.1%)은 최하위로 평가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이어 1위 득표를 두 번째로 많이 했지만 8위 평가를 내린 전문가들 또한 두 번째로 많았다. 전문가군(群)별로 대학, 연구기관 등 학계 인사들의 평가가 재계나 금융계 인사들에 비해 훨씬 박했다. 1위를 부여한 전문가가 재계(26명 중 5명, 19.2%)와 금융계(16명 중 3명, 18.8%)는 각각 20%에 근접했지만 학계는 26명 중 3명으로 10%를 겨우 넘었다. 특히 학계는 26명 중 42.3%에 해당하는 11명이 현 부총리에게 8위를 부여했다. 5년 만에 부활된 경제부총리로서 경기부양과 경제체질 개선 등 각종 대책 추진에 매진한 점이 한편에서는 인정받았지만 재임 내내 따라다니는 리더십과 카리스마 부족 등 감점 요인은 결국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현 부총리에게 1위를 준 전문가들은 ‘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제시했다’, ‘선제적인 경기부양 조치로 경기하강 가능성을 줄였다’, ‘현장 중심의 정책 방향이 눈에 띈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8위라고 평가한 전문가들은 ‘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만한 용기와 뒷심이 없다’, ‘경제정책 조율 및 추진에 필요한 리더십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와 신 위원장을 비롯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10명 이상의 전문가로부터 1위 평가를 받았다. 1위는 12표(17.6%)를 얻은 신 위원장의 몫이 됐다. 신 위원장을 8위로 평가한 것도 2명밖에 안 됐다. 금융계에서 1위가 6표로 가장 많이 나왔다. 학계에서는 2명만이 1위를 줬다. 신 위원장은 금융계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우리은행 민영화 등 해묵은 과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가고 있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 반면 금융업계에 일고 있는 ‘관치’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윤 장관과 서 장관은 각각 11표를 얻었다. 윤 장관을 8위로 꼽은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재계 26명 중 8명(30.8%)이 1위 표를 던졌다. 산업, 수출 등 진흥 소관부처 장관에 대한 재계 인사들의 응원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료 출신으로 실무에 밝고 미국의 출구전략, 일본 아베노믹스, 국내 저성장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출 경기의 회복세를 이끌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경남 밀양시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현지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등 현장 친화적인 정책 활동을 벌인 점도 호평을 받았다. 서 장관은 부동산 취득세 인하가 실제 범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하며 적극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편 점 등이 여러 전문가의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 전세 대란에 대한 정책은 충분치 않다, 교수 출신으로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등의 평가도 있었다. 8위 평가는 3명에 그쳤다. 노 위원장도 현 부총리처럼 크게 엇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10명(14.7%)으로부터 1위를 받았지만 9명(13.2%)은 8위로 지목했다. 경제민주화 법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경제민주화로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켰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윤 장관과 반대로 학계에서 8명이 노 위원장에게 1위 표를 던지고 재계에서는 6명이 8위 표를 줘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최하위권에 자리매김됐다. 전체 응답자의 33.8%인 23명이 8위라고 답했다. 1위로 뽑은 전문가도 3명밖에 안 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가장 적었다. 최 장관이 혹평을 면치 못한 것은 ‘존재감 부재’가 결정적이었다. ‘미래부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창조경제의 주무부처이면서도 이에 대한 개념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부처 업무 성과는커녕 청사진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 8위 선정 이유로 제시됐다. ‘이동통신사의 주파수 경매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처리가 늦다’는 의견도 있었다. 방 장관은 8위 5표, 1위 3표를 얻었다. ‘고용률 70% 달성’이 박근혜 정부가 수치로 제시한 유일한 목표일 정도로 일자리 정책에 정권 차원의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주무 장관으로서 전문가들의 주목을 끌지 못한 셈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8위로 꼽은 전문가가 13명으로 현 부총리와 함께 두 번째로 많았다. 김 총재에 대해서는 대체로 시장에서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권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펴지 못했다’ 등의 평가가 엇갈렸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임대목적 원룸·다가구주택 살 때 국고지원금 500만원 더 주기로

    임대할 목적으로 원룸형 주택을 살 때 주는 국고 지원 금액이 상향 조정된다. 임대주택의 임차인 자격과 선정 방법은 시장과 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1일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제14차 국토부·수도권 지자체 주택정책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수도권 지자체는 이날 회의에서 1~2인 가구를 위한 원룸형 주택을 임대할 목적으로 사들일 경우 실제 사업비를 기준으로 정부의 국고 지원 한도액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지난달 24일 발표한 4·1대책 후속 조치의 하나로 다가구 등 주택의 매입 단가를 가구당 500만원씩 올려주기로 했다. 이달 안에 기금운용계획이 변경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가구주택의 경우 가구당 매입액을 현재 8500만원에서 9000만원(서울시는 9400만원에서 9900만원)으로, 원룸형은 600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각각 인상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또 임대주택 임차인의 자격 및 선정 방법 등을 시·도에 위임해 달라는 지자체의 요구에 대해 2인 이하 가구 대상의 원룸형 매입 임대주택은 공급 물량의 30% 범위 내에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 천왕2·강일2지구 등의 지구 계획은 현재 관계기관 협의와 환경영향평가 변경 등을 추진 중이며 협의가 끝난 뒤 조속히 변경 승인을 해주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날 지자체를 상대로 신규 주택 사업 승인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등 4·1부동산대책 후속 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또 업체 부도 등으로 입주 예정자 보호에 차질이 우려되거나 지자체의 주택 공급 계획에 맞지 않는 사업은 사업계획 승인 검토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與 ‘동행명령 확약’ 카드 만지작… 강·온 압박

    與 ‘동행명령 확약’ 카드 만지작… 강·온 압박

    새누리당은 1일 장외투쟁으로 뛰쳐나간 민주당을 향해 원내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정상화를 위한 물밑 접촉을 시작했다. 원내 지도부는 유인책으로 민주당이 요구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동행명령 확약서를 써 주는 안을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최경환·전병헌 양당 원내대표가 오는 주말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국 정상화의 분수령은 3일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소집해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국정조사를 파탄 내려는 의도”라고 비판하면서도 대화의 뜻을 내비쳤다. 최 원내대표는 “제1야당 지도부가 강경파에 밀려 국조를 스스로 파탄 내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오늘이라도 당장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증인 문제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의 한 주요 인사는 “2006년 김한길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며 원외투쟁을 하던 한나라당에 퇴로를 열어 줬듯 지금 김 대표가 새누리당에 똑같은 바람을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법 테두리에서 동행명령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면서도 “민주당이 요구하는 김무성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 채택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이날 낮 12시를 협상 데드라인으로 설정했지만 이 조건도 접은 채 오후 내내 물밑 조율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의 거부로 이렇다 할 진전은 보지 못했다. 원내에선 동행명령서 확약서 수용을 놓고 내부 혼선도 빚어졌다. 민주당을 달래 국면 전환의 물꼬를 트려는 지도부와 달리 강경파인 권성동 국조특위 간사는 여전히 ‘법대로’를 주장했다. 권 간사는 전화통화에서 동행명령 수용에 대해 “‘불출석에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라는 단서 조건부 수용”이라고 고수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동행명령 수용 부분은 아직 내부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을 향해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당인가, 툭하면 장외로 나가는 강성 노동조합인가”라면서 “폭염, 장마, 남해안 적조 피해 확산, 한우 가격 폭락 등 국민 시름을 덜어 주는 정치를 위해 친노 강경파에 휘둘리지 않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행보와 상관없이 새누리당은 8월 민생정치는 차근히 풀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나성린·안종범 정책위 부의장 등은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방문해 서민 주거부담 완화와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 원내대표, 윤 원내수석부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회의록 정국 바라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회의록 정국 바라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의록에 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고 있으면 정말 가관이다.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은 대선 정국에서 불거진 것이므로 그렇다 치자. 정상적인 국가라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처리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갑자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나온다. 이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공방이 시작되고, 실제로 그러한 취지였는지 설전이 오고 간다. 급기야는 문서를 확인하자고 하는데, 이번에는 회의록이 아예 없단다. 이제 공방은 대통령의 비밀문서가 왜 없어졌는지로 넘어간다. 이보다 더 웃긴 코미디가 있기 어렵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는 정말 슬픈 코미디다. 국정원이 선거 개입을 해서도 아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해서도 아니고, 회의록이 없어져서도 아니다. 이런 아무 실익도 없는, 조선시대 예송(禮訟) 논쟁에서나 있었을 법한 당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정상 간의 대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으면 어떤가. 회의록이 없어졌으면 또 어떤가. 어차피 원래 그 문서는 당분간은 아무도 보지 못할 운명 아니었던가. 심지어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하더라도 이제 지나간 일이다. 분명히 우리의 민주주의는 후퇴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할 가능성이 있는가. 관계자가 적절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그만이다. 이런 것들을 국가 기강의 문제라고 하면서 논쟁하고 있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 급박하다. 경제성장률은 벌써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고 기업은 투자를 극도로 주저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항상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돌아온다. 청년실업률은 증가하고 있고, 특히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패배감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복지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 나라의 곳간이 비었다고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증세 방식으로 현 세대가 부담하든 아니면 국채 방식으로 미래 세대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가계부채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계속 악화 일로에 있다. 나라가 곧 망할 것 같지만 뾰족한 묘수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경제를 문제 삼을 수밖에 없는 것은, 이명박(MB) 정권과 현 정권이 모두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국민의 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MB 정권과 현 정권에 도덕적인 덕목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다. 두 정권의 계속되는 인사 실패와 비리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으니 참고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이 문제가 해결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것을 국민도 알고 있고, 그래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다. 민주당을 발목 잡은 것도 결국 경제 문제였다. 그런데 요즘 정국을 보면 모두 이 점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회의록 정국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정말 피곤하다. 이제는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물론 여야가 이 일에 집착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없는 바 아니다. 항상 북한 관련 이슈는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거나 서로 흠집 내기에 좋은 소재였다. 어차피 경제 문제는 대책도 없으니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전략적 목적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설전을 벌이다 보면 정말로 중요한 것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특히 관념적인 문제이거나 입증이 불가능한 사항이라면 더 그러한 경향이 있다. TV 토론에서도 말꼬리 붙잡다가 토론이 산으로 가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러다 보면 마무리 토론 시간이 되어 허둥지둥 끝내기 마련이다. 여야가 회의록 정국을 끌고 가는 이유가 무엇이든지, 지금은 도를 지나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이러다가 정말 우리 경제의 뇌관이 터져 버리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 주택시장 ‘3저 1고’ 뚜렷

    주택시장에 ‘3저(低) 1고(高)’ 현상이 뚜렷해졌다. 기존 주택 거래량과 신규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은 급감하고 있는 반면 전셋값만 나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 불황으로 예견했던 기존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주택 거래량은 44만 52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34만 4000가구)보다 9만 6522가구 증가했다. 특히 ‘4·1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4~6월 거래량이 급증했다. 1월 2만 70가구, 2월 4만 7288가구, 3월 6만 6618가구, 4월 7만 9503가구, 5월 9만 136가구, 6월에는 12만 9907가구가 거래됐다. 그러나 ‘반짝 수요’는 6월 말로 그쳤다. 6월 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와 본격적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전달의 6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26일 기준 1464건으로 지난달 9028건보다 83.8% 감소했다. 지난해 7월 거래량(2783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주택 거래 감소 영향은 신규 주택 공급에도 직격탄을 안겨주었다. 올해 상반기 주택사업 인허가 물량은 18만 26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만 8465가구)보다 24.4% 감소했다. 특히 민간 주택 인허가 물량이 23.3% 감소한 것과 비교해 공공주택 인허가 물량(7926가구)은 42.1%나 줄었다. 정부가 집값 하락폭을 줄이기 위해 공급 물량을 조절하면서 공공주택 분양 시기를 조절한 탓으로 보인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감소폭이 눈에 띄었다. 지난달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1만 9956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8% 감소했다. 이미 인허가를 받은 주택의 착공 실적도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22만 5273가구에 이르렀던 착공 물량은 올해 상반기에는 18만 1984가구로 19.2%나 감소했다. 건설업체들이 분양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착공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거래와 신규 주택 공급은 크게 감소한 반면 기존 전세시장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매매수요가 전세로 몰리고, 기존 전셋집 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6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3.3㎡당 전셋값은 평균 900만 19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달에도 서울,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전셋값은 각각 0.44%, 0.36%, 0.57%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취득세 인하와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 탓에 거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거래절벽 현상은 8월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4·1 부동산대책 후속조치] “미분양 해소 도움” vs “거래 활기 어려워”

    정부가 24일 발표한 4·1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 조치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주택 공급물량을 줄여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건설업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 해소에 일시적인 도움은 되겠지만 매매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당장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사항이라기보다는 ‘4·1 대책에 대한 사후관리’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조절을 통해 일부 주택 시장의 재고를 해소할 수 있겠지만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렵다”며 “주택 매매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수요가 없는 지역에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방안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요와 공급의 순환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부동산 심리 호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공급 물량을 줄여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시그널이 시장에 전달돼 어느 정도 주택 가격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분양 주택을 리츠가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운용 후 매각하는 방안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현묵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은 “리츠의 미분양 주택 매입과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전세로 돌리는 것은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세제 혜택 등의 방안이 빠져 있어 아쉽다는 반응이다. 정부 공공물량 축소 방안은 시장에 알려져 있는 데다 물량 조절도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4·1 부동산대책 후속조치] 공급과잉 막아 시장 살리기… 민간주택 1만여 가구 후분양 유도

    [4·1 부동산대책 후속조치] 공급과잉 막아 시장 살리기… 민간주택 1만여 가구 후분양 유도

    정부가 24일 발표한 ‘4·1대책 후속조치’는 수도권에서 연간 공공분양 주택 인허가 물량을 1만 가구로 줄이기 위한 세부 실행방안과 민간 분양주택 사업승인 연기 유도 방안이 들어 있다. 공공 분양 주택 축소 물량은 구체적으로 정해졌다. 우선 사업 초기단계의 택지사업에서 2만 9000가구를 줄이기로 했다. 광명시흥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지구면적을 축소해 2만 7000가구를 줄이고, 2000가구를 공급하려던 고양 풍동2지구는 지구지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사업이 진행 중인 공공택지에서는 지구별 상황을 감안해 향후 3~4년간 공공분양주택을 민간 분양주택으로 전환하거나 주택사업승인, 청약시기를 연기해 2016년까지 9만 가구를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올해는 아직 청약을 받지 않은 10개 보금자리주택지구의 공공분양주택을 축소하고 연내 보금자리주택특별법을 개정해 내년 이후 분양주택의 공급 비중을 축소(25%→15% 이상)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 방법으로 LH 등이 시행하는 공공택지에서 4년간 11만 9000가구의 사업승인을 축소(또는 연기), 인허가 물량을 당초 34만 8000가구에서 22만 9000가구로 34%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공공분양주택의 실제 청약 물량과 시기도 조정한다. 국토부는 2016년까지 LH 등이 분양하는 공공분양주택 5만 1000가구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 경우 공공 분양주택 분양 물량은 당초 11만 9000가구에서 6만 8000가구로 감소한다. 4·1대책에서는 그린벨트를 해제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1만 6000가구의 청약물량을 8000가구로 50% 줄이기로 했지만, 이번 후속방안에서는 신도시·택지지구 등을 포함해 청약축소 물량을 5만 1000가구로 확대했다. 민간 아파트 공급도 간접적으로 제한, 물량 조절에 나선다. 건설업체가 미분양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금융비용 등을 이유로 밀어내기 식으로 분양하는 것을 막아 전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민간 물량 수급조절로 당장의 주택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장기적으로는 주택경기 변동 폭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에서는 대한주택보증의 분양심사를 강화, 사실상 사업을 연기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분양보증을 심사할 때 ‘분양성 평가’ 기준이 30%에서 50%로 강화된다. 김포·파주·용인·수원 등이 해당된다. 건설사의 후분양(준공 후 분양)을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미분양 누적지역에서 분양예정 물량을 준공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업체에는 대한주택보증이 대출지급보증을 해줘 금융기관으로부터 분양가의 50~60%가량을 낮은 이자로 대출받게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민간 주택부문에서 최소 1만여 가구가 후분양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공공과 민간을 통틀어 2016년까지 수도권에서 18만 가구 정도의 물량이 축소되거나 공급을 연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2016년 이후 공급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공급과잉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김 정책관은 “2017년 이후 신규 개발지구 지정을 중단하는 등 LH와 함께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게 특별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여야 ‘史草 게이트’ 검찰에 맡기고 민생 챙겨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결론이 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여야는 진실규명을 한목소리로 요구하면서도 정파적 이해에 따른 엇갈린 해법을 내놓고 있다. 그런 와중에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그제 “국가기록원에서 정상회담 회의록을 찾지 못한 상황은 국민들께 민망한 일”이라며 “이제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끝내자”고 새누리당에 제안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원본 공개를 요구하며 회의록 정국을 주도하다시피 한 당사자로서 전후 맥락에 대한 설명이나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없이 다짜고짜 논쟁을 종식시키자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보다 진정성 있는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문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회의록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나. 우리는 이미 회의록 실종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NLL논란을 끝낼 유일한 ‘원본자료’라고 주장하는 음원파일 공개의 부적절함도 지적했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사초 게이트는 검찰에 맡기고, 국정원 국정조사를 통해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규명과 개혁에 나서야 한다. 요컨대 정치권은 민생 챙기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더 이상 국론 분열을 획책하는 정쟁에 빠져서는 안 된다. 국민의 살림살이는 너무 팍팍하다. 경제상황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4·1 부동산대책, 금리 인하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물경제를 제대로 챙기지 않은 까닭이다. 게다가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소통부재로 국민 불안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취득세를 내릴 방침이지만 광역 자치단체는 세수 감소를 우려해 이에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은 민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NLL 나아가 사초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고 수사권도 없는 정치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아무리 논쟁을 벌인들 메아리 없는 아우성일 뿐이다. 특히 국정을 책임진 여당은 민생 챙기기에 더욱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 NLL에 이어 사초 게이트까지 국민의 정치적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 봐야 할 것이다.
  • [4·1 부동산대책 후속조치] 미분양 임대주택리츠 제도 4년 만에 재도입

    [4·1 부동산대책 후속조치] 미분양 임대주택리츠 제도 4년 만에 재도입

    24일 발표된 ‘4·1대책 후속조치’는 수도권 공급 물량 조절과 함께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도 들어 있다. 민간 미분양 아파트의 임대 전환 유도와 미분양 임대주택리츠 도입이 주요 내용이다. 국토교통부는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빈집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기 위해 건설사 부도 시 건설사를 대신해 주택보증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도록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제도를, 주택보증이 준공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에 상환책임을 부담하는 ‘모기지 보증’을 각각 도입하기로 했다. 후분양과 임대전환 대상 주택은 24일 현재 사업승인을 받은 사업장에 한하며 25일부터 사업승인을 받는 것은 제외된다.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예정 물량 1만 8000가구와 수도권 미분양 3만 3000가구(준공 전 1만 8000가구, 준공 후 1만 6000가구) 등 5만 1000가구가 후분양 대상이다. 분양 아파트를 준공 후 분양하지 않고 2년 이상 전세를 놓으면 후분양 대출(분양가의 50~60%) 외에 10%의 추가 대출보증이 가능하다. 건설사는 분양가격의 60~70%를 저리로 조달하는 셈이다. 준공 후 전세로 전환한 아파트에 대해서는 청약통장 가입과 무관하게 선착순 분양을 허용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또 2009년에 도입한 미분양 임대주택리츠도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리츠의 사업성을 보장하기 위해 리츠 취득세 50% 감면, 재산세 최저세율 적용, 종부세 합산 배제 등과 관련한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법 개정 후 1000가구에 대해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민간 임대사업자가 시중은행에서 매입자금을 빌릴 때 저리로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주택보증의 ‘매입임대자금 대출보증’ 대상을 85㎡ 이하에서 85㎡ 초과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미분양 주택 매입임대자금의 대출금리는 5%에서 4%로 인하되고 대출한도도 60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존주택과 미분양주택을 구입해 준(準)공공임대로 활용할 경우 3%의 저리로 최대 7500만원까지 대출해주고, 연 2.7~3%의 주택 개량·매입자금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융자 지원도 신설한다. 다가구 매입임대 대상도 85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확대된다. 김흥진 주택정책과장은 “미분양 주택의 임대전환이 활성화되면 건설사의 자금압박을 덜어주고 과도한 할인분양 등에 따른 가격 왜곡 현상도 사라져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수도권 주택 공급 4년간 18만가구 줄인다

    수도권 주택 공급 4년간 18만가구 줄인다

    2016년까지 수도권에서 18만 가구의 주택 공급이 축소되거나 사업이 연기된다. 국토교통부는 ‘4·1 부동산대책’의 후속 실천 방안을 마련,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보고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4년간 수도권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11만 9000가구 공급 사업이 취소되거나 인허가가 연기된다. 5만여 가구는 청약이 연기된다. 민간 건설사가 분양하는 주택도 김포·파주·용인시 등 미분양이 많은 곳에서는 분양보증을 제한, 사실상 사업을 제한하거나 연기하도록 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 아파트로 돌리는 건설사에는 보증부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세제 지원으로 시장을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수도권 초과 공급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 후속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동시에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취득세 영구 인하 등과 관련한 법률을 개정하기로 했다. 서 장관은 “4·1 대책으로 시장은 정상화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를 위한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며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은 이번 정기국회 때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취득세 영구 인하와 관련,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8월 말까지 취득세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에 대해 건설사들은 단기적으로 미분양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반겼다. 다만 2016년 이후 밀어내기 사업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경제팀 ‘재신임’ 의미 새기고 신발끈 조여야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국무회의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향해 “하반기에는 국민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 역할을 더욱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치권 일각의 교체 주문에 확실하게 ‘노’(No)라고 답한 셈이다. 바꿀 의사가 없는 이상 대통령이 재빨리 교통정리에 나서 ‘흔들기’를 차단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제 공은 경제팀으로 넘어왔다. 이번 신임을 ‘좀체 사람을 바꾸지 않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만 해석하면 오산이다. ‘윤창중 스캔들’이 터졌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교체 지시를 내린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경제팀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뿐이다. 경제팀은 그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신발끈을 다시 조여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는 내가 책임진다는 각오를 새롭게 할 것을 주문한다. 그동안 현오석 경제팀이 보여준 모습은 ‘대통령바라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민주화 입법, 취득세 인하, 금융소비자보호원 독립 등 주요 이슈마다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가 지시가 떨어지면 그제서야 움직였다. 지금부터라도 각자 위상에 걸맞은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현 부총리는 경제정책 방향을 분명히 하고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늘 발표될 2분기 성장률이 1분기(전기 대비 0.8%)보다 높은 것은 확실한 모양이지만 회복세를 언급하기에는 이르다. 그런 만큼 하반기 정책중심을 경제 살리기에 놓되 경제민주화 포기로 비쳐져 혼선을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정책방향에 맞춰 관계부처와 이해집단도 힘 있게 끌고 가야 한다. 당장 취득세만 하더라도 ‘9억원 이하 주택 50%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달리 안전행정부는 ‘3억원 이하’를 들고 나와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다툼이 길어지면 부동산시장은 거래 절벽이 아니라 아예 고사할지도 모른다. 심상찮은 전세 품귀 대책, 시늉만 내다 만 서비스업 대책 등 후속조치도 시급하다. 참의원 선거 승리로 날개를 단 아베노믹스의 엔저 공세와 미국의 양적 완화 출구전략 등에 대한 준비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현 부총리는 “개인기가 화려하고 전략이 뛰어나도 골을 못 넣으면 축구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는 바둑 격언도 언급했다. 그의 말대로 그림은 크게 그리되 실행은 디테일하게 해 가시적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 대통령도 이왕 기회를 준 이상 확실하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관료·학자 중심의 현 경제팀이 정권에 ‘지분’이 없어 소신 있게 제 색깔을 내지 못한다느니, 대통령의 경제참모 그룹이 따로 있다느니 하는 말이 나돌아서는 경기를 뛰는 선수도, 지켜보는 관객도 경기에 집중할 수 없다.
  • [구본영 칼럼] 복지는 좋지만 내 지갑은 못 연다는데…

    [구본영 칼럼] 복지는 좋지만 내 지갑은 못 연다는데…

    작금의 경제위기 국면에서 복지재원 조달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면 여야 모두 가면을 벗고 정치적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 가급적 다수가 단계적으로 복지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게 현 시점에서 선택가능한 차선의 대안일 듯싶다. 막연한 선입견과 달리 유럽에서 사회보장제도 확대에 시동을 건 쪽은 대개 보수정당 지도자들이었다. 국민연금을 도입한 이는 독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였다. 영국에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기치로 사회보장 확대 보고서를 낸 ‘베버리지 위원회’를 구성한 총리도 보수당의 처칠이었다. 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에 나온 베버리지 보고서는 당시까지 가난한 사람들에게 편중해 제공하던 사회복지 혜택을 전체 국민에게 제공하려는 지향점을 담고 있었다.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가는 레일을 깐 셈이다. 이후 노동당 정부에서 구체화된 무상의료체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영국의 자랑(?)인 공공의료서비스가 끝내 한계를 드러낸 것인가. 최근 영국 사회가 시끌시끌하다. 지난 7년간 ‘건성건성 공짜 치료’를 한 탓에 숨진 환자가 1만 3000여명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다. 한마디로 여건은 안 되는데 전 국민에게 제공하려다 ‘무늬만 무상 치료’가 된 꼴이다. 역설적이지만, 베버리지 사후 40년인 올해 보수당 정부가 베버리지 식 복지제도의 대수술에 나선 배경이다. 하긴 멀리 볼 것도 없다. 우리의 반쪽인 북한주민의 평균수명이 남한 주민보다 12년 이상 짧다고 한다. 영양 결핍에다 기초 치료약조차 턱없이 모자란 탓이다. “전 인민에게 100% 무상 의료를 제공하는 지상낙원”의 남루한 실상이다. 절대빈곤의 늪에 빠져 있는 북한이야 그렇다 치자. 선진국에서는 복지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이른바 ‘눔프(NOOMP, Not Out Of My Pocket) 현상’이라고 한다. 복지 시책은 적극 환영하지만, 이에 필요한 세금은 내지 않으려는 심리다. 어쩌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정부가 싸워야 할 유령도 바로 눔프일 듯싶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민심잡기 경쟁을 벌이면서 복지 확대가 시대적 화두처럼 됐지만, 이를 감당할 재원이 막막하다면 말이다. 누구나 스웨덴 등 북유럽국의 복지수준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국민이 세금과 사회보장기금으로 소득의 거의 절반을 부담한다는 사실을 외면해선 곤란하다. 우린 어떤가. 지하경제 양성화 드라이브 등으로 세원 포착에 안간힘을 썼건만, 올해 세수는 4월 말 현재 이미 8조 7000억원이나 펑크가 난 상황이라지 않은가. 눔프 현상은 개인 차원을 떠나 지자체에도 팽배해 있다. 올해 무상보육 예산 증가분 부담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 간 핑퐁게임을 보라. 16개 지자체 중 살림살이가 그나마 넉넉한 편인 서울시마저 전체 보육예산 가운데 부족분 3500억원을 부담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 듯하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지방세 수입이 줄었다”는 핑계와 함께. 박원순 시장 역시 2011년 보선에서 공공 무상보육 실현을 공약했건만, 부담은 정부에 떠넘길 기세다. 이처럼 “복지는 좋지만, 내 지갑은 노 터치”라는 심리가 만연하는 한 보편적 복지는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베르디의 오페라처럼 중세 유럽사회에서는 ‘가면무도회’가 유행했다. 상대를 대충 짐작하지만, 짐짓 모른 체하며 짜릿한 일탈을 즐기던 풍속이었다. 당시 상류사회의 위선이 읽힌다. 여야가 확실한 재원조달 대책 없이 무상복지 경쟁에만 매달리는 것은 가면무도회와 무엇이 다른가. 무상보육이든 무상급식이든, 아니면 기초노령연금 지급이든 지속가능하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 보편적 복지를 소리 높이 외치는 것은 위선일 뿐이다. 문제는 역시 정치다. 허위의식에서 벗어나 문제를 정직한 눈으로 들여다봐야 올바른 해결책도 나오는 법이다. 작금의 경제위기 국면에서 복지재원 조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면 여야 모두 가면을 벗고 정치적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 국민들 중 국가의 부조(扶助)가 절실한 계층 순으로, 가급적 다수가 단계적으로 복지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게 현 시점에서 선택가능한 차선의 대안일 듯싶다. kby7@seoul.co.kr
  • [오승호의 시시콜콜] 세제, 부동산 경기 조절 만능열쇠 아니다

    [오승호의 시시콜콜] 세제, 부동산 경기 조절 만능열쇠 아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외환위기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자 부양책을 대거 내놨다. 양도소득세 감면, 분양권 전매제 폐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전면 해제 등이 예다. 2001년부터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 강화,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실거래가 양도세 과세 등의 조치를 했다. 그러나 참여정부 들어서도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더 많은 세제(稅制)가 투기 억제책으로 동원됐다. 종합부동산세 도입, 1가구 3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이 이어졌다. 결과는 어땠는가. ‘강남 부자’들을 겨냥한 조치라는 반발도 일부 있었지만 집 값을 잡지는 못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반대로 종부세 과세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1주택자 비과세 요건을 완화했다. 거래 활성화에 주력했다. 그런데도 부동산 경기는 하향 곡선을 그렸다. 세금 정책이 부동산 경기에 미치는 장기적인 효과는 불분명하다는 게 교훈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그제 취득세 인하 카드를 내밀었다. 거래의 물꼬를 터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지난 6월 취득세 감면 조치가 끝나면서 ‘거래절벽’ 우려가 나오자 이를 의식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등 3개 부처가 급하게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개선 대책을 수립하고 보고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한 이후 나온 조치다. 취득세 인하가 주택 구매력으로 뒷받침될지 지켜볼 일이다. 지방재정 보전을 위한 후속 작업은 취득세 인하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도 “그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는 식으로 넘어갔다. 취득세 인하는 ‘낮은 세율, 넓은 세원’ 원칙이나 ‘거래세는 낮게, 보유세(재산세)는 높게’ 부과하는 선진국들의 예에서 미뤄볼 때 가야 할 방향은 맞다. 다만 세제를 부동산 경기 조절 수단으로 자주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효율적인 조세 수입 확보가 세제 개편의 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1년 기준으로 거래세(취득·등록세)는 지방세수의 41%를 차지한다. 이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 취득세를 1~2%로 낮출 경우, 지방재정에 2조 9000억원을 보전해 줘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증세는 없다고 한 원칙을 유지한다면 재산세 세율 인상은 어려울 것이다. 과세표준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재산세 인상 효과를 노릴 가능성은 있다. 지방소비세나 보통교부세율 인상은 국세 감소로, 담배소비세 인상은 흡연가 반발 등의 걸림돌이 있다. 부동산 시장은 인구구조의 변화, 경제성장률, 금리, 글로벌 경기 여건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움직인다. 시장의 흐름, 즉 주택 유효 수요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더 중요한 이유다. 논설위원 osh@seoul.co.kr
  • 지방세수 3조원 감소 전망… “입법 과정 모든 수단 동원해 대응”

    지방세수 3조원 감소 전망… “입법 과정 모든 수단 동원해 대응”

    정부가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방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을 밝히자 가뜩이나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전국 광역자치단체들이 벌집 쑤셔 놓은 듯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방세 부과·징수는 지자체 고유 업무인데 정부가 취득세 감소분에 대한 재정보전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취득세 인하 방침을 결정했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동산거래 활성화는 국세인 양도세 개편이 효과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사실인 데도 정책효과가 없는 취득세를 활용하려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히 취득세가 지방세임에도 시도지사를 논의 과정에서조차 배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취득세율 영구 인하를 강행한다면 입법 과정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세에서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 평균 26.5%에 이르러 정부 방침대로 세율이 낮아지면 지방세수는 3조원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인천시의 경우 올해 2조 1891억원의 지방세 징수 목표액 가운데 취득세가 8944억원(40.8%)으로 감면이 이뤄지면 2000억원의 재정 손실이 불가피하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정부가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국세 부분을 건드리면 되지, 남의 세금인 지방세로 생색을 내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문제는 관련법 개정 전에 발생할 거래분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이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거래절벽(부동산거래가 뚝 끊기는 현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취득세가 1조 1571억원으로 전체 도세(2조 58억원)의 57.6%를 차지하는 경남도는 정부 방침대로 9억원 이하 주택 취득세율이 2%에서 1%로 낮아지면 연간 세입이 1800억원 줄 것으로 예상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취득세 인하가 부동산거래 활성화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며 “취득세 감면과 주택거래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취득세 인하는 주택거래 시점을 조정하는 효과만 있을 뿐 거래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없다”고 밝혔다. 취득세수가 감소하면 광역단체에서 기초단체로 전달되는 재원조정교부금 규모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복지비 부담으로 자치단체 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판에 정부가 다시 취득세 감면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보전대책이 없는 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도 부정적이다. 임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취득세율 인하가 주택을 사지 않을 사람들의 의사를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지방재정 운영의 변동성만 키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소득세·지방소비세·재산세 등 세제 개편을 통해 취득세 인하에 따른 재정손실분을 보전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소득세 개편의 경우 주택 등을 거래하는 사람에게 세제 혜택을 주기 위해 일반 근로소득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발이 우려된다. 재산세 인상 역시 재정보전을 위해서는 매년 50% 이상 인상이 부득이해 주택 보유에 따른 장점이 줄어 오히려 매수세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취득세가 1회성 세금으로 재산 확대를 위한 경우인 데 반해, 재산세는 소득이 없는 은퇴자까지 부담해야 하는 대중세로서 소폭 인상에도 조세저항이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재정 전문가들은 “정부가 취득세 인하정책을 시행하려면 예상되는 결손재원에 대한 실효성 있고 안정적인 지방재정 보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경제팀 교체 소모적 논란 조기차단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정부부처 간 협업 부재를 이유로 현 부총리를 질책한 이후 꼭 2주 만이다. 현 정권 실세로 불리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이 현오석 경제팀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고, 이와 맞물려 정치권 일각에서 부분 개각설까지 흘러나온 만큼 소모적인 논란을 조기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의 컨트롤타워로서 협업과 조율의 문제에 대해 제가 지적한 적이 있었지만 경제부총리께서 여러 부처에 걸쳐있는 정책들을 잘 조율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될 수 있었다”고 현 부총리의 능력과 성과를 모두 긍정 평가했다. 현오석 경제팀은 지난 4개월여 동안 4·1 부동산 대책, 추가경정예산 편성,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 공약가계부 작성 등 굵직굵직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러한 정책들의 향배에 따라 새 정부 첫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부동산 취득세 인하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등 정부부처 간 협업이 필요하거나 이견이 있는 경제 정책에 현 부총리가 적극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현 부총리의 리더십은 언제든 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체육단체 운영비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체육단체 운영 비리 및 개선 방안’을 보고받은 뒤 “앞으로 본인의 명예를 위해 체육단체 협회장을 하거나 (협회를) 장기간 운영하는 것은 우리 체육 발전을 위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난번에 태권도 심판 문제로 선수의 아버지가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실력이 있는데도 불공정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새 정부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체육계의 각성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에 따라 향후 체육계에 ‘인사 태풍’이 몰려올지 주목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경제위기관리체제 본격 가동] 저성장·세수 감소 등 ‘경고등’… 경제민주화보다 경기부양 총력

    [경제위기관리체제 본격 가동] 저성장·세수 감소 등 ‘경고등’… 경제민주화보다 경기부양 총력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정부 경제팀은 리더십 부재 외에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성장, 재정, 물가, 부채 등 우리 경제의 각종 위험 요인에 대해 사방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도 큰 문제는 없다는 식의 입장을 보여 왔다. 과도한 불안심리를 막으려는 것이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정부가 너무 느긋한 자세를 보인다는 평가를 내렸다. 안팎의 박한 평가는 7월 들어 한층 거세졌다. 여당인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까지 나서 “우리 경제팀이 경제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가 부동산 취득세 인하를 둘러싼 정부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지 못한 것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대놓고 질책을 하면서 경제팀에는 위기감이 한껏 고조됐다. 지난 16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정부 경제팀에 대한 여론의 비판에 대해 세수부족, 지방공약 이행, 경제 상황인식 등에 대해 자기 입장을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위해 러시아로 떠나는 날 오전 현 부총리는 경제 부처 장관들을 만나 취득세율 인하를 관철시켰다.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21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21세기 제주포럼에 참석해 “기업들이 불확실하게 느끼는 것이 경제민주화와 지하경제 양성화인데 하반기까지 이런 우려가 해소돼 경기회복과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자신에게 쏠린 박한 평가에 대해서는 “비판에 개의치 않고 경기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 경제팀은 민간 기업의 투자로 일자리를 늘리고, 민간 소비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모으려고 했다. 여당에서도 화답하고 있다. 대표적 경제민주화 법안인 일감 몰아주기 방지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등을 부작용 없도록 손보겠다는 것이다. 6월 국회에서 무산됐던 대표적 경제살리기 법안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및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도 9월 국회에서 다뤄진다. 정부는 향후 의료영리법인 등을 포함한 서비스산업대책,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계속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위기대응의 강도를 높인 현 경제팀이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경기전망이나 정책은 예측 가능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단번에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정책의 기간과 폭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민주화 이슈는 수면 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가 많은 대기업보다 중견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크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 체제 구축을 위해 경제민주화는 경기부양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활성화 역점”… 정책 기조 바꾼다

    박근혜 정부 경제팀이 경기 활성화를 최고의 당면 목표로 설정하고, 각종 현안을 속도감 있고 과감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큰 틀의 정책 기조 전환이다. 현 경제팀은 그동안 안이한 상황 인식, 정부 부처 간 이견, 총괄 리더십 부재 등으로 야당은 물론 청와대와 여당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실물경기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상반기 세수(稅收)가 10조원이나 감소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위기 대응의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로 했다. 우선 22일 여러 논란과 반발이 예상되는 부동산 취득세율 인하 방침을 공식화했다. 김낙회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이날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기재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장관이 최근 취득세율 인하에 합의했다”면서 “인하폭과 취득세율 인하로 인한 지방재정 확충 방안 등을 마련해 다음 달 중 최종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 보완책도 다음 달까지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9억원 이하에 2%, 9억원 초과에 4%인 현행 취득세 구간을 유지하면서 세율을 낮추거나 구간을 추가로 나눠 다른 인하율을 적용하는 방안, 1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취득세율 인하 방침은 실제로 주택 거래를 늘리는 효과도 있지만 경기 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 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면서 “특히 일자리를 늘리고 경기를 살리는 주체인 기업의 투자 촉진에 정책의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 경제팀의 향후 대응 방향이 주목받게 됐다. 현재 우리 경제는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 13개월째 설비투자 감소,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사상 초유의 디플레이션(경기부진에 따른 물가하락) 가능성 등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다. 한편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 방침에 대해 전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도지사 10여명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인하 계획 중단을 촉구하기로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취득세율 인하는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키고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악화시켜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인 만큼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취득세율 인하를 계속 추진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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