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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점거리 확 달라졌네

    서울 성동구가 금호동 금남시장 노점상을 깔끔히 정비하는 데 성공한 비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양대 앞 노점상 정비에 이어 두번째다. 노점상은 시내 25개 자치구의 ‘뜨거운 감자’다. 생계형 노점상이 적지 않은 데다가 자칫 전국노점상연합 등과의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치구마다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뾰족한 대안이 없어서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성동구는 두 곳의 노점상 문제를 무리없이 풀었다. 조용한 개혁을 중시하는 35년 경력 베테랑 행정가 이호조 구청장이 소리 소문 없이 실행해 얻은 결과물이다. 성동구는 지난 18일 오전 금남시장 앞 노점상을 정비했다. 이날 정비된 노점만 29곳. 이 가운데 26곳은 자진 철수했고,3곳은 대집행을 통해 철거했다.40여년 간 잃어버렸던 도로가 주민들 품에 돌아갔다. 하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3개월여 동안 구청의 계도활동과 함께 끈질긴 설득, 대안 제시 등을 통해 자진철거의 기회를 준 탓이다. 철거를 몇차례 연장해준 것도 기여했다. 이번 정비로 금남시장 앞 차로에 있던 노점상은 모두 정리됐다. 일부 보도 위의 노점상은 내년부터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성동구는 담장트기 사업을 통해 소공원 조성 예정인 한양대앞 노점상 12곳도 조용히 정리했다. 가로판매대는 다른 곳으로 옮겼고, 불법 노점상은 강제철거했다. 현재 한양대 앞에서는 담장트기 공사가 한창이다. #1 정비팀장 공모했어요 노점상 정비 업무는 구청의 3D 업무 가운데 하나다. 대부분의 가로정비팀장은 ‘발령받은 날부터 부서 옮길 생각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구는 정비팀장을 공모했다. 가로정비팀장을 2년 이상하면 모범 공무원으로 선정하고, 근무평가 우대, 희망부서 우선 배치 등의 인센티브를 내걸어 동기를 부여했다. #2 생계형과 기업형 구분 조사를 통해 생계형과 기업형을 엄격히 구분했다. 기업형은 강력히 단속하되 생계형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이동식은 고정식에 비해 차지하는 면적이 줄기 때문이다. #3 주민을 참여시켰어요 노점상 문제는 양면성이 있다. 통행 불편을 초래하고 비위생적인 면이 있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가까운 곳에서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노점상 수요가 생기는 이유다. 성동구는 구청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주민들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먼저 동장들에게 주민 참여를 독려했고, 아파트 부녀회, 학교운영위원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노점에 대한 단속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런 끈질긴 주민 계도활동의 결과 금호3가와 4가 주민 대표들이 지난달 22일부터 시장 주변에 노점상을 이용하지 말자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하루 1회 이상 가두캠페인도 벌였다.1500여명의 서명도 받았다. #4 생계대책도 병행 대책없는 노점상 정비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노점상들에 대해 대출 알선을 해줬다. 금남시장 도로 위의 노점상에 대해서는 시장 안으로 들어가도록 종용했다. 상가번영회장의 동의도 받아냈다. 현재 1곳이 시장 안으로 들어갔고,5곳은 계획 중이다. #5 지속적인 단속 병행 노점상은 단속보다는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금세 또 들어서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동구는 가로환경팀 직원 1명과 공익근무요원 5명 등을 금남시장과 한양대 앞 거리에 배치했다. 전산화 등을 통해 일손이 줄어든 동사무소에 가로정비 업무를 일정 부분 맡겨 구청과 동사무소의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女 핸드볼 5연패 구기종목 첫 金…男대표팀 한풀이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 3년차 주부의 몸으로 하루 7시간 훈련을 견뎌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고교 시절부터 시작된 빈혈 증세가 결혼 이후 더 심해져 약물치료를 받느라 그 흔한 보약도 입에 대지 못했다. 14일(한국시간) 도하의 알 가라파 인도어홀에서 벌어진 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29-22로 꺾는 데 앞장선 라이트윙 우선희(28·삼척시청)는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듯 유난히 지쳐 보였다. 2002년 부산대회 때만 해도 그는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젊은피’였다.2년 뒤 우선희는 세계선수권 올스타로 선정된 데 이어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와 맞먹는 은메달의 감동을 국민들에게 안겨줬다. 어느새 대표팀 네번째 고참이 된 우선희는 이날 결승전에서 막내동생뻘 후배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체력과 스피드를 과시했다. 월드클래스 윙플레이어답게 카자흐스탄 장신 숲을 손쉽게 뚫는가 하면 총알 속공으로 문필희(24·효명종합건설)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6골을 네트에 꽂아 당당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덕분에 한국 여자 핸드볼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이후 대회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우선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30골(전체 4위)을 터뜨리며 공격을 주도, 성공률이 무려 81%에 달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우선희의 왼쪽 팔목에는 카자흐스탄 수비수로부터 받은 강력한 견제 탓에 영광의 상처가 있었다. 왼쪽 팔목 살점이 살짝 떨어져나간 듯 핏자국이 선명했던 것. 우선희는 “(허)영숙 언니,(허)순영 언니와 묶어서 유부녀 3총사라고 말씀하시는데 전 아줌마 소리 듣기 싫어요.”라고 살짝 눈을 흘기더니 “솔직히 체력이 부치지만 나이 티 안 내려고 열심히 먹고 운동해요.”라며 웃었다. 잘 먹는다지만 우선희는 살이 찌지 않는 체질. 세계 최고의 윙플레이어인 만큼 우선희는 유럽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게 사실. 하지만 그는 “소속팀이 창단된 지 얼마 안돼 지금은 움직이기 힘들어요. 팀을 우승시키고 안정된 다음에 다시 생각해 볼게요.”라고 털어놓았다. 얼굴은 동안이지만 우선희는 아테네 올림픽 직후에 결혼한 미시 스타.“신랑이 다섯살 많아서 아기를 빨리 갖기를 원했는데 이젠 좀 지쳤나 봐요. 일단 베이징 올림픽 뒤로 미뤘고 더 연장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라며 방긋 웃었다. 구기종목 첫 금메달을 일궈낸 강태구(부산시설관리공단) 감독은 “결혼하면서 빈혈이 더 심해진 것 같은데 정신력으로 잘 버텨줬다.”며 “가정도 제쳐두고 제자뻘 후배들과 뒹굴며 몸을 아끼지 않은 아줌마들의 투혼 덕에 우승했다. 너무 고맙고 미안하지만 베이징 올림픽까지 뛰어주기를 바란다.”고 욕심을 잔뜩 부렸다. argus@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姑息之計 고식지계

    오경(五經) 가운데 하나인 예기(禮記) 단궁편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증자가 말하기를, 군자가 사람을 사랑할 때는 덕으로 하고, 소인배가 사람을 사랑할 때는 고식으로 한다(君子之愛人也以德 細人之愛人也以姑息).” 소인이 사랑하는 것은 고식, 즉 일시적인 방편으로 하는 것이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 근본적인 대책없이 임시변통으로 마련한 미봉책을 가리키는 말이다. 잡가(雜家)에 속하는 시자(尸子)에 나오는 “은나라 주왕은 노련한 사람의 말은 버리고 아녀자와 어린애들의 말만 썼다(紂棄老之言而用姑息之語).”라는 대목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정부가 공무원의 연금액을 순차적으로 줄이되 이에 맞춰 현재 54∼62세인 공무원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연금개혁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정년을 늘려 보상해주겠다니, 그 발상의 수준이라는 게 그야말로 고식지계(姑息之計) 아닌가. 행정자치부의 한 고위관리는 정년연장 검토의 배경으로 “정년 연령과 연금을 타는 연령 사이에 생기는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제시했다. 요즘 민간기업 근로자의 평균 퇴직연령이 52세이지만,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과 같이 65세가 돼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공직자의 현실인식이 이처럼 ‘자폐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으니 국민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는 것이다. “제 한 몸만을 위한 꾀(一身之謀)를 내지 말고, 천하의 사람을 위한 뜻(天下之志)을 세우라.” 조선시대 영의정 귤산(橘山) 이유원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때다. jmkim@seoul.co.kr
  • “승강기 바로타기 100만명 서명운동 돌입”

    국내 처음으로 승강기 안전문화 캠페인을 기획한 송지태 한국승강기 안전기술원 이사장은 “유치원생부터 노인들까지 모든 국민이 동참하는 승강기 바로타기 운동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 이사장은 “올해의 승강기 사고발생률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부분의 사고가 이용자의 과실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특히 에스컬레이터 사고의 70%가 지하철역에서 집중돼 대형 참사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승강기 안전문화 캠페인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지난 9월까지 승강기 사고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의 68.5%(에스컬레이터 41.1%, 엘리베이터 27.4%)를 차지하고 있다. 승강기 안전수칙을 바로 알고 이용하면 대부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 캠페인을 추진하게 됐다. ▶승강기 바로타기 캠페인을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 것인가. -앞으로 4개월 동안 승강기 바로타기 1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승강기 다중이용 빌딩·아파트 밀집지역과 지하철 역사 등에서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펼칠 것이다. 특히 안전생활시민연합(안실련) 등 시민단체와 아파트 부녀회 등과 함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에게 ‘알림이’ 책자를 배포, 안전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겠다.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과 관련, 국민들이 알아야 할 사항은. -승강기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감지하고 이를 정지시키는 안전장치만 5종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전장치에 문제가 발생돼 사고로 연결되는 경우는 극히 희박하다. 전체 사고의 68.5%가 이용자 과실로 인한 것이어서 사용자 주의가 중요하다. ▶최근 국회 등에서 일부 의원이 검사기관 단일화, 완성, 수시검사 일원화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향후 승강기 안전대책에 관한 복안은. -검사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는 위험성 평가 제도 도입과 필수 안전요건을 명시한 성능위주 기준제정이 시급하다. 신기술 제품의 시장 진입을 쉽게 하고 검사기관간 경쟁을 통해 노후 승강기의 위험성을 합리적으로 분석,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사기관의 단일화 논의는 ‘경쟁을 통한 서비스질 향상’이라는 세계적 추세에도 어긋나고 시장 경제원리에도 맞지 않는 논리라고 생각한다. ▶향후 안전기술원의 사업 계획은. -올해 창립 20주년이다.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회사 이름도 ‘승강기안전센터’에서 ‘승강기안전기술원’으로 바꾸었으며 ‘신속·친절·정확’을 서비스의 기본 원칙으로 조직의 신뢰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겠다. 또 안전 전문기관으로서의 기술력 향상과 수요자 중심의 기술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국제기관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우리 승강기 안전 기술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Seoul in] 10일까지 제주 특산물 장터

    광진구(구청장 정송학) 중곡제일·자양·노룬산 골목시장에서 6일부터 10일까지 제주도 지역특산물전을 연다. 주요품목은 간고등어, 참조기, 감귤, 한라봉, 감자 등이다. 시장별로 고객사은 쿠폰과 상품권을 제공한다. 자매결연 단체인 중곡1동, 자양, 노유1동 새마을 부녀회도 동참할 계획이다. 지역경제과 450-1166.
  • [열린세상] 시민단체가 싸움에 이길 비법/ 김민환 고려대 교수 신문방송학

    1989년 봄이었나보다. 그때 나는 미국 어느 대학에 교환교수로 나가 있었다. 어느날 저녁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데 역시 그 대학에 교환교수로 와 있는 스페인대학 교수가 나를 보더니 눈을 크게 치켜뜨고 “한국에서 내전이 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저녁 뉴스를 보는데 거리가 온통 불바다가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광주민주항쟁 9주년을 맞아 광주 학생들이 벌인 시위를 보며 그 교수는 내전이 났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나는 웃으며 광주항쟁 10주년을 앞두고 1년 전에 페스티벌 준비를 좀 실감나게 하는 거라고 설명했으나 그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외국인 눈에 영락없이 시가전으로 비치는 과격시위가 사라져 가는가 싶더니, 지난 22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재현되었다. 이번 시위는 300여 시민단체가 결성한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주도했다는데, 서울에서는 그래도 덜했으나 지방도시에서는 도청을 공략 목표로 설정하여 철창을 부수고 울타리 나무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근래 시위치곤 꽤 심했던지 일부 언론은 무정부 상황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에 대해 언론이 부정적으로 보도했지만 따지고 보면 요즘 농민은 이 정도 소란은 벌일 법한 처지에 놓여 있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농민이 심대한 타격을 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언론은 도청 문이 부서지고 나무가 불에 타거나 뽑힌 것만을 주목할 것이 아니라, 농민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 요구는 현실적으로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는 것인지, 정부 당국은 어떤 배려를 하고 있는지 등을 취재해 알려야 한다. 과격한 시위가 일어난 것도 문제지만 이 정도 현안에 대해 언론이 종합적인 기획물 하나 제대로 내놓지 않는 것이 더 문제다. 그러나 시민단체나 농민은 지금 언론의 부정적인 태도를 비판하기 전에 그들의 운동방법을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사회적 의제에 대해 여러 전문가와 당사자들이 모여 차분하게 토론을 벌여 바람직한 공론을 창출하는 것을 힘으로 막으며 거리에서 과격시위나 벌여야 하는가? 힘에 의존하는 그런 운동방법은 폭력주의와 다를 바 없다. 그런 운동은 더 큰 폭력을 부른다. 북한은 국호에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아무도 북한을 민주주의 국가로 치지 않는다. 왜?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으면 민주주의 국가로 보지 않는 자유주의 잣대로는 북한을 민주국가라고 할 수 없다. 민주국가에서 특히 집회의 자유야말로 핵심적인 전제다. 그런데 요즘 시민단체의 폭력주의에 식상한 일반시민은 그 자유를 교통편의라는 시시한 이익과 맞바꾸고 싶어 한다. 중국의 마오쩌둥은 수적으로나 화력으로나 상대가 될 수 없는 강적 장제스 군(軍)과 싸워 이겼다. 이른 바 ‘8항 주의’ 덕분에 마오쩌둥이 이겼다고 말하는 역사가가 많다. 마오쩌둥이 엄명한 여덟가지 주의사항은 하찮기 짝이 없다. 숙박한 민가를 떠날 때 잠자리로 깔고 잔 문짝을 다시 달아놓도록 하라, 인민에게 빌린 물건은 반드시 되돌려 주고 부서진 물건은 변상하라, 위생에 유의하되 민가에서 먼 곳에 땅을 파서 변소로 쓰고 떠나기 전에 반드시 흙으로 덮어라, 부녀자를 귀찮게 하지 말라, 인민의 농작물을 상하게 하지 말라, 뭐 이런 것들이다. 마오쩌둥 군사 가운데 일부는 처음에 이 주의사항을 우습게 여겼다. 패잔병이나 비적으로 구성한 것이 그의 군대여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마오쩌둥은 위반자를 가차없이 엄하게 다스렸다. 홍군이 8항주의를 준수하자 민심은 곧 홍군으로 기울었다. 그래서 마오쩌둥은 드디어 장제스를 이겼다. 싸움에 이기려면 먼저 시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김민환 고려대 교수 신문방송학
  • 中 ‘결혼 길년’ 커플들 “성급했다” 이혼 풍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은 2006년 ‘100년 만의 결혼 길년(吉年)’을 맞아 전국적으로 엄청난 수의 신혼 부부가 탄생했으나, 동시에 엄청난 수의 이혼이 양산됐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3일 중국 언론에 보도된 각 지방 이혼수속 담당자들과 부녀자인재개발센터 등에 따르면, 이혼 수속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가운데 35세 미만의 이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당수는 올해 결혼한 부부였다. 특히 지난 10월 1주일간 이어진 국경절 황금연휴 직후에는 엄청난 수의 이혼 수속이 몰렸다. 국경절 연휴가 끝난 첫날 하루 난징(南京)에서만 최소한 60쌍이 이혼을 했다. 대부분 35세 이하 부부여서 신혼이 주류인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결혼 길년에 맞춰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올린 결혼식이 시한폭탄을 지니고 있다가 터진 것”이라면서 “올 한해 이혼 조류가 형성됐다고 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중국 언론들은 5·1절 등 1주일여 지속되는 연휴는 ‘부부싸움의 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항저우(杭州)의 한 이혼등기소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이혼율이 최대 73.6%까지 늘고 있는 가운데 35세 미만 부부의 비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에는 올해 2개의 입춘이 있는 데다 ‘왕왕(旺旺) 번성하는’ 개띠해이고, 짝수해여서 해를 미루거나 앞당겨 결혼식을 올린 사례가 유난히 많았다. 또 최근 연인들의 날인 ‘칭런제(情人節)’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칠석도 올해 두 차례나 돌아오는 등 기념할 수 있는 날이 많았던 것도 결혼 인구 증가에 한몫했다. 또 중국에서 ‘순리(順利)’를 뜻하는 6자가 겹친 2006년 6월6월에는 ‘666 순리’라 해서 결혼식이 절정을 이뤘다.jj@seoul.co.kr
  • 삼척, 대게명성 되찾기 구슬땀

    “경북 영덕뿐 아니라 강원도 삼척에도 대게가 있습니다.” 강원도 삼척시 임원항 주민들이 ‘대게’ 명성을 되찾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1일 삼척시 원덕읍 임원지역 어민들과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경북 영덕군이 대게의 명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영덕지역에서 판매되는 대게 중 상당수가 삼척항과 임원항 등 삼척지역에서 잡힌 대게라고 밝혔다. 삼척지역에서 생산되는 대게의 90%가 영덕지역 상인들에게 유통되면서 ‘영덕 대게’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삼척지역 지자체와 수협 등 관련 기관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에 대한 보호장치나 홍보를 소홀히 한데다 영덕 등지의 지역 상인들이 삼척의 대게를 비교적 좋은 가격에 매입해 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주민들을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원덕읍 임원자망협회와 임원지구번영회 등이 주축이 돼 임원항이 대게의 원산지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대게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2일 하루 동안 임원항에서 나는 대게 1500마리를 어판장에서 삶아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시식회를 열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홍보 활동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는 자망협회 부인들과 임원 부녀회가 직접 나서 봉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자망협회는 어판장 옆에 어선 3∼4척을 띄워 배에서 직접 대게를 시식할 수 있는 행사도 펼쳐진다. 김기원 삼척시 임원지구번영회장은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신선한 회와 대게를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모임]

    ●재경 전남 신안군 안좌면 청년·부녀회 향우회 송년회 12월1일 오후 7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무학웨딩컨벤션 016-231-1354
  • [이 한권의 책]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옛날옛날 한 옛날에 ‘여자 사냥’을 직업으로 삼았던 피에르 클레르그라는 신부가 살았다.14세기 프랑스의 한 작은 시골 마을의 본당 신부였던 이 친구는 중세 유럽의 가장 유명한 이단이었던 카타르파 신도이면서 동시에 그들을 팔아먹던 밀정이었고, 낭만적이며 정력적인 연인이자 난봉꾼이었다. 사제로서의 권력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았던 그는 최소한 12명의 정부를 거느렸다. 그는 자신이 택한 여성 앞에서 주저함이 없었고, 지루한 서론을 생략하고 언제나 본론으로 직행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피에르의 주요 파트너는 자신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애정 편력을 자랑한 이 마을의 영주 부인 베아트리스 드 플라니솔이었다. 둘의 첫 만남은 고해실에서 이루어졌고, 성탄절에도 교회 안에서 불경을 저지를 만큼 뜨겁고 대담했다. 피에르는 제수씨와의 동침도 서슴지 않았다. 사촌간인 파브리스, 그리고 그녀의 딸, 당시 14세였던 그라지드와도 관계를 맺었다. 엄마 몰래? 아니, 엄마는 딸과 신부의 관계에 동의했다. 그라지드는 후에 사제와의 육체관계에 대해서 너그러울 줄 알았던 피에르 리지에에게 시집갔다. 그녀의 성의식은 대담하면서도 솔직했다. 그라지드에게 피에르와의 관계는 즐거운 것이었다. “유부녀와 잠을 잤으니 넌 큰 죄를 지었어.”라며 질책하는 애인에게 피에르는 태연하게 응답한다.“전혀 그렇지 않아. 유부녀든 미혼녀든 죄는 같아. 전혀 죄가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도대체 이 말도 안 되는 짓거리들을 하는 사람들은 뭐란 말인가? 그들은 중세에 관한 우리의 상상력을 부끄럽게 만드는 프랑스의 한 마을 ‘몽타이유’ 주민들이다.‘몽타이유:중세말 남프랑스 어느 마을 사람들의 삶’(엠마누엘 르루아 라뒤리 지음, 유희수 옮김, 길 펴냄)은 피레네 산맥 기슭 해발 1300m에 위치한, 주민 250명의 한 작은 마을에 관한 역사인류학 보고서이다. 2006년 8월 기준으로 14만 5000부라는, 전문 역사서로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하면서 미셸 푸코의 ‘앎의 의지’와 ‘감시와 처벌’들을 가볍게 제쳐 버리고 프랑스의 저명한 갈리마르 출판사 총판매순위 1위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의 제공자는 장차 베네딕투스 12세로서 아비뇽 교황청을 지배하게 될 파미에의 주교 자크 푸르니에였다. 몽타이유의 카타르파 혐의자들을 조사하러 온 푸르니에는 고문보다는 끈질긴 심문을 선호했고, 놀랍도록 세심한 기록을 남겼다. 그 결과, 대개 문맹이었기에 중재자 없이는 글을 남길 수 없었던, 그래서 역사의 공백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14세기 농민들의 삶은 푸르니에의 치밀한 기록을 거쳐 라뒤리의 몽타이유 미시사로 다시 태어났다. ‘계량사의 최고봉’이라고 평가받는 ‘랑그독의 농민들’에서 과도할 정도로 ‘사람 없는 역사’를 보여주었던 아날학파의 이 역사가는 ‘몽타이유’에선 왕이나 저명한 학자들이 아닌 작은 농촌 마을의 갑남을녀들을 역사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람 냄새 물씬 배어나는 역사를 보여준다. 딸들이 결혼지참금으로 집안에 경제적 손해를 가져오느니 차라리 형제자매간의 혼인이 더 바람직하다고 여겼던 사람들. 면도도 목욕도 심지어 세수조차 거의 하지 않았던, 그러나 서로의 이를 잡아주면서 가족관계나 애정관계를 보여주었던 사람들의 독특하고 생생한 삶이 책에 가득하다.
  • 儒林(739)-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0)

    儒林(739)-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0)

    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0) 다음날. 두향은 안동을 향해 먼 길을 떠났다. 밤하늘에서 별이 치마폭으로 떨어지는 흉몽을 꾸고 또한 나으리께서 보내주신 정화수의 물이 핏빛으로 변한 흉사를 보고 그냥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으리의 신상에 무슨 변고라도 일어난 것일까. 다음날 아침 두향은 목욕재계를 한 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소복까지 준비해 가지고 안동을 향해 떠났다. 단양에서 안동까지는 200여리의 험난한 산길. 중도에는 반드시 죽령을 넘어야 했다. 죽령의 높이는 689m로 영남과 호서를 갈라놓는 대재이자 오르막 30리, 내리막 30리의 가파른 고갯길. 아흔아홉 굽이의 고갯길은 각종 곡물과 상품을 수송하는 중요한 통로였으나 그 무렵 산적들이 들끓어 한낮에도 행인들을 괴롭히고 밤이면 맹수들이 사람을 해치는 험악한 태산준령이었다. 아녀자 혼자의 몸으로는 도저히 가고 올 수 없는 심산유곡이었다. 생각 끝에 두향은 2년 전 자신의 부탁으로 나으리께 분매를 전해주었던 여삼과 동행하기로 결심하였다. 여삼은 그 사이 한층 더 늙어 노쇠하였으나 두향으로부터 전후 사정을 전해 듣고는 흔쾌히 이를 수락하였다.20여년 전 퇴계가 단양의 군수로 재임하고 있을 무렵 바로 곁에서 수발을 들었던 여삼이었으므로 나으리께서 돌아가셨다면 빈소에서 분향이라도 드려야 하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안동까지의 먼 길을 함께 떠났다. 두향은 전모를 써 얼굴을 가리고 장옷을 입었다. 장옷은 부녀자들이 나들이를 할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 머리에서부터 길게 내려 쓰던 두루마기 모양의 옷이었다. 쓰개치마를 써도 무방하였으나 때는 엄동설한의 동지섣달. 매서운 삭풍을 막기 위해서는 두꺼운 솜으로 누빈 장옷이 제격이었던 것이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두향이와 여삼은 나흘 만에 안동 고을을 거쳐 도산서당이 있는 토계리(土溪里)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토계리에 도착한 순간. 두향은 집집마다의 지붕 위에서 흰옷들이 펄럭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본 순간 두향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집집마다의 지붕에 한결같이 흰옷을 널어 놓는다는 것은 죽은 사람의 혼령을 기꺼이 받아들여 달라고 저승사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동리에 초상이 났음을 알리는 풍속. 집집마다의 지붕 위에 흰 옷을 널어놓는다는 것은 마을의 중요한 사람이 죽었음을 알리는 일종의 풍장(風葬) 행위였던 것이다. -돌아가셨다. 두향은 맥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서 혀를 깨물며 중얼거렸다. -나으리께서는 분명히 연세하신 것이다.
  • “주부의 눈으로 구정 꼼꼼하게 진단”

    “주부의 눈으로 구정 꼼꼼하게 진단”

    여성이다.4선인 그는 여성이면서 기초의회 재선 의장이 된 유일한 의원이기도 하다. 광진구청 간부들은 구청의 문제점을 콕콕 찍어내는 이 의장을 ‘족집게 의원´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의장이 예리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힘의 원천은 ‘주부의 눈’‘어머니의 눈’으로 구정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초선 때는 어린이대공원에 상설 야외음악당을 옆에 두고 2000만원을 들여 구민노래자랑을 위한 임시무대를 설치한 것을 두고 구청 간부들을 몰아세웠다. 이 의장은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낭비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 현재는 야외 음악당에서 행사가 열린다. 이 의장은 재산세 탄력세율 추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의 세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그러나 집행부는 반대하고 있다. 탄력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서민들에게 큰 도움이 안 되고 구 재정만 어렵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강북 지역에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중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구청이 탄력세율 20%를 적용하고 있다. 광진구를 포함한 2개구는 10%를,5개구는 표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 의장은 10%를 15%로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 의장은 이에 대해 “광진구가 잘 사는 동네도 아닌데 주민들이 다른 구에 비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서 “탄력세율 15%를 적용하면 구민들이 30억원 상당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5기 의회의 특성은 ‘젊음과 전문성’”이라면서 “14명 의원 가운데 초선의원은 8명이고 이 가운데 7명은 사업가,1명은 행정학 박사로 연령은 10살쯤 낮아져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성이 더해지고 젊어지면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고 자랑한다. 실제로 4기 때는 의회가 연평균 조례 1건을 개정 발의했는데, 지난 정기회에서만 4건의 조례가 발의·개정되기도 했다. 그는 투명한 의회가 되기 위해 구비를 지원하는 단체에 구 의원이 가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의장은 “그동안 구비 보조금 단체가 구의원과 유착돼 더 많은 지원을 받는 사례가 있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장은 또 “4선 의원인데다 의장을 맡고 있어 주민들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아 부담도 된다.”면서 “작은 일이지만 도로포장, 하수관거 교체 등 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마지막으로 “공영주차장 시설이 필요한데 내 집앞에는 안된다고 하는 등 주민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보다 많은 구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동료의원들과 지혜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 걸어온길 ▲ 서울시 새마을 부녀회장 ▲ 서울시 한강관리자문위원회 위원 ▲ 성동구청 자문위원 ▲ 성동구 여성단체협의회장 ▲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 제2대 광진구의회 운영위원장 ▲ 제3대 광진구의회 의장 ▲ 제5대 광진구의회의장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인터뷰] 하늘빛 새 영혼으로 영원을 그리는 화가 - 박항률

    [인터뷰] 하늘빛 새 영혼으로 영원을 그리는 화가 - 박항률

    박항률 화백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어느 겨울날이었다. 정호승 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 모닥불을 읽으면서 소녀를 실어 나르는 뗏목의 슬프고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동하여 흘러내린 눈물 방울 사이로 그의 그림은 아련하게 푸른빛을 띄며 내게 다가왔다. 어디선가 겨울 강가에 피어오르는 모닥불을 보시면 소녀를 기다리는 내 기다림이 타오르는 것이라 생각해 주세요. 나무 아래 앉아 있는 단발머리 소녀는 뗏목의 이 애절한 마음을 알고 있을까? 이렇게 나는 모닥불을 통해 박항률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고 이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한번 만나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바람 때문이었을까? 지난 4월 성북동 길상사에서 우연히 화가 부부를 만났고 청담동에 있는 그의 화실로 초대를 받았다. 고은별 |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요함 속에 어떤 애수(哀愁)가 느껴져 옵니다. 그림은 작가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 아련한 슬픔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박항률 | 1994년부터 명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가 경험한 죽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시골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사촌 여동생을 만났는데 저보다 한 살 어린 박금란이라는 이름의 소녀입니다.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사촌 여동생이 중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제가 객지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요. 서울로 올라올 때 동생도 같이 와서 무학여고를 다녔는데 곱사병을 앓다가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사촌 여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비애를 느꼈습니다. 고은별 | 작품 속의 주인공이 바로 그 소녀일 수도 있겠네요. 박항률 | 어떤 그림에서는 나오지요. 두 번째는 제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것이에요. 대학교 4학년 때 돌아가셨는데 제게는 큰 슬픔이었습니다. 고은별 | 명상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시는데…. 박항률 |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닌데 우리 민족의 정서를 그리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습니다. 도화녀와 비형랑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신라 진지왕이 길을 걸어가다 소문으로만 듣던 아름다운 도화녀을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왕이 도화녀를 유혹하지만 도화녀는 유부녀였기 때문에 왕의 청을 거절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던 진지왕은 도화녀에게 남편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녀를 그리워하다 왕이 먼저 죽게 되지만 남편이 죽은 후에 진지왕의 혼이 도화녀를 찾아와 며칠 동안 함께 지내며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뒤로 도화녀가 아기를 낳게 되는데 그 아기가 바로 비형랑입니다. 비형랑은 귀신을 잘 다룹니다. 고은별 | 진지왕이 도화녀를 얼마나 사랑했기에 죽은 후에도 혼령이 되어 찾아왔을까요. 박항률 | 역사학자의 말에 의하면 비형랑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생사관이 담겨 있는 아주 중요한 자료라고 합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사회였다는 이야기지요. 만주에 가면 씨족수(氏族樹)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신단수(神壇樹) 개념이지요. 마을 입구에 느티나무 같은 큰 나무들이 있는데 발해에 가보니까 거기에도 있었어요. 그 마을의 나이 든 사람이 죽으면 새가 되어 씨족수 나무 위에 앉았다가 아기가 태어나면 그 아기의 영혼 속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고은별 | 정호승 시인의 시집과 동화책 항아리에 그림이 실리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박항률 | 91년 《비공간의 삶》이라는 첫 시집(詩集)을 낼 때, 펜화를 그려 넣었는데 그 시집을 보고 정호승 시인이 찾아 왔습니다.(화가는 세 권의 시집을 책장에서 꺼내어 보여주었다.) 고은별 | 그림을 그리면서 시도 쓰시고…. 박항률 | 시라고 할 수도 없지요. 고은별 | <네잎 클로버>라는 시가 있네요. 오랜 시간 고이고이 간직해 왔던 책갈피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잊혀진 내 마음의 갈피 속에 앳된 가시내의 소맷자락 사이로 드러난 살빛 같은 살며시 입술을 대고 멈추고 싶은 네잎 클로버 박항률 | 그림 그리는 것은 자기가 갖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애초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화가가 되는 것은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뜻합니다. 어떤 성향이나 자기가 그릴 것을 이미 내면에 갖고 있는데 이것을 개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도 너의 본성을 찾아라. 개성을 찾아라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자기 안에 있는 것입니다. 자기가 그릴 것을 자기 안에 갖고 있는 것이지요. 고은별 | 전업작가였다가 교수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박항률 | 작업실에서 자유롭게 있다가 학교에 나가니까 연구실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적응이 잘 안 되었지요. 이제는 좀 괜찮아졌습니다. 제자들이 많이 생겨서 나름대로 큰 보람을 느끼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개인적으로 그림 그리는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대학에 오는데 저는 화가가 되는 것은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그려야 하고 매일 그려야 합니다. 붓을 하루도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됩니다.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 현대 미술관 관장님이셨던 임영방 선생님 수업시간에 들은 이야기인데 네덜란드 작가 반. 리에는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했답니다. 창작이란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의지와 힘이다. 지금까지도 그 뜻을 제 마음에 간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고은별 | 처음부터 이렇게 고요한 그림을 그리셨나요? 박항률 | 40대 초반에 그림을 바꾸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표현적인 그림들이 많아 원색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시집을 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조용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전시회를 할 때 길가던 사람이 무심코 들어와서 제 그림을 보고 그냥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은별 | 학창 시절 어떤 화가의 그림을 좋아하셨습니까? 박항률 | 피카소와 모딜리아니를 좋아했습니다.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보면 슬픔이 깊숙이 깔려 있습니다. 눈 안에 슬픔이 꽉 차 있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피카소의 그림 중에서도 청색시대의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청색을 좋아하고 청색으로 그림을 그리면 편안합니다. 고은별 | 서양화인데 소재나 주제가 동양적인, 우리의 정서가 담긴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박항률 | 서양화다 동양화다라고 나누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물감의 재질에 따라 구분이 되어야지요. 한국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니까 그냥 한국화라고 할 수 있지요. 고은별 | 그림 속 여인의 시선이 아래를 보거나 바깥쪽을 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동양적 겸손함이라고 할까 다소곳하고 공손한 태도가 느껴집니다. 박항률 | 인도에 갔을 때 어느 미술 평론가가 제 그림이 분명 어디를 보고 있는데 전부 바깥을 보고 있다고 하면서 인도 화가들의 그림은 그 인물이 그림 안쪽을 보는데 제 그림은 왜 전부 바깥쪽을 보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제가 바깥을 바라보면 그림이 더 커 보이고 넓은 세계를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대답을 했지요. 고은별 | 꽃과 새와 나무와…. 박항률 | 새를 많이 그렸고 그중에서도 머리 위의 새를 많이 그렸습니다.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여행 자체를 좋아합니다. 92년에 베니스의 산마르코 성당 앞 광장에서 비둘기떼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가 사람 머리 위에 앉더라고요. 그 순간 저게 그림이다, 하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머리 위의 새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제 그림과 새의 인연이 그렇게 시작된 셈이지요. 94년에 몽골에 가서 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만주의 에웬키족은 아기가 태어나면 작은 영혼 상자를 만들어 나무를 깎아서 만든 새를 넣어 줍니다. 이 새의 영혼이 아기에게 들어간다고 믿고 있어요. 우리 민족하고 새는 연관되는 것이 많습니다. 신라 금관에 비취가 걸려 있는데 이것을 새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무 위에 새들이 앉아 있는 모습의 왕관(王冠)이라는 것이지요. 이것이 거슬러 올라가면 스키타이 민족까지 연관됩니다. 무덤에서 같은 형태의 왕관이 출토되었어요.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인면조(人面鳥)도 그렸는데 고구려 벽화에 딱 한군데 나옵니다. 불가(佛家)의 가릉빈가(迦陵頻伽 - 극락정토에 살고 있다는 새. 미녀의 얼굴 모습에 목소리가 아름답다고 함.)는 부처님 곁에서 항상 아름답게 노래를 불렀다는 천상의 새입니다. 고은별 | 지금 행복하시지요? 박항률 | 한편으로는 행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림은 취미로 그릴 때가 제일 좋습니다. 그림을 직업으로 그리다보면 싫어도 그려야 할 때가 있어요. 사실은 아마추어 화가들이 제일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입니다. 아무 거리낌없이 “네”라고 대답해 주기를 기대했는데 화가 박항률은 마지막까지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를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소녀의 머리 위에 앉아 있는 새는 지금 어디로 날아가려는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파르르 날아 올라 새 생명으로 태어난 아기의 영혼 속으로 사르르 스며드는 것은 아닐까? 글 고은별 자유기고가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외국인도 고사리손도 사랑의 김장 담가요”

    “외국인도 고사리손도 사랑의 김장 담가요”

    김장철을 맞아 서울 자치구마다 김장담그기 행사가 한창이다.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가 하면 외국인들이 초청, 같이 김치를 담그는 행사도 인기다.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외국대사 부인을 초청해 17일 성북동 삼청각 놀이마당에서 ‘외국인과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를 갖는다. 외국인에게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와 훈훈한 이웃사랑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지난 2003년 이후 올해로 4번째인 외국인과 함께하는 김치담그기 행사에는 노르웨이·스웨덴·싱가포르·알제리·엘살바도르·캐나다·이스라엘대사 부인 등 외국인 15명과 새마을부녀회·여성단체·구청 직원 등 250명이 참여한다. 구는 자매결연지 충북 제천시에서 절임배추 2500포기와 양념을 구입했다. 담근 김치는 어려운 이웃 550가구에 전달할 계획이다. 용산구(구청장 박장규)는 20∼23일 옛 수도여고 운동장과 고양시 주말농장에서 3만 3000포기를 담그는 ‘2006 사랑의 김장 담그기’행사를 벌인다. 전국 최대 규모다. 배추 무게만 99t에 달한다. 또 무 8000개, 고춧가루 3000근, 마늘(20㎏) 50박스, 생강(20㎏) 10박스, 새우젓(20㎏) 20통, 멸치액젓(10㎏)120통 등이 재료로 쓰인다. 배추는 용산구 자원봉사자가 고양시 덕양구 3000평의 주말농장에서 직접 재배했다. 배추 모종을 심고 주말마다 밭을 고르고 풀을 뽑았다. 관내 어린이집 유치원생과 미8군 장병 부인 등 3000여명이 참여한다. 김치통에 담아 저소득 주민과 사회복지시설 등 4000여곳에 전달한다.20일까지 행사에 참여할 여성단체, 기업체 등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한다. 문의 주민자치과(710-3410∼4)로 하면된다. 관악구(구청장 김효겸)는 20∼21일 관악산 주차장에서 배추 5000포기를 담가 저소득 440여 가정과 100여 경로당에 전달한다. 관악구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원, 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한다.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는 21일 구민회관 앞마당에서 배추 3500포기를 담가 731가구에 전달한다. 중구(구청장 정동일)도 22일부터 2주간 신당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 배추 1만 5000포기로 김장을 담가 2800가구에 전달한다. 특히 다국적 자산운영 회사인 피델리티자산운용과 신한생명 등도 참여한다. 강서구(구청장 김도현) 17일 시장도매인협회 광장과 구청 앞마당에서 ‘3000포기 사랑의 김장 담가주기’ 행사를 펼친다. 장애인·무의탁 어르신·소년소녀가장·저소득가장 등 440가구에 김치를 전달한다. 광진구(구청장 정송학)는 양평에서 직접 뽑은 배추와 국산재료로 김치를 담그게 된다.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자원봉사자가 일년 내내 정성으로 재배한 배추로 김장을 담가 이번 행사가 더욱 의미가 깊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연기 고수’들 연극 무대로

    ‘연기 고수’들 연극 무대로

    요즘 공연계는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다.20·30대 젊은 관객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붕어빵처럼 비슷비슷한 작품이 양산되는 형국. 그런데 올 겨울 연극무대가 중후해진다. 김혜자를 비롯해 정영숙, 사미자, 이순재, 양택조 등 TV에서 주로 활동해온 중견 연기자들이 잇따라 무대 나들이에 나섰다.‘아줌마 바람’을 불러일으킨 뮤지컬 ‘맘마미아’‘메노포즈’처럼 연극동네에도 중장년층의 반란이 일어날지 기대를 모은다. ●김혜자 ‘다우트´로 5년 만에 카리스마 연기 두말이 필요없는 배우, 김혜자는 연극 다우트(12월5∼1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 출연한다. 영화 ‘문스트럭’의 작가 존 패트릭 셴리가 쓴 ‘다우트’는 인간 내면에 잠재한 의심과 의혹, 확신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지난해 퓰리처상과 토니상 등을 휩쓸었다. ‘셜리 발렌타인’이후 5년 만에 무대에 서는 김혜자는 극중 냉철한 엘로이셔스 원장수녀 역을 맡아 의심과 확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극단 실험극장이 국내 초연하는 이번 공연에는 연기파 배우 박지일이 엘로이셔스와 대립하는 플린 신부로 분해 극적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킨다.2만 5000∼5만원.(02)889-3561. ●정영숙·박순천 ‘황금연못´ 잔잔한 감동 극단 유의 황금연못(12월1∼31일 유시어터)에는 정영숙, 권성덕, 박순천 등 낯익은 얼굴들이 등장한다.1981년 캐서린 햅번과 헨리 폰다, 제인 폰다 부녀 등 호화 캐스팅과 탄탄한 작품성으로 아카데미상을 휩쓴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 오랜 세월 등을 돌린 채 살아온 아버지와 딸이 남자친구의 아들을 매개로 소통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캐서린 햅번이 연기했던 에델로 분하는 정영숙은 “연극을 한 지가 30년이 넘어 두렵다. 하지만 언제 또 해볼까 싶어 욕심을 냈다.”면서 “중년 세대와 젊은 세대에게 두루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극단 유의 유인촌 대표는 “어른들이 볼 만한 연극을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연출은 유 대표의 친형인 유길촌씨가 맡았다.3만∼4만원.(02)3444-0651. ●양택조·사미자 ‘늙은부부´ 황혼의 재발견 지난 11일 막올린 늙은 부부 이야기(내년 1월14일까지, 코엑스 아트홀)는 노년의 사랑도 청춘의 연애만큼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연극이다. 2003년 초연 이후 매년 배우들을 바꿔가며 재공연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 콤비였던 이순재·성병숙과 함께 양택조·사미자 커플이 번갈아 출연한다. 사별의 아픔을 공유한 노신사와 할머니가 티격태격 말다툼끝에 황혼을 함께 맞이하는 이야기는 중년 관객에게는 공감대를, 젊은 관객에게는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절감하게 한다.2만∼4만원.(02)741-3934. 이 밖에 중견 연기자 연운경은 비구니 스님들의 구도 과정을 그린 연극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14일∼내년 1월14일 제일화재 세실극장)에 출연한다.1만 5000∼3만원.(02)3443-101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술마시고 파출소서 너무 하셨어

    술마시고 파출소서 너무 하셨어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1동에 사는 金모여인(45)은 술만 마시면 파출소에 나타나서 주정하는 고약한 취미(?)때문에 즉심에 회부되었는데…. 김여인은 가정주부인데도 불구하고 사흘이 멀다 하고 술을 마시고는 이웃 문현(門峴)파출소에 나타나서 술을 사내라고 행패를 부려왔다나. 그럴때마다 파출소에서는 김여인을 달래어 돌려보내곤 했는데 도무지 반성의 기미는커녕 날로 행패가 심해가는 형편이라고. 그래서 참다 못한 파출소에서는 3월4일 김여인을 즉심에 넘겨버리고 말았다. 경찰서에서 잡혀온 金여인, 『이번만 용서 해주신다면 딴 곳으로 이사를 가겠읍니다』고 애걸했지만 담당 경찰관님 말씀이『이사 가는 곳 파출소가 또 녹아날 판이니 역시 안 되겠읍니다』 [선데이서울 70년 3월 22일호 제3권 12호 통권 제 77호]
  • 김하늘 첫 유부녀로 ‘금기된 사랑’

    한 여자가 첫사랑과 가슴 아프게 헤어진다. 알고 보니 할머니가 같은 사촌 사이였던 것.이별한 뒤 각자 결혼도 한다. 그러나 불치병에 걸려 90일밖에 살 수 없음을 알게 된 첫사랑이 불쑥 찾아와 “90일만 같이 살자.”고 말한다.“미친 놈”이라고 욕하고 돌아섰지만 그를 잊을 수 없다. 그들의 ‘시한부 로맨스’는 어떻게 될까. 언뜻 보면 통속적인 멜로 드라마인 것 같다. 그러나 금기된 사랑이 90일이라는 시간에 갇히면서 그들의 운명적인 사랑은 더욱 파격적이며 애절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이렇게 첫사랑을 찾는 주인공들이 김하늘과 강지환이라면. 멜로 드라마의 ‘여왕’ 김하늘(사진 왼쪽)이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다.15일 첫 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연출 오종록·극본 박해영)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유부녀인 ‘고미연’역을 맡았다. 그는 “최근 제 나이보다 어리고 밝은 역할을 주로 연기했는데 성숙한 연기에 목이 말랐고, 유부녀 연기도 해보고 싶었다.”면서 “결혼한 여자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보다는 설레고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화 ‘청춘만화’ 등에서 발랄한 연기를 하다가 멜로 드라마를 다시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했던 멜로보다 더 강하고 슬픈 연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드라마 ‘유리화’‘로망스’‘피아노’ 등을 통해 멜로 배우로 인정받은 만큼 감성 연기에는 자신이 있어 보였지만 이번에는 금기시된 사랑이기 때문에 더욱 섬세한 연기가 필요하다고 했다.그는 “심리적인 갈등과 고민을 많이 하는 캐릭터인 만큼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3개월 후 세상을 떠난다는 생각을 집중적으로 했고, 그런 감정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윤리적 잣대로는 이해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애절한 사랑과 그들을 사랑하는 또 다른 남녀의 고통을 통해 사랑에 대한 솔직한 질문을 던진다.김하늘의 남편으로는 뮤지컬배우 출신 윤희석이, 강지환의 아내로는 오랜만에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내는 정혜영이 출연, 가슴 아픈 사랑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하늘과 드라마 ‘해피 투게더’‘피아노’ 등의 작품을 같이 했던 오종록 PD는 “8년간 멜로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춰온 만큼 유부녀 역할에 도전하는 김하늘의 연기에 기대가 크다.”면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잉글리시 페이션트’ 같은 서정적인 로맨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정은·하지원·김하늘 삼색멜로

    김정은·하지원·김하늘 삼색멜로

    김정은(30) 하지원(27) 김하늘(28)이 방송 3사 수목 드라마의 자존심을 내건 ‘3색 멜로’ 대결을 펼치고 있다. 월·화요일은 이미 MBC 사극 ‘주몽’의 세상이 된 지 오래고. 주말 저녁 8시대는 KBS2 ‘소문난 칠공주’가 활개를 치고 있다. 시청률 다툼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데가 바로 ‘절대 강자’가 없는 수목 드라마다. 시청률 20%대를 바라보는 하지원의 KBS2 ‘황진이’에게 SBS ‘연인’의 김정은. 고현정의 바통을 이어받은 MBC ‘90일. 사랑할 시간’의 김하늘이 거세게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다.아직 선두는 ‘황진이’(윤선주 극본·김철규 연출)다. 하지만 수성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주에 첫 방송을 한 SBS ‘연인’(김은숙 극본·신우철 연출)은 8일 11.3%. 9일 12.2%(전국 기준·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각각 기록해 같은 날 16.6%. 19.7%를 보인 ‘황진이’에게 뒤졌지만 이는 전초전에 불과하다. 게다가 15일부터 시작하는 ‘90일∼’(박해영 극본·오종록 연출)은 9일 16.3%로 막을 내린 ‘여우야. 뭐하니’의 후광 효과에 김하늘-강지환 커플의 정통 멜로로 승부수를 띄울 작정이다. 이번 싸움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들 세 배우가 서로 다른 색깔의 멜로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 ‘황진이’는 16세기 조선 최고의 명기이자 시대의 예술혼을 지닌 황진이의 파란만장한 삶과 거침없는 사랑을 그리고 있다. 시대를 앞서가는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준 황진이는 극 중에서 부잣집 도련님 김은호(장근석)를 비롯해 김정한(김재원) 벽계수(류태준) 이생(이시환) 서경덕(캐스팅 미정) 등 뭇 남자들과 각기 다른 빛깔의 러브 스토리를 엮어간다. 하지원은 “다채로운 빛깔의 한복 맵시만큼이나 다양한 사랑법을 그릴 것이다. 사극 멜로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정은은 자신의 매력을 최대한 살린 코믹성 멜로를 들고 오랜만에 돌아왔다. 2년 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SBS ‘파리의 연인’ 콤비 김은숙 작가-신우철 PD가 다시 뭉쳤다. 조폭의 중간보스인 ‘나쁜 남자’ 하강재(이서진)와 엽기 발랄한 러브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성형외과의사 윤미주(김정은) 캐릭터다. 쾌활하고 엉뚱하고 씩씩하고 정의로운 데다 오지랖까지 넓은 윤미주는 ‘파리의 연인’ 강태영이 한결 업그레이드된 느낌이 든다. 첫 회에서 트로트 ‘무조건’을 흥얼대는 등 콧소리 섞인 코믹 연기를 보여준 김정은은 “(파리의 연인 때와)억지로 꼭 달라야 하나? 손바닥 뒤집듯 변신하고 싶지 않다. 재미있는 대본을 재미없게 연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코믹과 멜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연기를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SBS ‘유리화’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김하늘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유부녀의 성숙한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90일∼’은 3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대학강사 현지석(강지환)이 아내가 아닌 첫사랑 고미연(김하늘)과 남은 생을 함께 보내겠다고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SBS ‘해피투게더’(99년) ‘피아노’(2002년)에 이어 오종록 PD와 세 번째 인연을 맺게 된 김하늘은 “금지된 사랑이기에 더욱 애틋하고 애절하다. 가슴 시린 슬픔과 타는 듯한 사랑을 동시에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오 PD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여성들을 겨냥한 정통 멜로다.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혹은 ‘잉글리쉬 페이션트’ 같은 애절한 로맨스를 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습기자 snoopy@sportsseoul.com
  • ‘서울 중구를 빛낸 인물’에 선정된 문영옥씨

    ‘서울 중구를 빛낸 인물’에 선정된 문영옥씨

    올해 ‘서울 중구를 빛낸 인물’로 선정된 문영옥(55·신당5동)씨는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의 주인공을 꼭 빼닮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 ‘홍반장’을 보는 듯하다. ●새벽엔 방앗간 일… 낮엔 봉사활동 문씨의 별명은 ‘슈퍼우먼’ ‘잠이 없는 여자’다. 주민들은 새벽에 방앗간 일을 하고, 낮 시간에는 지역 봉사활동을 나서는 그에게 이런 별명을 붙여줬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어김없이 ‘문 통장’ 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9년 동안 통장을 맡았고, 올해부터는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며 동네 축제와 노인잔치, 체육대회 등 동네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여기에 청소년협의회 부회장으로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한 달에 두번씩 동네 유해업소 야간순찰을 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을문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책을 관리하며 아이들에게 책을 대여해주고, 문고를 찾은 아이들에게 한문공부도 시킨다. 또 새마을부녀회 회원으로 동네 행사 때마다 자신이 운영하는 방앗간에서 떡과 밥을 지어 내놓는다. 최근에는 매주 중구 장애인복지회관을 찾아가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발마사지 봉사를 펴고 있다.“방앗간 일이 밤낮이 없다 보니 종종 밤을 새우거나 새벽까지 일하죠. 그래서인지 하루 2∼3시간 잠을 자는 게 습관처럼 됐어요. 동네 아주머니들과 수다를 떨고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봉사활동이 더 보람있지 않나요.” ●애향심 깊은 중구 토박이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100년이 넘게 이곳에서 방앗간 ‘떡사랑’을 운영한 토박이다.‘백학이 놀던 마을’이라 붙여진 ‘백학동’(현 신당 5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중구에 있는 서울신문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그는 1973년 서울신문 사옥에서 결혼했고, 형부(박기동·서울예전 문예창작과 교수)가 197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남들은 대대로 방앗간을 하면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라고 하는데 전 돈 욕심이 없어요. 누군가 지역을 위해 봉사해야 원만하게 돌아가죠.” ●치매 시어머니 7년 병수발 그는 타고난 효부다. 지난 2000년 10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반신불수에 치매증상이 겹친 시어머니(82·10월 별세)를 남편 임윤빈(59)씨와 7년간 지극정성으로 간병했다. 맏며느리가 아닌 둘째 며느리인데도 결혼 이래 30년간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병으로 쓰러진 뒤 매일 대소변은 물론 시간이 날 때마다 재활운동과 공원산책, 한방치료 등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구청에서 효행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통보를 받고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상을 거부했으나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로 지난달 12일 구민의 날 행사에서 효행상을 받았다. “어차피 인생은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가는 것 아닙니까.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위해 죽는 날까지 봉사할 생각입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커리어 우먼] 김종민 교보증권 PB센터장

    [커리어 우먼] 김종민 교보증권 PB센터장

    교보증권의 첫 여성지점장이자 첫 프라이빗뱅킹(PB)센터장인 김종민 지점장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일에 대한 열정과 동료들과의 나눔이다. 김 지점장은 국민투자신탁(푸르덴셜투자증권 전신)에 입사해 재직중에 결혼했지만 “유부녀가 회사 다니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당시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해 입사 7년만에 회사를 나왔다. 그러다 전업주부 생활 7년만에 현대증권의 계약직 사원으로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7년차 아줌마를 불러준다니 한번 가보라.”는 남편의 ‘권유’는 김 지점장이 워낙 일을 열심히 하면서 ‘구박’으로 바뀌었다. 야근에다 출장을 밥먹듯 하는 김 지점장에게 남편은 “월 100만원 계약직이 무슨 일을 그렇게 하냐.”며 핀잔주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회사내에서의 인기는 단연 으뜸이었다. 회사는 일년에 연봉계약서를 4번이나 고쳐 쓰면서 김 지점장을 잡았고 입사 후 1년반만에 대리로 승진시켰다.1998년에는 수탁액이 10조원을 넘어 회장상을 받기도 했다. 김 지점장은 “자기가 받은 것 이상 일한다고 해서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입지가 강해지고 능력이 커진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자신의 능력이 나아지면 비슷한 능력의 사람들이 주변에 모이고 이것이 더욱 자신을 개발하는 데 힘이 되어준다고 설명했다. 국민투자신탁 시절 그녀는 주위 동료나 선후배들에게는 ‘모르겠다 싶으면 찾는’ 단골이었다. 청소하고 커피도 나르는 고졸 여사원이었지만 회사규정, 판매상품, 법규 등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덕분이다. 자신이 모르는 것은 주위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물었고 좋은 아이디어는 서슴없이 동료들과 나눴다. ●“승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좋은 아이디어를 남에게 뺏기는 것이 가끔 억울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승리하기 위해서 일한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내가 남보다 좀 더 능력이 있고 이를 부족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고마운 것”이라고 겸손해한다. 그녀의 이런 나눔이 7년 동안 누군가의 뇌리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일선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김 지점장의 공식업무는 상품개발이지만 자금운용에 관한 상담도 많이 했다.“개인자금 운용에 있어 마지막 선택이 상품결정”이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각종 단체의 강의 요청에 일일이 다 응하면서 지금까지 100여명이 넘는 개인의 재무상담을 도왔다. 이런 지식들을 모아 ‘증권사 금융상품 101% 활용하기(공저)’란 책도 펴냈다. 이런 소문을 타고 2003년 교보증권으로부터 “상품개발에 꼭 필요하다.”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교보증권에서도 두각을 드러냈고, 지난달 문을 연 PB센터를 맡는 행운을 얻었다. 교보증권의 첫 PB센터인지라 관련 회사 규정마련, 본사와의 관계설정은 물론 사무실 인테리어 까지 모든 것에 관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중 가장 많은 노력을 들인 부분은 인력 구성이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내 것을 내놓고 함께 공유하는 공동체로 운영된다.”는 명제에 동의하는 것을 필수조건으로 삼았다. 나라종금과 HSBC에서 PB업무를 해 온 이선주 상무, 부동산·보험분야에도 밝은 정종인 차장,2년 연속 경제지의 전국 수익률 대회에서 우승한 김찬수 차장, 회사자산운용의 경험이 많은 김상규 대리 등이 그녀와 함께 일한다. 김 지점장은 “금융기관이 경쟁력을 기르려면 같은 상품이라도 고객마다 다르게 운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한데 우리 팀은 그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녀가 재무상담을 할 때 중점을 두는 분야는 수입이 끊긴 이후에도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현재 소득이 60세 정도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착각 속에 버는 만큼 쓴다.”면서 “돈을 벌 때의 재테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간의 경험을 모아 ‘은퇴를 위한 25가지 황금재테크’도 이달안에 출판할 예정이다. 글 전경하 도준석기자 lark3@seoul.co.kr ■ 김종민 지점장은 ▲1982년 국민투자신탁▲1996년 현대증권▲1997년 현대증권 대리▲2003년 교보증권 투신마케팅 과장▲2005년 자산관리팀 차장▲2006년 강남PB센터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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