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단속이후… 부동산시장 동향
◎심리적영향 작용… 관망세속 오름세 주춤/매물 격감,임대등록제 시행여부가 변수
지난 16일 부동산 및 전ㆍ월세값 안정대책이 발표된 이후 관망세속에 전세나 매매가 뜸해지고 가격오름세도 주춤해지고 있다.
조치발표 4일째를 맞은 부동산시장은 눈에 띌만한 변화의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심리적인 영향으로 전세의 경우 집주인이나 세들 사람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20일부터 국세청과 검찰에 의한 임대료실태조사와 부동산투기 및 투기조장부동산중개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시작될 경우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내다봤다.
전세값과 아파트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지역은 조치전에 이미 이사를 위한 전세거래가 거의 끝난데다 전세로 나온 주택마저 적어 주말인 지난 17,18일 부동산중개업소는 대체로 한산한 양상을 보였다.
대치동 청화부동산의 이동아씨는 『우성과 선경아파트는 전세나 매물로 나온 것이 없고 청실아파트만 전세로 나온 것이 약간 있으나 주말에 전세를 찾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히고 『앞으로 임대료등록제 등이 실시되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문의하는 전화가 이따금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반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원식씨도 『자녀들의 학교이전 등을 위한 전세거래가 막바지에 이른 단계에서 정부의 조치가 나와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전세값이나 매매값의 상승세가 일단 주춤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양천구 목동 K부동산의 허만길씨는 『정부대책이 큰 실효성은 없으나 집주인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단기적으로 전세값 안정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고 정부대책 발표이후 집주인이나 세들 사람이 앞으로 열릴 공청회에서 등록제실시 여부가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단독주택이 많은 강북지역은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은 편이나 아직 전세값이 다소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대문구 불광동 J부동산의 김상열씨는 지난해 방한칸에 1천만원하던 전세가격이 요즈음은 1천2백만원에 형성되고 있으나 전세물건이 부족해 전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조치발표이후 오름세에 제동이 걸린 것 같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이미 전세값이 오를대로 오른데다 전세거래가 끝나가는 상태에서 뒤늦게 정부조치가 나와 큰 실효를 거둘지 의심스럽다면서 한번 오른 전세값이 쉽게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로 크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던 아파트값의 오름세도 전반적으로 멈칫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한양아파트 32평형은 1억3천만∼1억4천만원,압구정동 현대아파트 57평은 4억8천만∼5억원에서 호가가 형성되고 있으나 호가가 강세에서 보합세로 바뀌었다. 또 서초구 반포동 주공아파트 18평형은 8천5백만∼9천5백만원선을 벗어나지 않고 있고 양천구 목동아파트 값도 주춤해진 상태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전세물건이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고 일부지역에서는 전세값이 다소 약세로 돌아선 곳이 있어 정부대책의 본격적인 영향은 국세청과 검찰의 조사강도와 임대료등록제 실시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오진모대한부동산학회장은 『가격상승과 투기를 조장하는 무허가 중개업자들만 강력히 단속해도 정부조치가 상당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전세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주택임대차 보호법개정등의 보완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회장은 등록제를 시행하면 집주인들이 노출을 꺼리거나 불이익을 우려해 전세를 내놓으려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이 줄어 세들 사람만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많으므로 충분한 조사와 연구끝에 시행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동구 옥수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정종철씨도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료등록제 등으로 임대절차등을 까다롭게 하면 공급에 제약을 가해 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오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7ㆍ8월쯤에도 전세값이 또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주택문제를 단기적인 응급조치로만 대처하지 않고 예방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