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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7) 일 하다 먹는 ‘들밥’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7) 일 하다 먹는 ‘들밥’

    장정이 7명, 젖먹이 어린애가 한 명, 더벅머리 꼬마가 한 명, 그리고 젖을 먹이는 아낙이 한 명이다. 뙤약볕에서 일을 했는지 장정 다섯은 웃저고리를 벗고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큼지막한 밥사발을 들거나 앞에 놓고 먹고 있는데, 가난한 살림이라는 것은 절로 짐작이 간다. 김홍도 그림 ‘들밥’의 왼쪽을 보면 두 사내가 한창 밥을 먹고 있는데, 반찬 그릇은 오직 하나다. 그림 중앙의 사내는 아예 반찬 그릇조차 없다. 모든 밥은 아낙네의 앞에 놓인 보자기를 덮은 방구리에서 나온 것이다. 장정 일곱의 밥이 방구리 하나에서 나오다니, 좀 쓸쓸하다. 방구리는 한쪽이 열려 있는데, 조심스럽게 보면 그릇을 담은 것이 아니라, 단일한 품목의 물건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데, 내 눈에는 보리밥으로 보인다. 아닌가. 하기야 들밥에 무슨 음식의 종류가 있을까. 보리밥에 풋고추와 된장이면 족할 것이다. 하지만 빠질 수 없는 것이 막걸리가 아닌가. 그래서 새참은 동시에 ‘술참’이 된다. ●김 매는 노동뒤에 배불리 먹는 포만감 흔히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하지만, 사실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 편안하고 쾌적한 사무실에서 깔끔한 복장으로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업무를 보고 월급을 받는 것과, 저 땅 속에서 비지땀을 흘려가며 석탄가루를 뒤집어쓰고 석탄을 캐는 노동으로 대가를 받는 것이 선택사항이라면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양반들은 언필칭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곧 농민이 가장 고귀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량은 인간의 필수적 생존조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농사가 가장 중요한 것일 뿐, 뙤약볕에 몸을 내맡기고 허리가 끊어져라 김을 매는 노동은 사실상 선택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실 농사일은 엄청난 중노동이다. 농업의 기계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농사는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이 인간의 손끝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노동의 강도는 대단히 높고, 칼로리의 소모도 엄청난 것이다. 그 소모되는 칼로리를 공급하는 것이 들밥이고 새참이 것이다. 강희맹이란 분이 있는데, 한국한문학사에 꽤나 이름이 높은 분이다. 그 분의 저술에 ‘금양잡록(衿陽雜錄)’이란 책이 있는데, 농사일에 관한 책이다. 금양은 지금의 과천인데, 그는 한때 과천에서 씨를 뿌리고 채소를 가꾸고 나무를 심는 등 직접 농사일을 하여, 농사 제반에 대해 제법 알게 되었다. 강희맹은 먹물이었으니, 그는 또 먹물답게 거기서 얻은 지식을 ‘금양잡록’이란 책으로 엮는다. 책의 내용은 곡식의 종류, 농사짓는 법, 농민과의 대화 등등이지만, 뜻밖의 것도 있다. 농민들이 농사를 지을 때 노래를 부르는데 듣고 보니, 괜찮다. 그래서 한시로 옮긴다. 이것이 ‘농구(農謳)’ 14편이다. 말이 길었지만, 여기에 ‘들밥을 기다리며’란 시가 있는 것이다.(‘농구’는 모두 14수다. 그 중 여덟 번째 작품이 ‘들밥을 기다리며’이다). 작품을 읽어보자. 큰 며느리 절구질 서둘러 작은 며느리 부엌으로 들어가자 푸른 연기 모락모락 피어나고 주린 창자에선 우레 소리 울린다 들밥 기다릴 때는 호미 들 힘조차 안 남았네 남자들이 들에 나가서 김을 매고 있을 때 집안에서 부녀들은 들밥 준비에 바쁘다. 고된 노동을 하면서 오로지 들밥만을 기다릴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한 끼 밥을 즐겁게 먹기 위해 오전의 노동을 견디고, 한 끼 저녁밥을 즐겁게 먹기 위해 오후의 노동을 감내한다. 농사일은 강도 높은 노동이다. 새벽에 나와서 허리를 꼬부리고 계속 일을 하다가 정오 때가 되면 뱃속에서는 우레 소리가 울리고 호미 들 힘조차 남지 않는다. 드디어 들밥이 오고, 배불리 먹는다. 그 다음은 ‘배를 두드리며’란 작품이 이어진다. 광주리 향기로운 보리밥 아욱국 달디 달아 숟갈에 매끄럽게 흐르네. 어른 젊은이 차례로 둘러앉아 왁자지껄 밥 먹는 소리 요란하다. 달게 포식하매 속이 든든하니 배를 북처럼 두드리고 그저 흡족할 뿐 어떤가, 힘든 노동 끝에 배불리 먹고 흡족해 하는 농민의 심정을 느낄 수 있으신지. 전근대 사회는 농업사회이니 당연히 농사에 관한 한시가 많이 남아 있다. 그런 한시 중에서 들밥을 내 가는 여성은 단골로 등장하는 제재다. 성종 때 관료로서 시인으로서 대제학 벼슬까지 했던 서거정의 ‘전가(田家)’란 시를 보자. 고사리나물을 반찬삼아 밥을 먹고 농담을 하며 웃음소리가 낭자하다. 봄비도 넉넉히 내렸다. 굳이 두레박으로 논물을 퍼 올리지 않아도 된다. 여유 있는 풍경이다. 한데 들밥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고려 말 시인인 안축이 삼척 죽서루를 읊은 8수의 한시 중 ‘밭이랑에 들밥을 내어가는 아낙네’란 시를 보자. 아낙은 들밥 차리느라 자기 밥도 아니 먹고 새벽부터 마음이 논밭에 가 있네 점심나절 밭이랑으로 걸음을 재촉하여 남편을 배불리 먹인 뒤 신이 나서 돌아오네. 남편은 꼭두새벽에 들로 나갔다. 한여름의 농사일은 너무나 고되다. 아내는 그 남편이 너무나 안쓰럽다. 그것을 생각하고 서둘러 밥을 지으며 정작 자신의 식사는 잊어버린다. 정오가 되어 서둘러 들로 나가 남편이 배 불리 먹는 것을 보고는 그제서야 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앞서 들었던 서거정의 시보다는 현실에 훨씬 더 가깝다. 김홍도의 그림도 그렇다. 김홍도의 그림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여성의 표정을 보라. 자식에 대한 따스한 눈길을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무언가를 먹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먹이는 것은 인간의 생명의지를 충족시켜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남편 배불리면 굶어도 흐뭇한 아낙 그런데 이 시에 꼭 맞는 그림이 남아 있다. 역시 김홍도가 그린 ‘들밥 내가는 아낙네’라는 그림이다. 논에서 농부들이 김을 매고 있고, 그 아래에 아낙네가 머리에 밥을 담은 광주리를 이고 있다. 그 앞의 사내는 지게를 지고 있는데, 역시 먹을 것이 담겨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조선후기 가사체 농서인 ‘농가월령가’를 보자.‘농가월령가’는 월령이란 말대로 달마다 농사꾼이 해야 할 일을 열거한다.6월령의 점심 먹는 부분을 인용해 보자.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 막히고 맥 빠진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다 정자나무 그늘 밑에 앉을 자리 정한 뒤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단술 먼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채운 뒤에 맑은 바람 배부르니 낮잠이 맛있구나 농부야 근심 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아마 이 부분은 김홍도의 그림과 흡사할 것이다. 점심밥의 내용물은 무엇인가.5월령을 보면,“보리밥 찬국에 고추장 상추쌈을, 식구들 헤아리니 넉넉히 준비하소”라고 했으니, 보리밥에 찬국에 고추장과 상추쌈이었던가 보다. 논문 실적이 개인 능력에 대한 야박한 평가가 된 요즘, 원고를 내놓으라는 독촉에 시달리며, 뜬금없이 다시 태어나면 들밥을 먹으며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근골을 움직여 나와 내 가족이 먹을 정도로만 수확을 얻는다면, 나머지 시간은 그냥 놀다가 늙어지면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런 삶 말이다. 욕심이 너무 과한가. 한국의 농업이 무너지고, 수천㎞ 바다를 건너온 식량에 목을 매고 사는 이 시대를 생각하면 그런 생각 더욱 간절하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Seoul In] 교복 알뜰장터 개최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신학기를 맞이한 중고생들을 위해 2008년 교복알뜰장터를 19∼20일 도봉상설알뜰매장(창동역 1번출구)에서 개장한다. 이 행사는 도봉구 여성단체, 교육청, 학교 등이 연계해 졸업생들의 교복을 모아 1점당 1000원부터, 참고서 1권당 500원부터 판매한다. 도봉구새마을부녀회와 주부환경연합회에서 행사를 돕는다. 가정복지과 2289-1526.
  • 한나라·靑 ‘盧대통령 귀향행사’ 설전

    한나라·靑 ‘盧대통령 귀향행사’ 설전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일에 열리는 봉하마을 귀향 행사를 놓고 13일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설전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오는 24일 청와대에 머무른 뒤 다음날 이명박 당선인의 취임식과 서울역에서 열리는 간단한 퇴임 행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KTX를 이용해 밀양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날 진영읍 번영회와 이장단협의회, 새마을부녀회, 노사모 등으로 구성된 ‘노무현 대통령 귀향 환영추진위원회’는 예술 공연과 환영식 행사를 갖기로 했다. 현재 봉하마을 곳곳에는 노란 풍선과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다. 행사 참석자는 6000∼1만명 정도로, 행사비용 약 1억 3000만원은 참여단체가 나눠서 부담하기로 했다는 것이 추진위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강성만 부대변인은 “5년간 국정을 맡아 수고하시고 귀향하는 길이니 고향 사람들이 어느 정도 환영은 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50가구 120명이 사는 조그만 시골 마을에 1만명 분의 떡국을 준비하고 연예인까지 동원한 대규모 군중 행사까지 한다는 것은 과거 대통령들의 퇴임 때와 비교해 봐도 지나치다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강 부대변인은 “더구나 지금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타, 온 국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봉하마을 주민들과 노사모,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귀향 행사를 조촐하게 하자고 설득하는 것이 마땅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박태우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그동안의 실정으로 민생경제가 파탄이 날 지경인 상황에서 화려한 귀향행사는 되도록 자제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오는 25일은 새 대통령의 취임식도 있고 그만두는 대통령의 퇴임 행사도 있는 날”이라면서 “새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필요하고 퇴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필요하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대변인은 “환영행사를 청와대와 협의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불쾌해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농사 대신 지어 드립니다”

    “농사를 대신 지어주고 농기계도 빌려드립니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부족해진 인력난 해소를 위해 농기계사업단을 운영하는 자치단체가 늘어나고 있다. 전북 장수군은 최근 농업기술센터 내에 농기계사업단을 발족했다. 농기계사업단은 트랙터, 제초기, 결속기, 퇴비살포기 등 농기계 39종,131대를 보유하고 과수방제작업, 벼 이앙작업, 청보리 결속작업, 벼수확작업, 로터리작업 등 농작업을 대행해 주거나 농기계 임대사업을 한다. 장수군은 작목반 중심으로 농기계를 임대하고 노약자, 부녀자에게는 농작업을 대행해주는 등 농기계 구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농가소득 증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조사료 생산 장비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으로 농가생산비 절감 및 지역순환농업을 정착시켜 농업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갈 계획이다.군 관계자는 “농기계사업단 운영으로 농가 생산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며 “농민들이 기계 임대 및 농작업 대행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사업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무주군도 전 농가를 대상으로 농기계를 연중 임대한다. 무주군은 농가별로 구입하기 어려운 고가의 농기계 장비를 대여, 농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기계 임대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빌려주는 농기계는 벼농사와 밭농사용, 축산, 과수, 원예, 특작용으로 볍씨 발아기와 퇴비 살포기, 콩 탈곡기, 비닐수거기, 래핑기, 제초기, 심토 파쇄기, 구굴기 등 총 40여종에 달한다. 사용료는 기종과 규격에 따라 하루에 5000∼7만 5000원이다. 신청은 농업기술센터(320-2551)에 전화 또는 직접 접수하면 된다. 무주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고가의 농기계 사용이 빈번해질 것에 대비해 임대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달밤에 체조시킨 부부 강도(强盜)

    달밤에 체조시킨 부부 강도(强盜)

    아내가 밤길의 취객을 유혹, 남편은 이를 기화로 금품을 강탈해오던 부부강도가 잡혀 들었다. 어엿이 세 아이까지 둔 이 부부의 치사찬란한 미인계강도극, 그 사연인즉-. 지난 5월11일밤 10시 30분께. 전남 나주(全南 羅州)군 나주읍 교동 나주 고등학교 뒷길은 마침 보름달이라 초저녁처럼 훤했다. 길가에 핀 노란 유채꽃이 달빛을 받아 더욱 훤하고. 오랜만에 만난 매형과 거나하게 술을 나눈뒤 집으로 돌아가던 허(許)영철씨(37·가명 공무원)는 문득 취기가 가시는 것을 느꼈다. 바로 눈앞에 소복을 한 30대의 여인이 우뚝 서 웃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인은 흠칫하는 허씨에게 계속 미소지으며 애교를 떨었다. 허씨는 『무슨 여자가 밤길에 기분나쁘게 눈웃음을 치느냐?』고 점잖게 나무랐다. 그러나 여인은 태연히 대답했다. 『전 유부녀랍니다. 그러나 남편의 출장이 잦아 외로와 못살겠어요. 저를 기쁘게 해주실순 없으신지요?』 너무나 대담하고 노골적인 여인의 말에 허씨는 오히려 섬뜩했으나 여인은 틈을 주지 않고 팔짱을 끼며 갖은 교태를 부려왔다. 술도 들어갔겠다, 달빛은 밝겠다, 여인의 유혹에 허씨는 넘어가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두 남녀의 발길은 가까운 꽃밭 한가운데로 향했다. 마치 다정한 연인들어럼 꽃밭속의 밀회가 진행되었다. 여인의 손길은 서슴없이 마구 사내의 품을 파고들고 허씨는 정신이 몽롱하게 여인의 매무에 취했다. 두 사람이 한창 신나게(?)입맞춤을 하고 있을때였다. 문득 남자의 구두발길이 얼굴을 강타했다. 곧이어 소나기처럼 주먹세례가 날아들었다. 허씨는 그대로 꽃밭속에 「넉·다운」되어 버렸다. 가지고 있던 현금 5천9백원과 팔뚝시계, 공무원증, 주민등록증, 예비군수첩등이 어느새 몽땅 털렸다. 얼마뒤 허씨가 정신을 차리자 낯선 사내가 『내 마누라를 강탈했으니 피해보상금 10만원을 5월20일까지 내놓으라』며 『10시정각 영산포읍 삼거리서 노란「점퍼」를 입은 사내에게 전하라』고 전달방법까지 지시했다. 허씨는 변을 당한뒤 창피한 마음에서 누구에게도 이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냉가슴을 앓았다. 약속한 20일까지 기다리기가 지리했던지 부부강도는 12일 다시 연락을 해왔다. 『15일 정오 영산포읍 활쏘는데로 돈을 갖고 나오라. 만약 어기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쪽지가 전달되었다. 큰일나겠다고 생각한 허씨는 비로소 사건을 고발했다. 허씨의 신고를 받은 나주서는 전담반을 짜고 허씨집 부근에 형사를 배치했다. 13일 낮 1시쯤 경찰의 예상대로 비워둔 허씨집에 낯선 두 남녀가 나타났다. 이들은 30분가량 허씨집 마루에 앉아 두리번거렸다. 경찰은 일단 이들을 범인으로 단정, 경찰서로 연행했다. 사내의 호주머니에서 허씨의 시계와 주민등록증이 나오자, 이들이 진범임이 밝혀진 것. 사내는 편정보(片正甫·37·가명·나주군 나주읍 보산리), 여인은 편의 아내 염판숙(廉判淑·34·가명). 범행이 밝혀지자 염여인은 편의 아내가 아니라고 성을 나(羅)씨로 바꾸어 대었으나 편의 주민등록증사본을 떼어본 결과 편의 아내임이 드러났다. 『남편은 2년전부터 성병을 앓고 있었고 또 도박을 줄겨 가산을 탕진했읍니다. 남편의 강압에 못이겨 저지른 짓입니다. 제발 두 아들(중1, 국민학교3년)에게만은 비밀로 해 주십시오』 두 살된 젖먹이와 함께 수감된 염여인의 호소였다. <광주(光州)=정일성(丁日聲)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5월 30일호 제4권 21호 통권 제 138호]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 빨래터의 여자와 남자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 빨래터의 여자와 남자

    김홍도의 그림 ‘빨래터’다. 아낙네 몇이 개울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다. 그림 왼쪽의 어린아이가 딸린 여성은 머리를 풀어헤쳐 감은 뒤 다시 땋고 있다. 앞에는 빗이 놓여 있다. 재미있는 것은, 어린아이다. 아랫도리를 홀랑 벗고 있는데 이놈은 심심한 것인지 배가 고픈 것인지 엄마 젖을 만지고 있다. 그 아래의 여성은 긴 빨래를 비틀어 짜면서 건져내고 있다. 그 오른쪽에 방망이질 하는 여성 둘이 무슨 이야기인지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빨래터는 온갖 수다가 난무하는 곳이 아닌가. 시누이 험담인가, 동서 험담인가, 아들 자랑인가, 건너 마을의 아무개 남편의 이야기인가. 우물과 빨래터는 여성들 고유의 일터이자, 수다판이다. ●여성의 일터이자 은밀한 이야기 나누는 곳 빨래는 밥짓기와 함께 여성노동에 속한다. 아니, 속하는 것이 아니라, 빨래와 밥짓기는 여성을 여성으로 규정하는, 좀 더 어렵게 말해 여성성을 규정하는 본질적 노동이다. 곧 밥과 빨래란 가사노동은 곧 여성이란 말과 등치된다. 밥짓기와 빨래가 언제부터 여성 노동으로 규정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마 가부장제 사회가 성립하고부터가 아니었을까.1123년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이렇게 말한다. 옷을 빨고 비단이나 베를 희게 말리는 것은 모두 부녀자의 일이다. 비록 밤낮으로 부지런히 일해도 감히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물을 파고 물을 긷는 것은 대개 시내 가까운 곳에 한다. 우물 위에는 두레박을 걸어 함지박에 물을 긷는다. 함지박은 배의 모양과 같다. 빨래는 오래 전부터 여성의 노동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고려나 조선이나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조선의 여성은 고려의 여성에 비해 훨씬 부자유하였다. 지난 호에 말한 바와 같이 조선의 양반-남성들은, 여성의 외출을 금했다. 하지만 고려조의 여성은, 남편의 승진과 출세를 도모하기 위해 엽관운동을 하러 남편의 상관을 찾아가는 일도 가능했고, 굿을 하기 위해 신당을 찾거나, 불공을 올리기 위해 절을 찾을 수도 있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구경거리가 생겼을 때도 당연히 떳떳하게 외출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조선조가 들어서면서 여성의 외출은 금지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의 외출이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금지의 원칙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활동의 의지를 축소시켰던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남아 있는 여성의 합법적 탈출로, 곧 해방구는 우물과 빨래터였다. 그것은 힘든 노동의 공간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동네의 소식을 주고받고 은밀한 험담을 할 수도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그곳은 성적 담화가 가능한 해방의 공간이었다. 단원의 그림 오른쪽 위의 갓을 쓰고 쥘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양반, 이 양반의 자세는 분명 성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사내의 포즈는 지난 호에서 소를 타고 길을 가던 여인의 얼굴을 훔쳐보던 그 사내의 포즈와 같다. 부채를 넘어서 보내는 눈길의 속내는 곧 남성의 성욕인 것이다. 빨래터 그림은 이것 말고 더 있다. 아래쪽의 그림은 신윤복의 그림 ‘빨래터의 사내’다. 개울가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 여인, 흰 천을 펼치는 할미, 그리고 목욕을 마쳤는지 젖은 어여머리를 땋고 있는 젊은 여성이 있다. 이 젊은 여성은 저고리 아래 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왼쪽의 젊고 늘씬한 몸매의 사내를 보라.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반이 분명하다. 이 사내의 눈길은 젊은 여성의 가슴에 꽂혀 있다. 우물가가 남성과 여성이 접촉하는 성적 공간인 것처럼 빨래터 역시 성적인 공간이다. 고려가요 ‘제위보’를 들어 우물가의 성적 접촉의 실례를 확인해 보자.‘고려사’에는 국문가사는 없어지고 이제현이 한시로 번역한 것이 남아 있는데, 이 노래의 사연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어떤 아낙이 죄를 지어 제위보에서 노역살이를 하던 중 남자에게 손을 잡혔는데, 씻을 방도가 없어 노래를 지어 자신을 원망했다. 이제현이 한시로 그 노래를 풀어 옮겼다. 빨래터 시냇가 수양버들 아래서 손을 잡고 자기 마음 말하던 흰 말 탄 그 사람 처마에 석 달 비가 내린다 해도 손 끝에 남은 향기 어찌 차마 씻을 수 있으리. 아낙이 지은 죄의 구체적 내용이야 알 길이 없지만, 아마도 애정에 관계된 것이 아니었을까. 어느 날 자신과 관계하던 남자가 빨래터에서 일을 하던 여자를 찾아왔다. 여자의 손을 잡고 사랑한다는 말을 털어놓는다. 남자는 이내 떠난다. 손끝에 남자의 체취가 남아 있다. 석 달 비가 쏟아진다 해도 씻을 수가 없다. 여자는 남자를 따라갈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다. 이처럼 빨래터는 남자와 여자의 성적 신호가 오가는 그런 공간이었던 것이다. ●황진이는 빨래터에서 만난 남녀의 작품 ‘제위보’는 이별을 노래한 것이지만, 빨래터에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17세기 초 이덕형이 쓴 ‘송도기이’란 책은 개성에 관계된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거기에 황진이가 태어난 내력을 밝힌 부분이 있다. 이 이야기는 이덕형이 공무로 개성에 머무를 때 채록한 것이기에 당시 개성에 유포되어 있던 이야기다. 황진이의 어머니는 이름이 현금인데,18살에 병부교 다리 밑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웬 훤칠한 대장부 하나가 다리 위에서 나타나 현금을 보고 웃기도 하고 손으로 가리키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잘생긴 사내라, 현금의 마음도 적잖이 쏠리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사내는 갑자기 사라졌고, 빨래하던 아낙들도 모두 흩어졌다. 인적이 끊어지자 그 사내가 다시 나타나 기둥에 기대어 노래를 한 곡 뽑는다. 노래가 끝나자 사내는 현금에게 물을 한 잔 달랜다. 현금이 냉큼 물을 떠 주었더니, 반쯤 마시고 돌려주면서 마셔보라고 하였다. 현금이 마시자 물이 아닌 술이었다. 말하자면 마술을 동원한 ‘작업’이었던 바, 현금은 거기에 넘어가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황진이는 빨래터에서 만난 두 남녀의 작품이었다. 우물가에서 만나 왕비가 되었던 그런 이야기는 빨래터에도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은 빨래터에서 만난 여성과 관계하여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은 고려의 두 번째 왕이 된다. 왕건은 태봉의 궁예의 장수로서 903년 수군을 이끌고 후백제 땅인 나주를 공격한다. 목포에 배를 정박시키고 있는데, 멀리 오색 구름이 서린 동네가 보인다. 찾아가 보니, 어떤 처녀가 빨래를 하고 있다. 즉시 ‘신원조회’를 해 보니, 처녀의 할아버지는 부돈, 아버지는 다련군이란 사람이었다. 다련군이 사간 벼슬을 지낸 연위란 사람의 딸 덕교와 혼인해서 낳은 딸이 바로 이 처녀다. 뭐 이렇게 말해 보아야 감이 잡히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요약하자면, 그 여자는 그 지방 호족의 딸이었다. 보니, 인물이 괜찮다. 무슨 말로 수작을 걸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여자와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시집 안 간 처녀를 건드려 놓고 왕건은 여자의 출신 성분이 낮다 하여, 임신을 원하지 않았다. 해서 돗자리에다 사정을 한다. 그런데 이 처녀의 행동이 놀랍다. 여자는 전날 밤 용이 자신의 뱃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용은 곧 왕이 아닌가. 여자는 이불에 흘린 정액을 쓸어 넣었다. 일종의 인공수정인 셈인데, 어쨌거나 임신이 되었고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바로 혜종이다. 혜종은 특이하게도 얼굴에 돗자리 무늬가 있었다. 원래 왕건이 사정한 곳이 돗자리였으니, 말이 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혜종을 ‘돗자리 대왕’이란 이름으로 불렀다 한다. 빨래터는 용흥사란 절이 되었다. 용흥은 용이 나타났다는 뜻이다.‘고려사’는 혜종이 용의 아들답게 늘 물을 잠자리에 뿌리고, 큰 병에 물을 담아 팔꿈치를 씻었다고 전한다. ●남성이 성적 욕망 따라 여성 관찰하던 곳 이제 빨래터가 단지 옷을 세탁하는 공간만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빨래터는 남성이 자신의 성적 욕망이 시키는 바에 따라 여러 여성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었으며, 또 여성은 자신의 나신 일부를 슬쩍 남자들에게 보일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단원과 혜원의 빨래터 그림에 남자가 등장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마리 니미에 자전적 소설 ‘슬픈 아이의 딸’

    마리 니미에 자전적 소설 ‘슬픈 아이의 딸’

    2005년 11월10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소설가 한강이 중편 ‘몽고반점’으로 제29회 이상문학상을 수상, 부녀(父女)작가가 대를 이어 국내 최고의 문학상을 받은 자리였다. 딸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한승원은 “부녀가 함께 더좋은 소설로 보답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얼마나 아름다운 정경인가.1960년 전후 프랑스 파리 시내 중심가의 한 주택. 아버지가 갓난아이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고 위협하거나 술을 만취해 버럭 소리를 질러 경기(驚氣)를 일으키게 한다. 어린 딸이 정성껏 만들어준 장난감 계란프라이에 담뱃불을 비벼 끈다. 얼마나 참혹한 광경인가.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말이 사실인 모양이다. 상반되는 두가족의 부녀는 나란히 그 나라 최고의 작가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요절한 아버지와 사후 화해 과정 그려 로제 니미에.1950년대 프랑스 문단의 새로운 사조를 대표하는 ‘경기병파’의 수장으로 당대 가장 뛰어난 작가로 꼽힌 인물.‘경기병파’는 로제 미니에의 소설 ‘푸른 경기병’에서 출발한, 1950년대 샤르트르의 실존문학에 대한 반동으로 등장한 문학의 순수성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말한다.36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 그는 사고 당시 차 안에 태우고 있던 미모의 여성 소설가와 함께 목숨을 잃어 구설에 올랐다. 딸인 마리 니미에(51).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숙명처럼 작가의 길을 택해 ‘세이렌’‘기린’‘도미노’ 등 문제작을 잇따라 발표, 프랑스 문단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마리에게는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입은 상처를 극복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리 니미에가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묘사한 자전적 소설 ‘슬픈 아이의 딸’(송의경 옮김, 문학동네 펴냄))이 번역·출간됐다.2004년 프랑스의 권위 있는 메디치상을 안겨준 이 작품은 오랜 기간 무거운 짐이었던 아버지의 존재를 인정하고, 죽은 아버지와 화해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설은 아버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입은 수많은 크고작은 상처를 가슴속 깊이 안고 있는 마리는 가족사진 찍는 것을 죽기보다 더 싫어하고, 면도날로 동맥을 끊어 자살을 시도했으며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한 아버지가 ‘두려움’ 그 자체였다. ●마음의 상처 극복 못해 자살 시도 그는 애써 이런 악몽의 기억들을 지우려고 노력하지만 지우려고 할수록 오히려 마음의 병이 되고, 마음의 병은 ‘죽음의 사신’과 같은 아버지의 얼굴을 마주하는 악몽에 시달린다. 면도칼에 대해 병적인 거부감도 생겼고 아버지 교통사고에 대한 환상으로 운전면허 시험에서 연거푸 탈락하는 등의 증상으로 드러난다. 이런 증상들이 중첩돼 25살 때 센 강에 몸을 던져 자살을 시도한 그는 결국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글쓰기를 결심한다. “그때 글쓰기가 떠올랐다. 그것은 내가 이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도록, 그리고 아버지의 이중 명령에 몇 번이고 반복해서 대답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소설가란 침묵을 지키면서 이야기를 하는 자, 입을 다물고 말하는 자가 아니던가?” ●고통 지우려 배우서 작가의 길로 하지만 작품의 종반으로 갈수록 아버지 묘지에 처음 갔던 일, 아버지의 친구들과 오빠들의 증언, 희미하게 남아 있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 작가의 일상과 글을 쓰는 동안 겪는 감정 변화 등 맥락이 없는듯 보이는 여러 이야기들이 퍼즐을 짜맞추어 나가듯 ‘죽은 아버지’를 복원해 낸다. 마리는 데뷔 후 20년간 작품에서 아버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유품 중에서 한통의 편지를 발견한 뒤 더이상 아버지와의 대면을 미룰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태어난 날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버지는 이렇게 썼다.“결국, 어제 아내가 딸을 낳았네. 나는 즉시 그애를 센 강에 처넣어 버렸어. 더이상 그애 이야기를 듣고 싶지가 않거든.” 죽은 아버지의 망령이 자신을 센강에 투신하게 했고, 막연한 두려움과 고통의 원인이었음을 깨달은 것. 마음속 깊이 덮어뒀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꺼내는 것이 고통이 따르는 작업이었지만 마리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진실과 대면하기 위해 책을 완성한다.1만 5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박중서 옮김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박중서 옮김

    젊고 아름다운 아내 데스데모나와 갓 결혼한 오셀로. 그의 수하인 이아고는 부관의 자리를 뺏긴 데 앙심을 품고 오셀로로 하여금 데스데모나가 새로 온 부관 카시오와 바람을 피운다고 믿게 만든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죽이는데, 모든 진실이 드러나자 슬픔에 스스로의 목숨도 끊고 만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의 이같은 스토리는 우리에게 단순히 흥밋거리로만 다가오지 않는다.5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오셀로’가 고전으로 남게 된 것은 시대를 초월하는 감수성과 호소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행동과 대사들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인간의 욕망에 대한 함축과 시사점을 한아름씩 안겨준다. 미국의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바래시와 생물·문학 전공자인 그의 딸 나넬 바래시는 문학작품의 이런 기능에 주목했다. 이들 부녀의 저작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박중서 옮김, 사이언스 북스 펴냄)에는 셰익스피어에서부터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플로베르, 헬렌 필딩에 이르기까지 숱한 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난 남녀의 본성과 심리에 대한 분석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개별적인 작품을 접해 보지 않은 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 남녀관계에서 한번쯤 ‘이 감정은 뭘까?’‘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품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잘 알려진 작품을 다루는 데다 줄거리와 의미 등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눈에 쏙쏙 들어온다. 한 예로 책은 동일한 남자 주인공이 매번 상대를 달리하며 등장하는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를 통해 다수의 성적 상대를 바라는 남성의 욕망을 읽어낸다. 해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컷은 자신의 유전자를 최대한 많이 전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생물학적 관점의 분석 작업도 병행한다. 소설 속 특정한 설정에 대한 언급도 빠트리지 않는다. 예컨대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웃음과 망각의 책’에서 유혹의 기제를 묘파해 내는 대목을 들 수 있다. 여주인공 타미나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젊은이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과정에 대해 쿤데라는 ‘타미나의 호기심을 자아낸 것은 그의 질문이었다. 그 질문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그가 자기에게 질문을 한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바래시 부녀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유혹적인 까닭은, 뭔가를 질문하는 행위 자체야말로 질문을 받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책은 이밖에 제인 오스틴의 소설 ‘엠마’에서 자신의 경쟁 상대가 나타나자 비로소 사랑을 깨닫게 되는 엠마에게서 여성의 특유한 심리를 간파해내고,‘테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남성 인물들을 통해 하룻밤 상대와 평생 배우자를 별개로 받아들이는 남성의 ‘성녀·창녀 콤플렉스’를 짚어낸다. 진화심리학과 생물학의 관점에 입각한 이들의 해석은 수수께끼 같았던 남녀의 심리를 낱낱이 해부하고 있어 시종 흥미롭다.1만 8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정부조직 개편안] 여성부·교육부 통폐합 “정책 후퇴”

    시민·사회 단체는 16일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정부 조직개편안의 큰 틀에는 어느 정도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통일부·여성가족부·과학기술부의 폐지와 기획재정부의 ‘공룡화’ 등에는 우려와 반발 기류를 드러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효율적인 국정운영과 국민 편의에 부합하는 행정서비스 제공을 중심으로 정부 조직의 개편을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통일부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변화하고 진전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도 주무부처를 폐지하는 것은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간과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함께하는시민행동 오관영 사무처장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재정과 예산 기능을 합쳐버린 것으로, 다시 예전의 거대한 경제부처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가족부 존치 약속을 어긴 이명박 당선인을 규탄한다.”면서 “여성계는 구호 차원의 보건복지부 부녀 정책으로부터 시작해 독자적인 여성정책을 발전시켜왔는데 여성부를 보건복지부로 통합하는 것은 그 동안 발전시킨 여성정책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에서 “교육인적자원부를 인재과학부로 변경키로 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백년대계인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인재과학부’라는 명칭은 교육을 권리나 잠재력을 길러내는 분야로 생각하지 않고 노동력을 길러내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교육을 상품화하려는 이 당선인측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윤숙자 회장은 “교육부의 기능과 역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교육 정책을 관장하는 부처를 과학기구와 통폐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센터 소장은 “정부 몸집을 줄인 것은 국가경영의 효율성을 꾀한다는 대의도 있겠지만, 기존의 정치흐름을 재구조화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개입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성가족부는 많은 여성단체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공개 토론도 없이 통폐합해버려 유감”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채수현 정책국장은 “방송통신의 진흥과 규제정책 권한이 독임제(獨任制) 부처로 가지않고 방송통신위로 다 넘어온 것에 대해 일단은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내용이 어떻게 채워질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임일영 강아연기자 argus@seoul.co.kr
  • [발언대] ‘고객중심’ 정부조직 개편 되어야/조우철 한국공공행정품질 협의회 회장

    새 정부가 탄생하면, 으레 개혁을 위한 첫단계로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조직개편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점은 ‘고객(시민)중심 관점’이다. 모든 정책이 고객 중심적이고 지향적이어야 함을 말한다. 여성 정책은 고객지향성이 강조되는 대표적인 정책 분야다. 기능성보다 대상성이 강조되는 여성정책기구는 정권교체때마다 개편돼 왔다. 보건사회부의 부녀국에서부터 여성장관(정무2장관), 여성위원회, 여성부, 여성가족부로 변천돼 왔고, 그 변천의 특색은 지속적으로 기능과 조직이 확대·강화돼 왔다는 점이다. 여성은 우리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원동력이고 ‘키 워드’다.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고학력화, 가족구조와 역할의 변화, 달라지는 결혼 패턴, 저출산 등이 우리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성의 계층화와 부문별 편중화의 해소, 국가의 성장동력에 충원할 여성인력의 개발, 또 이를 위한 보육과 가정의 보호기능 보강 문제가 국가적 주요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과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국가적 에너지로 환원시켜 나갈 것인가. 여성정책의 특성을 고려, 여성이란 대상을 중시하는 여성정책전담기구가 있어야 전방위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권 신장추세를 보면 여성정책의 방향이 전통적인 여성보호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여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틀과 제도를 만들어줘야 하는 과제도 그러한 추세속에 있다. 외형적으로 늘고 있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실질적인 평등으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성적 다름과 특성을 인식·인정하는 성 인지적(Gender sensitivity)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에 남성과 여성의 경험과 관점이 고르게 반영되게 하는 기능과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 정부조직 개편이 힘의 논리나 부처의 ‘생존 게임’이 아닌 시대적 요구와 고객위주의 논리로 결정되기를 바란다. 조우철 한국공공행정품질 협의회 회장
  • “사할린 미즈호 한인 학살은 日 조직적 만행”

    ‘제2의 관동대지진’ 사건으로 알려진 러시아 사할린 미즈호 한인학살 사건이 일본 민간인들의 조직적인 만행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는 14일 1945년 해방 직후인 8월20일부터 6일 동안 러시아 사할린 미즈호 마을에서 한인 동포 27명을 잔인하게 학살한 주인공은 바로 같은 마을 일본 주민 19명이 자체 조직한 재향군인회와 청년단 소속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제가 무너진 직후 식민지배를 받던 한인들이 봉기해 자신들에게 위협을 가할 것으로 생각하고 조를 짜서 엿새 동안 한인 이웃들의 집을 차례로 습격, 부녀자 3명과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이 마을 한인들 거의 전원을 살해했다. 진상규명위는 다음달 이 사건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를 공식 발간할 예정이다. 진상규명위는 특별법에 따라 2004년 11월 발족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단독]성당가다 실종 연정희씨 가족 눈물의 세월

    [단독]성당가다 실종 연정희씨 가족 눈물의 세월

    실종이 만연하고 있다.4일로 안양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 2명이 사라진 지 11일째다. 오는 9일이면 4명의 여성이 홀연히 사라진 화성 부녀자 연쇄실종사건 수사본부가 설치된 지 1년이 된다. 하지만 수사는 진척이 없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개월 동안 미귀가·가출신고는 성인 3만 511건, 청소년 1만 1510건으로 모두 4만 2021건이 접수됐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실종 중에는 분초를 다퉈 대응해야 할 사건이 있는가 하면 장기간 대응해야 할 사건도 있다.”면서 “단순히 결과만 놓고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할 게 아니라 경찰에는 실종 수사 전담 인력과 조직을 양성해 긴급 대처 여부를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장기화된 실종은 민간 용역으로 대처하는 등으로 국가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성과 안양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을 되짚어봤다. 현관문을 나선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신고 나갔던 갈색 부츠를 벗지 않고 있다. 헌금할 돈 1만원을 들고 성가대 연습을 위해 10분 거리의 성당에 간다며 나갔다가 홀연히 사라진 연정희(21·여)씨. 지난해 1월7일 오후 5시30분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L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한 여성에게 “(성당으로 가는)사당행 버스 지나갔나요?”라고 물었던 게 마지막 자취였다. 몸이 약해 무던히도 애태우던 딸이었다.4살 때 처음 픽 쓰러진 뒤 아버지 연모(51)씨가 업고 뛴 기억이 생생하다. 수술까지 해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늘 부모의 주의 아래 행동했다.“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부모의 오열은 그래서 나왔다.‘완치됐을 때 감사 기도가 약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라는 부질없는 자책도 부모 마음일 수밖에 없었다. 세상 물정을 모를 정도로 착한 딸이었다. 집과 학교, 성당만 오갔다. 성악 콩쿠르에서 상을 타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에게 기쁨도 안겨줬다. 두살과 열한살 터울의 동생들에게도 마냥 좋은 언니였다. 하지만 그날 이후 시곗바늘은 멈췄다. 낌새가 이상해 경찰에 신고했고 휴대전화 위치추적도 의뢰했다. 버스정류장에서 잡힌 신호가 마지막이었다. 설마했다. 수원 중부서 형사 셋이 달려왔다. 그 즈음 화성에서 부녀자 3명이 사라진 직후라고 했다. 관련 범죄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싶었다.‘아는 사람이 데려갔는데 화성 사건과 연관됐다고 보도돼 못 데려오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방송에 기대서라도 찾고 싶었다. 시키는 대로 우는 모습을 보여서라도 목격자 제보를 바랐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지만 점쟁이도 여섯 차례나 찾았다. 한 무속인을 불러 기운이 느껴진다는 장소에 가서 가족이 직접 수색하기도 했다. 경찰이 나서기 전에 큰 현수막 3개를 아파트 주변에 붙였다. 전단지도 수천장 뿌렸다. 부질없었다. 5월8일. 경기 안산시 사사동 야산에서 앞서 실종됐던 노래방 도우미 박모(37·여)씨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부모는 ‘천벌받을’ 생각을 했다. 박씨에겐 불행이지만 시체 발견이 단서를 주길 바랐다. 야산 인근 폐쇄회로(CC)TV에 넉대의 자동차가 포착됐다는 소식에 들떴다. 하지만 구식 카메라라 차번호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말에 다시 고개를 떨궜다. 한여름 장마 때였다. 목격자를 찾는다는 현수막 한쪽이 누군가에 의해 풀어져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줬나 싶어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이튿날 현수막은 완전히 나가떨어져 있었다. 아버지 연씨의 마음은 널부러진 현수막처럼 갈기갈기 찢겼다. 하지만 딸이 분명 어딘가 살아있으리란 희망을 곱씹고 또 곱씹는다. “범죄 피해자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 가족 모두가 죽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우리 딸이 당한 범죄가 다른 이들에겐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세워주세요.” 수원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단독] 성당가다 실종 연정희씨 가족 눈물의 세월

    [단독] 성당가다 실종 연정희씨 가족 눈물의 세월

    실종이 만연하고 있다.4일로 안양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 2명이 사라진 지 11일째다. 오는 9일이면 4명의 여성이 홀연히 사라진 화성 부녀자 연쇄실종사건 수사본부가 설치된 지 1년이 된다. 하지만 수사는 진척이 없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개월 동안 미귀가·가출신고는 성인 3만 511건, 청소년 1만 1510건으로 모두 4만 2021건이 접수됐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실종 중에는 분초를 다퉈 대응해야 할 사건이 있는가 하면 장기간 대응해야 할 사건도 있다.”면서 “단순히 결과만 놓고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할 게 아니라 경찰에는 실종 수사 전담 인력과 조직을 양성해 긴급 대처 여부를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장기화된 실종은 민간 용역으로 대처하는 등으로 국가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성과 수원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을 되짚어봤다. 현관문을 나선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신고 나갔던 갈색 부츠를 벗지 않고 있다. 헌금할 돈 1만원을 들고 성가대 연습을 위해 10분 거리의 성당에 간다며 나갔다가 홀연히 사라진 연정희(21·여)씨. 지난해 1월7일 오후 5시30분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L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한 여성에게 “(성당으로 가는)사당행 버스 지나갔나요?”라고 물었던 게 마지막 자취였다. 몸이 약해 무던히도 애태우던 딸이었다.4살 때 처음 픽 쓰러진 뒤 아버지 연모(51)씨가 업고 뛴 기억이 생생하다. 수술까지 해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늘 부모의 주의 아래 행동했다.“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부모의 오열은 그래서 나왔다.‘완치됐을 때 감사 기도가 약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라는 부질없는 자책도 부모 마음일 수밖에 없었다. 세상 물정을 모를 정도로 착한 딸이었다. 집과 학교, 성당만 오갔다. 성악 콩쿠르에서 상을 타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에게 기쁨도 안겨줬다. 두살과 열한살 터울의 동생들에게도 마냥 좋은 언니였다. 하지만 그날 이후 시곗바늘은 멈췄다. 낌새가 이상해 경찰에 신고했고 휴대전화 위치추적도 의뢰했다. 버스정류장에서 잡힌 신호가 마지막이었다. 설마했다. 수원 중부서 형사 셋이 달려왔다. 그 즈음 화성에서 부녀자 3명이 사라진 직후라고 했다. 관련 범죄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싶었다.‘아는 사람이 데려갔는데 화성 사건과 연관됐다고 보도돼 못 데려오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방송에 기대서라도 찾고 싶었다. 시키는 대로 우는 모습을 보여서라도 목격자 제보를 바랐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지만 점쟁이도 여섯 차례나 찾았다. 한 무속인을 불러 기운이 느껴진다는 장소에 가서 가족이 직접 수색하기도 했다. 경찰이 나서기 전에 큰 현수막 3개를 아파트 주변에 붙였다. 전단지도 수천장 뿌렸다. 부질없었다. 5월8일. 경기 안산시 사사동 야산에서 앞서 실종됐던 노래방 도우미 박모(37·여)씨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부모는 ‘천벌받을’ 생각을 했다. 박씨에겐 불행이지만 시체 발견이 단서를 주길 바랐다. 야산 인근 폐쇄회로(CC)TV에 넉대의 자동차가 포착됐다는 소식에 들떴다. 하지만 구식 카메라라 차번호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말에 다시 고개를 떨궜다. 한여름 장마 때였다. 목격자를 찾는다는 현수막 한쪽이 누군가에 의해 풀어져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줬나 싶어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이튿날 현수막은 완전히 나가떨어져 있었다. 아버지 연씨의 마음은 널부러진 현수막처럼 갈기갈기 찢겼다. 하지만 딸이 분명 어딘가 살아있으리란 희망을 곱씹고 또 곱씹는다. “범죄 피해자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 가족 모두가 죽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우리 딸이 당한 범죄가 다른 이들에겐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세워주세요.” 수원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대생들의 처녀엄마

    이대생들의 처녀엄마

    「프리·섹스」의 거센 물결탓인가, 우리나라에도 해마다「처녀엄마」가 두배로 늘어나고 있다는「쇼킹」한「뉴스」다.「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말이 있다」지만, 과연 이처럼「할말있는 처녀가 늘어가도 괜찮은 것일까? 다음은 이화(梨花)여대 사회사업과에서 최근 조사한「한국 미혼모(韓國 未婚母)실태」조사결과. 아버지가 없어요…호적에 딱지붙어 처녀엄마란 한마디로 정당한 결혼절차를 밟지않고 남성과 관계를 가져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은 처녀아닌 처녀를 말한다. 그러니까 출생신고서엔「혼외출생(婚外出生)」이란 딱지가 붙기 마련. 처녀엄마의 몸에서 태어난 아이는 법적이며 사회적인 아버지 없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런 까닭에 처녀엄마의 대량출현은 커다란 사회적인 문젯거리로 나타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런 처녀엄마들을 보호, 수용하는 시설은 단 두 곳밖에 없다. 처녀엄마를 수용하는 기관인 구세군 여자관과, 이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주는 한국기독교양자회뿐. 두 곳 모두 민간단체이며 이들 처녀엄마를 위한 국가적인 복지시설은 전연없는 형편이다. 위험의 고개길은 21~25살 사이 이대 사회사업과의 조사는 이 두 곳에 수용된 처녀엄마들을 대상으로 한것인데 68년부터 70년말까지 3년동안 처녀엄마의 증가비율을 보면-. ▲68년= 50명 신청에 27명 수용 ▲69년= 70명 신청에 54명 수용 ▲70년= 2백명 신청에 1백63명 수용 단순히 이 숫자만 보아도 69년엔 68년의 2배, 70년엔 69년의 3배로 늘어난 것을 알수 있다. 차차 많은 수의 처녀들이 한때의 실수로 아기를 갖게 되거나 낳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을 나이별로 보면- ▲15~20살 16% ▲21~25살 48% ▲26~30살 12% ▲31~50살 24% 그러니까 가장 위험한 고빗길은 21살부터 25살사이의 처녀. 교육수준 낮을수록 많고 대부분 불우한 환경때문 다음은 학력별. ▲국민학교 졸업 38% ▲중학교 졸업 28% ▲고등학교 졸업 16% ▲대학교 졸업 6% ▲무취학·독학 12% 이 비율은 3년동안 거의변화가 없어 교육정도가 낮으면 낮을수록「처녀엄마」의 가능성은 많아진다. 무지가 혼외임신의 중요한 원인이 됨을 알 수 있다. 직업별로 보면- ▲식모 16% ▲공장직공 16% ▲재학생·선생 4% ▲상업 4% ▲유흥업소 18% ▲회사원 14% ▲무직 28% 이 통계 역시 학력별 통계와 비슷한 경향을 보여주어 지식정도가 낮은 식모·공장직공·무직등이 전체의 60%를 차지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편부슬하 12% ▲편모슬하 24% ▲고아 16% ▲부모슬하 48% 부모슬하인 경우가 48%라고는하지만 계부, 계모와 함께, 혹은 별거중인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가정환경이 평화롭지 못한 것을 짐작케한다. 다시말해서 처녀엄마를 만들어내는 내적인 원인은 무지, 외적원인은 불우한 가정환경임을 알수 있다. 올해 18살인 A양은 전남(全南)이 고향인 3남3녀중 장녀. 17살때 양재기술을 배우려고 친구와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 양재학원에 등록하려니 너무 돈이 많이들어 시내 어느 양장점의 고용원으로 들어갔다. 우선 막일부터 배우기 시작한 것. 그런대로 만족한 생활을 하고 있던중 이웃 가게인 철물상점원 K라는 청년(20)을 알게 되어 좋아지내다가 철없이 육체관계로 까지 발전, 마침내 임신했다. 임신한 사실을 알리기도 전에 K는 딴 직장을 구한다면서 자취를 감추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A양은 구세군 여자관에 수용되었으며 낳은 사내아이는 딴집에 양자로 입적, A양은 다시 고향에 내려가 집안일을 돕고 있다. 계부밑에서 자라난 B양(19)은 그런대로 집안이 넉넉하여 고향인 충남(忠南)서 중학교를 졸업, 서울에 올라와 이모집에서 여고엘 다녔다. 이때 친구의 소개로 남자를 알게되어 육체관계까지 맺었으나 그 남자는 곧 자취를 감추었다. 수소문해 본 결과 군에 입대했다는 것. 살길 막연, 고민에 몸부림 따뜻한 보호·선도 아쉬워 학교도 중퇴해버리고 이모에게도 얘기할 수 없어 이모집을 나와 친구집을 전전하다가 임신의 증상이 나타나자 유산을 시키려 했으나 돈이 없고 또 낙태수술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포기. 결국 기독교양자회의 신세를 지고 낳은 사내아이는 양자로 주고 현재는 어느 공장에 취직중. 3살때 아버지를, 6살때 어머니를 여의고 고아가 된 C양은 20살때 서울에 올라와 식모로 취직했다. 그러다 옆집 총각과 눈이 맞아 사귀던 끝에 마침내 석달남짓 동거생활까지 했다. 그런대로 처음 맛본 행복이었으나 어느날 동거하던 총각은 죄를 짓고 형무소행. 식모살이를 다시 시작하려고 직업소개소를 찾아간 것이 그만 남대문 사창가로 전락, 윤락녀가 되고 말았다. 어느날 시립부녀보호소단속반에 잡혔을땐 이미 임신한 몸. 이윽고 만삭이 되었으나 아이의 아버지는 물론 찾을 길이 없었다.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채 기독교양자회에서 아이를 낳아 양자로 주고 현재는 다시 식모생활로 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처녀엄마」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다. 기아, 고아, 비행소년문제가 이들로부터 생기며「처녀엄마」자신은 자학증세에 사로 잡힌다. 이대 사회사업과의 실태조사서는 이런「처녀엄마」의 문제해결책으로 다음의 세가지를 제시했다. (1) 학교·부모·「매스콤」을 통한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교육. (2) 처녀엄마가 주위에 생겼을때 이웃은 따뜻한 마음으로 협조·선도할 것. (3) 처녀엄마들을 위한 보다 많은 보호시설과 사회보장제도가 이루어 질 것. [선데이서울 71년 4월 25일호 제4권 16호 통권 제 133호]
  • 검사들이 뽑은 올해 황당사건

    대검찰청은 올 한해 일선 검사들이 경험한 황당한 사건을 모아 26일 공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사칭해 구속된 한모(61)씨는 경남지역 조선업체를 돌며 19억원을 해외펀드 투자명목으로 받아챙겼다. 부인 장모(56)씨는 남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던 중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한 최모(54)씨를 소개받았다. 금테 안경에 검정양복, 절제된 언행을 보인 최씨는 “죄질이 나빠 검사와 기자에게 술접대를 해야 한다.”면서 8차례에 걸쳐 7510만원을 뜯었다. 최씨는 지난 3월 부산지검 특수부에 검거됐다. 20대 A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또래 여성 B씨와 사귀었다.A씨는 수개월간 B씨와 사진과 전화통화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하지만 스키장에 간다던 B씨는 “사고를 당했다.”면서 86만원을 송금받은 뒤 자취를 감췄다. 검찰에 사기죄로 고소된 B씨는 46세 유부녀로 밝혀졌다. 사업실패로 도피생활을 하던 중 간암 말기인 남편의 통증을 완화시켜줄 패치를 구입하기 위해 딸의 사진과 명의를 도용했던 것이다. 서울 동부지검은 정상을 참작해 30만원의 약식기소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원주시 단독주택에 살던 성모(40)씨는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과 시비를 벌이다 구속됐다. 성씨는 원주지청 검사에게 “가족들이 굶고 있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칠순 노부모, 정신이상 남동생 등 성씨 가족은 5년간 외부와 왕래를 끊고 폐가에서 나뭇가지로 불을 피우며 죽으로 연명해왔다. 공기업 직원이던 성씨와 가족은 종교적 이유 등으로 이 같은 행각을 벌였다. 공소시효 6시간을 남기고 구속된 가정주부 C씨는 8년 전 사기도박단에 가담했다가 도피행각을 벌여왔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녀는 버스나 지하철만 이용해 도망다녔지만 결국 운수사납게도 불심검문에 걸렸다. 서울 남부지검은 극심한 치질을 앓다가 이전 근무처 화장실의 비데를 뜯어간 D씨 사건을, 대구지검은 간통죄 고소를 면하기 위해 부인을 협박해 내연녀와 3각 성관계를 가진 E씨 사건을 각각 황당한 사건으로 꼽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 과부 후려먹은 양주(楊州) 춤솜씨

    서울 과부 후려먹은 양주(楊州) 춤솜씨

    서울의 춤꾼들과 「플레이·보이」들을 부끄럽게 만든 사건이 났다. 경기(京畿)도 양주(楊州)군 화두면 하산리의 시골신사가 서울로 진출, 미끈하고 날씬한 춤솜씨로 내노라하는 30대 미인들을 후려잡아 명성을 드날린 것. 그런데 이 시골신사의 솜씨가 결국 「돈 우려내기」여서 뒷맛이 개운찮다는게 흠이라면 흠이랄까? 단박에 녹은 미장원 「마담」 다음은 여관서 2「라운드」 성동(城東)경찰서는 지난 8일 김은식(金銀植·36·무직·양주군 화두면 하산리 67)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고소인은 성동구 신당(新堂)동에서 미장원을 경영하고 있는 강옥초(姜玉草·34·가명). 김은 양주군 화두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춤의 명수로 명성이 자자한 백수건달. 경찰조서에 의하면 김은 지난 1월 2일 신당동 소재 D「카바레」에서 처음으로 강여인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강여인은 34살 한창 나이에 수수한 미모의 소유자. 거기다가 돌아다니며 놀기에 적당할만큼 돈도 벌리고 하여 춤을 배운 소위 「유한마담」으로 통하는 처지였다. 1월2일밤 신나게 두사람은 돌고나서 바로 이튿날 다시 만나게 됐다. 그만큼 김의 춤솜씨는 나무랄데 없이 훌륭했고, 강여인은 김의 용모와 사나이다운 태도에 마음이 끌렸던 것. 이날 밤의 춤은 오래가지 않았다. 피차 숨가쁜 호흡소리로 이미 의사를 소통하게 됐다. D「카바레」의 바로 옆골목에 붙은 E여인숙의 방에 들어가 이들은 제2「라운드」의 춤을 즐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강여인은 김이 홀아비인 것으로 알았고, 그래서 돈쓰는 것도 인색하지 않게 썼다. 한번 트인 뱃길은 파도도 없다는 옛말처럼 이들은 거의 매일밤 만나서 춤추고 여관에 가는 짓을 되풀이 했다. 용돈 뜯고나면 사업자금…즐기고 돈버는 양수겹장 그러나 김의 내심은 강여인의 그것처럼 순수(?)한 것은 아니었다. 돈깨나 쥔 과부를 우선 춤과 육체교섭으로 「녹·다운」시킨뒤 적당한 기회를봐서 돈을 우려낼 심보. 김은 고향에 두 눈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본처는 물론 자그마치 5남매를 거느린 가장. 춤을 밑천으로 돈깨나 있는 여자를 꾀어 「즐기고 돈도 버는」양수겹장의 사기한이었던 것. 영화구경, 교외 「드라이브」등으로 이들의 「뜨거운 관계」는 무르익어 갔다. 지난 2월 25일께. 이들의 분방한 애욕행각은 장소를 가리지 않을 만큼 발전했던 것인지 이날은 강여인의 미장원 안방에서 회포를 풀었다. 정사가 끝난뒤 드디어 김의 마각은 드러났다. 사업자금이 필요한데 30만원을 빌려주어야 하겠다고 강요를 한 것. 강여인은 일언지하에 『안된다』고 거절했다. 그리고 정사와 사업을 혼동하지 말라고 충고 비슷하게 타일렀다. 이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김은 벌떡 일어나 「팬티」바람으로 가게에 나가 미장원 거울과 창문을 몽땅 때려부수고 말았다. 이날 피해 추산액이 3천원. 이때부터 그의 정체를 알게된 강여인은 집요한 김의 요구를 거절하며 만나주지도 않았다. 2월26일 밤 10시께 또 다시 미장원을 습격(?)한 김은 새로 비치한 거울과 화분을 모조리 깨뜨려 4천8백원어치 피해를 입히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러도고 김은 끈덕지게 그녀를 따라 다녔다.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손댄게 아니냐』는등 달콤한 사탕발림에 30대 여자의 마음은 너무도 허약했던 것일까? 3월6일부터 제기(祭基)동에 전셋방을 얻더 동거생활에 들어가 버렸다. 이후 강여인은 날이 갈수록 김의 화려한 「엽색행각」의 전모를 알게 됐다. 시골에 본처와 자식들이 있는 것은 물론 때로 첩이라는 여자를 끌고 들어와 한방에서 거북한 잠자리를 같이 하기도 일쑤. 그 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제3의 여자도 있었고, 숱한 유부녀와도 춤솜씨를 발휘해서 여전히 교섭중인 것을 알게 됐다. 처자있는 가짜 홀아비, 울린 여자10여명 3월15일 저녁. 김은 느닷없이 본처와 이혼하고 너와 결혼하겠으니 그 위자료 1백50만원을 내놓으라고 강요했다. 강여인은 이 요구를 묵살하면서 『이젠 그만 헤어지자』고 했다. 이 소리에 미치광이처럼 흥분한 김은 부엌의 칼도마를 들고 들어와 강여인의 얼굴을 여지없이 후려갈겼다. 피투성이가 되어 묵사발이 된 그녀는 이날 밤으로 전셋집을 탈출, 미장원으로 돌아와 버렸다. 그러나 김은 미장원까지 뒤쫓아와 『네가 미장원을 해먹나 보자. 모조리 죽이고 만다』고 미쳐 날뛰었다. 이튿날 강여인은 신당동의 K다방에서 김을 만나 『8만원을 위자료로 지불』하고 헤어지기로 했다. 이날 하오 그녀는 8만원이라는 위자료아닌 위자료를 김에게 주며 이제 이것으로 우리는 그만이라고 당부했다. 『지긋지긋해요. 그 사람이 그렇게만 나오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최악의 사태에는 이르지 않았을 거예요. 저만이 아니고 10명 이상의 여자들을 그런 식으로 우려서 먹고 살아가는 치사한 사람이에요』 강여인은 아직도 치가 떨리는 듯 경찰신문에서 토로한 말. 4월7일 하오 5시. 아주 헤어진줄 알았던 김이 다시 미장원에 나타났다. 무턱대고 사업자금을 내놓으라는 요구. 이를 거절당한 김은 미장원의 의자와 기물들을 모조리 두들겨 부쉈다. 종업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김은 결국 쇠고랑을 찼고, 악마적인 엽색행각의 종지부를 찍기에 이르렀다. 『춤을 즐기는 것을 말릴수는 없어요. 그러나 현재의 여건으로선 그게 사회악으로 빠져들어갈 요인이 얼마든지 많습니다. 이번 강여인의 예가 가장 대표적인 것인데, 피해자들이 창피해서 어물어물하기 때문에 결국 드러나지 못하고, 이런 백수건들이 활개질치고 다니는 겁니다』 성동서 형사과장의 말이다. 춤한번 잘못 추었다가 돈 털리고, 두들겨 맞은 강여인. 「춤 좋아하다 패가망신 하였네」라고나 해아할까? <식(植)> [선데이서울 71년 4월 18일호 제4권 15호 통권 제 132호]
  • 성동구, 청계천 방음벽 헐고 녹지 조성

    성동구, 청계천 방음벽 헐고 녹지 조성

    성동구는 13일 청계고가도로로 인한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됐던 청계천변 청계벽산아파트단지의 방음벽을 철거하고 그곳에 녹지로 된 열린쉼터를 조성, 주민에 개방했다고 밝혔다. 열린쉼터는 아파트 입주민의 동의를 받아 공동주택 행위허가를 받은 뒤 주민설명회를 거쳐 주민이 원하는 시설을 설계에 번영, 조성했다. 지난 9월3일부터 1억 5000만원의 예산으로 방음벽 철거공사를 비롯해 스트로브잣나무 등 5500여 그루의 수목과 8200여본의 초화류 등을 심고, 운동시설 및 휴게시설물을 설치했다. 조명시설도 갖춰 밤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상가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던 보도까지 녹지로 확장하는 등 걷고 싶은 녹화거리 개념이 가미된 열린쉼터를 조성했다. 이번에 조성된 열린쉼터는 청계벽산아파트 부녀회 및 입주자대표회의 소속원들로 구성된 녹화추진위원회와 성동구가 서로 녹화계약을 맺고 5년간 수목과 시설물의 유지관리 등에 대해 구의 기술자문을 얻어 주민이 직접 시행하기로 해 바람직한 ‘민관합작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농어촌청소년대상 정지현(농업) 문정현(수산)

    제27회 농어촌청소년대상 농업부문 대상(대통령 표창) 수상자에 정지현(29·경북 영천시 신녕면)씨가 선정됐다. 수산부문 대상은 문정현(25·전북 군산시 옥도면)씨가 차지했다. 농어촌청소년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성수 서울대 교수)는 7일 농업·수산부문 대상을 비롯해 특별상(국무총리 표창), 본상, 공로상 수상자 등 2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농어촌청소년대상은 농어촌 후계자를 육성하고 농어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서울신문사가 1980년 제정하고 농림부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한국마사회 등이 후원하는 상이다. 수상자들에게는 대통령, 국무총리, 농림·해양수산부 장관, 농촌진흥청장, 농협 및 수협중앙회장 표창과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농업부문 ▲대상 정지현 ▲특별상 한호택(26·경기 김포시 대곶면) ▲본상 오진균(26·강원 홍천군 화천면) 염상훈(27·전북 고창읍) 이필승(28·제주시 외도1동) 심재식(29·전남 함평군 대동면) 백인상(26·경남 고성군 거류면) 유태현(29·대전시 서구 평촌동) 조원영(27·충북 진천군 문백면) ▲공로상 김남균(45·전남 나주시 죽림동·농촌지도사) ●수산부문 ▲대상 문정현 ▲특별상 김용선(28·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본상 명광섭(34·전남 고흥군 동일면) 조용숙(31·부산시 기장읍) 강영애(30·전남 신안군 지도읍) 김창욱(34·경남 통영시 광도면) 송세진(34·강원 양양군 강현면) 박정근(34·경남 거제시 거제면) 고법성(28·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공로상 김종헌(48·경북 경주시 외동읍·어촌지도사) ■대상 ●농업 정지현씨 마늘, 양파, 수도작, 호두 등을 이모작하면서 연 2억 5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는 청년 기업농이다.2003년 한국농업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농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산업기능요원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후 농업기술센터와 선진 농가를 찾아다니며 새로운 기술을 현장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마늘 4만9500㎡, 양파 1만6500㎡, 수도작 3만3000㎡의 2모작과 휴경지를 이용한 호두 9900㎡를 재배하고 있다. 또 시민과 함께하는 도4-H 야영교육 대회를 개최해 2500명의 참가자를 모았고, 일일찻집과 길거리 홍보 등을 통해 일반시민에게 4-H 이념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2004년 영천시 4-H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영농4-H 회원들의 건전한 이성교제와 4-H활성화 및 확대보급을 위해 직장여성 4-H를 조직해 여러 건의 결혼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수산 문정현씨 문씨는 2002년 21세의 나이에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됐으며 현재까지 군산지역에서 가장 어린 김 양식 종사자다.5년 전 본격적으로 김 양식에 뛰어든 이후 30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을 8000만원까지 끌어 올렸으며, 김 양식을 쉬는 여름철에는 낚싯배 및 어선어업, 민박, 상점운영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같은 문씨의 성실한 노력은 주변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쳐 현재까지 5∼6명의 학생이 문씨에게 김 양식 기술을 전수받았다. 문씨는 면허지외 양식금지 및 무기산 해상투기금지, 김 어망 투기금지 등 준법활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불가사리 구제 및 폐유수거, 해안가 정화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군산에서 태어나 자란 문씨는 틈을 내 자신의 승용차로 무료 선유도 및 장자도 유람 및 관광 홍보활동도 하고 있다. 특히 문씨가 직접 제작한 섬 홈페이지는 방문객들이 다시 선유도와 장자도를 찾아오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특별상 ●농업 한호택씨 힘든 농사 속에서도 환경보호와 불우이웃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고교(양곡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농사에 뛰어들어 논·밭 16만㎡(4만 8500평)을 일구며 연간 1억 5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는 27세의 젊은 농사꾼이다.4-H학습농장 운용 기금을 조성(900평,400만원)하고 농촌환경보호 홍보용 스티커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장애인복지시설 위문 15회, 불우이웃 돕기 7회 등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도 적극적이다. 어린이들이 농업에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하고 농업인들에게 정보화 교육 참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수산 김용선씨 꾸준한 연구로 조업장비를 현대화해 어획량을 높이고 바다 환경정화에도 앞장 서는 28세의 젊은이다.‘5단 롤러’ 개발로 조업시간을 3시간 단축시켰으며 레이더·어군탐지기,SSB,GPS, 프로타 등 장비를 최신식으로 바꿨다.29t 규모의 어선으로 올해 갈치 어획량 68t을 기록, 연간 조수익 5억 1200만원(순수익 1억 5300만원)을 올리는 등 생산성을 높였다.2005년 어업인후계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어업인후계자 성산포 회원으로 지도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바다 주변의 쓰레기 제거 등 환경정화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영어회화 실력도 발군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공로상 ●농업 김남균씨 농업기술 개발과 활발한 농촌 봉사활동을 통해 농심(農心) 뿐만 아니라 농촌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개방화 파고에 맞서 배와 감의 가지치기 신기술과 획기적 재배법을 개발·보급해 농가 생산성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농촌과 농업을 지키는 4-H회를 육성해 6180명 회원을 유치했다.22명의 농업인에게 친환경농업 실천을 위한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했으며, 농업인 학습단체 육성을 위해 26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지난 설에는 고향 방문객 1만여명에게 차를 대접했고,160여 회의 벌초 등 ‘고향가꾸기 봉사’ 활동도 벌였다. ●수산 김종헌씨 미역 신품종 개발과 양식법 개발로 지역 소득 발전에 기여했다.76년 수산진흥원 지도과를 시작으로 30년간 지도업무를 담당했다. 자연산 돌미역 종묘생산(600틀) 및 양식 가공 기술 개발로 돌미역 산업화에 성공했다. 특히 ‘동해안 해돋이 돌미역’브랜드화에 기여했다. 전국 최초로 수산물 단체 급식을 추진해 대량 소비처 확보에 큰 역할을 했다. 해만가리비, 참굴양식 등 연구·교습어장 운영으로 신기술 개발·보급에 힘써왔다. 아울러 돌미역 종묘 410틀을 31개 어가에 무상 분양해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본상 ●농업 심재식씨 ‘우렁이 농법’으로 벼농사 6만 6000㎡를 짓는 등 친환경 농법에 주력하고 있다. 함평 나비축제에 9년간 봉사활동에 나섰고 풍물패 공연도 12차례나 벌였다. ●농업 백인상씨 한우의 품종 개량 등으로 연간 소득이 1억 7500만원에 달한다. 지역에 벚나무 1150그루와 연산홍 5만 그루를 심는 등 가로수 보급에도 적극적이다. ●농업 염상훈씨 닭 3만 5000마리를 키워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창업농 연구모임을 결성했으며 귀성객 농특산물 홍보에도 열심이다. ●수산 송세진씨 어업후계자로 선정된 뒤 ‘오징어 맨손잡이 축제’와 ‘낙산 해맞이 축제’ 등을 개최, 어업외 소득 창출에 힘을 보탰다. 수산자원보호감시원과 인명구조요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수산 명광섭씨 진주조개 교잡종을 생산, 일본 전역에 수출하고 있다. 왕우럭 조개 생산기술 확립으로 남해수산연구소에 기술자문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 순수익만 2억원에 달한다. ●농업 이필승씨 분재와 감귤 재배 등으로 연간 1억 5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영농 후계자다. 학교 ‘4-H’ 강의에서 분재와 석부작 등을 알리고 있다. ●수산 고법성씨 전복 공동어장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대규모 치패(어린 전복)를 조성했다. 해상에서 쓰레기 5t, 불가사리 2.5t 등을 제거해 환경정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산 조용숙씨 붕장어 양식에서 어구와 장비의 기계화로 생산원가를 대폭 줄여 연 소득 1억원을 달성했다. 적조감시요원 및 오염방지 기동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농업 오진균씨 한우 50마리를 키우며 밭 1만 4850㎡에 과수와 꽃을 재배하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을 고치고 폐농자재 수거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산 김창욱씨 굴의 인공종묘를 생산하는 신기술을 개발, 자연산에만 의존하던 양식의 수급 문제를 해결했다. 자동세척기와 자동채취기, 자동유압분리기 등 기계화로 어가의 소득 증대에 일조했다. ●농업 유태현씨 벼와 밭농사를 지으면서도 청정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소포장 및 농산물 종합포장박스 등을 개발했다.‘게으른 농부’ 홈페이지를 통해 쌀 등의 직거래도 추진하고 있다. ●수산 강영애씨 어업인후계자와 전업경영인에 선정됐으며 여성어업단체인 ‘한마음부녀회’를 결성해 어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생산성이 높은 새로운 김 양식법을 개발했다. ●수산 박정근씨 가두리 양식장의 어종을 다양화하고 특정 어종의 수급을 조절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불가사리 구제활동과 종묘방류사업 등에 기여했다. ●농업 조원영씨 진천농공고 재학 중 축산기능사 자격을 취득했고 한국영농학생전진대회 개인경연에서 한우 분야 우수상을 탔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한우 사육으로 연 1억원 소득을 달성했다.
  • [Local] 김장김치 불우이웃에 전달

    전남 보성군 보성읍사무소 직원들이 노는 땅에 손수 기른 배추로 맛있는 김장을 해 불우이웃들에게 보냈다. 김장 담그기에는 읍내 새마을부녀회와 여성의용소방대원 등 여성단체회원 100여명이 나섰고 정성을 들인 김장 2000포기는 스티로폼 상자에 포장됐다. 이 포장김치는 마을담당 공무원과 이장이 직접 홀로 사는 노인과 장애인가정, 기초생활수급자 등 500여가구와 경로당에 찾아가 건넸다. 박성순 보성읍장은 “요즘 배추값이 비싸 김장할 엄두조차 못내는 우리 이웃들에게 사랑을 담은 김장김치를 전달, 우리 사회의 따뜻한 온정과 기쁨을 다함께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보성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금천구 지역인재육성 장학회 설립

    금천구 지역인재육성 장학회 설립

    금천구가 지역인재육성을 위한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5일 금천구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금천미래장학회 재단법인 설립 등기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장학사업을 시작한다. 발기인으로 참여한 지역인사 30여명의 도움으로 재단법인 설립의 최소금액인 5억원을 모아 장학회 설립을 무사히 마쳤다. 또 모금운동을 펼쳐 10년간 100억원의 장학기금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2005년 11월 ‘금천구 장학기금 조성 및 관리운영조례’를 제정하고 구 예산에서 3억 5000만 원을 출연했지만 재단법인 설립금액(5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설립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장학사업에 뜻을 같이하는 발기인 30여명을 모아 간담회를 개최하고, 장학회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천희원)를 구성했다. 유충식 ㈜원신월드 대표, 박도식 범일운수㈜ 대표, 홍성열 마리오㈜ 대표, 양철우 ㈜교학사 대표, 조상익 금천새마을문고회장, 강구덕 금천구의원, 이환근 대륭종합건설㈜ 대표, 백연수 금천구새마을부녀회장 등 지역인사 27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초대 이사장은 천희원 독산1동바르게살기위원장이, 명예 이사장은 한인수 금천구청장이 맡았다. 한인수 구청장은 “내년 추가 지원 예산금으로 2억 5000만원을 책정했다.”면서 “함께 키우는 교육도시를 만들기 위해 법인, 단체, 주민 모두가 1계좌 갖기 운동에 동참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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