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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택자 자녀교육 목적 신규 주택 대출 허용

    1주택자 자녀교육 목적 신규 주택 대출 허용

    대출 후 상속받은 집, 보유주택서 제외 종중 재산 등 ‘처분 불가능’ 입증해야9·13 부동산 대책으로 1주택자도 규제 지역 안에서 집을 새로 살 때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지만 자녀 교육이나 평수 확대 등의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대책 발표 이후 대출 관련 혼선이 빚어지자 은행연합회는 19일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세부 규정을 시중은행에 배포했다. 은행도 헷갈리는 대출 규제를 문답 형식으로 풀었다. →무주택자가 주담대를 받은 뒤 집을 상속받으면 주택 보유 수 산정에 포함되나. -제외된다. 대출 신청 이전에 상속받은 주택은 산정에 포함된다. 다만 종중 재산 등 처분이 불가능한 사실을 입증하면 제외될 수 있다. →1주택자인데 자녀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자녀가 지낼 새집을 살 때 대출을 받을 수 있나. -입학허가서 또는 재학증명서를 내면 가능하다. 1주택자라도 교육 목적으로 주택을 추가 구입하면 대출이 가능하다. →서울에 집 한 채가 있는 맞벌이 부부인데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했다. 부모님께 육아를 부탁드리면서 집 근처에 별도 주택을 마련해 드리려는데 대출이 가능한가. -재학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내면 된다. 은행은 주기적으로 부모의 실제 전입 여부도 확인하게 된다. →경기에서 20평대 아파트에 사는데 같은 단지의 30평대로 이사하려 한다. 기존 아파트를 부동산에 내놨지만 팔리지 않아 전세를 주려 한다. 주담대를 받을 수 있나. -가능하다. 다만 기존 아파트는 2년 안에 처분해야 한다. →기존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가 조기 상환한 뒤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나. -대출을 갚았더라도 2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는 중대 약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이 막힌다. →50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받은 1주택자인데 추가로 6000만원 대출을 신청하려고 한다. 연간 한도가 1억원이라는데 대출을 받을 수 있나. -가능하다. 9·13 대책 시행 이전에 취급된 주담대는 한도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세를 끼고 서울에 집 한 채를 사 놓았는데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대출도 1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나.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이라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주택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으면 본인이 해당 주택에 전입할 때만 가능하다. →구분 등기된 다세대주택을 2채 보유한 경우에도 다주택자인가. -다주택자에 해당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9·13 대책’ 일주일… 강남 아파트값 진정세로 돌아섰다

    강북도 폭등 멈추고 추격 매수 사라져 ‘9·13대책’ 발표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숨을 죽였다. 일단 가격 폭등세가 멈췄고, 추격 매수세도 사라졌다. 매도·매수인 간 극심한 눈치 보기만 이어질 뿐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책 발표 일주일을 맞은 19일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은 진정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 시세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 중간층 시세가 18억원 정도에 나왔다. 거래는 활발하지 않았지만, 대책 발표 전에 호가가 19억원까지 올랐던 아파트다. 단지 안에 있는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들이 더는 가격을 올려 내놓지 않아 일단 폭등세는 멈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 아파트는 지난달 23억 5000만원에 실제 거래된 것으로 신고됐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호가 오름세가 멈췄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고가 아파트는 1주택자라도 종부세 강화, 대출 규제 등의 대상에 포함돼 수요가 끊겼다”며 “추격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호가가 시세로 굳어지는 현상은 줄어들 것 같다”고 예상했다. 강북권 아파트값도 호가 폭등이 가라앉았다. 용산구 한강로 시티파크1단지 146㎡ 아파트 시세는 16억원에 머물러 있다. 최근 실거래가 15억 7000만원에 신고된 아파트다. 종로·마포·서대문 등 도심 아파트도 호가 오름세가 멈췄다. 종로구 무악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가 떨어지고 수요가 줄면 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냐”며 “강남 아파트값 움직임 추세에 따라 강북도 따라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추격 매수세도 사라졌다. 주택 구매 수요를 진정시킨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출 규제가 꼽힌다.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해도 매물은 쏟아지지 않고 있다. 한편 올해 말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주택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0~12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6만 383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한다. 이 중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526가구로 3분기(6626가구)보다 3배 이상 늘어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12월 송파구 가락동에 ‘송파 헬리오시티’ 9510가구가 쏟아지면서 강남권 수요의 일정 부분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서울은 물론 인천 송도(2708가구), 하남 미사(2363가구), 김포 한강(1770가구), 의정부(2608가구) 등에서도 적지 않은 입주 물량이 나와 매매·전세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50년 집권론’ 외치는 이해찬 대표의 오만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고, 눈치가 빠르면 절에서도 젓갈을 얻어먹는다. 케케묵은 옛말이 아니라 만고불변의 인지상정이다. 그렇건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체 왜 저러는지 모를 일이다. 그제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식에서 이 대표는 “앞으로 열 번은 더 대통령을 당선시켜야 한다”고 외쳤다. 집안 잔치에서 당 대표가 정권 재창출 의지를 확인한 것은 나무랄 일은 아니다. 우리 현대정치사에서 민주당의 역할과 좌표는 중대했다. 1955년 창당해 63년간 김대중·노무현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그 자체로 한국 민주주의의 기둥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 대표의 막힘없는 언변과 자신감은 그러나 때를 가려야 한다. 당 대표 경선에서 ‘20년 집권론’으로 구설에 올랐던 그가 ‘50년 집권론’을 대놓고 외친 언행이 국민 눈에 곱게 비칠지 돌아볼 문제다. 지금은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실업자는 최고에다 집값 폭등에 부동산 양극화로 민심이 어수선한 판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역사적 성취를 기대하면서도 오죽했으면 “집안 살림살이부터 좀 보살피라”는 절망이 새 나오겠는가. 이 대표는 국민성장론을 놓고 토론하자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도 한마디로 무질렀다. “격이 안 맞다”는 거절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머리 맞댈 난제가 산적한데 야당을 협치 대상으로 보지 않는 안하무인은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렵다. 노회하고 오만한 정치 9단이 아니라 유연하게 소통하는 겸손한 집권당 대표가 우리에게 절실하다.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우리 사회의 공감대 이끌어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우리 사회의 공감대 이끌어내

    서울신문은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 메르스 사태, 최악의 고용 사정 등 다양한 현안을 다룬 지난 한 달간의 보도 내용을 놓고 18일 제109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베델 시리즈’와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지방분권 기획에 대한 좋은 평가뿐 아니라 관행적으로 이어지던 제작 관행에 대한 쓴소리도 없지 않았다.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장과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손정혜(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홍영만(서울여대 초빙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의견이다. -8~9월엔 창간 특집과 기획 특집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다른 신문에서 볼 수 없는 정보들을 새롭게 얻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배델 시리즈를 눈여겨봤다. -가장 인상 깊게 본 기사는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이었다. 많은 독자들이 이 기사를 읽고 공감하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는 것을 봤다. 당사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나 이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까지 잘 짚어 준 기사다.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에 이어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탐사보도 중 하나였다. 고생한 탐사기획부 기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왔는지, 정부가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후속 기사가 나왔으면 한다. 다만 간병살인과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는 안락사 문제를 왜 다루지 않았는지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스위스는 외국인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고, 우리도 18명이 신청했다고 한다. 이런 사례를 다뤘으면 좋았겠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여부와 3차 남북 정상회담의 여야 지도부 동행 논란을 사설에서 잘 지적했다. 동행 여부와 관련해 청와대의 절차적 문제를 꼬집었고, 국회 비준에 대해서는 초당파적인 입장에서 적극 협조하라는 주문이었다. 다만 국회 비준과 관련해서는 좀더 적극적인 분석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법제처 해석 사항만 갖고 했는데,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국회 비준을 고민해야 한다. -지방분권 기획도 서울신문의 특성을 잘 반영한 기사였다. 별도 기사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위원회의 호평까지 짚어 줬다. 논설위원의 ‘사이다’에서 다룬 ‘1박2일 나주혁신도시’ 기사도 좋았다. -경제섹션에 그래프와 표가 많아 읽기 편하다는 느낌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경제 섹션의 양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면이 1개면에 그칠 때도 있었다. 경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서운할 것 같다. 섹션 ‘머니톡 머니쏙’ 기사 내용이 굉장히 좋다. 독자가 금융 기사에 관심을 갖는 건 재테크와 관련이 있을텐데, 그런 측면에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제목에 ‘말줄임표’(…)가 많다.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인용 제목도 많은데, 말줄임표까지 자주 등장하니 주관적인 느낌이 강해 보인다. 한 번에 관행들을 쉽게 고치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부동산 대책과 일자리 문제가 중요한 이슈였다. 특히 부동산 정책 중 수요 억제는 거의 세금으로만 접근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1990년대 초 일산·분당 신도시 건설처럼 수요 분산을 정책 대안으로 제안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공시價 인상”에 주담대 금리도 올라… 부담 커지는 주택 보유자

    “공시價 인상”에 주담대 금리도 올라… 부담 커지는 주택 보유자

    시중銀 코픽스 연동 금리 0.02%P↑ ‘변동형’은 연내 최고 5% 돌파 예상 1주택자들 체감 고통 더 커질 수도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정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택 공시가격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주택 보유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챙기기 어려운 1주택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담대 금리를 기존 3.56∼4.76%에서 3.58∼4.78%로 0.02% 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3.19∼4.54%), 우리은행(3.29∼4.29%), NH농협은행(2.89∼4.51%) 등도 0.02% 포인트씩 인상했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최고 5%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한국은행도 이에 맞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사람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기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형성되기 전인 2006~2008년에는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5~7% 수준이었다. 게다가 지난 17일 기획재정부는 9·13 대책 후속 조치 점검회의에서 시세가 급등한 주택의 가격 상승분을 공시가격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현재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공시가격/실거래가)은 50~70% 정도다. 전국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은 주택 경기가 반등을 시작한 2014년 0.36% 이후 2015년 3.12%, 2016년 5.97%, 지난해 4.44%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5.02%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올해 서울 집값이 급등한 데다 정부가 시세반영률을 높이기로 한 만큼 내년 공시가격 상승률이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9·13 대책의 타깃이 된 공시가격 9억원 이상 고가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가 내야 하는 재산세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욱이 1주택자는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챙기기도 어렵다. 부동산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는 내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실제 정부가 느끼는 조세 저항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주담대로 집을 산 1주택자는 시세차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반면 대출 이자와 보유세 부담은 커지기 때문에 체감하는 고통은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부동산대책 들러리·신규 택지 조율 삐걱…우울한 국토부

    부동산대책 들러리·신규 택지 조율 삐걱…우울한 국토부

    “9·13대책 결정 직전 주요 정책 뒤집혔다” 집값 폭등 책임론에 사실상 국토부 ‘패싱’ 그린벨트 해제 놓고 서울시에 ‘읍소’ 형국 부동산 주무 부처 ‘칼자루’ 뺏기고 눈치만“(9·13 부동산 대책) 결정 직전에 주요 정책이 BH(청와대)에서 많이 바뀌었죠. 지난해 8·2 대책으로 집값을 잡겠다고 했는데 못 잡은 부분도 있고….”(국토교통부 간부 A씨) “여러 부처가 대책에 관여하니 청와대에서 교통정리를 해야죠. 또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부동산 문제 전문가이고 정책 장악력도 있으니 국토부가 들러리로 보일 수 있죠. 국토부가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닌데 시어머니가 워낙 많으니….”(S대 행정학과 B교수) 실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9·13 대책’ 발표 당시 “오는 21일 신규 택지를 발표하겠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8·2 대책 당시 자신감에 찬 어투로 대책을 읽어 나가던 모습과 사뭇 대비된다. 최근 국토부 분위기가 ‘멜랑콜리’(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감)한 이유다. 추가적으로 공급 정책을 내놓으면 분위기가 또 달라질 수 있겠지만 예전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거세 이마저도 쉽지 않다. 특히 국토부 일에 한마디씩 거드는 시어머니들이 훈수 두기를 멈출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한동안 이런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부 직원들이 맥이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정책 영향력이다. 9·13 대책 발표를 하루 앞둔 12일 김 수석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만나 대책 관련 논의를 거쳐 그 결과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장관 등과 협의한 뒤 최종 확정했다. 대출 규제 등 주요 사안은 청와대에서 세부 사안까지 직접 챙겼다. 그러나 국토부 핵심 간부들은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국토부가 9·13 대책에서 ‘패싱’을 당한 것이다. 8·2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16.4%나 급등한 것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국토부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밀렸다는 분석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도 “이번 대책이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 강화가 중심이기 때문에 국토부 역할이 작아 보이는 것”이라면서 “21일 신규 택지 지정 등 공급 관련 정책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그래도 주무 부처인데…”라면서 “칼자루를 빼앗기고 기분이 좋을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최근 국토부가 팔자에 없는 ‘을’(乙) 역할을 해야 하는 점도 우울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사실 9·13 대책을 국토부가 주도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서울과 수도권에 신규 택지를 구하지 못해서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와 그린벨트 해제 관련 협의를 마치지 못해 국토부가 중심이 되는 공급 대책을 내놓지 못한 탓이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서울에 집 지을 땅인데, 서울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09~2010년 강남구 자곡동 등 그린벨트 2.5㎢를 풀어 시세의 반값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는 ‘보금자리 주택’을 내놨지만 입주자들의 배만 불려 줬다며 땅을 추가로 내놓기를 거부하고 있다. 30만㎡ 이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시·도지사에게 있다. 결국 몸이 달아 있는 국토부가 서울시에 읍소해야 하는 형국이 된 셈이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배짱을 부리는 서울시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도, 엘리트로서 자부심이 큰 국토부 공무원들에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8·2 대책 책임론으로 국토부가 주택 정책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평가지만 김 장관의 위상에는 변화가 없다. 여권은 “부동산 가격 폭등은 전 정부의 잘못이기 때문에 김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권이 김 장관에게 책임을 묻게 되면 현 정권의 부동산 대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주택 문제를 규제 중심으로 풀어 가겠다는 입장이라 공급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후반기 혁신도시와 제2기신도시 개발을 추진했지만 오히려 서울 외에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까지 급등하게 만들었던 기억도 공급 정책을 제한적으로 추진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여권 실세들의 정책 간섭도 지속될 전망이다. 9·13 대책이 나오기 열흘 전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현 정권 실세들이 각기 다른 내용으로 한마디씩 훈수를 두기도 했다. “눈 딱 감고 소신대로 일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러다 ‘물 먹은’ 선배들을 수차례 본 국토부 공무원들 입장에선 이들의 발언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전 국토부 고위 공무원은 “주택 문제는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져서는 안 되는데 여야를 막론하고 표 계산만 하는 것 같다”면서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것을 알아도 지켜볼 수밖에 없으니 힘이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404호인데요 혹시 관리비 내역 아시나요…저도 몰라요 소규모는 공개 의무 없대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404호인데요 혹시 관리비 내역 아시나요…저도 몰라요 소규모는 공개 의무 없대요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준호(30·가명)씨는 매달 관리비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착잡하다. 8평 정도의 원룸형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데 월 10만원이나 되는 관리비가 청구돼서다. 처음 집을 계약할 때만 해도 부동산에선 “관리비는 월 7만~8만원 정도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매월 그보다 2만~3만원이나 많은 금액이 나온다.김씨는 “관리비 고지서를 들여다보면 가구 전기료(1만 4000원)나 TV 수신료(2500원)는 내가 쓴 만큼 나왔다는 느낌이 들지만, 일반 관리비(5만원 2000원)나 청소비(1만 1000원), 공동 전기료(8500원), 수선 유지비(6200원) 등은 어떻게 해서 이런 금액이 산정된 건지, 비슷한 평형대의 다른 집과는 얼마만큼의 가격 차가 나는 건지, 제대로 쓰이곤 있는 건지 알 도리가 없어 마음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적은 월급에 허투루 돈이 나가는 건 아닐까 걱정된 김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발견했다. 전국의 아파트 관리비가 40여개 내역으로 세분화돼 올라와 있었고, 유사 단지와 항목별로 관리비를 비교·검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이트를 유심히 들여다보던 김씨는 이내 실망했다. 작은 단지의 아파트는 관리비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비의무 관리 대상’이라 해당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우리나라는 4가구 중 3가구(75.6%)가 아파트나 연립주택, 다가구주택과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주택은 1712만 가구로 이 중 아파트는 1038만 가구(60.6%), 연립·다가구 주택은 257만 6000가구(15%)였다. 공동주택이 단독주택과 다른 점은 집과 관련한 비용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차장 보수 공사에 얼마가 들었는지, 승강기나 복도에서 사용한 전기요금이 모두 얼마인지는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입주민이 알 방도가 없다.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관리비에 비리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배우 김부선씨를 두고 ‘난방 열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공동주택 관리비의 맹점을 악용한 각종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2015년 1월 정부는 공동주택 관리비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편의 하나로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한국감정원이 위탁 운영 중인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선 매달 47개에 달하는 관리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공용 관리비에는 일반 관리비(인건비·제사무비·제세공과금)와 차량 유지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 유지비, 위탁관리수수료 등이 나뉘어 표기돼 있으며, 개별 사용료에는 난방비나 급탕비, 가스 사용료, 전기료, 수도료에서부터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나 건물 보험료, 선거관리위원회 운영비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아파트 보수 공사 등을 위한 장기수선충당금도 월 사용액과 충당금 잔액, 적립요율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비슷한 아파트 단지와도 손쉽게 항목별 관리비를 비교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우물골’(472가구) 7단지에 사는 박수남(47·가명)씨의 공용 관리비는 1㎡당 771원으로 비슷한 아파트단지(평균 1045원)보다 274원 저렴한데, 굳이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아도 관리비 수준이 ‘다소 낮음’이라고 알기 쉽게 표시돼 있다. 로그인이나 본인 인증 없이 누구나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이용자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매달 관리비를 공개해야 하는 대상은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과 150가구 이상의 승강기 설치 또는 중앙(지역) 난방방식 공동주택, 150가구 이상의 주상복합아파트로 한정돼 있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은 전체 1299만 370가구의 70.1%(1만 5463단지 910만 5390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김준호씨의 아파트를 포함한 나머지 29.9%(388만 4980가구)는 법적으로 관리비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는 ‘비의무 관리 대상’이다. 지역별로 비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 비율은 적게는 7.5%(세종)에서 많게는 68.6%(제주)나 된다. 서울만 해도 의무 대상이 56.3%(2327단지 141만 1280가구), 비의무 대상이 43.7%(109만 5101가구)로 관리비를 공개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의무 관리 대상 기준이 이처럼 제한적인 까닭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비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은 관리사무소나 비상대책위원회와 같은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체제를 구성할 의무가 없어서 시스템에 관리비 내역을 모두 올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시스템이 고도화돼 있기 때문에 전담 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곳까지 일괄적으로 의무 대상에 편입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가구의 공동주택 중에도 자체 홈페이지나 게시판에 관리비 운용 내역을 공개하는 곳들이 더러 있다”면서 “비의무 관리 대상에서도 관리비와 관련한 각종 분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의무 관리 대상처럼 47개 항목을 모두 공개하는 대신 공개 항목 수를 줄인다거나, 내부게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공동주택의 관리비에 대한 적절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는 동안 공동주택관리 전반에 대한 민원·상담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입주민 간 분쟁 해결과 공동주택 관리를 지원하고자 2016년 8월에 출범한 ‘중앙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 접수된 공동주택 관련 민원은 2014년 1만 1760건에서 2015년 2만 5190건, 2016년 3만 255건, 지난해 4만 5728건으로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으로 3만 6863건이 접수돼 한 해 동안으로 본다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첨예한 갈등을 주로 다루는 ‘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에 지난 7월까지 접수된 민원 5086건 중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과 관련된 사안이 10%에 이르렀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동주택의 관리비 문제는 결국 관리비를 운영하는 사람이 관리비를 내는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 이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면서 발생한다”면서 “관리비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이를 막기 위함인데 경우에 따라선 소규모 가구에서 이러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구 수만을 기준으로 관리비 정보 공개를 제한하기보다 상당 가구의 동의가 있을 때는 관리비 공개를 예외로 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과 인력이 문제라면 관리비의 운영실태를 회계사가 감사하되 회계사 선임 권한을 시·도나 공공기관 등 제3기관이 가짐으로써 과도한 감사수임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감사공영제’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 4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비의무 관리 대상인 공동주택에서 불투명한 관리비 운영 등으로 분쟁과 불만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관리비의 항목별 산출 내역을 해당 공동주택단지 홈페이지나 관리사무소 게시판에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동연 “부동산 현장점검팀 가동…인터넷 카페 집값 담합 대응”

    김동연 “부동산 현장점검팀 가동…인터넷 카페 집값 담합 대응”

    “모니터링 강화… 필요시 법 개정해 처벌” 공시가격에 시세 상승분 반영 개선키로정부가 ‘9·13 주택시장 안정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과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이번 주 안에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10개 현장점검팀을 가동한다. 특히 인터넷 부동산 카페 등을 중심으로 집값 담합 등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재부 1급 회의를 소집하고 “이번주 내 기재부 관련 실국 실무자 중심으로 10개 현장점검팀이 가격 동향, 시장 반응 등 현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 방문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0개팀은 시장 상황 및 의견을 이번 대책에 반영하기 위해 대책 발표 전에도 주요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해 확대 재가동시키는 것이다. 대책 이후에도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 신속하게 추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안테나 역할을 할 전망이다. 또 김 부총리는 “인터넷상 부동산 카페 등을 통한 담합 등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카페 등에 대한 현장 점검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현행 법규를 통한 처벌 가능성을 점검한 뒤 필요시 법 개정 또는 신규 입법 조치를 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이날 오전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주재로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 부처 1급이 참석하는 주택시장 안정 대책 후속 조치 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와 청약제도 개선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당과 긴밀한 협조 아래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공시가격에 대해서는 시세가 급등한 주택의 시세 상승분을 적극 반영하고 주택 유형과 지역, 가액별 형평성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주택소유시스템(HOMS)을 고도화하고,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통한 임대소득 과세 관리도 강화한다. 편법 증여 혐의자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자금출처 조사 등 세무조사도 계속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무주택자 강남권 분양 아파트 당첨 기회 높아진다

    규제지역 추첨제 물량 일부 우선 배정 분양권·입주권 소유자도 유주택 간주 올가을 공급 8개 단지 1800여가구 주목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무주택자들은 내집 마련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에게는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실수요자, 특히 무주택자에게는 내집 마련의 청약 기회를 넓혀 줬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 등 입지가 빼어난 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청약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9·13 부동산 대책 발표 때 청약조정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가운데 추첨제 물량의 일부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게 했다. 현재 아파트를 분양할 때 투기과열지구에서는 85㎡ 초과 아파트 물량의 50%, 청약조정지역은 85㎡ 이하 25%와 85㎡ 초과의 70%가 추첨제로 공급되고 나머지는 가점제로 분양하고 있다. 즉 규제지역에서 공급하는 추첨제 물량의 일부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일부 물량은 무주택 우선 배정에서 떨어진 무주택자와 유주택자가 함께 경쟁해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새로 적용하는 추첨제 물량 배분은 주택공급 규칙을 개정해 결정한다. 분양권이나 입주권 소유자(매수자)도 유주택자로 간주해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기회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라면 가을 서울에서 나오는 아파트 청약에 적극 뛰어들 것을 권했다. 강남권 아파트는 분양가가 비싼게 흠이지만 청약 기회가 확대돼 당첨 확률이 높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가을 서울 강남권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8개 단지 9080여 가구에 이른다. 이 중 청약통장 가입자들에게 돌아가는 일반분양 물량이 1800여 가구나 된다. 서울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가 규제를 받기 때문에 시세보다는 저렴하다. 입지가 빼어난 곳은 ‘로또 아파트’로 꼽힌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내놓는 ‘래미안 리더스원’ 아파트다. 반포동 디에이치 반포, 방배동 방배경남, 서초동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도 비슷한 선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전망이어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강남구에서는 삼성동 상아2차 래미안 아파트가 공급 채비를 갖췄다. 11월에는 강남구 개포동 그랑자이 아파트와 일원동 일원대우 아파트 분양이 기다리고 있다. 3.3㎡당 예상 분양가는 4300만원대다. 위례신도시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가 나온다.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이 559가구, 계룡건설이 494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현대엔지니어링도 1078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혼부부나 젊은층은 정부가 경기 과천 등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공급하는 아파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되기 때문에 처음 내집을 마련하는 수요층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9·13대책’ 이후 관망세 주택시장, 공급 대책에 달렸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치솟던 집값이 오름세를 멈춘 것은 다행이지만, 이 대책이 국회에서 제동이 걸릴까 우려된다. 야당은 벌써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을 3.2%로 올리고, 3억~6억원 이하 과표구간을 신설해 0.7%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 등을 ‘세금폭탄’이라고 명명했다. 종부세나 양도소득세 강화 등은 국회에서 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순탄치 않아 보이는 이유다. 집값이 안정되려면 정부가 오는 21일 내놓기로 한 아파트 공급 대책이 중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발제한구역인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고,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주택공급 용지를 사전에 유출하며 문제를 일으켜 지연되기는 했지만, 세제와 금융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만큼 중요한 게 서울 등 노른자위 지역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참여정부 5년 동안 서울에서 18만 2000가구의 주택이 공급된 반면, 이명박 정부 때에는 14만 2000가구, 박근혜 정부 때에는 16만 가구만 공급됐다. 세월만큼이나 주택도 노후화했다. 지금의 집값 상승이 이전 정권의 공급 부족과 기존주택 노후화와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의 시내 유휴지를 활용한 공급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그린벨트 개발을 반대한다면 그것을 대체할 만한 재개발과 재건축, 또 상업지 내 주거비율을 높이거나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들도 적극 검토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국회 입법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에 정부 원안을 상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에 앞서 야당과 충분히 협의했으면 한다. 보유세를 올리는 만큼 야당의 요구대로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 인하는 고려해야 한다. 거래세 인하로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감소가 우려된다면 국세인 종부세 등을 일부 이전하는 방법도 찾아볼 수 있다. 야당이 수권 정당을 꿈꾼다면 망국병에 가까운 부동산 광풍을 잡으려는 정부·여당의 시도에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 서민의 주거 불안은 부메랑이 돼 돌아갈 것이다.
  •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집넓히려는 1주택 실수요도 청약 때 우선 물량 배정 검토

    청약조정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추첨 대상에 1주택자도 포함된다. 지난 9·13대책에서 추첨제 물량 전부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겠다는 조치가 집을 넓혀 이사 가려는 1주택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16일 1주택자에게도 전용면적 85㎡ 초과 추첨제 물량을 무주택자와 함께 청약할 수 있도록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선 전용 85㎡ 초과 신규 분양 물량의 50%, 청약조정지역에선 85㎡ 이하 25%와 85㎡ 초과 70%가 추첨제로 공급되고 있다. 나머지는 가점제로 분양되고 있다.국토부는 “이르면 이번 주에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10∼11월 중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단지부터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친인척 명의 60채 7억 추징…강남 6채 월세 미신고 ‘덜미’

    국세청이 고액의 주택 임대소득을 올리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현미경 검증에 돌입했다. 국세청은 임대소득 탈루 혐의가 큰 1500명을 대상으로 세무 검증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검증 대상 선정에는 ‘주택 임대차정보시스템’이 처음으로 활용됐다. 이 시스템에서는 임대주택 및 임대소득 현황 등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과거 검증 땐 전·월세 확정일자와 월세 세액공제 자료에만 의지했는데 활용 가능한 자료의 폭이 확대된 것이다. 검증 대상에는 월세를 아예 신고하지 않거나 친인척 명의를 활용해 세금을 빼돌린 사례가 상당수 포함됐다. 실제 임대사업자 A씨는 아파트 60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친인척 명의를 빌려 임대소득을 축소하고 양도소득세를 낮췄다가 7억원의 소득세를 추징당했다. 무역업을 하는 B씨는 수출대금을 빼돌려 서울 강남에 고급 아파트 6채를 사들인 뒤 6억원의 월세를 신고하지 않았다가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검증에서 탈루 혐의가 크다고 판단되면 세무조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9·13 부동산 대책 이후] 호가 ‘주춤’ 거래 ‘꽁꽁’… 9·13 펀치에 잔뜩 움츠린 주택시장

    [9·13 부동산 대책 이후] 호가 ‘주춤’ 거래 ‘꽁꽁’… 9·13 펀치에 잔뜩 움츠린 주택시장

    신규주택 돈줄 막고 다주택자엔 종부세 집주인·매수자 ‘눈치’…투기 수요 진정세 ‘공시가 6억 이하’ 임대업 전환 稅줄일 듯소규모 다주택자 중심 매물 쏟아질 수도‘9·13대책’ 발표 이후 서울, 수도권의 과열됐던 주택시장은 일단 진정세로 돌아선 듯해 보인다. 지난 주말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호가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집주인, 매수자 모두 극심한 눈치 보기 작전에 들어가면서 이따금 이뤄졌던 거래마저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단은 약발이 먹혀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구입 돈줄이 막히고, 다주택 보유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커져 주택 투기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주택자 신규 대출 원천 차단에 거래절벽 이번 대책으로 주택 구입 심리가 크게 사그라졌다. 가장 큰 충격은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 대출을 틀어막은 조치다. 실수요자든 투자 거래든 매수자가 선뜻 달려들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집값을 모두 자기 자본으로 동원할 능력이 없으면 집을 사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택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추가로 집을 사들이는 투자성 거래는 끊긴다고 보면 된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규제지역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고, 1주택자도 규제지역 내 고가주택(공시가격 9억원 초과) 구입 시에는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이사를 위해 추가 대출을 받으려면 2주택자는 한 채를 당장 처분해야 하고, 1주택자도 2년 내 처분하겠다고 약정해야 대출이 이뤄진다. 심리적 요인도 거래를 얼어붙게 한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당장 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다주택자들이 쉽게 매물을 내놓을지 의문이다. 시세 차익이 많이 난다고 해도 여전히 양도세가 무거워 매각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 상승은 잡히겠지만, 그렇다고 급매물이 쌓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규제지역에서 은퇴자, 고가주택 보유자 등이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소규모 저렴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집주인들도 다주택자 신분을 벗어나려고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점차 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세율·과표·세 부담 상한 ‘3트랙’ 인상 보유세·양도세 강화도 충격이 크다. 종부세 중과 대상이 일부 고가주택·다주택 보유자에 한정된다고는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주택 보유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6억원(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조정했다가 이번 대책에서는 3.2%로 올렸다. 다주택·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는 그만큼 주택 보유에 따른 부담을 지운 것이다.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보다 1% 포인트 올리면 인상 폭은 50%나 된다. 하지만 세율 인상보다 더 큰 무기는 공정시장 가객비율 인상이다. 과표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80%다. 내년에는 85%로 올리고 2020년에는 90%까지 연 5% 포인트씩 인상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세금 부과 가액이 커져 종부세 부담은 자동으로 커진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상향 조정된다. 현재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은 150%다. 세금이 올라도 재산세는 전년도 납부 세액의 105∼130%, 종부세는 재산세와 합친 금액이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않게 부과하고 있다. 세금이 한꺼번에 많이 오르는 부작용을 막으려고 집값(공시가격)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보유세는 전년 대비 최대 50%까지만 부과하도록 상한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300%까지 올렸다. 집값이 오르고 과표가 오르면 응당 상응한 종부세를 내도록 한 것이다. 세 부담 상한도 참여정부 수준이다. 주택 보유자에게 진짜 무서운 무기는 공시가격 인상이다. 정부는 공시지가를 단계적으로 시세와 근접한 가격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공시지가 인상은 곧 과표 인상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율 상향 조정, 세 부담 상한선 조정 등이 겹쳐 보유세 부담이 경우에 따라서는 2배 이상 커지는 경우도 나온다. 공시지가를 올리면 종부세 부과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1가구 1주택자라도 세율을 손보지 않는 한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다. 재산세·종부세는 양도세와 달리 거래를 하거나 보유 과정에서 수익이 없어도 내는 세금이다. 주택 보유 자체만으로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보유세 인상은 심리적으로 주택 소유 욕구를 떨어뜨린다. 1주택자에게 주어진 양도세 비과세·감면 혜택도 줄였다. 먼저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실거주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비과세 기간에 사실상 2주택자이면서도 법적으로는 1주택자 신분으로 가장해 ‘주택 쇼핑’을 하면서 단기 양도차익을 거두는 투기성 거래를 막으려는 조치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설령 양도차익이 기대돼도 보유세를 올리면 심리적으로 주택 투자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세율과 과표, 세 부담 상한을 한꺼번에 강화했기 때문에 다주택·고가주택 보유 욕구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주택자 가장한 틈새 투기도 억제 임대사업자를 가장한 편법 투기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를 가장한 투기 틈새를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주택 규모가 85㎡ 이하이면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해도 올해 말까지 임대사업자 등록 때 양도세를 면제해 줬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 이 조항을 삭제했다. 최대 70%까지 가능한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도 강화했다.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해 주던 것을 40%로 축소했고, 다주택자에게는 전세자금 대출을 끊었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편법으로 전세를 살면서 전세대출로 주택 구입 자금을 충당하는 편법을 막으려는 조치다. 다만 임대사업등록을 하지 않고 있던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부담을 덜려고 기존 보유한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려고 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줄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투기 수요 감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호가 ‘주춤’ 거래 ‘꽁꽁’… 9·13 펀치에 잔뜩 움츠린 주택시장

    ‘9·13대책’ 발표 이후 서울, 수도권의 과열됐던 주택시장은 일단 진정세로 돌아선 듯해 보인다. 지난 주말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호가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집주인, 매수자 모두 극심한 눈치 보기 작전에 들어가면서 이따금 이뤄졌던 거래마저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단은 약발이 먹혀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구입 돈줄이 막히고, 다주택 보유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커져 주택 투기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주택자 신규 대출 원천 차단에 거래절벽 이번 대책으로 주택 구입 심리가 크게 사그라졌다. 가장 큰 충격은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 대출을 틀어막은 조치다. 실수요자든 투자 거래든 매수자가 선뜻 달려들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집값을 모두 자기 자본으로 동원할 능력이 없으면 집을 사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택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추가로 집을 사들이는 투자성 거래는 끊긴다고 보면 된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규제지역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고, 1주택자도 규제지역 내 고가주택(공시가격 9억원 초과) 구입 시에는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이사를 위해 추가 대출을 받으려면 2주택자는 한 채를 당장 처분해야 하고, 1주택자도 2년 내 처분하겠다고 약정해야 대출이 이뤄진다. 심리적 요인도 거래를 얼어붙게 한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당장 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다주택자들이 쉽게 매물을 내놓을지 의문이다. 시세 차익이 많이 난다고 해도 여전히 양도세가 무거워 매각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 상승은 잡히겠지만, 그렇다고 급매물이 쌓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규제지역에서 은퇴자, 고가주택 보유자 등이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소규모 저렴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집주인들도 다주택자 신분을 벗어나려고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점차 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세율·과표·세 부담 상한 ‘3트랙’ 인상 보유세·양도세 강화도 충격이 크다. 종부세 중과 대상이 일부 고가주택·다주택 보유자에 한정된다고는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주택 보유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6억원(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조정했다가 이번 대책에서는 3.2%로 올렸다. 다주택·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는 그만큼 주택 보유에 따른 부담을 지운 것이다.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보다 1% 포인트 올리면 인상 폭은 50%나 된다. 하지만 세율 인상보다 더 큰 무기는 공정시장 가객비율 인상이다. 과표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80%다. 내년에는 85%로 올리고 2020년에는 90%까지 연 5% 포인트씩 인상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세금 부과 가액이 커져 종부세 부담은 자동으로 커진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상향 조정된다. 현재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은 150%다. 세금이 올라도 재산세는 전년도 납부 세액의 105∼130%, 종부세는 재산세와 합친 금액이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않게 부과하고 있다. 세금이 한꺼번에 많이 오르는 부작용을 막으려고 집값(공시가격)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보유세는 전년 대비 최대 50%까지만 부과하도록 상한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300%까지 올렸다. 집값이 오르고 과표가 오르면 응당 상응한 종부세를 내도록 한 것이다. 세 부담 상한도 참여정부 수준이다. 주택 보유자에게 진짜 무서운 무기는 공시가격 인상이다. 정부는 공시지가를 단계적으로 시세와 근접한 가격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공시지가 인상은 곧 과표 인상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율 상향 조정, 세 부담 상한선 조정 등이 겹쳐 보유세 부담이 경우에 따라서는 2배 이상 커지는 경우도 나온다. 공시지가를 올리면 종부세 부과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1가구 1주택자라도 세율을 손보지 않는 한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다. 재산세·종부세는 양도세와 달리 거래를 하거나 보유 과정에서 수익이 없어도 내는 세금이다. 주택 보유 자체만으로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보유세 인상은 심리적으로 주택 소유 욕구를 떨어뜨린다. 1주택자에게 주어진 양도세 비과세·감면 혜택도 줄였다. 먼저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실거주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비과세 기간에 사실상 2주택자이면서도 법적으로는 1주택자 신분으로 가장해 ‘주택 쇼핑’을 하면서 단기 양도차익을 거두는 투기성 거래를 막으려는 조치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설령 양도차익이 기대돼도 보유세를 올리면 심리적으로 주택 투자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세율과 과표, 세 부담 상한을 한꺼번에 강화했기 때문에 다주택·고가주택 보유 욕구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주택자 가장한 틈새 투기도 억제 임대사업자를 가장한 편법 투기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를 가장한 투기 틈새를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주택 규모가 85㎡ 이하이면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해도 올해 말까지 임대사업자 등록 때 양도세를 면제해 줬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 이 조항을 삭제했다. 최대 70%까지 가능한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도 강화했다.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해 주던 것을 40%로 축소했고, 다주택자에게는 전세자금 대출을 끊었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편법으로 전세를 살면서 전세대출로 주택 구입 자금을 충당하는 편법을 막으려는 조치다. 다만 임대사업등록을 하지 않고 있던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부담을 덜려고 기존 보유한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려고 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줄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투기 수요 감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진설명]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첫 주…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첫 주말인 16일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사무소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전세 끼고 사 놓은 서울 아파트 내년 입주 시 LTV 40%까지 대출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전세 끼고 사 놓은 서울 아파트 내년 입주 시 LTV 40%까지 대출

    근무지 바뀌어 서울 집 사려는 1주택자 대출 되지만 2년 내 기존 집 팔아야 사업자금으로 쓰려는 서울 다주택자 LTV 30% 안에서 한 채당 1억원 제한 강남에 25억짜리 집 사려는 무주택자 2년 안에 전입하는 경우 대출 가능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주택 관련 대출을 엄격히 제한하면서도, 실수요에 대해선 폭넓은 예외도 인정하고 있다. 무주택자, 1주택자, 2주택자 이상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규제에 대한 의문을 풀어 봤다.●무주택자 →전세를 계속 살려고 하는 무주택자인데 전세대출에 변화가 있나. -없다. 무주택자는 전세대출 공적 보증에서 소득 제한을 받지 않는다. →서울 강남에 25억원(공시가격 9억원 초과)짜리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인데 대출을 받을 수 있나. -가능하다. 다만 2년 안에 전입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주택 관련 대출이 3년간 제한된다. →주택 보유자인 부모님과 함께 사는 무주택 미혼이다. 서울에 집을 매입해 분가하려는데 새로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나. -원칙적으로는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예외를 인정받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까지 가능하다. 또 세대 분리이기 때문에 기존 주택을 팔 필요도 없다. ●1주택자 →현재 경기에 살고 있는데 지난해 전세를 끼고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사 놨다. 내년에 이사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나. -LTV 40%까지 대출 가능하다.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금지는 규제 지역(조정대상·투기과열·투기지역) 에서 새로 구매할 때만 적용된다. →서울에 집 한 채 있는 맞벌이다. 지방에 근무하면서 전세대출을 받았는데 연장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참고로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는 소득 기준은 맞벌이 신혼부부 8500만원, 1자녀 가구 8000만원, 2자녀 가구 9000만원, 3자녀 가구 1억원 등이다. →1주택자인데 근무지 이전으로 서울로 이사 간다. 집을 사서 가려는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나. -받을 수 있다. 예외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대신 2년 내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한다. 이 밖에 집을 넓혀 가는 경우, 결혼을 하면서 새로 주거지를 정할 때도 예외가 적용된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 →서울 강북에 아파트 2채가 있는데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강남구 대치동에서 전세를 얻으려 한다. 기존 주택을 전세로 줘도 자금이 부족하고, 집을 담보로 한 대출도 제한돼 돈이 부족하다. 전세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나. -어렵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에 대한 전세자금대출의 공적 보증이 금지됐기 때문에 사실상 은행권 대출은 안 된다. →서울 강북에 아파트 2채가 있는데 애들 학교 문제 때문에 전세대출을 받아 강남구 대치동에 살고 있다. 전세대출을 연장할 수 있나. -강북 아파트 2채 중 1채를 매각한다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서울과 경기에 집이 한 채씩 있는 다주택자다. 사업 자금을 주택담보대출로 받는 일이 잦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대출이 불가능한가. -받을 수 있다. 대신 대출 자금을 주택 구입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체결해야 하고, 주택 한 채당 대출 금액이 최대 1억원으로 제한된다. 계산해 보면 LTV 30% 범위 안에서 최대 2억원까지는 가능하다. →2주택자인데 생활안정자금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 어떻게 되나. -3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주택보유조사에서 추가 주택 구입이 확인되면 대출이 즉각 회수되고, 주택 관련 신규 대출이 3년간 제한된다. ●주택임대사업자 →임대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2019년 말인데 연장이 되나. -가능하다. 이번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LTV 40%)는 신규 등록 임대주택에만 해당된다. →서울에 새로 집을 지어서 임대주택사업을 하려는데, 이 경우에도 LTV 40%가 적용되나. -적용받지 않는다. 서울은 투기지역 혹은 투기과열지구이지만 신규 주택을 건설해 임대하면 예외가 적용된다. →서울에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사업을 하려는데 대출 규제를 받게 되나. -규제 대상이다. 대출 금액이 LTV 40%로 제한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9·13 부동산 대책 이후] 野 “종부세 강화는 세금 폭탄”… 국회 통과 험로 예고

    [9·13 부동산 대책 이후] 野 “종부세 강화는 세금 폭탄”… 국회 통과 험로 예고

    민주평화·정의당 큰 틀서 ‘인상’ 공감 與 “시장 불안 땐 더 강한 대책” 경고 논의 진척 없으면 예산 부수법안 가능 야당 최근 한 달간 개정안 5건 발의 정부·여당 원안 그대로 처리 힘들 듯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를 조짐이 보이고 있다. 종부세율을 최대 3.2%로 상향하고 3억~6억원의 과표 구간을 신설하는 게 골자인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을 실현하려면 법 개정이 필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세금 폭탄’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어 여야 협의는커녕 논의의 첫발을 떼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김정우 의원 주도로 정부 대책을 뒷받침할 종부세 강화 법안을 만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지켜본 다음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에도 안정되지 않으면 보다 더 강화한 법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정부 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 14일 “정부 대책에도 다시 시장 교란이 생긴다면 그때는 정말로 더 강한 대책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시장에 경고했다.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종부세 강화에 반발하고 있다.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16일 “종부세 강화는 포퓰리즘이다. 과도한 부분은 면밀히 검토하겠고 (한국당) 나름대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시작되는 국정감사가 끝나고 11월 종부세 개정안을 심사할 기재위에서 여야 논의가 진척되지 않으면 문희상 국회의장이 종부세 개정안을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종부세 개정안은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오는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된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종부세 강화라는 큰 틀에서는 공감하고 있어 종부세율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전례를 보면 여야 이견이 큰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은 본회의 차수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본회의를 미룬 뒤 끝까지 협의해 처리해 왔다. 때문에 종부세 강화 개정안이 정부·여당의 원안 그대로 처리되는 건 쉽지 않다. 또 정부·여당에 맞서 야당을 중심으로 종부세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보인 최근 한 달간 국회에서 발의한 종부세 개정안은 5건으로 모두 야당에서 발의했다. 한국당 이은재, 박성중 의원이 각각 지난 5일, 지난달 30일 발의한 종부세 개정안은 세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 의원의 개정안은 1가구 1주택자인 만 60세 이상의 공제율을 현행(10~30%) 대비 20~40% 포인트 상향하도록 했다. 박 의원 개정안은 주택 가격과 상관없이 1가구가 1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면 실소유자로 보고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게 주요 내용이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3일 발의한 종부세 개정안은 1가구 1주택자는 주택 가격에 관계없이 종부세 부과를 면제하도록 했다. 다주택자는 기본 세율을 5%로 정했고 주택 보유 수에 따라 최대 50%까지 누진제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1일 발의한 종부세 개정안도 누진적 과세 기능을 강화했다. 개정안은 과표 구간을 6개 구간으로 나눠 0.5~3%의 종부세를 부과한 게 골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집 없는 자 vs 집 있는 자… 둘로 갈라진 한국

    집 없는 자 vs 집 있는 자… 둘로 갈라진 한국

    무주택자 “집 있는 사람 모두 금수저” 유주택자 “중산층, 세금 화수분이냐” “열심히 일해도 기회 없어 활력 저하”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강화 및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하는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집 없는 자’와 ‘집 있는 자’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동창 모임이나 사내 회식에서도 “너 집 있어?”부터 묻는다. 이념 스펙트럼에 따라 정부 정책을 무턱대고 찬성하고 반대하는 ‘진영 논리’는 부동산 계급 논쟁에선 먹히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종부세를 도입됐을 때 보수 언론이 제기한 ‘세금폭탄’ 프레임에 집 없는 이들도 동참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무주택자들이 “대체 무엇이 세금폭탄이냐. 근거를 대라”고 따지는 것도 예전과 달라진 양상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37)씨는 지난 주말 대학 동기 모임에서 9·13 대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김씨가 “1년 전 산 아파트 가격이 9억원으로 올랐다”고 밝힌 게 화근이었다. 무주택 동기들은 “집값이 수억원 올랐는데 고작 세금 몇 백만원 더 못 내느냐”며 김씨를 몰아세웠다. 김씨는 “모르는 소리 마라. 집값이 올랐다고 그게 바로 소득이 되느냐”면서 “월급의 3분의2가 대출 원리금으로 나가는 마당에 세금폭탄까지 맞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동기들은 “폭탄이라고 과장하지 마라”고 힐난했다. 무주택자는 유주택자에게 거액의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보증금 8000만원에 50만원 월세를 내는 장모(48)씨는 “집 있는 사람에게 재산세를 10배는 더 물려야 한다.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못 사는 나라에서 집 있는 사람은 모두가 금수저”라고 말했다. 2억원짜리 투룸 전세에 사는 김모(43)씨는 “집 있는 사람들이 집값을 올려놓았으니 책임 역시 그들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주택자는 자신을 투기꾼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시선이 불편하다. 매매가 12억원 아파트에 사는 오모(54)씨는 “20년짜리 대출 원금을 아직도 다 못 갚아 허덕이고 있는데, 범죄자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짜증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6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이모(36)씨는 “수십 채를 보유한 자산가나 재벌을 타깃으로 해야 하는데, 대학을 나와 대기업이나 은행에 취업한 중산층만 ‘세금 화수분’이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거주 공간이 계층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고, 이 구조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면서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온다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사회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 수익으로 집을 샀거나 상속세를 내고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았다면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면서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증식하는 사람이 문제다. 그들에게 중과세하는 것에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집 없는 자 vs 집 있는 자… 둘로 갈라진 한국

    집 없는 자 vs 집 있는 자… 둘로 갈라진 한국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강화 및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하는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집 없는 자’와 ‘집 있는 자’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동창 모임이나 사내 회식에서도 “너 집 있어?”부터 묻는다. 이념 스펙트럼에 따라 정부 정책을 무턱대고 찬성하고 반대하는 ‘진영 논리’는 부동산 계급 논쟁에선 먹히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종부세를 도입했을 때 보수 언론이 제기한 ‘세금폭탄’ 프레임에 집 없는 이들도 동참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무주택자들이 “대체 무엇이 세금폭탄이냐. 근거를 대라”고 따지는 것도 예전과 달라진 양상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37)씨는 지난 주말 대학 동기 모임에서 9·13 대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김씨가 “1년 전 산 아파트 가격이 9억원으로 올랐다”고 밝힌 게 화근이었다. 무주택 동기들은 “집값이 수억원 올랐는데 고작 세금 몇 백만원 더 못 내느냐”며 김씨를 몰아세웠다. 김씨는 “모르는 소리 마라. 집값이 올랐다고 그게 바로 소득이 되느냐”면서 “월급의 3분의2가 이자로 나가는 마당에 세금폭탄까지 맞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동기들은 “폭탄이라고 과장하지 마라”고 힐난했다. 무주택자는 유주택자에게 거액의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보증금 8000만원에 50만원 월세를 내는 장모(48)씨는 “집 있는 사람에게 재산세를 10배는 더 물려야 한다.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못 사는 나라에서 집 있는 사람은 모두가 금수저”라고 말했다. 2억원짜리 투룸 전세에 사는 김모(43)씨는 “집 있는 사람들이 집값을 올려놓았으니 책임 역시 그들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주택자는 자신을 투기꾼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시선이 불편하다. 매매가 12억원 아파트에 사는 오모(54)씨는 “20년짜리 대출 원금을 아직도 다 못 갚아 허덕이고 있는데, 범죄자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짜증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6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이모(36)씨는 “수십 채를 보유한 자산가나 재벌을 타깃으로 해야 하는데, 대학을 나와 대기업이나 은행에 취업한 중산층만 ‘세금 화수분’이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거주 공간이 계층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고, 이 구조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면서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온다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사회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 수익으로 집을 샀거나 상속세를 내고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았다면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면서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증식하는 사람이 문제다. 그들에게 중과세하는 것에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9·13 대책’ 이후··시장 눈치 보기 극심

    ‘9·13대책’ 발표 이후 서울, 수도권의 과열됐던 주택시장은 일단 진정세로 돌아선 듯해 보인다. 지난 주말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호가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집주인, 매수자 모두 극심한 눈치 보기 작전에 들어가면서 이따금 이뤄졌던 거래마저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단은 약발이 먹혀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구입 돈줄이 막히고, 다주택 보유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커져 주택 투기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주택자 신규 대출 원천 차단, 거래절벽? 이번 대책으로 주택 구입 심리가 크게 사그라졌다. 가장 큰 충격은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 대출을 틀어막은 조치다. 실수요자든 투자 거래든 매수자가 선뜻 달려들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집값을 모두 자기 자본으로 동원할 능력이 없으면 집을 사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택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추가로 집을 사들이는 투자성 거래는 끊긴다고 보면 된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규제지역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고, 1주택자도 규제지역 내 고가주택(공시가격 9억원 초과) 구입 시에는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이사를 위해 추가 대출을 받으려면 2주택자는 한 채를 당장 처분해야 하고, 1주택자도 2년 내 처분하겠다고 약정해야 대출이 이뤄진다. 심리적 요인도 거래를 얼어붙게 한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당장 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다주택자들이 쉽게 매물을 내놓을지 의문이다. 시세차익이 많이 난다고 해도 여전히 양도세가 무거워 매각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 상승은 잡히겠지만, 그렇다고 급매물이 쌓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규제지역에서 은퇴자, 고가주택 보유자 등이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소규모 저렴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집주인들도 다주택자 신분을 벗어나려고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점차 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세율·과표·세 부담 상한 ‘3트랙’ 인상? 보유세·양도세 강화도 충격이 크다. 종부세 중과 대상이 일부 고가주택·다주택 보유자에 한정된다고는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주택 보유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6억원(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조정했다가 이번 대책에서는 3.2%로 올렸다. 다주택·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는 그만큼 주택 보유에 따른 부담을 지운 것이다.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보다 1%포인트 올리면 인상 폭은 50%나 된다. 하지만, 세율 인상보다 더 큰 무기는 공정시장 가객비율 인상이다. 과표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80%이다. 내년에는 85%로 올리고 2020년에는 90%까지 연 5%포인트씩 인상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세금 부과 가액이 커져 종부세 부담은 자동으로 커진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상향 조정된다. 현재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은 150%다. 세금이 올라도 재산세는 전년도 납부 세액의 105∼130%, 종부세는 재산세와 합친 금액이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않게 부과하고 있다. 세금이 한꺼번에 많이 오르는 부작용을 막으려고 집값(공시가격)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보유세는 전년 대비 최대 50%까지만 부과하도록 상한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300%까지 올렸다. 집값이 오르고 과표가 오르면 응당 상응한 종부세를 내도록 한 것이다. 세 부담 상한도 참여정부 수준이다. 주택 보유자에게 진짜 무서운 무기는 공시가격 인상이다. 정부는 공시지가를 단계적으로 시세와 근접한 가격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공시지가 인상은 곧 과표 인상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율 상향 조정, 세 부담 상한선 조정 등이 겹쳐 보유세 부담이 경우에 따라서는 2배 이상 커지는 경우도 나온다. 공시지가를 올리면 종부세 부과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1가구 1주택자라도 세율을 손보지 않는 한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다. 재산세·종부세는 양도세와 달리 거래를 하거나 보유 과정에서 수익이 없어도 내는 세금이다. 주택 보유 자체만으로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보유세 인상은 심리적으로 주택 소유 욕구를 떨어뜨린다. 1주택자에게 주어진 양도세 비과세·감면 혜택도 줄였다. 먼저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실거주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비과세 기간에 사실상 2주택자이면서도 법적으로는 1주택자 신분으로 가장해 ‘주택 쇼핑’을 하면서 단기 양도차익을 거두는 투기성 거래를 막으려는 조치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설령 양도차익이 기대돼도 보유세를 올리면 심리적으로 주택 투자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세율과 과표, 세 부담 상한을 한꺼번에 강화했기 때문에 다주택·고가주택 보유 욕구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주택자 가장한 틈새 투기도 억제? 임대사업자를 가장한 편법 투기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를 가장한 투기 틈새를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주택 규모가 85㎡ 이하이면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해도 올해 말까지 임대사업자 등록 때 양도세를 면제해줬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 이 조항을 삭제했다. 최대 70%까지 가능한 장기보유 특별공제도 혜택도 강화했다.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해주던 것을 40%로 축소했고, 다주택자에게는 전세자금 대출을 끊었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편법으로 전세를 살면서 전세대출로 주택 구입 자금을 충당하는 편법을 막으려는 조치다. 다만, 임대사업등록을 하지 않고 있던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부담을 덜려고 기존 보유한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려고 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줄만 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투기 수요 감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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