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기” 1백명 명단 공개/국세청 위장수입자등 16명은 고발
◎6백85명 적발,5백79억 추징
부동산 상습투기자 및 법규위반자 1백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국세청은 10일 지난 7월13일부터 8월말까지 전국적으로 부동산투기 일제조사를 벌인 결과 투기자 6백85명을 적발,이들로부터 양도소득세등 각종 세금 5백79억원을 추징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가운데 부동산 중개업법을 위반한 중개업자 13명과 주민등록을 위장전입한 3명 등 16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이들과 상습투기자 88명(4명은 중복)등 모두 1백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상습투기자로 분류된 사람은 지난 5년간 본인 및 가족구성원의 부동산거래횟수ㆍ자금규모ㆍ추징세액 등이 일정기준을 넘어서거나 미등기전매ㆍ단기전매ㆍ허위계약 등 불법으로 거래한 사람들이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지난 1∼4월중 대도시 지하철 건설예정지와 충남 서산ㆍ당진 및 동해안일대 등 개발예정지의 부동산취득자 가운데 ▲미성년자ㆍ연소자(30세미만)ㆍ부녀자ㆍ외지인 등의 가수요자 ▲고액부동산거래자 ▲부동산거래가 빈번한 자 ▲가등기자ㆍ위장증여ㆍ제소전화해 등의 탈법거래자를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국세청은 지난 3∼4월에도 전국 부동산투기 일제조사를 벌여 1천4백91명을 적발,7백75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한편 상습투기자 1백68명의 명단을 공개했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소득원이 불분명하거나 대도시 부동산을 취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밀세무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등 6대도시의 아파트취득자 가운데 가수요자에 대해서도 자금출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기업인ㆍ의사 등 중산층이 투기앞장” 여전/타인명의 분양ㆍ미등기전매등이 대부분/한국부동산문제 연구소장 포함돼 눈길(해설)
부동산상습투기자의 명단이 또 한차례 공개됐다.
지난 5월 1차공개당시에는 목영자씨(57ㆍ여ㆍ산부인과 병원장)등 사회 저명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었던 것과는 달리,이번 명단에는 「알려진」 이름이 거의 없다.
그러나 중견기업인 의사 약사 및 그 부인들이 다수 끼어 있어 중산층이 투기조장에 앞장서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명단 공개자를 직업별로 보면 부동산중개업ㆍ건축업자 등 부동산 관련 사업자가 25명으로 가장 많고 ▲약국ㆍ다방ㆍ제과점ㆍ의류가공업 등 자영업자 13명 ▲기업체사장 및 중역 12명 ▲농업 10명 ▲회사원 4명 ▲기타 3명 등이며 무직자도 21명에 이른다.
특이한 경우로는 한국부동산문제연구소장 정진우씨(45ㆍ서울 강남구 대치동 개포 우성아파트)를 들 수 있다.
정씨는 그동안 매스컴에 자주 등장,투기억제대책등을 주장해 온 사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국세청은 이번에 공개대상자를 선정하면서 1차 당시의 기준이었던 거래규모나 횟수외에 미등기 및 단기전매,허위계약서 작성,제소전 화해 등 탈법거래자를 추가시켰다.
이는 규모와는 상관없이 「죄질」이 나쁜 투기자는 앞으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규모나 횟수에 따른 상습자 선정기준은 지난 5년간 ▲부동산거래 10회 이상에 추징세액 5천만원이상 ▲횟수 20회 이상에 세액 1천만원이상 ▲횟수 5회 이상,세액 1억원이상 등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기조사 대상자는 「5ㆍ8부동산 투기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이전인 지난 1∼4월간 거래분에 대한 것이어서 투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가 일단 진정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언제라도 재연될 소지가 있다』고 전제,앞으로도 투기근절 및 재산관련소득 중과차원에서 투기조사를 계속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등 6대도시의 아파트취득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출처조사가 곧 시작되는 등 국세청의 「대투기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적발자 가운데 대표적인 투기사례는 다음과 같다.
▲타인명의 택지분양=김용익씨는 원진레이온 근로자 17명의 이름을 빌려 지난해 시행된 토지개발공사의 교문지구 택지분양에 당첨됐다.
계약금만 지불한 상태에서 명의대여자들에게 건당 9백만원의 사례비를 지급한 뒤 이가운데 9건을 전매,1억8천9백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양도소득세등 2천1백만원을 추징당했으며 명의대여자들은 모두 당첨이 취소됐다.
▲토지거래허가를 회피하기 위해 현지인 동원=황영애씨는 하남시 미사동의 발 6백31평을 4명에게 분할판매하면서 거래허가를 받지 못하게 되자 현지인 5명을 동원했다.
일단 현지인에게 팔았다가 다시 실취득자에게 명의를 이전하는 형식을 취한 것.
양도소득세 등 8천9백만원을 추징당했다.
▲개발예정지 단기전매=안인성씨는 지난 85∼89년 사이에 개발예정지인 인천 영종도지역의 임야를 11차례나 단기전매했다.
특히 88년 6월에는 9천6백92평을 3천9백만원에 취득한 뒤 3억7천1백만원에 양도,9개월만에 3억3천2백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양도소득세 등 모두 2억8천7백만원을 추징당했다.
◆DB편집자주:명단생략
동아일보 90년 10월10일자 7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